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관풍루] 여야 4당, 김영란법에 이어 청와대·국회의원은 기소대상에서 뺀 '공수처' 설치에 잠정 합의…

○…여야 4당, 김영란법에 이어 청와대·국회의원은 기소 대상에서 뺀 '공수처' 설치에 잠정 합의하자 비판 여론 들끓어. 기를 쓰고 권력 쥐고 금배지 달려는 이유를 알겠네.○…고용노동부,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도 형사처벌하도록 올해 상반기 중 법 개정 추진. 평소에 누구에게든 말 곱게 하고 처신 조심하면 법이 대수이겠나.○…찬반 의견 갈린 '팔공산 구름다리' 문제, 올해 첫 시민원탁회의 의제로 뽑아 끝장 토론한다고. 솔로몬이라면 어떻게 결정할지 꼼꼼히 짚어보는 자리로.

2019-04-25 06:30:00

승무
하얀 고깔에 긴 장삼 너풀너풀, 청띠와 홍띠, 코높은 버선신고 숨죽인 무대위를 사뿐사뿐 걸어가는 춤사위. 우리의 전통춤 승무다. 
얼마전 지역의 한 한복연구소가 마련한 재일동포 위문잔치. 승무를 전수한 한 무용가가 천천히 때로는 빠르게 무대위에서 발걸음을 옮기면 춤을 춘다. 우아하면서도 차분하다. 객석에 흐르는 긴장된 침묵. ‘속세의 번뇌를 뿌리치고 자유와 희망에 대한 욕망’이라고 했다. 혹자는 ‘죽은자의 넋을 위로하는 행위예술’이라고도 한다.

[박노익의 시선] 승무

하얀 고깔에 긴 장삼 너풀너풀, 청띠와 홍띠, 코 높은 버선신고 숨죽인 무대위를 사뿐사뿐 걸어가는 춤사위. 우리의 전통춤 승무다.얼마 전 지역의 한 한복연구소가 마련한 재일동포 위문잔치. 승무를 전수한 한 무용가가 천천히 때로는 빠르게 무대위에서 발걸음을 옮기면 춤을 춘다. 우아하면서도 차분하다. 객석에 흐르는 긴장된 침묵. '속세의 번뇌를 뿌리치고 자유와 희망에 대한 욕망'이라고 했다. 혹자는 '죽은 자의 넋을 위로하는 행위예술'이라고도 했다.

2019-04-24 18:30:00

모현철 정치부장

[데스크칼럼] 대구를 위한 정치는 누가 하나

요즘 대구시민들의 화제 중 하나는 내년 총선 3선 이상 대구 중진 국회의원의 당선 여부다. 4선 의원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수성갑), 주호영 자유한국당(수성을), 유승민 바른미래당(동을) 의원이며, 3선 의원은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달서병)이다. 이들 네 의원의 당은 모두 다르다. 가히 '4인 4당 4색'이라 부를만하다.지난 19대 총선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당시 대구 12명 국회의원은 모두 새누리당(옛 한국당) 소속이었다. 대구는 '작대기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공식이 적용된다는 오명을 들었다. 하지만 20대 총선에서 상황이 바뀌었다. 새누리당 8명, 민주당 1명, 무소속 3명으로 새누리당 아성이 무너졌다. 이 변화의 중심엔 중진 의원이 있었다. 김부겸 의원은 1988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래 대구에서 처음 당선된 민주당 의원이 됐다. 새누리당의 공천파동으로 주호영 의원과 유승민 의원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현재 대구 국회의원의 정당 구성은 민주당 2명, 한국당 8명, 바른미래당 1명, 대한애국당 1명으로 바뀌었다. 일당에서 다당으로 됐다. 대구 정치에 컬러풀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정치 컬러풀 시대'를 맞았지만 시민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 이들 국회의원의 선수를 높여줬지만 대구를 위해서 한 일이 없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대구를 위해서 앞장서서 끌고 나가는 의원이 없다는 비판이 거세다.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들을 크게 키워줬지만 대구는 제쳐두고 중앙정치만 신경쓰다 초선보다 더 일을 안 한 꼴이 됐다는 주장도 있다. 선수로만 보면 각 당에서 대구의 현안에 대해 원내대표단도 설득할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갖고 있는 인재들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너무나 무기력하다. 4선이 되어도 이런데 굳이 선수를 하나 더 늘려준다고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김부겸 의원은 행정안전부 장관을 마치고 2년여 만에 여의도와 대구로 돌아왔지만 지역에서 커지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에 부담을 느낀다. 주호영 의원은 올해 전당대회 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중도에 포기하면서 정치역량에 한계를 드러냈다. 유승민 의원도 지역에서의 활동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어 지역 내 충성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3선인 조원진 의원은 3년 내내 '박근혜 전 대통령'만 부르짖고 있다.이들 네 의원은 정파나 개인의 신념에 따라 각자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시민들은 대구를 살리는 데 같이 힘을 모으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고 싶어한다. 그래야 내년 총선에서 시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중진들은 정파의 이익을 내려놓고 오롯이 대구의 발전을 위해서 자기를 키워준 대구시민들께 보답하는 마음으로 국회에 가서 중진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내년 총선은 지역을 위해서 일을 할 수 있는 일꾼을 뽑는 선거다. 더이상 대구경북(TK) 패싱 당하는 꼴을 지켜볼 대구 시민은 없다. 누가 민주당이냐, 한국당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누가 대구를 위해서 더 일을 잘 할 수 있는가를 볼 뿐이다. 김부겸, 주호영, 유승민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당선이 된다면 5선이 된다. 국회의장 후보감이다. 정치적 영향력이 적지 않게 된다. 중진 의원들이 대구 발전을 위해 더 분발해야 한다.

2019-04-24 17:45:42

석민 선임기자

[석민 선임기자의 Focus On] 최복호패션의 진화적 혁신 전략

1995년쯤으로 기억한다. 3년 간 사회부 신입기자 생활을 마치고, 주간부(당시 매일신문은 전국 일간지 최초로 타블로이드판 주간지 '주간매일'을 발행했다)로 자리를 옮겨 처음 인터뷰한 분이 최복호 선생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예술가적 풍모를 느끼게 했던 첫 인상이 선명하다.그 이후 오가는 행사장에서 가끔 인사를 나눈 것이 전부였다. 이런 저런 소문은 듣고 있었다.최복호 선생, 좀 더 엄밀히 이야기 하면 최복호패션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주)씨앤보코(개인사업자에서 2006년 주식회사 전환)란 이름을 대구테크노파크 스포츠융복합산업지원센터에서 발견하면서였다. 최복호패션과 스포츠융복합산업은 언뜻 서로 생경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 생경함의 융복합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이고, 지역 섬유·패션업계의 침체 속에서 최복호패션이 여전히 살아남은 원동력이란 걸 알게 되었다.1975년 양장점에서 출발한 최복호패션은 시대 변화에 맞춰 꾸준한 혁신을 마다하지 않았다. 시대 상황을 주시하면서도 너무 서두르지 않았고, 과격한 변화를 추진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세상의 파도에 부응했다고나 할까.1980년대 백화점 시대가 열리면서 대구·서울 등지의 백화점으로 진출했고,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다진 내공을 바탕으로 2000년 디지털염색기술 발전을 놓치지 않았다. 화가·조각가·스님 등과 협업하며 디자인을 공동연구·개발하면서 직접 원단 프린트 디자인을 한 것이다. 하나의 디자인을 옷, 가방, 모자, 구두, 넥타이, 스카프 등 생활 속 모든 것에 적용한 셈이다. 이렇게 최복호패션은 현재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됐다.물론 다양한 실험과 도전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한 번의 시행착오가 존립을 위태롭게 할 만큼 무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속적이고 꾸준한 혁신, 이것이 최복호패션의 DNA인지도 모르겠다.스포츠융복합산업지원센터를 노크한 것은 효과적인 전략이자 도전이었다. 패션과 스포츠융복합산업을 연계시킨다는 발상 자체가 혁신적이었다. 최복호패션의 주고객층인 중년 여성에게 걸맞는 스포츠웨어가 없다는 점에 주목한 착안이었다. 기존 고객의 니즈에 충실하면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였다. 더군다나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 리스크도 줄일 수 있었다.이렇게 (주)씨앤보코는 2017년 요가·필라테스·조깅복 등 93점을 개발했고, 2018~2019년에는 비치웨어, 리조트웨어, 간편 여행복 58점을 잇따라 출시했다. 자연스럽게 매출은 늘었고, 10명의 추가 고용을 창출했다.흔히 '혁신'을 이야기하면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를 생각한다. 기존의 것을 부수고 버리긴 쉽지만 새로운 것을 창출하기는 어렵다. 모든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섣부른 '창조적 파괴'는 '참담한 파멸'을 가져올 수 있다. 어쩌면 최복호패션의 변신처럼 세상의 흐름을 타는 '진화적 혁신'이 현실적인 중소기업 혁신전략이라는 생각이 든다.

2019-04-24 16:03:02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TK의 노히트 노런

며칠 전 프로야구 삼성과 한화와의 경기에서 3년 만에 '노히트 노런' 기록이 나왔다. 삼성 투수 덱 맥과이어는 9회까지 128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단 하나의 안타와 점수도 내주지 않았다. 한국프로야구 사상 14번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노히트 노런이 어떤 진기록인지는 과거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1984년 해태 방수원이 제1호를 달성한 이후 정규 리그 경기에서 오직 14명만 이름을 올렸다. 1996년 정명원(현대)의 한국시리즈 노히트 노런까지 포함하면 15명이다. 선동열도 이 고지에 고작 1번밖에 오르지 못했다. 박철순과 최동원도 밟지 못한 영역이다.한국프로야구 38시즌 동안 무안타 무실점 승리가 14번이면 확률상 2.7년 만에 한 번꼴이다. 하지만 이는 그냥 평균치일 뿐이다. 1988년과 1993년, 한 해 두 번씩 기록한 반면 2000년 송진우 이후 국내 투수의 노히트 노런 계보가 끊긴 지는 벌써 20년이다.초점을 상대에 맞춰보면 노히트 노런은 낭패감의 다른 이름이다. 영봉패는 그렇다 쳐도 1루 베이스를 밟은 한화 선수가 고작 3명뿐이라는 것은 비현실적인 그림이다. 이날 한화는 삼성에 23안타로 16점을 내주고 대신 볼넷 1개, 몸에 맞는 볼 1개, 1루수 수비 실책에 따른 진루가 전부였다. 대기록이 두 팀의 명암을 가른 것이다.이런 상황은 야구에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구경북의 처지 또한 대기록의 짙은 그늘에 놓인 신세다. 최적 입지인 경주를 제쳐두고 원전해체연구소가 부산울산의 본원, 경주 분원 구도로 결정된 것도 야구로 치면 사구(死球)쯤으로 보면 된다. 앞서 부산·세종에 귀착된 스마트시티 시범도시 사업이나 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 실패 등도 헛물만 켰다. 정부의 김해신공항 재검토 움직임까지 포함하면 사면초가다.이대로라면 PK만 챙기는 정부의 편향된 결정이 대구경북에 영봉패의 치욕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정치권부터 분발해야 한다. 지금 대구경북은 노히트 노런 대기록에 치여 풀이 죽은 한화 이글스와 같은 처지다. 더 큰 위기의식이 없다면 진짜 대기록의 희생양이 되는 건 시간 문제다.

2019-04-24 06:30:00

[관풍루] 김정은의 '오지랖 넓은 중재자'란 모욕에는 묵묵부답이던 여당과 청와대가…

○…김정은의 '오지랖 넓은 중재자'란 모욕에는 묵묵부답이던 여당과 청와대가 야당 대표의 '김정은 대변인' 발언에는 발끈. 누가 우군이고 누가 적군인지?○…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 "우리 경제 곳곳에 경고음이 들린다"며 "정부 재정 지출을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 정부 곳간이 무슨 화수분인가!○…'허리 통증 호소' 박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 여부 두고 구치소 방문 조사를 하는 등 여권이 고민을 거듭. 안에 있으나 밖에 있으나 걱정은 매한가지….

2019-04-24 06:30:00

이춘수 편집부국장

[시각과 전망] 文정부가 집도하는 문화(文禍)혁명의 끝은

구한말 매천야록(梅泉野錄)을 쓴 황현(黃玹)은 나라가 망해가는 꼴을 보고 "조선은 미친 사람들이 날뛰는 귀신의 나라"라고 했다. 요즘 한국의 돌아가는 꼴도 구한말과 별반 다르지 않다.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에 사로잡힌 문재인 정부 얼치기 좌파들의 국정 농단을 보면 그렇다.문재인 정권은 5월 임기 3년 차를 맞는다. 국민적 환호와 함께 호기롭게 시작한 2년 전의 도전과 꿈은 산산이 부서졌다. 우리 사회엔 긍정과 통합보다는 부정과 적대의 기운이 가득하다. 정권 차원의 역사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온 나라가 둘로 갈라졌다.문 정부는 중앙 권력과 지방 권력을 독식하고 사법부와 언론을 재편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20년 집권의 호언장담이 무색할 만큼 민심은 차갑다. 이른바 촛불 민심으로 타오른 정치 동력과 명분을 2년도 안 돼 소진한 것은 정권 자체의 무능과 무정견 외엔 설명이 불가능하다.그런데 안타깝게도 집권 후 시간이 갈수록 다수 국민의 뜻과 배치되는 선택적 편향이 오히려 더 심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있었던 한미 정상회담의 경우 국격에 흠집을 남길 정도로 형식과 내용에서 총체적 부실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문 정부는 자화자찬이다.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대해서도 문 정부는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애써 강변한다. 국민을 속이는 궤변이다. 남한, 북한 그리고 미국의 근본적 입장차가 확연히 드러났는데도 아전인수식 진단으로 상황을 더 꼬이게 하고 있다. 마치 고장 난 시계를 고칠 생각은 하지 않고 언젠가는 시간이 맞을 것이라 우기는 것과 똑같다.세금으로 급여를 주는 가짜 일자리만 급증하고, 소득세를 내는 진짜 일자리는 급감하고 있는데도 문 정부는 '고용 개선'이라고 우기고 있다. 미세먼지, 산불 등 문제만 생기면 추가경정예산을 퍼붓는 빌미로 삼고 있다.사법부 코드화와 낙하산 인사의 폐해는 과거 어느 정부보다 더 노골적이고 국민의 소리에는 귀닫고 있다. 다음 정부와 미래 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떠넘기는 무상복지를 남발하면서 '민주당 20년 집권론'을 떠들어대고 있다.지난 세기가 특권과 반칙의 100년이라는 황당한 역사관, 자신들만 정의라는 독선으로 문 정부가 펼치는 정책마다 재앙을 잉태하고 있다. 그야말로 문재인 그룹에 의한 문화(文禍)를 국민에게 안겨주고 있다. 마치 중국 마오쩌둥 시절에 있었던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처럼 말이다.과거에는 특정인에 의한 국정 농단과 장막이어서 일거에 제거할 수 있었다. 지금은 세상 변화를 지각하지 못하고 편향된 특정 성향 그룹이 대통령을 에워싸고 있다.권력 핵심에서 독선과 편향이 심해지면서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주장하고 있다. 권력자의 독선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특히 경제가 어려우면 이것은 더 가속화된다. 민심의 바다는 변덕스럽다. 권력의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금방 뒤집기도 한다.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주식 난장판'을 벌여도 '문제 없다'는 게 국민의 눈높이라고 우기는 짓거리나 나라를 엉망진창으로 몰아가면서도 여당 대표란 자가 국회 의석 300석 중 240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국민 무시 발언을 쏟아내는 걸 보면 문재인 대통령에 의한 '문화(文禍)혁명'이 그 끝을 보이는 것 같다.

2019-04-23 17:16:12

서광호 경제부 기자

[취재현장] 일자리 부양을 넘어 산업 구조 전환을 고민할 때

최근 대구 지역 일자리 지표가 개선됐다. 무엇보다 청년 취업자가 늘어난 것이 고무적이다.통계청의 지난달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15~29세 취업자가 전국에선 1.1% 증가한 가운데 대구는 16.2% 늘었다. 3월 기준 대구의 20~29세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는 2017년 -3.0%, 2018년 -8.6%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다가 올해 14.2% 증가로 반전됐다.이는 정책을 청년에 집중한 덕분이다. 대구상공회의소 대구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추진하는 '지역 고용혁신 프로젝트'의 지난해 취업 실적 인원 1천20명 중에서 29세 이하는 494명(48.4%)이다. 30대 실적도 228명으로 전체 취업 실적 중 70.8%가 청년층에 집중됐다.고용의 질도 일정 부분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 지난달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 취업자가 한 해 사이 57만1천 명에서 60만 명으로 5.1% 늘었다. 같은 기간 임시근로자는 줄었다.그러나 이 같은 성과에만 취해 있기에는 위험 요인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주로 제조업에 근무하는 '장치, 기계조작 및 조립종사자'는 해마다 감소 추세이다. 2017년 3월 17만7천 명에서 이듬해 16만7천 명으로, 올해는 16만 명으로 줄었다. 매년 4~6%씩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산업구조의 전환과 '스마트 공장' 등 설비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다.최근 암울한 소식이 또다시 들렸다. 이달 초 한국고용정보원이 밝힌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취업자 수가 사상 최소를 기록했다. GDP 10억원을 생산할 때 필요한 취업자 수가 16.79명에 그친 것이다. 1990년 43.1명이던 게 외환위기를 겪은 1997년 29.6명으로 급감했고, 2009년 이후부터는 10명대에 머물고 있다.산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예전만 못한 것이다. 국가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일자리가 과거처럼 많이 늘지 않는 상황이다. 고용 비중이 큰 40대 취업자가 줄어든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살펴봐야 한다. 지역 제조업을 지탱해온 자동차부품 업체의 침체와 더불어 생산 현장에서 설비 자동화가 진행 중이다. 경기 상황과 별도로 '일자리 절벽'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청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역의 움직임은 환영할 만하다.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지역의 미래 일자리 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할 때다. 가령 수직 계열화된 자동차부품 협력업체의 구조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와 수소차 시대로 넘어가는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이다.일자리 문제를 더 섬세하게 접근할 필요도 있다. 나이별 고용 상황뿐만 아니라 산업별 현황과 전망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직업별, 종사자 지위별 변화도 면밀하게 따져야 한다. 노후한 산업구조에 대한 진단 없이 최저임금 인상 탓만 하다 보면 정확한 진단이 어렵고 해법도 어긋날 수 있다.제조업에 고용을 의존하기보다 서비스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만들자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서비스업에서 창출하는 취업자 수가 다른 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2019-04-23 16:36:34

[관풍루] 이해찬 민주당 대표, "문 대통령은 김정은 대변인"이라고 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 향해…

○…이해찬 민주당 대표, "문 대통령은 김정은 대변인"이라고 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 향해 "다시 그런 발언하면 용납 않겠다". 공업용 미싱이라도 갖다 드릴까?○…문재인 대통령, "남·북·미 정상은 같은 목표를 가지고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주장. 정말 그렇다면 북핵 문제는 벌써 해결됐을 터.○…김경수 경남지사, 기자간담회에서 "2심에서는 도정에 영향 주지 않는 판결 나오도록 최선 다하겠다". 도정에 영향 줘도 올바른 판결이 나와야.

2019-04-23 06:30:00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스튜어드십 코드

2013년 개봉한 미국 영화 '버틀러'는 '집사'의 전형을 보여준다. 흑인 배우 포레스트 휘태커 주연의 '버틀러'는 1952년부터 1986년까지 무려 34년간 백악관에서 8명의 대통령을 모신 흑인 집사 유진 앨런의 실제 일대기이다. '대통령의 집사'란 별칭을 가진 이 영화는 인종차별로 부모를 잃은 흑인 꼬마에서 미국 최고의 버틀러가 된 주인공의 가족사를 통해 집사의 삶과 애환을 감동적으로 전한다.여기서 버틀러(Butler)는 집사(執事)를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와 조선 초기에 왕궁의 일을 총괄하던 집사라는 벼슬자리가 있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집사는 고관대작이나 대부호의 금전 출납 및 토지(영지) 관리는 물론 주인이 없을 때는 대리인 역할까지 했던 최고의 심복이기도 했다.따라서 집사는 성실하고 명석해야 하며 과묵(寡默)을 최고의 가치로 여겼다. 집사야말로 왕가는 물론 명가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입이 무거워야 했다. 그런 점에서 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사를 잘못 둔 격이 되었다.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자신의 인종차별 언행과 불륜관계 시비 그리고 '러시아 스캔들' 등 각종 비리 의혹을 폭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이명박 전 대통령도 집사 복이 없다. 40년 지기(知己)로 자신의 집사로 불리던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불리한 진술을 하며 등을 돌린 것이다. 동·서양의 뉘앙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영어로 스튜어드(Steward) 또한 집사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그 직무를 충실히 수행·관리하는 정신과 자세를 스튜어드십이라고 한다.따라서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란 집사의 직무 원칙 또는 가이드라인쯤으로 해석하면 되겠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서 찬반양론이 드세다. 관건은 국민이 노후 보장을 위해 맡겨 놓은 초대형 연금기금을 집사가 충실히 운용할 수 있도록 독립성과 전문성을 보장하느냐에 있다.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스튜어드십 코드는 오히려 주인인 국민에게 손해를 입히고 국민을 배신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2019-04-23 06:30:00

정인열 논설위원

[세풍] 다 그래도 우린 안 된다

1919년 3월 1일, 100년 전 2천만은 하나였다. 나이, 신분, 종교, 사상과 이념이 달라도 '빼앗긴 땅' 나라 안팎 발 디딘 곳 어디라도 좋았다. 긴 세월 굴레였던 온갖 족쇄도 햇살에 잔설(殘雪) 녹듯 사라졌다. 그렇게 '만세'로 뭉쳤고, 그해 4월 11일 '독립' 염원을 모아 탄생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였고, 오늘의 바탕이 됐다.2019년 3, 4월 지금 '되찾은 땅'에서 100주년을 맞았지만 그때 정신은 잊혔다. 민족대표 33인처럼 온 나라가 손잡고 목숨조차 아끼지 않던 그날의 처절함은 간데없다. 100년 기념행사는 넘쳤지만 그 정신을 되새겨 새로운 100년을 맞는 희망의 행동보다 말만 무성했고 갈래로 찢어진 갈등과 분열만 돋보인다.이럴 순 없다. 작금 시대 상황도 바뀌고 있다. 비록 되찾은 땅이 강대국 패권 놀음으로 산하가 갈려 70년 세월을 보냈지만 최근 주변 여건이 달라졌다. 이런 달라진 상황은, 그때처럼 손을 잡을 수만 있다면, 다시 하나 되는 새로운 길을 낼 좋은 기회로 삼기에 충분하다. 그때나 지금이나 일은 사람이 꾸미는 법이니.먼저 인구 추세이다. 1911년 1천300만은 1944년 2천500만, 북한 첫 인구조사가 나온 1993년 기준 남북은 6천400만 명이다. 두 번째 북한 인구 자료인 2008년 기준 남북은 7천113만, 2026년은 7천803만 명으로 최고치다. 이후 남한은 인구가 줄지만 북한은 늘어서 2055년 인구는 7천114만 명으로 강국(强國) 수준이다.이는 절망적 인구 절벽과 다른 징조로 여길 만하다. 일본을 보면 이런 남북 인구 자원은 호재이다. 1910년 한국을 삼킬 때 일본은 5천만, 한국을 떠난 1945년 7천119만, 6·25전쟁 덕을 누린 1950년대 8천만 시대, 2010년 1억2천805만 정점 뒤 2015년 1억2천709만, 2045년 1억609만 명의 감소세 유지다.북한 사정도 고무적이다. 2008년 김정은 후계자 등장 뒤 변화는 여럿이다. '장마당'이 그렇다. 전국 500~750개쯤인 장마당 증가로 '장마당 세대'가 나올 만큼 자본시장 물결도 엿보인다. 조선조 차별에 맞서 개성 상인 등은 장사로 나라의 한 축을 이뤘다. 장마당 세대 역시 그 맥을 이어 남북 강산의 변화를 이끌 한 축의 역할을 맡을지도 모를 일이다.바뀐 주변 국제 정세 흐름도 탈 만하다. 옛 소련 붕괴, 냉전체제 해체, 중국의 개혁개방, 남북 정상 및 북미 정상회담에 따른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은 긍정적이다. 비록 북핵 문제로 남·북·미 간 과제가 많으나 풀지 못할 일은 아니다. 자국 이익이 먼저인 몇 강국을 설득, '진정한 독립'인 통일의 완성은 우리 몫이라 남북 지혜만 모으면 될 터이다.이제 우리가 100년 전 정신을 되살려 기려야 하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문재인 정부 실정과 정책 오류 탓을 넘어 머리를 맞대 문 정부 이후 그림도 그려야 하는 책무 때문이다. 그런 시각에서 특히 대구경북인의 역할은 기대할 만하다. 마침 대구경북 33개 광역·기초 자치단체 대표의 3월 울릉도 만남과 상생의 한마음 결의는 좋은 사례다.대구경북은 민족 첫 통일의 역사를 썼고, 해마다 이를 기려 10월 7일 통일서원제를 갖는 곳이라 남다른 역할에 나설 만하다. 문 정부의 홀대와 소외 정책은 비판할지라도 나라 앞날을 위한 역할은 양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만큼 옛날처럼 정치 편향 같은 낡은 틀부터 깨야 한다. 100년 전 그때를 모두가 잊더라도 대구경북만이라도 그래선 안 된다.

2019-04-23 06:30:00

[계산동 스케치] 보복과 증오의 끝은?

복수만큼 달콤하고 짜릿한 욕망은 없다. 대중의 분노를 사는 인물이나 자신을 모욕한 상대방이 서서히 파멸해 가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황홀하다. 그래서 '내가 복수한 뒤라면 세상은 사라져도 좋다'는 말이 있는 모양이다. 누구나 용서보다 복수 내지 보복에 열광하는 것은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이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을 모두 '잠재적 복수자'로 규정한다.과거 국가가 개인의 복수를 법으로 인정한 곳이 있었다. 일본 에도시대에 복수를 의미하는 '가타키우치'(敵討)는 무사의 특권이었다. '무사가 복수를 하려면 막부에 청원해 허가를 받아야 했다. 청원이 막부의 공식 장부에 기록되면 언제 어디서나 합법적인 복수를 할 수 있었다. 복수자는 친족·동료의 환송을 받으며 복수행을 떠나, 복수할 대상이 사는 곳에 도착하면 그 지역의 행정 책임자에게 신고해야 했다. 복수는 일대일 결투보다는 상대방이 방심하고 있을 때 기습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일본의 무사도, 구태훈 지음〉국가가 복수 행위를 제도의 틀에 묶어둔 것을 보면 지극히 일본스럽다. 무가 사회라고 해도 무차별 복수는 허용되지 않았고, 몇 가지 금도가 있었다. 복수자는 피해자의 아랫사람이어야 했다. 아들은 아버지의 복수를, 동생은 형의 복수를, 가신은 주군의 복수를 할 수 있을 뿐, 그 반대는 불법이었다. 복수는 1회에 한한다는 점도 중요한 불문율이었다. 이 금도가 없다면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고, 영원히 지속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규정을 일일이 지켜야 하는 '관제 복수극'은 관객의 흥미를 떨어뜨리긴 하지만, 복수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었다.서양 영화에는 귀족·신사 등이 일대일로 결투하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실제로 16~19세기 초반까지 유럽·미국에서는 자신이나 가문의 명예가 손상됐을 때 결투를 통한 복수가 관습적으로 행해졌다. 총이나 칼로 하는 결투이긴 했지만, 꼭 상대를 죽이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다. 결투 예절의 교과서인 '결투 규정'에는 여러 가지 룰이 나온다. '결투 전이나 중간에 진심 어린 사과가 있을 경우 분쟁이 해결될 수 있고, 입회인을 통해 화해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손이 떨릴 정도의 부상이 있으면 그날의 결투는 종료한다.'그 시대에도 서양이든 일본이든 복수에는 금도와 불문율이 존재했다. 절제되지 않은 복수는 용인되지 않았고, 패거리로 싸우는 복수는 범죄로 간주됐다. 언제나 분노에 휩싸여 복수를 감행하지만, 막상 복수가 끝나고 나면 허탈함과 자괴감에 빠지는 것은 옛날이나 현재나 마찬가지다.가장 이상적인 복수자로 슈퍼맨,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등 슈퍼히어로를 꼽는 시각도 있다. '슈퍼히어로는 법, 정치 등이 정의 구현에 실패할 때 홀연히 나타나 범죄자를 응징한다. 이들은 정확히 얼마만큼의 보복이 필요한지, 언제 멈춰야 할지 귀신같이 안다.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복수의 심리학, 스티븐 파인먼 지음〉슈퍼히어로의 사례는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집권 세력이 적폐 청산, 정의 구현의 기치를 든 지 2년이 됐지만, 언제까지 칼을 휘두를지 기약이 없다. 집권 세력은 '구악'을 일소하겠다고 했고, 반대편은 '정치 보복'이라고 반박한다. 문제는 스스로 피해자라고 여기는 이들이 공공연하게 '복수'를 다짐한다는 점이다. 한국 사회에 보복의 악순환이라는 음울한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이 상태로는 훗날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하고 현 집권 세력이 정권을 잃는다면 한 가지만은 단언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감옥까지는 몰라도 검찰에 불려 다니는 치욕은 피할 수 없다. 보복과 증오에 영원한 승자가 있을 수 없다. 칼을 쥔 자가 내려놓고 악수를 청하는 방법밖에 없다. 보복과 증오는 원초적 욕구의 발산이지만, 용서와 화해는 성숙한 어른의 행동임을 인식했으면 좋으련만…. 박병선 논설위원

2019-04-22 18:0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경찰의 두 얼굴

1993년 개봉한 영화 '투캅스'는 경찰관 두 명이 주인공이다. 부패한 조 형사(안성기 분)와 강직한 강 형사(박중훈 분) 두 사람이 좌충우돌하다 범죄 소탕에 성공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10만 명이 넘는 경찰 가운데 강 형사와 같은 이들이 훨씬 많다. 하지만 같은 콩나물시루에서도 누워서 크는 콩나물이 있듯이 조 형사와 같은 이들도 없지 않다. 경찰의 버닝썬 유착 의혹을 두고 정의당이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곰팡이"라고 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진주 묻지마 살인사건'과 관련, 경찰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욕을 하고 오물을 뿌리는 피의자를 주민들이 5차례나 경찰에 신고했는데도 경찰이 제대로 대처하지 않아 비극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서로 주먹을 휘두르거나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는 이유로 4건은 아예 사건 처리를 하지 않았고 오물 투척 난동에 대해서만 입건해 사건 처리가 진행 중이었다. "누구 한 명 죽어 나가야 경찰이 움직이겠다"는 말까지 사건 발생 전에 나돌았다고 한다.합동분향소를 찾은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찰청장이 고개 숙여 사과했으나 유족들의 울분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한 유족은 "만약에 우리가 임대아파트가 아니었고 부자 동네였으면 그런 일이 일어났겠어요?"라고 했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신을 흉내 내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정책을 풍자한 대자보를 전국 대학가에 붙인 대학생 모임 '전대협'에 대한 경찰의 과잉 수사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단순한 패러디를 두고 '민간인 사찰'을 방불케 하는 대대적인 수사를 하는 게 부당하다는 지적과 함께 막무가내식 수사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경찰관 두 명은 대자보를 운반한 사람의 집을 찾아가 압수수색영장도 없이 무단 가택 침입 논란까지 빚으며 수사를 했다.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 인권을 뭉개는 행위다.꼭 해야 할 일은 안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는 경찰이어선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국민을 범죄로부터 지키는 경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영화 '투캅스'에서 강 형사가 한 대사를 모든 경찰이 염두에 뒀으면 좋겠다. "경찰이 경찰다워야지."

2019-04-22 06:30:00

[관풍루] 우리 군사 활동 트집 잡아 북 관영 매체로 24차례 비방할 동안 정부는 계속 묵묵불언

○…우리 군사 활동 트집 잡아 북 관영 매체로 24차례 비방할 동안 정부는 계속 묵묵불언. 맞대응 한 번 못 하고 알아서 처신하니 '오지랖 넓은 대통령' 막말이나 듣지.○…국토부, 진주 안인득 사건 계기로 임대아파트 '위험 인물' 강제 퇴거 가능하게 법 개정 추진. 꼭 일 터지고 나서야 마지못해 바꾸겠다 나서는 뒷북 행정.○…'가이드 폭행'으로 옷 벗은 전 예천 군의원들 제명 취소 소송 내자 군민들 주민소환 추진. 군민 명예 회복이냐, 의원 신분 회복이냐 외나무다리 싸움.

2019-04-22 06:30:00

김교영 편집국편집부국장

[매일칼럼] 공유경제는 '착한 경제'가 아니다

150여 년 전 영국 런던. 마차(馬車)에 탄 사람이 붉은 깃발을 들고 증기자동차를 선도했다. 엉뚱한 풍경이지만, 이유가 있다. 첫째, 차의 속도와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다. 둘째, 마차와 충돌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셋째, 마차 사업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배려다.'붉은 깃발 조례'(Red Flag Act)를 얘기한 것이다. 이는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절(1865년) 제정됐다. 조례에 따르면 증기차 1대를 운행하려면 운전사, 기관원, 기수 등 3명을 고용해야 했다. 시가지에선 시속 3.2㎞ 이하로 속도를 제한했다. 기수는 붉은 깃발(밤에는 붉은 등)을 들고 55m 앞에서 차를 이끌도록 했다.30년간 유지된 이 제도는 시대착오적 규제의 대명사로 꼽힌다. 영국 자동차산업 발전을 지체시켰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신산업(자동차)과 기존 산업(마차)의 이해 충돌을 완화한 정책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래서 붉은 깃발 조례는 공유경제가 논의될 때 자주 언급된다.공유경제가 확산되고 있다. 공유경제는 인터넷 플랫폼을 이용해 사용자를 모집, 유휴 자원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자동차, 숙박, 사무실, 주방 등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한계비용 제로 사회'라는 책에서 '2050년엔 공유경제가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공유경제는 복음일까? 한국개발연구원('공유경제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2016)이 국내 경제학자 200명에게 물어봤다. 93.5%가 '공유경제가 사회 후생에 기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공유경제가 '착한 경제'라는 환상은 금물이다. 공유경제는 사회적 경제, 혹은 자본주의의 대안이 아니다. 자본주의가 저성장 시대에 새롭게 적응한 비즈니스다.공유경제로 말미암은 사회적 갈등이 생겨나고 있다. 공유숙박 플랫폼인 '에어비앤비'가 확산된 국가에서는 주택 임대료 상승 현상이 나타났다. 집주인들이 기존 장기 임대보다 수익률 높은 단기 임대(공유숙박)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차량 공유의 경우 '우버'가 허용된 국가들의 택시 기사 소득이 평균 10% 하락했다. 우버 소속 기사들 역시 저임금에 허덕이고 있다.국내에서도 공유경제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풀 서비스'. 택시업계는 카풀 도입에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택시 기사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카풀택시업계 대표는 지난 3월 7일 사회적 합의를 했다. 그러나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공유숙박'도 논란거리다. 정부는 도시 지역 내국인의 공유숙박 허용(연간 180일 이내)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숙박업소 업주들은 거리로 뛰쳐나왔다. 숙박업소 공실률은 지금도 50%에 이른다. 숙박업계는 공유숙박이 본격화되면 '줄초상이 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공유경제는 세계적인 추세다. 공유경제는 누군가에겐 편익을 주지만, 다른 누군가의 일자리를 뺏어간다. 카풀과 공유숙박을 둘러싼 갈등은 시작에 불과하다. 정부와 정치권의 역할이 중요하다. 공유경제가 기존 산업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사회적 토론과 대타협을 이끌어내야 한다. 공유경제가 플랫폼을 운영하는 대자본의 배만 불리게 된다면, 사회적 재앙이다. 그것은 건강한 공동체의 갈 길이 아니다.

2019-04-22 06:30:00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 공상허언증

'공상허언증'(空想虛言症)이란 게 있다. 순간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거짓말을 하면서 자기만족을 얻는 충동적 허언증이나 거짓말을 숨기려고 다시 거짓말을 하는 습관적 허언증과 달리 자신이 꾸며낸 거짓을 진짜로 인식해버리는 증상을 말한다. 그러나 그 밖의 행동은 정상적이어서 쉽게 구별해내기 어렵다.1891년 안톤 델브뤼크라는 의사가 처음으로 개념화했는데 질병은 아니고 거짓말과 '망상' 중간 정도의 정신병리학적 증후군으로 분류된다. 지난 2007년 학력 위조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한사코 이를 부인한 신정아 씨가 그런 경우다. 그는 예일대 박사학위가 없음이 드러났는데도 '증명'하겠다며 미국을 오갔고 캔자스대를 나오지 않았는데도 '확인 중'이라고 둘러댔다. 이를 두고 국내 정신과 전문의들은 공상허언증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이 증상의 특징 중 하나는 거짓말에 대한 죄책감이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왜곡한 사실을 진실이라 믿으니 당연하다. 거짓말을 하면 호흡, 심장 박동수, 혈압 등에서 변화가 생긴다. 공상허언증은 이런 생리적 변화가 동반되지 않는다. 말 그대로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거짓말을 한다.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8일 한 포럼에서 "(북한 김정은이)지난해부터 기존의 핵·경제 병진 노선을 버리고 경제 건설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사실과 전혀 다른 소리다. 김정은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핵·경제)병진의 위대한 대업 성취" "(미국의)핵 위협을 핵으로 종식" 운운하며 핵 무력을 과시했다.문재인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김정은의 시정연설을 두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며 찬사를 보냈다. 김정은의 연설 그 어디에도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은 없다. 오히려 "근본 이익과 관련한 문제에선 티끌만 한 양보나 타협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파탄나고 있는 대북정책을 변호하려는 몸부림인가 아니면 공상허언증인가. 전자라도 걱정, 후자라면 더 걱정이다.

2019-04-20 06:30:00

박병선 논설위원

[야고부] 일당독재를 꿈꾸는가

'정권을 오래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핵심 지지자에게 충분히 보상하는 것이 좋다. 보상하지 않으면 지지자들이 도리어 적이 되기 쉽다. 장기간 권좌를 유지한 독재자들이 실천적으로 입증한 노하우다.〈독재자의 핸드북, 브루스 메스키타·알라스테어 스미스 지음〉권력을 잡고 유지하는데 가장 필요한 지지자의 충성심은 보상을 통해 만들어진다. 지지자에게 자리, 돈, 명예 등 무엇으로든 되갚지 않으면 정권은 버텨내지 못한다. 역대 정권이 그러했듯, 문재인 정권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친문 세력, 사회단체 등에서 별다른 능력도 없는 인사들이 정부·공기업·유관단체 등에 대거 자리를 차지하는 이유다. 정권에 가까운 자들이 뒷구멍에서 어떤 이권을 노리며 설치고 있는지 모르지만, 아마 과거와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보수니 진보니 하면서 상대적인 도덕성을 비교하지만, 권력의 속성과 인간 본성을 감안하면 그리 큰 차이가 없다.일인독재나 일당독재가 위험한 것은 민주주의 가치 위반일 뿐 아니라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개인이나 정당 구성원이 뛰어나더라도, 단기간은 몰라도 장기간 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거의 없고, 측근과 실무자들이 타락하지 않을 가능성도 희박하다. 일당독재는 국가를 나락으로 몰아넣는다.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원외지구당 총회에 참석해 "내년 총선은 260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 지역구 의석 115석에 원외지구당 125명, 비례대표 20석을 합치면 260석쯤 될 것이라고 했다. 전체 국회 의석 300석의 87%를 싹쓸이하겠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망언'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세계에서 특정 정당이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한 곳은 북한, 쿠바, 중국, 베트남 등 일당독재 국가밖에 없다.이 대표가 얼마 전 '20년 집권론' '50년 집권론'을 얘기할 때는 그냥 하는 소리이겠거니 했지만, 이번 '망언'을 볼 때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여당 대표의 가치관이 '일당독재'를 꿈꾸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시중에서 회자하는 '나이 탓'이길 바랄 뿐이다.

2019-04-19 06:30:00

[관풍루] 김연철 통일부장관, 김정은이 "핵·경제 병진노선 버리고 경제건설에 집중하고 있다"고 주장

○…김연철 통일부 장관, 김정은이 "핵·경제 병진 노선 버리고 경제 건설에 집중하고 있다"고 주장. 얼마 전 시정연설에서 "(핵·경제)병진의 역사적 대업 성취"라고 했는데?○…여당, 총선 앞두고 17개 시도가 요구한 134조원 사업비 대부분 수용. 하긴 강이 없는 곳에도 다리를 지어준다고 약속하는 게 정치인이라고 했으니….○…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 "3차 북미회담 열려면 북한이 핵 포기할 것이란 증거가 필요하다"고 밝혀. 문 대통령도 4차 남북회담 제안하면서 이렇게 말했어야.

2019-04-19 06:30:00

장성현 경제부 차장

[청라언덕] 대구 분양 시장 활황, 언제까지 갈까

며칠 전 만난 지역 건설사 임원은 "불구덩이로 들어가는 기분"이라고 했다. 이 건설사는 올 하반기 대구에서 5개 아파트 단지 분양을 앞두고 있다. 분양 시점과 부동산 시장 침체가 맞물릴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대구 부동산 시장이 꺾일 것이라는 건 확실한데, 과연 그 시기가 언제냐는 거죠."요즘 지역 부동산 시장을 짓누르는 건 '불안감'이다. 주택 시장 호황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깔려 있다. 견본주택을 가득 메운 방문객들을 보면서도 건설사들이 최대한 분양 일정을 앞당기려 애쓰는 이유다.요즘 대구 부동산 시장은 매수자와 매도자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4월 셋째 주 대구 아파트 매매 가격은 보합으로 전주와 변동이 없었다. 거래 시장은 얼어붙었다. 지난달 대구 아파트 거래량은 1천82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천454건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주택 시장 호황의 유통기한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긍정론을 설파하는 이들은 적어도 올해는 매매 시장이 버틸 것으로 본다. 공급과잉으로 보기엔 아직 여유가 있다는 게 이유다. 올해 대구의 입주 예정 물량은 1만3천여 가구로 평년 수준과 다르지 않다. 신규 공급 물량 역시 1만5천~1만6천 가구로 감내할 수준이라는 것이다.서비스 업종 위주인 대구는 제조업 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수성구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구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이유도 든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가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섞여 있다.그러나 부정적인 신호도 끊임없이 감지된다. 우선 거래량이 줄었다. 지난달 대구의 주택 매매 거래량은 2천39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천444건)과 비교해 30.5% 감소했다.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와 정부 규제가 맞물리면서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탓이다.집값이 너무 올랐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대구의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2억6천738만원으로 1년 전보다 5.5% 상승했다. 특히 중구(3억6천만원)는 16.1% 급등했고, 수성구(3억9천750만원)도 전년 동기 대비 11.9% 올랐다. 일부에서는 주택 가격 약세와 분양 시장 호황이 이어지다가 5, 6월쯤 한계에 부닥칠 것으로 전망한다.부동산 투자에 대한 불안감은 기존 주택 매매 시장을 억누르는 요인이 된다. 과거에는 새 아파트가 분양하면 주변의 기존 아파트도 가격이 오르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시장 침체와 함께 기존 주택 가격은 제자리를 맴돌 가능성이 높다. 땅값과 노무비 상승으로 신규 분양가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하면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새 아파트로 이사가려는 이들은 더욱 부담을 느끼게 된다.시장 침체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시장이 조정기로 접어들면 정말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건설사들도 신규 분양 아파트의 입지와 분양가 등 분양성을 더욱 신중하게 검토하게 돼 전반적인 상품성도 높아진다. 견본주택 공개 일정조차 하루 전에 공개하는 공급자 위주의 분양 행태도 사라지게 된다.대구 주택 시장의 '나홀로 호황'은 머잖아 막을 내릴 것이다. 중요한 건 어떻게 '연착륙 시키느냐'다. 정부의 선제 조치와 투자자들의 혜안이 절실한 시점이다.

2019-04-18 17:36:50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4대 주정차 금지

운전에서 룰과 상식이 밥이라면 여유 있는 운전 자세는 반찬과 같다. 면허증을 받고 운전대를 쥐면 누구나 교통 규칙을 숙지하고 그대로 지키는 것은 기본이다. 도로교통법으로 일일이 규정하기 힘든 부분은 상식과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해 해결하면 된다. 여기에다 여유로운 자세와 양보 운전이 더해지면 거의 탈이 없다.우연히 캐나다에서 53피트 대형 트레일러를 운전하는 한국인 유튜브 영상을 접했다. 매일 에피소드가 바뀌는데 건너뛰지 않고 보는 편이다. 채소나 아이스크림, 가구 등을 싣고 미국·캐나다 국경을 넘어 대륙을 횡단하면서 이민·취업 정보와 북미 운송업 실태, 교통 규칙, 운전 문화 등을 로드 무비 형식으로 소개하는 브이로그(Vlog)다.우리도 마찬가지이지만 북미지역 대형트럭은 과로나 졸음운전을 막기 위해 법정 운전 허용 시간을 체크하는 전자로그가 필수다. 로그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소속 운송회사에 전송돼 위·변조가 어렵다. 트럭뿐 아니라 일반 캐나다 운전자들의 안전 의식과 철저한 교통 규칙 준수는 낮은 교통사고율과 '운전 스트레스'가 낮은 사회를 만든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행정안전부가 17일부터 '4대 절대 주정차 금지구역' 제도 시행에 들어갔다. 소화전 5m 이내, 교차로 모퉁이 5m 이내, 버스정류소 10m 이내, 횡단보도 내 주정차 금지가 내용이다. 만약 이 금지 구역에 1분 이상 차를 세우다 적발되면 2장의 사진을 첨부해 스마트폰 안전신문고 앱으로 신고하면 된다. 현장 단속 없이 4만원의 과태료를 자동으로 물리는 주민신고제다.현재 블랙박스 등을 이용한 교통 공익신고제도 운영 중이다. 하지만 넘치는 불법 주정차나 난폭·얌체 운전자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교통 선진국은 대부분 주민신고가 활발한 나라들이다. 독일·스위스 등은 공회전을 오래 해도 바로 신고가 들어간다. 교통 규칙을 위반해도 대가를 치르지 않고 대충 넘어가다보니 '교통문화 후진국' 오명은 그대로다. 게다가 회전교차로나 비보호 좌회전 통행 방법조차 모르는 '물면허' 운전자가 태반이다. 국민소득 3만달러 부러움보다 '운전 잘하는 한국인' 소리 듣는 게 더 큰 자랑 아닐까.

2019-04-18 06:30:00

[관풍루] 민주당 이해찬 대표, 내년 총선에서 총 300석 중 지역 240·비례 20석 차지 주문

○…이해찬 민주당 대표, 내년 총선에서 총 300석 중 지역 240·비례 20석 차지 주문. 야당, 그래도 40석은 양보한다니 마음 씀씀이는 일당 독점 북한보다 낫군!○…경실련,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설문조사 결과 10점 만점에 인사는 평균 3.9점 최하 공개. 일(국정)은 사람 몫인데 인사가 이러니 일자리(경제)난은 자업자득.○…포스코, 일방적 설계 변경 요구·추가 비용 미지급 횡포로 협력업체 겹고통. 포스코 경영진, 우리 갑질 생리 모른 업체 잘못이니 그리 알고 미리 대처하세요.

2019-04-18 06:30:00

최경철 서울정경부장 겸 편집위원

[데스크칼럼] "나는 참 무서웠다"

"그런데 그 군중이 나는 참 무서웠어. 군중이 혼란을 일으키면 결국 무력을 동원해야 진정이 되어요. 내가 4·19 때 부산 계엄사무소장이었는데 그런 모습을 보았어요. 내가 정복을 입고 군중 앞으로 나아가서 '같이 만세를 부르자'고 하여 진정을 시켰어요."위의 글은 언론인 조갑제 씨가 쓴 '박정희'에 나오는 박정희 대통령(이하 박 대통령)의 회고다. 1960년 4·19혁명 당시 부산계엄사무소장으로 있으면서 계엄사무를 총괄했던 그는 4·19 당시를 이렇게 회상하며 '무서웠다'는 표현을 사용했다.군사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고 인권 탄압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철권 통치'라는 비판에 휩싸였던 박 대통령조차 군중이 무서웠다고 털어놓은 것이다."오랫동안 박 대통령을 모셔왔으나 그처럼 경제에 대해 초조해하고 자신 없어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1970년대 후반, 잇따른 오일 쇼크로 경제가 휘청거렸을 때 김용환 당시 재무부 장관의 증언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면서 경제 총사령관을 자처했던 박 대통령은 경제가 급격한 하향 곡선을 그리자 강한 두려움을 느꼈던 것일까?박 대통령을 연구했던 적잖은 학자들의 논문은 그가 실적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영업사원처럼 '국민들에게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강한 압박감과 두려움을 갖고 있었음을 당시 관료들의 입을 빌려 기술하고 있다. 짙은 선글라스를 끼고 깡마른 모습의 5·16 거사 직후 사진으로 각인되는 박 대통령의 강인한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대목이다.쿠데타 이후 정권을 장악한 직후 박 대통령은 당시 우리나라의 실상을 두고 "마치 도둑맞은 폐가를 인수한 것 같았다"고 실토(1963년에 펴낸 '국가와 혁명과 나'에 나오는 대목)했다. 폐가를 번듯한 양옥집으로 바꿔놓지 못한다면 자신의 운명은 바람 앞의 등불 신세라고 여겼을지 모른다.인권 탄압 등을 내세우며 박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재야 인사들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박 대통령은 더욱 경제 성과 도출에 매진했다.그가 권력을 잡은 직후인 1963년부터 통치 기간이 끝나기 1년 전인 1978년까지 한국 경제는 연평균 9.7%의 기록적 성장을 나타냈고 수출은 연평균 30%이상의 신장률(노무현 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을 지냈으면서 진보적 경제학자로 불리는 김대환 전 인하대 교수의 1993년 논문)을 보였다. 김 교수는 여러 문제점도 있지만 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치적으로 평가된다고 했다.재야의 민주화 투쟁이 격화될수록 박 대통령은 더욱 경제에 매달리면서 민주화 투쟁이 그 역할을 한 단계 전이시켜 경제 발전으로까지 선순환했다는 이른바 민주화운동의 '영역 전이' 현상도 많은 정치 학자들이 발견해냈다. 반민주적 독재라는 비판 속에서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을 진행, 그 성과 만큼이나 혹독한 비난에 휩싸였던 통치권자조차 실제로는 국민을 두려워하면서 밤낮없는 실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이다.박 대통령을 느닷없이 호명(呼名)한 이유는 절반 넘는 응답자들이 "안 된다"고 말한 여론조사가 나왔는데도 특정 인사를 거듭 밀어붙이는 요즘 청와대의 '오기'를 보면서다.아무리 힘센 통치 권력이라도 국민을 이길 수 없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무조건 이긴다는 계약서 제목을 달고 있기 때문이다.

2019-04-17 18:56:23

석민 선임기자

[석민 선임기자의 Focus On] 대구경북혁신인재양성사업 (휴스타)

지금껏 대구경북은 구미산업단지의 삼성과 LG, 포항의 포스코, 울산의 현대차에서 이어져온 자동차부품산업벨트 덕분에 먹고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구 섬유 역시 1960~80년대까지 중요한 산업 축이었지만, 혁신에 실패하고 현재는 거의 존재감을 상실한 상황이다. 이뿐이 아니다. 구미의 삼성과 LG는 베트남과 수도권으로 떠나갔고, 포스코도 예전 같지 않다. 한국자동차 산업의 상징인 현대차의 침체로 협력업체 매출은 20~30%씩 뚝뚝 떨어진다고 한다.이제 대구경북에 무엇이 남았나? 기자는 대구경북에 남아 있는 마지막 보루는 '대학'이라고 생각한다. 수도권 블랙홀로 지방대의 위상이 추락했지만, 그래도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우수한 인재의 상당수가 대학에 남았다. 교수진은 명실 공히 한국 최고의 엘리트 집단이다. 대학이 아니면 서울이 모든 걸 빨아들이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인적자원을 보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대구경북의 희망과 미래는 대학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심각한 문제는 대학이 지역사회와 분리되어 '섬'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현상은 상아탑이라는 대학에 대한 전통적 사고가 여전히 지역대학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한 원인이 있다. 그러나 20년이 넘는 산학협력의 역사 속에서 좀처럼 대학과 지역사회의 관계가 획기적으로 진전되지 못한 이유를 지역 내에서만 찾는 것은 곤란하다. 우리나라 산학협력 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10년째 등록금이 동결된 대학들은 정부 프로젝트 수주에 사활을 건다. 각종 산학협력사업이 대표적이다. 때문에 대학은 지역사회가 아니라 돈줄을 쥐고 있는 서울의 중앙정부만 바라보게 된다. 지역밀착형 산학협력이 말뿐, 겉도는 원인이다. 대학이 하는 산학협력 사업마다 다 성공적인데 지역사회는 날로 침체하는 상황은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그래서 대구시와 경북도가 무려 1천600억원의 자체 예산을 투입, 지역혁신인재 3천명을 양성하려는 사업(휴스타)은 예전에 없던 발상의 전환이다.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보다 지역 현실을 더 잘 알고, 더 지역밀착형으로 산학협력을 추진할 수 있으리란 기대가 있는 것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지역사회(지역기업·산업·일자리)가 있어야 한다.지역대학의 역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대학-지역기업-지역안착 연계 못지않게 글로벌 인재 양성도 지역대학의 몫이다. 국내외에서 경험과 기술, 실력을 쌓은 인재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창업과 제2, 제3의 인생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에도 지역대학이 나서야 한다. 지역사회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법과 비전을 제시하는 기능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는 세계적 대학으로 도약하는 지름길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대구경북 시도민의 피땀 어린 예산으로 휴스타 사업을 시작한다. 지역대학이 지역민의 바람에 부응하기를 기대해 본다.

2019-04-17 16:04:00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오지랖 대통령

'오지랖도 병이다/ 그 일에 왜 끼어들어 생고생할까/ 다른 사람에게는 마치 간 빼주듯 잘해주면서/ 정작 가족에겐 소홀한 사람 보면 그렇다//…주제넘게 아무 일에나 참견하다 보면/ 나중에 쓸데없는 일 겪게 된다//…손해 보면서도 오지랖 넓다 보면/ 호의에도 고마워하지 않는 사람 만난다//….' '오지랖 넓은 사람'이란 어느 시인의 시 구절이다.아동문학가 이규희의 작품 중에 '오지랖 왕자와 푼수 공주'란 동화가 있다. 남의 일에 참견하거나 나서기 좋아하는 동화 속 주인공들에게 붙인 별명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이미지의 별명에도 불구하고 '오지랖 왕자'와 '푼수 공주'는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마음씨를 지녔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친구들의 고민을 자기 일처럼 생각한다. 동심의 세계에서나 가능할 일이다.정작 갑남을녀가 얽히고설켜 살아가는 일상에서 오지랖이 넓으면 득(得)보다는 실(失)이 많기 마련이다. 여러 문학 작품 속의 뉘앙스도 그렇다. '넌 얼마나 오지랖이 넓기에 남의 일에 그렇게 미주알고주알…'(심훈 '영원의 미소'), '무슨 여편네가 이렇게 오지랖이 넓담…'(박완서 '미망') 등이 그렇다.'오지랖'이란 윗옷의 앞자락을 말한다. '오지랖이 넓다'는 것은 앞자락이 넓어 안에 있는 다른 옷을 덮게 되는데, 그것을 자신과는 상관없는 남의 일에 참견하고 나서는 것으로 비유한 것이다. 오지랖 넓게 한 말씀 더 드리자면, '오지랖이 넓다'고 말할 때는 발음에도 주의를 해야 한다. '오지랖'이 'ㅍ' 받침으로 끝나므로 '오지라비 널따'가 아니라 '오지라피 널따'로 소리내야 한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제정신을 가지고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모욕적인 언사이다. 퍼주고 뺨을 맞아도 유분수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쳐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적·문화적 강국을 이루어낸 대한민국이 인민을 굶기고 인권을 유린하는 북한의 공산왕조에 무슨 약점을 잡혔기에 대꾸 한마디 못하는가.

2019-04-17 06:30:00

[관풍루] 내년부터 국채보상운동기념일이자 대구시민주간 첫 날인 2월 21일로 변경

○…38년간 지켜온 '대구시민의 날'(10월 8일), 내년부터 국채보상운동기념일이자 대구시민주간 첫날인 2월 21일로 변경. 별 뜻 없는 생일과 의미 있는 생일의 차이.○…'주식 논란'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적격성 묻는 여론조사에서 '부적격' 응답 54.6%로 '적격'보다 2배 더 높아. 임명 강행은 결국 민심 거스르는 일.○…세계문화유산인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로 첨탑 붕괴 등 큰 피해 내면서 전 세계가 탄식. 2008년 숭례문을 화재로 잃고 크게 상심한 우리와는 동병상련.

2019-04-17 06:30:00

최정암 서울지사장

[시각과 전망] TK 공직자들을 국회로 내몰지 말라

다소 뜬금없지만 이상길 대구시 행정부시장, 이승호 대구시 경제부시장, 김현기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분권실장, 한공식 국회 입법차장에 대한 소문을 정리해보자.대구경북 출신인 이들에게 차기 총선 출마를 권유하는 지인들이 많다고 한다. 현직에 있는 본인들은 처신이 불편하고, 부담스럽다며 강력히 부인한단다. 하지만 주변에선 어쩔 수 없이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더 나은 곳으로 갈 보직이 거의 없기 때문.문재인 정권 출범 2년 만에 공직자들에게 'TK'라는 꼬리표는 커다란 장애물이 돼버렸다. 적폐 정권 본산으로 낙인찍힌 대구경북은 성지(聖地)에서 혐지(嫌地)로 바뀌었다.중앙 부처에서 노른자위로 통하는 보직에 TK 출신이 배제되는 것은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이렇다 보니 젊고 유능한 인재들에게 선출직은 유일한 탈출구로 인식되고 있다.대구에선 지금까지 행정·경제 부시장이 동시에 총선 유력 주자로 거론된 적이 없었을 정도로 두 부시장은 능력이 출중하다는 평가를 받는다.이상길 부시장은 조직 장악력, 업무 능력, 직원들의 신망 등에서 역대 최고 부시장으로 평가받는다.이승호 부시장은 대구시 출신이면서도 국토교통부 실장을 거쳐 SRT를 운영하는 공기업 사장에 발탁됐다가 정권이 바뀌면서 쫓겨나다시피 자리에서 물러 나왔다.경북도 행정부지사를 거친 김현기 실장은 부처 내에서 'TK 출신이 아니라면 벌써 차관이 됐을 것'이라고 인정받을 만큼 능력과 인품을 겸비했다.차관급인 한공식 국회 입법차장은 철도고를 나와 입법고시를 통해 국회 사무처에 들어온 이래 사무처 직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을 정도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작금의 정치 상황은 '반(反)문재인' 기류가 상당히 강해지는 추세. '겸손과 소통'에서 2년 만에 '오만과 불통'으로 바뀐 청와대 탓이 크다.이는 내년 총선 때 대구경북에서 보수의 압도적 우위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불행히도 이런 현상은 대구경북의 정치 퇴보와 직결된다. 약간의 변화를 보인 20대 총선과 달리 내년 총선 때 다시 특정 정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시절로 간다면 대구경북의 미래는 없다. 더욱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친박의 지지를 받고 당선됐기에 또 친박이 활개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는 지역민들이 많다.이런 상황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건전한 보수의 등장을 염원하고 있고, 보수의 총선 승리를 위해 위에 열거된 인사들의 출마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이들이 야당 국회의원이 된다면 정권의 강력한 저격수로 등장할 것이다. 뛰어난 업무 역량을 바탕으로 정권 공격 선봉에 선다면 정부 여당은 엄청 곤혹스러울 것이다.그러나 이들을 모두 정치판으로 내모는 것은 나라의 손실이다. 그래서 제안한다. 인재 등용 때 이제는 대구경북에 대한 차별을 없애자. TK 출신 공직자들이 행정 관료로 남아 끝까지 국가에 헌신토록 하자. 나라의 기둥이 될 재목들을 진흙탕 싸움이 난무하는 국회로만 보내는 것은 지역에도, 국가에도 손해다.인재 등용을 출신 지역과 이념에만 치중하는 이 정권의 인사 정책이 국정 혼란을 더 야기하고, 지지도를 더욱 떨어뜨린다.

2019-04-17 06:30:00

엄재진 경북부 기자

[취재현장] 경쟁자들의 의미있는 '포옹'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 말한다. 주권을 가진 국민들이 주인 되는 축제라고도 말한다.하지만 선거판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선거 때만 되면 지연·학연·혈연에 얽매이고, 세균처럼 솟아나는 각종 선거 브로커들에 의해 민심이 갈라진다. 네 편, 내 편이 명확해지고, 이웃 간에도 내 편이 아니면 원수처럼 으르렁대고 할퀴어댄다.그러니 선거가 끝나면 승자도, 패자도 결국엔 피투성이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몸과 마음에 파인 깊은 생채기를 안고 어떻게 건전한 정책을 만들고, 건강한 지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겠는가?인구 1만7천 명. 대도시 아파트 한 개 단지에 불과한 전국 최소 규모 영양군은 그동안 선거로 인한 편 가르기가 심각했다. 인구가 많은 지역보다 주민들끼리 갈등하고 반목하는 느낌이 상대적으로 컸다.선거 결과, 승자는 공직사회와 지역사회의 각종 공공단체를 점령군처럼 자기 사람들로 장악했고, 이는 패자들을 곧바로 지역 개발의 반대편으로 만들어냈다. 그러니 지역이 사그라들고 지역 소멸 위기가 바로 눈앞에 다가와도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15일 영양군청 대회의실에서는 이런 영양의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의미 있는 '포옹'이 있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맞붙어 경쟁했던 오도창 영양군수와 박홍열 영천시장애인복지관장이 지역 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고 포옹한 것이다.선거가 끝난 지 300여 일 만이다. 두 사람은 50여 명의 기자와 20여 명의 지역 어르신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갈등을 조장하거나 화합을 저해하는 어떤 말이나 행위도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이날의 '포옹'은 선거 역사상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일대 사건이었다. 이 때문에 '정치적 뒷거래'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석' '오 군수 딸의 법적 문제 해결을 위한 뒷돈 거래' 등 억측들이 난무했다.하지만 두 사람이 맞잡은 손 어디에도 그런 구린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로지 어려워지는 지역 현실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눈이 서로를 향했던 것이다. 오 군수는 선거로 인해 상처를 준 선배인 박 관장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고, 박 관장은 모든 것을 털고 오 군수의 손을 잡은 것이다.이들이 3년여 후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다시 경쟁자로 맞붙을지도 모르지만, 두 사람 모두에게 이날의 '포옹'은 지역 발전이나 개인의 정치적 행보로나 단연 필요했고, 진작 했어야 할 일이었다.박 관장은 이날을 위해 일주일여를 영양으로 퇴근해 지지자들을 설득하고 이해시켰다. 오 군수 딸의 연설과 동영상 배포가 59표 차 석패의 이유라 믿고 있는 지지자들을 지역 발전 동반자로 돌려세우기란 힘들었을 것이다.이제, 공은 오 군수에게 넘어갔다. 군정을 책임진 사람으로 이날 '포옹'의 의미를 어떻게 실천해 나갈지 고민해야 한다. 약속대로 공직사회나 지역사회에서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어떤 행위도 경계해야 한다.특히 오 군수 주변에서 논공행상으로 호가호위하면서 '인의 장벽'을 치고 있는 몇몇 인사들부터 스스로 지역과 오 군수의 성공을 위해 물러서야 한다.

2019-04-16 11:09:58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 중재자? 아니 당사자

1908년 9월 러시아 외무장관 이즈볼스키와 오스트리아 외무장관 에렌탈은 양국 모두에 좋은 밀약(密約)을 맺었다. 러시아는 그 얼마 전에 있었던 오스트리아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병합을 인정하고 오스트리아는 오스만 터키의 영토 안에 있는 보스포루스 해협과 다르다넬스 해협에 대한 러시아의 '권리'를 용인한다는 것으로, 1905년 미국과 일본이 필리핀과 대한제국의 지배권을 상호 인정한 가쓰라-태프트 밀약의 유라시아판(版)이었다.독일의 폭로 위협으로 없었던 일이 되기는 했지만, 이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문제의 당사자였던 세르비아에 대한 러시아의 배신이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수복해야 할 영토로 여겼던 세르비아는 병합을 인정하지 않았고, 러시아는 남 슬라브인의 '큰 형님'으로 자처하며 그런 세르비아를 후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스만 터키에도 이 밀약은 자국의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점령을 인정한 범죄행위였다.영국과 프랑스가 독일인이 다수 거주하는 체코슬로바키아 수데텐란트를 독일에 넘겨준 1938년 뮌헨협정도 당사자를 배제한 제3국끼리의 더러운 거래였다. 이즈볼스키-에렌탈 밀약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당사자인 체코슬로바키아가 공개리에 배제됐다는 것이다.그 바탕은 자국을 위해서라면 우방국도 팔아넘긴다는 추잡한 이기심이었다. 체코슬로바키아는 프랑스의 동맹국이었다. 체코슬로바키아는 항거했지만, 영국과 프랑스에 체코슬로바키아의 운명은 관심 밖이었다. 당시 프랑스의 한 언론 보도는 이를 잘 보여준다. "에드바르트 베네시(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를 위해 프랑스인이 죽어야 하나?"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론'이 미국과 북한 모두에게 사실상 거부당했다. 김정은에게서는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하지 말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중재자론은 처음부터 난센스였다. 우리는 북핵 문제 당사자이지 중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당사자가 자신의 의지에 반해 자기 문제에서 소외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소외시킨다는 것이다. 제발 주제 파악 좀 했으면 좋겠다.

2019-04-16 06:30:00

[관풍루] '전대협'이 김정은 편지형식의 여권 비판 대자보를 붙인 것에 대해 경찰이 가택을 무단 진입 조사해 논란

○…'전대협'이 김정은 편지 형식의 여권 비판 대자보를 붙인 것에 대해 경찰이 가택을 무단 진입 조사해 논란. 혹시 북한 보위부 요원들이 찾아온 건 아니겠지….○…김천혁신도시의 한국도로공사가 외부와는 담쌓고 사는 사장 때문에 '불통기관'으로 전락. '소통'을 버리고 '불통'을 고집하는 도로공사, 존재 이유는?○…예천군의회의 해외연수 추태에 이어, 이번에는 칠곡군의회가 '꼼수' 해외연수 논란에다 거짓 해명과 욕설 파문까지.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더니….

2019-04-16 06:30:00

이대현 논설위원

[세풍] 대한민국, 지난 100년 다가올 100년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명언의 주어를 대한민국으로 바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대한민국은 자랑스러운 역사를 써왔다.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을 기점으로 지난 100년 동안 우리 민족이 걸어온 길은 기적 그 자체다. 식민 지배와 가난, 전쟁 등 질곡의 사슬을 끊고 산업화·민주화를 같이 성취한 나라는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오늘의 대한민국은 온 국민이 흘린 피와 땀, 눈물의 총합(總合·the sum)이다. 제대로 된 나라를 아들, 딸에게 물려주려는 간절한 마음들과 행동들이 100년이란 긴 시간에 걸쳐 거대한 용광로에 결집했다. 온갖 것들이 용광로에 들어갔고 서로 섞이고 충돌한 끝에 대한민국이란 결정체를 만들어냈다. 지고지선한 것들만 들어가지 않았고 그럴 수도 없는 것이 역사의 섭리다.문재인 대통령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맞춰 "국민의 평범한 삶에 좌절과 상처 주는 특권과 반칙의 시대를 반드시 끝내야 한다"고 했다. 또 "지난 100년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이룬 국가적 성취 과실이 국민 모두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일부에서 우리 역사를 역사 그대로 보지 않고 국민이 이룩한 성취를 깎아내리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란 발언도 했으나 지난 100년을 정의롭지 않고 공정하지 못한 시대로 규정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문 대통령을 비롯해 진보가 기술하는 지난 100년 역사는 보수와 궤를 달리한다. 3·1운동→독립투쟁→4·19혁명→5·18민주화운동→6월항쟁→'촛불혁명'으로 대한민국 역사를 파악한다. 1948년 대한민국 건국, 6·25전쟁에서의 국가 수호, 산업화 등은 부정과 배척의 대상일 뿐이다.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 이승만에 대한 홀대와 모욕, 6·25에 책임이 있는 김원봉에 대한 서훈 추진 등은 진보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대일 청구권을 포기하는 대신 받은 협력자금으로 만든 포스코도 들어내자고 할지도 모를 일이다.더 큰 우려는 진보 정권이 그들만의 잣대로 지난 100년에 대해 '역사공정'을 하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마저 좌지우지하는 것이다. 보수 정권에서 이룩한 원전 강국을 계승할 마음은 애초부터 없었고 이것이 탈원전으로 표출됐다. 산업화에 편승해 탄생한 재벌은 척결의 대상이다. 미국과의 동맹은 헌신짝처럼 버려도 되는 것이고 일본은 '나쁜 나라'로 치부한다. 참사를 빚고 있는 코드 맞춤 인사, 북한에 대한 지나친 경도, 허물어진 안보, 포퓰리즘 정책들 역시 그 뿌리가 외눈박이 역사관에 기인한다고 봐야 한다.문 대통령은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했지만 정작 대통령의 언행은 미래보다 과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마르크스가 역사는 '나선형 발전'을 한다고 했는데도 대한민국은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다. 미세먼지가 없어졌지만 국민이 여전히 답답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소설가 김원우는 소설 '우국(憂國)의 바다'에서 조선이 망하는 과정을 그렸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은 나라가 망했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들이다. 구한말처럼 대한민국 앞날을 걱정하는 국민이 많다. 지난 100년을 헤쳐온 선조가 그랬듯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도 더 나은 나라를 후손에게 물려줄 의무가 있다. 이를 자각(自覺)하고 방법을 찾아 실천하라는 것이 지난 100년 역사가 가르쳐주는 진짜 교훈이다.

2019-04-15 18: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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