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예가 브리핑] 웅산·김조한 기부콘서트 무대

한국을 대표하는 재즈 보컬 웅산과 R&B 보컬 김조한이 오는 22일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리는 기부콘서트 '재즈팝콘' 무대에 선다. 11일 공연기획사 너츠컴퍼니에 따르면 이번 공연에는 재즈 뮤지션 이정식, 전성식, 장수현을 비롯해 정란, 김꽃, 김효정 등이 힘을 보탠다. 재즈팝콘 무대에 서는 가수와 세션은 모두 재능기부로 참여한다. 티켓 판매액은 모두 소외계층에 기부되며, 공연장에 직접 청년가장과 다문화가정을 초대할 예정이다. 예매 인터파크. 연합뉴스

2017-10-12 16:26:35

[연예가 브리핑] 방탄소년단 빌보드 3주 연속 등재

그룹 방탄소년단이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차트인 '핫 100'과 '빌보드 200'에 3주 연속 이름을 올렸다. 10일(현지시간) 빌보드가 발표한 최신 차트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DNA'는 싱글차트인 '핫 100' 87위, 이 곡이 수록된 앨범 '러브 유어셀프 승-허'(LOVE YOURSELF 承-Her)는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35위를 차지했다. 한국 가수가 두 차트 동시에 3주 연속 머문 것은 처음이다. 연합뉴스

2017-10-12 16:26:17

[연예가 브리핑] 소녀시대 3명 재계약 결국 불발

소녀시대의 티파니, 수영, 서현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서 2세대 걸그룹의 마지막 자존심이 무너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SM은 소녀시대가 해체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으나 태연, 윤아, 유리, 써니, 효연 등 다섯 멤버만 재계약을 했다는 점에서 8인 체제의 동력을 잃었다. 멤버들은 지금처럼 8인 체제로 함께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티파니는 나고 자란 미국으로 떠날 계획이고 수영과 서현은 소속사가 바뀔 예정이니 사실상 이들의 팀 활동은 불가능해진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권장한 표준계약서에 따라 7년 전속계약 만료로 팀을 해체하거나 완전체가 깨지는 것은 아이돌 그룹의 자연스러운 행보가 되고 있다. 1998년 SM에서 데뷔해 이후 자신들이 회사를 만들어 데뷔 19주년을 맞은 최장수 그룹 신화가 특별한 경우다. 연합뉴스

2017-10-12 16:25:58

[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아이 캔 스피크

[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아이 캔 스피크

영어 공부에 매달리는 80대에 과외 시작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며 친구 되어 가 10년 전 美하원 위안부 피해 증언 모티프 진정성·묵직한 감동·역사의식 모두 갖춰 노인과 청년이 티격태격하다가 서로 돕고, 화합하고, 결국 목표를 성취하는 이야기 구조를 갖춘 영화로, 로맨틱 코미디나 가족 드라마의 변형이다. 눈에 들어오는 대로 뭐든 민원을 넣는 민원왕 80대 옥분과 원리원칙대로 일을 처리하는 30대 9급 공무원 민재의 인연은 이상하게 엮인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만나게 되고, 오해를 하고, 그러다 오해를 풀고, 서로 애틋하게 생각하며 돕다가, 또 갈등으로 헤어지게 되고, 그러다가 결국 하나의 목표 아래 합심하며 일을 풀고, 다시 두 사람의 일상으로 돌아가 행복감을 느끼는 이야기. 그러나 이 영화는 여느 코미디나 가족 드라마가 아니다.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한순간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아주 특별한 영화다. 연출을 맡은 김현석 감독은 10년 전에 이미 '스카우트'라는 영화로 이런 시도를 한 적이 있다. 이 영화는 서민 코미디에서 장기를 발휘하며 특유의 이미지를 쌓아나간 배우 임창정 주연의 코미디 영화라는 외양을 띠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역사의 소용돌이 안으로 빨려 들어가서 어긋나버린 로맨스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주인공들의 사연을 그린 슬픈 로맨틱 코미디다. 그 영화는 비록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10년 후 김현석 감독은 그날의 패배감을 '아이 캔 스피크'로 시원하게 날려버릴 것 같다. 완성도가 뛰어나거나 세련된 영화는 아니다. 점점 영화의 속도가 빨라져 가는 가운데, 이 영화의 코미디적 속도감은 어쩐지 답답하게 느껴지며, 리듬감이 간혹 어그러지기도 하고, 코미디 감각도 조금은 올드하게 다가온다. '노인과 공무원'이라는 조합 그 자체 또한 신선하지가 않다. 여느 서민 코미디처럼 결국은 '모두가 알콩달콩, 좋은 게 좋은 거다'라고 마무리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필자는 이 영화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진정성과 묵직한 감동, 올바른 역사의식과 뜨거운 연대의식, 이러한 미덕들을 영화가 골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덜 세련되었지만, 감동은 크다. 웃고 울리는 전형성을 반복하지만, 비극의 역사를 한 개인의 드라마로 녹여내는 솜씨가 훌륭하다. 아마도 일제강점기 비극의 역사를 온몸에 지고서 현실을 살아가는 인물을 이렇게나 생동감 넘치며 살아있게 그리는 영화는 쉽지 않을 듯하다. 수선집을 하며 홀로 사는 노인 옥분(나문희)은 온 동네를 휘저으며 무려 8천 건에 달하는 민원을 넣어 '도깨비 할매'라고 불린다. 20여 년간 누구도 막을 수 없었던 그녀 앞에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가 나타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민원 접수만큼이나 열심히 공부하던 영어가 좀처럼 늘지 않아 의기소침한 옥분은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민재를 본 후 선생님이 되어 달라며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부탁하기에 이른다. 둘만의 특별한 거래를 통해 절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두 사람의 영어 수업이 시작되고, 함께하는 시간이 계속 될수록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게 되면서 친구이자 가족이 되어 간다. 옥분이 영어 공부에 매달리는 이유가 내내 궁금하던 민재는 어느 날, 그녀가 영어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영화는 2007년 미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10년에 걸친 노력 끝에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이 통과되었을 때, 증언을 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고 김군자 할머니의 증언과 삶에서 모티프를 얻어 극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옥분이 불법을 보고 도저히 참지 못하는 이유, 시장 상인들이 모두 함께 살아야 한다고 홀로 재개발에 맞서 싸우는 이유, 몸에 손을 대면 화들짝 놀라는 이유, 그리고 가능할 것 같지 않을 영어에 그렇게 매달리는 이유가 하나씩 풀리면서 펑펑 울게 된다. 그리고 그 눈물 이후 관객 모두는 다시금 이 이슈에 관심을 두고, 살아계신 피해자 할머니들의 소원을 위해 다 함께 연대할 것이다. 이 아름다운 동화 같은 이야기에 생생함을 불어넣은 나문희 배우의 일생일대의 연기는 아무리 극찬을 해도 모자랄 것이다. 그녀가 오랫동안 스크린에서 활약하기만을 바란다. 그녀 자체로 한국영화의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용기는 인생의 큰 귀감이다. 존재 그 자체로 소중하다.

2017-09-22 00:05:01

[새 영화]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고양이 케디/잃어버린 도시 Z

[새 영화]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고양이 케디/잃어버린 도시 Z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 명문대 학생 브래드(벤 스틸러)는 중년이 된 지금, 인생이 무언가 잘못됐다고 느낀다. 사업으로 떼돈을 번 친구, TV 출연으로 명성을 쌓은 친구, 은퇴 이후 화려한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친구에 비하면 비영리 단체에서 일하는 자신의 삶은 초라하다. 하버드대에 지원하려는 아들 트로이(오스틴 아브람스)가 일말의 희망인 상황에서 브래드는 트로이가 대학 면접 날짜를 놓쳤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한다. '스쿨 오브 락'(2003)의 각본을 쓰고 잭 블랙의 소심한 친구 역을 맡았던 마이트 화이트가 제작, 연출, 각본에 출연까지 한다. ◆고양이 케디 터키 출신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 제다 토룬 감독은 이 영화를 '고양이와 이스탄불에 띄우는 러브레터'라고 지칭한다. 길거리 고양이들은 인구 2천만 명의 거대 도시 이스탄불의 명물이다. 사기꾼, 돌+냥이, 냥블리, 애교쟁이, 헌터, 유냥독존, 젠틀맨까지, 각각 개성도 묘종도 다른 일곱 마리의 고양이와 그들의 이웃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본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인간과 공존하며 사는 이스탄불 길고양이들의 편안한 모습이 유려한 영상에 담긴다. ◆잃어버린 도시 Z 1900년대 초 영국, 볼리비아, 브라질의 국경 분쟁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지도를 만들고자 아마존 정글에 간 퍼시 포셋(찰리 허냄)은 그곳에서 알려지지 않은 문명의 증거를 발견하고, 이 문명을 인류 역사의 마지막 퍼즐 'Z'라 부르며 탐사에 열을 올린다. 하지만 번번이 탐사에 실패하고, 이후 Z를 찾는 일에 더욱 집착한다. 그러던 중 1차 대전이 발발하고 부상을 입은 퍼시는 Z를 찾는 일을 포기하지만, 아들 잭(톰 홀랜드)의 권유로 아마존 정글로 다시 향한다. 인류사에 한 획을 그은 역사적 탐험가 포셋의 일대기를 옮긴 실화 영화다.

2017-09-22 00:05:01

[진현철의 '별의 ★이야기'] SBS '언니는 살아있다'  박광현

[진현철의 '별의 ★이야기'] SBS '언니는 살아있다' 박광현

악랄한 캐릭터 자신만의 색 넣어 성격 밝아 깐족대는 악역에 맞아 드라마서 출연 시간 많지 않지만 유행어 '꺼지고 또 꺼져' 밀고 싶어 20개월 된 딸 있어 육아 예능 욕심 "아주아주 욕을 많이 먹고 있습니다." 배우 박광현(40)은 그동안 보여준 '젠틀한 본부장' 이미지에 갇히고 싶지 않았다. "연기한 지 20년 됐으니 이제 중견 배우"라고 미소 지은 그는 "하나의 이미지로 계속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드라마 속 캐릭터로 승부를 겨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방송 중인 SBS 주말극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자신의 불륜 탓에 사랑하는 딸도 잃고, 그 죄를 아내에게 전가하는 '악랄한' 추태수 역을 맡은 이유다. 사실 악랄한 짓을 한 나쁜 놈이긴 한데 회가 거듭될수록 지질하고 뭔가 부족해 보이기도 하는 절반의 악역이다. 알고 보니 극 초반 추태수는 더 악랄하고 '제대로' 악역으로 설정됐었다. 하지만, 순화됐다. 본인의 역이 바뀌면 싫어할 법한데 박광현은 그렇지 않았다. "처음에는 정통 악역이라고 해야 할까요? 정말 못된 놈이었어요. 지금 (김)다솜 씨가 연기하는 캐릭터적인 느낌이 있었죠. 하지만, 제 색깔을 넣어 순화했어요. 나쁜 역할을 안 해보기도 했지만 악랄한 느낌의 감정을 잘 모르거든요. 마침 추태수의 사업이 망하기도 했으니 깐족거리고 지질한 느낌을 넣었는데 현장에서도 재미있어하고, 시청자들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더 망가졌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될지는 PD님과 작가님만이 아시죠. 하하하." 좀 더 강렬한 나쁜 악역을 원했기에 이 작품을 택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박광현은 "사실 난 사람 죽이는 사이코패스 역은 절대 못 할 것 같다"고 단언했다. 본인의 '인생이 망가질 것 같기 때문'이다. 예전에 개봉은 하지 않았지만 참여한 작품 중 사이코패스 역할로 섭외가 들어왔는데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하고 형사 역할로 바꿔 참여했다. 박광현은 "연기자들은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하지만 자기 전문 분야도 있다"며 "잘할 수 있고 맞는 역할이 있다. 난 기본 성격이 밝고 웃음이 많으니 깐족대는 악역에 최적화된 게 아닐까 한다"고 웃었다. 극 중 박광현은 전처 역의 오윤아, 불륜 상대역인 손여은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는 "오윤아 씨와는 대화가 잘 통해 촬영 끝내고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손여은 씨는 워낙 조용한 성격이라 사적인 대화는 많이 못 했다. 말은 많이 안 했는데 키스신은 많이 찍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여은 씨와 첫 신에서 만나 얘기하다가 막 키스를 해야 했는데 통성명도 안 했을 때였어요. 어색했는데 어색하다고 연기를 안 할 순 없으니 약간 힘들었죠. NG 내면 계속 해야 하니 진지하게 몰고 갔던 기억이 있어요(웃음). 윤아 씨와 대화는 그게 생각나네요! 저는 극 중에서 조금만 나오니깐 '오빠는 꿀 빠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이를테면 가성비가 좋은 거죠. 하하하." 추태수와 자신을 비교한다면 박광현은 무슨 말을 할까. 그는 "추태수는 정말 쓰레기"라며 "여기 붙었다가 저기 붙었다가 못 보겠다. 그런데 정말 간은 큰 것 같다. 나라면 못했을 것 같다. 자수하고도 남는다"고 짚었다. 그렇다면, 현실 속 박광현은 어떤 아빠일까. 잠시 고민하던 그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건 정말 어려운 것 같다"며 "욕심내서 일하면 가정에 소홀해진다. 가정에 있는 시간만큼이라도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아기가 자기 전에 촬영이 끝나면 서둘러 집에 가서 1시간, 30분만이라도 잘 놀아주려고 해요. 하온이가 이제 20개월 됐는데 자기 의사 표현하는 시기라 예쁠 때인 것 같아요." 육아 예능에 게스트로 나간 적이 있다는 그는 "이상하게 섭외가 안 온다"고 약간의 서운함을 내비쳤다. 박광현은 드라마 안에서 유행어를 밀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꺼지고 또 꺼져"다. 1시간 드라마에서 자신이 몇 신 나오지 않지만, 항상 대본을 보며 "'꺼지고 또 꺼져'를 어떻게 잘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웃었다. 사진 FNC 제공

2017-09-22 00:05:01

[연예가 브리핑] 스릴러 영화 '목격자' 내일 크랭크인

스릴러 영화 '목격자'가 이성민, 김상호 등 주연 배우 캐스팅을 마무리하고 23일 촬영에 들어간다. 19일 배급사 뉴에 따르면 '목격자'는 아파트 단지 한복판에서 일어난 끔찍한 살인 사건을 목격한 상훈과 그를 목격한 살인마의 숨 막히는 추적을 그린 영화다. 주인공 상훈 역은 영화 '검사외전' '보안관' 등에 출연한 배우 이성민이 맡았고, 형사 재엽 역에는 '조작된 도시' '대호' 등에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배우 김상호가 캐스팅됐다. 배우 진경이 상훈의 아내 수진 역으로, 곽시양이 사건의 중심에 선 인물 태호로 각각 이들과 호흡을 맞춘다. 영화는 내년 개봉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2017-09-21 18:39:45

[연예가 브리핑] KBS1 청소년 드라마 이례적 편성

드라마 홍수 속 광고 없는 KBS1 TV에 청소년 드라마가 편성됐다. 심지어 일요일 오전 10시 10분 방송이다. 24일 시작하는 드라마 '안단테'는 게임과 인터넷에 중독된 도시 학생 '시경'이 수상한 시골 고등학교로 전학 가면서 부딪히는 이야기를 그린다. 낯선 경험을 통해 진정한 삶과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 과정을 그린 성장 드라마로, 지난 상반기 제작을 마쳤다. 수십 년 고정 편성된 저녁 일일극과 공익적'교육적 성격이 더 강했던 농촌드라마, 대하드라마를 제외하고는 KBS1 TV에 드라마가 편성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안단테'는 세계적으로 팬을 거느린 그룹 엑소의 카이가 게임과 인터넷이 없으면 못사는 고등학생 '시경'을 맡았다. 제작진은 "아버지 없이 자라난 시경이 죽음 앞에 절실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삶의 소중함도 깨닫게 된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2017-09-21 18:39:28

[연예가 브리핑] 방탄소년단, 아이튠스 앨범차트 1위

그룹 방탄소년단의 미니앨범 '러브 유어셀프 승-허'(OVE YOURSELF 承-Her)가 세계 73개국 아이튠스 앨범차트 1위를 석권했다. 19일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 앨범은 오전 8시 기준으로 미국'영국'호주'오스트리아'벨기에'캐나다'일본 등 세계 73개국의 아이튠스 '톱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하며 한국 가수 최다 기록을 세웠다. 또 타이틀곡 'DNA'는 노르웨이'스웨덴'헝가리'브라질'칠레'홍콩'태국 등 29개국의 아이튠스 '톱 송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지난 18일 오후 6시 공개된 새 앨범은 사랑에 빠진 풋풋한 청춘의 모습이 담겼으며 선주문량이 112만 장을 돌파했다. 방탄소년단은 21일 세계 동시 생중계된 엠넷 컴백쇼를 통해 신곡 무대를 처음 공개했다. 연합뉴스

2017-09-21 18:39:11

[새 영화] 몬스터 콜 / 베이비 드라이버 / 여배우는 오늘도

[새 영화] 몬스터 콜 / 베이비 드라이버 / 여배우는 오늘도

#몬스터 콜 아픈 엄마와 함께 사는 소년 코너(루스 맥더겔)에게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거대한 나무 괴물 몬스터(리암 니슨)가 찾아온다. 몬스터는 코너에게 세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겠으니, 자신의 이야기가 끝난 후에는 코너의 이야기를 하라고 한다. 코너는 매일 밤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외면했던 마음속 상처들을 마주한다. 스페인 감독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가 할리우드에서 연출한 작품이다. 가슴속 아픔을 간직한 소년과 몬스터가 대결하는 음울한 색채의 판타지로, 둘의 교감은 큰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베이비 드라이버 '앤트맨'(2015) 등으로 코미디 영화의 장인이 된 에드가 라이트가 만든 케이퍼 무비. 귀신같은 운전 실력, 완벽한 플레이리스트를 갖춘 탈출 전문 드라이버 베이비(엔설 에거트)는 어린 시절 사고로 청력에 이상이 생긴 후 음악은 그의 생활에서 필수다. 그러던 어느 날, 운명 같은 그녀 데보라(릴리 제임스)를 만나게 되면서 베이비는 새로운 인생을 향한 탈출을 꿈꾼다. 하지만 같은 팀인 박사(케빈 스페이시)와 배츠(제이미 폭스) 일당은 그를 절대 놓아주려 하지 않는다. #여배우는 오늘도 문소리가 감독으로 자전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연출한 장편 데뷔작. 단편 3편을 엮었다. 데뷔 18년 차 배우 문소리, 연기 잘하는 건 누구나 알지만 어느덧 '중견 여배우'라는 타이틀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별히 아름다운 여신급 외모도 아니고, 특별히 매력이 철철 넘쳐 흐르는 것도 아니다. 출연할 수 있는 역할은 줄어만 가는데 그 와중에 딸로서, 엄마로서, 며느리로서 해야 할 일은 넘친다. '여배우'이자 '여자'로 살아가는 문소리의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문소리 감독의 웃기고 울리는 연출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2017-09-15 00:05:00

[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시인의 사랑

[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시인의 사랑

마흔 살에 경제력'정자 수도 부족 우연히 도넛가게 일하는 청년에 관심 아내보다 더 빠져들어 혼란스러워 고요한 제주 일상적 풍경 볼거리 제주도에서 촬영한 단편영화 '보청기'(2013)로 주목받았던 김양희 감독이 다시 한 번 제주도를 배경으로 장편 데뷔작을 들고 왔다. 이 영화는 지난 4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어 호평을 받았고, 캐나다에서 열리고 있는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상영되었다. 시가 주목받지 못하는 시대에 시인으로 살아가는 한 중년남자 주변에서 펼쳐지는 로맨스의 기쁨과 좌절,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담아내는 시 구절들의 여운이 길게 가는, 개성 있고 훌륭한 데뷔작이다. 저예산 영화의 매력을 한껏 살려낸 작품으로, 가난한 삶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지만 마음만큼은 사랑으로 가득한 못난이 곰돌이 시인이 몹시 사랑스럽다. 제주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살아가는 마흔 살 시인 현택기(양익준)는 초등학교 글쓰기 수업이나 가끔 들어오는 원고 청탁으로 한 달에 30만원을 채 못 벌지만, 시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크디 큰 순수한 남자다. 임신을 간절히 원하는 아내 강순(전혜진)은 경제력도, 정자 수도 뛰어나지 않은 남편을 진심으로 아낀다. 하지만 창작의 한계에 부딪힌 택기는 우연히 도넛가게에서 일하는 세윤(정가람)에게 미묘한 감정을 느끼고, 아내보다 그에게 더 빠져들며 혼란스러워한다.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훌륭하여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게 한다.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흥미롭다. 가난한 시인과 생활을 책임진 아내, 그리고 그 둘 사이에 끼어든 생활고에 지친 청년. 택기와 강순 부부의 생활상은 유머러스하다. 센 여자 강순이 더 사랑하는 것 같고, 수동적인 택기는 강순이 하자는 대로 끌려간다. 강순의 거침없는 과격한 애정 공세를 바라보는 것도 은근한 재미다. 택기는 시인들의 합평회에서도 깨지기 일쑤지만, 그가 낭독하는 시는 강렬하진 않아도 묘하게 가슴을 울린다. 오랫동안 병상에 누운 아버지를 돌봐야 하는 세윤의 생활은 버겁기 그지없다. 어린 나이에 세상을 알 만큼 알아버린 세윤을 보고, 택기는 연민인지 애정인지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며, 그의 처지에서 최선을 다해 세윤을 돕는다. 세윤은 분노조절장애가 있다고 의심할 정도로 괴팍해서, 버럭 화를 내다가도 금세 수그러들며 이내 친절하고 성실한 청년으로 돌아온다. 개성 만점의 세 사람이 엮어나가는 로맨스는 어쩌면 막장 드라마이기도 하다. 그러나 세상에서 나도 어쩔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으며 막장을 써내려가곤 하는 현실에서, 세 사람의 일상과 관계를 지켜보는 것은 위태롭지만 기쁨을 준다. 이 정도로 감정의 결을 잡아내며 그 안에서 유머가 살아나고 슬픔이 폭발하는 영화를 만든 신인감독이라니, 그녀의 앞날이 꽤 기대된다. 독립영화 역사에 기록될 정도의 수작 '똥파리'(2008)의 연출과 주연을 맡아 거칠기 그지없는 용역 깡패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었던 양익준, '사도'(2014)로 많은 연기상을 수상했던 전혜진, '4등'(2014)에서 도발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신예 정가람의 캐릭터 해석과 소화력이 감독의 연출력과 만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순진한 시인과 생활인 주부, 폭풍 같은 청년, 세 명이 얽히고설킨 가운데 서로 미워하거나 해치지 않고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관계가 될지 지켜보는 마음도 조마조마하다. 고요한 제주의 일상적 풍경을 구경하는 맛 또한 큰 영화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좋은 요소이다. '언제부턴가 아무 때나 나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라는 시구는 나이듦과 함께 인내해야 하고 무덤덤해져야 하는 현실이기에 더욱 가슴 깊이 다가온다. 대신 아파해주고 대신 눈물 흘려줄 존재, 시인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영화가 끝난 후 택기가 읊었던 시 구절들을 하나하나 마음에 되새기게 되며, 언제 보았을지 기억에도 없는 책장 위의 낡은 시집을 펼쳐보게 한다. 담담하고, 달콤하고, 아프고, 쓰라리고, 애처롭고, 행복한 온갖 감정들이 요란스럽지 않고 고요하게 뒤섞인다. 감정의 다양한 결들을 느끼게 해주는 대단한 에너지를 갖춘 영화다.

2017-09-15 00:05:00

[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그것

[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그것

실종사건 잦은 마을 데리에서 동생 찾아 나선 루저 클럽 친구들 스티븐 킹 소설 원작, 성장·호러물 '뉴 키즈 온 더 블록' 세대 향수 자극 1986년 출간된 스티븐 킹의 소설 '그것'이 원작이다. 이 소설은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비평적으로도 큰 인정을 얻었다. 스티븐 킹의 팬이라면 거의 최고로 치는 소설로, '스탠 바이 미' '드림 캐처' 등의 작품에서 보여주듯이, '그것'에는 스티븐 킹의 특징이 잘 나타난다. 아이들의 모험, 추억과 동심을 불러오는 소재, 미지의 무서운 존재 등장 등의 설정이 스티븐 킹의 유년기 공포물의 특징이다. '그것'은 이미 1990년에 2부작 TV 미니시리즈 '피의 삐에로'로 만들어져 팬들을 즐겁게 해주었는데, 이번에는 정식으로 영화 버전으로 제작되었다. 감독은 '판의 미로'를 만든 길예르모 델 토로에 의해 픽업되어 할리우드에서 '마마'(2013)라는 호러영화를 만든 스페인 출신 감독 안드레시 무시에티이다. 이 영화는 한국과도 관련이 깊어서, '올드보이' '신세계' '아가씨' 등을 촬영한 정정훈 감독이 촬영을 맡았으며, 주인공 소년 빌을 연기하는 제이든 리허버는 외할머니가 한국인이라고 한다. 1980년대 후반 미국 메인주 가상의 도시 '데리'가 배경으로, 광대 모습을 한 악마 페니와이즈는 27년 주기로 나타나 아이들을 잡아먹는다. 유달리 실종사건이 잦은 마을 데리에서 빌(제이든 리버허)은 비 오는 날 하수구 앞에서 사라진 동생을 찾기 위해 친구들을 불러 모은다. 학교 불량배(니콜라스 해밀턴)에게 괴롭힘을 당했거나, 부모의 무관심 혹은 학대를 경험한 리치(핀 울프하드)와 베벌리(소피아 릴리스)를 비롯한 7명의 아이는 자신들을 '루저 클럽'으로 칭한다. 이들은 모두 한 번씩 공포스러운 피에로 페니와이즈(빌 스카스가드)와 맞닥뜨린 사실을 알게 된 후, 힘을 합쳐 두려움을 극복하고 실종된 이들을 찾아 나선다. 원작의 모티프가 된 사건은 1970년대 미국에 실존했던 연쇄살인마 사건이다. 그는 광대 분장을 하고 어린이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던 이로, 어린 청년과 소년을 30명 넘게 살해한 악명 높은 살인마이다. 스티븐 킹은 이 끔찍한 사건을 아이들의 시점에서 묘사하여 호러와 성장 스토리가 결합된 긴장감이 넘치는 공포 소설로 만들어냈다. 톰 소여와 허클베리핀의 모험담을 읽고 자란 청소년들에게 소년, 소녀의 모험은 낭만이 아니라 공포로 가득한 것이라며 비틀기를 감행한다. 아이들에게 친숙한 서커스 캐릭터 광대가 악마로 등장하는 것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대상이 주는 근원적인 공포의 감정을 자극한다. 하수도, 지하실, 어둠 속의 계단, 열쇠구멍이 주는 은밀한 두려움처럼 광대가 주는 기이한 느낌은 아이들 각자의 트라우마와 맞물린다. 레이건이 집권하던 시기이자 신자유주의가 출발하였으며 보수적인 정치적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상업 대중문화가 만발하던 1980년대 후반을 복고적으로 추억할 요소들이 많다. 스트리트 파이터, 뉴 키즈 온 더 블록 등 그 시대를 청소년으로 살았던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하지만 유년기는 호기심과 들뜬 희망으로 채워진 게 아니어서, 아이들은 절망과 슬픔, 공포 속에서 간신히 버텨내었다. 루저 클럽의 아이들은 모두 하나씩 가슴속에 큰 짐 덩어리를 가지고 있다. 실종된 동생 조지에 대한 집착을 놓지 못하는 말을 더듬는 빌, 엄마 없이 생활하며 아버지로부터 유린당하는 소녀 베벌리, 엄마가 가지고 있는 병에 대한 극도의 공포심을 이어받은 허약한 에디, 보수적인 유대인 종교 지도자 가정에서 꼼짝 못하는 스탠, 화마로 부모를 잃은 흑인 아이 마이크는 마음속 깊은 슬픔을 가지고 있는 데다 동네 일진에게 매번 당하는 아웃사이더들이다. 아이들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고 해결해줘야 할 어른들은 하나같이 이기적이고 무심하며 현실에 안주한다. 데리는 어른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공포가 나날이 성장하는 도시가 되었고, 페니와이즈는 도시의 나약함과 무능함을 먹고산다. 숨어 있다가 27년 만에 다시 나타나 아이들을 잡아가는 악마 앞에서, 베벌리를 시작으로 7인의 아이들은 이와 맞서기로 한다. 상처에 직면했을 때, 비로소 상처를 극복할 수 있다.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쪼그라드는 악당 앞에서 아이들은 서로를 이해하며 단순한 친구를 넘어서 생과 사를 함께한 진정한 동무가 된다. 호러와 성장담이 결합된 훌륭한 청소년 성장 모험 호러영화이다. 원작이 현재 격인 성인기와 과거의 유년기를 오가는 방대하고 복잡한 구성을 취하고 있어, 영화 제작진은 '챕터1'과 '챕터2'를 나누었다. 이번에 개봉한 '그것'은 유년기를 회상하는 '챕터1'이며, 향후 성인기를 그리는 '챕터2'가 속편으로 제작된다고 하니, 현재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그려낼 성인들의 호러영화를 기다리다 너무 지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2017-09-08 00:05:00

[새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매혹당한 사람들'/ '저수지 게임'

[새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매혹당한 사람들'/ '저수지 게임'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을 '세븐데이즈' '용의자'를 만들었던 원신연 감독이 연출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 주인공인 스릴러 영화. 수의사 병수(설경구)는 한때 세상에 필요 없는 인간을 죽이는 연쇄살인범이었지만, 알츠하이머에 걸린 후로 딸 은희(설현)와 조용히 살아간다. 병수는 미심쩍은 남자 태주(김남길)와 접촉사고를 낸 뒤, 그의 눈빛에서 과거 살인을 일삼던 자신과 똑같은 느낌을 받고, 마을에서 다시 시작된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그를 의심한다. 하지만 지워지고 왜곡되는 자신의 기억이 사실인지 망상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혼란이 계속되고 은희는 태주와 연애까지 시작한다. ◆'매혹당한 사람들'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소피아 코폴라의 영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을 맡고 돈 시겔이 연출한 1971년도 작품을 리메이크했다. 1864년 심각한 다리 부상을 입은 북군 탈영병 존(콜린 파렐)은 숲에서 한 소녀에 의해 구조되고, 소녀가 다니는 여자 신학학교에 머물게 된다. 전쟁으로 모두가 떠나고 학교를 지키고 있는 사람은 교장인 미스 마사(니콜 키드먼)와 여교사 에드위나(커스틴 던스트), 그리고 집에 돌아가지 않은 다섯 명의 소녀들뿐이다. 일곱 명의 여자만 살고 있던 저택에 갑자기 적군인 존이 등장하자 처음에 여자들은 그를 의심하고 당황하지만, 곧 전쟁의 공포도 잠시 잊고 이들은 활력을 얻어간다. ◆'저수지 게임' 탐사보도 전문 기자가 MB의 숨겨 놓은 돈을 찾아다니는 다큐멘터리. 주진우 기자는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말 못 하는 그분의 '검은돈'을 찾고 있다. 해외를 넘나들며 그 돈과 관련된 연결고리의 실체를 추적해 온 집념의 5년이 흐르고, 위험을 감수한 '딥스로트'의 제보로 드디어 그분의 꼬리 밟기에 성공하는 듯하다. 딴지일보의 김어준 총수가 제작자로 참여했고, 2012년 18대 대선 부정 개표를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더 플랜'(2017)의 최진성 감독이 연출했다.

2017-09-08 00:05:00

[새 영화] 그 후 / 베를린 신드롬 / 스파이더맨: 홈커밍

[새 영화] 그 후 / 베를린 신드롬 / 스파이더맨: 홈커밍

#그 후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처음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은 작품. 홍상수, 김민희의 4번째 협업 작품이다. 아름(김민희)은 사장인 봉완(권해효)의 헤어진 여자 창숙(김새벽)의 자리에서 일하게 된다. 한편 남편이 쓴 사랑의 쪽지를 발견한 봉완의 아내 해주(조윤희)는 회사로 찾아간다. 아름을 헤어진 여자로 오해하고 해주는 그녀에게 욕설을 퍼붓는다. 어이없는 일을 당한 아름은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하지만 봉완은 그만두지 말라고 사정한다. 홍상수 특유의 한정된 공간과 단출한 등장인물, 선형적 시간성을 깨뜨리는 구성과 미니멀리즘한 이야기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베를린 신드롬 호주의 대표적인 여성감독 케이트 숏랜드가 연출한 스릴러. 소시오패스에게 감금된 여성의 심리 게임이 스릴감을 높인다. 사진작가 클레어(테레사 팔머)는 영감을 얻고자 베를린으로 여행을 온다. 그녀는 그곳에서 매력적인 남성 앤디(막스 리멜트)를 만나 열정적인 하룻밤을 보낸다. 다음 날 앤디가 출근하고 나서 빈집에 홀로 남은 클레어는 사람이 살지 않는 외딴 아파트에 자신이 감금됐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앤디가 집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필사적으로 탈출을 시도하지만 소용이 없다. 한편 학교 선생님인 앤디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며 동료에게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이야기한다. #스파이더맨: 홈커밍 마블 히어로의 세대교체를 선언하며 15세 소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유머와 에너지가 넘치는 10대 소년이 슈퍼 히어로로 성장한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교훈이 고스란히 담긴 영화다. '시빌 워' 당시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 발탁된 10대 소년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는 새로운 슈트를 선물 받고 어벤져스에 합류할 날을 기다리지만, 어쩐지 다음 임무는 감감무소식이다. 자기 가치를 증명하고자 시키지도 않은 동네 사건을 해결하던 중 친구(제이콥 배덜런)에게 정체를 들키고, 미심쩍은 악당 벌처(마이클 키튼)와 맞서게 된다.

2017-07-07 00:05:04

[새 영화] 박열/ 지랄발광 17세/ 리얼

[새 영화] 박열/ 지랄발광 17세/ 리얼

#박열 '사도' '동주'의 명감독 이준익 감독이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항일운동가이자 아나키스트인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가네코 후미코의 드라마틱한 인생을 다루었다. 조선에서 가장 불량한 사나이로 손꼽히는 박열(이제훈)은 아나키스트 가네코 후미코(최희서)와 사랑에 빠지고 일본 제국주의에 함께 맞선다. 1923년 발생한 관동대지진으로 일본 민심이 사나워지자 일본 내각은 관심을 돌리려고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를 황태자 암살 사건의 대역 죄인으로 지목한다. 두 사람은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재판에 임하는 방식으로 여론을 주도해 나간다. #지랄발광 17세 온갖 망신을 다 당하는 10대 소녀의 이야기를 다루는 미국 코미디 독립영화. 주변 사람들과의 크고 작은 갈등과 화해를 통해 성장하는 주인공은 또래 관객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짠한 공감을 일으킨다. 못난 얼굴에 패션 테러리스트, 인기라고는 없게 생긴 17세 네이딘(헤일리 스테인펠드)은 십년지기 절친 크리스타가 인기 만점인 자기 오빠 대리언과 사귄다는 사실을 알고 배신감에 시달린다. 짝사랑은 이루어질 기미가 없고, 관심 없는 동급생 어윈만 자꾸 들이댄다. 엄마 모나(카이라 세드윅)는 새 데이트 상대를 찾아다니고, 담임선생 브루너(우디 해럴슨)는 이 모든 고민스러운 상황을 시크하게 바라볼 뿐이다. #리얼 한류스타 김수현의 영화 복귀작으로 폭력과 마약 등 자극적인 소재를 활용한 액션 영화다. 김수현과 최진리의 수위 높은 연기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김수현이 해리성 인격장애를 겪는 주인공 역할로 1인 2역을 연기한다. 카지노 시에스타 오픈을 앞둔 조직의 보스 장태영(김수현) 앞에 암흑가 대부 조원근(성동일)이 카지노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나타난다. 조원근의 개입으로 카지노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장태영은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자를 찾아 나선다. 어느 날, 이름뿐만 아니라 생김새마저 자신과 똑같은 의문의 투자자(김수현)가 나타나 자금은 물론 조원근까지 해결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2017-06-30 00:05:01

[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옥자

[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옥자

봉준호 '칸영화제' 경쟁작 입성 극장'인터넷 동시 개봉 논쟁 불러 3대 멀티플렉스 극장서 상영 거부 강원도 산골소녀 '슈퍼돼지' '옥자' 구하기 위험천만한 미국 여정 나서 '옥자' '설국열차'(2013) 이후 4년 만에 만들어진 봉준호 감독의 영화다. 이 영화는 지난달에 열린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후보에 올랐고, 세계적인 명성을 획득한 지 오래인 봉 감독의 칸영화제 경쟁 부문 입성은 너무 늦은 감이 있다는 세간의 평가였다. 전도연 이후 10년 만에 칸영화제 수상을 기다리던 한국 관객에게 난데없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것은 스트리밍 서비스 영화에 황금종려상을 줄 수 없다는 심사위원단과 프랑스 현지 여론의 반응이었다. '옥자'는 칸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영화가 극장에서 프리미어로 상영되고 나서 찬사를 받았는가 하면 애초에 '옥자'의 칸 경쟁 부문 초청이 잘못되었다며 야유하는 반응까지 칸영화제 기간 이 영화는 뜨거운 화제를 낳았다. 무슨 말인가 하면 '옥자'는 넷플릭스 영화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란 미국의 스트리밍 영상 대여 회사, 즉 인터넷을 기반으로 드라마와 영화를 송출하는 회사인데 1997년에 서비스를 개시한 넷플릭스는 방송 산업의 역사를 새로 쓰는 중이다. 우리나라에도 지난해에 넷플릭스가 상륙했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미드 중 가장 유명한 '하우스 오브 카드'(2013) 이후 영향력이 점차 커지자 영화 제작도 시작했다. 그리고 넷플릭스는 '옥자'의 제작비 5천만달러 전액을 투자한다. 브래드 피트가 대표인 '플랜B 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하고 '세븐' '패닉 룸' '아무르'의 명 촬영감독 다리우스 콘지가 촬영하였으며 틸다 스윈튼, 폴 다노, 제이크 질헬란 등 쟁쟁한 할리우드 배우들로 포진한, 진정한 의미의 봉준호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이다. '옥자'의 칸영화제 상영 이후 칸영화제 측은 내년부터는 극장 개봉 영화만 출품한다는 규정을 만들고 인터넷 스트리밍 영화는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주 영화가 국내에서 개봉하면서 많은 논쟁거리를 낳았다. 국내에서는 넷플릭스와 극장에서 동시에 영화를 공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3대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은 '옥자'를 상영하지 않기로 하면서 대기업 멀티플렉스 체인이 아닌 전국 83개의 단관 극장 중심으로 상영된다. 보통 이 정도 규모의 영화면 멀티플렉스를 중심으로 전국 1천 개 이상 스크린을 확보하게 마련이지만 '옥자'는 107개 스크린을 할당받았다. 하여튼 '옥자'는 그간 영화가 극장 개봉 뒤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방송이나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홀드백 시스템'을 깨는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옥자'는 디테일한 표현에 강하고 사회풍자 정신과 해학성이 풍부하며 한국 로컬리즘 미학을 제대로 구현한다는 봉준호 감독의 개성적인 영화세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 특유의 낙천성과 봉준호식의 유머, 한국적 정서가 적절하게 어울리는 수작이다. 영화는 슬프고 따뜻하며 아름답고 서늘하다. 안방에서보다는 오롯이 두 시간을 집중하며 몰입할 수 있는 극장에서 영화를 봐야 제 맛일 것이다. 세대 변화와 환경 변화를 반영하는 미디어 수용 환경의 현재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에 '옥자'는 서 있다.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에게 슈퍼 돼지 옥자는 10년간 함께 자란 둘도 없는 친구이자 소중한 가족이다. 어느 날, 글로벌 기업 미란도는 슈퍼 돼지 경연대회를 열기 위해 '슈퍼 돼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옥자를 뉴욕으로 끌고 간다. 할아버지(변희봉)의 만류에도 미자는 옥자를 구하려고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선다. 옥자를 구출하는 과정에서 위기에 처한 미자는 비밀 동물보호단체 ALF의 도움을 받게 되고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는 기업의 이미지를 위해 미자를 뉴욕으로 초대한다. 한편 동물학자 죠니(제이크 질렌할)는 옥자를 이용해 제2의 전성기를 꿈꾸고, ALF는 옥자에게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미란도의 동물 학대의 정황을 캐내려 한다. 강원도 산골 소녀와 다국적 푸드 기업의 대비, 화려한 쇼의 뉴욕과 서울의 미로 같은 뒷골목의 대비, 동물과의 깊은 교감과 육식산업을 위한 동물 학대의 대비 등 많은 대립 요소들을 뚫고 달리며 쫓고 쫓기는 모험극은 신나고 유쾌하다가 눈물짓게 한다. 그러나 영화는 이 대립적 요소들을 우열을 놓고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산골 할아버지도 돈에 환장하고, 동물보호단체 활동가들은 열정의 크기만큼의 대안은 세우지 못한다. 한국적 상황과 외국 배우들의 앙상블이 다소 불협화음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주인공 미자와 돼지 옥자의 우정이 중심을 잘 잡고 있다. 아역배우 안소현의 연기는 안정적이어서 판타지적인 이야기에 리얼리티를 부여한다. 영화는 이야기의 흥미진진함이 교훈적인 메시지를 거부하게 하지는 않을 정도로 잘 구성되어 있다. 시원하고 정감 있는 강원도 산골과 옥자의 앙증맞은 몸짓, 미자의 대범함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이 세상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동물들이 더없이 사랑스럽게 여겨진다.

2017-06-30 00:05:01

[새 영화] 하루 / 24주 / 더 바

[새 영화] 하루 / 24주 / 더 바

#하루 반복되는 기이한 시간 구조의 '타임 루프'를 소재로 하는 영화. 출장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준영(김명민)은 어린 딸 은정(조은형)의 교통사고를 목격한다. 그 순간 마치 악몽에서 깨어나듯 사고 2시간 전 상황으로 돌아가고, 딸을 살릴 기회임을 깨달은 그는 갖은 방법을 동원하지만, 수없이 실패한다. 상황에 지칠 때쯤 같은 사고현장에서 소방대원 민철(변요한)과 마주친다. 아내의 죽음을 되돌리려고, 자신과 똑같은 상황을 겪는 그와 함께 준영은 의문의 남자 강식(유재명)을 추적한다. #24주 아스트리드는 타고난 재능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다. 셀러브리티답게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은 화제가 되고, 뱃속의 아이 역시 태어나기 전부터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그러나 출산을 석 달 앞두고 뱃속 태아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낙태를 고민한다. 영화는 낙태를 합법화한 독일을 배경으로 법의 허용 여부와 실제 낙태를 선택하는 이들의 윤리적 고민의 충돌 지점을 잘 보여준다. 베를린국제영화제 독일예술상, 독일영화상 베스트필름 은상을 받은 문제작이다. #더 바 밀폐된 공간에 갇힌 인간들이 어떻게 폭력성을 발휘하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스페인 스릴러 영화. 소개팅 장소를 찾아가던 엘레나는 휴대폰 충전을 위해 마드리드 광장의 오래된 바에 들어간다. 거친 말투의 주인, 과도하게 친절한 직원, 슬롯머신에 심취한 중년여성, 부랑인과 한 공간에 머물게 된 그녀는 불편한 기운을 느낀다. 그때 문밖을 나선 남자가 총을 맞고 쓰러지고, 뒤이어 나선 남자까지 피살당한다. 테러의 공포 앞에선 인물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자신을 스스로 얼마나 이기적으로 보호하는지 잔인하게 표현한다.

2017-06-16 00:05:01

[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엘르

[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엘르

매력적 중년 여성 집에 괴한 침입 위기감 느껴 자기 방식으로 추적 사건 전말 세세하게 설명 안 해 다차원 해석 가능한 모호함 매력 최근 70대, 80대 노장의 영화감독들이 활발히 영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에일리언: 커버넌트'의 리들리 스콧, '8인의 수상한 신사들'의 기타노 다케시, '트립 투 유럽' 상연 전으로 재개봉작 3편을 선보이는 우디 앨런 등이다. 여기에 올해 79세인 네덜란드 출신 감독 폴 버호벤의 신작이 이번 주에 개봉한다. 폴 버호벤은 네덜란드에서 만든 '포스맨'(1983)을 통해 국제무대에 알려졌고 곧 할리우드로 스카우트되었다. 그는 '로보캅'(1987), '토탈 리콜'(1990), '원초적 본능'(1992) 등 철학적 예술적 블록버스터로 주류 상업영화가 멍청하고 단순하다는 선입견을 깨는 선봉장 역할을 했다. 파격적인 성과 폭력의 묘사와 급진적인 세계관 탓에 언제나 그의 신작은 화제를 몰고 왔다. 그러다가 '쇼걸'(1995), '스타쉽 트루퍼즈'(1999), '할로우 맨'(2000)으로 흥행의 내리막길을 걷다가 다시 유럽으로 돌아가 '블랙북'(2006) 등의 문제작을 발표했다. 강렬하고 대담한 표현 수위에서 타협함 없이 젊은 날의 스타일을 지켜나가는 폴 버호벤의 차기작을 팬들은 언제나 기다렸고, 지난해 '엘르'를 가지고 찾아왔다. 이 영화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올랐고, 골든글러브 외국어영화상과 프랑스 최대 영화상인 세자르 작품상을 받았다. 영화는 사건 설정에서부터 이야기 진행, 결말까지 논쟁적이지 않은 부분이 없을 정도로 용감하다. 언제나 당당하고 매력적인 중년여인 미셸(이자벨 위페르)의 집에 어느 날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이 침입한다. 경찰에 신고하라는 주변의 조언을 무시한 채 아무 일 없다는 듯 일상으로 돌아간 미셸은 아들 내외를 초대하고, 전남편과 친구들을 만나고, 게임회사 CEO로서 여전히 살아간다. 하지만 계속되는 괴한의 접근에 위기감을 느끼고 곧 자신만의 방식으로 범인을 추적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그녀의 어린 시절의 비밀이 밝혀지고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의 이상한 행동의 정체도 하나씩 드러내게 된다. 주인공은 보통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행동을 계속해서 하는데 이것이 거대한 논쟁점의 한가운데로 끌고 들어간다. 영화의 원작은 '베티 블루 37.2'를 썼던 필립 지앙의 장편소설 '오…'를 각색한 것으로, 원작자와 감독 모두 원초적인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의 집착과 광기가 어떻게 자신을 파괴하는지를 탐구해왔다. 폴 버호벤의 과장된 성과 폭력의 묘사는 어느 정도 불쾌감을 유발하곤 하지만 그는 그 속에서 허위적인 현대 인간의 도덕관념, 종교에 대한 과잉 집착, 낙인찍기의 폭력성, 정치적 올바름의 기준에 대한 의문 등을 통해 날카롭게 현대사회를 풍자한다. 영화는 과감하고, 냉철하고, 때론 유머러스하다. 미셸 주위에는 폭력적인 침입자, 철부지 아들, 막무가내 며느리, 무능력한 전남편, 범죄자 아버지, 퇴행적인 엄마, 사장을 얕보는 직원, 불륜을 모의하는 친구 남편 등 온갖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있다. 그들은 돈과 명예에 취해 있으며, 근사한 부르주아 문화의 겉옷을 입고 문명인으로서의 삶을 영위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겉옷을 한 꺼풀 벗기면 거기에는 추악하고 도착적인 욕망 덩어리가 드러난다. 범죄자 아버지를 둔 미스터리한 여성 미셸은 과거나 세간의 루머에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특별한 자신만의 자아를 형성했다. 그녀는 끔찍한 어린 시절의 사건 이후에도 고향에서 살고 있고, 피해자성으로 자신을 묶어두지 않는다. 그런 그녀를 야릇하게 쳐다보는 주변 남자들에게 예측할 수 없는 돌발 행동으로 대응함으로써 당당한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간다. 영화는 사건의 전말을 세세하게 설명하지 않고 현 상태만 쭉 나열한 후, 나머지는 관객에게 맡긴다. 다차원의 풍요로운 해석을 요하는 모호함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배우인 이자벨 위페르는 이 영화로 골든글러브 여우주연상을 받았으며,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폴 버호벤은 이 영화를 할리우드에서 촬영하려다가 "도덕관념을 넘어서는 역할을 맡을 미국 배우가 없으리라 생각했다"며 이자벨 위페르를 캐스팅하고 유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 정도로 '엘르'는 기존의 윤리의식과 전형적 플롯을 뛰어넘는 과감한 영화다. 과연 거장의 손길은 녹슬지 않았다. 꽃보다 싱그러운 할배라고 할까.

2017-06-16 00:05:01

[새 영화] 악녀 / 미이라 / 심야식당2

[새 영화] 악녀 / 미이라 / 심야식당2

#악녀 1인칭 시점의 카메라로 만들어진 액션영화로 역동성과 잔혹성이 남다르다. 거의 모든 액션을 소화한 김옥빈의 활약으로 여성 액션 영화의 한 계보를 구축할 작품이다.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되었다. 숙희(김옥빈)는 어린 시절부터 중상(신하균)으로부터 킬러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으며 자랐다. 옌볜에서 서울로 온 그녀는 국가 비밀조직에 스카우트되어 새로운 삶을 살 기회를 얻는다. 가짜 삶을 살아가야 하는 숙희는 평범한 인생을 살 수 있게 놓아준다는 비밀 조직의 간부 권숙(김서형)의 말을 믿고 살인 임무를 수행해 나간다. 그러던 중 의문의 남자 현수(성준)가 나타난다. #미이라 기존 '미이라' 시리즈와는 차원이 다른 리부트 작품으로, '다크 유니버스'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수천 년 동안 잠들어 있던 절대적 존재, 미이라 아마네트(소피아 부텔라)를 깨워 의문의 추락 사고를 당하고, 죽음에서 부활한 닉 모튼(톰 크루즈)이 전 세계를 파괴하려는 그녀에 맞서 사투를 벌인다. 한편, 지킬 박사(러셀 크로우)가 이끄는 비밀단체 프로디지움은 수백 년간 세상에 나온 몬스터들을 연구하고, 보호하고, 파괴한다. 압도적 비주얼과 거대한 규모로 장엄하게 펼쳐지는 괴물의 세계는 영화를 한층 경이롭게 만든다. #심야식당2 일본 동명의 장수 인기 드라마를 두 번째로 영화화한 작품. 일본이 자랑하는 소시민 드라마의 단순함과 잔잔함이 잘 살아난다. 커다란 사건 줄기 없이 불고기 정식, 볶음우동, 된장국 정식 등 세 가지 요리에 관련된 인물들의 사연을 하나씩 풀어서 에피소드 방식으로 전개한다. 지친 일상에 상냥한 위로가 되는 이야기들이다. 전작에 이어 마츠오카 조지가 연출을, 코바야시 카오루가 마스터를 연기한다. 마스터의 존재감이 영화의 중심축을 잡아주어 든든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2017-06-09 00:05:00

[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용순

[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용순

정감 넘치는 구수한 사투리 소도시 풍경 정겨움 더해 신인 이수경 연기력 돋보여 방황하는 소녀들에 위로 선물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신예감독 신준의 장편 데뷔작으로, '용순, 18번째 여름'이라는 단편에서 장편으로 확대되었다. 이 영화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대명컬처웨이브상을 수상한 기대작이다. 젊은 감독과 풋풋한 신인배우들, 독립영화계에서 관록을 쌓아온 중견배우들의 신구 조화가 소박하면서도 정갈하게 다가온다. 잊지 못하는 첫사랑을 따라 집을 나간 엄마는 3개월 만에 시신으로 돌아오고, 어린 용순은 아빠와 둘이 충청도 어느 소도시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사이좋은 아빠와 딸에서 점차 서로 거칠게 공격하는 사이로 변해버렸다. 어느덧 열여덟 여고생이 된 용순(이수경)에게 이제껏 살아오면서 가장 큰 행복과 가장 큰 불행을 동시에 맛보게 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용순은 육상부 담당 체육 선생(박근록)을 사랑한다. 하지만, 체육 선생에게 왠지 다른 여자가 생긴 것 같다.엄마 같은 친구 문희(장햇살)와 원수 같은 친구 빡큐(김동영)가 합심해서 뒤를 캐보지만 도통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아빠(최덕문)는 엄마 없는 딸을 위한답시고 몽골에서 새엄마를 데리고 온다. 반항과 불만으로 가득한 용순의 주위를 둘러싼 인물들은 용순을 더욱 괴롭게 한다. 만나면 티격태격하는 아빠, 언제 도망갈지 몰라 의심의 시선을 거둘 수 없는 새엄마, 자신의 순정을 몰라주는 체육 선생, 라이벌이라기에는 너무 완벽해서 얄미운 담임선생, 쓸데없는 사랑의 시로 부담을 주기나 하는 남성 친구, 도움은 주지 못할망정 일을 그르치는 베스트프렌드. 유난히 더운 열여덟 번째 여름은 용순에게 아주 특별했다. 떠나는 엄마를 붙잡지 못했던 후회는 첫사랑에 더욱 집착하게 한다. 다시는 후회할 일 만들지 않으리라는 여고생의 당돌한 결심은 일을 극단적으로 몰고 간다. 달리기와 사랑, 두 가지를 향해 맹렬하게 질주하는 용순은 심리적, 육체적으로 고통을 겪는다. 첫사랑의 열병은 결국 한여름처럼 지나가버릴 것이다. 영화는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겪게 될 통과의례로서의 첫사랑의 뜨거움을 절절히 느끼게 해준다. 영화는 웃기고, 또 아프다. 다시는 소중한 것을 잃지 않겠다는 뜨거운 결심으로 인해 용순은 학생의 선을 넘는 일을 행한다. 그리하여 영화는 말랑말랑하고 사랑스러운 청소년영화의 한계를 넘어서서 짜릿한 순간들을 자주 보여준다. 얌전한 영화가 아니다. 에너지가 넘치는 뜨거운 영화이다. 영화는 10대 학생의 진짜 삶과 내면을 담은 리얼리즘 성장영화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한다. 정감 넘치는 구수한 사투리 대사들은 감칠맛이 나며, 지방 소도시 풍경은 화려하진 않지만 정겹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잔인한 가족 같지만 돌이켜보면 서로를 소중하게 여긴 선택이었음을 알게 된다.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누구나 경험했음 직한 사건들을 밀도 있게 연결하여, 저예산영화다운 싱그러움과 풋풋함이 스크린 위에 묻어난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거친 10대 일진 소녀로 잠깐 출연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신인배우 이수경은 '용순'에서 주연을 맡아 영화 전체를 끌어간다. 용순이 첫사랑에 집착하는 것은 어린 시절 느꼈던 상실감에 대한 보상일 것이다. 첫사랑의 대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생에서 무엇 하나는 성취하고픈 열정 가득한 10대 소녀의 도전정신이 그녀를 행동하게 한다. 질주하고, 물에 뛰어들고, 비를 맞고, 피를 보며 소녀는 성장한다. 악한 이가 없이 모든 이들이 선의를 품고 있음이 하나씩 밝혀지며, 삭막한 소녀의 가슴이 온기로 따뜻해진다. 좋은 여성 성장영화이다. 사랑의 열병을 앓는 수많은 소녀, 결핍감에 상처 입은 수많은 아이, 소도시에 사는 수많은 용순들을 위한 위로의 영화가 될 것이다.  

2017-06-09 00:05:00

[새 영화] 대립군 / 꿈의 제인 / 7번째 내가 죽던 날

[새 영화] 대립군 / 꿈의 제인 / 7번째 내가 죽던 날

#대립군 대립군은 돈을 받고 다른 사람의 군사 의무를 대신해 주는 밑바닥 백성이다. 이들이 장차 왕이 될 소년 광해를 만나는 이야기로,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리더의 조건에 대한 문제의식을 던지는 매우 시의적절한 영화다. 1592년 임진왜란, 선조는 어린 아들 광해(여진구)를 세자로 책봉하고 급히 의주로 피란 간다. 조선이 둘로 나뉘어 통치되는 상황에서 선조 대신 의병을 모으기 위해 강계지역으로 이동하는 광해는 대립군 토우(이정재)와 곡수(김무열) 무리를 호위 무사로 앞세운다. 토우는 두려움에 가득 찬 광해에게 잠재된 왕의 면모를 조금씩 발견한다. #꿈의 제인 가출 소녀와 트랜스젠더, 두 사람을 통해 주변으로부터 밀려난 이들의 삶을 그리는 독립영화. 함께 살던 사람이 떠난 후 모텔방에 홀로 남은 가출 청소년 소현(이민지)은 우연히 드랙퀸으로 살아가는 트랜스젠더 제인(구교환)을 만나 함께 생활하게 된다. 가출 청소년들의 엄마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 제인이 돌연 세상을 등지자 소현은 다시 가출팸을 전전하게 되고, 동생과 함께 살 집을 마련하려고 애쓰는 지수(이주영)를 알게 된다. 제인과 소현의 이야기인 전반부와 소현과 지수의 이야기인 후반부가 꿈처럼 신비로운 무드를 띠며 기이한 시간적 연결을 보여준다. #7번째 내가 죽던 날 타임 루프 안에 갇힌 주인공의 공포, 좌절, 깨달음을 그린 영화. 친구들에게 동경의 대상인 샘(조이 도이치)은 남자친구와의 달콤한 데이트, 끝내주는 파티까지 완벽한 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그날 밤, 집으로 돌아가던 샘과 친구들은 차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어찌 된 영문인지 이른 아침잠에서 깨어난 샘은 자신이 죽지 않고 다시 어제로 돌아왔다는 상황에 혼란스러워하고, 자신이 죽던 날이 반복되고 있음을 깨닫는다. 영화는 시간 속에 갇힌 소녀가 자아를 찾아나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2017-06-02 00:05:01

[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원더우먼

[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원더우먼

할리우드 신데렐라 갤 가돗 몸에 딱맞는 따뜻한 감성 연기 70년대 TV 시리즈 향수 자극 미친 과학자에 맞선 강한 액션 사랑의 카타르시스 전해줘 원더우먼은 슈퍼맨, 배트맨과 함께 DC 코믹스의 빅스리로 묶인다. 최근 DC 슈퍼히어로 영화들이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더우먼'은 과연 DC 코믹스 영화의 영광을 다시금 이끌어갈 새로운 시리즈가 될 것인지에 대해 팬들의 관심이 높다. 지난해에 나온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투 탑 슈퍼히어로의 콜라주로 관심이 높았지만, 영화는 다소 싱거웠다. 반면 두 남자 슈퍼히어로에 비해 잠깐 동안 등장한 원더우먼이 훨씬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남성들로 즐비한 슈퍼히어로계에 여자로 승부수를 띄우는 '원더우먼'의 등장은 여러 가지 면에서 여러 세대의 관심을 끈다. 1970년대 이전 세대들은 미스 USA 출신의 린다 카터가 주인공인 TV 시리즈 '원더우먼'에 대한 향수를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린다 카터의 원더우먼은 여성성이 넘치는 아름다운 인물이었다. 슈퍼히어로라고는 하지만 성조기가 그려진, 노출이 심한 수영복을 입고 있고, 잘록한 허리와 풍만한 가슴이 강조되었다. 그녀의 최첨단 무기인 밧줄과 쇠사슬은 남자 악당을 묘한 포즈로 묶어 야릇한 상상력을 자극했으며, 게다가 여신인 이 여성의 현실에서의 위장 직업은 비서였다. 남성 판타지의 대상으로만 묶여 있다는 이유로 원더우먼은 지금 시대에 뒤떨어진 인물로 점차 잊혀가고 있었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는 사건이 하나 있었다. 지난해 유엔은 '유엔 여성권익 명예대사'에 원더우먼을 위촉했지만, 유엔 직원들이 이에 반발하고 반론이 확산하자 곧 취소되었다. 심한 노출로 남성 판타지의 대상이 된 인물이 여성권익 대사라니, 이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원더우먼의 탄생 기원을 살펴보면 꽤 다른 사실들이 드러난다. '아프로디테의 아름다움, 아테나의 지혜, 헤라클레스의 힘, 헤르메스의 속도'를 지녔다고 설정된 슈퍼히어로 원더우먼은 코믹스의 황금기인 1941년에 슈퍼맨과 배트맨 성공의 뒤를 이어 최초로 등장했다. 2차 대전이 한창 전개되던 시기에 심리학자인 윌리엄 몰턴 마스턴은 남자 슈퍼히어로처럼 주먹으로 세계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 아닌, 사랑으로 풀어가는 영웅을 구상했고, 아내의 조언을 받아들여 여자 영웅을 만들어냈다. 원더우먼은 슈퍼맨이나 배트맨과 달리 과학 영역이 아니라 마법과 신화의 세계에서 초능력을 얻은 여신 신화에 기반을 둔 존재이다. 여전사들의 부족인 아마존의 공주 다이애나(갤 가돗)는 어느 날 낙원의 섬 데미스키라에 불시착한 조종사 트레버 대위(크리스 파인)를 따라 인간 세상으로 나간다. 그녀는 인간 세상에서 일어나는 전투에 대해 알게 되고, 신들이 주신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1차 세계 대전의 지옥 같은 전장으로 뛰어든다. 따뜻한 감성과 사랑을 가진 원더우먼은 독일군의 침공으로 공포에 떠는 마을에 들어가 아이와 여성들을 구한다. 영화는 더욱 위력적인 독가스를 개발하려는 독일군 리더와 미친 과학자에 맞서 사랑과 평화의 언어가 세상을 구할 것이라는 고전적인 메시지를 현대적인 스펙터클로 전한다. 과거 우아하고 아름다웠던 원더우먼이 아니라 분노함으로써 초월적인 힘을 발휘하는 강인한 여전사가 되었다. 여전사가 펼치는 액션신의 화려함은 그저 스펙터클이 아니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기 때문에 더욱 카타르시스를 준다. 선한 인간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고, 인간의 악한 면이 만드는 어둠을 보고 각성하는 원더우먼은 더욱 사랑의 힘을 믿게 된다. 영화는 매우 낙관적인 세계관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원더우먼의 로맨스는 거칠고 폭발적인 영화에 이완 효과를 준다. 여전히 노출이 따르는 수영복을 입고 싸워야 하는지 의문이지만, 탄생 당시 애국적 이미지와 눈요깃거리를 넣어 대중을 사로잡았던 요소로 이루어진 것이 원더우먼이기에 그녀의 여성성을 뽐내는 의상과 소품들을 하나의 캐릭터 특징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원더우먼은 자기주장을 절대로 굽히지 않는 페미니즘적 면모를 가지고 있다. 약한 남자들을 보호할 줄 알며, 지적인 능력도 탁월하다. 1차 대전이라는 시대적 배경으로 비서라는 직위를 얻을 수밖에 없지만, 그녀는 남자들의 테이블에서 실력 하나로 자신의 자리를 만든다. 많은 점에서 만족스러운 캐릭터와 이야기 진행을 보이는 영화인 데다, 주연을 맡아 할리우드 신데렐라로 등극한 갤 가돗의 몸에 딱 맞는 연기도 보기 좋다. 그러나 갤 가돗이 한때 2천여 명의 민간인 사상자를 낳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민간인 거주구역 폭격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는 점이 영화를 영화로만 받아들이기 어렵게 한다. 인류의 평화와 공존을 사랑으로 이루어내려는 원더우먼의 숭고한 이상을 연기하는 한 여성의 애국주의를 뛰어넘는 인류애를 보고 싶다.

2017-06-02 00:05:01

[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노무현입니다

[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노무현입니다

사찰 요원·노사모·주변 인물 인터뷰 배경에 스냅 샷 깔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 비판적으로 지지했던 사람, 좋아하지 않는 사람, 증오하는 사람,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분명한 건, 노무현 그는 우리 현대사와 연결하여 김구, 박정희, 김대중만큼이나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가진 사람이며, 그리고 또 그만큼 매력적인 인간이다. 우리는 때로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화제가 풍부한 인물이니만큼 그를 다루는 영화나 드라마도 많았던 것처럼 느껴진다. 노무현이 초임 변호사 시절 겪었던 특별한 사건을 소재로 하는 극영화 '변호인', 그리고 부산에서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야기를 여수 국회의원 후보 백무현과 엮어서 회고하는 다큐멘터리 '무현, 두 도시 이야기'가 있다.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것에 비해 위의 두 작품 외에 그를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나 드라마는 사실 거의 없다. '노무현'이라는 도발적인 단어를 제목에 넣어 정면에서 승부하는 다큐멘터리가 이번 주에 개봉한다. '노무현입니다'는 2002년 대선 당시 대한민국 정당 최초로 도입된 새천년민주당 국민참여경선에 2%의 지지율을 가지고도 출사표를 던진 집념의 사나이 노무현의 그때 그 사건을 엮는다. 탄핵과 대선을 거치고, 새로운 대통령의 새 정부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금 시점에서 '노무현'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새 시대를 맞이하여 '노무현 정신'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할 시간이 된 것이 아닐까. 노무현은 그때 '동서화합'과 '통합'을 이야기했다. 3당 합당 이래로 특정 지역을 분리하고 냉대하던 정치판의 낡은 행태를 정면 돌파하겠다며, 영남에서 김대중의 당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진 민주당의 깃발 아래 선거에서 네 번이나 낙선했다. 그리고 그는 '바보'라는 별명을 얻었다. 1988년 청문회에서 전두환의 헌법 파괴 죄목을 또박또박 설명하며 스타로 떠올랐던 초선의원 노무현은 고향인 부산에서 선거마다 번번이 낙선하는 만년 꼴찌 후보가 되어버렸다. 종로에서 열린 탄탄대로의 거물 정치인의 길을 버리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 그에게 남은 것은 또 한 번의 낙선. 그리고 그는 '바보'라는 별명과 '동서화합'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전국 16개 도시에서 치러진 대국민 이벤트 경선에서 쟁쟁한 후보들과 엎치락뒤치락하며 결국은 여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다. 2002년에는 두 가지 중요한 사건이 있었다. 월드컵과 노무현. 바보 노무현을 따르던 많은 지지자는 정치적으로 각성한 시민이 되었고, 자발적으로 조직화하여 난생처음 제도권 정치에 참여하였다. 그리고 기대조차 하지 못했던 광주에서 1위로 선택을 받은 그날, 노무현 지지자들은 그날을 인생 최고의 전성기라고 회고한다. 참여하였고 승리하였고 지켜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아는 그 이후의 일은 건너뛰어, 승리의 미소를 짓는 노무현 얼굴은 영정 사진 속 얼굴로 연결된다. 이 다큐멘터리는 3개의 이야기 축을 서로 엮어나가며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2002년 국민경선, 2009년 5월 노제, 그를 회고하는 사람들의 현재 인터뷰. 희망으로 들뜬 2002년과 슬픔과 절망의 2009년, 그리고 성숙해진 2017년이 서로 교차하는 가운데, 노무현을 역사화하며 또한 현재화한다. 노무현 변호사를 정찰했던 이화춘 국가안전기획부 요원, 변호사 시절부터의 운전사 노수현 같은 주변 인물, 명계남 전 노사모 회장을 포함한 노사모 회원들, 문재인 대통령, 안희정 충남지사, 유시민 작가 등 캠프 동지들의 인터뷰 화면 뒤로 노무현의 스냅 샷들이 배경으로 깔리며, 노무현 정신이 무엇인지를 시각적으로 전한다. 긴박감 넘치는 음악은 경선 당시의 다이내믹함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리듬감 넘치는 편집은 영화의 긴장감을 더욱 배가시킨다. 영화는 죽음을 담고 있기에 당연히 눈물이 나겠지만, 한 개인을 신파적으로 영웅시하지 않도록 이성적 자세와 거리를 유지한다. 미학적으로 박수를 쳐주고 싶은 영화다. 노무현이라는 소재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선정적으로 다가갈 수 있으므로 애초에 이 작품이 꺼려졌다. 그러나 매력적인 인물을 이토록 세련된 영화적 방식으로 그려내다니 놀랍고 기쁘다. 노무현이라는 인간 그 자체가 가슴 속에 와서 박힌다. 지역차별주의 청산의 아이콘인 그가 이겼다. 그리고 우리도 이겼다.

2017-05-26 00:05:00

[새 영화] 네루다/ 아메리칸 패스토럴/ 캐러비언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새 영화] 네루다/ 아메리칸 패스토럴/ 캐러비언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네루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파블로 네루다를 재해석한 영화. 칠레의 위대한 시인이자 정치가로, 도망자가 된 네루다(루이스 그네코)와 그를 쫓는 비밀경찰 오스카(가엘 가르시아 베르날)가 서로 의식하고 매료되어 가는 과정을 내밀한 심리묘사로 그려낸 추적 심리드라마이다. 영화 '일 포스티노'(1994)에서 외딴 섬마을의 집배원과 순수하고 맑은 인간적 교류를 했던 바로 그 인물이다. 나탈리 포트만 주연의 '재키'로 할리우드에도 성공적으로 입성한 칠레 출신 감독 파블로 라라인의 신작으로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었다. ◆아메리칸 패스토럴 어느 날 폭발 테러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스위드(이완 맥그리거)는 사랑스러운 딸 메리(다코타 패닝)가 자취를 감춰 버리자 그녀가 반정부 운동 개입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에 휩싸인다. 스위드는 모든 것을 내던진 채 딸의 행방을 찾는 데 주력하고 뜻밖에 오물이 뒤덮인 한 폐허에서 믿을 수 없는 모습을 한 메리와 마주한다. 1960, 70년대 미국의 사회, 정치 변화와 스위드 가정 내부의 변화가 맞물린다.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필립 로스의 소설 '미국의 목가'를 각색한 작품으로, 명배우 이완 맥그리거가 연출과 주연을 동시에 맡았다. ◆캐러비언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캐러비언의 해적' 시리즈 중 5편으로, 이번 편의 인물 관계와 이야기는 전작들과 연계성을 지닌다. 1~3편의 정서에 기댄 점이 많아 지난 편의 추억을 생각하는 관객들에게는 반갑게 다가올 작품이다. 또한 가족적 감성을 강조하는 디즈니의 색채가 분명한 영화다. 전설적인 해적 캡틴 잭 스패로우(조니 뎁)의 눈앞에 죽음마저 집어삼킨 바다의 학살자 살라자르(하비에르 바르뎀)가 복수를 위해 찾아온다. 둘 사이에는 숨겨진 엄청난 비밀이 있다. 잭은 자신과 동료의 죽음에 맞서 살아남으려고 사투를 시작한다.

2017-05-26 00:05:00

[새 영화] 로스트 인 파리 / 마차 타고 고래고래 / 겟 아웃

[새 영화] 로스트 인 파리 / 마차 타고 고래고래 / 겟 아웃

#로스트 인 파리 로맨틱 어드벤처 코미디. 파리에 사는 이모 마르타에게 자신을 구해달라는 SOS 편지를 받은 피오나(피오나 고든)는 빨간 배낭 하나를 메고 무작정 파리로 향한다. 하지만, 이모는 온데간데없고 수상한 남자 돔(도미니크 아벨)이 자꾸 따라온다. 둘은 함께 이모의 행적을 찾아간다. 환상적인 색채, 흥겨운 음악과 춤, 엉뚱한 스토리가 있는 개성 있는 프랑스 영화다. 도미니크 아벨 감독이 주연배우 역할까지 한다. 센강, 공원, 카페 등 파리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느낌이다. #마차 타고 고래고래 고등학교 시절 밴드부 멤버였던 네 친구가 어른이 되어 어린 시절 꿈꿨던 뮤직 페스티벌에 참가하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로드 무비. '슈퍼스타 감사용'(2004)의 각본과 조연출을 맡았던 안재석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겸한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음악을 포기하기로 한 민우(한지상)는 마지막으로 어린 시절 꿈이었던 뮤직페스티벌 무대에 서기로 하고, 10년째 무명배우인 호빈(조한선), 첫사랑의 상처로 실어증에 걸린 영민(김신의), 밴드를 하고 싶어하는 병태(김재범)와 당나귀 짱아도 1번 국도의 마지막 버스킹 여행에 합류한다. 네 친구는 전라남도 목포부터 뮤직페스티벌이 열리는 경기도 가평까지 한 달간 걸어서 가겠다는 무모한 결심을 한다. #겟 아웃 흑인 남자가 백인 여자친구 집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무서운 상황을 그린 호러 영화. 일상 속 인종차별 문제를 호러 장르의 틀 안에 녹여낸 문제작이다. 여자 친구의 가족은 처음에는 주인공에게 호의로 대하지만 점차 인종차별적 농담으로 전이되고, 주인공은 교묘하게 심리적 불쾌함을 건드리는 백인들 때문에 극도로 불안해진다. 미국 내에서도 개봉 당시 폭발적인 흥행을 보여주었으며, 국내에서는 SNS를 통해 게재된 예고편을 본 관객들이 국내 개봉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면서 개봉하게 되었다. 다문화 사회와 관련한 다양한 이슈가 만들어지는 우리나라 관객에게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영화이다.

2017-05-19 00:05:01

[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교도소서 만나 의기투합 두 깡패 서로 의심 하거나 신뢰 뒤죽박죽 과거와 현재 오가며 이야기 구성 설경구와 임시완 투톱 브로맨스 누아르 영화이다. 전작인 로맨틱 코미디 '나의 PS 파트너'(2012)에서 개성 있는 색깔을 펼쳐보인 변성한 감독의 신작으로, 이번 영화는 정통 누아르를 변주하는 참신한 시도를 기대케 한다. 이 영화는 새로운 장르 문법을 고대하는 팬들의 기다림에 호응하듯 5월 17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제7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되었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액션, 스릴러, 미스터리, 호러, 판타지와 같은 장르 영화 중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영화들을 엄선한다. 지난해에는 '곡성'과 '부산행'이 초대받았고, 두 작품 모두 작년 극장가에서 흥행성과 작품성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영화는 교도소에서 만난 두 사람이 바깥세상으로 나와 의기투합하는 가운데 서로 간 배신과 믿음이 여러 차례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이다. 젊은 감각의 만화적인 구성으로 속도감을 채운 데에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의 전개 덕분에, 관객은 몰입감과 긴장감이 가득 찬 가운데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범죄 조직의 1인자를 노리는 재호(설경구)는 교도소에서 무서울 것 없는 패기의 신참 현수(임시완)와 만나게 된다. 서로에게 점차 끌리는 두 사람은 끈끈한 의리를 다진 채, 함께 출소한다. 현수는 마약 밀거래를 하는 재호의 조직에서 함께 일하게 되며, 조직의 최고 권력을 차지하려고 의기투합하던 중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되면서 서로 의심하게 된다. 관객은 과연 누가 누구를 배신할지 예측할 수 없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감정적 동일화를 일으키는 대상을 바꿔가면서 복잡하게 변화해가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경험한다. 경찰과 마약조직범의 목숨을 건 대결이 서로 속고 속이는 가운데 드라마틱하게 펼쳐지고, 교도소와 항구에서 벌어지는 액션 시퀀스는 다양한 카메라 앵글의 활용으로 실감 나는 볼거리를 선사한다. 출소 후 1일, 3년 전 교도소 안, 출소 후 100일, 3년 반 전 교도소 안 방식으로 전개되는 현재와 과거의 복잡한 교차는 관객이 수동적으로 이야기를 받아들일 여지를 주지 않는다. 우리는 두뇌를 계속해서 가동시켜가며 이야기를 재구성해야 하고, 두 주인공 및 그들을 둘러싼 경찰과 갱스터의 치열한 두뇌 게임에 쉴 틈 없이 동참하게 된다. 재미 면에서 탁월할 뿐만 아니라 상당히 지적인 영화다. 그러나 다소 과한 듯한 반전과 복선, 암시의 향연은 영화를 어느 정도 가볍게 보이게 하고, 사건들의 개연성과 필연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선과 악이 계속해서 자리를 바꾸어 가며, 경찰과 갱스터 조직은 거울 쌍처럼 동등하게 비인간적이고 비열하다. 영화는 무엇이 진실인지 알기 어려운 포스트 트루스(post-truth) 시대를 대표하는 재현물로 보인다. 설경구와 임시완이 서로 의심하거나 신뢰를 보내는 뒤죽박죽의 과정은 한 편의 멜로드라마처럼 끈적이며 애처롭다. 성적인 긴장감으로 팽배한 장면들, 그리고 이 가운데 터질 듯한 감수성의 충돌로 영화는 한껏 매력적이다. 아마도 투톱 브로맨스 서사물 중 가장 이상한 끌림을 가진 영화인 것 같다. 핏줄, 인연, 소속, 추억 따위는 자신의 이익 앞에 개나 줘버리는 캐릭터들의 비정함이 비장하지 않고 어쩌면 쿨하게 표현되어 더욱 이 세상이 비정하게 느껴진다. 정말로 나쁜 놈들이 판치는 세상이다. 실제 세상보다 영화가 더 과장되기 마련이길 바랄 뿐이다.

2017-05-19 00:05:01

[새 영화] 에일리언: 커버넌트 / 목소리의 형태 / 세일즈맨

[새 영화] 에일리언: 커버넌트 / 목소리의 형태 / 세일즈맨

#에일리언: 커버넌트 80대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에일리언'(1979)의 프리퀄로 연출한 '프로메테우스'(2012)의 후속작. 이번 작품의 스토리는 시간상으로 오리지널 '에일리언'과 이어지며, 에일리언 특유의 기괴한 캐릭터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SF 호러영화의 신기원을 연 '에일리언'을 기억하는 팬과, 새로 유입된 팬들을 골고루 만족시킬 것이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식민지 개척 의무를 가지고 목적지로 향하던 커버넌트호는 미지의 행성으로부터 온 신호를 감지하고 그곳을 탐사하기로 한다. 희망에 찬 신세계일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그곳은 갈수록 어둡고 위험한 세계였다. #목소리의 형태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과 일본에서 동시에 개봉하여 나란히 흥행 1, 2위를 기록한 일본 감성 영화다. 청각 장애를 가진 여주인공 쇼코와, 쇼코를 단순히 흥미로 괴롭혔던 남주인공 쇼야의 이야기. 장애나 왕따 문제 등 무거운 소재를 다루며 깊은 감동과 교훈을 보여준다. 감독 야마다 나오코는 교토 애니메이션 소속의 여성 감독으로 여성과 청소년의 성장기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그린다. 전학생 쇼코는 쇼야의 짓궂은 장난에도 늘 생글생글 웃고만 있다. 그의 괴롭힘에 쇼코는 결국 전학을 가고, 쇼야는 외톨이가 된다. #세일즈맨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과 베를린국제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한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2011)를 연출한 젊은 거장 아쉬가르 파라디에게 올해 또 한 번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안겨준 작품. 파라디는 무슬림 국가들을 타깃으로 삼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법 명령에 반발해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다. 젊은 부부 라나와 에마드는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을 준비 중이다. 그들이 살고 있던 건물이 붕괴할 위기에 처하자 이전 세입자의 물건들이 남아 있는 기이한 느낌의 아파트로 이사한다. 하지만 어느 날 그들의 삶이 송두리째 바뀌는 사건이 일어난다.

2017-05-12 00:05:00

[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컴, 투게더

[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컴, 투게더

아내, 남편, 딸 등 세 명의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한 가족의 일주일을 관찰하는 가족 드라마이다. 40대 중년 부부와 재수생 딸 각각은 자신의 자리에서 죽을힘을 다해 열심히 살아보지만, 벼랑 끝을 향해 달려간다. 영화는 각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의 일상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본다. 섬세하고 통렬한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신동일 감독은 이단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핍박받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데뷔작 '방문자'(2006)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고, '나의 친구, 그의 아내'(2008)에서는 한 부부와 친구 사이의 삼각관계를 통해 어지럽게 일그러진 한국 사회를 예리하게 겨냥했다. '반두비'(2009)에서는 자꾸만 뒤로 가는 한국 사회를 비판적으로 응시하면서 여고생과 이주 노동자의 우정과 사랑을 코믹하게 그렸다. 이번 작품은 블랙코미디를 날카롭게 구사하는 신동일 감독의 네 번째 장편 영화이자,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실업률 5.0%, 실업자 수 135만 명, 신용 불량자 100만 명, 사교육비 18조원 시대의 대한민국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는 평범한 가족의 이야기이다. 가장 범구(임형국)는 18년간 다닌 회사에서 해고되고, 카드사 영업사원 미영(이혜은)은 과열 경쟁으로 라이벌에게 1위 자리를 빼앗기는 등 치열한 하루를 보낸다. 재수생인 한나(채빈)는 대학 추가 합격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합격 소식을 초조하게 기다리다 아빠와 갈등을 빚는다. 한나는 대학에 가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유경(한경현)의 집에서 지내게 되고, 때마침 고등학교 후배 아영이 같은 학과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해고된 범구는 졸지에 전업 주부가 되어 윗집에 사는 또 다른 백수 남성과 교류한다. 미영은 실적을 놓고 라이벌과 좋지 않은 감정 상태로 지내며, 한나는 대기자 차례가 좀처럼 자신에게 오지 않자 끔찍한 생각을 한다. 이들의 지리멸렬한 상태와 불안한 감정은 한날한시 다른 공간에서 이상한 방식으로 동시에 폭발한다. 그것은 바로 '죽음'과 관련된 방식이다.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잔인한 감정이 이들을 어지럽게 한다. 영화는 조용히 일상을 관찰하는 방식에서 시작하여 점차 떠들썩한 사건을 향해 나아간다. 지금 여기, 모두가 생존 때문에 불안해하면서 서로 할퀴는 지옥도의 풍경이 그려진다. 이 지옥도를 만든 거대한 사회악이나 제도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그냥 주위 사람이 거추장스럽다. 가족도 여기에 해당한다. 그래서 서로 괴롭히고 할퀴다 보면 남는 것은 피폐해진 자아이다.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 '아메리칸 뷰티'(1999)의 한국판이라고 봐도 될 정도인데, 자본주의와 가족주의의 문제점을 신랄한 방식으로 잘 보여준다. 범구가 냄새를 못 맡는다는 설정은 경쟁 사회에서 이탈된 패배자의 도태 상태를 은유하고, 미영이 카드 실적을 채우려고 애를 쓸수록 일은 자꾸만 꼬이며 자신에게 궁색해진다. 이들은 식탁에 앉아 밥을 먹으며 대화를 하지만, 말을 할수록 가족 간의 갈등은 증폭된다. 범구의 18년간 다니던 직장, 한나의 18번 대기자 순서, 미영이 창립 18주년 기념으로 제시된 상품을 받기 위해 1위를 향해 달리는 것에서 공통의 숫자가 추출된다. 예사롭지 않은 숫자 '18'은 헬조선을 상징하는 숫자이다. 그러나 영화가 마냥 어둡게만 치닫지는 않는다. 생존이 우선인 아비규환의 경쟁 사회에서 그 화살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고 말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존재하고, 청춘을 웃게 하는 일로 인해 다시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된다. 촛불정국과 탄핵 정국을 거친 후 어느새 다시 희망을 품게 된 요즘, 이 영화의 예상을 비트는 결말은 특별하게 다가온다. 헬조선이 언제까지나 헬조선이랴. 더 절망할 힘도 없이 나락으로 떨어진 순간에 기이하게도 다시 떠오를 힘이 생겼음을 영화도 세상도 알려준다.

2017-05-12 00:05:00

[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보안관

[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보안관

과잉수사로 잘려 낙향한 전직 형사 보안관 자처하며 오지랖 넓은 행동 동네 비치타운 건설 사업가와 갈등 '촌발' 날리는 정서, 걸쭉한 부산 사투리 꼰대가 된 40,50대 좌충우돌 코미디 이성민·조진웅·김성균 삼색구도 매력 1980년대를 풍미했던 홍콩영화 '영웅본색'의 비장함을 향수 어리게 기억하고 있는 40, 50대 아저씨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코미디 영화이다. 영화가 담은 내용은 스케일이 큰 범죄 액션물이지만, 소도시의 소시민 아저씨들의 좌충우돌 상황을 엮어 무거운 내용이지만 가볍게 즐길 수 있다. 5년 전 과잉 수사로 잘리고 낙향하여 고깃집을 운영하는 전직 형사 대호(이성민)는 동네의 보안관을 자처하며 바다만큼 드넓은 오지랖으로 고향인 기장을 수호하는데 여념이 없다. 어느 날 평화롭던 동네에 비치타운 건설을 위해 성공한 사업가 종진(조진웅)이 서울에서 내려오고 때마침 인근 해운대에 마약이 돌기 시작한다. 대호는 종진을 마약범으로 의심해 처남 덕만(김성균)을 조수로 '나 홀로 수사'에 나서지만, 주민들은 돈 많고 세련된 종진의 편에 선다. '군도: 민란의 시대'(2014)에서 조연출을 했던 신예 김형주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이성민은 '로봇, 소리'(2016)에서 사라진 딸을 찾으려고 10년 동안 전국을 헤매는 아버지 역할로 첫 주연을 한 이래, 두 번째로 주연을 맡아 영화를 이끌어간다. 황정민이 형사로 나온 '베테랑'(2014)의 지방 아저씨 버전이라고 할까. 덜 세련되고 촌발 날리는 정서가 영화의 전체 분위기를 형성한다. 걸쭉한 부산 사투리에 꼰대가 된 아재들의 토닥거림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사회 심층부에 뿌리 깊게 자리한 악의 연대를 비장하게 그리는 범죄 수사물에 지친 관객이라면 꽤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비리 때문에 경찰 지위에서 해제된 한 인물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범죄를 접하고 이를 자력으로 해결하여, 명예도 권력도 탐하지 않은 채 표표히 떠나는 전형적인 장르 서사를 취한다. 5년 전 형사 대호는 초짜 마약 투약범인 가난한 외항선원 종진의 딱한 사정을 동정하고 그를 도왔다. 그러나 현재의 두 사람은 위치가 달라져 있다. 종진은 성공한 사업가가 되었고, 대호는 아무도 시키지 않은 마을 지키기에 여념이 없는 동네 꼰대 아재이다. 두 사람의 역전된 위치에도, 종진은 내내 겸손하고 점잖으며, 대호는 오지랖에 허세로 가득해서, 두 사람의 관계 구도에서 쉽사리 주인공의 편에 서기가 어렵다. 또한, 비밀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 조진웅의 무게감 때문인지, 영화 중후반부에 드러나는 반전이 그리 신선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영화는 마약 범죄라는 표면적인 이야기 아래, 개발과 투기로 몸살을 앓는 지역 소도시의 문제점을 담는다.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탓에, 외지에서 들어온 투기꾼이 오랫동안 구축된 마을의 자연스러운 경제 순환 구조를 깨뜨리는 현상을 반영한다. 마을 경제는 파탄이 나고 마을 공동체도 와해하여 버리는 식의 수없이 봐온 안타까운 사건들이 하나씩 떠오른다. 지역 로컬 시네마로서의 매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 지역 사투리를 맛깔 나게 활용한 대사의 향연이 또 하나의 재미 요소이다. 출신과 성장 지역을 꼼꼼하게 따지는 시대에 뒤떨어진 고루한 사고가 얼마나 지역 사회에 팽배해 있는지도 깨알같이 반영했다. 치고 빠지는 코미디의 리듬감이 다소 느슨한 점이 있지만, 이성민·조진웅·김성균의 개성적인 삼색 구도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남자들의 영화라서 그런지,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을 돕는 억척스러운 아내와 순진한 로맨스의 대상으로 한정되는 관행은 여전하다. '영웅본색'의 멋스러움을 기억하는 중년 남성 관객을 타깃으로 한 영화로, 가족의 달에 온 가족이 즐기기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지만, 복고풍의 촌스러움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젊은 관객에게는 색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2017-05-05 00:05:01

[새 영화] 보스 베이비/ 슈퍼 빼꼼: 스파이 대작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새 영화] 보스 베이비/ 슈퍼 빼꼼: 스파이 대작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보스 베이비 '슈렉' '쿵푸팬더'를 제작한 드림웍스의 야심작으로 어른 흉내를 내는 아기, 부모의 사랑을 차지하고자 애완견을 견제하는 아이들, 사랑을 빼앗긴 아이가 겪는 외로움 등이 한 편의 사랑스러운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했다. 일곱 살 팀에게 어느 날 아기 동생이 생기고, 한순간 부모의 사랑을 빼앗겨 버린다. 알고 보니 아기의 정체는 베이비 주식회사의 비밀 임무를 수행하러 온 보스 베이비. 그의 정체를 알게 된 팀은 부모에게 사실을 알리고자 하지만, 보스 베이비의 방해로 계획은 실패로 돌아간다. ◆슈퍼 빼꼼: 스파이 대작전 '빼꼼의 머그잔 여행' 이후 10년 만에 만들어진 극장판 어린이용 한국 애니메이션 빼꼼. 얼어붙을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하기 위해 청소부에서 일급 스파이로 거듭나는 빼꼼의 활약을 그린다. 어느 날 정체불명의 악당들이 나타나 얼음 폭탄으로 지구를 위협한다. 하지만, 악당들의 기지인 폴라스타에 잠입할 수 있는 것은 국가정보원 청소부로 일하는 빼꼼뿐이다. 예상치 못했던 불가능한 미션과 맞닥뜨리게 된 빼꼼은 슈퍼 브레인칩을 장착하고, 고도의 훈련을 받으며 잠재되어 있던 능력을 서서히 발휘하기 시작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악마 편집장과 신참 비서의 이야기를 실감 나게 그린 영화로 11년 만에 재개봉한다. 기자 지망생 앤드리아는 뉴욕 최고의 패션 매거진의 편집장 미란다의 비서로 취직한 후, 불가능한 미션들을 받아들고 고군분투한다. 여성들의 직업 세계를 그리며, 대도시와 명품 브랜드를 예찬한 베스트셀러 칙릿 소설을 영화화했다. 악마 같은 미란다와 안쓰러운 앤드리아를 연기하는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의 매일 같이 달라지는 패션 스타일을 구경하는 재미가 크다. 화려한 전문가 직업 세계 이면에 누구나 공감하는 현실을 그리며, 직업인들의 힘겨움을 이겨낼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준다.

2017-05-05 00:05:01

7위

5 4 7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기획 & 시리즈 기사

완독률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