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정음시조문학상에 '붉은 신발'

제주 출신 김진숙 시조시인 수상자로
행불자묘역에서 아버지 묘 닦으며 위로

김진숙 시조시인 김진숙 시조시인

제3회 정음시조문학상은 제주 출신 김진숙 시조시인의 '붉은 신발(기사 하단 전문 게재)'로 향했다. '정음시조문학상'은 등단 15년 미만 작가들의 5편의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해 수상작을 결정하는 시조문학상이다. 올해는 각종 문예지에 발표된 2천여 편의 시조 신작 중 본심에 오른 100편을 대상으로 심사가 진행됐다. 본심 심사는 민병도, 박명숙, 최영효 시인이 맡았다.

시조 '붉은 신발'은 제주 4.3사건 피해자 유족이 아버지의 묘소로 짐작되는 곳에서 피해자 유족 전체를 위로하듯 써낸 작품이다. 민병도 심사위원장은 심사평에서 "행불자 묘역의 아버지 영혼을 위해 흩어진 신발짝 맞추듯 흩어진 동백 꽃송이를 모아 짝을 맞추어 보는 화자로서의 시인"이라며 "4.3의 동백 이미지를 붉은 신발로 은유하고 형상화한 몰입과 상상의 힘이 실로 놀랍기만 하다"고 했다.

2008년 '시조21' 신인상으로 등단한 김진숙 시인은 시집 '미스킴라일락', '눈물이 참 싱겁다'를 펴낸 바 있다. 김 시인은 "한 줄도 쓸 수 없는 날들이 많았다. 마스크에 가려진 혀의 문장이 얼마나 보잘 것 없고 허술한 것이었는지 깨닫는 시간이었다. 신선하고 건강한 일상을 회복하는 일이 시작임을 일깨운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상작에는 500만원의 창작지원금이 지원된다. 수상작과 심사평은 계간 시조전문지 '좋은시조' 여름호에 특집으로 게재된다. 시상식은 다음달 19일(토) 오후 3시 대구 수성구 한영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붉은 신발 -김진숙-

 

넘어진 삶을 일으켜 다시 사는 이 봄날

당신은 돌아왔지만 당신은 여기 없고

바닥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보이는 길들

 

짐승 같은 시간들 바람에 씻겨 보내도

눈물은 그리 쉽게 물러지지 않아서

행불자 묘역에 들어 아버지를 닦는다

 

닦고 또 닦아내는 사월의 문장들은

흩어진 신발을 모아 짝을 맞추는 일

아파라, 동백 꽃송이 누구의 신발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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