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책

 
구자형 작가, 방탄소년단 세번째 평전 BTS7 출간

구자형 작가, 방탄소년단 세번째 평전 BTS7 출간

방탄소년단 세 번째 평전 'BTS 7'이 출간된다.스타 방송작가 구자형은 지난 2018년 'BTS 어서와 방탄은 처음이지'와 2019년 음악소설 'BTS&비틀즈'에 이어 방탄소년단 세 번째 평전 'BTS 7'을 출간했다.이번 책은 고통을 오히려 음악 에너지로 삼아 사랑, 희망, 감사를 이끌어내는 BTS의 놀라운 음악적 가치를 베테랑 방송작가의 예리한 눈으로 추출해낸다.지난 2월 21일 발매한 BTS 'Map of the Soul 7'앨범 리뷰와 함께 신곡'ON'과 김소월의 시'진달래꽃', 그리고 BTS 음악과 '처용가'와의 기발한 연관성을 이끌어낸다.또한 BTS와 비틀즈를 비롯, 기타의 신 지미헨드릭스와 Hope, 빌리조엘과 RM, 프린스와 지민, 조지마이클과 슈가, 엘비스프레슬리와 진, 마이클잭슨과 정국, 레너드코헨과 뷔 등 각 멤버들과 월드 레전드들의 비교 분석도 흥미롭다.아미들에 대한 사랑과 평화의 이야기를 형상화한 시는 코로나로 답답해하는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기대한다.구자형 작가의 BTS 책들은 미국, 일본, 베트남에서 번역 출간됐으며, 이번 BTS7도 해외 여러 나라에서 번역 출간이 논의중이다.한편, 구자형 작가는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와 송승환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로 유명하다. 특히 전인권, 한영애 등이 참여했던 한국모던포크 음악운동 모임 '참새를 태운 잠수함'을 이끈 주역이기도하다.

2020-04-22 10:26:05

[책] 만화로 만나는 가슴 뛰는 역사의 그날…4·19 혁명을 기리며

[책] 만화로 만나는 가슴 뛰는 역사의 그날…4·19 혁명을 기리며

4·15 총선의 대장정이 막을 내렸다. 선거가 끝난 시점에서 다시금 소환한 이유는 4·19 혁명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선거로 상징되는 민주주의를 우리가 그저 거저 얻은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다.우리 사회가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룩하기까지 불빛 한 점 없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오듯 수많은 역경과 맞서야 했다. 민주주의는 평범한 시민들이 부정한 권력의 억압에 민주화운동으로 대항해 쟁취해냈다. 유권자 모두가 참여할 수 있고 유권자의 표가 동등한 가치를 지니는 진정한 의미의 선거.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의 꽃(선거)을 피운 것은 민주화운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민주화운동의 역사를 그저 기록으로 접할 수밖에 없는 젊은 세대를 위해 역사를 올바르게, 역사적 장면들을 생생히 전달하고자 기획된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시리즈가 출간됐다.◆역사적 의미와 만화적 재미 동시에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기획하고 김홍모, 윤태호, 마영신, 유승하 등 네 작가가 참여해 각각 제주4·3,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을 배경으로 만화를 그렸다. 올해 4·19혁명 60주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이 작품의 출시는 더 뜻 깊다.기획에 참여한 네 작가는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재창조했다. 역사적 사건들을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주인공의 시선을 통해 조명함으로써 역사적 의미와 만화적 재미를 고루 담았다.김홍모는 제주 해녀들의 항일시위와 제주4·3을 연결해 그려내는 상상력을 발휘해 해녀들의 목소리로 제주4·3을 회고한다. 윤태호는 전쟁 체험 세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4·19혁명이 모든 이들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경험되지 않았음을 진솔하게 풀어낸다. 마영신은 5·18민주화운동의 왜곡과 폄하하는 사회의 단면을 녹여내고 40년 전 광주를 지금 우리가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지 질문한다. 6·10민주항쟁 현장을 뛰어다녔던 유승하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1987년 그날 다 함께 목놓아 외쳤던 함성을 고스란히 전한다.사업회는 기획의 말에서 "민주주의는 목적지가 아니라 과정이다. 제주4·3,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을 다룬 이 네 권의 만화는 우리 사회가 지금에 도달하기 까지 거쳐온 노정이다. 이 책들이 우리 민주주의 역사를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어제의 이야기가 미래 세대에게 내일의 희망을 전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윤태호 작품으로 만나는 4·19혁명그 중 4·19혁명을 다룬 윤태호 작가의 작품 '사일구'를 들여다보자. 1960년 4월 19일, 학생들과 시민들이 3‧15부정선거와 이승만의 독재에 항거하여 일제히 거리로 나선다. 윤태호의 '사일구'는 일제강점기부터 4‧19혁명까지 굴곡진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잉태한 민주주의의 성장과 그를 이룩해낸 시민들에 주목한다.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이들에게 과연 4‧19혁명이란 어떤 의미였을까. 주인공 김현용의 인생으로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대신할 수 있을테다. 김현용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의미도 모르는 채 해방과 전쟁을 경험했다. 공습으로 아버지를 잃고, 어린 나이에 징집되어 총탄이 날아드는 전쟁터에서 생존해 돌아온 그의 인생을 관통하는 문장은 오로지 '살아남아야 한다'였다.3‧15부정선거를 규탄하고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드높던 1960년, 사는 데 급급했던 현용은 부당한 현실을 애써 외면하는 '겁쟁이'로 살아남았다. 4.19혁명의 그 날, 광장으로 나가 정의를 외치는 동생 현석을 말리느라 지척에서 총을 맞고 죽어가는 친구 석민을 외면해야 했던 현용은 말로 형용하기 힘든 감정을 느꼈다. 현용은 이렇게 독백한다. "죄송합니다. 수천번 사죄해도, 돌이킬 수 없는 일. 그때도 몰랐고 꽤 오랫동안 몰랐지. 그 희생을 왜 가치 있게 느끼지 못했는지…."격변의 현대사를 살아내며 초로의 노인이 된 그는 2016년 겨울, 촛불을 들고 광장을 조용히 찾는다. 촛불을 든 현용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4.19혁명에 동참하지 못한 부채감과 친구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을 광장에서 조금이나마 떨쳐낼 수 있었을까.'사일구'는 역사 속 개인이 저마다의 처지에서 4‧19혁명을 경험했음을 말한다. 또 투쟁과 항거로 이룩한 민주주의의 열매를 누리고 있는 우리는 역사 속 그들에게 빚지고 있음을 역설한다. 역사의 뒤편에서 민주주의의 성장을 목격해온 주인공의 고백은 역사에 빚을 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답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한다. 전4권. 각 1만4천원.

2020-04-17 14:30:00

[반갑다 새책] 운명의 그림/ 나카노 교쿄 지음/ 최재혁 옮김/ 세미콜론 펴냄

[반갑다 새책] 운명의 그림/ 나카노 교쿄 지음/ 최재혁 옮김/ 세미콜론 펴냄

국가의 장래를 결정지은 영웅의 선택, 역사의 흐름을 한순간에 뒤바꿔 놓은 결전의 현장, 거대한 자연재해에 맞선 인간의 운명 등 23점의 서양회화 속에 감추어진 역사 속 운명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 책으로, 지은이는 이러한 운명의 본질과 인간이 운명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일례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뭉크의 작품 '절규'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그림으로 유명하다. 지은이는 뭉크의 '절규'에 관해 익히 알려진 뭉크의 일대기에 주목하는 대신 이 그림을 둘러싸고 벌어진 도난 사건에 주목한다. 뭉크는 '절규'를 다양한 버전으로 제작했는데 전체 4점으로 제작된 작품 가운데 두 점이 도난당하는 운명에 처했다. 이 도난 사건으로 인해 뭉크의 작품은 더 큰 유명세를 얻었고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어마어마한 낙찰가를 기록하기도 했다.또 인상파 화가 르누아르에게도 인생의 전환점이 될 운명의 그림을 이 책에서 볼 수 있다.바로 '샤르팡티에 부인과 아이들'이라는 그림인데, 샤르팡티에 부부는 르누아르에게 가족의 초상화를 의뢰했고 이 그림을 시작으로 르누아르는 출세의 길을 걷게 된다. 하지만 그림 속 주인공이자 르누아르의 후원자였던 샤르팡티에 가문은 쇠락하기 시작하는 운명의 아이러니가 인상적이다.지은이 나카노 교쿄는 와세다 대학에서 독일문학을 전공한 후 대학에서 강의하며 다양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역사와 문화, 예술에 대한 폭넓은 배경 지식과 읽는 이를 끌어들이는 흡인력 있는 글 솜씨로 예술서 분야의 새 장을 열고 있으며, 특히 명화를 비롯해 영화, 뮤지컬, 오페라 등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독보적인 시선과 해설로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232쪽, 1만5천원.

2020-04-17 14:30:00

방송기자 아들이 쓴 야당 운동 아버지의 '子서전'

방송기자 아들이 쓴 야당 운동 아버지의 '子서전'

경북에서 호남 텃밭 정당 정치인의 길을 고집한 이육만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상임고문의 일생을 그의 장남 이성훈 전 대구MBC 보도국장이 책으로 펴냈다.'영남 인동초(忍冬草)'(이성훈 지음, 한국정보인쇄 펴냄, 1만8천원)는 야당 불모지 영남에서 독립운동하듯 야당 정치인의 험난한 삶을 살았던 이 고문의 일생을 다뤘다.그에게 영향을 준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갖은 고초 속에서도 화합과 화해의 정신을 보인 '인동초'라면, 그 거목에서 영남으로 가지를 뻗은 이 고문의 삶은 '영남 인동초'라는 뜻에서 제목을 붙였다.이 고문은 1971년 대구일보 기자로 활동할 당시 대선 후보였던 김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고 이른바 'DJ 정당'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의 후보 시절 대구경북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10번의 선거를 치르며 40여 년간 지역주의 극복에 힘썼다.책 속의 이 고문은 ▷전쟁 고아와 함께한 청소년기 ▷불의에 맞서 정론직필에 나서던 기자 시절 ▷교사로 인성교육에 힘쓴 교단 생활 ▷질곡의 야당 정치인 시절 ▷삶의 의미를 찾는 황혼기 등 5개 범주별 에피소드를 통해 입체적으로 묘사됐다.이 전 보도국장은 아들로서 아버지의 삶을 다룬 평전(評傳)을 쓰면서도, 작가 스스로의 일생을 가상의 화자에게 맡겨 서술하는 탁전(託傳) 형식을 일부 차용했다. 이런 이유로 책 장르를 아들이 쓴 자서전, '자서전'(子敍傳)이라 명명했다.이 전 보도국장은 "아들과 대화하다 '할아버지 일대기를 내가 쓰면 너는 내 일대기를 써줄 수 있느냐'고 묻자 아들이 흔쾌히 수락했다. 이에 자식이 부모의 일생을 기록하는 '자(子)서전'을 가풍으로 이어가려고 그 프로젝트 1탄으로 세상에 책을 냈다"고 설명했다.그는 "이는 연로한 부모님께 최고의 효도 선물이며, 자식도 성장 과정에서 부모님의 고단한 삶을 돌아보고 부모로부터 알게 모르게 받은 마음의 상처를 자연히 치유할 수 있다. 이런 책이 활발히 나오면 개인사들을 통해 시대의 역사 기록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0-04-16 16:27:23

[책 CHECK] 김요아킴 시집 '공중부양사'

[책 CHECK] 김요아킴 시집 '공중부양사'

등단 이후 줄곧 삶에 대한 진지한 응시와 성찰, 그리고 사회적 쟁점이 발생하는 고비와 길목마다 현실참여와 문학적 응답을 회피하지 않고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쳐왔던 김요아킴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을 선보였다.이번 시집 역시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과 일상의 시공간을 직조하며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만드는 데 마음을 다한다.새 시집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3, 4부의 시편을 구성하는 '금곡동 아파트' 연작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연작시는 후기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소외 의식과 장소 상실감을 문명 비판적 시각에서 표현하며 부서진 '대지의 상상력'을 보여준다.시인은 경남 마산에서 출생해 고향에서 초·중·고를 다니고 경북대 사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2003년 계간 '시의나라'와 2010년 계간 '문학청춘'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부산에서 현직교사로 활동하며 부산작가회의 사무국장과 이사, 부회장을 역임했고, 11년째 청소년 종합 문예지 '푸른글터' 편집위원 및 편집주간을 맡아오고 있다.시집 '가야산 호랑이' '어느 시낭송' '왼손잡이 투수' '행복한 목욕탕' '그녀의 시모노세끼항' 등이 있고, 산문집 '야구, 21개의 생을 말하다'와 서평집 '푸른 책 푸른 꿈(공저)'이 있다. 142쪽, 1만원.

2020-04-16 14:10:22

[책] 내 집에 갇힌 사회 '생존과 투기 사이에서'

[책] 내 집에 갇힌 사회 '생존과 투기 사이에서'

한국인은 왜 집(아파트)을 살까. 단순히 거주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살아남기 위해서 집을 산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서울이나 수도권 등 괜찮은 곳에 '내 아파트'를 장만하지 못하면 향후 생존경쟁에서 패배자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집(아파트) 이야기는 서울 강남, 수도권, 그리고 일부 지방 대도시에 주로 해당하는 사안이다.)서울 핵심지역의 국민주택 규모 아파트 가격이 불과 몇 년 사이에 4억~5억원 이상 폭등하는 것을 지켜보는 서민들은 '부동산 계급사회'라는 말을 실감한다. 서민들이 아무리 허리띠 졸라매고 근검절약 해봤자, 치솟는 아파트 가격을 따라잡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내 집을 마련해야만 향후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된다.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외 경제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으면서 '부동산 폭망론'과 '조정 후 폭등론'이 다시 격렬히 맞붙고 있다. 미래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한국의 부동산이 어떻게 변천해 왔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현명한 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이 책은 저자의 박사학위(서울대 사회학) 논문 '한국의 주거정치와 계층화: 자원동원형 사회서비스 공급과 생존주의 주거전략의 탄생, 1970~2015'에 바탕을 두고 있다. 불안한 미래를 준비하는 수단으로 '영끌대출(영혼까지 끌여다 쓴 대출)'을 하는 청년, '똘똘한 한 채'를 가진 회사원, 재건축 보상을 노리고 낡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들의 행위에 녹아 있는 복잡다난한 투기 열망을 폭넓게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한다.한국 도시민이 맹목적인 내 집 마련을 추구하는 '소유자 가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원동원형 주택공급연쇄'라는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 아파트가 처음 출현한 1970년대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주택정책은 주로 민간자원을 동원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공공자원 대부분이 산업화를 위한 성장산업에 집중되었던 시대였던 만큼 불가피한 선택일 수도 있었다.이처럼 민간 의존적 주택 공급 질서로 인해 정부는 주택생산 비용을 건설사 등 사적 행위자에게 전가하는 대신, 주택공급으로 인해 생겨난 편익을 건설사와 주택 구매자에게 편중 할당하는 자원 동원 및 배분 기제를 용인하게 되고 이것을 저자는 '자원동원형 주택공급연쇄'라는 개념으로 규정한다.주택공급에 따른 편익(경제적 이익)을 대형 건설사에게는 이윤으로, 주택 구매자에게는 주거필요성 충족과 더불어 자본이득으로 제공하면서 주택(아파트)은 단순한 생활공간을 넘어 가족의 물질적 안전을 뒷받침하는 생계수단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자원동원형 주택공급연쇄에는 내부 모순이 존재했다. 편익 수혜에서 배제되고 주택소유를 통한 사적 재생산 경로에 진입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주거생활의 안정성마저 확보하기 힘들었던 무주택자들의 불만이 치솟는 주거비용과 더불어 폭발한 것이다.철거민 저항운동, 토지공개념 입법을 둘러싼 마찰, 분양가 통제, 아파트 시공권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1980년대 말 한국사회를 들끓게 했다. 저자는 이 위기에 대한 정치적 조정과정은 비용-편익 구조의 제한적 합리화를 통해 공급연쇄의 안정화라는 역설적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분석했다. 장기 무주택자의 배분 순위 상향 조정, 분양 당첨자의 1순위 배제, 대규모 공급확대 정책 등을 통해 자가소유의 확대라는 결실을 거두었고, 이같은 체제 순응적 해법은 중간계급과 상층 노동계급으로 확대되면서 지배적 점유형태로 내 집 마련의 위상은 더욱 공고해졌다는 것이다.1997년 IMF 외환위기는 변화의 분기점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부채 의존적 수요관리(주택담보대출 비율 조정)와 그 수단으로써 주택금융이 부상했고, 이로 인해 그동안의 자원동원형 주택공급연쇄의 종식이 아니라 재조직을 통한 심화를 계기로 제공했다. 이제 주택(아파트)은 단순히 가격상승에 따른 가계 재무적 위험을 회피하는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투기적 가계금융의 지위까지 얻게 된 셈이다.이제 주택에 대한 자가소유권은 미래의 안전 수단을 넘어, 금융 관계 형성을 통해 가구경제의 존속을 보장하고 생활수준의 강화를 가능케 하는 필수조건이 되었다. 이러한 변화가 누적되면서 주택에 대한 시민들의 행동방식이 크게 바뀌었고, 가족의 사적 재생산과 자가소유권의 확보 및 행사에 몰두하는 '생존주의 주거전략'이 뿌리내리게 되었다. 내 집 마련이 사회적 지위 형성과 경제적 안전의 획득이라는 이중의 가족 사업을 완수하는 토대가 된 것이다.저자는 "개별 가구의 관점에서 이는 충분히 합리적인 생활전략일 수 있지만, 생존주의는 그 배타적 성격으로 인해 (무주택자에게 사회·경제적 부담을 전가함으로써) 사회의 균열을 조장하고 연대의 잠재력을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코로나19 이후의 부동산 시장 전망에서 '폭망론'과 '폭등론'의 대립은 경제위기가 '생존주의 주거전략의 심화'라는 결과를 초래할지, 아니면 '대안적 주거전략'의 출발점이 될지에 대한 견해 차이로 보인다. 384면, 2만2천원.

2020-04-10 14:30:00

[반갑다 새책] 57일간의 배낭여행/ 손명락 김상기 황경엽 나식연 공저/ 성문출판사 펴냄

[반갑다 새책] 57일간의 배낭여행/ 손명락 김상기 황경엽 나식연 공저/ 성문출판사 펴냄

배낭 하나 달랑 매고 떠나는 해외여행. 누구나 한 번 쯤 꿈꾸는 일이다. 막연한 일상의 탈출이 아니라 책자나 모니터로 보아온 장소를 직접 찾아 느끼는 여행은 우선 설렘이 앞서기 마련이다.노년에 접어든 남자 4명이 주위의 걱정도 아랑곳 않고 목표를 향해 발을 내디뎠다. 2019년 3월 18일부터 5월 13일까지 57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한 것이다.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의 구석구석을 다녔다. 산티아고 카미노를 완주한 후 사하라 사막도 체험했다. 항공권과 숙소를 인터넷으로 예약했고 여행 전 걷기 연습도 했다. 어찌 보면 먼 나라 여행이 즐거움보다 고행에 가까울 수도 있다. 하지만 여행은 정체된 생각에서 벗어나는 또 다른 체험이었다.책은 글보다 사진이 더 많다. 그저 책장을 넘기기만 해도 이국의 정취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마치 여행일기를 쓰듯 날짜와 날씨, 시간, 그날의 일정이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책의 부록에는 여행비의 상세내용이 적혀있다. 4명의 남자가 57일간 3개 국을 훑은 비용은 모두 1천799만8천740원. 1인당 450만원꼴이 지출됐다. 여행을 시작하면서는 현금 분실 위험을 고려해 네 명이 각각 100유로씩 갹출해 리더가 지니고 사용했다. 모두 지출하면 다시 또 100유로를 갹출하는 식이었다. 퍽이나 효율적인 경비 사용법이다.여행는 단순히 눈의 구경만은 아니었다. 가는 곳마다 세계사적 사건과 역사적 이야기를 담아 간접 지식도 얻을 수 있도록 꾸몄다. 대항해시대니 스페인 국가에 대한 포괄적 역사는 인문학적 지평도 열어준다.이들은 다시 돌아온 일상의 자리에서 삶이 지칠 때마다 이번 여행에서 겪었던 추억의 조각들을 꺼내 새로운 활력을 얻을 것이라고 한다. 특히 여행 중 언어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다. 만국공통어인 몸짓이 더 잘 통했다고 한다. 살면서 중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인 것 같다. 머뭇거리다 보면 어느 새 후회하는 하는 게 인생 아닌가? 552쪽, 비매품. 053)255-3889.

2020-04-10 14:30:00

[책] QR코드 찍으면 시인의 낭송 재생…소리시집 '소리다방'

[책] QR코드 찍으면 시인의 낭송 재생…소리시집 '소리다방'

눈으로만 보던 시를 귀로 들을 수 있다니. 권미강 시인의 시집 '소리다방'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학원에서 '시낭송의 공연예술화 방안'을 연구했던 시인은 시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었고 마침내 소리시집이라는 작품을 완성했다. 시집 한 켠에 인쇄된 QR코드를 찍으면 시인이 낭송한 시가 재생된다. 총 64편의 시 중 28편을 낭송으로 들을 수 있다.시집 제목인 '소리다방'은 시인의 아버지가 운영했던 전파사인 '미음사'를 일컫는 단어다. 한적한 마을을 정겨운 노래 가락으로 채우며 시장사람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미음사' 주인인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향수가 짙게 깔려 있다.'소리다방'에는 총 64편의 시가 1~5부로 나눠져 실렸다. 시에는 충청도 작은 읍내 풍경과 소박하게 살았던 시장통 사람들의 일상이 트로트와 어울려 묘사돼 있다. 더불어 시인은 소리를 통한 청각뿐 아니라 시각과 미각, 촉각 등 감각을 시어를 통해 살려낸다. 그래서 시를 읽다 보면 영사기를 통해 빛바랜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기분을 자아낸다.문학평론가이자 시인인 황정산은 해설에서 "권미강 시인의 많은 시들은 소리를 소재로 하고 있다. 소리의 기억들을 추적하여 청각이 불러내는 감성을 소환하여 과거의 경험과 현실을 구체적 감각으로 재배치한다"며 이 책이 소리시집인 또 다른 이유를 밝혔다. 그의 분석대로 1부에 실린 시들은 시인이 유년의 기억들을 청각적으로 담아내고 있다.'먼지바람 휘돌아가는 충청도 한산면 삼거리/ 라디오통 소리 아름답게 들려주고 싶다던 아버지는/ 전파사 이름도 아름다운 소리 '미음사'로 짓고/ 가게 양쪽에 별표 전축 스피커로 소리공양 하신다./ 하루 종일 배호며 이미자며 은방울자매를 불러대는 미음사는/ 노랫소리 흘러나오는 시장통 사람들의 소리다방/ 부산스러운 오전 장사 끝내고/ 늦은 점심 뒤 미음사로 몰려드는 읍내 사람들/ 제재소 현순네 아버지가 '안개 낀 장충단공원'을 멋들어지게 따라 부르면/ 삼거리정육점 아저씨는 '돌아가는 삼각지'로 화답한다./ 저고리 색만큼 홍조 띤 엄마는/ '동백아가씨' 나오면 진열장 물건 챙기며 흥얼흥얼 콧소리 섞는다.' - 미음사 1 중에서오랜 세월 가슴 속에 묻어둔 시를 지천명을 넘기고 나서야 꺼내 놓은 시인은 5부에서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개인적인 경험과 인연을 통해 풀어놓기도 했다.3·1운동과 관련된 '딜쿠샤 궁전', 평화의 소녀상을 그린 '평화로 돌아온 누이', 4·3항쟁의 아픔을 담은 '동백으로 우는 섬', 6·25전쟁과 분단이 준 개인적 비극 '간첩을 사랑한 여자', 세월호의 슬픔을 담은 '4월은 꽃들이 우리를 기억하는 달', 남북정상회담의 감동을 담아낸 '정상의 악수' 등은 역사를 통해 현재와 미래의 우리의 길을 찾기 위한 표식이기도 하다.시 낭송의 음악 작업은 영화 '워낭소리' 음악감독이자 작곡가 허훈 씨가 맡았다. 시인의 시를 읽고 작곡한 9편의 음악은 낭송과 맛깔스럽게 어우러져 시의 맛을 배가시킨다.권미강 시인은 충남 서천군 한산면 출생으로 1989년 동인지 '시나라'에 '백마의 안개' 외 1편을 발표했으며 2011년 '유년의 장날'로 신인상을 받았다. 칠곡군청과 구미시청,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대전문화재단 등에서 근무했으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불교방송 구성작가 등 언론사에서 일했다. 현재 여주시청 홍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공저로 '예술밥 먹는 사람들'이 있다. 127쪽, 1만원.

2020-04-10 14:30:00

[책 CHECK] 커맨더 인 치트

[책 CHECK] 커맨더 인 치트

이런 속담이 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려면 내기(도박)를 해보라.' 골프를 치는 사람들은 '골프만큼 그 사람의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없다'고 한다. 미국의 제45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골프광'이다.골프 치기를 좋아하는 것은 물론, 골프장을 사고, 만들고, 운영한다. 전 세계에 14개의 골프장을 가지고 있고, 또다른 6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모든 골프장이 지구상에서 최고라고 말한다.베테랑 스포츠 기자인 저자는 프로골퍼, 아마추어골퍼, 골프장 개발업자, 캐디 등 100명이 넘는 인터뷰이들의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트럼프와 그의 골프 민낯을 신랄하게 폭로한다.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골프 핸디캡은 3이고, 골프 경기에서 대체로 지는 법이 없으며, 18차례나 클럽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부분 사실이 아니다"라고 저자는 진실을 밝힌다.올해 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거침 없는 재선 행보를 벌이고 있는 트럼프를 향해 저자는 "(우리가 트럼프에 관해 알려면) 아직 멀었다"고 일갈한다. 지난 수십년간 골프 세계가 트럼프에 관해 차근차근 알아온 반면, 나머지 세계는 이제야 점점 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로 선정되었다. 360쪽, 1만8천원.

2020-04-03 14:30:00

[책]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다소 과격한 주장의 배경은?

[책]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다소 과격한 주장의 배경은?

구직난에 시달리는 청년과 인구 소멸로 시름하는 지방(책에서 '지방 도시'의 의미로 쓰임)을 동시에 살리는 묘수가 있을까.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라는 다소 과격한 제목의 이 책은 청년 실업과 수도권 과밀 현상 등 위기에 처한 한국 사회에 '베이비부머의 귀향'이라는 단순하고도 과감한 해결책을 제시한다.도시계획학자인 저자 마강래 교수는 국토 불균형 발전에 따른 지방 쇠퇴 문제 해법을 다룬 '지방도시 살생부' '지방분권이 지방을 망친다' 등 지방 살리기 시리즈의 연장선에서 이 책을 펴냈다. 세 번째 순서인 이 책은 거대 인구집단인 베이비부머(베이비붐 세대)를 지방 문제의 해결책으로 끌어왔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책은 총 2부로 나뉘며, 1부에서는 베이비부머 귀향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2부에서는 성공적인 귀향을 위한 필요조건들을 제시한다.저자의 주장을 짧게 요약하면 지방 출신이면서 수도권에 거주하는 베이비부머들이 은퇴 시점을 맞아 지방으로 'U턴'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면, 수도권 과밀을 해소하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흘러든 젊은이들의 주거 안정을 돕고, 더불어 지방도시의 쇠락도 막아 국토의 균형발전을 이루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다.저자의 이러한 주장은 지방의 청년 중심 인구 유입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현재 지방에서는 각종 유인책으로 청년 인구를 끌어들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지만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 상당수가 아직도 수도권에 몰려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분명 한계를 지닌다.하지만 베이비부머들은 다르다. 시간과 경륜이 요구되는 일에 능숙한 그들의 일자리는 도시와 지방을 가리지 않고 존재한다. 특히 베이비부머는 귀향을 통해 지방 중소도시와 시골의 경제를 살릴 힘을 지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역 경제를 살리는 두 가지 축은 생산과 소비인데 베이비부머는 생산력과 소비력을 모두 갖춘 경제주체이기 때문이다.저자의 이러한 발상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관문을 넘어야 한다. 첫째, 베이비부머들은 과연 귀향을 원할 것인가. 둘째, 귀향이 성공적인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 첫째 관문은 오롯이 베이비부머의 의지에 달렸지만 둘째 관문은 정부 및 지자체 차원의 도움이 필수적이다.그들의 귀향 의지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2018년 농촌경제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50대의 42%, 60대 이상의 34.3%가 귀향에 관심을 표했다. 다른 조사에서도 이들은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60%까지 귀향 의사를 밝혔다. 2018년 통계청의 인구 이주 자료를 보면 40~60대가 도시지역에서 농촌 지역(군 단위 지역)으로 순유출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베이비부머의 은퇴 러시에 발맞춰 이주에 도움이 되는 여건을 마련해 준다면 이 흐름은 얼마든지 커질 수 있다.귀향인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저자는 구체적이고 세밀한 귀향 장려 정책을 총망라한 '귀향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방향은 크게 세 가지이다. 가장 우선 제시된 것은 경제 문제에 관한 해법이다. 귀향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5장), 그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어떤 제도가 강화되어야 하는지(6장)에 대해 서술한다.둘째는 사회적 관계 조성을 돕는 제안(7장)이다. 귀향인이 지역주민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거주 여건을 조성할 필요성과 지방대학의 역할에 대해 논의한다. 셋째는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는 고향을 만들기 위한 지방 의료시스템 개선 방향(8장)을 제시한다. 더불어 '귀향 촉진을 위한 지자체의 역량 강화'의 필요성(9장)도 역설한다. 252쪽. 1만4천원.

2020-04-03 14:30:00

[책] 중국 내셔널리즘

[책] 중국 내셔널리즘

일대일로(一带一路)를 통한 중국몽(中國夢)이 큰 시련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인해 중국공산당 정권에 대한 신뢰가 국내외에서 추락하고 있고, 미국과의 패권경쟁으로 인한 타격 역시 만만치 않다.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 이래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뤄온 중국은 2010년 GDP 세계 2위의 명실상부한 '대국'이 되면서 국제사회에서의 존재감과 발언권이 커졌다. 이와 함께 영토와 주권, 역사인식, 민족문제 등을 놓고 주변국들과 끊임없는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일본과의 분쟁, 남중국해를 둘러싼 동남아 국가들과의 분쟁, 한국 고대사를 왜곡하는 동북공정, 미국과의 대립 등 중국공산당이 벌이는 온갖 사건들의 이면에는 최근 들어 급격하게 고양되고 있는 '중국의 내셔널리즘(국가주의)'이 자리잡고 있다.중국 내셔널리즘의 기원에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 하나는 텐안먼 민주화운동 이후 1990년부터 시작한 애국주의 교육으로 대표되는 중국공산당 정권의 정책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다른 하나는 과거로부터 이어진 중화사상, 덕치와 화이사상, 조공과 책봉 체제 등 중국의 사회구조 및 전통적 사상·문화와 같은 요소를 중시하는 견해이다.저자는 "만약 중국공산당 정권의 애국주의 교육이 효과를 발휘했다라고 한다면 중국사회에서도 그 정책을 받아들일 만한 소지가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면서 "그 같은 소지가 언제 어떻게 해서 형성되었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이 책은 서문을 통해 전통중국의 세계관을 언급하면서, 구체적으로 19세기 말부터 21세기 초반인 현재에 이르기까지 약 120년 간의 중국 내셔널리즘 형성과 전개 과정을 살펴본다.중화민족다원일체구조론(페이샤오퉁, 1988)은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주장은 한족을 중심으로 중국 영역 내의 56개 민족이 일체화한 것이 바로 '중화민족'이고, 중화민족은 수천년 전부터 서서히 형성되어 오면서 19세기 이래 열강과 대항하게 되면서 그것을 자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현 국경을 넘어 거주하는 몽골인과 묘족 등을 어떻게 자리매김해야 할지 등 실증적 문제를 안고 있는 이같은 주장은 다분히 정치적이다. 전체인구에서 소수민족이 점유하는 비율은 낮은데 비해, 소수민족의 거주지역은 광대하다는 불균형이 항상 중국 소수민족 문제의 발단이 되고 있다. 티베트, 신장위구르, 대만과 홍콩 등의 분리 독립 움직임이 그것이다.원래 공산당정권의 정당성은 공산당만이 진리인 사회주의 사상에 기반하여 '인민'을 이끌어 갈 수 있다고 하는 논리를 통해 담보되었다. 그러나 개혁개방 정책은 경제발전을 가져온 반면에 사회주의체제의 심각한 형해화를 초래했다. 시장경제 도입 이후 공산당은 자신들이 '국민'의 이익을 실질적으로 대표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통치를 정당화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래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중요하다.또한 사회주의식 일당독재의 유지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의 추진이라는 딜레마를 억제하는 수단으로 내셔널리즘이 강조되어 왔다.그렇다면 과연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 중국 경제성장률 급락과 경제공황의 도래 속에서 중국의 내셔널리즘과 중국공산당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1911년 신해혁명으로 근대 중국의 내셔널리즘 횟불을 올린 중국 '우한'이 이번에 코로나19의 진원지로 역사의 전면에 부상한 것은 정말 아이러니컬하다. 312쪽, 2만원.〈키워드〉▶일대일로'(一带一路): 중국이 서부 진출을 위해 제시한 국가급 정책.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서아시아·아프리카·유럽을 육해공으로 잇는 인프라·무역·금융·문화 교류의 경제벨트로, 포괄하는 나라만 62개국, 추진 기간은 150년에 달한다.▶중국몽(中國夢, Chinese Dream): 시진핑 체제의 어젠다 중 하나. 시진핑 국가 주석은 이를 구체적으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 정의했다.

2020-03-27 14:30:00

[책 CHECK] 사회적 가치 비즈니스

[책 CHECK] 사회적 가치 비즈니스

2012년 영국에서 '공공서비스(사회적가치)법'이 통과되었다. 2019년 미국의 재계에서는 전통적인 자본주의의 프레임을 바꾸는 선언이 있었다. 거대 다국적 기업을 포함한 미국 내 181개 대표적 기업 CEO들의 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주주 이익의 최우선 원칙'을 수정했다. 기업은 목적이 고객, 직원, 공급업체, 지역 커뮤니티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게 '헌신' 하는 것에 있다고 선언한 것이다.기업인과 주주의 탐욕을 정당화하던 무자비한 자본주의 프레임은 이제 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50주년 기념 주제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였다.자본의 자유로운 이동, 경쟁의 글로벌화, 지나친 시장주의 등으로 홀대 당하는 이해관계자들(소비자이면서 주주, 주권자)은 사회와 공동체의 의미와 가치를 더 찾게 되고 정부와 기업에 사회적 가치를 더 중요하게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이 책은 저자가 리더인 소셜 임팩트 컨설팅 그룹(CGSI)에서 진행한 '사회적 가치 아카데미'의 주요 주제와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사회적 가치와 착한 기업의 시대적 변화와 임팩트를 분석하고 공통분모를 찾아 미래세대가 현실에 적응할 수 있는 실질적 방법을 제시한다. 180쪽, 1만3천800원.

2020-03-27 14:30:00

[반갑다 새책]마음의 불을/정회일 지음/열아홉 펴냄

[반갑다 새책]마음의 불을/정회일 지음/열아홉 펴냄

'겸손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서는 많은 고통의 시간을 지나야 합니다. 고통이 너무 괴로워 피하고 싶다는 것은 인생의 아이러니입니다. 고통의 시간은 인생에서 겸손을 배울 수 있는 순간이기에 감사해야 합니다.'(책 43쪽)'기부는 내 돈을 누구에게 주는 게 아니라, 내게 맡겨진 돈을 필요한 곳에 보내는 것일 뿐입니다. 감사히 남을 도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거죠.'(책 122쪽)책은 지은이가 삶과 죽음의 길목에서 9년 동안 써온 생존 기록이다. 7년 동안 약의 부작용으로 망가진 몸을 살려내기 위해 과감히 약을 끊기로 결단한 후 지은이는 매일 다시 살아나는 데에 온 에너지를 집중하면서 처절하게 싸우며 고통의 터널을 빠져나왔다. 이 과정에서 지은이는 평생의 멘토인 이지성 작가를 만났고 그가 제안한 1년 365일 독서 실천을 통해 완전히 다른 삶의 지평을 열게 됐다.영어 비전공에 왕초보, 비연수에서 6개월 독학 후 서울 강남에 영어 학원을 차려 사람들을 가르치기 시작했고 몇 년 만에 억대 연봉의 스타 강사가 됐다. 이어 해외 빈민촌에 우물 파기와 학교 짓기를 비롯해 탈북자 구출 등에 1억원이 넘는 돈을 기부하기도 했다.'마음에 불을'은 이렇게 고통 속에서 성공을 위해 노력을 거듭하며 9년간 써온 사색과 깨달음이 내면에서 익어 생생한 글로 드러난 자기계발 아포리즘(Aphorism)이다.'정말로 인생을 성장시키는 일이 귀찮습니까?'(책 79쪽)산다는 것이 죽어가는 것이라면 오늘 하루를 얼마나 소중한 것에 바칠 것인가를 고민하는 지은이의 내면은 아름답다. '나는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로 남을 기쁘게 하는 일을 한다'는 그의 깨달음은 독자들에게 오히려 겸손함으로 다가가며 꿈을 찾는 여정으로 가는 기쁨을 선사한다. 이러한 겸손함은 지은이가 꿈을 찾는 과정에서 덤으로 얻은 자산이다. 가슴 뛰도록 다시 일으켜 준 '책 읽기'라는 선물이 지은이의 삶을 완전히 바꿔버린 것이다.이 책을 읽노라면 현재 삶에 변화를 주고 싶은 사람이라면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 자신에게 맞는 책을 고르라고 권하고 싶다. 혹시 모르지 않는가? 그 책에서 변화할 삶의 등대를 찾을지 말이다. 272쪽, 1만5천원.

2020-03-27 14:30:00

[책 CHECK] 설득의 논리학

[책 CHECK] 설득의 논리학

지난 14년 동안 50쇄를 돌파하며 10만 부가 판매된 논리학 분야의 베스트셀러 '설득의 논리학'이 개정 증보판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의 예증법부터 아리스토텔레스의 삼단논법, 베이컨의 귀납법, 셜록 홈즈를 명탐정으로 만들어준 가추법, 쇼펜하우어의 영악한 토론술 등 위대한 지성과 고전에서 발굴한 10가지 논리 도구들을 소개한다.이번 개정 증보판에서는 그동안 독자들의 의견을 반영, 열거법, 도치법, 대구법, 설의법 등 실생활에서 흔하게 접하는 문예적 수사법의 쓰임을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최신 용례들로 바꾸었다. 또한 초판본의 내용 중 정확하지 않거나 모호한 부분을 세심하게 손질했으며, 도식과 표는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재정비했다.이 책은 논리적인 말과 글을 통해 내 편을 만들어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 내는 방법을 알려준다. 때문에 일반 독자뿐만 아니라, 교사와 로스쿨 준비생, 논술과 면접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열띤 호응을 받았다.각 장의 말미에는 별면 부록 '논리학 길잡이'가 있다. 본문에서 다룬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여주면서 논리학을 처음 접하는 입문자들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360쪽, 1만6천원.

2020-03-27 14:30:00

[책] 역사를 바꾼 전염병, 인류는 항상 이겨냈다

[책] 역사를 바꾼 전염병, 인류는 항상 이겨냈다

최근 잇따라 출간된 인류 역사 속 전염병을 훑은 책들이 코로나19 사태 한 가운데에 놓인 독자들의 선택을 받으며 저마다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가 그 주인공이다.페스트, 콜레라 등 전염병이 인류 역사의 주요 무대에 등장해 역사의 흐름을 바꾸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다시금 전염병을 다루는 신간을 펼쳐 드는 이유는 현재 '팬데믹'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지혜를 얻기 위함이며, 전염병 이후 어떤 미래가 펼쳐질 지 전망해보기 위해서다.그런 우리에게 이 책들이 주는 교훈은 간단하다. 인간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온 전염병의 창궐은 반복돼왔고 앞으로도 그럴테지만, 중요한 것은 인류는 매번 이를 극복해왔다는 점이다. 코로나19와의 지난한 전투에 지쳐있는 우리에게 이 메시지는 한 뼘의 위로와 응원을 건넨다.◆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소아마비에 걸리지 않았다면 역경을 극복해낸 지도자의 이미지로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을까?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원정 중 사망하지 않았다면 유럽의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역사에 가정과 상상을 덧붙인 이 질문들은 무엇을 시사하고 있을까. 질병은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에 나아가 역사 속 중요 인물들의 건강과 목숨을 좌우하며 역사의 흐름을 뒤집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페스트, 천연두, 독감 등 한 시대를 주름잡은 질병뿐만 아니라 각종 질병으로 시름한 권력자의 사례를 모두 담고 있다.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인류사는 질병과의 싸움으로 점철됐다는 것이다. 페스트와 천연두, 콜레라와 같은 끔찍한 전염병도 결국은 원인을 밝혀내고 치료약이 개발됐지만, 우리는 항상 또 다른 새로운 전염병의 위협 앞에 다시 놓이곤 했다.전염병 발생과 확산의 전 과정 역시 새로운 전염병이 생겨날 때마다 과거와 닮은 꼴로 진행됐다. 유행병이 퍼질 때마다 각국은 국경을 봉쇄하여 전파를 막으려 하지만 질병은 결국 방역망을 뚫고 들어와 전 인류를 위협하며 백신과 치료약이 개발될 때까지 역사의 운전대를 제맘대로 조정했다. 현재 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이와 같이 데자뷔처럼 반복되는 전염병은 현 인류가 직면한 전염병에 대한 과제는 결국 과거와 동일하다는 점을 말해준다.전염병이라는 비극 끝에 예상치 못한 새로운 국면을 맞기도 한다. "흑사병은 분명 엄청난 인명피해를 불러왔지만, 살아남은 자들은 사회적, 경제적 상황이 호전되는 이점을 누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여 모든 분야에서 노동력이 부족해졌던 것이다. 이에 따라 살아남은 수공업자나 농부들은 그 이전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유리한 위치에서 거래처나 지주들과 협상할 수 있게 되었다."(p.53) 368쪽. 1만7천원.◆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이 책은 과거 인류를 공격한 13가지 전염병이 악명을 떨쳤던 당시의 상황과 함께 인류, 특히 지도자가 어떻게 그 전염병들을 극복해왔는지를 살펴보고 있다.고대 로마에서 창궐했던 안토니누스역병을 비롯해 가래톳페스트(흑사병), 두창(천연두), 매독, 결핵, 콜레라, 나병, 장티푸스, 스페인독감, 소아마비, 에이즈 등 익숙한 역병뿐 아니라 무도광이나 기면성뇌염, 전두엽절제술 등 낯선 질병이나 수술 기법까지 다룬다.저자는 치료법이나 백신보다는 전염병의 발병과 이로 인해 고통받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묘사하고, 그 속에서 어떻게 위기를 헤쳐 나가며 어떤 희생들을 치러 고귀한 성취를 이루어냈는지를 그려낸다. 이를 통해 지도자의 리더십, 정부의 대처, 언론의 역할에 더불어 평범한 시민의 의식과 행동력이 전염병과의 전쟁을 이겨낼 원동력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한달 간의 코로나19와의 사투를 이어가며 지역 감염의 확산세를 막아낸 대구 시민의 모습에서도 증명된다.미지의 전염병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던 과거와 달리 의학이 발달한 현대에는 상당수의 전염병이 치료제와 백신을 통해 정복됐다. 그러나 현대에는 폭발적인 인구 증가와 항공 산업의 발달로 전염병 확산의 위험성은 더욱 증대됐으며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미지 병원체의 접촉 위험 또한 높아진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천명했듯 바야흐로 '전염병의 시대'다.그럴수록 이 책은 무엇보다 과거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전염병을 겪은 선조들을 그저 역사 속 인물로 치부하기보다는 기꺼이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친구로 바라보길 희망하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내가 질병 연구에 시간을 쏟는 이유는 과거에 질병과 어떻게 싸웠는지 알면 미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384쪽. 2만원.

2020-03-20 14:30:00

[책] 민주주의는 글로벌 자본주의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가

[책] 민주주의는 글로벌 자본주의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가

이 책 '민주주의는 글로벌 자본주의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가'의 저자 로버트 커트너는 미국의 진보·좌파 저널리스트이면서 작가이다. 그가 민주주의 국가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본주의를 제약하는 능력에 세계화(역자는 '지구화'로 변역했지만 일반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좀 더 대중적인 '세계화'로 표현함)가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기 시작한 것은 2007년이다.이런 저런 이유로 계속 밀리던 이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천착하게 된 계기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다. 글로벌 자본주의의 과잉이 점점 더 극우 민족주의적 반발을 일으키고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하는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명백한 증거가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생'인 셈이다.세계화의 가장 큰 피해자인 노동계급에게 극단적인 민족주의 감정을 조장함으로써 분노를 표출할 대상을 만들어준 트럼프의 전략은 매우 주효했다. 오늘날 미국과 유럽 서구 자유민주주의 선진국의 노동계급은 진보정치를 지지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트럼프식 구호와 민족주의 성향의 우파 포퓰리즘 정당에 환호한다. 저자는 이 같은 현상을 20세기 파시즘을 연상시킨다고 말한다.'불만과 치유책 간의 단절에는 믿기 힘든 혼란상태가 자리하고 있다. 화가 난 사람들은 외견상 포퓰리스트처럼 보이는 사람에게 투표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신의 정책과 지명자들을 통해 경제를 매우 부유한 사람들에게 더욱 유리하게 만들 독재자를 얻는다. 트럼프의 포퓰리즘은 앙심, 기분전환, 맹목적 애국주의의 혼합물이고, 실제 정책은 기업과의 동맹임이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약탈에 반대하는 정부 정책이 부재하는 상황에서 트럼프주의가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 〈66쪽〉'자본주의가 무소불위의 힘을 얻고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치게 된 역사적 배경은 1970년대 이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특히 마거릿 대처와 로널드 레이건이 적극 도입한 신자유주의 정책과 가치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각국이 합의한 사회적 약속을 해체시키는 추동력이 되었고, (글로벌) 금융은 경제의 하인에서 주인의 자리를 차지하고 말았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더욱이 빌 클린턴, 토니 블레어, 게르하르트 슈뢰더 등 소위 진보적이라는 중도좌파 정부는 하인이 아니라 주인 노릇하는 글로벌 금융을 저지하기는 커녕, 이 물결에 편승해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 함으로써 전 세계를 불평등과 양극화로 걷잡을 수 없는 상태에 빠져들게 했다. 더 큰 문제는 돈이 시민권 보다 강력해진 상황에 분노한 사람들이 분노의 원천을 파악해 누구에게 화를 내야 하는지 분명하게 자각하지 못하고 우파 포퓰리스트에게 매료되고 있다는 것이다.저자는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는 대안을 2차 세계대전 이후 루스벨트가 뉴딜정책을 통해 구축했던 '혼합경제체제'에서 찾는다. 자본주의의 황금기였던 그 당시에는 '자본주의 엔진'과 '민주주의 이상' 간에 건전한 균형이 이루어졌고, 현재의 세계화와는 달리 민주주의에 의해 관리되는 글로벌리즘 체계가 작동했던 것이다. 이처럼 혼합경제체제에서 '자본주의를 이용해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기적'을 이루었고 그 결과 30년 간의 호황을 누렸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따라서 저자는 단순하고 효율적인 금융체계로 되돌아가 금융이 경제의 주인이 아니라 하인이 된다면, 또 2차 세계대전 규모의 사회투자 프로그램을 실행한다면, 그리고 전제정치와 과두정치를 종식시킨다면 우리는 다시 관리되는 자본주의로 돌아갈 수 있다고 확언한다.미국과 서구 유럽의 정치와 경제·사회를 예리하게 분석한 이 책은 4·15총선과 대선을 앞둔 한국사회에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그러나 우파 포퓰리즘의 포로가 된 미국, 서구 유럽과 달리 한국은 오히려 좌파 포퓰리즘에 빠져 있다. 우파 포퓰리즘의 서구가 파시즘적 경향성을 갖는다면, 좌파 포퓰리즘의 한국은 사회주의적 좌파독재의 길에 접어든 느낌이다.아이러니컬 하게도 한국의 좌파정권과 그 핵심 인물들은 저자가 글로벌 자본주의의 가장 대표적 병폐로 예시한 '사모펀드'와 얽혀 있다. 조국펀드가 그렇고, 이철의 VIK(밸류 인베스트먼트 코리아)가 그렇고, 라임사태가 그렇고, 최근 코로나19로 초래된 마스크 대란 중 독과점적 공급권을 정부로부터 얻은 지오영이 그렇다. '지오영'은 중국계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지분의 70%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어쩌면 저자 로버트 커트너의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의 좌파정권은 진짜 '진보' '좌파'가 아닐 뿐 아니라, 진보·좌파의 탈을 쓰고 파시즘적 포퓰리즘적 정책을 구사하는 '좌파 변종 바이러스' 일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진보·좌파 정권의 핵심 인물들이 약탈적 자본주의의 대표격인 사모펀드와 이해관계로 얽히고, 파시즘의 상징인 극우 민족주의와 비견되는 '반일 종족주의'로 국민의 분노 대상을 왜곡시킬까.전 세계 곳곳에서 '독재자들은 민주주의의 형식을 이용하여 민주주의의 내용을 파괴하고 있다'는 저자의 지적은 울림이 크다. 544쪽, 4만2천원.

2020-03-20 14:30:00

[책 CHECK] 미세먼지 제로 프로젝트

[책 CHECK] 미세먼지 제로 프로젝트

매일 아침이면 하루의 미세먼지 농도를 체크하며 일상을 시작한다. 해마다 봄철이면 우리를 괴롭히던 황사가 이제는 계절을 구분하지 않고 일 년 내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우리 일상과 건강을 위협하며 괴롭히고 있다. 초미세먼지 오염이 가장 심각한 OECD 회원국 100개 도시 중 우리나라 도시가 무려 61개를 차지하고 있다.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발생원인이 다르다. 주로 물체 간의 마찰이나 물체를 태울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제조공장에서 물건을 자르거나 가공하는 과정에서, 나무를 태울 때, 주행 중 자동차 타이어가 마모하면서 발생한다. 반면에 초미세먼지는 물리적인 마찰보다는 고압·고열에서 태우거나 화학적 반응으로 발생한다. 자동차엔진은 수백 도가 넘는 고온과 함께 대기압의 수십 배에 달하는 고압으로 휘발유와 경유를 태우기 때문에 초미세먼지를 만드는 주범이다.미세먼지는 기후변화와 날씨, 산업과 교통, 전력발전 등 다양한 분야와 연결고리를 가진 전 지구적 환경문제이자 사회적 재난이다. 이 책은 ▷1장: 미세먼지는 무엇인가 ▷2장: 미세먼지와 건강 ▷3장: 국가기후환경회의는 희망이다 ▷4장: 어떻게 미세먼지를 줄일까 ▷5장: 국제협력과 날씨예보, 그리고 건강 ▷6장: 미래를 바꿀 중장기 정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344쪽, 2만2천원.

2020-03-20 14:30:00

[책] 한국인 이야기 '탄생' - 너 어디에서 왔니

[책] 한국인 이야기 '탄생' - 너 어디에서 왔니

비평가이면서 학자, 언론인, 소설가, 시인, 행정가, 문화 기획자 등 다채롭고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자 우리시대의 대표적 지성으로 불리는 이어령 선생이 무려 10년의 산고 끝에 '한국인 이야기'를 출판했다.저자는 희수(喜壽, 77세)이던 2009년 시작해 올해 미수(米壽, 88세)를 맞아 마침내 한국인 이야기를 완성하면서, 그 모든 화려한 직함과 수사를 뒤로 하고 스스로 '이야기꾼'으로 남고자 했다. 그동안 무리한 집필로 머리 수술을 받았고, 암 선고를 받아 또 두 차례 큰 수술을 감당해야 했다. 어쩌면 생의 말년에 이르러 모든 역량을 이 책의 저술에 쏟아부은 셈이다.저자가 이야기꾼이 되고 이야기꾼으로 남고자 하는 것은 이야기야말로 천년만년 이어온 생명줄처럼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을 지배하는 비밀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역사도 이론도 아니며, 우리의 생명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계승되어온 '문화 유전자'라고 할 수 있다.한국인은 정말 독특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겨우 70년 만에 새로 태어난 신생국 중에서 유일하게 세계경제 10위권에 진입하며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다. 한류 열풍이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가더니 마침내 방탄소년단(BTS)은 비틀즈와 어깨를 겨룰 정도로 글로벌 팬덤을 이끌고, 영화 '기생충'은 넘사벽으로 여겨졌던 아카데미상을 휩쓸었다. 문화야말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흐른다'고 하지 않았던가. 저자는 채집형 한국 문화가 한류의 원천이라고 말한다. 한류의 원천을 수렵채집의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 것이다.사실이다. 지난 70년 간 한국인의 변화는 수십만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누이가 나물캐러 다니던 채집 시대의 아이가 농경, 산업, 지식정보 시대를 거쳐 우리 손으로 개를 복제하는 바이오 시대의 전 문명 과정을 보고 겪었다. 그 뿐이 아니다. 큰 전쟁을 두 번씩이나 겪고 혁명을 서너 번 치르며 블랙홀 같은 소용돌이를 횡단한 사람들의 '집단기억' 이야기를 어디에서 들어볼 수 있을까.또한 이 거대한 블랙홀의 소용돌이는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나라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문재인 정부'와 중국 우한발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전 세계가 감탄하는 성과를 이루고도 이를 스스로 부정하고 파괴하는 한국인, 그러면서도 위기를 맞으면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 한국인, 그들은 대체 누구일까?중국 우한발 코로나19의 걷잡을 수 없는 확산으로 공포와 공황 상태에 빠져든 이탈리아와 달리, 무려 5천 명이 넘는 확진자가 한 도시에서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악물고 차분하고 단단하게 대처하고 있는 대구시민의 모습을 비교해 볼 때, 한국인의 정체에 대해 또 다시 질문을 하게 된다.어쩌면 우리는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한국인으로 되어가는 것이며, 한국인은 완성된 고정관념이 아니라 생성해가는 어쩌면 영원히 완결될 수 없는 개념일지도 모른다. '한국'이라는 호칭이 1897년 12월 2일자 독립신문에 처음 등장하고, 1923년 춘원 이광수의 동아일보 연재 소설 '선도자'에 잠시 '한국사람'이 등장할 뿐, '한국사람'이라는 명칭은 '대한민국'이라는 신생국이 성립한 1949년부터 본격 사용되었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인은 100년도 안된 한국인 그러면서도 선사시대 이전의 수백만년 전 채집인으로서의 한국인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는 셈이다.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인의 '탄생' 이야기를 꼬부랑 할머니의 열두 고개 구조로 펼쳐놓는다. ▷태명 고개: 생명의 문을 여는 암호 ▷배내 고개: 어머니의 몸 안에 바다가 있었네 ▷출산 고개: 이 황홀한 고통 ▷삼신 고개: 생명의 손도장을 찍은 여신 ▷기저귀 고개: 하나의 천이 만들어 낸 두 문명 ▷어부바 고개: 업고 업히는 세상 이야기 ▷옹알이 고개: 배냇말을 하는 우주인 ▷돌잡이 고개: 돌잡이는 꿈잡이 ▷세 살 고개: 공자님의 삼 년 이야기 ▷나들이 고개: 집을 나가야 크는 아이 ▷호미 고개: 호미냐 도끼냐, 어디로 가나▷이야기 고개: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등. 한 고개 한 고개를 넘을 때마다 채집시대부터 이어져온 한국인의 문화 유전자 속에 담겨 있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생명 기억과 그 무한한 시원의 에너지를 만날 수 있다.이사벨라 비숍(1831~1904)은 한국을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 있을 때 나는 한국인들이 이 세계에서 가장 열등한 민족이 아닌가 의심했다. 그리고 그들의 상황을 가망 없는 것으로 여기기도 했다.… (러시아 자치구 프리모르스키 이주 한국인을 본 뒤) 같은 한국인인데도 정부의 간섭을 떠나 자치적으로 마을을 운영해가는 그 곳 이주민들은 달랐다. 의심과 게으름과 쓸데없는 자부심, 그리고 자기보다 나은 사람에 대한 노예 근성은 어느새 주체성과 독립심으로 바뀌었고…고국에 살고 있는 한국 사람들도 정직한 정부 밑에서 그들의 생계를 보호받을 수 있게 된다면 참된 시민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현대 한국인의 관점에서 볼 때도 예리한 분석이 아닐 수 없다. 남과 북의 차이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인의 성장과 발전은 '어떤 지도자' '어떤 정부'를 갖느냐 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먼저 이 책을 통해 한국인 우리 스스로를 제대로 알고 난 뒤, 한국인의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풀어낼 지도자를 선택하는 지혜를 키워야 할 것 같다. 432쪽, 1만9천원.

2020-03-13 14:30:00

[반갑다 새책1]교장선생님이 수업을 한다고/김영호 지음/북랩 펴냄

[반갑다 새책1]교장선생님이 수업을 한다고/김영호 지음/북랩 펴냄

지은이가 2019년 3월 1일부터 대구교동초등학교에서 제일머슴(교장)으로 1년간 근무하면서 보고, 듣고, 직접 실천한 이야기를 모았다. 각 글의 주어도 제일머슴, 필자, 영호를 혼용하고 있다. 지은이는 이야기의 내용이나 문맥을 고려해서 혼용했다고 밝혔다.책은 모두 세 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김 교장이 수업을 한다고'편으로 수업을 안 해도 되는 교장이 직접 수업하는 이유로 수업에 대한 이해, 학생 이해, 선생님 이해를 꼽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는 '김 교장이 수업만 한다고'편으로 후배 교사들과 수업에 관한 고민, 학부모 상담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세 번째 이야기는 '김 교장이 생각하는 수업은'편으로 수업중심 학교문화를 만들기 위해 교사 등과 나눈 이야기를 엮고 있다. 290쪽, 1만5천원.

2020-03-13 14:30:00

[반갑다 새책 2]행복한 삶 여유로운 삶/전상준 수필선집/소소담담 펴냄

[반갑다 새책 2]행복한 삶 여유로운 삶/전상준 수필선집/소소담담 펴냄

잘 쓴 수필 한 편은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만든다. 대구 수필 문학의 저변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은이는 중등교사로 퇴직한 후 대구수필문예대학에서 수필 공부를 했고 '문예한국' 신인상으로 등단했다.책은 지은이가 그간 출간한 3권의 수필집에서 선별한 것들이며 지혜, 여유, 아름다움, 즐거움 등을 열쇠어로 해서 모두 40편을 모아 4부로 꾸며져 있다.'말은 우리의 의식에 큰 영향을 끼치므로 가능한 긍정적인 말을 사용하는 편이 좋다.' '주어진 일이나 겪는 일을 하나의 자연이나 자연의 현상처럼 가만히 두고 관조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이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이렇게 그리워하는 친구를 갖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행복하게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면서 보고 싶은 얼굴마저 마음 놓고 실컷 보지 못하고 사는 현실이 안타깝다' 등의 본문 내용은 팍팍하게 살아온 우리네 삶을 곱씹는 계기가 된다. 206쪽, 1만3천원.

2020-03-13 06:30:00

문무학 시인, 한글자모시집 '가나다라마바사' 출간

문무학 시인, 한글자모시집 '가나다라마바사' 출간

문무학(사진· 전 대구예총회장) 시인이 우리 한글의 자모 55자로 쓴 시집 '가나다라마바사(학이사 펴냄)'를 최근 출간했다.문 시인이 한글에 대한 고마움과 한글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한글과 관련된 여러 가지 시를 쓸 요량을 하게 된 것은 21세기가 오기 전부터였다. 오로지 한글 아는 그것만으로 평생을 먹고 살아온 사람으로서 이 한글이 너무 고마워서 한글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2009년 세상에 내놓은 '낱말(동학사)'은 낱말을 새로 읽고 문장부호와 품사를 시로 쓰는 작업이었고, 2013년 시와반시의 기획시선 '시로 쓰는 자서전 ㄱ'은 시인의 시살이를 담았지만 한글에 경의를 표하고자 한글 닿소리의 첫소리 'ㄱ'을 시집의 제목으로 삼았다. 2016년엔 우리말의 '홑' 글자 108개를 시조 종장에 담아 '홑 시'라 부르며 '홑(학이사)'이란 시집으로 묶었다.이번에 출간한 '가나다라마바사'는 이런 연장 선상에서 한글 닿소리 14자, 홀소리 10자, 사라진 자모 4자, 겹닿소리·겹홀소리 16자, 겹받침 글자 11자 등 모두 55자를 시로 써 내려갔다.문무학 시인은 "세상에 시가 되지 않을 것이 없지만, 시로 쓰지 않으면 안 될 것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있다. 한글 자모가 후자에 속한다. 한글 자모는 패션과 디자인, 그림과 무용,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지만, 정작 문학에서는 우리말 자모를 시로 쓴 사람을 보지 못했다. 나는 한글 자모 시를 읽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썼다"고 말했다. 104쪽, 1만1천원.

2020-03-11 15:37:49

[책] 언락(UNLOCK)

[책] 언락(UNLOCK)

설레는 마음으로 초등학교 입학을 기다리던 수많은 어린이들이 중국 우한발 코로나19로 인해 답답한 집안에 갖혀 실망하고 있다. 그러나 들뜬 마음으로 학교 문턱을 넘어선 어린이 중 상당수가 자신이 남 다르게 똑똑하지 않다는 걸 깨닫고 그 때부터 공부를 두려워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성인이라고 다르지 않다. 자기가 충분히 잘하지 못하고, 남들만큼 똑똑하지 못하다는 생각에 결국 가려던 길을 포기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일터에 나간다. 이 책의 저자 조 볼러 교수는 "우리의 능력을 갉아먹는 이런 해로운 생각은 다름 아닌 우리 내면에서 비롯한다"고 강조한다.아이들은 어른들에게 "넌 수학 머리가 없어" "넌 문학적 감성이 부족해" "넌 예술적인 감각이 떨어져"와 같은 말을 들으며 자란다. 재능이 없다면서 수학을 포기하면 수학과 관련된 모든 과목, 즉 과학, 의학, 공학을 포기하고, 도저히 작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인문학 과목 전체를 포기하며, 자신이 미술과 거리가 멀다고 판단하면 회화나 조각 같은 미술의 다른 분야에서도 관심을 돌리기 일쑤다.만약 이런 생각들이 잘못된 믿음이고, 사실은 누구나 무엇이든 배울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얼마든지 전문분야를 바꿀 수 있고, 새로운 방향으로 역량을 개발할 수 있으며, 여러 분야에서 평생 동안 두각을 드러내며 삶을 이어갈 수 있다면 인생은 어떻게 바뀔까?교육학자인 저자는 수 십년간 뇌 과학자들과의 공동작업을 통해 인간 성장과 학습에 관한 비밀을 빍히며 '타고난 재능'의 신화를 부수었다. 뇌과학자들은 뇌가 고정되어 있고 우리의 인생을 유전자가 결정한다는 믿음이 거짓임을 증명했다. 우리의 뇌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적응력이 높고, 어떤 것을 배울 때마다 새롭게 조직된다(신경가소성). '태어날 때부터 00를 잘 못하는 사람'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그녀의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재능과 능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것이 그 사람의 잠재력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 수학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숫자와 마주하면서 마치 뱀이나 거미를 봤을 때처럼 뇌에서 공포를 느낀다. 공포를 느끼는 뇌의 영역이 활성화 하면 반대로 문제 해결을 담당하는 뇌 영역의 활동이 감소한다. 수학 때문에 걱정하는 그 순간부터 뇌가 훼손되는 것이다. 자신의 실제 실력보다 수학성적이 낮을 수밖에 없게 된다.그럼, 어떤 평범한 사람은 '상당히 더 잘하는 것'에 머물고, 또 어떤 평범한 사람은 '비범한 수준'으로까지 성장하는가? 여기에는 '의식적인 연습(deliberate practice)'이라는 개념이 작용한다. 누구나 노력과 연습·훈련으로 성장하다가 더 이상의 발전이 멈추는 '한계'에 부딪치게 된다. 이 때 기존의 방법에 머무는 사람은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지만, 한계에 부딪칠 때마다 그 한계를 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개발하는 사람은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게 된다.저자는 뇌과학이 밝혀낸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인간이 변화하고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법칙을 ▷타고난 재능을 믿지 마라 ▷실패를 사랑하라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어라 ▷다양한 방법의 솔루션을 찾아라 ▷문제 해결을 서두르지 마라 ▷내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연결하라 등 6가지 법칙으로 정리했다.조 볼러 교수는 "한 가지 방법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때 신경회로가 최적화 되고, 뇌의 속도가 아니라 유연성이 인간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여러 사람과 협력할수록 뇌가 더 유연해지고 성장이 빨라진다"면서 "특히 뇌가 성장하는 최고의 순간이 바로 실수하고 실패한 때라는 점을 깨닫게 되면 우리는 '실패'와 '틀리는 것'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292쪽, 1만6천원.〈키워드〉그릿(grit) Vs. 한계제로의 마인드 셋(limitless mind set)=그릿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심리학과 교수 엔젤라 더크워스가 창안한 개념. '끈기 있는 열정'으로 번역되며, 특정한 방향으로 어떤 생각을 단호하고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특성을 말한다. 선택과 집중의 필요성을 역설한다.반면에 한계제로의 마인드 셋은 자유로운 정신과 육체, 모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창의성과 유연성을 가지고 인생을 접근하는 방법이다.한계제로의 관점에서 인생을 접근하는 사람들도 끈기 있고 단호하다. 그러나 그릿과는 달리 하나의 경로에만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다. 자유와 창의성이 그릿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그릿이 자유나 창의성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조 볼러 교수(미국 스탠포드대 교육대학원)의 설명이다.▶저자 조 볼러 교수는마인드셋 연구로 기존의 학습이론을 180도 뒤집은 미국 스탠포드대 교육대학원 교수. 교육학계의 마리 퀴리로 불리며, BBC가 발표한 '교육계를 뒤흔든 교육자 8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영국교육연구협회로부터 최고 박사에게 주어지는 상을 받았고, 미국국립과학재단의 대통령상과 미국수학장학사협의회에서 수여하는 케이 길리랜드 평등상을 수상했다.

2020-03-06 14:30:00

[책 CHECK] 보수의 시작 퇴계, 진보의 시작 율곡

[책 CHECK] 보수의 시작 퇴계, 진보의 시작 율곡

4·15총선을 앞두고 보수와 진수의 대결과 갈등이 뜨겁다. 가짜 보수의 탄생과 몰락을 지켜봤던 양비론자(중도파)들은 우리사회의 보수 개념이 서구의 보수(conservative)에서 더 멀어지고 있으며, 또한 비상식적인 가짜 진보의 자기 파괴적 역사를 속절없이 바라보면서 진보의 개념 역시 서구의 진보(progressive)와 더 틈새가 벌어졌다고 비판한다.저자가 오래 전 역사의 뒤안길로 되돌아가 퇴계와 율곡을 다시 불러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이 책은 '합쳐보기, 퇴계와 율곡' '나눠보기, 퇴계와 율곡' '그 뒤, 퇴계와 율곡'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퇴계가 한사코 하늘의 이상을 지향하고 '지키는 가치'를 우선했다면, 율곡은 오로지 땅의 현실을 직시하며 '바꾸는 가치'를 추구했다. 그렇다하더라도 하늘과 땅은, 이상과 현실은, 내면과 외면은, 서로 동떨어진 것 같지만 인간의 삶에 있어서 서로 한 순간도 결코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이라는 걸 퇴계와 율곡은 알았다.개인의 이익에 집착하는 보수, 몰현실적 친중 사대주의와 종북사상에 매몰된 진보는 '이념의 가면'을 쓴 부패기득권 세력일뿐 보수·진보의 가치와는 진정 무관한 것 같다. 336쪽, 1만7천원.

2020-03-06 14:30:00

[신간] 바이러스 쇼크

[신간] 바이러스 쇼크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대구경북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코리아 포비아'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코로나19(우한폐렴)가 전 세계인을 더욱 공포로 몰아가는 이유 중 하나는 아직까지 바이러스의 정체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앞으로 어떤 상황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지 그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래서 공포는 더욱더 확대 재생산된다.문재인 정부의 안일하고 무능하며 무책임한 대응 또한 '코리아 포비아'의 원흉이다. 2003년 중국 사스, 2015년 메르스, 2016년 지카 바이러스 때 경험했듯이,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예측하지 못한 경로를 통해 나타난 새로운 병원체에 의해 엄청난 재앙을 초래한다. 중국 우한발 코로나19도 마찬가지였다. 초기에 감염원(중국)을 신속히 원천 차단하지 못한 것이 전 세계적인 '코리아 포비아'라는 비극을 불러왔다는 비판은 설득력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중국과 우리(대한민국)는 운명 공동체"라는 말은 현실이 되어 버렸다. 대구경북은 중국의 우한·후베이처럼 되어 버렸고, 대한민국은 중국처럼 전 세계의 기피 대상으로 전락했다.이 책에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에 닥친 우한 바이러스 쇼크를 이겨낼 해법이 담겨 있어 주목을 끈다. '인류 재앙의 실체, 알아야 살아남는다'는 부제에 담긴 의미가 남다르다.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는 이기는 것은 없다. '(개개인이) 살아 남는 것'이 핵심이다.무엇보다 막연한 공포에서 벗어나 단단한 '경각심'을 갖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류사는 어쩌면 바이러스와의 투쟁이었다. 중세 흑사병을 굳이 예로 들지 않더라도 5천만 명을 죽게 한 스페인 독감(1918년), 100만~20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아시아 독감, 3천600만 명의 사망자를 낸 홍콩독감(1968년)에 이어 에이즈(1981년), 중국사스(2003년), 메르스(2012년), 에볼라(2014년), 지카(2016년), 그리고 중국 우한에서 시작한 코로나19(2019년)에 이르기까지 치명적 바이러스의 습격은 계속되었다.저자는 우한폐렴 발생 소식을 처음 접하면서 '그 바이러스는 분명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바이러스이고, 그 바이러스는 박쥐 바이러스일 것이다'고 예측했다. 공개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 정보는 그의 예측 그대로였다. 재앙은 이미 예고 되었던 셈이다.이 책의 장점은 바이러스에 대한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줌으로써 어떻게 바이러스와 싸워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지혜를 준다는 것이다. '적을 알아야 패배하지 않는다'는 손자병법은 불변의 진리이다. '앎'이야말로 코로나19의 도전과 공포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무기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바이러스의 정체와 미생물의 역사, 신종 바이러스의 탄생 계기, 인류와 공생해 온 바이러스의 역사, 그리고 어떻게 인류에게 위협을 가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문적이면서 이해하기 쉽도록 전개하고 있다.저자는 오늘날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출현한다 하더라도 인체 치명률은 1세기 전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과거와는 다른 청결한 위생환경 덕분이다. 청결한 위생환경은 세균 감염을 줄여주고, 2차 세균 폐렴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을 낮춰준다.코로나19를 예방하고 대처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사스·메르스·코로나19 같은 호흡기 질병의 확산을 막는 데는 마스크 착용이 큰 도움이 된다. 병원균이 감염자의 기침이나 가래 등을 통해 다량으로 배출되는 탓이다. 또 비누나 손 세정제로 자주 손을 깨끗이 씻으면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바이러스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을 쌓고 차분하고 냉정하게 대응해야 하는 만큼, 평소 확진자의 동선 등에 관심을 갖고 많은 정보들을 축적하는 것이 필요하다.신장질환, 페질환, 당뇨 등 세균 폐렴에 취약한 기저질환자나 노약자들의 경우 미리 폐렴구균 백신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바이러스에 걸리더라도 폐렴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결론은 희망적이다. 깨끗한 위생환경, 폐렴 합병증 치료, 항바이러스제 투여, 한층 강화된 보건 개입 등 인류가 개발한 비장의 무기들은 과거에는 치명적일 수도 있었던 바이러스를 점차 무력화 시키는 방향으로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를 박멸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남은 시민이 승리한 것이다. 우리 모두 승리자가 되자! 368쪽, 1만5천원.저자 최강석은?= 농림축산검역본부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동물전염병 국제전문가이자 수의바이러스 학자이다. 현재 세계동물보건기구 전염병 전문가로서 동물바이러스 전염병의 국제적인 확산 방지를 위해 다양한 국제협력 기술지원 활동을 하고 있으며, 동물과 사람의 전염병 관련 100여 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2020-02-28 14:30:00

[반갑다 새책]Where the Light Stays

[반갑다 새책]Where the Light Stays

대구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인 지은이가 방학이나 연구 안식년을 이용해 여행하면서 지구촌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 렌즈에 담은 94장의 사진첩이다. 외국인들에게도 보여주기 위해 책의 제목과 사진의 출처를 영어로 적어두었다.이 책은 지은이의 여행 사진첩 1권 '카리브해의 흑진주'와 2권 '눈빛' 발간에 이어 세 번째로 일반인들이 쉽게 가기 힘든 지구촌 구석구석의 이색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특히 노르웨이에서 비행기로 3시간을 가서 다시 배를 타고 북위 82°지점의 북극에서 찍은 유빙과 북극곰, 바다사자 등의 모습은 이국적 정취(Exoticism)를 물씬 풍기고 있다."쉽게 갈 수 없는 곳의 사진들을 소개함으로써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국적 풍경의 정취를 나누고 싶었던 것이 사진첩을 발간하게 된 까닭입니다."1993년부터 카메라와 인연을 맺은 지은이는 세 번째 사진첩의 특징을 '특이한 나라의 특이한 사람과 풍경'이라고 말했다.북극 이외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대초원에서 유유자적 쉬고 있는 사자들과 그 밖의 동물들은 바로 눈앞에서 구경하는 듯 생생할 뿐 아니라, 중남미 지역에서 찍은 오랜 시간의 풍화를 견뎌낸 자연의 조각품들은 당장이라도 가보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이외에도 나미비아 사막풍경, 인도의 수확 장면, 포르투갈 파티마의 성십자가 모습, 쿠바의 해안가, 프랑스 니스의 몽돌해변에 거의 전라의 모습으로 누워 햇살을 만끽하고 있는 여인은 쉽사리 눈을 뗄 수가 없다.현재 지은이는 대구사진작가협회와 정수사진회의 초대작가이며 지금까지 100여개국을 여행하며 이색 풍경과 지구촌 사람들을 렌즈에 담아왔다. 110쪽, 2만8천원.

2020-02-28 14:30:00

[책 CHECK] 신판 신간회의 민족운동

[책 CHECK] 신판 신간회의 민족운동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대한민국학술원 회원)가 '신간회의 모든 것'을 밝히는 역작 '신판 신간회의 민족운동'을 출간했다. 신간회(新幹會) 성립부터 해소까지 모든 것을 '구조사'의 입장에서 집중 조명한 것이 특징이다.신간회는 일제에 굴복하여 '내정자치'에 안주하는 세력의 대두로 민족운동이 분열될 즈음, 민족주의 독립운동 세력과 사회주의 세력이 '완전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1927년 창립한 민족협동전선단체이다(제1장). 일본이 단일화된 조직이 감시하기 편하다고 판단한 때를 틈타 애매모호한 강령을 채택함으로써 신간회는 그 이념을 숨기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국내 모든 정파를 망라한 합법단체로서 획기적으로 성립될 수 있었다(제2장).저자는 이러한 창립 비화 뿐만 아니라, 그동안 신간회 연구에서 미진했던 '활동'을 중앙본부와 지방지회로 나누어 상세하게 밝혔다. 먼저 신간회 중앙조직의 시기별 구성을 1단계에서부터 4단계로 나누어 서술하여(제4장) 조직의 변동 상황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했다. 또한 지방지회를 국내의 군별 지방지회와 도별 연합회, 해외의 지방지회로 나누어 각각 짚어줌으로써(제5장) 신간회의 총체적 활동상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2020-02-28 14:30:00

[책 CHECK] 대한민국철학사 '철학은 슬픔 속에서 생명을 가진다'

[책 CHECK] 대한민국철학사 '철학은 슬픔 속에서 생명을 가진다'

[대한민국철학사]유대칠 지음/ 이상북스 펴냄유대칠은 스스로 철학노동자로 부르며, 현재 '홀로 있음'과 '더불어 있음'을 화두로 잡고 '뜻' 있는 한국철학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철학은 지독한 고난 가운데 스스로 돌아보며 스스로의 부재를 자각하며 그 부재를 채울 충만을 향해 달리는 '고난의 주체' 에게 주어진다"고 주장한다.때문에 이 책은 '이 땅에서 우리말 우리글로 역사의 주체인 우리가 우리 삶과 고난에 대해 고민하고 사유한 결과물이 바로 한국철학'이라고 정의한다. 한국철학은 '한국'이란 이름으로 서술되는 모든 민중의 아픔, 그 보편적 아픔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몸부림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중국의 변방에서 중국을 그리워하며 한자로 철학한 고려와 조선 시대 양반의 철학은 그에게 철학이 아닌 셈이다.따라서 한국철학은 민중이 자신의 성스럽고 고귀한 존재를 깨달은 서학(천주교)과 동학에 의해 비로소 회임했고 출산했다. 윤동주, 함석헌, 류영모, 문익환, 장일순, 권정생의 한국철학이 담겨 있다. 600쪽, 3만2천원.

2020-02-21 14:30:00

[반갑다 새책]전주류씨 수곡파 460년의 역사/류일곤 편저/도서출판 채운재 펴냄

[반갑다 새책]전주류씨 수곡파 460년의 역사/류일곤 편저/도서출판 채운재 펴냄

요즘 세상에서 자기 혈족의 근본인 가계도는 물론 심지어 할아버지, 할머니 이름도 모르는 세대가 적지 않다. 하물며 조상의 세거지나 촌수관계나 외가, 진외가가 어디냐는 더더욱 관심 밖에 있기 일쑤이다.옛날 우리 조상들은 각자 자기에게 피를 이어준 여덟 명의 조상을 찾아 '팔고조도'(八高祖圖)를 기록해 놓았다. 팔고조는 나에게 피를 내려준 4대까지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누구이며 무슨 병으로 사망했는지 알 수 있으면 그 병에 대해 어릴 때부터 조심하고 평소 관리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요새 말로 가족력을 제대로 알 수 있었던 기록이었으며 혼인을 정할 때도 참고로 했다.'전주류씨 수곡파 460년 역사'는 수백년 살았던 고향은 수몰돼 없어지고 후손들은 타향에서 성장해 조상에 대한 관심도 없고, 또 알려고 하지 않는 세태 속에서 조상에 대한 이야기를 후손에 전해줄 의무를 갖고 편찬됐다.책은 ▷전주류씨 상계도를 시작으로 ▷수곡파 분파도 ▷세거지를 중심으로 한 각 동네 소개 ▷문화재 및 고가(古家) ▷현조(顯祖) 소개 ▷항렬 ▷무실 자손들의 가훈 ▷수곡파 인물록 순으로 편찬됐다.특히 스스로를 활자 중독증이라는 편저자는 60여년 책과 신문에서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조상에 관한 내용을 추렸고, 전주류씨 각 동네별로 대표를 모아 책 편찬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각 집안의 자료 협조를 통해 한권의 책으로 묶어 세상에 빛을 보게 한 것이다.편집 후기에서 편저자는 시조(始祖) 이후 700여년을 내려오면서 산소 한 곳 실전되지 않았고 임진왜란 때는 전 가족이 의병에 참여하기도 했고, 일제 강점기 때는 80명이 넘게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전주류씨 집안에 자손으로 태어난 것에 대한 고마움과 긍지를 가지고, 법고창신의 자세로 조상의 정신을 자손만대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을 적고 있다. 723쪽, 3만5천원.

2020-02-21 14:30:00

방탄소년단은 어떻게 전 세계를 장악했나…「트라이브즈」

방탄소년단은 어떻게 전 세계를 장악했나…「트라이브즈」

[책] 트라이브즈세스 고딘 지음/ 유하늘 옮김/ 시목 펴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마케팅 구루 중 한 명이면서 베스트셀러 작가인 세스 고딘이 '부족(Tribes)'이라는 개념을 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무언가를 해낸 사람들은 대개 피라미드의 꼭대기에서 출발했거나 매우 운이 좋은 사람들이었다. 이 때 사용된 성공의 지렛대는 현금과 조직적 헌신이었다. 빌 게이츠나 잭 웰치나 린든 존슨이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낸다면 훨씬 쉽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수행하기 힘들었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그랬다.아이디어가 생겨나고 전파되고 실현되는 방법이 달라지는 변곡점에 다다른 현재, 더 이상 대량생산과 매스미디어가 통하지 않는 시대를 맞아 새로운 수단과 대안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마치 단비와도 같다.BTS, 방탄소년단을 되돌아보자. 2013년 방탄소년단이 처음 데뷔했을 때, 기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단 한 번도 남자 아이돌을 키워낸 적이 없다. 아이돌 산업은 SM·JYP·YG 3대 기획사 중심으로 공고한 체제가 잡혀 있었고, 지상파와 케이블 음악방송, 앨범판매, 예능 프로그램 출연, 수 개월간 지속되는 해외투어라는 규범을 따랐다.방탄소년단의 전략은 달랐다. 자체 콘텐츠를 제작했다. '달려라방탄'과 같은 자체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공연장 백스테이지 영상과 연습실 영상, 숙소 영상 등을 계속 만들어 공개했다. 기존 아이돌의 신비주의 전략을 타파하고 팬카페와 SNS에서 채팅과 댓글을 통해 그 어떤 아이돌보다 활발하게 팬들과 소통하며 자신들의 메시지를 꾸준히 알렸다.이들은 누가 볼지도 모르는 영상콘텐츠에 제작비를 들이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다는 비웃음과 그 시간에 유명 방송국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 낫다는 비판을 극복하고 과감한 이단자이자 리더가 되어갔다. 그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다. 사람들은 리더를 따라갔고,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를 아우르는 자신들만의 거대한 글로벌 팬덤을 만들었다.많은 사람들은 SNS와 유튜브 등의 활용을 방탄소년단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그러나 이것은 지엽적인 분석에 불과하다. SNS와 유튜브는 단지 수단에 불과할 뿐, 보다 근본적인 해답은 방탄소년단이 그들의 '부족(Tribes)'를 만들었다는 것이다.부족을 찾고 그곳에 들어가고자 하는 욕망은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내재된 가장 원초적인 본능이다. 누구나 기회가 생기면 부족에 들어가고 싶어한다. 그렇게 뭉친 부족은 아이디어와 믿음을 바탕으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입소문을 내고 행동을 조직화하고 규모를 키워나가는 운동을 전개한다. 일단 부족이 만들어지면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부족원들은 일반적인 노동자나 고객, 대중과 달리 자발적으로 부족을 강력하게 만들고 규모를 키우기 때문이다.BTS, 방탄소년단의 부족원(아미)은 소규모였을 때도 강력했을 뿐만 아니라, 부족원들이 자발적으로 다른 부족원을 모집하고 끌어들임으로써 전 세계적인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다.부족의 힘은 아이돌 세계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세상을 바꾸고, 정치를 바꾸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환경을 바꾸길 원한다면, 그리고 이윤과 가치를 창출하기를 바란다면 '부족'이 답이라고 세스 고딘은 강조한다. 조직의 밑바닥에 위치한 이단자가 조직 내에서 부족을 꾸려 조직을 바닥에서부터 확 뒤집고, 작은 부족이 공룡 기업을 쓰러뜨리고, 보잘것없었던 사회운동을 커다란 물결로 만들어 새로운 법규를 만들기도 한다. '모두를 위한 지렛대'의 길이가 길어진 탓이다. '적당한 지렛대만 주어진다면 지구를 들어올리겠다'고 아르키메데스가 말하지 않았던가. 현재 이 말은 비유가 아니라 사실이 되었다.세스 고딘은 이 책에서 페이스북, 밋업, 유튜브 등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부족으로 만들고 리더가 되도록 돕는 수많은 도구(지렛대)를 소개하면서 구체적인 사용법과 사례까지 알려준다. '긴 지렛대'를 이용하면 누구나 부족을 만들고 리더가 될 수 있다.저자의 요지는 이렇다. '사람들은 리더가 나타나 부족을 만들어주길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행동하지 않는다. 그러니 당신이 결심하고 나서야 한다.' 또한 리더를 위해 ▷공통의 관심사를 제대로 포착하라 ▷부족의 크기에 집착하지 마라 ▷일방적으로 말하지 말고 부족원들과 활발히 소통하라 ▷서로에 대한 믿음을 강화시켜라 ▷명예에 집착하지 말고 분명한 비전을 제시하라 등의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부족을 만들고 이끌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비전'과 '믿음'이라고 강조한다. 244쪽, 1만5천원.〈키워드〉트라이브즈(Tribes)란?= 생각을 공유하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운동을 전개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부족(Tribes)'라고 부른다. 회사 동료, 고객, 투자자, 신앙인, 취미 동호회원, 독자 등 하나의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규합된 사람들을 칭하는 주요 개념이다.

2020-02-21 14:30:00

[책] 매일신문 신춘문예 출신 작가들에 주목…'윈드벨, 기억의 문을 열면' '꿈에 보는 폭설'

[책] 매일신문 신춘문예 출신 작가들에 주목…'윈드벨, 기억의 문을 열면' '꿈에 보는 폭설'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두 작가의 소설집과 시집이 나란히 출간돼 눈길을 끈다. 작가 문형렬의 시집 '꿈에 보는 폭설'은 출간 30년만에 재출간됐으며, 작가 김신우는 등단 19년만에 첫 소설집 '윈드벨, 기억의 문을 열면'을 펴냈다.◆시집 '꿈에 보는 폭설'이번에 새단장한 문형렬의 시집 '꿈에 보는 폭설'은 1990년 출간돼 독자들을 만난 바 있다. 이번 개정판은 오탈자를 바로잡고 개정된 맞춤법을 따랐으며 시 수록 순서를 바꿨다.시집은 총 3부로 나뉘어져 있으며 69편의 시가 수록됐다.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이자 시집과 동명의 시도 수록됐다."...눈이 내린다, 불꽃 속으로 창자를 긁어내는 오늘 밤의 눈보라는/ 꿈꾸는 속눈썹에 방울방울 쉼 없이 솟아오른다 / 젖어라 나무들이여, 딱정벌레 몸뚱이여 / 천지사방(天地四方) 우리는 외로워서 온몸에 불꽃을 달고 / 그 불꽃 갈피 없이 눈보라 속으로 흩날리어, / 어딘가, 그리운 넋들의 사랑은..." '꿈에 보는 폭설(暴雪)' 中작가의 시는 이처럼 불안과 비애의 내음을 짙게 깔고 있다. 삶에 대한 실존적 비애로부터 젊음의 방황으로 인한 고뇌, 시인이 겪는 육체적 고통 등 폭넓은 감정을 담고 있다. 다만 고통과 허무를 노래하되 그에 침잠하지 않으며 사랑과 꿈을 노래하되 그것의 찰나성과 무기력함을 외면하지 않는다.중요한 것은 비애의 내용이나 무게가 아니라 작가가 그 비애를 어떻게 견뎌내느냐 하는 점이다. 진형준 문학평론가는 "이 시집에서 방향은 두 갈래다. 삶의 비애 한 가운데 속 깊은 그리움과 희망을 감추거나 세우고 사는 길이 하나요, 다른 하나는 그 희망을 간직했다는 은밀한 자부심으로 지탱되던 자아를 허물고 비애 자체를 사는 길"이라고 해석했다.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당선,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며 등단한 작가 문형렬은 지금까지 소설과 시 창작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126쪽. 9천원.◆소설집 '윈드벨, 기억의 문을 열면'2001년 매일신문에 단편소설 '면역기'로 등단한 작가 김신우가 19년만에 첫번째 소설집 '윈드벨, 기억의 문을 열면'을 세상에 내놓았다.작가는 책에서 인간관계의 딜레마와 딜레마를 넘어서는 관계의 윤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더불어 무엇이 사람의 사이를 훼손시키는가에 대해 탐구한다.인간(人間)이라는 단어에는 '사람과 사람의 사이(間)'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작가는 이 사이 영역은 어떤 권력 관계에 의해 기울어지거나 경직되기 쉽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 소설집의 소설들은 그 순간들을 일상어를 현미경 삼아 들여다본다. 작품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우리가 늘상 마주하게 되는 일방적으로 한쪽으로만 기울어지거나 한쪽만 상처받는 인간 사이의 문제를 뼈아프게 마주하게 될 것이다.신춘문예 등단 당시 습작기를 많이 거치지 못했기에 슬럼프가 꽤 길었다고 고백하는 작가는 손에서 글을 놓지 않고자 육아를 하면서도 조금씩이나마 글을 써내려갔다. 자신감을 갖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에서 주먹을 휘둘러 간신히 통과한 시간(작가의 말)'을 거쳐 첫 소설집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318쪽. 1만4천원.

2020-02-21 1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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