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책

 

대구문인협회 곽흥렬 수필가 초청 세미나

대구문인협회(회장 박방희)는 최근 대구문학관에서 곽흥렬 수필가를 초청해 '향기로운 삶 수필에서 찾다'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는 김숙이 부회장, 천영애 사무국장, 이재순한규찬방종현 이사 등 60여 명이 함께했다.

2018-06-17 07:22:21

대구수필가협회 수필문학세미나

대구수필가협회(회장 손숙희)는 15일 대구교육대학에서 여세주 평론가를 초청해 '수필 쓰기에서 형상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는 박방희 대구 문인협회장, 장호병이원우허창옥 전임 회장, 제행명김상립 고문 등 80여 명이 함께했다.

2018-06-17 07:01:36

[반갑다 새책] 세계사톡/ 무적핑크, 핑크잼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재미는 물론 역사 공부까지 잡아 역사만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위즈덤하우스의 '조선왕조실톡' 시리즈에 이은 두 번째 저술이다. 동시대에 살았던 인물들이 메신저로 대화를 주고받는다는 콘셉트로, 인물들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세계사가 한 눈에 조망되고, 동일 시기의 동서양, 한국 역사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공부하듯 억지로 외우지 않아도 옛날 그때 그 시절 살았던 사람들의 생생한 대화들을 듣다 보면 저절로 내용이 기억되고 역사 실체에 접근 할 수 있게 된다. 전체 5부로 나누어져 있고, 각 부 첫 페이지는 그 시대를 대표하는 주인공들의 단톡방 대화로 꾸며 그 시대의 특징을 짐작할 수 있도록 했다. 36개의 만화 에피소드와 41개의 '세계사 돋보기', 10개의 지도가 등장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431쪽, 1만4천800원.

2018-06-14 10:16:58

암스테르담행 완행열차

[책 체크]] 암스테르담행 완행열차/ 박찬순 지음 / 도서출판 강 펴냄

박찬순의 세 번째 소설집이다. 저자는 앞서 낸 두 권의 소설집에서 다문화적인 코드와 더불어 혹독한 삶을 견뎌내는 이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그 생이 쥐고 있는 희망을 담은 소설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소설집에서도 각자 자기 몫의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주인공들을 통해 그 안에서 희미하게 존재하는 생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이번 소설집에는 총 11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2040년의 낯선 시공간을 배경으로 최첨단 디지털 기기에 몸을 내맡긴 인간의 운명('달팽이가 되려 한 사나이')을 펼쳐내기도 하고, 문학이 죽어가는 시대, 다른 언어권에서 한국문학은 무엇으로 소통되는지('테헤란 신드롬') 성찰하기도 한다. 이웃나라에서 느끼는 멀미('레몬을 놓을 자리')의 정체나, 장소에 숨겨진 존재의 운명('성북동 230번지')에 대해 탐구하기도 하고, 애도에 대해('재의 축제', '아홉번째 파도') 이야기하기도 한다. 오직 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소설('신천을 허리에 꿰차는 법―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로 구술 소설의 가능성을 시도한 작품도 눈에 띈다. 표제작 '암스테르담행 완행열차'는 클래식 공연 기획 회사의 중간 간부인 '나'가 자신이 기획한 악단의 부산 공연에 참석하기 위해 기차역에 가지만 KTX 파업 소식을 접하고는 무궁화호 완행열차로 발길을 돌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북남시집 오케스트라'는 포격 사건이 있었던 연평도에서 평화와 화합을 위한 클래식 공연을 진행하는 에피소드를 담아내고 있는 단편이다. '신천을 허리에 꿰차는 법―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은 소설가인 주인공이 대구 신천에 내려가 천변을 거닐다 선배 작가인 구보 박태원의 혼령을 만나 문학과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과거와 화해한다는 내용이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썼다. "결국 내가 믿을 수 있는 것은 아주 소소하고 작은 것들, 덧없는 존재들이 생의 가장 막막한 순간에 뿜어내는 지순한 숨결이었다. 그 고단하고 선량한 숨결에서 어느 찰나 언뜻언뜻 비치던 알 수 없는 아름다움과 생명의 기미. 그것이 우리를 계속 살아가게 하는 그 무엇이 아니었을지." 경북 영주 출신인 저자는 연세대 영문과와 서울대 신문대학원을 졸업했다. 200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가리봉 양꼬치'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발해풍의 정원', '무당벌레는 꼭대기에서 난다'가 있다. 2014년 한국소설가협회 작가상을 수상했다. 344쪽, 1만4천원.

2018-06-13 16:21:07

소설집 '우리는 사람이다' 표지

소설가 심우 박하식 작가 '우리는 사람이다' 등 소설집 출간

소설가 심우 박하식(80) 씨가 최근 소설집 '우리는 사람이다'와 '그리운 편지 한 장'을 출간했다. 이번에 출간된 '우리는 사람이다' 소설은 한마디로 사랑의 꿈이다. 불타의 연기 즉, 인연의 업보와 시대를 초월한 사랑의 영원성을 희구한 작품이다. '그리운 편지 한 장'은 서신집을 모은 편지글이다. 의남매를 맺은 누이동생들과 문우, 친구들 등과 평생동안 주고받은 편지글을 모아 놓은 모음집이다. 매일신문 출신인 박 소설가는 1987년 '이승의 옷'이란 소설 단행본 발간을 시작으로 1993년 축산신문 현상공모에 증편 '토종'을 응모, 당선돼 문단에 등단했다. 작품집으로는 '소백산 밑에 빛을 남긴 사람들', '상락향', '무수촌', '고향의 숨결', '마음의 한 번 핀 꽃', '잃어 버린 땅', '소백산 자락길', '영주에 살면서', '단군의 눈물', '그 누이의 사랑' 등이 있다. 그는 매일신문 퇴직 후 소설가로 활동하면서 영주시민대상과 제11회 금복문화상, 경상북도 문화상·문학상, 한국예술문화 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박 소설가는 11일 오후 2시 성균관영주청년유도회 사무실(전 가흥1동사무소 2층)에서 경북도와 영주·봉화한국문협지부의 후원으로 출판기념회를 연다. 문의 010-4533-0033.

2018-06-10 15:39:55

죽을 때까지 책읽기

[책 체크]죽을 때까지 책읽기/ 니와 우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 / 소소의책 펴냄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스물한 살 남자 대학생이 쓴 글을 인용하면서 시작하는 이 책은 오늘날의 세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책을 읽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고, 학습서가 아니라면 시험을 볼 때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며, 책이 아니라도 즐길 거리가 너무 많다. 또한 책은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닌, 아날로그적인 산물이라는 인식까지 널리 퍼져 있다. 이런 현실에서 그저 책을 열심히 읽어야 한다는 제언은 설득력을 잃은 지 오래다. 책을 읽을지, 읽지 않을지는 개인의 자유다. 그럼에도 저자는 책을 읽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과,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다고 말한다. 책을 대하는 선입관과 편견의 벽을 무너뜨리고, 책을 읽고 싶지만 무슨 책부터 어떤 식으로 읽어야 할지 막막한 이들에게 더없이 유용한 지침을 제공한다. 일상생활이나 회사 업무에 필요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세상이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결코 책을 대신할 수는 없다. 특히 이 책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인 '무지의 지(知)'를 아는 것과 모든 일을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태도,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 주위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진정한 마음의 자유를 얻는 길은 책읽기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232쪽, 1만3천800원.

2018-06-06 17:57:07

의사의 말 한마디

[책 체크]의사의 말 한마디 임재양 글·이시형 그림 / 특별한서재 펴냄

골목 안에 한옥 병원을 짓고 뒷마당에 꽃밭도 가꾸고 주방을 만들어 요리를 시작한 의사가 있다. 그는 나이가 들어 은퇴하자 집에서 구박받은 남성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아내로부터의 진정한 독립 방법은 스스로의 밥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요리에 입문했는데, 그것이 확장되어 이제는 건강한 요리의 전문가가 되어가고 있다. 병원 뒤뜰에 '한입 별당'이라는 주방을 만들고, 그곳에서 통밀로 된 건강한 빵을 구워서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때로는 한 끼 식사도 직접 만들어 대접한다. 한옥 병원에서 유방암 검진을 하고 '한입 별당'에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해 교육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차를 마시며 세상이 건강해지도록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은 것이 그의 꿈이고 현재의 일상이다. 이 책에는 작은 행복도 스스로 만들고 감사할 줄 아는 의사 임재양 의사의 솔직한 고백들이 실렸다. 위트 있고 마음이 건강한 그가 이시형 박사의 세로토닌문화 소식지에 오랫동안 연재한 글이다. TV에서 만나는 스타 의사가 아니라 평범한 생활인인 의사의 소박한 정서가 이시형 박사의 문인화와 친근하게 어우러졌다. 죽이 잘 맞는 후배 의사를 위해 그림을 그린 이시형 박사의 일러스트는 젊은 감각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한다. 180쪽, 1만3천원.

2018-06-06 17:56:56

교보문고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기파랑) 2.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곰돌이 푸(원작)·알에이치코리아) 3. 곰돌이 푸,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곰돌이 푸(원작)·알에이치코리아) 4. 모든 순간이 너였다(하태완·위즈덤하우스) 5. 82년생 김지영(조남주·민음사) 6.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정문정·가나출판사) 7.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김수현·마음의숲) 8.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나이토 요시히토·홍익출판사) 9. 문재인의 운명(취임 1주년 기념 한정판)(문재인·북팔) 10.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팀 페리스·토네이도)

2018-06-01 14:45:40

삼천포에 빠지다

[책 체크]삼천포에 빠지다/ 민송기 지음 / 학이사 펴냄

삼천포에 빠지다/ 민송기 지음 / 학이사 펴냄 우리가 모국어 화자로서 알아야 할 우리말에 대한 지식을 수필처럼 쉽고 재미있게 쓴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은 우리말을 다룬 여타의 책들과 달리 사람들에게 바른말 고운 말을 쓰라고 훈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흔히 쓰는 말에 대해 표준어, 맞춤법 규정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대신 사람들이 왜 그런 표현을 많이 쓰는지, 그런 표현에는 어떤 사고나 문화가 들어 있는지를 분석한다. 저자는 말이라는 것이 사람들의 삶 속에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옳은 규칙은 없다고 이야기한다. 표준어나 어문 규정에 맞는 말이라고 해서 바른말 고운 말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모국어 화자에게 바른말 고운 말은 표준어가 아니라 실제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말이라고 전제한다. 어떤 말이 적절한지는 우리말에 담긴 역사와 문화적 맥락, 우리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우리말 지식을 다루는 한편 세상을 보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인문학 교양서이다. 생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소소한 것들에서 의미 있는 것들을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어려운 내용들도 빙긋이 웃으며 빠르게 읽을 수 있다. 우리말 문법을 알고 싶어서 책을 선택한 사람들에게는 '삼천포로 빠진'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288쪽, 1만5천원.

2018-05-30 16:03:19

시니어 산업화 글로벌 마케팅

[책 체크]시니어 산업화 글로벌 마케팅/ 정환묵 지음 / 리빙북스 펴냄

현 시대의 가장 큰 화두는 인생 '100세 시대'라는 말을 실감할 정도로 '고령사회'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전되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시니어 산업의 중요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 시니어 인구가 유아 인구 대비 3배 이상 늘어났음에도 시니어에게 필요한 상(용)품이나 인지도 있는 시니어 전문 기업조차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시니어 산업은 시니어에게 필요한 융복합 상품 또는 고령 친화 상품과 관련된 산업일뿐 아니라, 곧 청년 일자리 창출과도 직결된다. 나아가 미래 수출 주력 산업으로까지 발전할 잠재력이 있다. 따라서 시니어 산업의 육성은 한국 경제 발전의 기회이며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 사회의 현실에 대해 그 문제점과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준다. 저자는 대구가톨릭대 컴퓨터정보통신공학부 교수로 정년 퇴임했으며, 동 대학교 평생교육원장과 산업협력단장, 공과대학장, 부총장 등을 지냈다. 현재 스마트 시니어 산업연구소 소장으로 시니어 산업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 저서로 '인공지능', '임베디드 컴퓨터 시스템', '소프트 컴퓨팅' 등이 있다. 344쪽, 1만7천원.

2018-05-30 16:03:06

[내가 읽은 책]오정희, 『새』 문학과지성사, 2009.

한국 현대 여성소설의 원류이자 '작가들의 작가'로 불린다는 오정희의 장편소설이다. 열두 살 된 소녀가 화자로 이 소설을 이끌어 가는데 어른의 시선으로 보는 어른이 읽어야 하는 책이다. 2003년 독일에서 번역 출간되었고 독일 리베라투르상을 받았는데 해외에서 한국인이 문학상을 받은 첫 사례였다. 심리갈등 묘사에 뛰어나다는 저자가 어느 인터뷰에서 가장 애착이 간다는 작품이 바로 이 소설이다. 불우한 환경에 처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경험이 동기가 되어 썼다고 밝히고 있다.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단단히 봉인된 방 같은 마음이라 문을 열 수 없어 속수무책이었으며 참담함과 무책임하게 버려둔 듯한 부채감을 느낀다고 했다.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어린 남매가 겪는 고단한 일상과 같이 세 들어 사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이다. 동성애자 부부, 전신마비 딸을 둔 주인 할머니, 신분을 속이고 숨어 사는 살인자, 새를 키우는 화물기사 등…. 특히 옆방 화물기사 아저씨가 가지고 있는 새와 새장은 매우 상징적으로 소설적 상황과 대응된다. 열 살 된 남동생 우일이는 잘 자라지도 않고 날이 갈수록 마르지만 늘 새처럼 날기를 꿈꾼다. 우일이가 아기였을 때 아버지가 엄마를 때렸고 우일이를 3층에서 던졌는데 나뭇가지에 걸려 살아났다. 엄마의 부재에는 아버지의 폭력이 있었고 아버지는 아이들을 방치하고 돌보지 않는다. 부모나 어른들의 보호와 사랑을 받지 못한 어린 남매는 마음이 더욱 닫히고 어두운 세상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우리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소리 내지 않고 웃기. 소리 내지 않고 울기. 어떠한 경우에도 소리 내지 않는 것이 우리를 지키는 한 방편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58쪽) 화자가 열두 살 소녀여서 복잡하고 어렵게 쓰진 않았는데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담담한 어조가 오히려 더 객관적으로 느껴지고 머리로 이해하기 전에 가슴으로 아픔이 먼저 와 닿는다. 아이들이 힘들다거나 슬프다는 표현은 없지만 어른들의 대화나 상황 묘사가 섬세하고 뛰어나 고통이나 슬픔이 더 깊게 느껴진다. "그 애는 아마 날기 위해 가벼워지려 하는지도 모른다. 새는 뼛속까지 비어 있기 때문에 날 수 있는 것이다. 그 애가 점점 더 말라서 대나무 피리처럼 소리를 낼 때쯤이면 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90쪽) 우일이가 새가 되는 것은 죽음이다. 이 책에서 아이들은 구원받지 못하고 희망도 없지만 저자는 새의 상징을 죽음으로 한정시키고 싶지는 않을 것 같다. 안타까운 건 엄마도 분명 피해자인데 아주 희미하게 그려져 있다. 엄마를 이해하지도 원망하지도 않는다. 마지막 부분. 누군가 부르는 듯한 소리가 엄마임을 느끼게 해준다. "그렇게 부르던 마음은 이제사 내게로 와 들리는가 보다."(165쪽) 문체가 섬세하고 정확하고 아름답다. 그래서 더 깊이 빠져들며 읽었다.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을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2018-05-26 00:05:16

지은이 윤이조

3代가 함께 만든 집안 5代 가족사…『지나간 것은, 다 그립고 눈물겹다』

지나간 것은, 다 그립고 눈물겹다/윤이조 지음/이현승 그림/아인아이엠씨 펴냄. 85세인 지은이가 76년 전(1942년)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향산 윤상태 선생)를 떠올리며, 할아버지와 함께 살던 어린 시절 추억, 생활 속에서 경험한 일제강점, 해방과 6·25전쟁, 즐겁고 행복했던 날들, 가슴 졸였던 날들, 엄마로 또 아내로 살았던 날들을 기록한 책이다. 지은이 윤이조 여사가 글을 썼고, 초고(草稿)를 읽은 대학교 4학년 손녀(이현승)가 삽화를 그렸다. 지은이의 며느리가 책을 쓰시라 권하고 전체 기획을 맡았으니, 혈연과 혼인으로 맺어진 집안 5대(代)의 이야기를 3대가 함께 책으로 만든 셈이다. 전체적으로 담백하고 꾸밈이 없으며, 술술 읽을 수 있게 써 내려간 책이다. 자기 인생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펴내고 싶지만 책 쓰기에 막막함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참고해도 좋겠다. ◇"글 쓰는 일은 나하고 상관없다 여겨" 지은이는 "주변에서 '남는 것은 글뿐이다. 자서전이든 수필이든 글을 써보시라'고 권하곤 했지만, 글이라고는 SNS로 친구들과 나누는 문자 정도밖에 없어 글쓰기는 나와 무관한 일이라고 여겼다"고 말한다. "지난해 10월 초, 아들의 생일 때 가족들이 함께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다가 옛날이야기가 나왔다. 그 자리에서 내가 '할아버지를 따라가 혼마치(本町·지금의 대구시 중구 서문로)의 백화점에서 돈가스를 처음 먹어봤는데 그 이후로 그렇게 맛있는 돈가스는 먹어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던 모양이다.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자연스럽게 당신의 독립운동 이야기로 이어졌고, 옆에 앉아있던 며느리가 그 기억들을 글로 써보시라고 권했다." 이 책은 그렇게 시작됐다. ◇아홉 살 아이가 기억하는 할아버지 책에는 독립운동에 평생을 바친 할아버지 윤상태 어른과 관련한 추억이 많지만, 그렇다고 할아버지의 독립운동사는 아니다. 윤상태 선생의 독립운동에 관한 기록은 '부록'에 연혁과 재판 기록, 논문 발췌 형식으로 따로 정리하고 있다.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아홉 살 소녀답게 사소하고 단편적이다. 지은이에게 할아버지는 손녀의 초등학교 입학식에 손녀 손을 잡고 참석하시는 자상한 분, 아이들이 방학을 맞이하면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 아이들까지 모두 데리고 백화점에 가서 돈가스를 사 주시는 다정한 사람이다. 할아버지가 일제 경찰에 당한 고초를 아홉 살 손녀는 이렇게 기억한다. "할아버지는 회사를 운영하셨는데, 1942년 어느 날 갑자기 경찰에 잡혀가셨다. 회사를 거점 삼아 독립자금을 중국 상해로 보내는 것을 어떤 사람이 고발했고, 경찰에 잡혀가서 고문을 받았다. 회사를 빼앗기고 온 몸이 축 늘어진 채 풀려나셨다. 그 뒤로 병석에서 일어나지 못했고, 그해 세상을 떠나셨다." ◇창씨개명하지 않아 내 성(姓)은 한 글자 일제강점기를 기억하는 방식 역시 아이답다. 식민지 조선의 현실이나 거창한 독립운동 이야기는 없다. "학교에서 우리말을 쓰면 벌을 받았다. (소학교) 일학년 겨울, 아주 추운 어느 날 손이 시려 뒤에 앉은 친한 친구를 돌아보며 '춥다'고 했는데, 이 친구가 발딱 일어서더니 '선생님 아무개가 조선말을 썼어요'라고 일러 바쳤다. 깜짝 놀라 선생님 얼굴을 쳐다봤더니 선생님은 빙긋 웃으시면서 '그 말을 일본어로 못 하겠더니' 하시고 아무 말씀도 안 하셨다. 그 선생님은 조선인 여선생님이셨다. 그날 이후 (고자질한) 그 친구와 친하게 지내지 않았다." 지은이는 "친구들은 창씨개명을 해서 성(姓)이 두 글자였지만, 우리 집은 창씨개명을 하지 않아 내 성은 한 글자였다. 왜 다른 아이들과 달리 내 성은 한 글자일까 생각했다. 학교에서는 우리말을 쓰는 게 금지됐고, 집에서는 일본말을 쓰지 않았다. 그래서 친구들은 잘 아는 일본 노래도 나는 아는 게 별로 없었다"며 그 시대를 (듣거나 일부러 공부한 내용이 아니라) 자신이 경험한 대로 묘사한다. 그러면서 "창씨개명을 하지 않아 어른들이 어떤 고초를 겪었는지 나는 모른다"고 덧붙인다. ◇피 묻은 군복 빨래…방천이 온통 핏물 이 책은 개인사이자 듬성듬성 쓴 가족사다. 거대 역사가 아니라 개인사를 기록한다는 것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6·25전쟁 당시 여중생이었던(당시 6년제) 지은이에게 닥친 전쟁은 우리가 흔히 연상하는 6·25와 다르다. "서울 수복 후 피란지 부산에서 돌아와 다시 학교에 다녔는데, 그때부터 일선에서 실어오는 군인들의 피 묻은 군복을 방천(지금의 신천)에 가서 빨았다. 빨래를 해본 친구가 몇이나 있었겠는가. 비누도 귀한 시절이라 방망이로 두들겨야 하는데, 방망이가 없어 매끈하고 납작한 돌을 찾아 방망이 대신 돌로 두들겨 빨았다. 방천물이 핏물이 되어 흘렀다. 우리나라 젊은이들, 온 국민들의 핏물이었다. 또 굵은 실로 군인들 입을 스웨터를 매일 밤을 새워 한 벌씩 짜서 내었고, 제일교회(대구시 중구 남성로)에서 필(疋)로 된 베를 찢어 붕대를 만들고 삼각붕대도 만들었다. 드넓은 교회 강당이 베를 찢느라 뿌연 먼지로 앞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58, 59쪽- "중공군 참전으로 1·4후퇴를 하면서 피란민들이 밀려와 집집마다 피란민을 받아야 했다.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 사람들이 다른 일을 찾아 자리를 잡아 나갈 때까지 우리는 같이 살았다."-60쪽- ◇"그리운 것은 그리운 것일 뿐이다" 문장은 겉치레가 없고 담백하다. 문장뿐만 아니라 인생을 바라보는 지은이의 시선 역시 고요하다. 그는 "지나간 것은 다 그립고 눈물겹다"면서도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말한다. "80년을 훌쩍 넘는 세월을 뭘 하고 살았나 싶기도 하고, 긴 세월 잘도 살아왔구나 싶을 때도 있고, 좀 더 보람 있는 일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때도 있지만,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옛날이 그리운 것은 그냥 그리운 것일 뿐이다. 하지만 그리움이 없다면 삶이 얼마나 삭막할까. 그리움이 우리 영혼을 적셔주는 윤활유라는 생각이 든다. 지나간 것은 다 그립고, 눈물겹고, 소중한 추억이다. 지금은 내 아이들이 잘 살아가기만을 바라고 있다. 이 아파트로 이사 온 지가 30년이 넘었어도 남쪽이 환히 트여 있고 수목이 많은 여기가 나는 좋다. 언젠가는 이 모든 것이 잊혀질 날이 오겠지만…."-88쪽- ▶지은이의 할아버지, 향산(香山) 윤상태(1882~1942)는… 구한말의 관리로 거제군수를 역임했다. 일제의 국권침탈이 거세지자 군수직에서 물러나 독립운동에 뛰어들었으며, 1942년 61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독립운동에 몸담았다. 일제가 조선을 합병하자 조선국권회복단 중앙총부를 조직해 일제에 맞섰고 마산, 창원 지역의 3·1운동을 이끌었다. 1911년 고령에 일신학교를 설립, 일반 과목 외 군사와 국사 등을 가르치며 국권회복운동을 펼쳤다. 1919년 파리강화회의에 제출할 독립청원서를 작성하고, 영문으로 번역했다. 1921년 달성군 월배면에 사립 덕산학교를 설립하고, 1932년 조선청년 교육을 위해 교남학교(현 대륜고)설립에 참여했다.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받았다. 131쪽, 1만5천원. 053)761-3705.

2018-05-26 00:05:16

[책 CHECK] 마흔, 아이와 함께하는 아빠의 책읽기

마흔, 아이와 함께하는 아빠의 책읽기/ 김현민 지음/ 디뷰 펴냄 100세를 살게 된 우리에게 이제 불혹의 나이, 마흔은 이전 세대와는 다른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정신없이 살았던 20, 30대를 지나 이제서야 '나 자신'과 '내가 하는 일'을 돌아보기 시작하는 나이가 되었다. 게다가 늦어진 결혼과 출산으로 이제 막 학업을 시작하는 자녀의 교육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가 되었다. 하지만, 자녀가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할아버지의 재산'과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있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아빠의 역할은 무시되고 있고, 괜히 한소리했다가는 핀잔을 듣기 일쑤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기에 마흔의 아빠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이 책은 40대의 딸바보 아빠인 저자가 이러한 생각을 실천해 나간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무작정 책을 읽을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서법을 찾고 이를 통해 꿈과 인생의 방향을 만들어 나아가고, 자신의 아이도 자연스레 함께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자녀 교육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이야기하고 있다. 262쪽, 1만2천원.

2018-05-26 00:05:16

[책 CHECK] 뜻은 높게, 생활은 낮게, 마음은 편하게

뜻은 높게, 생활은 낮게, 마음은 편하게/김영헌 지음 / 다운미디어 펴냄 이 책은 경찰공무원으로 정보 분야에 30년간 종사하며 공인으로서의 태도를 지킨 저자(1929년생)의 자술생애사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에서는 출생부터 가족, 유소년 시절, 부모에 대한 추억과 회환을 회상했다. 2부에서는 8·15해방과 결혼, 경찰 생활 등을 그렸으며, 3부에서는 종친회와 평통 자문위원 활동 등이 실려 있다. 4부에는 아내와 건강, 여행 등 일상생활이 상세히 나와 있다. 부록에는 집안 행사에 대한 소회, 연설문, 주례사, 아내 1주기 제문, 훈포장 등이 실려 있다. 특히 아내 1주기 제문 중 "청림초등학교 교정은 두 번 찾아 운동장을 돌며 엉엉 울었소, 그때 우리와 함께 돌고 있던 아주머니와 60대 젊은이는 그때와 같이 있는데 당신은 보이지 않았소"란 내용을 읽을 땐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세상에 한평생 살다간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별로 잘 한 것은 없으나 일생을 열심히 살았다. 격동의 시대를 살면서 주어진 환경과 여건 속에 최선을 다하여 남에게 지탄을 받지 않았다는 자부심은 있다"고 밝혔다. 240쪽, 비매품. 053)661-2331.

2018-05-26 00:05:16

'젠더 이슈'는 왜 한국사회에서 밀리는가?…『지금 여기의 페미니즘×민주주의』

지금 여기의 페미니즘×민주주의/ 정희진 등 7인 지음/ 교유서가 펴냄 '메갈리아 사태'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에 이어 최근 '미투 운동'까지. 여성 혐오, 성(性)차별, 젠더(Gender) 이슈가 우리 사회를 들썩이고 있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 힘입어 2017년 문재인 후보는 '여성 프렌들리' 후보를 자처하며 대통령에 선출됐고 여성계, 인권단체에서는 새 지도자를 환영했다. 그러나 페미니즘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이해는 넓어지고 있지만 막상 결정적인 순간에 젠더 이슈는 후순위로 밀려나곤 한다. 많은 갈등 요인을 내포하고 있어 정책화에 정부가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젠더 이슈가 왜 현실 정치에서 늘 주변부로 밀리고, 정책 결정 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페미니스트가 최고 지도자가 되었는데 왜 우리의 삶에 큰 변화가 없을까. 이 책의 논점은 여기서 출발하고 있다. 성(性) 이슈를 활발히 펼치고 있는 7명의 저자 시선을 따라 한국 사회의 젠더 문제를 들여다보자. ◆한국 사회 젠더 문제 여러 주제로 접근=2017년 대선 당시 방송토론회에서 한 후보는 '동성애 찬반' 문제를 이슈화했다.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화 문제가 처음으로 정치 이슈화한 순간이었다. 현재 우리 사회의 정치와 페미니즘을 논하는 이 책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적폐 청산을 내건 문재인 정권으로 정권이 교체된 이후 페미니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한 시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한국 사회 전반에 깔린 남성 중심 사고, 여성 혐오, 이성애 중심주의가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 드러났던 시점이며, 보수에 대해 도덕적 우월감을 지닌 진보의 아킬레스건이 결국 젠더라는 것이 드러났던 시점이다. 이는 '미투' 국면이 전개된 2018년 현재 다시 한 번 드러나고 있다. 이 책에서 7명의 저자는 한국 사회 전반의 젠더 문제, 특히 최근 10년 보수 정권이 지나가고 진보 정권이 집권한 현재를 중심으로 여성, 성소수자가 어떻게 소외되며 젠더 문제가 배제되고 있는지를 다루고 있다. ◆진보, 보수 정권 모두 페미니즘에 소극적=진보 정권 출범 이후 저자들은 여성 문제, 성소수자 문제에서 전향적인 접근과 해법을 희망했다. 그러나 막상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그 기대는 바로 실망으로 돌아섰다. 즉 저자들은 진보나 보수나 젠더 이슈에 대해서는 별 차이가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이런 결과는 저자들의 강의 발표에 그대로 나타난다. 1강에서 여성학자 정희진은 사적인 영역, 사소한 문제로 취급되는 남녀 관계와 젠더 문제야말로 가장 정치적인 문제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어 서민 단국대 교수는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남성들의 여성 혐오 실태를 개괄하고, 손아람 작가는 문화생산자 입장에서 대중문화와 대중매체 속에서의 여성 차별이 어떻게 재현되는지를 찾아냈다. 한채윤(비온뒤무지개재단 이사)은 종교와 정치가 유착되는 정치 현실 속에서 성소수자가 어떻게 배제되고 혐오화되는지 그 과정을 분석하고, 5강에서 권김현영은 한국 사회에서 남성연대가 '좌우 진영'을 넘어 얼마나 강력한지를 입증하고 있다. 페미니스트 비평가 손희정은 현재 한국 사회를 설명하는 강력한 키워드인 음모론과, 역시 좌우 진영을 막론하고 강력한 남성사회, 남성연대가 어떻게 결합해 작동하는지를 '검사'를 다룬 영화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젠더, 페미니즘을 주요 국정 의제로=이 책은 '성평등이 민주주의를 완성한다'는 모토에서 출발한다.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 시작되고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기까지 많은 시민은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다. 그러나 그 촛불 시민 가운데 상당수는 문재인 정부의 민주주의에 초대받지 못했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한 문재인 대통령이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희진은 문재인 정부의 성격을 젠더 관점에서 진단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큰 스캔들이 없다면 이 정권이 꽤 오랫동안 지속될 거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가 여성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촛불 시민이 만들어낸 문재인 정부와 한국 사회를 젠더적 관점에서 진단하고, 더 나은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7인의 저자는 우리 정치권의 보수와 진보가 남성연대, 여성 혐오, 이성애 중심주의, 젠더 감수성 부재에서 과감히 탈피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좋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는데 우리의 삶은 왜 달라지지 않을까?'라는 정희진의 질문은 이 책을 들여다보는 작은 창(窓)으로 작용한다. 정권 교체, 촛불 정신 실천도 중요하지만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에 '젠더'와 '페미니즘'을 중요한 의제로 삼아달라는 저자들의 작은 외침이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다.

2018-05-26 00:05:16

"아이가 자기 인생 개척할 힘 주는 게 엄마 역할"…「엄마 자격증」

엄마 자격증/ 진이주 지음/ 라온 북 펴냄 이 책의 저자 진이주(본명 진현숙)는 경북대 문학치료학 그리고 계명대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고, 교육청 Wee센터, 건강가정지원센터 등에서 청소년, 가족, 부부 전문 상담사로 활동했다. 20여 년 동안 교육과 상담 현장에서 부모와 청소년을 상담하며 알게된 올바른 자녀교육법과 엄마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담아 '엄마 자격증'이라는 책을 펴냈다. '어떻게 하면 내 아이에게 더 나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저자는 요즘 조기교육을 하고, 학원 시간에 맞춰 아이를 데려다주는 '맘충' '헬리콥터맘'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본다. 본인의 집안 형편이나 내 아이의 적성과 상관없이 무조건 최고로 해주고자 한다면 오히려 잘못된 가치관과 행동습관을 만들어주는 등 부작용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여 년 동안 가족상담 전문가로 활동해 온 저자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엄마의 육아 패러다임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엄마들이 주변에서 좋다는 방법대로 자녀교육을 하려다 보니, 아이의 타고난 자질과 적성에 맞는 맞춤교육이 되지 않는 것이 제일 큰 문제다. 이 책은 육아에 서툰 초보 엄마들을 위해 아이가 가진 기질이나 성품을 파악하는 법,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는 법, 더 잘 하도록 격려해주는 칭찬법, 문제 행동에 대한 대처법 등 구체적인 육아지침을 알려준다. 요즘은 자녀를 한두 명 낳아 기르다 보니, 아이들에게 너무 잘해 주려 하고 완벽하게 키우고 싶어하는 엄마들이 많아졌다. 그런 탓에 아이들은 배려심이나 공감능력이 떨어져 사회성이 결여되는 경향이 있다. 저자는 이런 과잉 보호 아이들이 자라면서 나중에 왕따가 되거나 예상치 못한 정신적 결함을 드러내기도 한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육아 초보 엄마들에게 아이에게 너무 잘해 주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아이 마음에 텃밭 가꾸기, 자아존중감을 키우는 법, 끝말잇기 게임하기 등 다양한 방법을 알려준다. 더불어 내 아이를 자립심 강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틀리더라도 스스로 해볼 기회를 자주 주라고 권한다. 이 책의 제목 '엄마 자격증'처럼 저자는 부모가 되는 데도 더 많은 준비와 공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부모가 되는 데 자격증이 필요하다고 하면 의아해할 수도 있으나, 유대인들은 아이를 낳기 전 부모가 되는 필수 공부를 한다고 한다. 부모로서 올바른 가치관, 부모의 역할이 무엇인지 미리 학습하는 것이다. 이 책은 좋은 엄마가 되는 데 필요한 육아지식과 부모가 가져야 할 올바른 사고를 알려준다. 이 책의 목차는 ▷제1장 엄마와 아이 모두 길을 잃은 대한민국 ▷제2장 요즘 아이들, 단순히 다른 것이 아니다 ▷제3장 아이는 부모의 그림자로 자란다 ▷제4장 부족한 엄마의 반성문 ▷제5장 엄마의 패러다임 바꾸기1: 나 자신 돌아보기 ▷제6장 엄마의 패러다임 바꾸기2: 아이의 자존감 높이기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이 책의 마지막 장(p.236)에서 "아이에게 작은 일부터 스스로 할 기회를 제공해, 작은 성취의 기쁨을 맛보게 해야 한다"며 "자녀가 자유롭고 당당하게 자신의 인생을 개척할 수 있는 힘을 북돋워주는 것이 엄마 본연의 역할"이라고 강변했다. 248쪽, 1만3천800원.

2018-05-26 00:05:16

[반갑다 새책] 남부문학

남부문학/ 남부문학회 지음/ 청라출판 펴냄 부산, 대구, 울산, 경주, 포항 지역 문인들이 동인지 '남부문학'을 창간했다. 남부문학(회장 정민호)은 2017년 12월 김석규·이상개·도광의·금병소·김만복·엄계옥 시인, 구활 수필가 등이 울산에서 모여 창립총회를 갖고 회장에 정민호(시인), 주간에 박종해(시인), 운영위원장에 신진기(수필가)를 각각 선임했다. 강경호·권기호·서종택·최금진·강만·변희수·이성복·하청호 시인의 초대 시를 실었다. 회원 작품으로는 강세화·김만복·김석규·김영식·도광의·박종해·이장희·정민호·진용숙·최해암·황명강의 시, 구활·김한성·김형섭·신진기의 수필, 김선학의 평론이 실려 있다. 도광의 동인은 "회원이 분포된 부산, 대구, 울산, 경주, 포항 등 지역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통해 예술, 문화적 동질성을 가진 곳"이라며 "남부문학 동인들은 지역화 시대에 걸맞은 문학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77쪽, 1만2천원.

2018-05-26 00:05:16

[반갑다 새책] 신조어를 통해 본 현대 중국 사회문화/ 윤창준 지음/ 어문학사 펴냄

이 책은 2000년대 이후 중국에서 생성된 신조어를 대상으로 개별 신조어의 생성 배경과 경로, 의미를 분석함으로써 발생한 사회·문화 현상을 살펴보고 있다. 기존 연구를 통하여 취합된 신조어 함의와 생성 원인, 배경에 대해서 연구하고, 사회·문화적 배경에 대해 분석했다. 1·2장에서는 신조어가 중국에서는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신조어의 언어학적 가치에 대해 개괄하고, 3장에서는 신조어가 만들어내는 사회 현상과 문화 현상에 대해 서술했다. 4·5장에서는 중국어의 신조어들을 취합 분석하고 사회·문화적 배경을 함께 살펴보고 있다. 가장 극적인 변화의 시대를 맞았던 2000년대 이후 중국을 언어학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사회·문화적 변화를 들여다보는 노력의 일환이다. 저자 윤창준은 연세대에서 한자문화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중국 쓰촨(四川)대학에서 박사진수과정을 수료했다. 242쪽, 1만4천원.

2018-05-26 00:05:16

세계일주 여행 직전의 나혜석 부부

[정혜영의 근대문학을 읽다] 대구발 파리행 기차 여행은 가능할까

1927년 6월 19일 나혜석은 남편과 함께 부산역을 출발하여, 한 달 뒤인 7월 19일 최종 목적지 파리에 도착한다. 대륙을 횡단하는 기차 여행이었다.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경성, 중국 안동현, 봉천, 장춘, 하얼빈, 만저우리로 가서 거기서 다시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갈아타고, 모스크바, 바르샤바, 베를린을 거쳐 파리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중간에 열차에서 내려 친지를 만나기 위해 며칠씩 쉰 시간을 빼더라도, 그럭저럭 파리 도착까지 20여 일이 걸린 셈이다. 나혜석은 여행에서 돌아온 지 5년 후 이 여행 기록을 '구미여행기'(1933)라는 제목으로 발표한다. '구미여행기'에서 나혜석은 달리는 기차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 혹은 환승하면서 잠시 둘러본 도시 풍경을 스케치하듯 묘사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다른 역무원 복장, 나무, 건축물과 같은 사소한 풍경 묘사를 읽어가다가 보면 글로벌한 시대의 움직임이 전해져 온다. 팽배하는 일본 제국의 힘, 혁명의 여파에서 아직 채 벗어나지 못한 러시아, 쇠락해가는 중국, 그리고 아시아로 파고들어오는 서구 제국 등 당시 제국주의의 세계사적 움직임이 사소한 풍경 속에서 서로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여기서 다시 나혜석의 일정을 따라가 보자. 조선 분위기와 별반 다르지 않은 안동현, 봉천을 지나면 러시아 건축물과 러시아인들이 빈번하게 보이는 장춘에 도착한다. 다시 장춘을 지나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도시, 하얼빈에 이르면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다양한 직종의 인종이 거리를 채우고 있다. 러시아인과 조선인이 공동경영하는 극장에서는 영국 영화와 인도 연극이 공연되고 있으며, 금색 십자가를 높이 세운 서양식 납골당과 중국식 극락사가 도시 한쪽, 서로 마주 보며 위치해 있다. 이처럼 동서양 문화가 뒤섞인 국제도시 하얼빈을 지나 흰 작약이 흐드러지게 핀 길을 달려 국경 만저우리에 도착하면 거기서부터 러시아 땅이 시작된다. 자작나무 삼림이 이어지는 시베리아를 횡단하여 모스크바에 이르고, 다시 유럽으로 가는 것이다. 조선과 중국, 러시아, 유럽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던 100년 전, 그 시절 조선인들은 어쩌면 지금 이상으로 글로벌한 감각을 지녔던 것이 아닐까. 프랑스 파리로 가는 데 20여 일이 걸리던 때였지만 그 시절 사람들이 러시아나 유럽에 대해 지닌 심리적 거리감은 지금보다 훨씬 가까웠음에 틀림없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대구에서 파리행 기차표를 끊어서 유럽으로 갈 날이 올 것이다. 하얼빈에 내려 안중근 의사를 추모한 후, 오로라를 보며 시베리아를 횡단하여 유럽으로 가는 꿈처럼 멋진 시대가 곧 열리지 않을까.

2018-05-26 00:05:16

'강아지똥' '엄마까투리' 권정생 작가 북콘서트

아동문학가 고(故) 권정생 작가가 아이들을 생각하며 연필을 들었던 안동시 조탑리 빌뱅이언덕 아래 작은 집이 열린다. 31일 오후 7시 30분 안동문화예술의전당 백조홀에서다. '작가 권정생 선생님과 함께하는 북콘서트'다. 2007년 5월 17일 타개한 그는 생전 가난하고 소외된 것들을 몹시도 아꼈다. 그리고 그의 글에 주인공으로 올렸다. 북콘서트로 관객과 작가를 이어줄 매개는 '강아지똥', '몽실언니', '엄마까투리'다. 진행은 시인 안상학과 MC 정소영이 맡았다. 콘서트는 안상학이 풀어내는 권정생 선생과 작품 이야기, 안동MBC 어린이합창단이 부르는 권정생 선생의 노래, 음악무용극으로 보는 몽실언니, 시노래패 '징검다리'의 포크송과 함께하는 권정생 선생의 작품이야기 순으로 80분간 진행된다. 전석 5천원. 문의 054)840-3600.

2018-05-24 17:19:19

[장하빈의 시와 함께] 멀고 먼 해우소―해인사 백련암에서

윤범모(1951~ ) 가야산 깊은 밤 덩치 큰 짐승의 할 소리에 잠을 깨다 방문을 여니 찬바람 떼로 몰려오고 맞은편 능선 위의 별 수좌 초롱초롱하다 담장 곁의 깡마른 대나무 선승들 머리 조아리며 증도가(證道歌)를 암송한다 아, 깨어 있구나! 모두들 철야 용맹정진하고 있구나 멍청한 잠꾸러기 하나 겨우 오줌보나 채우고 있었는데 한 소식 얻은 만물들 기쁨에 겨워 춤추고 있구나 캄캄한 밤 염치불구하고 박차는 문 멀고 먼 해우소 가는 길에 드디어 터지는 오도송(悟道頌) 아, 오줌 마렵다! ―시집 『멀고 먼 해우소』 (시학, 2011) ---------------------- 가야산 속 한밤중에 짐승의 할, 별 수좌, 대나무 선승들 모두 밤새워 좌선하며 번뇌에서 벗어나는 그 시각에, "멍청한 잠꾸러기 하나/ 겨우 오줌보나 채우고" 있구나. 만유가 깨어 있는 그 시각에 나만 나태한 잠 속에 빠져든 채 욕망이나 채우고 있었다니! 오줌보를 참다못해 바지허리춤 잡고 '멀고 먼 해우소' 가는 길에 시방 터져 나오는 오도송(悟道頌)이여! "아, 오줌 마렵다!"고 거침없이 내뱉는, 이 원초적 욕망의 언어 속에 담긴 깨달음의 실체는 무엇일까? 욕망 해소라는 비움의 철학을 담아낸 걸까? 오줌 바다를 이루는 창조 신화를 반영한 걸까? '해우소'(解憂所)란 근심을 푸는 곳으로, 번뇌, 갈등, 집착, 욕망 등을 내려놓는 방하착(放下着)의 장소다. 또한, 비움이나 낮춤 등의 진리를 깨닫는 나홀로 도량(道場)이다. 그리고 '멀고 먼'이란 말은 진리에 이르는 길이 그만큼 멀고 아득하다는 뜻 아닌가? 허뿔싸! 부처님을 물었는데, 어째서 삼서근[麻三斤]이라 했는고?

2018-05-24 00:05:00

두 개로 열렸던 상화문학제, 내년부터 '하나로' 합쳐진다

이상화기념사업회(회장 최규목)와 수성문화원(원장 윤종현)은 20일 지금까지 각각 개최해왔던 '상화문학제'를 2019년부터 단일화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위해 연내 '상화문학제 조직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하기로 했다. 새로 만들어질 '상화문학제 조직위원회'는 이상화기념사업회와 수성문화원, 대구문인협회, 대구시인협회 등이 추천하는 10명 안팎의 위원으로 구성될 예정이며, 이 조직위원회가 '2019년 단일 상화문학제' 행사 세부 내용을 결정하게 된다. 지금까지 두 단체는 각각 상화문학제를 개최해왔으며, (수성문화원은 2006년부터, 이상화기념사업회는 2009년부터), 이상화 시인 한 사람을 두고 2단체가 2개의 상화문학제를 제각각 개최함으로써 시민들과 문인들로부터 "헷갈린다"거나 "상화 시인 현창 사업이 힘을 얻지 못한다"는 등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두 단체는 상화문학제 개최시기와 문학제 명칭을 통일하고, 중복되는 행사를 조정하는 등 형식적 통합을 꾀하기도 했으나 지난해까지도 실제로는 각 단체가 따로 문학제를 개최해왔다. 최규목 이상화기념사업회 회장과 윤종현 수성문화원 원장은 "문학제 단일 개최로 민족저항 시인 이상화의 문학적 업적과 정신을 널리 알리는 데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더 많은 시민들과 문인들이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문학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두 단체가 펼쳐온 상화문학제는 수성문화원의 문학세미나, 상화백일장, 상화시낭송대회, 상화유적답사를 비롯해 이상화 기념사업회의 이상화시인상 시상, 학술대회, 시낭송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내년부터 단일문학제로 통합함에 따라 이 중 일부 행사는 규모가 커지고, 또 일부 행사는 다른 성격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한편 '2018 상화문학제'는 이상화기념사업회와 수성문화원 주관으로 25일(금)부터 27일(일)까지 상화고택, 청라언덕, 수성못 상화동산 등에서 열린다. 제33회 이상화시인상 시상식은 25일 오후 6시 30분 대구 중구 서성로 이상화고택 앞마당에서 있을 예정이다.

2018-05-21 00:05:04

이순신 장군 동상. 매일신문DB

[내가 읽은 책] 김훈, '칼의 노래', 생각의 나무, 2001년

김훈, '칼의 노래', 생각의 나무, 2001년 이 책은 충무공 이순신의 『난중일기』에 작가 김훈의 상상력이 뿌리내려 이루어진 소설이다. 표지에 '이순신, 그 한없는 단순성과 순결한 칼에 대하여'라고 작가는 소개한다. 순신이 백의종군에서 풀려나 다시 삼도수군통제사가 된 직후부터 노량해전에서 장렬히 전사하기까지의 인간적인 아픔과 절망을 시종 1인칭 화법을 구사하여 서술하는 형식이다. 작가는 구국의 영웅이기도 한 장군의 면모보다는 인간 이순신에 초점을 맞춘다. 의주로 몽진을 떠난 선조. 아군보다 열 배 아니, 스무 배나 더 강한 적들. 사기 저하는 말할 것도 없고 그저 도망치기에 바쁜 부하들. 무능한 군주와 신하 된 입장에서의 순신의 답답한 마음, 천군이라 불리는 명군과 자신의 작전과 신념 사이에서의 괴리와 갈등 등, 당시의 총체적 고뇌는 고스란히 순신의 몫이다. 작가 김훈은 대학생 시절 우연히 도서관에서 앞뒤가 다 떨어진 '난중일기'를 감명 깊게 읽는다. 청년 김훈은 언젠가 순신에 빙의해서 침략과 야만의 역사 안에 자신의 뜻을 설파해 보리라는 꿈을 가슴 한쪽에 지니게 된다. 신문기자 출신이었던 김훈은 마침내 그것을 실행에 옮긴다. 스스로 유배형을 선고하고 원고지에 연필로 썼다고 한다. 2개월이 걸렸다. 집필 도중 치아가 무려 일곱 개나 고통도 없이 빠졌다. 충무공이 전사했던 나이와 비슷한 연령대에서 그는 이 작품으로 2001년 동인문학상을 받게 된다. 그해 심사위원들의 평이다. "오랫동안 반복의 늪 속을 부유하고 있는 한국 문학에 벼락처럼 쏟아진 축복이다." 받은 상금 중 거의 반액이 임플란트 비용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과연 작가 김훈의 문장은 짧으면서도 뜻이 깊고 아름다웠다. 우리 언어를 구사하는 작가의 고품격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칼의 서늘함과 단호함이 상징적으로 엿보이는 작가의 단단한 결기가 순신의 입을 통해 단순하게 빛났다. 단순함이란 오랜 수련을 거쳐야 도달하게 되는 열매이다. 독자는 마치 자신이 충무공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듯한 감정과 동선으로 독서에 몰입하는 것을 선물로 얻는다. 읽는 즐거움으로 행복지수가 높아짐을 독자는 느낄 것이다. 작품 전체에 골고루 배어 있는 작가 정신이 바닷바람을 타고 격조 높게 휘날린다. 응집력 있는 문장으로 언어를 허비하지 않는다. 책이 세상에 나온 지 십수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독서 인구에게 사랑받고 있는 책이다. 새로운 고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충무공 이순신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는 『칼의 노래』가 아니어도 많기만 하다. 구국의 성웅이다. 김훈은 전투적인 영웅담도 있지만 어느 시대나 보통 남자들에게서 느끼는 부성애나 가족애로 마음 쓰는 순신을 경험할 수 있도록 묘사했다. 작품 속의 순신은 계속 죽음의 장소를 물색하고 있었다. 노량해전은 충무공의 몸과 마음을 자연사로 받아들이기에 맞춤한 곳이었다. 몇 년 전에 재미있게 봤던 책을 다시 여유롭게 읽었다. 마음이 답답하거나 혹은 울적할 때,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지만 삶의 여건이 자유롭지 못할 때 한 권의 책으로 자유의 에너지와 건강한 위로를 함께 얻는다. 한 번 읽었던 책은 오래된 친구 같다. 저비용 고효율이다.

2018-05-19 00:05:00

[책과 사람] '조선시대 감로탱화' 펴낸 김남희 박사

조선시대 감로탱화/ 김남희 지음/ 계명대 출판부 펴냄 조선시대에 등장한 불교 그림 감로탱화(甘露幀畵)를 여러 각도에서 들여다보는 책이다. 감로탱화에는 어떤 그림이 있으며, 조선 사람들이 왜 감로탱을 그렸는지, 그림은 어떤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감로탱이 현대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살펴보고 있다. ◆기도한다는 것은 겸손을 안다는 것 지은이 김남희 박사(계명대 회화과)는 불자들은 조상의 영혼을 좋은 곳으로 모시기 위해 천도재(薦度齋)를 지낸다. 직계 조상이 아닌, 알지 못하는 고혼(孤魂)을 위해 수륙재(水陸齋)를 지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살아가는 동안 현실적 무탈을 기원하는 재도 올린다. 기도하는 행위야말로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일 것이라고 말한다. 기도한다는 것은 제힘으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이며, 사람이 가진 드물게 겸손한 태도다. 이는 조선시대 감로탱이 첨단과학의 시대에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경주 오봉산의 작은 암자에 자주 다녔다. 아버지는 높고 험한 곳에 자리한 암자에 한 철씩 살면서 전각을 하나씩 세웠다. 날마다 건축에 쓸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산을 오르내리며 절을 증축했다. 아버지는 절 짓는 일을 묵묵히 수행하며 당신의 삶을 감당하셨다. 자라면서 나는 불교적 세계관에 바탕을 둔 그림을 그렸고, 불교회화 공부로 지금까지 살아왔다. 이 책을 출간하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 이토록 매달린 건 아버지 때문이었을 것이다." ◆유교 윤리는 사람의 슬픔을 달래지 못했다 감로탱화가 언제부터 우리나라에서 제작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현존하는 감로탱화 가운데 제작 연대가 가장 앞선 것은 현재 일본 나라(奈良) 국립박물관에 있는 약센지(藥仙寺) 감로탱화로 1589년에 제작된 것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우리나라 감로탱화는 66점이다. 지은이는 "조선 중·후기에 감로탱화가 많이 나타난 것은 시대상과 관련이 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인한 참상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시체는 쌓여 가득하고 매장된 것은 얼마 없었다. 아비가 자식을 팔고 남편이 아내를 팔았으며, 계미년(1593) 봄에 이르러서는 사람들끼리 서로 잡아먹고 시체를 쪼개 앞다퉈 물어뜯으며, 골육끼리도 또한 서로 죽이는 자도 있었으니…, 이경순 '기억으로서의 임진왜란과 불교'라고 할 정도로 비참했다. 그 지경이었지만 당시 지배 이념이었던 유교 윤리는 무병장수와 사후명복을 바라는 사람의 갈망을 채워 줄 수 없었다. 죽어서 길바닥에 버려진 영혼을 위로하고 극락으로 이끈 것은 불교였고, 그 방법이 천도재였다. 그 천도재를 행하는 모습을 담은 그림, 천도재에 필요한 의례용 그림이 감로탱화였다"고 설명한다. ◆당시대인의 고통과 바람을 담은 풍속화 서양의 그림은 '신(神)들의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다. 그러나 조선시대 불교 그림인 감로탱화는 '사람의 이야기, 그것도 서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구원을 갈망하는 인간의 마음, 수행공덕을 행하는 비구, 아귀나 지옥고(地獄苦), 축생의 고통뿐만 아니라 감로비를 내려주는 번개신 등이 그려져 있다. 감로탱화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존재는 화면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아귀(餓鬼)다. 아귀는 추하고 말랐으며, 입에서 불을 뿜고 목은 바늘처럼 가늘어 음식을 삼키지 못한다. 머리카락은 흐트러지고 손톱과 어금니가 길어 그 모습이 무섭다. 아귀는 우리 자신이며, 조상이고, 구원 받아야 할 대상이다. 아귀는 생명수인 감로를 마심으로써 윤회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감로탱화의 하단부에 나타나는 장면은 인생의 고통, 재난, 인생무상 등 일상이며, 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불교에 귀의하도록 하려는 의도를 담은 것이었지만, 이런 장면들 덕분에 후세를 사는 우리는 당시 사회 현실을 짐작할 수 있다. 지은이는 그런 점에서 "감로탱화는 시대 현실과 사람들의 의식 세계를 진하게 담고 있는 당대의 회화 백과사전이다"고 말한다. ◆시대화이자 내 작품 세계를 확장하는 공부 지은이 김남희 박사는 신실한 불교 신자다. 이 책을 펴낸 것은 조선시대 감로탱화를 독자들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한 것인 동시에 화가인 자신의 '작품세계 근간'을 확장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감로탱화는 한 편의 거대한 인생 지침서이자 조선시대 역사와 회화를 기록한 역사화(歷史畵)다. 내게는 감로탱화를 공부하는 과정이 우리 역사를 배우는 일인 동시에 신산한 인간사를 음미하는 일이며, 내 작품 세계를 기름지게 하는 과정이다"고 말한다. 책은 총 3장과 '보론'으로 구성돼 있다. 1장은 조선시대 감로탱화의 의미와 출현 배경, 2장은 감로탱화에 나타난 시간성과 공간성, 3장은 조형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감로탱화의 전개 과정이다. '보론'에서는 감로탱화에 나타난 풍속화와 민화의 예술적 의의를 살펴본다. ▶감로탱화란… 감로탱화는 영혼을 천도하는 불교 의식에 사용된 조선시대 불화다. 이 불화는 수륙재와 연관이 깊은데, 수륙재는 물과 육지에서 헤매는 외로운 영혼과 아귀를 달래고 위로하기 위해 불법을 강설하고 음식을 베푸는 불교 의식이다. 중국 양나라 때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로'는 하늘의 영액(靈液)으로 '달콤한 이슬'을 뜻하며, 일반적으로 천도재에서 굶주린 고혼의 배고픔과 갈증을 해소해주고 극락세계로 가도록 해주는 생명수를 말한다. '탱화'란 천이나 종이에 불화를 그려 족자나 액자로 만들어 걸 수 있게 한 그림을 말한다. 감로탱화의 서사 구조는 불교의 우주관을 삼계(三界)로 집약한 상·중·하 삼단의 공간과 과거(전세), 현재(현세), 미래(내세)라는 삼세의 시간으로 구성돼 있다. 상단은 불·보살의 세계, 중단은 재단과 법회 장면, 하단은 윤회를 거듭해야 하는 중생의 세계와 고혼이 된 망령의 생전 모습, 지옥 등을 보여준다. 368쪽, 1만8천원.

2018-05-19 00:05:00

[책 CHECK] 차갑게 식힌 햇살

차갑게 식힌 햇살/강현국 엮음/시와반시 펴냄 철 따라 바뀌는 마음의 풍경을 귓속말로 들려주는 시와 이야기를 담은 현대시 해설집이다. '분홍에 홀리다' '생의 도움닫기' '내 몸 어딘가에 숨은 악기 하나' '땅거미 내릴 무렵' 등 4부로 구성돼 있는 이 책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각 25편씩 한국 대표시인의 작품 100편과 해설이 실려 있다. 지은이는 박이화의 시 '흐드러지다'에 대해 "흐드러지다는 만개한 꽃의 모습이지만, 한 겹만 벗겨보면 그것은 농염한 여인의 몸 상태이다. 시인의 흐느적거리는 리비도는 아득하게 감추어져 편안하다"는 해설을 달았다. 문무학의 시 '반 뼘의 가을'에 대해서는 "짧은 가을날의 허망함, 그 가위눌린 마음을 '누가/ 훔쳐간 듯한/ 지갑 속의 용돈'에 비유하는 시인의 위트는 놀랍다. 이 위트는 우스개가 아니라 숨막히는 트릭이다. 귀뚜라미 소리에 가슴 다친 당신은 그것을 안다"고 썼다. 최창균의 작품 '죽은 나무'를 두고는 "적막과 고요는 같지 않다. 적막은 액체이고, 고요는 기체이다. 적막은 무겁고, 고요는 가볍다. 적막은 검고, 고요는 희다. 적막은 육체에 붙어 있고, 고요는 영혼에 닿아 있다"는 해설을 붙였다. 지은이는 책머리에 "가능하면 아주 짧은 귓속말로 철 따라 바뀌는 마음의 풍경을 읽어주고 싶었다. 오래 미루어 두었던 숙제를 끝낸 것 같아 마음이 여간 개운하지 않다. 독자들 마음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썼다. 상주 출신인 저자는 197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대구교육대 교수, 총장을 역임했으며 1992년부터 시 전문 계간문예지 '시와반시' 발행인 및 주간으로 있다. 시론집 '내 손발의 품삯이 얼마나 송구스럽던지'와 시집 '달은 새벽 두 시의 감나무를 데리고', 산문집 '고요의 남쪽' 등의 저서가 있다. 204쪽, 1만2천원.

2018-05-19 00:05:00

[책 CHECK] 무엇이 강자를 만드는가

무엇이 강자를 만드는가/정회석 지음 / KMAC 펴냄 지구에는1천300만 종에서 1천400만 종의 생물이 살고 있다. 때로는 경쟁하고 협력하며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자연의 생태계는 모두가 쫓고 쫓기며 죽을 힘을 다해 뛰는 세계이다. 열심히 뛰어도 앞으로 쉽게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주변의 모든 것이 함께 뛰기 때문이다. 찰스 다윈은 '살아남는 자는 가장 강한 자도, 가장 현명한 자도 아닌 변화하는 자'라고 말했다.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이다. 이 책은 자연을 46억년을 유지해 온 최고의 전략 교과서로 소개하며, 인류는 생존의 방식을 자연에서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 다. 247쪽, 1만4천800원.

2018-05-19 00:05:00

법정 스님은 틀에 매이지 않는 행보로 종교, 사상의 벽을 허문 지도자였다. 사진은 1998년 김수환 추기경이 스님에게 보낸 육필 편지. 김영사 제공

"내가 살아온 것이 그것이니라" 법정 스님 미지막 말…『간다, 봐라』

간다, 봐라/ 법정 스님, 리경 엮음/ 김영사 펴냄 법정 스님 입적 8년을 맞아 스님의 생전 사유노트와 미발표 원고를 담은 책이 발간됐다. 사색 메모, 육필 원고부터 지인들과의 일화와 주고받은 편지, 그림들이 담겨 있다. 특히 임종 직전에 남기는 말인 '임종게'(臨終偈)가 처음으로 공개돼 죽음을 앞둔 스님의 생사관을 엿볼 수 있다. 유언(임종게)을 남기라는 상좌의 요청에 스님은 "분별하지 말라. 내가 살아온 것이 그것이니라. 간다, 봐라"라고 답하고 있다. 번뇌에서 벗어나는 마지막 순간에도 얽매이지 않는 본연 그대로의 삶과 진정한 자유를 향한 의지를 잊지 않았다. 스님이 생애 마지막 시기를 보낸 강원도 산골에서 남긴 노트, 메모, 편지, 그림들이 요행히 훼손되지 않고 이렇게 깜짝 등장해 추모 열기가 다시 일어나게 된 것은 스님의 족적과 향기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 아닐까 한다. ◆미발표 시, 에세이, 육필 일기 새로 공개 법정 스님은 생애의 마지막 시기를 강원도 오대산 자락에서 보냈다. 화전민이 살던 집을 둥지 삼아 틈틈이 세상을 향해 글과 그림을 남겼다. 이 책에 소개된 글들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과 가르침을 주었던 육필 메모와 노트를 여덟 가지 주제로 엮은 것이다. 산중 수행자의 생활을 진솔하게 담은 원고들은 산거(山居) 일기를 비롯 자연과 생명, 침묵과 말, 명상, 무소유, 사랑과 섬김이라는 주제로 다시 모였다. 글과 메모들은 마치 처음부터 하나의 원고였던 것처럼 새로운 생명을 얻어 되살아났다. 스님이 아껴둔 미발표 시와 에세이, 퇴고(推敲)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원고, 책에서 귀한 구절만을 뽑아서 정리한 내용들, 그리고 여기에 스님의 치열한 공부와 빛나는 감성이 덧붙여지면서 여운이 깊은 색다른 잠언집이 만들어졌다. 김수환 추기경, 장익 주교, 함석헌 선생, 향봉 스님, 구산 스님 등으로부터 받은 편지와 지인들이 간직했던 스님과의 주요한 일화들도 같이 모아 부록으로 엮었다. ◆'간다, 봐라' 간명한 화두로 생사관 설파 무소유를 설파하며 시대의 스승으로 불려 온 법정 스님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 남긴 마지막 말은 간명했다. '간다, 봐라'. 스님은 죽음의 필연성과 생사 업멸의 순환성을 단 네 글자로 녹여냈다. 삶의 가치를 일깨우는 명징한 글만큼이나 깊은 울림을 주는 여러 작품들은 스님과 인연이 있었던 한 보살 부부 덕분에 처음 빛을 보게 됐다. 이 부부는 신분 공개를 원치 않는 까닭에 필명 '리경'으로 책을 엮어냈다. 리경 부부는 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해서 스님의 수양에 적합한 장소를 물색하다가 화전민이 살던 오두막을 마련했다. 몇 년 후 부부와 함께 움막을 구경하러 왔던 스님은 "이 오두막은 부처님께서 내 말년을 위해 감추어 놓은 회향처"라며 기뻐했다고 한다. 부부는 그 자리에서 스님에게 오두막을 시주했고, 이곳이 바로 스님이 1992년부터 기거하며 정진한 오대산의 '수류산방'이다. 부부는 이를 계기로 스님이 입적하는 순간까지 곁을 지키며 각별한 인연을 유지했다. 이 책이 출판되게 된 사연도 여기서 출발한다. 산방에서 스님은 원고들을 수시로 아궁이에 불쏘시개로 썼는데 부부가 이 원고들을 간직하기를 원하자 스님께서 원고뭉치들을 보내오면서 이 책의 행간과 단락을 메우게 됐다. ◆유신 독재 항거했던 '참여시' 최초 공개 8개 테마로 나눠진 책의 분류 중 눈길을 끄는 파트가 있다. 8장의 '길을 가르킨 손가락'이다. '쿨룩 쿨룩' '1974년의 인사말' '어떤 몰지각자의 노래' 세 편으로 구성된 장(章)에는 스님의 최초 저항시가 수록돼 있다. 혈기 방장했던 시절 일찍이 학생운동에 참여했던 스님은 수행만 하는 출가자가 아니었다. 박정희 정권 시절 유신 체제에 반대하는 지식인, 종교인을 구금하고 탄압할 때 세상을 향해 '큰소리'를 서슴지 않았다. 스님은 함석헌, 장준하 등과 함께 민주수호국민협의회를 결성하다가 체포, 수감돼 계엄법정에서 15년 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스님의 이런 이력은 그동안 많이 알려져 있었지만 그 흔적인 참여시가 이번에 최초로 발견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입 가지고 말도 좀 나누면서 살자고/ 우리 모두/ 허리 펴고 사람답게 살아야겠다고/ 역사의 기록에서 길을 가리킨 그 손가락이 죄란 말인가'- '어떤 몰지각자의 노래' 라고 외치며 정권에 맞섰다. 스님은 또 파격적인 행보로 종교계 벽을 허문 지도자였다. 1997년 길상사를 개원할 때 천주교신자에게 관음보살상 조각을 부탁했고, 1998년 김수환 추기경을 방문해 명동성당에서 특별강론을 하기도 했다. 이 책 부록엔 당시 특강에 감사하는 김 추기경의 감사편지(사진)가 수록돼 있다. 그동안 유품 속에 흩어져 있다가 리경 부부가 찾아내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다. 스님은 산중의 냉철한 수행자이면서도 세상과의 뜨거운 대화를 놓치지 않았고, 누구보다 철저했지만 늘 따뜻한 유머를 잃지 않았다. 스님의 소중한 산거(山居) 일기와 침묵, 말, 자연, 생명의 편린들을 따라가다 보면 8년 세월을 뛰어넘어 깊은 울림과 마주하게 된다. 277쪽, 1만4천500원.

2018-05-19 00:05:00

[반갑다 새책] 이상국 MC의 '행복하시집'

행복하시집/ 이상국 지음/ 책과 나무 펴냄 대한민국 행복충전사 1호로 방송(KBS 여유만만 2회 출연)과 강의(한국능률협회, 공무원연수원 등)로 대구뿐 아니라 전국을 누비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상국(49) MC가 가벼운 시집을 펴냈다. 건배사 관련 2권을 펴낸 데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출판물이다. 이 MC는 이 책에서 행복메시지, 희망과 세상, 남자와 여자, 자화상과 유머 등에 관한 120편의 시를 짤막하고 재치 있게 표현하고 있다. 때로는 뭉클한 시들이 던지는 잔잔한 울림에 어느새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지게 되는 그런 짧은 경구가 많다. 저자는 2편의 시를 강력하게 추천했다. 1부 어느 날에 꽃처럼 중 첫시 '초대'( 팔만육천사백 개의 초를 밝히고/ 천사백사십분이 오롯이 나만을 기다리는/ 하루라는 파티에 초대받은 나), 5부 덧셈공식 중 15번째 시 '노총각의 선택' (돈, 여자, 결혼/ 돈 여자와 결혼했다) 등 이렇듯 120편의 시 모두 작은 감동과 반전미학 그리고 우리 생활 주변의 생각할 거리를 살짝 던져준다. 148쪽, 1만원.

2018-05-19 00:05:00

[반갑다 새책] 밸런스토피아

밸런스토피아/ 최문갑 지음/ 좋은땅 출판사 최근 대형 이슈로 등장한 미투와 그 이전의 세월호, 촛불 사태 등을 관통하는 키 워드는 무엇일까. 대형 이슈의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이 책은 핵심 키 워드를 '균형(밸런스) 상실'로 진단하고 있다. 언론사 특파원을 거친 저자는 미투나 현재 대형 이슈의 경우, 가해자들의 추락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성과 감정, 육체와 정신의 균형 상실이 갈등의 근원이라고 보았다. 문제는 우리의 이념 갈등, 남남 갈등, 세대 갈등 등이 아직도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 저자는 이 쓰나미를 헤쳐 나갈 방법으로 '밸런스토피아'를 제시한다. 밸런스와 유토피아의 합성어인 밸런스토피아를 통해 균형의 가치를 성찰, 구현한다면 한국사회는 평화롭고, 모두가 동경하는 유토피아 같은 터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400쪽 1만8천원.

2018-05-19 00:05:00

매일 아침 꿈 일기, 나를 찾는 흥미로운 여행…『꿈이 보내온 편지』

꿈이 보내온 편지/ 박지영 지음/ 푸른사상 펴냄 의성 출생의 지은이가 섬세하고 단아한 언어로 '꿈'을 기록한 산문집을 펴냈다. 1992년 '심상'으로 등단했으며, 시를 깊이 연구하고 싶어 계명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이후 꾸준히 시집과 평론집을 내왔다. 이번 책은 '자신의 잃어버린 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책 뒷면 표지에 다소 긴 글을 소개하고 있다. "나는 꿈을 많이 꾼다. 내가 미처 꾸지 못한 꿈들이 걱정되기도 한다. 말이 되지 못하고 그냥 스러져버릴 꿈들에 대해서 말이다. 예전에는 꿈을 무심히 넘겨버렸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꿈은 나에게 보내오는 신호 같기도 하고, 신이 전하는 계시 같아서 기록하게 됐다. 꿈은 나의 소중한 자산이다. 꿈은 들여다볼수록 경이롭다. 꿈이 없었다면 우리는 정상인으로 살아가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내 안에 어떤 힘이 나를 끌고 가는 것 같다. 난 그걸 풀어내기 위해 쓰고 또 쓴다." 저자는 이 책의 출판을 위해 그동안 신문에 연재한 칼럼과 노트 필기, 메모에서 원고를 추렸다. 심오한 철학이나 이론은 아니지만 꿈에 대한 작은 단상들을 모아서 잃어버렸거나 아직도 찾고 있는 자신의 꿈을 따라 여행한다. 이 책은 뚜렷한 답이 없는 꿈을 찾아 떠난다. 사람은 잠을 자고, 잠을 잘 때 꿈을 꾼다. 꿈을 안 꾼다는 것도 자신이 기억을 못해서이고, 꿈을 억압하기 때문이다. 꿈이 없는 잠은 건강하지 못하다. 우리는 꿈이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꿈에 윤리도덕의 잣대를 들이댈 수도 없다. 어떤 꿈은 현실에서 그대로 재현되는 경우도 있고, 어떤 꿈은 황당해서 피식 웃고 말 때도 있다. 가끔은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 그 꿈이 재해석되기도 한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꿈은 소원 충족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즉, 내 욕망이 꿈 속에 드러난다는 뜻이다. 낮에 일어났던 일들이 꿈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해결하지 못한 일의 실마리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지은이는 책을 펴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사실 꿈의 의미는 꿈꾼 사람이 가장 잘 안다. 역으로 꿈의 해석을 통해 내가 이루고 싶었던 소원을 추적해낼 수도 있다. 나는 꿈 일기를 쓰고 있으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꿈 일기를 권하고 있다. 전날 꾼 꿈을 생각나는 대로 쓰면 된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서 물 한 컵 마시고, 오줌 한 번 누고 나면 꿈은 사라지고 만다. 그러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꿈 내용을 다 적으려고 하지 말고, 중요한 단어 서너 가지만 메모했다가, 떠오르는 생각들을 사소한 것 하나라도 빼놓지 않고 꿈 일기를 쓴다." 이 책의 목차는 제1부 입에 붙어서(꿈과 시, 꿈이 보내온 편지, 꿈 일기 등), 제2부 시여 내게로 오라(깊은 달우물, 항아리 두껑 속의 물알, 말의 향기 등), 제3부 자화상(머리카락, 산과 인간관계, 스승의 자세 등), 제4부 숨구멍(여름 가다, 생명줄, 느림의 미학 등) 순으로 되어 있다. 지은이는 26년간 문인으로 활동하면서, 시집 '서랍 속의 여자' '귀갑문 유리컵' '검은 맛'을 비롯해 평론집 '욕망의 꼬리는 길다'를 펴냈으며, 남편과 공저로 사진시집 '눈빛'을 출간했다. 대구문학상과 금복문화상(문학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215쪽, 1만4천800원.

2018-05-19 0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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