[이웃사랑] 시력 잃은 만성육아종 아들, 해병대 아빠가 끝까지 너의 눈이 되어 줄게 

네 살부터 만성육아종을 앓아온 진우(가명·17)는 골수이식 실패로 눈이 멀어버렸다. 그런 진우를 보고 아빠는 평생 아들의 눈이 되겠다고 다짐했지만 목전에 닥친 생활고로 눈앞이 깜깜하기만 하다. 이주형 기자. 네 살부터 만성육아종을 앓아온 진우(가명·17)는 골수이식 실패로 눈이 멀어버렸다. 그런 진우를 보고 아빠는 평생 아들의 눈이 되겠다고 다짐했지만 목전에 닥친 생활고로 눈앞이 깜깜하기만 하다. 이주형 기자.

진우(가명·17)의 집은 1년 365일 24시간 환하게 불이 켜져 있다. 모든 것이 검게 보이는 진우는 밝은 곳에서만 측면으로 어렴풋이 형체를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심한 시각 장애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네 살 무렵부터 만성 육아종을 앓아온 아들을 지금껏 돌보는 아빠 송창현(가명·48) 씨는 월 전기료 8만 원을 감당하기도 어려울 만큼 심한 생활고 속에서도 씩씩하게 진우를 지키고 있다.

◆골수이식 실패에 눈멀어버린 아들

진우는 네 살 무렵 만성 육아종(CGD) 판정을 받았다. 이 병은 몸의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기능이 떨어져 지속적으로 심한 감염이 생기는 일종의 면역결핍 유전질환이다. 백혈구 기능 저하로 간·눈·뇌·소화기계 등 몸 곳곳에 만성적인 감염 증상과 림프절·간·비장 등이 비대해지는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게 된다.

창현 씨는 "진우가 첫돌이 지났을 무렵부터 이마와 엉덩이, 배에 종기가 생기더니 1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다"며 "2005년 서울대병원에 가서야 만성 육아종임을 확인했다"고 했다.

진우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대 병원과 경북 구미에 있는 병원을 오가며 치료에 전념했지만 폐렴과 감염 증상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창현 씨는 골수이식을 받고서 상태가 급격히 좋아진 환자의 소식을 듣고 지난 2013년 두 번에 걸쳐 골수이식을 받았으나 결과는 실패였다. 이식 후 인체 감염을 보호하는 호중구(백혈구의 종류) 수치가 너무 낮아져 무균실에 들어가 버텨야 했다. 그 무렵 진우는 앞이 안 보이기 시작했다.

해병대를 나온 강인한 아빠도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그만 무너져버렸다. 창현 씨는 "내가 골수이식을 결정하지만 않았다면 진우의 눈이 괜찮았을 거라 생각하니 정말 버티기 어려웠다"고 마른침을 삼켰다.

진우는 현재 폐 기능이 저하돼 25% 정도밖에 활동을 못한다. 한 달에 85만 원이 넘는 면역억제제, 항생제를 평생 복용해야 하지만 약을 먹어도 별다른 호전은 없다. 아빠는 아들과 함께 경북 구미 금오산 저수지를 데리고 다니며 운동을 시키지만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 아이의 폐 상태가 야속하기만 하다.

지난 9월에도 숨이 쉬어지지 않아 25일간 병원에 입원할 만큼 응급실에 실려가는 것이 일상이다. 병원에서는 폐 이식 수술을 권하지만 같은 증상을 앓던 아이가 이식 후 세상을 떠나면서 아빠의 고민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나 홀로 아들 간호, 일 못하는 게 가장 큰 걱정

'평생 아들의 눈이 되겠다'고 다짐한 창현 씨지만 점점 더 심해지는 생활고는 속수무책이다. 2006년 이혼을 하고 갈라선 전 부인은 같이 살던 집 전세금마저 들고 종적을 감춰버렸다. 현재 90만 원 남짓한 정부지원금으로는 한 달 약값도 겨우 메우는 수준이다. 그나마 서울대병원과 소아암협회 등에서 도움을 받아 버틸 수 있었지만, 수년간 지속된 지원은 다음달이면 끝난다.

월세 방을 전전하며 어렵게 아들을 간호해 온 창현 씨는 청소, 빨래, 밥, 운전 등 못하는 것이 없다. 아빠는 진우의 유일한 친구이자 언제나 활짝 웃어주는 사람이다. 창현 씨는 아들의 등하교를 책임지는데다 갑작스럽게 병원에 실려가는 일이 빈번해 도무지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언제 목돈이 필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초생활수급금에만 의지해 살 수 없다고 생각해 지난 5월 환경미화원 시험을 쳤지만 떨어지고 말았다.

창현 씨는 "아장아장 걸어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평생을 아파서 몸부림치는 아들을 보면 죽어도 내가 죽어야 한다는 생각을 매일 한다"며 "진우가 내 아들로 생을 다하는 날까지 내 인생도 오롯이 진우 것이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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