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기의 필름통] 멜로 영화 '노트북' 16년만에 재개봉

목수 청년과 부잣집 딸의 로맨스…부모 반대·참전으로 이별 맞지만
엇갈린 운명 속 마침내 사랑 결실

영화 '노트북' 스틸컷 영화 '노트북' 스틸컷

가장 완벽한 사랑은 뭘까? 첫사랑으로 맺어져 평생을 사랑하다, 죽음도 함께 하는 사랑이 아닐까. 가을이 깊어가면서 사랑의 달콤함과 따스함, 그리고 가슴 속까지 울리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그리워진다.

'노트북'(감독 닉 카사베츠)은 2004년 개봉돼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 영화다. 볼 만한 개봉작이 없는 코로나19 기근 속에 이번 주 재개봉했다. 다시 봐도 좋고, 16년 전 영화라 못 본 젊은 관객이라면 더욱 연인과 함께 하면 좋을 영화이다.

그들이 처음 만난 것은 1940년 6월 6일이었다.

17살의 노아(라이언 고슬링)는 목수 일을 하는 가난한 청년이다. 그녀 앞에 밝고 명랑한 앨리(레이첼 맥아담스)가 나타난다. 노아는 첫 눈에 반한다. 춤을 추자는 노아의 제안에 앨리는 거절한다. 대관람차 놀이기구에 매달려 데이트를 신청한 끝에 둘은 사귀기 시작한다.

부자였던 앨리의 부모는 가난한 노아를 마땅찮게 생각한다. 아예 헤어지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사까지 가버린다. 앨리는 편지하라고 했지만 노아의 편지는 전해지지 않는다. 이를 알 길이 없는 앨리의 첫사랑은 그렇게 잊혀진다.

그러나 노아는 앨리를 잊을 수가 없다. 그 사이에 2차 대전이 터지고, 노아도 전쟁터에 간다. 전쟁이 끝난 후 노아는 앨리를 위해 오래된 집을 수리한다. 둘이 함께 살고 싶었던 하얀 대저택이다. 그리고 신문에 매매광고를 낸다. 물론 팔지 않는다. 앨리가 찾아올 때까지.

'노트북'은 멜로계의 '스티븐 킹'으로 불리는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디어존', '초이스', '위크 투 리멤버' 등 내놓은 작품마다 베스트셀러가 되고, 또 영화로 만들어졌다.

'노트북'은 그의 작가 데뷔작이다. 출판사와 계약하기도 전에 영화 판권이 팔렸을 정도로 이미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소설이었다. 풋풋한 10대에 만나 엇갈린 운명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진실된 사랑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무려 56주간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작가가 꿈이었던 그는 제약회사에 다니다 결혼을 한다. 결혼식 다음날 그는 아내에게서 평범하지만,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아내의 조부모가 겪은 러브스토리였다. 소설 속 대부분의 내용은 이들의 실화다.

영화 '노트북' 스틸컷 영화 '노트북' 스틸컷

평범하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사랑이라는 것이다. 신분 차이를 뛰어넘는 사랑도, 2차 대전을 겪은 것도 특별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둘의 사랑이 특별한 이유는 알츠하이머를 겪으면서도 죽을 때까지 사랑한 것이다.

"난 죽으면 쉽게 잊혀질 평범한 노인이지만, 내 영혼을 바쳐 평생을 한 여자만을 사랑했으니 내 인생을 평범하지 않습니다. 특별하죠."

한 노인의 대사다. 그는 매일 병실에 있는 백발의 여인에게 책을 읽어준다. 백발의 여인은 매일 처음 보는 노인을 만나 그가 읽어주는 이야기를 듣는다.

누구를 잊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특히 사랑하는 그녀가 의지와 상관없이 나를 하루하루 잊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일까. 나의 이름도, 나의 존재도, 우리가 그토록 사랑했다는 사실도 모르는 것 아닌가. 그래서 노인은 한 젊은 청년과 아름다운 여인이 만나 사랑한 이야기를 매일 들려준다.

주연은 라이언 고슬링과 레이첼 맥아담스. 둘은 영화가 개봉되기 전만 해도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편이었다. 이 영화가 전세계적으로 대성공을 거두면서 스타 반열에 들기 시작했다. 둘은 실제 연인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둘이 다시 만나 나누는 빗속 키스신이 MTV영화제에서 '최고의 키스'에 선정될 만큼 열렬했던 것도 둘의 실제(?) 상황이었던 것이다.

레이첼 맥아담스는 이 영화 이후 '시간 여행자의 아내'(2009), '어바웃 타임'(2013) 등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할리우드 대표 멜로 배우로 자리 잡았고, 라이언 고슬링도 '킹메이커'(2011), '라라랜드'(2016), '블레이드 러너 2049(2017) 등을 통해 연기파 배우로 이름을 높였다.

이들 외에 왕년에 유명했던 배우들도 출연한다. '페이스 오프'(1997), '아이스 스톰'(1997)의 조안 알렌이 앨리의 엄마로 나오고, '매버릭'(1994)의 매력남 제임스 가너가 노인역으로 출연한다. 특히 백발의 여인역을 맡은 제나 로우랜즈는 닉 카사베츠 감독의 어머니로 '사랑의 행로'(1984) 등에 출연한 노배우다.

'노트북'의 사랑이 아름답고 운명적인 이유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을 놓지 않은 진실성 때문이다. '노트북'은 그런 사랑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영화다.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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