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의 새콤달콤 과학 레시피]빅데이터로 관리 받는 내 건강

 

어느 날 인터넷이 사라진다면? 요즘 청소년들이야 이미 인터넷이 보편화된 세상에 태어났지만 어른들은 인터넷이 없던 시절을 살아봤다. 이제 와서 다시 인터넷이 없는 세상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은 마치 돌도끼를 쓰던 구석기 시대로 돌아가는 것과 같은 충격으로 와 닿는다. 이처럼 인터넷이 보편화된 정보화시대를 살아왔는데 벌써 또 다른 세상 4차산업혁명시대가 시작되었다. 이 4차산업혁명시대에 빅데이터는 인터넷과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하며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빅데이터는 말 그대로 데이터가 많다는 것인데 많이 쌓인다고 뭐가 달라질까? 빅데이터가 병을 예방하게 해주고 건강하게 오래 살도록 해준다니 어찌된 일인지 들여다보자.

 

각종 책들을 정리해서 많이 모아 놓으면 도서관이 되는 것처럼 각종 데이터를 종류별로 많이 모아 놓으면 빅데이터가 된다.스웨덴 스톡홀름 도서관 각종 책들을 정리해서 많이 모아 놓으면 도서관이 되는 것처럼 각종 데이터를 종류별로 많이 모아 놓으면 빅데이터가 된다.스웨덴 스톡홀름 도서관

◆의료 빅데이터에 왜 주목할까?

소화불량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하면 소화불량 환자의 80%가 역류성식도염을 함께 가지고 있으며 더부룩한 유형이 많다는 결과가 나온다. CJ헬스케어는 이러한 소화불량에 대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빅데이터 분석결과를 이용하여 위산 분비 억제제 테고프라잔을 개발했다. 테고프라잔은 현재 국내 3,500억원 규모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PPI)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의 메디데이터는 글로벌 제약사의 임상정보를 분석해주는 기업체로서 전 세계 매출 상위 25위 안에 속하는 제약사 중에 18개사를 고객사로 모시고 있다. 클라우드 시스템을 이용한 환자 정보의 효율적 수집과 관리를 통해서 신약 개발 과정에서 임상 시험에 들어가는 돈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메디데이터의 브리스 대표는 힘주어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에 따르면 빅데이터 분석만으로 글로벌 제약업계는 연간 80조원의 연구개발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벌써 의료산업계에서는 빅데이터가 돈이 된다는 소문이 돌아서 기업체들이 발 빠르게 빅데이터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방법을 찾아서 제품개발에 적용하고 있다.

◆헬스케어 빅데이터

건강과 관련된 헬스케어 데이터는 개인건강정보(HPR), 전자의무기록(EMR), 유전체 정보로 구분된다. 개인건강정보에는 혈압, 심전도, 혈당수치, 운동량 등이 해당되며, 전자의무기록은 병원에서 작성하는 인적사항, 병력, 처방정보, 처방결과 등을 말한다. 그리고 유전체 정보는 각 개인의 DNA 상의 유전정보를 가리킨다. 이와 같은 세 가지 건강관련 데이터를 통합해서 분석하면 개인의 질병과 건강을 예측할 수 있고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찾는 데에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스마트 헬스케어 기술의 발달로 인해 건강한 사람도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건강에 대한 데이터를 모으고 활용하는 것이 쉬워졌다. 앞으로 이러한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를 사용해서 내 건강과 관련된 데이터를 모으고 모아 건강관리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다.

◆유전정보 빅데이터

침을 뱉어서 편지봉투에 넣고 미국 23앤미 기업체로 보내면 일주일 안에 유전자 분석결과를 보내준다. 나의 조상은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정보와 내가 걸리기 쉬운 병에 대한 확률 정보를 받아 볼 수 있다. 유전자검사 비용은 기본 정보가 99달러이고 건강정보까지 포함하면 199달러 정도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3앤미가 개인 고객의 유전자를 분석하여 파킨슨병과 같은 10가지 유전병에 대한 정보를 개인에게 제공해도 된다고 2017년에 허가했다. 병과 관련된 유전정보는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에 국가의 허락을 받아야 개인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사실 23앤미는 단순히 수수료를 받고 고객의 유전자분석을 해주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타액 샘플 제공자의 동의를 얻어서 거대한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렇게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는 23앤미 연구진과 파트너에게 제공되어 각 인종과 유전적 특성에 따른 치료제 개발 등에 이용된다.

영국은 2012년 말부터 희귀 질환자와 암환자를 포함하여 10만 유전체를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유전체 데이터와 의료기록을 통합하여 질병의 원인을 찾고 치료법을 연구하는 데에 이용하고자 한다.

유전자 분석 전문업체인 일루미나는 IBM의 인공지능 왓슨과 손을 잡았다고 2017년에 발표했다. 170개 암에 대해서 일루미나가 유전자를 해독해서 정보를 주면 인공지능 왓슨이 받아서 최근 연구결과와 의료정보를 분석한다. 이렇게 해서 얻어진 결과를 보고서 형식으로 정리하여 임상 의사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공공 의료 빅데이터

미국은 국가 안보와 개인비밀을 제외한 모든 정보를 원칙적으로 개방한다고 선언했으며, 영국은 공공데이터의 94%를 개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3년부터 공공데이터 개방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개방되어 있는 공공데이터의 양이 적은 수준이다. 최근에 우리나라의 의료 빅데이터를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확대 개방하는 것에 대해서 정부와 전문가 단체에서 신중하게 검토하고 방안을 찾고 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환자, 의사, 의료기관, 진료내역, 심사정보 등과 같은 의료 데이터를 2만 건 이상 보유하고 있는데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의료 빅데이터 전문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의료 빅데이터를 이용한 서비스도 하고 있어서 최근 기업체와 연구기관에서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리고 ICT 기반의 의료 빅데이터 공동연구 협력을 위해서 서울대학교병원, 서울아산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2017년에 3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의료 빅데이터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이처럼 정부와 병원 및 기업체에서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건강관리 시스템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김영호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책임연구원 김영호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책임연구원

의료 빅데이터를 질병 진단과 치료에 활용하고 병을 예방하며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데에 활용하기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최근 몇 년 동안 의료 빅데이터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초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다. 이제 우리는 머지않아 우뚝 솟은 마천루와 같이 잘 구축된 의료 빅데이터를 가지게 될 것이다. 정보화시대에 인터넷이 우리 보통사람들에게 큰 혜택을 주었던 것처럼 4차산업혁명시대에 빅데이터가 이런 역할을 할 것이다.(*)

김영호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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