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수의 술과 인문학] 술과 유머의 공통점은 "소통"

 

술과 유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술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으며, 신석기 시대의 주술사가 영혼의 세계와 소통하려고 술을 마셨고, 칸트는 "술은 입속을 경쾌하게 하고, 마음속을 다시 터놓게 하며, 이렇게 해서 술은 하나의 도덕적 성질 즉, 마음의 솔직함을 운반하는 물질이다"고 했다.

오늘날 상대방과 소통에서 유머가 중요하며, 유머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것만큼 가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에게 유머는 일상이 되어야 한다. 웃기면서, 웃으면서 살자. 이왕 사는 거, 비극보단 희극이 낫지 않겠는가. 소크라테스는 거리의 사람들과 철학적 대화를 나누는 것을 일과로 삼았다. "너 자신을 알라", "배부른 돼지보다는 고뇌하는 인간이 되겠다", "인간은 벗과 적이 있어야 한다. 벗은 나에게 충고를 해주고 적은 나에게 경계하게 해준다" 등 많은 명언을 남겼다.

그는 작가 이가톤과 아리스토파네스 등과 어울려 술을 즐기며 학문과 사상의 차원을 높여 나갔으나 결국 고발되어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독배를 받아 다 마시고는 마지막 한 마디 그가 남긴 말은 "잔 비었네!"라는 말을 했다니 소크라테스는 가히 주당이라 할 수 있겠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가 일광욕을 하고 있을 때 알렉산드로스대왕이 찾아와 소원을 물으니, 아무것도 필요 없으니 햇빛을 가리지 말고 비켜 달라고 하였다는 말은 유명하다. 그는 스스로 만족하고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 행복에 필요하다고 말하고, 반문화적이고 자유로운 생활을 실천하며 평생을 살았다. 디오게네스는 술 잘 마시기로 유명하였다. 디오게네스가 술을 즐겨 하는 것을 아는 어떤 사람이 그에게 무슨 술을 제일 좋아하느냐고 물어보았다.

어떤 술을 좋아하십니까? 디오게네스가 답하길 "공짜 술을 좋아합니다"라고 하였다. 영국의 극작가이며 정치가였던 셀던도 술의 유용성을 인정해 "한 잔의 술은 재판관보다도 먼저 다툼을 수습한다"고 말했다. 독일의 철학자인 쇼펜하우어는 "많이 웃는 사람은 행복하고, 많이 우는 사람은 불행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술은 웃음을 가져온다. 웃으면 엔도르핀이 많이 나와 건강에도 좋다. 고로 술은 건강에 이롭다. 다만 과음은 금물이다.

쇼펜하우어는 식도락가이며 대단한 애주가였다. 어느 날 그는 연회장에서 부지런히 음식을 먹은 후 의자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그때 마침 웨이터가 물을 들고 앞에 다가오자 그는 작은 디저트 글라스를 내밀었다. 웨이터는 "큰 글라스로 드시도록 하십시오. 그것은 디저트용 포도주 글라스입니다"라고 나지막하게 말하자, 쇼펜하우어는 "괜찮아 따라라. 큰 글라스는 디저트 포도주가 왔을 때 필요하니까"라고 말했다니 가히 그의 술 욕심을 알만한 대목이다.

술이란 무엇인가. 목에 술술 넘어가고, 마시면 가슴이 술렁거려 술이다. 예전엔 가끔 임금들이 주지육림 속에서 나라를 망치기도 하였다. 독일의 하이델베르크 성에 있는 집채만 한 술통은 싸움에서 돌아온 병사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 하니, 이런 때의 술은 나라를 망치는 술이 아니라 나라를 일으키는 술이라 하겠다.

사람들은 술을 매개로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세상과 소통한다. 한 잔의 술은 서로를 위로하고 소통하고 따뜻하게 격려하는 삶의 윤활유가 되며, 유머는 인간관계의 장벽을 뛰어넘는다. 술과 유머의 공통점은 바로 소통이다. 소통의 부재가 가져오는 재앙에 가까운 일들은 우리 주위에서 바로 지금에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국가 간에, 단체 간에, 남녀 간에, 개인주의가 만연한 요즘 사람들은 타인에게 본인의 생각과 주장만을 전달하고 타인의 목소리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나를 이해하고 상대를 이해하고, 그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바로 소통과 공감이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성격이 문제가 아니라 나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가 소통의 문제다.

소통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는 없지만, 많은 것들이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이끌 수는 있다. 모든 인간관계는 대화로부터 시작된다. 대화를 통해 사람들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볼 수 있으며, 그 사람의 일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와 진심으로 소통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아 이해하는 겸손한 태도가 중요하다.

이희수 대한칵테일조주협회 회장(대구한의대 글로벌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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