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야고부] 문 정권의 양모(陽謀)

[야고부] 문 정권의 양모(陽謀)

1956년 흐루쇼프의 스탈린 격하 연설은 마오쩌둥(毛澤東)에게 큰 정치적 위기를 안겼다.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에서 스탈린의 개인숭배 강요가 비판받은 이상 중국의 새로운 황제가 된 자신도 같은 처지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마오는 이런 위기를 타개할 묘책을 고민한 끝에 공산당 통치에 대한 지식인의 솔직한 비판을 독려하는 '백화제방'(百花齊放)을 내놓는다.이에 류사오치(劉少奇)나 펑전(彭眞) 등 공산당 핵심 인사들은 비판을 부추기면 통제 불능의 상황에 이를 수 있다며 만류했다. 하지만 마오는 "악마와 도깨비들이 기어나오도록 내버려 두라. 모든 사람이 그것을 똑똑히 보게 하라. 잡종들이 설치게 내버려 두라"고 했다. 백화제방은 '반동분자'의 '커밍아웃'을 유도해 일망타진하는 덫이었던 것이다.하지만 같은 수법의 1940년대 정풍(整風)운동의 흑역사를 기억하는 지식인들은 섣불리 움직이지 않았다. 이에 마오가 거듭 재촉을 하자 지식인들은 이번에는 진심인 줄 알고 1957년 4월부터 비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마오는 이를 잠자코 듣고 있다가 7월 1일부터 비판자들에 대한 대대적 역공(逆攻)에 나선다. 이른바 '반(反)우파 투쟁'이다.마오는 이런 계략이 '음모'가 아니라 '양모'(陽謀)라고 했다. "혹자는 이를 음모라고 하지만 우리는 양모라고 한다. 왜냐하면 '인민의 적'에게 다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좋은 목적으로 공공연히 꾸민 책략이란 것이다. 무려 50만 명이 넘는 지식인·전문가가 이 양모에 걸려들어 숙청됐다.고소득층에 '자발적 기부'를 재촉하는 문재인 정권의 긴급재난지원금 정책도 이와 비슷하다. 기부 여부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누가 기부를 했고 안 했는지 정부가 알려면 얼마든지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문 정권에 '비협조적'인 고소득층의 리스트도 만들어질 수 있다. 기부가 개인 정보 노출이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정부가 나서서 '자발적 기부' 운운하는 것부터가 말이 안 된다. 당사자가 외부의 부추김 없이 발원(發願)해야 자발적 기부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자발적 기부' 요구는 '자발적'이란 수식어를 단 관제 기부 운동일 뿐이다. 더 기막한 것은 그 대상이 정부라는 사실이다. 국민에게 기부받는 정부라니 참 별X의 정부도 있다.

2020-04-27 11:12:01

[매일칼럼] 경제 살리기, 탈(脫)‘탈원전’에서 시작해야

[매일칼럼] 경제 살리기, 탈(脫)‘탈원전’에서 시작해야

코로나19 사태가 망가뜨린 것이 한둘이 아니다. 그중 안타까운 것이 지난 3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1호기 준공식이 무산된 점이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국내에선 '탈원전', 해외엔 '원전 수출'이라는 일견 모순된 정책을 펼쳤기에 '수출 원전 1호' 준공식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관심사였다. 그 메시지를 들을 기회를 날린 것이다.UAE는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산유국이다. 석유 부국이 중동 첫 원전을 짓겠다고 나선 것은 미래지향의 결과였다. 이는 원전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를 쌓아 온 우리나라엔 더없는 기회를 줬다. 한전과 두산중공업 등 '원전 팀코리아'가 프랑스를 꺾고 186억달러(22조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방사능 외부 누출사고 확률 0%에 도전한 한국표준형원자로(APR-1400)가 효자 노릇을 했다.이번에는 한국이 약속한 가격에 원전을 지어 가동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한국은 보란 듯 공사를 마쳐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우리나라가 활발하게 원전을 짓고 운영하며 인력과 기술력, '부품 공급망'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바야흐로 세계 원전시장은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발주가 시작된 신규 원전이 158기에 이른다. 대부분 중국, 러시아, 프랑스 같은 원전 강국 몫이다. 그래도 아직 사업자를 정하지 못한 23기가 남아 있다. 최소 1천억달러(120조원)에서 1천200억달러(144조원) 시장이 주인을 기다린다.한국은 경수로형 원전 건설에 관한 한 세계 최고다. 그런 한국이 주춤하고 있다. 매년 수조원씩 흑자를 내던 한전이 전기료 인상을 고민하고 원자로 주기기를 공급하던 두산중공업은 수백 명 규모의 명예퇴직을 실시할 정도다. 협력사들은 일감의 60%를 잃었다. 수십 년 원자력 산업을 일으켜 온 주역들이 휘청거린다. 그 사이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원전 안전성이 떨어지는 나라들이 세계 원전을 싹쓸이하듯 한다. 한국 원전이 외면받는 사이 세계는 더 위험해지고 있다. 부품 공급망이 무너지면 가동 중인 우리나라 원전 안전도 위태로워진다. 그야말로 탈원전의 역설이다.엎친 데 덮친 격이랄까. 한국 경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정부는 1, 2차에 이어 3차 추경을 예고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국판 뉴딜 정책도 이야기된다.섣부른 탈원전으로 수천~수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부터 살펴야 한다. 원전 1기 건설 여부에 수천 개의 일자리가 생멸한다. 신한울 3·4호기 중단으로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 두산중공업 노조가 신한울원전 3·4호기 건설 재개를 촉구하는 것은 원전산업 생태계를 되살려 놓으라는 뜻이다.UAE가 원전 건설을 발표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의문은 "산유국이 왜?"였다. 답은 '빈 사에드 알 막툼' 현 국왕의 말을 듣고 풀렸다."나의 할아버지는 낙타를 탔다. 나의 아버지도 낙타를 탔다. 나는 벤츠를 몬다. 나의 아들은 랜드로버를 타고, 그의 아들도 랜드로버를 탈 것이다. 하지만 그의 아들의 아들은 낙타를 타게 될 것이다."'오일 머니'의 유한함을 깨닫고 대책을 세우려는 지도자의 통찰이 담겼다. 따지고 보면 원전으로 우리 세대는 산유국에 다름없는 부를 일궜다. 오늘날 세계 최고의 IT 강국은 값싸고 질 좋은 전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우리가 그랬듯 후세대도 그래야 한다. 경제 살리기, 탈(脫)'탈원전'에서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2020-04-26 19:44:45

[야고부] 뉴노멀

[야고부] 뉴노멀

요즘 코로나 이후의 세계나 '뉴노멀'(New Normal)과 같은 용어가 화두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이전의 세계는 다시 오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시대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그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현대 인류에게 준 충격이 크다는 의미다.원래 경제학 용어인 뉴노멀은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각된 표준을 뜻한다. 위기가 닥치고 그 위기의 결과로 만들어진 새 질서를 이르는 말이다. 코로나19 사태 과정에서 드러난 인간의 허약한 질병 대응력이나 경제위기, 양극화, 정치사회적 갈등은 21세기 뉴노멀의 대표적인 현상이다. 이 새 표준은 인간 문명의 본질인 정치·사회구조나 가치·인식의 변화, 질서의 재정립을 요구한다.진화생물학자이자 인류학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역사 이래 인류 문명을 뒤흔든 핵심 요소로 무기와 병균, 금속을 꼽았다. 코로나19가 소환한 뉴노멀도 여기에 해당한다. 그는 저서 '총, 균, 쇠'에서 '농경의 발생이 세균들에게 큰 행운이라면 도시의 발생은 더 큰 행운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인간 문명과 세균의 생존·진화의 맥이 같다는 말이다.'독하고 고약한' 바이러스로 불리는 코로나19가 단지 백해무익한 병균으로 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물의 입장에서 질병을 보면 병균도 자연선택의 산물이다. 인간에게 치명적인 코로나19가 '지구의 백신'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도시가 봉쇄되고 경제 활동이 중단되자 세계 곳곳에서 맑은 하늘이 드러나고 야생동물이 인간의 거주지에 발을 내딛는 등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인간은 지구에게 어떤 존재일까' 스스로 되묻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왜 인간은 자신만의 성벽을 쌓고 자연과 다른 생명체를 배제한 채 살아가는 유일한 생물종인지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이다. 뉴노멀을 촉발한 것은 코로나19가 분명하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의 시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변화의 동력이자 토양이다. 뉴노멀이 인류에게 축복이 되도록 인간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 뉴노멀은 노멀의 복제가 아니다.

2020-04-24 18:33:25

[야고부]  ‘최고 존엄’의 비만

[야고부] ‘최고 존엄’의 비만

2018년 9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을 만났을 때의 일화다. 애연가인 김정은에게 정 실장이 금연을 권유했는데 그의 돌발성 발언에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딱 한 사람, 손뼉치며 반색하는 이가 있었다. 김정은의 아내 리설주였다. "평소에도 건강을 생각해 담배를 끊으라고 부탁하는데도 안 들어요."김정은의 건강 이상설이 나돌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심혈관 질환 수술 후유증으로 위중한 상태에 빠졌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고, 수술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호전되고 있으며 지방에 체류 중이라는 우리 정부 발표도 있었다. 현재로서는 김정은이 TV 화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한 추측만 무성할 수밖에 없다.김정은의 건강 이상설이 숙지지 않는 것은 그의 심각한 비만 때문이다. 2011년 말 북한 최고 권력자로 올랐을 당시 그의 몸무게는 90㎏ 정도였는데 9년도 안 돼 120~135㎏(추정치)까지 불어났다. 170㎝인 키를 감안하면 심각한 초고도비만이다. 그는 할아버지 김일성의 후광을 얻고자 애써 몸을 불린 듯하다.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는 "김정은은 '많이 먹어서 관록을 붙여야 한다' '높은 사람이 가늘어서는 안 된다'라는 말을 했다"고 술회했다.김정은의 몸 상태는 고지혈증, 관절염, 당뇨 등 성인병들을 달고 다닐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그를 치료한 독일·프랑스 의료진은 "얼굴에 병색이 완연하고 내분비계 및 핵심 장기에 이상이 있다"고 자국 정보기관에 보고하기도 했다. 최고 권력자의 심각한 비만은 북한 체제에 심각한 우환일 수 있다. 안 그래도 김일성, 김정일의 사인도 비만 관련 질환이다. 그래서 북한에는 김정은의 비만 치료를 담당하는 특수 의료시설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의료진과 과학자 130명이 근무한다는데 김정은의 현재 몸 상태로 유추하건대 성과는 신통치 않아 보인다.100㎏을 웃도는 상태에서의 체중 감량에는 초인적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잔소리가 도움이 될 텐데 '최고 존엄'에게 다이어트를 독촉할 용자(勇者)가 과연 있을지 의문이다. 북한 주민의 40%인 1천만 명이 영양실조 상태인 마당에 최고 지도자의 과체중이 체제 불안 리스크가 되는 상황이 참 역설적이다.

2020-04-24 06:30:00

[관풍루] 당정, 긴급재난지원금 전국민에 지급하되 고소득자는 기부 후 세액공제로 가닥 잡아

○…당정, 긴급재난지원금 전 국민에게 지급하되 고소득자는 기부 후 세액공제로 가닥 잡아. "나는 10만엔 안 받겠다" 선언하고 조롱거리 된 옆나라 총리처럼 뒷골 당기는 일은 없겠지?○…여성 공무원 '성추행' 물의 오거돈 부산시장 전격 사퇴, 민주당 24일 윤리심판원 열어 제명 방침. 총선을 살짝 비껴간 운빨도 반복된 그릇된 행실 앞에서는 속수무책.○…경남지역 최대 5일장 창원시 진해 경화장에서 대구경북 상인들 코로나19 이유로 쫓겨나. 아무리 난전이라지만 상식도 예의도 모르는 현지 장사치들의 못된 심술.

2020-04-24 06:30:00

[청라언덕] 낭랑 18세

[청라언덕] 낭랑 18세

역시 '4월은 잔인한 달'인가 보다. T.S.엘리엇이 시 '황무지'에서 읊은 것처럼. 우리 과거만 돌이켜봐도 그랬다. 제주 4·3 사건, 세월호 침몰 사건 등 가슴 아픈 일들이 4월에 일어났다. 올해라고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우리 학교는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개학'했다.엘리엇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참혹하고 공허한 현실을 마주했다. 삶의 의욕을 잃은 사람들의 모습과 봄을 맞아 만물이 잠을 깨고 화사해지는 세상을 비교하면 역설적이다. 그러한 4월의 현실을 두고 쓰라릴 만큼 잔인하다고 표현한 것 아닐까.사람은 주관적이다. 자기 앞에 놓인 벽이 남들보다 더 높다, 자기가 겪고 있는 고난이 더 힘들다고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 그렇지 않더라도 말이다. 지금 삶을 대하는 태도와 현실 모두 엘리엇이 시를 썼을 때보다는 낫다 해도 마음이 아픈 건 매한가지다. 그래서 올해 4월도 참 잔인해보인다.세파에 시달리다 보면 고통에 대한 감각도 무뎌진다. 힘들지 않은 게 아니라 그러려니 한다.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니까. 하지만 사회에 막 발을 들였거나 사회 진출을 눈앞에 둔 세대라면 아픔이 더 크게, 어깨가 더 무겁게 느껴질 법도 하다. 만 18세 얘기다.18세 앞에는 '낭랑'(朗朗)이란 말이 종종 따라붙는다. '발랄한 18세 청춘'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현실은 발랄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이번에 만 18세까지 선거권이 확대돼 4·15 총선에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었던 정도가 긍정적 변화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는 이들의 삶도 뒤흔들었다.18세 고3은 초조하다. 대학입시가 코앞인데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 건지 불안하다. '온라인 개학'이 그런 마음을 달래주진 못한다. 대면 수업과는 질에서부터 차이가 있다. 18세 대학 1학년도 마찬가지다. 대학생활의 낭만 생각은 사치다. 온라인 강의로만 첫 학기를 보내야 할 판이다. 비싼 등록금 생각에 속이 더 쓰리다.그래도 희망은 보인다. 이들은 소극적이지 않았다. '낭랑 18세'의 노랫말처럼 저고리 고름 말아쥐고서 누구를 기다리지도, 버들잎 지는 앞개울에서 소쩍새 울 때만을 기다리지도 않았다. 이번 총선에서 이들은 보수보다는 진보를 택했다. 이 선택이 옳다는 게 아니다. 적극적으로 변화를 바라는 패기가 돋보인다는 의미다.이번 총선에서 전체 유권자 중 1.2%(54만9천여 명)가 만 18세였다. 이 중 14만여 명은 고3. 지상파 방송사 3곳의 총선 당일 출구조사 결과 비례대표 투표에서 이들 중 38.2%가 더불어시민당, 15.6%가 정의당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당 지지율이 다른 세대보다 높다는 것도 눈에 띈다. 반면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17.2%에 머물렀다.보수를 표방한 제1 야당은 '공성'(攻城)에 실패했다. 촉 없는 화살을 날렸다. 이미 '제대로 된' 독재를 경험한 이들이 많은데 '독재 타령'이 먹힐 거라 생각했는지 의문이다. '온라인 개학'이 주요 이슈였는데 써먹지도 못했다. 최소한 준비 부족, 장기적인 대응 계획, 쌓여가는 노하우의 사후 활용 방안은 얘기할 수 있었다. 18세는 물론 학부모의 관심도 끌 수 있었다.제1 야당은 참패했다. 그런데도 '비례 정당 중엔 우리가 1등'이란다. 선거 직후 한 방송사 토론에서 야당 당선인 1명이 해맑게 웃으며 한 말이다. 어이가 없다. 첫 투표에 나선 만 18세도 안 찍길 잘했다고 느낄 만하다. 이들이 변화를 택한 패기를 잃지 않고 '낭랑'하게 잔인한 4월을 잘 견디길 빈다.

2020-04-23 17:13:44

[야고부] 대구경북, 짐짝 신세

[야고부] 대구경북, 짐짝 신세

세상살이에 잘 맞는 짝을 만나는 행운은 복(福)이다. 사물도 제대로 짝을 이루면 안정감을 주고 사람 역시 같다. 그래서 세월을 넘어 짝을 잘 찾는 일은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평생의 동반자 짝을 찾는 일은 당사자는 물론, 부모에게는 인륜의 대사라고까지 했다지 않은가.우리가 역사에서 만나는 동반자로서 잘 맞은 짝으로 흔히 재령 이씨 이시명과 그의 두 번째 부인이 된 안동 장씨 장계향을 들 수 있다. 특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외동 맏딸 장계향을 첫 부인과 사별한 이시명과 짝을 맺어준 장흥효의 선택은 한편 이해할 수 없으면서도 사위와 딸, 외손자들 업적을 보면 어쩌면 천생배필의 결정인 듯도 하다.사위는 장인을 이어 학맥을 전승했고, 딸은 전처 맏아들에 자신의 여섯 아들까지 학자, 관료 등 당대 인물로 키웠고, '음식디미방' 같은 최초 한글 요리책도 남긴 데다 뒷날 '여중군자' 소리를 들을 만한 처신을 했으니 말이다. 아버지, 남편, 일곱 아들, 자신의 행적까지 호평이니 잘 만난 짝의 선례임이 분명하다.반대 사례도 있다. 조선 마지막 황제 고종의 아들 영친왕(이은)과 딸(덕혜 옹주)이 그렇다. 100년 전인 1920년 4월, 영친왕은 일본 왕족 여성과 짝을, 덕혜 옹주는 10년 지난 1931년 5월에 일본 귀족과 정략 결혼의 짝을 맺었다. 특히 일제는 이를 계기로 한일 백성 사이 결혼도 장려하며 피 섞는 정책에 나섰다.이런 흐름에 대구 출신 음악가 김문보도 1926년 일본 여성과 짝을 맺는 등 두 나라 사이 혼인도 늘어 1923년 245쌍의 한일 부부는 1939년 2천678쌍에 이르렀다. 겉으로는 혼혈의 결혼이 늘었지만 김문보 부부 이혼, 영친왕의 무기력한 삶, 덕혜 옹주의 이혼과 비참함처럼 한일 부부 짝은 맞지 않는 사례도 많았다.좋은 짝을 이루지 못한 불행한 결과가 사람만 그럴까. 대구경북과 보수 정치세력과의 짝 이룸과 그에 따른 후유증도 다르지 않다. 선거 때마다 표를 줬더니 신주처럼 모시기는커녕 되레 천대하니 말이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사실상 대구경북 25석 전 선거구를 석권한 미래통합당에서 대구경북 등 영남권 배제론이 나온다고 한다. 몰표에도 짐짝 신세이니 짝을 잘못 만난 것이 틀림없다. 아, 어쩌랴. 같은 일의 되풀이에도 짝을 바꾸지 않는 대구경북이니.

2020-04-23 06:30:00

[관풍루] 코로나 경기침체와 과잉 생산 탓에 국제 유가 사상 첫 마이너스, 계산상 원유 사면 현금도 챙겨받는 모양새

○…코로나 경기침체와 과잉 생산 탓에 국제 유가 사상 첫 마이너스, 계산상 원유 사면 현금도 챙겨받는 모양새. 아무리 유가 떨어져도 국내 기름값은 굼벵이라는 사실이 함정.○…트럼프 "한국이 제시한 방위비 인상안 거절했다"며 "한국이 큰 비율로 부담해야" 압박. 무슨 협상이든 다 때가 있고 정도가 있는데 기본을 모르는 자칭 협상 전문가.○…대구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15일 연속 한 자릿수, 경북 62일 만에 무확진 이어 22일 2명 기록.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 조금만 더 노력하면 코로나도 낯짝 있겠지?

2020-04-23 06:30:00

[데스크 칼럼] 함께 살아간다는 것

[데스크 칼럼] 함께 살아간다는 것

#1. 어느 날 갑작스레 할아버지로 '승격'되었다. 당연히 아내는 할머니가 되었고 미리 예상하고 준비하지 못했던 일이라 약간 당황하긴 했지만, 자식의 일이니 받아들일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2월 말이었나. 서울 사는 딸이 전화를 했다. 제 집에 있던 고양이 두 마리를 갑자기 돌볼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와서 '애들'을 좀 데리고 가라는 거다.가긴 가야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대구가 한창 어수선하던 때라 서울길이 조심스럽기만 했다. 도둑고양이 부뚜막 들어가듯 주말 저녁 어스름에 살며시 '잠입'했다가 다음 날 아침 일찍 남이 볼 새라 도망치듯 돌아왔다.난데없이 '손주'들이 생기게 된 사태 앞에서 어찌해야 할지 막막했다. 똥오줌은 어찌 처리하며, 밥 시중은 어떻게 할 것인가. 고양이 털이 온 집 안에 날리게 될 것도 걱정 중의 걱정이었다. 곳곳에 철망을 치고 스크래치 방지 필름을 붙였다.그렇게 시작된 반려묘들과의 동거가 두 달 가까이 되었다. 애들과도 많이 친해져 이젠 녀석들이 슬쩍 다가와 먼저 스킨십을 하기도 한다. 잠옷 사이에 박힌 털도 아무렇지 않게 되었다. 그래, 살아 보니 살게 되는가 보다.#2. 시각장애인이 비례대표로 국회의원 당선인이 되자, 그의 안내견이 국회에 들어가는 문제를 둘러싸고 잠시 논란이 있었던 모양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개가 국회 본회의장이나 다른 회의장에 들어간 적이 없었다고 한다.시각장애인에게 안내견은 눈이나 마찬가지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을 텐데, 그게 왜 논란거리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우리나라 국회는 안내견의 출입을 금지해왔다고 한다. 그 사실이 오히려 더 놀라웠다. 출입 허용이 '헌정 사상 최초'라는 말도 부끄럽게 느껴진다. 사람들이 벌이는 '이전투구'를 개가 보고 놀랄까 봐 그랬던 건…?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않고도 잘 살아왔는데 이제 와서 삶의 방식을 바꾸려니 뭔가 불편할 것 같다는 점은 이해가 된다. '함께 살기'가 처음엔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어색함, 불편함 때문에 언제까지 '외면'해서야 될 것인가. 살다 보면 살게 된다.#3. 코로나19 사태 속에 대구에서는 학교 비정규직(교육 공무직) 직원들과 교육청 간에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조리사 등 6개 직종에 대해 교육청이 강제 휴업 명령을 내리자, 이들이 출근 허용을 요구하며 저항하고 있다.근무한 일수만큼만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공무직 직원들은 코로나 사태로 개학이 연기되고 출근을 하지 못하면서 당장 생계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겨울방학 동안 급여가 거의 없었는데, 3, 4월까지 출근을 못하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이 인원이 3천500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휴업수당으로 70%를 보전해준다고는 하지만, 원래 액수가 많지 않은 급여라 30% 삭감은 넉넉지 않은 살림에서 큰 손실일 수밖에 없다. 당초 총액 연봉 보장을 약속했던 교육청이 방침을 바꾼 게 이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온라인 개학으로 학생들도 없는데 출근해도 할 일이 없다는 교육청과의 입장 차이는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최근엔 언론의 관심에서도 멀어진 것 같다. 양보와 타협을 통한 함께 살기가 여기선 통하지 않는 걸까, 대구에서만. '먹고사는' 문제인데.

2020-04-22 17:30:37

질병관리본부 “코로나바이러스 실내온도 22~25℃에서 5일간 생존, 계절에도 큰 영향 안 받는다” 확인

○…질병관리본부 "코로나바이러스 실내온도 22~25℃에서 5일간 생존, 계절에도 큰 영향 안 받는다" 확인. 코로나 조기 소멸 바라기보다 사람이 먼저 바뀌고 적응하는 게 더 빠를 듯.○…미 CNN "김정은 건강 위중설" 첩보 보도에 국내 주식시장 큰 폭 하락하고 환율 급등. 코로나 사태로 '동학개미운동' 나선 투자자들, 북한 변수에 머리가 지끈.○…정부, 미국·영국·필리핀·태국 등 22개 6·25 참전국에 코로나19 보건용 마스크 우선 공급. 어려울 때 도와준 은인에 70년이 지나도 잊지 않고 보답하는 결초보은.

2020-04-22 06:30:00

[시각과 전망] 집권 여당이 TK 인사를 배려해야 하는 이유

[시각과 전망] 집권 여당이 TK 인사를 배려해야 하는 이유

20대 국회 때 대구경북 공무원들이 가장 많이 찾은 국회의원 방은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실이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여당 간사인 그의 방은 예산철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면담 요청이 줄을 이었다. 심지어 지역의 미래통합당 국회의원들도 홍 의원에게 의지할 정도였다. 21대 총선 다음 날 서울에 있는 기자에게 전화를 한 대구시 고위공무원은 "홍 의원 낙선으로 대구 현안을 누구와 의논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다"고 하소연했다. 김부겸 의원도 마찬가지다. 당선됐다면 집권 여당의 5선 중진에다 대권후보 반열에 올라선 그의 무게감은 남달랐을 터.두 사람의 낙선에 대해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기업인들도 걱정을 많이 한다. 정부 여당과의 창구가 없어져버린 까닭이다.일사불란하게 뭉쳐서 정권을 창출하고 지지하는 호남. 지역 발전을 위해 기가 막힐 정도로 절묘한 투표를 하는 충청강원권.반면 대구경북은 대쪽 같다. '못살아도 좋다. 본때를 보여주자'는 정권 심판에 대한 결기가 이번 선거를 지배했다. 소득주도성장,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한 각종 경제정책들이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대구경북 경제를 더 악화시켜버렸다는 판단에서다. 주요 정부 부처와 5대 사정기관 등에서 대구경북 출신 고위직 찾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자연스럽게 정권과 지역의 고리도 끊어졌다. 이런 것들이 선거를 정권 심판으로 연결짓게 했다.이걸 대구경북만의 잘못으로 규정할 수 있을까. 그래서 정권은 대구경북을 '버리는 땅'으로 간주해야만 할까.아이러니하지만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대구경북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본다. 민주당은 역대 어느 총선과 달리 이번에 대구경북 25개 모든 선거구에 후보자를 냈다. 자신감의 산물이다.비록 의석을 건지진 못했지만 총선 결과는 매일신문·TBC대구방송의 여론조사 결과와 거의 일치했다. 집권당이 이번 선거에 주목해야 할 점은 TK의 20~40대 동향이다. 여론조사는 25개 선거구 중 10개 선거구에서 20~40대가 통합당이 아닌 민주당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통합당의 승리는 50대 이상의 몰표에 기인한 것이다.대구경북도 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지지율을 높일 수 있는 곳이며, 향후 그럴 가능성이 엄청 높다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조사다.앞으로 김부겸·홍의락 의원이 당선되던 때의 분위기가 조성되지 말란 법이 없다. 실제 지난 지방선거 때 대구경북에서 민주당 기세는 매서웠다.그러려면 집권 여당이 사람을 키워야 한다. 대선주자 반열에 올라 있는 김부겸 의원은 충분한 자생력을 갖추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니다. 홍의락 의원만 하더라도 4년간 잊힌다면 다시 이런 류의 사람을 만들어내기가 불가능해진다. 정부 각료든, 국회 사무총장이든 일정한 역할이 주어져야 TK민주당이 살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진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국회의장 시절 정무수석을 한 이승천 대구동을 민주당 후보는 정 총리와 독대할 수 있는 대구경북의 거의 유일한 인물이다. 이헌태 대구 북갑 후보는 민주당 주요 당직자, 포항의 오중기·허대만 후보는 청와대 핵심 참모들과 소통이 가능한 대구경북의 자산이다.민주당이 이런 인물들을 발탁하고 중용하면서 대구경북도 소중한 지역으로 여긴다는 판단이 들면 TK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유도해낼 수 있다.

2020-04-22 06:30:00

[야고부] 文의 운(運), 나라의 운

[야고부] 文의 운(運), 나라의 운

용장(勇將), 지장(智將), 덕장(德將)을 뛰어넘는 게 운이 따르는 운장(運將)이다. 더불어민주당 압승으로 끝난 4·15 총선 결과를 보고 문재인 대통령이 운이 좋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됐다.문 대통령은 선거 등 정치적 고비마다 운이 좋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적 자산(political asset)을 물려받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보수가 궤멸한 뒤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을 실현했다.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하루 전 열린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힘입어 대승을 거뒀다.총선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문 대통령에게 악재가 될 것으로 보였으나 결과적으로 호재가 됐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와의 통화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수가 크게 감소하는 등 사정이 호전된 것이 총선 승리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할 정도였다. 일본 주간지 '주간문춘'(週刊文春)은 "'문 정권은 정말로 운이 좋다'는 말도 들린다"고 보도했다."운도 계속 좋으면 실력"이라고 했다. 운이라는 것도 기회를 포착하고 노력한 자에게나 효과가 있는 법이다. 코로나 사태만 하더라도 중국발 입국 전면 금지를 않는 등 초기 대응 실패로 국가적 재앙이 됐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견강부회(牽强附會)와 자화자찬으로 정권의 공(功)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조국 사태 등을 거치면서 문 정권은 이 방면에서 탁월한 실력(?)을 갖고 있다.앞으로도 문 대통령에게 운이 계속 따를지는 두고 볼 일이다. 입법 권력까지 틀어쥔 문 대통령은 '우리 이니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됐다. 더는 야당이나 전·전전 정권 탓으로 돌릴 수도 없게 됐다.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실정(失政)을 거듭하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비판·반발·도전을 받을 수밖에 없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국가 지도자가 운이 좋은 것이 나라의 운과 들어맞으면 축복이다. 그러나 지도자의 운이 국가의 운과는 별개이고, 심지어 나라에 재앙이 된 사례도 역사에서 숱하게 많았다. 문 대통령이 자만하지 않고 자신의 운을 나라와 국민의 운으로 만들기를 기대한다. 운이 따르는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운도 상승시키고 나라를 융성시키기를 바랄 뿐이다.

2020-04-21 21:05:13

[취재현장] 대구 자영업자, 앞으로 한두 달이 고비다

[취재현장] 대구 자영업자, 앞으로 한두 달이 고비다

"하루 매출보다 전기세가 더 나갈 정돕니다. 한두 달 버텨보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가게 문을 닫으려 합니다."대구 중구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에서 캘리그래피와 그림을 그려 기념품을 만들어 팔던 A씨는 그동안 꾸려온 가게의 폐업을 고민하고 있었다.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지난달까지 가게에서 발생한 매출은 29만9천원으로 같은 기간 전기 사용료 56만원의 절반 수준이었다.신한카드가 최근 대구시에 제공한 '코로나19에 따른 대구광역시 소비 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에서 발생한 신한카드 매출액은 9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9% 줄었다. 매달 임차료와 직원 인건비, 재료비로 인한 고정비용이 평소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적잖은 점을 감안하면 자영업자들의 실제 수익 감소 폭은 이보다 훨씬 큰 상황이다.지역에서도 최근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자동차부품, 기계, 섬유 등 제조업도 문제지만 자영업자 대책이 시급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근 만난 한 지역 경제 전문가는 "제조업의 경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그동안 교역 단절로 늦춰진 설비투자나 납품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자영업자들에게는 그런 희망조차 없다"며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근로자 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평년 수준까지의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실제로 상당수 대구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발생할 '보복소비'도 남 얘기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시민들의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지역 영세 가게가 아닌 백화점, 호텔로 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식당이나 카페 등 음식을 팔거나 마진을 남기지 않고 박리다매식으로 파는 자영업자 가게들은 사실상 매출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지역 자영업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데도 불구하고 이들을 위한 지원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도 어려움을 더한다. 실제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작년 기준 대구 자영업자 비중은 전체 취업자 중 23.1%에 달하지만 코로나19 긴급대출 등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소상공인진흥공단 지원센터는 이달 초만 해도 전국에서 가장 적은 6곳에 불과했다. 피해 자영업자는 많은데 지원센터는 부족해 대출을 받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자영업자가 속출하는 등 논란이 일면서 소진공은 부랴부랴 16일과 20일 경북 영주센터와 대구 서부센터를 개소했지만 이미 때를 놓쳤다는 얘기가 많다.벌써부터 매출 감소를 견디지 못하고 폐업하는 자영업자도 속출하고 있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경북에서 감소한 취업자 수는 11만2천 명으로 이 중 6만 명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도소매숙박음식점업과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취업자였다.한 달 벌어 한 달 먹고 산다는 자영업자들에게는 소비심리가 회복될 향후 한두 달이 고비다. 최근 대구 신규 확진자가 진정세에 접어들며 시민들이 조금씩 거리로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작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20~30% 적은 상황이다. 매출 감소 폭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만이라도 지원이 절실하다.그래서 대구시가 자영업자를 비롯한 시민들에 대한 생존자금을 본격 지원하는 등 경제 방역에 집중하기로 한 점은 반가운 얘기다. 긴급생계자금과 소상공인 생존자금, 특수형태근로종사자·프리랜서 지원 등 지원 예산이 이달부터 5월까지 줄줄이 풀릴 예정이다.대구시도 곳곳의 아낀 예산을 끌어모아 지원을 결정한 만큼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은 이들에게 지원이 돌아가야 한다. 두꺼운 외투를 껴입은 채 소상공인지원센터 앞에 줄을 섰던 자영업자들은 한시가 급하다.

2020-04-21 16:47:19

[세풍] ‘현민’(賢民)인가 ‘우중’(愚衆)인가

[세풍] ‘현민’(賢民)인가 ‘우중’(愚衆)인가

총선이 여당의 압승으로 끝나자 보수 언론과 지식 분자들이 미래통합당을 두들겨 패는데 정신이 없다. 수구(守舊)이고, 냉전사고의 포로이며,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불감증에 갇혔다고 입에 거품을 문다. 총선 직전까지 문재인 정권을 두들겨 패 놓고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영혼을 팔아넘긴다.이렇게 싸구려로 전락한 영혼은 여당에 갖은 찬사를 늘어놓는다. 국내 유수의 한 일간지는 그 대표격이 될 만하다. 민주당이 '이타적 공감 능력을 갖췄다'라느니 '남북 화해와 사회적 약자 보호 정책은 유권자 다수가 동기를 이해했다'라느니 보는 이의 얼굴을 화끈거리게 한다. 이 정권의 '묻지마 퍼주기'를 '이타적 공감 능력'으로, '북한에 저당잡힌 안보'를 '남북 화해'로, '후대에 빚을 떠넘기는 당대의 도덕적 파탄'을 '사회적 약자 보호'로 둔갑시키는 언어의 타락 아닌가.총선에서 국민이 집권 세력의 국정운영 결과를 평가하는 '회고적 투표' 대신 미래를 바라보는 '전망적 투표'를 했다는 해석도 마찬가지다. 일견 그렇게 보인다. 경제 파탄을 초래한 '소주성', 에너지 수급 교란을 몰고 올 탈원전, 대북 유화정책과 그 결과물인 북한의 사실상 핵보유국화, '평등·공정·정의'를 외치면서 뒤로는 그 반대로 갔던 위선 등이 '결과적'으로 심판받지 못했으니 말이다.과연 그런가. 개탄스럽게도 문재인 정권과 그 추종자는 그렇다 쳐도 반문(反文)과 보수를 견지해온 지식 분자들까지 그렇게 믿는다는 사실이다. 대중이 어떤 결정을 하든 '위대한 국민의 현명한 뜻'으로 떠받드는 속물 민중주의이다. 이렇게 우리 사회는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존재들로 멍이 든다.잘 보자. 지역구에서 민주당은 163석, 통합당은 84석을 얻었다. 더블 스코어 차이다. 그러나 득표율을 보면 다른 그림이 나온다. 민주당은 49.9%, 통합당은 41.5%로 격차는 8.4%포인트이다. 작지 않지만 그렇다고 큰 격차도 아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문 정권의 실정에 대한 심판과 속물 민중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야당 심판'이 길항(拮抗)하고 있었다는 얘기다.그런 점에서 '전망적 투표' 어쩌고저쩌고 하는 해석은 통합당의 41.4%를 허수(虛數)로 뭉개버린 편의적·소망적 해석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루쉰(盧迅)의 '아(阿)Q'식 '정신 승리'라고 비웃고 싶은가? 분명히 해 두건대 기자는 '회고적 투표'가 이겼다고 하지 않았다. 이번 선거 결과를 '전망적 투표'로 몰아가는 게 아전인수이며 '야당 심판' 못지않게 '정권 심판'을 갈망한 국민도 많았다는 것이다.그러나 진 것은 진 것이다. 그게 보통선거 민주주의이다. 이는 언제든 중우(衆愚)정치로 전락할 수 있다. 보통선거의 주체인 '민'(民)은 '현명한 국민'이 되기도 하지만 '어리석은 군중'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나라를 망친 정치 세력들이 선거로 집권하거나 선거 이외의 방법으로 집권한 뒤 선거로 그 정당성을 추인받은 현대 민주주의 역사가 말해주는 바다. 이 나라의 민은 어느 쪽일까. 앞으로 문 정권이 어떤 길을 가느냐가 결정해줄 것이다. 지난 3년과는 반대로 가면 '결과적'으로 현명한 국민, 그렇지 않으면 어리석은 군중이 될 것이다. 참 처량하게 됐다. 어느 쪽이 될지 가늠케 하는 '신호'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여당의 비례대표 정당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당신의 거취를 묻는다"고 하고, 조국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기소된 범여 비례대표 정당 당선자는 검찰과 언론을 향해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도록 갚아주겠다"고 한다.

2020-04-21 06:30:00

[관풍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놓고 “소득 하위 70%” “전국민 대상” 여야 계속 엇갈린 목소리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놓고 "소득 하위 70%" "전 국민 대상" 여야 계속 엇갈린 목소리. 명색이 '긴급지원금'인데 계속 밀고당기다 어디 코로나 사태 끝나기 전에 결정 나겠어?○…미래통합당, 총선 끝나고 닷새 지나도록 비상대책위 구성 등 수습책 놓고 신경전. 불난 집에서 정신 똑바로 차리기가 무리이지만 돌아가는 꼴 보니 참패한 이유가 보이네.○…국토부, 고객으로 가장해 서비스만족도 조사 응답한 코레일 직원 무더기 적발하고 검찰 수사 의뢰. 성과급 몇 푼 더 받겠다고 조작·왜곡하는 대한민국 공공기관의 수준.

2020-04-21 06:30:00

[야고부] 품앗이

[야고부] 품앗이

사람 인(人)자가 서로 기댄 형상인 것처럼 사람은 서로 의지하며 살아간다. 아무리 잘난 사람도 혼자서는 살기 어렵다. 선사시대부터 인류는 서로 힘을 모으지 않으면 사냥을 하는 것도, 농사를 짓는 것도, 집을 짓는 것도, 외침을 막아내는 것도 어려웠다. 그래서 공동체를 만들고 나라를 세웠을 것이다. 현대인이라고 다를 바 없다. 알게 모르게 타인의 도움을 받고 또 남을 도우며 살아간다. 인생은 품앗이인 것이다.품앗이는 인본주의 정신이 담긴 우리의 미풍양속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빛을 발하는 오랜 상호부조의 문화이다. 특히 노동력 수요가 집중되는 농촌 사회의 봄가을 농번기가 그랬다. 이웃의 일손을 빌리지 않고는 무슨 일이든 해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서로의 노동력을 빌려쓰고 또 되갚는 방식의 품앗이가 생긴 것이다. '품'은 일을 뜻하고 '앗이'는 교환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경북도가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돕기 위한 농산물 팔아주기가 큰 호응을 얻었다. 이른바 '농산물 품앗이 완판 운동'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판매 현장에 직접 뛰어들고, 모든 공공기관이 동참했다. 경북도 쇼핑몰인 '사이소'에서 할인 판매를 하고, 유튜브 채널 '보이소TV'에서도 농산물 완판 운동을 펼쳤다. 깊어가던 농어민들의 시름이 많이 해소되었을 것이다.'달빛동맹' 병상 나눔으로 광주에서 치료를 받던 대구 코로나 확진자들이 지난주 초 모두 퇴원했다. 코로나 확진자 폭증으로 대구에 병상이 부족하다는 소식에 광주의 여러 기관단체가 대구 환자들을 받아들여 치료한 지 40일 만이었다. 집으로 돌아간 대구 환자들은 광주에 감사의 메시지를 남기고 참외를 선물로 보냈다. 광주에 어려움이 닥치면 대구가 또 그렇게 할 것이다. 영호남 품앗이에 다름 아니다.정치도 품앗이다. 무한한 여당도 영원한 야당도 없다. 여야가 서로 건설적인 비판은 하되 국민을 위한 상생의 정치를 한다면, 여야의 입장이 뒤바뀌어도 사생결단의 대립은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가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그렇다. 코로나 전염병 대란 속에 모처럼 불꽃이 되살아난 영호남 달빛 품앗이 정신이 보수와 진보, 야당과 여당, 동쪽과 서쪽으로 극명하게 갈린 정치판에 사그라들까 걱정스럽다.

2020-04-20 19:37:14

[야고부] 야당 복

[야고부] 야당 복

요즘 미래통합당의 심경을 한마디로 축약하자면 '멘탈 붕괴'일 듯하다. 이번 총선 결과는 가히 궤멸적 패배다. 게다가 2016년 총선, 2017년 대통령선거, 2018년 지방선거에 이은 네 번째 패배다. 물론 지역구 전체 득표율 면에서 통합당이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지는 않았다. 지역구에서 민주당과 통합당이 얻은 총득표 수는 1천434만 표 대 1천191만 표로 243만 표 차이가 났을 뿐이다. 득표율도 49.9% 대 41.5%로 8.4%포인트(p)에 불과하다.하지만 양당이 얻은 지역구 의석은 163 대 84로 거의 더블 스코어다. 승자독식 구조인 소선거구제도 때문이다. 3%p 이내 박빙 승부로 당락이 엇갈린 선거구가 24곳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할 때 통합당이 부동층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다면 양상은 지금과 사뭇 달랐을 것이다.통합당은 지금 앞이 안 보일 수 있다. 짚어보자. 30~35%에 이르는 소위 '콘크리트' 지지층은 여전했고 TK·PK도 거의 석권했다. '보수 분열=필패'라는 위기의식에 따라 보수 대통합으로 외연도 확장했다. 그런데도 선거에서 크게 졌다. 이유는 많다. 정권 심판론보다 야당 심판론이 득세한 점, 코로나19 사태가 경제 실정 등 여타 이슈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점, 선거 막판 막말 악재가 터져나온 점 등등.하지만 모두가 표면적 접근일 뿐이다. 보다 심층적인 이유는 인구 구조의 변화다. 우리나라 인구는 보수세력이 선거에서 이기기 힘든 구조로 차츰 변하고 있다. 진보 진영 지지자들이 늘고 있다는 말이다. 이들에게는 조중동 등 레거시 미디어의 어젠다 세팅이 먹혀들지 않는다. 극우세력과의 공동전선 구축은 강경 지지층에게만 유효했을 뿐 중도층 마음을 떠나게 만들었다.변화하는 인구 구조에 대응할 비전과 전략을 만들지 못하면 통합당은 향후 선거에서도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 모든 악재들을 웃도는 가장 큰 문제가 있다. 보수 내부 모순에 대한 둔감함이다. 하지만 통합당은 여전히 사태 파악을 못하고 있는 듯하다.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복' 하나는 타고났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당명 바꾸는 식의 '쇼'가 해법의 전부라면 집권 여당의 야당 복은 계속될 것이다. 사람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해법의 출발은 거기서부터다.

2020-04-20 06:30:00

[관풍루]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내 친구’라 칭하며 총선 승리 축하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내 친구'라 칭하며 총선 승리 축하. 설마 '친구'에게 '승리 축하'로 풍선 띄워 방위비 분담 왕창 떠안길 장삿속은 아니죠?○…육군 본부, 현역 장성 관사 닭장 만들기 병사 동원 민원 제기에 감찰 진행 뒤 징계 의뢰. 제대 군인, 다음 차례는 병사들을 닭장 보초 서기와 닭 모이 잡기에 동원하겠군.○…대구 코로나19 환자 지난 10일에 이어 17일 다시 '0'명 발생의 '신기록' 작성. 대구시민, '신천지' 교회로 얻은 대구의 코로나19 오명을 '신기록' 행진으로 씻읍시다!

2020-04-20 06:30:00

[매일칼럼] 코로나 환란, 우리 삶을 바꿀까?

[매일칼럼] 코로나 환란, 우리 삶을 바꿀까?

소나기가 그치면 해를 볼 수 있을까? 그런데 이 비가 소나기가 아니라면, 기후변화에 따라 연중 내린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불행하게도 코로나19 팬데믹을 이렇게 인식해야 할지 모른다.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구촌이 신음하고 있다. 210여 국가에서 수백만 명이 확진되고, 십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감염 확산은 실물경제 위축으로, 글로벌 경제위기로 치닫고 있다. 기계가 멈추고 일자리는 사라지고 있다.한국의 경우 큰 불길은 잡혔다. 하지만 불씨는 남아 있다. 해외 감염자 유입과 산발적인 지역사회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백신 개발에 희망을 걸고 있지만, '희망고문'일지 모른다. 백신이 개발돼 2~3년 뒤 코로나19가 종식돼도 그땐 다른 바이러스가 출현할 수 있다.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2020년 코로나19…. 새로운 바이러스들이 5~6년 주기로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지구에는 170만 가지 이상의 바이러스들이 야생동물을 숙주로 생존하고 있다. 인간의 탐욕이 생태계를 훼손하는 순간, 바이러스는 인간을 역습한다. 메르스, 코로나19가 그런 사례다.코로나19 팬데믹은 값진 교훈을 주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욕망의 전차'를 잠시 세웠다. 그 멈춤에서 우리는 '질주의 삶'을 되돌아본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지향하는 사회구조, 경쟁과 효율만을 좇는 사회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가져본다. 우리 이대로 살아가도 될까?코로나 사태는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기도 했다. 각자도생이 아닌 연대와 이타심이 작동하는 사회가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지켜봤다. 어쩌면 인간은 이기적 존재가 아닐지 모른다. 자가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발현된 책임과 배려, 의료진의 눈물겨운 사투, 공무원의 투철한 사명감, 마스크 한 개라도 나눠 쓰려는 빛나는 시민의식은 심장을 뜨겁게 했다. 프랑스 석학 자크 아탈리는 설파했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함께 살아가는 모든 존재, 모든 타인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이타주의를 통해서 21세기 유토피아가 가능하다"고.코로나 사태는 '국가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했다. 시장자유주의에서도 정부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을 뼈저리게 체험했다. 재난상황에서 공공의료, 사회보험, 공적부조의 가치는 빛났다. 이념의 틀에 갇힌 기본소득은 공론의 장에 올랐다.총선은 끝났다. 다시 코로나 국난 극복에 총력을 기울일 때다. 정부와 21대 국회는 시민사회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감염병 시대의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 뉴 노멀의 핵심은 물리적 거리두기를 하면서도 경제활동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사회구조와 노동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가 '드라이브 스루 검사'라는 '새로운 표준'을 만든 것처럼 지금은 담대함과 상상력이 필요하다.경제활동, 학교생활, 종교생활, 정치집회 등 모든 일상이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 학교 수업 혁신(온·오프라인 수업 병행, 2부제 수업), 노동환경 혁신(재택근무 및 유연근로제 확대, 사무실 및 작업장 구조 개선) 등을 통해 밀집도와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어떤 환경, 어떤 집단이 감염병에 취약한지 분석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재난은 사회적 약자에게 더 가혹하다. 바이러스는 만인에게 평등하지만, 사회적 환경은 만인에게 평등하지 않다. 2020 봄은 새로운 미래의 시작이다.

2020-04-19 15:30:00

[야고부] 통합당의 ‘네 탓’

[야고부] 통합당의 ‘네 탓’

카스트로 정권 전복을 위해 쿠바인 망명자 1천500명을 쿠바 피그만(灣)에 침투시킨 미국 케네디 행정부의 '피그만 작전'(1961년 4월 17~19일)은 처참하게 실패했다. 예상했던 반(反)카스트로 민중 봉기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정보 누출로 침공군 100여 명이 죽고 1천200여 명이 포로가 됐다.침공 실패 이틀 후인 21일 케네디는 기자회견에서 '작전'을 시인했다. 이에 한 기자가 왜 침공 실패 후 국무부는 말문을 닫고 있었느냐고 묻자 케네디는 이렇게 답변했다. "승리에는 아버지가 100명이나 되지만 패배는 고아일 뿐이라는 옛말이 있습니다."(There's an old saying that victory has hundred fathers but defeat is an orphan) 그러나 케네디는 이런 말로 정부의 침묵을 변명하지 않았다. "추가적인 발표나 구체적 논의를 한다 해서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 내가 이 정부의 최종 책임자이기 때문입니다"라며 모든 것이 자신의 책임임을 인정했다.'승리=아버지 100명, 패배=고아'는 그 후 정치학 사전에 등재될 만큼 유명해졌는데 재미있는 것은 이게 케네디가 만든 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1951년 독일 장군 에르빈 롬멜을 영화화한 '사막의 여우'에도 이 말이 나온다. 영화 속에서 독일 장군 게르트 폰 룬드슈테트는 롬멜(제임스 메이슨 분)에게 "꼭 기억하라"며 그렇게 말한다.하지만 이것도 원조는 아니다. 언어학자 윌리엄 사피어에 따르면 '진짜 원조'는 무솔리니의 사위이자 외무장관이었던 치아노의 1942년 일기에 그 말이 있다고 한다. '잘되면 내 탓, 못되면 네 탓'은 동서양에 공통인 모양이다.21대 총선에서 통합당이 참패한 원인을 놓고 온갖 소리가 난무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 사퇴 후 당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케네디의 말과 반대로 패배에 '100명의 아버지'가 나타난 꼴이다. 그런데 그 아버지는 '친아버지'가 아니다. '네 탓'만 있거나 '내 탓'인 척하지만 실제로는 '네 탓'인 말들만 난무한다. 차명진 의원에 대한 '막말 탓'도 마찬가지다. 여의도연구원이 그 막말 때문에 수도권 20~30곳의 당락이 바뀌었다고 했다는데 어찌 참패가 '막말' 때문만이겠나.

2020-04-17 19:03:08

[야고부] 길 없이 갇힌 대구경북

[야고부] 길 없이 갇힌 대구경북

30년 넘게 산을 탄 대구의 한 산악인이 있었다. 60대에 북미 최고봉 맥킨리 등정도 하고 세계 최고봉 중국 초모랑마(에베레스트) 등반에도 나섰다가 고령에 주변 만류로 중도 포기한 그는 죽음에 이를 때까지 백두대간과 낙동정맥 등 국내의 산을 주말마다 찾았다. 그런 그의 가방 속에 빠지지 않는 물건이 있다.나침반과 산악 지도이다. 특히 그가 이들 두 가지 외에 낯선 산행에서 한 가지 더 챙기는 일이 있다. 바로 산짐승이 다니는 길이다. 보통 눈으로는 알 수 없지만 그는 잘도 살피곤 했단다. 뒷날 그는 이유를 밝혔다. 산에서 길을 잃어 나침반과 지도로도 어쩔 수 없으면 숲속 짐승이 다닌 길을 따라가면 살길을 찾는다고 했다.길을 잃는 일은 낯선 산속이 아니라도 일어나곤 한다. 15일 끝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드러난 대구경북의 결과가 그렇다. 침체된 지역 발전을 위해 어느 쪽으로 가면 좋을지를 알려주는 훌륭한 나침반과 지도가 있었지만 두 물건을 써보지도 않고 방향을 틀어잡았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의 보수 색채 정치 세력만을.대구 12석, 경북 13석 중 24석을 통합당에 몰아줬다. 그나마 대구 무소속 당선인 1명도 통합당 복당을 공약한 만큼 사실상 대구경북 25석 모두 헌납한 꼴이다. 오랜 세월 특정 정파에만 던지는 몰표가 얼마나 위험하고 지역 활력 복원과 발전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거듭된 앞선 선거로 배웠음에도 말이다.같은 경상도 울타리의 울산과 부산, 경남의 선거 결과와 비교하면 대구경북에서 나부끼는 한 가지 색깔의 깃발은 25석이라는 적지 않은 수에도 너무 초라하다. 울산이 6석에서 1석을, 부산은 18석에서 3석을, 경남은 16석 가운데 무소속 1석을 뺀 3석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 나눠준 투표가 차라리 돋보인다.코로나19로 '밖에서' 갇힌 대구경북은 이번 총선으로 다시 한번 세상과 통하는 길과 문을 '안에서' 봉쇄한 것이나 다름없다. 설사 산속에서 나침반과 지도가 있다한들, 고장 나거나 쓰지 않으면 소용이 없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숲속의 짐승길을 찾아 살길을 열 대구경북도 아닐 터이니 더 암담하다. 그래서 바라노니, 염치없지만 낙선한 민주당 후보 여러분, 부디 힘을 내어 대구경북을 생각하소서. 스스로와 다음 선거, 그리고 대구경북을 위해서라도.

2020-04-17 06:30:00

[관풍루] 4·15 총선 결과 여야 위성정당 비례의석 80% 독차지한 반면 군소정당은 고작 서너 자리 우수리 신세

○…4·15 총선 결과 여야 위성정당 비례의석 80% 독차지한 반면 군소정당은 고작 서너 자리 우수리 신세. 비례대표 투표용지 역대급으로 늘려 놓고 이름 올린 것으로 만족….○…심상정 정의당 대표, 총선에서 6석으로 현상 유지에 그치자 "더 많이 당선시키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며 울먹여. 위성정당 나온다고 했는데도 선거법 개정 야합한 자업자득.○…코로나 직격탄 맞은 상인 돕기 '착한 임대료' 참여율 보니 대구 12.6%, 경북 10%로 전국 최하위권. 어려울 때 서로 돕고 살아야 형편 풀리고 웃을 때 기쁨도 두 배.

2020-04-17 06:30:00

[청라언덕] 늦은 후회의 대가

[청라언덕] 늦은 후회의 대가

인간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대표적인 수단은 '당근'과 '채찍'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어떤 때 당근을 쓰고 채찍은 언제 써야 하는 지다.최근 한 심리보고서는 당근과 채찍의 사용 시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목적이 시간상으로 멀리 있을 때는 당근을, 가까운 시제에 놓인 목적을 위해서는 채찍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어린 아들과의 약속을 예로 들자. 10년 뒤 아들이 좋은 대학 가기를 희망한다면 '만약 명문대학에 입학할 경우 스포츠카를 한 대 사줄게'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먼 미래를 위한 동기 부여는 그에 상응하는 달콤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반대로 당장 밥상머리에서 반찬 투정을 중단시키고 싶다면 혼을 내야 한다. 밥투정은 나쁜 것이고 반복되면 강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각인시켜야 한다. 먼 미래의 일은 '보상'을, 가까운 시점의 변화 유도는 '제약'을 둬야 효과적으로 타인의 행동을 유도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이 같은 논리는 사람들의 심리로 돈을 버는 보험업계가 즉각 도입했다. 각종 보험 상품의 광고에 적용한 것이다. '먼 미래에는 보상이 따라야 한다'는 조항은 종신보험, 연금 상품 등에 활용했다. 10년 이상 후에 수급할 수 있는 상품의 광고에는 모두 '가입 후 큰 결실을 보게 된다'는 식의 스토리가 있다.빠른 시일 내에 가입을 유도하는 상품은 암·상해보험이 대표적이다. 이들 광고에는 '당장 상해보험을 들지 않으면 큰일 난다'는 식의 위기감 고취가 반드시 저변에 깔려 있다.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대패했다. 결과적이지만 '당근과 채찍'의 논리와는 반대로 선거운동을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우선 통일이나 대북 문제 같은 먼 미래의 사안에는 달콤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오히려 반대와 비난으로 일관하며 '당근'을 제시해야 할 때 '채찍'을 들었다. 대북 문제와 관련해 통합당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면서 '통일 문제에 있어서만은 우리와 함께하면 여권이 제시한 그림보다 훨씬 더 큰 열매를 거둘 수 있다'고 달콤하게 접근했으면 결과가 어땠을지 궁금하다.'채찍' 전략이 주효했던 선거 직전일인 14일에는, 유권자에게 각인시켜야 할 위기감 조성을 엉뚱하게 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세월호 막말 논란'을 벌인 차명진 후보를 '더 이상 우리당 후보로 보지 않는다'며 내부 징계를 거듭 강조했다. 투표일 직전 유권자를 상대로 들어야 할 '채찍'을 내부에 휘두르며 상대 진영의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황 대표는 15일 개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선거 패배를 시인하고 대표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사퇴의 변을 통해 그는 "우리 당이 국민께 믿음을 드리지 못했다. 국민을 만족스럽게 하지 못했다"며 그제야 선거 전략이 잘못됐음을 시인했다.황 대표가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으나 선거 결과는 결코 바뀌지 않는다.앞으로 여권은 무려 180석의 의석을 무기로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국정 운영에 커다란 날개를 달게 됐다.반대로 통합당이 그토록 주장해 왔던 '견제와 균형' 논리와 '정권 심판론'은 소리 없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정계 개편 바람 속에서 당을 해체해야 할 상황과도 직면할 수 있다.후회와 깨달음이 조금 늦은 대가로는, 통합당 입장에선 너무 큰 타격이다.

2020-04-16 17:22:49

[관풍루] IMF 코로나 대유행 영향으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2.2%에서 -1.2%로 대폭 하향 조정

○…IMF 코로나 대유행 영향으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2.2%에서 -1.2%로 대폭 하향 조정. 정부, 가뜩이나 울고 싶은데 뺨 때려주니 고맙소이다.○…문재인 대통령 선거 전날 "추경 기다리지 말고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자 미리 신청 받으라" 지시. 야당의 '문 정부 폭주 저지'가 여당의 '코로나 국난 극복'에 묻힌 이유.○…감사원,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타당성 감사 결과 발표 총선 이후로 미뤄. 정권 눈치 안 살피고 '살아있는 권력'에 날 세우던 검찰 무너지는 꼴 봤으니.

2020-04-16 06:30:00

[야고부] 밥값하라! 국회의원

[야고부] 밥값하라! 국회의원

우리 민족은 밥을 하늘로 섬겼다. 밥상에서 밥 한 톨이라도 흘리면 야단맞을 정도였다. 밥값을 하는 것을 삶의 덕목으로 여겼다. 반대로 밥값을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했다. "밥벌레" "밥도둑" 같은 말을 듣는 것은 수치였다. 성철 스님은 수시로 "부처님 밥값을 내놓아라"며 선방에서 정진하는 수좌들을 경책했다.대한민국에서 밥값 못하기로는 국회의원이 일등이지 싶다. 국회의원이 누리는 혜택·특권은 상상을 초월한다. 국회의원 연봉(세비)은 월 급여와 정근수당, 명절 휴가비, 각종 지원 경비를 합쳐 2억3천만원이 넘는다. 국회 의원회관에 148㎡(45평) 규모의 사무실을 제공받고 보좌관 7명, 인턴 2명을 둘 수 있다. 연간 4억8천만원에 이르는 이들의 월급 역시 나라에서 지급받는다. 국회의원 1명에게 해마다 들어가는 세금이 7억1천만원을 훌쩍 넘는다.경제적 혜택 외에도 국회의원은 100여 개의 특권을 누린다. 대표적인 것이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이다. 임기 4년 동안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 회기 전에 체포 또는 구금된 때엔 현행범이 아닌 한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회기 중 석방되는 특권도 있다.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대해 국회 밖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 면책특권도 갖고 있다. 국회가 매번 특권을 없애거나 개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아직 제자리다.누구나 부러워하는 혜택·특권을 국회의원에게 주는 이유는 명확하다. 국민을 대표해서 법률 제정 등 일을 잘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4년 임기 동안 국민이 낸 세금 28억원을 쓰면서도 밥값을 못하는 국회의원이 숱하게 많다. 작년 말 리얼미터의 20대 국회 의정 활동 평가 조사결과 잘못했다는 부정 평가가 77.8%로 잘했다는 긍정 평가(12.7%)를 압도했다. 오죽하면 국회의원을 조직폭력배 등에 비유한 유머들이 쏟아져 나오겠나.4·15 총선을 통해 21대 국회의원 300명이 뽑혔다. 선량(選良)이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도록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국회의원이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국회의원이 의무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채 혜택·특권만 누린다면 국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밥값도 못하는 국회의원, 국민은 그만 보기를 원한다.

2020-04-16 06:30:00

[데스크칼럼] 코로나와 권영진

[데스크칼럼] 코로나와 권영진

권영진 대구시장의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천지교회에 대한 늦은 대응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불렀고, 긴급생계자금 등 지원금 지급 기준 및 시기도 서민들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컸다.최근엔 신천지 및 신천지 신도였던 대구 첫번째 확진자에 대한 구상권 청구 입장을 두고 신천지 뒤로 숨으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방역 실패 등 대구시의 코로나19 전반적인 대응 실패의 책임을 신천지에 떠넘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한때는 권 시장과 신천지와의 유착 의혹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의료진 수당, 소독업체 등 대금, 저소득층 쿠폰 지급 문제에 대한 논란도 뜨겁다.코로나19 사태를 진두지휘해온 대구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심화되는 변곡점이 된 대구시의회 사태도 있었다. 25, 26일 시의회에 참석했던 권 시장의 갑작스런 퇴장과 쓰러짐을 두고 온라인 등에선 '정신 나간 거 아니냐', '쇼를 한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이후 시장은 퇴원한 뒤에도 정례브리핑 등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돌이켜보면 온통 시행착오와 판단미스, 대응 실패 등 잘못한 거 투성이인 거 같다. 신천지에 대한 초기 대응만 좀 더 빠르고 강력했더라면 대구가 코로나19 때문에 이렇게 고생을 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좀 더 꼼꼼하게 지원금 지급 기준을 잡았더라면 한 명이라도 더 도움을 받았을 수 있다.그런데,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했더라면' 확산을 막았을 수도, 더 많은 사람이 더 빨리 지원받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처음이었다.정부도, 전세계도 마찬가지였다. 갑자기 확산되는 코로나19 앞에 제대로 손을 쓰지 못했다. 어찌할 바 몰라 헤매고 있는 건 선진국들이 더 하다.다소 늦었지만 시는 신천지교회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했고,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아이디어 수준의 드라이브 스루 검사 방법을 과감히 도입, 코로나19 검사를 선순환구조로 돌렸다. 사태 초기 의료계와의 신속한 협의를 통해 지역의 모든 대형병원들이 일찍부터 코로나19 체제로 돌입할 수 있도록 했다. 나아가 기업과 정부의 협조를 호소, 전국 곳곳에 생활치료센터를 마련, 코로나19 중증과 경증 환자를 분리 격리·치료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다.확진자 수치가 급격하게 증가할 게 불 보듯 뻔하지만 신천지 신도, 요양병원 등 고위험군에 대한 적극적인 전수조사에도 나섰다. 시 예산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대구시민의 생계와 생활을 위해 생계자금, 생존자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기도 했다.이틀 뒤면 코로나19 대구 첫 확진자 발생 후 두 달이 된다. 이달 8일(9명)을 시작으로 대구 신규 확진자 수가 8일 연속 한자릿수(0명 포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두 달도 안 돼 대구가 거둔 성적표다.대구시민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코로나19 수칙 준수가 사태 안정화의 일등공신인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의료계의 주체적인 헌신도 단연 수훈갑이다. 그 중심에 지역 의료계 등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과 조언을 적극 받아들이며 코로나 사태와 맞선 대구시와 시장도 있다.달걀을 깨트려 탁자 위에 세운 '콜럼버스의 달걀' 일화가 있다. 세운 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 했지만 세우기 전엔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이다. 뒤에 하면 더 잘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먼저, 처음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설사 좀 깨진 부분이 있더라도 잘한 건 잘한 것이다.

2020-04-15 20:51:08

[관풍루] 북한, 김일성 생일이자 남한 총선을 하루 앞둔 14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추정) 발사

○…북한, 김일성 생일이자 남한 총선을 하루 앞둔 14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추정) 발사. 그래도 '삶은 소대가리'가 '성난 황소'로 바뀌지 않을 것이 뻔하니….○…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범여권 180석'이란 총선 발언과 관련, 여당 내에서도 비판 나오자 수습에 안간힘. '보수 선거 승리'의 '공신'이 될까 봐 진땀 나는 모양.○…대구 첫 코로나19 확진자인 신천지 31번 환자의 언행에 지역사회 또다시 출렁. 두 달째 병상에 공짜로 누워 시국을 쥐락펴락하니 그만하면 비례대표 1번 후보감.

2020-04-15 06:30:00

[시각과 전망] 투표장에 가야 하는 이유

[시각과 전망] 투표장에 가야 하는 이유

핑계 대기 딱 좋은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총선이 치러지다 보니 그렇다. 가뜩이나 심란한데 굳이 마스크 쓰고 집을 나서 줄까지 서서 한참을 기다린 뒤에 딱히 마음에 드는 후보도 없는데 투표를 하려니 썩 내키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저마다 자신이 금배지를 달고 여의도에 입성하면 세상을 바꿀 듯이 확성기에 외쳐대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세상에 저렇게 욕을 먹는데도 불구하고 제 돈까지 써가며 굳이 그 일을 하겠다고, 자기만큼 잘 하는 사람이 없으니 제발 잘 봐달라고 나서는 직업도 없으리라.그러나 총선을 오매불망 기다리던 사람들도 많다. 현 정부와 여당을 심판하자는 사람들이다. 새 시대의 희망을 품고 정권을 맡겼더니 살림살이는 나아진 게 없고 제 몫 챙기기에 바쁘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며, 이제라도 혼쭐을 내주자는 사람들이다. 물론 반대쪽도 있다. 제대로 힘을 실어주지 못해 마음껏 정책을 펴지 못했는데, 힘 있는 여당을 만들어 제대로 된 개혁과 정치, 경제 발전의 토대를 닦아주자는 사람들이다. 저마다 생각이 다르고 지향점이 다른 만큼 누가 옳고 그르고는 논할 바가 못 된다.게다가 특정 정당의 공약이나 정책이 잘못된 사상적 바탕에서 출발한 만큼 과정도 정의롭지 못하고, 결과도 국익에 이롭지 못할 것이라는 식의 논리적 근거 위에 판단하는 사람은 드물다. 부동산 정책이 오로지 세금 긁어내려는 수작이라며 욕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집값 좀 제대로 잡아달라고 하소연하는 사람도 있다. 대학입시에서 수시가 맞다는 사람과 정시가 답이라는 사람은 어느 쪽의 정의롭거나 부정해서가 아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볼 때 무엇이 유리한지 따져 그에 부합하면 옳고, 그런 정책을 펴는 정당은 우리 편이다. 당장 내게 손해가 올지언정 대의에 맞으니 그 정당을 지지한다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게 사람이고 국민 정서이며, 이를 반영한 것이 선거다.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저서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한 장을 할애해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무지하다'고 갈파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들이 자신의 무지를 헤아리는 경우가 드문 이유는,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친구들로 가득한 반향실(소리가 울리는 방)과 자기 의견을 강화해 주는 뉴스피드(News Feed) 안에만 갇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믿음은 계속해서 공고해질 뿐 도전받는 일이 거의 없다.'선거는 세상에서 내가 어디쯤 자리 잡고 있는지 확인시켜 주는 소중한 기회다. 자신이 찍은 후보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 행여 선거에서 졌다고 해서 자신이 틀렸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그와 반대도 마찬가지다. 내 후보가 졌다고 해서 그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모두 멍청이라는 생각도 틀렸다. 그 반대 역시 마찬가지다.비록 제 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사람들을 어쩔 수 없이 뽑아주는 행위처럼 여겨질 수도 있고, 그저 내 잇속에 유리한 사람을 뽑는 낯 간지러운 행사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선거에는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자신이 어디쯤에 위치하는지 어슴푸레 짐작이라도 할 수 있다. 그렇게 좌표 설정이 이뤄져야 온전한 방향 제시가 가능하다. 그게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내 목소리만이 옳다고 무한 반복으로 메아리쳐대는 반향실에서 빠져나와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어봐야 다음 발걸음을 어디로 내디뎌야 할지 조금은 더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것이 선거다.

2020-04-15 06:30:00

[야고부] 코로나와 총선

[야고부] 코로나와 총선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미디어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인물을 꼽자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다. 코로나 사태가 북미 지역으로 확산하자 이들은 코로나 방역의 최일선에 등장해 매일 언론 브리핑에 나서고 있다. 전 세계에서 미국이 가장 많은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를 내고 있는 데다 뉴욕주는 '미국판 우한'으로 불릴 정도로 피해가 큰 지역이라는 점에서 이 두 정치인의 입을 주목하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다.특히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시는 한마디로 코로나의 '핫 스팟'이다. 800만 명이 넘는 뉴욕시의 인구는 서부 최대 도시 LA의 두 배다. 14일 기준 확진자 9만2천여 명, 사망자 7천349명을 기록했다. 뉴욕주 62개 카운티로 범위를 넓히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확진자가 모두 20만 명에 가깝고 사망자도 1만 명을 넘겨 미국 전체 확진자의 약 45%, 사망자의 33%가 뉴욕주에서 나왔다. 확진자 수만 보면 스페인(16만9천496명)과 이탈리아(15만9천516명)보다 더 많다.'엠파이어 스테이트'라는 별명을 가진 뉴욕주 면적은 14만㎢로 남한 면적의 1.5배에 이른다. 인구 약 1천980만 명에 2018년 기준 명목 GDP가 1조7천억달러로 한국과 비슷하며 1인당 국민소득은 8만5천746달러로 세계 2위를 자랑한다.하지만 뉴욕주는 흑인·히스패닉 인구 비율이 51%에 이를 정도로 다인종·다문화 지역이다. 특히 '멜팅 팟'(melting pot)으로 불리는 뉴욕시는 빈부 격차나 교육 수준 차이가 심각하다. 이번 코로나19 사망자의 62%가 이들 소수민족인데 그제 CNN방송이 미국 내 확진·사망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마이너리티와 저소득층의 문제를 제기한 것도 뉴욕시로 대표되는 현대사회의 양극화 문제를 코로나19를 통해 짚어본 것이다.코로나 이후의 세계에 대한 전망 등 학자들 논의 또한 활발하다. 코로나 위기가 인류에 미치는 정치·경제적, 사회적 불확실성과 인간 심리에 미치는 영향 등을 통해 불안한 미래와 소득·복지 등 새로운 위험 분배 구조에 대한 해법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한국의 총선도 코로나바이러스가 몰고올 시대 변화에 대한 성찰과 우리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방향타라는 점에서 의미 깊은 정치 이벤트다.

2020-04-14 19:53:48

[취재현장] 온데간데 없는 선거

[취재현장] 온데간데 없는 선거

지난해 가을 어느 저녁 식사 자리가 지난달부터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분명히 우연이었다. 그날 소속 정당이 다른 두 국회의원과 밥을 먹었다. A의원은 마주 앉은 B의원에게 "대구를 위해 형님 같은 분이 21대 국회에도 계셔야 합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B의원은 "A의원이 대구를 위해 한 번 더 일해줘야지"라고 화답하면서도 "홍 기자, 이런 건 기사 쓰지 마세요. 괜히 양쪽 당에서 해당행위했다고 혼날지 모르니"라고 너스레를 떨었다.두 사람은 공치사를 주고받은 것일지도 모른다. 다만 그 자리 분위기만큼은 진솔했다. B의원이 "오늘 낮에 서울행 KTX에서 A의원 옆에 앉아 간식을 얻어먹어서 한 말은 아니다"는 농까지 했으니.또 다른 이야기이다. 미래통합당 공천 작업이 한창이던 지난달 6일이었다. 그날 대구의 한 의원이 'K형'에게 편지를 썼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다. 그는 공개 편지를 통해 통합당에 낙천한 것으로 보이는 K형을 위로하며, 특정 정당이 '물갈이'라는 명분으로 '텃밭'에서 자행하는 공천 횡포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4년 전 K형을 선출했던 유권자들을 신뢰한다면, 민심정치를 한다고 늘 하던 말이 사실이라면 신기루처럼 물거품처럼 사라지지 않아야 한다. 4년 전 그분들이 오늘 당신이었고 오늘 그분들이 4년 후 또 당신이 되는 일은 이제 멈춰야 한다"며 "K형, 건투를 빈다"고 했다.흐뭇했다. 적어도 기자의 눈에는 그랬다. 이들이 '선수'로 총선이라는 '링'에 오를 모습을 그리니 대구경북(TK) 정치권이 과거보다 한 뼘쯤 자란 기분이 들었다.그런데 막상 선거판이 벌어지자 기자가 목도했던 '아름다운 해당행위', 품격, 격려 등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과거 선거와 마찬가지였다. 역시나 이번 선거도 TK 유권자가 기준으로 삼을 만한 정책 대결은 없었다. 식상하게도 시작도 같았다. 특정 정당의 '막장 공천' 논란이었다. 이후 양상은 창의적이지도 않았다. 진영 대결, 상대의 흠결을 도드라지게 한 네거티브만 기억에 남았으니. 어디에서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내내 고위 공직자 출신 상대 후보의 재산 형성 의혹만 이슈가 됐다. 어디선가는 후보 배우자의 국적 문제, 이와 관련한 막말 논란이 이어졌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누가 대구에 더 오래 살았느냐'를 갖고 충돌했다.서글프다. 민주주의의 축제라는 선거가 이래서는 안 된다.드디어 선택의 시간이 왔다. 오늘 밤이면 이 악다구니도 끝이 날 테다. 그러고는 무엇이 남을까. 당선자에게는 당선증과 영예라도 남겠지만, 지역사회가 얻는 것은? 선거가 할퀴고 간 생채기뿐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감히 상상해본다. 이 모두를 심판해보자는 엉큼한 생각이다.선량(選良)이 되고자 하는 이라면 누구나 이 시기에 대사회적 '가면'을 쓰고 유권자를 만난다. 그럼에도 TK 유권자의 마음을 찢어놓은 자, 지역 경제를 망친 주범을 심판하자는 이, 국가 경제를 망친 정권을 심판하자는 이까지 모두 진짜 '심판의 주체'인 유권자가 심판해보면 어떨까. 허망한 구호에 현혹되기보다 과연 어떤 선택이 TK가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고 밝은 미래를 열어줄지 고민해봄은 어떨까. 누가 지역에 진정성을 갖고 있는 일꾼인지, 어떤 약속이 실천 가능한 것인지 꼼꼼히 살펴봄은 어떨까. 어느 '초인'이 와서 변화를 가져오기를 기다리기보다 앞장서 이끌겠다는 의지를 다져봄은 어떨까.선거 후 앞으로 4년은 우리가 살아가야 할 현실이기 때문이다.

2020-04-14 11: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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