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 법정' 반려견이 동물병원에서 죽었다면…판례로 본 의료사고 처벌

5년 기른 반려견 '시름시름', 응급실 있는 동물병원 입원 다음날 가니 죽은 채 상자에 담겨

 

생전 루니의 모습. 생전 루니의 모습.

 

반려견이 동물병원에서 죽었다면 누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할까? 반려동물 가정이 늘어나는 만큼 관련 사고도 끊임없이 발생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매년 수백여 건(지난해 400여 건)의 동물병원 의료사고 관련 상담이 접수되고 있다. 예전에는 동물을 물건처럼 취급해 의료사고 중 사망하더라도 그에 대한 처벌 기준이나 위자료가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면서 법원도 의료사고에 대한 형량을 높이는 추세이다. '애견법정' 에서는 동물 의료사고를 통해 처벌 기준을 기존 판례나 전문가의 소견으로 알아본다.

 

(편지)

루니야 잘 있었어 ?

어제는 엄마와 아빠는 우리 루니 하늘나라에서 잘 있으라고 기도한 암자에 갔단다. 참 조용하고 정신 맑아지는 암자란다. 오늘은 사진을 정리하다 루니 사진을 많이 보았다. 정말 보고 싶다. 그리고 마음이 아프다, 왜 그렇게 빨리 우리와 이별을 해야 했는지 엄마 아빠는 이별이란 생각조차 못 했는데.. 아빠는 매일 컴퓨터를 켜면 루니 모습 보며 인사해. 루니야 엄마 아빠 마음만은 항상 우리 루니와 같이 있다고 생각해. 루니야 잘 있어 안녕^^

 

◆동물병원에서 죽은 강아지, 법적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루니는 순옥 씨네 반려견이다. 5년 전 서울에서 자취하던 아들이 키우던 강아지를 맡아달라며 집에 데려왔을 때 순옥 씨 부부는 완강히 반대했다. 복날이 되면 식용 개고기도 먹던 순옥 씨 부부였다. 떠밀리듯 루니를 돌보게 되었지만 한 주도 안 되어 반려견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부부가 퇴근하면 현관 앞까지 나와 반겨주고, 애교도 부리는 루니가 목석같은 자식보다 더 사랑스러웠다. 그러던 루니가 죽었다.루니가 떠나기 전 날 온 집안은 쑥대밭이 되었다. 순옥 씨는 시름시름 앓는 루니를 데리고 동물병원 응급실과 동물용 CT가 있는 모 동물병원를 오갔다. 동물병원의 권유로 루니를 입원시키던 밤, 순옥 씨 가족은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다음 날 새벽 눈물바람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24시간 루니를 돌본다는 병원 문은 닫혀 있었고, 오전 9시가 넘어 병원에 들어갔을 때 아연실색했다. 루니는 죽은 채 작은 상자 안에 담겨 있었다.

죽은 루니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루니의 죽음과 관련한 책임 여부는 따져봐야 한다. 과연 루니를 돌보던 병원에는 법적 책임이 있을까?

 

◆동물병원에는 어디까지 책임져야 할까?

 

Q. 루니가 죽은 동물병원은 법적 책임이 있을까?

A. 고의로 동물을 죽인 경우에는 재물손괴나 동물보호법 위반죄가 성립하지만, 현행법상 과실로 동물을 죽인 경우는 형사상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없다. 다만 이 경우 민사상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는 가능할 수 있다.

 

Q. 24시간 동물을 돌보겠다고 했는데 거짓말을 했다면?

A. 24시간 돌보겠다고 하고 돈을 받은 뒤 실제로는 돌보지 않았다면 사기죄가 성립할 수도 있다. 간병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부분은 실제로 간병하지 않았으므로 반환청구도 가능하다. 다만 기왕 행해진 치료비는 해당 치료가 이루어졌다면 반환청구가 어렵다. 또한 응급상황에서도 돌보지 않은 행위는 동물의 죽음에 있어 고의에 가까운 중과실에 해당할 수 있으며 보호자는 동물의 죽음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배상(위자료) 및 경제적 손해배상(동물 자체의 가치. 법원은 해당 동물의 시가 등을 기준으로 함)을 유책자에게 물을 수 있다.

 

Q. 위자료는 어느 정도 금액인가?

A. 물건에 대한 손해는 그에 대한 경제적 배상을 받음으로써 정신적인 손해도 배상받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동물이 물건인 현행법상 동물이 죽더라도 법원은 별도로 정신적 위자료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동물과 물건을 동일시할 수 없고, 동물도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법원 또한 동물의 죽음 등으로 인한 위자료를 인정하고 있는 추세이다. 위자료는 해당 동물과 보호자가 함께 한 기간, 애정의 정도, 관계의 특수성, 보호자의 손해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법원이 정하게 된다.

 

Q. 수의사법으로 동물병원의 운영에 재재를 가할 수 있나?

A. 24시간 간병을 한다고 광고를 하는 병원이라면 수의사법상 허위광고에 해당하여 1년 내 특정기간 동안 면허 정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진료를 게을리 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의사법상 제재규정이 없다.

※법률 자문. 동물권연구단체 피앤알 박주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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