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석의 동물병원 24] 도심 '펫팸족' 위한 반려견 입양 정보

이쁘고 건강한 유기견은 없다, 사랑으로 봉사해야 할 뿐

◆펫팸족이 반려견에 의지하는 이유

반려견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펫팸족이 확산되고 있다. 개를 보살피며 매일 산책 시키는 일상이 쉽지 만은 않을텐데 정작 본인들은 이 번거로움을 행복해 한다. 배려하기에 정서적으로 윤택해지는 이치를 반려견을 통해 체득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인에게 사람과의 관계는 계산해야 하고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지만, 자신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동물의 순수함 앞에서는 편견없이 감동받는다. 여기에 더해, 반려견이 마치 아이처럼 의인화(Pet Humanization)된 반응을 보이기라도 하면 그 감흥은 배가 되어질 수 밖에 없다.

말티즈 말티즈

◆사람을 닮아가는 개의 생존 전략

과거 개가 야생의 늑대에서 출발하여 일만년 이상 인류와 공생하며 인류의 의도대로 경비견, 사냥개, 목양견, 애완견으로 진화되어 왔듯이, 현대의 반려견은 의인화(Pet Humanization)를 통해 인간과의 교감을 극대화 시켜나가고 있다. 개의 관점에서 일종의 생존 전략이며 생존 본능인 셈이다. 사람을 닮아가는 개, 사람처럼 행동하는 개를 현대인은 더 선호하고, 개는 인간의 선택을 받아야 생존이 가능한 상호보완적인 유대관계가 현재도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포메라니안 포메라니안

 

◆현재 우리나라에서 많이 길러지는 품종?

푸들, 포메라니안, 말티즈, 시츄, 치와와, 비숑프리제, 스피츠, 웰시코기 등이 많이 길러지고 있다. 해마다 특정 품종이 유행처럼 분양되는 경우도 있었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따르기 마련이듯이 번식장이나 경매장, 펫샵을 통해 강아지 분양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품종들이다.

◆ 과거 유행했지만 지금은 덜 길러지는 품종?

그레이트 피레니즈, 말라뮤트, 사모예드, 허스키 등의 경우 동호회가 활발할 정도로 붐이 일었던 품종들이다. 하지만 도심 주거 공간에서 중대형견을 산책시키는 번거로움과 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소유자의 책임이 강화되면서 대형견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

보더콜리, 스패니엘, 비글, 바셋 하운드, 닥스훈트 등도 한때 중소형견급 반려견으로 인기를 누리기도 했지만 수렵견답게 왕성한 활동력을 실내에서 해소하기 버겁고, 짖음으로 인한 소음 문제가 공공주택에서 돌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치와와 치와와

 

◆도심 펫팸족에게 권장하는 품종?

도심 아파트 주거의 특성 상 체형이 작고, 털은 덜 빠지며, 덜 짓는 품종이 적합하다. 말티즈, 푸들, 포메라니안, 비숑프리제, 시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웰시코기, 스피츠, 시바견, 그레이 하운드 등도 비교적 얌전하게 돌볼 수 있으며 가족과 교감하는 즐거움이 크다. 다만, 체형이 중소형급에 해당하므로 평형대가 넓은 아파트 또는 주택에 적합하다. 단모종의 경우 환절기 털갈이 시기에 털이 날리는 번거로움은 감수해야 한다.

중대형견을 입양하길 원한다면 교감능력이 뛰어난 리트리버를 추천한다. 성장기 호기심과 활동력이 왕성한 품종이므로 별도의 마당이 마련되어 있는 전원 주택에 적합하다. 원룸이나 협소한 오피스텔에서 개를 키우는 건 지양해야 한다. 너무 좁은 공간은 개의 건강 유지에도 해가 된다. 차라리 상하 공간을 이용하면 잘 지낼 수 있는 고양이 입양을 추천한다.

◆입양을 해서는 안되는 품종?

티컵 강아지라 불리는 개체들은 왜소증을 가진 개체라 생각하면 된다. 선천성 질병과 심장병, 뇌척수 질환이 자주 발생한다. 작은 체형의 개를 생산하고자 왜소증을 가진 모견과 부견을 번식에 사용해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티컵 또는 미니라는 단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행위 자체를 동물보호 단체는 단호하게 반대하고 있다.

주둥이가 유난히도 짧은 단두종은 입양을 자제해야 한다. 코가 납작한 프렌치불독, 보스턴테리어, 페키니즈, 퍼그 등은 콧구멍이 협착되고 목천정이 처져(연구개 노장) 숨쉬기가 어려워 고통스러운 단두종 증후군이 다발하는 품종이다. 동물보호단체는 더 이상의 번식과 분양을 자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도사, 롯트와일러, 투견 등 맹견으로 분류된 품종, 호전성이 잠재되어 있는 경비견, 야생의 사냥 기질이 남아있는 마스티프 계열, 불독, 포인터와 세터 등의 품종은 개 안전사고 예방 교육을 이수한 후 입양을 고려하여야 한다. 주인한테는 착하더라도 돌발 상황이 닥치면 언제라고 개 물림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전통개를 입양하고 싶다면 ?

진도개는 용맹하고 충직함이 상징처럼 알려져 있다. 한 때 집 지키는 개로 선호되었지만 도심 속에서의 진도개는 작은개와 고양이, 심지어는 사람까지 개물림 사고가 가장 빈발하는 품종으로 유명하다. 다행히 진돗개 협회가 개체 선별 과정을 통해 최근에는 순해진 성향의 진돗개도 많지만, 작은개와 고양이들을 보면 여전히 사냥 본능을 드러내곤 한다.

입양을 꼭 희망한다면 진돗개 협회 전문가와 상담 후 신중하게 입양을 결정해야한다. 삽살개, 동경이, 제주개 모두 보존 협회를 통해 각 품종의 특성을 이해하고 키울 여건이 적합한지를 고려하여 입양을 결정해야한다.

집 지킬 목적으로 개를 묶어 둔다는 생각은 절대 가져서는 안된다. 개를 묶어둔다는 건 학대 행위와 다름이 없다.

◆털이 안 빠지는 품종과 많이 빠지는 품종?

털이 긴 장모종은 털이 계속 자란다. 정상적으로 관리가 이루어지면 빠지는 털은 거의 없다. 말티즈, 푸들, 비숑 같은 품종이 털이 자주 빠진다면 털 관리가 잘못되었거나 피부병을 의심해야 한다. 포메라니안, 스피츠, 보더콜리 등의 경우 털은 풍성해 보이지만 계절 마다 털갈이 하므로 털빠짐이 심한 시기가 있다.

털이 짧은 단모종은 털의 수명이 짧기 때문에 수시로 털이 빠진다. 당연히 일상 속에 털이 날리기 때문에 자주 청소해야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말티즈 말티즈

 

◆즉흥적인 입양은 유기견 양산.

귀여운 강아지 때 품어 키우다 덩치가 자라면 마당에 내두고 골목을 배회하도록 놔 두는 것은 개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 아니다. 사고를 방임하고 유기견을 양산시키는 매우 잘못된 처신이다. 불법이며 처벌을 받는다.

즉흥적으로 강아지를 선물하거나 받는 행위는 금지되어야 한다. 강아지가 선물이라는 발상 자체가 생명에 대한 경외심의 부족이다. 귀여운 강아지 때는 선물이고, 밉상스러워 지거나 건강이라도 나빠지면 물건 버리듯 남에게 떠 넘겨 버리는 상황이 발생하기 쉽다.개는 생명이지 물건으로 취급되어서는 절대 안된다.

말라뮤트 말라뮤트

◆유기견 입양은 신중하게.

이쁘고 착하고 건강한 유기견은 없다. 대신 유기견도 사랑받으면 이쁘지고 착해진다. 유기견 입양을 입양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한다면 착각이다. 유기견 입양은 이미 상처받은 생명을 보살펴 주겠다는 봉사의 마음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평생 위로하고 치료를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현실적인 여건도 따져 보아야 한다. 마음은 사랑으로 위로되지만 질병 치료는 경제력이 받쳐 줘야 한다. 유기견 입양을 희망한다면 가족 전체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영국의 동물보호단체는 연말연시 유기견 입양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심취되어 즉흥적으로 유기견을 입양하는 사례를 막을려는 취지이다.

◆반려견 입양은 가족 입양이다.

반려견 입양은 신중 또 신중해야 한다. 15년 동안 가족처럼 보살필 각오와 더불어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 강아지의 귀여운 모습에 즉흥적으로 입양을 결정해서는 안된다. 가족 입양이다.

강아지 때 필요한 보살핌, 성장기 사회화 과정, 산책과 놀이, 예방접종과 건강 관리법도 공부할 필요가 있다. 마치 아이가 태어나기 전 부모가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출산 육아 정보들을 예습하는 과정과 유사하다.

◆반려견 입양과 반려동물의료보험

사람 건강보험 제도는 의료비의 20% 정도를 개인이 부담한다. 대신 소득의 7%에 해당하는 건강보험료를 매달 납부한다.

동물진료비는100% 보호자에게 청구된다. 국가가 공적보험제도를 사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려동물의료보험'이라는 배상보험에 가입하면 보호자는 동물진료비의 20~30%에 해당하는 본인 부담금 만 부담하면 된다. '반려동물의료보험'은 월 평균 납부금액은 3~4만원 정도다.

동물이 아프다는 걸 보호자가 인지할 정도면 이미 질병은 심각해진 경우가 많다. 검사를 통해 질병의 원인을 진단하고 그에 합당한 치료가 선택되어야 한다. 동물진료비 부담이 커지는 이유다.

치료비를 아끼려 아픈 동물에게 임의적으로 약을 먹여 위험에 처한 사례들이 많다.동물보호단체가 수의사의 진단과 처방없이 임의적으로 반려동물에게 약을 먹이는 행위를 동물학대 라고 비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려견 입양과 동시에 '반려동물의료보험'을 꼭 가입하자. 반려동물의료보험에 가입할 여력조차 힌들다면 반려견 입양은 포기하는 것이 옳다.

 

박순석 박순석

 

박순석

수의학박사

서울특별시 동물복지위원

SBS TV 동물농장 수의자문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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