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뉴스Insight] 공직자 재산등록만으론 부족하다

[뉴스Insight] 공직자 재산등록만으론 부족하다

행정고시와 사법고시, 기술고시, 지방고시 등 각종 고시 출신의 공직자 상당수는 명예와 함께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유지한다. 우리나라 공직자의 월급이 많지 않은데도 그렇다.기자 활동으로 여러 출입처를 다니면서 알게 된 간부급 공직자들은 대부분 장가를 잘 갔다는 느낌을 받는다. 의사, 약사 등 돈을 잘 버는 부인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아니면 재력 있는 처가를 두고 있다.'돈이 지배하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들 공직자의 처세는 매우 현명해 보인다. 검사나 판사 월급으로 얼마나 소신껏 일할 수 있을까. 스스로 사퇴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나 판사 출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장가를 잘 간 것 아닌가.1급 공무원을 지낸 친구의 해석은 이렇다. 주위를 보면 의도적인 것은 아니고 고시 합격 후 중매를 통하다 보니 그런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하지만 경제적 안정 속에 승승장구하는 공직자는 극히 일부이며 대다수는 박봉 속에 명예를 지키며 살고 있다.일부 공직자의 내부 정보를 활용한 부정한 행위는 예나 지금이나 끊임없이 존재했다. 이들은 돈에 대한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땅과 집, 주식 등 각종 투기 행위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다. 승진 대신 돈이 되는 보직을 택하는 이들이 공공연히 있을 정도였다.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수도권 공공개발지역 땅 투기 의혹 파문이 우리나라 공직자 전체로 확산 중이다. 연일 공직자들의 내부 정부를 이용한 땅 투기, 집 투기 사례가 터져 나오고 있다.공무원과 선출직 공직자들의 투기 의혹 확산으로 민심이 요동치자 정부와 여당이 극약처방을 꺼내 들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은 지난 19일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부동산 관련 업무를 하는 공직자는 재산등록을 의무화하고, 앞으로 공무원·공공기관·지자체·지방 공기업을 포함한 모든 공직자로 재산등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공직자 부동산 거래 시 사전신고제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현재 우리나라 공직자윤리법은 4급 이상 공무원(일부 특정 분야는 7급 이상)과 공직 유관단체 임직원에 대해서는 재산등록, 1급 이상 고위공직자는 재산 공개를 하도록 하고 있다. 등록 재산은 해당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심사하고 있다.시행 중인 공직자 재산등록과 공개제도가 고위 공무원이나 국회의원 등 선출직의 비리를 과거보다 억제한 것은 사실이다. 치열한 경쟁이 뒤따르는 고위직이나 선출직에 오르려면 재산 문제 등 자기관리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재산등록을 모든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까지 확대하면 공직 사회 전반을 깨끗하게 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공직자들이 연루된 투기나 뇌물수수 등의 비리가 줄어들 것이다. 공직자들은 해마다 늘어나고 줄어드는 재산에 대해 소명해야 하는 만큼 심리적 압박을 받게 되고 본인이나 배우자, 직계존비속의 재산 관리에 신경을 기울이게 된다.우리 사회는 공직자들에게 점점 더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과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 김영란법을 통해 이를 학습하고 있다. 언론인도 김영란법 대상인데, 시행 초기에는 불만과 불편이 있었지만 매사 조심하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추고 있다. 김영란법은 공직 사회 전체에 큰 영향을 미쳐 그동안 관행이란 이름으로 이뤄지던 폐단을 줄이고 있다.하지만 모든 공직자의 재산을 등록하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국민 신뢰를 얻으려면 신고 재산에 대한 꼼꼼한 검증이 필요하고 허위 등록과 부정한 재산축적에 대한 단호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현재 1급 이상으로 한정한 공개 범위도 확대되어야 한다.차명 투기에 대한 제도적인 한계도 있다. 재산등록은 본인과 배우자, 직계존비속으로 제한돼 형제·자매나 배우자 친인척 명의 등으로 차명 투기를 하면 걸러낼 방법이 없다. LH 파문으로 대구시와 경상북도에서도 대규모 도시개발사업 땅 투기 의혹을 전수조사하고 있는데 해당 지역 원주민들은 공직자 형제의 배우자 명의 등 차명으로 투기가 이뤄졌는데 이를 밝혀낼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더불어 투기 행위가 공직자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치유가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 사회는 투기와 투자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총체적인 도덕 불감증으로 사회 전체가 투자를 명목으로 투기에 빠져들고 있다. 투기로 절대 득 볼 수 없는 법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국제투명성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9년 부패인식지수(청렴도)는 5.9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가운데 27위로 하위권이다. 일본(7.3)을 비롯한 OECD 회원국 절반인 18개국의 부패인식지수가 7점 이상인 것을 고려하면 갈 길이 멀어 보인다.

2021-03-25 06:00:00

[야고부] ‘문재인 시대를 살아보니’

[야고부] ‘문재인 시대를 살아보니’

'백년을 살아보니'. 1920년생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2016년 출간한 책이다. 직접 백 년을 살아보니 삶이 이렇더라는 저자의 담담한 고백이 담겨 있다. 책에서 김 교수는 인생의 황금기는 60세에서 75세라고 했다. 60세부터 세상사를 두루 이해하며, 75세까지는 얼마든지 정신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올해 101세가 된 김 교수와 61세로 '인생의 황금기'를 살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만난 게 장안의 화제가 됐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2주간 자택에서 칩거하다 첫 나들이 대상으로 원로 철학자인 김 교수를 만났다. 윤 전 총장 부친과 김 교수가 친분이 깊은 데다, 윤 전 총장이 김 교수의 책 '백년을 살아보니'를 읽고 감명을 받은 게 만남의 계기가 됐다.40년 터울인 두 사람의 대화에서 반가운 단어들이 많이 등장했다. 윤 전 총장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것 같다"는 말에 김 교수는 "지금 청와대나 여당에서 꺼내는 이야기는 국민 상식과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화답했다. 공정과 정의, 애국심도 대화의 소재가 됐다. 문재인 정권 4년 동안 의미가 변질됐고, 실종됐고, 시궁창으로 굴러떨어진 단어들이다. 문 정권 인사들이 그렇게도 외쳤던 단어들이 두 사람 대화에 등장했다는 게 아이러니하다.김 교수의 "편 가르기를 하면 안 된다"는 말도 시선을 끌었다. "정의는 정의고 불의는 불의인데 편 가르기를 하면 잣대가 하나가 안 된다"고 했다. 문 정권의 편 가르기에 고초를 겪었던 윤 전 총장으로서는 가슴에 와 닿는 조언이었을 것이다.아프리카 속담에 '노인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중국에는 '노마지지'(老馬之智)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늙은 말이 길을 잘 찾아간다는 뜻이다. 오랜 인생 역정을 통해 터득한 경험과 지혜가 소중하다는 비유들이다. 1세기가 넘는 삶을 산 김 교수로부터 대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 전 총장이 정치는 물론 인생의 지혜도 터득했기 바란다.사족(蛇足)을 달면 김 교수 책에서 불현듯 문 정권 4년을 결산하는 책 제목이 떠올랐다. '문재인 시대를 살아보니'다. 우리 국민이 이런 제목으로 각자 책을 쓴다면 어떤 단어들과 내용이 들어갈지 불문가지(不問可知)일 것이다.

2021-03-25 05:00:00

[관풍루] 박범계 법무부 장관, 한명숙 뇌물수수 위증교사 의혹 무혐의 결정 회의록 공개하겠다는 대검 제안 거부

○…박범계 법무부 장관, 한명숙 뇌물수수 위증교사 의혹 무혐의 결정 회의록 공개하겠다는 대검 제안 거부. 대검 회의에서 수사 검사에게 질문할 기회를 스스로 차 버린 임은정 검사의 '꼬리 내리기'와 판박이.○…한국 정부, 유엔이 19년 연속 채택한 북한인권결의안 공동 제안국에서 올해도 빠져 3년 연속 불참. 국제사회 비난에도 '대북전단금지법' 입법 강행했는데 이것쯤은 여반장(如反掌)이겠지.○…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딸 입시 비리 의혹 무혐의 처분한 검사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당시 서울서부지검 형사 5부장)으로 확인. 민주당이 '왜 그랬어'라고 탄식하겠군.

2021-03-25 05:00:00

[데스크칼럼] 시절 따라 춤추는 투자와 투기

[데스크칼럼] 시절 따라 춤추는 투자와 투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개발지 투기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요즘, 택지 개발과 주택 공급을 책임지는 공기업 직원들이 개발 정보로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것은 당연히 공분을 살 일이다. 콘크리트 지지율을 보이며 어떤 악재에도 추락하지 않던 대통령 지지율이 LH 사태 이후 급락하는 것을 보면 국민들이 얼마나 부동산에 대해 민감한지 알 수 있다.대한민국은 어떻게 보면 '부동산 공화국'이다. 집값이 널뛰기하듯 등락하고 서울 강남과 대구, 부산의 일부 지역은 아파트 한 채 가격이 10억~20억원을 넘어섰다. 부동산 버블 시대 일본 전체 땅을 팔면 미국 땅을 사고도 남는다는 말이 있었다. 현재 대한민국도 한 채에 수십억 원에 이르는 강남 아파트 대단지를 몇 개 통째로 판다면 웬만한 나라 전체 땅을 살 수 있을 것이다.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부동산 전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딱히 물려받은 재산이 없는 직장인이라면 쉽게 엄두를 낼 수 없는 것이 대도시 아파트 가격이다. 월급을 모아서 집을 산다는 것이 힘든 만큼 발품을 팔아 아파트 청약 당첨을 받은 뒤 분양권을 팔고,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재건축 단지에 투자를 하는 것은 보편적인 투자 방법이다.부동산을 통한 재산 증식에는 보수와 진보, 좌와 우도 없다. 대한민국에서 중산층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또는 부의 축적을 위한 필수 아이템일 수도 있다.하지만 부동산을 통해 받는 국민들의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무주택자는 집 한 채 장만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하고 고가 주택 소유자나 다주택자는 세금 폭탄의 짐을 메고 살아야 한다.여기에다 집값 추이에 따라 춤추는 일관성 없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폐해도 국민들의 몫이다.'미분양 아파트 구입 시 5년간 양도세 면제'. 그리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2009년과 2013년, 정부는 두 차례에 걸쳐 미분양 아파트 구입에 대해 세제 혜택이란 카드를 꺼내 들었다. 리먼 사태 여파로 미분양이 넘치면서 건설 경기가 추락하고 준공 후 미입주 아파트가 급증한 때문이다. 정부가 아파트 구매를 처음으로 독려한 것은 IMF 이후다. '소비가 나라를 살린다'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아파트 구입은 물론 소비 장려 정책을 내놓았다.이 시절에 아파트를 구매하면 투자가 된다. 하지만 집값이 올라가면 투자는 묘하게 투기적 행위로 분류된다.이 시점이 되면 정부는 아파트 가격을 잡겠다며 1가구 2주택 양도세 중과세는 물론 분양권 전매 금지, 보유세 강화 카드를 꺼내 든다. 좀 더 부유한 사람들이 세수 부담을 더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시절에 따라 집 구매를 부추기던 정부가 어느 날 고가 주택 또는 다주택자란 이유로 보유세와 양도세 등 양날의 칼을 휘두르는 것에 대해서는 정서적 반감이 강할 수밖에 없다.아파트 가격은 항상 8~10년 주기로 변해왔다. 지금은 분양받은 아파트가 입주 때가 되면 가격이 폭등하고 있지만 어느 시기가 되면 미분양이 조금씩 늘어나게 되고 당연히 집값도 떨어지게 된다.대구만 해도 올해부터 입주 물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된다. 미분양이 사회적 문제가 될 때 정부는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사뭇 궁금하다.

2021-03-24 17:35:44

[뉴스Insight] 문재인 '표' 부동산 쇼(show) 이젠 그만…3기 신도시 철회하라!

[뉴스Insight] 문재인 '표' 부동산 쇼(show) 이젠 그만…3기 신도시 철회하라!

4.7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 투기 의혹'으로 불거진 땅투기 대란으로 청와대와 정부·민주당에 초비상이 걸렸다. 민주당 국회의원과 그 가족, 친인척, 청와대 직원, 민주당 지방의원과 지자체장, 고위 공무원 등의 땅투기 의혹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좌불안석이다.보궐선거 야당 후보들의 10년도 더 지난 부동산 의혹을 역으로 들춰내며 물타기 공세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모양새다. 이미 과거에 검증이 끝난 데다가, 정부·여당의 '물타기 수법'에 익숙해진 국민들의 반응이 시큰둥한 탓이다.때문에 청와대와 정부·여당으로서는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진정성을 인정받을 만한 더 자극적인(?) 뭔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지난주 말 열린 고위 당·정·청 모임에서 '공직자 재산등록 범위를 부동산 관련 업무를 하는 모든 공직자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이들이 투기로 얻은 부당이익은 3~5배 환수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또한 이번 사태에서 투기 목적의 농지취득이 문제가 된 만큼 농지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LH 등 부동산 관련 업무를 하는 공직자는 재산등록을 의무화하고 향후 공무원, 공공기관, 지자체, 지방 공기업을 포함한 모든 공직자로 재산등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얼핏보면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의 의지가 확고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동안 정부합동조사단이 보여준 행태와 마찬가지로 '보여주기 쇼(show)'에 불과하다.우리나라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은 약 150만명에 이른다. 이들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을 포함하면 4인 가족 기준으로 600만명이 재산등록 대상이 되는 셈이다. 이미 재산등록이 의무화된 고위공직자들도 차명거래 등으로 감시망을 피해간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마당에 60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부동산 거래를 추적한다는 것은 실효성 있는 현실적 공직자 부동산 투기 방지책이 될 수 없다. 막대한 행정력만 낭비할 뿐이다.투기 목적의 농지 취득에 관한 문제에 대한 농지법 개정 방침도 그렇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의 양산 사저 농지 취득과 대지로의 형질변경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설득력 있는 해명이나 처리가 없다.'투기로 얻은 부당이익의 3~5배를 환수하겠다.'는 것 또한 국민들의 분노를 삭이기 위한 일종의 속임수(?)라는 분석이다. '투기로 얻은 부당이익'을 환수하기 위해서는 우선 수사기관에서 차명 및 미공개정보를 이용했다는 투기 의혹을 밝혀 법원에서 유죄를 받아내고, 이를 소급 적용해 현재까지 발생한 투기 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비밀정보이용' 혐의 입증이 쉽지 않고, 소급 적용에 대한 논란까지 제기되는 만큼 실효성 있는 현실적 대책이라고 하기 어렵다.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문재인 정권은 아예 부동산 투기꾼을 잡을 의지 자체가 없다.'는 점이다. 노태우·노무현 정부 때 1, 2기 신도시 땅투기와 관련해 수사는 검찰이, 공직 감찰은 감사원이 해왔다. 따라서 공직자 부동산 투기 문제에 대해 가장 많은 노하우와 능력을 갖춘 곳이 검찰과 감사원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은 정부합동조사단을 구성하면서 경찰, 행안부, 국세청, 금융위, 국토부를 넣고 검찰과 감사원을 쏙 빼놓았다.그랬던 민주당이 이번에는 당장 수사에 착수할 수 있는 검찰을 둔 채 특검(특별검사)을 하자고 난리다. 특검 법안을 통과시키고 수사팀을 구성하려면 최소 한달 이상이 걸린다. 4.7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 때까지 국민의 분노를 돌리려는 '시간끌기 특검'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이 와중에 투기사범 수사를 총괄하는 경찰의 국가수사본부는 투기 의혹 폭로 1주일이 지난 뒤에야 LH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범죄 혐의자들에게 증거인멸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코미디는 이어진다. 비난이 확산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과 경찰이 협력하라고 했고, 이에 따라 취해진 조치가 '검사 1명 파견'이 전부다. 대통령 말씀이 어린아이 장난인가!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공무원이 아닌 LH 직원 부동산 투기 의혹은 경찰 소관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정부조사에서 이미 수십명 공무원의 땅투기 의혹이 드러났다. 얼마든지 검찰이 수사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여당, 청와대는 검찰의 손발을 묶고 풀어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그러면서 정부·여당은 국회의원과 청와대, 지자체장, 지방의원 등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를 하자고 한다. 감사원이 나서면 적격인 사안이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앞에서는 '전수조사'를 내세우며, 이에 대한 조사를 자신들이 다수인 국회 윤리위와 국민권익위에 맡기자고 주장한다. 국민권익위원장은 전현희 전 민주당 의원이다. 속셈은 빤하다. 어쨌든 '우리편 부동산 투기꾼'을 감싸야 한다는 절박감이 보인다.국민은 더 이상 바보가 아니다. 그동안 '거짓'과 '위선' '가짜' 촛불 정신에 속아 박수부대 노릇을 했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문재인 정권이 '정말' 부동산 투기 근절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3기 신도시 지정을 철회하라. 지금까지 드러난 투기의혹 대상자들은 '빙산의 일각'이거나 '아마추어' 수준이다. '진짜' '프로' 투기꾼은 신도시 지정 인근 지역에 차명으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땅을 확보하고, '차질없는 3기 신도시 추진'을 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이들은 문재인 정권 핵심 실세들과 '연결고리'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합리적 추론이다.서민주거안정을 위해 3기 신도시 추진이 '꼭' 필요하다는 억지는 그만하기 바란다. 다른 곳을 새로 신도시로 지정하든지,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도 수도권 주택 공급을 늘릴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참, 다시 한 번 물어보겠다. 문재인 정권이 언제부터 '주택공급'을 그토록 강조했나? 주택은 충분한데 투기꾼이 문제라고 했던 것이 바로 문재인 정권이다. 3기 신도시 투기꾼에 대한 조사와 수사는 얼렁뚱땅 하면서 '변죽'만 울리고, 3기 신도시의 차질 없는 추진을 강조한다면 '문재인 정권 핵심 투기꾼을 보호하기 위한 음모를 끝내 멈추지 않는다.'라는 비난과 오해(?)를 피할 길은 없을 것이다.

2021-03-24 06:00:00

[야고부] 여론의 진실

[야고부] 여론의 진실

역사 속 왕조의 끝은 대체로 좋지 않다. 그래서 뒷날 사람은 옛사람의 일을 거울로 삼아 경계로 삼기도 한다.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 언행을 삼가고 작은 징조나 조짐에도 새삼 마음을 다지곤 한다. 하지만 세상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기 일쑤이고 역사는 그렇게 굴렀다.옛사람이 앞날을 알지 못하니 흔히 점(占)을 친 까닭도 그렇다. 삼국유사가 전하는 고구려 보장왕 시절 추남이란 점치는 사람 이야기와 백제 의자왕 당시 무당의 점 설화는 의미가 있다. 나라의 흥망과도 연결된 탓이다. 물론 전하는 이야기를 뒷날 고려 때 기록한 것이라 논란도 있겠지만 그래도 곱씹을 만하다.왕이 함 속에 쥐를 넣어 추남에게 맞히게 했더니 '쥐 여덟 마리'라고 했다. 그런데 쥐는 한 마리였다. 추남을 죽이고 쥐의 배를 가르니 새끼 일곱 마리가 나왔다. 죽은 추남이 신라 땅 김유신으로 태어나자, 고구려는 첩자 백석을 보내 그를 죽이려 했지만 되레 백석이 죽고 고구려는 나라까지 망하게 된 사연의 설화이다.또 백제에서 귀신이 '백제가 망한다'고 외치고 땅속으로 들어가자, 파 보니 거북 한 마리가 나오고 등에는 '백제는 보름달, 신라는 초승달 같다'는 글이 있었다. 왕은 무당이 '보름달은 가득 찬 것이니, 차면 이지러지고 초승달은 차게 된다'는 점을 치자 그를 죽였다. 다른 사람이 '보름달은 성하고 초승달은 미미하다'고 하자 기뻐했으나 나라는 망했다.요즘은 이런 점의 역할을 여론이 대신하기도 한다. 여론은 국민의 마음이 담긴 민심의 흐름인 만큼 선거나 정치에서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숱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의 마음을 읽고 정치에 나서고 정책의 방향을 틀기도 한다. 그러나 두 왕조의 점 설화처럼 나쁜 여론은 흔히 무시된다.지금 문재인 정부도 비슷한 조짐이다.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나쁜 여론이 여럿이지만 당·정의 지도자는 이에 무딘 듯하다. 몇몇 지도자는 되레 더 당당하다. 그러나 비록 죽음을 맞았지만 점을 친 두 사람은 점의 진실을 말하고 역사에 남았듯이 지금의 여론 역시 정부·여당 사람의 외면에도 뒷날 진실을 말할 것이다. 여론의 진실은 4월 재보궐 선거와 내년 선거로 드러날 것이다. 봄 같지 않은 요즘이라 갑갑하지만 그래서 참고 기다릴 만하다.

2021-03-24 05:00:00

[관풍루] 추미애 전 법무, “국민이 부르면 나갈 준비 돼 있다”면서 내년 대선 출마 뜻 시사

○…추미애 전 법무, "국민이 부르면 나갈 준비 돼 있다"면서 내년 대선 출마 뜻 시사. 자신과 사사건건 대립각 세우던 윤석열 대권 지지율 1위 등극 보면서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라도 생긴 건지.○…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 수사 중인 경찰, 여아의 생물학적 아버지 찾기 위해 택배기사 100명 DNA 검사한 데 이어 구미 등 주변 시·군 산부인과 170곳 압수수색. 참으로 멀고도 험한 친부 찾기 퍼즐.○…팔거천 물고기 집단 폐사 원인 조사에서 "수질 이상 등 별다른 소견 없다" 결과 나와 사태 오리무중. 분석대로 수질 문제 아니라면 물고기들이 과민 반응해 떼죽음했다는 소린데 귀신도 머리 싸맬 노릇.

2021-03-24 05:00:00

[시각과 전망] 집권 민주당이 오판한 보궐선거

[시각과 전망] 집권 민주당이 오판한 보궐선거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정확히 2주 앞(4월 7일)으로 다가왔다. 부산은 이미 여야 후보가 확정돼 난타전이 한창이고, 서울은 어제(23일) 국민의힘‧국민의당 양당 단일 주자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확정되면서 선거판이 달아오르는 분위기다.이번 선거는 박원순‧오거돈 두 전 시장이 재임 중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명예 퇴진한 바람에 실시된다. 부끄럽기 짝이 없는 선거다. 이쯤 되면 이들의 소속 정당인 집권 민주당은 후보를 내는 일이 철면피한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 아니면 800억원이 넘게 드는 선거 비용의 절반이라도 부담하든지.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당헌까지 바꿔 가면서 오히려 두 도시 시장직을 사수하겠다고 나섰다. 그 당헌은 도덕성에 인품까지 갖춘 것으로 인식됐던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만들었다. 민주당이 당원과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내건 약속조차 휴지 조각으로 만들며 이번 보궐선거에 몰입하는 것은 내년 대통령 선거 때문임을 삼척동자도 안다.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절대 지지 않을 선거로 봤다. 지난 지방선거 때나 21대 총선 때 서울을 싹쓸이한 기억이 생생해서다. 서울 시민은 민주당의 절대 우군이었다. 그런 서울의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최근 여러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박영선은 오세훈‧안철수 모두에게 큰 표차로 패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부산시장 선거도 상황이 좋지 않다. 그러다 보니 하지 말아야 할 큰 우를 범했다. 가덕도 신공항 얘기다. 10여 년 이상을 고민하며 5개 시·도지사들이 지혜를 모으고, 외국 전문기관까지 나서 만든 국가 정책을 하루아침에 백지화시켜 버렸다. 그러고는 가장 꼴찌 점수를 받은 가덕도에 신공항을 만들겠다며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가덕도신공항 부지를 둘러보며 "가슴이 뛴다"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 버티는 국토교통부 관료들을 윽박질러 정부안을 만들게 하고, 기획재정부를 눌러서 예타 면제를 실행시킨 집권당. 이들은 가덕도에 공항을 만들고자 국가 행정체계를 무력화시켰다. 이게 모두 부산시장 보궐선거 때문이다.가덕도 신공항을 하고자 했다면 정권 집권 초기에 했어야 했다. 문 대통령이 부산을 방문했을 때 갓 당선된 오거돈 시장이 면전에서 가덕도 신공항 얘기를 꺼낸 적이 있다. 그때도 대통령은 원론적 입장 표명에 그쳤다. 그런 대통령이 3년이 지난 지금 왜 가슴이 뛰는지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하려면 그때가 맞지 않는가. 부산 경제를 살리고, 나아가 우리나라에도 제2관문공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득을 했다면 아무리 반대 여론이 심하다고 해도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기에 따를 수밖에 없는 일.불행히도 부산시장 선거에서의 가덕도 신공항 약발은 이미 끝난 분위기다. 이번 선거 국면의 최대 이슈도 아니다. 집권 여당이 온갖 무리수를 둬 가면서 법을 만들었지만 순탄하지도 않다. 공항에 사활을 걸었던 오거돈 전 시장 일가가 그 일대 부지를 소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오히려 역효과마저 나타나고 있다.민주당이 그들이 만든 당헌대로 이번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면 이런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었다. 신공항 문제에 휘둘리지 않아도 되었고,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LH 사태에도 좀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불과 1년 후면 또 시장을 뽑아야 한다. 그때 원칙을 지키는 정당이었음을 강조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 훨씬 낫지 않을까.

2021-03-24 05:00:00

[취재현장] 원주민 두 번 울리는 LH

[취재현장] 원주민 두 번 울리는 LH

기자는 지난해 10월 내 집 마련을 했다. 대구 수성구 끝자락의 구축 아파트를 소위 말하는 '영끌'해서 샀다. 그러면서 매일 지나가는 달구벌대로 출근길, 연호동 인근 도로변에 걸린 현수막들을 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연호공공주택지구에 토지를 수용당한 주민들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듣게 됐고, 그들이 본 투기 정황과 의심의 근거들을 가감 없이 들을 수 있었다. 그 이야기 속에서 기자 또한 투기 세력이 될 뻔한 상황이 기억났다.지난해 초봄쯤으로 기억한다. 독립 한번 해보겠노라고 열심히 부동산을 돌아다니던 시기였다. 그러다 한 공인중개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꽤 괜찮은 부동산 투자 정보가 있는데, 한번 오시겠어요?"라기에 찾아갔더니 그 공인중개사는 "어디어디가 아직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대구에서 마지막 남은 개발 가능 지역이다"며 "그곳에 빌라 한 채 사 두면 나중에 돈이 되니 지금 들어가시라"고 했다. 부동산에 'ㅂ'도 모르던 때였고 독립해서 살 곳을 찾던 터라 목적에 맞지 않다고 판단, 듣기만 하고 다른 살 만한 아파트를 찾아 달라고 했던 기억이 났다.연호지구 주민들을 만나 '빌라 쪼개기' 신공(?)을 듣는 순간 그때의 기억이 스쳐 지나가 지도를 다시 살펴봤다. 연호지구와 벗어난 곳이었지만 적어도 주거 목적으로 지어진 듯한 느낌이 아닌, 뭔가 어설프게 지어진 빌라 한 채가 그곳에 있었다. 그때 생각했다. '아, 나도 자칫 투기꾼 기자가 될 뻔했구나.'이 에피소드를 공개할 수 있는 건 결국 '투자'라는 이름으로 곱게 포장된 행위가 누군가에게는 눈물을 쏟게 만드는 '투기'가 될 수 있고, 적어도 나는 그런 함정에서 빠져나왔기 때문이다. 취재 과정에서 많은 연호지구 주민들을 만났는데, 그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은 "적어도 공정하게는 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이었다. 연호지구에서 몇 대 동안 수십 년, 아니 수백 년 이어 산 주민들은 정작 쥐꼬리만 한 보상금을 받고 쫓겨나듯이 나가야 하는 반면 돈 있는 투기꾼들은 아무런 제재 없이 원주민 행세를 하면서 받을 보상 다 받고 심지어 이주자보상택지까지 받느냐는 것이다.게다가 진짜 사람이 사는지 안 사는지 문제가 됐던 빌라에 초인종 한 번 안 눌러보고 거주 여부를 파악한 LH의 탁상행정적 실태 조사에 주민들은 더더욱 LH를 불신하게 됐다. 한 주민은 "LH 직원들조차도 '전기와 수도 요금으로 거주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은 이미 투기꾼들에게 파악이 된 상태'라며 푸념하더라"며 "그렇다면 다른 방식으로 투기 세력을 적발해서 그들에게는 보상을 하지 말아야 했는데 LH는 미동도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연호지구 주민들은 "이런 투기꾼들 때문에 조성 원가가 올라가면 아무리 이주자보상택지를 조성 원가의 80% 가격으로 분양받을 수 있다고 해도 진짜 농사짓고 살던 원주민들은 건드려 보지도 못한다"며 "이런 투기꾼 못 잡아내는 LH를, 거기에 직원들의 투기 의혹까지 드러난 LH를 우리가 어떻게 믿으며 어떻게 그들이 제시한 보상안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라고 하소연했다.자본주의 사회에서 투자는 권장돼야 할 덕목이다. 그리고 자신의 재산을 늘리는 방법이 적법한 방법이라면 욕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방법이 누군가의 눈물을 담보로 한다면 과연 그것이 옳은 투자일까? 적어도 이번 취재를 통해 깨달은 것은 '남의 눈물을 담보로 하는 투자는 나뿐만 아니라 나와 상관없는 사람에게도 죄를 짓는 행위가 된다'는 것이다.

2021-03-23 16:16:16

[야고부] 국내행 ‘추추 트레인’

[야고부] 국내행 ‘추추 트레인’

프로야구가 지난 20일부터 시범 경기로 2021 시즌 대장정의 출발을 알리고 있다.올 시즌 프로야구는 제대로 된 볼거리 하나를 추가했다. 대한민국이 낳은 최고 야구 선수로 꼽히는 진정한 메이저리거 추신수(39·SSG 랜더스)의 등장이다. 등번호 17번과 고가의 시계 선물, 방망이 무게 등 그와 관련된 일거수일투족이 연일 화제다.지난 2000년 삼성 라이온즈에 훌리오 프랑코라는 외국인 선수가 있었다. KBO리그 사상 역대 최고 용병 반열에 오른 그는 실력 못지않게 엄격한 개인 관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술, 담배는 물론 청량음료를 피했고, 단백질 위주 하루 7차례 식사 등 규칙적인 생활, 운동 태도는 혀를 내두르게 했다. 그때 나이가 42세(메이저리그에 1958년생으로 등록)였다.삼성에서 한 시즌 뛴 프랑코는 심판진의 견제 속에서도 132경기 타율 0.327, 22홈런, 110타점, 79득점, 12도루를 기록하는 준수한 성적을 냈다. 메이저리그 통산(23시즌), 일본 프로야구 통산(2시즌) 타율도 각각 0.298로 빼어나다.추신수는 KBO리그 출신으로 메이저리그를 경험하고 돌아온 그간의 타자들과는 경력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그는 부산고 졸업 후 곧바로 미국 프로야구에 진출, 2005년부터 2020년까지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16시즌 통산 타율 0.274, 홈런 218개, OPS 0.823(출루율 0.376+장타율 0.447)을 기록했다.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로는 유일한 통산 200홈런 달성자이며 2018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올스타에 이름을 올렸다.미국행 '추추 트레인'이 은퇴를 저울질할 때인 한국 나이 마흔에 국내에서 운행에 들어갔다. 잘하면 당연한 일로 여겨질 것이고 못하면 비난받을 게 뻔하다. 그는 21일 NC 다이노스와의 시범 경기 첫 경기를 3타수 무안타, 삼진 2개로 시작했다.22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선 첫 안타로 경기 감각을 조율했다. 볼넷과 삼진 후 세 번째 타석에서 중전안타로 진루했고 홈까지 밟아 득점을 올렸다.2년째 계속되는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야구팬들에게 추신수가 보일 야구 품격은 어느 정도일까. 그는 KBO리그에서도 화려한 발자취를 남길 것이다.김교성 디지털 논설위원 kgs@imaeil.com

2021-03-23 05:00:00

[세풍] 용버들을 심은 까닭

[세풍] 용버들을 심은 까닭

수도권 3기 신도시 인접 지역에 땅과 주택을 소유한 공직자에 대한 정부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국토교통부 공무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144명에 이어 해당 지역 지방자치단체와 지방 공기업 직원 237명의 명단이 특별수사본부에 넘겨졌다. 이들이 실제 투기를 했는지는 조사가 모두 끝나야 밝혀질 부분이다. 하지만 지금 국민의 관심사는 공직을 더럽히고 국민을 기만한 독직(瀆職) 행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 등 후속 조치다.신도시나 산업단지 등 공공개발 예정지에 왜 용버들이 풍문보다 먼저 똬리를 틀고, 비닐하우스나 '벌집'이 지천인지 그 이유는 뻔하다. '보상비가 몇 배나 뛰고, 투기를 해도 별 탈이 없더라'는 학습효과 때문이다. 그 학습자가 개발 정보에 밝은 공직자라면 이는 공직 기강과 사회 질서를 무너뜨리는 반사회적 범죄다. 이는 단지 개인의 일탈을 뛰어넘어 법과 제도의 불신과 가치의 붕괴를 뜻하기 때문이다.법과 제도는 그 사회의 가치와 공동체 의식을 반영한다. 만약 법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제도가 허술하면 그 사회는 계속 유지될 수 없다. 뿌리가 썩으면 잎이 말라 들어가고 이내 둥치마저 허약해져 결국 나무가 죽어 넘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법과 제도의 빈틈을 파고드는 인간들의 욕심이 결국 사회를 도탄에 빠뜨리고 파국을 부르는 것이다.그동안 이런 투기 행위가 은밀하고도 대담하게 벌어졌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검찰과 경찰, 국토부, 감사원 그 어느 곳도 이를 감시하고 감독하지 않았다. 이는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가 그만큼 만연하면서 사회 전체가 부정과 비리에 무감각해진 것일 수도 있다. 배경이 무엇이든 국민을 속이고 실망시켰다는 점에서 투기자에 대한 엄한 처벌은 불가피하다. 국리민복은 고사하고 공공정보를 빼돌려 제 잇속을 챙기는 데 '열일하느라 바쁜' 공직자들을 모두 솎아 내야 하는 이유다.뒤늦게 여당과 정부가 투기 사태 재발을 막는다며 모든 공직자를 대상으로 재산등록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현행 4급 이상 고위 공무원 등 22만 명에서 150만 명으로 대상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에 공무원 사회에서 '과도한 조치'라며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투기자 처벌과 범죄 수익금 환수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는 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 '법을 개정해도 소급 적용은 어렵다'거나 'LH 해체적 개편은 결국 1990년대로의 회귀'라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혁신에 대한 국민 의지를 우롱하는 것이다.물론 법의 소급 적용을 통한 처벌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국민을 속이고 공직을 더럽힌 투기자들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고 그냥 넘길 수는 없다. 과거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과 같은 장치를 만들어서라도 제대로 마무리를 해야 한다.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할 국가 정책이 특정인의 배를 불리는 밑밥이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지금 국민은 '고까워서' 투기자들을 비난하고 욕하는 게 아니다. 그들이 해온 짓이 천만부당하고 국가 기강에 대한 정면 도전이기 때문에 분노하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공직 윤리를 저버린 일부 사람들이 일으킨 참사이지만 법과 제도의 허점 등 잘못된 구조가 그 토양이다. 개발 붐이 일었던 1970, 80년대부터 생긴 고름을 완전히 짜내지 않고 대충 들기름이나 바르고 넘긴 탓에 똑같은 사태가 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모내기하듯 용버들을 심고는 팔짱을 낀 채 흐뭇해하는 장면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전 국토가 투기판이 되기 전에 그 사슬을 끊어내야 한다.

2021-03-23 05:00:00

[관풍루] 문재인 대통령, LH 사태 관련해 “정부는 각계의 의견을 들어 고강도의 투기 근절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하겠다”고 강조

○…박범계 법무장관, 대검의 한명숙 위증교사 불기소 결정에 "절차적 정의를 제기하라는 수사 지휘 행사의 취지가 제대로 반영된 것인지 의문"이라고 불만 표시. 인간의 세 치 혀의 간사함을 다시 깨닫게 해주는군.○…문재인 대통령, LH 사태 관련해 "정부는 각계의 의견을 들어 고강도의 투기 근절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하겠다"고 강조. 말잔치는 그만하고 더불어민주당 의원 투기 의혹부터 때려잡으소.○…이인영 통일부 장관, 22일 이종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에게 민간 인도주의 협력 재개 문제 '충분히 검토, 빠르게 대답' 약속. 탈북자, 재빠른 북한 협력 재개만큼 북한 인권도 그렇게 행동하면 노벨상감….

2021-03-23 05:00:00

[매일칼럼] 지방대 소멸 위기, 정부는 왜 침묵하나

[매일칼럼] 지방대 소멸 위기, 정부는 왜 침묵하나

대구권 A대학교는 올해 유례없는 신입생 정원 미달을 경험했다. 대학본부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교수들은 술렁인다. 정원을 얼마나 줄일지, 학과 통폐합을 어떻게 할지, 내가 소속된 학과는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이 대학 B교수는 "'학생 구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진다. 학생 학력 수준이 떨어져 가르치는 재미도 없다. 교내에선 '아예 서울에서 시간강사를 하는 게 낫겠다'는 자조적인 말이 돌고 있다"고 했다.소규모 지방대의 신입생 유치전은 참담하다. 묻거나 따지지 않는다. 원서만 내면 합격이다. 전형료도 공짜다. 등록하면 스마트폰을 준 곳도 있었다고 한다. 지난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수학 8등급도 ○○대 수학과 합격'이란 글이 실려 화제가 됐다. 몇몇 지방대는 교직원의 친인척·지인을 신입생으로 등록시켰다는 얘기도 나온다.지방대 소멸 위기가 현실이 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다 수도권 대학 선호가 심해지면서 정원 미달이 가속화하고 있다. 대구권의 4년제·전문대 14개교 중 정원을 100% 채운 곳은 한 곳도 없다.수도권 대학은 블랙홀이다. 2021학년도 정시에서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평균 경쟁률은 5.1대 1. 반면 지방대는 2.7대 1이다. 정시에서 3개 대학까지 지원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경쟁률 3대 1 이하는 '정원 미달'이다. 또 수도권 대학 편입생의 절반이 지방대 재학생으로 충원된다.2021학년도 대학 입학 정원은 49만2천여 명. 그러나 입학 가능 자원은 41만4천126명으로, 정원보다 7만8천326명 부족하다. 2024년이면 입학 가능 자원은 38만 명대까지 줄어든다. 2021학년도 정원을 유지할 경우 신입생 충원율은 2021년 84.1%, 2024년 78%, 2037년 63.9%까지 떨어진다. 지방대는 더 심각하다. 2024년부터 지방대 가운데 '신입생 94% 이상 충원'은 한 곳도 없게 될 전망이다.지방대, 특히 사립대의 재정난은 심각하다. 등록금은 2009년부터 13년째 동결됐다. 교직원 인건비와 물가는 올랐다. 재정 압박이 계속되면 교직원 급여, 교육비, 연구비, 장학금을 줄일 수밖에 없다. 대학교육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24년에는 지방 사립대 등록금 수입은 3조6천829억원으로 2018년보다 25.8% 줄어든다.지방대는 정부 재정지원에서도 차별받고 있다. 수도권 소재 1개 대학의 지원액은 225억원. 반면 지방대 경우 1개교당 121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연구개발사업의 대학당 평균 지원액 경우 지방대는 52억원으로 수도권 대학(149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지방과 수도권의 불균형을 해소할 대학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의 지방대 지원을 의무화하고 법률에 명시해야 한다. 지방대의 자구 노력도 중요하다. 교수사회의 혁신과 지역사회와 연계한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원 감축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지방대만의 정원 감축은 해결책이 아니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 쏠림이 더 심해진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전체 대학 정원 10% 감축을 주장한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수도권 대학 정원부터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가 사립대에 경상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일본 정부는 사립대 경상비의 10%를 지원하고 있다.지방대가 소멸하면 지방이 무너진다. 지방대가 문 닫으면 '젊음'을 잃는다. 교직원은 실직하고, 상권은 붕괴된다. 산학연 연계는 깨진다. 국가균형발전의 토대는 허물어진다.지방대에선 곡소리가 나는데, 정부는 침묵하고 있다. '검찰 개혁'의 집요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처럼 신속한 그 정부는 어디 있는가.

2021-03-22 06:30:00

[관풍루]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오늘부터 단일화 여론조사, 늦어도 24일 결과 발표하기로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 한명숙 위증 교사 혐의에 대해 대검 부장·고검장 회의에서 10대 2로 '불기소' 결정하자 "만장일치가 아니었던 것에 감사한다"고 소회 피력. '긍정적 사고'도 이 정도면 절망적.○…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오늘부터 단일화 여론조사, 늦어도 24일 결과 발표하기로. 정권 독주 막기 바라는 국민에겐 낭보(朗報), 어부지리 노리는 더불어민주당엔 비보(悲報).○…전공노 대경본부, 대구시가 공무원에게 부동산 투기 여부 조사 위한 개인정보 제출 요구는 법 위반이라며 반발. 진작 투기 않고 말 그대로 '공공의 일에만 힘쓰는 일꾼'(公務員) 됐으면 괜찮았겠죠?

2021-03-22 05:00:00

[야고부] 적반하장의 생활화

[야고부] 적반하장의 생활화

'적반하장'(賊反荷杖)의 뜻을 모르는 사람도 드물지만, '적반하장' 상황을 일상적으로 접하는 사람도 드물었다. 몇 해 전만 해도 '적반하장'은 매우 예외적으로 발생하는, 해괴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내부자 거래) 의혹에 국민의 비판이 쏟아지자, LH 직원이 "우리는 부동산 투자하지 말란 법 있느냐"고 항변했다. 그럴듯도 한 말이었다.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잡겠다'며 온갖 정책을 쏟아낼 때 서울 흑석동 건물을 사고팔아 1년 5개월 만에 8억8천만 원의 시세차익을 냈다. 대통령 딸은 집을 사고팔아 1년 9개월 만에 1억4천만원의 차익을 남겼다. 여러 명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뿐만 아니라 지방의회 의원들까지 신도시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말하자면 LH 직원은 "저 사람들은 다들 무탈을 넘어 잘만 살고 있는데, 왜 우리만 나쁜 사람으로 몰아세우느냐"고 항변한 것이다.변창흠 현 국토교통부 장관을 2019년 4월 LH 사장에 임명한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감사 분야 전문성이 없는 사람을 2018년 3월 LH 상임감사위원에 임명해 결과적으로 '직원 비리'를 방치하게 한 사람도 문 대통령이다. 논란이 된 3기 신도시 사업을 계획, 추진한 것도 문 정부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이번 LH 사태와 관련, "우리 정부는 여러 분야에서 적폐 청산을 이루어왔으나 '부동산 적폐' 청산까지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했다. 이 정도 당당함은 있어야 하는데, LH 직원들은 징징거리기나 하니 아직 멀었다.문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문제 원인 분석이 빠르고, 처방은 과감하며, 태도는 당당하다. 일자리 감소는 기업 탓, 북한 문제 실패는 탈북민 전단 탓, 조국 사태는 검찰 탓, 윤미향 사태는 언론 탓, 부동산 값 폭등은 국민 욕심 탓,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은 감사원의 월권 탓임을 단번에 파악했다. 이 적폐들을 잡는 처방은 과감하게 몽둥이를 드는 것이었다. 기업 두들겨 잡는 법, 대북전단금지법, 검찰 수사팀 해체, 온갖 대출 규제, 관례 무시한 법관 인사,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추진 등등. 적폐 청산 과정에 저항과 출혈도 있었다. 하지만 문 정부는 흔들리지 않았고 마침내 '적반하장'이 '일상'이 되는 신세계를 열었다.

2021-03-22 05:00:00

[거꾸로읽는스포츠] 프로야구, 프로축구 선수 누가 더 대우받나

[거꾸로읽는스포츠] 프로야구, 프로축구 선수 누가 더 대우받나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선수 중 누가 더 대우받을까. 너무 광범위하고 상대적이라 객관적인 비교는 사실상 어렵다. 프로야구와 달리 프로축구가 선수 개인의 연봉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시대적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고, 팬들은 좋아하는 스포츠의 우위를 일방적으로 주장해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수도 있다.기자는 프로야구 선수가 프로축구 선수보다 더 대우를 잘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일이 비교할 수 없기에 취재 경험상 그렇다는 것이다.프로야구 선수가 더 대우를 잘 받는 게 맞지 않나. 프로야구는 팀마다 연중 144경기를 치른다. 주전 선수들은 부상이 없는 한 모든 경기에 나선다. 시즌 중에는 한주에 6일간 경기하기에 중노동인 셈이다.프로축구 K리그1은 올해 정규시즌 38경기를 치른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27경기를 소화했다. 프로축구는 시즌 중에 기본적으로 1, 2경기를 치른다. 축구 관계자들은 경기 때 운동 강도와 부상 위험 등을 들어 축구가 야구보다 더 힘든 운동이라고 강조한다.예전부터 운동선수가 되고 싶다는 아들을 둔 학부모와 상담한 적이 꽤 있는데, 프로축구 아니면 프로야구가 대세였다. 국내에선 야구가 최고 인기 스포츠이기에 야구 선수 지망생이 더 많았다.그런데 대구FC 정승원 선수의 미계약 논란을 취재하면서 프로축구 선수 연봉이 프로야구 선수 못지않은 것을 알게 됐다. 2020년 두 종목 선수들의 연봉은 거의 비슷한 것으로 드러났다.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2020년 프로축구 K리그1 11개 구단 선수 478명(상주 상무 제외, 외국인 46명 포함) 평균 연봉은 1억9천917만원이다. K리그2 10개 구단 선수 394명의 평균 연봉은 1억686만원이다. 프로축구 선수 연봉에는 승리 수당과 옵션 등이 포함돼 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해 프로야구 10개 구단 선수 512명(신인과 외국인 선수 제외)의 평균 연봉이 1억4천448만원이라고 밝혔다.연봉 총액을 비교하면 프로축구단 K리그1이 952억422만원이며, 프로야구단은 739억7천400만원이다. 평균 연봉과 총액이 프로축구가 더 많지만, 프로야구 경우 팀 수가 프로축구보다 적고 외국인 선수가 통계에서 빠진 점을 고려해야 한다.대구 연고 구단인 대구FC와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의 연봉도 비슷하다. 2020년 대구FC 선수 45명의 평균 연봉은 1억5천74만원, 삼성 라이온즈 선수 50명의 평균 연봉은 1억4천960만원이다. 구단 연봉 총액은 대구FC 68억원, 삼성 라이온즈 74억8천만원이다.지난해 프로축구 무대에서 최고 연봉을 받은 국내 선수는 전북의 김보경(13억5천800만원)이다. 이어 전북 홍정호(12억6천100만원), 울산의 이청용(12억5천800만원), 조현우(10억9천600만원), 윤빛가람(10억6천500만원)이 뒤를 잇고 있다.최고 대우를 받은 외국인 선수는 대구FC 세징야(14억3천900만원)이며 울산 주니오(11억1천300만원)가 2위에 올랐다.지난해 프로야구 무대에서는 롯데 이대호가 2017년 FA 계약 체결 이후 연봉 25억원으로 4년 연속 최고 연봉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 뒤에는 KIA 양현종(23억원), NC 양의지(20억원), 키움 박병호(20억원) 등이 있다. 삼성의 최고 연봉 선수는 강민호(12억5천만원)이다.이를 놓고 보면 용병은 프로축구, 국내 선수는 프로야구에서 더 대접받는 것을 알 수 있다.프로축구 관계자들은 예전에는 프로야구 선수들의 연봉이 월등히 높았으나 최근에는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프로축구가 K리그1, K리그2 등 22개 팀으로 활성화되면서 선수 몸값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프로야구는 10개 팀으로 정체돼 있다.세계적으로 봐도 축구가 시장성에서 우세하다. 국제축구연맹(FIFA) 가입국 수는 211개로 UN((193개), IOC(206개)보다 더 많다. 세계야구소트볼연맹(WBSC) 참가국은 141개이다. 시장 규모에서도 프로축구가 프로야구를 압도한다.

2021-03-21 06:00:00

[야고부] 대주교의 유언장

[야고부] 대주교의 유언장

지난 14일 선종(善終)한 이문희(바울로) 대주교의 유언장이 공개됐다. 681자에 이르는 유언장 전문 가운데 눈에 확 들어오는 문구가 있었다. "하늘나라에 대한 열정이 커서 그런 것도 아닌데 나는 세상에 나 같은 사람이 있었다는 기억이 계속 남아있는 것을 바라지 않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래서 주교관 구내에 있는 성직자 묘지에 묻혀서 많은 사람이 자주 나를 생각하는 것을 좋아할 수가 없습니다."울림이 가슴 깊은 곳까지 닿는다.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자존심 구겼다고 너 죽고 나 죽자고 덤비는 게 세상사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지만 역설적으로, 호랑이는 가죽 때문에 죽임을 당하고 사람은 이름값 때문에 화를 당한다. 유언장을 통해 본 이 대주교는 세상으로부터 인정받고 싶다거나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욕망으로부터도 초월한 듯 느껴졌다.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 중 하나이지만 과하면 좋지 않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일수록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고 한다. 타인의 관심, 인정, 칭찬 등을 통해 심리적 보상을 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타인의 인정과 평판은 마치 소금물과 같아서 마실수록 더 심한 갈증을 부른다.이 대주교의 바람과 달리 남은 자들로서는 그를 아름답게 추억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천주교대구대교구는 물론이고 지역사회에 드리운 그늘은 너무나 크다. 천주교대구대교구의 현 모습을 사실상 정립한 그는 최고위급 성직자임에도 불구하고 검소한 삶을 살았으며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대했다. 10여 년 전 우연찮게 가까이서 뵀던 필자 기억 속 그의 모습도 그랬다. 은퇴 후 행적도 빛났다. 당신이 암 환자였음에도 호스피스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암 말기 환자들의 벗이 되어 주었다.이 대주교의 유언장을 보면서 떠오른 문구가 있다. '하늘을 나는 새는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법구경) 그의 유언을 되새기면서 필자는 천주교 신자가 아닌데도 절로 두 손을 숙연히 모았다. 대주교님 뜻, 잊지 않겠습니다. 하느님 품에서 안식하시기를.

2021-03-20 05:00:00

[야고부] “우리 이성윤 총장님”

[야고부] “우리 이성윤 총장님”

동종교배는 같은 종끼리 수정 또는 수분을 하는 것을 일컫는 유전학 용어다. 동종교배를 지나치게 반복하면 유전자에 결함이 생겨 종이 사멸(死滅)하기까지 한다. 동종교배의 폐해는 자연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에도 적용된다.문재인 정권은 역대 어느 정권보다 동종교배가 심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낸 당·정·청"이라고 자화자찬했지만 국민 눈에는 동종교배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낸 정권으로 보일 뿐이다. 청와대 참모진들과 장·차관은 물론 법원·검찰, 국회, 공공기관까지 같은 편끼리 자리를 주고받는 동종교배가 난무한다.문 정권의 동종교배 실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자리가 검찰총장이다. 문 대통령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며 "우리 윤 총장님"이라고 했다. 우리라는 말에서 같은 편, 끼리끼리, 동종교배라는 냄새가 짙게 풍겼다. 박근혜·이명박 정권을 박살 낸 윤 전 총장은 문 대통령에게 확실한 우리 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윤 총장이 대통령과 정권에 칼을 들이밀자 문 대통령의 윤 총장에 대한 우리 편 환상은 산산이 깨지고 말았다.동종교배라는 포인트를 갖고 차기 검찰총장을 유추해 보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유력하다. 문 대통령에게 이 지검장을 능가하는 우리 편은 없어서다. 이 지검장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불법 개입 의혹,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등 정권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를 뭉개는 방패 역할을 해왔다. 눈엣가시였던 윤 전 총장을 쫓아내는 데도 적극 협력했다. 선후배 검사들로부터 "당신도 검사냐"는 비판까지 받는 이 지검장이지만 문 대통령 처지에서는 검찰총장을 맡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이 지검장은 2019년 검사가 가짜 공문서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불법 출국금지한 사건을 검찰이 수사하려 하자 압력을 가해 수사를 막은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다. 그러나 우리 편, 끼리끼리, 동종교배에 혈안인 문 정권은 '이성윤 검찰총장 카드'를 택할 개연성이 농후하다. 정권을 겨냥한 수사는 뭉개고 정권이 원하는 수사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이 지검장에게 검찰총장 임명장을 주면서 문 대통령이 "우리 이 총장님"이라고 하는 모습을 국민이 봐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2021-03-19 05:00:00

[관풍루] 경북경찰청, 도로개설 등 개발지역 땅 투기 의혹 영천시의회·고령군의회 의원 2명 주거지 등 압수수색

○…경북경찰청, 도로 개설 등 개발지역 땅 투기 의혹 영천시의회·고령군의회 의원 2명 주거지 등 압수수색. 큰일 터지면 먼저 의심의 눈초리 돌아가는 지방의회, 이러다 부패와 비리 온상으로 낙인찍히는 건 시간문제.○…동남권 신공항 부산시 계획안, 김해공항 국제선 여객 수요 전망치 2천만 명과 달리 가덕도는 4천600만 명으로 2.3배 더 많아. 이렇듯 마구잡이로 부풀리다가 하루아침에 야산이 백두산만큼 치솟겠네.○…'중국발 황사' 한국 언론 보도에 '몽골발' 우기던 중국 정부, 미국 NASA 위성으로 중국 네이멍구 고원이 발원지로 확인되자 머쓱. 황사와 미세먼지, 코로나 빼고는 모두 중국 것인데 새삼스럽게….

2021-03-19 05:00:00

[청라언덕]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안동으로 간 까닭은?

[청라언덕]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안동으로 간 까닭은?

우리 국민들이 맞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을 경북 안동에서 생산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SK바사)가 18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공모주 일반청약에서 무려 64조 원이라는 역대 최고 증거금을 기록하고 상장 첫날 공모가의 2배를 시초가로 기록 후 상한가로 이어지는 이른바 '따상'을 기록할 만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초우량 기업이다.주변 지인들은 "우리 동네에 이렇게 알토란 같은 기업이 있었어? 지역의 100년 먹거리를 책임질 기업이네! 그런데 이런 최첨단 고부가가치 기업이 어떻게 수도권이 아니라 경북 안동에 둥지를 틀 수 있었지?"라는 반응을 보인다.지난 2019년 2월 SK하이닉스(하이닉스) 경북 구미 유치가 무산되던 날의 기억을 더듬으면 '어떻게 안동에 둥지를 틀었지?'라는 질문의 의미가 더 크게 와 닿는다. SK바사는 유치에 성공하고 하이닉스는 실패한 이유가 뭘까?먼저 SK바사가 안동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2010년은 국내 백신산업이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시절이다. 반면 2019년 반도체산업은 명실 공히 우리 경제의 중추였다.SK바사 유치전은 경쟁이 아예 없거나 잘 알려지지 않아 아직 경합이 약한 미개척 시장, 즉 블루오션(blue ocean)이었다. 반면 하이닉스 유치전은 레드오션 (red ocean) 그 자체였다. 경쟁이 치열해 성공을 낙관하기 힘든 시장에서 힘겨운 승부를 펼친 것이다.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미래성장산업에 일찍 투자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걸어야 성과로 연결된다는 결론이다. 엄청난 모험이고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no risk, no return) 냉혹한 조건이다.'싹수'가 보이는 산업 영역을 선택했다면 다음은 해당 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장악력을 높여야 한다. 이른바 '대장 기업'은 물론 해당 영역에 종사하는 전문 연구 인력까지 완전히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어느 날 갑자기 정치권력을 등에 업은 지역이 숟가락을 얹겠다고 덤벼들 수도 있고 정부가 효율 극대화를 위해 수도권에 해당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고 나설 수도 있다. 이때 지역의 우군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사전에 관리한 전문가 그룹이다.파격적인 '당근'도 필요하다. 기업은 이윤을 위해 존재하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기업에 '제발 와 주십시오'라고 읍소하는 형편인지라 지방정부는 가용 자원을 모두 동원해 파격적인 유인책을 준비해야 한다.기존 '지역 산업 활성화 정책'에 투입하던 재원까지 유치전에 몰아 붓는 선택과 집중도 필요하다. SK바사는 안동을 선택하면서 '최악의 경우에도 부동산 투자 수익은 건질 수 있겠다'는 계산을 했다는 후문이다.이와 함께 서울로 왕래하기 좋은 교통 인프라는 미리 구축해 놓아야 한다. SK바사는 중앙선 고속전철화 사업(안동~서울 2시간)의 실현 가능성을 수도 없이 점검했고 반드시 관철할 것을 주문했다.그렇다면 앞으로 대구경북에서 SK바사 같은 초일류 기업을 또 유치할 수 있을까?지역의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미래 유망 산업 중 하나를 콕 집어서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집중적으로 지원을 쏟아 붓는 곳이 있다면 기대할 수 있다.자동차 튜닝과 드론 산업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는 송언석 국민의힘 국회의원(경북 김천)의 행보를 주목한다.경북혁신도시는 경부선고속철도(KTX) 김천구미역을 품고 있고 송 의원은 SK바사를 안동에 유치한 김광림 전 국회의원과 마찬가지로 기획재정부 출신 경제 전문가다.

2021-03-18 11:44:13

[뉴스Insight] LH와 대구도시공사의 그린벨트 땅따먹기

[뉴스Insight] LH와 대구도시공사의 그린벨트 땅따먹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공공사업지구 땅 투기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다. LH에서 시작된 불똥이 공무원과 지방 공기업에도 튀어 곳곳에서 땅 투기 전수조사가 시행되고 있다.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에서 주로 이뤄지는 이번 사태를 원주민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대구 수성구 고산 지역 그린벨트에서 조상의 땅을 물려받아 농사짓는 A, B 씨 등 원주민들의 의견을 담아본다. A 씨는 LH가 조성하는 연호 공공주택지구 사업(수성구 연호·이천동), B 씨는 대구도시공사가 추진하는 대구대공원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수성구 삼덕동) 부지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원주민들은 LH와 대구도시공사의 개발 사업을 한 마디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그린벨트 땅따먹기 싸움이라고 비난한다. 연호지구와 대구대공원지구 모두 공공을 위장한 정부와 지자체의 땅 투기라는 것이다.이 때문에 공공사업을 설계하는 정부·지자체 공무원과 이를 시행하는 공기업 직원 등 종사자들의 내부 정보를 활용한 땅 투기가 빚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근본적으로 정부와 지자체의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사회주의·공산주의적인 토지 수용 정책이 화근으로 작용하고 있다.연호지구, 대구대공원 사업부지는 일부 주택지를 제외한 대부분이 그린벨트로 수성구 내 노른자위 땅이다. 대구 중심지 반월당까지 대중교통으로 15~20분 만에 갈 수 있는 곳으로 이른바 수성학군에 포함돼 있다. 연호지구에는 3천500세대, 대구대공원에는 3천 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이곳 땅의 가치는 대구시가 먼저 알아봤다. 대구시는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0년대 초반 그린벨트인 삼덕동 일대를 대구대공원으로 지정하고 줄기차게 규제했다. 수성구청이 공원 일몰제(2020년 7월 1일) 시행을 앞두고 민간 개발을 추진했지만, 대구시는 이를 거부하고 대구도시공사를 앞세워 직접 개발에 나섰다. 사업부지 내 일부 그린벨트를 해제, 아파트를 지어 판매하는 수익으로 달성공원 이전, 범안로 통행료 무료화 등 대구시의 골칫거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이를 지켜보던 LH는 대구 법원 터 이전을 빌미로 연호지구 개발에 뛰어들었다. 애초 법원 이전 후보지로는 대구대공원과 접한 삼덕동 대구미술관 건너편이 유력했다. 하지만 대구 새 야구장이 접근성을 이유로 대구체육공원 내 예정지에서 달구벌대로와 도시철도 대공원역과 접한 연호동에 자리 잡자, LH는 기다렸다는 듯 인근인 연호·이천동을 파고들었다.이 과정에서 연호지구에는 최근 뜨거운 뉴스가 된 투기 세력들이 몰려왔다. 이천동 땅을 사고팔아 순수익 9천만원을 남겼다고 신고한 김대권 수성구청장이 실력을 발휘한 것도 이때쯤이다. 원주민들은 연호지구 인접 지역까지 토지 거래를 확인하면 구청장보다 더 권세 있는 정치인의 차명 투기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처럼 정부와 지자체가 공기업을 앞세워 돈벌이 경쟁을 하는 게 현재의 공공 개발 실태다. 지정 당시 도시 외곽의 녹지였던 그린벨트는 이제 도심 속의 공터가 됐고 정부와 지자체가 서로 앞다퉈 주인이 되려 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그린벨트를 놓고 땅따먹기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원주민들은 공공사업의 피해자인데 투기 세력의 일부로 간주 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연호지구는 이미 보상이 시작됐다. 농지 보상가는 대부분 3.3㎡(1평)당 200~300만원이다. 원주민 대다수는 땅 소유 면적이 작아 외부에서 말하는 '졸부'와는 거리가 멀다. 이 보상가로는 지금 농사짓는 규모의 땅을 인근 그린벨트에서 살 수 없다. 원주민들은 평당 500만원 정도 받느냐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화가 치민다고 했다. 그린벨트에서 해제된 집(대지)은 보상가가 더 높지만, 새 아파트 하나 장만하기도 빠듯하다.원주민들은 지구로 지정되지 않은 인근 지역의 땅값과 비교하면 바보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변호사 비용을 들여 소송 등 수용 절차를 밟으려고 하지만, 실익이 거의 없는 편이다. LH는 이를 알기에 오히려 느긋하다는 것이다.하지만 투기 세력들에겐 세금을 제외한 차익이 순수익이다. 아파트 분양권 등 각종 개발 혜택도 받을 수 있다.원주인들은 투기 세력에 대한 조사와 제재, 차별 보상을 사업 시행 초기부터 주장했다. 하지만 LH 반응은 시큰둥했고, 지자체 등의 조사도 없었다. 이번 사태를 통해 LH가 투기 세력들에게 관대했던 이유를 알게 됐다는 원주민도 있다.보상을 앞둔 대구대공원 사업부지 내 원주민들은 연호지구와 같은 처지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LH와 대구도시공사의 보상 기준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대구대공원 사업부지는 오랜 기간 그린벨트와 공원 등 이중규제로 묶였기에 장기간에 걸쳐 외지인들의 땅 투기가 이뤄졌다. 삼덕동의 자연 부락 5곳 가운데 4곳은 오래 전에 그린벨트에서 해제됐지만 대구대공원 사업부지에 포함된 나머지 한 곳은 이번 사업 추진에도 그린벨트로 남아 있다. 원주민들은 고향 집이 수용당하면서까지 그린벨트로 남아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됐다고 억울함을 표시했다.이곳 원주민들은 대구시가 2조원대 개발 사업을 하면서 보상 계획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고 성토한다. 대구도시공사는 토지 등의 감정 절차를 거쳐 보상액을 제시하고 법에 따른 수용 절차를 밟는다는 원론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원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면 대구시는 대구도시공사에, 도시공사는 대구시에 책임과 권한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이에 원주민들은 토지 보상에 앞선 지장물 조사를 거부하는 등 발버둥을 치며 이주 대책 마련과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이 만들어 내건 '대구대공원 토지 강탈 사건' 현수막 문구가 섬뜩하고도 처절하게 다가온다. 현수막은 '밀실기획-권영진 대구시장, 행동대장-대구도시공사, 방관자-국토교통부, 행동대원-용역업체'란 내용을 담고 있다.

2021-03-18 06:00:00

[야고부] 문재인의 유체이탈 사과

[야고부] 문재인의 유체이탈 사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사과는 어렵다. 그래서 사과답지 않은 사과를 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자신이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특히 그렇다. 이런 면피성 사과는 사과를 받아야 할 사람의 격한 반발을 산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사과는 그 대표 격이 될 만하다.1932년 미국 공공보건청은 흑인들을 대상으로 치료하지 않는 매독의 진행 경과를 연구했다. 그들에게 매독 감염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연구 도중 페니실린이 매독 치료에 매우 효과적임이 밝혀졌는데도 투여하지 않았다. 이 연구는 40년간 지속됐는데 그 사이 연구에 참여한 흑인 28명이 매독으로, 100명이 합병증으로 사망했으며, 배우자 40명이 감염됐다.1972년 뉴욕타임스의 보도로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 미국 정부는 1천만 달러의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피해자들과 합의했으나 공식 사과는 계속 미뤘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이런 침묵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는 1997년 미국 정부가 사과한다고 했다. 그 표현은 직설적이었다. "미국 정부는 깊이, 심각하게,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을 저질렀습니다."그러나 자기 문제에 대해서는 모호한 표현으로 빠져나가려고 했다. 1998년 4분짜리 대국민 사과에서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 추문을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에둘러 말했다. 언론에서는 '부적절한' 이란 단어가 매우 부적절하게 사용됐다는 비판이 쏟아졌다.저명한 부흥 목사 빌리 그레이엄의 아들 프랭크 그레이엄은 더 매섭게 비판했다. "클린턴의 죄는 용서받을 수 있지만 그러려면 먼저 죄를 인정하고 모호한 언행을 삼가야 한다. 성경대로 하자면 대통령은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게 아니라 간통을 저질렀다."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도 마찬가지다. 과거 정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사과했다. 2018년 제주 4·3사건 70주년 추념식에서 "국가 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서 일어난 LH 사태에 대해서는 달랐다. "국민께 송구한 마음"이라면서도 "부동산 적폐"라는 말을 빠뜨리지 않았다. 이번 사태가 과거 정부에서 누적된 '적폐'라는 것이다. '무슨 사과가 이래?'라는 소리가 진동한다.

2021-03-18 05:00:00

[관풍루] 권영진 대구시장, 16일 대구 사람도 낙동강 상류 취수원을 쓸 수 있게 구미시민들에게 간곡히 호소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 17일 "정부는 김여정 부부장이 우리나라를 '태생적 바보'로 칭하는 막말 세례에 반박 못 한다"고 비난. 국민, 이미 대통령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 만들겠다는 약속만은 잘 지키는데 뭘!○…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17일 자신의 아내를 '여상황제'라고 표현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측 발언 극구 부인.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 아내를 아껴 황제보다 높게 받드는 후보라니 내 표라도 줄까?○…권영진 대구시장, 16일 대구 사람도 낙동강 상류 취수원을 쓸 수 있게 구미 시민들에게 간곡히 호소. 조물주, 하늘이 비를 내릴 때는 아무 조건 없었으니 부디 이웃끼리 사이 좋게 쓸 지혜를 바라노라.

2021-03-18 05:00:00

[데스크칼럼] 민주주의자 없는 민주주의

[데스크칼럼] 민주주의자 없는 민주주의

"끝까지, 묵묵히 다 읽습니다. 비판하는 기사로 도배가 돼 있는 날도 아무 말씀 안 하시고 다 읽죠. '저렇게까지 꼼꼼하게 읽을 수 있나'라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그렇다고 비판 기사에 대해 버럭 화를 내는 일도 없습니다."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하다가 지금은 밖에 나와 있는 한 인사가 기자에게 이렇게 얘기한 기억이 있다. 문 대통령은 언론의 비판 기사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그랬던 문 대통령이 최근 그야말로 낯선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에 농지가 형질 변경돼 편입됐고 이로 인해 큰 차익을 보게 됐다는 야당의 공세에 대해 직접 나서 비판의 화살을 날린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 글을 올려 "선거 시기라 이해하지만 그 정도 하라.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며 야당에 대해 발끈하는 모습을 보였다.청와대 참모들은 이 글을 올리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진영을 결집시키는 효과는 있겠지만 들끓는 민심을 다독이는 데는 도움이 안 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지시로 글이 결국 게시됐다는 후문이다.과격한 언사를 하지 않는 문 대통령이 '돌변한'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문 대통령은 민생경제 분야의 핵심 과제로 집값 안정을 내세웠고 여러 차례 이 부분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다" "보다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내놓겠다. 임기 내 부동산만큼은 확실히 잡겠다"고 수차례 단언하면서 집값 안정을 위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어 왔다. 일관성 있는 정책 사령탑이 필요하다면서 숱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오랫동안 재임시켰다. 그러나 25차례의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잡히기는커녕 더 올라갔다.결국엔 국민들의 인내 임계점을 넘어서는 이른바 초대형 부동산 투기 사건인 'LH 사태'까지 터졌다. 이런 판에 야당이 문 대통령 양산 사저까지 농지 투기의 현장으로 몰아세웠고, 문 대통령은 불같이 화를 내고 말았다.문 대통령은 16일 국무회의에서 송구하다고 머리를 숙이긴 했지만 국정 전반을 운영해 나가는 태도가 바뀔 조짐은 없었다. 다른 어떤 것보다 문 대통령은 국정에 대한 야당의 비판을 '정쟁'으로 규정, 이를 조언과 충고로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를 지속하는 모습을 또다시 드러냈다.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LH 사태와 관련, 야당에 대해 "이 사안을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코로나19 대처 과정에 대한 야당의 비판이 나와도 "이 문제에서만큼은 정쟁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었다.민주주의는 반대의 자유를 허용하는, 문 대통령이 자주 소환하는 단어인 '정쟁'이 일상화한 정치 체제다. 이따금 만장일치가 가능은 하겠지만 만장일치·일사불란이라는 목소리는 다원주의를 핵심 가치로 하는 민주주의에는 치명적 상처를 안기는 것이다.정쟁을 인정해야 하며, 자신을 타자화(他者化) 함으로써 상대의 의견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란 나와 대립하는 상대 진영을 경쟁해야 할 반대자로 봐야지, 파괴해야 할 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 건전한 민주주의의 과정은 정치적 입장들 사이의 왕성한 충돌을 전제 조건으로 한다.젊은 시절부터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던 문 대통령의 여러 발언을 들으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대통령의 몰이해가 느껴진다. 이 땅의 민주주의가 '민주주의자 없는 민주주의'로 가고 있다는 걱정은 기자만의 우려일까?

2021-03-17 16:52:37

[시각과 전망] 누구를 위한 편 가르기인가

[시각과 전망] 누구를 위한 편 가르기인가

누군가를 지지(支持)한다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사람이나 단체의 주의·정책·의견 등에 찬동하여 이를 위해 힘을 씀'이다. 혈연관계에서 지지는 다분히 맹목적이다. 내 편과 네 편의 구분이 견고하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지만 피는 물보다 진하다지 않은가. 사회적 관계에서 지지는 '신념의 공유'다. 신념은 공의로움을 바탕에 깔고 있어야 한다. 공공의 선(善)에 부합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치적 지지는 올바른 국가의 지향점에 대한 신념을 공유하는 사람이나 집단을 따르고, 그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선택을 한다는 의미가 되겠다.그런데 공공의 선을 지향하며 신념을 공유한다고 믿었던 정당이나 정치 지도자들이 이기적이고 비도덕적이며, 자기모순적 언행을 보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지지를 철회해야 한다. 잘못에 대해 귀 기울이고 반성하며 응당한 질책과 처벌을 감수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올바르다. 정권 창출을 목표로 뭉친 정당도 마찬가지다. 내부의 비판에 민첩하게 대처하지 않고 변절자 낙인을 찍어 밖으로 내쳐버린다면 속된 말로 조폭 양아치보다 나을 게 없다. 이들은 두목에 대한 지지 즉, 신념의 공유가 아니라 의리로 뭉친 집단들이다. 말이 좋아 의리라고 할 뿐, 얄팍하기 그지없는 이해관계 속에서 의리라는 그럴듯한 껍질로 포장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도 의리를 내세운 이상 두목에 대한, 조직에 대한 비판은 절대 금물이다. 그런 행위는 배신이며, 처절한 복수를 통해 짓밟아 놔야 조직의 유지와 조직원 관리가 가능한 게 그들의 생리다.그런데 요즘 정치 상황은, 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특정 정당과 정치 지도자에 대한 지지는 조폭 두목에 대한 의리 수준조차 넘어선 듯하다. 혈연관계의 맹목적 지지보다도 끈끈하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의 방에 갇힌 채 그 나름의 논리를 세워 신념의 공유를 좀처럼 깨려 하지 않는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가 얼마나 객관적인지는 전혀 상관없다. 불리한 정보는 조작으로 치부해 버리고, 근거가 명확한 비판에 대해선 '너희도 똑같지 않았느냐'고 퉁치는 식이다.박병석 국회의장 직속 자문기구인 국회 국민통합위원회 경제분과위원회가 국회도서관 데이터베이스(DB) 등록 전문가 1천8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한국 사회의 분열과 갈등의 주원인으로 63.1%가 정치적 원인을 꼽았다. 이유는 지지와 편 가르기를 구분하지 못한 탓이다. 편 가르기가 되면 앞뒤 말이 안 맞거나 내 편과 네 편에 적용하는 법적·도덕적 기준이 다른 것쯤은 문제가 안 된다. 어차피 내 편과는 상종할 수 없는 부류라고 단정 지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지지가 아니라 추종이다.특히 인터넷 댓글은 이런 확증편향, 보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유치하기 짝이 없는 편 가르기 대결장이다. 보수와 진보의 대결이 아니다. 그런 우아하고 고차원적인 대국이 아니라 저잣거리 패싸움에 구경꾼들이 모여 욕지거리하는 형국이다. 뜯어말려야 할 당사자들은 되레 싸움을 부추긴다. 여기서 지면 마치 구경꾼들이 망할 것처럼. 어느새 구경꾼들은 목적도 잊은 채 아귀다툼의 당사자가 돼 있다. 편 가르기 싸움이 끝난 뒤 구경꾼들이 씁쓸히 돌아서면 승리는 남아서 웃는 자들의 몫일 뿐이다.정부·여당이 잘못했고 야당이 잘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국민의 날 선 비판에서 누구도 자유롭지 않음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정치하는 자들은 국민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대신 추종을 요구할 것이다. 시민 의식이 깨어 있지 못한 나라에선 그 체제가 비록 자유민주주의라 할지라도 언제든 이념으로 포장된 독재의 감옥에 갇힐 수 있다.

2021-03-17 06:19:37

[뉴스Insight]  중산층 잡는 세금 폭탄…투기꾼 천국의 내집 가진 죄인들!

[뉴스Insight] 중산층 잡는 세금 폭탄…투기꾼 천국의 내집 가진 죄인들!

'남탓' 전문인 문재인 대통령은 왠만큼 잘못해서는 절대 사과를 안한다. 그런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국민들께 큰 허탈감과 실망을 드렸다. 국민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한 마음이다. 우리 사회의 부패 구조를 엄중히 인식하며 더욱 자세를 가다듬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고자 한다."고 했다.대통령의 이 말씀을 '사과'로 인정해야 할지 잘모르겠지만, 많은 언론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 사태에 대한 '대통령의 뒤늦은 사과'로 해석했다.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지난 2일 LH 직원들이 광명·시흥 3기 신도시 예정지에 100억원대 토지를 사들였다는 투기 의혹을 폭로한 지 2주 만에,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이 국토교통부와 LH, 청와대 자체 조사 결과 '투기 의심자는 LH 직원 20명(민변, 참여연대 고발자 13명 포함)'뿐이라는 결과를 발표한 날(11일)로부터는 5일 만에 나온 대통령의 사과성 반응인 것만은 부인하기 어렵다.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대국민 사과'에 얼마나 진정성(?)이 담겨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불과 하루 전만해도 대통령은 도무지 사과의 마음조차 없는 것처럼 보였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도 "지금 대통령은 뿌리 깊은 부동산 적폐를 청산하고 어떻게 하면 2·4 공급대책이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게 하느냐에 집중하고 계신다."고 했다.'뿌리 깊은 부동산 적폐', 이 말은 바로 지금 부동산 문제는 문재인 정권의 잘못이 아닌 전 정부, 전전 정부, 그 전전전 정부의 탓이라는 의미이다. 그 때문에 대통령 부부 자신들을 포함한 자녀, 친인척 등의 투기의혹과, 줄줄이 밝혀지고 있는 민주당 국회의원, 청와대 참모, 고위 공직자 관련 투기의혹에 대해서 합당한 조치를 취하기는 커녕 "야당도 투기가 없었는지 같이 까보자" "언론과 교직자도 한 번 까보자"면서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문재인 정권이 이제 무슨 '짓(?)'을 하든, 대부분의 서민과 청년들은 '내집 마련의 꿈'을 완전히 박탈당해 버렸다. 스물네번째인지 스물일곱번째인지도 모를 엉터리 부동산 정책을 남발하며 집값을 폭등시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앞서 '내집완박(내집 마련의 꿈 완전 박탈)'의 국정목표를 달성했다.서민과 청년의 내집마련 꿈을 빼앗아 불행과 좌절을 선물했으니, 이제 평등한 나라를 위해 내집 가진 중산층에게 고통과 불행을 줄 차례가 되었다. 문재인 정권은 올해 1월 1일 기준 아파트를 포함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지난해 인상율 5.98%의 3배가 넘는 평균 19.1%를 올렸다. 2018~2020년 공시가격 상승률은 전국 평균 5%대였다.문빠·대깨문들은 여전히 "지난해 집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공시가격이 크게 오른 것" "전국 공동주택의 92%를 차지하는 6억원 이하는 재산세율 0.05% 포인트 감면 혜택을 받기 때문에 세 부담이 줄어든다."는 문재인 정권의 설명에 박수를 보낼 지도 모르겠다.대단히 유감스럽게도 서울 평균 공시지가 상승률은 19.9%인 반면에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북의 노원(34.6%) 도봉(26.1%) 성북구(28%)의 상승률은 강남·서초구의 2배를 넘었다. 집값, 전셋값 폭등으로 서울에서 밀려난 가족들이 많이 거주하는 경기도의 인상률도 23.9%에 달한다.공시가격이 이처럼 폭발적으로 인상되면 이를 기준으로 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주택보유세가 크게 늘고,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도 가파르게 상승하게 된다.좌파 정권은 종부세를 도입하면서 '부자세금'이라는 언어공작으로 상당히 많은 서민·중산층의 박수를 받았다. 이제 서울 아파트 6가구 중 1가구꼴로 종부세를 내는 시대가 왔다. '공시가격 9억 이상 고가 아파트'라고 하면 호화주택을 상상하는 문빠·대깨문이 여전히 있을 수도 있지만, 꿈을 깨는 것이 좋겠다.서울 강남지역은 국민주택 규모 이하의 소형 아파트도 이미 (정부기준) '고가 아파트'가 된지 오래이고, 서울 외곽과 지방 대도시의 평범한 중산층이 거주하는 중형 아파트도 '고가 아파트'가 되었다. 결코 부자가 아닌, 평범한 중산층이 그저 그렇게 가족과 단란하게 살고 있는 집 한 채 있다고 해서 '징벌적 보유세'를 부과하는 정권이 어떻게 국민을 생각하는 정권일 수 있을까.엉터리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을 폭등시켜 서민층과 청년들의 꿈을 빼앗아 짓밟고, '내집 한 채 갖고 다리 뻗고 자는 중산층'이 미워서 보유세 폭탄 투하하는 권력이 문재인 정권이다. 집값이 올라 공시가격이 올랐다고? 거짓말이다. 문재인 정권은 '공시가격 현실화'라는 명분으로 2030년까지 전국 공동주택의 현실화율을 90%로 높이겠다고 선언했다.지난해 공동주택 현실화율은 68.1%이고, 올해는 79.2%이다. 집값이 그대로 이거나 오히려 내려도 공시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부동산 세금 폭격은 더욱 거세진다는 의미이다. 평생 피땀 흘려 내집 한 채 마련하고 그곳에서 20~40년 그냥 살고 있을 뿐인데, 제대로 된 수입도 없는 은퇴자들에게 '세금폭탄' '건강보험료 폭탄' 때리면 "네 살던 집에서 나가든지, 아니면 죽으라"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서민과 청년에게는 내집마련의 희망을 빼앗고, 겨우 내집 한 채 마련한 중산층에게는 세금 폭탄으로 못살게 굴고, 3기 신도시는 무슨 일이 생겨도 차질없이 추진해 부동산 투기꾼의 이익을 알뜰하게(?) 챙겨주는 이게 '촛불정신이 구현된 나라'인가?

2021-03-17 06:00:00

[야고부] 제보합니다

[야고부] 제보합니다

"대구감옥에서 순국한 분이 계십니다."지난 2017년부터 대구에서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를 꾸려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의 꿈을 꾸며 지난해에는 사유지 1만5천 평을 내놓은 우대현 대표에게 15일 낯선 전화가 걸려 왔다. 광주예술고의 신봉수 역사 담당 교사였다. 그는 마침 이날 일행과 대구 방문길에 제보할 것이 있다며 전화로 사연을 전했다.내용은 이렇다. 1919년 3·1만세운동 때 전북 순창 출신 23세 청년 송광춘이 대구복심법원에서 징역 10월형 선고로 옥살이를 하다 그해 12월 순국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9년 애족장을 서훈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구에서 펴낸 책에 소개된 옛 대구감옥(뒷날 형무소) 순국 독립운동가 명단엔 없다는 제보였다.지난해 6월, 이젠 사라진 옛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한 독립운동가 발굴에 나서 단행본을 펴낸 대한광복회 백산우재룡선생기념사업회 유족 대표인 우 대표는 신 교사에게 감사를 전하고 자료 파악에 나섰다. 광주에서 만세를 외치다 먼 타향 대구감옥에서 젊은 나이에 삶을 마친 분에 대한 제보이니 어찌 소홀하겠는가.우 대표는 논문과 언론 보도 등 자료를 통해 사실을 확인, 올 상반기 발간될 개정판 단행본에 송광춘 지사의 소개를 약속했다. 우 대표는 이미 대구형무소 순국 독립운동가 추가 발굴을 통해 지난해(180명)보다 많은 204명을 확인한 터에 이번 제보 덕에 순국자를 1명 더하게 됐으니 더욱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지난해 광주에 전달된 단행본에서 빠진 부분을 채울 제보에 나선 데다 청춘을 바친 송광춘 지사의 순국 터인 옛 대구형무소 자리(현 삼덕교회)까지 기꺼이 찾아 현장의 기록 실수도 제보한 신 교사의 마음이 돋보인다. 그의 수고로운 제보로 대구는 물론, 광주의 독립운동사가 좀 더 알찰 수 있게 됐으니 감사한 일이다.그러잖아도 직원 땅 투기 논란에 휩싸인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퇴직 직원의 내부 정보 이용 땅 투기 의혹 제보를 지난해 묵살한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르고 있다. 제보만 잘 다뤘더라면 두 직원의 극단 선택도 막고 호된 국민 질책과 분노, 수사의 동시 다발 재앙을 막고 환골탈태의 기회도 가질 수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값진 제보를 무시했으니 화를 자초한 셈이다. 제보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워 주는 요즘이다.

2021-03-17 05:00:00

[관풍루] ‘미나리’ 아카데미상 6개 부문 후보 명단에 올라,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상 후보

○…LH 땅 투기 의혹 관련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58% 광명·시흥 3기 신도시 '지정 철회' 목소리, 20~30대 청년층은 60% 선 넘겨. 내 집 마련 소망 비웃으며 흙탕물 일으킨 미꾸라지 솎아 내려면 백지화가 정답이라는 말씀.○…'미나리' 아카데미상 6개 부문 후보 명단에 올라,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상 후보. 영화와 드라마, K팝, 스포츠 등 '한류' 기세 차고 넘쳐도 '한강' 넘기조차 버거운 3류 한국 정치는 '백년하청'.○…중국 덮친 '최악의 황사' 기상청 예보와 달리 우리나라에는 별 영향 없이 비껴가, 한반도 주변 기압계가 변수. 평소라면 오보 항의 빗발쳤겠지만 조용히 넘어간 건 '중국발 대기 오염' 지긋지긋하다는 소리.

2021-03-17 05:00:00

[취재현장]표류하는 DTC…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취재현장]표류하는 DTC…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정체성도 없고, 성과도 없다.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의 현주소다.2015년 개관 이후 DTC는 매번 목적지에 닿지 못한 채 표류해 왔다. 당초 대구시의 구상은 DTC가 지역 섬유업체들을 모아 비즈니스를 지원하고 산업의 과거와 미래를 보여주는 섬유박물관을 함께 운영해, 섬유제품의 수출 거점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었지만 무엇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다. 1천100억 원에 달하는 투자금이 무색할 지경이다.문제의 시작은 섬유산업의 부흥을 위해 지은 건물이 지역의 섬유업체로부터 외면받는 아이러니부터다.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DTC 내 88개의 입주기업 중 섬유·패션 관련 기업은 고작 17개(19.3%)에 불과하다.한 섬유업계 관계자는 "섬유업체들은 주로 서구 이현공단이나 북구 3공단에 밀집해 있는데 굳이 교통이 불편하고 거리도 먼 이시아폴리스에 사무실을 차릴 이유가 없다"며 "입지 조건을 상쇄할 이점이 있는 것도 아니라 DTC는 개관 전부터 외면을 받아 왔다"고 전했다.실제 DTC 개관 당시 업체 입주율은 45%에 그치는 등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에 대구시는 당초 섬유업체만 입주가 가능했던 것을 비섬유업체로 확대하고, 임대료도 세 차례에 걸쳐 처음의 절반 수준으로 인하하는 등의 고육지책을 내놨다.이 대책은 공실률을 줄이는 효과는 있었지만, DTC 운영 정상화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 상업시설 임대가 주 수입원으로 설계된 DTC는 2018년쯤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을 것이라던 대구시의 예상을 깨고 여전히 시의 보조금 지원을 벗어나지 못하는 신세다.메말라 버린 돈줄은 결국 섬유박물관마저 제 기능을 상실하게 했다. 박물관 운영을 위해 배정되는 예산은 연간 3억~4억 원 수준으로 한 번 진행하는 데 2억 원이 필요한 특별전‧기획전 등은 엄두를 내기 힘든 것이다.이런 이유로 섬유박물관은 지난 2017년 이후 자체 기획 전시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이전 진행한 기획 전시 횟수도 5회에 불과해,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섬유박물관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기도 했다.결국 필요한 것은 체질 개선이다. 기존 임대료 위주의 수익 구조를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DTC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입지 조건 등 물리적인 제약으로 대구 섬유업계의 외면을 받는다면, 온라인 중심지 역할을 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김광석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6월 연구보고서를 통해 DTC를 주축으로 온라인 허브(Hub)를 구축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최근 섬유패션산업의 패러다임이 소재에서 완제품 형태의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만큼 수요 측정, 제품 디자인, 생산, 마케팅, 판매 등 전반적인 산업 프로세스를 DTC 중심으로 구축하자는 아이디어다. 지역의 제직·염색·봉제기업들이 DTC의 온라인 허브에서 협력을 통해 제품을 만들고, DTC는 완제품을 홍보·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의 기능을 수행하는 모델을 만들어 보자는 거다.지난주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이 대구시에 DTC 위수탁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벌써 의심과 불신의 눈초리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DTC가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줬다는 방증일 것이다.그러나 DTC 설립 후 최초로 민간 운영 기관이 바뀌는 것은 충분히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변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DTC가 지역 섬유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게 될 날을 기다린다.

2021-03-16 13:35:07

[세풍] 문재인이 만든 ‘컴퓨터 게임’만 하는 군대

[세풍] 문재인이 만든 ‘컴퓨터 게임’만 하는 군대

지난 8일부터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은 병력과 장비의 야외 기동이 없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도상훈련(圖上訓鍊)은 실전에 아무리 가깝게 설계해도 '전쟁의 안개'(fog of war)라는 근본적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 전쟁의 안개란 프로이센의 전략가 클라우제비츠가 '전쟁론'에서 제기한 문제로, "전쟁은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고 많은 부분은 우연에 의해 결정된다"는 의미이다.1차 대전 때 독일이 프랑스를 치기 위해 벨기에를 침공했다가 당한 낭패는 좋은 예다. 독일 통일 전 프로이센은 민간인이 개발한 '크릭스슈필'(Kriegsspiel) 즉 '워 게임'(war game)을 장교 훈련의 필수 과목으로 채택해 상상 가능한 모든 실전(實戰)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훈련시켰다. 그 효과는 프로이센-프랑스 전쟁(1870~1871)에서 잘 나타났다. 프로이센군은 프랑스군을 단 6주 만에 패배시켰다.프랑스와의 두 번째 대결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독일은 자신했다.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침공하는 시뮬레이션 결과 탄약이 신속하게 보급되는 한 프랑스에 이기는 것으로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독일은 세계 최초로 차량화 보급 부대를 창설했으나 상황은 독일 참모본부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전개됐다. 벨기에 공작원들이 자국 철도망을 파괴해 독일의 보급선을 끊은 것이다.최악은 아군이 무조건 이기는 시뮬레이션이다. 미드웨이 해전(1942년) 준비를 위한 일본 해군 도상훈련에서 대항군 장교들은 실전에서 미 해군이 그랬던 것과 똑같이 하와이 섬 동북쪽 해상에 매복했다가 일본 연합함대를 기습해 항공모함 2척을 격침하고 2척을 대파했다.(실전에서는 4척 모두 격침)그러나 연합함대 참모장 우가키 마토메(宇垣纏)는 "미국은 일본의 미드웨이 공격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어 그런 매복 전술을 쓸 수 없다"고 우기며 격침된 항공모함 중 가가(加賀)만 '침몰', 아카기(赤城)는 '경미한 손상'으로 수정했다. 그러나 미국은 일본 암호를 해독해 일본의 공격 계획을 알고 있었다.이에 앞서 일본 해군대학이 실시한 미국과의 함대결전 도상훈련도 마찬가지였다. 몇십 회를 했지만, 항상 패배해 일본 함대가 시고쿠(四國)의 도사(土佐) 앞바다까지 몰리는 것으로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한 일본 해군의 대응은 한심했다. 미군 역할을 한 대항군의 작전은 '비상식적'이라고 비난한 것이다. 그러고는 도상훈련을 중지해 버렸다.컴퓨터 시뮬레이션의 한미 연합훈련이 이런 식일지도 모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의 '특성'이 '우리가 지는 결과'는 없으며, 더구나 재래식 전력은 '통계상' 한국과 미국이 북한보다 월등한 우위에 있으니 결과는 뻔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북한은 핵무기가 있다. 이를 계산에 넣으면 시뮬레이션은 전혀 다르게 설계돼야 한다. 그렇게 하는지 의문이다.재래식 전력 간의 대결도 마찬가지다. 병력과 장비를 실제로 움직여 보지 않고는 시뮬레이션대로 되는지 아닌지 알 수 없다. 돌발 변수들이 널린 게 전장(戰場)이다. 이는 전쟁 계획을 뒤죽박죽으로 만든다. 근대적 참모본부 제도를 정립한 프로이센 군인 헬무트 폰 몰트케는 "적과 마주치는 순간 전쟁 계획은 무용지물이 된다"고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컴퓨터상에서 아무리 이긴다고 한들 실전에서도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주요 한미 연합훈련을 대부분 '컴퓨터 게임'으로 대체했다. 그 이유는 '북한 김정은이 싫어한다'일 것이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의 기괴한 현실이다.

2021-03-16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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