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고양이, 꼬리 흔들면? 다가가지 마세요!

몸짓언어 이해하면 소통 수월
불안한 고양이, 상대 표정·행동 주시 조금이라도 거슬리면 위협으로 오해
합사시킬 땐 서로 관찰할 시간 줘야
사람은 '덩치 큰 고양이'로 받아들여…크고 굵은 목소리 가진 남자 더 경계

고양이에 대한 집사들의 궁금증을 답해주는 상담 코너" 키티완방"에 재밌는 질문이 있어 소개한다." 한국고양이와 외국 고양이는 말이 통하나요?" 답은 그렇다.

한국인이 생소한 외국인을 만나면 소통이 가능할까?라는 질문과 유사하다. 대화하기 힘들어도 기본적인 소통은 가능하다. 좋다 싫다는 표현이 유사하고 바디랭귀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고양이들 간의 소통은 사람보다 훨씬 더 수월하다. 감정 표현이 본능적이며 가식이 없기 때문에 외국 고양이를 만나더라도 잘 소통하고 어울리는 편이다. 하지만, 경계심이 고조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사람들 간에도 불신이 깔리면 말 한마디에 오해가 불거지 듯이, 불안 상태의 고양이는 상대의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를 면밀하게 주시하며 만에 하나라도 불만스러우면 공격해 버린다.

우호적으로 접근하던 고양이라도 느닷없이 봉변을 당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새 고양이를 합사 시킬려다 심각한 고양이 전쟁을 치러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의 고양이는 외국 고양이를 만나더라도 쉽게 말이 통하며 어울려지지만, 스트레스와 경계심이 고조된 고양이는 외국 고양이의 행동 하나 하나를 면밀하게 관찰하다가 조금이라도 거슬린다 싶은 표현을 자신에 대한 위협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많다.

낯선 고양이를 새로 입양할 때, 서로를 충분히 관찰할 수 있는 격리 기간을 두고 서서히 다가서도록 권고하는 이유는 고양이들 간의 몸짓 언어를 서로가 오해하지 않기 위함이다.사람들도 운전을 하거나 스트레스가 가중되면 주변 사람들과 쉽게 시비가 붙는 이치와 같다.

고양이는 사람을 덩치 큰 고양이로 이해한다. 덩치 크고 굵은 목소리를 가진 남자를 더 경계하며 그 사람의 목소리와 몸짓들을 고양이의 관점으로 스토킹하다가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행동이 관찰되면 두려워하거나 적대시해 버린다. 특히 과거의 학대 경험을 가진 고양이일수록 이런 경향이 높다.

고양이와 친해지려 내미는 손을 할큄 받거나, 인터넷 연결을 위해 방문한 기사님의 발을 돌연 달려들어 물어버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편에는 고양이의 소리 언어와 눈빛, 표정, 귀와 꼬리의 움직임이 어떤 기분을 표현하는지를 알아보았다면, 이 번에는 고양이의 몸짓 언어(바디랭귀지)에 대해 알아보자

◆바디랭귀지(몸짓언어)

고양이의 몸짓언어는 개보다 더 다양하고 섬세하다. 그리고 꼬리흔드는 동작은 개와는 반대의 감정표현이다. 개가 사람을 마주하며 꼬리를 흔든다면 반갑다는 의미이지만, 고양이가 누군가에게 꼬리를 흔든다면 다가오지 말라는 의미를 가진다.

그 외에도 기분좋은 호기심과 경계심, 공격성을 고양이는 몸짓으로 표현한다. 자신의 기분을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고양이 처럼 작은 체형의 중간 포식자는 다투는 과정에서 상처가 생기면 생존에 위협을 받기 때문이다. 미리 경고를 보내어 치열한 다툼을 서로가 피하고자 하는 본능에 기인한다.

▶고양이의 대표적인 몸짓 언어를 그림으로 살펴보자

1)꼬리를 수직으로 세운 상태는 컨디션과 기분이 좋은 상태를 의미한다. 이 상태로 엉덩이를 상대에게 보인다면 최고의 친근함을 표현하는 것이다. 집사들은 똥꼬발랄이라 부른다. 반면에 낯선 고양이를 만났을 때 꼬리를 수직으로 세운 상태로 털을 부풀린다면 경계심을 나타내며 싸울 준비가 되어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2)사교적인 고양이의 반가운 인사법이다. 꼬리를 세운채 가볍게 흔드는 정도이다.

 

3)누군가를 응시하며 배를 뒤집어 보여주는 행동은 상대를 신뢰한다는 의미이다. 개의 경우 이 행동은 주인에 대한 복종을 의미하며 배를 만져주면 지긋이 눈을 감으며 행복해한다. 하지만 고양이는 이 상태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배를 만지려하면 불쾌해하며 심지어 물어버리기도 한다.

 

 

4)눈을 응시하며 옆으로 누운 상태는 상대와 함께하는 것이 매우 행복함을 의미한다.

 

 

5)몸을 부비부비 자신의 냄새를 묻히는 행동은 이건 내꺼라는 호의적인 행동이다. 집사를 좋아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소유물임을 재차 확인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6)꼬리를 세운채 끝부분만 살짝 휘어져 있다면 가벼운 호기심을 의미한다.

7)꼬리를 45도 정도로 세운다면 호기심 반, 경계심 반 정도의 기분을 의미한다.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무언가를 고민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8)꼬리가 서서히 내려온다면 주변을 경계했다가 안심하는 중 이라는 의미이다.

 

9)꼬리를 내린채 끝이 휘어진다면 약간의 긴장 상태와 경계심을 의미한다. 꼬리를 내리고 움직이지 않고 있다면 여전히 지금 상황이 불안하다는 의미이다.

 

 

10)꼬리를 두 다리 사이에 감춘다면 경계심과 두려움을 의미한다.

11)앉은 상태에서 꼬리 끝만 살랑 걸린다면 긍정적인 호기심을 의미한다.

 

 

12)앉은 상태에서 꼬리를 바닥에 흔드는 행동은 짜증나니까 건들지 말라는 표현입니다.

 

 

13)꼬리를 흔드는 것은 싫다는 의미이다. 개와는 반대의 감정표현이다. 개가 사람을 마주하며 꼬리를 흔든다면 반갑다는 의미이지만, 고양이가 누군가에게 꼬리를 흔든다면 다가오지 말라는 의미를 가진다.

 

14)꼬리와 몸털을 한껏 부풀린 채 등이 아치형 처럼 굽어졌다면 무언가 크게 놀랐거나, 직면한 상황에 물러서지 않고 최대한 공격하겠다는 의미이다. 누군가가 이 행동을 보이는 고양이와 마주쳤다면 그자리를 신속히 피해주는 것이 현명하다. 기지개를 펼때 등을 아치형으로 굽히는 일명 고양이자세는 편안한 스트레칭 동작이다.

 

◆품종이나 성격에 따라 표현의 차이 존재

고양이 언어는 소리, 눈빛, 표정, 귀의 위치와 꼬리의 움직임, 자세, 털부풀림 등을 통해 복합적으로 표현되는 몸짓들이다. 그러다 보니 오해도 곧 잘 발생한다. 특히 경계심이 높아진 상태의 고양이는 낯선 고양이나 이방인들의 무심한 행동을 오해하여 두려워하거나 적대시하는 경우들이 허다하다.

우리말에도 다양한 방언이 존재하듯이 고양이도 품종이나 성격에 따라 표현의 차이는 존재한다. 고양이 몸짓 언어들을 관찰하는 재미도 의외로 쏠쏠하다.

고양이를 습관의 동물이라 부른다. 철저히 자신의 입장에서 경험하고 체득한 기준으로 상황을 판단한다. 그래서 고양이의 관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고양이와 친해지기 어렵다. 고양이가 쉬고 싶어할 때는 내버려 두어야 하고, 놀아달라 할 때는 어김없이 놀아주어야 고양이는 집사를 칭찬한다. 고양이를 돌보는 반려인들을 집사라 호칭하는 이유이며, 고양이의 칭찬을 받는 집사는 고양이의 마음을 읽은 집사임을 기억하자.

 

 

박순석 박순석

박순석

수의학박사

서울특별시 동물복지위원

SBS TV 동물농장 수의자문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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