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질문의 시간

2020년 천주교대구대교구 부활절 미사 모습. 매일신문DB 2020년 천주교대구대교구 부활절 미사 모습. 매일신문DB

질문의 시간/ 김헌 지음 /북루덴스 펴냄

 

책은 '이스라엘의 한 청년이 허허벌판으로 나갔다'는 첫 구절로 시작해 '그가 되살아났듯이 다시 살아나리라 믿는 것이 진정 그의 부활을 믿는 것이 아닐까'라는 마지막 구절로 대미를 마친다.

기독교 모태신앙이자 서양고전문헌학자인 저자가 사순절 동안 자신과 대면하며 예수와 함께한 40일간의 질문의 시간을 기록한 자기성찰적인 에세이로, 예수의 삶을 통해 인간적 품격을 지키며 살아가는 삶, 즉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주된 줄거리는 예수가 40일간의 고행을 통해 인간의 영혼에서 신적 영성을 더하게 되는 과정을 한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엮어낸 것으로, 저자는 감정이입의 방법을 통해 이스라엘의 한 청년이 예수로서 인식전환을 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책명인 '질문의 시간'은 다름 아니라 광야로 나가 모든 것을 비우며 깨달았던 예수를 생각하며 보내는 사순절 동안 우리의 삶을 되돌아본다는 의미를 갖는다.

'40일 동안 제 살과 뼈를 깎아내며 지냈다. 외로움으로 정신을 굶겼고 곡기를 끊어 육신을 비웠다. 살아 있음이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삶을 살아야 하는지 묻고 또 묻고 깊이 생각에 잠겼다.'(13쪽)

'빵을 만나처럼 베푼 신이 빵을 얻고 먹는 방식에 관해 말한 규칙에 따라야 인간적 품격을 지키며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다. 빵을 나누는 삶이야말로 그가 보여주고 행했던 삶이다. 과연 나도 그런 삶을 살 수 있을까?'(38쪽)

'탐욕을 종교적 경건으로 치장한 그들의 위선적인 모습을 '회칠한 무덤'이라고 폭로하며 '회개하라'고, 즉 가치관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라고 촉구했던 사람이 바로 그였다.'(192쪽)

'그의 죽음을 기억하며 십자가 형틀에서 아무 죄 없이 죽은 그가 우리의 죄를 짊어지고 가는 신의 어린양이라는 종교적 상징을 되새김으로써 오늘의 나는 오늘로 죽는다. 나 자신을, 실수와 나쁜 생각으로 얼룩진 나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는 참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내일 아침 새롭게 태어나기 위하여.'(201쪽)

저자는 책의 말미 에필로그에서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서른 살에 불현 듯 아무도 없는 황무지 들판으로 나가 삶에 대해, 자신에 대해 생각하며 그가 그랬던 것처럼 허허벌판에 선 듯 그를 읽고 백지와 대면하며 묻고 또 물었다"고.

우리는 언제 이처럼 처절하고 고독하게 자기 자신과 마주하며 자신의 정체성과 사명에 대해 묻고 또 물었던 적이 있던가? 216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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