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관풍루] 북 김여정, ‘역스럽다’며 문대통령 6·15 발언 비판하자 청와대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라 맞받아

○…북 김여정, '역스럽다'며 문 대통령 6·15 발언 비판하자 청와대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라 맞받아. 금과옥조로 여기던 판문점 선언도 결국 일장춘몽.○…정부, 갭투자 잡는다며 3억원 초과 아파트 구입 시 전세 대출 막자 전세 끼고 내 집 마련하려던 2030세대 부글부글. 현금 없는 것도 서러운데 왜 꿈도 못 꾸냐는 아우성.○…법세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 정부 지원금 누가 빼돌렸는지 검찰에 수사 의뢰. 할머니들 30년 앵벌이 시켰다는 말 왜 나왔는지 제발 좀 밝히자고.

2020-06-19 06:30:00

[청라언덕] ‘말인따나’

[청라언덕] ‘말인따나’

'말인따나'.외국 말이 아니다. 대구경북에서 자주 쓰는 표현이다. 표준말로는 '내키지 않겠지만 말이라도 성의 있게' 정도가 되겠다. 보통은 따뜻하고 점잖은 말 한마디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사용한다. 또 서운함을 토로할 때 상대방을 책망하면서 말의 머리에 앞세우기도 한다.예를 들면 '말인따나, 고생했다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형태로 활용한다. 최근 '여의도'에서 이 말을 자주 하고 듣는다. 우리 정치인의 말본새에서 지도자의 품격이 느껴지지 않아서다. 정치인에게 무기는 말과 글인데 그동안 너무 실망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였다.지난해 3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 대변인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고 발언하자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태극기 부대가 써준 연설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응수했다. 심지어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숫제 일본 아베 총리의 수석 대변인 나베로의 빙의였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오죽하면 조원씨앤아이가 지난달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29.3%가 제20대 국회가 가장 잘못한 일로 '막말 논란 등 수준 낮은 국회의원 처신 문제'를 꼽았을까!제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도 여야는 거친 설전을 벌이고 있고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는 주변 지인들의 입에서는 '말인따나'라는 탄식이 이어진다.아울러 '말인따나'가 요즘 여의도에서 많이 회자됐다는 건 최근 정치권에서 대구경북이 섭섭함을 토로하면서 어떤 상대를 성토할 일이 많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미래통합당이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공천 과정에서 '텃밭'에 대한 오만함과 무례가 도를 넘었을 때, 4·15 총선 참패 후 당의 위기 수습 방안을 논의하면서 영남 2선 후퇴 주장이 나왔을 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보수' 언급마저 금지하며 당의 노선을 급격하게 왼쪽으로 옮길 때는 공사석에서 '말인따나'를 입에 달고 다니면서 열을 올렸다.김형오 전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보수의 본류인 대구경북에 미리 간곡한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공천 과정에서 다소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보수당을 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혜량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지역민의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총선 참패 후 수도권 통합당 당선인들은 "쫄딱 망할 위기에서 건져 주신 대구경북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다만 당이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중도층을 공략해야 하기 때문에 내키지 않더라도 당분간은 저희에게 기회를 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부탁을 했어야 했다.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성공적인 조국 근대화로 보수당이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경제적 토대를 마련해 주신 대구경북을 존경합니다. 든든한 버팀목인 여러분을 믿고 새로운 도전에 나설 텐데, 다소 낯선 상황이 생기더라도 저를 믿고 함께해 주십시오"라고 정중하게 예의를 갖췄어야 했다.나랏일이고 명분에 동의하면 격식을 갖춘 말 한마디에도 자신의 곳간을 열어 주는 이들이 대구경북 사람들이다. 그런 마음으로 독립운동의 선두에 섰고 한국전쟁 때도 목숨을 나라에 바쳤다.대구경북이 대통령선거(2017년)-전국동시지방선거(2018년)-국회의원선거(2020년)에서 모두 참패해 위상이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든 통합당에 뭐 그리 대단한 걸 바랄까!'그저 말인따나….'

2020-06-18 15:02:00

[야고부] 매란없는 말본새

[야고부] 매란없는 말본새

요즘에는 거의 쓰이지 않지만 가끔 연세 지긋한 이들에게서 듣게 되는 말 중 하나가 '매란없다'는 표현이다. '볼품없다' '형편없다' '모양새가 엉망이다'라는 의미인데 경북 북부 지방이나 제천·단양 등 충북 지방, 강원도에서 종종 접할 수 있는 사투리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나오지 않고 방언사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말이다.대구 등 경북 남부 토박이들은 '매란없다'는 말이 생소하다. 대화 가운데 이 말이 불쑥 나오면 말뜻을 정확히 이해하는 이가 드물다. 그렇지만 화자의 표정이나 듣는 이가 느끼는 어감상 좋은 느낌이나 긍정적인 상황에서 쓰는 표현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긴장감이 계속 높아지는 가운데 어처구니없는 사건들이 줄을 이으면서 국민들의 속이 아주 불편하다. 요 며칠 북측이 담화나 매체를 동원해 우리 정부에 보란 듯 험한 말을 쏟아낸 것도 모자라 엊그제 개성지구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쇼'를 벌이자 국민 감정이 매우 격앙돼 있다. 애초 '북한'이라는 집단에 거는 기대가 크지 않고 데면데면한 태도로 지켜본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갑자기 멀쩡한 건물을 무너뜨리는 포악성을 드러내고 우리를 향해 적대적 표현을 쏟아내며 표변하자 실망감을 넘어 분노가 치솟는 형국이다.특히 북측의 말본새는 저급하다 못해 욕을 먹어도 쌀 정도로 천박하다. 2018년 5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 우리 일행이 찾았던 평양 옥류관의 주방장이 썼다는 기고는 매란없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북한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에 오수봉이라는 이름으로 실린 이 기고에는 '우리의 이름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그 무슨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라는 대목이 나온다. 동원한 단어 하나하나에서 스스로 구제 불능임을 자인하는 말본새다.북측의 거친 입과 망동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여전히 제 버릇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우리 국격과 국민에 대한 무시다. 연락사무소에 들어간 178억원의 예산이야 형편없이 비싼 평양냉면 먹은 값이라고 치더라도 5천만 국민과 대한민국을 모욕하는 언사는 용납할 수 없다. 그들이 또다시 도발을 해올 경우 무자비하게 되돌려주어야 한다. 국민과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2020-06-18 06:30:00

[관풍루] 연락사무소 폭파한 북한, 서해상 훈련 재개 등 추가 도발 강력 시사

○…통합신공항 무산 시 유치 희망하는 도내 지자체 있다고. 출구 없는 군위·의성 갈등으로 4년 공든 탑 무너지는 일 없게 합의 도출하라는 고강도 압박 카드 등장.○…연락사무소 폭파한 북한, 서해상 훈련 재개 등 추가 도발 강력 시사. 작정하고 막 나가는 북한과 문재인 정부의 미지근한 대응으로 국민들 열불 나는 올여름 시즌 확정.○…영국 천체물리학자들 "우리 은하계에 최소 36개 외계 문명 존재하지만 너무 멀어 소통 불가". 없는 셈 치자는 소리로 들리는데 SETI 관계자가 아주 싫어할 소리.

2020-06-18 06:30:00

[데스크칼럼] ‘초록이’ 치매

[데스크칼럼] ‘초록이’ 치매

돌아가신 외할머니는 늘 이렇게 기도하셨다. "주여, 이대로 잠자리에 들어 아침에 눈을 뜨지 않게 하소서." 외할머니는 결국 그 소원을 이루셨다. 저녁 식사를 잘 마치고 잠자리에 드신 후 조용히 소천하셨다. 친할머니는 그러지 못하셨다. 치매에 걸려 몇 년간이나 어머니를 힘들게 하다 떠나셨다. 친할머니도 당신이 건강할 땐 입버릇처럼 되뇌셨다. "자는 결에 살모~시 가야 할 낀데…."요즘 어르신들은 이렇게 소원한다고 한다. "치매에 걸리느니 차라리 암을 주시어 저를 데려가소서." 그동안 가장 무서운 질병 중의 하나는 암이었다. 암은 어느 날 갑자기 우리 몸을 덮치고 마지막에는 참을 수 없는 고통과 함께 생명을 빼앗아 간다. 그런데 이 암보다 치매가 더 무섭다고 한다.누구에게나 한 번은 마지막이 있지만, 인간으로서 존엄을 잃지 않고 그 순간을 맞을 수 있다면 그 또한 복이 아닐 수 없다. 오복의 마지막 고종명(考終命)이 그것이다. 요즘 말로는 '구구팔팔이삼사'라 할까.사람들이 치매를 두려워하는 것도 '곱고 깨끗하게 죽고 싶은' 소망 때문이리라. 주위에서 치매 환자를 겪었거나 목격한 사람이라면 "정말 이것만은…"이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치매에 걸리면 나 자신을 잃어버릴 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도 기억에서 사라진다. 수년간 이어지는 간병에 가족들도 지쳐 버린다. 승자와 패자가 이미 정해져 있는 싸움인데 언제 끝날지는 모른다. 그런 죽음이 어르신들은 가장 싫고 무섭다고 한다.노년 세대에 치매 예방이 화두가 된 지 오래다. 노인복지관이나 도서관에서 치매 강좌가 열리면 만원을 이룬다고 한다. 유료 강좌도 여기저기 풍년이다. 관련 기관이나 단체도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 그런 곳에 어르신들이 모인다.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체조를 하고 운동을 한다. 치료가 거의 불가능한 치매는 예방이 현재로서는 최선이기 때문이다.우리 정부는 2017년부터 치매국가책임제를 도입했다. 전국 지자체마다 치매안심센터를 개설해 조기 진단과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60세 이상이 되면 치매안심센터에서 무료 검진을 받을 수 있다.문제는 치매가 반드시 노인들에게만 오는 건 아니라는 거다.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초로기 치매 환자도 약 7만 명으로 전체의 10%나 된다고 한다. 40, 50대 젊은 나이에도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초로기 치매는 환자 비중이 10%지만 사회적 손실이나 부담은 노년 치매에 못지않다. 사회적 활동이 가장 왕성할 시기에 덮치는 재앙이기 때문이다. 자녀들은 아직 어리고, 열심히 일할 나이의 배우자는 환자 간병을 하기 위해 삶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간병 대책이나 사회적 안전망 자체가 노년층에 비해서는 부족하다.이 연령층은 예방을 위한 활동에서도 살짝 비껴나 있다. 우리나라도 치매 예방 활동의 타깃 연령대를 낮춰야 한다. 무료 검진 연령을 50세 이상으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해 봤으면 한다. 이들에 대한 홍보도 강화하고 관련 지원도 늘려야 한다.치매 공부를 하고 있는 한 지인은 이 초로기 치매를 '초록이 치매'라고 스스로 작명했다고 한다. 한창 푸르름을 자랑해야 할 '초록'의 계절에 찾아온 치매라는 뜻이란다. 40, 50대 젊은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을 보면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

2020-06-17 18:09:40

[시각과 전망] 북한에 쩔쩔매는 한심한 정부 여당

[시각과 전망] 북한에 쩔쩔매는 한심한 정부 여당

기자 생활 10년 차 때였던 2000년 이맘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 통치권자로는 처음으로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6월 13일. 평양 순안공항에 내릴 때까지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접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였지만 공항에 첫발을 딛고서 감개가 무량하다는 듯 하늘을 올려다보는 김 대통령의 모습.이어서 깜짝 등장한 김 위원장과의 감격적인 포옹. 이틀 뒤 한반도 평화를 보장할 것처럼 보인 역사적인 '6‧15 남북공동선언'. 편집국에서 TV를 통해 이 장면을 지켜보면서 내심 이날을 국가 기념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순진하게도 통일이 바로 다가오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이로부터 7년 뒤 노무현 대통령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걸어서 넘어 방북(2007년 10월 2일)할 때나,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2018년 4월 27일, 5월 26일)과 평양(2018년 9월 17~19일)에서 연쇄 정상회담을 할 때는 20년 전만큼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6‧15 선언 이후 북한의 행태들이 고맙게도 북한의 정체를 알게 해준 계기가 됐다.6‧15 선언 20주년을 전후해 북한의 대남 공세가 거세다. 김여정과 당 간부들이 잇따라 대북 전단 문제를 갖고 나서더니 이제는 옥류관 주방장까지 등장했다. 주방장이야 어차피 북한 권부가 시켜서 나선 인물이겠지만 듣는 우리 국민 입장에선 너무 기분 나쁘다. 60%에 육박하는 국민이 지지하는 대통령에게 '처먹는다'는 표현을 쓰다니.우리 정부가 대북 전단 살포를 적극 막겠다며 행동에 나선 것을 모르지 않는 저들이 이렇게 나선 이유는 자명하다. 미국에서 냉대받고 온갖 화풀이는 우리에게 해대는 것.여기에 대한 우리 정부와 집권 여당의 대응은 오히려 대다수 국민들의 화를 돋우고 있다. 의석 177석의 집권 여당 원내대표는 종전 촉구 결의안을 앞장서서 내겠다고 한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도 조속히 가동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단다.이를 깔아뭉개기라도 하듯 북한은 어제(16일) "남북 합의로 군부대를 철수시켰던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구에 다시 요새를 짓겠다"고 발표하더니 급기야 이날 오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전격 폭파해 버렸다. 중단했던 대남 삐라도 정권 차원에서 적극 개입하겠다며 재개를 공언했다.주권국가로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향해 쌍욕을 해대는데도 청와대 참모들, 정부 각료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아니 오히려 달래기에 급급하다. 심지어 북한의 저따위 막말과 행동에 쫄아서 혈맹인 미국에 화풀이를 하려는 여당 지도부도 있다. 북한의 급변이 미국의 대북 제재 유지로 인한 것이니 미국이 책임지라는 것이다.일본이 이랬으면 벌써 범국가적 궐기대회가 벌어졌을 것이다. 경제가 엉망이 되건 말건 일본과 사생결단이 일어났을 터이다.국민들은 자존심을 먹고 산다. 오죽하면 미래통합당 의원이 나서서 북한에 대해 "대한민국 대통령은 민주적 절차에 따라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므로 세계적 세습 독재자들의 후예들이 폄훼할 자리가 아니다"라고 일갈했겠는가.한반도 평화는 절대 선(善)이다. 남북 합의는 준수되고 이행해야 하지만 국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면서 일방적으로 양보만 하면 곤란하다.가진 것 없으니 잃을 것도 없고, 오로지 깡다구만 있는 상대에게 만만하게 보이면 그날부터 괴롭힘은 배가 된다. 매번 호주머니 털리고 비위 맞추기 급급하다가 결국은 골병들고 조롱거리가 된다는 것은 익히 습득한 바가 아니던가.

2020-06-17 06:30:00

[관풍루] 김여정, “남북연락사무소 형체도 없이 무너질 것” 경고 사흘만에 북, 남북연락사무소 속전속결 폭파

○…김여정, "남북연락사무소 형체도 없이 무너질 것" 경고 사흘 만에 북, 남북연락사무소 속전속결 폭파. 언제라도 다시 지어 달라면 지어 줄 남조선 '소대가리'들 많은데 뭘 망설여.○…여당, 대남 협박 일삼는 북한에는 '함께 돌파구 찾자' 구애하고, 잘해 보자는 야당엔 매몰찬 '상임위원장 싹쓸이'. 이러니 북한은 상전이요, 야당은 하인이란 말 나오는 것.○…감사원이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한 근거가 된 '경제성 없다'는 판단에 대한 감사 나서자 산자부와 한수원, 서로 상대 탓 책임 미루기. 그래도 청와대 탓은 않네.

2020-06-17 06:30:00

[야고부] 헌법 무시 전통

[야고부] 헌법 무시 전통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두 번이나 헌법을 무시했다. 먼저 17대 총선을 앞둔 2004년 3월 3일 "국민이 압도적으로 열린우리당을 지지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가 중앙선관위의 '공직선거법 위반' 결정을 받았고 이어 국회에서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탄핵됐다.이후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기각으로 기사회생했으나 버릇은 고쳐지지 않았다. 2007년 6월 2일 '참여정부평가포럼'에서 "그놈의 헌법" 운운하며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비난했다. 이에 중앙선관위는 다시 공무원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 결정을 내렸다. 노 전 대통령은 이에 불복해 개인 자격으로 헌법소원을 내는 트릭까지 부렸으나 기각됐다.문재인 대통령도 다르지 않다. 새정치연합 대표로 있던 2015년 2월 13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을 여론조사로 하자고 했다. 여론의 반응은 '황당하네'였다.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헌법에 나와 있는데도 천연덕스럽게 여론조사로 뽑자고 했으니 당연했다.그 배경은 여론의 흐름이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지명한 직후 총리로서의 적합 의견은 39%, 부적합은 20%였으나 이후 여러 문제가 드러나면서 부적합 의견이 41%로 2주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 기회를 잡기 위해 헌법을 대놓고 뭉갠 것이다.이런 헌법 무시 버릇은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올라간다. 2000년 6월 15일 북한 김정일과의 '남북공동선언'은 명백한 위헌이다. 그 2항은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 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 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라고 돼 있다.그러나 헌법 제4조는 통일 정책의 전제를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로 규정하고 있다. 즉 통일은 '자유민주주의 통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동선언' 2항은 이와 배치된다.여당이 이런 전통을 이어 가려 한다. 2008년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선언'은 국가 간의 조약이 아니어서 처음부터 국회 비준 동의 대상이 될 수 없는데도 말이다. 북한은 헌법상 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 헌법은 진보 좌파들에 의해 수시로 뭉개지고 있다.

2020-06-16 20:12:19

[취재현장] 온실 속에 갇힌 대구시

[취재현장] 온실 속에 갇힌 대구시

8년을 이어온 대구치맥페스티벌의 올해 개최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지난달 초에 관련 기사를 준비하면서 대구시 직원들과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눴다.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인 만큼 다들 아쉬워하는 분위기였다.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이 이 축제로 새롭게 도약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앞섰다. 이런 차원에서 대구시가 개최 여부를 고심하고 있고, 방역 상황에 따라 달라질 거란 기사를 보도했다.기사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온통 비판 일색이었다. 시민들은 방역 상황에 따라 개최 여부를 결정할 거란 대구시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한다면 지금 당장 전면 취소해야 한다는 말을 시민들은 기대했다. 대구시와 일반 시민들과의 온도 차를 새삼 느꼈던 계기가 됐다.대구시 긴급생계자금을 둘러싼 공무원들의 '부정 수급' 논란은 그 온도 차를 한 번 더 실감하게 했다. 시민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대구시가 처음 내놓은 반응은 부정 수급자가 나올 수 있다고 사전에 공지했다는 자기방어와 앞으로 철저히 환수하겠다는 다짐이었다. 시민들은 관련자 징계를 원하는데 대구시는 내부 논리를 다지는 데 급급했다.물론 타 시도와 비교해 보면 부정 수급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정이 많이 있었지만, 대구시가 나서서 논란을 초래한 공무원들을 조사해 보고 사안에 따라 징계를 고려한다고 밝혔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대구시가 이달 처음 선보인 지역사랑상품권(대구행복페이)도 아쉽긴 마찬가지다. 그동안 대구시는 역외 수입이 많은 대구는 지역사랑상품권과 맞지 않는다며 출시를 미뤄 왔다. 하지만 막상 출시하자 일주일 만에 발행 금액이 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시민들의 반응은 상당했다. 자기방어와 내부 논리에 갇혀 버린 대구시에 변화와 혁신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운 면이 돼 버렸다.대구시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는 권영진 대구시장에 대한 지지율로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 3월 권 시장의 지지도는 전달보다 4.9%포인트(p) 오른 58.2%로 17개 시도지사 가운데 5위였다. 하지만 4~5월 동안 18.8%p가 빠지면서 39.4%로 주저앉았다. 당시 긴급생계자금 지급 시기와 방법을 두고 곤욕을 치른 권 시장은 시의회에서 쓰러진 뒤 한동안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전국 시도지사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게 됐다.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전국 시도지사 지지도 조사에서 전달보다 2.7%p 오른 70.3%를 기록하면서 또다시 자신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도지사의 지지도는 모든 경기도민에게 재난기본소득 1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3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재난기본소득에 반대하는 시군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화끈한 발언으로도 주목받았다.관료 출신이 아닌 권 시장도 한때는 기존 논리에서 벗어난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신천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셀 때면 직접 현장 조사에 나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과감함이 과거 그 언젠가 대구시에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최근에는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없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권 시장은 최근 모든 시민에게 골고루 나눠 주는 방식의 2차 긴급생계자금 지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긴급생계자금과 관련해 공무원 부정 수급 등 각종 논란이 끊이질 않자 시 간부들과는 전혀 교감이 없는 상태에서 지원 계획부터 밝혔다고 한다. 무리수라는 지적도 있지만 그의 과감한 발언에 이은 향후 행보를 기대해 본다.

2020-06-16 16:28:18

[야고부] 구글신(神)과 세금

[야고부] 구글신(神)과 세금

현대인들은 늘 스마트 기기와 대화한다. 친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할 은밀한 속내마저도 스마트폰 또는 PC 검색창에 입력한다. 이 '디지털 친구'는 입이 무거울 것 같지만 그건 착각이다. 디지털 기기에 입력된 정보는 서비스 제공 사업체 서버에 남김없이 저장된다. 사람들이 열심히 데이터를 갖다 바치다 보니 포털 서비스는 이제 세상사를 다 아는 경지에 이른 듯하다. 오죽했으면 '구글은 모든 것을 안다'는 의미로 '구글신(神)'이라는 말마저 생겼을까.검색 서비스사들은 당신보다 당신을 더 잘 알 수도 있다. 믿기지 않는다면 자신의 구글 계정에 들어가 확인해보라. 놀랍게도 구글은 당신의 연령대와 성별, 관심사, 취미, 소득 수준, 기혼 여부 등 민감한 내용까지 알고 있다. 그런데 당신은 구글에 이런 정보를 제공한 기억이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정보들은 구글의 인공지능이 당신의 신상을 추정한 결과물이다. 당신이 평소 했던 검색, 광고 클릭, 유튜브 시청, 구매 기록, 매장 방문, 위치 이동 등 행위를 구글이 맞춤 광고 서비스를 하기 위해 분석해 놓은 것이다.구글은 유저들이 쌓은 데이터를 토대로 광고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수익을 챙긴다. 야후,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톡 등 대부분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의 수익 모델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세계 굴지의 ICT 기업들이 내는 세금은 쥐 눈곱 수준이다. 세계를 상대로 돈을 벌면서 본사가 위치한 나라에 세금을 내는 방법으로 조세를 회피한다. 8조3천억원 규모인 국내 앱 시장에서 구글과 애플은 지난해에 각각 5조9천억원, 2조3천억원을 벌었지만 서버가 국내에 없다는 이유로 앱 매출 관련 세금을 내지 않았다.이런 조세 불공평을 해소해야 한다며 세계 각국에서 디지털세(稅) 도입 목소리가 높다.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과 같이 국경을 초월해 사업하는 온라인·모바일 플랫폼 기업에 합당한 세금을 물리자는 요구다. 코로나19사태 여파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복지 재원 확보 차원에서도 디지털세는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대세다. ICT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의 원천 중 거의 대부분은 유저들이 제공한 데이터들이다. 대동강 물 파는 격일진대 소득이 있는 곳이라면 세금을 매기는 것이 옳다.

2020-06-16 06:30:00

[관풍루] 북 옥류관 주방장, 문재인 대통령 겨냥해 “평양에 와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요사 떨더니” 막말에도 청와대는 유구무언

○…북 옥류관 주방장, 문재인 대통령 겨냥해 "평양에 와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요사 떨더니" 막말에도 청와대는 유구무언. 꿀(국수) 먹은 벙어리라 냉가슴만 앓고 있나(?).○…대구경북 재선 이상 국회의원들 재산, 지난 4년간 평균 8억6천만원씩 증가. 재선하고 나면 임기 중 자기 돈 한 푼도 안 쓰고, 재산 증식까지 할 수 있으니 과연 신의 직장.○…경북 지역 신용카드 소비액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기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 회복. 세금 풀어 회복한 민생경제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것인지 두 달 지나면 들통날 일.

2020-06-16 06:30:00

[세풍] 또 6월을 맞고 보내며

[세풍] 또 6월을 맞고 보내며

한국 고전소설 '춘향전'에는 기생 춘향을 괴롭히며 술판을 벌이는 수령 변 사또를 준엄히 꾸짖는 암행어사 이 도령의 '어사시'가 나온다. 널리 알려진 '금잔의 좋은 술은 온 백성의 피요'로 시작해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망 소리 높구나'로 끝을 맺는 네 구절에 각 일곱 글자로 된 7언(言) 한시이다.조선 옛 소설 속에 나온 뒤 상대의 아픈 곳을 비판하고 나무랄 때 자주 인용된다. 문재인 정권을 겨냥해 지난 2018년 자유한국당 김성원 원내대변인도 '적폐 인사 임명하고 버티는 것은 문 정권의 오만이요'로 바꿔 '서해는 천대하면서 북한에 아첨하니 근심 소리 높구나'로 끝낸 개사도 그 사례다.이 흘러간 시가 한국전쟁이 한창인 1951년 7월 5일 대구의 한 초교 강당의 군사 법정에서도 울려 퍼졌다. 북한의 남침에 맞서 아수라장이 된 싸움터에서 하루하루 버티는 것만으로도 힘겹게 여길 때, 낯선 군사재판의 임시 법정에서 웬 술타령을 엄히 꾸짖는 검찰관(김태청)의 논고문까지 등장했을까.'금잔에 담긴 좋은 술은 방위군 장정들의 피요(金樽美酒民兵血)/ 옥으로 만든 상 위에 차려진 음식과 안주는 장정들에게서 짜낸 기름이라(玉盤佳肴壯丁膏)/ 물 쓰듯 항목 바꾼 예산 탕진에 장정들의 눈물이 흐르는구나(項目流時兵淚流)/ 웃음소리 높은 뒤꼍에는 울음소리 높은 줄 알아라(笑聲高處哭聲高).'논고를 들은 죄인은 우리 국방사에 길이(?) 남을 부정부패 사례인 이른바 '국민방위군사건' 관련자 16명. 이들은 후방 군병력 확보를 위해 1950년 12월부터 모은 수십만 젊은이에게 줄 돈과 쌀, 옷 등을 빼돌려 5만 명을 굶겨 병들고 얼어 죽게 만들고 술판 등에 50억원 넘는 돈을 흥청망청 쓴 혐의다.어찌 그들만의 잘못이랴. 그들이 전쟁의 한가운데 겁 없이, 매일 죽어가는 젊은 예비 군인들의 뻔한 사정을 알면서도 빼돌려 헛되이 쓴 일이 저들만의 소행일까. 오죽했으면 어느 누가 '옛일을 말해버릴까'라고 했다가 '덮고 가자'며 달래는 상사의 호소(?)에 억울한 마음을 가누지 못했다고 하지 않는가.공범이 누구였든, 또 다른 윗선이 누구였든, 이들 가운데 5명은 사형선고를 받은 뒤 그해 8월 13일 대구 달성군 화원면 앞산 자락, 오늘날 달서구 송현동의 한 골짜기에서 총살로 한 삶을 마쳐야만 했다. 매일신문은 당시 8월 14일 자에서 '세인(世人)의 이목(耳目)을 끌던 국민방위군 의옥사건'의 끝을 전하며 '영화(榮華)의 주인공들 이슬로 사라지다'라는 제목을 달았다.한국전쟁 기간(1950. 6. 25~1953. 7. 27) 가운데 34일(1950. 7. 16~8. 18), 잠깐 한국 수도였던 대구는 이런 슬픈 한국전쟁사 일부를 품고, 낙동강 방어선의 최후 보루였기에 군대와 전쟁에 남다를 수 있다. 잇따른 군의 부정부패나, 최근 불거진 지휘자의 갑질과 같은 꼴불견의 여러 일탈은 더욱 그렇다.최근 청와대에 한 기업인 아들이 군 복무 중 멋대로 휴가를 가고 홀로 생활관을 쓰거나, 부사관을 심부름꾼처럼 부린 일 등 '황제 군 복무'의 일탈을 고발한 글이 올랐다. 공군은 15일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고, 원인철 공군 참모총장은 "대국민 신뢰가 이렇게 무너진 적은 거의 없었을 정도"라고 고백했다.군기 문란의 극치로 국민 심기가 불편하고 어수선한데, 북한은 군사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위협으로 연일 험한 말을 내뱉지만 문 정부는 말이 없다. 여기에 범여권 국회의원 173명은 북핵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종전선언' 몰이에 나설 모양이다. 뭔가 불안이 나라를 휘감는다. 한국전쟁 70년을 맞아, 자녀를 군에 보낸 힘없는 부모들 속앓이가 산하를 울리는 요즘이다.

2020-06-15 20:03:48

[기자노트] 대구 문화기관장 선임, '그들만의 진흙탕 리그'가 되지 않으려면

[기자노트] 대구 문화기관장 선임, '그들만의 진흙탕 리그'가 되지 않으려면

대구 5대 문화기관 중 2곳(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콘서트하우스)이 올해 수장을 새로 선임했고, 1곳(대구문화재단)이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대구 문화기관장 자리를 두고 회전문 인사, 돌려막기 인사를 한다는 말은 수없이 나온 얘기다. 대구 문화예술계의 한정적인 인력풀을 생각하면, 백번 양보해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치자. '했던 사람이 또 한다'는 결과를 넘어 선임 과정을 들여다보면 더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문화기관장을 뽑을 때마다 공모 절차를 둘러싼 잡음은 재방송처럼 반복된다. 시 산하 문화기관장을 뽑을 때 1차 공모에서 '적임자 없음' 결론이 났음에도 1차 공모에서 탈락했던 지원자 중 몇몇이 재공모에 다시 지원했고, 그 중 한 사람이 최종 낙점됐다. 이를 두고 재공모에서 심사위원이 바뀌면서 결과가 뒤집힌 것이라며 심사의 공정성과 적격성을 문제 삼은 진정서가 최근 대구시에 제출됐다.현재 공모 절차가 진행 중인 대구문화재단의 경우 '내정설'과 함께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 명단이 사전에 노출됐다는 말들이 파다했다. 지원자들이 만약 추천위원 명단을 알고 있다면, 추천위원에게 얼굴 도장 한 번 제대로 찍어야 겠다는 유혹이 일지 않을까? 심지어 추천위원 중 몇 명이 어느 지원자와 가까운 사이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이게 사실이라면 추천위원이 지원자를 어떻게 평가할 지 오롯이 그의 양심에 맡기면 되는 일인가?두 사례는 자리를 둘러싼 과열경쟁과 제도의 허점이 더해져 빚어낸 촌극이다. 문화계 인사들은 한 자리 차지하기 위해 온갖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이 과정에서 공정 선발을 위해 만들어놓은 절차는 요식행위로 전락해버렸다. 그런데도 시민들은 그다지 관심이 없다. 한마디로 그들만의 진흙탕 리그다.이에 대해 대구시와 관계기관은 "공모 절차상의 문제는 없었다"고 말한다. 절차상의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공정한 선발이 보장되지 못한다면 아무리 절차를 철저히 지킨들 무슨 소용일까.잡음이 끊이지 않다보니 대구문화재단 대표 자리에 관한 한 전문경영인 혹은 행정전문가가 맡아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이제라도 문화기관장 선임 과정에 있어 공정성을 해칠 만한 요소를 디테일하게 점검해 제도적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 수많은 문화기관을 설립할 당시 그렸던 청사진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보고 현 시점에서 어떤 리더가 필요한지 고민해 적임자를 뽑아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지원자들은 자리 욕심보다는 해당 기관을 잘 이끌기 위한 원대한 포부와 구체적인 실현 계획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은 감시의 눈을 거두어선 안 된다.문화기관장 선임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해버린다면 결국 그 피해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문화예술 창달의 꿈을 싹 틔우고 있는 지역 예술인과 문화예술을 향유할 시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2020-06-15 15:25:36

[야고부] 옥류관 냉면

[야고부] 옥류관 냉면

"평양에 와서 우리의 이름난 옥류관 국수를 쳐먹을 때는 그 무슨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 돌아가서는 지금까지 전혀 한 일도 없는 주제에 오늘은 또 우리의 심장에 대못을 박았으니 이를 어찌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북한 대남 선전 매체 '조선의 오늘'이 내보낸 북한 평양 옥류관 주방장의 발언이다. 주방장은 또 "이제 당장이라도 달려나가 그 더러운 똥개 무리들(탈북민 단체)과 그것들의 망나니짓을 묵인하며 한 짝이 되어 돌아친 자들을 몽땅 잡아다가 우리 주방의 구이로에 쳐넣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옥류관은 2018년 9월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오찬을 했던 곳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평양냉면을 먹은 후 '맛의 극대치'라고 칭찬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해 북한을 방문한 대한민국 대통령 모두가 옥류관에서 점심을 먹었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곳에서 오찬을 했다.문 대통령을 적시하지 않았지만 수위를 한참이나 넘은 옥류관 주방장 발언에 우리 국민은 모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문 대통령을 직격한 듯한 원색적 비난에 국민 자존심은 크게 금이 갔다.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수행해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던 재계 총수들에게 당시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며 면박을 준 것보다 훨씬 모욕감을 안겨준 조롱이다. 옥류관 주방장한테마저 찍소리 못하는 청와대, 정부, 여당, 친문 진영 탓에 국민은 더욱 자존심이 상한다.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핵무기 완성을 위한 북한의 시간 벌기용 위장 평화 공세에 동원된 옥류관 냉면도 공짜가 아니었다. 북한은 옥류관 주방장을 앞세워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에 대놓고 옥류관에서 먹은 냉면값 청구서를 들이민 것이다.오늘로 6·15 남북 정상회담을 한 지 20년이 됐고,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이 만난 지 2년이 넘었다. 남북 정상은 세 차례나 회담을 했다. 그러나 북한 비핵화는 물 건너갔고 북한은 핵보유국 인정·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으로부터 '선임자들보다 더하다'는 혹평까지 받았다. 문 정권이 최대 치적으로 자랑하던 '한반도 평화'가 통째 무너져 내리고 있다.

2020-06-15 06:30:00

[관풍루] 법사위원장 자리 놓고 여야 계속된 대립에 국회 원구성 15일로 결국 연기

○…법사위원장 자리 놓고 여야 계속된 대립에 국회 원 구성 15일로 결국 연기. 끝까지 서로 양보하기 싫다면 위원장 자리 비워두거나 두 명 뽑아 교대로 돌리는 방법은 없나?○…보건복지부, 수도권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세 이어지자 방역 강화 무기한 연장 선언. 첫 고비 넘기고 방심하다 맞은 두 번째 위기, 더 독한 각오로 맞서는 게 해법.○…북한 외무상, 싱가포르 정상회담 2주년 담화에서 "대가 없이 트럼프에게 치적 선전 보따리 안 주겠다" 엄포. 국제적 조명에다 싱가포르 구경 실컷 하고는 이제 와서 딴소리.

2020-06-15 06:30:00

[매일칼럼] 마스크는 공공재여야 한다

[매일칼럼] 마스크는 공공재여야 한다

공공재(公共財)는 정부 재정으로 공급된 재화나 서비스로 개인 모두가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다. 교육·국방·치안·도로 등이 대표적인 공공재다. 이런 것들이 공공재가 된 핵심 이유는 외부효과(外部效果)가 크기 때문이다. 외부효과(긍정적 외부효과)는 한 사람의 행위가 제3자의 경제적 후생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에 대한 보상은 이뤄지지 않는 현상이다. 코로나 팬데믹(pandemic) 시대에 마스크는 공기만큼 소중하다. 정부는 마스크 착용을 감염 예방의 제1 수칙으로 강조한다. 마스크의 검열을 거치지 않은 호흡은 불온한 셈이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시내버스나 지하철을 탈 수도 없다. 마스크는 자신은 물론 이웃을 보호한다. 개인이 낀 마스크가 국가 전체에 엄청난 외부효과를 낳고 있다.그래서 마스크는 공공재가 돼야 한다. 물론 마스크가 공공재의 요건을 충족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란 위중한 현실, 방역 기여도, 개인의 과도한 부담, 마스크 착용률 제고 등을 고려하면, '마스크 공공재 정책'은 긴요하다.정부는 최근 공적 마스크 제도 개선 조치를 발표했다. 6월 1일부터 요일별 구매 5부제를 폐지했다. 원하는 날에 직접·대리 구매를 가능케 한 것이다. 주당 구매 수량은 1인당 3개를 유지하면서 18세 이하는 5개로 확대했다. 또 더위에 대비해 수술용(덴탈) 마스크 생산량을 2배 이상 확대한다고 밝혔다. 마스크 수급 상황이 개선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하지만 정책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공급이 원활한데도 공적 마스크 가격은 그대로다. 시중 마스크 가격도 아직 비싸다. 찜통더위에 마스크 쓰기는 고역이다. 덴탈 마스크를 비롯한 '여름용 마스크'는 보기 드물다. 정부는 여름에 대비해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인증 항목으로 추가했다. 이 마스크는 일반 KF 마스크보다 얇고 통풍이 잘된다. 그러나 비말 차단용 마스크 구입은 쉽지 않다. 최근 한 업체가 이 마스크를 처음으로 온라인 판매 했는데, 아수라장이 됐다. 공급 물량은 20만 장. 780만 명이 이를 사려고 몰려드는 바람에 서버가 다운됐다. 이 마스크는 현재 온라인 사이트에서 웃돈 거래되고 있다. 2차 마스크 대란이 우려된다. 마스크 정책은 여름날 마스크 쓰기만큼 답답하다.코로나 사태는 언제 종식될까. 마스크에서 해방되는 날이 오기는 할까. 예방백신이 개발된다고 해도, 그때는 또 다른 바이러스가 나타날 것이다. 황사와 미세먼지도 우리의 숨통을 죄고 있다.'마스크 기근'은 사회적 재난이다. 마스크 한 장 값은 부자에겐 '껌값'이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에겐 생존을 위협하는 금액이다. 가난한 이들의 주거·노동 환경은 마스크를 많이 쓸 수밖에 없는데도 말이다. 폐지를 주워 하루 몇천원을 버는 노인이 1천500원짜리 마스크에 쉽게 손을 내밀 수 있을까. 4인 가족이 매일 공적 마스크 한 장씩을 사용할 경우 비용은 월 18만원. 이는 4인 가족 최저생계비(월 185만원)의 10%다.재난은 가난에 더 가혹하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존 C. 머터 교수는 저서 '재난불평등'에서 "부자는 재난으로부터 멀리 피할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은 빈곤의 덫에 갇히거나 덫 안쪽으로 더욱 깊숙이 미끄러져 들어간다"고 했다.정부와 국회는 '마스크는 공공재'란 인식을 갖고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가가 무상제공하거나 국민건강보험 적용 방안(대한약사회가 정부에 건의한 상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무상제공은 무상급식과 같은 개념이다. 건강보험 적용의 경우 최소한의 본인부담금만 받고 가입자 1명당 매월 5~10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은 생각의 대전환에서 시작된다.

2020-06-14 15:00:00

[야고부] 격하운동

[야고부] 격하운동

1953년, 스탈린이 죽자 그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시작됐다. 30년 넘게 이어진 폭압 통치와 정상을 벗어난 스탈린의 행적이 낱낱이 고발된 것이다. 이른바 '스탈린 격하운동' '탈스탈린화'로 불리는 이 움직임은 1956년 소련 공산당 제20차 전당대회 당시 니키타 흐루쇼프의 스탈린 비판 연설로 정점에 달했다.이후 소련은 스탈린주의를 기치로한 국가 정책뿐 아니라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묵은 때를 벗기 시작했다. 방부처리돼 레닌묘에 나란히 안치된 스탈린의 시신은 1961년 크렘린궁 뜰로 옮겨졌고 그의 조각상과 기념물도 모두 철거됐는데 소련권 공산국가 전체에 적용된 의무 사항이었다.소련과 동유럽, 중앙아시아 여러 공산국가가 채택한 '스탈린' 관련 지명이 거의 사라진 것도 탈스탈린화의 단면이다. 대표적으로 러시아의 스탈린그라드는 볼고그라드, 우크라이나의 스탈리노는 도네츠크로 바뀌었다. 타지키스탄의 수도 스탈리나바드는 32년 만에 옛 이름인 두샨베로 되돌아갔다.얼마 전 미국 미네소타주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인종주의자에 대한 격하운동으로 확대되고 있다. 흑인 차별의 불씨를 지핀 미국과 유럽의 역사적 인물에 대한 격하운동이 함께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노예제를 찬성한 미국 남부연합의 로버트 리 장군을 위시해 아메리카 대륙 발견자이자 약탈자로 평가되는 콜럼버스의 동상이 분노한 시위대의 밧줄에 걸려 넘어졌다. 또 '콩고의 학살자'로 불리는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2세, 영국령 남아프리카 제국의 창설자인 정치가 세실 로즈 총독, 처칠 영국 총리의 동상도 표적이다. 인종차별 영화로 지목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도 격하운동에서 예외가 아니다.이런 격하운동은 과거 인물들이 남긴 역사적 유산을 사실에 기반해 재평가함으로써 그 책임을 되묻는다는 점에서 지체된 정의에 대한 반성의 의미가 강하다. 청산하지 않은 과거사는 늘 대립과 갈등의 불씨가 된다. 재평가를 통한 엄격한 해석과 사회적 합의가 급한 이유다.

2020-06-12 18:39:20

[야고부] 달비골 별서와 붓꽃

[야고부] 달비골 별서와 붓꽃

'뜰에 핀 붓꽃이 향산(香山) 선생 붓이 연상되어 보냅니다.'코로나로 일상의 삶이 사라진 지난달 12일 한 장의 사진이 눈에 확 들어온다. 2003년 공직을 퇴직, 시간이 지났지만 대구수목원 조성에 한 역할을 했던 공직 시절처럼 대구 역사를 공부하면서 대구의 산하와 환경, 자연을 벗 삼아 식물과 꽃들을 찾고 아끼는 마음은 변함없는 그였다.그런데 그가 보낸 붓꽃에 담긴 사연이 남다르다. 향산은 대구의 독립운동가로, 1915년 눈이 펑펑 내리던 정월 보름 앞산 안일암에서 시 짓는 모임 즉 시회(詩會)를 가장하여 조선국권회복단이란 비밀결사를 만들고 통령(統領)을 맡았고, 파리장서운동에도 깊이 관여했으며, 일제 고문으로 1942년 생을 마칠 때까지 독립운동에 나선 인물 아니던가.그가 굳이 달비골을 찾아 아무도 모르는, 그래서 찾지도 않는 한 채의 오래된 집에 들러 붓꽃을 하염없이 바라본 까닭은 있다. 100년 전, 대구의 월배 달비골 한적한 산자락에 지은 향산의 별서(別墅)는 시도 짓고 몰래 독립의 꿈을 꾸던 곳, 또 구름을 바라보던 첨운재(瞻雲齋), 송석헌(松石軒)으로 알려진 곳이 어느덧 세상에서 잊힌 때문이다.그러다 지난 2018년, 향산의 손녀(윤이조)가 할아버지에 대한 어렴풋한 기억과 별서에서 즐겁게 뛰놀던 어린 시절 추억을 더듬어 출간한 책 '지나간 것은 다 그립고, 눈물겹다'로 다시 세상에 소개된 곳이다. 하지만 그런 사연이 깃든 그곳에서 광복의 꿈을 꾸다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뜬 사실을 과연 누가 알기나 할까.그것을 답답하게 여겼던 그였기에 그날도 발길을 옮겼다가 마치 향산이 과거 독립의 꿈을 꾸며 심기나 한 듯한 붓꽃이 집 뜰에 곱게 핀 모습이 시를 짓던 향산의 붓으로 보였던 모양이다. 뜰에 핀 붓꽃을 보고 글을 쓰고 광복을 그렸을 향산을 알리고 싶은 그의 마음이 닿았을까. 아니면 안달하던 마음이 통했을까.최근 그곳에 안내판과 글이 걸렸다. '첨운재 독립운동 모의장소'라는 표시와 향산의 독립운동, 옛 활동에 관한 간단하지만 필요한 설명을 담은 안내판이다. 대구시 도시공원관리사무소에서 자료를 찾고 정보를 모아 최근 설치한 결과다. 잘 보이지 않지만 대구의 소중한 자산을 아끼는 퇴직 공무원 이정웅 씨의 마음과 시청의 조치가 반갑다.

2020-06-12 06:30:00

[관풍루] 권영진 대구시장, 시민 전체 대상 코로나 2차 긴급생계자금 지급 계획 밝히자 시민 반응 엇갈려

○…권영진 대구시장, 시민 전체 대상 코로나 2차 긴급생계자금 지급 계획 밝히자 시민 반응 엇갈려. "재정 모자란다" 계속 노래하고는 뒤늦게 선심 발동한 배경이 아리송.○…중국 정부, 코로나 문제로 대립각 세운 호주에 육류·곡물 수입 중단에다 관세 물리고 관광·유학 제한 보복. 툭하면 주먹 휘두르다 언젠가는 쇠고랑 차는 게 세상 이치.○…세계보건기구 "무증상 감염자 2차 전파 가능성 거의 없다" 밝혔다가 하루 만에 "오해가 있었다"며 발언 취소. 코로나 사태 이후 계속 욕먹고 비판받아 온 이유를 알겠네.

2020-06-12 06:30:00

[청라언덕] 친일과 반공 사이

[청라언덕] 친일과 반공 사이

친일 청산. 광복 후 7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다 풀지 못한 숙제다. 잊을 만하면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은 되풀이되고, 이에 동조하는 이들이 국내에도 활개를 친다. 이제라도 일제 잔재를 청산하자면 '정치적 탄압'이라는 딱지를 붙여 비난하는 이들이 꼭 있다.6일은 현충일이었다. 애국선열과 전몰장병을 기리는 날이다. 이 와중에 '친일 파묘(破墓·무덤을 파내는 것)' 논란이 불거졌다. 국립현충원에 묻힌 친일 인사들의 묘역을 없애자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부는 관련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특히 '6·25 전쟁 영웅'이라는 백선엽(99) 전 장군을 두고 말이 많다. 친일 전력(그가 설립, 운영했던 사학재단 선인학원의 총체적 비리가 아니라) 때문에 눈을 감아도 현충원에 안장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는 일제강점기 독립군 토벌에 앞장선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한 이력이 있다.간도특설대는 일부 고위 간부 외엔 조선인 위주로 운영한 특수부대. 일제의 괴뢰 정부인 만주국 소속이었다. 유능했지만 잔인함으로도 악명을 떨친 것으로 알려졌다. 백 전 장군은 1943년 4월 만주국군 소위로 임관, 2년간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했다.책 '간도특설대'(김효순 지음)에 따르면 백 전 장군의 회고록 '군과 나'(일본어판)에는 그곳에서 복무했던 내용이 나온다. 그는 간도특설대가 추격했던 게릴라 중 독립군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사죄는 없었다. 다만 동포에게 총을 겨눈 건 사실이고 비판을 받아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지금도 사죄, 반성은 없다.일제에 부역하던 이들은 해방 후 미 군정 치하에서 권력 집단으로 모습을 바꿨다. 미 군정은 통치 편의를 위해 이들을 청산하는 대신 기용했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도 한몫했다. 1949년 6월 6일 무장경찰들이 반민특위에 난입, 무력화하도록 조치했다. AP통신에 제 입으로 밝힌 얘기다.군인권센터에 따르면 현충원에 묻힌 친일 군인은 모두 56명(일본군 20명, 만주군 36명). '친일인명사전'을 참고해 파악한 숫자란다. 만주군 중 14명은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했다. 이들은 모두 해방 후 국군으로 임관했고, 반공의 최전선에 섰다. 이 중 백 전 장군을 포함해 46명이 별을 달았다. 친일 행위자들이 반공주의자로 간판을 바꿔 승승장구한 셈이다.보수, 우파라는 이들은 백 전 장군을 반공에 앞장선 민족 원로라 추앙한다. 미래통합당은 그가 마땅히 서울 현충원에 묻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일본과 싸운 이순신 장군, 홍범도 장군에 견주며 영웅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마침 7일은 홍 장군이 독립군을 이끌고 일본군을 대파한 '봉오동 전투 100주년'이 되는 날. 홍 장군의 유해는 이역만리 카자흐스탄에 묻혀 있다.이 갈등은 지난해 서훈 논란을 빚은 약산 김원봉의 경우와 묘하게 대비된다. 의열단 수장이었던 그는 일제에 맞서 치열하게 무장 독립투쟁을 하다 해방 후 북한 정권에 몸담았다. 일제와 싸우다 북한으로 간 약산은 거부하면서 일제를 위해 총칼을 잡다가 북한과 싸운 백 전 장군은 품는다? 친일은 반공으로 충분히 덮을 수 있는 문제라는 건가. 반공으로도 지우지 못할 죄 아닌가.일제의 폭정에 맞선 항일 행위는 자신의 목숨에다 가족, 집안, 친구까지 파멸로 몰아갈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 고난을 감내하지 않았다고 비난하긴 어렵다. 그렇다고 그 반대편에 섰던 이들을 미화해선 안 된다. 나중에 사회 지도층이 됐다면 더욱 그렇다.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서도 그런 역사가 반복돼선 안 된다.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2020-06-11 18:32:53

[야고부] 빵 조각과 기본소득

[야고부] 빵 조각과 기본소득

코로나19는 여러모로 전대미문의 바이러스다. 현대 문명사회의 약한 고리를 파고들어 미증유 변화상을 곳곳에서 이끌어내고 있다. 요즘 국내 정치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인 '기본소득'(Basic Income) 논쟁도 코로나19가 없었다면 지금 같은 폭발력을 발휘할 수 없었을 것이다.우리나라에서 기본소득은 진보 정치세력의 전유물 성격의 어젠다(의제)였는데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빵 한 조각'(물질적 자유론)을 하늘로 쏘아 올리며 사회 담론의 한복판에다 올려놨다. 기본소득 의제를 보수 야당에 선점당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낀 진보 진영 대권 주자들이 경쟁에 가세해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사실 '복지'는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는 기준점이 아닐 수도 있다. 현대의 상당수 복지정책은 서구 보수 정당들에 의해 고안됐다. 싫든 좋든 우리나라에서 '기본소득 열차'는 이미 출발했다고 봐야 하며 차기 대통령 선거를 좌우할 핵심 의제가 되는 것도 거의 확실해 보인다.기본소득제는 핵폭탄급 의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로봇과 인공지능에 의해 일자리를 빼앗길 국민들을 구원할 수도 있지만, 재정난을 야기하고 생산성을 떨어뜨려 나라를 주저앉힐 수도 있다. 우리 국민 1인당 월 30만원의 기본소득을 준다고 가정하면 연간 187조원이 들고, 60만원이면 374조원이 필요하다. 올해 정부 예산의 37%, 75%에 이를 정도로 막대한 재원인데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가 관건이다.또한 기본소득제는 시혜성 정책 차원을 넘어 복지 체계의 대전환을 의미한다. 경제적 파급 효과가 너무 크기에 경제적 관점의 정책으로 간주하는 학자들도 있다. 기본소득제 추진을 위해서는 세금 및 기존 복지제도의 전면적 개편과 국민적 합의가 반드시 전제돼야 함은 이 때문이다.기본소득제는 핀란드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실험을 했다가 실패했고 스위스에서는 국민투표에 부쳤다가 부결된 바 있다. 기본소득 전면 실시는 전인미답의 영역인데 북유럽 복지사회 국가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우리나라가 너무 앞서 나가려는 듯한 인상이다. 지금이 기본소득제를 논의할 시점인 것만은 분명하다. 사회적 토론과 숙의는 필요하지만 기본소득이 대선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2020-06-11 06:30:00

[관풍루] 정부, 각종 당근책 제시하며 리쇼어링 기업에만 눈독 들이자 향토 중소기업들 ‘우리에게도 관심 좀 가져 달라’ 호소

○…정부, 각종 당근책 제시하며 리쇼어링 기업에만 눈독 들이자 향토 중소기업들 '우리에게도 관심 좀 가져 달라' 호소. 산토끼 잡는다고 집토끼 굶는 줄 모른다는 말씀.○…국방부,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이전 부지 선정과 관련, '우보 단독 후보지는 어렵다'는 입장 재확인. 이래도 저래도 안 될 것 같으면 차라리 확 엎어 새 판을 짜시지요.○…북한이 남한을 '적'이라 칭하며 남북 통신선 완전 차단해도 여권, 남북 합의 파기 유감 표명도 않고 대북 전단 탓만. 그리 큰소리 내는 것 보면 남쪽에 믿는 구석이 많은 모양.

2020-06-11 06:30:00

[데스크 칼럼] 대구놀이

[데스크 칼럼] 대구놀이

또 대구다. 이번엔 이용수 할머니다. 대구와 연결될 게 없는 거 같은데도 엮였다. 정의기억연대 및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관련 의혹을 제기한 기자회견 이후부터다.대구라는 프레임이 씌워지는 순간 본질, 핵심은 흐려지고 진영, 이념 싸움으로 변질된다. 대구 비하 발언 등 비난과 비방이 쏟아진다. 그런데 주로 온라인상이라 어떻게 해볼 도리도 없다. 일일이 맞대응할 수도 없고, 대구 기질상 맞설 전투력도 약하다. 늘 그렇듯 '대구놀이'가 시작되면 게임은 끝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다.위안부 할머니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용수 할머니가 대구에 산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가차 없이 대구 프레임이 씌워졌다. "어쩐지 기자회견을 대구에서 하더라" "참 대구스럽다" "대구가 대구했다" "대구 할매" 등 지역 비하·혐오 발언이 쏟아졌다. 할머니가 사는 곳이 대구고, 기자회견을 대구에서 했을 뿐인데 말이다. 대구 역시 어김없이 훼손됐다.이 할머니는 힘이 없는 국가 탓에 꽃다운 나이에 일본제국주의의 군홧발에 짓밟힌 우리의 자화상이자 자존심이다. 청춘은 도륙당했고, 평생 치욕의 삶을 살아야 했다. 이유는 하나. 조국이 지켜주지 못해서다.일제 치하에서 벗어났지만 지금도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일본도 아닌 이 땅의 아들 딸, 손자 손녀 같은 이들로부터 정체성을 부정당하고 조롱을 당했지만 할머니 개인이 감당해야 했다. 여기에다 지역 프레임까지 더해졌다.일제강점기 때 할머니를 지켜주지 못했던 그 국가는 이번에도 힘이 없었다. 한 달 동안 보고만 있었다. 뭐라고 한마디 할 만한데도 침묵했다. 지난달 7일 이용수 할머니의 1차 기자회견 후 할머니에 대한 비방이 시작된 뒤 한 달 만인 지난 8일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운동의 역사다"라고 했을 뿐이다.이 할머니가 대구에 사신다는 이유로 욕을 먹어야 할 이유는 단연코 없다. 대구 또한 마찬가지다. 힘없는 나라 탓에 씻을 수 없는 치욕을 당하고도 위축되지 않고 평생을 위안부 활동가로 당당하게 살아오신 분이 대구에 계신 것은 자랑할 일이다. 대구 역시 국채보상운동, 독립운동 등 항일투쟁에 앞장선 자랑스러운 도시로 이 할머니에게 힘이 되는 곳이지 비아냥의 대상이 아니다.코로나19 사태 초기 대구 시민은 코로나는 물론 '대구 코로나'라는 조롱과도 싸워야 했다. 특정 종교로 인한 감염 확산인데도 욕은 대구가 먹어야 했다. 그러나 대구 시민들은 화살을 그들에게 돌리지 않았다. 그냥 맞았다. 지난 총선 직후엔 졸지에 일본의 한 도시가 될 뻔도 했다. 총선 결과를 두고 '독립해 일본 가라'는 말도 안 되는 막말까지 들었다. 어느 지역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사건사고인데도 대구에서만 터지면 '고담'이 됐다.과도한 인신공격과 비방을 견디다 못한 할머니 측은 사실과 다른 도 넘은 비난에 대해선 법적 대응을 하기로 했다. 대구에 대한 근거 없는 명예훼손과 비방이 계속된다면 대구도 지역의 이름으로 집단 명예훼손 소송을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오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대구 비방에는 정치적 이유, 현대사적 이유, 기질적 이유 등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 더 이상도 아니다. '대구놀이', 이젠 그만할 때가 됐다.

2020-06-10 16:32:43

[관풍루] 문재인대통령, “우리는 위안부 할머니가 없는 위안부 운동을 생각할 수 없다”고 윤미향 논란 관련 첫 언급

○…문재인 대통령, "우리는 위안부 할머니가 없는 위안부 운동을 생각할 수 없다"고 윤미향 논란 관련 첫 언급. '30년 동안 이용만 당했다'는 이용수 할머니 손 들어 준 것 맞나요.○…감사원 월성1호기 감사 발표 늦어지면서 한수원이 폐쇄 결정 위해 경제성 평가 조작했다는 의혹 일파만파. 애초 검은 것을 검다 하고 흰 것을 희다 했으면 없었을 일.○…북 통신선 차단 발표에 민주당,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반발"이라며 전단 살포 금지 촉구. 북이 연신 미사일 쏘아 대도 아무 말 않더니 갑자기 웬 전단 탓.

2020-06-10 06:30:00

[시각과 전망] 지방 무시한 유턴 기업 정책

[시각과 전망] 지방 무시한 유턴 기업 정책

코로나19 이후 찾아올 극심한 경기침체를 선제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특히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근 유턴 기업(리쇼어링: 외국에 투자한 자국 기업의 국내 복귀)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수년 전부터 제조업 기반 강화 및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유턴 기업 지원 정책을 시작했다. 하지만 수천억원을 들여 외국에 공장을 지었는데 해외 시장을 포기하면서 돌아오려는 기업은 아직까지 많지 않다.이런 상황에서 구자근 국회의원(미래통합당·구미갑)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1호 법안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김영식 국회의원(미래통합당·구미을)은 한국형 리쇼어링을 추진한다. 김 의원은 "지방 산단으로 돌아오는 기업에 더 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K-리쇼어링 정책 입법화를 위해 지역구 의원들과 손잡고 정책 연대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번에 국회에 처음 입성한 구미 지역 국회의원 2명이 유턴 기업과 관련해 한목소리를 내는 배경에는 구미가 처한 어려움이 있다. LG전자는 최근 구미 TV 생산 라인 일부를 인도네시아 TV 공장으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이런 와중에 구미에 있는 대기업 계열사가 수도권으로 옮긴다는 소문도 솔솔 풍겨 나오고 있다. 해당 기업은 부인하지만 이미 그룹 차원에서 내부적으로 결정이 내려졌다는 말도 나온다.다소 희망적인 소식도 들려온다. 구미산단 내 IT·가전용 소재 개발업체 아주스틸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국내 복귀 기업 인증을 완료했다. 신규 투자 지역은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주스틸은 임직원 290명, 매출 4천500억원 규모의 글로벌 강소기업이다. 회사 관계자는 "필리핀 공장을 철수해 국내로 유턴하는 건축물 내장재 생산 공장은 스마트팩토리를 90% 정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했다.아주스틸처럼 중국·베트남에 생산공장을 둔 구미산단 내 상당수 기업들도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있다면 국내 유턴을 안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과감한 인센티브와 획기적인 규제 개선, 노동시장 유연화 등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기업들이 유턴의 어려움 중 하나로 인건비 부담을 들고 있는데, 아주스틸처럼 스마트팩토리를 지원하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그러나 최근 정부가 발표한 유턴 기업 지원책은 기업 유치의 작은 불씨나마 지피려는 비수도권 지역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었다. 국내 유턴 기업에 대한 입지·시설투자·이전비용 보조금을 비수도권은 200억원으로 확대하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수도권은 첨단산업이나 연구·개발(R&D)센터에 한정해 150억원을 신설하겠다는 내용이다.김영식 의원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첨단산업과 연구·개발 영역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조차 "비수도권을 더욱 소외시키고, 수도권을 더욱 살찌게 하는 리쇼어링 정책은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며 소신 발언을 했다.비수도권 지역들이 한목소리로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지만 정부와 여당 어디에서도 이를 바로잡겠다는 분위기는 보이지 않는다. 더 가관은 정부가 유턴 기업 지원을 명분으로 사실상 공장총량제 해제 등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을 만지작거리고, 유턴 기업을 수도권에 우선 배정하겠다는 언급까지 한 것이다. 게다가 공공기관 추가 이전이라는 알맹이는 쏙 뺀 채 진행 중인 '혁신도시 시즌 2'에 대해선 묵묵부답이다. 정부와 여당에 과연 지방은 어떤 의미일까. 국가 균형발전은 책상 밑에 붙여둔 씹다 버린 껌인가.

2020-06-10 06:30:00

[야고부] 백선엽과 만네르하임

[야고부] 백선엽과 만네르하임

칼 구스타브 만네르하임. 핀란드의 군인으로 '겨울전쟁'(1939.11.30~1940.3.13)에서 소련을 패퇴시킨 전쟁 영웅이자 제6대 대통령이며 2차 대전 후 소련과 협상으로 핀란드의 소련 합병을 막은 인물이다. 이런 공로로 핀란드에서는 '국부'로 추앙되고 있다. 만약 그가 이 땅에서 태어났다면 필경 추앙은커녕 '민족 반역자'로 매도당했을 것이다.그가 태어났을 때 핀란드는 러시아 지배하에 있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자치가 허용됐는지, 러시아의 지휘 통제를 받는 핀란드군 장교의 양성이 목적이었지만 핀란드 군사학교가 있었다. 만네르하임은 여기로 진학했다가 적응을 못 해 퇴교당하고 러시아의 니콜라이 기병학교에 입학해 전교 10등이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이후 러시아 황제 근위대 기병장교로 임관해 러일전쟁과 제1차 세계대전에서 큰 전공을 세우며 중장까지 진급했다. 한국으로 치면 일본 육사를 나와서 일본군 남방총군(南方總軍) 총사령부 병참총감까지 승진한 홍사익(洪思翊) 중장과 같은 행로를 갔다고 할까. 물론 홍 중장은 마닐라 전범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으나 만네르하임은 러시아 2월 혁명 후 퇴역하고 핀란드로 돌아가 핀란드군 최고 지휘관으로 추대되는 영광의 '인생 2모작'을 일궜다는 근본적인 차이는 있지만 말이다.한국의 진보·좌파의 기준에서는 홍 중장도 마찬가지이지만(홍 중장의 생은 단순히 친일이란 잣대로 재단하기 어렵다는 국내외의 의견이 있었지만, 2009년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작성한 705명의 친일파 명단에 들어갔다) 만네르하임의 '친러' 경력은 그가 절대로 '국부'가 될 수 없는 조건이다. 핀란드 국민의 '민족정신'은 썩어 문드러진 것인가?만네르하임이 핀란드 국민에게 받는 대접과 대비해 백선엽 장군의 처지는 참으로 가슴 아프다. '다부동 전투'를 승리로 이끈 6·25 전쟁 영웅임에도 만주군 '간도특설대'에 근무했기 때문에(하지만 그가 독립군과 전투를 했다는 증거는 없다) 현충원에 묻혀서는 안 된다는 공격을 받고 있으니 말이다. 어쩌다가 우리 사회가 이렇게 배은망덕한 세력이 판을 치게 됐는지 가슴이 답답하다.

2020-06-09 21:03:38

[취재현장] 악의 평범성

[취재현장] 악의 평범성

일본 극우 세력의 헤이트 스피치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당원 모임 페이스북에 쏟아진 수많은 망발 중 하나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5월 초 윤미향 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유용 의혹을 처음 제기한 후 이곳에서 온갖 혐오 표현과 인신공격에 노출되고 있다. 최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영미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자 '이 할머니가 결국 사람을 죽게 하는구나' '오기와 노욕에 가득 찼다' '돈 욕심에 헛소리를 한다' 등 반인륜적 혐오 표현의 강도가 더욱 거세졌다.일부 친여(親與) 인사의 궤변이 이 할머니를 향한 막말을 부채질했다. '같이 고생했던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가면 좋다는 마음이 아니라 할머니는 특이하게 이걸 배신의 프레임으로 정했다'(우상호), '할머니가 고령으로 기억력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우희종), '기자회견문을 할머니가 직접 쓴 게 아닌 것이 명백하다'(김어준) 등 이들은 메시지보다 메신저를 공격하기 바빴다. 위안부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던 변영주 감독조차 "당신들의 친할머니들도 만날 이랬다저랬다 하지 않나. 그걸 받아 적는 언론이 문제"라고 했다.민주당 지도부는 침묵 아닌 침묵으로 이를 방조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 할머니가 제기한 의혹과 관련해 '사실 관계 확인이 먼저'라는 입장만 되풀이하다 최근 "신상털기식 의혹 제기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며 윤 의원을 감싸고 나섰다. 김태년 원내대표 역시 "어쨌든 윤 의원은 국민이 선출하신 분이다. 우리가 어떤 입장을 취하고 결정하는 데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윤 의원을 지지했다. 김해영 최고위원이 "당 차원의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며 당 지도부에서 유일하게 목소리를 냈다.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다. '21대 총선은 한일전'이라는 구호를 앞세워 당선된 윤 의원과 그 지지 세력들이 이제 이 할머니에게 진짜 위안부가 맞냐며 일본 극우와 한목소리를 낸다. 이 할머니를 '참 대구스럽다'며 지역 비하 발언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이들이 여전히 친일과 반일의 이분법적 사고에 갇혀 있는 동안 오히려 이 할머니는 "데모(시위) 방식을 바꾸고 한국과 일본의 학생들이 서로 왕래하면서 제대로 된 역사를 알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며 내일을 내다본다.문재인 대통령은 8일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운동의 역사다. 위안부 문제를 세계적 문제로 만드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셨다"며 이 할머니를 치켜세웠다. 이를 두고 강성 지지층의 이 할머니에 대한 2차 가해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한 문 대통령이 '중단' 지시를 내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경기가) 거지 같다"고 말했다가 지지 세력들로부터 이른바 '신상털기'를 당한 한 반찬가게 주인과 관련해 "그분이 공격받는 게 안타깝다"고 밝혀 사태 진화에 나선 바 있다.이처럼 자신이 숭배하는 권력자의 입을 맹목적으로 쳐다보고 그 권력을 비판하는 이에겐 조리돌림을 가하는 행태를 전문가들은 일종의 좀비 정치이자 전체주의 전조 현상으로 본다. 독일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저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악의 평범성을 소개했다. 홀로코스트와 같은 악행은 광신자나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가 저지르는 게 아니라 공감과 사유 능력이 부족한 평범한 사람들이 국가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순응할 때 발생한다는 설명이다.이 할머니를 향한 2차 가해가 수그러들더라도 악마의 잔상은 생생히 남을 듯하다.

2020-06-09 15:08:05

[야고부] 현충일에 읽은 글

[야고부] 현충일에 읽은 글

"…멀리 있는 당신에게 일자(一字) 서신(書信)을 통(通)하오니 희심견득(喜心見得)하여 객지(客地)에 있는 졸부(拙夫)를 상봉(相逢)한 듯이 바다주소서… 아무쪼록 몸 성히 잘 잇긔를 부탁합니다… 객지에 있는 졸부가 귀가(歸家)할 때까지 신체건강(身體健康)하여 주기 바란다…."1953년 어느 날, '객지에 있는 졸부'가 '멀리서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영수 엄마 앞'으로 보낸 편지를 아내는 8월 19일에 받았다. 1953년 4월 12일 강원도 금화지구 전투에서 전사해, '귀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 남편의 편지를 '영수 엄마'는 고이 간직하다 1998년 남편 곁으로 떠나면서 며느리에게 가보(家寶)로 물려줬고 이는 세상에 알려졌다.낡은 누런 종이에 한글과 한자를 섞어 '새삼스러이 백운(白雲)으로 하여금 동행(同行)하여 멀리 있는 당신'에게 안부를 전하는 남편은 '매일 고지에서 백병전(白兵戰)으로… 오랑캐를 무찌르고 있으니 안심(安心)하소서'라며 아내 걱정을 덜어주려 했다. 하지만 '영수, 민수'라는 두 자녀로 보이는 이름에 동그라미까지 친 '졸부'의 마음은 어땠을까.주인공 김종섭 하사 같은 '객지 졸부'의 가슴 아린 사연의 편지와 이야기가 어디 이뿐일까. 남과 북으로 허리 잘린 채 다시 맞은 6·25전쟁 70주년 현충일, 6일 오전 10시 추념의 소리는 도심 소음 속에서도 1분간 울려 퍼졌다. 조기(弔旗)를 단 집은 비록 띄엄띄엄이긴 했지만 그래도 이날을 잊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는 증거니 다행이랄까.이런 현충일에 읽은, 이산가족의 아픔을 절절히 읊은 경북 성주 출신 김태수 시인의 시집 '외가 가는 길, 홀아비바람꽃'은 우연인가, 인연인가. 전쟁 직전 북쪽 평안북도 희천에서 만난 총각의 고향, 성주로 시집가는 딸의 신행(新行)을 따라왔다가 결국 6·25로 죽어서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시인 외할머니의 애절한 망향가(望鄕歌)가 애달프다.가보가 된 김종섭 하사의 편지와 남북 이산의 아픔과 함께 망향의 슬픔을 담은 시집 한 권으로 70주년을 맞은 6·25를 다시 생각한다. 현충일 조기를 내리는 늦은 시간, 어둠 속에 사라진 낮이 다시 밝은 새 아침이 되듯 잘린 허리는 다시 하나로 이어지겠지. 김 시인의 절규처럼 '압록강이건 두만강을 건널' 때도 오리라. 언젠가는 꼭.

2020-06-09 06:30:00

[관풍루] 군위·의성군수 빠진 경북 21개 지자체장 경북도청에 모여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 선정 촉구 결의문’ 채택

○…군위·의성군수 빠진 경북 21개 지자체장 경북도청에 모여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 선정 촉구 결의문' 채택. 아무리 촉구해 봐야 후보 지역 군수들 빠지면 공염불.○…이용수 할머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제 행사'서 "위안부 팔아먹은 수요집회 중단하라" 오열. 그래도 수요집회 계속하겠다는 것 보면 밥줄이 질기긴 질긴 모양.○…북, 대북 전단 살포 두고 우리 정부 향해 "철퇴로 대갈통을 부수겠다"며 맹비난. 서둘러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 만들려는 것이 '대갈통' 부서질까 겁이 나서였어(?).

2020-06-09 06:30:00

[세풍] 文 대통령은 무엇을 팔고 있나

[세풍] 文 대통령은 무엇을 팔고 있나

철학자 미셀 푸코의 역사에 대한 정의는 신랄(辛辣)하다. 그는 "역사란 객관적인 과학이 아니라 한 계급, 혹은 한 세력의 이데올로기 투쟁의 도구"라고 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문재인 정권의 '역사 뒤집기'가 푸코의 명제를 증명하고도 남는다. 집권 세력에게 역사는 반대 세력을 제압하는 '투쟁의 도구(道具)' 역할을 하고 있다.총선에서 177석으로 몸집을 불린 더불어민주당이 '적폐 청산 시즌 2' 깃발을 올렸다. 시즌 1에선 전·전전 정권 단죄(斷罪)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엔 역사 뒤집기를 무기로 들고나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선전포고는 섬뜩하다. 그는 의원들에게 "잘못된 현대사에서 왜곡된 것들을 하나씩 바로잡아 가는 막중한 책무가 여러분에게 있다"고 했다. 여당은 역사 바로잡기라고 강변하지만 역사 뒤집기다.민주당이 고쳐 쓰려는 역사는 나열하기가 숨이 찰 정도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을 비롯해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 사건, 5·18 민주화운동, 유신, 여순 사건, 제주 4·3 사건에다 구한말 동학운동까지 들먹이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등 현충원에 묻힌 인사들을 타깃(target)으로 한 친일파 파묘(破墓) 법안 제정도 서두르고 있다.집권 세력의 역사 뒤집기는 오랜 시간 뜸을 들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직전 대담집에서 "가장 강렬하게 하고 싶은 말은 주류 세력 교체"라고 했다. 갈아치우고 싶은 주류 세력은 보수·산업화 세력이다. 이들에게 친일·독재·부패의 낙인을 찍어 주류 세력 교체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역사 뒤집기가 목표로 하는 것은 명확하다. 집권 세력의 정권 연장 도구이자 반대 세력의 집권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수단이다. 문제는 정권이 정치적 이익을 목적으로 역사를 활용할 때 일어나는 '역사의 정치적 남용'(political abuse of history)이다. 노무현 정권에서 조사한 KAL 858기 폭파 사건 결과조차 받아들이지 못하겠다, 한 전 총리에 대한 대법원 판결마저 뒤집겠다는 것이 딱 그렇다. 조선시대 사화(士禍), 부관참시(剖棺斬屍)가 재연될 판이다. 역사의 정치적 남용은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념·진영 갈등만 증폭시킬 뿐이다.역사에 대한 집권 세력의 해석 독점과 이중 잣대도 문제다. 우파 흠집 내기에는 집요한 반면 좌파의 흑역사에 대해서는 모르쇠를 넘어 관대하다. 대법원에서 진보 성향 대법관까지 만장일치로 판결한 한 전 총리 사건은 다시 들추면서 위안부 할머니를 수십 년간 정치적·사적으로 이용한 의혹을 산 윤미향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감싸기에 급급하다. 또 하나의 내로남불이다.문 정권의 역사 뒤집기 종착역이 대한민국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로 만드는 데 있는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정권을 잡은 세력이 정치적 이익에 따라 역사를 뒤집는 악순환이 반복하는 길을 문 정권이 활짝 열었다.힘을 모아 위기 극복에 나서도 모자랄 판에 과거를 다시 들추는 프레임으로 갈등을 증폭시키고 국력을 소진하고 있다. 문 대통령부터 '6·25 남침 주역' 김원봉을 '국군의 뿌리'로 칭송하고, 툭하면 친일 잔재 청산을 들먹이는 등 과거로 달려가고 있다. 문 대통령의 롤 모델(role model)이자 경제 대공황을 극복한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희망이 없는 국민은 반드시 멸망한다"고 했다. 나폴레옹은 "지도자는 꿈을 파는 상인(商人)"이라고 했다. 희망·꿈은 과거에 있지 않고 미래에 있다. 문 대통령은 지금 국민에게 무엇을 팔고 있나?

2020-06-08 18:51:24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