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책

 
[책]생명이란 무엇인가

[책]생명이란 무엇인가

생명이란 무엇인가/ 폴 너스 지음/ 이한음 옮김/ 까치 펴냄 생명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고, 풍부하면서 다양하고, 비범하다. 그런데 살아있다는 것(생명)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세포분열을 조절하는 단백질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지은이는 이 물음에 대해 생물학의 탁월한 5가지 개념을 통해 '생명 정의'와 '생명 이해'에 대한 탁견을 보여주고 있다.그 첫 계단은 '세포'다. 생물학의 원자라고 할 수 있는 세포는 17세기 초 현미경이 발명된 후 로버트 훅이 처음 관찰하면서 그 기본 구성요소들에 대해 밝혀지기 시작했다.두 번째 계단은 세포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유전자'이다. 유전자란 형질을 전환시키는 특성을 갖은 물질인 '디옥시리보 핵산'(DNA·Deoxyribonucleic Acid)을 일컫는다. 모든 생물은 생물학적 부모에게는 없는, 무작위로 생기는 비교적 소수의 새로운 유전자 변이체를 갖고 태어난다. 이 유전될 수 있는 변이들은 각 생물을 독특하게 만들 뿐 아니라 생물들이 장기간에 걸쳐 고정되어지지 않고 변하는 이유로 설명된다. 바로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가 그것이다.세 번째 계단은 이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가 키워드가 된다. 생물학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개념인 자연선택은 번식과정에서 생긴 돌연변이들로 인해 환경에 더 잘 적응한 개체가 살아남아 더 많은 자손들을 남기게 하는 과정을 고찰하고 있다.네 번째 계단은 생명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아야 하는 즉 '화학으로서의 생명'의 단계이다. 세포는 화학반응인 대사작용을 통해 생명을 유지한다.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성된 에너지원인 ATP(Adenosin Triphosphate·아데노신삼인산)가 ADP(아데노신이인산)로 전환되면서 에너지를 방출, 생명활동의 물리적 과정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다섯 번째 계단은 '정보로서의 생명'이다. 생명은 개체로서 활동 뿐 아니라 계(界)로써 효과적인 행동을 위해 바깥세계와 내면의 상태에 관한 정보를 끊임없이 모아 합목적적인 행동을 한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다.결론적으로 자연은 오랜 시간에 걸쳐 당혹할 만치, 더 나아가 감당할 수 없을 만치 압도적인 다양성을 지니게 됐다. 현재 인류가 직면한 코로나19같은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도 생명이 같은 종끼리, 또 외부세계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 지를 이해하게 될 때 극복 또는 평화적(?) 공존의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 226쪽, 1만6천원

2021-01-23 06:30:00

[책 CHECK] 고향에 계신 낙타께

[책 CHECK] 고향에 계신 낙타께

'브이를 찾습니다'에 이어 펴낸 김성민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이다. '브이를…'가 세상이 재미있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펴냈다면, 이번 동시집에는 세상이 조금은 재미있어졌는지 조심스럽게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다.시인은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존재들을 이야기할 땐 특유의 밝고 경쾌한 문체, 담백한 유머와 상상력으로 무겁지 않게 위로를 건넨다. 때로는 어린이에게 익숙한 대상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시인만의 유쾌한 상상력을 발휘한다. 자신을 유일하게 안아 주던 골키퍼에게 배신당하는 축구공, 인간에게 발로 차여 슬퍼하는 자판기, 과자 봉지가 뜯어지는 순간 자유를 찾는 질소 등 각각의 입장을 생동감 있게 전달해 새롭게 상상하는 재미를 준다. 그러면서 우리 주변을 둘러싼 근심과 걱정이 가뿐하게 날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전한다. 120쪽, 1만800원

2021-01-23 06:30:00

[반갑다 새책]홀로 선 자들의 역사/김동완 글·사진/ 글항아리 펴냄

[반갑다 새책]홀로 선 자들의 역사/김동완 글·사진/ 글항아리 펴냄

'도가 행해지지 않으면 그 몸을 머무르게 하지 않는다'는 '출처지의'(出處之義)는 조선 선비들의 처세관이다. 정치에 나서는 대신 은일의 삶을 살며 안빈낙도의 지극한 즐거움을 추구한 그들에게 있어 누정(樓亭)은 하나의 로망이었다. 누정은 다름 아닌 누각(樓閣)과 정자(亭子)를 아우르는 말이다. 면앙정의 주인 송순은 담양 제월봉에 정자를 짓고 "풍월은 불러들이고 아름다운 산천은 끌어당겨 명아주 지팡이 짚고 가며 한평생을 보내리라"며 풍월산천의 주인이 됐다.우리나라 곳곳의 누정을 발로 뛰며 둘러본 지은이는 "누정이라는 끈을 잡고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조선시대 선비들의 삶이 낡은 영상처럼 펼쳐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 고백했다.그 경험을 바탕으로 지은이는 출사했다가 돌아온 이들의 정자를 제1부 '귀'(歸)로, 나아가지 않고 지고지순한 처사의 삶을 이어간 이들의 정자를 제2부 '처'(處)로, 사모하는 마음을 담아 정자를 세우고 길이 남긴 사례를 제3부 '모'(慕)로, 공사를 따지지 않고 길손이 마물러 가던 곳을 모아 제4부 '휴'(休)로 모아 모두 35개의 누정을 소개하고 있다.성주군 가천면 신계리 포천구곡 안 만귀정은 대표적인 '귀'의 누정이다. 포천구곡의 하이라이트 홍개동에 있는 만귀정의 주인은 59세에 고향에 돌아온 응와 이원조(1792~1872)다."벼슬길의 종적을 거두고 고요한 곳에 몸을 쉬려한다. 성인의 경전을 안고 구름과 달 속에 노닐면서 사람들이 맛보지 못한 것, 즐기지 못한 것을 음미하고 즐기려 한다.(중략) 인정을 알리는 종 이후에도 밤길을 다닌다는 기롱(70세가 넘어서 벼슬살이를 하는 것을 놀림)을 면하여 바야흐로 이 정자의 이름에 저버림이 없고자 내력을 기록하여 맹세한다."(만귀정기 중 일부)궁벽한 곳에 있으니 오히려 심신이 편안하고, 황무지를 열어가니 안목이 더욱 새로워지는 누정의 삶은 산수에서 만나는 '책 밖으로 튀어나온 역사서'이자 철학, 예술, 풍수, 건축, 지리를 담은 '뜻밖의 인문학 사전'에 다름 아니다. 400쪽, 1만9천800원

2021-01-23 06:30:00

[책]'제로'에 집착하기보다 '하나'라도 도전하는 태도

[책]'제로'에 집착하기보다 '하나'라도 도전하는 태도

제로웨이스트는 처음인데요/ 소일 지음 / 판미동 펴냄 이 책은 지구 환경을 걱정하는 평범한 우리들을 위한 제로 웨이스트 안내서다. 저자는 "삶에서 필요 없는 것들을 덜어 내는 과정에서 물건을 줄이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삶"이라고 강조한다.출근길, 우리 손에는 일회용 컵에 담긴 커피가 들려 있다. 지구 환경을 생각해서 텀블러를 챙기기도 하지만 잊어버리기 다반사다. 그러면서 우리는 플라스틱을 가득 삼키고 죽은 고래를 위해 기꺼이 후원한다. 모순적이지만, 현실적인 모습이다. 이런 우리들이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게 가능할까? 저자는 "그렇다"고 이야기한다.개인의 '1'은 별 것 아니지만, 전 세계 사람들이 '1'을 줄인다면 전 세계의 쓰레기가 100분의 1만큼 줄 것이기에 100분의 1만큼 자원을 아낄 수 있고, 환경 오염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불필요한 빨대 사용을 하지 않고,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쓰는 일은 번거로움을 수반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따른다. 저자는 "혼자 하는 것이 막막하다면 쓰레기 줄이는 데 관심이 많은 친구를 만들어 연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시작한 인스타그램 같이 쓰레기줍기 캠페인은 그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동네 산책 중에 버려진 쓰레기 하나를 줍고 인증사진을 찍는 것이 그것이다.나 혼자 결심하고 나 혼자 실행하는 제로 웨이스트는 그나마 쉽다. 그러나 직장생활에서나 여행지에서 혹은 파티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저자는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개인 식기를 챙기고 정리하는 수고와 더불어 실천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 수고와 용기를 장착하고도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위한 노하우와 팁은 필수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도처에 널린 세상에서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 언제나 쓰레기를 만들기 일쑤이기 때문이다.5년 동안 제로 웨이스트를 실행해 온 저자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려 애쓸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 많은 쓰레기를 제로로 만드는 제로 웨이스트는 사실상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인 목표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100에서 90으로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노력, 그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한다.저자가 하라는대로 따라하다 보면 각자 나만의 제로 웨이스트 방식을 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260쪽, 1만5천800원

2021-01-23 06:30:00

[대학 도서관을 가다-경북대] 조선지위인(朝鮮之偉人)

[대학 도서관을 가다-경북대] 조선지위인(朝鮮之偉人)

1922년, 식민지 조선에서 출판된 '조선지위인(朝鮮之偉人)'은 서가 한편에 심상하게 놓여 있었다. 모서리가 닳아 손끝에서 스르르 빠지는 책장을 잡아채며 책이 지나온 시간을 상상해 본다. 이렇게 오래되어 겉장이 나달나달한 책을 펼쳐 종이 냄새를 맡으면 같은 용도의 물건으로서 책보다 나은 것을 만들어 내기는 힘들 것이라던 움베르토 에코의 말을 절절히 실감하게 된다. 거추장스러운 별도의 장치 없이 오래 전 인쇄된 책을 그저 펼치는 것만으로 내용에 접근할 수 있으니 말이다.1921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딱 100년 전, 천도교 교단의 자금으로 잡지를 발간하던 개벽사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조선의 10대 위인 투표를 실시했다. 개벽사는 잡지 지면을 통해 이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광고했고, 몇 천 명의 독자가 투표에 참여했다. 이 시기의 문맹률이나 비용을 들여 엽서를 보내야 하는 수고로움을 고려하면 투표에 참여했던 독자들의 열기는 상당히 뜨거운 것이었다. 그러고 보면 시청자들이 투표로 아이돌을 선발하는 프로듀스 101의 성공이 우연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당시 투표로 선정되었던 10대 위인은 솔거, 최치원, 최충, 문익점, 서경덕, 이황, 이이, 이순신, 최제우, 유길준이었다. 이들은 각각 조선의 예술, 문학, 교육, 산업, 과학, 사상, 정치, 군사, 종교, 사회 개선 분야를 대표하는 위인으로 꼽혔다. 이듬해 개벽사의 주필이던 김기전은 이들 위인의 업적을 해설하여 책으로 엮어냈는데, 그것이 바로 이 '조선지위인'이라는 책이다.'조선지위인'에는 독자들이 뽑은 위인 외에도 두 명이 추가되었다. 김기전은 굳이 부록이라는 형식을 택해 김옥균과 전봉준을 책 뒷부분에 포함시켰다. 투표의 결과와 상관없이 이 둘을 위인의 반열에 나란히 놓고자 했던 것이다. 김옥균과 전봉준은 각각 갑오개혁과 동학혁명이라는 미완의 혁명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경술국치 이후 10여 년이 경과하고 연전의 3.1운동마저 좌절되었던 1922년의 조선에서 이들은 조선의 앞에 펼쳐질 수 있었으나, 끝내 가지 못한 길이었다. 목차의 '부록'이라는 굵은 글자 위로 당대 조선의 현실에 대한 저자의 회한이 스친다.경북대도서관에는 1922년에 인쇄된 초판본뿐 아니라, 1926년 재판본도 함께 보관되어 있다. '조선지위인'은 재판을 찍고, 출판 이후 10년이 지난 시점에도 베스트셀러로 꼽힐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 책이 이렇게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던 이유는 무엇일까? 독자들은 반만 년의 지난 역사를 훑어 뛰어난 인물을 선정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그리고 최치원, 이순신을 비롯한 위인들의 구체적인 업적을 살핌으로써 조선의 영예로운 과거를 곱씹을 수 있었다. 아마도 이 과정은 독자들에게 손상된 민족적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경험이었을 것이다.너무나 당연하게 위인으로 꼽히는 인물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위인들은 당대의 필요에 의해 호명된다. 식민지 시기 내내 위인전과 각종 서사물에 빈번하게 등장했던 것은 이순신이었다. 최근에는 성평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김만덕 등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여성 인물의 위인전이 속속 출판되었다. 그리고 대중문화, K-컬처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반영하듯 방탄소년단이나 아이유 등 K-팝스타의 위인전이 시중에 나와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만약 2021년의 위인을 투표로 뽑는다면 어떤 인물이 새롭게 등장할지 새삼 궁금해진다. 지금, 당신의 위인은 누구인가요?김도경 경북대 교수

2021-01-23 06:30:00

[내가 읽은 책] 버스 정류장(가오싱젠 글/ 오수경 옮김/ 민음사/ 2002)

[내가 읽은 책] 버스 정류장(가오싱젠 글/ 오수경 옮김/ 민음사/ 2002)

버스 정류장(가오싱젠 글/ 오수경 옮김/ 민음사/ 2002)즐거운 기다림이었다. 드디어 첫눈이 내렸다. 길거리에 눈발이 흩날린다. 앙상한 가로수에 눈송이가 맺혔다. 가게 앞 버스정류장 부스 안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눈을 터는 사람, 버스가 오는 쪽을 보며 발을 동동거리는 사람, 휴대전화기를 보는 사람···."아지매, 황금동 가는 버스 여 서는 거 맞능교?"버스정류장에서 우왕좌왕하던 할머니가 초조한 눈빛으로 물었다. 할머니는 원하는 답을 못 듣자 상심한 얼굴로 버스정류장에서 서성인다.저자 가오싱젠은 중국 강서성 간저우에서 출생하였다. 1979년부터 소설과 평론을 발표하였고, 1981년부터는 베이징인민예술극원 소속 극작가로 희곡 '비상경보', '버스 정류장', '야인' 등을 발표했다. 그의 희곡 작품은 중국 고대 연극의 표현 양식인 제의적 탈놀이, 민간의 설창, 만담과 겨루기, 인형극, 그림자 인형극, 마술과 잡기를 기초한 새로운 현대극을 창출하였다는 평이 있다. 2000년 소설 '영혼의 산'으로 중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버스 정류장'은 세 편의 희곡으로 구성됐다. '버스 정류장'을 읽는데 사무엘 베게트의 '고도를 기다리며'가 떠올랐다. 두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하염없이 고도를 기다리고, 버스를 기다린다. 지루하고 고통스런 기다림의 나날이다. '독백'은 남자 배우 한 사람이 무대에 등장해 연기를 펼친다. 이 작품은 배우 자신과 역할과 극 중 인물의 관계를 모색하고 표현의 의미를 탐색하고 있다. '야인'은 3장으로 되었는데, 각 장을 전통의 노래, 무술, 동작으로 표현해 중국 전통극의 연극 개념을 회복하고자 했다. 안경잡이: 여러분 못 들었어요? 그 사람은 이미 시내로 갔어요. 우린 더 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어요. 아무 소용없이 뭔가 기다리는 고통···.노인: 그 말이 맞아. 난 한평생을 기다렸어.아이엄마: 길 떠나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 알았으면.아가씨: 나도 너무 피곤해요. 모습도 아주 초췌하겠지.(42~43쪽) 끝이 없는 기다림에 본능이 드러난다. 치고받고 싸우고 절망하고 위로한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혼자 기다리지 않는 게. 생태학자: (중략) 사람과 새는 친구야, 알겠니?세모: 알았어요.생태학자: 사람과 나무도 역시 친구란다. 숲이 있는 곳이라야 사람도 편안하게 살 수 있거든.세모: 사람과 야인은요?생태학자: 물론 친구지.(191쪽) 사람과 사람 사이의 부조화를 극복하는 길은 순수한 우정에 있으리라. 사람은 자연의 일부인 터, 자연과 인간 사이의 부조화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나는 어떤 모습으로 코로나19가 사라지길 기다리고 있는가? '버스 정류장'을 읽으며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대, 책 속에서 기다림의 미학을 찾아보시길.최지혜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2021-01-23 06:30:00

[책CHECK]빛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책CHECK]빛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코로나19로 혼자만의 시간이 늘어나고, 끝을 알 수 없는 불안으로 마음이 어두워져가는 요즘, 한 장씩 페이지를 넘기며 잠시 잊고 있었던 내 안의 순수한 나를 만나 호흡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갖게 해주는 책이다.10년 만에 발간된 그림찻방의 두 번째 시리즈인 이 책은 정겨운 174개의 그림과 글로 우리를 어린 시절의 그 마음으로 이끈다. 마음 가는대로 책을 펼쳐 글과 그림을 읽고 잠시 차 한 잔의 여유를 갖는 것만으로도 깊은 명상에 빠졌다 돌아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생활 속에서 빛명상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 소개와 함께, 차명상을 통해 일상의 여유를 찾는 방법도 알려준다.저자 정광호는 그림찻방 외에도 '천상의 보물, 침향', '행복순환의 법칙', '행복을 나눠주는 남자' 등 다수의 책을 발간했다. 383쪽. 2만3천원

2021-01-23 06:30:00

[책CHECK] 가장 행복한 나이

[책CHECK] 가장 행복한 나이

품격 있는 행복을 얻기 위해 가져야할 자세에 대해 조언하는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쉽지 않을 것임을 전제하면서도 "세속적 소유에 관해 남과 비교하는 마음을 가급적 버리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키워나가는 게 행복의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자신만의 특장을 살려 그것을 확장해나가야 진정한 행복이 깃든다는 것이다.행복의 동력으로 독서를 강조한다. 책을 많이 읽어야 영혼이 자유로워지기에 검증된 고전과 인문 서적을 꾸준히 읽자고 제안한다. 친구의 역할도 빼놓지 않는다. 친구를 '스스로가 선택한 가족'이라 규정하며 "아무리 바빠도 기꺼이 시간을 내서 애지중지 소중하게 가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밖에도 여러 종교의 최종 가르침, 진정한 휴식을 위한 명상, 현재를 즐기는 요령, 부부 이심이체(二心異體) 등에 대한 시각이 실렸다. 348쪽. 1만4천800원

2021-01-23 06:30:00

[책]김춘수의 풍경

[책]김춘수의 풍경

김춘수의 풍경/ 이기철 지음/ 문학사상 펴냄"그는 그야말로 시 아닌 것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등산도 바둑도 스포츠도 자동차 운전도 하지 못했다.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비행기도 타지 못했고 쉰일곱 살에 경북대학교에서 영남대학교로 교수 자리를 옮겨 연구실이 연구동 22층 건물의 복판, 12층에 배정되었을 때, 그 방에 들어가서 창밖을 내다보다가, 갑자기 "아……!" 하고 주저앉았다는 말이 전해지기도 하는, 높이에 대한 공포를 가진 병증(病症)의 시인이었다."(16쪽)이기철 시인은 시인 김춘수의 인간과 문학에 대해 묘사하고 서술하고 관찰하고 해석하는 동안 머릿속에 산재한 소재가 불분명한 생각들과 끊임없이 대화했다. 자료와 연대와 시인의 행적을 일관되게 꿰어 맞추는 일은 고증이라는 까다로움에 막혀 자꾸만 글의 흐름이 더뎌졌다. 초고에서부터 탈고를 할 때까지 필자는 잊힌 생각의 파편들을, 너무 아끼다 깨버린 백자 항아리의 반짝이는 조각을 주워 맞추는 것처럼 조심해야 했다. 시인이 떠나고 없는 자리에 남은 말의 흔적, 만날 수 없는 시인과의 일방적 대화는 때로 독백이 되어 사라져버린 희미한 시간을 원고 위에 재생시키는 두루마리 풍경화로 되살아났다.필자는 김춘수 시인을 우리 시 문학사상 최초의 '예술시인(Artistic Poet)'이라고 명명한다. 그는 지적이었고 인위적 실험을 체현한 시인으로, 어떤 무늬로 수놓을까를 끝없이 묻고 대답한 시인이다. 동양적 사유보다는 서양적 사유에 더 많이 의존하긴 했으나 그것은 우리 시의 방법적 자장을 넓히기 위한 힘든 시도였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이 책은 김춘수 시인의 전기(傳記)가 아니다. 필자는 이 글을 시를 쓰듯 쓰고 싶었고 평론 쓰듯 쓰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의 손은 문체를 간섭하지 않았다. 추억록이라면 추억록이고 시의 탐구라면 시의 탐구, 일화라면 일화뭉치일 이 글을 필자나 동세대의 누군가가 남기지 않으면 한 '예술시인'이 살고 간 참모습의 장면들이 영영 어둠 속에 묻힐 것 같아 없는 시인의 숨소리를 듣는 마음으로 가감 없는 이 책을 쓰게 됐다. 이로써 필자는 시인에게 진 최소한의 빚을 갚는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영남대 명예교수인 저자 이기철은 1963년 경북대 주최 전국대학생 문예작품 현상모집에서 시 '여백시초'가 당선되면서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김춘수 시인과 만났다. 저서로는 첫 시집 '낱말추적'을 비롯해 '지상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 '유리의 나날' 등 다수가 있다. 368쪽. 1만5천원

2021-01-23 06:30:00

[책] "다들 이런 능력 하나쯤은 있잖아요."… 슈퍼 마이너리티 히어로

[책] "다들 이런 능력 하나쯤은 있잖아요."… 슈퍼 마이너리티 히어로

'슈퍼 마이너리티 히어로' 공모전 당선작 5편이 단행본으로 묶여 나왔다. 스토리 제작소로 자리 잡은 '안전가옥'이 앤솔로지 시리즈로 낸 여섯 번째 책이다.영상물을 염두에 둔 듯 시각적으로 잘 그려지는 이야기 전개다. 금방이라도 시나리오로 변신할 것 같은 흐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투자배급사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과 함께 기획한 공모전이었다.신인작가 등용문으로 제한한 공모전이 아닌 덕에 눈에 익은 작가들도 보인다.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에서 '천 개의 파랑'으로 장편소설 부문 대상을 받은 천선란 작가의 단편 '서프 비트'가 당선작으로 함께 실렸다. 안전가옥 앤솔로지에 단골로 등판하는 범유진 작가도 눈에 띈다.소설 속 등장인물의 말처럼 '튀지 않으려는 마음과 튈 수밖에 없는 포지션 사이에서 싸워 나가야할 운명', 슈퍼 마이너리티 히어로의 운명처럼 짜잔하고 등장한 당선작가 일부는 영화판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이다. 이들은 짧은 문장 호흡, 반전 있는 구성 등 영화 시나리오가 가진 장점을 소설에도 십분 뿜어낸다.다 읽기 전에 책을 덮지 못하는 '책갈피가 불필요한 책'까지는 아니지만 발랄한 문체, 상상력, 전개 방식이 유기적으로 합체돼 독자는 쉼 없이 읽어갈 수밖에 없다. 등단한 지 오래지 않은 작가들이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어선지, 공모전의 의도를 파악한 작가들의 노련미 덕분인지 독자는 알 턱이 없다. 그저 재미있게 읽을 뿐이다.과학적 배경지식 없이 이해하기 힘든 SF판타지와 거리가 멀다. 그냥 판타지다. 팀 버튼 감독의 '미스 페데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이 영화 역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에 모인, 너무 가벼워 하늘로 떠서 납으로 만든 신발을 신는다든지, 시간을 되돌린다든지, 유령을 볼 수 있다든지 하는 초능력 아이들과 얼추 비슷하다.그러나 깨놓고 말해 이 소설집 속 주인공들은 능력자로 불러도 되는 건지 의아할 만큼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도무지 알 수 없는 이들이다. '제아무리 감추려해도 능력은 드러나지 않나요'라는 질문에 이 소설집은 단호하다. '낭중지추'도 허락지 않는다. 외려 능력을 숨기기에 골몰한다. 단지 능력자들은 서로를 귀신같이 알아본다. 유사시 힘을 합쳐 거악을 막아내고 일반시민으로 복귀한다.맛보기로 몇 개만 나열해볼까. '시가 뭐꼬'의 저자들인 칠곡 가시나들처럼 한글을 깨우쳐 세상이 달리 보이는 시골 아낙 오미자 할머니에게 생긴 '소원성취력'은 '적어야만 실행되는 능력'이다. 알지 못했던 능력을 깨친 게 아닌가 싶을 정도('캡틴 그랜마, 오미자')다. 자신의 급성 배변욕구를 상대에게 전가시키는 능력 같은, 독창성만큼은 엄지를 주고 싶은 것('사랑의 질량 병기')도 있다.초능력자를 찾아내 교육하는 국가 비밀기관 '하우스'에서 알게 된 동갑내기 남녀 고교생의 미스터리 '서프 비트(SURF BEAT)', 주변인 모두를 자기 편으로 만드는 능력자의 악행을 막으려 또 다른 능력자가 등장하는 추리물 '피클(FICKLE)', 초능력 보유자들의 조우와 연대가 빛을 발하는 '메타몽'까지 5편의 소설이 주변부에서 티나지 않게 활약하는 영웅들의 이야기로 소개된다.읽는 동안 독자 스스로 자신에게 어떤 숨은 능력이 있는지 상상해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설령 그런 능력이 없어도 상상력 자극제로 충분한 소재들이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물맛, 커피맛, 와인맛, 폭탄주 비율 감별하는 것도 엄연한 능력이다. 아마 대부분은 누군가가 발견해주기 전까지 자신의 특별함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을지도. 291쪽. 1만3천원

2021-01-23 06:30:00

1월 넷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교보문고)

1.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 (염승환·메이트북스)2. 2030 축의 전환 (마우로 기옌·리더스북)3.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팩토리나인)4.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와이즈베리)5. 트렌드 코리아 2021 (김난도·미래의창)6.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윤재수·길벗)7. 50 홍정욱 에세이 (홍정욱·위즈덤하우스)8. 해커스 토익 기출 보카 (데이비드 조·해커스어학연구소)9. 위기의 시대, 돈의 미래 (짐 로저스·리더스북)10. 아몬드 (손원평·창비)

2021-01-22 10:36:09

대구문인협회 14대 회장에 심후섭 아동문학가

대구문인협회 14대 회장에 심후섭 아동문학가

제14대 대구문인협회 회장 선거에서 심후섭(사진) 아동문학가가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는 심 작가와 김선굉 시인이 후보로 나서 경선으로 치러졌다. 대구문협 회장 선거서 경선은 2014년 12대 회장 선거 이후 7년 만이었다.대구문인협회는 지난 15일 우편투표 방식으로 선거를 진행했다. 대구문협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부터 두 후보자의 약력과 공약 등이 담긴 선거공보물을 회원들에게 개별 배송하는 방식으로 선거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지금까지 대구문협 회장 선거는 컨벤션 효과가 극대화된 방식으로 진행됐다. 선거권을 가진 회원들이 투표장에 모여 후보자들의 정견 발표를 듣고 직접 투표하는 방식이었다.올해는 코로나19 국면으로 모이는 것은 불가능했고 선거도 한 달 연기됐다. 대구문협 선거관리위원회는 전자투표 방식을 대안으로 고민했지만 회원들의 전자기기 조작 미숙 가능성 등을 우려해 우편투표 방식을 택했다.투표권이 있는 대구문협 회원 729명 중 672명이 투표했다. 투표율 92.2%. 역대 최고 투표율이었다. 심 작가는 당선과 함께 임기를 시작해 3년간 대구문인협회 회장직을 맡게 된다. 부회장 등 신임 집행부도 금명간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심 작가는 주요 공약으로 ▷기획 출판 원고 공모 및 원고료 점진적 인상 ▷회원 운영 업체 소개 통한 문학사랑방 운영 ▷각 구별 문협 설립으로 작품 발표 및 교류 기회 확대 ▷집필 소재 발굴답사 등 문학기행 활성화를 내건 바 있다.심 작가는 "섬기는 자세로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일하겠다. 회원 화합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심후섭 아동문학가는 청송 출신으로 1980년 창주아동문학상에 동시가 당선돼 등단했으며, 매일신문 신춘문예에서도 동화 부문에 당선된 바 있다. 저서로 동화집 '의로운 소 누렁이' 등 80여 권이 있다. 대구 달성교육장을 역임했다.

2021-01-20 17:33:03

경북여성정책개발원, ‘경북 여성기업인의 삶’ 발간

경북여성정책개발원, ‘경북 여성기업인의 삶’ 발간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최미화)이 여덟 번째 경북 여성 구술생애사 '경북 여성기업인의 삶'을 발간했다. '나는 경북에 있다'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는 구미, 경주, 경산, 청송, 칠곡에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여성 CEO 5명의 삶과 기업경영 '허-스토리(Her-story)'가 담겨 있다.시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비법으로 대맥장을 제조하는 한국맥꾸룸을 창립‧운영하고 있는 대한민국 식품명인 45호 성명례(73세), 삼성제침가의 맏며느리에서 평사원을 거쳐 대표까지 올랐다가 삼성금속을 독자적으로 설립‧운영하고 있는 김숙희(71세), 항암치료를 받아야 했던 고통 속에서도 오히려 천연한방에 대한 관심을 키워 하늘호수라는 한방화장품 회사를 만든 서미자(64세), 남편의 학업과 교통사고 후유증을 묵묵히 뒷바라지하며, 진산크라텍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구미여성기업인협의회 창립 멤버 엄재숙(64세),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늦깎이 CEO로서 자동차부품회사인 경보라인을 운영하며 여성기업인협회 경주지회장으로 바쁜 삶을 살고 있는 박운형 대표(63세)까지 다섯 명을 주인공으로 엮었다.가사와 자녀양육에도 소홀할 수 없어 1인 2역, 1인 3역을 담당하며 부단히 편견과 한계에 맞섰던 다섯 명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한 사람, 한 가정이 아닌 수많은 가정을 책임져야 했던 여성기업인들의 깊은 고뇌와 지혜를 만날 수 있다.최미화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원장은 "2007년부터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자, 독립운동가 후손, 파독간호사, 문화예술인, 해녀와 어촌여성 등 58명의 생애사를 채록해 왔다"며 "구술생애사는 우리 역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들의 삶을 조명해 젠더 데이터 공백을 메꾸어가는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밝혔다. 비매품. 문의=054-650-7900.

2021-01-20 12:06:33

[문득 동네책방] 동네서점계 터줏대감 '더 폴락'

[문득 동네책방] <3>동네서점계 터줏대감 '더 폴락'

'30대 동갑내기' 최성·김인혜 씨가 함께 문을 연지 9년째 접어든 독립서점 '더 폴락'(대구 중구 경상감영1길 62-5)은 대구 독립서점계의 터줏대감이다. 2012년 대명동에서 시작해 몇 년 전 '뉴트로의 성지' 북성로로 터를 옮겼다.주로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이곳은 페미니즘, 동물권, 비건, 젊은 여성작가 등 소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일상적이면서도 특이한 주제를 다룬 서적이나, 재밌는 시도가 포함된 서적도 진열대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독립영화, 인디음악을 사랑하는 두 여성 대표는 일반 출판물에 담기지 못한 이야기를 독립출판물을 통해 세상에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문화 프로그램을 꾸리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더 폴락에서 운영하는 독립출판축제 '아마도 생산적 활동'과 공연·토크 프로그램 '폴락이다'는 이제 더폴락의 대표 콘텐츠가 됐다. 영화, 글쓰기, 독서 등을 주제로 하는 취향모임 '클럽활동'도 7기를 맞았다. 문화 프로그램을 꾸릴 땐 '주최하는 사람이 즐거워야 참여하는 사람도 즐겁다'는 취지에서 두 대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섭외해 함께 하고 있다.9년간의 프로그램 기획 경험과 그간 함께 해온 인연이 차곡차곡 쌓여 새로운 시도로 이어지고 있다. 더 폴락은 대화의 장을 운영하는 '레인메이커협동조합'과 함께 북성로 지도를 만들어 북성로 스탬프 투어 프로그램을 지난해 12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대구 근대골목투어의 북성로 버전으로, 독립서점·독립영화관·카페·북성로 공구빵집·북성로 기술예술융합소 등 북성로 일대 핫플레이스 10곳을 모아놓았다."'당신의 호작질을 응원합니다'라는 책방 소개 문구처럼 무언가 하려고 하는 모든 분들을 늘 응원할 겁니다. 저희도 늘 무언가 하려고 노력할 거구요. 책방 오픈 10주년에는 우리 책방을 모티브로 한 뮤지션의 음악 작업을 모아 음반을 만드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응원해주세요."

2021-01-18 11:27:43

구수산도서관 상주작가 프로그램 '가사로 쓴 생애약전' 발간

구수산도서관 상주작가 프로그램 '가사로 쓴 생애약전' 발간

(재)행복북구문화재단(대표 이태현) 구수산도서관은 최근 '가사(歌辭)로 쓴 생애약전-인생은 짧은데 노래는 길더라'를 발간했다. 이 책은 지난해 선정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도서관 상주작가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수강생들이 직접 자신의 인생을 기록한 가사약전 34편을 담았다.가사문학은 우리 고유의 민요적 율격 바탕 위에 향가나 고려가요, 한시 등의 내용적 영향이 보태져 형성된 장르로, 이 가사 형식을 빌어 자신의 생애를 기록했다.상주작가로 이를 지도한 김수상 시인은 "가사는 우리 고유의 민요적 율격을 바탕으로 하기에 누구나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다"며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가사체에 담아 출판된 책을 보니 지난 6개월간의 울고 웃던 여정이 떠오르며 아쉬움과 뿌듯함이 가득하다"고 소감을 전했다.도서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을 견디는 지금, 이전 세대가 전해주는 울림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민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이 책은 구수산도서관과 2020년 상주작가 지원사업에 참여한 전국 40여 개 도서관에서 열람이 가능하다.

2021-01-17 16:01:08

[책]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책]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 빌 포셋 외 지음 / 김정혜 옮김 / 다산초당 펴냄 아돌프 히틀러는 10대 시절 오로지 그림에만 관심이 있었다. 1903년 그는 자신의 재능을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면서 빈으로 갔다. 하지만 빈 미술학교 입학시험에서 낙제하는 바람에 미술학교 문턱도 넘지 못했다. 그는 세상이 아직 제2의 다빈치나 미켈란젤로를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이번엔 건축에 도전, 빈 건축학교에 지원했으나 또 낙방했다.이후 이야기는 알려진 대로 반유대주의 노선의 기독사회당에 입당했고 제1차 세계대전 때 자원입대하면서 점차 냉소적 청년으로 변해갔다. 만약에 히틀러가 미술과 건축학교에 입학했더라면 어쨌을까? 제2차 세계대전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을까?흔히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니, 역사에서 '만약(If)은 없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그 속살을 들여다보며 인류 역사는 술 취한 이의 갈지자걸음보다 어지럽고 오락가락한다.책은 96편의 글, 101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인류의 흑역사를 되짚어 본다. 고대 페르시아와 그리스 도시국가 간 전쟁부터 오늘날 워싱턴 D.C.에 이르기까지 인간 군상이 만들어낸 실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세계 흑역사 속에는 1950년 맥아더와 한국전쟁에 관한 것도 있다. 북녘 땅을 거의 수복했을 즈음 군 정보 소식통에 중국의 개입 가능성을 경고하는 소문과 보고서가 잇따랐지만 맥아더는 이를 깡그리 무시했다. 마침내 1950년 11월 1일 중공군이 미군 육군 연대 하나를 공격했다. 이때에도 맥아더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지 못했고 그해 11월 25일 중국이 약 30만명의 병력을 앞세워 인해전술로 밀고 들어오자 비로소 맥아더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결국 유엔 연합군은 막대한 타격을 받고 후퇴하면서 서울을 포함해 힘겹게 점령한 거점들을 중공군에게 넘겨줬다. 이 시점에서 연합군 총사령관이었던 맥아더가 초기 대처를 잘 했더라면 한국전쟁의 양상은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한국전쟁이 유엔 연합군의 승리로 끝나고, 어쩌면 분단과 상호 불신의 아픈 유산을 물려받지 않았을 수도 있다.책을 읽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이 깃들 무렵에야 나타난다"는 헤겔의 역사관에 비추어보면, 역사란 99%가 인간 감정의 기록이며, 이성은 고작 1%에 불과할 뿐이라고. '고대~근대 편' 376쪽, 1만7천원. '현대 편' 380쪽, 1만7천원

2021-01-16 06:30:00

[대학 도서관을 가다-경북대] '유럽: 지리학 독본'

[대학 도서관을 가다-경북대] '유럽: 지리학 독본'

도서관 고문헌 목록을 검색하다가 보면 누가 어떤 이유로 이 책을 선택해서 도서관에 들여왔는지 그 경로가 궁금해지는 책이 있다. 'EUROPE: A Geographical Reader'(유럽: 지리학 독본)가 그런 책이다. 1925년 미국 뉴욕의 한 출판사에서 발행된 이 책의 초판본이 대한민국에는 단 한 권, 경북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경북대학교 도서관이 건립된 것은 1952년, 이 책의 출판으로부터 20년도 훨씬 지난 때였다. 그러니 이 책은 상당시간 여기저기 떠돌다가 도서관에 안착한 것이다. 책이 떠돈 그곳이 어디였건 간에 이 책은 자립을 꿈꾼 여성과 바깥세상을 알고 싶어 한 모험가, 그리고 제국의 속국 상황에 있던 가난한 나라의 지식인들에게는 큰 힘이 되었을 듯하다.'유럽: 지리학 독본'은 유럽 여러 나라의 문화 지리적 풍토를 소개한 책이다. '어린이 교육서'를 내걸고 있지만 실제 내용은 그 이상을 담고 있다. 저자 비니 비 클락(Vinnie B. Clark)은 1878년 태생으로 작가이자 세계 여러 나라를 탐사한 지리학자이다. 미국에서 여성참정권이 인정된 것이 1920년이었으니 그녀는 여성의 자립에 우호적이지 않은 보수적 사회 분위기 속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것이었다. 그 젊은 시절 동안 클락은 여성에 대한 미국 사회 내의 편견에 맞서는 한편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경험의 영역을 넓혀갔다. '유럽: 지리학 독본'에는 그런 그녀의 다양한 경험과 강인한 마음의 힘이 녹아있다.책은 덴마크에서 시작해서 식민지 상태에서 막 벗어난 알바니아를 거쳐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도시 콘스탄티노플에서 끝난다. 1921년 독립국의 위치를 차지한 알바니아를 목차에 넣은 것도 의외이지만 국가가 아닌, 터키의 수도 콘스탄티노플로 책의 끝을 맺는 것은 신선하면서 파격적이다. 마지막 페이지에 게재된 콘스탄티노플 시장 사진 밑에는 상점의 간판에 쓰인 다양한 언어를 주목하라는 설명이 첨가되어 있다. 저자 클락은 세계 여러 나라 문화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실제로 사진 속 간판을 채운 다양한 언어를 보고 있으면 서양과 동양을 구별하고 문명의 우열을 거론하는 것이 참으로 부질없이 느껴진다. 그 시절의 서양이 제 아무리 동양을 두고 미개한 계몽의 대상이라고 소리를 높였던들 콘스탄티노플의 좁은 시장 간판에서는 동등하게 취급되고 있을 뿐이었기 때문이다. 아시아 대다수 나라들이 서구의 식민지로 전락해있던 1920년대, 미국 지리학자 클락은 적어도 서양과 동양의 관계를 '차등'이 아닌 '차이'로서 인식하고 있었다.이처럼 흥미로운 한 권의 지리학 서적이 언제 누구를 통해 한국에 유입되어 경북대학교 도서관에까지 이르게 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식민지 시기였을 수도 있고 해방 이후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군가 이 책을 선택했을 때 분명히 그의 마음을 끈 무엇인가가 있었을 것이다. 그 무엇 중에는 콘스탄티노플 좁은 시장가 사진도 있지 않았을까. 이 사진이야말로 '동양과 서양은 상호의존적 관계'라는 저자의 생각을 독자들에게 선명하게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정혜영 경북대 교수

2021-01-16 06:30:00

[임종대의 우리나라 고사성어]포산조응(捕山沠鷹)

[임종대의 우리나라 고사성어]포산조응(捕山沠鷹)

'포산(捕山)'은 산을 잡아들이는 것이고, '조응(沠鷹)'은 매를 붙잡는다는 뜻이다. 예로 소가 밭에 자라는 보리 싹을 먹었다면 그 주인을 찾아 해결하듯, 산으로 도망간 매를 산을 잡아들여 해결한다는 '국조인물고'에 전한다.박문수(朴文秀1669~1756)는 호가 기은(耆隱)이고 암행어사로 눈부신 행적을 남겼는데, 군정(軍政)과 세정(稅政)에도 밝아 국정 개혁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암행어사의 유명한 업적은 그만큼 백성들의 질고를 살피고 방백들의 횡포를 올바로 평정한 공이다. 그 중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붙잡아 꽃피운 일화다. 1730년 도승지로 있다가 왕명을 받아 암행어사로 전라도를 순시할 때 벌어진 일이다. 해가 뉘엿뉘엿 저무는데 어느 마을의 서당 앞을 지나게 되었다. 하루 밤 묵을까하고 서당에 들렀는데 훈장은 자리를 비우고 글 읽는 학동(學童)들만 있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하룻밤 머물 수 있을까하고 찾았는데 어른이 안 계시는 구나! 해는 지고 어떡하면 좋을까."그러자 한 학동이 말했다."이 공부방 말고 딸린 사랑채도 있는데 주무시고 가시죠?"기은은 못이긴 척 앉아 있는데 서당 아이들이 여름인지라 문을 열어 놓고 개구리 울듯 어울려 책을 읽었다. 한참 소리 내어 읽다가 한 학동이 글을 이만큼 읽었으니 쉬자고 말했다. 그 말에 책을 덮고 썰물 빠지듯 마당으로 나가더니 한 아이가 말했다."오늘은 우리 수령과 감사놀이나 하며 놀자."그러자 한 아이가 대뜸 짚으로 만든 자리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서 말했다."내가 수령이니까 여기에 앉는다."그러자 한 아이가 수령될 자격이 있는지 시험해 보겠다며 했다."저기 하늘에 떼 지어 나는 까마귀 중 어느 놈이 수놈인지 말하시오.""으음, 날아오를 때 먼저 날아오르는 놈이 수놈이요, 뒤따라 날아가는 놈이 암놈이다."기은은 제법 신통하다고 생각하며 듣고 있으려니 긴한 송사가 있다며 한 아이가 엎드리며 말했다."제가 매를 잡아서 그 매로 사냥을 하려고 했는데, 매가 갑자기 산으로 도망가 버렸습니다. 매를 찾아 주시오."기은은 산으로 날아간 매를 어떻게 찾아줄지 궁금했다. 그러데 원님으로 앉아있던 학동이 명쾌한 판결을 내리는 것이었다."오라, 산이 매를 가져간 게로군! 내가 찾아주지. '매는 청산의 소유물(鷹者靑山之物)이니' '청산에서 얻고 청산이 잃었도다(得於靑山 失於靑山)' '어서 가서 청산에 물어보고(問於靑山)' '청산이 대답을 않거든 청산을 잡아오너라(靑山不答捕來)'"이 말을 듣고 기은은 학동들의 기지에 감탄하며 껄껄 웃었다. 그리고 수령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자 학동이 정색을 하며 호통을 쳤다."도대체, 어느 놈이 관아에 들어와서 원님을 모욕하느냐! 여봐라! 이 놈을 당장 잡아다가 하옥시켜라."사또의 명령에 따라 아이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기은을 헛간에 넣고 문을 채워 버렸다. 갑자기 봉변을 당한 기은은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아이들의 놀이가 너무나 진지하여 풀려 나가기만 기다렸다. 잠시 후 헛간의 문이 열리며 원님으로 있던 아이가 공손히 절을 하며 말했다."저희가 어른께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죄송합니다.""아니다. 이번 놀이에서 내린 판결은 명 판결로 내게 내린 판결도 마땅한 판결이니라." (사)효창원7위선열기념사업회 이사

2021-01-16 06:30:00

[책]역사와 과학을 넘나드는 시간 여행

[책]역사와 과학을 넘나드는 시간 여행

첨단×유산 / 강제훈 외 18명 지음/ 도서출판 동아시아 펴냄 전통 유산과 첨단 과학을 한데 모아 그 가치와 연결점을 해부한 이 책은 과거와 현재를 넘어, 역사와 과학을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이자 '융합'의 시대인 지금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지식과 사유 방식을 선물한다.책의 각 장에서는 키워드에 맞는 전통 유산과 과학기술을 각각 하나씩 소개한다. 1장 '시선'에는 조선 회화의 정수로 평가받는 '동궐도'와, 첨단기술로 떠오른 '드론'을 실었다. 과학적 합리성을 기반으로 하는 서양의 '원근법'을 거부하고, 내려다본 세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서도 궁궐과 자연의 장엄함을 묘사한 동양의 '부감법'은 현대의 최첨단 기술인 드론의 시선과 연결된다.이 책은 또 다양한 유물과 기술을 소개한다. 4장 '철기'에서는 20년 이상 전통 제철법과 도검 제조법을 복원하고 있는 이은철 도검장이 조선시대의 사인검을 통해 한국의 전통 제철법을, 국내 대표적인 철강 전문가인 이준호 교수가 포스코에서 개발한 기가스틸을 경유하여 한국이 만들어낸 차세대 제철법을 나란히 설명한다. 그렇게 인류 문명의 중심에 서서 역사를 바꿔온 철기 문화가 21세기에는 어떻게 이어져오고 있는지를 살펴본다.6장의 '지도'에서는 30년 이상 '대동여지도''를 연구한 김종혁 전 교수가 지도 최초로 링크 앤 노드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지역 간의 네트워크를 표현하고자 했던 대동여지도의 숨겨진 가치를 파헤친다.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에 성공한 한민홍 전 교수가 바통을 이어 받아, GPS기술을 바탕에 둔 자율주행기술이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고 어떻게 발전해가고 있는지, 자율주행기술에서 대동여지도의 가치와 정신이 어떻게 계승되었는지를 설명한다.8장 '시간'에서는 조선시대의 봉수를 비롯한 마패부터 현대 5G 기술에 이르기까지 이동통신기술의 발달사를 짚는다. 5G를 기반으로 한 첨단기술을 통해 시간을 관리하고 사용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꿈으로써, 기존과는 전혀 다른 시간 체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9장 '생명'에서는 탄생을 축복하는 마음을 담아 태를 담아 묻었던 '태항아리'와 유교 방식으로 죽음을 애도하는 조선의 제사 의례를 다룬다. 시대에 따라 생사관이 어떻게 달라져 왔는지, 어떠한 방식으로 죽음을 극복하고자 했는지를 역사적인 관점에서 설명한다.정재숙 전 문화재청장은 추천 글에서 "이 책은 '변화는 있고, 변함은 없다'라는 문화유산의 본질을 증명하고 있다"고 썼다. 392쪽, 2만2천원

2021-01-16 06:30:00

[책CHECK]괄호 열고 괄호 닫고-잠 못 드는 밤에

[책CHECK]괄호 열고 괄호 닫고-잠 못 드는 밤에

괄호 열고 괄호 닫고-잠 못 드는 밤에/ 김성민 글·변예슬 그림/ 길벗어린이 펴냄김성민 동시작가의 첫 그림책이다. 콜록콜록 기침 소리와 귓가를 맴도는 모기 소리로 시작된 이야기는 동시를 읽는 이로 하여금 끝없는 생각과 상상의 세상으로 이끈다.잠을 자려고 누운 아이의 머릿속에서 끝없는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그러다 윙윙 모기 소리에 잠시 현실로 돌아오기도 하고 이내 또 다른 상상 속으로 빠져들기도 한다. 상상과 현실이 마구 뒤엉켜 잠이 올 듯 말 듯 몽환적인 상황이 환상적인 그림과 함께 펼쳐진다. 모두 잠든 조용한 밤, 괄호 속에 숨겨진 밤의 이야기를 찾아보고, 괄호 안에 넣을 자신만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상상해 보는 색다른 경험도 느낄 수 있다.밤이 만들어 낸 이야기들을 꿈결 같은 선과 색으로 그려낸 변예슬 작가의 그림도 볼만하다. 104쪽, 1만7천원

2021-01-16 06:30:00

[반갑다 새책]힙합네이션/ 이지윤 글·그림/ 루비박스출판사 펴냄

[반갑다 새책]힙합네이션/ 이지윤 글·그림/ 루비박스출판사 펴냄

거장 루이 암스트롱에게 누군가가 물었다. "그렇게 저속하고 음악성도 없어 보이는 힙합에 왜 그리 열광하느냐?"고 말이다. 이에 암스트롱은 대답했다. "그것을 꼭 물어봐야 알 것 같으면 당신은 평생 모를 것입니다."라고.음악도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흥얼거림도 아닌 것 같은 힙합. 하지만 오늘을 사는 대한민국 젊은이들이라면 유명 래퍼가 부르는 힙합에 당최 몸을 움직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지은이는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중반 힙합이 전성기를 누릴 때 미국에서 힙합을 처음 접하고 '이 몹쓸 음악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안 되겠다'고 걱정하던 때를 떠올리며 비전문가의 시각으로 힙합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흔히 사람들은 랩(Rap)음악과 힙합을 같은 것으로 여기는데 랩을 포함한 포괄적 의미에서 힙합은 하나의 문화이자 현상이며, 그 자체로 음악적 혁신성은 뛰어난 장르이다.'가수는 노래의 리듬과 멜로디를 함께 아우르는 능력과 가창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헌데 랩은 그냥 말을 내뱉는 수준처럼 들리니 음악계에서는 적잖은 충격이었다.(중략) 심심찮게 일어나는 인종 차별적 처우로 사회적 불만이 내재되어 있던 흑인사회는 힙합을 통해 표출된 저항의 목소리에 화답하며 이 음악에 열광한다.'(본문 중에서)심지어 비속어를 인정사정없이 내뱉기까지 한 힙합에 대해 기성세대들은 불경스러움과 저속함이라는 꼬리표를 붙여 경원시하기도 했다. 이에 지은이는 힙합음악과 그 문화 자체를 '주홍글씨'로 치부해버리기엔 왠지 공평하지 않다는 느낌을 지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섹스와 마약, 폭력 등을 가사로 표현했고, 이를 통해 사회적 문젯거리를 논의의 대상으로 끌어올린 음악 또한 힙합이기 때문이다. 또 듣는 순간, 누구든지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게 만들며 첫 비트부터 내면의 흥을 일으키는 힙합은 강력한 매력을 넘어 중독성마저 짙다.살면서 아주 싫어했던 것이 어느 날 문득 익숙하게 다가올 때, 우리의 생각은 비선형적 도약을 하게 된다. 힙합이 그러하다. 264쪽, 1만5천원

2021-01-16 06:30:00

[책] SF판타지에 무협까지 원한다면

[책] SF판타지에 무협까지 원한다면

'모세가 두 아들을 가리켜 이르기를 하나의 이름은 게르솜이라. 이는 내가 이방에서 나그네가 되었다 함이요. 하나의 이름은 엘리에셀이라. 이는 내 아버지 하나님이 나를 도우사 바로의 칼에서 구원하셨다 함이더라.' (출애굽기 18:3~4) 오염된 지구를 떠나 새로운 행성, 약속의 땅 카난으로 가는 여정에 멈춘 게르솜을 엘리에셀이 발견하면서 소설은 시작한다. 모세의 두 아들, 게르솜과 엘리에셀의 이름을 딴 방주는 40년 간격을 두고 카난으로 발진한 터였다.엘리에셀에 탑승해있던 백혈인간, 천이도 외 2명이 냉동수면 상태에서 깬다. 이들을 깨운 건 엘리에셀을 통제하는 AI(인공지능)다. 게르솜에 무슨 일이 있는지 확인해보라 하명한다. 카난에서 뿌리내릴 지구의 온갖 자재들이 게르솜에 실려있기 때문이다.게르솜은 지구에서 선택받은 자들의 구원 방주였다. 신분과 재력은 탑승권을 보장하지 못했다. 강한 면역력이나 신체조건, 뛰어난 두뇌가 탑승 조건이었다. 후세를 위한 것이었다. 이것으로 모자라 공감 능력이 결여됐거나 공격적인 성정이면 또 탑승이 불가능했다. 그렇게 4만4천 명이 게르솜에 올랐다.문득 2019년 우리 문단을 강타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김초엽 作)' 속 작품들이 겹친다. 차이가 있다면 임태운 작가는 무협을 넣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우주무협활극이다.내공 수련은 첨단기술의 집합체 우주공간에서 온당치 못하다. SF판타지에 운기조식은 거추장스럽다. 기술과 내공은 동일 개념이다. 나노봇이 주입된 피를 갈아넣으면 된다. '백혈인간'의 탄생이다. 우주의 기압을 견디고 스피드, 파워까지 겸비했다. 소설 제목 '화이트블러드'의 출처다.그러나 무적의 고수가 멋대로 날뛰면 강호의 균형은 깨지기 마련. AI가 심판자, 중재자로 나선다. AI는 독심술까지 갖췄다. 기기와 연결된 모든 걸 조정할 수 있다. AI는 나노봇을 손오공의 머리띠, 긴고아(緊箍兒)와 같은 기능으로 활용한다. 여차하면 터트려버릴 수도 있다. 신적인 존재다.명령을 받은 백혈인간 천이도 일행은 게르솜에서 초거대역병, 특수광견병 Z19가 번진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역병 전파 원인이 황당하다. 인간의 혀가 문제였다.방주 게르솜이 카난으로 발진한 지 140년 후. 탑승자들은 설계자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증상을 보인다. 무미건조한 식생활 탓이었다. 그들은 냉동수면 중 고기를 뜯어 먹는 꿈을 꿨다. 부동액을 갈아넣는 20년 주기마다 탑승자들은 우주선을 뒤져가며 고기를 찾아다닌다.동족취식의 카니발리즘 창궐을 우려한 게르솜 수뇌부는 동물 배양실을 설치한다. 동물 배양과 함께 콜레라가 발생한다. SF판타지 스릴러가 대개 그러하듯 콜레라는 변이 좀비 바이러스로 이어졌다.그러나 좀비는 한낱 떼거지 조연에 불과했다. 진짜 문제는 바이러스나 기생충이 아니었다. 모든 사건의 확장에 인간적 불신과 욕망이 분출된다. 욕망들의 각축전은 비행파와 수면파 간 내전으로 나타난다. 게르솜이 멈춰선 까닭이었다. 이후 전개될 반전과 스릴감은 읽어보는 자의 몫이다.'화이트블러드'는 무협지와 비슷한 결을 갖고 있다. 어느 쪽이 선인지 구분이 모호한 정파와 사파가 맞서는 구도, 케케묵은 구원(舊怨)까지. 결투 장면 묘사도 무협지에 뒤지지 않는다. 같은 제목의 웹툰, 영화가 있으나 엄연히 다르다. 소설을 다 읽은 뒤 채식주의자가 되겠다 결의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359쪽. 1만4천300원

2021-01-16 06:30:00

[책]박물관에서 읽는 세계사

[책]박물관에서 읽는 세계사

박물관에서 읽는 세계사/ 김문환 지음/ 홀리데이북스 펴냄 "고대인들도 맥주를 마셨을까?"신석기 농사문명의 요람인 메소포타미아 수메르인들은 보리로 맥주를 빚었다. 당시 맥주는 요즘처럼 맑은 술이 아니고 걸쭉했다. 빨대를 꽂고 빨아먹는 일종의 밥이었다. 베를린 노이에스 박물관에 가면 B.C 14세기 빨대로 맥주를 마시는 메소포타미아 사람을 그린 프레스코 그림을 만난다.국립중앙박물관 신라 전시실 유리 진열장에 흙으로 빚은 인형 토우(土偶)들이 눈길을 끈다. 1926년 경주 황남동에서 출토한 5세기 유물들의 주제는 '사랑'이다. 신라 향가 처용가 가사의 '가랑이 넷'처럼 정을 나누는 남녀의 모습이 선정적으로 묘사됐다. 신라의 선정적 포즈의 유물은 어느 문명권도 따라잡을 수 없는 로마의 노골적인 성문화 관련 유물과 겹쳐진다.1924년 2월 12일. 이집트 투탕카멘(재위 B.C 1334-B.C 1325년) 무덤 현실의 12t짜리 분홍 화강암 관 뚜껑이 열렸다. 값비싼 원석과 유리로 장식된 길이 2.25m짜리 금박 목관 안에 2m짜리 금박 목관, 그 안에 다시 길이 1.87m, 무게 110.4kg의 순금관이 나왔다. 170여개 부적과 보석, 장신구로 치장한 3300년 된 미라는 룩소르 왕가의 계곡 투탕카멘 묘 전시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이런 흥미로운 역사와 문명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훌륭한 역사 선생님은 박물관이다. 지구촌의 인류역사를 수놓은 중요 문화 예술품을 대거 소장한 파리 루브르나 런던 대영박물관뿐 아니라 중국의 한적한 지방 유적지, 중앙아시아 초원 한가운데, 흑해 바닷가, 서아시아나 북아프리카의 사막 지대 구석진 박물관까지. 어디랄 것 없이 박물관은 인류의 삶이 녹아든 유물을 전시중이다. 박물관은 고대와 현대를, 옛사람과 현대인을, 옛날 문화와 현대문화를 잇는 오작교다.유라시아 대륙 동쪽 끝 한국에서 서쪽 끝 포르투갈까지 24개국 100개 박물관에서 취재한 유물을 통해 고대의 역사와 문명이 되살아난다. 흥미진진한 1만 여년 인류역사와 문명 이야기가 눈 앞에 펼쳐진다. 박물관이 왜 필요한지, 박물관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설명해주는 책이다.저자 김문환은 전직 매일경제신문, SBS 기자로 현재 문명 탐방 저술가겸 역사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유적으로 읽는 로마문명', '비키니 입은 그리스로마', '유물로 읽는 이집트 문명', '취재기사 작성법' 등 다수가 있다. 294쪽. 1만9천원

2021-01-16 06:30:00

[책CHECK]낭만농부의 시골편지

[책CHECK]낭만농부의 시골편지

포항 죽장 상사리에서 농사를 지으며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권현구 씨가 산문집 '낭만농부의 시골편지를 펴냈다.이 책에는 1994년에 귀농해 지금까지 농촌에 정착하며 느낀 투박한 삶과 애환들을 행복으로 승화시킨 여정을 담았다. 농촌에 산다는 것이 얼마나 낭만적이겠느냐마는 그래도 작가는 바쁜 농촌 생활 중에서도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 책에는 농사만 짓는 것이 농촌의 삶이 아니라 농사와 더불어 얻어지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있다는 것을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간접적으로나마 들려주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보인다.책에 소개된 160편의 글에는 농촌에 대한 작가의 사랑이 듬뿍 담겨 있어 귀농이나 귀촌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작은 가이드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11쪽. 1만5천원

2021-01-16 06:30:00

[내가 읽은 책]톨스토이의 인생수업

[내가 읽은 책]톨스토이의 인생수업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레프 톨스토이 글/ 조화로운삶/ 2017)얼마 전 문무학 시인의 독서코칭강연에서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우리는 그동안 독서를 잘못 가르쳐왔습니다." 무조건 많이 읽는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읽도록 가르쳤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 다독(多讀)이 무조건 좋다는 식의 생각은, 최근 어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이 한 말을 빌리자면 '족보가 어디에 있는' 발상인가.필자는 대학 시절, 프란츠 카프카의 '단식광대'를 읽고 '단독(斷讀)하는 세대'에 대한 문제의식을 표명한 짧은 글을 썼던 기억이 난다. 단독과 폭독(暴讀)…. 어떤 독(讀)은 독(毒)이다. 이는 필자의 말이 아니라 세계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 일컬어지는 레프 톨스토이의 말이다. "독자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면 쓸데없는 독서를 줄일 수 있다. 너무 많이 읽는 것은 해롭다. 내가 만나본 위대한 사상가들은 적게 읽는 이들이었다. 나쁜 책은 아무리 조금 읽어도 해롭다. 좋은 책은 아무리 많이 읽어도 부족하다. 나쁜 책은 정신의 독약이나 다름없다."(73쪽)톨스토이는 82세로 영면에 들기 전 2년에 걸쳐 잠언집을 집필했다. 바로 그의 마지막 저서로 알려진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다. 몇 해 전에 읽은 적이 있고, 지난해에도 읽었지만 이 책을 연말연시에 즈음하여 재차 펼쳐보았다. 문장이 간결하여 술술 읽혀 내려가는데 그 내용을 삶 속에서 실천하기는 결코 만만치 않다. 예컨대 그가 쓴 다음의 구절을 보자. "불교에서는 살인, 도둑질, 정욕, 거짓말, 음주를 다섯 가지 죄로 여긴다. 이들 죄를 피하는 방법은 자기 절제, 소박한 삶, 노동, 겸손, 믿음이다."(68쪽)오계(五戒: 불살생不殺生, 불투도不偸盜, 불사음不邪婬, 불망어不妄語, 불음주不飮酒)의 실제에 대한 톨스토이의 해석이 불교의 계율과 본질상 다름이 없는 듯하다. 문제는 덜 움직이고 더 가지며 더 먹고 싶은 욕심과, 성경의 가르침인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남보다 나를 낫게 여기는 마음가짐이다. 최근 어느 강좌에서 모 교수도 고백하기를 "해가 가고 나이가 들수록 느는 것은 참회요, 주는 것은 겸손이다."고 하였으니, 동시대 석학의 겸허한 성찰도 110여 년 전 톨스토이의 잠언과 세대 공감을 이루고 있음을 본다.서문에서 톨스토이는 이 책이 논리적 체계를 갖추었다고 말하고 '인생의 손님들인 사랑, 행복, 영혼, 신, 믿음, 삶, 죽음, 말, 행동, 진리, 거짓, 노동, 고통, 학문, 분노, 오만' 등의 주제들이 반복되도록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서문 말미에 "이 책은 인류에 대한 나 자신의 가장 큰 사랑의 표현"이라고 했으니 그가 스스로 쓰고 반복해서 읽으며 경험한 이 책의 감동을 얼마나 함께 나누고 싶어 했는지 그의 문장으로, 독자의 심장에 느껴진다.그의 명저 '전쟁과 평화'와 '안나 카레니나'에 비해 덜 알려져 있고 그 내용이 다소 교조적이다. 그러나 생의 끝자락에 남긴 대문호의 잠언집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를 가벼이 여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류의 삶이 겉모습은 몰라보게 달라졌어도 내면의 가치는 변함이 없다. 정교회에서 파문당하면서까지 그가 말하고자 했던 그의 사상과 인류애,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담백하게 서술된 이 책은 개개인의 독법에 따라, 또한 반복해서 읽을 수록 그 깊이와 넓이를 더해갈 것이다.김서윤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2021-01-16 06:30:00

[책CHECK] 1931 흡혈마전

[책CHECK] 1931 흡혈마전

제1회 창비 X 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장르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1931 흡혈마전'이 책으로 나왔다. 성장소설의 특성과 괴기 판타지 소설의 특성을 혼합한 작품이다. 작품의 상당 부분이 웹소설에 어울리게 대화체로 구성돼 사건 전개와 호흡이 빠르다.여자고등보통학교 1년생 희덕과 정체를 숨기기 위해 같은 학교 기숙사 사감으로 온 흡혈마 계월의 핑퐁식 에피소드 구성으로 짜였다.1931년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이 독립운동, 친일파 등과 고리를 엮을 거라는 짐작은 얼추 맞다. 다만 여성들이 작품 전반에서 주연으로 나서고 있음은 책을 읽은 뒤라야 알 수 있다.강경애의 '인간문제', 김명순의 '들리는 소리들', '샘물과 같이', 나혜석의 '노라를 놓아주게' 등 한국 근현대 여성작가들의 작품에서 따온 각 장의 소제목이 눈길을 끈다. 292쪽. 1만3천원

2021-01-16 06:30:00

[책CHECK] 세르반테스의 기막힌 연서(戀書)

[책CHECK] 세르반테스의 기막힌 연서(戀書)

김태완 시인의 첫 시집 '세르반테스의 기막힌 연서(戀書)'가 출간됐다. 비정한 세상에 취해 지독하게 고통스러워하며 길을 잃은 듯하지만, 새벽을 간절히 기다리며 길을 찾고자 하는 믿음과 설렘을 개성적인 시어로 빚어낸 시집이다.1996년 '대구일보 문학상(대일문학상)' 시 부문에서 '김홍도와 떠나는 가을여행'으로 등단했다. 당시 심사를 맡았던 신경림 선생은 '마치 익살스러운 풍속화 한 폭을 보는 느낌'이라고 평했다.기자로 일했다. 사람에 관한 인물기사를 많이 썼다. 소설가 레이 브래드버리의 말처럼 '삶을 잘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어두운색 공들 사이에 밝은색 공을 던져 넣어 여러 진실을 뒤섞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이어령 선생은 그의 시집을 두고 "아름다운 울림으로, 날카로운 활촉으로 목석같은 사람들의 마음을 뚫는다"고 했다. 122쪽. 9천원

2021-01-16 06:30:00

[베스트셀러] '2030 축의 전환' 10위

1월 셋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1.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팩토리나인)2. 트렌드 코리아 2021 (김난도·미래의창)3.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와이즈베리)4.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윤재수·길벗)5. 위기의 시대, 돈의 미래 (짐 로저스·리더스북)6. 해커스 토익 기출 보카 (데이비드 조·해커스어학연구소)7.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 (김재식·위즈덤하우스)8. 아몬드 (손원평·창비)9.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오은영·김영사)10. 2030 축의 전환 (마우로 기옌·리더스북)

2021-01-15 14:53:43

팔공문화원 '팔공산의 식물사회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발간

팔공문화원 '팔공산의 식물사회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발간

대구 동구 팔공문화원이 팔공산 식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모아 '팔공산의 식물사회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제목의 단행본을 발간했다. 팔공산의 식생태계에 관한 책이다.6천500만 년의 역사를 가진 팔공산은 백두대간과 통하면서도 독특한 식생태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고도에 따라 나뉘는 삼림대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점이 눈길을 끈다.300m의 상록활엽수림대, 300~950m의 졸참나무 삼림대, 960m 이상의 신갈나무 삼림대에서 보이는 풀, 꽃, 나무, 바람, 그리고 동물에 대한 이야기다. 생태와 문화를 넘나드는 종횡무진 식생이야기와 사진자료는 대구의 진산으로서 팔공산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한다.책은 ▷자연환경과 식물사회 ▷팔공산 식물노트 ▷가산바위의 식물과 인간 ▷가산산성의 식물과 인간 등 4개 부문으로 크게 나뉘어 기술돼 있다. 발간까지 묵묵히 더딘 작업을 지속한 이들의 노고를 방대한 참고 자료가 말해준다. 202쪽. 비매품

2021-01-12 11:46:17

[책]'고산(孤山), 강을 따라 흐르는 생명' 발간

[책]'고산(孤山), 강을 따라 흐르는 생명' 발간

수성구립 고산도서관이 향토자료집 '고산(孤山), 강을 따라 흐르는 생명'을 발간했다. 고산도서관 향토자료집은 2017년부터 매년 발간되고 있는데, 이번 최신호에선 코로나19 시국에 발맞춘 언택트 기획으로 눈길을 끈다.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공모사업 '길 위의 인문학'과 연계해 고산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지역 인문학자들이 프로그램의 기획부터 주제별 강연, 자료 발간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인 것이다.'고산(孤山), 강을 따라 흐르는 생명'은 수성구 고산지역을 감싸 흐르는 욱수천, 매호천, 남천, 오목천과 금호강 물길을 따라 고산의 과거, 현재, 미래 3장으로 나뉘어 구성됐다.1992년 고산지역 대규모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유물과 고인돌, 사직단, 고산서당 등 과거를 불러내고, 현재의 모습으로 새롭게 조성된 '생각을 담는 길(욱수천-매호천)'을 소개한다. 생각을 담는 길을 따라 걸으며 생태와 개발이 공존하는 고산의 현재를 이해하고 그냥 걷는 매력, 소요유(逍遙遊)의 의미를 곱씹는다. 매호천 끝자락에 들어서는 대구형 미래도시 알파시티에서 미래도시의 모습을 상상한다.콘텐츠에 대한 저자들의 깊이 있는 설명은 유튜브로도 이어진다. 단행본은 고산도서관 종합자료실에서 열람할 수 있다. 053) 668-1924

2021-01-11 11: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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