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책

 
로빈손무인절도표류기 삽화('소년', 1909. 2.)

[정혜영의 근대문학을 읽다] 조선의 로빈슨 크루소

서구 문물이 몰려들던 개화기. 중국과 일본 이외, 새로운 세계가 있다는 것을 당시 사람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때, 조선어로 서툴게 번역된 서양소설은 큰 도움이 됐다. 줄거리 중심의 어린이용으로 번역된 서양 소설을 읽으면서 사람들은 이름조차 낯선 새로운 나라와 그 나라의 문화를 배워갔다.소설 주인공과 함께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영국, 프랑스, 독일, 아프리카, 브라질을 방문하기도 하고, 바다 밑을 여행하기도 했다. 신분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대하는 새로운 법체계를 접하기도 하고, 상인이 힘을 지닌 놀라운 세상을 경험하기도 했다.딱딱한 지리책이나 역사책과 달리, 소설은 세계지리와 역사에 관한 다양한 지식을 쉽고 재밌게 사람들에게 전달해주었다. '로빈슨 크루소'(1791)를 번역한 최남선의 '로빈손무인절도표류기'(無人絶島漂流記, 1909)도 그 중 하나였다. 28년에 걸친 한 남자의 무인도 표류기를 다룬 이 소설에는 조선 사람들이 처음 접하는 새로운 세계의 모습이 듬뿍 담겨 있었다. 주인공 로빈슨 크루소는 선원이자 타고난 장사꾼으로 새로운 세계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유럽에서 만든 공산품을 아프리카에 팔고, 대신에 아프리카의 상아, 곡물을 유럽에 가져다 팔아 큰 이윤을 남긴다.배를 타고 영국과 아프리카, 브라질을 넘나드는 해상무역업자 로빈슨 크루소의 행보를 읽으면서 조선 독자들은 세계 지리와 문화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익혀갔다. 그렇다고 최남선이 지식 전파에만 목적을 두고 번역을 진행한 것만은 아니었다. 조선어로 번역된 '로빈손무인절도표류기'가 발표된 것은 한일병합조약을 1년 앞둔 1909년. 조선의 운명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달해 있던 때였다. 최남선은 조선의 젊은이들이 해상무역을 통해 '재화를 축적하고 그 재화로 세계를 제패'한 대영제국의 힘을 배우기를 바랐다. 그 힘은 전통적으로 조선이 천시하고 간과해 온 것이었다.아울러 최남선은 조선의 젊은이들이 '로빈손무인절도표류기'를 읽으면서 그 힘을 배우고 키워 자주적이며 강력한 새로운 조선을 만들어가기를 바랐다. 사농공상의 신분적 위계질서가 깊이 뿌리 내리고 있던 조선에서 상인의 가치와 해상 무역의 중요성을 사람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 강건한 뿌리를 흔드는 역할을 개화기 조선에서 '로빈손무인절도표류기'를 비롯한 번역 소설이 담당해내고 있었다.'걸리버 여행기', '해저 이만리', '엉클 톰스 캐빈', '레미제라블' 등등, 최남선을 비롯한 젊은 선각자들은 '소년'들에게 새로운 지식을 전해주고자 서구 소설 번역에 힘썼다. 비록 일본어 번역된 것을 다시 조선어로 번역하는 데 불과했지만 그들은 열심히 조선 소년들에게 유용한 지식을 전해줄 수 있는 서구 소설을 번역하고, 또 번역했다. 이미 조선은 식민지상태로 전락해가고 있었고 미래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들은 그래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개화기 조선에서 서구 번역소설은 그런 그들의 희망을 담고 있었다.

2019-12-14 06:30:00

[반갑다 새책1]안동 가톨릭 사학/안동교회사 연구소 지음/안동교회사 연구소 펴냄

2019년 5월 29일은 천주교안동교구가 설립된 지 꼭 50주년이 되는 날이다. 동시에 안동교회사 연구소가 설립된 지 10년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그동안 '연구소 자료집'으로만 발간해오던 것을 교구설정 50주년을 맞아 '안동 가톨릭 사학'이라는 제목을 부쳐 '창간호'로 발간했다.이번 창간호에는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안동교구의 시작이 공소형태의 교우촌으로부터 시작하였으므로 책의 출발은 안동교구장 주교의 '공소 교회'라는 논문부터 출발하고 있다.이어 번역 '회장본분'과 특집 '전교회장 신상철 아우구스티누스의 담론 채록' '전교회장 박인기 바오로의 담론 채록' '강연 미래 교회를 생각한다'와 부록으로 교구설정 이전 안동교구 관내 외국인 및 방인 활동사제, 역대 안동교구 평신도협의회 회장 등을 실고 있다.365쪽, 비매품.

2019-12-14 06:30:00

압독국 유물 탐험대

[책 체크] 압독국 유물 탐험대/ 이초아 지음/ 학이사어린이 펴냄

"지금 내가 밟고 있는 이 땅이 천오백 년 전 '압독국'이라는 이름을 가진 고대국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의 경북 경산 지역과 대구시 수성구 시지 인근은 압독국이라는 나라였다. 그 당시 압독국은 사로국(신라)이 견제할 만큼 큰 세력으로 확장되고 있었다. 이를 견제한 사로국(신라)의 간섭으로 신라 초기에 속국이 되었다."지은이는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는 작은 나라인 압독국을 알게 된 계기는 안타깝게도 유물 밀수출 사건 때문이었다. 그 당시 지배계층의 무덤이었던 고분군이 허술하게 관리되어, 고분 안에 있던 순금 왕관과 귀걸이, 반지 등의 유물들을 훔쳐가는 도굴꾼들이 있었다. 무수히 많은 유물들이 일본으로 밀수출되고 있었음에도 사라진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도굴꾼이 붙잡히면서 세상에 알려졌다.지은이는 "동화작가로서 소명 의식을 갖고 자라는 아이들에게 유명한 문화재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이 땅이 과거에는 누군가가 지키고자 했던 소중한 나라였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 책을 펴냈다"고 했다. 136쪽, 1만1천원.

2019-12-14 06:30:00

암! 이렇게 극복했다

[책 체크] 암! 이렇게 극복했다/ 한길수 지음/ 한비CO 펴냄

"암을 치료하는데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단순하게 생각하라. 모든 질병은 세포의 기능장애이고 원인은 독소와 산소결핍에서 온다. 자신의 몸에 독소를 제거하면 피도 맑아지고 모든 질병이 치유 가능하다."지은이는 세 번의 암수술 후 6개월 시한부 췌장암 판정을 받았으나 암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병을 극복했다. 또 이런 경험을 문학으로 승화 시켜 한비문학 수필 부문 신인상, 대한민국 현대 대표 서정 수필 문학상, 디딤문학상 수필 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이 책에는 자신의 투병생활을 비롯해 암발병 원인, 암예방법, 암치료방법, 그리고 약초의 효능 등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지은이는 암치료방법으로 우선 일반 식단에서 유기농 식단으로 바꾸고 4대 암 발생물질인 가공된 기름, 설탕, 유제품, 흰 밀가루 등을 금하라고 한다. 또 건강에 대한 나쁜 생활습관을 바꾸고 건강보조식품을 섭취하고 따뜻한 물을 마시고 사우나를 자주하고 송림욕을 하고 열정적 사랑을 하라고 말한다. 228쪽, 1만5천원.

2019-12-14 06:30:00

엄상준 저 '음악, 좋아하세요?'

[책] 음악, 좋아하세요?/ 엄상준 지음/ 호밀밭 펴냄

"우리는 모두 호모 무지쿠스(Homo musicus, 음악적 인간)다."세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아름다운 음악이 존재하고, 그만큼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도 다양하다. 음악은 삶의 '양념'처럼 인생 뒤편에 배경으로 존재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우리 몸과 마음을 지배하다시피 하는 강력한 영향력을 미친다.이 책은 '책과 음악'을 '인류 공동체로 들어가는 유일한 문'이라 얘기한다. 이 두 가지야말로 시공간을 넘어 우리를 보편성에 가 닿도록 돕는 것들이라는 이유다.◆스타워즈 클라이맥스에 베토벤 '운명' 4악장을21세기 들어 미국 양대 코믹스 기업 중 한 곳인 '마블'이 '아이언맨', '어벤져스' 시리즈 등으로 영화판을 흔들어 놨다. 이보다 앞선 20세기 최고의 SF 장르 영화를 꼽는다면 단연 '스타워즈'가 높은 선호를 받을 것이다.특유의 테마 음악과 함께 "아주 먼 옛날 은하계 저편…"으로 시작하는 '스타워즈'는 조지 루카스 감독과 존 윌리엄스 음악 감독의 협업으로 서사와 시각 효과, 음악이 모두 찰떡 궁합을 이뤄낸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 영화다. 저자는 "감독 조지 루카스의 실력을 인정하지만 한 장면에 대해서만큼은 탐탁치 않다"고 지적한다.'스타워즈 4편'(1977년 나온 시리즈 첫 번째 영화) 중 마지막 공중전에서, 주인공 루크가 탄 X-윙 전투기 계기판이 고장나자 삼라만상의 힘 '포스'에 의지해 임무를 완성하고 전투를 승리로 이끈다. 제국의 심장에 한방을 먹이는 이 장면에 (아주 작게 들릴 지도 모르지만) 음악이 없다.저자는 "내가 존 윌리엄스 급의 음악 감독이었다면 (조지 루카스) 감독하고 싸워서라도 베토벤의 '교향곡 5번 C단조 OP.67' 4악장을 넣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클래식 곡이지만 도입부를 제외하면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곡 '운명' 말이다.'운명'은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처럼 고난에서 환희로 이어지는 내러티브를 표현해, 베토벤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승리의 서사가 이 곡 4악장에서도 등장한다. 이처럼 끝에 한방을 숨겨 놓은 교향곡을 '피날레 교향곡'이라 하는데, 스타워즈의 해당 장면에 이런 팡파르 정도는 울려 줘야 한다는 것이다.저자는 1959년 프리츠 라이너와 시카고 심포니가 연주한 '운명'을 자주 듣는다고 밝힌다. 프리츠 라이너는 1950년대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맡아 이를 미국 오케스트라 '빅5'에 올려 놓은, 타협을 모르는 독재자였다.이 연주 3악장에서 금관과 더블베이스, 모든 저음역 악기들이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이어지는 4악장의 강력한 한방을 위해 잠시 머뭇거리는 '경과부'가 나온다. 마침내 4악장. 승리를 기원하는 금관의 황금빛 비행이 하강하는 현악기들과 함께 '시원하게 쏟아붓는다'. 마치 이렇게 말하듯. "포스가 함께 하길(May the Force be with you)."◆삶에 대한 긍정적 시각, 음악·책과 사회 현상 엮어 보여줘방송국 PD인 저자는 20대 시절 달세를 내는 여관방을 전전하며 살았다. 매일 아침 여관방 침대 위에 던져 놓은 책과 CD를 보며 출근했다. '책과 음악'이 있어 지루하거나 외롭지 않았다.자신이 듣고 읽는 바흐와 셰익스피어를 슈바이처와 체 게바라, 스티브 잡스도 듣고 읽었으리라 생각하며 추운 겨울밤을 보냈다. 조선 시인 윤선도가 전남 해안에서 물·바위를 벗 삼아 '오우가'를 노래하고, 영화 '중경삼림'과 '캐스트 어웨이' 주인공이 각각 비누와 배구공 윌슨을 말동무 삼았듯.머리가 희끗해진 지금도 저자는 스스로 '인류가 만들어 놓은 숨은 마을을 찾아다니는 여행객'이라 소개하며 좋은 책과 음악을 부지런히 찾아다니고 있다. 책은 지난 3년가량 중앙일보 일요판 '중앙선데이'에 연재한 칼럼 중 40여 편을 골라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어울리는 12곡 씩을 각각의 섹션으로 묶고, 지면에서 채 하지 못한 이야기를 더해 새로이 다듬어 엮은 것이다.클래식, 국악, 대중가요 등 다양한 명곡을 소개하면서 그와 관련한 책 또는 문학, 일상의 단상, 세상의 이슈를 연관짓는다. 베토벤으로 시작해 모차르트, 바흐, 드보르작, 슈베르트, 쇼스타코비치, 황병기, 강도근, 윤종신, 이문세, 사이먼 앤 가펑클, 레드 제플린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소개하는 곡들의 스펙트럼만큼이나, 각 곡의 특징이나 작곡 배경, 가사 등을 소재삼아 세상과 현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도 넓고 깊다. 이런 이유로 책은 각 음악을 이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세상을 바라보는 식견을 조금 더 넓혀 준다. 그 시야는 비판적인 듯하면서도 세상과 삶에 대한 긍정적 믿음을 품고 있다."모차르트의 짧은 도약을 들으며 세상의 누군가가, 내가 모르는 공간에서, 또 다른 도약을 꿈꾸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음이 짜릿하고 든든하다. 현실은 언제나 우리를 무겁게 만들지만 우리가 도약의 소망마저 빼앗긴다면 우리에겐 무엇이 남겠는가." 저자의 말이다. 424쪽, 2만2천원. ※ 엄상준은사랑스러운 두 아들의 아빠이며 방송PD다. 생의 절반을 서울 및 인근에서, 나머지 절반은 바다가 보이는 도시 부산에서 살고 있다.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기자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나 일찍 그만두고 좋아하던 음악을 직업 삼고 싶어 라디오 PD가 되기로 결심, 1997년 여름 부산으로 내려왔다. 라디오에서 5년 간 일한 이후 TV 영화·쇼 프로그램 등을 제작해 왔다.

2019-12-14 06:30:00

가상화폐

[책] 21세기 화폐전쟁/ 노르베르트 헤링 지음/ 박병화 옮김/ 율리시즈 펴냄

전 세계는 지금 현금과의 전쟁이 한창이다. 현금결제를 어렵게 만들고 전체주의적 세계통화의 길을 닦아주는 시스템을 향해 가고 있다. 점차 현실이 되어가는 '가상화폐 통제사회'는 우리의 자유를 한정하고 완전한 감시체계를 완성한다. 마스터카드,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등은 첨단기술 전자결제 사업모델을 내세워 '현금이라는 적'과 싸우고 있다. 핀테크 사업 등에서 노리는 최종목적은 지문이나 안면 생체인식을 통해 '21세기 글로벌 가상화폐'를 완성하는 것이다. 기술이 인간을 지배하는 전체주의 사회, 그것을 향한 전제조건인 '현금 철폐' 작전이 곧 '21세기 화폐전쟁'이다.◆현금의 무력화는 시작됐다현금은 많은 장점을 지닌 지불수단이다. 익명성이 보장되고, 지불을 위한 사전 준비과정이 필요 없으며, 지출의 통제가 용이하다. 은행이 파산해도 위협받지 않고, 마이너스 금리 및 기타 문제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지불에 별다른 추가비용도 들지 않는다. 그러나 이 모든 장점이 은행, IT 기업, 국가, 일부 상인들에게는 단점으로 작용한다. 현금폐지론자들은 현금의 익명성이 범죄에 악용된다는 근거로 현금 폐지를 주장한다. 마치 현금을 퇴출시키면 범죄, 탈세, 테러를 막을 수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거액의 불법자금 조성과 자금세탁은 대부분 디지털 화폐로 이뤄진다.비자와 마스터카드는 현금 사용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지, 자동 지불수단이 얼마나 편리하고 현대적인지를 역설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정부 또한 현금과 멀어지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은행은 현금인출기를 줄이고 인출 수수료를 책정하는 등 그 흐름에 가담한다.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말라위, 나이지리아, 필리핀, 멕시코 등은 심지어 현금 없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고 선포했다. 이 모든 것은 금융포용(financial inclusion)과 디지털 아이덴티티(digital identity)라고 불리는 글로벌캠페인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금 사용은 점점 불편하도록, 그래서 정부와 금융회사들이 점점 더 많은 정보를 가져갈 수 있도록 구조가 개편되고 있는 것이다. ◆전체주의 향한 디지털결제 확대맥킨지의 연구에 따르면 금융산업은 결제가 완전히 디지털화될 경우, 매년 4천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직접비용을 절감하고, 적극적인 고객층은 연간 4조2천억 달러의 소득증대를 올릴 수 있다. 게다가 디지털로 금전거래가 이뤄지면 우리가 얼마나 돈을 갖고 있는지, 정확히 어디에 지출하는지에 대한 엄청난 가치 있는 데이터가 발생한다. 거대자본이 디지털화폐를 선점하려 혈안이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케냐에서는 불과 몇년 사이에 '엠페사'라는 통화체계가 구축됐다. 당시 주민 10만 명당 은행지점은 1.5개, 현금인출기는 단 하나뿐이던 케냐는 통신사 '사파리컴'을 통해 모바일계좌를 개설하는 것으로 시작해 2018년 현재 사파리컴은 케냐 전체 전화 통신과 문자서비스 수입의 약 90%, 그리고 2천800만명에 이르는 모바일 이체서비스 이용자의 80%를 차지했다. 필리핀 정부는 디지털결제의 20배 확장을 위한 이페소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정부와 유관기관은 차후 디지털결제만 가능하고, 시민과 기업 결제를 무현금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진행했다.대형은행의 합법화된 카르텔에 의해 움직이는 북유럽 국가들도 현금인출기를 대폭 줄이고 있다. 핀란드는 인구 10만명당 2007년 38대의 현금인출기에서 2016년 26대로 줄었고, 2016년 34대 뿐이던 스웨덴은 이제 대다수 은행 지점이 현금을 받지도, 내주지도 않는다.◆생체인식 데이터베이스 구축금융포용은 현금폐지의 또 다른 이름인 동시에, 사람들의 생체정보를 중앙 또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게 하는 캠페인 구호이기도 하다. 일단 생체정보가 중앙정보장치에 저장되면 통신기기를 사용한 활동에서 어느 누구도 익명성을 보장받을 수 없다.미국은 이미 2008년 25개국과 생체인식 데이터 교류를 위한 쌍방 합의를 이루었다. 국무부는 외국의 정치 지도자가 워싱턴에 올 때마다 그런 협정에 서명하도록 했다. 2015년, 빌 게이츠는 워싱턴의 '금융포용포럼'에서 인도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아프리카에 광범위한 ID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세계은행은 '개발을 위한 ID'라는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빈국을 대상으로 생체인식 기반의 ID와 중앙데이터베이스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려는 생각이다. 2018년 2월에는 요르단과 시리아 인접국에서 시리아 난민 230만 명이 생체인식 방식으로 등록됐다. 여기서 선택된 수단은 홍채인식 스캐너였다.나이지리아 정부는 게이츠 재단과 세계은행의 지원을 받아 성인 전체 인구 1억2천만 명에게 정부의 생체인식 데이터베이스에 가입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그리고 2018년 2월, 생체인식 기반의 '국민 ID 번호'만이 모든 은행 거래를 위한 유일한 신원확인 수단임을 선언했다. 304쪽, 1만7천원. ※지은이 노르베르트 헤링=경제학 박사로 독일의 유력 경제일간지 '한델스블라트'의 금융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블로그 '화폐와 그 너머'를 운영한다. 베스트셀러 '경제 2.0'으로 2007년 세계 최대 전자도서관 '겟앱스트랙트'에서 수여하는 경제도서상을 수상했고, 2014년 케인스협회 경제저널리즘상을 수상했다.

2019-12-14 05:30:00

[반갑다 새책2]人師를 躬行한 雲禔 선생/도서출판 신문사 펴냄

"학교 교육은 단순한 지식의 전달이나 지도가 아니라 스승으로서 솔선수범과 남을 위한 희생정신, 봉사정신에서 우러나는 부단한 실천임을 절감합니다. 이번 제32회 대구교육상 수상자를 결정함에 있어서 이러한 민주정신의 가치가 반영되었음을 후배의 한 사람으로서 무척 자랑스럽게 받아들이고자 합니다."책은 평생을 교단에 헌신한 안인욱 전 대구시교육청 교육국장의 제32회 대구교육상 수상을 계기로 지인, 후배, 동료 등 평소 그를 아는 뭇 인사들의 헌사와 안인욱 전 교육국장의 발자취 및 대구교육상 수상 내역의 자료 등을 한데 묶어 놓은 것이다.안인욱 전 교육국장은 학교 퇴임 후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의장을 맡아 기념사업회의 역사적 평가에 기여하는 등 참스승으로서의 역할에 온 힘을 기울였다. 책의 부록에는 훈포장 공적과 각종 기고문 등을 싣고 있다. 문의 053)474-9000

2019-12-11 06:30:00

9일 대구 시내 한 서점에 진열된 분야별 베스트셀러 서적들을 손님들이 살펴보고 있다. 올 한해 출판계에서는 유튜브 채널에 소개된 책들과 여행 에세이, 한일 경제전쟁, 아이돌, 페미니즘 관련 책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유튜브에 소개되면 뜬다…출판계 '유튜버셀러' 열풍

올해 출판계에도 유튜브 열풍이 불었다.'유튜버셀러(유튜버+베스트셀러)', '여행 에세이', '한일 경제전쟁', 그리고 '아이돌'.교보문고와 예스24, 인터파크 등 온·오프라인 서점이 최근 발표한 올 한해 출판계 흐름에 공통으로 나타난 키워드다.우선 책 내용을 쉽고 간략하게 설명해주는 '유튜버의 소개'가 베스트셀러에 큰 영향을 미쳤다.이처럼 유튜브 방송을 통해 소개된 책이 독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며 베스트셀러 순위를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북드라마', '라이프해커자청', '신박사TV', '겨울서점', '책읽찌라' 등 책 소개 전문 개인 방송 채널에 소개된 책들이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포노 사피엔스',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 '한단어의 힘' 등이 대표적인 유튜버셀러다.또 작가들의 여행 단상을 담아낸 책이 인기를 끌었다.김영하의 '여행의 이유'를 비롯해 유시민의 여행기 '유럽 도시 기행', 이병률의 '혼자가 혼자에게' 등 여행 에세이가 베스트셀러 상위를 휩쓸었다. 하반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한일 갈등을 조명한 책도 두드러졌다. 일본과의 관계에 대한 상반된 시각을 보여준 '일본회의의 정체', '반일 종족주의' 같은 책에 독자들의 관심이 이어졌다.그밖에 방탄소년단 인기와 더불어 아이돌이 미디어, SNS를 통해 언급한 책들도 '아이돌셀러'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올 한해 인기를 끌었다.

2019-12-09 17:34:26

권용섭 대구미래포럼 이사장, 월간 '문학세계' 신인상 수상

권용섭 대구미래포럼 이사장(매일정치아카데미 1기 전 원우회장)이 월간 종합문예지 '문학세계' 12월호에 수필 부문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시상식은 8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 대강당에서 열렸다.40년 넘게 지역에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업에 종사해온 권 이사장은 틈틈이 로타리클럽과 민주평통 등은 물론 지역의 각종 복지시설과 새터민 보호시설 등 불우이웃돕기 기관 등에서 봉사활동도 함께 벌여왔다.그는 특히 자신이 향우회장을 맡은 안동 지역과 사업체가 있는 달성과 성서지역에서 주로 활동해 오다 이번에 갈고 닦은 글솜씨를 발휘해 수필가로 등단을 하게 됐다.그는 "살아가는 동안 종종 문학에 대한 갈증을 느꼈다"며 "이해타산에 따라 웃음의 크기가 달라지는 세상에서 오롯이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중요한 것이 이성이지만 머리보다는 가슴과 감성이라는 이야기도 하고 싶었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2019-12-08 16:49:31

무간을 건너다

[책 체크] 무간을 건너다/ 천영애 지음/ 천년의시작 펴냄

'자귀 향 길 잃은 안개 깊은 날엔/ 물건리 방풍림조차 말씀의 궤를 열지 못한다/ 늙은 여인의 반복되는 말들은/ 삼백년 팽나무에 이파리나 더할 뿐// 하늘을 열지 못하는 안개의 묵시록/ 누구는 말씀의 서체라 하고/ 누구는 부처의 경전이라 하고/ 누구는 시간을 버린 묵시록이라 하는데/ 안개는 바다에 넓은 적멸보궁 한 채 지었을 뿐.'- '짓다'시인은 2010년 대구문학상 수상, 2019년 대구문화재단 '개인예술가창작지원' 사업에 선정되었으며 저서로 '나는 너무 늦게야 왔다'와 '나무는 기다린다'가 있다.이번 시집은 1부, 2부, 3부로 나눠 60여 편의 시가 담겨 있다. 신(神), 가족, 아우, 괘나의 선율, 운명, 삶, 도화경, 시(詩), 연민, 뼈, 슬픔, 주름 등의 이미지들이 산재되어 있다. 삶에 대한 고민과 번뇌가 성찰의 과정을 거쳐 시적 이미지와 사유로 나아가는 과정을 잘 보여 준다. 시인은 신과 인간의 관계에 천착한 시적 사유를 중심으로 부조리한 현실을 이야기한다. 96쪽, 1만원.

2019-12-07 06:30:00

이종문 계명대 한문교육과 교수

[이종문의 한시산책] 허허 그것 참, 이거야 나 원. 정약용(丁若鏞)

곡식이 많은 집엔 그걸 먹을 사람 없고 / 有粟無人食(유속무인식)자식이 많은 집엔 꼭 배고파 걱정일세 / 多男必患飢(다남필환기)높은 벼슬하는 놈은 어리석은 놈들이고 / 達官必憃愚(달관필준우)재주 있는 사람들은 통 등용이 안 된다네 / 才者無所施(재자무소시)온갖 복 다 갖춘 집 찾아봐도 거의 없고 / 家室少完福(가실소완복)지극한 도가 항상 쇠퇴하기 마련일세 / 至道常陵遲(지도상능지)아비가 아껴본들 자식들이 펑펑 쓰고 / 翁嗇子每蕩(옹색자매탕)아내가 지혜로우면 남편은 꼭 바보라네 / 婦慧郞必癡(부혜랑필치)달이 둥글고 나면 구름이 자주 덮고 / 月滿頻値雲(월만빈치운)꽃이 피었다 하면 바람이 떨궈놓네 / 花開風誤之(화개풍오지)이 세상 만물들이 모두 다 이 꼴이라 / 物物盡如此(물물진여차)나 혼자 웃는 마음 아는 사람 없을 거야 / 獨笑無人知(독소무인지)* 원제 : 혼자 웃어봄(독소, 獨笑) 허허 그것 참, 이거야 나 원. 먹을 것 많은 집엔 그걸 먹을 사람 없고, 식구가 많은 집엔 배고파서 죽을 지경. 허허 그것 참, 이거야 나 원. 높은 벼슬하는 놈은 바보 천치 등신이고, 재주 있는 사람들은 다 내버려지고 있네. 허허 그것 참, 이거야 나 원. 청복 홍복 다 갖춘 집 '못 찾겠다 꾀꼬리'고, 지극한 도가 항상 쇠퇴하고 마는구나.허허 그것 참, 이거야 나 원. 아비가 아껴본들 자식들이 펑펑 쓰고, 아내가 똑똑하면 남편은 얼간이라. 허허 그것 참, 이거야 나 원. 달이 둥글고 나면 구름이 냅다 덮고, 꽃이 피었다 하면 세찬 바람 불어오네. 허허 그것 참, 이거야 나 원. 이 세상 만물들이 모두 다 이 꼴이라, 나 혼자 웃는 마음 아는 사람 없을 거야. 허허 그것 참, 이거야 나 원.허허 그것 참 이거야 나 원. 여당은 야당 보길 무슨 벌레 보듯 하고, 야당은 반대 외엔 하는 일이 전혀 없네. 허허 그것 참, 이거야 나 원. 여야가 서로서로 실수하기 시합하며, 그 실수 꼬리 잡고 내동댕이치려 하네. 허허 그것 참, 이거야 나 원. 아파트 값 잡는다고 정책을 쏟아내도, 강남의 아파트값 하늘 끝을 모른다네. 허허 그것 참, 이거야 나 원. 다 같이 잘 살자고 그렇게 외쳐대도, 빈부간 그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네.허허 그것 참, 이거야 나 원. 개혁의 나팔수가 이미 엉망진창이라, 적폐청산 외치면서 적폐를 쌓아가네. 허허 그것 참, 이거야 나 원. 이게 나라냐며 촛불 든 사람들께, 이게 나라냐며 다시 촛불 들고 싶네, 허허 그것 참, 이거야 나 원. 이 세상 온갖 일들 모두 다 이 꼴이라, 나 혼자 웃어보네, 아는 사람 없을 거야. 허허 그것 참 이거야 나 원. 허허 그것 참 이거야 나 원.시조시인, 계명대 한문교육과 교수

2019-12-07 06:30:00

[반갑다 새책]장작처럼 타지 못한 세월/여환탁 시집/매일피앤아이 펴냄

"이룬 것 없는 중년 어느 날, 가을 길가에 떨어진 낙엽이 괜히 까끌해서 시작한 시짓기가 제법 몸짓을 키웠길래 환갑에 즈음해 책으로 내고픈 욕심이 생겨 염치불구하고 일을 저질렀습니다."한의사인 지은이가 시집 앞머리에 시집을 발간하게 된 연유와 부끄러움을 솔직담백하게 적고 있다. 중년을 넘기 나이에 무슨 일을 저질러기가 쉽지 않다는 건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일을 저질러는 게 가만히 있는 것 보다 낫다는 건 공감의 마음 안쪽 깊숙이 내재한 또 다른 마음일 것이다.시는 그리 거창한 것보다 일상생활에서 소소히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시적 언어로 담담히 적고 있다. 1장에 시 224수와 2장에 시조 94편을 실고 있다.지은이는 못내 책 발간의 부끄러움을 "재미로 봐주시면 약간이나마 마음의 짐을 덜 수 있겠습니다"는 고백으로 대신하고 있다. 318쪽, 010-8597-5727

2019-12-07 06:30:00

신경아 지음 '세상의 끝에서 만난 음악'

[책] 세상의 끝에서 만난 음악/ 신경아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이상한 일이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들이,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이들이 못내 그립다. 저자의 눈과 귀와 마음을 입고 국경과 언어와 인종을 넘어 시원을 품은 오래된 선율들을 누리고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인간은 본디 인간이기 때문에 존엄하다는 확신이 가슴 가득 차오른다." (소설가 황여정)음악은 어디에나 있다. 여행은 때로 누구도 가 보지 않은 곳에서 더 큰 감동을 준다. 지구에는 이른바 제3세계라 불리는 국가가 있고, 이런 곳에서도 음악과 노래가 존재한다.저자는 대한민국에서 출발해 아프리카 대륙의 말리와 세네갈, 모리타니부터 유럽의 알바니아와 루마니아, 불가리아, 서남아시아와 유럽 접경의 터키와 쿠르디스탄을 다니며 각국의 전통음악을 찾아 여행하고서 일종의 음악 기행문을 펴냈다.◆'즐기려고 좋아서 하는 음악' 가치 따르는 이들아프리카 대륙의 말리에는 즉흥 음악 '세걀라레'(segalare)가 있다. 프랑스어도, 밤바라어도 아닌 이 단어는 정확하진 않지만 '즐기려고 좋아서 하는'에 가까운 의미를 지니고 있다. 좋아서 즐기며 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음악 본연의 모습에 가까운 뜻이다.문득 누군가가 주도해 악기를 들고 마을 한 곳에 모이면, 그날부터 며칠이고 밤이면 밤마다 연주 대결을 펼친다. 그 중 하나가 새롭고 특별한 선율이나 기교를 선보이면 다른 참가자들이 미친듯 환호하며 각자의 악기로 이를 편곡하고 연습한다. 마지막에 합을 맞춰 보면서 신곡을 창작하는 식이다.통상 우리가 아는 악보가 있거나 기승전결이 있는 음악이 아니다. 시작도 끝도 없고, 아무데서나 시작하고 맺을 수 있다. 해당 음악을 이끄는 리더가 그날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즉흥 연주하면 멤버들 또한 즉흥으로 맞춘다. 음반을 녹음해야 할 때가 와도 그들은 완성본을 어떻게 연주했는지 알지 못한 채 녹음 당시의 즉흥에 따라 다시 연주한다. "우리 음악은 세걀라레로 해야 해. 세걀라레가 아닌 것은 음악이 아니지."'축구를 잘 하는 나라'로 우리에게 익숙한 세네갈은 사실 대중음악으로도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나라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전을 앞두고 세네갈 국가를 부른 바바 마알(Baaba Maal), 1998 프랑스 월드컵 공식 주제가를 부른 유수 은두르(Youssou N'dour)가 유명하다. 스포츠에 대해선 세네갈에 대해 상당수준 이해하는 한국이 그 나라 음악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는 게 아이러니하다.세네갈 대중음악인은 말리 음악인들처럼 서양 음악을 무작정 따라하지 않는다. 서양 악기와 세계 주류 음악 장르를 받아들인 뒤 자신들의 전통 리듬과 창법을 바탕으로 한 댄스음악 음발락스(mbalax)를 만들었다.음악을 그다지 장려하지 않는 이슬람교를 믿으면서도 일종의 염불인 지르크(아랍어로 '기억'을 뜻함)에 선율이나 반주를 붙여 노래하듯 기도한다. 영혼의 깨달음을 얻고 신과 합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지르크를 암송하는 것이라 믿어, 따로 모임을 하면서까지 지르크를 부른다. 사원 내에서만 이를 부르는 게 아니라 시장, 호텔, 택시 곳곳에서 음원을 재생하고 사람들끼리 모이는 족족 이를 부른다.이곳에서 지르크는 고전적 방식의 아카펠라로, 타악기 반주에 맞춘 춤곡으로, 대중가요풍으로, 서양관현악 반주를 입혀서 등등 수많은 장르로 재창작되고 있다. 성직자가 직접 창작하거나, 일반인 작곡가가 곡을 써 성직자에게 헌정하기도 한다. 기독교 문화에서 전통적 가스펠과 CCM이 공존하듯, 세네갈의 이슬람엔 다양한 형태로 지르크를 향유하는 것이다.◆세계 음악 획일화 속, 태어난 곳에서 들은 음악저자는 프랑스인 회사 동료의 차에서 우연히 들은 아프리카 말리의 음악을 계기로, 우리가 알지 못하던 다른 나라의 전통 음악을 찾아 여행길에 올랐다. 한국 민속음악을 찾아다니던 PD 남편이 은퇴하자 그도 함께 직장을 조기 은퇴했고, 리듬과 선율을 따라 세네갈과 모로코, 모리타니 등지의 현지인들과 어울려 스며들었다. 불안한 국제 정세 탓에 전쟁과 침공이 이어지는 가운데도 그들이 직접 들려준 음악은, 어디서도 듣지 못할 낯설고 아름다운 음악이었다.전통음악은 그것이 태어난 땅에서 들을 때 그 감동이 배가된다. 그래서 저자의 여행은 사람을 찾아가는 여행이기도 했다. 평범한 사람들을 찾아가 노래와 연주를 청하면, 그들은 놀랍게도 프로 못지않게 훌륭한 솜씨를 보여주었다. 신세타령이나 사랑노래 같은 것들에도 나름의 깊이가 있었다. 그들은 음악을 통해 낯선 이를 편안하게 맞이했고, 때때로 맛있는 음식까지 후하게 대접했다.어떤 곳들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을 통해 유입된 힙합과 팝이 전통음악을 대체하고 있었다. 저자는 "문명이 문화를 파괴하지 않는지, 기술이 인간을 파괴하지 않는지 지켜보는 것은 오늘날 인류의 의무다"라는 빌헬름 몸젠의 말을 인용한다. 이 책은 잊혀서는 안 될 아름다움에 관한 기록이다. 유튜브 채널 '세상의 끝에서 만난 음악'에서도 저자가 만난 이들의 음악을 들어볼 수 있다. 445쪽, 2만1천원. ※ 신경아는대학에서 전공한 프랑스어로 꽤 긴 세월 밥벌이를 했다. 역마살을 누르며 월급쟁이로 일하다가 남편의 은퇴를 계기로 직장을 조기 은퇴하고, 일삼아 민속음악을 찾아 다니는 남편과 함께 오랫동안 꿈꾸던 세계음악 여행을 하고 있다. 여행 틈틈이 음악축제 모더레이터로 일하며 여행지에서 만난 음악가를 국내 초청해 무대에도 올리고 있다.

2019-12-07 06:30:00

개항 당시 1890년대 인천 항구 모습. 출처: 문화재청

[책] 100년 전 영국 언론은 조선을 어떻게 봤을까?/ 최성락 지음/ 페이퍼로드 펴냄

"역사를 모르는 자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한다. "과거를 아는 것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다"라고도 한다. 역사를 배우는 목적에는 우리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불러일으키려는 면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조선의 근대를 우리의 시각에서 배운다. 스스로가 정리하고 평가한 역사는 완벽하게 객관적이라 말하기는 힘들다.이 책은 100년 전 제국주의의 대표 국가인 영국에서 발행된 '이코노미스트'의 기사를 통해 우리의 슬픈 속살을 보여주며, 당시 서구는 조선의 근대 역사를 어떻게 바라봤는지 살펴본다. 지은이는 서구의 시각을 통해 우리의 미래의 길을 열어가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책을 엮었다고 한다.◆조선을 사랑한 범죄자 오페르트"20여년 전 조선을 방문했던 독일인 모험가 오페르트는 조선이 다른 어느 아시아 국가보다 광물자원이 풍부하다고 주장했다."1868년 5월, 두 척의 서양 배가 서해안에 정박한다. 서양인과 중국인으로 구성된 140여 명의 무리가 몰래 상륙한다. 이들의 목적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아버지며 고종의 할아버지인 남연군의 묘를 파헤치는 것이다. 묘를 파헤쳐 병인박해 때 죽은 프랑스 신부들에 대한 보복을 하고 값진 보물도 챙기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석관은 예상보다 단단해 도굴 시도는 실패로 돌아간다. 남연군 묘지 도굴사건의 최고 책임자가 바로 독일인 모험가 오페르트다. 오페르트는 조선이 개항하기 전에도 몇 번 조선을 방문했고 내륙 깊숙한 곳까지 탐험했다.오페르트는 남연군 묘지 도굴사건 책임자이지만 1880년 '금단의 나라 조선'을 써서 서구인이 원하는 조선의 정보를 서양에 처음 알린 사람이다. 조선의 지리와 풍습은 물론 조선과의 통상을 고민하는 서양인에게 조선의 자원 보유 상태 등 최신 정보를 제공했다. ◆조선의 세관 책임자는 외국인"브라운의 유능한 지도 덕에 한국의 재정 상태는 비교적 번영한 상태가 됐다. 브라운은 다시 세관 업무를 맡게 됐다. 국가 재정 전망의 개선이 기대된다."1890년대 말부터 1900년대 초반, 조선 세관 책임자는 영국의 맥리비 브라운으로 기록돼 있다. 조선은 세계에 문호를 개방하면서 국제 업무를 새로이 시작했다. 국제 외교, 세관 등 그동안 조선이 경험해본 적이 없는 업무는 외국인 고문을 고용해 해결했다. 브라운은 조선의 예산, 재정 부문에 도움을 주는 임무로 탁지부 고문과 더불어 세관도 담당했다. 조선에서 세관 업무가 중요한 것은 정부 세금에서 관세 비율이 10%를 차지할만큼 컸기 때문이다.조선 말기는 부정부패의 시대였다. 매관매직이 일상적으로 이뤄졌고 정부 고관에 부탁해 예외를 인정받는 것이 능력으로 통했다. 그런데 조선의 모든 곳에서 통하던 뇌물이 세관 업무와 관련해서는 그렇지 않았다. 서양인들은 "브라운의 세관 업무에는 부정부패가 없다. 원칙대로 세관 업무를 충실히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또 브라운을 가리켜 조선이 망하지 않고 나라를 유지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이로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서구가 청일전쟁에 보인 관심은"일본인은 친우들의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가까운 거리에서 일본군을 목격한 사람들은 장비와 조직의 정밀함을 언급했으며, 함대의 상태도 최상인 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일본군이 중국을 전장에서 압도할 거라고 장담하며, 두 나라가 맞붙는다면 승리는 일본에 돌아갈 거라고 예견했다."청일전쟁은 조선에서 시작됐고 또 조선에서 주도권을 위해 벌어진 전쟁이다. 서구는 청일전쟁과 관련해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것은 자국무역에 끼칠 영향이었다. 단기적으로는 청일전쟁이 영국의 이익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 판단했다. 당시 영국 무역은 대부분 유럽국가들, 그리고 영국의 식민지 지역과 이뤄졌다. 영국이 동아시아에서 수입하는 전체 수입량은 10%를 조금 넘을 뿐이다.장기적으로는 청일전쟁은 영국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중국은 철도시설이 없는 탓에 청일전쟁 때 물자 수송, 병력 이동 등 큰 어려움을 격었다. 중국은 사회기반 시설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서구 기술을 적극 도입할 것이다. 그러면 영국 기업들은 중국에 진출할 수 있다. ◆서양은 일본의 조선 지배 어떻게 볼까"조선의 국정은 희망이 없는 혼란 상태다. 정부는 부패했고, 국민들은 노력을 하고자 하는 자극이 전혀 없다. 조선의 화폐시스템에서는 정직한 거래가 불가능하다."1910년 조선은 일본에 병합된다. 4000년 넘게 자주국의 위치를 지켜온 조선이 멸망하고 일본의 식민지가 됐다. 한반도 역사에서 외국의 직접적인 지배를 받은 것은 한일병합 이후가 처음이다. 이 당시 대부분 서양은 일본의 조선 지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조선의 보통 사람들한테는 좋은 일이 될 것으로 보았다. '일본이 조선을 완전히 지배하면 조선의 왕이 권력을 남용해 국민들을 착취하지는 못할 것이다. 또한 조선의 양반들도 더 이상 행패를 부리지 못하게 될 것이다. 조선이라는 국가는 없어지지만 조선 국민은 일본의 지배하에서 정치적 자유와 현대 행정시스템을 경험하면서 보다 더 잘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하지만 일본은 정치적 자유를 갖춘 근대 행정 체제로 조선을 다스리지 않고 군사적 통치 체제를 도입했다. 조선통치령을 만들어 헌병, 군인을 통해서 지배했다. 이 무단통치는 3·1운동을 일으키게 한 가장 큰 이유였다. 216쪽, 1만5천800원.

2019-12-07 06:30:00

가지 않은 길

[책 체크] 가지 않은 길/ 이상식 지음/ 학이사 펴냄

"저에게는 저 스스로의 자부심이 있습니다. 경찰청장을 할 때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는 직업적 자부심이었습니다. 지금은 시대적, 역사적 자부심입니다. 누군가는 가야 하지만 아무나 갈 수는 없는 길을 가고 있기에 저의 내면은 자부심으로 충만해 있습니다."이상식 전 대구지방경찰청장이 자전적 에세이를 펴냈다. 이 책에는 경주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 꿈을 품고 대구 촌놈이 된 사연과 경찰대학 졸업 후 대구에서 청춘을 바쳤던 경찰 생활 등 이야기가 솔직 담백하게 담겨 있다. 또 대구의 정신으로 현대사에서 굵직한 획을 그은 국채보상운동이나 2·28민주화운동, 임진왜란에 의병으로 나섰던 선인들의 삶에서까지 자신을 비춰본다. 그리고 부산지방경창청장을 끝으로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 등도 담고 있다.이 전 청장은 "많은 사람들은 흔한 길을 갈 것을 권하고 있지만 자신은 기꺼이 적게 다닌 길을 선택하고자 한다"며 "그 길은 분명 험로이기는 하나 의미가 있는 길이기 때문에 간다"고 말했다. 192쪽, 1만3천원.

2019-12-07 03:30:00

비내리는 고모령 표지

비내리는 고모령/권영재 지음/매일신문사 펴냄

'대구음악야사'라고 해도 좋을 책이다. 대구적십자병원장을 역임한 권영재 선생(신경정신의학박사)이 공식적으로 기록되지 않은 대구음악이야기를 묶어 책으로 펴냈다. 매일신문에 2018년 1월부터 2019년 6월 30일까지 연재한 내용을 간추리고, 보완했다. 길거리 전파사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관련한 사연부터 오페라하우스까지, 각설이와 약장수에서 대통령의 애창곡까지 경계를 넘나든다.◇ 대구능금과 대구최초의 사과「대구사과의 원조는 1899년 동산병원 초대원장인 미국인 존슨이 미국 미주리에서 '미주리' '스미스사이다' '레드베아밍' 등 3품종 72그루의 사과나무를 들여와 대구시 중구 남산동 병원 사택에 심은 것이다. 대부분 죽고 미주리 품종만 남아 있던 것을 1998년 2월 28일 현재의 동산의료원 자리로 옮겨 심어 놓았다.한편 '대구 능금'은 1905년 무렵 일본인들이 칠성동과 침산동과 그리고 금호강을 따라 반야월에 심은 것이 시작이다. 존슨이 갖고 온 사과는 대구에 본래 있던 산 능금과 비슷하여 크기도 작고 먹을 수도 없는 관상용이었다. 꽃이 곱고 열매가 예뻐 대구 사람들은 흔히들 '꽃사과'라고 불렀다. 어떤 이들은 동산의료원 꽃사과를 개량해서 먹는 과일이 대구 사과가 되었다고 잘못 알고 있는데, 동산병원 사과는 화초의 일종일 뿐 유명한 과일인 대구 능금과는 별 관계가 없다. 을사늑약 무렵 일본인들이 들여온 능금이 크고 먹을 수 있는 과일 대구 능금(소위 대구 사과)의 원조가 되는 것이다. 1949년 농림부에서 추천 장려하여 능금을 주제로 한 물산장려의 건전가 요가 만들어져 토박이 대구인들은 어릴 때 자주 불렀다.」 -135쪽-「능금, 능금 대구 능금 이 나라의 자랑일세너도나도 손을 잡고 힘을 다해 배양하세에에헤 좋고 좋다 에에헤 좋고 좋다능금, 능금 대구 능금 능금 노래를 불러보세」-대구 능금의 노래(작사 이응창, 작곡 권태호)- ◇ 삼국유사를 읽는 듯한 재미권영재 선생은 호기심이 많고 기억력이 비상한 사람임이 틀림없다. 이처럼 생기 넘치는 이야기를 듣거나 보았을테니, 일이 벌어졌던 장소에 갔거나 일을 전해 줄 사람을 만났을 것이고, 그처럼 오래 전 이야기를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으니 말이다.정미숙 제이미주병원 정신건강사회복지사는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들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처음 글을 읽었을 때는 '진짜? 이랬단 말이야?'고 혼잣말을 했다. 지금은 경험할 수 없는 옛 대구 음악 이야기들, 익숙하지 않은 상황들과 지어낸 듯한 스토리에 마냥 신기해서 (선생님의 신문 연재 글을) 읽노라면 삼국유사를 읽는 듯했다. (매일신문연재) 대구음악유사에 등장하는 음악에 관련된 인물들과 그들의 에피소드, 그리고 그 분위기는 웃음을 주기도 했지만, 가슴 뭉클한 애환을 전해줘 가슴이 찡했다."고 말한다. ◇ 이 사람들이 대구 출신이라고?「가요라는 장르의 음악이 우리 땅에 들어온 후 대구경북은 많은 가수들을 배출했다. 대봉동 태생으로 35년에 등장한 장옥조가 최초의 대구경북 출신 가요가수다. 그녀의 대표적 노래는 38년에 녹음한 '신접살이 풍경'이다.성주출신 백년설, 김천출신 나화랑, '전선야곡'으로 유명한 영남고등 출신 신세영, '경상도 사나이' '인생은 나그네'를 부른 경산 출신 방운아를 비롯해, '청포도 사랑' '하이킹의 노래'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도미, 한국의 후랑크 나가이로 불렸던 저음 천재 남일해, '과거는 흘러갔다'로 유명세를 떨친 여운, 시각 장애인으로 '그 얼굴에 햇살' '줄리아'를 불러 대구의 힘을 널리 알린 이용복도 대구 출신이다.'울려고 내가 왔나' '여고시절' '내 곁에 있어줘' '마음 약해서' '잊게 해주오' '정든 배' 등을 작곡해 많은 가수들을 출세시킨 작곡가 김영광은 포항 출신이다. 작곡가 김희갑은 평양 태생으로 15세에 대구로 대구 대성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05, 106쪽 요약-지은이 권영재 선생은 "흔히 대구는 정치의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대구땅은 문학, 음악, 철학으로 가득 차 있다. 나는 그 중에서 음악으로 대구의 민낯을 보여주고 싶었다. 근세사에서 대구서민들과 애환을 같이 한 가요, 민속음악, 아이돌 음악 등과 관계있는 대구지명이나 사람, 에피소드를 평범한 말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한다.233쪽, 1만4천원.

2019-12-07 02:30:00

[반갑다 새책]안중근과 걷다/박영희'최종수 지음/숨쉬는책공장 펴냄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가 만주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고 2019년 10월로 저격 110주년을 맞았다.역사와 평전으로 만나던 안중근 의사의 길을 따라 가며 두 작가는 거인의 자취를 살폈다. 책은 의사의 활동과 행적을 따라 크라스키노-포시에트-빨치산스크-블라디보스토크-우스리스크-포그라니치니-쑤이펀허-무링-하얼빈-차이자거우-하얼빈-창춘-북간도-뤼순-상하이 순으로 밟아 나간 기행을 담았다.과거 치열했던 안중근 의사의 삶과 그 삶이 지금 우리에게 전하는 현재의 의미도 담고 있다.지은이 박영희는 시인으로서의 감수성과 르뽀 작가로서의 섬세함과 통찰력으로 의사의 삶과 걸어간 길을 따라 나섰고, 최종수 신부는 천주교도로서의 안중근 의사의 자취를 살피고 있다.소중한 역사를 차분히, 그리고 뜨거운 마음으로 여행하듯 살피고, 다가올 우리 역사의 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고 있다. 268쪽, 1만6천500원

2019-12-07 01:30:00

2일 제3회 한·중시인회의가 경북 청송군 소노벨 청송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에 앞서 한중 문인과 평론가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종훈 기자

한·중 문학교류, 제3회 한·중시인회의 경북 청송서 열려

한국과 중국의 문학과 문화를 이해하고 전문 작가들이 서로의 작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문화교류의 장이 마련됐다.'제3회 한·중시인회의'가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4일까지 경북 청송군 소노벨 청송과 청송문화예술회관 등에서 열린다.한·중 동시대를 살아가는 시인들이 서로 만남을 통해 정서적 공감대를 얻는 이번 자리는 (사)장날이 주관했으며 경상북도와 청송군이 후원했다.청송군은 2007년부터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을 초청해 '한·중 작가회의'를 연 1회 양국을 오가며 진행했다. 2017년 11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종결한 뒤 좀 더 깊이 있는 교류를 진행하기 위해 '제1차 한·중 시인회의'를 다시 시작해 매년 특별한 주제로 양국의 작가들이 만남을 갖고 있다.2일 소노벨 청송에서 '고전시가의 전통과 현대시의 발전양상'이란 주제로 열린 한·중 시인회의에서 기조발제를 맡은 홍정선(66) 시인 겸 인하대 명예교수는 "중국에서 시가 발전 한 뒤 한국이 자연스럽게 한시를 배우게 됐다"며 "한국은 시를 통해 협소한 시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한시를 통해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해 접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홍 교수는 "김삿갓과 김영랑, 김억, 김소월, 조지훈, 박목월, 서정주, 신석정 등 한국을 대표하는 많은 시인들의 작품 속에서 한시의 영향을 찾아 볼 수 있다"며 "한시는 우리 고전시가부터 근대 자유시에 이르기까지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이어 열린 시 낭송과 토론에 국내는 김주영과 박세현, 박형준, 이제니, 조은, 김행숙 등의 문인들과 중국은 왕샤오니, 까오웨이, 베이타, 멍위안, 주위, 두뤼뤼(이하 시인), 부원봉, 짱디(이하 평론가) 등이 자리했다. 문인들은 자신의 시를 낭송하고 참석자들은 한시와 관련성에 대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윤경희 청송군수는 "이번 회의를 통해 한·중 문학은 물론 서로의 문화까지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것 같다"며 "중국 문인들의 작품에 머지않아 청송군의 아름다운 자연이 소재가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9-12-03 16:03:25

나체 수학 표지

[책 체크] 나체 수학/ 최미나 지음/ 아담북스 펴냄

'나는 정말로 하고 싶은 도전을 미루고 있다'는 '나는 아직 시작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와 '나에게는 더 잘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있다'로 나눌 수 있다. '난 아직 시작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라고 판단한 이유를 찾자. '나에게는 더 잘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있다'라고 생각한 이유도 찾아보자. 그리고 나누기를 반복하자.대구 청년 작가 최미나가 이색 에세이 '나체 수학'을 펴냈다. 이 책에는 수학의 관점을 가져와 진로, 가치관 갈등, 남들과의 비교, 무기력, 행복, 대인관계, 사랑, 죽음, 사회참여 등 개인의 고민을 수학으로 풀어내고 있다. 지은이는 12월 7일(토) 오후 4시 대구시 청년센터 2층 상상홀에서 '나체 수학' 북 콘서트를 가질 예정이다.지은이는 "비슷한 고민을 하는 20, 30대 여성들이 많이 읽어 봐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며 "수학을 좋아했던, 혹은 수학이 싫지 않았던 청년들이 한 번쯤 자신의 고민을 풀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182쪽, 1만원.

2019-11-30 06:30:00

친절한 한자

[책 체크] 친절한 한자(핏불)/ 영운 지음/ 도서출판 미립 펴냄

"옛사람들이 머리에 쓰고 다니던 갓이 들어간 한자가 '갓/ 어른 冠(관)'이고, 전쟁터에서 철갑으로 덮은 수레나 차를 타고 싸우니 '군사 軍(군)'입니다."우리가 알고 있는 한자는 모두 '그림'이다. 흔히들 한자를 어려운 말로 상형문자 또는 표의문자라고들 하지만, 한자는 인간이 살아가며 보고 느끼고 접하는 모든 것들, 즉 자연이나 동·식물, 사람의 모양이나 사람의 동작 등을 그린, 그냥 '뜻이 담겨 있는 그림'이다.이 책은 모든 한자의 뿌리를 이루는 140여 개의 그림과, 그 그림을 응용한 1,000여 개의 한자를 주제별로 분류해서 소개하고 있다. 오늘날 쓰이고 있는 수만 개의 한자가 모두 이 그림들을 조각조각 맞추듯 조합해서 만든 것이다.지은이는 MBC TV 다큐멘터리 PD 출신으로 '인간시대' '명작의 무대' 'PD수첩' 등을 연출했으며 '백상예술대상' TV대상을 받은 바 있다. 저서로 다큐멘터리 '금강경 코드', '氣: 기'와 우리말 한자사전 '핏불 3000' 등이 있다. 399쪽, 2만5천원.

2019-11-30 06:30:00

김동인 저 '약한 자의 슬픔'이 게재된 '창조' 1919년 2월호. 국립중앙도서관소장

[정혜영의 근대문학을 읽다] 김동인은 어떻게 새로운 문체를 만들어낸 것일까

김동인은 이광수와 함께 한국근대문학의 새로운 장을 연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막상 김동인의 문학적 업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누구건 제대로 답하기가 어렵다. 누군가는 중, 고등학교 때 배운 지식을 되살려 '삼인칭 대명사' 사용과 '과거 시제 성립'이라는 교과서적 내용을 입에 올릴 것이다. 그러나 그 뿐, 삼인칭 대명사 사용과 과거 시제도입이 왜 중요한 것인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아울러 김동인이 그 새로운 생각을 어떻게 해낸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없다.삼인칭 대명사와 과거형 시제가 우리 문학에 처음 사용된 것은 백 년 전, 김동인의 '약한 자의 슬픔'(1919)에서였다. '약한 자의 슬픔'은 강엘리자벹이라는 신여성이 강간과 원치 않은 임신, 유산을 겪으면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다룬 소설이다. 김동인은 이 충격적 과정을 스케치를 하듯 세밀하고 객관적으로 묘사해내고 있다. 여기에는 이전의 문학에서는 사용된 적이 없는 새로운 문체가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일단 그는 조선의 전통문학에서는 사용되지 않던 '그' 혹은 '그녀'라는 삼인칭 대명사를 소설에 도입했다. 아울러 전통적 문학의 주된 서술형태였던 '하더라', '하노라' 대신 과거형 서술어 '했다'로 문장을 끝맺었다. 예를 들자면 '홍길동이가 울며 집을 떠나더라'라는 문장이 김동인 소설에 오면 '그가 울며 집을 떠났다'로 된 것이었다. 이 새로운 문체는 큰 변화를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소설의 과거시제와 현실의 현재 시제가 분리되면서 사물에 대한 객관적인 묘사가 가능해졌다.김동인이 천재여서 '하노라'를 '했다'로 바꾸는 등의 혁명적 생각을 어느 순간 갑자기 머리에 떠올린 것은 아니었다. 김동인은 이른 나이에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일본이 흡수한 서양근대문물을 몸소 체득한 사람이었다. 그가 일본에서 경험한 다양한 근대문물 중에는 소설도 들어 있었다. 그 수많은 일본근대소설을 읽으면서 이와 같은 새로운 문학을 어떻게 하면 조선에서도 이루어낼 수 있는지 그는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일본어로 먼저 소설 내용을 구상한 후, 다시 그 내용을 조선어로 쓰는 방법을 통해 일본문학이 서양문학에서 흡수한 새로운 문학 형태를 배워갔다.삼인칭 대명사 사용과 과거시제 활용은 물론,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틀림이 없다'라든가 '-라고 느낀다'라는 표현 역시 이 과정을 통해 얻은 결과물이었다. 이 노력의 결과가 바로 '약한 자의 슬픔'이다. 김동인의 이 노력을 두고 '왜 하필이면 일본!'이라며 불쾌해 할 필요는 없다. 일본 근대문학을 열었던 소설가 후타바테이 시메이(二葉亭四迷) 역시 러시아어로 소설을 쓴 후, 다시 일본어로 옮겨 쓰는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문체와 문학을 만들어갔기 때문이다.우리의 근대문학은 이처럼 치열한 노력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 눈물겨운 노력을 생각하면 한국근대문학에 대한 현재 우리의 존중과 관심이 너무 약한 것은 아닐까.

2019-11-30 06:30:00

류영호 저 '출판혁명'

[책] 출판혁명/ 류영호 지음/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펴냄

출판이란 '문서와 회화, 사진 등 저작물을 인쇄술, 기타 방법으로 복제해 다수 독자에게 발매 또는 배포하는 일'(두산백과사전)을 이른다. 또 책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글자나 그림으로 기록해 꿰맨 것'을 뜻한다.출판과 책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지식 문화 창작 행위이자 결과물이다. 1440년 유럽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발명을 시작으로 대량 출판이 일반화했다. 종이로 만든 책과 기록물은 서점과 도서관을 통해 수많은 인류에게 전해져 왔다.제 아무리 이북(e-book)과 유튜브(youtube)가 대세라지만, 출판의 기능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진화 중이다. 여전히 '저자-출판사-서점·도서관-독자·이용자'로 이어지는 출판과 책의 프로세스가 유효하고, 다양한 독서 문화 활동이 수많은 곳에서 펼쳐지고 있다.◆웹 플랫폼서 인정받은 콘텐츠, 종이책으로 출간2006년 캐나다에서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가 등장했다. 누리꾼 누구든 작가가 돼 플랫폼에 SF, 판타지, 로맨스, 호러, 팬픽션 등 기존 출판 문법에 얽매지 않은 다양한 웹소설을 올릴 수 있도록 했다. 작가와 독자가 직접 소통할 수도 있다. 이곳에 등록된 글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귀속되나, 이를 다른 형태의 콘텐츠로 제작할 때는 그 수익을 왓패드와 분배한다. '텍스트 유튜브'라는 별명을 얻었을 만큼 플랫폼 규모가 빠르게 확장해 월 8천만 명 이상의 독자와 작가가 이곳을 이용 중이다.현재 이용자 1인당 평균 이용 시간은 37분, 월 전체 이용 시간은 220억 분이다. 사용자 9할이 Z세대 또는 밀레니얼 세대다. 왓패드는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이용한 시간과 다시 읽은 횟수, 완독률, 가장 많이 읽힌 부분 등을 통계로 수집해 취향 분석을 하고 있다.2016년 왓패드는 자사가 보유한 스토리 콘텐츠를 지적재산(IP)으로 활용하고자 왓패드 스튜디오를 만든 뒤 코카콜라, AT&T, 폭스, 파라마운트 등 대규모 기업들과 제휴해 각종 공모전을 벌이고 있다. 왓패드 독자에게 검증된 콘텐츠는 '원 소스 멀티 유즈'(하나의 원작을 다양한 형태로 재생산) 트렌드에 따라 책, 영화 등으로 거듭난다. 대표적 사례가 넷플릭스에서 방영한 '키싱 부스'다.왓패드는 지난 1월, 가장 전통적인 산업으로 진출했다. '출판'이다. 데이터 중심의 분석 방식을 통해 검증한 콘텐츠를 종이책으로 출간, 왓패드 회원이 아닌 독자에게도 어필한다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 중 6종의 종이책을 출간하기로 했고, 미국과 캐나다에서 공식 유통 파트너를 선정했다. 이미 검증된 도서를 내는 만큼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를 확률이 높고, 전문 편집자와 마케터, 출판사가 높은 역량을 구사해 지원사격할 가능성도 높다. 온라인에서 검증된 콘텐츠를 다시 오프라인 도서로 출간하는 추세는 비단 왓패드만의 사례가 아니다. 아마존이 2015년 11월 자사 본사가 있는 미국 시애틀에 아마존북스 1호점 문을 연 바 있다. 이처럼 온라인에서 독자 데이터를 수집해 종이 책을 펴내는 출판 시스템은 미래 출판 전략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디지털 시대 속, 출판의 생활화 유도하는 출판업계디지털 시대로 전환하면서, 기존 집권하던 책과 신문, 방송 등 아날로그 매체의 영향력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해당 매체들이 생산하는 콘텐츠 파워는 여전하거나 오히려 디지털 매체 등에 올라타고 거세게 커지고 있다.출판도 마찬가지다. 오프라인 서점도 시장 상황과 독자 생활 양식 변화에 맞춰 상품을 구성하고, 큐레이션과 커뮤니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오프라인 서점은 독자들의 온·오프라인 반응을 고려해 평대에 책을 올려놓고 있다. 책도 라이프스타일의 일종이라는 뜻에서 식음료, 맥주·와인 등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매장을 구성하는 사례(반스앤노블)도 있다.교보문고 광화문점은 초대형 테이블을 설치해 독자들이 머물고 싶은 공간을 꾸몄다. 작가와 소통하거나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교보 아트 스페이스',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키즈 가든' 등 문화 체험 공간도 확충해 책이 함께하는 생활 양식을 독자에게 제안한다.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오랜 기간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에 집중하는 것이 사업 성패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출판계에 비춰 보면 매체의 형태와 채널은 변했을지라도, 흥미롭고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쓰고 읽는 사람들의 활동은 변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즉, 인류 사회에서 변치 않는 것을 위해 쌓아 온 출판의 힘은 그 자체가 매력적인 스토리다. '출판 혁명'은 이처럼 세계 출판 산업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아마존, 반스앤노블, 구글, 코보, 펭귄랜덤하우스 등 메이저 출판 사업자와 왓패드, 굿리즈, 인키트, 시리얼박스 등 북테크 스타트업들 사례를 모은 책이다. 소개된 사례들은 저마다 창작과 제작, 유통까지 콘텐츠 시장의 변화를 주도했거나 업계에서 처음 시도했던 '출판 혁명'의 대표적 예다.아울러 세계 출판계의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사례와 용어를 총 35개의 키워드로 정리했다. 이 책은 위기를 맞은 국내 출판계에는 물론 디지털에 무게중심을 옮겨 갔던 독자층이 오프라인 출판에 관심을 갖기에도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252쪽, 1만5천원 ※ 류영호는대학에서 국문학,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국내 대형 서점에서 콘텐츠 사업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주로 신규 사업 기획, 마케팅 및 각종 제휴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2015년 '제21회 한국출판평론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아마존닷컴 경제학', '출판 혁신 전략', '세계 전자책 시장은 어떻게 움직이는가'가 있다.

2019-11-30 06:30:00

[반갑다 새책]2019 왕의 길-천년을 거슬러 만나 본 낭산/주보돈'정병삼'박광연'김도훈/매일신문 펴냄

천년왕국 신라 56왕의 발자취를 찾아 스토리텔링한 '왕의 길' 2019년판이 나왔다. 경주 반월성 동남쪽에 있는 야트막한 구릉지인 낭산은 불교국가 신라에서 도리천으로 여겨졌으며 신들이 강림한 산으로 신성시 되었고 선덕여왕릉, 황복사지, 최치원 선생 독서당 등 많은 유적과 유물이 있는 곳이다. 특히 선덕여왕은 낭산에 자신의 무덤을 조성함으로써 내심 불교 신앙의 성소로 신라를 수호하고 안녕을 지키려는 희구를 갖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632년 정월 54년 동안 왕위에 있던 진평왕이 죽고 처음으로 왕자가 아닌 공주, 즉 선왕 진평왕의 딸인 덕만이 왕위에 올랐으니 이 이가 선덕여왕이다.책의 구성은 낭산을 찾아서(주보돈), 선덕여왕과 낭산(정병삼), 낭산 황복사지에 남겨진 신라의 흔적들(박광연), 천년을 거슬러 만나는 낭산의 두 가람(김도훈) 등 4편의 글로 되어 있다.선덕여왕은 예지력에 관한 3가지 일화로 유명하다. 첫째, 당 태종이 보낸 모란 그림을 보고 향기 없음을 알았고 둘째, 백제군이 기습하는 길을 미리 알고 군대를 보내 격파한 일 셋째, 자신이 죽어서 하늘에 태어 날 것이라고 했는데 과연 훗날 선덕여왕릉 아래 사천왕사를 짓게 되어 왕릉은 사천왕사보다 위에 있는 하늘에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들이다.또한 신라시대 경주엔 숲이 많았다. 이는 경주 주위에 알천, 서천(형산강), 남천(문천) 등이 에워싸 언제든 범람의 위기가 있었고 이를 방비하기 위해 치수의 일환이 방수림의 조성이었다. 황룡사 창건도 왕경개발과 관련이 있다.하천 범람의 위협에서 벗어나 사람이 살고 신선이 노닐던 공간이면서 또한 그 동쪽에 위치한 황복사와 황룡사 일대는 어쩌면 신라 왕실뿐 아니라 모든 신라 사람들이 복을 기원하는 성지였고 그 중심에 낭산이 있다. 172쪽, 비매품

2019-11-30 05:30:00

강원도 원주에 있는 집. 부부의 취향이 달라 서양식 남편채와 한식 공간 부인채를 따로 지었다.

[책] 집을 위한 인문학/ 노은주·임형남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집이란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고 사람들하고 부대끼고 피곤했어도 편안하게 쉴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집이란 거친 세상에서 가족을 보호해주는 안온한 덮개다. 집이란 무릎나온 트레이닝복처럼 헐렁하고 편안해야 한다. 집은 물리적인 재료와 기술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생각으로 짓고 시간이 완성하는 살아있는 생명체 같은 것이다. 이 책은 홍익대 건축학과 동문으로 1999년부터 가온건축을 운영하고 있는 노은주·임형남 부부가 그동안 만났던, 좋아하는, 함께 지었던 집에 대한 이야기자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이야기다. ◆가족을 품는 집전남 구례에 지은 집은 부부와 아이와 외할머니, 즉 3대가 사는 전통적인 가족을 위한 집이다. 약간 경사가 있는 땅의 조건을 이용한 수직으로 반 층씩 물린 4층의 집으로 만들었다. 가장 현관과 가깝고 땅과 가까운 곳에 할머니의 공간을 만들고 반 층 올라간 집의 중간에 가족의 공통 공간인 거실과 식당과 주방을 만들었다. 반 층 위에 부부의 방과 아이의 방이 있고 다시 반층 오르면 남편의 공간이자 취미 공간이 있다.강원도 원주에 지은 집은 부부의 취향이 확연하게 달라 단순하고 약간은 서양식 아름다움을 추구한 남편채와 한식 공간을 지향하는 부인채를 따로 만들었다. 부부가 한 대지 안의 다른 채에서 각자 자기 일을 하면서 가족간의 일정한 거리와 각자의 영역 확보가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이다.경북 포항에 지은 집은 아버지가 썼던 창고를 고쳐서 만든 집이다. 198㎡ 중 3분의 1인 66㎡를 복층으로 만들어 1층은 주방과 거실로, 2층은 가족실과 욕실과 침실로 구성했다. 이들에게는 집이 '의미 있는 공간'이라는 게 중요하다. 이들처럼 집의 보이지 않는 가치를 한 번 생각해보고, 집을 내 몸에 맞추고, 나의 현재에 맞추면 어떨까. ◆사람을 품은 집경남 하동의 십리벚꽃길이 내려다보이는 '적이재'는 지리산 한가운데에 산과 산이 마주 대하고 있는 사이로 섬진강으로 들어가는 물길이 유창하게 흐르는 중간에 있다. '고요히 머무르며 우러른다'는 의미의 적이재는 어린 시절 살아았던 시골 농촌마을의 마루가 있고, 텃밭과 넓은 마당이 있는 집을 떠올리게 한다. 집주인은 오랫동안 도시의 거의 같은 형식의 아파트에서 별다르게 신경쓰는 일 없이 편안하게 살아왔는데, 집을 짓기로 마음먹은 후 어린 시절 살았던 전형적인 시골의 집을 그리게 되었다. 집의 외관은 우리나라 민가 혹은 한옥을 모티브로 하고, 가장 일반적인 경골목구조 형식을 택했다.산을 좋아하는 부부가 집을 짓고 싶다고 찾아왔다. 땅은 소백산이 뻗어내린 중간에 있는 곳이다. 앞과 뒤로 산이 겹겹이 둘러쳐 있었고, 그 안에 화려한 꽃술처럼 솟아 있는 땅이다. 드넓은 바둑판에 두 점의 바둑돌을 앉힌 것처럼 집을 놓았다. 그 모습은 시골집처럼 편안했고 산이 집을 꼭 안아주어서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높고도 깊은 산속에 욕심을 버리고 들어가 살고 싶은 주인을 닮은 집이었다. ◆자연을 품은 집충남 아산시 동정리에 있는 '선의 집'은 수평으로 길게 뻗어나간 집과 원래부터 자리잡고 있던 수직의 소나무가 어우러지며 대지에 처음 그렸던 선의 의지를 확인시켜준다. 이곳은 염치저수지를 빙 둘러 집들이 들어서고 있다. 산이 적당한 거리로 물러서 있으며 저수지의 수량도 아주 넉넉하다. 그리고 남쪽은 훤하게 열려 있다. 땅의 가운데서 보면 막힘없이 물이 쭉 펼쳐지고, 시야에서 물이 끝나는 부분 양쪽으로 산이 보이고 하늘이 열리고 있었다. 집을 도로와 물과 평형하고 길게 펼치고, 부엌과 거실과 가족의 침실, 주인이 머물며 음악을 들을 별채를 차례로 연결했다.강원도 속초 도문동에 있는 집은 원래 있던 집의 모양과 닮고, 집을 에워싸고 있는 산들과도 비슷한 모양으로 완성되었다. 집터에 있던 옛집은 약 100년 전 설악산 울산바위 근처 암자에 있던 요사채를 옮겨와 지은 것이라 한다. 집은 두 채로 나누어 모두 남향으로 햇빛이 잘 드는 집이 되도록 하고, 일자로 길게 방들과 부엌을 배치한 안채와 거실 겸 음악실, 다락을 겸한 사랑채를 배치했다. 그렇게 해서 하나의 땅에 세 채의 집이 산봉우리처럼 땅위에 불쑥불쑥 솟아올랐다. ◆이야기를 품은 집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의 2016년 수상자로 선정된 칠레 건축가 알레한드로 아라베나는 가장 필수적인 설비를 넣은 집을 절반 규모로 짓고 나머지는 주민들이 살면서 확장할 수 있도록 구상하고 설계했다. 그는 '반쪽짜리 집'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낡은 집을 고치고 늘리는 요령을 터득한 주민들이 열심히 일한다면 나머지 반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또 그는 공공건축 프로젝트 그룹인 '엘레멘탈'을 이끌며 2010년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당한 칠레의 도시 재건 프로젝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칠레 이키케의 킨타 몬로이에 30년 된 낡은 슬럼가의 100여 가구를 재개발하면서 약 5,016㎡의 부지에 가구당 7,500달러라는 저예산으로 건축면적 약 33㎡의 살 만한 집을 제공했다. 그는 정부가 주도했다가 실패한 다른 사업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도시외곽으로 밀려나지 않고 거주지를 지키면서 중산층 삶을 이루어가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의 기대에 부응하듯, 2004년 입주 후 2년여 만에 집의 가치는 2만달러 수준으로 상승했다. 284쪽, 1만6천원.

2019-11-30 05:30:00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토지문화재단 웹사이트

'박경리 외동딸'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별세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이 25일 별세했다. 향년 73세.김영주 이사장은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의 외동딸로 유명하다. 또한 김지하 시인의 부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고인은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국내 작가들을 후원하며 우리 문학 발전에 힘써왔다. 2011년 박경리문학상 제정, 러시아에서의 박경리 문학제 개최 등의 업적이 있다.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토지문화재단은 1996년 발족, 박경리 작가가 초대 이사장을 맡은 바 있다. 이어 2008년 박경리 작가가 세상을 떠나며 딸인 김영주 이사장이 취임했다.유족으로는 남편 김지하 시인과 2남이 있다. 빈소는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7일 오전 9시.

2019-11-25 20:32:11

[반갑다 새책 1]여성관음의 탄생/김신명숙 지음/이프 북스 펴냄

"관세음보살은 남성일까? 여성일까? 트랜스젠더일까?"신의 성별은 세계적으로 남성적 신성이 문제로 부각되고 신성의 젠더균형이 이슈가 되면서 큰 조명을 받고 있는 주제이다. 책은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여성관음의 역사를 처음 탐색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 관음이 여성화되기 시작한 건 불교전래 초기부터였다. 우리나라 여신의 계보에서 관음이 차지하는 위상은 특별하다. 불교가 우리나라의 지배적 종교가 되면서 토착여신들이 그녀에게 흡수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음은 한국여신들의 총화라고도 할 수 있다.핵심은 "왜 우리는 여성적 신성을 필요로 하는가"이다. 이에 대해 지은이는 제4부 '여성관음을 찾아서'에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지은이는 여성적 신성의 회복의 상징으로서 관세음보살을 꼽고 있다. 336쪽, 1만5천원

2019-11-23 06:30:00

[반갑다 새책 2]수구문 밖, 루웨스 엘레지/김지호 지음/아우룸 펴냄

수구문은 서울이 한양이라고 불리던 시절에 도성 4대문 밖 사람이 죽으면 시체를 이 문으로 내가서 매장했기에 속칭 시구문, 시체가 지나가는 문이라는 뜻인데 그 시구문이 지금의 수구문이 됐다.어린 시절 부모의 부임에 따라 자주 전학을 했고 자신의 처지가 서울 토박이와 다른 점에서 심리적 왕따 상태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심했던 지은이가 자신의 인생에 대해 애정과 진심을 담아 쓴 에세이이다. 책에서는 시골 출신 지은이의 이런 생각들을 풍자와 해학으로 버무려 독자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다.경상도 안동을 비롯해 많은 지역을 돌아다니며 성장하고 느낀 점을 지은이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매우 솔직하게 적고 있어 이방인의 생각으로 지은이의 생각을 공유하며 읽어나가기를 권장하고 싶다. 254쪽, 1만2천원

2019-11-23 06:30:00

소설 '빅파파'

[서평] 빅파파/ 최재영 지음/ 문학사상 펴냄

'인생은, 그리고 세상살이는 복싱만큼 그리 단순하지 않다. (…) 살다 보면 맞아 줘야 할 때가 있고, 또 그렇다고 너무 티 나면 안 되니까 적절한 타이밍을 노려 혼신의 표정 연기와 더불어 쓰러져 줘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 여기다 링 바닥에 누워 꼬랑지 내린 강아지 새끼처럼 실신한 척 한쪽 다리를 부르르 떨어주는 서비스까지 겸해 주면 더 좋아한다.'말 뿐인 '세컨드 아웃' 후에도 여전히 세컨드가 복서에게 이런저런 지시를 해 주는 링 위에서와 달리 많은 루저들은 세컨드조차 없는 채로 링 위에서 싸우는 삶을 지내고 있다.아버지 같지 않은 아버지와 아들 같지 않은 아들. 두 루저가 인생을 걸고 마지막 한판 승부를 시작한다. '거지같은' 세상을 향해 예고 없는 펀치를 날리면서.◆불구 된 조작 격투경기 선수, 잊고 살던 빅파파와의 사연으로 스타덤열아홉 늦은 나이에 가출한 주인공 '고치원'은 10년 간 한 체육관에서 복싱을 배우고서 MMA(종합격투기) 선수로 전향했다. 그곳에서 '링 위의 간디' 또는 '징검다리'라는 이름으로 커리어를 쌓았다. 복싱선수 경력이 무색하게도 링 위에서 비폭력주의자처럼 시합하거나, 상대 선수의 다음 스테이지 진출을 돕는 돌다리 같대서였다.그 후 현재 서른다섯살이 될 때까지 6년 간 치원은 '워크 경기'(조작 경기) 전문 격투기 선수로 활약했다. 그와 한 번 대결한 선수들은, 아마도 그 같은 선수가 되기 싫어서, 이 악물고 훈련해 챔피언이 되곤 했다. 큰 돈을 버는 생활은 아니었지만, 야금야금 잽을 휘두르다 보면 언젠가 KO를 낼 수 있는 피니시 펀치를 휘두를 기회가 온다고 믿었다.사고는 불현듯 일어났다. 박천호 GFC 부대표의 제안으로 그에게 져 주는 조작 경기를 벌인 뒤 정신이 혼미한 시간을 보냈고, 문득 병실에서 깨어나 보니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 불구가 돼 버린 것.병실에 누워 제대로 몸도 못 가누던 그에게 십수년 간 잊고 살았던 덩치 큰 아빠 고동석, 일명 '빅파파'가 찾아온다. 박천호가 치원과 빅파파를 다큐멘터리 방송에 내보내 주기로 했다는 말과 함께.나이트클럽에서 손님들을 웃기는 '똥꼬쇼'를 벌이며 생활을 이어가던 빅파파도, 더 이상 진짜 KO펀치를 날릴 수 없게 된 치원에게도 이는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었다. 다큐멘터리에조차 각본이 있다는 사실을 납득하지 못하던 빅파파, 그런 아버지에게 연기자의 '프로 정신'을 가르치며 부자 관계를 비즈니스적 관계로 재정립한 치원은 다큐 '사람 냄새' 첫 화가 방영된 이후 그들의 삶에 감동한 이들에게 '스타'로 등극한다. 그러나 촬영과 방송을 거듭할 수록, 실상은 그들 자신이 아니라 박천호를 더 큰 스타로 부각하는 장기말 역할만 하고 있었음을 깨닫는다.◆동정과 연민 배제한 냉소적 시선 끝 '써커 펀치' 날려'빅파파'는 루저(주로 인생에서의 패배자를 이르는 말)들의 삶을 다룬 장편소설로, 특히 요즘 급증하는 '루저 남성'에 대한 이야기다. 안 웃긴 개그맨, 구독자 없는 인터넷방송 BJ, 1980년대에 사고가 머문 아버지. 이런 찌질한 사람들의 인생을 관찰자 시선, 냉소적 시각으로 다루면서 삶의 역설을 드러낸다.각기 비참한 삶을 살아가던 부자가 아들의 사고를 계기로 재회하며 벌어지는 일들은 비극적이지만 비극이 아닌 것처럼 담담하게 서술된다. 슬픈 이야기를 슬프지 않게 풀어가는 이 소설의 힘은 작가와 주인공의 냉소적 태도에서 나온다. 자기 자신에게조차 연민을 갖지 않고 거리감을 두는 시선은 그보다 먼 어딘가에 희망이 있다는 기대감, 기대를 배신하는 절망 그 사이에서 끊임없이 줄타기한다.이렇게 이어지는 냉소는 작품 말미 반전 아닌 반전을 통해 완성된다. 복싱에 빗대어 보면 경기가 끝난 후 상대가 방심했을 때 그에게 날리는 '써커 펀치'가 극중에서도 이뤄진다. 써커 펀치는 룰을 벗어난 것이고, 그래서 비열하다. 그럼에도 이것이 쾌감을 주는 건 룰 안에서 이길 수 없는 존재가 취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자, 룰을 교묘히 이용하려는 이들을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최후의 한 방이어서다.작품 해설에서 채호석 문학평론가는 "가짜를 진짜처럼 살아야 하는 삶의 역설을 인식하고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때 그것을 견디는 힘, 그것이 냉소가 아닐까"라며 "소설은 눈물에서 오는 공감을 거부하고, 경기 '밖'을 보여주기에 웃음짓게 만들고 허탈하게 만든다"고 평했다.소설은 상당히 쉽게 잘 읽힌다. 다만 루저 남성이 왜 양산되는지에 대한 역사적·분석적 인식이 부족한 점과, 기존의 '아버지 찾기 소설'이나 '남성 소설'과 차별점이 크지 않은 점은 아쉽다. 312쪽, 1만3천500원. ※ 최재영은 =1992년 인천에서 태어나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장편소설 '빅파파'로 제71회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2019-11-23 06:30:00

이종문 계명대 한문교육과 교수

[이종문의 한시산책] 삼봉을 그리워 함(억삼봉, 憶三峰) - 이숭인

그대를 못 본지가 이미 오랜데 / 不見鄭生久(불견정생구)가을바람 또다시 쏴- 하고 부네 / 秋風又颯然(추풍우삽연)새로 지은 그대의 시 젤 빼어났고 / 新篇最堪誦(신편최감송)내 미친 짓 자네 말고 누가 봐줄까 / 狂態更誰憐(광태갱수련)천지가 허락했군, 우리 무리가 / 天地容吾輩(천지용오배)강호에서 몇 년 동안 누워지냄을 / 江湖臥數年(강호와수년)아득한 그대 생각 한이 있으랴 / 相思渺何限(상사묘하한)기러기 사라진 곳, 끝까지 보네 / 極目斷鴻邊(극목단홍변) 삼봉(三峯) 정도전(鄭道傳, 1342-1398)과 도은(陶隱) 이숭인(李崇仁, 1347-1392)은 막상막하의 시인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스승 격인 목은(牧隱) 이색(李穡)은 평을 할 때마다 도은을 삼봉의 앞에다 놓았다.하루는 그 스승이 도은의 시 '오호도'(嗚呼島)를 보고 입이 닳도록 칭찬을 해댔다. 허파가 왈칵 뒤집힌 삼봉도 며칠 뒤에 '오호도'란 시를 지어 스승에게 보이면서, 시치미를 딱 떼고 이렇게 말했다. "옛사람의 시에 이런 시가 있던데, 이 작품은 어떤지요?" "참으로 빼어난 작품일세. 하지만 이 정도의 작품은 그대들도 얼마든지 지을 수가 있네. 지난 번 도은의 작품 같은 것은 절대 아무나 지을 수가 없는 거고." 훗날 삼봉이 정권을 장악하자 목은은 겨우 죽음을 면했고, 도은은 마침내 죽음을 당했다. 사람들은 "아마도 '오호도' 시가 빌미가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서거정(徐居正)의 '동인시화(東人詩話)'에 나오는 이야기다. 하지만 삼봉과 도은이 처음부터 사이가 나빴던 것은 결코 아니며, 오히려 다섯 살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절친한 친구 같이 지낸 사이였다. 유배살이를 하고 있던 도은이, 역시 유배 중이었던 삼봉을 그리워하며 지은 위의 시에서도 그 점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느린 말 홀로 타니 나귀를 탄 것 같아/ 채찍을 드리운 채 꾸벅꾸벅 졸았다네/ 말이 멈추기에 잠에서 깨어나니/ 무너진 담·사립문이 바로 그대(=도은) 집이었네" 삼봉이 지은 이 시를 통해서도 그들 간의 교제의 밀도를 짐작할 만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왕조교체기에 아쉽게도 서로 등을 돌렸다. 정치적 신념의 차이에 따른 것이므로 얼마든지 그럴 수도 있는 일일 터. 하지만 정권을 손에 쥔 삼봉이 귀양살이 하고 있던 도은에게 심복을 보내어 곤장을 쳐서 죽였던 것은 짜장 우리를 아연케 한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정말 '오호도' 시가 빌미가 되기라도 했던 걸까? 문득 그것이 궁금해져서 날아가는 기러기의 날개를 붙들고 물어보고 싶은 가을이다, 아아!

2019-11-23 04:30:00

이번 주의 베스트 셀러

1.트렌드코리아 2020 김난도 미래의창2.82년생 김지영 조남주 민음사3.지쳤거나 좋아할 게 없거나 글배우 강한별4.에이트 이지성 차이정원5.흔한 남매 흔한남매 아이세움6.90년생이 온다 임홍택 웨일북7.부의 인문학 브라운 스톤 오픈마인드8.지금 이대로 좋다 법륜 정토출판9.총 균 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문학사상10.여행의 이유 김영하 문학동네

2019-11-22 11: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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