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용 가위 훔친 흑인 남성 종신형…'미국판 장발장' 논란

흑인 노예 처벌하던 "현대판 돼지법" "과잉 처벌"
이미 23년간 복역 중…종신형으로 세금부담 커질 것
법원, 누적 전과자 가중처벌 '상습범 법률' 적용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정원용 가위를 훔친 혐의로 체포됐던 흑인 남성이 종신형을 선고받고 23년째 복역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루이지애나주 대법원은 지난주 흑인 남성 페어 웨인 브라이언트(62)에 대한 하급심의 종신형을 지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루이지애나 대법원은 브라이언이 요청한 자신의 종신형에 대한 재심 요청을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루이지애나주 슈리브포트 경찰은 23년 전인 1997년 정원용 가위 한 쌍을 훔친 혐의로 당시 38살이던 브라이언트를 체포했다. 브라이언트가 훔친 것은 정원용 가위에 불과했지만, 그에 대한 처벌은 종신형이라는 상상을 초월한 중형이었다. 누적 전과자에게 가혹한 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한 루이지애나주의 '상습범 법률'이 적용된 것이다. 브라이언트는 앞서 무장강도 미수, 장물 소지죄 등 4차례의 전과가 있었다.

WP는 루이지애나주 대법원의 7명 대법관이 브라이언트에 대한 종신형을 지지했고, 유일한 흑인인 버넷 존슨 대법원장이 종신형 반대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존슨 대법원장은 "브라이언트에 대한 종신형은 범죄 행위에 비해 과도하고 불합리하다"면서 '상습범 법률'에 대해 과거 재건시대(the Reconstruction·1865-77)에 농축산물 등 비교적 작은 절도에도 흑인들을 가혹하게 처벌하기 위해 만들었던 이른바 '돼지 법'(pig laws)의 현대판이라고 지적했다.

존슨 대법원장은 또 "브라이언트는 이미 23년을 복역했고, 60세를 넘겼다"면서 "그가 앞으로 20년을 더 복역하면 그의 정원용 가위 절도행위를 처벌하기 위해 거의 100만달러(12억원)의 세금이 더 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AD

국제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