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이종민의 나무 오디세이] 지조 없다고? 괄시하지 마! 단풍나무

[이종민의 나무 오디세이] 지조 없다고? 괄시하지 마! 단풍나무

단풍 소식은 봄날 북상하는 꽃 소식의 역주행이다. 북쪽에서 불어오는 찬바람과 함께 서서히 남하한다. 산림청의 국립수목원이 제공한 올해 단풍 예측 지도를 보면 설악산은 이달 16일쯤 절정에 이르고 소백산은 이달 15일(±6일), 주왕산은 19일(±7일), 팔공산은 26일(±4일) 절정에 이른다. 기상청에서 해마다 예보하는 단풍은 산 전체의 20% 정도 물들면 시작으로 보고 80% 정도 물들면 만산홍엽이라 말한다.중국 당나라 시인 두목(杜牧)은 '산행'(山行)이라는 시에서 '停車坐愛楓林晩/霜葉紅於二月花'(정거좌애풍림만/ 상엽홍어이월화-늦단풍이 하 좋아 수레 멈추고 바라보니/ 서리 맞은 단풍잎이 봄꽃보다 붉구나)라고 예찬했다.가을이 되어 일교차가 커지고 기온이 10도 이하로 내려가면 나뭇잎의 엽록소는 사라지고 푸른색이던 나뭇잎들은 화려한 색상으로 바뀌며 숲을 수놓는데 이것이 단풍이다. 개옻나무나 붉나무, 화살나무, 담쟁이는 붉은색이거나 선홍색을 띠고 은행나무, 생강나무 잎은 노란색을 띠며 느티나무, 참나무류, 감태나무는 갈색으로 아름답게 물든다.단풍 하면 단풍나무 이파리의 붉은 때깔이 으뜸이다. 순진한 어린이들이나 싱숭생숭한 청춘, 여인들의 눈길을 끌기에도 충분하다. 흔히 단풍나무라고 하면 주로 단풍나무와 당단풍나무를 말한다. 당단풍나무는 단풍나무보다 북쪽에서 자라며 중국에도 많아 당단풍나무라고 부른다. 단풍나무류는 잎이 손가락처럼 갈래를 이루는 게 많은데 신나무는 잎이 3갈래, 이른 봄 수액을 채취당하는 고로쇠나무 잎은 5갈래, 단풍나무는 7~9갈래, 당단풍나무는 9~11갈래다. 잎의 형태를 보면 '3신5고7단9당'이 된다. 정원수로 인기를 누리는 복자기나무는 잎자루에 잎이 세 개 붙어 있다.잎이 마치 공작의 깃털 같다는 공작단풍, 중국에서 수입한 중국단풍, 봄에 돋는 새잎부터 붉은색을 띠는 홍단풍(노무라단풍)도 우리 주변의 공원이나 뜰에서 오색 창연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단풍의 화려한 색깔 잔치는 해마다 다르다. 기상과 토양의 양분도 큰 영향을 미친다. 비옥한 토질에서는 단풍이 늦게 들고 산성 토양은 단풍의 색깔이 더 선명하다.유교의 영향이 깊었던 조선시대 사대부 정원에는 단풍나무를 심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다. 소나무의 독야청청, 대나무의 절개, 매화의 향기 등을 덕목으로 여기던 시대에 철 따라 색깔을 바꾸는 단풍나무는 지조와 거리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조선 후기 유박이 쓴 '화암수록'의 '화목구등품제'에는 배나무, 정향, 목련, 앵두나무와 함께 단풍을 7등에 넣었다. 또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창경궁) 단풍정(丹楓亭)은 춘당대 곁에 있는데, 단풍나무를 많이 심어서 가을이 되면 난만하게 붉기 때문에 이름한 것이요, 정자는 없다'고 기록된 걸 보면 궁궐에도 단풍나무를 심고 즐겼다는 뜻이다. 가을이 깊어 가면 나무의 잎자루에 떨켜가 생겨 영양과 수분 공급이 차단되고 잎을 떨굴 준비를 한다. 동해를 입지 않기 위한 나무의 월동 전략이다. 나무의 입장에서 보면 단풍은 푸르렀던 이파리가 소명을 다하고 초록빛이 퇴색되는, 이별을 준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지는 노을이 더 붉게 빛나듯 단풍이 익어가는 과정에 화려한 빛깔을 뿜으며 아름다움을 선물한다. 그래서 만추에 나무는 자신을 비우며 휴식에 들어가 내년 새로운 생육을 대비한다. 단풍과 낙엽이 우리에게 주는 또 다른 성찰 포인트다.코로나19로 삶이 더 팍팍해졌지만 짬을 내서 집 근처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 내의 나무들이 알록달록 예쁘게 물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코로나블루나 세상 근심을 잠시 덜어 봄이 어떨까. 이종민 선임기자

2020-10-07 14:29:44

[시각과 전망] 진정한 가황(歌皇) 나훈아

[시각과 전망] 진정한 가황(歌皇) 나훈아

오늘로 꼭 1주일이 되었건만 열기가 아직 식지 않는다. 추석 연휴 KBS에서 은둔 15년 만에 공연한 가황(歌皇) 나훈아 얘기다.높았던 시청률(9월 30일 밤 방송 29%, 3일 나훈아 스페셜 18.7%)만큼이나 반향도 뜨겁다. 올 추석에는 코로나와 나훈아만 보였다는 얘기가 지배적이다.2시간 30분 동안 28곡을 부른 그는 장기간의 공백을 뛰어넘어 건재를 과시했으며 국민들에게 위안을 선물했다.74세의 나이에도 젊은이가 무색할 만큼 탄탄한 근육질 몸매. 한복과 찢어진 청바지, 민소매를 넘나드는 뛰어난 패션 감각. 무대를 지배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가창력. 트로트에서 국악, 클래식, 기타 및 피아노 연주 등 장르를 가리지 않은 공연에, 다양한 액션도 선보였다. 공연은 어떤 젊은 아이돌보다 더 생동감이 넘쳤다.나훈아만큼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많은 애창곡을 가진 가수는 없다. 밤을 새워 불러도 모자랄 것 같은 그의 노래들. 그는 "할 거는 천지삐까리(엄청 많다는 경상도 사투리)다. 밤새워 할 수도 있다"고 장담했다.그런 그가 이번에 9곡이나 되는 신곡을 발표했다. 한 곡을 만드는 데 5, 6개월이 걸릴 만큼 힘든 작업을 거친다고 했다. 어디서 이런 에너지가 나오는 걸까.70대임에도 불구하고 뿜어져 나오는 이런 열정은 "세월은 누가 뭐라고 하거나 말거나 가게 돼 있다. 이왕에 세월이 가는 거 끌려가면 안 된다. 날마다 똑같은 짓을 하면 세월한테 끌려가는 거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보고, 안 하던 일을 해야 세월이 늦게 간다. 지금부터 나는 세월의 모가지를 비틀어서 끌고 갈 것"이라는 자신감 넘치는 설명을 들으면 다소 감이 잡힌다.수많은 히트곡과 가창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지만 공연 뒤 더욱 많이 오르내린 건 중간중간 맛을 더하는 촌철살인 코멘트였다.특히 "옛날의 역사책을 보든, 제가 살아오는 동안에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국민을 위하지 않는)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다"고 한 건 압권이었다.그의 이 발언을 두고 추석 연휴 정치권은 서로 상대를 비난하면서 날 선 공방을 벌였지만 국민들은 속이 후련하다는 반응들이었다.역시 나훈아다운 입담이었다. 이는 빼어난 실력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두터운 팬에 자존감이 있기에 가능했다.나훈아의 매력을 대쪽 같은 소신에 있다고 보는 팬들도 많다. 본인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는 많은 억측에도 불구하고 15년을 대중과 거리를 두고 살았다. 대부분의 연예인이 선망하는 북한 방문도 거절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18년 4월 남북 정상회담 사전 행사로 열린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에 나훈아의 참여를 원했으나 그는 응하지 않았다. 당시 '일정이 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대중예술가로서 그의 자존감의 반영이었다는 해석이 많다.그는 삼성 이건희 회장가의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참석해서 몇 곡만 해도 거액이 주어지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응하지 않았다. 나훈아는 "나는 대중예술가다. 내 공연을 보기 위해 표를 산 대중 앞에서만 공연하겠다. 내 노래를 듣고 싶으면, 공연장 표를 사면 될 일"이라고 했단다.얼마나 멋진 자존감인가!나훈아는 국민들을 힐링시켰다. '노래 실력' '소신 발언' '소신 행동' 등 모두에서 그는 진정한 황제였다.

2020-10-07 05:00:00

[야고부] 안관(安菅)리스트

[야고부] 안관(安菅)리스트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관운이 좋기로 손에 꼽히는 인물이다. 1972년 세상에 나온 유신헌법은 그의 출세길의 출발점이었다. 유신헌법 제정자로 알려진 한태연 전 헌법학회장이 훗날 "신직수·김기춘이 초안을 만들었다"고 밝힌 것에서도 그의 역할을 짐작할 수 있다. 유신헌법에 이어 1974년 '문세광 수사'로 고속 승진을 시작한 그는 이후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을 거쳐 15대 국회 이후 3선 의원을 지냈다.하지만 2013년 8월, 73세의 나이에 마주한 역대 최고령 대통령비서실장 낙점은 그 좋던 관운이 오히려 그를 나락으로 몰아넣는 수렁이 됐다. 청와대에 입성하자 당시 제1야당인 민주당은 "섬뜩한 공안정국 조성용 인사"라고 평가했다.그는 1년 6개월 남짓 비서실장직에 있으면서 '기춘대원군' '왕실장'으로 불렸지만 정치 상황이 촛불 정국으로 바뀌면서 이내 추락하고 만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연루돼 특검 수사를 받고 구속기소된 것을 시작으로 보수단체 지원 혐의와 재판 거래 의혹 등 줄줄이 문제가 되면서 '법마'(法魔)라는 오명과 함께 옥에 갇히는 신세가 된 것이다. 수의를 입고 재판정에 나서는 그의 초라한 말년의 모습은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다.요즘 일본 정가가 블랙리스트 문제로 연일 시끄럽다. 신임 스가 정권이 일본학술회의 신규 회원 6명의 임명을 거부한 것이 발단이다. 각 분야의 뛰어난 연구자들을 마치 썩은 사과 도려내듯 배제한 것은 "정치적 잣대로 학문의 자유마저 재단하는 도전 행위"라며 각계의 비판 목소리가 거세다.1949년 발족한 일본학술회의(SCJ)는 '과학이 국가의 모토'라는 정신으로 생명과학, 물리·공학 전 분야의 과학자 84만 명을 대표하는 정부 자문기관이다. 현재 210명이 회원으로 있는데 스가 정부가 지난달 105명의 회원을 새로 임명하면서 6명의 과학자를 제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임명이 거부된 이들은 아베 정권 때 안보보장법이나 공모죄법 제정에 반대한 것으로 드러나 '일본판 블랙리스트' '아베-스가(安菅) 리스트 파동'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결국 이번 사건은 아베를 추종하는 스가 정권의 정체성을 보여준 동시에 '극우의 사상 테러'로 일본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 사건이다.

2020-10-07 05:00:00

[관풍루] 정의당 심상정 대표, 정부의 개천절 집회 봉쇄 비판하며 한글날 집회 개최 보수단체에 자중 주문

○…정의당 심상정 대표, 정부의 개천절 집회 봉쇄 비판하며 한글날 집회 개최 보수단체에 자중 주문. 보수단체, 버스 떠난 뒤 손 들고 병 주고 약 주는 처방은 도대체 누굴 위해서(?).○…정세균 총리, 한글날 집회 차단 집회·표현의 자유 제약 지적에 '코로나바이러스 막으려는 것'이라 해명. 코로나균, 헌법 기본권과 입조차 틀어막는 우리가 과연 세네!○…대구시,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사고 증가율 울산(41.6%)에 이어 36.4%로 전국 2위. 대구시민, 대구 도시 위상 전국 4위 추락처럼 이제 이런 순위부터 단디 낮춥시다.

2020-10-07 05:00:00

[취재현장] 품격있는 국감을 기대하며…

[취재현장] 품격있는 국감을 기대하며…

지난달 15일 오후와 16일, 국회 의원회관을 다니며 취재원을 만나던 중 재미있는 지점을 발견했다. 일부 취재원이 15일 오전에 있었던 같은 일을 두고 공히 힐난해서다. 그 일을 되짚어 본다.그날 장상수 대구시의회 의장이 국회를 방문했다. 그리고 대구시 공직자와 함께 지역구 국회의원 6명을 잇달아 만났다. 장상수 의장은 국회의원들에게 "정부 예산안에서 빠진 현안 사업이 애초 대구시가 요구한 원안대로 확보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어 줄 것"을 건의했다.이 발걸음은 환영받지 못했다. 한 국회의원은 장 의장 면전에 "의장님, 오늘 사진 찍으러 오신 거잖아요"라고 면박을 주며 축객하는 듯했다. 한 취재원도 기자에게 "지역 발전을 위한 노력이라고 애써 이해해 보려 하지만 대구시 예산을 심의·결의하는 기관의 수장이 대구시 국비를 부탁하고 다녀서야 '집행부 2중대'라는 소리를 면할 길이 없을 것"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이 이야기는 한마디로 정리하면 '격'(格)의 문제이다. 격에 걸맞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 데 대한 실망감을 앞에서 혹은 뒤에서 표현한 것이다.그렇다면 한 지역을 넘어 국가 전체를 살피는 국회는 어떤가. 장 의장을 꼬집을 정도의 격을 갖췄을까. 그 답은 국정감사 현장을 보면 알 수 있다. 기자가 국회에 첫발을 들였던 날부터 매해 국정감사는 막말·의혹 제기만 난무했지 민생과 국정은 없었다.시계를 가까운 1년 전으로 돌려보면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는 그야말로 가관이었다.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이었던 이종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은 중소벤처기업부 감사 때 "검찰개혁까지 나왔어. 지×, 또×× 같은 ××들"이라고 혼잣말로 중얼거리다 욕설 논란에 휩싸였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은 행정안전위원회의 인사혁신처 감사에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야, 너 뭐라고 이야기했어. 이게 뭐 하는 짓이야"라는 반말과 고성이 섞인 설전을 벌였다.심지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여상규 한국당 의원이 김종민 민주당 의원에게 "웃기고 앉았네. ×신 같은 게"라고 해 욕설 논란을 일으켰다. 이튿날에는 소병훈 민주당 의원이 전날 일을 언급하며 "상임위에서 말이야. ×신이라고 하고 창피해 창피"라고 말하며 다시 막말 논란을 불렀다.오죽했으면 지난해 국정감사가 한창일 때 문희상 국회의장이 여야 5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국회가 갈등과 대립을 녹일 수 있는 용광로가 돼도 모자란데 이를 부추기는 행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푸념했을까.흔히 정치를 두고 '말로 하는 행위예술'이라고 하며 '정치인은 말로 먹고산다'고 한다. 사람 사이에 빚어지는 갈등과 대립을 조정하는 것이 정치이며, 이처럼 분출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정치인의 말이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말을 잘 다루는 정치인에게는 "품격 있다"며 '백봉신사상'을 주는 등 높이 평가한다. 이때 '격'과 함께 쓰이는 한자 '품'(品)은 '입 구'(口) 세 개가 모인 조어이다. 말에서 인격을 알 수 있다는 뜻일 게다.올해 국정감사는 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군 총격에 숨진 사건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 관련 위증 논란으로 '사생결단 국감'이 될 것이라고 한다. 부디 여의도 정치권이 이번에는 지방의회 의장의 격을 따졌던 그대로 격을 보여주길 바라본다. 상대의 작은 허물을 거친 말로 공격하는 것은 내 인격의 천박함을 드러낼 뿐이다.

2020-10-06 10:16:14

[야고부] 점입추경(漸入醜境)

[야고부] 점입추경(漸入醜境)

하나의 거짓말을 위해서는 30개의 거짓말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7개라는 주장도 있다. 거짓말이 더 큰 거짓말을 낳는 확대재생산의 속성을 갖고 있다는 소리다. 지난 2016년 영국 런던대학(UCL) 심리학과 탤리 샤롯 교수팀이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했다.연구팀은 18~65세 자원자 80명을 대상으로 일종의 '거짓말-보상 게임' 실험을 하면서 이들의 뇌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 촬영 장치(fMRI)로 촬영·분석했다. 그 결과 처음에는 작고 하찮은 거짓말이나 부정직한 행동에도 뇌 편도체 활동이 급증했다.편도체란 뇌 측두부 안쪽에 있는 조직으로, 정서적 정보의 통합·처리에 밀접하게 관여하며 특히 공포나 불쾌한 감정과 관련된 정보를 전달해 대처하게 한다. 이런 기능을 하는 편도체의 활동이 급증했다는 것은 쉽게 말해 '양심에 찔린다'는 감정이 생김을 의미한다.그러나 그다음에 거짓말을 할 경우에는 편도체 활동량이 줄어들었다. 거짓말을 못하게 하거나 양심에 찔린다는 감정을 갖도록 하는 '제동력'이 그만큼 약해졌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거짓말이 거듭될수록 심화됐다. 뇌가 거짓말에 익숙해지며 별 죄책감 없이 더 큰 거짓말을 하는 악순환이 확대된다는 것인데 샤롯 교수는 이를 "거짓말의 급경사를 미끄럼타는 것"이라고 표현했다.이런 연구 결과를 두고 샤롯 교수는 "거짓이 시간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커지는 이유를 생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실질적 증거를 발견했다"며 "제멋대로인 정치인, 부패한 금융업자, 연구 결과를 조작하는 과학자, 충실하지 못한 배우자 등이 왜 결국은 엄청난 거짓말도 서슴없이 하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해준다"고 풀이했다.샤롯 교수팀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뇌를 들여다봤어도 같은 결과가 나왔을 것 같다. 추 장관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휴가 연장을 청탁하거나 보좌관을 시켜 그렇게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국회 속기록상 이런 거짓말이 27번이나 된다고 한다. 추 장관에게 면죄부를 준 검찰조차 이런 거짓말은 숨길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그런데도 추 장관은 검찰의 무혐의 결정을 업고 의혹을 제기한 야당과 언론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기세등등하다. '점입추경'(漸入醜境)이다.

2020-10-06 05:00:00

[세풍] 세금주도성장?

[세풍] 세금주도성장?

'부두 경제학'(Voodoo Economics)이라는 말이 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인 '레이거노믹스'를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가 경멸조로 비판하면서 쓴 표현이다. 부두(Voodoo)는 서인도제도의 악마 숭배 및 주술 종교를 일컫는다. 현대 영화의 단골 소재인 좀비(Zombie)의 원형을 제공한 흑마술적 믿음이기도 하다.부시의 언급 이후 부두 경제학은 점차 의미가 확대되어 비합리적, 비과학적, 비현실적 경제정책을 통칭하는 용어로 굳어졌다. 이에 상응하는 한국말로는 유사경제학, 사이비경제학 등이 있겠다. 하나 더 있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론'(이하 소주성)이다.소주성은 일단 달콤하다. 국민 가처분소득과 구매력을 끌어올려 내수 경제를 발전시키고 새 성장동력을 삼겠다니 꿈만 같다. 소주성 이론에 의하면 성장을 이끄는 것은 분배다. 낙수효과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과 분배 사이의 딜레마를 극복하겠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경제 발전에 무한동력 엔진이 하나 생기는 셈이다.하지만 선후가 바뀌었다. 소득은 경제활동의 결과물이지 원인일 수 없다. 전체 파이는 그대로인데 누군가의 주머니에서 다른 사람의 주머니로 돈을 옮겨 놓는다고 경제가 성장할 수 있을까. "소주성은 마차로 말을 끌게 하는 격"이라는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의 지적은 핵심을 꿰뚫었다. 201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로머도 "소주성은 너무도 위험한(risky)한 모델"이라고 했다. 소득을 올려 경제를 성장킬 수 있다면 지구상에 가난한 나라는 없을 것이다.사실, 문 정부의 집권 2년 차인 2018년부터 소주성의 폐해는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었다. 경제 주체들의 의욕은 떨어지고 퍼주기식 복지정책 여파로 도덕적 해이가 심각했다. 소주성의 간판 격인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은 근로자들의 소비 여력을 높이기보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깎아내리고 근로자들의 고용 불안을 오히려 키웠다.정권이 무모한 도박을 멈추지 않는 사이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팬데믹마저 터졌다. 성장은커녕 생존이 급선무가 됐다. 팬데믹으로 경제가 멈춰서다시피 하니 밑 빠진 독처럼 재정이 투입되고 있다. 소주성 로드맵을 훌쩍 뛰어넘는 확대 재정의 연속이다. 이로 인해 일시적 승수 효과로 경제적 착시 효과가 나타나겠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소주성과 코로나19가 합작해 낸 확대재정의 결과물은 부채 비율의 우려스러운 상승이다. 공공기관을 포함한 국가 부채와 가계 부채, 기업 부채 총액이 무려 5천조원에 다가섰다. 그런데도 정부는 국가채무 비율이 OECD 국가 평균치 아래여서 괜찮다고 한다. 빚이 무서운 돈이란 것은 만고의 진리다. 국채든, 증세든 결국 그 돈은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국민들이 갚아야 할 돈인데도 위정자들은 마치 제 돈처럼 선심을 쓴다. 예산 짜고 세금 거두는 관료들은 비어가는 곳간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세금 쥐어짤 궁리를 하고 있다. 부동산 규제책, 주식시장 양도세 부과, 중소기업 사내 유보금 과세, 중소기업 세무조사 등 목하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일이 가진 행간의 의미는 거위털 뽑기 식의 세금 징수 시도로도 읽힌다.부두교 신자들은 '살아 있는 시체' 좀비의 존재를 믿는다. 살아 있으면 시체가 아니니 좀비는 '뜨거운 얼음'처럼 일종의 형용 모순이다. 소주성이라는 족보 없는 이론과 코로나19 팬데믹이 합쳐진 결과 이러다가는 '세금주도성장'이라는 변종 부두 경제학이란 용어마저 등장할까 두렵다.

2020-10-06 05:00:00

[관풍루] 경찰이 버스로 둘러싸 광화문 집회 막은 것 두고 진인 조은산, “재인산성 뒤에 급히 숨어 공권력 운운한다” 비판

○…경찰이 버스로 둘러싸 광화문 집회 막은 것 두고 진인 조은산, "재인산성 뒤에 급히 숨어 공권력 운운한다" 비판. 무엇이 스스로를 그토록 두렵게 만드는지부터 톺아보란 은유.○…트럼프 미 대통령 주치의, WHO가 '코로나 중증 환자에게만 투여하라' 했던 약 '덱사메타손' 투약했다 밝혀. 알려진 것보다 더 중증이거나, 공정을 훼손했거나.○…여당이 일방적으로 기습 상정한 공수처법에 대검찰청, 대법원 이어 경찰청도 반대 의견 국회 제출. 어느 기관이 제 목 틀어쥘 무소불위 권력기관 탄생에 찬성할까.

2020-10-06 05:00:00

[야고부] 최 병장의 나훈아

[야고부] 최 병장의 나훈아

'단결. 1975. 12. 5. 군용열차에서.'공군 병장 최홍기. 가수 나훈아의 군부대 시절 불린 본명이다. 공군문화선전대 소속으로 그날 대구에서 K-2 군부대 공연을 마친 그는 동대구역에서 군용열차로 서울로 되돌아가던 참이었다. 이미 입대 전부터 널리 알려진 가수였던 터라 역에 도착하자 여러 사람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그는 마침 휴가로 나들이에 나섰다 부산을 떠나 서울로 가던 비둘기호 군용열차를 함께 탔던 육군 보도사병 성병조 상병을 만났다. 둘은 4시간의 짧은 만남을 마치고 대전을 좀 지난 회덕에서 헤어졌다. 그와의 군용열차 취재 사연은 부대 소식지 '건설주보'로 널리 퍼졌고, 대구 문인이 된 성 상병은 뒷날 2010년 언론을 통해 그와 35년 전 얽힌 사연을 적었다.최 병장은 입대 전처럼 군에서도, 군을 떠나서도 명성을 날렸고, 숱한 화제 속 노래의 삶을 이어갔다. 그의 시원하고 거침없는 답변의 4시간으로 성 상병에게 잊지 못할 강렬한 인상을 준 만큼이나 뭇 사람 뇌리에 남을 사을 남겼다. 나라 훈장도 싫다 하고, 남북 관련 공식 행사 참여 요청의 완곡한 거절, 재벌가 초청 공연 거부 등 사례도 그렇다.이런 그가 지난달 30일 KBS 공연 방송으로 또다시 화제의 인물이 되고 있다. 74세의 연륜과 풍부한 독서의 내공인 듯, 여러 말은 정치권을 들썩였고 급기야 여야 설전이 벌어지기에 이르렀다. 그만큼 그의 소신성 발언이 시대 상황과 맞물려 파장을 일으킬 만하다는 방증이다.그의 "국민 때문에 목숨 걸었다는 왕이나 대통령을 본 적이 없다"는 말과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 없다"는 발언, 자신이 공연한 KBS를 겨냥해 "국민을 위한, 국민의 소리를 듣고 같은 소리를 내는, 이것저것 눈치 안 보고 정말 국민들을 위한 방송이 되면 좋겠다"는 주문에 이르기까지 거침없다.지금 그의 말에 오금 저렸을 무리들이 서로를 공격하고 맞서면서 그들만의 장외 공연을 펼치고 있다. 두 무리 모두 가리키는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쳐다보는 꼴이다. 정치가 이러니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이 세계에서 제일 1등 국민"이라며 믿을 곳은 국민뿐임을 내세운 모양이다. 45년 전 후배 성 상병에게 외친 최 병장의 '단결' 구호가 이젠 '국민'으로 바뀌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2020-10-05 06:30:00

[관풍루] 7, 8월 대구시 유입 인구 17년만에 2개월 연속 증가한 이유 봤더니 2차 생계자금 지원과 택지개발 수요 때문이라고

○…7, 8월 대구시 유입 인구 17년 만에 2개월 연속 증가한 이유 봤더니 2차 생계자금 지원과 택지개발 수요 때문이라고. 제비 한 마리 봤다고 겨울이 모두 끝난 건 아니지….○…대구취수원이전추진위 "구미의 아들과 딸들이 대구에서 생활하니 해평취수장 공동 활용" 구미 시민에 호소. 계속 감정싸움하기보다 이해와 관용으로 난제 푸는 게 순리.○…코로나19 확진 트럼프 대통령, 군병원 입원해 치료제 '렘데시비르' 두 번째 투약하며 치료 중. "신의 선물" 목소리 높이던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는 이제 결별한 모양.

2020-10-05 06:30:00

[매일칼럼] 지역균형발전은 생태백신이다

[매일칼럼] 지역균형발전은 생태백신이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추석을 보냈다. 정부는 추석 귀향을 자제하라고 했다. 겁먹은 부모님들은 자식들에게 '오지 마라'고 전화를 돌렸다. '불효자는 옵니다' '코로나 몰고 오지 말고 용돈만 보내라'란 황당한 현수막 앞에서 무기력했다. 어렵사리 부모님 댁에 간 자식들은 차례가 끝나자 휑하니 발길을 돌려야 했다. 깊은 주름에 고인 어머니의 눈물을 애써 외면하면서.코로나19는 언제쯤 종식될까. 언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까. 모두가 지난날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전'은 잊으라고 못 박는다. 냉혹한 현실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예전과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흩어져야 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 제1원칙이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 3밀'의 위험을 강조했다. 밀폐, 밀접, 밀집. 3밀은 감염병에 취약하다. 도시화와 집중화는 대표적인 3밀 환경.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정부는 코로나19의 수도권 유행은 신천지교회 확산 때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모든 게 집중된 수도권은 전염의 온상이 될 수 있다.수도권은 사람과 권력,정보와 돈이 몰려 있는 곳이다. 국토 면적의 11.8%인 수도권에는 국내 인구의 절반이 산다. 어디 사람뿐인가. 상장회사의 72%, 예금의 70%, 입법부, 사법부, 대기업, 금융사, 방송사, 대학들이 서울에 포진하고 있다. 밀집된 고층 건물로 숨이 막힐 지경이다. 출퇴근 지하철에서는 숨쉬기조차 힘들다. 사람들은 과잉과 욕망에 지쳐 있다. 하지만 헤어나지 못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존 제1원칙에 위배되는 환경이다.뉴노멀(new normal)이 화두다. 감염병 시대에 맞게 사회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그 핵심은 지역균형발전이다. 코로나 사태는 지역균형발전의 절실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 시대는 분산이 필요하다. 흩어져야 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균형을 맞춰 인구 밀집을 해소하고, 수도권 집중화를 해소하려고 하는 것들이 필요하다. 생태학적으로 보면 분산의 의미다"라고 했다.지역균형발전은 서울의 과잉과 지방의 결핍을 해결한다. 하지만 정권마다 이에 대해 온도와 시각 차이를 보여왔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지방분권 관련 법률 중 상당수가 번번이 무산됐다. 좁은 나라에서 지방분권은 국가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것이란 반대론이 들끓었다. 나라 걱정보다 기득권 유지를 위한 앙버팀이다. 한국보다 국토가 훨씬 좁은 오스트리아, 스위스, 벨기에 등은 지방분권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이뤘다.문재인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을 주요 국정 과제로 설정했다. 하지만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최근 부동산 문제로 여론이 들끓자 문 정부와 여당은 국가균형발전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국회, 청와대, 정부 부처를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는 얘기도 했다. 또 한국판 뉴딜 정책을 지역균형발전과 연계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한 말의 성찬이 아니길 바란다.생태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충언을 곱씹어 본다. "전례 없는 인류의 자연 침범, 바이러스에 역대 최고의 전성기를 제공하는 공장식 축산과 인구 밀집, 지구온난화. 이 모든 것은 인간이 만들어냈다. 이를 반성하고 고치는 것이 생태백신이다. 그리고 코로나19 사태 앞에서 지금까지 삶의 자세를 성찰하고 자연과 공존하며, 기후 변화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행동백신이다. 생태백신과 행동백신 없이는 어떤 방역체계와 화학백신도 바이러스 팬데믹의 재발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지역균형발전은 생태백신이며 행동백신이다.

2020-10-04 15:00:00

[석민의News픽] 대통령의 '시간'…문재인은 '답'하라!

[석민의News픽] 대통령의 '시간'…문재인은 '답'하라!

'북한의 표류 공무원 사살' '코로나19로 인한 최악의 불황' 등으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다소 '씁쓸하고' 조금은 '서럽기도' 한 듯 느끼는 추석연휴가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파편적으로 전해지는 각종 뉴스를 모아 전체적인 맥락에서 총체적으로 접근하는 새로운 칼럼의 방식을 시도하고 있는 [석민의News픽]은 그 성격상 지난 일주일 동안 '가장 핫 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연스럽게 주요 정치인이 그 대상이 되기 쉽상입니다.하지만 이번주 이야기를 가요계의 황제, 가황(歌皇)으로 불리는 나훈아 씨로부터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나마 추석연휴를 맞은 국민들에게 다소 위안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달 30일 KBS 2TV가 방송한 나훈아 비대면 콘서트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70대에도 빛바래지 않은 그의 가창력과 쇼맨십, 무대연출을 안방에서 감상한 드문 기회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나훈아 씨가 15년 만에 안방극장 나들이를 했다고 하니, 팬들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겠습니까.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번 콘서트 시청률은 29.0%로 집계되었습니다. 부산에서 38.0%로 가장 높았고 대구·구미는 36.9%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서울에서도 30.03%로 30%대를 돌파했고, 수도권 27.2%, 광주22.4%, 대전 27.2%를 기록 했습니다.KBS는 국민적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오늘(3일) 밤 10시 30분 나훈아와 제작진의 6개월간 공연 준비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스페셜-15년 만의 외출'을 방송한다고 합니다. 나훈아 공연을 놓치신 분들도 오늘(3일) 방송 만은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나훈아 씨의 공연에 대한 평가와 호불호는 개인적 취향입니다. 개인적으로 나훈아 씨 팬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훈아 공연을 이번 주 뉴스의 화두로 삼은 것은 공연에서 보여준 나훈아 씨의 '태도' 때문입니다. 겉으로는 '개념' 연예인을 자처하면서 뒤로는 개인의 이익과 '돈'에 집착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온 일부 '좌파' 연예인들과는 확실히 다른 자세였습니다.나훈아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국민을 위해 무보수로 이번 공연에 출연했다고 합니다. 나훈아 씨가 훈장을 사양한 사연을 접하면서 "이제 나훈아는 단순히 가수를 넘어 진정한 예술인의 경지에 들어섰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세월의 무게도 무겁고, 가수라는 직업의 무게도 엄청나게 무거운 데 훈장을 달면 그 무게까지 제가 어떻게 견딥니까. 노랫말을 쓰고 곡을 만들고 여러분 앞에서 노래하는 사람들은 영혼이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나훈아 씨의 훈장 사양 배경 설명)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나훈아 씨는 많은 국민들이 느끼고 생각하면서도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를 꺼리는 진실의 목소리를 거침 없이 드러냈습니다. KBS를 향해 "이것저것 눈치 안 보고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고, "역사책에서도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왕이나 대통령은 한 사람도 본 적 없다. 나라를 지킨 건 바로 여러분이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마 '위정자'라는 말은 '위선의 정치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이 됩니다.'위선의 정치인' '위선의 지도자', 이 말이 가슴에 꽂힙니다.▶文대통령 "대단히 송구"…대체 뭐가 송구?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주가 시작하는 28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국민의 신변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정부로서는 대단히 송구한 마음"이라면서 북한군에 의한 표류 한국 공무원의 피살 사건에 대해 '사과' 했습니다.사건 발생 170시간 만에 이루어진 사과이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대국민 사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민들을 분노케한 조국, 윤미향, 추미애 사건은 물론이고 부동산 대란, 무려 4차에 걸친 추경으로 나라를 빚더미에 올려 놓았지만 문재인 정권은 '과도한 정치공세탓' '투기꾼 탓' '코로나19 탓' 등 '탓~ 탓~ 탓~'을 하면서 한 번도 사과한 적이 없습니다.지존의 자리에 계신 대통령께서 그토록 꺼리던 사과의 말씀을 직접 하셨으니 국민들은 '감읍(感泣: 감격하여 흐느낌)' 할만도 합니다. 그러나 '가요계의 황제' 나훈아 씨의 멘트에서는 대통령의 사과 말씀에 별로 감읍한 느낌이 없습니다. "역사책에서도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왕이나 대통령은 한 사람도 본 적 없다. 나라를 지킨 건 바로 여러분이다."라는 말의 속내를 한 번 분석해 봅시다.'역사책에도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친 왕이나 대통령이 없듯이, 지금의 대통령도 국민을 위해 뭐 한 것이 있나? 대통령은 표류 중인 공무원이 북한군에게 사살될 때까지 대체 뭘 했나? (문재인 정권이) 적페청산~ 적폐청산~ 해왔는데, 지금 당신들이 하고 있는 짓이 과거의 적폐와 뭐가 다른가?'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고 봅니다."나라를 지킨 건 바로 여러분이다"라는 말도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지만, 저에게는 "네(국민)가 살 길은 네(국민) 스스로 찾아라. 너(국민)를 지켜줄 나라와 대통령은 없다!"는 소리로 들립니다.'감읍'한 것은 국민이 아니라, 오히려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인사들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북한의 최고지도자로서 곧바로 직접 사과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매우 이례적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북한의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지문은) 사태를 악화시켜 남북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북한의 분명한 의지 표명으로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물론 이번에도 '탓!'을 빠트리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아쉽게 부각되는 것은 남북 간의 군사통신선이 막혀 있는 현실"이라고 문재인 대통령은 지적했습니다. 스스로 '북한 김정은과 친서를 주고 받는 사이'라고 고백해 놓고, 군사통신선이 끊겨 '한국 국민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핑계와 변명은 너무 궁핍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김정은 사과?"…나는 아닌데!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인사들은 지난달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문구가 담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통지문'이 전달되자, '황송하고' 감읍해' 몸둘 바를 몰라했습니다. 배운 게 많고 아는 게 많아 '유식한 원죄'를 지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김정은을 '계몽군주'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말한 '계몽군주'는 '개 견(犬)자' '꿈 몽(夢)자' '개꿈 꾸는 개몽군주'의 오자가 아닙니다.문재인 대통령과 범여권의 이같은 반응이 최소한의 합리적 근거를 갖기 위해서는 북한 통일전선부의 '통지문'이 '사실과 진정성에 바탕을 둔 것'이어야 합니다.36년 간 군생활을 한 육군 중장 출신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통지문에서 주장한 사실들이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핵심만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1m 파도가 치는 해상에서 동력으로 움직이는 시끄러운 북한 함정과 80m 떨어진 표류 공무원이 대화를 했다는 것' '37km를 떠내려와 기진맥진한 표류 공무원이 동력선을 따돌리고 도주하려 했다는 것' '야간에 출렁이는 배위에서 북한군이 40~50m 떨어진 표류 공무원에게 10발을 사격해 사살했다는 것(군대에서 야간사격을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은 이게 말이 안 된다는 걸 단 번에 알 수 있습니다.)' '단순 부유물을 태우는 데 40분이 걸렸다는 주장' 등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이 보낸 통지문에서 주장한 사건의 내막이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어떻게 '사과의 진정성'을 믿을 수 있겠느냐는 합리적 의혹 제기이자 질문입니다.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다른 관점에서 북한의 통지문이 '사과문이 아니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달 30일 VOA(미국의소리) 방송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은 중요한 몸짓이지만 사과는 아니다. 북한 병사가 지시·규정을 어기지 않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퀸타나 유엔보고관은 또 "이런 발언은 끔찍한 인권 유린의 책임이 총격을 가한 당사자뿐 아니라 북한의 더 높은 권력자에게 책임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특히 "긴박한 위협이 없는데도 민간인을 자의로 살해하는 것은 세계인권선언에 저촉되고, 생명권에 관한 제네바협약도 위반한 것"이라며 강력히 규탄했습니다.표류 공무원 사살의 최종 책임자는 북한의 김정은일 수밖에 없고, 북한 김정은의 이런 행동은 세계인권선언과 제네바협약을 위반한 반인륜 범죄이자 전쟁범죄라는 것이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최종 판단으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북한의 통지문이 '진정한 사과문이 아니다'라는 것을 명확히 한 사람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김정은 자신입니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8차 정치국회의를 주재하면서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 단 한마디도 언급조차 하지 않음으로써 북한 통일전선부 통지문이 '김정은의 진정성이 담긴 사과 편지'가 아닐 뿐만 아니라, 그런 편지(통지문)조차도 북한에서 책임 있는 사람에 의해 작성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북한 통지문에 대한 '사실' 확인, '진실성' 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채 '김정은이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라고 했다'는 문구 하나에 감읍해 황송해 하면서 '김정은 찬가'를 부르는 문재인 정권과 그 주변 인물들을 보면서 '마치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들의 모습'이 연상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추미애 "나도, '미안하다. 고맙다."문재인 대통령이 세월호 희생자를 찾으면서 쓴 방명록에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해서 온 국민의 고개를 갸웃하게 한 일은 역사에 길이 남을 '진실의 한 페이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와 비슷한 일이 문재인 정권의 4대 국정철학- '거짓' '위선' '내로남불' '뻔뻔함'-을 철저히 함께 공유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도 일어났습니다.추미애 장관의 아들 서모 씨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동부지검(지검장 김관정)은 추석연휴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표류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던 바로 그 시점을 십분 활용, 28일 오후 수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내용은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 씨 군 특혜휴가 의혹과 관련, 추 장관과 아들 서 씨, 보좌관 최 씨, 당시 지역대장 등에 대해 모두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한다'는 것입니다.이미 예상했던 만큼, 불기소 처분 자체는 큰 뉴스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전 국민의 시선이 '표류 공무원 피살 사건'에 집중된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추석연휴에 맞춰 공식적인 수사결과 발표가 아니라 '카톡' 발표를 한 서울동부지검의 '애완견 검찰 수사와 그 발표' 자체가 관심을 끌었습니다. 국민의 눈에는 이상할 수 있지만, 검찰개혁의 성과로 완성된 '애완견 검찰'에게 '카톡 수사발표'는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군대 휴가승인도 카톡으로 할 수 있다는 문재인 정권 아래에서 '카톡 검찰 수사결과 발표'가 뭐가 이상합니까. '비정상의 정상화', 이것이 문재인 정권의 목표 중 하나입니다.서울동부지검은 검찰 역사에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또 한 페이지를 장식했습니다. 수사결과 보고를 받은 윤석열 검찰총장 측(대검)에서 "군인의 휴가에는 휴가명령서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 구두로 휴가를 가는 게 통용되면 앞으로 발생하는 혼돈은 누가 감당하느냐"는 말이 나왔고, 아직 수사가 미진하니 조사를 충분히 한 뒤 신중하게 결정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서울동부지검에)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동부지검은 대검의 지시를 거부했고, 이에 대해 대검은 이례적으로 서울동부지검의 수사결과 발표 후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대검의 입장을 밝혔습니다.또한 카투사 지원장교가 휴가 연장에 대해 초반 조사에서는 "내가 허락했다"고 말했다가 나중에 "허락하지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했지만, 서울동부지검 조사팀은 "더 이상 조사할 것이 없다"면서 대검의 추가조사 입장을 무시했습니다. 한마디로 '멍멍이 판' 검찰의 진면목을 추미애 장관 아들 수사과정에서 보여주었습니다.애완견 검찰로부터 면죄부를 받은 추미애 장관은 신이 났습니다. '면죄부'는 '죄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죄가 있지만 벌을 내리지 않는다'란 의미인 줄 아는지 모르는 지 "정치공세의 성격이 짙어…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력을 소모시킨 사건" "사과 없으면 후속조치에 나서겠다" …등의 발언을 쏟아내고, 급기야 지난달 30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제보자의 일방적 주장을 정치공세화…사과하라"는 글을 올렸습니다.일부 국민들께서는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서울동부지검이 '무혐의'라고 했으니, 그렇다면 추미애 장관 아들 사건을 처음 폭로한 '당직사병'이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애완견 검찰의 수사에서도 당직사병의 진술은 '사실'로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법적으로 처벌될 것은 아니라는 게 애완견 검찰의 판단인 것입니다.애완견 검찰의 수사에서 또 '추미애 장관(당시 국회의원, 민주당 당대표)이 보좌관에게 지원장교의 전화번호를 주었고, 사태의 진행과정을 보고 받은 상황이 담긴 카톡'을 확보했습니다. 추미애 장관이 국민 앞에서 무려 27번이나 "보좌관에게 그런 일을 시킨 적이 없다"는 등의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들통난 것입니다.이 뿐이 아닙니다. 추미애 장관 아들의 '자대배치 로비의혹' '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로비 의혹' '추 장관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의혹' 등의 수사는 시작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반하장'의 모습을 연출하는 추미애 장관을 보면서 분노를 넘어 '어떻게 하면 사람이 저렇게 될 수 있을까' 하는 애잔한 슬픔을 느낍니다.▶"재미없는 일 생겨"…그래도 '우리는 하나다!'표류 공무원 피살 사건 이후 잠시 '당혹한 듯' 보였던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북한 통일전선부의 '통지문' 한 통을 받고 적극 공세(?)로 돌아섰습니다. 아니, '김정은의 사과 편지'로 포장 또는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북한의 통지문이 오기 전에도 '한 국민의 억울하고 참담한 죽음'은 그들에겐 (남북교류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로 더 크게 인식된 것 같습니다.문재인 정권이 '사건'을 대처하는 전형적인 수법은 '말' '언어'를 통한 프레임 짜기 입니다. 조국·추미애 사태는 '검찰개혁 프레임'으로, 박원순의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피해 호소인' 피해 고소인' 프레임으로 말장난을 벌였습니다. 이성을 갖춘 시민들에게는 이들의 말장난 프레임이 우습고 한심스럽게 보이지만 뇌가 작동하지 않는 30~40% 정도의 지지세력을 규합해 돌파구를 찾는 정치공학적 관점에서는 상당히 유용한 전략입니다.아니나다를까, 북한에 의해 표류 중 피살된 공무원 사건에는 '화장(火葬)' '월북자' 프레임으로 북한의 잔혹성을 뒤덮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선봉에 섰습니다. 그는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시신 화장 여부 등에서 남북의 기존 발표는 차이가 난다"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박원순의 성폭행 피해자에게 '피해 호소인'이라고 했던 그 수법을 그대로 차용한 것입니다.이에 앞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24일 사건을 브리핑 하면서 '시신을 불태운 첩보'를 '화장'이라고 4번이나 언급했고, 민주당 국방위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어업지도선 선원 한명이 월북을 했다가 북측에 의해 사살된 후 화장되었다는 끔찍한 소식을 접했다"고 SNS에 적었습니다. 이럴 때 꼭 빠지지 않는 인물이 '어중이' 김어준입니다. 그 역시 피살 공무원의 '월북'을 언급하고 시신을 불태운 것에 대해 '화장'이라고 표현했습니다.이같은 정부·여당의 분위기는 '막가파식 대북 행동'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에 의해 우리 국민이 피살 당하고 불태워지는 그 상황에서 통일부는 '대북지원'을 승인하고, 여당은 사실과 진실성이 확인 되지도 않은 '사과 통지문'이 왔다고 '대북 규탄 결의안'을 무산 시켰습니다.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달 28일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과 '북한 개별관광 촉구 결의안'을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상정했습니다. 우리 국민이 살해 당하고 불태워졌는 데 '종전' '관광' 타령이라니 정말 말문이 막힙니다. 정부·여당이 앞으로 어떤 일을 또 벌일지 '여러분이 그 어떤 것을 상상하더라도 그 이상일 것'이라는 점만은 획실히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파편화 한 국민이 '독재'를 부른다국민을 우습고 가볍게 여기는 권력의 배경에는 '파편화 한 국민'이 있습니다. 분노한 국민이 아무리 그 숫자가 많더라도 서로 연결되고 결집되지 못하면 소수의 극렬 지지층만으로도 충분히 제압하고 통제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여기에는 자칭 어용 지식인들과 언론이 한몫하고 있습니다.조국, 윤미향, 추미애, 부동산 문제에다 '북한의 표류 공무원 사살' 사건까지 겹친 상황에서 문재인 정권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분노한 국민이 하나로 결집하는 것'입니다. 오늘(10월 3일) 광화문 집회를 어떻게 해서든지 못하게 하려고 억지를 부린 이유도 모두 이 때문입니다.지난 7월 25일 차량 2천500대를 동원해 서울 서초구 염곡IC에서 세곡동사거리까지 5km 구간을 시속 10~20km 속도로 이동하며 '이석기 사면요구 시위' 을 했던 사람들은 단 한 명도 처벌하지 않았던 경찰이 '개천절 광화문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대해서 '강력대응' 방침을 밝힌 것은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입니다.경찰과 정부의 설명은 궁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럼 문재인 정부가 그토록 K-방역의 모델로 자랑하던 '드라이브 스루 검진'도 처벌 대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궁지에 몰린 경찰이 들고 나온 것은 '도로교통법 46조'입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이석기 사면요구 시위'는 왜 이에 해당하지 않았습니까.문재인 정권의 억지에 이미 '권력에 장악된 법원'이라는 비판을 듣고 있는 법원이지만 고심이 깊어지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헌법정신이 아직은 숨이 붙어 있고 최소한의 양심이라는 것도 있습니다.결국 지난달 30일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성용)는 시민단체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측 오모 씨가 서울 강동경찰서의 개천절 옥외집회 금지 처분에 대해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습니다."(개천절에 신고한) 집회는 2시간 동안 9명 이내의 인원이 차량에 탑승한 채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바, 신고한 인원, 시간, 시위 방식, 경로 등에 비추어, 감염병의 확산 또는 교통 소통의 방해를 야기할 위험이 객관적으로 분명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그리고 다음과 같은 조건을 붙였습니다. ▷집회 참가자의 이름·연락처·차량번호를 경찰에 제출하고 집회 시작 전 확인받을 것 ▷집회 전후로 대면 모임이나 접촉을 하지 않을 것 ▷차량에 참가자 1인만 탑승할 것 ▷집회 도중 어떤 경우에도 창문을 열거나 구호를 제창하지 않을 것 등입니다.문재인 정권의 압력을 견디고 최소한의 헌법정신과 양심을 지킨 결정이라는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반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추선연휴를 맞아 도로에 줄지어 선 귀성·귀경 차량과 차 속에 옹기종기 모여앉은 가족들, 비록 식사는 할 수 없지만 테이크아웃은 가능한 고속도로 휴게소들은 대체 무엇입니까. 광화문의 드라이브 스루 집회와 이들 귀성·귀경 차량인파의 다른점은 '반 문재인 정권 집회냐 아니냐'의 차이 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 법원 역시 스스로 돌아보면 '한숨'만 깊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온갖 방해와 억압 속에서 오늘 열리는 '개천절 광화문 집회'가 어떤 모습일지 사뭇 궁금해 집니다. 몸과 몸이 서로 만나 교류하고 공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리더십만 있다면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어서도 강력한 '연대'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문제는 파편화한 마음을 하나로 묶는 리더십이 부재하다는 것입니다.▶'대통령의 시간은 공공재', 文 약속지켜라!'대한민국의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표류 중에 북한군에게 사살되어 불태워진 사건'에 대해 여러 정치적 해석과 '월북자' 프레임 씌우기 등으로 인해 본질이 희석되는 점 또한 없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건의 부수적이고 비본질적인 내용을 모두 제거하고 '확인된' 핵심만 추리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첫째, 해양수산부 공무원은 북한 해역에 표류 중이었다. 둘째, 북한군은 대한민국 민간인이 비무장 상태로 표류 중인 것을 확인했다. 세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군은 무방비 상태의 대한민국 민간인을 사살했다. 네째, 북한군은 (시신 포함 여부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지만) 관련 흔적을 불태웠다.이와 관련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대통령 문재인'에게 묻는 질문은 간단합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며 국군통수권자로서 문재인은 대한민국 국민이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하고, 무참히 사살될 때까지, 그리고 그 후에 무슨 일을 하고 어떤 결정을 내렸는가?'입니다.문재인 대통령은 민주당 당대표 시절이었던 2016년 11월 24일 경기도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에 마련된 '단원고 4.16 기억교실'을 방문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이 세월호 7시간을, 진실을 밝히지 않는 그 자체가 또 하나의 탄핵 사유라고 생각한다. 그 긴박한 사고의 순간에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사고를 챙기지 않고 그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대통령이 밝혀야 한다"고 말씀 하셨습니다.너무나 지당하고 옳으신 말씀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이 말을 가슴 깊이 새기고 대통령 선거에서 '대통령의 24시간은 공공재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일정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대통령의 시시콜콜한 사적인 일정까지 공개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이자 존재 이유이기도 한 '국민의 생명이 급박한 위기를 맞았을 때' 우리의 대통령은 무엇을 하고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국민들은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문재인 대통령님, 이제 본인 스스로와의 약속이자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 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그래야만 당신과 당신 지지자들이 '세월호 7시간'에 대해 지금까지 쏟아낸 숱한 말들이 '거짓과 위선'의 언어, '내로남불' '뻔뻔한' 말장난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20-10-03 05:00:00

[야고부] 달(月)

[야고부] 달(月)

달만큼 많은 이야깃거리를 담은 천체가 또 있을까. 달은 태양과 더불어 지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천체다. 신기하게도 지구에서 바라보는 둘의 크기가 똑같다. 해의 지름이 달보다 400배 크지만 지구로부터의 거리도 400배 멀어서 생기는 우주적 쇼다.사실, 달은 매년 3~4㎝씩 지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먼 옛날 달은 지금보다 훨씬 가까웠으며 앞으로 15억 년 동안 계속 멀어질 것이라고 한다. 해와 달의 크기가 같아 보이는 것은 수십억 년 역사 가운데 상대적으로 극히 짧은 기간에만 경험할 수 있는 진풍경이다. 인류는 그 짧은 시간대의 호사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달에는 '바다'도 있다. 물론 진짜 바다가 아니라 달의 평원 지대를 일컫는 용어다. '달의 바다'라는 이름을 지은 인물은 17세기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다. 케플러는 망원경으로 관측한 달의 어두운 음영을 물이 가득한 바다라고 생각했다. 훗날 달에 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바다라는 낭만적 이름은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신기하기로는 달 뒷면을 지구에서 볼 수 없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달은 항상 한쪽 얼굴만을 지구에 보여준다. 달의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같아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이를 '동주기자전'(同週期自轉)이라고 하는데 태양계 다른 행성 중에도 동주기자전을 하는 위성들이 있다고 하니 불가사의한 일만은 아닌 듯하다.보이지 않는 달의 뒷면은 온갖 음모론과 '떡밥'의 산실이 됐다. 달의 뒷면에 나치의 비밀 기지 또는 외계인 기지가 있다느니 하는 따위의 허황된 말들이 인터넷에 넘쳐 난다. 그런 가운데 루나 3호 등 탐사선이 찍은 사진에 의해 달의 뒷모습 실체가 드러났다. 거기에는 운석 및 소행성의 충돌 흔적인 크레이터가 가득했다. 왜 달의 바다 대부분이 앞면에 있으며 뒷면이 크레이터 투성인지는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하기야 모든 비밀이 낱낱이 밝혀지면 재미가 없다. 사실로 파헤쳐진 달보다는 상상력 자극하는 달이 더 매력적이다. 하루 뒤면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다. 기상예보에 의하면 올 추석에는 달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코로나19로 예전 같지 않은 추석이지만 휘영청 뜬 보름달을 가족과 함께 보면서 팬데믹 조기 종식을 기원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2020-09-30 05:00:00

[관풍루] 코로나에 따른 경제난에다 여러 정치 사회 문제로 올 추석 분위기는 썰렁하다 못해 착잡

○…코로나에 따른 경제난에다 여러 정치 사회 문제로 올 추석 분위기는 썰렁하다 못해 착잡. 형편 어려워도 보름달 보며 가족 건강 등 소망 빌면 마음만은 풍요로운 한가위.○…세계보건기구 코로나19 공식 접수 9개월 만에 전 세계 사망자 100만 명 돌파, 하루 5천 명 이상 희생.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는 최강 방패는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뉴욕타임스 "트럼프, 대통령 되기 전 15년 중 10년간 소득세 한 푼 안 냈다" 폭로해 선거 앞두고 술렁. 거래와 협상 잘한다는 소문 알고 보니 탈세 뒷거래였어?

2020-09-30 05:00:00

[시각과 전망]흔들리는 공정과 정의

[시각과 전망]흔들리는 공정과 정의

나라 일을 둘러싼 갈등의 양상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옳고 그름의 논쟁을 떠나서 죽이고 살리고의 문제가 돼버렸다. 고도의 정치적 공작이 의심스러울 만큼 분열이 조장된 상태이고, 그런 와중에 공정과 정의에 대한 국민들의 가치관마저 흔들릴 지경이다. 진보와 보수, 여당과 야당으로 나뉘어 갈등의 대척점을 이루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첨예한 이해관계의 대립을 정치적 신념처럼 포장한 데 그칠 뿐이다. 보수와 진보는 가치관의 차이일 뿐 그것이 정의와 불의를 나누는 잣대는 될 수 없다. 보수는 무능하고 썩어 빠진 적폐이고, 진보는 진실되고 정의로운 개혁이라고 내건 기치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을 때엔 먹혀 들었을 지 몰라도 지금은 아니다.한때 극심한 이념적 대립이 있었고, 그런 과정에서 전쟁이라는 극단적 선택과 희생도 겪었지만 이제는 끝났다고 믿었다. 정권들이 집권을 도모하고 사익을 극대화하려고 이념 대립을 공공연히 부추기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런 과정도 모두 거쳐 조화로운 다양성의 시대로 나아간다고 믿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조장된 분열의 시기를 맞고 있다.부동산 시장의 이상 과열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1차 원인이다. 그런데 투기 세력을 모든 사태의 주범으로 내몰아 이들만 척결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듯 호도하고 있다. 그것은 지엽적인 해결책 중 하나일 뿐이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내 집 한 채 마련한 사람들이 손가락질받는 형국이 됐다. 투기는 근절해야 하지만 집 한 채 갖고 싶다는 소망이 탐욕으로 비난받아선 안 된다.의료 분쟁이 벌어지자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일등 공신처럼 치켜세우던 의사들을 이기적이고 몰염치한 집단으로 매도했다. 의사들이 기득권을 지키려고 악다구니를 부리는 것도 옳지 않지만 공감대를 이루지 못한 정부 정책이 그저 다수를 위한 선의로만 포장돼서도 안 된다. 정작 국민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선택의 여지도 없이 강요되는 비급여 처치, 터무니없이 낮은 의료보험 수가로 인한 외과 및 산부인과 등 일부 진료 과목의 외면, 의사와 환자 사이 정보의 비대칭성 등이다.법무부 장관 아들 문제도 마찬가지다. 오랜 시간을 끌면서 온갖 갈등을 양산한 문제에 대한 검찰의 결론을 두고 정부와 여당이 목이 터져라 외쳐 대는 검찰 개혁의 공정한 산물이라고 여기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 백번 양보해서 검찰이 내린 결론이 옳다고 치자. 그러면 아들의 휴가와 관련해 자신은 물론 보좌관도 일절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국회에서 강변했던 법무부 장관의 말은 어떻게 된 것인가. 이것이 과연 공정인가.대통령의 말처럼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 다만 역사 이래 어느 나라, 어느 시기에서도 모두가 동의하는 균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는 없었음은 명심해야 한다. 매우 오랜 시기에 걸쳐 조금씩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있을 뿐이다. 대통령이 공정을 37차례 외쳤다고 해서 어느 날 세상이 공정해지지는 않는다. 내 편과 네 편을 가르면 공정과 정의는 더욱 요원해진다. 국민들의 명철한 판단을 흐릴 목적으로 보수와 진보의 대결 구도를 더욱 조장하고 그러면서 내 편이 저지른 잘못을 흐지부지 덮어버리거나 아무 잘못이 없는 듯 포장해 버린다면, 그래서 잠시 국민들을 속일 수는 있겠지만 결코 길지 않을 것이다. 혹독한 자기 검열 없이 칼춤을 추듯 휘둘러대는 권력은 썩는다. 그리고 붕괴의 조짐은 내부 분열로부터 나타날 것이다.

2020-09-30 05:00:00

[관풍루] 추미애 아들 서모 씨의 군 휴가 의혹 수사해 온 검찰, 예상대로(?) 서 씨 등 관련자 무혐의 처분

○…추미애 아들 서모 씨의 군 휴가 의혹 수사해 온 검찰, 예상대로(?) 서 씨 등 관련자 무혐의 처분. 장관이 고개 빳빳이 쳐들고 국회의원에게 큰소리칠 때 몰랐으면 개·돼지 인증.○…국방부 '북한이 시신 불태웠다' 발표하고서도 북이 '부유물 태웠다'고 오리발 내밀자 요란한 시신 수색 작업. 불탄 시신이 우리 영해에 떠오를 리 없으니 못 찾는다에 한 표.○…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부지 선정 한 달에 미주·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 취항 길 열어야 한다는 여론 비등. 이야말로 시내 공항을 시외로 이전하는데 시민들이 협조한 이유.

2020-09-29 05:00:00

[야고부] 문민 우위는 절대적?

[야고부] 문민 우위는 절대적?

유틀란트반도 남쪽에 있는 슐레스비히 공국(公國)의 소유권을 놓고 덴마크와 프로이센-오스트리아가 벌인 '제2차 슐레스비히 전쟁'(1864년)은 프로이센에서 최초로 문민(文民) 정치인이 통제권을 행사한 전쟁이었다. 그 정치인은 당시 총리였던 비스마르크로, 자신의 대외정책에 군을 종속시켰다. 군사적 견지가 아닌 정치적 목적에 따라 어떤 때는 진격 속도를 늦추거나 어떤 때는 무리한 공격을 결정했다.후자의 예가 프로이센의 승리를 결정지었지만, 프로이센군 1천여 명의 사상자를 낸 뒤펠 요새 공격이었다. 지휘관들은 엄청난 희생이 불가피하다며 반대했지만, 비스마르크는 듣지 않았다. 덴마크 영토에 대한 침공을 의미하는 이 공격으로 프랑스, 영국, 러시아 등 열강이 반발하겠지만 승리하면 이런 외교적 문제는 돌파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이런 군에 대한 비스마르크의 우위에 군은 반발했다. 그러나 비스마르크는 단호했다. "군대는 정치 행위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못 박았다. 군도 지지 않았다. 전쟁 장관 알브레히트 폰 론은 이렇게 반박했다."어떤 군대도 스스로를 '순수하게' 정치 도구나 외교적인 수술을 위한 의료 도구로 간주하거나 이해한 적은 없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정부가 특히 국민의 무장병력에 의존하는 상황이라면(지금이 그런 상황인데) 정부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군대의 견해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하찮은 것이 아니다."('강철왕국 프로이센' 크리스토퍼 클라크)현대 용어로 말하면 '문민 우위' 원칙은 절대적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는 미국 역사학자 새뮤얼 헌팅턴도 인정한다. 저서 '군인과 국가'에서 정치인이 군사 전문능력의 영역을 침범할 경우 군사적 효율성을 고려한 군의 불복종은 정당화될 수 있다고 했다. 군사 전문능력에는 자국민 보호 의지와 이를 실행할 전투력도 포함된다. 당연한 소리다. 그런 의지와 능력이 없는 군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북한이 우리 공무원을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지켜보기만 했던 우리 군의 한심한 모습은 문민 우위 원칙에 대한 심각한 회의를 자아낸다. 군이 '정치 불간섭'을 핑계로 정치 도구로 자진 격하해 국민 보호 의무를 저버린 정치집단의 하수인을 자처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2020-09-29 05:00:00

[세풍] 더 작게 듣겠습니다

[세풍] 더 작게 듣겠습니다

이 나라 땅에서 태어나기 전부터 운명이 정해진 사람이 있었다. 오로지 주인이라는 사람을 받들어 모시고 죽을 때까지 일만 하다 운이 나쁘면 다른 집으로 팔려도 갔다.특히 아이를 낳아 본 적 있는 10대의 몸값이 가장 비쌌다. 이들은 양반의 재산 늘리는 좋은 수단도 됐다. 그러다 삶을 마치면 번듯한 무덤조차 없었다.죽어도 따뜻한 밥 한 숟가락, 깨끗한 물 한 그릇 떠 놓고 제대로 기리는 사람 없는 존재, 바로 종, 즉 노비였다. 조선조 한때 종의 인구가 전체의 반을 넘었고, 당시 노비법은 더없는 악법으로 평가됐다.물건과 동물처럼 팔리고 밑바닥 삶이 강요된 종은 또 옛날 양반 계급 집안 문중을 지킨 일꾼이자 후손을 경계하는 희생물도 됐다. 그 한 사례는 주인이 지은 잘못과 죄를 대신해 매질이나 처벌을 받는 일이었다.나쁜 짓은 주인이 저지르고 벌 받는 운명은 바로 애먼 종이었다. 일부 '뼈대' 있는 집안에 전하는 제사 관련 문헌에 나오는 '후손의 한 번 제사 불참 벌칙은 쌀 한 말, 두 번은 두 말, 세 번은 노비 매질할 것'이란 기록이 그렇다.이런 종의 신분 해방은 공교롭게도 양반 계급이 차별한 서자 출신 경북 경주 최제우가 동학(東學)을 창시하면서부터였다. 그리고 동학혁명과 일제 식민지배, 광복과 대한민국 건국으로 노비는 없어졌고, 평등 사회는 어렵게 이뤄졌다.우리의 평등하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사회의 역사는 이처럼 짧다. 그리고 마침내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으로 우리 사회는 비로소 그처럼 바란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로운 시대를 맞았다.이후 사람들은 앞으로 '평등, 공정, 정의'의 사회는 문 대통령 전후로 나눠지리라 믿었다. 그렇게 보낸 문 정부 임기 5년도 이제 절반을 넘어 퇴임 2022년 5월까지 채 2년이 남지 않았다. 그 사이 문 대통령이 외친 '평등, 공정, 정의'의 가치는 아직 유효한가.답은 "글쎄요"가 됐다. 정부와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불평등,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측근 세력의 불법 비리 감싸는 재판의 불공정, 2017년 낚싯배 침몰 사망자에 묵념하며 알뜰히 챙기던 모습과 달리 북한군 총격에 공무원이 서해 고혼(孤魂)이 돼도 침묵하는 불의(不義)와 식어버린 대통령의 애정에 국민은 당황스럽다.아무래도 문 정부의 풍성한 언어의 효과는 생명력이 그리 길지 않은 듯하다. 또한 빈 곳간에 빚을 내서라도 환심을 사는 듯 '베푼' 자선을 '자식보다 낫다'며 반기는 환영파의 큰 목청도 있지만 아예 받지 않거나 걱정하는 우국파의 한숨 소리도 깊어만 간다.공직 출신의 한 기업인은 나라 곳간이 위험하다며 정부가 처음 '기부'를 바란 것처럼 아예 재난지원금 신청을 포기했다고 털어놓았다. 대구시청의 한 퇴직 공무원은 정부 지원 받으려 통장 잔고를 비우는 부모의 돈을 받고도 "이래도 되나" 하며 걱정이란다.세상을 바꾸고 허무는 일에는 어떤 앞선 낌새나 조짐(兆朕)이 될 만한 것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조짐의 소리는 크지 않고 잘 들리지도 않을 수 있다. 또 별로 드러나지 않는다.그러니 흔히 놓치거나 깨닫지 못하기 일쑤이다. 오죽했으면 대구시의회 경우, 지난해부터 구호를 '시민의 작은 목소리도 크게 듣겠습니다'로 정해 작은 시민 목소리조차 크게 들으려 할까.그런데 정작 나라를 맡은 문 정부는 넘치는 불길한 낌새에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이러다 못된 주인 탓에 애꿎은 종이 매 맞듯, 국민의 크고 작은 비판적인 소리에 귀를 닫고 더 작게 들으려는 일부 그릇된 무리 아래 서해 고혼의 희생자 신세가 되지 않을까 두렵다.

2020-09-29 05:00:00

[야고부] ‘김정은 계몽군주?’

[야고부] ‘김정은 계몽군주?’

'계몽군주'는 계몽사상가의 영향을 받아 합리적이며 개혁적인 정치를 추구하는 군주(君主)를 뜻한다. 대표적인 인물로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2세가 꼽힌다. '프리드리히 대왕'으로 칭송받는 그는 '감자대왕'으로도 불린다. 당시 유럽인들은 감자 먹기를 꺼렸다. 감자의 흉한 모습 탓에 먹으면 독이 퍼져 죽는다는 미신이 퍼져 있었다. 프리드리히 대왕은 국민 앞에서 시식회를 여는 등 감자 보급에 힘을 쏟았다. 그 덕분에 전쟁으로 피폐해진 프로이센은 흉년 위기를 넘겼다. 그의 묘엔 요즘도 참배객들이 감자를 놓고 간다.프리드리히 대왕이 즉위하고 나서 첫 번째 취한 조치는 가난한 자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었다. 혹독한 겨울에 가격이 치솟아 백성이 곤란을 겪자 왕실 곡물창고를 열어 가난한 백성에게 싸게 판매토록 했다. 두 번째 조치는 민간인에 대한 고문 폐지였다. 고문 제도 철폐는 유럽 군주 중 그가 처음이었다.북한군이 대한민국 국민에게 총격을 가해 사살한 데 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통지문을 통해 "미안하다"고 사과하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김 위원장을 계몽군주로 치켜세워 논란이다. 그는 "우리가 바라던 것이 일정 부분 진전됐다는 점에서 희소식"이라며 김 위원장을 "계몽군주 같다"고 평가했다. '계몽군주'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유 이사장의 말도 안 되는 발언에 누리꾼들은 비난을 쏟아냈다. "정말 제정신이 아니다" "유가족 앞에서도 그 말을 할 수 있겠느냐" "당신 가족이 이런 죽음을 맞이했어도 계몽군주라 말할 텐가" "21세기에 계몽군주 나왔다고 박수치며 환호하는 저들은 정상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건가?" 등의 글이 올라왔다. "그렇게 김정은을 칭송하고 싶으면 계몽군주 밑에 가서 사시라"는 비아냥도 나왔다.'거꾸로 읽는 세계사' 책을 쓴 유 이사장이 김 위원장을 계몽군주에 비유한 것은 한참이나 거꾸로 간 망언이다. 고모부를 총살하고, 이복형을 독살하고, 굶주림 등 주민에게 고통을 안겨준 사람은 계몽군주가 아니라 폭군일 뿐이다. 프리드리히 대왕이 땅을 칠 일이다. 유 이사장을 비롯한 정권 인사들이 김 위원장 사과에 감읍(感泣)하는 행태에 국민은 나쁜 의미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또 절감하고 있다.

2020-09-28 05:00:00

[관풍루] 서해북방한계선(NLL) 남쪽 지역에서 우리 군이 실종 공무원 수색 나서자 북측 “우리 영해 무단침범 중단하라” 협박

○…서해북방한계선(NLL) 남쪽 지역에서 우리 군이 실종 공무원 수색 나서자 북측 "우리 영해 무단침범 중단하라" 협박. 정부가 북측 눈치 보고 고분고분하니 눈에 뵈는 게 없는 모양.○…'국민의힘' 당내 경선 둘러싼 내분으로 불신임된 전 상주시의회 의장, 법원 결정에 따라 보름 만에 복귀. 주민 위해 일하라고 뽑았더니 자리다툼하느라 허송세월.○…추석 코로나 방역 대책으로 28일부터 일주일간 전국 유흥업소 문 닫고 비수도권 노래방은 지자체가 영업 결정. 집에서 가족끼리 오붓하게 명절 보내라는 말씀.

2020-09-28 05:00:00

[매일칼럼] 두 번 다시 경험해선 안 될 나라

[매일칼럼] 두 번 다시 경험해선 안 될 나라

"그럼 아내를 버려야 합니까. 이런 아내를 계속 사랑하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겁니까."대통령 후보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 한마디로 불리하던 전세를 뒤집었다. 장인의 좌익 전력이 문제가 됐을 때였다. 이후에도 노 전대통령은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좌충우돌했다. 생각이 다른 이해집단과 얼굴 붉히는 토론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이게 대통령의 말이냐'는 논란에 휩싸인 적도 잦았다. "대통령 못해먹겠다." "이쯤가면 막하자는 거지요." 같은 어록이 남았다.그래도 노 전대통령은 지도자가 구사하는 언어의 중요성을 꿰뚫고 있었다. 투박하지만 솔직한 어법 속에 철학을 담으려 했다.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은 저서 '대통령의 말하기'에서 노 전 대통령이 '지도자의 말하기'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고 썼다."말을 잘하는 것과 말재주는 다른 것이다. 국가 지도자의 말은 말재주 수준이 아니고 사상의 표현이고, 철학의 표현이다. 가치와 전략, 철학이 담긴 말을 쓸 줄 알아야 지도자가 되는 법이다." 글쓰기에 대해서는 "연설문을 직접 쓰지 못하면 리더가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동은 표현에 있지 않다. 사실 즉, 팩트에 있다. 진실을 말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도자의 용기"라고 진단했다.이 어록을 접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생각한다. 문 대통령은 침묵 혹은 수사(修辭)의 대가다. 국민이 진실을 듣고 싶을 때 문 대통령은 침묵한다. 가끔 내놓는 말에도 국민이 듣고자 하는 이야기는 쏙 빠져 있기 일쑤다. 그저 듣기 좋은 의례적 수사만 되풀이하는 경우도 많다.북한군이 '대한민국' 국민을 사살하고 시신을 훼손한 사건에서도 그랬다. 문 대통령은 직접 국민 앞에 서지 않았다.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던 취임 때의 약속은 지킨 적은 없다. 대통령의 빈자리는 늘 청와대와 여당, 조국, 유시민, 김어준 같은 이들의 궤변이나 억지, 선동적인 언어들이 메운다.국민들이 온 나라를 뒤흔든 추미애 장관에 대한 대통령의 말을 듣고 싶어 했다. 하지만 한마디도 없었다. 검찰개혁회의랍시고 청와대서 연 자리에 추 장관과 나란히 입장하는 것으로 입장을 드러냈을 뿐이다. 이 정부서 만든 첫 청년의 날. 청년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외면한 채 대통령은 '공정'을 37번 언급했다. 대통령이 말하는 공정의 실체 역시 국민은 궁금하다. 윤미향과 정의기억연대의 회계부정 사건이 터졌을 때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은 침묵했다. 그러다 한 달이 다 지나서야 입을 땠는데 윤미향의 윤자도 꺼내지 않았다. "시민단체 활동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의례적 수사만 내놓았다.전라도권 공공의대 신설 꼼수가 알려지며 촉발된 의료 분쟁에선 의사와 간호사를 이간질하는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가 SNS글조차 스스로 쓰지 않는 사실이 들통 났다. 진중권 씨가 "문대통령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과 달리 철학이 없다. 남이 써 준 원고나 읽는 의전 대통령 같은 느낌"이라고 하자 청와대 참모들이 발끈해 올린 것이 대통령이 원고를 교정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었다. '철학부재'와 '교정하는 모습'은 대체하기 부자연스럽다.지도자의 말에서 철학을 찾기 어려운 나라가 잘 돌아갈까. 집권과 함께 시작한 일자리 창출, 소득주도성장, 탈원전에다 최근의 부동산 정책까지 어느 것 하나 정책적 효과를 내지 못했다. 국가채무 증가 속도는 현기증이 날 정도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상황을 낙관한다. 한국경제가 "기적같은 선방을 했다" 하고 "외평채 발행에 성공했다"며 나랏빚 낸 것을 자랑한다.철학을 담지 않은 수사는 오래 갈 수 없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란 수사는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는 "두 번 다시 경험해선 안 될 나라"가 됐다.이쯤 되면 대통령이 나라 걱정에 잠을 못 이뤄야 하는데, 대통령은 낙관하고 온 국민이 나라를 걱정한다. 문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 유일하게 실적을 남기지 않은 대통령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렇게 된다면 이는 문 대통령이 애초 리더가 될 수 없었거나, 진실을 말할 용기가 없어서일 터다.

2020-09-28 05:00:00

[석민의News픽] 국민이 우스운 '추미애' '文정권'

[석민의News픽] 국민이 우스운 '추미애' '文정권'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북한 당국은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군은 경계 태세를 더욱 강화하여, 국민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만반의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습니다.이날 긴급 소집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한 말인데요. 실종됐던 해양수산부 어업지도 공무원이 북한 해역에서 북한군에게 사살되고 불태워졌다는 국방부의 공식 발표가 24일 있었습니다.'긴급' NSC 상임위 개최라고 하니, 뭔가 긴박하고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고 대통령은 시의적절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오해할 여지가 있습니다만, 사실 문빠(문재인 극렬 지지자)를 포함한 거의 모든 국민들이 알고있다시피 '쇼(Show)' 입니다.▶국민의 생명보다 '쇼'가 중요하다?어떻게 '쇼'라고 단정할 수 있냐고요? 어업지도 공무원이 실종된 날은 지난 21일입니다. 그리고 국군과 국방부는 22일 밤 북한군이 표류한 한국 공무원을 사살하고 불태워 버린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천인공노할 참변을 북한군으로부터 당하고도, 무려 이틀이나 지난 뒤에 문재인의 청와대는 긴급 NSC 상임위를 열고, 대통령은 하나마나 한 입장을 빍힌 것입니다. '긴급' NSC 상임위의 '긴급'이라는 말의 의미는 대체 뭘까요?더욱 더 기가 막힌 것은, (어떤 이유였든지 간에) 표류하던 대한민국의 비무장 국민이 북한군에게 사살 당하고 불태워진 그 다음날(23일) 문재인 대통령은 UN 연설을 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종전선언'을 독창으로 노래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공산당 주석조차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에 '침묵'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UN연설을 하면서 이례적으로 북한 문제를 전혀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평화' '종전선언' 운운 하는 것은 한마디로 '헛소리'라는 것이 국제사회의 반응이었던 것입니다.문재인의 청와대와 대통령이 국제정세에 대해 전혀 무감각해서 국제망신을 자초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이지만, 대통령이 과연 '한국 국민이 북한군으로부터 당한 천인공노할 사건'을 미리 알고도 유엔연설에서 '평화'와 '종전선언'을 입에 담았는지에 대해 비판과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정상적인 정신 상태로는 이런 일이 도저히 일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비판과 논란이 확산하자,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연설은 지난 15일 녹화돼 18일 유엔으로 보내졌다"고 해명했습니다. 대통령 연설이 15일 녹화돼 18일 유엔 현지에 보내졌기 때문에 연설을 전면 취소하지 않는 이상, 연설 내용을 수정할 수는 없었다는 해명입니다.청와대의 이같은 해명성 변명은 '문 대통령이 북한 도발을 알고도 종전선언을 주장했다'는 비판이 부당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나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게 한심스런 문재인 청와대의 수준입니다.대체 왜 한심스러운 문재인 청와대인지 궁금하시다고요? 생각해 보십시오. 대통령의 유엔연설은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그 입장과 견해를 전 세계에 밝히는 것입니다. 비록 녹화 연설문을 사전이 미리 보냈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권이 부당하게 침해당한 천인공노할 사건'(이것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에 관한 사항입니다) 이 빚어졌다면, 그 상황에 부적절한 내용이 연설문에 포함되어 있을 경우 수정이 불가능하다면 연설 자체를 전면 취소해야 하는 것입니다.당연히 유엔에서는 "대한민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져서, 대통령의 유엔연설을 갑자기 전면 취소 했지"라면서 소동이 일어나겠지요. 그 때 북한군에 의해 빚어진 천인공노할 사건을 전 세계에 알려 북한을 압박하고, 전 세계적 연대를 통해 북한의 사죄를 받아내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문재인 정권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문제적 인물' 問題人?우리가 세계시민이라고 입장을 바꿔 생각해 봅시다.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유엔연설을 통해 '평화' '종전선언'을 외쳤는데, 알고 보니 그 연설 며칠 전에 대한민국의 비무장 표류 상태인 국민이 북한군에게 무자비하게 사살 당하고 시신까지 함부로 불태워졌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을 때 받을 충격이 어떻겠습니까?역사상 아무리 악랄한 독재자라고 하더라도, 겉으로는 '선한 척' '착한 척' '국민을 위하는 척'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국내적으로는 억압과 핍박을 일삼으면서도 국제적으로는 '자국민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아끼는 어버이 흉내'를 냅니다. 최악의 인권 탄압으로 유명한 북한조차도 '어버이 수령'이라고 하지 않습니까.이런 관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평화', '종전' 운운하는 유엔연설의 강행은 세계시민으로부터 "대한민국 대통령이 이상하다." "제 정신이 아니다"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합니다. 솔직히 '이런 상황'에서 '이런 내용의 유엔연설'은 문재인 정권이 그토록 원하는 '종전선언'을 이끌어 내는 데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정신적으로 정상 상태가 아니다'라는 설명 말고 이 상황을 이해시킬 수 있는 말로 어떤 것이 있을 수 있을까요.청와대의 해명성 변명이 구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군 진급 신고식에서도 "평화의 시기는 일직선이 아니다"라며 북한의 도발을 언급하거나 규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또 24일 열렸다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는 문재인 대통령이 아닌 서훈 안보실장이 주재했습니다. 북한군의 반인륜적 총격 살해 및 시신 유기에 대해 군이 이례적으로 "만행"이라며 강도 높게 규탄했지만, 립 서비스일뿐 문재인 대통령은 NSC 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았습니다.이에 덧붙여 문재인 정부는 '24일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남측 공무원이 북측 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사건이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이성을 마비시킨 '북한 바라보기'드디어 문재인 대통령의 '솔직한 속내'가 25일 제 72주년 국군의 날 기념 행사에서 재확인 되었습니다. 추석을 피해 앞당겨 열린 올해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군에 의한 우리 국민의 총격 사살 피해에 대해서는 언급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국민 안전 위협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하나마나 한 립 서비스만 했을 뿐입니다.북한군에게 사살되어 불태워진 우리 국민에 대해 국방부가 '월북자'라는 프레임 씌우기로 물타기에 여념이 없는 사이, 청와대는 25일 오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통일전선부를 통해 "가뜩이나 악성 비루스(코로나19) 병마에 위협으로 신모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측 수역에서 뜻밖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통전부 전문 중 일부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는 귀측 군부가 무슨 증거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불법 침입자 단속과 단속 과정 해명에 대한 요구도 없이 일방적인 억측으로 , 등과 같은 불경스럽고 대결적 색채가 깊은 표현들을 골라 쓰는지 커다란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우리 지도부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발생했다고 평하면서 이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상경계 감시와 근무를 강화하며, 단속 과정에 사소한 실수나 큰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일이 없도록 앞으로는 해상에서의 단속 취급 전 과정을 수록하는 체계를 세우라고 지시하였습니다. 우리 측은 북남 사이 관계에 분명 재미없는 작용을 할 일이 우리 측 수역에서 발생한 데 대하여 귀측에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비무장 표류 민간인을 사살한 것을 두고 '분명 재미없는 작용을 할 일'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난민에 대한 최소한의 인권 개념조차 없는 것이 북한입니다. 아니, 인권에 대한 개념 자체가 아예 없는 것이 북한입니다. 문재인의 청와대와 문빠들에게 묻습니다."인권 없는 평화는 대체 누구를, 무엇을 위한 평화입니까."북한의 이례적인 반응을 문재인의 청와대가 서훈 국가안보실장을 통해 전격 공개한 것은 '뭔가 수상한 공작의 냄새'를 풍깁니다. 청와대 발표대로 라면, 김정은 몰래 북한 군부가 이번 천인공노할 짓을 저질렀다는 것인데, 북한 군부가 자기 멋대로 이런 짓을 할만큼 김정은은 '핫바지'라는 것입니까, 아니면 김정은은 '불과 며칠 사이에 사과할 일을 기분내키는 대로 저지르는 그런 믿지 못할 자'라는 말입니까. 청와대의 답변을 한 번 기다려 보도록 하겠습니다.요즘 추미애 장관과 그 아들의 범죄혐의를 방어하느라 추방부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국방부와 친문세력의 월북자 프레임 씌우기도 그렇습니다. 먼저 희생 국민이 월북자라는 명확한 근거는 아직 어디에도 없습니다. '추정'과 '예단'을 토대로 덧씌우기를 한다는 것은 고인에 대한 또 다른 명예훼손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설사 월북자라고 하더라도 (북한군이) 마음 대로 사살하고 불태워도 된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반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방부 발표를 토대로 추정해 보면 희생자는 월북보다는 실수로 표류했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북한 통전부의 전문을 읽어보면 희생 공무원이 월북자가 아니라는 것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희생자를 '정체불명의 불법 침입자'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방부와 김어준 등 문빠들이 주장하는 '월북자 프레임'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북한이 보낸 사과문이 거짓이 아니라면 국방부와 김어준 등 문빠들은 근거 없이 피해자를 음해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지금 문재인의 청와대와 국방부는 자국민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모면하고 물타기를 하기 위해 고인의 명예훼손을 비롯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는 파렴치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재인의 청와대와 국방부는 위험에 빠진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나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문재인 대통령과 문재인 정권에게 '국민의 목숨 따위는 정말 깃털보다 가벼운 것'입니까. 종북(從北) 대통령과 정권을 지켜보면 분노와 울분이 치솟아 오릅니다. 얼마 전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야당 대표를 향해 "대통령에게 예의를 지켜라"라고 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국민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고, 국민의 분노와 목소리를 우습게 여기는 대통령에게도 과연 예의를 지켜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단순히 '대통령의 자리'에 있기 때문에 존중 받아야 한다면 그건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닙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주권자는 국민이고, 대통령과 정권은 선거를 통해 일시적으로 '제한된' 권한을 위임 받았을 뿐입니다.주권자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권의 잘못되고 비뚤어진 행태를 비판하고 바로잡기 위해, 앞으로 이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 대신 '문제인 대통령 및 정권'이라는 표현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오·탈자가 아니니, 글자 틀렸다고 항의하는 일이 없도록 미리 부탁드립니다.▶문제인 대통령의 '문제적 행동'문제인 대통령과 문제인 정권의 상식 파괴적인 이상하고 기괴한 행태들을 [석민의News픽]을 통해 여러 차례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번 주도 예외가 아닙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괴기스러운 일들을 겪을지 가늠조차 안 됩니다.지난 19일 '청년의 날'을 맞아 문제인 대통령은 청와대로 세계 정상급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을 초청해 기념행사를 가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문제인 대통령은 "공정은 촛불혁명의 정신이며 다 이루지 못할 수는 있을 지언정 우리 정부의 흔들리지 않는 목표"라면서 '공정'이라는 단어를 무려 37번이나 반복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대한민국 청년들과 부모·형제들을 분노시키고 있는 추미애 무법부 장관 아들 서모 씨 사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문제인의 세상에서) 누구나 공정해야 하지만, 내편은 (다른 누구보다) 좀 더 공정할 수 있고, 그렇다고 해서 그게 불공정한 것은 아니며, 그것 역시 공정한 것이다."이게 문제인 대통령이 하고 싶은 본심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청년의 날을 맞아 BTS를 청와대로 초청한 것도 현실과 동떨어진 전형적인 '쇼' 정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BTS가 청년의 자랑스런 우상이고 인기 아이돌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청년의 날'을 만든 것은 성공한 청년들에게 박수를 보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5포세대니 7포세대니, N포세대니 하면서 절망과 좌절에 빠진 오늘날의 청년문제를 보다 깊이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청년의 날'을 만든 것이라고 믿습니다.참담한 청년문제는 오간 데 없고 인기스타들 데려다 놓고 마스크를 벗은 채 기념사진 찍는 모습을 보면서,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발생한 바로 그날 '짜파구리 파티'를 열면서 파안대소하고, 코로나19 재확산 와중에 방역의 최선봉이랄 수 있는 질병관리청에서 떼거리로 몰려 정은경 청장에게 임명장을 주는 문제인 대통령의 모습이 오버랩 됩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는 10월 3일 개천절 집회를 철저히 봉쇄·처벌하겠다고 협박하면서 10명 이상 모임을 금지한다고 합니다.블랙 코미디는 계속 됩니다. 문제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제2차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를 개최하면서, 회의 직전에 추미애 무법부 장관과 나란히 입장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추미애 힘 실어주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청와대는 "온당치 않다"고 일축했습니다.참으로 온당치 않은 문제인 대통령의 행동입니다. 추미애 무법부 장관은 자신의 아들 서모 씨 탈영 논란 등과 관련해 온갖 의혹에 쌓인 인물입니다. 대통령의 행동은 '내가 바로 추미애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걸 모른다면 대통령과 청와대의 '정신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구체적 사례가 될 것입니다.▶추미애, "니들이 어쩔낀대~ ㅋ ㅋ"문제인 대통령의 문제적 행동은 추미애 무법부 장관의 콧대를 피노키오가 무색할 만큼 높게 만들었습니다. 거칠 것도 무서운 것도, 부끄러움도 없습니다."국민이 주권자라고? 헌법과 법률은 '만인에게 평등하다'고? 웃기지마라! 권력은 문빠로부터 나오고, 우리 '이니'가 내 뒤에 있는 한 나를 건들 자는 아무도 없다. 니들 맘대로 해봐라, 내가 눈 하나 깜짝하나!"아마도 이런 정신자세를 굳힌 것 같습니다.그도 그를 것이 추미애 장관 아들 서모 씨 사건은 이제 단순한 '황제휴가' '탈영논란'의 차원을 넘어 '문제인 정권의 국정농단' 사태가 되었습니다. 국가 안위의 핵심 정부기관들이 추미애 아들 서모 씨를 보호하기 위해 문제인 정권의 사병(私兵)으로 전락해 버린 것입니다.우리 국민이 북한군에게 사살되고 불태워질 때까지 그냥 멀뚱멀뚱 지켜보기만 했던 국방부는 추미애를 보호하고 그 아들 서모 씨를 사수하는 '추방부'를 자처하면서 국민과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를 속여 온 것이 드러났습니다.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폭로한 '9월 8일자 국방부 인사복지실 대응문건'을 보면, 국방부는 추미애 장관 아들 서모 씨의 탈영논란과 관련해 상당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국회 답변 때 "모른다"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확인이 제한된다"는 식으로 대처한 것으로 확인 되고 있습니다.추미애 장관 아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은 검찰 역사상 길이 기록될 상식 파괴적 행동을 합니다. 씁쓸하게도 '상식파괴' 정권의 검찰개혁 성과가 '상식파괴 수사'로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서울동부지검은 기자들이 묻지도 않았는데, '추미애 장관 아들의 사무실과 주거지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고 친철하게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이전에는 압수수색 사실을 알고 확인을 요청하는 기자들에게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던 것이 검찰입니다. 열심히 수사하고 있다는 것을 널리 알려보겠다는 얄팍한 계산이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문제는 압수수색이라는 것은 사건 초기에 기습적으로 실시함으로써 각종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점입니다. 사건 수사 9개월째 접어들어서 사건 관계인을 다 불러 조사한 뒤에 압수수색을 하면 "대체 압수수색을 하는 목적이 뭐지? 범행의 증거가 없다는 확인?"이라는 의혹을 사게 됩니다. 문제인 '쇼' 정권의 '쇼' 검찰이 된 셈이죠. 이쯤 되면 검찰 개혁은 완전히 성공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추미애 무법부 장관이 '검찰개혁 완수'의 성과를 안고, 조만간 퇴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추미애 장관 입장에서는 힘이 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제인 정권의 모든 정부부처와 기관은 '추미애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은 국회에서 추미애 장관 아들에 관한 현안질의조차 못하도록 '야당의 입'을 봉쇄했고, 추장관 스스로도 야당 국회의원 질의에 '묵언수행'으로 대항하고 있습니다.국무위원이 국회에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 질의에 입을 다문 것은 역사상 없던 일입니다. 문빠들이 그렇게 독재시대라고 하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시대에도 이런 일은 없었습니다. 보통 독재자들도 속으로는 국민을 무서워 합니다. 문제인 정권과 추미애 장관은 '국민을 우습고 가볍게 본다'는 점에서 다른 독재자들과는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개, 돼지, 붕어, 가재, 개구리 국민 따위는 적당히 보조금 떡밥 뿌려주고 정치공학으로 조종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 것이 아닌가 나름 분석해 봅니다. 자신감의 근거에 대해서는 보다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합니다만, 어쨌든 문제인 정권과 추미애 장관은 그만큼 자신감이 넘치고 있다고 해석해야 할 것 같습니다.▶'멍청' 야당 믿고 '내맘대로 한다!'추미애 장관의 자심감을 넘어선 '자만'과 '교만' '오만'을 보여준 결정판은 국회에서 질의하는 야당의원을 오히려 조롱한 사건입니다. "소설 쓰시네" 발언 사과 이후 겨우 7일만입니다.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정회가 선포된 후 추미애 장관은 옆자리에 있던 서욱 국방부 장관에서 "어이가 없다. 저런사람은 검사 안 하고 국회의원 하기를 참 잘했다. 죄 없는 사람을 여럿 잡을 것 같애. 하하하"라고 말하는 것이 마이크를 통해 회의장에 퍼졌습니다. 추 장관 아들 서모 씨에 대해 집요하게 질의하는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한 발언입니다.추 장관은 "원만한 회의의 진행을 위해 유감스럽다. 송구하다"고 했지만, 이것이 단순 실수였을까요. 한 번은 실수일 지도 모르지만, 반복되는 것은 의도적이라고 봐야 합니다. 추미애 장관의 인격과 수준,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사례이고, 문제인 정권의 수준과 사고방식을 대변하는 사례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그렇습니다.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실수나 우연은 없습니다.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냈던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 중 관련 기사가 카카오 메인 화면에 올라온 것을 두고 '카카오 들어오라고 하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포털통제 의혹을 샀습니다.김경수 경남지사의 대선 댓글 조작사건인 드루킹 사건에 버금가는 일들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는 의구심을 피할 수 없는 중대사안 입니다. 그런데도 19일 네이버에서 '추미애 검색 조작' 의혹〈사진 참조〉이 터졌습니다. 네이버 측에서는 '기술적 오류'라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그걸 그대로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계속되는 우연이나 실수는 없습니다.국민이 우습고 국민의 생명조차 가벼운 마당에 문제인 정권과 민주당에게 거칠 것은 아무 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사분오열되어 한줌도 안 되는 야당은 걸림돌이라기 보다는 디딤돌로 생각되는 것 같습니다.위헌적 요소가 다분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은 시행되기도 전에 야당의 공수처장 추천권을 박탈하는 개정안을 발의함으로써 '내맘대로 공수처'를 공언했고, 선관위 상임위원으로 문제인 대선캠프 특보 출신 조해주를 임명함으로써 4.15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증폭시킨 민주당이 이번에는 조국을 옹호하고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부정하는 발언을 한 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를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로 추천했습니다.내년 4월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물론, 향후 있을 대선까지 공정선거는 별 관심 없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하는 것 말고 이들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방법으로 무엇이 있을까 질문해 봅니다.대한민국 국민들은 언제까지 우습고 가벼운 존재로 남아야 할 운명인지 가슴만 먹먹하고 답답한 주말입니다.

2020-09-26 06:30:00

[야고부] ‘문재인의 33시간’

[야고부] ‘문재인의 33시간’

문재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2016년 11월 24일 경기도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의 '단원고 4·16 기억 교실'을 방문해 "대통령이 세월호 7시간을, 진실을 밝히지 않은 것은 그 자체가 또 하나의 탄핵 사유라고 생각한다"며 "그 긴박한 사고의 순간에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사고를 챙기지 않고 그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대통령이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런 논리에 따라 민주당은 '박근혜 7시간'을 탄핵 사유로 몰아갔다.괴담도 넘쳐났다. '대통령이 특정 인사와 호텔에서 밀회를 가졌다' '청와대 관저에서 기(氣) 치료를 받았다' '성형 시술을 받은 뒤 프로포폴 주사를 맞고 잠들었다'는 것은 물론 한술 더 떠 굿판을 벌였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국회의원까지 있었다.민주당은 이를 자양분 삼아 '박근혜 7시간'을 대통령 선거에서 있는 대로 우려먹었다. 대표적인 것이 "대통령의 24시간은 공공재"라며 대통령의 일정을 모두 공개하겠다는 공약이었다. '박근혜 7시간'과 자신을 대비시켜 표를 얻으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박근혜 7시간'은 실체가 없는 정치 공작이었다. 검찰의 수사 결과 '박근혜 7시간'은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2018년 3월 28일 발표된 검찰의 결론은 "세월호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 후 줄곧 관저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으며, 최순실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다른 사람의 출입도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미 문 대표는 대통령이 되고 난 뒤였다. 문 대표와 민주당은 말 그대로 '박근혜 7시간'으로 재미를 본 것이다.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라 했던가. 이제 문 대통령도 박 전 대통령과 같은 처지에 놓였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군에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진 사건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사건을 대면 보고를 받은 후 북한 규탄 입장 발표까지 33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행적을 초 단위로 밝히라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밝히지 않으면? 문 대통령의 논리에 따르면 그 자체로 탄핵 사유다.정경훈 논설위원 jghun316@imaeil.com

2020-09-26 05:00:00

[야고부] 그 자녀의 그 부모

[야고부] 그 자녀의 그 부모

"나는 재산이 필요 없으니 여기서 끝냅시다!" "내가 뭐 모자라 팔려 가야 하나요? 이제 그만 만나요."앞은 대구 태생에 서울의 대학을 나와 소위 '사'의 직업을 가진 젊은이가 부동산을 앞세운 대구의 예비 신부 어머니가 제시한 '집 선물' 등 발언과 돈 자랑에 실망해 만나던 여성과 헤어진 사연이다. 뒤는 대구 출신으로 미국에서 학업을 마친 여성이 역시 '사' 직업인 서울의 예비 신랑 어머니가 내건 '집 한 채' 등 조건에 사귀던 남성과 결별한 까닭이다.대구에서 평범한 부모 밑에서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라며 부모가 지난 길을 걷던 두 젊은 남녀는 부(富)와 재산을 중시한 미래의 두 어머니(장모, 시어머니)가 내건 조건이 자칫 결혼 생활에 걸림돌이 될까 걱정한 끝에 예비 배우자와 헤어졌다. 그리고 대구의 두 남녀 부모는 자녀의 당찬 결정을 존중하고 그들이 다시 만난 배우자를 맞아들였다.대구에서 삶터를 일군 두 남녀 아버지는 최근 그들 자녀의 결혼에 얽힌 아픈 사연을 털어놓았다. 재산 제공을 미련 없이 마다하고 스스로 일어설 것을 선언한 아들과, 돈을 내세운 집안에는 결코 '팔려 갈 수 없다'면서 혼수 요구를 거절한 딸이 겪은 씁쓸한 경험에 속이 상했지만 자녀의 결정을 당당함으로 받아들이며 기꺼이 반긴 대구의 두 부모.행복한 결혼의 삶을 이어가는 두 남녀의 행동과 부모의 자세는 자식과 부모의 처신에 대한 한 사례가 될 만하다. 특히 부모와 자식의 그릇된 사고와 행동으로 부모는 자식에게, 자식은 부모에게 서로 부담이 되고 집안조차 어둡게 하는 일들이 흔한 오늘 세태에 비추면 대구의 두 남녀와 부모 이야기는 돋보인다.최근 재산 문제로 형제 간 분쟁을 벌인 전직 대통령 아들 사례나, 자녀 문제로 곤욕인 어느 장관과 사법 처리된 전직 장관의 경우에 비춰 대구 두 남녀의 떳떳한 몸짓은 빛날 만하다. 논란의 두 전·현직 장관은 관료로서 성공을 거뒀겠지만 그들 부모에게는 되레 누를 끼친 것이나 다름없으니 안타깝기도 하다.전직 대통령과 두 전·현직 장관 집안의 분란이 한창인 즈음에 들은 대구 두 남녀가 쓴 당당한 인생 이력서가 아름답다. 두 자녀로 인해 부모까지 당당하니 이는 자신의 출세로 부모를 드러낸다는 옛날 효(孝)의 가치보다 차라리 낫다면 지나칠까.

2020-09-25 05:00:00

[관풍루] 이스타항공 대량 해고 사태 논란에 휩싸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24일 “잠시 당을 떠나 있겠다”며 자진 탈당

○…이스타항공 대량 해고 사태 논란에 휩싸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24일 "잠시 당을 떠나 있겠다"며 자진 탈당. 악화한 여론 잠잠해지면 다시 돌아온다는 공공연한 탈당 쇼.○…정부, 증권분야에만 적용되던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전면 확대하기로. 어르고 겁줘서 비판 입막음 하려는 무능한 정부 상대로 한 집단소송제는 어디 없소.○…대구도시철도 무임승차 손실 614억원으로 1년새 44억 7천만원 늘며 서울 부산이어 전국 세 번째. 초고령 사회로 빠르게 다가가고 있으니 이제 시작에 불과한 것을.

2020-09-25 05:00:00

[청라언덕] ‘이생집망’ 모는 정부 대책

[청라언덕] ‘이생집망’ 모는 정부 대책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계속된 부동산 대책을 접하며 문득 내 집 마련의 과정을 떠올려 봤다.부동산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던 당시지만 전세 탈출, 즉 내 집 마련은 중대한 목표였고 그 방법은 돈을 모아 대출 부담을 줄이는 것이었다. 내 집 마련에 애를 쓴 건 그저 이사하기가 싫어서였다. 다행히 마음씨 좋은 집주인을 만나 전세금 인상 압박을 받은 적은 없었으나, 직장 이동 등으로 이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 과정은 귀찮았고 피곤했다.그래서 묵혀 놨던 청약통장을 써 분양을 받았고, 모아 놓은 돈이 모자라 대출을 끌어 썼다. 어찌어찌 입주해 꿈에 그리던 내 집을 마련했으나 기쁨은 잠시였고 그 후 한동안 쌓인 대출금에 이자를 갚느라 먹는 것 줄이며 지내야 했다. 그 과정은 '○○은행 월세살이'나 다름없었다.갭투자 등으로 재산을 많이 불린 이들의 이야기를 나중에 듣고는 재테크에 소홀했던 자신을 한탄하기도 했으나 그럼에도 오롯이 내 집을 갖게 됐다는 목적을 이뤘으니 만족하며 살아왔다.이런 나의 '내 집 마련기(記)'를 지금은 들려줄 수가 없다. 그 방법은 구시대 유물이 됐고, 자칫 하다가는 세상 물정 모르는 '꼰대' 취급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방법이야 별반 다르지 않겠으나 이제는 이행하는 조건들이 쉽지 않아졌다. 집값이 너무 오른 탓이다. 지금의 집값은 평범한 월급쟁이가 한 푼 두 푼 모아 살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정부가 "집값만큼은 잡겠다"고 나서 20차례가 넘는 대책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30대 후반의 직장인 A씨. '부모 찬스권' 없는 흙수저인 그는 정부가 쏟아낸 정책이 되레 내 집 마련을 더 멀어지게 하는 원인이 됐다며 한숨 짓는다.그도 나와 같은 방법으로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웠던 이들 중 하나였다. 생애 첫 집은 새집(아파트)이고 싶었고 이왕이면 쾌적한 주거환경에 교통도 편하고 교육 환경도 좋았으면 했던 게 돌이켜보면 화근이 됐다. 그걸 충족시키기에는 모은 돈이 적었다. '지르기'를 망설이는 동안 집값은 올라 그가 감당할 수 있는 범주를 한참이나 벗어났다.그가 다시금 기댄 건 집값 잡겠다는 정부의 말이었다. 그는 이것을 두 번째 후회 거리로 꼽는다.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대출을 틀어막는 것이었고,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길도 막아버렸다. 현금 없이는 집을 살 수 없게 된 것이다. '영끌'(영혼까지 대출을 끌어모아 집을 산다는 뜻의 신조어) 대열에도 합류하지 못한 그는 '이생집망'(이번 생에 집 사기는 망했다)이란 결론을 내렸다."집이 없으니 집값 내려갈까 집이 팔리지 않을까 걱정 없고, 부동산 사이트 서핑 안 해도 되니 눈이 피곤할 일 없다. 정부로부터 투기꾼 취급받을 일도 없다"고 위안하며 "안분지족(安分知足) 삶 누리며 살겠다"던 그가 얼마 전 또 다른 고민을 토로했다.새 임대차법(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시행으로 '전세살이'마저 위협받게 생겼다고.새 임대차법은 계약갱신청구를 통해 세입자가 최대 4년은 큰 전셋값 인상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했으나, 그 후 또는 임대인의 직접 거주로 계약갱신청구가 거절당했을 때는 어떡하냐는 것이었다. 집값 올라 '이생집망'했는데, 새 임대차법으로 주위 전셋값마저 크게 올랐으니…."부동산시장 과열 주범으로 지목된 다주택자들이 너도나도 집을 내놓고, 정부 대책이 약발 받아 집값이 내려가길 기다리는 수밖에." 그에게 들려줄 말이 궁색하기 그지없다.

2020-09-24 16:10:52

[야고부] 소셜미디어 ‘빅 브러더’

[야고부] 소셜미디어 ‘빅 브러더’

조지 오웰이 경고했던 '빅 브러더'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2005년 미국에서 있었던 사례를 보자. 대형마트가 여고생 앞으로 아기 옷과 유아용품 할인쿠폰을 보냈다. 여고생 엄마가 대형마트에 따지다가 딸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가족도 모르는 딸의 비밀을 대형마트는 어떻게 알았을까.내막은 소셜미디어였다. 여고생이 검색하고 열람한 콘텐츠를 소셜미디어 인공지능이 분석해 대형마트에 제공한 것이다.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들은 우리가 온라인 세상에서 한 행동을 빠짐없이 서버에 기록한다. 소셜미디어의 인공지능은 사용자의 소득 수준, 취향 등을 유추하고 앞으로 어떤 상품을 살지도 예측해낸다.소셜미디어들은 우리들이 '자발적으로' 헌납한 데이터를 수집해 막대한 부를 일군다. 유저의 관심과 데이터는 돈이고 권력이다. 이와 관련한 영화 한 편이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소셜 딜레마'라는 다큐멘터리이다. 실리콘밸리에 몸담았던 전문가들이 출연해 소셜미디어의 위험성을 실토하는데 내용이 흥미롭다.〈고객을 '이용자'(User)라고 부르는 두 부류 산업이 있다. 하나는 마약이고 하나는 소프트웨어다. 구글이 추구하는 진실은 '클릭'이 전부다. 트위터에서 가짜 뉴스는 진짜 뉴스보다 6배 더 빨리 퍼진다. 정보의 유통이 '돈'이라는 사실을 잘 아는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은 가십과 풍문을 확대 재생산해 우리가 진실을 알 수 없게 만든다.〉유튜브 등의 알고리즘이 추천한 콘텐츠를 보다 보면 누구나 '확증 편향'에 빠지기 십상이다. 현대인들은 자기가 옳다고 믿는 채널들만 보면서 상대편에 대한 증오를 키운다. 사회적 갈등과 분극화는 날로 심해진다. 이대로 20년쯤 지나면 문명도 망가뜨리고 우리의 민주주의가 퇴보할 것이라는 '소셜 딜레마'의 경고는 그냥 흘려듣기 어렵다.TV가 바보 상자라면 소셜미디어는 '악마의 상자'일 수 있다. 이제라도 다음 것들을 실천해보자. ▷콘텐츠 추천 알림 끄기 ▷SNS 이용 최소화하기 ▷보고 싶은 뉴스만 보지 않기 ▷공유 전 팩트 확인하기 ▷다른 관점을 가진 채널 팔로잉(following) 하기 등등. 이런 작은 행동이 우리를 소셜미디어 지옥으로부터 구원할 것이다.

2020-09-24 05:00:00

[관풍루] 가족 명의 건설회사 통해 피감기관으로부터 수천억원대 공사 특혜 수주 의혹 불거진 박덕흠 의원, 국민의힘 탈당 선언

○…가족 명의 건설회사 통해 피감기관으로부터 수천억원대 공사 특혜 수주 의혹 불거진 박덕흠 의원, 국민의힘 탈당 선언. 끝까지 버티다 제명당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보다는 낫구먼.○…아베 전 총리,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일본을 깎아내리려고 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자평. 위안부 할머니 팔아 제 배 채운 혐의로 기소된 윤미향 때문에 할 말 없게 됐소이다.○…전 세계 전기 자동차시장 주도하는 미국 기업 테슬라 '3년 내에 2만달러대 완전자율주행차 내놓겠다' 선언. 노조 천국인 국산차 메이커들, '설마'하다 큰코다칠 일.

2020-09-24 05:00:00

[데스크칼럼] 영원(永遠)에게 덤벼드는 유한(有限)

[데스크칼럼] 영원(永遠)에게 덤벼드는 유한(有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갓 보름여가 지난 시기인 2017년 5월 26일 낮 청와대 본관. 문재인 정부인지, 박근혜 정부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현장이 나타났다. 탄핵 정국으로 인수위원회 체제도 없이 '문재인 내각'을 꾸리지 못한 채 같은 달 10일 청와대로 들어온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박근혜 정부의 기존 국무위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진 것이다.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공석 상태였던 법무·문체부 장관을 제외하고는 모든 국무위원이 참석했다. 지금 대구교육감을 하는 강은희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도 보였다."참여정부 출범 직전의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그때까지 단일 화재 사고로서는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난 사건이었습니다. 남북 대치 상황 속에서 남북 간의 군사적 충돌로 인한 사상자 숫자보다 훨씬 많은 숫자였거든요. 그것을 보면서 국방 안보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도 국방 안보 못지않게 중요하겠다라는 포괄적 안보 관념을 가졌습니다. 청와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청와대에 위기관리센터를 두고 여러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었습니다."문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표(票) 인심이 야박하기 그지없는 대구 얘기를 꺼내들었다. 자신이 청와대 참모로 일했던 노무현 정부 때 대구지하철 참사를 교훈 삼아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를 만들었지만 정권이 바뀌고 나니 위기관리센터는 없어지고, 위기관리 매뉴얼도 사용되지 않았다는 '정권 간 불연속성'을 지적한 것이었다.그러고는 "국정 운영의 연속성에 대해 많이 도와달라"고 문 대통령은 부탁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시절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청와대에서 거의 4년가량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을 한 적이 있었는데 궁금할 때마다 앞의 김대중 정부 등 관계자들에게 물어보곤 했다"고 밝혔다. "앞의 정부에서 겪었던 여러 가지 경험들이나 성찰을 다음 정부에 이어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도 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찬 마지막에 "정권은 유한하나, 조국은 영원하다"는 발언도 내놨다. 기자는 그날 헌정 사상 유일하게 국정 핵심 기관을 경험한 뒤 대통령으로 돌아온 문 대통령의 발언을 되뇌어봤다. 그의 '살아있는 경험'이 전임 정권의 실패 사례를 반복하지 않도록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기자의 예상처럼 문 대통령의 국무위원 오찬 즈음에 발표된 여론조사(한국갤럽)에서는 문 대통령이 향후 5년 동안 잘할 것이라는 긍정 비율이 88%를 쏘아올렸다. 전임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3주 차 같은 내용 여론조사 긍정 지지율은 70%에 머물렀었다.요즘 청와대를 보면서 기자는 "전임 정부에 열심히 묻겠다"던 문 대통령의 말이 허언(虛言)이었다는 의심을 한다. '적폐'라는 말 한마디로 전임 정부의 업적은 바닥으로 나뒹굴어야 했다."성찰하겠다"던 문 대통령의 다짐은 어디로 갔나?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병역을 둘러싼 논란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의 간판이었던 '정의와 공정'은 형해화(形骸化)됐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에 불과하건만, 적폐 청산을 앞세우며 도덕과 윤리 독점 시대까지 열었던 문재인 정부는 정작 구멍 뚫린 도덕과 윤리가 탄로나면 "법적 하자는 없지 않느냐"며 정의로운 통치자가 아닌 법전을 든 변호인으로 돌변했다.문 대통령은 "정권은 유한하고 조국은 영원하다"고 했다. '군대 휴가? 전화·카톡으로도 가능' 등 추 장관 사태에서 집권 세력이 내놓은 황당 발언을 들어보면 유한이 영원에게 덤벼드는 모양새다. 덤벼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집권 세력만 모른다.

2020-09-23 16:03:08

[취재현장] 현장 목소리 빠진 '언어재활' 급여화

[취재현장] 현장 목소리 빠진 '언어재활' 급여화

뇌병변 1급의 중증장애아 김건우(13) 군은 전국 병원을 떠돌며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2살 때 장애를 얻은 뒤 11년째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권 후보 시절, 김 군을 앞에 두고 약속했다. 재활을 받으러 전국을 떠돌아다니지 않게 하겠다는 약속이었다.김 군처럼 병원을 옮겨다니는 아이들을 '어린이 재활 난민'이라고 부른다. 재활을 받을 어린이병원이 국내에 충분치 않아 이런 아이들이 나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운영 중인 민간 어린이재활병원은 1곳. 일본이 200곳에 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보건복지부가 다음 달 추진 예정인 '어린이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시범사업'은 '어린이 재활 난민'을 막기 위한 사업이다. 장애아동이 가까운 곳에서 전문 재활 치료를 받게 하겠다는 것이 사업의 취지다. 강원, 경북, 경남, 충북, 충남, 전북, 전남, 제주지역이 대상이다.하지만 정작 장애아동 부모들은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린이 재활 난민' 문제가 더 커질까 하는 우려다.이 사업이 추진되면 그동안 비급여 항목이었던 인지언어기능검사와 1대1 언어재활 등에 건강보험이 2년간 시범 적용된다. 시범 적용 뒤에는 이 항목들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 여부가 재검토된다. 문제는 향후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지정된 의료기관에서만 재활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장애아동 부모들이 '접근성 부족'을 걱정하는 이유다. 기존 '발달재활서비스 바우처'를 사용할 때보다 언어재활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가까운 언어재활제공기관에서 언어재활을 받지 못하고 대학병원까지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곧잘 사용하고 있던 '발달재활서비스 바우처'가 사라질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이 사업 내용과 발달재활서비스 바우처가 중복되는 탓이다. 이미 10여 년 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지난 2009년 정부는 재활치료 지원을 확대한다면서 장애아동 물리·작업치료를 바우처 혜택에서 제외했다. 치료 가능한 의료기관이 대도시에 몰렸던 탓에 시간과 비용 부담을 감내해야 하는 지역 아동들도 있었다.언어재활 서비스의 질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소수의 의료기관에서 언어재활을 진행하게 되면 대형병원 시스템에 따라 상담 시간이 줄고 대기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이다.이런 엇박자는 현장 목소리가 충분히 담기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나고 있다. 당장 부모들은 발달재활서비스 바우처 등 기존에 장애아동이 이용해 온 언어재활 시스템을 송두리째 바꿀 우려가 있어 반발이 큰 것이다. 굴러들어온 돌이 잘 자리 잡힌 돌을 빼낸다는 것이다.올해 기준 발달재활서비스 바우처를 이용하는 장애아동은 대구가 1만5천969명, 경북이 7천859명으로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 바우처를 이용해 평균 주 2회, 1회당 50분씩 언어재활 서비스를 받는다. 현재 대구경북에서 바우처를 이용할 수 있는 언어재활제공기관 또한 각각 167곳, 144곳에 달한다. 하지만 향후 건강보험이 적용돼 지정된 의료기관에서만 언어재활 서비스를 받게 되면 이후에는 각각 20여 곳, 10여 곳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줄어든다.어린이 재활의료기관을 만들어 재활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보건복지부의 취지 자체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번 시범 사업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정책 당사자격인 이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시범 사업이 진행되는 2년 동안 '어린이 재활 난민' 문제를 해결하고 장애아동 부모들의 우려를 덜 만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2020-09-2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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