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캡슐] 1988년 청송 달기약수 원탕 앞 풍경

흑역사 재정리, 적폐 누적의 송년회는 안녕~

1988년 여름 청송 달기약수 원탕에 행락객들이 줄을 서 약수를 맛보고 있다. 매일신문 DB 1988년 여름 청송 달기약수 원탕에 행락객들이 줄을 서 약수를 맛보고 있다. 매일신문 DB

1988년 청송 달기약수 원탕 앞 풍경이다. 대부분 주왕산 산행이나 주산지를 보러 왔다 들른 이들이다. 물을 마시러 기다리는 줄이 길다. 국보급 약수터라는 달기약수는 철분이 많아 인기였다. '질서'라는 완장을 찬 인력 배치가 이채롭다. 약수탕 번영회의 자구책이었다고 한다.

'약수터'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면 산이 겹친다. 왠지 물이 쫄쫄 나오는 산 중턱에 있어야 제격일 것 같다. 약수터의 약수는 물이 좋아서 약수(藥水)였다기보다 걸어 올라야 구할 수 있었기에 약이 되는 물이었다. 약수터 근처에는 어김없이 공터가 있었고 여러 운동시설이나 장비도 있었다. 종합 헬스장이 따로 없었으니 약수를 마셔 건강해졌다고 주장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약수의 효능은 탁월했다. 생수가 시판되기 전이었다. 돈 주고 물을 사먹는다면 상소리가 나오던 때였다. 약수를 떠오면 훌륭한 가장이자, 효자가 됐다. 운동하고, 돈 아끼고, 사랑까지 받으니 물 하나만 바꿔도 인생이 달라진다는 말은 그런 점에서 일리가 있었다.

인생을 바꾸기 위해, 자신의 뜻을 관철하려고 일부러 곡기를 끊는 단식에서도 물은 필수다. 뜻밖의 수확으로 다이어트가 가능한데 한의학에서는 독소가 빠지는 것에 주목한다. 몸에 남아있는 찌꺼기를 없애려 단식을 추천하는 경우도 있다.

마시고 떠드는 송년회 시즌이다. 건배 구호 외치다 흑역사가 쌓이는 경험 대신 차나 물만 마시는 집단 단식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송년회가 흑역사를 새로 쓰거나 적폐를 확인하는 자리가 된다면 이보다 안타까운 게 또 있을까. 이색 송년회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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