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품팔이''보장사''거벽'…조선시대 기상천외 직업군
호랑이 잡는 '착호갑사', 매 대신 맞는 '매품팔이', 발로 뛰어 소식 전하는 '보장사', 분뇨처리업자 '예덕선생' 등 기상천외한 직업부터, 헤어 디자이너 '가체장', 과학 수사대 '오작인', 기둥서방 '조방꾼' 등 현존하는 직업까지…. 젊은 한국학 연구자 4명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조선시대 백성의 67개 직업군을 파헤친 신간 '조선잡사'가 출간됐다.◆조선 사회상 반영하는 67개 직업이 책은 조선 여성들이 집안일만 했으리라는 선입견을 바로잡을 '일하는 여성들'로 시작해 '극한 직업', '예술의 세계', '기술자들', '불법과 합법 사이', '조선의 전문직', '사농공상'까지 총 7부로 구성됐다. 각 장의 내용이 연결돼있기 보다는 각 장마다 하나의 직업을 소개하고 있어 어떤 장을 택해 골라 읽어도 무방하다. 특히 '극한직업'(2부)이나 '불법과 합법 사이'(5부)에서는 조선시대 내밀한(?) 사회상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이 책은 조선 사람의 삶을 이해하는 데 요긴한 직업, 현대 독자에게 덜 알려진 직업, 하는 일이 흥미로운 직업 등 세가지 기준으로 소개할 직업을 골랐다. 농부, 의원, 의녀, 다모, 화원, 기녀 등 매스컴을 통해 다뤄져 모르는 사람이 없는 직업은 제외했다.직업의 탄생에는 그 직업이 필요하게 된 사회·문화적 배경이 반영되므로 사회상을 그대로 투영한다고 볼 수 있다. 조선시대 67가지의 직업은 시장, 뒷골목, 술집, 때로는 국경에서 바닷속까지 오가며 치열하게 먹고살았던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와 시대상을 펼쳐낸다.조선 시대 직업의 정확한 실상을 문헌 근거와 함께 들여다보며, 그러한 일들이 어떤 역사적 맥락에서 이루어졌는지도 찬찬히 살핀다. 함께 수록한 컬러 도판은 생생한 이해를 돕는다. 군더더기 없고 딱딱한 설명 투의 문체지만 각 장이 그리 길지 않아 수월하게 읽히는 점도 장점이다.사라져버린 직업도 있고, 비슷한 형태로 남아 있는 직업도 있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먹고사는 일을 둘러싼 보람과 애환이다. 조선시대 보통 사람들의 밥벌이의 역사를 들여다보노라면 '어느 시대든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며 괜히 찡한 마음이 들게 된다.◆인간 메신저, 대리시험 전문가, 호랑이 잡는 군대과거의 국가고시였던 과거시험에도 부정행위가 성행했다. 과거시험장에 대놓고 책을 갖고 들어가거나 예상 답안지를 만드는 행위, 시험지 바꿔치기, 채점자 매수, 합격자 이름 바꿔치기 등 온갖 방법이 동원됐다. 그중 가장 악질은 대리시험 전문가인 '거벽'이었다. 유광억이란 이는 심지어 수수료의 많고 적음에 맞춰 답안지를 작성해주기도 했다.사극에서 중요한 소식을 전할 때 보통 말을 타고 달려가지만 실제 조선에서 말은 무척 비싸고 귀한 몸이었기에 몸값이 싼 사람이 두 발로 달려야 했다. 인간 메신저 '보장사'(報狀使)가 활약한 배경이다. 잘 달리는 노비를 거느린 양반은 정보력으로 권세를 떨쳤다면, 보장사 일을 하는 백성은 밤낮없이 권력자들의 소식을 전하느라 다리가 부르텄다.군대에 대신 가는 아르바이트도 있었다. 조선시대 양인 남성은 군역의 의무를 져야 했는데, 군포로 이를 대신할 수 있었다. 군포를 낼 여력도 없는 이는 품삯을 주고 '대립군'을 고용해 국방의 의무를 대신 지게 했다. 나라에서 직접 대립군을 고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찮았다. 군졸들이 대립군을 사 임무를 맡기기도 했던 것이다.우리나라 직장인의 종착지가 치킨집으로 귀결되는 것처럼, 조선 시대 선비의 종착지는 짚신 삼기 아니면 돗자리 짜기였다. 밑천도 기술도 필요 없다. 조금만 익히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래서 농사짓는 백성은 물론 사찰의 승려도 감옥의 죄수도 모두 돗자리를 짜서 생계에 보탰다.연고 없는 시신을 묻어주고 극락왕생을 빌어준 '매골승'은 어쩐지 독자를 숙연하게 한다. 특히 역병으로 죽은 시신은 병이 옮을까 가족들도 손대기를 두려워했지만, 매골승은 위험을 무릅쓰고 시신을 수습했다. 전쟁과 기근이 일어나면 매골승의 업무는 급증했다. 이밖에 냇가에서 사람을 업어다 건네준 월천꾼 등 조선의 '극한 직업'은 당시의 사회 경제적 상황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조선 사람의 삶이 궁금한 독자나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가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좋다. 저자들은 "직업의 탄생과 소멸, 변화를 살핌으로써 미래의 직업을 전망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며 "어렵고 험난한 업을 이어가는 모든 직업인에게 위로와 격려를 전한다"고 했다. 348쪽, 1만8천원.
2020-11-06 14:30:00
[책] 장호병 수필가, 6년만에 다섯번째 작품집 펴내
장호병 수필가(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가 2014년 산문집 '너인 듯한 나' 이후 6년 만에 다섯 번째 작품집 '눈부처'를 펴냈다.'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대표로 활동하면서 역량 있는 수필가를 발굴해 지도하고 있는 작가의 최근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이 책의 제목인 '눈부처'는 눈동자에 비쳐 나타난 사람의 형상이라는 의미다. 작가는 이번 작품집에서 제목 '눈부처'가 상징하는 '진정한 만남과 교감'이라는 덕목에 기반을 둔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로운 통찰이 돋보이는 수필작품으로 독자와 소통하고자 한다."누구를 만나든 '너'라는 거울 속에서 '나'를 만난다. 내가 정성을 들일 때 교감하는 너가 나에게 진아인 눈부처를 보여줄 것이다. 나 또한 너의 눈부처를 보여주려 눈과 귀를 활짝 연다. 내가 너에게, 너가 나에게 눈부처가 되는 그런 '만남은 맛남'으로 이어지리라."('만남은 맛남' 중에서)이 책은 1부 '코이와 창꼬치', 2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 3부 '길은 끝나지 않는다', 4부 '시간을 가두다'로 구성됐다. 시의적절한 주제, 단정하고 묵직한 문장, 탄탄한 구성, 지성과 논리가 살아있는 깊이 있는 사유가 잘 어우러졌다는 평을 받는다."COVID-19! 코로나 입으로나 귀로나 상처에서 자유롭지 않은 이들이 사랑으로 넉넉해지기를 기대한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는 해마다, 달마다, 날마다 펼쳐지고 있다.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우리가 평등과 공정, 정의가 실현되는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 가운데 우리가 있다. 대한민국 만세!"('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 중에서)작가의 글 속에는 일상에서 포착한 글감에 대한 개인적이고 진솔한 감상과 누구나 공감할만한 따뜻한 주관이 있다. 또 사회 현상의 이면, 미래 세계의 전망 등에 대한 객관적인 설명이나 논리적인 주장, 새롭고 신선한 비전이 담겨 있다."스마트폰을 매개로 한 디지털 자료들은 전달과 배포의 완벽성에도 불구하고 기술변화에 따라 언젠가 사용이 불가능해지고, 예측불허의 재앙이 닥친다면 거의 복구가 불가능하다. 인류가 수많은 세월 동안 이어온 문명과 정보의 전달이 일시에 단절될 위기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종이책의 발행과 보존은 필수적이다. E-book, 그 파고를 지켜볼 뿐이다."('책, 무한변신 앞에서' 중에서)이 책은 다양한 각도의 사고와 열린 구성 방식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일반 독자는 물론 전문 수필가들, 수필가 지망생들에게 권할 만하다. 그림이 아름답고, 글씨 크기가 커서 읽기 편하다. 255쪽, 1만4천원.▷장호병은'시사랑'을 창립, 1997년 6월 제1회 낭송회를 개최한 이래 매월 시낭송회를 10여 년간 지속했다. 시사랑 운동은 전국적으로 불이 지펴져 곳곳에 시사랑 모임이 생겨났다. 대구시문화상(문학 부문), 대구예술공로상, 대구수필문학상, 대구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대구문인협회장, 대구수필가협회장과 육군3사관학교 외래교수, 대구과학대 겸임교수를 역임했다.'웃는 연습', '하프 플라워', '실키의 어느 하루', '너인 듯한 나' 등의 수필집이 있으며, 영문 에세이집 'Half flower', 평론집 '로고스@카오스', 창작 이론서 '글, 맛있게 쓰기'가 있다.
2020-11-06 14:30:00
[책] 무한한 상상이 펼쳐지는 SF 작품 속 모습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책
이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즐기는 SF 작품 속 상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쥬라기 월드', '아이언맨', '공각기동대', '부산행' 등 우리에게 친숙한 작품 속 모습을 과학 이론으로 설명하고 실현 가능성까지 논한다. 하늘을 나는 슈퍼 히어로, 투명 인간, 공룡의 부활 등 그저 꿈 같은 이야기부터 얼어붙은 지구, 핵전쟁, 인공 지능의 반란 등 다소 무거우면서도 현실성 있는 주제까지, 소재별로 다섯 개 장으로 나누어 그것에 얽힌 과학 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도록 구성했다. 부록으로, 재미있게 본 '참고 작품 목록'을 통해 주제별로 눈에 띄는 또 다른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양면성을 가진 과학 기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1장 '생명의 설계도, 유전자가 펼쳐내는 미래 세계'에서는 유전 공학이 불러올 새로운 세상의 모습을 그려본다. 멸종한 공룡의 부활(쥬라기 월드), 유전자로 계급이 나뉘는 사회(가타카), 거미 인간의 탄생(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인류를 위협하는 진화한 유인원(혹성탈출), 복제 인간의 탄생(더 문), 수명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사회(인 타임) 등 작품 속 설정의 바탕이 되는 유전자 기술과 실현 가능성을 분석한다. 말미에 수록한 칼럼에서는 유전 공학 기술의 변천사와 앞으로의 가능성을 살핀다.2장 '진화하는 인류, 우리 곁에 다가온 슈퍼 히어로'에서는 SF 세계에서 활약하는 슈퍼 히어로를 소개한다. 또한 우리를 그들처럼 만들어줄 의체(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로봇 슈트(아이언맨), 구조 활동을 하는 로봇(레스톨 특수구조대), 비행 슈트(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투명 인간(공각기동대), 생각만으로 물체를 움직이는 초능력(염력)과 같은 기술의 원리를 파악하고 현실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예측한다. 칼럼에서는 슈퍼 히어로의 역사를 훑어본다.3장 '멸망하는 세계, 인류가 만든 재앙'에서는 소설, 영화 등에서 그려지는 다양한 인류 멸망의 모습을 다룬다. 모래로 뒤덮인 세상(인터스텔라), 좀비에게 점령된 도시(부산행), 얼어붙은 지구(투모로우), 핵무기가 떨어진 마을(그날 이후), 전염병으로 캡슐에 틀어박혀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는 삶(2032년)의 모습을 현실 상황과 비교함으로써 충분히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칼럼에서는 인류가 만든 재앙, 코로나19와 전염병의 역사를 알아본다◆발전하는 인공 지능과 네트워크, 앞으로의 가능성은?4장 '인간이 창조한 지능, AI'에서는 인간의 사고 능력을 구현한 프로그램인 인공 지능에 관해 이야기한다. 언제든 도움이 필요한 인간에게 달려가는 자율 주행차(전격 Z작전), 양자 컴퓨터의 위협(트랜센던스), 학습하는 인공 지능 로봇(월-E), 인류를 위협하는 인공 지능의 반란(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기계도 인간도 아닌 사이보그(AD 폴리스), 시스템이 인간의 모든 삶을 결정하는 사회(사이코패스)를 주제로 한 작품을 소개하고, 인공 지능이라는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고찰한다. 칼럼에서는 인공 지능의 과거, 현재, 미래를 정리한다.5장 '인간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에서는 네트워크가 만들어내는 미래의 가능성을 소개한다. 모든 일을 네트워크를 통해 할 수 있는 세상(공각기동대), 안경만 쓰면 바로 접속 가능한 증강 현실 세계(전뇌 코일), 전 세계인이 모이는 가상 현실 세계(레디 플레이어 원)를 들여다보고 네트워크가 사람과 사람을 어디까지 연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한다. 또 누가 어디서 무얼 하는지 모든 것을 감시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술의 명과 암(이글 아이)을 살펴본다. 칼럼에서는 인간의 교류와 네트워크 역사를 되짚어본다.책 말미에는 '참고할 만한 작품 목록'을 수록했다. 각 주제와 관련해 본문에서 미처 자세히 다루지 못한 흥미로운 작품을 소개한다. 376쪽, 1만6천원.
2020-11-06 14:30:00
[책] 무역으로 읽는 세계 경제
겨울에도 포도를 먹을 수 있고, 누구나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고, 저녁이면 '왕좌의 게임'을 정주행하는 세계….모두 무역이 있기에 가능한 세계다. 동시에 우리는 미중 무역 분쟁을 시작으로 점점 더 불확실해지는 세계무역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협력하는 경제가 가져오는 이점을 누리면서도 보호무역주의로 역행하는 상황은 왜 발생할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막무가내 관세 폭탄의 도화선은 무엇인가.전 미국 수출입은행장 프레드 P. 혹버그는 무역에 대한 무관심과 오해에 그 원인이 있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무역이 우리의 일상 그 자체라는 것을 환기한다.◆ 이제껏 보지 못했던 무역 재발견책은 오늘날 보호무역주의가 다시 확산되는 원인을 되짚는 것으로 시작한다. 저자는 노예제 존폐를 둘러싼 충돌로만 여겨온 남북 전쟁 이면의 뿌리 깊은 무역 내전에 초점을 맞춘다. 국가 형성 시기부터 수입 규제로 이득을 본 북부 산업도시와 피해를 입은 남부 농업 지역 간의 반목은 오늘날까지 무대만 바뀌었을 뿐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유무역으로 인해 외국의 값싼 인력에 일자리를 빼앗긴 중서부 도시의 선거인단 비중을 고려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것이다.저자는 무역이 우리의 일상에 얼마나 깊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지극히 일상적인 여섯 가지 품목을 선택했다. 샐러드, 자동차, 바나나, 아이폰, 교육, '왕좌의 게임'이 그것이다. 미국산 로메인 상추 식중독 사태 당시 미국은 어떻게 샐러드를 계속 먹을 수 있었을까. 무역 덕분이다. 바나나의 가격은 왜 오르지 않는 것일까. 이 역시 무역 덕분이다. 이들 품목의 여정을 좇으며 이제껏 보지 못했던 무역을 재발견하게 된다.저자는 국제 공급 사슬 또는 가치 사슬을 강조한다. 아이폰 제작에 몇 개국이 참여하는지, 미중 무역전쟁으로 왜 아이폰이 타격을 받게 되는지, 누구나 미국 차로 여기는 쉐보레에 미국 부품은 얼마나 들어가는지 등의 예를 들어 설명한다.이는 서비스무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직접적 수익은 물론 국가 이미지 제고라는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진 교육과 관광 등에서 저자는 이미 세계 경제는 무역장벽이 기능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역설한다.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 무역 규제로 치닫는 보호무역주의는 불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무역으로 인한 패자'인 일자리 문제이 책은 무역의 순기능과 자유무역에 대한 적극적 옹호에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무역에 관한 오해와 편견을 없애고, 그 득과 실에 솔직해져야 보호무역주의 역행을 다시 거슬러 모두가 공존하는 세계 경제로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저자는 '무역으로 인한 패자'인 일자리 문제에 관심을 기울인다. 저자는 무역조정지원조치(TAA, 무역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와 기반이 약해진 기업과 농민에게 일정 기간 금전적·교육적으로 지원하는 제도) 이후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한 현실을 비판한다.이는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농업의 피해에 소극적인 조치를 해오며 '무역이득공유제'(수혜를 받는 기업의 이익 일부를 환수, 농어업 등 피해산업을 지원하자는 제도) 논의는 답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더욱이 '노동 없는 미래'가 예견되는 시점에서 일부 지역과 특정 직업군에 국한되었던 피해가 앞으로는 더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경고로도 읽힌다. 360쪽, 1만6천800원.
2020-10-30 14:30:00
[내가 읽은 책] 아기 새를 품었으니(김현숙/ 국민서관/ 2020)
행복은 뭘까? 행복의 실체가 있다면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형태는 알 수 없지만 행복은 우리들 삶 속에 늘 어딘가에 '끼어'있다고 생각한다. 내 마음과 또 다른 내 마음 사이, 너와 나 사이, 어제와 오늘 사이, 오늘과 내일 사이에 끼어있다. 끼어있으므로 찾아내기가 쉽지 않지만 갈망하며 가까이 가고 싶고, 갖고 싶은 것이 행복이다. 어쩌면 우리 삶은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정의 연속이 아닐까?김현숙 시인의 동시집 '아기 새를 품었으니'를 펼쳐 든 순간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파랑새'에 나오는 틸틸과 미틸이 된 기분이었다.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 갖은 모험을 하지만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고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처럼.김현숙 시인은 푸른 문학상, 눈높이아동문학상을 받았고 첫 번째 동시집 '특별한 숙제' 이후 6년 만에 두 번째 동시집 '아기 새를 품었으니'로 독자들 곁으로 돌아왔다. 시인은 "시를 읽고서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는 작은 존재들의 소중함을 생각해 준다면 좋겠다"고 서문에 밝히고 있다. 작가의 바람은 성공한 것 같다. 왜냐하면 시인은 스스로 생각하는 '행복'을 한 편의 아름다운 노래처럼 곳곳에 배치하여 행복을 품게 했기 때문이다. 시어들은 오래도록 곱씹어도 변하지 않는 행복이었다.'버려진/ 고무신에/ 팬지꽃 피었다// 신발 신은 팬지꽃/ 행복하겠다// 걷고 싶겠다' (팬지꽃 신발)우리는 일상에 쫓기어 소소한 행복들을 모르고 지나가기도 하고, 일상을 헤매다 놓쳐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시인은 현재 내가 찬란하지 않아도, 빛이 나지 않아도 '버려진 고무신'과 '팬지꽃'을 통해 행복과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우리에게 행복을 멀리서 찾지 말고 삶 곁에서 행복을 키워 나가라고 말한다.'잎 한 장 없이/ 줄기만/ 쭉/ 쭉/ 뻗어 내린다/ 땅에/ 닿아서야/ 비로서/ 핀다// 톡'(비꽃)'이름'은 특정한 고유한 이미지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비'는 긍정적 이미지도 있지만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시인은 '비'를 아름다움의 상징인 '꽃'으로 승화시켰다. 비가 내리면 궁상맞게 바라보던 나에서, 앞으로는 '비꽃이 내린다'고 읊조릴 것 같다. 그리고 그 비꽃을 바라보며 행복해할 것 같다.'민들레 씨앗처럼/ 바람에게 힘을 빌리지 않을 거야(중략)멀리 가지는 못하더라도/ 내 힘으로 갈 거야// 톡 톡 톡// 내 길을 갈 거야'(봉숭아 씨앗)우리는 삶이 힘들어지면 회피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통해서 행복을 찾으려고 한다. 다른 사람은 나와 행복을 나누는 사이라는 것을 간과한 채 말이다. '봉숭아 씨앗'은 힘들지만 그 삶을 마주하고 행복을 위한 여행을 결심한다. 시인은 우리에게 '봉숭아 씨앗'을 통해 행복은 비밀의 문이 아니라 마음만 열면 언제나 열려있는 문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행복은 추억에도 있지 않고, 미래에도 있지 않고, 현재에 있다고 생각하는가?행복을 찾는 사람이 아닌 행복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그렇다면 김현숙 시인의 '아기 새를 품었으니'가 파랑새를 만나고 그 품에 안기는 길로 인도할 것이다.최중녀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2020-10-30 14:30:00
[책] 권좌의 끝에서 비극 맞는 대한민국 대통령…불행의 고리를 끊으려면
"왜 대한민국 대통령의 불행은 반복될까?"우리 국민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봤을 질문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불행한 말로를 맞는 경우가 많다. 신간 '한국의 불행한 대통령들' 역시 바로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됐다. 학자이면서 정치나 행정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6인의 저자가 '아름다운 전직 대통령'의 탄생을 바라며 이 책을 썼다.◆성공한 나라의 불행한 대통령'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성장한 대한민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신생국가 중 상당히 성공한 나라로 손꼽힌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이런 대한민국의 국정을 운영하는 최고 책임자일 뿐 아니라, 정치인이 다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 사전 검증과 공개 경선이라는 험난한 과정을 통과한 후, 국민 다수의 선택까지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런 역경을 뚫고 전 국민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여 한 나라의 최고 책임자 자리에 오른 대통령의 끝은 끊임없이 불행했다.이 책은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역대 대통령들이 불행한 말로를 겪게 된 원인들을 정치, 외교, 언론, 리더십 등의 측면에서 분석해보고, 이러한 불행을 더 이상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처방과 대안을 제시한다. 특히 이 책은 '역대 대통령의 연이은 불행'이라는 현상을 한국식 민주정치의 구조적 특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삼고 있다.대통령 중심제인 우리나라의 정치 문화는 그에 맞추어 '대권'이란 이름으로 전근대적으로 형성됐다. 대권을 잡기 위해 한 인물을 내세운 세력이 모인다. 그 세력들은 대권 창출 후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위해 노력하지만, 일부는 사익과 관련된 일로 대통령을 위기에 처하게 하거나 국정 운영에 차질을 빚게 하기도 한다. 이 책은 '대권'의 이면에 대통령의 불행한 말로에 대한 시사점이 담겨있다고 말한다.◆대통령의 성공의 장애물'외교 함정'이라고 불릴 정도로 힘겨운 외교 현실은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와 국정 과제 추진 동력을 빼앗는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의 인구와 2위의 경제력을 가진 중국과 한때 한반도와 동아시아를 점령했고 세계 3위의 경제력을 가진 일본의 틈바구니에 끼여 있다. 패권국인 미국은 우리나라와 일본을 동맹으로 묶어 동아시아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데다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의 현실에서 북한에는 주체사상과 핵무기로 무장한 세습 정권이 버티고 있다.정치 제도적인 측면에서 보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와 '5년 단임제', '승자 독식'의 부작용도 적잖다. 대통령에 대한 지나친 권력 집중은 산업화 시기에는 민주주의를 희생시켰고, 민주화 이후에는 소통과 타협을 부정하는 권위주의의 잔재로 남아 민주적 정치 문화의 정착을 어렵게 만들었다. 장기 독재를 막기 위해 도입한 '5년 단임제'는 국정 운영의 불안정성과 비효율성을 초래했으며, 상대방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 설 자리가 없는 '승자 독식'으로 이어졌다.권위주의 사회에서 자라난 역대 대통령들에게는 민주적 리더십도 부족했다. 청와대가 국민과 소통하는 방식은 지극히 일방적이고 단순했으며, 국민에게 그저 통고하는 행위를 국민과의 소통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짙었다.대통령의 불행은 언론과도 관련이 깊다. 1970년대 이후 한동안 권위주의 지배 체제가 한창일 때, 국민들은 언론의 자유가 권위주의 독재에 맞서는 데 반드시 필요한 도구라고 인식했다. 하지만 언론이 정치 권력과 협력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오히려 언론은 민주주의 발전의 장애 요소가 되기도 한다.◆불행의 고리를 끊으려면이 책은 대통령의 비극의 고리를 끊을 방안에 대해 ▷국정운영의 비선 실세 방지 ▷권력의 사유화 예방 ▷인사에 있어서 전문성과 충성심의 조화 및 탕평인사 ▷협치를 통한 통합적 리더십(통합과 포용의 자세) ▷21세기형 양방향 소통 방식 ▷팩트 체크의 보편화 등 다각도로 제시한다. 그러면서도 앞서 언급한 방안은 기술적인 방안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대통령 불행을 초래하는 정치적 외연, 즉 '87년 체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저자들은 말한다.저자들은 "지도자가 된다는 것, 특히 한 국가의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개인에 게 축복이면서도, 더 좋은 후보자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정치적 기회를 빼앗은 채무일 수도 있다.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과 소통하고 후진적 정치 문화를 개선해나갈 때 비로소 대통령의 불행을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72쪽, 1만6천원.
2020-10-30 14:30:00
[책] 코로나19로 달라진 트렌드 “조용해진 라이프스타일의 시끌벅적한 뒷이야기”
2020년,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바이러스로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방식이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2021년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까? 누군가에게는 혼란의 시기가, 누군가에게는 전에 없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희망의 시기가 될 수 있는 기로에 서 있다. 어디에 속하느냐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방향을 어떻게 정하고 나아가느냐에 달려 있다. 이 책은 16가지의 키워드를 통해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소비자들의 생활양식과 그 변화의 추이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2021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는?이 책은 글로벌 광고마케팅 회사에서 근무하는 9명의 컨설턴트가 치열한 분석 끝에 내놓은 특별한 보고서다. 그저 변화하는 현상의 나열이 아닌 변화의 원인과 그 변화가 궁극적으로 가져올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시사점과 활용 가치에 주안점을 뒀다. 나아가 코로나19를 겪으며 여러 사회적 원인이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바꿨고, 앞으로의 마케팅 활동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의 삶과 맞닿은 4가지 키워드인 '일상', '놀이', '세상', '마케팅', 그리고 브랜드 인덱스 조사 결과로 도출한 '스페셜 리포트'를 통해 2021년을 그려보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첫째 파트 '일상'에서는 디지털화 시대에 자기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만 하는 이유를 소개한 '전지적 자기 관리', 귀찮게 느껴질 수 있는 추천 알고리즘을 피하는 방법뿐 아니라 알고리즘을 현명하게 역이용해 소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비욘드 알고리즘'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자신만의 뚜렷한 주관을 유지한 채 남을 선택적으로 따라 하며 소비하는 '스마트 카피캣', 호텔에서만 받던 다양한 서비스를 아파트에서도 받을 수 있는 등 집안일의 아웃소싱과 관련된 '홈시어지 서비스'를 다룬다.둘째 파트 '놀이'에서는 시간 여행을 연상시키면서 콘텐츠의 흥행 패러다임을 뒤흔들어놓은 '소환 놀이', 새로운 자아와 세계관이 탄생하는 '부캐의 세계', 유튜브를 필두로 기존 콘텐츠의 지각이 변동하는 '서브 콘텐츠 전성시대', 이동 수단에서 놀이 플랫폼으로 탈바꿈한 '슬기로운 자동차 생활'을 이야기한다.셋째 파트 '세상'에서는 더이상 잠재 고객이 아닌 현재의 소비자로 변모하고 있는 '21세기의 아이들', 쿠팡, 배달의 민족처럼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점점 입지가 강화되는 '긱 소사이어티', 불안정한 고용 시대에 맞서 재테크와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현상을 다룬 '동학개미운동'을 살펴본다. 또 기업이 주도하는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점차 두각을 드러내는 인플루언서 같은 개인들의 무서운 확장세를 짚은 '디지털 보부상'도 소개한다.넷째 파트 '마케팅'에서는 콘텐츠 시청을 방해하는 애물단지 같던 광고가 이제는 각광받는 콘텐츠로 변모한 사연을 담은 '포스트 뒷광고', 마케터가 반드시 알아야 할 소셜 마케팅의 새로운 주류 트렌드로 떠오른 '브랜드 아바타', 코로나19라는 변수 앞에 새로운 행보를 보이며 위기 속에서도 사랑을 받는 '모두의 럭셔리', 상품과 서비스 제공자 역할을 넘어 사회 이슈에 대해 하나의 인격체처럼 목소리를 내는 현상인 '브랜드 액티비즘'을 살핀다.◆주목받을 브랜드에 대해 심층 분석한 '스페셜 리포트'이 책 말미에는 '스페셜 리포트'가 수록돼 있다. 이는 소비자 행동과 브랜드에 대한 태도, 마케팅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기존 방식으로 분석한 지수들에 의존한다는 비판적 시선에서 나온 결과물로, 앞으로 주목받을 브랜드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한 내용이다. 마케팅 환경의 변화와 브랜드가 가진 고민을 가장 가까이에서 체감하는 광고대행사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겪은 경험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저자는 "어떤 브랜드가 쿨하다는 것은 그 브랜드가 가진 총체적인 매력을 의미한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쿨의 가치를 파악하고 동시대의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 요소를 강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경쟁력이 될 것이다"고 말한다. 320쪽, 1만8천원.
2020-10-30 14:30:00
[책체크] 판소리 흥보가/ 남경옥 지음/ 민속원 펴냄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 정순임 명창의 제자이자 현직 중학교 음악 교사 남경옥 씨가 정순임 창본 정간보 시리즈로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라는 악보집을 펴냈다.판소리를 악보화하는 작업은 쉽지 않다. 판소리가 갖고 있는 넓고 깊은 소리의 세계를 기록한다는 자체가 음악의 본 모습을 왜곡할 수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저자는 "악보집의 발간이 미래 후학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소리 향상에도 도움이 되며 작창 능력을 배양하는 데 기초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발간 취지를 밝혔다.판소리계 거목 장월중선의 소리를 잇고 있는 정순임 명창을 만난 인연으로 국악의 맛과 멋에 빠진 저자는 국악의 교육자이자 향유자, 전승자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판소리의 구비전승에 만족하지 않고 판소리가 가진 소리의 세계를 구조화하여 보다 섬세하게 기보화했다.이 책의 구성은 정간보를 중심으로 한다. 부록에서 일부 대목을 가락선보로, 전체 가락을 오선보로 제시했다. 정간보는 장단이 시각적으로 드러나고 사설의 말붙임새를 한눈에 알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가락선보는 정간보의 장점에 더해 가락의 진행, 시김새 등을 시각적으로 잘 표현해내지만 지면을 많이 차지해 일부만 실었다. 가야금, 거문고 등 여러 악기의 반주를 곁들이거나 여러 쓰임새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하며 오선보도 함께 수록했다.이 악보집은 성악곡의 중요한 핵심요소인 사설과 이야기 전개를 악보화하는 데 잘 반영하고 있으며 판소리 연주자가 갖추어야 할 성음, 목, 소리길, 시김새, 단전의 운용까지 표현하고 있다.추천사를 쓴 변미혜 한국교원대 교수는 "판소리 악보화는 판소리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보편성을 지니면서도 판소리가 가진 음악의 특징을 지켜내는 계승적 관점에서 고민이 큰데, 이 책은 그런 고민의 해결 방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판소리에 입문하려는 이들이 좋은 교과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379쪽, 4만9천500원.
2020-10-30 14:30:00
[책] 대구문인협회, 대구 알리는 책 잇따라 출간
지난 2월 18일 이후 대구는 코로나19와 처절한 싸움을 벌였다. 생필품 사재기도 일어나지 않는 등 대구시민들은 의연하게 대처했다. 신종 바이러스와의 처절한 싸움에서 차츰 승기를 잡아 4월 10일, 드디어 '신규발생 0'의 고지에 올랐다. 이 싸움은 국민적 관심과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방역의 모범 사례가 되었다.대구문인협회는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여온 대구시민의 모습과 삶을 '2020 위대한 대구의 기록 1, 2'에 담아 출간했다.이와 함께 전국의 유명 시조시인들에게 대구를 주제로 하는 원고를 청탁해 대구테마시조집을 펴내 주목을 받고 있다.◆문인들이 쓴 코로나19 극복기대구의 문인들은 시민들의 정서적 심리적 상황과 풍경을 글로 담아내는 것이 사명이라고 믿었다.'2020 위대한 대구의 기록' 출간을 위해 시와 동시·동화, 수필, 소설 등 문학의 다양한 장르에 걸쳐 접수된 원고는 수백 편에 이른다. 이는 대구의 문인들이 이 엄정한 사태를 몸소 겪고 부딪치며 직시해 왔다는 것을 웅변한다.두 권의 책으로 엮어 나온 이 책의 1권은 '살아 있습니더', 2권은 '그래도 꽃은 피고'라는 부제가 각각 붙었다. 1권에는 동시 31편, 시조 18편, 시 188편(부록에 수록된 시 10편 포함), 내방가사 1편이 각각 실려 있다. 2권에는 수필 93편, 동화 6편, 소설 6편이 각각 실려 있다. 두 권의 책에 수록된 작품은 총 343편이나 된다.대구의 문인들이 대구의 위대한 모습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이 책은 이를 모아 펴낸 기록물이다. 운문과 산문으로 이뤄진 전대미문의 코로나19 극복 기록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한다. 앞으로 비슷하게 닥쳐올 여러 현대적 재난에 대비해 교훈으로 삼을 수도 있는 값진 기록이다. 각권 392~472쪽, 비매품.◆대구 테마 시조집'수성못 산책하며 수련과 수작하다/ 난분분 그리움에 흔들리는 마음자리/ 수밀도 네 가슴 위에 노숙이라도 하고 싶다.' (김복근 '대구와 자고 싶다' 중에서)대구문인협회는 '대구 알리기 문학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전국의 유명 시조시인들에게 대구를 주제로 하는 원고를 청탁해 대구테마시조집 '대구와 자고 싶다'를 펴냈다. 이 기획에 참여한 '오늘의시조시인회의' 소속 시조시인들은 윤금초, 이우걸, 박옥위, 박기섭, 오승철, 이정환, 오종문, 이승은, 정수자, 김복근, 이종문, 염창권 등 모두 159명이나 된다.제목을 보면 '희망교' '향촌동 시간' '시지에서' '김광석', '화백 이인성', '상화의 여인이 되어' '대구 막창' '따로국밥' '서문시장 납작만두' 등 대구시민에게 익숙하다.시조시인들은 대구의 문물과 인물, 사건, 장소 등 대구와 관련된 모든 소재들을 취해 시조로 창작했다.대구문인협회는 이 책을 한국문인협회의 전국 지회와 지부를 비롯해 공공 도서관과 기관 등에 배포해 대구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박방희 대구문인협회 회장은 발간사에서 "우리 고유의 정서와 가락으로 읊어낸 대구의 문물과 사람, 나아가 대구 곳곳의 이야기들을 작품으로 창작하여 한 권의 책으로 펴냄은 대구와 대구 시민들에게 커다란 위안과 상찬이 될 것"이라고 했다. 184쪽, 1만2천원.
2020-10-23 14:30:00
[내가 읽은 책] 행복으로 가는 공정의 차표
"사람은 대부분 옳고 그름을 분간하고, 그른 것을 옳게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그 능력을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날지 않는 새들 같았다. 마지막으로 날아 본 게 언제인지도 모를 비둘기들이었다. 나는······"(378쪽)공정의 개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공정(公正)은 공평하고 올바름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공정하게 돌아가야 한다고 학교에서 배웠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어느새 공정의 개념을 잊고 살아가는 듯하다. 불이익에 익숙해진다고 해야 할까? 학연, 지연, 사회적 관계 등에 내세울 것 없는 우리는 어느덧 누군가에게 밀리고 또 밀리고, 때로는 밀리는 것조차도 모르게 밀리면서도 그 체념을 조용하게 잘 삭이는 것이 나의 자존심이고, 세련된 방식이라고 생각하게 된다.우리는 이미 공정사회 개념에서 벗어나 버린 걸까? 장강명의 '산 자들'을 읽으면서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현재 우리 사회 곳곳에서 비상을 꿈꾸지만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는 약자들의 이야기이다. 그 약자는, 약자로 자리 매겨져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때로는 나의 이야기, 아니면 너의 이야기, 그래서 우리들의 이야기다.이 책은 자르기, 싸우기, 버티기 세 단락으로 나뉘어 있다. 1부 자르기는 '알바생 자르기'(해고), '대기발령'(구조조정), '공장 밖에서'(해고, 구조조정, 노조)로 구성되어 있고, 2부 싸우기는 '현수동 빵집 삼국지'(자영업, 경쟁), '사람 사는 집'(재건축), '카메라 테스트'(취업), '대외 활동의 신'(지방대, 취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3부 버티기는 '모두, 친절하다'(고단한 샐러리맨들의 일상 모습), '음악의 가격'(예술노동자의 애환과 구조적 문제), '새들은 나는 게 재미있을까'(급식 비리와 맞서는 학생들)로 구성되었다.10편의 단편 중 특히 감명 깊었던 이야기가 있다. '모두, 친절하다'는 주인공이 살면서 가장 운이 없었던 날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오늘 하루 동안 만난 모든 분들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친절한 분이셨고, 바쁘고 짜증 나 있었던 건 주인공이었을 뿐이었다. 관점에 따라 가장 운이 없던 날이 가장 행복한 날인 것이다.'새들은 나는 게 재미있을까'는 급식 비리에 맞서는 학생들의 이야기다. 기준, 주원, 제문은 급식 비리 학교를 상대로 학교에 전단지도 뿌리고 언론 인터뷰도 하고 교감 선생님의 협박에도 맞선다. 결국 중,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이 뒤바뀌는 것으로 수습되었지만, 기준은 끝까지 변화를 위해 버티고 있다.장강명의 소설은 어렵지 않다. 내 이야기나 주변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현실감 있게 빠져들었다가 어느덧 사회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된다. 내 삶이 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삶이 사회적이라는 걸 알아차리게 한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소소한 이야기 속에서 깊은 울림을 받게 된다.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서는 정의란 미덕(美德)과 공동선(共同善)으로 향해 가는 것이라고 했다. 정의와 공정은 서로 배려하고 공동의 행복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2010년, 20년대의 대한민국을 그린 장강명의 소설 '산 자들'에서는 이렇게 소외되고 아픈 일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우리들의 미래는 배려와 공동 행복 지향으로, 공정하고 행복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 그 행복으로 가는 길에는 공정이라는 차표가 있다.이은영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2020-10-23 14:30:00
[책] 일본 가톨릭 성지 '나가사키'의 또 다른 이름, '일본 근대화 디딤돌'
일본 가톨릭의 성지라 불리는 '작은 로마'이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 투하의 비극을 지닌 나가사키에는 또 다른 이름이 있다. 에도막부 쇄국 시대, 일본이 나가사키에 '데지마'라는 해외 무역 창구를 마련하면서 나가사키는 일본 근대화의 디딤돌이 됐다.◆일본 근대화의 분기점, 나가사키도쿄, 후쿠오카, 요코하마, 나가사키에서 외교관과 대학교수로 18년을 지낸 서현섭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나가사키와 근대화와 대해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해 신간 '한중일의 갈림길, 나가사키'를 펴냈다.그는 근대화를 태동시킨 나가사키시를 중심으로 나가사키의 역사와 문화, 나가사키와 한국, 중국과의 관련되는 이야기를 총망라해 모두 담았다. 한 권의 '나가사키 아카이브'를 만든 셈이다.책은 '근대화의 출발점 나가사키' '근대화의 디딤돌 나가사키' '나가사키의 빛과 그림자' '나가사키에 드리운 조선의 그림자' 등 총 4부로 구성돼있다. 나가사키와 관련된 역사, 사회, 인물, 한국·중국과의 관계를 총망라해 들여다보며, 사진물과 그림 자료가 곳곳에 삽입돼 이해를 돕는다.일본 열도 서쪽 끝에 위치한 나가사키는 고대로부터 대륙과 일본을 잇는 가교 역할을 했으며, 막부의 직할령으로 일본 유일의 무역항으로 번영을 누려 왔다. 또한 대륙과 서양에서 유입된 외래문화와 일본 문화가 융합되어 나가사키만의 독특한 문화가 형성되었다.2018년 현재 나가사키현의 가톨릭교회에 소속되어 있는 신자 수는 약 6만2천 명으로 현 전체 인구의 약 4.4%다. 일본 전체의 가톨릭교회 신자는 전체 인구 대비 약 0.34%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나가사키가 '작은 로마'라 불리는 이유를 알 만하다.쇄국 시대에 일본이 나가사키에 데지마라는 서양을 향한 통풍구를 마련하면서부터 한국과 일본은 전근대와 근대의 갈림길에 들어서게 된다. 이를테면 나가사키는 한중일 근대화의 분기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카스텔라 고향, '나비부인' 배경…나가사키의 여러 면면에도 막부(1603~1867)는 권력의 확립과 유지를 위해 통상의 상대와 교역항을 제한하는 '쇄국정책'을 택했다. 그러나 에도 막부가 대외 교류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은 아니며 일본 역사 교과서에는 에도시대 국제 관계를 쇄국 일변도로 기술하기보다는 나가사키, 사쓰마, 마쓰마에, 쓰시마 등 '네개의 창구론'으로 설명하고 있다.16세기 중엽까지 한촌에 불과했던 나가사키는 포르투갈인이 도래하면서 일본 유일의 무역항으로 주목을 받게 됐다. 도쿠가와 막부는 1634년 나가사키의 유력 상인 25명에게 공사비를 갹출해 '데지마'라는 부채꼴 모양의 인공섬을 만둘어 포르투갈인을 수용했다. 이후 1641년 히라도의 네덜란드 상관을 데지마로 이동시키면서 데지마 상관은 일본에서 유일한 서양 문화 전래 창구가 됐다.이처럼 에도시대 일본은 쇄국을 표방하면서도 나가사키의 데지마 상관을 통해 국제 정세 변화를 탐지하고 천문, 지리, 의학 등의 서양학문을 수입해 배우고 익혔다.이밖에도 이 책에는 유럽상관의 각축장 히라도, 국제적 환락가 마루야마, 중국인 격리 장치 도진야시키, 짬뽕의 발상지 시카이로 등에 대한 소개가 실려있다. 나가사키 카스텔라, 덴푸라를 소개하는 장은 미식가 독자의 눈길을 끌고, 오페라 3대 걸작 중 하나인 '나비부인'이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미국 해군 중위와 일본 게이샤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는 나가사키에 씻을 수 없는 상처다. 당시 나가사키는 미쓰비시 나가사키 조선소의 세계 최대급 전함 무사시의 건조, 나사사키 병기 제작소의 어뢰 제조 등 군수공업적 성격이 강한 도시였다. 원폭 투하로 인한 사망자는 나가사키시 24만 시민 중 약 7만 4천 명, 부상자는 약 7만 5천 명으로 추산된다. 현재 원자폭탄 투하 중심지와 그 주변에는 원폭자료관, 평화공원 등 관련 시설이 자리하고 있다.저자는 "근대화를 태동시킨 나가사키라는 무대에 등장한 일본인들의 왕성한 지적 호기심, 정통과 이단을 가리지 않은 유연한 사고방식, 그리고 철저한 프로정신이 일본으로 하여금 한국, 중국과는 다른 역사적 길을 걷게 했다는 역사의 단면을 평이하게 풀어 보았다"며 " 동아시아 속 일본과 일본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264쪽, 1만5천원.▷저자 서현섭은주일한국대사관 발령을 계기로 일본과 인연을 맺어 주일대사관 참사관, 후쿠오카 총영사, 요코하마 총영사 등을 역임했다. 부경대학 초빙교수, 일본 규슈대학 특임교수, 나가사키 현립대학 교수 등을 지냈고, 현재는 나가사키 현립대학 명예교수로 일산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일본 신문 사설 강독을 맡고 있다.'일본은 있다' '지금도 일본은 있다' '일본인과 에로스' '일본인과 천황' '근대조선의 외교와 국제법 수용' '모스크바 1200일' 등을 펴냈다.
2020-10-23 14:30:00
[책 CHECK] 마흔, 일상의 재발견/ 서병철 지음/ 이담북스 펴냄
'독서와 사색으로 길어온 일상의 깨달음'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글과 자연, 삶, 노동, 사람, 인문, 꿈 등 7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에서는 독서와 책, 글에 대해 이야기한다. 2장은 자연 예찬과 문명의 가속에 대한 경종을, 3장은 정의로운 삶과 소박한 삶에 대한 사유를 논하고 4장은 앞으로 일과 자신의 변화에 대해, 5장은 나와 나를 존재케 한 사람들을 향한 찬사와 애정을 담았다. 6장은 인문적 통찰, 마지막 7장은 평소 자신이 품고 삭인 현실 너머의 꿈을 이야기한다.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 책에는 마흔의 지평을 지나면서 마주한 일상에 대한 독서와 사색이 남긴 기록들이 담겼다. 마흔이라면 폭염이 막바지에 이른 인생의 어느 시점이다. 드세고 무성한 잎사귀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혹은 더위 먹어 축 늘어진 모습으로 홀로 맹렬히 더위와 고군분투하는 시기다. 이 글은 그 고투의 흔적이자 삶을 향한 예찬"이라고 썼다. 372쪽, 1만6천원.
2020-10-23 14:30:00
가서로 본 퇴계의 삶과 사상…퇴계의 인간적 모습 보여주는 '가서' 연구 번역서 발간
그동안 퇴계 이황에 대한 연구는 주로 철학사상에 집중돼 있었다. 그만큼 그의 일상생활과 제가(齊家), 생활 모습 등 신변을 둘러싼 연구는 별로 없다. 이 책은 고 권오봉(1930~1999) 박사의 1986년 일본 츠쿠바대학 박사학위 논문 '이퇴계 가서(家書)의 총합적 연구'를 수정·보완한 것이다. 가족과 친지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퇴계의 인간적 면모를 들여다볼 수 있다.◆가서란?퇴계는 주변의 사람에게 편지를 많이 썼다. 편지를 통해 집을 다스리고 집안 사람을 교육하며 처세술을 훈계했다. 친근한 사이의 대화와 측근에서 멀어진 수많은 집안사람에게 자주 편지를 보내어 교훈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의지를 전달했다.퇴계는 또한 서간을 중요한 저술로 보았으며, 서간을 통해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았다. '주자서절요'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자기를 글로 반성하고 있을 정도이다. 자신의 서간을 '자성록'으로 엮어 스스로 돌아본 것도 모두 그런 맥락에서다.퇴계의 서찰은 확인된 것만 2천여 편에 달한다. 그 중 가문 내의 사람들에게 보낸 서찰이 937편이 있다. 친구, 지인, 문하생 등에게 답한 서찰을 서간(書簡)이라 하고, 가문의 사람들에게 보낸 서찰(書札·편지)을 가서라고 한다.퇴계는 가서로 집안사람을 교육하고 자신의 거취와 건강상태의 진상을 입증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관점과 대응책도 일려줬다.◆"인권을 차별하지 않은 퇴계""지금 들으니 젖 먹일 종이 서너 달밖에 되지 않은 제 자식을 버리고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고 하는구나. 이것은 그 자식을 죽이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중략) 대여섯 달 동안은 (제 자식과) 함께 먹이게 하면서 서로 살게 하다가 , 여덟아홉 달쯤 되어 여기서 올려 보낸다면, 이 아이도 역시 죽을 먹임으로써 목숨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니, 이렇게 한다면 둘 다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는 게 정말 옳지 않겠느냐? (중락) 먼저 편지로 고하니 다시 생각해 보아라."서울에 살던 손자가 아이를 낳았으나 산모의 젖이 잘 나오지 않자 비슷한 시기에 출산한 종을 유모로 보내 달라는 요청을 받고 퇴계가 쓴 답장이다. 이 서간은 퇴계가 손자에게 유모를 서울 집으로 보낼 수 없음을 나타낸 것이다. 결국 퇴계의 증손자는 목숨을 구하지 못했다. 이 서간은 인간 생명을 사랑하고 자기 자손과 노비의 인권을 차별하지 않은 퇴계의 면모를 보여주는 대목이다.◆"어른의 역할 몸소 실천한 퇴계, 현시점 호출 필요"책은 상·중·하 총 3권으로 돼 있다. 상권은 수신(修身), 중권은 제가(齊家), 하권은 치국 평천하(治國平天下) 관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책임하에 퇴계학 전문가인 이상린·진갑곤 박사가 한문 번역을 맡고, 김정곤 박사가 일본어 번역을 맡았다. 부록에는 이주용 사진작가가 촬영한 안동 등지의 퇴계 관련 유적과 풍경 사진을 실었다.책임 및 교열을 담당한 최재목 교수는 "덕은 없고 덕망있는 어른을 잃어버린 법의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어른의 역할을 몸소 실천한 퇴계를 호출한 필요가 있다"면서 "교육에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이동건 영남퇴계학연구원 이사장은 "퇴계 선생을 알고자 하는 분들이 필독해야 할 책이라고 판단해 힘들게 펴냈다"며 "이 책으로 퇴계학이 더욱 널리 알려지고 깊이 연구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1천20쪽(상중하), 10만원.▷저자 권오봉은저자(1930~1999)는 영남대 국문과와 대학원을 수료하고 일본 쓰쿠바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포항공대 창설팀으로 초빙돼 교양학부 교수를 지냈다. 저서로 '동암공전'(東巖公傳), '충의공전'(忠毅公傳) '퇴계시대전'(退溪詩大全), '퇴계서집성'(退溪書集成) 등이 있다. 퇴계학 국제학술상과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했다.
2020-10-22 15:53:23
[책]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세계…한국의 대응은
요즘 전세계의 화두는 코로나19와 미국 대선이다. 코로나19로 각국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중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미국과 세계의 역사가 달라질 수 있다.미국 대선 결과는 한국에게도 큰 관심사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북한 핵 문제와 한미동맹의 미래도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이 책은 코로나19 팬데믹과 2020 미국 대선 결과가 바꿔놓을 국제질서, 중국과의 패권전쟁, 우리나라 정치, 경제, 외교, 사회 부문의 변화를 전망한다. 저자는 미국 대선 판도를 결정할 핵심적인 이슈로 경제를 꼽았다. 경제를 뛰어넘을 변수가 있다면 코로나19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미 관계, 어느 대통령이 유리할까이 책은 한미동맹과 주한미군 철수 등 민감한 문제도 언급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10억달러 수준의 방위비 분담금을 50억달러로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전후로 방위비 분담에 대한 압박과 함께 주한미군 감축·철수 카드를 쓸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동맹과 다자간 협력에 기초한 대외정책을 토대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방침을 바로잡을 거라는 생각도 책 속에 담았다.◆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무엇이 달라질까이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 증시는 상승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 미국은 최고의 경제 호황을 맞이했다. 미국 다우지수가 최고치에 도달했고 실업률은 최저치였다. 이는 철저히 기업 친화적, 성장 친화 정책을 펼친 덕분이다. 법인세 인하, 개인소득세 감면, 미국 우선주의, 중국과의 무역전쟁, 저금리 정책 등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은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계속될지 주목된다.이 책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달러 약세가 빨라지고 미국 증시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그의 철학상 자유무역주의를 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금이 인상되니 기업 실적은 나빠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주던 셰일가스, 석탄, 철강 등의 주가는 떨어지고 반도체, 전기차, 수소차, 2차 전지,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헬스케어 관련 업종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저자는 전세계 수소차를 양분하는 현대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가장 큰 변수는 미국 선거제도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는 전국 득표수에서 클린턴 후보에게 300만 표나 뒤지고도 승리를 거두면서 이변을 낳았다. 이는 통계의 기적이자 미국 선거제도의 특이점일 수 있다.미국 대선의 가장 큰 변수는 선거제도라는 말이 가능하다. 미국 선거제도를 다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려운 제도를 택하고 있다. 이 책은 누구나 쉽게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라면 미국은 거기서 크게 멀어져 있다고 주장한다.저자는 김준형 국립외교원장(한동대 교수)이다. 외교·안보 전문가인 김 원장은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외교·안보 분과 위원, 청와대 국가안보실·외교부·통일부 자문 위원을 지냈다. 또 민간 싱크탱크인 사단법인 한반도평화포럼 외교연구센터장 등도 역임했다. 240쪽, 1만3천800원.
2020-10-16 14: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