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데스크칼럼] 지역 공연계,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

[데스크칼럼] 지역 공연계,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

지난 1월 30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관람했던 오페라 '리골레토'의 감흥을 잊지 못하고 있다. 관객들은 곡이 끝날 때마다 박수를 치면서 '브라보'를 외쳤다. 확실히 오페라는 일반적인 클래식 공연과는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팍팍한 일상을 적시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공연장을 자주 찾아 다양한 공연을 봐야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하지만 불과 20여 일 뒤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처음으로 발생하면서 문화 공연 관람에 대한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대구지역 공연장이 행사를 취소하고 문을 닫은 뒤 문화에 대한 갈증을 풀어준 것은 온라인 공연이었다. 위기에 처한 대구 문화계를 포함해 국내와 전 세계 공연계는 무관중 온라인 콘서트 등을 개최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무관중 온라인 콘서트를 시도했다. 지난 3월 유튜브 채널에서 'DAC on Live'를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와 함께 대구 행복북구문화재단은 지난 5일 아파트 단지에서 '발코니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세계적으로 가장 대표적인 온라인 콘서트는 코로나19와 싸우는 전 세계 의료진을 응원하는 한편 시민들이 집에 머물도록 독려하기 위해 지난달 열린 '원 월드: 투게더 앳 홈'(One World: Together At Home)이었다.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됐으며, 자선 기금 1천500억원을 모았다. 1985년 에티오피아 난민의 기아 문제 해결을 위해 톱스타들이 뭉쳤던 '라이브 에이드'를 연상케 했다.온라인 공연은 전 세계와 지역 공연계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온라인 콘서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예술인들이 관객들과 교감하는 새로운 창구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공연 예술은 무대와 객석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제한된 시간 동안 이뤄졌다. 코로나19 사태로 공연 콘텐츠의 온라인 유통이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되면서 공연은 현장에서 직접 봐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졌다. 독일의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디지털 콘서트홀' 사이트를 만들어 스트리밍 방식으로 공연을 중계한다. 미국의 메트로폴리탄오페라도 '메트 오페라 온 디맨드'를 통해 고화질 오페라 공연을 온라인에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코로나19로 공연장 찾기가 꺼려진다는 사람이 많은 가운데 온라인 공연은 새로운 공연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특히 지역 문화계는 온라인 공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온라인 공연이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새로운 공연 무대가 될 수 있도록 콘텐츠나 플랫폼 개발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과거 폐쇄적인 공간에서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고 콘텐츠를 소비했다면 온라인과 같은 개방적인 공간으로 무대를 옮겨 저렴한 비용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양질의 공연을 접할 수 있게 해야 한다.수도권과 지방 간 문화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서울에는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같은 공연 인프라가 뛰어나고 굵직한 행사와 이벤트도 양적·질적으로 풍성하다. 세계적인 공연은 대부분 서울에서 열린다. 대구에서는 볼만한 전시와 공연이 부족하다고 푸념하는 시민들이 많다. 대안은 온라인 공연이다. 온라인 공연이 활성화하면 공연에 대한 지역민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고, 대구경북의 예술인이 국내 예술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기회도 만들 수 있다. 지역 문화계가 온라인 공연에서도 도태되면 수도권과의 문화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2020-05-06 17:36:40

[야고부] 중국의 코로나 발원 부인

[야고부] 중국의 코로나 발원 부인

6·25전쟁에 개입한 중공(中共)은 1952년 2월 미국이 세균전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1월 말부터 북한과 만주 일대에 세균에 감염된 파리, 모기, 개미, 빈대, 이, 벼룩, 잠자리, 지네 등을 살포했다는 것이다. 일방적 주장이었으나 곧바로 세계 전역에서 대서특필되면서 사실처럼 굳어졌다.그렇게 된 데는 '중국의 과학과 문명'의 저자로 친중국 지식인이었던 영국의 생화학자 조지프 니덤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니덤은 당시 국제과학위원회 조사단장으로 만주를 현지 조사한 뒤 중국의 주장을 확인하는 이른바 '니덤 보고서'를 발표했다.그러나 보고서는 대부분 중국이 일방적으로 제시한 증거와 생포된 미군 조종사의 강요받은 것일 수도 있는 증언 등을 토대로 작성됐으며, 무엇보다 중공이 발간했다는 점에서 '신뢰성'에서 많은 의심을 받았다. 현장에서 찾은 증거라는 것도 만주에서 병에 걸려 죽은 들쥐 한 마리가 고작이었다.('해방의 비극, 중국 혁명의 역사: 1945~1957' 프랑크 디쾨터) 하지만 니덤의 세계적 명성은 그런 의심을 덮기에 충분했다.그러나 소련은 진실을 알고 있었다. 소련 정보기관은 스탈린의 오른팔인 라브렌티 베리야에게 "가짜 전염병이 만들어졌고, 시신을 매장하고 그 명단을 발표한 것 역시 조작됐다"고 보고했다. 이어 소련 내각 최고회의 간부들은 1953년 5월 2일 이런 비밀 결의안을 채택했다. "소련 정부와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잘못 알았다. 미국이 한반도에서 세균전 무기를 사용했다는 언론의 보도는 잘못된 정보에 근거한 것이다. 미군을 비난하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미국과 중국이 코로나 책임론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 발원지로 중국 우한연구소를 지목하며 "거대한 증거가 있다"고 하자 중국은 "냉전시대 화석 같은 거짓말"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에 앞서 중국은 코로나19의 발원지는 우한이 아니라 미국이라고 주장했었다. 미국이 세균전을 했다는 6·25 때의 거짓 선전을 생각나게 한다.중국은 코로나 발원에 관한 독립적인 국제조사도 단호히 반대한다. 우한이 코로나 발원지가 아님이 확실하다면 국제조사는 중국이 '혐의'를 벗는 절호의 기회이다. 그런데도 반대하는 것을 보니 뭔가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2020-05-06 06:30:00

[관풍루] 민주당 윤건영 총선 당선인, 문재인 대통령 해외 정상 통화 100회에 대해 “통화 때마다 온 정성”이라 강조

○…민주당 윤건영 총선 당선인, 문재인 대통령 해외 정상 통화 100회에 대해 "통화 때마다 온 정성"이라 강조. 외국인, 옛 대통령들은 정상 통화 때마다 건성으로 대충했다는 뜻인가.○…미래통합당 김태흠 의원, "비상등 계속 켜면 비상등 아니다"며 비대위 체제 전환에 불만. 총선에 지고도 비상인지 정상인지 정신 못 차리는 것이 더 걱정.○…대구시, 4월 30일~5월 2일 사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0명 뒤 4~5일 이틀 또 0명 행진. 대구 밖 사람, 지금껏 잘 버틴 대구사람 용기에 코로나도 손들 날 곧 오리니!

2020-05-06 06:30:00

[시각과 전망] 국책사업, 정치 논리 안 된다

[시각과 전망] 국책사업, 정치 논리 안 된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4·15 총선으로 지역민들의 관심이 덜했던 국책 연구시설 사업이 진행 중이다. '4세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 사업'이다. 평소 같았으면 대대적인 유치운동이 벌어졌을 터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일 이 사업의 부지를 결정한다. 현재 경북 포항을 비롯해 강원 춘천, 전남 나주, 충북 청주가 유치 의향서를 냈다.이 사업은 1조원 규모의 연구시설로 산업 지원과 선도적 기초 원천 연구 지원을 위한 것이다.4세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는 기초과학부터 응용과학, 산업 발전에 이르기까지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생명공학, 반도체, IT, 그린에너지, 나노소자 및 신소재 등 신산업의 원천기술 연구에 필수적인 시설이다.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구조 분석의 성과였다. 세계 1위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는 연간 1천 시간 이상 EUV(극자외선) 빔라인을 활용하고 있어 방사광가속기는 산업 측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거대 연구시설이다.이 때문에 과학자들과 산업현장에서는 우리 나라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곳에 다목적 방사광가속기가 설치돼야 한다고 주문한다.그러나 여당 대표가 4·15 총선 기간 특정 지역 유치를 약속하며 선거운동에 활용했다. 대형 국책사업이 정치권의 입김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정부는 정치적 고려를 배제하고 과학적 논리와 기존 사업과의 연계성, 파급효과와 효율성을 고려해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경북 포항권과 구미권은 SK실트론, KEC, 예스파워테크닉스, 매그나칩 등 다양한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있다.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 엘앤에프, 씨아이에스, 삼성SDI, GS건설, SK이노베이션 등 이차전지 소재기업들도 풍부하다. 이들 기업은 포항의 기존 가속기 활용에 아주 적극적이다.경북도와 포항시는 방사광가속기의 산업적 활용 촉진을 위해 가속기 기반의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세포막단백질연구소, 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센터 등을 구축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을 위한 전용 빔라인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가속기를 활용한 산업 발전도 선도하고 있다.이에 더해 대구경북은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한국뇌연구원, 세포막단백질연구소 등 바이오 신약 개발 관련 연구기관, 시설 및 기업 등이 집적되어 있는 곳이다.포항권에는 제3세대 원형방사광가속기, 제4세대 선형방사광가속기 등 기존 대형 연구시설이 집약되어 있고, 과학기술특성화 대학인 포스텍과 울산과학기술원이 있어 기초·원천 연구에도 가장 적합한 지역이다.따라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는 정부가 당초 의도한 기초·원천 연구 및 산업체 지원이라는 목적에 부합할 수 있는 최적지인 포항에 건설되어야 한다.포항은 포스코, 포스텍과 함께 우리나라 최초로 민간 주도의 방사광가속기 건설을 추진, 우리나라 가속기 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3·4세대 가속기를 건설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 특히 가속기 준공 이후 25년간 운영해 온 전문 인력이 풍부해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다.포항에 차세대 방사광가속기가 들어설 경우 기존 방사광가속기와 경주의 양성자가속기와 연계한 가속기타운 건설로 프랑스 그르노블과 같은 비즈니스타운 조성도 기대된다.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건설은 방사광가속기 집적을 통한 국가 과학기술 발전과 국가 전체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책 프로젝트가 특정 지역 달래기를 위한 선심성 사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책사업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

2020-05-05 14:52:25

[취재현장]  울릉도 여객선 약속 지켜 주세요

[취재현장] 울릉도 여객선 약속 지켜 주세요

경북 울릉도 주민들 사이의 화두(話頭)는 단연 대형 여객선 문제다.울릉군에서 추진하던 신조 대형 여객선 공모 사업이 수개월째 표류하자, 주민들이 나서 범군민연대를 만들고 '이철우 도지사에게 전달한다'며 서명운동까지 돌입했기 때문이다.울릉군은 썬플라워호(2천394t) 운항 중단에 대비해 2017년부터 대형 여객선 유치를 시작했다. 민선 7기 김병수 군수는 대형 여객선 유치·취항을 1호 공약으로 내걸었고, 대형 여객선 조례 제정, 울릉항로 대형 여객선 공모 등 사업을 궤도에 올렸다.이 과정에서 이철우 도지사의 지원도 컸다. 이 도지사는 울릉 군민에게 "대형 여객선은 인권이다"며 "대형 여객선을 취항시키겠다"는 약속도 했다. 거기다 대형 여객선 공모 사업에 전폭적인 지원도 했다.울릉군은 지난해 10월 대형 여객선(규모 2천t 이상, 속력 40노트 이상, 파고 4.2m 미만)을 공모했고, 여객 전용 대형 여객선을 제안한 ㈜대저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해 12월 이철우 도지사·김병수 군수·박석영 ㈜대저건설 대표가 공동협약도 맺었다.울릉군이 공모한 대형 여객선은 기존 여객선과 달리 오전에 울릉에서 출항해야 한다. 주민 일일생활권 보장이 사업 목적이다. 사업성이 매우 낮은 시스템이다. 그래서 울릉군과 경북도가 정책적 재정지원을 하는 조건으로 사업자 공모를 한 것이다. 대형 여객선 공모와 공동협약 체결 그리고 재정지원 등 협상을 마치고 실시협약만을 남겨둔 상태. 갑자기 마지막 단계에서 대형 여객선 문제는 꼬였다.지난 3월 울릉군과 ㈜대저건설의 실시협약 서명 후, 경북도 서명 당일 남진복 도의원(울릉군)이 "울릉 주민들은 기존 썬플라워호처럼 화물 겸용 여객선을 원한다"는 의견을 도지사에게 전했고, 도지사가 서명을 보류했다. 울릉군이 경북도와 협의 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사업자 공모와 공동협약을 체결했고, 당사자 간 협상을 마무리한 상태에서 어떻게 도의원 말 한마디에 주민 숙원사업 추진이 지체될 수 있는지 묻고 싶다.행정행위는 절차와 합의를 지켜야 한다. 아무리 경북도 재정지원에 관한 사항이더라도 지금껏 수많은 절차와 합의를 무시하는 처사다.다음으로 울릉에서 오전 출항하는 여객선은 화물과 택배 시스템이 기존 썬플라워호(오전 포항 출항)와 다르며, 하루가 더 걸려 화물선 시스템과 같다.울릉도에는 대형 화물선이 2대나 있다. 또한, 실시협약의 당사자는 울릉군과 ㈜대저건설이다. 둘은 실시협약에 서명한 상태다. 경북도는 정책적 재정지원 역할이다. 울릉군과 ㈜대저건설이 경북도의 재정지원 조례 제정을 요청했으나, 경북도가 실시협약에 참여하는 것으로 합의됐다.현재 울릉항로 대형 여객선 공모 사업과 행정에 대한 신뢰는 떨어졌다. 이제 군민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하루라도 빨리 대형 여객선이 취항할 수 있도록 '이철우 도지사님 약속을 지켜 주세요'라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4월 23일 경북도 홈페이지 '도지사에게 쓴소리' 코너에도 실시협약 서명을 간곡히 요청하는 '이철우 도지사님께 드리는 울릉 주민의 편지'라는 글이 올랐다. 이 코너가 생기고 가장 많은 공감을 얻기도 했다. 정경호 울릉노인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범군민연대인 '울릉도 대형 여객선 조속한 추진을 위한 협의회'는 4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울릉군의 대형 여객선 공모 사업에 동의하며 대형 여객선의 조속한 운항을 촉구한다"며 "이철우 도지사에게 실시협약 서명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2020-05-05 14:34:20

[야고부] 일본인 코로나 망향가

[야고부] 일본인 코로나 망향가

매일신문 | 망향의 정 담은 '어메이징 그레이스'에 사람들 가슴 먹먹'…고향 생각에 마음이 힘들어도 오늘도 힘을 냅니다. 손을 뻗치면 친구가 있습니다. 누구도 혼자가 아닙니다….'타향살이는 힘들고 외롭다. 그럴 때면 유독 더 생각하는 곳이 고향이다. 타향살이 출향인의 망향가(望鄕歌)는 절로 나오게 마련이다. 특히 1천 번 가까운 침략을 당한 터라 이산의 상흔이 나라 산천 곳곳에 절절히 배인 한국 아닌가. 그런 까닭에 망향의 정서를 담은 애조의 노래와 이야기는 차고 넘칠 만큼이다.태어난 곳을 떠난 이방인도 다르지 않다. 특히 이번 코로나19처럼 국경을 잇는 뭍길에다 물길과 하늘길까지 막힌 지구촌 비상 상황을 맞아 타국 땅에 뿌리내린 외국인이 고향 땅은 물론, 부모 형제를 그리고 걱정하는 마음은 오죽할까. 망향가 한 자락에 서로를 달랠 뿐 달려갈 수는 없다. 하지만 그냥 있을 수만도 없다. 그리 될 일도 아니지만.그래서 각자 머문 곳에서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어떤 이는 건반을 쳤다. 이런 각자의 모습을 조각 영상에 담아 엮어 지난달 27일 합성해 나눠 들으며 서로를 위로하며 코로나에 버텼다. 대구경북 낯선 땅에서 '때때로 힘든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가사처럼 하나로 뭉칠 수 있었다.찬송가에 미리 지은 노랫말을 붙인 이 영상의 제작자는 대구경북 일본 여성들로 꾸린 '이코이(憩い)합창단'이다. 이들은 지난 2017년 모여 합창단을 만들어 현재 11명이 뛰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로 고향을 찾지 못한 스스로와 서로 갇힌 대구경북 이웃에게 몸과 마음의 휴식을 주고자 만들었으니 고마울 뿐이다.대구에 민간 일본인이 첫발을 내디딘 1893년 이래, 숱한 일본인이 대구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처럼 괴질로 고향 가는 하늘, 땅, 바닷길 모두 막혀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지 못한 슬픈 시절도 있었을까. 궁(窮)하면 통(通)하기 마련. 이번 영상물은 바로 그런 결과였다.주변 지인들과 공유한 1분37초짜리 짧은 망향의 영상은 시청자 마음을 녹이고 있다.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가 손을 뻗치면 친구가 되고, 혼자가 아님을 확인케 한 영상이다. 갈등의 오랜 역사 속 아픔을 넘어 대구경북 삶터에서 서로 기대고 비빌 언덕이 되려는 그들 바람이 현실이 되길 바랄 뿐이다.

2020-05-05 06:30:00

[관풍루] 트럼프 미 대통령, 신변이상설 잠재우고 20일 만에 나타난 김정은 향해 “건강하게 돌아와서 기쁘다” 트윗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신변이상설 잠재우고 20일 만에 나타난 김정은 향해 "건강하게 돌아와서 기쁘다" 트윗. '친구는 가깝게, 적은 더 가깝게' 명언대로.○…선거 압승하자마자 '국민개헌발안제' 군불 때던 민주당, 돌연 '불필요한 개헌 논란'이라며 한발 물러서. 지금은 때가 아니지만 21대 국회 열리면 때가 온다(?).○…IMF, 한국의 구매력 기준 1인당 GDP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감소할 것으로 전망. 20년 전 외환위기 조기 극복했듯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는 전망은 안 나오나.

2020-05-05 06:30:00

[세풍] ‘거지 같은 나라’에서 살아갈 미래 세대

[세풍] ‘거지 같은 나라’에서 살아갈 미래 세대

오늘은 어린이날! 초롱초롱한 어린이들의 눈망울을 바라보며 이 아이들이 지금보다 더 나은 나라에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러나 이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아이들이 지금보다 훨씬 못한 '거지 같은 나라'에서 살아갈까 걱정이 앞선다.기성(旣成)세대는 미래(未來) 세대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줄 책임과 의무가 있다. 서산대사는 '답설'(踏雪)이란 한시로 이를 명료하게 설파했다.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불수호란행(不須胡亂行) 금일아행적(今日我行跡) 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눈 덮인 들판을 걸을 때/ 함부로 어지럽게 걷지 말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지금 이 나라의 기성세대는 미래 세대의 이정표가 되기에 부끄럽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는가란 화두를 던지지 않을 수 없다.미래 세대가 물려받을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거지 같은 나라일 확률이 매우 높다. 첫째, 나라 곳간은 텅텅 비고, 빚만 잔뜩 진 나라일 것이다. 중앙·지방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할 국가채무가 이달 초 819조원에 달해 국민 1인당 1천500만원을 훌쩍 넘었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국가채무가 192조원이나 늘었다. 경기침체에 따른 세수 결손에 재정적자 보전을 위한 국채 발행이 대폭 늘어난 탓이다.경제 규모가 커지고 나라 살림이 늘어날수록 국가채무는 증가하지만 문제는 '과속' 우려가 나올 정도로 증가 속도가 비정상적이라는 것이다. 문 정권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42%를 넘자 이제는 60%까지 가도 괜찮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화 지출에 통일 비용까지 고려하면 국가채무 비율이 이미 100%를 넘는다는 게 기획재정부의 경고다.더욱이 정권이 나랏돈 퍼주기에 계속 올인할 것으로 보여 국가채무 비율이 60%를 넘어 80%, 100%를 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한 가정에 비유하면 가장(家長)인 아버지가 돈은 벌어오지 않고 "항구에 배만 들어오면 모든 게 해결된다"며 빚을 끌어와 마구 쓰고만 있다. 가장을 말려야 할 어머니마저 같이 빚을 내 쓰는 데 정신이 없다. 얼마 안 가 가정 살림은 거덜나고 자식들은 빚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거지가 되기 십상이다.둘째, 어느 상인이 말한 '거지 같은 경제'가 지속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5년마다 1%포인트씩 성장률이 추락한 한국 경제는 급기야 제로(0) 성장도 아닌 마이너스 성장에 직면했다. 경제 추락에 따른 국민 고통은 계속 커질 것이다.셋째, 국가 안위조차 남에게 구걸하는 나라도 거지 신세이기는 마찬가지다. 핵무기 버튼을 가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깜이 행보에 가슴을 졸이는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인가. 코로나 긴급재난지원금 재원 마련을 위해 정부는 국방 예산을 뭉텅 자르고, 이에 군(軍)은 "문제 없다"고 하는 나라를 정상 국가라 할 수 있나.가장 우려하는 것은 국민 사이에 거지 근성(根性)이 똬리를 트는 것이다. 나라에서 공짜로 주는 돈에 맛을 들인 국민, 포퓰리즘에 눈을 감고 노예가 된 국민, 밥그릇 싸움과 편 가르기에 빠진 국민, 스스로 일어서지 않고 남에게 기대는 국민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국민이 천민(賤民)으로 전락한 나라에 찬란한 미래가 없다는 사실은 동서고금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미래 세대들이 2020년을 산 기성세대에게 무슨 말을 할까. 거지 같은 나라를 만들어 물려줬다고 온갖 욕(辱)을 쏟아내지 않을까 두렵기만 하다. 우리가 나라를 망국으로 몰고 간 구한말의 기성세대를 욕했던 것처럼.

2020-05-04 18:46:00

[관풍루] ‘해리 포터’ 작가 롤링,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노숙인 등 위해 100만 파운드(약 12억2천만 원) 기부 예정

○…'해리 포터' 작가 롤링,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노숙인 등 위해 100만파운드(약 12억2천만원) 기부 예정. 한국 졸부, 이럴 땐 널뛰는 주식시장 투자해 돈 벌기 좋은 기회인데 안 됐군!○…미래통합당, 8일 원내대표 경선 앞두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에 찬반 나뉘고 대권 세대 교체 여부도 관심. 여당, 한목소리뿐이고 견제 없는 우리보다 더 민주적이고 낫네.○…코로나19 대구 파견 의료진 377명, 3월부터 방역 지원하고 11억원 수당 못 받아 발동동. 대구시민, 제 수당 먼저 넘본 공무원 대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으니 사과합니다.

2020-05-04 06:30:00

[야고부] 산불의 경고

[야고부] 산불의 경고

지난달 경북 안동지역을 강타한 산불로 축구장 1천 개가 넘는 임야를 태웠다. 건조한 날씨에 바짝 마른 나무들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고 국지성 강풍에 실린 불길이 달집 같은 산봉우리들을 넘나들었다. 고속도로를 뛰어넘는 불티를 보고 주민들은 도깨비불 같았다고 했다. 안동 산불로 놀란 가슴을 채 쓸어내리기도 전에 강원 고성에서 또 산불이 일어나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해마다 등장하는 산불 소식은 낯설지 않다. 문제는 그 강도의 진화이다. 우리나라만의 현상도 아니다.2018년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캠프 파이어'는 17일 동안 맹렬하게 타오르며 우리의 수도 서울보다 넓은 면적을 태웠다. 특히 2만7천여 명이 거주하던 파라다이스 시가지 전체를 집어삼키며 8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은퇴자와 노인층이 많이 살던, 이름 그대로 평화롭고 조용하던 파라다이스 마을이 한순간에 폐허로 전락한 것이다.캘리포니아는 대형산불이 잦은 곳이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이 불길을 확산시킨 주범은 '샌타 애나'라는 계절풍이었다. '악마의 바람'이란 별명을 지닌 매우 건조한 돌풍으로 산불에 강력한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산불 발생과 확산의 최대 변수가 바로 건조한 기후와 위력적인 바람인 것이다. 과학자들은 산불이 커지는 일련의 원인을 지구온난화에서 찾는다.지난해 가을에 시작된 호주 산불은 5개월이 넘게 지속되면서 우리 한반도 면적을 넘어서는 숲과 초원을 태웠다. 상상을 초월하는 최악의 산불이다. 고온과 강풍에 불길이 솟구쳐 오르며 이동하는 '화염 토네이도' 현상이 잇따랐다. 삶의 터전과 가족을 잃은 건 사람만이 아니었다. 코알라와 캥거루를 비롯한 숱한 야생동물들이 희생되었다. 갈수록 거세지는 산불이 예사롭지 않다.대규모 산불은 멀리 지구 반대편 국가에까지 대기오염을 일으킨다. 그것은 환경의 변화를 초래하며 제2의 자연재해를 파생시킨다. 만년설과 빙하를 녹이고 홍수를 일으키는데 그치지 않고, 궁극적으로는 극심한 가뭄과 엄청난 폭염을 몰고 온다. 산불도 이제는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지구촌 모두의 위기로 닥친 것이다. 모두가 인간의 탐욕과 자연생태계 왜곡에서 비롯된 일이다.

2020-05-04 06:30:00

[매일칼럼] 미스터트롯과 TK 정치

[매일칼럼] 미스터트롯과 TK 정치

평소 관심을 두지 않던 한 종편 채널을 요즘엔 종종 찾는다. '내일은 미스터트롯' 때문이다. 우승자를 가린 뒤 결승 진출자들로 꾸린 후속 프로그램도 인기다. 코로나로 찌든 일상을 잠시나마 씻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트로트 열풍은 미스트롯에서 시동을 걸어 미스터트롯을 통해 쾌속 운항을 이어가고 있다. 특정 연령층에 머물던 장르가 세대를 아우르며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비결이 뭘까.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유독 여기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삼성SDI는 최근 미스터트롯의 성공 비결을 5가지로 꼽고 벤치마킹에 나섰다. ▷숨은 인재의 재발견 ▷관성에서 벗어난 변화 추구 ▷창조적 복제 ▷기본과 본질 ▷실패의 경험과 실패 후의 기회를 잡기 위한 노력 등이다. 모두 그럴듯하다.하지만 미스터트롯이 필자를 끌어당긴 것은 무엇보다 '흥미와 감동'이다.흥미는 경연의 다양성과 공정성에서 비롯됐다. 출연자들은 지역, 연령, 분야 모든 면에서 다채로웠다. 출신 지역, 나이, 전공이나 직업이 경연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노련한 꺾기 기술, 춤과 끼, 구수하거나 청아한 목소리, 성악이나 판소리 자질 등 저마다 뚜렷한 개성으로 재미를 더했다. 이들이 팀을 꾸려 만들어낸 퍼포먼스나 일대일 미션 등도 눈길을 모았다. 출연자도, 경연 방식도 다양했다. 이로써 우승자 임영웅과 대구경북 출신 이찬원, 영탁뿐 아니라 김희재, 정동원, 김호중 등 대다수가 짧은 시간에 상당한 팬덤층을 형성했다.공정한 평가 방식도 흥미 유발에 한몫했다.몇몇 전문가(?)의 독단적인 평가나, 관객의 인기투표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았다. 기성 가수, 관객, 시청자 의견을 적절하게 반영함으로써 경연의 한계와 허점을 보완했다. 공정한 과정은 누구나 수긍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이를 통해 숨은 인재가 발탁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다른 오디션에서의 실패, 무명의 설움을 딛고 선 패자의 부활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미스터트롯의 경연과 달리 지난달 막을 내린 대구경북(TK) 21대 총선은 흥미도 감동도 없는 경연이었다. 미래통합당은 막장 공천으로, 상당수 지역민들은 '묻지마 투표'로 외딴섬을 자초했다.TK 총선은 다양성도, 공정성도 담보하지 못했다. 흥미와 감동은커녕 명분과 실리도 챙기지 못했다.통합당의 공천 과정은 불공정의 정점을 찍었다.황교안 전 대표와 공천관리위원회는 TK에서 내 사람 심기, 내리꽂기, 돌려막기, 유력 인사 경선 배제 등 온갖 불공정을 자행했다.전국적으로는 탈북민 2명을 각각 통합당 지역구,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내세워 의구심을 자아냈다. 이들은 국회의원 당선인 신분으로 북한 김정은의 건재함이 드러나기 하루 전까지 "스스로 못 일어나"거나 "99% 사망"이라는 웃지 못 할 허언을 고집하면서 유포시켰다.공정하지 못한 공천 과정이 유권자들의 흥미를 끌 리 없다. 더욱이 그런 과정을 통해 숨은 인재나 신선한 인물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감 홍시가 입안으로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과 매한가지일 뿐이다.상당수 유권자들이 이처럼 흥미를 잃은 선거판에서 묻지마 정당투표로 일관하면서 김부겸·홍의락으로 대변되는 지역의 정치적 다양성의 싹도 무참히 짓밟아버렸다.TK 정치 토양에서 선거가 다양성과 공정성을 통해 흥미와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엔 여전히 시기상조인 것 같다.

2020-05-03 19:38:37

[야고부] UFO

[야고부] UFO

1976년 10월 14일 오후 6시쯤 청와대 상공에서는 반원형 대열을 갖춘 채 일정 속도로 남하하는 10여 개의 불빛이 포착됐다. 당시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 DJ 이수만은 청취자 제보를 받고 이를 전국에 알렸다. 괴비행체는 북한 전투기 편대로 의심받았다. 수도방위사령부 방공여단 대공포가 괴비행체를 향해 불을 뿜었다. 그러나 집중 포격을 받고도 괴비행체는 격추되지 않았고 회피 움직임조차 없었다. 괴비행체는 1, 2시간가량 서울 상공에 떠있다가 북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유유히 사라졌다.대공포 사격은 엉뚱한 피해를 낳았다. 발사된 포탄이 낙하하면서 시민 1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친 것이다. 다음 날 정부는 노스웨스트 항공의 보잉707 화물 전세기 한 대가 청와대 상공 비행금지구역으로 들어와서 위협 사격을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의 미스터리한 현상을 납득시키기엔 거리가 한참 먼 설명이었다. UFO 목격담 가운데 98~99%는 착각 또는 오해, 조작의 산물이며 과학 지식으로 설명되지 않는 사례는 극소수다. '청와대 상공 UFO 사건'은 그런 점에서 많은 논란을 빚은 사례다.미 해군이 2004년과 2015년에 촬영해 민간에 퍼진 것으로 알려진 UFO 동영상 3개가 조작이 아니라 미 해군의 실제 촬영물이라고 최근 미국 국방부가 공식 인정해 화제다. UFO는 규명되지 않은 비행체를 일컫는 용어일 뿐 외계인 비행체와 동의어가 아니다. 미 국방부도 이 점을 분명히 했다. 미 국방부는 "유포된 영상에 대한 대중의 오해를 풀기 위해 동영상을 공개한다"고 부연 설명을 했다.의문은 꼬리를 문다. 영화 '올드보이'에서는 유지태가 최민식에게 "여기서 중요한 건 왜 15년 동안 가둬둔 것이 아니라 왜 풀어줬냐죠"라고 하는 대사가 나온다. 미 국방부가 뜬금없이 친절을 베푸는 진짜 이유는 뭘까. 혹시 일종의 간보기는 아닐까. 물리학자 칼 세이건은 "이 우주에 우리뿐이라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라고 했다. UFO도 그렇고, 코로나19 바이러스도 그렇고 인류는 아직도 모르는 게 너무 많다.

2020-05-02 06:30:00

[관풍루] 문재인 대통령 코로나19 극복 현장 간담회서 “정부는 하나의 일자리도 반드시 지키겠다” 다짐

○…문재인 대통령 코로나19 극복 현장 간담회서 "정부는 하나의 일자리도 반드시 지키겠다" 다짐. 일자리 정부의 목표가 언제 일자리 창출이 아닌 일자리 지키기로 바뀌었나.○…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 출범 두고 갑론을박 통합당, 결국 새 원내지도부 꾸리는 8일 이후로 비대위 출범 여부 미루기로. 구멍 뚫린 배에서 너도나도 사공 노릇 하려다 보니.○…김정은 신변 이상설 속 국회입법조사처, 김여정이 후계자 될 것이란 분석보고서 내놔. 정부는 '특이 동향 없다' 선 긋는데 36살 멀쩡한 지도자 두고 후계자가 웬 말.

2020-05-01 06:30:00

[야고부] 김병기의 가벼운 입

[야고부] 김병기의 가벼운 입

나는 자유를 선택했다'. 미국 워싱턴 주재 소련 물자구매위원회 소속으로 1944년 미국으로 망명한 빅토르 크라프첸코가 1946년 펴낸 자서전 제목이다. "스탈린 체제가 사회주의와 인륜을 배신했다"고 통렬히 고발한 이 책은 순식간에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같은 해 5월 프랑스에서도 같은 제목으로 출간됐다.우리나라에서도 1948, 1951년 두 번이나 출간됐다. 특히 1948년에 나온 책은 초판 3천 부가 일주일 만에 매진됐으며, 그해에만 3판을 찍을 정도로 독서인(讀書人)들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좌파가 장악하고 있던 프랑스 지식계(知識界)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다. 크라프첸코의 책은 미국 정보부가 조작한 거짓말로 가득한 소련 비방이라는 것이었다.이런 역(逆) 비방은 프랑스 공산당의 잡지 '레 레트르 프랑세즈'가 주도했다. 이에 크라프첸코는 이 잡지를 통해 자신을 비방한 좌파 지식인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렇게 시작된 재판에서 피고인들은 "크라프첸코의 주장에 내포된 의미는 설령 진실이라 해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변했다.이념의 주박(呪縛)이 인간의 정신을 어디까지 타락시킬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 장면이었다. 그들은 크라프첸코가 전하는 소련의 진실을 듣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재판부도 크라프첸코가 요구한 손해배상금 5만프랑을 단돈 3프랑(1달러)으로 깎는 모욕적 승소 판결로 사실상 피고들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도 좌파 지식인과 한통속이었던 셈이다.국정원 인사처장 출신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북한 김정은 신변 이상설과 관련해 나름의 의견을 밝힌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을 "스파이"라며 "몇 년 전까지 우리의 적을 위해 헌신했던 사실을 잊지 마시고 더욱 겸손하고 언행에 신중하라"고 비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정은에 대해 함부로 입을 놀리지 말라는 소리다.1940년대 크라프첸코에 대한 프랑스 좌파들의 태도를 빼다박았다. '북한 출신' 태 당선인의 말은 '닥치고' 듣기 싫다는 속내가 그대로 읽힌다. 언행에 신중하지 못하기로는 김 의원이 더 하다. 그는 김정은의 건강 이상 가능성은 0.0001% 이하일 것이라고 했다. 근거는 없다. 태 당선인을 나무라기 전에 자신의 입단속부터 해야 한다.

2020-04-30 21:08:07

[야고부] 군자표변

[야고부] 군자표변

뉴질랜드가 27일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 저신다 아던 총리는 "우리는 전쟁에서 승리했다"면서 이동 제한을 완화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2월 18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70일 만에 직장과 학교 문이 다시 열렸다. 누적 확진자 1천474명, 사망자 19명의 뉴질랜드가 이처럼 빨리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 것은 39세 여성 총리의 부드럽고 합리적인 리더십이 그 배경이라는 평가다.'코로나의 활화산'으로 통하는 유럽에서는 독일이 돋보인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그제 점진적인 봉쇄 해제 방침을 재확인하고 경계심을 늦추지 말 것을 주문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메르켈 총리의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대국민 소통 방식이다. 물리학 박사인 메르켈은 직접 '기초감염재생산지수'(R0)를 언급하며 지금 독일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묻고 있다.R0는 감염자 1명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환자의 수다. 이 수치가 1 이하일 경우 감염 건수는 줄어들고 1이면 현상 유지를 의미한다. 메르켈은 "현재 독일의 R0는 1이지만 이것이 1.1만 되어도 독일 의료시설은 10월 중 포화 상태에 이르고 1.2가 되면 7월에, 1.3이 되면 6월에 한계 상황에 이른다"며 국민에게 선택지를 던졌다. 섣부른 봉쇄 해제의 위험성을 환기시킨 것이다. 확진자 약 16만 명, 사망자 6천314명인 독일이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사정이 나은 까닭은 메르켈 총리의 빈틈 없고 남다른 리더십의 결과다.반면 트럼프나 아베 등 소위 '마초' 지도자들은 거의 사면초가다. 트럼프는 '소독제 처방' 발언 등 비과학적이고 감정적 대응으로 행정부와 미국민을 혼란에 빠뜨렸다. 3개월의 시간을 허비한 아베의 리더십은 완전히 파탄났다. 최근 아사히신문 여론조사를 보면 일본 유권자 66%가 아베의 네 번째 총리 연임을 반대할 정도다.요즘 일본 정가에서는 '군자표변'(君子豹變)이라는 말이 화제다. 풀이하면 '군자는 표범처럼 변한다'는 말인데 가을에 털갈이하는 표범처럼 군자(아베)가 허물을 벗고 곧 바른길로 나아갈 것이라는 희망을 담은 성어이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사람의 진면목은 위기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 평소 파악하기 힘든 각국 지도자의 능력과 철학을 코로나19가 입증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2020-04-30 06:30:00

[관풍루] 미 국방부가 UFO의 존재 공식 인정하자 일본 고노 타로 방위성 장관 “UFO 만나면 자위대로 대응” 공언

○…미 국방부가 UFO의 존재 공식 인정하자 일본 고노 타로 방위성 장관 "UFO 만나면 자위대로 대응" 공언. 마징가Z·건담 출동해도 될까 말까일 텐데, 참으로 한가한 말씀.○…홍준표 "뇌물 브로커 전력 있는 80 넘은 사람에게 매달리는 (통합당) 모습이 부끄럽고 창피하고 안타깝다" 일갈. '뼈 때리는' 입담이 가히 촌철살인급.○…대구 고층 아파트 51층에서 투신한 여중생, 에어매트 덕분에 무사. 귀한 목숨 기적적으로 건졌으니 부디 맺힌 마음 풀고 제2의 삶 소중히 살기를….

2020-04-30 06:30:00

[데스크 칼럼] 천수답(天水畓)으로 부농(富農)의 꿈을?

[데스크 칼럼] 천수답(天水畓)으로 부농(富農)의 꿈을?

두 해 전 만났던 경주 최씨 중앙종친회 최염 명예회장은 "경주 최부잣집 300여 년 부(富)의 원천은 혁명적 농업기술 덕분"이라고 했다.그의 11대 조인 국선 할아버지 때부터 큰 부를 일궜는데 모내기를 통해 쌀농사를 짓는 새로운 영농 기법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냇가에다 나무를 이용해 차단막을 설치한 뒤 물을 확보, 무논에 직파를 하는 방법이 아닌 모내기 기법을 통해 쌀농사를 지었는데 수확량이 직파 때보다 5, 6배나 늘어났다. 물을 다스리는 농업기술혁명이었다.순식간에 국선 할아버지는 부농이 됐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대표적 부자 집안이자 경영학 책에도 등장하는 경주 최부잣집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모든 성취 결과에는 의지, 그리고 능력이 합산돼 있다. 천수답(天水畓)으로는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없으니 이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부터 최 부자 마음속에서 활활 타올랐다. 물을 다스려 논으로 공급하는 기술적 능력도 여러 차례 시행착오 끝에 완성됐다. 그 결과, 수백 년 전 최 부자는 황무지를 옥토로 바꿔 알곡을 수확해냈다.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을 보면 천수답이 떠오른다. 하늘만 바라보는 천수답 농부처럼 통합당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정부가 헛발질하기만 기다렸다. 국가든, 개인이든, 그 역량을 의지와 능력이라는 두 가지 잣대로 판단한다면 통합당은 의지도, 능력도, 모두 천수답 농부 수준이었던 것이다.문재인 정부가 헛발질만 한 번 크게 하면 '게임 끝'이라는 피동적이기 그지 없는 통합당의 의지 수준은 선거전이나 그 후나 달라진 게 없다. 야당의 개헌 저지선을 지켜주며 가까스로 여야 권력 균형을 맞춰낸 것은 대구경북(TK)을 비롯한 영남권의 전폭적 지지 덕분이었지만 선거가 끝나자 낯빛이 달라졌다. "앞으로는 영남을 탈피해 수도권으로 가야 한다"며 지지층에 대한 헌신 의무조차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는 빈약한 의지력은 지지층의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든다.열렬한 지지를 보내준 광주전남과 전북에 대해 큰 고마움을 표시하며 취임 직후 가장 먼저 호남으로 달려갔던 문재인 대통령은 전북을 방문, "여러분 덕분에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는 감사의 말을 용기있게 내놨다. 지지 기반에 대한 감사 언급은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표현적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지지 기반에 대한 애착은 지지층 결집을 통해 수도권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쳤고 여당은 전국 단위 선거 4연승의 금자탑을 이뤄냈다.제1야당의 독자적 그림 그리기 능력을 보여주기보다 문재인 정부의 그림이 틀렸다고 딴지만 걸면 될 것이라는 제1야당의 능력 부재 현상은 또 어떠했나? 문재인 정부는 보수의 전유물이라 불렸던 애국심이라는 가치를 과감히 국정에 반영, 보훈처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하는 등 보훈 강화 정책을 폈다.문 대통령은 미국통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최장수 핵심 참모로 두면서 이달 18일 기준으로 9번의 양자회담, 무려 24번의 정상 통화를 갖는 등 역대 어느 정부보다 미국과의 접촉점을 늘리면서 북한 편만 들고 한미동맹을 무시한다는 통합당의 공세를 돌려세웠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선임을 둘러싸고 통합당이 그나마 남은 살림마저 모두 부수는 소리를 내며 또다시 집안싸움을 벌였다. "문재인 정부, 한 방에 보낸다"는 호기로움은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고쳐지지 않았다. 의지도, 능력도 없는 천수답 농부가 나무 그늘에 앉아 부농의 꿈을 키우고 있다. 식구들 배곯는 소리가 농부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2020-04-29 15:37:02

[야고부] 대구 두 의료인 후배들

[야고부] 대구 두 의료인 후배들

대구는 약(藥)과의 인연이 깊은 고을이다. 약은 생명을 다루는 옛 사람에게 질병을 다스리고 치료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처방이었다. 400년 역사를 지닌, 동양에 알려진 국제적인 약재 거래시장이었던 대구 약령시(藥令市)가 바로 그 증거이다. 오늘날 의약(醫藥) 가운데 한 축인 약재의 국내외 주요 공급처 역할을 했던 곳이 대구였던 셈이다.이런 대구에 서양 의술은 1899년 선교사가 현재 약전골목 옛 제일교회에 제중원(濟衆院) 간판을 내걸며 시작됐는데, 현 동산병원의 출발이다. 우리 고유의 한의에 양의가 더해지면서 대구에도 동서(東西) 두 축의 의술 진료 모양새를 갖추고 대구의 새로운 의료 역사는 펼쳐졌다.이후 대구에도 의료인이 양성되었지만, 대구 사람으로 서울의 의료인 양성소에 들어가 의료인의 길을 걷는 인물이 배출되기에 이르렀다. 특히 서울에 진출한 대구 의료인 가운데 나라를 구하려 했던 의료인도 나타났다. 널리 알려진 제약 담당 이갑성과 잊힌 의사 김문진이다.이들은 1919년 3·1운동 당시 각각 세브란스병원 제약 주임과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 3학년생으로 뛰었다. 1889년 태어나 먼저 서울로 간 이갑성은 세브란스의학교 약학과 졸업 뒤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 3학년을 중퇴, 세브란스병원에서 일하며 고향 후배 김문진(1892~1925)을 대구에 보내는 등 대구 만세운동을 권하며 함께 힘을 보탰다.1981년 삶을 마치고 1962년 독립유공자가 된 이갑성과 달리 김문진은 대구에서 개업 뒤 함경북도 성진 제동의원 내과 근무 중 병으로 대구에서 요양하다 34세로 요절해 잊힌 존재가 됐다. 그러니 조명은커녕 아예 세월 속에 묻혔다. 게다가 올 3월 1일 뒤늦게 독립유공자로 서훈됐지만 또다시 코로나19로 세상과 대구 후배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는 슬픔을 겪어야만 했다.이런 '의의'(義醫)의 선배 후광인지 코로나19 속에 대구 의료인이 보인 희생적 활약은 빛났고 기릴 만하다. 이번 대구 의료인의 돋보인 행적은 저력의 의료 토양과 유구한 대구 의료사에 걸맞은 결과다. 오랜 한방과 낯선 양방의 동행 세월을 보낸 대구의 의료 앞날은 그래서 더욱 기대할 만하지 않겠는가. 코로나에 빛난 대구 의료인의 흔적은 두 선배 의인(義人)에 결코 뒤지지 않으리라.

2020-04-29 06:30:00

[관풍루] 질병관리본부 “코로나19 확진자 중 무증상 비율 매우 높고, 증상 발현 이전에도 감염력 강해 조심해야” 경고

○…질병관리본부 "코로나19 확진자 중 무증상 비율 매우 높고, 증상 발현 이전에도 감염력 강해 조심해야" 경고. 한마디로 '고약한' 신종 바이러스라 얕보다가는 큰코다친다는 소리.○…정세균 총리 "중3·고3 먼저 등교하는 단계적 개학 검토, 시기는 5월 5일까지 발표". 학사일정 급하다고 서두르다 방역에 허점 보이면 공든 탑 무너지니 조심 또 조심.○…3월 건강보험료 체납액 작년 같은 달보다 497억원 증가, 직장 가입자가 전체 70%인 350억원 체납. 코로나19로 실직자가 크게 늘었다는 말인데 앞으로가 더 걱정.

2020-04-29 06:30:00

[시각과 전망] 김정은 신변 이상설과 총선 사전투표 조작설

[시각과 전망] 김정은 신변 이상설과 총선 사전투표 조작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변 이상설'로 나라 안팎이 분분하다. 정치권과 유튜브뿐만 아니라 주류 언론에서도 갖가지 설(說)들이 추측 혹은 전문가 인용 형태로 보도된다.어떤 사람은 김정은이 심혈관 수술을 받았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피신 중이라고 한다. 수술 실패로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사람도 있고, 사망했다는 사람도 있다.설들이 난무하자 청와대는 '(북한에) 특이 동향이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김정은 사망설, 위중설'은 숙지기는커녕 더욱 정교한 '언어'와 '이야기'로 번지고 있다.'김정은 신변 이상설'이 번진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북한은 4월 10일로 예정돼 있던 최고인민회의를 12일로 연기했다. 연기한 회의에도 김정은은 참석하지 않았다. 거기에 북한 최고 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4월 15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김정은이 집권 이후 처음으로 불참한 것이 '신변 이상설'에 기름을 부었다.각종 설(說)이 광범위하게 퍼지는 것은 그 설(說)을 무력화시킬 '확인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지난 11일 이후 17일이 넘도록 김정은의 행방이 묘연함에도 북한은 물론 우리 정부, 미국, 일본, 중국 등 어느 나라도 '이상설'에 대한 분명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만나기로 한 사람이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을 때, 의문을 갖는 것은 자연스럽다. 북한 김정은이 태양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터무니없는 음모론에 불과하다'고 무시하는 쪽이 오히려 비합리적이다.물론 김정은이 마치 사망한 양 가짜 영상으로 만들어 배포하는 것은 억측을 넘어 망상이다. 하지만 그의 행방이 오리무중인데도 '특이 동향은 없다'며 일축하는 것 또한 비합리적이다. 김정은의 태양절 행사 불참은 '특이 동향'이 맞다.4·15 총선 사전투표 조작설이 확산되고 있다. 사전투표함 개표 과정에 통계 조작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몇몇 유튜브에서 제기한 의혹은 SNS를 타고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국내외 대학교수들까지 나서서 '인위적인 작동' 의혹을 제기한다.주요 내용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1천 개 이상의 동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사전투표 득표율이 총선 당일 투표 득표율보다 (거의 일률적으로) 10% 정도 높다. 그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날 확률은 1천 개의 동전을 동시에 던져 모두 앞면이 나오는 경우와 같다'는 것이다.이외에도 다양한 의혹들이 온라인상에 퍼져 있다. '터무니없어 보이는' 내용도 있고, '상당히 설득력 있어 보이는' 내용도 있다.21세기 대한민국 사회에서 선거 개표 부정이나 조작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어쩌면 망상일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자유민주주의가 완전무결하기에 선거 부정은 있을 수 없고, 개표 시스템의 보안 역시 100% 완벽해 누구도 위해를 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 또한 합리적이지 않다. 어쩌면 몽상일 수도 있다.김정은이 공식 석상에 나타나면 그의 신변 이상설은 일거에 해소된다. 4·15 총선 사전투표 조작 의혹을 털어버리는 방법 역시 간단하다. 의혹이 제기된 수도권 선거구 중 2, 3개 선거구를 샘플로 선정해 사전 투표함을 공개 수(手)재검표 하면 된다.상당수 사람들이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에 대해 제기한 의혹을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해버린다면 그 자리에 불신이 자라게 된다. 이는 우리 사회의 건강에 치명적 위해가 될 수 있다.

2020-04-28 17:57:06

[야고부] 탐관오리와 뒷배

[야고부] 탐관오리와 뒷배

2001년 '월스트리트저널(WSJ) 아시아'가 과거 1천 년간 전 세계 가장 부유한 50인을 뽑았는데 의외의 인물이 선정됐다. 중국 청(淸)의 권신인 화신(和珅)이었다. 그는 18세기 전 세계 가장 큰 부자였다. 그의 집에서 압수한 백은(白銀)이 8억 냥에 달했는데 당시 청의 일 년 세수가 7천만~8천만 냥에 불과했다. 국고를 빼돌리고 매관매직을 일삼아 긁어모은 그의 재산이 20년치 국가 세입에 맞먹을 정도였다. 작년 우리나라 세입이 400조원인 것을 고려하면 그가 축적한 재산이 상상을 초월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흥미롭게도 화신은 처음엔 뇌물을 주어도 거절하는 청렴한 관리로 명성이 높았다. 그의 아들과 황제인 건륭제(乾隆帝)의 딸이 결혼하는 등 권세가 하늘을 찌르면서 탐관오리(貪官汚吏)의 길을 본격적으로 걸었다. 뇌물을 받은 것은 물론 드러내 놓고 횡령하거나 대낮에 빼앗기도 했다. 황제에게 진상된 지방 관리들의 상납품까지 가로챘다.탐관오리의 화신(化身)으로 꼽히는 화신이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던 것은 건륭제라는 '뒷배'를 둔 덕분이었다. 화신 한 사람 때문에 최강 제국인 청이 기울었다. 경국지색(傾國之色)이 아닌 '경국지-탐관오리'였던 셈이다.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해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하며 탐관오리를 거론했다. 검찰은 "유 씨가 직무 관련자들에게 금품을 수수했고 특히 청와대 감찰 이후 재차 고위직인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옮기고도 자중하기는커녕 계속 이전과 같은 행태를 보였다"며 "전형적인 탐관오리의 모습"이라고 했다. 21세기 대한민국 법정에서 탐관오리라는 사서(史書)에 나오는 단어가 등장한 것이 시선을 끈다.유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했고, 문재인 대통령과 친노·친문 핵심들과도 인연을 맺었다. 그가 문 대통령을 '재인이 형~'이라고 불렀다는 것은 금융권·관가에 널리 퍼진 소문이다. 유 씨에게 든든한 뒷배가 없었다면 탐관오리 소리를 듣는 신세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권력을 뒷배로 해 잇속을 채우는 탐관오리가 유 씨 한 명뿐일까. 탐관오리 탓에 나라가 기울기까지 했는데 또 다른 탐관오리들이 없는지 문재인 정권은 살펴볼 일이다.

2020-04-28 06:30:00

[관풍루] 일본 언론 “한국이 일본에 방역장비 인도적 지원 검토” 연일 군불 때고 몇몇 한국 신문도 동조

○…일본 언론 "한국이 일본에 방역 장비 인도적 지원 검토" 연일 군불 때고 몇몇 한국 신문도 동조. 신의라곤 눈곱만치도 없는 '혐한 일본' 따위에 성인군자도 바로 고개 돌리는 법.○…'31번' 대구 첫 코로나19 확진자 68일 만에 퇴원, 국내 최장 입원 기록. 두 달 넘게 본인도 힘들었겠지만 시민은 엄청 비싼 학비 내고 물벼락까지 맞은 꼴.○…트럼프, 코로나 브리핑에서 "살균제 주입, 자외선 노출 검토하라" 황당 발언에 여론 싸늘. 불쑥불쑥 '신의 선물' 외쳐대더니 마침내 대선마저 위태롭게 하는 '신의 악수'.

2020-04-28 06:30:00

[세풍] 봄날은 간다

[세풍] 봄날은 간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가수 백설희의 데뷔곡 '봄날은 간다'는 대구에서 탄생했다. 6·25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1953년 어느 봄날의 애상이다. 전쟁의 참상 속에서도 너무나 화사하던, 그래서 더욱 슬펐던 봄날의 역설이다.여가수의 낭랑하면서도 체념적인 목소리는 그렇게 전쟁의 상처를 껴안은 사람들의 한스러운 내면을 위로했다. 코로나 전염병 대란 속에 환란과 모멸을 감수하며, 설마했던 상반된 투표 결과에 고개 숙인 대구경북 사람들의 2020년 봄날 또한 그러할까. '봄날은 간다'에는 한국인이 공감하는 한(恨)의 정조가 스며 있다. 그래서 이 노래는 마흔 중반은 넘겨야 제맛과 멋을 낼 수 있다고 한다.농익은 가사와 구성진 가락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려면 그만한 세월의 숙성이 필요할 것이다. 한때는 독립운동의 성지였고, 6·25전쟁의 최후 보루였으며, 민주화와 산업화의 현장으로 역대 권력의 본산이었던 대구경북이다. 70년 전 전쟁의 폐허에서 그러했듯이 올봄 코로나 사태와 총선 후유증으로 피폐한 대구경북민의 가슴에 이만큼 짙은 서정과 깊은 공감으로 와닿는 노래도 없으리라.화려한 봄날에 배어든 회한의 정서, 그것은 정녕 가버린 세월을 한탄하는 정한만은 아닐 것이다. 끝자락에 선 봄날의 처연함이란 종말의 변주를 거쳐 또 새로운 희망을 머금는다. 봄날에 대한 애사(哀詞)와 절창(絶唱)은 시공을 초월한다. 당나라 시인 왕유는 송춘사(送春詞)에서 '기쁘게 서로 술잔 마주하고 있으니, 꽃잎 흩날린다고 아쉬울 게 무엇인가'(相歡有尊酒 不用惜花飛)라고 했다.성리학을 집대성한 주자(朱子)도 '연못가의 봄풀이 채 꿈도 깨기 전에, 섬돌 앞의 오동잎은 어느새 가을 소리인고'(未覺池塘春草夢 階前梧葉已秋聲)라며 세월의 무상함을 노래했다. 속절없이 가는 봄에 대한 애틋한 심사가 현대의 시인들이라고 다를 게 없다. 김소월은 '실버들을 천만사 늘여 놓고도 가는 봄을 잡지도 못한단 말인가'라고 탄식했다. 기형도 시인은 '봄날이 가면 그뿐, 숙취는 몇 장 지전(紙錢) 속에서 구겨지는데'라고 했다. 어느 시인은 '손님 없는 노래방에서 술에 취한 봄날이 간다'고 서러워했고, 어느 시인은 '알뜰한 맹세를 한 적은 없지만, 시들시들 내 생의 봄날은 간다'고 했다. 시인의 송춘(送春)은 계절과의 작별 그 이상일 것이다.'떨어지는 꽃은 뜻이 있어 흐르는 물을 따르지만, 흐르는 물은 무심히 꽃을 흘려보낼 뿐'(落花有意隨流水 流水無意送落花)이란 시구에서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경지를 읽는다. 어차피 가려고 오는 봄이다. 화려한 봄날일수록 더욱 허망하게 스러지기 마련이다. 부질없는 미련이 무슨 소용인가. 판소리 단가 사철가에는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네가 가도 여름이 되면~'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보내는 아픔을 감내하고서야 더 성숙한 계절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그래서 이형기 시인은 '낙화'(落花)에서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했다. 알뜰한 맹세가 실없는 기약이 되는 슬픔의 봄날이 영욕의 민족사와 함께해온 대구경북민의 서정과 더불어 또 한 번 저물어 간다. 꽃다운 낙화일수록 더 농염한 술단지가 필요할 것이다. 격정과 굴욕을 감내한 나의 한 시절도 이렇게 결별을 고하려 한다.

2020-04-27 18:29:59

[관풍루] 정세균 총리, 26일 “우리가 걸어가면 새로운 길이 되고, 세계인이 따라온다”고 주장

○…정세균 총리, 26일 "우리가 걸어가면 새로운 길이 되고, 세계인이 따라온다"고 주장. 대통령의 '한번도 경험 못한 나라' 외침과 총리의 '새 길'도 좋지만 국민 살 길부터 내주소!○…미래통합당, 총선 참패 후 '김종인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 두고 갈등. 민주당, 집안 싸움에 바람 잘 날 없을 테니 우린 집권 20년 넘어 50년 계획 세울 일만 남았네.○…대구상의, 코로나19 고통분담 위해 국내 상의 중 처음으로 3개월 급여 반납 결정. 콩 한 알도 나눠 먹는 정신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 법인데 역시 대구답군.

2020-04-27 11:12:36

[야고부] 문 정권의 양모(陽謀)

[야고부] 문 정권의 양모(陽謀)

1956년 흐루쇼프의 스탈린 격하 연설은 마오쩌둥(毛澤東)에게 큰 정치적 위기를 안겼다.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에서 스탈린의 개인숭배 강요가 비판받은 이상 중국의 새로운 황제가 된 자신도 같은 처지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마오는 이런 위기를 타개할 묘책을 고민한 끝에 공산당 통치에 대한 지식인의 솔직한 비판을 독려하는 '백화제방'(百花齊放)을 내놓는다.이에 류사오치(劉少奇)나 펑전(彭眞) 등 공산당 핵심 인사들은 비판을 부추기면 통제 불능의 상황에 이를 수 있다며 만류했다. 하지만 마오는 "악마와 도깨비들이 기어나오도록 내버려 두라. 모든 사람이 그것을 똑똑히 보게 하라. 잡종들이 설치게 내버려 두라"고 했다. 백화제방은 '반동분자'의 '커밍아웃'을 유도해 일망타진하는 덫이었던 것이다.하지만 같은 수법의 1940년대 정풍(整風)운동의 흑역사를 기억하는 지식인들은 섣불리 움직이지 않았다. 이에 마오가 거듭 재촉을 하자 지식인들은 이번에는 진심인 줄 알고 1957년 4월부터 비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마오는 이를 잠자코 듣고 있다가 7월 1일부터 비판자들에 대한 대대적 역공(逆攻)에 나선다. 이른바 '반(反)우파 투쟁'이다.마오는 이런 계략이 '음모'가 아니라 '양모'(陽謀)라고 했다. "혹자는 이를 음모라고 하지만 우리는 양모라고 한다. 왜냐하면 '인민의 적'에게 다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좋은 목적으로 공공연히 꾸민 책략이란 것이다. 무려 50만 명이 넘는 지식인·전문가가 이 양모에 걸려들어 숙청됐다.고소득층에 '자발적 기부'를 재촉하는 문재인 정권의 긴급재난지원금 정책도 이와 비슷하다. 기부 여부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누가 기부를 했고 안 했는지 정부가 알려면 얼마든지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문 정권에 '비협조적'인 고소득층의 리스트도 만들어질 수 있다. 기부가 개인 정보 노출이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정부가 나서서 '자발적 기부' 운운하는 것부터가 말이 안 된다. 당사자가 외부의 부추김 없이 발원(發願)해야 자발적 기부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자발적 기부' 요구는 '자발적'이란 수식어를 단 관제 기부 운동일 뿐이다. 더 기막한 것은 그 대상이 정부라는 사실이다. 국민에게 기부받는 정부라니 참 별X의 정부도 있다.

2020-04-27 11:12:01

[매일칼럼] 경제 살리기, 탈(脫)‘탈원전’에서 시작해야

[매일칼럼] 경제 살리기, 탈(脫)‘탈원전’에서 시작해야

코로나19 사태가 망가뜨린 것이 한둘이 아니다. 그중 안타까운 것이 지난 3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1호기 준공식이 무산된 점이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국내에선 '탈원전', 해외엔 '원전 수출'이라는 일견 모순된 정책을 펼쳤기에 '수출 원전 1호' 준공식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관심사였다. 그 메시지를 들을 기회를 날린 것이다.UAE는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산유국이다. 석유 부국이 중동 첫 원전을 짓겠다고 나선 것은 미래지향의 결과였다. 이는 원전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를 쌓아 온 우리나라엔 더없는 기회를 줬다. 한전과 두산중공업 등 '원전 팀코리아'가 프랑스를 꺾고 186억달러(22조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방사능 외부 누출사고 확률 0%에 도전한 한국표준형원자로(APR-1400)가 효자 노릇을 했다.이번에는 한국이 약속한 가격에 원전을 지어 가동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한국은 보란 듯 공사를 마쳐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우리나라가 활발하게 원전을 짓고 운영하며 인력과 기술력, '부품 공급망'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바야흐로 세계 원전시장은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발주가 시작된 신규 원전이 158기에 이른다. 대부분 중국, 러시아, 프랑스 같은 원전 강국 몫이다. 그래도 아직 사업자를 정하지 못한 23기가 남아 있다. 최소 1천억달러(120조원)에서 1천200억달러(144조원) 시장이 주인을 기다린다.한국은 경수로형 원전 건설에 관한 한 세계 최고다. 그런 한국이 주춤하고 있다. 매년 수조원씩 흑자를 내던 한전이 전기료 인상을 고민하고 원자로 주기기를 공급하던 두산중공업은 수백 명 규모의 명예퇴직을 실시할 정도다. 협력사들은 일감의 60%를 잃었다. 수십 년 원자력 산업을 일으켜 온 주역들이 휘청거린다. 그 사이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원전 안전성이 떨어지는 나라들이 세계 원전을 싹쓸이하듯 한다. 한국 원전이 외면받는 사이 세계는 더 위험해지고 있다. 부품 공급망이 무너지면 가동 중인 우리나라 원전 안전도 위태로워진다. 그야말로 탈원전의 역설이다.엎친 데 덮친 격이랄까. 한국 경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정부는 1, 2차에 이어 3차 추경을 예고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국판 뉴딜 정책도 이야기된다.섣부른 탈원전으로 수천~수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부터 살펴야 한다. 원전 1기 건설 여부에 수천 개의 일자리가 생멸한다. 신한울 3·4호기 중단으로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 두산중공업 노조가 신한울원전 3·4호기 건설 재개를 촉구하는 것은 원전산업 생태계를 되살려 놓으라는 뜻이다.UAE가 원전 건설을 발표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의문은 "산유국이 왜?"였다. 답은 '빈 사에드 알 막툼' 현 국왕의 말을 듣고 풀렸다."나의 할아버지는 낙타를 탔다. 나의 아버지도 낙타를 탔다. 나는 벤츠를 몬다. 나의 아들은 랜드로버를 타고, 그의 아들도 랜드로버를 탈 것이다. 하지만 그의 아들의 아들은 낙타를 타게 될 것이다."'오일 머니'의 유한함을 깨닫고 대책을 세우려는 지도자의 통찰이 담겼다. 따지고 보면 원전으로 우리 세대는 산유국에 다름없는 부를 일궜다. 오늘날 세계 최고의 IT 강국은 값싸고 질 좋은 전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우리가 그랬듯 후세대도 그래야 한다. 경제 살리기, 탈(脫)'탈원전'에서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2020-04-26 19:44:45

[야고부] 뉴노멀

[야고부] 뉴노멀

요즘 코로나 이후의 세계나 '뉴노멀'(New Normal)과 같은 용어가 화두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이전의 세계는 다시 오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시대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그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현대 인류에게 준 충격이 크다는 의미다.원래 경제학 용어인 뉴노멀은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각된 표준을 뜻한다. 위기가 닥치고 그 위기의 결과로 만들어진 새 질서를 이르는 말이다. 코로나19 사태 과정에서 드러난 인간의 허약한 질병 대응력이나 경제위기, 양극화, 정치사회적 갈등은 21세기 뉴노멀의 대표적인 현상이다. 이 새 표준은 인간 문명의 본질인 정치·사회구조나 가치·인식의 변화, 질서의 재정립을 요구한다.진화생물학자이자 인류학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역사 이래 인류 문명을 뒤흔든 핵심 요소로 무기와 병균, 금속을 꼽았다. 코로나19가 소환한 뉴노멀도 여기에 해당한다. 그는 저서 '총, 균, 쇠'에서 '농경의 발생이 세균들에게 큰 행운이라면 도시의 발생은 더 큰 행운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인간 문명과 세균의 생존·진화의 맥이 같다는 말이다.'독하고 고약한' 바이러스로 불리는 코로나19가 단지 백해무익한 병균으로 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물의 입장에서 질병을 보면 병균도 자연선택의 산물이다. 인간에게 치명적인 코로나19가 '지구의 백신'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도시가 봉쇄되고 경제 활동이 중단되자 세계 곳곳에서 맑은 하늘이 드러나고 야생동물이 인간의 거주지에 발을 내딛는 등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인간은 지구에게 어떤 존재일까' 스스로 되묻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왜 인간은 자신만의 성벽을 쌓고 자연과 다른 생명체를 배제한 채 살아가는 유일한 생물종인지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이다. 뉴노멀을 촉발한 것은 코로나19가 분명하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의 시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변화의 동력이자 토양이다. 뉴노멀이 인류에게 축복이 되도록 인간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 뉴노멀은 노멀의 복제가 아니다.

2020-04-24 18:33:25

[야고부]  ‘최고 존엄’의 비만

[야고부] ‘최고 존엄’의 비만

2018년 9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을 만났을 때의 일화다. 애연가인 김정은에게 정 실장이 금연을 권유했는데 그의 돌발성 발언에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딱 한 사람, 손뼉치며 반색하는 이가 있었다. 김정은의 아내 리설주였다. "평소에도 건강을 생각해 담배를 끊으라고 부탁하는데도 안 들어요."김정은의 건강 이상설이 나돌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심혈관 질환 수술 후유증으로 위중한 상태에 빠졌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고, 수술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호전되고 있으며 지방에 체류 중이라는 우리 정부 발표도 있었다. 현재로서는 김정은이 TV 화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한 추측만 무성할 수밖에 없다.김정은의 건강 이상설이 숙지지 않는 것은 그의 심각한 비만 때문이다. 2011년 말 북한 최고 권력자로 올랐을 당시 그의 몸무게는 90㎏ 정도였는데 9년도 안 돼 120~135㎏(추정치)까지 불어났다. 170㎝인 키를 감안하면 심각한 초고도비만이다. 그는 할아버지 김일성의 후광을 얻고자 애써 몸을 불린 듯하다.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는 "김정은은 '많이 먹어서 관록을 붙여야 한다' '높은 사람이 가늘어서는 안 된다'라는 말을 했다"고 술회했다.김정은의 몸 상태는 고지혈증, 관절염, 당뇨 등 성인병들을 달고 다닐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그를 치료한 독일·프랑스 의료진은 "얼굴에 병색이 완연하고 내분비계 및 핵심 장기에 이상이 있다"고 자국 정보기관에 보고하기도 했다. 최고 권력자의 심각한 비만은 북한 체제에 심각한 우환일 수 있다. 안 그래도 김일성, 김정일의 사인도 비만 관련 질환이다. 그래서 북한에는 김정은의 비만 치료를 담당하는 특수 의료시설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의료진과 과학자 130명이 근무한다는데 김정은의 현재 몸 상태로 유추하건대 성과는 신통치 않아 보인다.100㎏을 웃도는 상태에서의 체중 감량에는 초인적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잔소리가 도움이 될 텐데 '최고 존엄'에게 다이어트를 독촉할 용자(勇者)가 과연 있을지 의문이다. 북한 주민의 40%인 1천만 명이 영양실조 상태인 마당에 최고 지도자의 과체중이 체제 불안 리스크가 되는 상황이 참 역설적이다.

2020-04-24 06:30:00

[관풍루] 당정, 긴급재난지원금 전국민에 지급하되 고소득자는 기부 후 세액공제로 가닥 잡아

○…당정, 긴급재난지원금 전 국민에게 지급하되 고소득자는 기부 후 세액공제로 가닥 잡아. "나는 10만엔 안 받겠다" 선언하고 조롱거리 된 옆나라 총리처럼 뒷골 당기는 일은 없겠지?○…여성 공무원 '성추행' 물의 오거돈 부산시장 전격 사퇴, 민주당 24일 윤리심판원 열어 제명 방침. 총선을 살짝 비껴간 운빨도 반복된 그릇된 행실 앞에서는 속수무책.○…경남지역 최대 5일장 창원시 진해 경화장에서 대구경북 상인들 코로나19 이유로 쫓겨나. 아무리 난전이라지만 상식도 예의도 모르는 현지 장사치들의 못된 심술.

2020-04-24 06:30:00

[청라언덕] 낭랑 18세

[청라언덕] 낭랑 18세

역시 '4월은 잔인한 달'인가 보다. T.S.엘리엇이 시 '황무지'에서 읊은 것처럼. 우리 과거만 돌이켜봐도 그랬다. 제주 4·3 사건, 세월호 침몰 사건 등 가슴 아픈 일들이 4월에 일어났다. 올해라고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우리 학교는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개학'했다.엘리엇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참혹하고 공허한 현실을 마주했다. 삶의 의욕을 잃은 사람들의 모습과 봄을 맞아 만물이 잠을 깨고 화사해지는 세상을 비교하면 역설적이다. 그러한 4월의 현실을 두고 쓰라릴 만큼 잔인하다고 표현한 것 아닐까.사람은 주관적이다. 자기 앞에 놓인 벽이 남들보다 더 높다, 자기가 겪고 있는 고난이 더 힘들다고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 그렇지 않더라도 말이다. 지금 삶을 대하는 태도와 현실 모두 엘리엇이 시를 썼을 때보다는 낫다 해도 마음이 아픈 건 매한가지다. 그래서 올해 4월도 참 잔인해보인다.세파에 시달리다 보면 고통에 대한 감각도 무뎌진다. 힘들지 않은 게 아니라 그러려니 한다.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니까. 하지만 사회에 막 발을 들였거나 사회 진출을 눈앞에 둔 세대라면 아픔이 더 크게, 어깨가 더 무겁게 느껴질 법도 하다. 만 18세 얘기다.18세 앞에는 '낭랑'(朗朗)이란 말이 종종 따라붙는다. '발랄한 18세 청춘'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현실은 발랄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이번에 만 18세까지 선거권이 확대돼 4·15 총선에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었던 정도가 긍정적 변화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는 이들의 삶도 뒤흔들었다.18세 고3은 초조하다. 대학입시가 코앞인데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 건지 불안하다. '온라인 개학'이 그런 마음을 달래주진 못한다. 대면 수업과는 질에서부터 차이가 있다. 18세 대학 1학년도 마찬가지다. 대학생활의 낭만 생각은 사치다. 온라인 강의로만 첫 학기를 보내야 할 판이다. 비싼 등록금 생각에 속이 더 쓰리다.그래도 희망은 보인다. 이들은 소극적이지 않았다. '낭랑 18세'의 노랫말처럼 저고리 고름 말아쥐고서 누구를 기다리지도, 버들잎 지는 앞개울에서 소쩍새 울 때만을 기다리지도 않았다. 이번 총선에서 이들은 보수보다는 진보를 택했다. 이 선택이 옳다는 게 아니다. 적극적으로 변화를 바라는 패기가 돋보인다는 의미다.이번 총선에서 전체 유권자 중 1.2%(54만9천여 명)가 만 18세였다. 이 중 14만여 명은 고3. 지상파 방송사 3곳의 총선 당일 출구조사 결과 비례대표 투표에서 이들 중 38.2%가 더불어시민당, 15.6%가 정의당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당 지지율이 다른 세대보다 높다는 것도 눈에 띈다. 반면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17.2%에 머물렀다.보수를 표방한 제1 야당은 '공성'(攻城)에 실패했다. 촉 없는 화살을 날렸다. 이미 '제대로 된' 독재를 경험한 이들이 많은데 '독재 타령'이 먹힐 거라 생각했는지 의문이다. '온라인 개학'이 주요 이슈였는데 써먹지도 못했다. 최소한 준비 부족, 장기적인 대응 계획, 쌓여가는 노하우의 사후 활용 방안은 얘기할 수 있었다. 18세는 물론 학부모의 관심도 끌 수 있었다.제1 야당은 참패했다. 그런데도 '비례 정당 중엔 우리가 1등'이란다. 선거 직후 한 방송사 토론에서 야당 당선인 1명이 해맑게 웃으며 한 말이다. 어이가 없다. 첫 투표에 나선 만 18세도 안 찍길 잘했다고 느낄 만하다. 이들이 변화를 택한 패기를 잃지 않고 '낭랑'하게 잔인한 4월을 잘 견디길 빈다.

2020-04-23 17: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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