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강의 LIKE A MOVIE] 완벽한 타인

 

영화 '완벽한 타인' 영화 '완벽한 타인'

*관련영화: #퍼팩트스트레인저스 #부르주아의은밀한매력 #베토벤바이러스

*명대사: "사람들은 누구나 세 개의 삶을 산다. 공적인 하나, 개인적인 하나, 그리고 비밀의 하나."

*줄거리: 오랜만의 커플 모임에서 한 명이 게임을 제안한다. 바로 각자의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통화 내용부터 문자와 이메일까지 모두 공유하자고 한 것. 흔쾌히 게임을 시작하게 된 이들의 비밀이 핸드폰을 통해 들통나면서 처음 게임을 제안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상상치 못한 결말로 흘러간다.

영화 '완벽한 타인' 영화 '완벽한 타인'

누구나 사생활을 갖고 있다. 그것이 대단하든 소소하든 타인과 공유하지 않는 자신만의 비밀의 영역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비밀은 비밀로서 지켜져야 하는 법. 나만이 알고 있어야 할 그 부분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 발현되는 순간 그것은 변질되고 혼돈을 가져온다.

영화 '완벽한 타인'은 개인의 비밀이 공개되며 생기는 긴장과 갈등을 다룬 영화다.

시작은 여느 커플의 저녁 모임. 새로 집을 구한 부부, 석호(조진웅)와 예진(김지수)은 고향 친구 커플들을 초대해 집들이를 한다. 호스트인 부부는 둘 다 의사로, 석호는 성형외과 의사, 예진은 정신과 의사다. 거기에 올해 스무 살인 딸까지 누가봐도 부러울만큼 완벽한 가족처럼 보인다. 역시 초대받은 친구들도 중산층으로 번듯해 보인다. 세 자녀를 둔 변호사 태수(유해진)와 전업주부 수현(염정아) 커플, 어린 연하 아내와 갓 결혼한 준모(이서진)는 얼마 전 오픈한 요식업 사업으로 들 뜬 분위기다. 친구 영배(윤경호)만이 애인을 데려온다더니 뒤늦게 혼자 와서 어울리지 못하는 듯 싱글로 있다.

고급 빌라로 이사해 집들이를 하는 부부를 축하하는 파티인 만큼, 모두가 덕담과 칭찬이 오간다. 친한 것 같으면서도 무언가 겉도는 듯 한 이 느낌은 기분 탓일까. 이 찰나 예진은 게임을 제안한다.

바로 한정된 시간 동안 각자의 핸드폰에 오는 모든 문자, 전화, 카톡, 메일까지 무조건 공개해야 것. 40년 지기 불알친구인 남자들은 서로에게 숨기는 것이 없다며 자신만만해 하고, 여자들 역시 문제 없다면서 호기롭게 핸드폰을 식탁에 올려둔다.

그러나 재미로 시작했던 게임은 알람이 울릴 때마다 겉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비밀은 낱낱이 공개되고 죽마고우였던 이들의 숨긴 속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당연히 부부 사이도 안전할 수 없다. 예상 가능한 일이었지만 구태여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오랜 갈등이 표면으로 떠오른다.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급반전되었고, 무촌지간이라는 부부관계, 40년지기 친구관계는 엉망진창으로 꼬여버린다. 고작 두 시간 동안 핸드폰을 공개했을 뿐인데, 엄청난 가식과 지질한 민낯을 알아버렸다.그들은 서로 너무나 가깝고 막역하게 보였지만 결국 보여주고 보이는 모습만 알았을 뿐이다. 그렇다고 믿는 게 속 편하니까.

영화 '완벽한 타인' 영화 '완벽한 타인'

'완벽한 타인'은 관객 입장에서 언뜻 봐도 가성비가 좋은 영화라는 감이 딱 온다. 촬영기간은 한 달에 38억의 순제(순제작비). 이에 마케팅 비용까지 하면 180만 명이면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수 있는 계산이 나온다. 작품은 개봉 6일 만에 가뿐하게 200만을 돌파하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우려도 없지 않았다. '저녁 테이블에서 서로의 핸드폰 공개'라는 소재라면 분명 불륜이나 뻔한 클리셰가 나오겠거니 했다. 그러나 석호와 예진의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 한정된 게임 타임, 딱 7명의 인물로 두 시간은 후딱 지나간다. 한 공간에서 계속 촬영하다 보면 보여줄 수 있는 앵글도 한정되어있고, 연출자나 출연자로서도 답답함을 느끼기 마련일 텐데, 이 같은 우려들도 기우였다.

게임 테이블에 앉혀진 그들에겐 파탄의 상황이겠지만 관객들은 오히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며 훔쳐보기의 쾌감을 만끽하게 된다. 개인적이고 은밀한 성적 취향, 친구 부인과의 불륜, 뒷담화, 금전 문제까지 개인의 치부가 적나라하게 드러어나며 이질적이고도 공감가능한 상황이 계속된다. 나와 다르지 않은 듯 다른 타인의 삶을 엿보기는 인간의 관음증을 명중시킨 것.

영화 '완벽한 타인' 영화 '완벽한 타인'

생각보다 코믹하게 흘러가는 전개나 반전의 해피엔딩 역시 예상외의 수확이었다. 이제규 감독은 한정된 공간, 제한된 인물들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한계를 연출력으로 극복했다. 여러모로 똘똘하고 영리한 영화다.

과연 관계에 있어 최선은 무엇일까.

부부라면 절친이라면 비밀이 없어야 하고 과거나 약점까지 공유해야 하는 걸까. 작품은 친밀한 관계일 수록 서로 모르는 관계처럼 '완벽한 타인'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아이러니하지만 서로간의 비밀의 거리가 존중되었을 때 비로서 관계는 평화로울 수 있다고. 이상의 소설 구절처럼 사람이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이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일지도 모른다.

 

 

 

◆출국

영화 '출국' 영화 '출국'

베를린에 유학 중이던 평범한 경제학자 '영민'은 자신과 가족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북으로 가는 선택을 한다. 이내 실수임을 깨닫고 코펜하겐 공항에서 위험천만한 탈출을 시도하던 그는 가족과 헤어지게 되고, 각국 정보국에 도움을 요청한다. 그러나 그들 역시, 그의 가족의 생사에는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서로 다른 목적으로 그를 이용하려고 감시한다. '출국'은 1986년 분단의 도시 베를린에서 서로 다른 목표를 좇는 이들 속 가족을 되찾기 위한 한 남자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로, 역사상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절, 시대와 이념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던 평범한 남자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펼쳐낼 예정이다.

 

◆여곡성

영화 '여곡성' 영화 '여곡성'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 우연히 이곳에 발을 들이게 된 옥분은 비밀을 간직한 신씨 부인을 만난다. 신씨 부인은 옥분에게 집안에 있는 동안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을 이야기하고, 옥분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서늘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대한민국이 기억하는 그 오리지널 '여곡성'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신씨 부인이 닭 피를 마시는 장면 등 원작에서 회자되는 장면을 최대한 현대적이고 감각적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당시 원작을 기억하는 기성세대 뿐만 아니라 1020관객들까지도 기억할만한 공포를 보여준다는 제작진의 포부가 보인다.

 

◆군산 : 거위를 노래하다

영화 '군산 : 거위를 노래하다' 영화 '군산 : 거위를 노래하다'

전직 시인 '윤영'은 한때 좋아했던 선배의 아내 '송현'이 돌싱이 되어 기쁘다. 술김에 둘은 군산으로 떠나고 일본풍 민박집에 묵는다. 송현이 과묵한 민박집 사장 남자에게 관심을 보이자, 윤영은 자신을 맴도는 민박집 딸이 궁금해진다. 군산에서의 둘의 마음과 시간은 서울과 달리 자꾸 어긋나기만 한다.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는 올해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한, 중, 일 3국 거장들의 신작으로 나란히 선정되어 이목을 끌었다. 장률 감독은 특정 지역, 공간의 질감과 시간의 공기를 담은 영상의 운율을 통해 자신만의 독보적 시선과 서사 방식을 구축해오며 특히 영화와 시, 중국과 한국, 정주민과 이주민, 꿈과 현실 등 경계의 모호함과 긴장감을 관찰하고 탐색하는 작품을 선보여온 장인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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