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시각과 전망] 해오름동맹, 아시안게임 유치하자

[시각과 전망] 해오름동맹, 아시안게임 유치하자

울산~포항~영덕 구간 고속도로는 포항 구간(영일만 횡단 구간)이 단절돼 있다. 현재 대체 활용 중인 우회도로의 교통량도 포화 상태다.동해안 전체가 고속도로로 연결되려면 포항~울산고속도로, 포항~영덕고속도로(건설 중)의 단절 구간인 영일만 횡단대교가 건설되어야 한다.포항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은 경북도와 포항, 환동해권의 숙원 사업이다. 영일만 횡단대교는 흥해에서 포항신항 인근 인공섬까지 바다 위 3.59㎞ 구간에 다리를 놓고, 인공섬에서 포항 동해면까지 4.12㎞ 구간에 해저 터널을 뚫는 사업이다. 바다뿐 아니라 육지 연결도로를 포함한 전체 구간은 18.0㎞, 사업비는 1조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송철호 울산시장이 포항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송 시장은 문재인 정부 핵심 인사들과 가깝다. 포항과 인접한 울산 입장에서도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은 환동해 광역경제권 구축에 도움이 돼서다.송 시장은 최근 기획재정부에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사업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는 점을 적극 설명했다고 한다. 이는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송 시장에게 "영일만 횡단대교는 울산에도 꼭 필요한 사업인 만큼 힘을 보태 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울산시장이 포항시의 현안에 협조적인 것은 포항‧경주‧울산이 맺은 '해오름동맹'도 밑거름이 됐다. 이 동맹은 2016년 6월 울산~경주~포항 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3개 시가 체결한 협약이다. 일출 명소가 있는 지역인 관계로 해오름이라는 이름을 지었다.포항, 경주, 울산은 신라 이래로 동해남부 거점도시라는 역사적, 지리적 공통점이 있다. 울산이라는 지명은 우시산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시산국(于尸山國)은 신라 초기 울주에 자리 잡은 독립국가였다. 울릉은 우산국(于山國), 영덕 영해에는 우시국(于尸國)이라는 소국이 자리했던 것으로 사료는 전한다. 고대에 울산, 포항영덕, 울릉은 동해 바다를 낀 역사문화공동체였던 셈이다.3개 도시가 제대로 힘을 합치면 인구는 200만 명에 육박하고, 경제 규모도 95조원에 이르는 메가시티(Megacity)로 도약할 수 있다. 포항은 철강을 가장 많이 생산하고, 울산은 철강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공업도시다. 포항의 소재, 경주의 부품, 울산의 완제품 생산으로 이어지는 보완적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다.또 3곳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녀 울산-경북 연계 관광상품 개발이 가능하다. 특히 코로나19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행업체를 위해 울산·포항·경주를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하면 여행업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지방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한 광역경제권을 형성해야 한다. 포항, 경주, 울산 어느 한 도시의 역량만으로는 세계적인 산업·문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3개 도시가 함께 움직이면 대형 국책사업 유치에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인적 자본과 산업 생태계가 결합돼 남부권 최대의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다.이 여세를 몰아 2030년, 2034년 아시안게임 유치에 도전해 보자. 3개 도시가 공동으로 아시안게임 유치에 나서면 숙박과 경기장 등 기존 시설을 최대로 활용하면서 대회 경비 최소화가 가능하다. 또 경주의 역사문화 유산과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포항, 울산의 산업 인프라를 아시아 각국에 자랑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아시안게임 유치 과정에서 3개 도시의 공동 사업 창출과 협력 체계 구축으로 남부권의 새로운 도시 발전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해오름동맹이 환동해권의 희망이다.

2020-06-30 18:01:51

[세풍] 얻어맞고도 꼬리 치는 문 정권의 조현병

[세풍] 얻어맞고도 꼬리 치는 문 정권의 조현병

"나는 당 중앙을 대신하여 사과합니다. 옌안(延安) 전체가 과오를 범했습니다. 여러분에게 훌륭한 목욕을 시켜줄 의도였지만 약품이 너무 많이 뿌려져 여러분의 예민한 피부가 손상됐습니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 적과 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편 사람을 다치게 했습니다. 그것은 아버지가 아들을 때리는 것과도 같습니다. 그러니 앙심을 품지 마십시오. 이제 일어나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싸우러 나갑시다."마오쩌둥(毛澤東)이 장제스(蔣介石)의 토벌에 쫓겨 옌안으로 도망간 뒤 현지에서 벌인 '정풍(整風)운동'(1942~1945)의 희생자들에게 한 말이다. 정풍운동은 말하자면 육체적·정신적 고문을 동원한 '사상의 외과수술'로, 훗날의 '반우파투쟁'(1957~1959)과 '문화대혁명'(1966~1976)의 원형(原型)으로 일컬어진다.그 희생자는 지독한 후유증을 앓았다.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무너져 내렸다. 확고한 공산주의자로 자부했는데 '반동'으로 몰렸으니 당연했다. 그러나 옌안을 떠나지도 못했다. 전면적 자기부정이기 때문이었다. 그들에게 남은 길은 아서 쾨슬러의 소설 '한낮의 어둠'의 주인공 루바쇼프처럼 숙청됐음에도 더 철저히 당에 충성하는 것뿐이었다.이를 위한 미끼가 마오의 '사과'였다. 대성공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청년 당원들은 비애와 안도감으로 눈물을 흘렸다. 그들은 그들을 잔혹하게 학대한 공산 체제를 위해 싸웠고, 그다음에는 중국인민을 고문하는 기계로 작동했다."('새로 쓰는 중국혁명사 1911-1949', 나창주)북한 김정은이 '4대 군사행동'을 '보류'하겠다고 한 직후 문재인 정권이 보여주는 행태가 이를 빼다 박았다. "항구적 평화 시대 전환을 위해서는 종전선언이 필수적"이라고 하고, "정전 협정 상태를 종식하고 항구적 평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하며, "유엔 대북 제재 위원들을 만나 제재 일부 완화를 강력히 요청할 것"이라고 하고, "미국이 반대한다고 우리가 (대북 지원을) 못 하는 것은 아니다"고 한다.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지 열흘도 안 돼 이런 소리들을 쏟아냈다. 주인에게 얻어맞고도 금방 좋다고 꼬리 치는 충견의 모습이라고나 할까.남북 관계가 '화해'냐 '긴장'이냐를 결정하는 상수(常數)는 '북핵'이다. 북핵이 존재하는 한 '종전선언'도 '항구적 평화 시대'도 '대북 제재 완화'도 잠꼬대이다. 자명한 사실이고 기본 상식이다. 문 정권 사람들에게는 이런 상식을 찾을 수 없다. 어리석거나 '종북'-기분 나쁘다면 '친북'이라고 해주겠다-이거나. 대통령도 다르지 않다. 6·25전쟁 70주년 기념사에서 '종전'을 강조하면서도 북핵에 대해서는 함구했다.국내외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의 핵무장은 사실상 완성됐다. 남은 것은 탐지와 요격이 어려운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인데 이것의 완성도 임박했다고 한다. 그리고 북한은 "비핵화는 개소리"라고 한다.현실이 이런데도 예고한 도발을 '철회'도 아닌 고작 '보류'한다는 김정은의 말에 감읍(感泣)했다는 듯 종전과 평화 체제로 가자고 하는 것은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표현을 빌리자면 '조현병'이다. 볼턴은 회고록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를 불가역적 비핵화의 첫 단계라는 문 대통령의 주장을 '조현병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조현병은 '정신분열증'을 순화한 표현이다.영화 '다키스트 아워'에서 처칠은 나치와 협상을 강요하는 전시 내각 각료들에게 이렇게 일갈한다. "호랑이 아가리에 머리를 처넣고 어떻게 호랑이와 대화를 하라고 하나!" 문 정권이 바로 그렇게 하려고 안달하고 있다.

2020-06-30 06:30:00

[관풍루] 국회 예산정책처가 정부·여당의 추경안에 대한 비판적 보고서 내놓자 여당, ‘지적을 위한 지적’ 한다 맹비난

○…국회 예산정책처가 정부·여당의 추경안에 대한 비판적 보고서 내놓자 여당, '지적을 위한 지적' 한다 맹비난. 아무리 훑어봐도 무엇이 지적을 위한 지적인지 숨은 그림 찾기.○…인천공항 사태로 분노 빗발치자 청와대, "논란이 가짜 뉴스로 촉발된 측면 있다"며 언론 탓. 집권 3년 내내 '내 탓' 할 거리는 찾기 어렵고, '네 탓' 할 거리는 천지삐까리.○…문재인 대통령, 아직 국회 원 구성도 못 했는데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해 달라는 공문 보내. 우물에 가서 숭늉부터 찾는 진짜 이유가 뭐요.

2020-06-30 06:30:00

[야고부] ‘친문의 나라’

[야고부] ‘친문의 나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친문(親文) 패밀리의 집사(執事) 같다"고 했다. '추다르크'가 어쩌다 '친문 집사' 소리를 듣는 처지로 전락했는지 안타깝다.논란은 추 장관이 자초(自招)했다.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내 지시를 어기고 절반을 잘라 먹었다" "새삼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 "이런 총장 처음" 등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야당에서 "인성(人性)의 문제" "꼰대 발언" "해임하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조차 "삼십 년 가까이 법조 부근에 머무르면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낯선 광경" "당혹스럽기까지 하여 말문을 잃을 정도"라고 했다.추 장관의 도를 넘은 '윤석열 때리기'는 친문의 호감을 사기 위해서라는 게 중론(衆論)이다. 차기 서울시장이나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친문 지지를 얻으려 무리수를 둔다는 것이다. 추 장관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전력 때문에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의심'을 받는 처지다. 친문들의 "추느님" "추 장관이 인사권자(문재인 대통령)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 "(윤 총장을) 작살내라" 등의 지지 글을 보며 미소를 지을지도 모를 일이다.4·15 총선을 통해 민주당은 친문이 장악했다.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데 있어 친문 지지가 결정적 요인이 되는 구조가 됐다. 추 장관을 비롯해 민주당 대권 주자들이 '친문바라기'가 될 수밖에 없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아널드 토인비는 저서 '역사의 연구'에서 "창조적 소수자가 사명감을 잃고 지배적 소수자로 전락하는 순간 문명은 쇠망의 길을 걷는다"고 했다. 친문 전신(前身)인 친노는 일정 부분 '창조적 소수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친노에 의해 잘못된 인습이나 가치관이 깨어졌고 과거와는 다른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그러나 지금 친문은 힘에 의해 대중을 통치하는 '지배적 소수자'를 방불케 한다. 여야 합의를 주문한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문자·전화 테러를 한 친문에게서 김어준식(式)으로 표현하면 지배적 소수자의 냄새가 물씬 난다. 스토커를 방불케 하는 친문의 '윤석열 찍어내기' 시도 역시 마찬가지다. 화석(化石)처럼 변한 머리로 권력 지키기에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친문이 장악한 '친문의 나라'. 이 나라 앞날이 걱정이다.

2020-06-29 20:57:38

[야고부] 치킨 호크

[야고부] 치킨 호크

대홍수로 세상이 물에 잠기고 50여 일이 지난 어느 날 노아의 방주에 비둘기가 날아들었다. 노아가 날려보낸 비둘기였는데 올리브 잎을 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노아는 세상에 하느님의 축복과 평화가 다시 찾아왔음을 알아차린다. 이처럼 서구권에서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이다. 2차대전 직후 연합군이 추축군 처리를 위해 회의를 열면서 공문서 등에 사용한 심벌도 비둘기였다.평화적 수단으로 국가 간 갈등을 해결하자는 사람들을 '비둘기파'(The Doves)라고 부른다. 비둘기파의 대척점에 있는 사람들 즉, 주전파는 '매파'(The Hawks)라고 불린다. 매가 주전파의 상징이 된 것은 1812년 미국 버지니아주 하원의원 존 랠프가 의회 내 주전파를 '전쟁 매'(War Hawk)라고 부른 것이 연원이 됐다.비둘기도 아니고 매도 아닌, 요상한 생명체도 있다. '치킨 호크'(Chicken hawk)다. 영어권에서 치킨은 겁 많은 사람을 뜻하니 '매 흉내 내는 겁쟁이 닭'이라고 번역할 수 있겠다. 치킨 호크는 군대 복무를 하지 않았거나 전시 상황을 고의로 회피했으면서도, 전쟁을 비롯한 극단적 군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미국의 정치권 용어다. 경상도에서 많이 쓰이는 '구들목 장군'쯤 되겠다.대표적인 치킨 호크로 꼽히는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낸 회고록으로 세상이 시끄럽다. 북한 선제 공격론자로 잘 알려진 그는 UN 회의에서 미국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과 전면전을 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의 초강경론자다. 전쟁이란 말을 입에 달고 다니지만 정작 그는 전장을 피한 겁쟁이다. 베트남 전쟁을 지지했지만 1969년 베트남 징집 명령이 예상되자 메릴랜드 주방위군에 자원 입대하는 수법을 통해 '안전한' 미국 내에서 복무하는 요령을 피웠다.문제는 미국 내에는 볼턴 같은 치킨 호크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 공화당 보수주의자를 일컫는 '네오콘'들 중에는 치킨 호크들이 부지기수다. 북한의 위협에 가장 가까이 그리고 노출돼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참으로 우려스러운 존재들이 아닐 수 없다. 전쟁의 참혹상을 경험한 이들은 전역 후 평화주의자가 된다. 군대도 안 간 '내로남불형' 치킨 호크들이 앞줄에서 전쟁 운운하는 것 자체가 가당찮다.

2020-06-29 06:30:00

[관풍루] 민주당 대구시당 “홍의락 전 의원, 탈당 후 경제부시장직 수행하니 협치나 연정 아니다” 입장 밝혀

○…민주당 대구시당 "홍의락 전 의원, 탈당 후 경제부시장직 수행하니 협치나 연정 아니다" 입장 밝혀. 대구를 위해 일한다는데 굳이 당원 신분 들먹이는 이유가 매우 궁금.○…일본 외무성 산하 연구소 "1905년 이전부터 일본인이 독도서 조업했다" 증언 담긴 동영상 유튜브에 공개. 요즘 중국 어선처럼 남의 땅에서 "불법 조업했다" 실토한 거네.○…코로나 사태로 금지했던 요양병원 및 시설 면회, 7월부터 투명 차단막 설치 등 비접촉 면회는 허용. 손을 못 잡아도 모처럼 부모님 얼굴 볼 수 있다니 천만다행.

2020-06-29 06:30:00

[매일칼럼] 대구경북 하늘길도 위천의 물길처럼

[매일칼럼] 대구경북 하늘길도 위천의 물길처럼

석심산에서 출발해 113㎞를 달려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위천(渭川). 군위 효령들과 소보들, 의성 안계평야를 살찌우는 젖줄이다.군위군 고로면 학암리에서 발원한 이 물줄기는 의흥면과 우보면을 거쳐 효령면에서 남천을 받아들인 뒤 군위읍과 소보면을 지나 의성 땅인 비안면 옥연리로 흘러든다. 의성군 비안면에서 쌍계천을 품은 위천은 남대천, 안평천을 함께 모아 구천면, 안계면, 단북면, 단밀면을 적시며 흘러 상주시 중동면에서 낙동강과 몸을 섞는다.위천은 군위와 의성의 크고 작은 하천 24개를 모아 흘러드는 낙동강 제1지류다. 군위 효령들과 소보들을 기름지게 하고, 의성 안계평야의 '의로운 쌀' '황토쌀'을 잉태하는 모체이기도 하다.이처럼 군위와 의성은 위천을 매개로 한솥밥을 먹는 식구다.인구는 계속 줄면서도 땅 넓이는 군위가 서울 면적과 비슷하고, 의성은 서울의 두 배가량이다. 젊은 층이 먹고살기 위해 빠져나가고 있지만, 사람과 나무, 작물이 자랄 수 있는 땅은 그만큼 넓다.두 지방자치단체장이 이런 여건과 상황을 고려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유치에 목을 매고 있다. 두 단체장 모두 군위를 살리고, 의성을 살리겠다는 좋은 취지의 발로다.단체장이 해당 지역에 한 명의 인구라도, 한 푼의 세금이라도, 한 개의 시설이라도 더 모으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위천을 수변테마파크, 생태하천으로 꾸미기 위해 양 지자체 모두 아름다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공항 유치 경쟁도 이런 차원에서 나무랄 일은 아니다.하지만 10년 건설, 100년 대계를 내다보는 통합신공항 유치는 두 지역의 아귀다툼 대상은 아니다. 공항 건설은 해당 지역은 물론 주변 지역에 미치는 부대 효과가 워낙 막대하기 때문이다.공항과 활주로, 항공클러스터, 진입도로와 부대시설, 인적·물적 흐름 등을 감안하면 한쪽이 하나를 챙기면 다른 쪽이 하나를 잃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하나를 주고 다른 하나를 받을 수 있는 윈윈 게임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두 지자체는 공항 유치 못지않게 오히려 공항이 군위나 의성에 들어온 후 이를 통해 문화·관광·산업적 효과를 어떻게 극대화시킬지에 대한 고민과 노력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두 지자체가 위천 생태하천 꾸미기에 경쟁적으로 나서듯 공항 부대시설과 관광숙박 인프라 조성에 힘을 쏟을 때 향후 군위와 의성이 항공기에서 내린 승객들이 스쳐 지나가는 지역이 아니라 머물고 즐길 수 있는 지역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테다.군위와 의성은 위천이라는 엄마의 젖줄을 함께 받으며 살아온 형제나 다름없다.위천은 통합신공항 후보지인 우보, 소보, 비안을 모두 꿰뚫고 있다. 위천이 군위, 의성을 관통해 강으로 흘러가듯, 통합신공항도 군위나 의성 어느 곳에 있더라도 그 경제적 효과는 군위와 의성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방안이 분명히 있다.이런 점에서 통합신공항의 하늘 길이 위천의 물길처럼 '물 흐르듯' 열릴 수 있도록 두 단체장이 손을 맞잡아야 할 때다. 국방부도 양측이 알아서 합의하라는 식으로 방관하지 말고 공항이 반드시 건립될 수 있는, '되는 방향으로' 양 지자체를 설득할 책무가 있다.두 단체장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신공항 건설을 끝내 무산시킬 경우 대구경북의 하늘길을 막은 당사자로 오롯이 낙인찍힐 수밖에 없다. 통합신공항이 열 미래는 군위와 의성만의 하늘길이 아니라 대구경북, 나아가 한반도 남부권 국민 모두의 하늘길임을 다시금 각인해야 하겠다.

2020-06-28 18:59:45

[야고부] 소셜 믹스

[야고부] 소셜 믹스

특정 계층만 모여 사는 주거 문화나 패턴은 사회통합 차원에서 문제점을 낳을 수 있다. 저소득층의 거주 공간은 슬럼가로 전락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계층 간 불화와 사회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건축가들의 고민은 이런 인식에서 출발한다.'소셜 믹스'(Social Mix)는 경제적·사회적 수준이 다른 계층을 같은 공간에 배치해 함께 살게 하는 사회적 실험이다. 계층 간 갈등이 심했던 19세기 영국 사회의 병폐를 치유할 목적으로 1849년 제임스 버킹엄이 설계한 '빅토리아 모델 타운'이 첫 소셜 믹스 사례다. 버킹엄은 직업과 소득 수준이 다른 1만 명의 주민이 모여 사는 타운을 제안했는데 17~18세기 크리스토퍼 렌의 런던 재건축 계획에도 비슷한 개념이 구체화되어 있다.사회계층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주거 문화 개선 노력에서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03년 서울시는 공공주택 분양에서 소셜 믹스 개념을 도입했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함께 조성하도록 제도화해 계층 혼합을 유도한 것이다.하지만 이런 취지와 달리 실제 현장에서는 새로운 계층 갈등 등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같은 공간에 살면서도 임대주택자에 대한 직간접적인 차별 등 계층 간 단절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최근 세종시 한 아파트단지의 "임대 거주 아동과 학군을 분리해달라"는 주민 게시글 논란이나 대구의 한 재건축 추진 아파트에서 "집값 떨어진다"며 장애인 혐오 표현을 담은 벽보 사례는 소셜 믹스에 대한 우리 사회의 낮은 인식 수준을 보여준다.심지어 분양주택과 임대주택 사이에 아예 높은 외벽을 쌓아 차단하거나 고층(분양)과 저층(임대)으로 아파트 층수를 달리하고, 엘리베이터를 따로 설치하는 등의 사례는 우리 사회에 잠재한 심각한 계층 차별의 현실이다. 소셜 믹스는 단지 개념으로 존재할 뿐 정작 연대의식과 사회통합에 대한 고민은 깊지 않다는 방증이다. 교육을 통한 공동체 의식 강화 등 성찰이 없다면 우리 사회 발전이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때다.

2020-06-26 20:31:23

[야고부] ‘잘린 손가락들’

[야고부] ‘잘린 손가락들’

유권자들이 자신의 선택을 후회할 때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 있다. '강(江)에 잘린 손가락들이 둥둥 떠다닌다'는 말이다. 4·15 총선 후 두 달여가 지난 지금, 손가락을 자르고 싶은 국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176석에 이르는 '공룡 정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오만·폭주 때문이다.민주당이 국회 단독 개원을 밀어붙인 것까지는 '일하는 국회'라는 명분에 그 나름 설득력이 없지 않았다. 야당을 배제하고 법제사법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일방적으로 뽑은 것 역시 조국 사태 때 야당 법사위원장 때문에 워낙 곤욕을 겪어 이해가 가는 면도 있었다.그러나 문재인 정권의 '눈엣가시'인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총공세를 펴고,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까지 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 수수 사건을 뒤집으려는 민주당의 행태는 국민 분노를 사고도 남는다. 정권 관련 의혹들을 엄정 수사한다는 이유만으로 2년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을 물러나라고 압박하는 정당을 민주 정당이라 할 수 있나. '한명숙 구하기'를 위해 사법부를 대놓고 겁박하는 민주당은 법치주의 파괴 집단 아닌가.민주당을 '폭주 기관차'로 만든 책임은 유권자들에게 있다. 대북 문제를 비롯해 안보·외교, 경제와 일자리, 국민 통합 등 국정에서 총체적으로 실패했는데도 유권자들은 민주당에 표를 몰아줬다. 엉망진창 성적표를 받은 자녀에게 부모가 회초리를 들기는커녕 칭찬하고 통닭을 사준 것과 마찬가지다. 정권 심판이 돼야 할 총선이 야당 심판이 됐으니 민주당이 개과천선(改過遷善)할 리가 없다.가정이지만 지금 총선을 한다면 유권자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사태에서 보듯이 툭하면 평등, 공정, 정의를 짓밟는 문 정권에 유권자들이 표를 줄까.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처참하게 무너졌는데도 유권자들은 여당에 표를 던질까. 그토록 자랑했던 코로나 방역이 수도권 집단 감염으로 갈림길에 섰는데도 유권자들은 민주당 후보를 찍을까.대통령 선거가 1년 이상 남아 민주당의 오만·폭주는 더 심해질 것이다. 윤 총장은 쫓겨나고, 한 전 총리는 무죄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에 따라 강에 떠다니는 잘린 손가락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날 것이다.

2020-06-26 06:30:00

[관풍루] 한국은행 보고서 “코로나로 실업 악화하면 6개월 내 28만9천가구, 1년 내 45만8천가구 적자에 허덕” 경고

○…한국은행 보고서 "코로나로 실업 악화하면 6개월 내 28만9천 가구, 1년 내 45만8천 가구 적자에 허덕" 경고. 이런 위기에도 국회는 자리 놓고 싸우느라 국민은 죽든지 말든지.○…러시아 선박 확진자 발생 이전인 4, 5월에도 구멍 숭숭 뚫린 '셀프 검역'으로 부산항 확진 사례 여러 차례. 창문 활짝 열어 놓고 모기 쫓는다며 열심히 부채질한 꼴.○…볼턴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한국 정부의 "사실 왜곡" 비판에 "내 회고록은 진실" 반박. 한몫 잡아보려고 회고록 펴냈는데 어련히 알아서 양념 요리조리 잘 쳤겠어?

2020-06-26 06:30:00

[청라언덕] 누구를 위한 통합신공항인가?

[청라언덕] 누구를 위한 통합신공항인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의성·군위군 간 유치 신청 갈등으로 무산 위기까지 내몰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긋난 걸까? 이달 중순 통합신공항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대구시를 다녀간 국무총리 비서실 관계자들은 "예비이전후보지 선정 때부터"라고 동의했다는 후문이다.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을 둘러싼 숱한 갈등은 결국 최초 결정을 잘못 내렸기 때문이란 게 지역사회의 중론이다. 통합신공항 이전은 법적 절차에 따라 예비이전후보지 선정→이전후보지 선정→주민투표→유치 신청→최종 이전지 선정의 단계를 밟는다. 현재 이전 사업은 올 1월 21일 주민투표 이후 유치 신청 갈등에 발목이 잡혀 5개월째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다음 달 3일 예정의 이전부지 선정위원회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면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은 '제3 이전후보지 재추진'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앞서 국방부는 지난 2017년 2월 통합신공항 예비이전후보지로 의성 비안·군위 소보 공동후보지와 군위 우보 단독후보지를 발표했다. 논란의 중심은 성주·고령 공동후보지 경우 고령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예비이전후보지에서 제외한 반면 의성·군위 공동후보지는 군위군의 반대에도 제외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당시 군위군은 공동후보지에 대한 국방부의 의견 회신 요구에 '공동후보지와 단독후보지 주민 간, 지자체 간 갈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국방부는 공동후보지 선정을 강행했고, 여태 단 한 번도 강행 배경을 공식적으로 설명한 적이 없다.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또 다른 난맥상은 '누구를 위한 통합신공항이냐'는 점이다. 통합신공항 이전 건설 사업의 절대 명제가 대구경북 공동 번영임에도, 정작 공동 번영의 주체인 시도민 여론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지난 22일 대구시의회 통합신공항 건설 특위 결과 보고회에서도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은 진정 반영됐는지, 또 반영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앞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해 10월 15일 대구시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 선정 기준에 주민투표와 함께 시도민 여론조사를 반영하는 안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여론조사 유불리를 따지는 지자체 간 갈등으로 또 무위에 그쳤다.각설하고, 이제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은 '극적 합의냐' '재추진이냐' 중대 기로에 섰다.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여전히 최선은 지자체 합의다. 여기까지 온 이상 공동후보지가 됐든 단독후보지가 됐든 권 시장과 이 도지사가 의성·군위군 간 극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마지막까지 역할을 다해야 한다.그러나 끝내 합의에 실패한다면 더 이상 특정 지자체의 이기주의로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이 표류하게 놔둘 순 없다. 제3 이전후보지,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 재추진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이번에는 반드시 갈등의 여지를 원천 차단하고, 대구경북 시도민 여론을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합의 실패와 재추진에 따른 반대 급부, 이를테면 무책임 행정과 대구경북 리더십 부재에 대한 비판은 권 시장과 이 도지사가 온전히 감내해야 할 몫이다.제3 이전후보지 재추진은 지난 3년 5개월간 군위·의성군 단독·공동후보지 선정에 쏟아부은 시간과 예산, 모든 에너지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일이다. 누군가는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최악의 경우 시장직, 도지사직까지 내려놓겠다는 사생결단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대구경북 리더로서의 올바른 모습이다.

2020-06-25 16:10:24

[야고부] 삼국유사면과 홍익면

[야고부] 삼국유사면과 홍익면

'남한산성과 무릉도원 또 삼국유사.'이들의 공통점은? 먼저 네 글자의 한자다. 또 다른 같은 점도 있다. 바로 지방 행정조직의 하나인 면(面) 이름으로도 쓰이는 사실이다. 물론 앞의 둘은 현재 쓰이는 면 이름인 반면, 뒤는 2021년 1월부터 현재 사용 중인 면 이름을 대신해 공식 명칭으로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2018년 12월 31일 행정안전부 기준으로 전국에는 17개 시·도에 226개 시·군·구가 있고, 그 아래에 3천510개의 읍·면·동이 속한다. 면은 모두 1천184개인데, 면 이름은 저마다 다르지만 같은 이름도 많다. 사연과 특징도 여럿이다.우선 동서남북중(東西南北中)처럼 방향과 위치를 뜻하는 한자를 내세운 한 글자의 면 이름이 숱하다. 경주시와 울릉군의 서면(西面), 울진과 울릉의 북면(北面), 강원도 양구와 전남 화순의 동면(東面), 강원 영월과 충남 부여의 남면(南面), 경기도 연천의 중면(中面)이 그렇다.이런 일부 외글자 면 말고는 사람 이름처럼 대부분 두 글자다. 흔히 두 글자는 면이 위치한 지리와 산세의 자연환경이나 역사적 배경이 바탕이다. 더러는 경북 포항 호미곶면이나 울진 금강송면, 충북 영동의 추풍령면, 강원도 평창의 대관령면처럼 세 글자로 된 면도 있다.이와 달리 드물게 네 글자 면도 생겼다.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면과 강원도 영월군의 무릉도원면처럼 말이다. 2015년 10월 기존 중부면에서 바뀐 남한산성면은 이름과 같이 남한산성(南漢山城)에서 유래한다. 2016년 11월 종전 수주면에서 달라진 무릉도원면(武陵桃源面)은 무릉리와 도원리에서 나왔다.이와 다른 갈래인 삼국유사면은 경북 군위군 고로면을 대체할 새 이름이다. 고려 일연 스님이 편찬한 삼국유사(三國遺事)에서 땄다. 군위 상징인 삼국유사로 면을 알리려는 뜻이다. 최근 주민 조사에서 83.7% 찬성으로 채택될 만큼 압도적이니 면민의 삼국유사 사랑을 알 만하다.특히 군위는 삼국유사를 주제로 한 공원 시설을 지난 10년 세월 동안의 준비를 마치고 다음 달 의흥면에서 개장한다니, 삼국유사 산실인 고로면(삼국유사면) 인각사와 함께 삼국유사를 알릴 호기이다. 바뀔 삼국유사면이 길면, 부르기 좋게 삼국유사에 깃든 홍익(弘益) 정신을 살려 홍익면이라 이칭(異稱)해도 좋으리라.

2020-06-25 06:30:00

[관풍루] 인천공항 비정규직 무더기 정규직 전환에 취준생들 “이런 게 평등이냐”며 부글부글

○…인천공항 비정규직 무더기 정규직 전환에 취준생들 "이런 게 평등이냐"며 부글부글. 알바가 신의 직장 공기업 정규직 되는 지름길로 드러났는데 분노하지 않는 게 이상.○…러시아 선원 무더기 확진으로 항만발 코로나19 유입 비상. 코로나19와의 방역이 육해공 입체 작전이라는 기본적 사실도 모른 채 공항만 틀어막다가 생긴 'K방역' 구멍.○…재건축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집값 떨어지니 장애인 세대 전부 철수하라" 벽보 붙인 아파트 입주민에게 비난 쇄도. 아파트값이 뭐길래 이런 혐오까지.

2020-06-25 06:30:00

[데스크칼럼] 나타난 청중, 돌아온 청중

[데스크칼럼] 나타난 청중, 돌아온 청중

국내 프로야구 중계를 보노라면 안쓰럽다. 힘차게 던지고, 달리는 억대 연봉의 프로야구 선수들 뒤에 텅 빈 관중석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일본 프로야구는 다음 달 10일을 목표로 관중 입장을 허용하는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아마추어 스포츠 경기도 관중 없이 치르는 날이 많아지면 위기라는 말이 나오건만, 하물며 관중이 생명줄이라 할 수 있는 프로경기 스탠드가 비어 있다면 앙꼬 없는 찐빵의 허탈함, 그 이상일 터.프로야구에서도 관중 입장 허용 목소리가 커지고, 공연장·영화관도 거리두기 방역 수칙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 빗장이 조금씩 열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중·청중·관객의 귀환이다.코로나19로 잠시 사라졌던 이들의 재집결 조짐을 보면 막말·독설에다, 우리 쪽으로 삐라 1천200만 장을 날려 보내 '기분 더러운 꼴을 보여 주겠다'고 핏대를 세우는 북한이 떠오른다. 신문·잡지·라디오·TV는 물론, 유튜브·넷플릭스 등의 신흥 미디어까지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삐라'로 겁을 주겠다니, 그들의 화려한 험담 솜씨를 빌려 본다면 삶은 소대가리도 크게 웃을 노릇이다.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더니, 3대 세습의 수령 체제, 강철대오를 자랑하던 지구상 유일의 무소불위 공포정권도 인민이 배고프면 당할 재간이 없고, 인민의 마음을 되돌려낼 '무언가'를 찾아 나서야 한다는 진리를 우리는 요즘 목격하고 있다. 가설을 넘어 이론으로 이미 정립돼 있는 '청중 비용'(audience cost)이다.우상화를 통해 수령을 신격화한 북한은 청중에게 돌려줄 비용을 전혀 계상하지 않는 청중 비용 0의 나라였다. 수령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 주든, 청중인 인민은 묵언수행하는 존재였고 수령의 헛발질에조차 찬사를 보내야 하는 박수 제조기일 뿐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불러온 국경 봉쇄는 자급자족의 지상낙원 지위를 이미 오래전에 잃어 버린 북한을 극심한 위기 상황으로 밀어넣었고, '이밥에 고깃국의 꿈'을 상실한 인민을 각성시켰다. 바야흐로 북한에도 이제 청중이 나타난(emerging) 것이다.청중에게 돌려줘야 할 비용이 생겼음을 뒤늦게 알아차린 김정은 체제는 24일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매체를 총동원해 우리 쪽으로 계산서를 내미는 중이다. 옥류관 주방장을 보니 이미 오래전에 소화됐을 옥류관 냉면값까지 계산서에 들어갔다. 우리나라를 적으로 돌려세우며 삐라 날리기를 통해 총화단결의 나라로 복귀시키려는 시도는 청중 비용을 0으로 재수렴시키려는 북한의 선전선동 전술이다.문재인 정부 간판이었던 대북 유화 정책의 결과물을 목도(目睹)하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이 정부의 대북 유화 정책에 대해 2018년 지방선거 때 '위장 평화 회담'이라고 비판했던 홍준표 무소속 의원(대구 수성을)은 "선거 사흘 전 막말을 했다며 이를 사과하라고 해서 부산까지 가서 시민들에게 사과의 큰절을 했다. 모멸감에 치를 떨었다. 국민을 일시적으로 속일 수는 있어도 영구히 속일 수는 없다"고 했다.'촛불'을 앞세워 거칠 것이 없었던 문재인 정부는 집권 3년여 동안 청중 비용 고지서를 생각이나 했던 것일까? 북한 비핵화는 공염불이었음이 드러난 대북 유화 정책에서는 물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임명 당시는 마치 무관중 경기를 벌이는 듯했다.북한에 청중이 이제야 나타났다면, 촛불 정부 앞에서 형해화(形骸化)했던 우리나라 청중도 대북 유화 정책의 실체를 보면서 이제 돌아오고 있다. 청중 비용을 정산해야 할 결제의 시간도 다가왔는지 모른다.

2020-06-24 14:50:02

[야고부] 황희석의 입방정

[야고부] 황희석의 입방정

일본 패망 후 천황(天皇)의 권위는 땅에 떨어져 무시, 조소, 조롱당하기 일쑤였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자칭 천황'이 속출했다. 오카야마(岡山)현에서는 '사카모토(坂本) 천황', 가고시마(鹿兒島)현에서는 '나가하마(長浜) 천황', 니가타(新潟)현에서는 '사도(佐渡) 천황', 코지(高知)현에서는 '요코쿠라(橫倉) 천황'이 나왔다. 아이치(愛知)현에서는 '도무라(十村) 천황'과 '미우라(三浦) 천황' 등 둘이나 나왔다. 이런 '자칭 천황'은 한때 17명에 달했다고 한다.이들 중 발군(拔群)은 나고야(名古屋)현에서 잡화상을 하는 구마자와 히로미치(熊澤寬道)였다. 그는 자신이 14세기 무로마치(室町) 막부에게 쫓겨나 남조(南朝)를 연 제96대 고다이고(後醍醐) 천황의 직계 후손으로, '진짜 천황'은 히로히토(裕仁)가 아니라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천황가의 정통성은 히로히토가 속한 북조(北朝)가 아니라 자신이 속한 남조에 있다는 것이었다.그는 그 근거로 '족보'를 내세웠다. 그의 주장이 대중들의 관심을 사면서 그는 전국 순회에 나서는 등 '유명 인사'가 됐다. 그는 미군정 사령관 맥아더에게 히로히토가 퇴위하고 자신이 즉각 천황으로 즉위하는 데 협력해 달라는 요청도 보냈다. 이는 일본 점령 정책의 중추로 천황 권위 약화를 추진하던 미군정 사령부의 관심을 끌어 시사잡지 '라이프'와 미군 신문 '성조지'에 '히로미치 천황이 진짜 천황'이라고 보도되기도 했다.하지만 '진짜 천황'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1951년 히로히토를 상대로 천황 부적격 확인 소송도 제기했으나 각하(却下)됐다. 그가 정말로 고다이고의 직계 후손인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남명(南冥) 조식(曺植) 선생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선조라고 했다가 된통 창피를 당했다. 창녕 조씨 족보를 확인해 보지도 않고 조 전 장관을 조식 선생의 후손으로 단정한 탓이다. 가히 '입방정'이라고 하겠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조식 선생의 13대 후손인 조영기 씨가 족보를 확인해 보니 조 전 장관과 조식 선생은 전혀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황 최고위원은 왜 조 전 장관을 조식 선생의 자손으로 만들려 했을까? 조식 선생의 자손이면 평등·공정·정의의 배신도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2020-06-24 06:30:00

[관풍루] 대구시, 코로나 방역 방해했다며 신천지교회와 이만희 총회장 상대 1천억원대 손해배상 소송 제기

○…대구시, 코로나 방역 방해했다며 신천지교회와 이만희 총회장 상대 1천억원대 손해배상 소송 제기. 대규모 집단 감염과 지역 확산 책임 두고 창과 방패의 대결 볼만하겠네.○…북, 대규모 대남 비방 삐라 살포 예고 이어 과거 대표적 대남 심리전 수단이던 확성기 재설치 정황. 삐라를 뿌리든, 확성기를 틀든 정권이 놀랄 일이지 국민이 놀랄 일인가.○…탈원전에 우리 기업 생태계는 무너지고 중국 태양광 생태계는 훨훨. 세계 시장 원전 수주도 중국이 싹쓸이하니 우리는 닭 쫓던 개 신세요, 중국은 꿩 먹고 알 먹고.

2020-06-24 06:30:00

[취재현장] K-방역의 뚫린 구멍

[취재현장] K-방역의 뚫린 구멍

"지금 아프면 정말 큰일인데."대구에서만 하루 확진자가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 명씩 생기던 지난 2월과 3월 대구경북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해본 걱정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병상과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 '확진자가 발생해 상급병원 응급실이 폐쇄됐다'는 보도들이 쏟아지던 때였다.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의료 공백'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더러 나왔지만 중요하게 다뤄지진 않았다. 대부분은 혼란한 시기에 아프지 않았다는 '행운'에 안도할 따름이었다.3월에 들린 고(故) 정유엽 군의 사망 소식은 우리가 그저 안도하고 지나쳤던 의료 공백 문제를 눈앞에 드러내 보였다. 유족들에 따르면 3월 10일 갑작스러운 고열 증세에 시달리던 정 군은 사흘 뒤 인근의 경산중앙병원을 찾았지만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다음 날 오전 다시 병원을 찾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의료 공백 속에서 정 군의 병세는 점차 악화됐고 결국 같은 달 18일 세상을 떠났다. 그 사이 정 군이 10여 차례 받은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왔다. 모두 '음성'이었다.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정 군과 비슷한 일을 겪은 사례는 더러 있었다. 2월 말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대구 남구에 사는 46세 남성 A씨의 글이 올라왔다. 기침과 미열 증세를 보이던 A씨는 보건소에 상황을 설명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신천지 교인도 아니고 해외여행도 다녀오지 않았으니 자가격리하라"는 것이었다.사흘 뒤 열이 더 오르는 등 증세가 심해진 A씨는 보건소에 선별진료소 방문 의사를 전했다. 하지만 보건소는 "체온이 38℃가 넘어야 선별진료소에 갈 수 있다"며 재차 자가격리를 권했다고 한다. 이틀 뒤 A씨는 39도의 고열로 쓰러졌고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폐렴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A씨의 코로나19 검사 결과도 '음성'이었다.한밤중에 맹장염 증세가 나타나 응급실을 찾았지만 체온이 38도까지 올라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할 뻔한 경산의 대학생 이야기도 있다. 지난 3월 그는 자신을 받아주는 병원을 전전하고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오는 걸 기다리느라 수술을 받기까지 14시간을 통증 속에 허비해야 했다. 국가의 지침을 잘 준수한 이들이 이처럼 각자도생의 길로 내몰렸던 것이다.지난 2월과 3월은 비감염병 환자도 위태로운 시기였다. 동시에 이들 모두를 잘 치료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이 우리에겐 없음을 알려준 시기였다. 특히 고 정유엽 군의 사례는 우리에게 국가의 역할이 단순한 치료와 방역 등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보건소와 병원이 명확한 운영 방식과 기능 등을 정립하고 대응 매뉴얼을 만드는 것 역시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고 정유엽 군 유족들이 지난 3개월간 주장한 바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기자는 이달 16일 정 군의 부모와 정유엽사망대책위원회가 청와대로 기자회견을 하러 가는 것을 동행취재했었다. 버스에서 유족과 나눈 대화 중에서 가장 가슴을 후벼팠던 건 "아들의 죽음이 개인의 불행으로 취급당할 때가 가장 힘들다"는 정 군 아버지의 말이었다.이들이 계속 싸우는 건 피해자의 위치에서 동정받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의료 공백의 문제를 드러내고 개선할 수 있다면 "임종조차 지켜주지 못한 아들에게 조금이라도 덜 미안할 것 같기 때문"이었다. 많은 이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K-방역은 이런 의료 공백 문제까지 돌아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되지 않을까.

2020-06-24 06:30:00

[시각과 전망] 야당은 없다

[시각과 전망] 야당은 없다

집값 상승은 전 정부 탓, 박살 난 경제는 코로나19 탓, 일자리 감소는 기업 탓,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은 우파 정부 교육 탓, 북한 문제 실패는 탈북민 전단 탓, 조국 사태는 검찰 탓, 윤미향 사태는 언론 탓, 비판 여론은 가짜뉴스 탓….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남 탓'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오죽하면 '탓재인 정부'라고 부르는 사람들까지 있을까. 하지만 이처럼 '남 탓' 하기 좋아하는 문 정부도 웬만해서 야당 탓은 안 한다. 딱히 원망할 게 없기 때문이다. '탓'은커녕 문 정부가 야당 복은 타고났다고들 한다.더불어민주당은 '의회 독재'라는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국회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꿰찼다. 총선 승리에다 법사위까지 차지함으로써,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관련된 대선 여론 조작 사건 등 정권 관련 범죄는 모조리 축소되거나 뭉개질 가능성이 높아졌다.여당이 말로는 검찰 개혁을 한다면서 실제로는 임기가 보장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대놓고 사퇴를 종용함으로써, 검찰 개혁의 핵심인 사법 독립을 무참히 훼손해도 야당은 눈만 끔뻑거릴 뿐이다. 이제 공수처까지 출범하면 정권에 불리한 수사나 재판을 진행하는 검사나 판사를 겁박하는 건 일도 아니다. 정권 관련 수사 건을 공수처가 아예 빼앗아가 뭉개버릴 수도 있다.이 지경이 되도록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속수무책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이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하고, 사법 근간을 송두리째 흔들고, 나라를 통째로 말아먹어도 야당은 싸우려 들지 않는다.야당의 이 무기력함이 겉보기에는 총선 패배 때문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소명 의식,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의지, 전투력이 없기 때문이다. 총선에서 패했기 때문에 무기력한 것이 아니라 정부 여당의 독재와 부정을 막을 의지와 전투력이 없기 때문에 '총선 패배'라는 결과를 떠안은 것이다.제21대 국회의원선거와 관련해 숱한 부정 의혹이 쏟아졌다.선거 부정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을 속이는 범죄이며, 국헌 문란이다. 지금처럼 많은 의혹에도 선관위는 보여주기식 개표 시현으로 '문제없다'고 하고, 사법 당국은 제대로 된 수사는커녕 증거 보전 범위를 줄이려고 한다. 선관위, 법원, 검찰, 경찰, 감사원 등 어느 누구도 의혹을 밝히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정권 눈치를 살피는 사법 당국, 일말의 양심도 정의감도 없는 어용 언론은 그렇다 치자. 정권을 잡겠다는 정치집단이자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쏟아지는 의혹 앞에 팔짱을 끼는 것은 해괴한 일이다. 평범한 국민들, 과학자들, 통계학자들이 찾아낸 정황증거와 의문에 대해 '검증'할 의지조차 없다.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고, 단독으로 법사위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자, 미래통합당은 '모든 상임위원장을 여당에 주고 국회에 복귀해 죽기살기로 싸우겠다'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내 머리가 터지더라도 국민에게 경종을 울리겠다'고 했다. 어이가 없다. 정부 여당의 막가파식 독재와 부정에 눈감은 정당이 다른 무슨 싸움을 한다는 말인가? 국민이 머리 터지게 경종을 울리는데도 귀를 닫고 있는 야당이 국민을 향해 무슨 경종을 울린다는 말인가?현 정권도 결국 권력을 내놓게 된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이 제1 야당으로 수권 정당을 추구하는 한, 현 정부 여당이 권력을 잃을 일은 없을 것 같다. 명색 제1 야당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이 소명 의식도 통찰력도 전투력도 없이, 오직 일신의 안위(安危)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2020-06-23 16:53:02

[세풍] 권영진의 상상력

[세풍] 권영진의 상상력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참사 사고가 어느 정도 수습이 되어갈 무렵, 시청을 출입하던 기자는 조해녕 대구시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연임 도전 하십니까?" 조 전 시장이 사고 수습에 매진하느라 점심을 배달음식으로 몇달째 해결하다가 대외활동을 막 재개하던 시점이었다. 그런데 답변이 뜻밖이었다. "4년도 너무 기네요."실제로 나중에 조 전 시장은 지하철 참사 책임을 지겠다며 재선 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2002년 시장에 당선됐을 때 그는 의욕에 차 있었다. 추진력이 대단했다. 그러나 취임 반년 만에 터진 지하철 참사는 그의 연임 의지를 완전히 꺾어놨다. 선출직 공직자에게 대형 참사 후유증은 이렇게 크다.요즘 권영진 대구시장을 보면 2003년 조 전 시장과 비슷한 심경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하철 방화참사와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는 지역사회의 감당 범위를 훌쩍 넘어서는 규모의 재난이다. 사태를 수습하느라 공직사회가 천신만고인데 평가는 우호적이지 않다. 안 그래도 '고담 대구'라고 불리는 판국에 신천지 교인 집단감염으로 지역 이미지가 더 나빠졌다.권 시장은 전전임 시장이 배달음식을 시켜 먹던 그 공간에서 한달 이상 야전침대 생활을 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수습에 몰두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한계 상황을 맞았고 시의원과 설전 끝에 쓰러졌는데 '실신쇼' 비아냥마저 들었다. 권 시장으로서는 '노이무공(勞而無功·애썼는데 보람이 없음)' 고사성어가 절로 떠오를 법한 상황이다.국가물산업클러스터 유치에 성공했고 난제 중의 난제이던 대구시청사 이전지도 정했지만,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과 취수원 이전 같은 백년대계는 지지부진의 늪에 빠졌다. 코로나19사태를 모범적으로 극복했건만 정작 영남권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는 부산에 밀렸다. 공직사회의 매너리즘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난국 속에서 최근 권 시장이 깜짝 '협치 카드'를 내들었다.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전 국회의원에게 경제부시장 직을 제안한 것이다.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전국 꼴찌 수준인 대구에서 민주당 재선 의원을 경제사령탑으로 쓰겠다는 발상인데, 두 사람 모두에게 적지않은 리스크일 터이다.사실, 이념이 판이한 다른 당 소속 정치인에게 같이 일하자고 손을 내미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새누리당)가 2014년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를 신설해 이기우 전 통합민주당 의원을 임명하고, 그 뒤에 경기도 연정부지사로 바꿔 강득구 전 경기도의회 의장을 임명한 사례가 거의 유일하다.권 시장의 '홍의락 삼고초려'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홍 전 의원은 국회의원 시절 산자위 간사 자격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정기적 독대 자리를 가지면서 현 정부와 대구경북간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서울로 출장온 대구경북 공무원에게 국회내 자기 사무실을 사랑방처럼 쓰도록 편의를 제공할 정도로 지역 사랑도 돈독하다. 권 시장은 지난 총선 결과로 생긴 대구의 정치적 고립을 보완하는 데 홍 전 의원이 적임자라고 보는 듯하다.제안에 대한 홍 전 의원의 첫 반응은 "권 시장의 상상력이 놀랍다"이다. 사실, 보수적 기질 탓인지 대구경북 정치권의 상상력은 척박한 편이다. 선택은 개인몫이지만 홍 전 의원은 권 시장의 상상력에 화답하기를 희망한다. 리스크를 떠안지 않고서는 정치적으로 도약할 수 없다. 더구나 지역 발전은 소속 정당 및 이념보다 아래에 있지않은 가치다. '보수의 심장' 대구에 민주당 경제사령탑이라! 멋진 상상 아닌가.

2020-06-23 06:30:00

[관풍루] 경북 영양군 수비 마을 주민들, 40여 개 태양광 패널로 빙 둘러싸일 지경 되자 ‘도와달라’ 청와대에 민원

○…경북 영양군 수비 마을 주민들, 40여 개 태양광 패널로 빙 둘러싸일 지경 되자 '도와달라' 청와대에 민원. '태양광이 먼저' 아닌 '사람이 먼저'가 대통령님 말씀 아니었남.○…통합당, 기부금 유용 의혹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인 민주당 윤미향 의원을 겨냥한 '윤미향 방지법'등 법 개정안 10건 무더기 발의. 못 먹을 감 찔러나 보자는 식은 아니길.○…올해 출생아 수 26만 명으로 1970년생 100만 명에 비해 4분의 1토막. 연금으로 사는 노인 늘고 세금 낼 청년은 줄어드니 악어가 입 쩍 벌리는 공포의 그래프 머잖다는 비보.

2020-06-23 06:30:00

[야고부] 혼수모어(混水摸魚)

[야고부] 혼수모어(混水摸魚)

물고기를 잡을 때 흙탕물을 일으켜 놀래면 잡기가 쉽다. 혼탁한 물에서는 고기가 방향을 잘 분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혼수모어'(混水摸魚)라고 표현하는데 흐린 물에서 고기를 더듬어 찾는다는 뜻이다. 군사를 위장시켜 원소의 군량 창고를 기습한 조조(曹操)의 계략에서 비롯한 한자성어로 상대를 혼란에 빠뜨려 이익을 취할 때 쓰는 말이다.북측의 개성공단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를 계기로 한반도 주변 국제 정세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흙탕물로 바뀌고 있다. 2018년 4~5월, 9월 등 세 차례 열린 남북 정상회담과 싱가포르·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으로 조금씩 호전되던 분위기가 급변한 것이다. 최근 앞뒤 분간하지 못하는 북측의 난폭한 행동의 근본 배경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북한의 경제적 압박 등 내부 불만이 커지자 초점을 밖으로 돌려 풀어보려는 우회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최근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온 북측은 연일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응징 보복"을 외치고 있다. 예고한 대로 1천200만 장 규모의 대남 전단 살포 계획을 조만간 실행할 것이라는 게 국내 언론의 보도다. 대북 전단과 달리 대남 전단 살포의 효과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공연히 우리에게 쓰레기만 안기는 짓이다.그럼에도 북측이 큰 비용을 들여 전단을 뿌리려는 것은 안으로 내부 결집의 목적에다 어려운 경제 사정의 원인을 한국 정부에 돌리고 분풀이를 하는 정치 공세라고 할 수 있다. 언론을 통해 드러난 전단 인쇄물 내용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 사진 위에 담배꽁초를 던져 놓는 등 한마디로 유치하기 이를 데 없다.미국과 일본 정부의 최근 움직임도 달갑지 않은 일이다. 코로나19 부실 대응으로 궁지에 몰린 일본 아베 정권은 한반도 긴장 상황을 빌미 삼아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와 불순한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독일 주둔 미군 9천500명 감축 발표에 이어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을 계속 고집하는 것도 전형적인 '혼수모어'다. 상대를 흔들어 제 이익을 챙기는 것은 말릴 수 없는 일이지만 그 의도가 뻔히 드러날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더 크다. 본디 빈 깡통이 요란하고, 겁먹은 개가 시끄럽게 짖는 법이기 때문이다.

2020-06-22 18:58:37

[매일칼럼] 평화 타령만 하다 북 비핵화 물 건너갔다

[매일칼럼] 평화 타령만 하다 북 비핵화 물 건너갔다

우리 '국방백서'가 북한을 '주적'(主敵)이라 명기했던 적이 있었다. '1994 국방백서'다. 이전 우리 정부의 어떤 공식 문서에도 이 표현은 없었다. 1972년 말 정부가 국방목표를 설정할 때도 '주적'은커녕 '적'이란 말도 쓰지 않았다. 1988년 국방백서를 처음 발간하면서 국방목표를 "적의 무력 침공으로부터 국가를 보위한다"고 규정한 것이 고작이었다. 북한을 직접 거론하지도 않았다. 그렇던 북한이 국방백서에 '주적'이 된 것은 오롯이 '핵'과 '막말' 때문이었다.1993년 한반도는 이미 북핵 문제로 시끄러웠다. 북은 돌연 핵확산방지조약(NPT)을 탈퇴하더니 이듬해엔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박차고 나갔다. 핵무기 개발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북한의 핵 개발 프로젝트 저지를 위해 한·미가 기민하게 움직였다. 남·북은 판문점에서 8차례 실무접촉을 가졌다. 이때 북측 대표였던 박영수 입에서 '서울 불바다' 발언이 나왔다. "여기서 서울이 멀지 않다"며 "전쟁이 나면 서울이 불바다가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 막말이 공개되며 국민감정을 뒤집어 놓았다. 북핵에 대한 우려와 '서울 불바다'에 대한 공포가 어우러져 북한은 공식적인 우리의 '주적'이 됐다.이후 26년이 흘렀다. 그동안 북은 변하지 않았다. 한 번도 핵 개발 의지를 꺾은 적이 없다. 벼랑 끝 전술로 몇 번 실리를 챙기고, 때론 평화를 위장하며 시간을 벌더니 급기야 2018년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이제는 "비핵화라는 개소리는 집어치우라"고 윽박지르고 있다. "포기하려면 왜 (핵무기를) 만들었겠는가"라는 말이 선언 끄트머리에 '한반도 비핵화'를 집어넣은 판문점선언이 몽상이었음을 웅변한다.북의 위장 전술에 놀아나 북핵을 고착화한 잘못은 우리 정부에 있다. 이는 국방백서 변화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북은 우리 정권 성향에 따라 '주적'이 되기도, '위협'이 되기도 했다. 다시 '적'으로 돌아가더니 이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됐다. 참여정부는 2004 국방백서에서 주적을 빼고 '위협'이란 말로 대체했다. 그러다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이 터지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으로 부활했다. 이 또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2018 국방백서에서는 사라졌다. 북은 일관됐고 백서는 정권 입맛에 따라 갈팡질팡했다. 하기야 남북 정상이 얼싸안고 포옹을 하는 마당에 북을 적이라 칭하는 것은 마뜩잖을 수 있다. 한반도 비핵화라고 쓰고선 북 비핵화가 실현된 듯 포장한 것도 그랬다. 그렇게 위장된 평화공세에 놀아난 정부가 오판의 대가를 혹독히 치르고 있다.뒷마당에 핵폭탄을 잔뜩 쟁여 둔 북은 이제 해묵은 벼랑 끝 전술을 동원해 경제까지 챙기려 든다. 뒷배가 든든하니 언사는 거칠다. 우리를 '적'으로 간주하겠다면서 온갖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심지어 옥류관 주방장까지 나서 "국수 처먹을 때는 요사를 떨더니"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을 모욕한다. 우리 군을 향해서는 "찍소리 말고 제 소굴에 박혀 있지 않으면 큰 경을 치를 것"이라고 위협한다.그래도 정부는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우리 국민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여전히 북과의 '대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북이 싫어하는 비핵화라는 말은 꺼내지도 않는다. 온갖 막말을 들으면서도 이렇다 할 대책도 없는 정부를 보며 국민들은 모욕감에 치를 떤다."확전을 억제하려면 적보다 나은 의지와 용기,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20세기 최고의 미래학자로 꼽히는 허만 칸이 던진 명제다. 그 명제가 새삼 그리운 요즘이다.

2020-06-22 06:30:00

[야고부] 차면 기운다는데…

[야고부] 차면 기운다는데…

나눠 먹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동물의 세계는 더욱 그래서 먹이사슬의 서열이 생겼으며 세월의 흐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현상이다. 동물보다 좀 낫다는 인간의 삶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더할 수도 있음을 역사의 기록은 증언하며 뒷사람을 경계하고 있다.특히 재산을 갖고 다툰 사례는 인간이 먹이를 갖고 으르렁거리는 동물의 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통감하게 한다. 그런 다툼의 기록에 이름을 올리는 이는 대통령 아들에서부터 재벌 남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내세우는 이유는 달라도 더 많이 갖겠다고 싸우는 꼴은 마찬가지다.그래서 보통 사람은 겉과 속이 다른, 그런 부류의 사람보다 말과 행동이 일치한 삶을 산 인물에 더 가슴을 열고 그들이 남긴 글과 자취를 더듬게 된다. 나라의 지난 역사에서 가장 힘들고 고달팠던 일제 식민 암흑 시기에 말과 행동이 어울린, 그런 삶을 산 인물이 있다.비록 35세로 삶을 마쳤지만 당시로서는 무척 앞선 생각과 행동을 실천한 젊은이 강택진(1892~1926)은 요즘 한세상 만난 것처럼 시대를 주름잡겠노라며, 진보를 입에 올리는 부류는 도저히 따를 수 없는 사회주의 활동가였다. 독립운동은 두고라도 민중과 함께하고자 한 삶이 그렇다.자신이 땅을 가진 지주로서, 땅 한 평(3.3㎡) 없는 핍박받는 민중과 소작인을 위해 지주를 상대로 소작운동을 벌인다는 게 모순이기에 먼저 자신의 땅(논) 9천 평(2만9천700㎡)을 '그저 세상에 버렸'으니 말이다. 고향 경북 영주 풍기에서 1923년 4월에 있었던 일이다.세상 일이 그렇듯 시대와 세대가 바뀌고 뒷사람은 그를 잊었지만 그의 말과 행적의 일치된 모습은, 그렇지 않은 쪽으로 '진보라는 옷'을 입은 활동가가 넘치고, 진보 부류가 득세한 요즘 더욱 돋보인다. 100년 뒤, 지금 진보 가치를 외치는 사람은 되레 더 갖겠다는 아우성이다.요즘의 진보 무리는 그들이 위안부 할머니를, 아니면 국민을, 또는 북한 김씨 일가 등 누구를 앞세웠든 간에 말과 행동이 다른 점이 두드러진다. 겉으로 내세운 말과 기치는 그럴듯하고, 때로는 환상적이지만 그 뒤에 감춰진 진짜 모습은 실망스럽다. 민의와 통합을 외치면서도 힘으로 여의도 자리를 독점하겠다는 여당의 국회 욕심도 그렇다. 달도 차면 기운다는데, 권력은 어떨지.

2020-06-22 06:30:00

[관풍루] 방역당국 “실외에서 마스크 벗어도 되고 실내에서는 꼭 착용해야 하는데 거꾸로 하는 경우 많다” 주의 환기

○…방역 당국 "실외에서 마스크 벗어도 되고 실내에서는 꼭 착용해야 하는데 거꾸로 하는 경우 많다" 주의 환기. 한마디로 밖에서는 맨발로 돌아다니다 집 안에서 신발 신는 꼴.○…민노총, 내년도 '최저임금 25% 인상' 카드 내겠다는 입장 밝히자 경영계와 일부 노동계도 반발. 콩 한쪽도 나눠 먹을 때 있지만 지금은 누울 자리 보고 다리 뻗을 때.○…섬유업계 "최저가 입찰 탓에 연간 5천억원 규모 국군 전투복·방한복 등 모든 원단 중국·동남아산이 장악". 예산 절감도 좋지만 원자재 등 기본 전략물자는 신토불이.

2020-06-22 06:30:00

[야고부] 文, 불면의 밤

[야고부] 文, 불면의 밤

옛 전남도청 건물 앞에서 열린 5·18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의 아랫입술이 하얗게 부르튼 것이 화제가 됐다. 친문(親文) 누리꾼들은 "코로나 사태로 대통령 과로가 너무 심한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청와대 대변인은 "왜 입술이 부르텄는지는 당신도 잘 모르겠다고 한다"며 "(대통령이) 불철주야 국난 극복에 매진하는 건 맞지만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건강하게 계신다"고 했다.집권 4년 차인 문 대통령은 전임자들과 달리 '아직도' 권력 기반이 공고하다. 대통령 지지율은 60% 안팎을 오가며 고공 행진 중이고,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에서 '믿기 어려운' 압승을 거뒀다. 청와대 출신들이 대거 국회에 진출해 대통령과 정권을 지키는 방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역대 최초로 레임덕 없이 임기를 마치는 대통령이 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문 대통령의 권력 기반이 탄탄한 것과는 별개로 지난 3년 동안 국정에서 거둔 성적표를 보면 문 대통령의 고민·스트레스 지수는 치솟을 수밖에 없다. 소득주도성장을 앞세웠지만 경제는 추락하고 있고, 청와대에 상황판까지 만들었던 일자리 문제도 악화 일로다.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에 대한 국민 반발은 여전하다. 코로나 방역은 수도권 집단 감염이 확산하면서 더 이상 자랑하기가 부끄러워졌다. 심혈을 쏟았던 대북 문제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불면(不眠)의 밤이 계속됐을 것이고, 입술이 부르텄을 것이다.2018년 4월 판문점 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겠다는 뜻이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앞으로 발 뻗고 자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집권 3년 동안 잘한 일이 하나라도 있나"란 국민 질책에 그나마 버팀목이 됐던 게 남북 평화 쇼였다. 그러나 2년여 만에 실패로 드러났다.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은 도발 우려로 문 대통령의 잠 못 이루는 밤은 더 늘어날 것이다. 대통령 입술이 얼마나 더 부르틀지 걱정이다.

2020-06-19 18:44:04

[야고부] 종이 쪼가리

[야고부] 종이 쪼가리

조약이든 합의든 국가 간의 약속은 지킬 뜻이 없거나 강제하려는 의지가 뒤따르지 않으면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다. 1차 대전 종전 체제를 마련한 1919년 베르사유 조약과 영국 역사가 폴 존슨이 '깡패들의 협약'이라고 한 1939년 독소 불가침 조약은 이를 잘 보여준다.베르사유 조약의 목표는 독일이 또다시 침략할 경우를 대비한 안보 제공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치명적인 한계를 품고 있었다. 독일 군비의 철폐든, 전쟁 배상금 지불이든 독일의 실행 의지가 있어야 존속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독일이 거부하면 연합국은 전쟁 재개 위협, 독일 영토 점령이나 봉쇄 등 실력 행사를 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조약을 준수하겠다는 독일 정부의 서명뿐이었다. 독일은 지킬 수도 있고 이전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더욱이 연합국은 파멸적인 전쟁을 방금 끝낸 마당에 다시 전쟁을 할 생각이 없었다. 독일은 지키는 시늉만 했다.불가침 조약을 맺은 스탈린과 히틀러의 꿍꿍이는 서로 달랐다. 독일과의 국경에 배치된 병력을 극동으로 이동 배치해 일본의 공격에 대비하는 한편 자본주의 진영의 피 튀기는 싸움을 느긋하게 구경하면서 피폐해진 자본주의 진영을 손쉽게 삼킨다는 게 스탈린의 구상이었다. 그 싸움의 최종 승자가 독일이든 영국이든 상관하지 않을 터였다. 반면 히틀러의 속셈은 서유럽을 정복할 때까지 독일 동쪽을 안전지대로 만들고, 그 뒤 소련을 쳐서 독일 식민지로 만든다는 것이었다. 히틀러와 스탈린 모두 애초부터 '조약'을 지킬 의사가 없었던 것이다.그런 점에서 1941년 독일의 소련 침략은 조금 빨랐을 뿐 예정된 것이었다. 히틀러가 스탈린의 생각대로 서유럽을 정복한 만신창이가 됐다면 스탈린이 '선방'을 날렸을 것이다.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함으로써 '판문점 선언'도 박살 났다. 고래(古來)로 지킬 의지가 없는 조약이나 합의는 언제든 종이 쪼가리가 된다는 진실을 외면해서 초래한 처참한 결과다. 문재인 정권은 이 '선언'으로 한반도에 평화가 왔다고 거짓 선전을 했다. 국민에게 사죄하고 정치적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인내하겠다"고 한다. 정말로 '구제 불능'이다.

2020-06-19 06:30:00

[관풍루] 북 김여정, ‘역스럽다’며 문대통령 6·15 발언 비판하자 청와대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라 맞받아

○…북 김여정, '역스럽다'며 문 대통령 6·15 발언 비판하자 청와대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라 맞받아. 금과옥조로 여기던 판문점 선언도 결국 일장춘몽.○…정부, 갭투자 잡는다며 3억원 초과 아파트 구입 시 전세 대출 막자 전세 끼고 내 집 마련하려던 2030세대 부글부글. 현금 없는 것도 서러운데 왜 꿈도 못 꾸냐는 아우성.○…법세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 정부 지원금 누가 빼돌렸는지 검찰에 수사 의뢰. 할머니들 30년 앵벌이 시켰다는 말 왜 나왔는지 제발 좀 밝히자고.

2020-06-19 06:30:00

[청라언덕] ‘말인따나’

[청라언덕] ‘말인따나’

'말인따나'.외국 말이 아니다. 대구경북에서 자주 쓰는 표현이다. 표준말로는 '내키지 않겠지만 말이라도 성의 있게' 정도가 되겠다. 보통은 따뜻하고 점잖은 말 한마디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사용한다. 또 서운함을 토로할 때 상대방을 책망하면서 말의 머리에 앞세우기도 한다.예를 들면 '말인따나, 고생했다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형태로 활용한다. 최근 '여의도'에서 이 말을 자주 하고 듣는다. 우리 정치인의 말본새에서 지도자의 품격이 느껴지지 않아서다. 정치인에게 무기는 말과 글인데 그동안 너무 실망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였다.지난해 3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 대변인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고 발언하자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태극기 부대가 써준 연설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응수했다. 심지어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숫제 일본 아베 총리의 수석 대변인 나베로의 빙의였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오죽하면 조원씨앤아이가 지난달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29.3%가 제20대 국회가 가장 잘못한 일로 '막말 논란 등 수준 낮은 국회의원 처신 문제'를 꼽았을까!제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도 여야는 거친 설전을 벌이고 있고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는 주변 지인들의 입에서는 '말인따나'라는 탄식이 이어진다.아울러 '말인따나'가 요즘 여의도에서 많이 회자됐다는 건 최근 정치권에서 대구경북이 섭섭함을 토로하면서 어떤 상대를 성토할 일이 많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미래통합당이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공천 과정에서 '텃밭'에 대한 오만함과 무례가 도를 넘었을 때, 4·15 총선 참패 후 당의 위기 수습 방안을 논의하면서 영남 2선 후퇴 주장이 나왔을 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보수' 언급마저 금지하며 당의 노선을 급격하게 왼쪽으로 옮길 때는 공사석에서 '말인따나'를 입에 달고 다니면서 열을 올렸다.김형오 전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보수의 본류인 대구경북에 미리 간곡한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공천 과정에서 다소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보수당을 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혜량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지역민의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총선 참패 후 수도권 통합당 당선인들은 "쫄딱 망할 위기에서 건져 주신 대구경북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다만 당이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중도층을 공략해야 하기 때문에 내키지 않더라도 당분간은 저희에게 기회를 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부탁을 했어야 했다.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성공적인 조국 근대화로 보수당이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경제적 토대를 마련해 주신 대구경북을 존경합니다. 든든한 버팀목인 여러분을 믿고 새로운 도전에 나설 텐데, 다소 낯선 상황이 생기더라도 저를 믿고 함께해 주십시오"라고 정중하게 예의를 갖췄어야 했다.나랏일이고 명분에 동의하면 격식을 갖춘 말 한마디에도 자신의 곳간을 열어 주는 이들이 대구경북 사람들이다. 그런 마음으로 독립운동의 선두에 섰고 한국전쟁 때도 목숨을 나라에 바쳤다.대구경북이 대통령선거(2017년)-전국동시지방선거(2018년)-국회의원선거(2020년)에서 모두 참패해 위상이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든 통합당에 뭐 그리 대단한 걸 바랄까!'그저 말인따나….'

2020-06-18 15:02:00

[야고부] 매란없는 말본새

[야고부] 매란없는 말본새

요즘에는 거의 쓰이지 않지만 가끔 연세 지긋한 이들에게서 듣게 되는 말 중 하나가 '매란없다'는 표현이다. '볼품없다' '형편없다' '모양새가 엉망이다'라는 의미인데 경북 북부 지방이나 제천·단양 등 충북 지방, 강원도에서 종종 접할 수 있는 사투리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나오지 않고 방언사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말이다.대구 등 경북 남부 토박이들은 '매란없다'는 말이 생소하다. 대화 가운데 이 말이 불쑥 나오면 말뜻을 정확히 이해하는 이가 드물다. 그렇지만 화자의 표정이나 듣는 이가 느끼는 어감상 좋은 느낌이나 긍정적인 상황에서 쓰는 표현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긴장감이 계속 높아지는 가운데 어처구니없는 사건들이 줄을 이으면서 국민들의 속이 아주 불편하다. 요 며칠 북측이 담화나 매체를 동원해 우리 정부에 보란 듯 험한 말을 쏟아낸 것도 모자라 엊그제 개성지구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쇼'를 벌이자 국민 감정이 매우 격앙돼 있다. 애초 '북한'이라는 집단에 거는 기대가 크지 않고 데면데면한 태도로 지켜본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갑자기 멀쩡한 건물을 무너뜨리는 포악성을 드러내고 우리를 향해 적대적 표현을 쏟아내며 표변하자 실망감을 넘어 분노가 치솟는 형국이다.특히 북측의 말본새는 저급하다 못해 욕을 먹어도 쌀 정도로 천박하다. 2018년 5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 우리 일행이 찾았던 평양 옥류관의 주방장이 썼다는 기고는 매란없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북한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에 오수봉이라는 이름으로 실린 이 기고에는 '우리의 이름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그 무슨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라는 대목이 나온다. 동원한 단어 하나하나에서 스스로 구제 불능임을 자인하는 말본새다.북측의 거친 입과 망동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여전히 제 버릇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우리 국격과 국민에 대한 무시다. 연락사무소에 들어간 178억원의 예산이야 형편없이 비싼 평양냉면 먹은 값이라고 치더라도 5천만 국민과 대한민국을 모욕하는 언사는 용납할 수 없다. 그들이 또다시 도발을 해올 경우 무자비하게 되돌려주어야 한다. 국민과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2020-06-18 06:30:00

[관풍루] 연락사무소 폭파한 북한, 서해상 훈련 재개 등 추가 도발 강력 시사

○…통합신공항 무산 시 유치 희망하는 도내 지자체 있다고. 출구 없는 군위·의성 갈등으로 4년 공든 탑 무너지는 일 없게 합의 도출하라는 고강도 압박 카드 등장.○…연락사무소 폭파한 북한, 서해상 훈련 재개 등 추가 도발 강력 시사. 작정하고 막 나가는 북한과 문재인 정부의 미지근한 대응으로 국민들 열불 나는 올여름 시즌 확정.○…영국 천체물리학자들 "우리 은하계에 최소 36개 외계 문명 존재하지만 너무 멀어 소통 불가". 없는 셈 치자는 소리로 들리는데 SETI 관계자가 아주 싫어할 소리.

2020-06-1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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