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운의 영화 속 음식이야기] 영화 ‘신세계’ 에 나오는 ‘월병’

중국 명절 음식이 뇌물의 아이콘으로…

 

중국과자인 '월병'은 중국의 명절음식으로 보름달을 닮은 모양을 본 떠 만들었다. 중국과자인 '월병'은 중국의 명절음식으로 보름달을 닮은 모양을 본 떠 만들었다.

신세계. 다른 말로 유토피아. 즉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 최상의 상태를 갖춘 완전한 사회를 말하는 것으로 내재적 의미로 인간 세상에서는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사회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신세계를 손에 쥐기 위해 많은 이들은 오늘도 더 많은 희생을 치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 함께 할 영화 '신세계' 에는 '월병'이라는 중국 과자가 나온다. 원래는 중국의 명절음식으로 보름달을 닮은 모양을 본 떠 만들어, 그 모양은 소가 채워진 둥글고 넓적한 모양을 가진다. 그리고 결혼을 못한 아가씨가 월병을 먹다 남기면 시집을 못 간다는 속설이 있어 어마어마한 칼로리 폭탄에도 이 중추절 '월병'만큼은 다 먹는다고 한다.

영화 '신세계' 한 장면 스크린 캡쳐. 조폭 정청(황정민 분)이 강형사(최민식 분)에게 과자 월병 속에 달러를 말아 넣어 건내 주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 '신세계' 한 장면 스크린 캡쳐. 조폭 정청(황정민 분)이 강형사(최민식 분)에게 과자 월병 속에 달러를 말아 넣어 건내 주는 장면이 나온다.

 

◆중국의 명절음식 '월병'

하지만 현지의 정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우리나라의 한 기업이 중국에 진출했을 때 월병을 보고 불필요하다고 느껴 현금 등으로 대체한 일이 있었는데 현지인들의 반발로 인해 다시 월병으로 추석 선물을 바꾸었다고 한다. 중국에서 월병은 이렇듯 명절 고유의 음식이며 미풍양식 속 하나의 놀잇감으로 정착되어 왔다.

하지만 중국이 경제적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루면서 이 월병에는 조금씩 다른 의미가 덧입혀지고 원래의 선의와는 다른 방향으로 변질되기 시작한다. 최소한 소시민에게는 전통을 이어가는 모습으로 전해지고 또 다음 세대로 전해질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적 약자들을 제외한 이들에게 있어 월병은 자신이 얼마나 출세를 했는지 그 척도를 제시하는 도구 중 하나로 쓰이고 있다.

월병은 단순한 음식이 아닌 비싼 호텔같은 데서 만든 월병을 가족들 모이는 자리에 가지고 감으로서 자신의 직장이 얼마나 좋은지를 뽐내는 일종의 증표의 의미가 더 강한 것이다. 실제로 펄S. 벅(1892.6~1973.3)의 소설 '대지'에서도 왕룽이 본격적으로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월병을 만드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리고 또 다른 한 편으로는 뇌물의 한 수단으로 이용되기까지 한다. 월병 안 소 부분에 현금 등의 뇌물을 비닐랩에 싸서 넣고 외피로 감싸고 구우면 감쪽같이 월병이 되는 것이다. 즉 뇌물의 아이콘, 한국의 사과박스처럼 말이다. 영화 '신세계' 에서는 정청(황정민 분)이 자신들만의 세계를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를 바라며 강형사(최민식 분)에게 월병 속에 달러를 말아 넣어 건내 주는 장면이 나온다.

조폭세계를 그린 영화 '신세계' 포스터. 조폭세계를 그린 영화 '신세계' 포스터.

◆영화 '신세계', 조폭세계를 그린 영화

영화 신세계는 말 그대로 각 자의 신세계를 꿈꾸며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이는 조폭집단 내의 계판 간 갈등을 다룬 이야기이다. 적어도 큰 그림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그 속에는 100년 된 능구렁이를 잡아 먹은듯 도통 그 속내를 알 수 없는 '강형사'가 등장한다. 모든 시나리오는 그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고 거대 조폭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신출내기 경찰 '이자성'(이정재 분)을 그 조직에 심어 무려 8년을 기다린다.

물론 강형사가 심어 놓은 사람은 이자성뿐만이 아니었다. 그의 바둑선생을 비롯해 그의 아내까지도 그의 수하에 있었다. 이자성의 곁에서 그를 관찰하고 잠자는 시간, 심지어 코를 고는지까지 적어 받쳐야 했던 그녀들이라고 그 짓이 계속하고 싶었을까? 특히 이자성의 아내의 입장에서는 더욱더 그러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하고 싶어도 그만할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같이 강형사에게 약점이 잡혀 있는 것이다.

개인적 사정으로 강형사와 얽혀있는 그들은 꼼짝 달싹할 수 없이 강형사 손바닥 위의 놀잇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자성은 강형사가 공을 들인지가 8년, 강형사가 손을 떼기엔 너무나 아쉬운 상황이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라는 말에 무려 8년이란 세월을 공중에 날려버린 이자성은 너무나 분하고 억울하지만, 강형사의 마지막 한마디 '너는 경찰이야', 이 한마디로 또 한 번의 눈물을 삼킨다.

영화 '신세계' 한 장면 스크린 캡쳐. 영화 '신세계' 한 장면 스크린 캡쳐.

◆8년간 조폭세계에서 활동하는 경찰 이자성

계파 내 최고 우두머리의 의심스러운 죽음 후, 모두들 어디에 줄을 설 것인가, 아니면 내가 아예 군계일학이 되어 그들을 규합할 것인가, 그들의 머릿속 셈법은 복잡하기만 하다. 내가 먼저 먹지 않으면 곧바로 먹히는 약육강식이 가장 잘 통하는 곳이 바로 그세계이니까. 아직까지 아무도 수면 위로 올라 누군가의 타겟이 되는 이는 없다. 하지만 정중동이라 했던가. 표면의 고요함 아래 물밑에서는 치열한 혈투가 이미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경찰청의 모든 데이터가 털리는 사건이 일어난다. 물론 이자성도 포함해서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자성이 모시던 정청은 이자성의 진짜 신분을 알고도 그 내용이 적힌 종이를 자신만의 금고에 넣고는 조직원 중 한명을 경찰로 몰아 처리해 버린다. 그리고 정청이 내민 '경찰청 특급 비밀문서'에 자신의 이름이 빠져 있는 것을 보고 이자성은 잠시 혼돈에 빠진다.

그리고 잠시의 틈을 둔 뒤 강형사의 전화가 걸려온다. '경찰청의 모든 문서가 해킹당했다. 너와 관련된 문서는 모두 포멧 했으니 너는 이제 더 이상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다','8년이란 시간을 알량한 '경찰'이라는 자부심으로 버텼는데 이제 사건이 터지니 너 살길은 너 알아서 살아라... 그것도 나의 정체가 어디까지 알려져 있는지 아무것도 모르는데..'

영화 '신세계' 한 장면 스크린 캡쳐. 영화 '신세계' 한 장면 스크린 캡쳐.

◆조폭 이자성의 '신세계 프로젝트'

이제 패는 다시 섞여 버렸다. 처음 각본대로 줄지어 서 있던 패가 누군가에 의해 도저히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흐트러져 버린 것이다. 지금까지가 강형사가 그리던 신세계로 달리던 열차가 탈선을 한 것이다. 그럼 이자성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몇 개일까? 선택할 여지도, 고민할 여지도 없이 단 하나뿐이었다. 이것이 조폭 이자성의 신세계인 것이다.

"난 처음부터 조폭이었고 지금도 조폭이며 앞으로 이 막대한 조폭 그룹을 이끌어갈 회장이 될 것이다". 하지만 신세계로 가는 길이 그리 만만하지만은 않았다. 수없이 많은 수들에 대한 대비책, 그리고 그들을 먼저 칠 수 있는 방법 등 진짜 조폭이 되어 그는 그만의 신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강형사와 자신의 신분을 아는 경형사의 동기를 죽이는 것으로 그의 '신세계 프로젝트'는 완성된다.

8년이나 '나는 경찰이다'라는 말 한마디로 버티던 그가 이렇게 돌아 설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었일까. 이미 포멧되어 버린 세상 속에서 자신만의 세상을 그리기 위해서는 아닐까.아니면 죽기 전 정청의 '독하게, 독하게 살아라'라는 유언처럼, 그리고 자신이 경찰임을 알면서도 마지막까지 품어준 정청의 또 다른 신세계를 위해서는 아닐까.

'월병'이라는 중국 전통과자가 나온다는 사실 하나에 이 영화를 봤으니 이제 본업으로 돌아가 월병을 만들어 보려 한다. 크기나 속 재료는 구애 받을 필요 없으며 가지고 있는 월병틀을 이용하거나 월병틀이 없으면 외피로 속재료를 포앙 한 후 둥글게 만들어 윗면을 평평하게 눌러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다운 베이킹 스튜디오 <쿠키공장by준서맘> 원장

 

월병 완성품 월병 완성품
월병 속 월병 속

 

<만들기>

1. 외피: 박력분 150g, 아몬드 가루 38g, 버터 25g, 꿀 5g, 황설탕 38g, 연유 10g, 계란 1개

-> 가루류와 계란을 제외한 재료들을 모두 중탕

-> 계란이 익지 않을 정도의 온도에서 불에서 내려 계란 넣고 섞기

-> 분량의 박력분과 아몬드 가루를 넣고 11자로 섞기

-> 38g씩 나누어 둥글린 뒤 밀봉 후 냉장고에서 2시간 숙성

 

월병 속재료 월병 속재료

2. 속재료: 견과류 분태 오븐에 굽거나 마른 팬에 볶아서 215g, 백앙금 160g

-> 견과류와 백앙금을 섞어 뭉칠 수 있는 정도의 되기가 되면 40g으로 나누어 둥글리기

-> 밀봉 후 냉장고에서 숙성

3. 외피에 속재료를 넣고 월병틀에 넣고 무늬가 나게 찍은 후 계란 노른자와 동률의 우유를 넣어 희석한 계란물을 발라 다시 냉장고에 30분 냉장 휴지

4. 180도로 예열된 오븐에 넣기 직전에 희석한 계란물을 한 번 더 발라 준 뒤 오븐에 넣고 20~25분 내외로 윗면의 색을 보며 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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