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관풍루] 대구시가 추진중인 장기 미집행 공원 조성 사업에 예산 수천억원 투입하면 재정부담 급증

○…대구시가 추진 중인 장기 미집행 공원 조성 사업에 예산 수천억원 투입하면 재정 부담 급증. 도심 녹지도 보전하고 재정 부담도 줄이는 두 마리 토끼 잡는 법 어디 없소.○…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 1천만 명 넘어서며 일일 확진자도 20만 명씩 늘어 코로나 2차 대유행 공포 현실화. '애프터(after) 코로나' 꿈 접고 '위드(with) 코로나'로 살아남기.○…국회 본회의서 3차 추경안에 유일하게 반대표 던졌던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 당원들 비판에 끝내 사과. 소신 따지다 금배지 잃은 금태섭 전 의원에게서 배운 게 없었던 모양.

2020-07-07 06:30:00

[야고부] 투쟁 낳는 정권

[야고부] 투쟁 낳는 정권

영국 철학자 토머스 홉스와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 두 사람이 대한민국을 지켜본다면 이구동성으로 혀를 차지 싶다. 이들이 설파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홉스), '아노미'(뒤르켐) 상태를 이 나라가 고스란히 보여주기 때문이다.문재인 정권 3년 내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일상화됐다. 조국·윤미향 사태, 한·일 갈등, 부동산 폭등,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사태, 대통령과 정권 실세들이 관련된 의혹과 비리 등 진영 간 투쟁을 야기(惹起)한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워낙 싸움이 격렬해 내전(內戰) 상태란 말까지 나왔다. 이 와중에 공통 가치나 도덕 기준이 없는 혼돈 상태를 뜻하는 아노미(anomie)에 이 나라가 빠졌다.나라를 투쟁·혼돈으로 몰고 간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권에 있다. 어디부터 잘못된 것일까. 첫째는 실력 부족 탓이다. 부동산 정책 실패와 인국공 사태가 대표적이다. 규제만으로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21차례에 걸쳐 규제 위주의 땜질 대책을 남발했다. 문 대통령의 '1호 현장공약'이란 데에만 꽂혀 인국공 정규직 전환을 강행했다. 전후좌우를 두루 살펴 제대로 된 정책을 마련하고 추진할 역량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둘째는 아군과 적군을 갈라치는 행태에 따른 투쟁·혼돈 속출이다. 만약 조국 전 장관과 윤미향 의원이 상대편이었다면, 윤 총장이 정권 관련 비리들을 파헤치지 않고 덮어 '우리 윤 총장님'에 머물렀다면 문 대통령과 정권은 전혀 다른 언행을 보였을 것이다. 한·일 갈등에서 보여준 정권의 반일 프레임 활용처럼 정권 유지에서 촉발된 투쟁도 있다.홉스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극복하려면 '국가'라는 괴물이 필요하다고 했다. 역설적이게도 이 땅에선 국가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부르는 괴물이 되고 있다. 프랑스 철학자 미셀 푸코가 이를 일찍이 예견했다. "우리는 타인에 대해 지속적이고 영원한 투쟁 상태에 있다. 그리고 사회를 가르는 전선(戰線)이 형성돼 있다. 전선은 우리를 어느 한 진영에 속하게 만든다. 중립이란 없다. 우리 모두는 필연적으로 누군가의 적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나라에서 얼마나 더 많은 투쟁·혼돈이 이어질 것인가.

2020-07-06 06:30:00

[매일칼럼] 되살아나는 독재의 망령

[매일칼럼] 되살아나는 독재의 망령

흉보면서 배우고 욕하면서 닮아 간다더니 요즘 우리나라가 딱 그렇다. 반독재 투쟁에 앞장섰던 운동권 출신들이 득세해 이제 국민의 삶 주변에 '독재'라는 말이 얼씬도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독재라는 말이 망령처럼 되살아나고 있다. '문주주의'란 신조어까지 등장해 회자된다.민주주의는 독재의 대척점에 있다. 단연 국민 모두가 주인이다. 대통령도 틈만 나면 '국민의 뜻'을 들먹이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다. 그런데 모두는 아닌 모양이다. 문주주의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온다. 국민이 아닌 '문(문재인 대통령)이 주인'이란 것이다. 따져 보면 틀릴 것도 없다.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우리 이니'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했으니 원하던 대로다. 반대파 입장에서는 "'이니' 뜻대로만 하고 있으니" 맞는 말이다.신조어는 현상을 투영한다. 대통령을 풍자한 대자보를 붙이면 유죄고, 대북 전단을 살포하면 잡혀갈 터다. 정책 잘못을 지적했다간 '인민재판'에 가까운 마녀사냥을 감수해야 한다. 40년 전 군부독재 시절 벌어진 사건에 저들과 다른 표현을 썼다가는 살인죄에 버금가는 징역을 살 수도 있다. 사법부 판사가 재판에 나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는 이유로 국회의원이 탄핵을 들먹이는 세상이다.그뿐 아니다. 조국 사태를 계기로 현 정권의 저격수로 등장한 진중권 전 교수는 '웅동학원 탈탈 털어먹었죠?'라며 지난 3월 게시글을 올렸다가 뒤늦게 고발당했다. 그는 문 정권의 민주주의 개념을 '나치 독재'에 빗댔다. 자신을 '싸가지 없다'고 비난한 여당 의원에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문주주의' 국가에서는 가능하다"고 맞받았다. 그를 고발한 단체는 '적폐청산 국민참여연대'란 이름을 달고 있다.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독재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한 개인, 단체, 계급, 당파 따위가 어떤 분야에서 모든 권력을 차지하여 모든 일을 독단으로 처리'하는 것이다.지금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에 그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여당은 단독으로 국회 문을 열자마자 17개 상임·특별위원장직을 싹쓸이하고 또 나흘 만에 35조원짜리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했다. 추경 처리에 '비상 대책'을 요구한 대통령의 한마디에 입법부가 수족처럼 움직였다. 제1야당 참여 없는 국회 단독 개원은 1967년 7대 국회 이후 53년 만이다. 국회 상임위원장을 의석수에 따라 나눠 갖던 여야 협치의 전통은 28년 만에 물거품이 됐다. 법사위원장을 차지하기 위해서였다. 관례대로 하자는 야당의 요구는 '발목잡기'이고, 여당의 단독 개원은 '일하는 국회'로 포장했다. 독재시대에도 없던 일이다.대통령 인사권을 통해 사법권력을 장악했고, 협치를 버린 대가로 입법권력도 장악했다. 이제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와 '내 편' 아닌 판검사들의 목줄을 거머쥘 공수처 설치만 남았다. 이는 문주주의의 결정판이 될 것이다.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18년 6월 민주주의가 퇴보하는 나라의 특징으로 '집권 세력이 쉴 새 없이 가상의 적들을 만들어내고 공격하는 것'을 짚었다. 그다음 단계가 '가고자 하는 길을 가로막는 독립적인 기관들(특히 사법부와 언론들)의 발을 묶거나 거세하는 것'이었다.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은 저서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서 사례 연구를 통해 "오늘날의 민주주의는 군인이 아닌 선출된 지도자에 의해 무너진다"고 지적했다. 둘을 오버랩하면 우리는 지금 또 하나의 사례를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의심이 든다.

2020-07-06 06:30:00

[관풍루] 민주당, 3일 야간에 국회 본회의 열고 사상 최대 35조1천억원 규모 3차 추경 예산안 단독 처리

○…민주당, 3일 야간에 국회 본회의 열고 사상 최대 35조1천억원 규모 3차 추경 예산안 단독 처리. 급하다고 뭉칫돈 펑펑 쓰는 사람 따로, 빚 갚아야 하는 국민 따로.○…이해찬 민주당 대표 "부동산 문제, 규제만으로는 어렵다"면서 "세법 고치고 투기환수 대책도 마련하겠다" 강조. 비가 올 때까지 계속 기우제 지내겠다는 그런 말씀.○…'No 마스크' 트럼프 대통령, 보건당국자 취소 요구에도 이틀 연속 독립기념일 행사 강행하며 지지자 결집. 참새 눈에 보이는 건 방앗간뿐이니 두말하면 입만 아프지.

2020-07-06 06:30:00

[야고부] 대구경북 문인의 흰 손

[야고부] 대구경북 문인의 흰 손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내 혈육이 역병에 걸려들 줄은/…/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릎 꿇고 비는 일/…/기적처럼 언니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나는 나의 기도가 통한 것이라 생각했다/…/그 사람들 참 고맙다/…/나 치료해준 사람들/…/언니가 내 곁에 돌아온 건 나의 기도가 아니라/그분들의 공력(功力)이었다/…/언니를 살려서 보내준 대구의료원이 있는/이 도시의 서쪽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김은령, '무릎을 꿇었다'에서)중국 우한 발(發) 괴질로 올 2월부터 대구는 초토화됐다. 코로나19라는 보이지도 않는 병원균이 보이는 모든 것을 삼켰다. 어느 순간부터 목숨을 잃는 사람들도 줄을 이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손을 씻거나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거리두기에 나서는 한편 기도로 무사하기를 비는 일이다.3일 현재 대구는 코로나19 확진자 6천923명에 사망자 189명, 경북은 1천390명 확진자에 54명이 숨졌다. 전국은 1만2천967명 확진에 282명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대구경북은 참담해 사망자만 243명으로, 전국의 86%이다. 얼마나 많은 대구경북 사람들이 조마조마한 날들을 지샜으며, 저마다 어떤 심정으로 기도를 했을지 짐작하고도 남을 만하다.확진자로 완치돼 격리 해제된 1만1천759명은 자신과 가족의 간절한 기도로 새 삶을 맞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이 있다. 바로 김은령 시인이 읊은 것처럼 누군가의 공력이다. 흰 옷과 흰 손으로 무장한 대구 의료진과 봉사자들, 전국의 따뜻한 이웃들이다. 이들이 24시간 쉼없이 움직이고 보이지 않는 세균과 싸운 결과이다.이런 코로나 사연이 대구경북작가회의 문인 52명이 쓴 책 '마스크의 시간'에 묶여 나왔다. '문학으로 치유하는 코로나19'란 부제처럼 이들은 시 42편과 동시 3편, 산문 8편을 모아 지치고 힘든 대구경북 사람의 상흔을 위로하고 있다. 최근 펴낸 대구시인협회 95명 시인의 시집 '아침이 오면 불빛은 어디로 가는 걸까'에 이은 또다른 코로나 증언록이다. 붓으로 무장한 대구경북 문인의 글 역시 의료진의 흰 손 같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2020-07-04 15:05:41

[야고부] 욕하면서 빼닮은 독재

[야고부] 욕하면서 빼닮은 독재

'툭하면 아버지는 오밤중에/ 취해서 널브러진 색시를 업고 들어왔다/ 어머니는 입을 꾹 다문 채 술국을 끓이고/ 할머니는 집안이 망했다고 종주먹질을 해댔지만,/ (중략)// 아버지를 증오하면서 나는 자랐다/ 아버지가 하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노라고/ 이것이 내 평생의 좌우명이 되었다/ (중략) 그리고 이제 나도/ 아버지가 중풍으로 쓰러진 나이를 넘었지만, // 나는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한 일이 없다/ (중략)/ 나는 늘 당당하고 떳떳했는데 문득/ 거울을 쳐다보다가 놀란다, 나는 간 곳이 없고/ 나약하고 소심해진 아버지만이 있어서, / (중략)/ 그 거울 속에는 인사동에서도 종로에서도/ 제대로 기 한번 못 펴고 큰 소리 한번 못 치는/ 늙고 초라한 아버지만이 있다.'신경림의 시 '아버지의 그늘' 중 일부다. 이 시의 주인공은 아버지를 증오하면서 평생을 살았지만 어느 날 거울을 통해 아버지를 빼닮은 자신을 만나게 된다.'욕(辱)하면서 닮아간다'는 정치권의 법칙을 더불어민주당이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국회 17개 상임위원장을 독식(獨食)하고 3차 추경안 통과를 밀어붙이는 민주당에게서 박정희 유신·전두환 군부 독재(獨裁) 냄새가 물씬 풍기기 때문이다. 대학 시절 반(反)독재 투쟁에 앞장섰던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한 민주당이 왜 그렇게도 욕했던 유신·군부 독재를 닮아가는지 정말 아이러니하다.문재인 정권은 앞선 보수 정권들을 적폐·농단·독재 굴레를 씌워 단죄(斷罪)했다. 그랬던 문 정권 자신이 새로운 적폐·농단·독재의 주범(主犯)이 되고 말았다. 조국·윤미향 사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청와대 감찰 무마, 역사 왜곡 금지법, 대북 전단 처벌법 등에 이어 일당 독재의 문을 연 것까지 신(新)적폐·농단·독재 3종 세트를 국민에게 선물(?)했다. 역사는 돌고 돈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176석이란 절대 의석을 무기로 문 정권은 더 폭주할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찍어내기', '한명숙 구하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숱한 정권 비리 덮기 등에 광분할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한국, 북한, 중국에서 나란히 독재가 갈수록 심해진다는 것이다. 유대가 돈독한 세 나라 지도자들이 닮은 점 하나를 분명하게 공유하게 된 셈이다.

2020-07-03 06:30:00

[관풍루] 민주당, 의원총회 열어 상시국회 제도화와 불출석 의원 페널티 부과 등 ‘일하는 국회법’ 1호 법안 채택

○…민주당, 의원총회 열어 상시국회 제도화와 불출석 의원 페널티 부과 등 '일하는 국회법' 1호 법안 채택. 일 열심히 하는 건 좋은데 야당 빼고 혼자 일하는 건 옐로카드감.○…닷새째 하루 확진자 4만 명 넘자 파우치 미국 전염병연구소장 "마스크 안 쓰면 10만 명" 경고. 반대자에게 마스크 씌우느니 차라리 바이러스 길들이는 게 더 빠르겠네.○…경북대 등 전국 42개 대학 3천500여 명 "등록금 1인당 50만~100만원 돌려달라" 집단소송. 상아탑이니 지성의 전당이니 명성은 높은데 속성은 알고 보니 '미제 자물통'.

2020-07-03 06:30:00

[청라언덕] ‘10조(兆)’쯤이야

[청라언덕] ‘10조(兆)’쯤이야

칠순의 촌로(村老)는 평생 못 해본 일이 하나 있다. 몇 살 덜 먹은 아내는 딱 한 번 경험했다. 스물두 살 되던 해 코 닿을 거리에서 시집온다고 이사(移徙)를 맛봤다. 그러고는 평생 그 자리서 늙었다.자식은 젊어서 이사를 했다. 학교와 직장을 찾아 도회지로 떠났다. 이들에게 '이사'는 고립을 벗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노부부(老夫婦)는 세상을 등질 때까지 해서는 안되는 금기(禁忌)처럼 여겼다.코로나19는 이사 없는 마을까지 잘도 찾아왔다. 백발의 동무들은 노닥이던 마을 회관을 떠났다. 코로나는 뜸했던 자식 발길마저 잘라냈고 마을은 더욱 적막해져 갔다.고목도 꽃 필 날이 있다 했던가. 촌가마다 공짜 돈이 생겼다. 자식들이 오지 않는 대신 코로나 긴급생계지원금이 왔다. 가지(子女)가 많아야 모을 법한 용돈만큼, 목돈이 들어왔다. 한동안 넉넉했다. 코로나가 자식보다 나은 '효자'라고 입을 모았다.굴뚝마다 고기 굽는 냄새가 배었다. 윗마을 아랫마을 할 것 없이 동네 개들이 킁킁대며 혀를 낼름거렸다. 무섭긴 해도 코로나는 사람이나 개나 모두에게 좋았다.문제는 그 한철이 지나서 생겼다. 통장을 빼꼼히 들여다보던 눈은 '또 목돈을 언제 주느냐'에 멈췄다. 쟁기와 호미는 진작에 놓았다. 코로나가 코와 혀를 마비시킨다더니, 만원에도 벌벌 떠는 촌로는 이제 큰돈 아니면 쳐다도 안 보게 됐다. 이제나저제나, 코로나 지원금만 기다리고 있다.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수천억원대 비자금을 만들었다. 세간은 천문학적 규모라며 입을 떡 벌렸다. 이제는 수천억원에 경악하는 사람은 없다.코로나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비용 10조원이란 예산에 찬사(?)를 쏟아냈다. 단군 이래 최대 공사, 20년간 먹고살 재원…. 하지만 불과 몇 달 만에 10조는 명함도 못 내밀게 됐다.코로나 뉴딜에 500조, 국민기본소득 120조, '조'(兆) 단위는 이제 100단위쯤은 되어야 맛이 난다. 코로나가 '1조'를 '껌값'으로 만들었다.1조가 얼마나 큰돈인가. 6천원짜리 자장면으로 온 국민이 삼시 세끼를 해결하고도 1천만 명은 또다시 야식으로 먹어야 하는 금액이다. 장당 0.97g 나가는 5만원권 지폐는 1톤 트럭으로 열아홉 대 하고도 반 차를 더 실어야 1조가 된다.정치권은 대한민국의 40%대 부채 비율을 낮다고 보고 있다. 60%도 괜찮다고 한다. 10% 증가할 때마다 200조가 생겨난다니 20% 올리면 공돈 400조원을 만들 수 있다. 부채 비율이 한국은행 이자 도깨비방망이와 진배없다.미국·일본·유럽은 세계에서 통용되는 돈을 찍어내는 나라다. 물이 있는 고무 대야에 소금을 더 타고 빼고 한들 물과 소금이 어차피 이들 나라 것이라 농도는 문제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기축통화 '기침'에 감기 몸살을 앓는 우리나라는 그럴 수가 없다. 소금값은 언젠가는 치러야 한다.국제 신용평가사들은 한국 부채 비율의 마지노선을 46%로 보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그런데도 '아전인수'(我田引水) 통계를 들고 부채 비율 높이라며 '염전'(鹽田)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앞으로 '1조, 10조밖에 안 드네' 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나. 코로나 청구서는 곧 날아든다. 서서히 나타나 '나와 상관 없는 일이야'라는 착시현상이 뒤따르겠지만, 연착하는 기차처럼 반드시 온다. '이사 없는 마을'까지 잘도 찾아온 코로나의 진짜 무서움은 바로 돈에 대한 무감각증(症)이 아닐까.

2020-07-02 15:24:37

[야고부] 양도 소득세

[야고부] 양도 소득세

한국에서는 양을 안 키운다. 이유인즉슨 '양도 소득세' 때문이란다. 양에게도 세금을 물리니 키울 이유가 없다는 거다. 물론 웃자고 하는 '아재 개그'다. 공교롭게도, 사람보다 양이 열 배 많은 뉴질랜드에서는 양도소득세가 없다. 양에게 세금을 안 매긴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양도소득세라는 세금 항목 자체가 없다.우리나라 재정 관료만큼 양도소득세를 쉽게 생각하는 나라도 잘 없는 듯하다. 전가의 보도인 양 양도소득세 카드를 꺼내 든다. 현 정부의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을 단순화해 보면 결국 세금을 왕창 매기거나 대출을 옥죄는 방향이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무려 21번에 걸친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부동산 가격은 이를 비웃듯 뛰고 있다.최근에는 주식시장 개인투자자에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섰다. 연간 2천만원 이상의 투자 소득에 대해 20~25% 세금을 물리겠다는 내용이다. 시뮬레이션 결과 전체 개인투자자 가운데 5%만 양도소득세 대상일 뿐 증권거래세가 0.25%에서 0.15%로 낮아지니 대다수에게는 이득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하지만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데다 수익의 20~25%를 세금으로 떼내 간다면 주식은 매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이번 방침은 결과적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해외 증시나 부동산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을 공산이 매우 높다. 대만이 주식 양도소득세를 신설했다가 증시 40% 폭락을 경험하면서 철회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거래세 인하라는 선심을 쓰는 것 같지만 개인들의 단타(단기 매매)가 늘어날 것이기에 거래세 세수 총액은 줄지 않거나 도리어 늘어날 수 있다. 더군다나 양도소득세 세입이 새로 생기니 정부로서는 이거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 격이다.최근 일련의 정부 정책들이 결국 증세와 관련돼 있는 것 같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재정 지출과 국가 채무는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세금 쓸 데는 많은데 낼 사람은 줄어들고 있으니 정부는 어디서든 짜내 재정 곳간을 채우고 싶어 한다. 그러니 재난지원금 40만원 받았다고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어떻게든 세금 고지서로 돌아오는 것은 필연적이기에 그렇다. 결국 조삼모사(朝三暮四), 양두구육(羊頭狗肉) 아닌가.

2020-07-02 06:30:00

[관풍루] 집값 폭등에 서민들 내집 마련 꿈 갈수록 멀어지는데 김현미 국토부장관

○…집값 폭등에 서민들 내 집 마련 꿈 갈수록 멀어지는데 김현미 국토부장관, "정책은 다 잘 작동하고 있다". "경제 옳은 방향 가고 있다"던 그분만 달나라 사시는 줄 알았더니.○…통합당, 민주당의 국회 상임위원장 독식 후 대여 투쟁 방법 찾고자 의원 총회 열어 머리 맞댔지만 뾰족한 수 못 찾아. '생즉필사 사즉필생' 각오 없이는 '신의 한 수' 못 찾지.○…탈원전에 한전 부채 전년 대비 14조원 늘었는데 지난 1년여간 정규직 8천여 명 전환하며 인건비도 덩달아 늘어. 그래도 3년 임기 사장님이야 두 다리 쭉 뻗고 자면 그만.

2020-07-02 06:30:00

[데스크칼럼]  ‘안팔불태’(안 팔리면 불태운다)

[데스크칼럼] ‘안팔불태’(안 팔리면 불태운다)

지난달 26일 대구연극제가 열리는 대구 남구 대명공연문화거리의 한 소극장을 찾았다. 대구연극제는 코로나19로 3개월이나 늦춰 열렸다. 이번 연극제에는 이송희레퍼터리의 '환타스틱 패밀리', 극단 처용의 '떠돌이 소', 극단 한울림의 '맛있는 새, 닭' 등 세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첫날 개막 공연을 한 소극장은 사전 예약과 관람석 띄어 앉기로 관객들을 맞았다. 이날 선보인 '환타스틱 패밀리'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었다. 배우들은 오랜만의 무대가 설렌 듯 혼신의 연기를 펼쳤고, 관객들도 배우들의 연기에 공감을 나타내며 즐거운 표정이었다.대명공연문화거리에는 극단 20개가 극장 12개를 운영한다. 대구연극제로 모처럼 활기가 도는 모습이었지만, 연극계는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극 단체와 배우들에게 지난 5개월은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코로나19로 모든 공연이 중단된 탓이다. 배우들은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가 아니어서 정부 초기 지원을 받기 어려웠다. 대구시의 긴급생계자금 지원도 그림의 떡이라는 불만이 나왔다.다른 예술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사태로 전시와 공연이 모두 취소돼 하루아침에 실업자로 전락해 생활고를 겪는 예술인들이 부지기수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에 가려 지원 대상에서도 소외돼 이중고에 시달린다. 정부는 공연예술업종을 관광·여행업과 함께 특별고용유지업종으로 분류해 개인당 300만원의 창작준비금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진다.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예술인 활동 증명을 해야 한다. 그래야 생활 안정 자금이나 각종 공모 사업에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대구문화재단이 예술인지원센터를 설치해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예술인 활동을 증명하는 게 어렵고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불만이 많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공연예술업종 종사자가 7천 명에 이르지만, 지원받은 사람이 적은 것은 당연한 결과다.정부 지원책이 겉도는데도 아랑곳없이 현장에선 활기가 돌고, 예술인들의 투혼이 느껴진다. 대구 수창청춘맨숀은 2일부터 5일까지 작가미술장터인 '수창아트페어 2020 안팔불태' 행사를 연다. '안팔불태'가 무슨 뜻일까 생각하다가 의미를 알고 나서 헛웃음이 났다. '안 팔리면 불태운다'의 줄임말이었다. 작가의 삶이 더욱 힘들어진 상황에서 배수진을 치는 심정으로 작품이 팔리지 않으면 불태우겠다는 절박함을 담고 기획됐다고 한다. 설마 안 팔린다고 불태울까 싶지마는 좋은 의미로 해석하면 '작품을 불태우지 않도록 완판을 하자'는 의지도 담고 있다. 60여 명의 작가가 300여 점의 작품을 출품한다. 작가들의 자신감과 좌절감, 안타까움, 희망, 의지가 복합적으로 담긴 행사다.그동안 연기되거나 취소됐던 문화예술 공연과 전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명공연문화거리에 있는 소극장들은 혼신의 힘으로 연극을 준비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대구 구·군에 있는 문화공간에서도 공연이 펼쳐진다. 문화예술계가 활력을 되찾으려면 관객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아니면 혼자라도 좋다.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연극, 공연, 전시 행사를 찾아 달래보는 것은 어떨까. 공연장과 전시장의 표를 사는 일은 지역 예술인들을 돕고 지역 문화를 풍성하게 만든다. 작가미술장터에서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 주머니를 털어 구입해 자신의 집 거실에 걸어 두는 것도 의미 있다. 작가 60명의 작품 300여 점이 '안팔불태'가 아니라 '완판'되기를 기원한다.

2020-07-01 17:30:32

[야고부] 마스크 시비

[야고부] 마스크 시비

코로나19 발생 6개월이 지나도록 마스크 착용이 여전히 논란거리다. 최근 코로나 재확산 조짐이 강해지자 이제는 문화적 차이를 뛰어넘어 정치적 충돌로 확대되는 등 찬반 논란이 거세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사설에서 "마스크가 정치적 정체성을 나타내는 상징이 되어 버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거부하고 지지자들이 이를 따르면서 상황이 매우 어렵게 됐다"고 비판했다.한 국제 여론조사기관이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국가별로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 비율을 조사해 보니 미국은 71%, 독일 64%, 영국 31%로 나타났다. 아시아의 경우 싱가포르 92%, 말레이시아 88%, 홍콩 86%, 대만 85% 수준이었다. 서울보라매병원 조사 결과 한국은 78.8%로 2015년 메르스 때보다 착용률(15.5%)이 5배나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북유럽의 경우 노르웨이 5%, 스웨덴 4%, 덴마크 3% 등으로 마스크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았다.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늦추는 데 마스크 효과가 매우 큰데도 마스크 착용을 '낯설고 수치스러운 행동'으로 받아들이는 인식 때문이다.엊그제 미 CNN방송이 흥미로운 보도를 했다. 미국과 한국의 코로나 현황을 비교하는 자막을 동원해 트럼프 행정부의 부실 대응을 비판한 것이다. 요약하면 3월 5일 한국의 사망자는 35명, 미국은 고작 11명이었으나 약 15주 후 6월 27일 한국은 282명인 반면 미국은 무려 12만5천434명이 목숨을 잃었음을 환기시켰다. "마스크가 목숨을 구한다는 게 팩트"임을 강조한 보도다.마스크 없이도 사태를 종식시킨 사례도 있다. 지난달 8일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뉴질랜드의 경우다. 코로나 확산 시기 뉴질랜드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정부는 대규모 검사와 추적, 격리 등 방역에 주력했고, 경찰·군인을 동원해 시민 이동을 차단하는 '록다운'(Lockdown)을 시행했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초동 대처가 마스크 없이도 사태를 진정시킨 요인"이라고 분석할 정도다.신속하고 강력한 대응과 철저한 마스크 착용 없이는 코로나 종식은 어렵다는 게 코로나 사태의 교훈이다. 마스크에 대한 심리적 알레르기가 클수록 피해도 비례해 커진다는 점을 '마스크 시비(是非)'가 보여준다.

2020-07-01 06:30:00

[관풍루] 합의 안되면 결국 무산될 수밖에 없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최종 이전지 두고 군위와 의성 여전히 평행선

○…합의 안 되면 결국 무산될 수밖에 없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최종 이전지 두고 군위와 의성 여전히 평행선. 마주 보고 달리는 폭주 기관차 멈춰 세울 현인을 찾습니다.○…추미애 장관, "과잉 수사, 무리한 수사가 있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가 없다"며 조국 일가 검찰 수사에 대해 입 떼. 윤석열 검찰총장 두고 그 난리를 친 이유 이제야 드러냈군.○…정부가 역대 최대 35조 추경하며 내놓은 '고용안전망 강화 사업' 중 상당수가 책 배달 같은 6개월 이하 단기 알바성 일자리 만들기 사업. 어쩌다 보니 정부가 '알바천국'.

2020-07-01 06:30:00

[시각과 전망] 해오름동맹, 아시안게임 유치하자

[시각과 전망] 해오름동맹, 아시안게임 유치하자

울산~포항~영덕 구간 고속도로는 포항 구간(영일만 횡단 구간)이 단절돼 있다. 현재 대체 활용 중인 우회도로의 교통량도 포화 상태다.동해안 전체가 고속도로로 연결되려면 포항~울산고속도로, 포항~영덕고속도로(건설 중)의 단절 구간인 영일만 횡단대교가 건설되어야 한다.포항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은 경북도와 포항, 환동해권의 숙원 사업이다. 영일만 횡단대교는 흥해에서 포항신항 인근 인공섬까지 바다 위 3.59㎞ 구간에 다리를 놓고, 인공섬에서 포항 동해면까지 4.12㎞ 구간에 해저 터널을 뚫는 사업이다. 바다뿐 아니라 육지 연결도로를 포함한 전체 구간은 18.0㎞, 사업비는 1조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송철호 울산시장이 포항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송 시장은 문재인 정부 핵심 인사들과 가깝다. 포항과 인접한 울산 입장에서도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은 환동해 광역경제권 구축에 도움이 돼서다.송 시장은 최근 기획재정부에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사업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는 점을 적극 설명했다고 한다. 이는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송 시장에게 "영일만 횡단대교는 울산에도 꼭 필요한 사업인 만큼 힘을 보태 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울산시장이 포항시의 현안에 협조적인 것은 포항‧경주‧울산이 맺은 '해오름동맹'도 밑거름이 됐다. 이 동맹은 2016년 6월 울산~경주~포항 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3개 시가 체결한 협약이다. 일출 명소가 있는 지역인 관계로 해오름이라는 이름을 지었다.포항, 경주, 울산은 신라 이래로 동해남부 거점도시라는 역사적, 지리적 공통점이 있다. 울산이라는 지명은 우시산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시산국(于尸山國)은 신라 초기 울주에 자리 잡은 독립국가였다. 울릉은 우산국(于山國), 영덕 영해에는 우시국(于尸國)이라는 소국이 자리했던 것으로 사료는 전한다. 고대에 울산, 포항영덕, 울릉은 동해 바다를 낀 역사문화공동체였던 셈이다.3개 도시가 제대로 힘을 합치면 인구는 200만 명에 육박하고, 경제 규모도 95조원에 이르는 메가시티(Megacity)로 도약할 수 있다. 포항은 철강을 가장 많이 생산하고, 울산은 철강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공업도시다. 포항의 소재, 경주의 부품, 울산의 완제품 생산으로 이어지는 보완적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다.또 3곳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녀 울산-경북 연계 관광상품 개발이 가능하다. 특히 코로나19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행업체를 위해 울산·포항·경주를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하면 여행업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지방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한 광역경제권을 형성해야 한다. 포항, 경주, 울산 어느 한 도시의 역량만으로는 세계적인 산업·문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3개 도시가 함께 움직이면 대형 국책사업 유치에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인적 자본과 산업 생태계가 결합돼 남부권 최대의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다.이 여세를 몰아 2030년, 2034년 아시안게임 유치에 도전해 보자. 3개 도시가 공동으로 아시안게임 유치에 나서면 숙박과 경기장 등 기존 시설을 최대로 활용하면서 대회 경비 최소화가 가능하다. 또 경주의 역사문화 유산과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포항, 울산의 산업 인프라를 아시아 각국에 자랑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아시안게임 유치 과정에서 3개 도시의 공동 사업 창출과 협력 체계 구축으로 남부권의 새로운 도시 발전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해오름동맹이 환동해권의 희망이다.

2020-06-30 18:01:51

[세풍] 얻어맞고도 꼬리 치는 문 정권의 조현병

[세풍] 얻어맞고도 꼬리 치는 문 정권의 조현병

"나는 당 중앙을 대신하여 사과합니다. 옌안(延安) 전체가 과오를 범했습니다. 여러분에게 훌륭한 목욕을 시켜줄 의도였지만 약품이 너무 많이 뿌려져 여러분의 예민한 피부가 손상됐습니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 적과 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편 사람을 다치게 했습니다. 그것은 아버지가 아들을 때리는 것과도 같습니다. 그러니 앙심을 품지 마십시오. 이제 일어나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싸우러 나갑시다."마오쩌둥(毛澤東)이 장제스(蔣介石)의 토벌에 쫓겨 옌안으로 도망간 뒤 현지에서 벌인 '정풍(整風)운동'(1942~1945)의 희생자들에게 한 말이다. 정풍운동은 말하자면 육체적·정신적 고문을 동원한 '사상의 외과수술'로, 훗날의 '반우파투쟁'(1957~1959)과 '문화대혁명'(1966~1976)의 원형(原型)으로 일컬어진다.그 희생자는 지독한 후유증을 앓았다.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무너져 내렸다. 확고한 공산주의자로 자부했는데 '반동'으로 몰렸으니 당연했다. 그러나 옌안을 떠나지도 못했다. 전면적 자기부정이기 때문이었다. 그들에게 남은 길은 아서 쾨슬러의 소설 '한낮의 어둠'의 주인공 루바쇼프처럼 숙청됐음에도 더 철저히 당에 충성하는 것뿐이었다.이를 위한 미끼가 마오의 '사과'였다. 대성공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청년 당원들은 비애와 안도감으로 눈물을 흘렸다. 그들은 그들을 잔혹하게 학대한 공산 체제를 위해 싸웠고, 그다음에는 중국인민을 고문하는 기계로 작동했다."('새로 쓰는 중국혁명사 1911-1949', 나창주)북한 김정은이 '4대 군사행동'을 '보류'하겠다고 한 직후 문재인 정권이 보여주는 행태가 이를 빼다 박았다. "항구적 평화 시대 전환을 위해서는 종전선언이 필수적"이라고 하고, "정전 협정 상태를 종식하고 항구적 평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하며, "유엔 대북 제재 위원들을 만나 제재 일부 완화를 강력히 요청할 것"이라고 하고, "미국이 반대한다고 우리가 (대북 지원을) 못 하는 것은 아니다"고 한다.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지 열흘도 안 돼 이런 소리들을 쏟아냈다. 주인에게 얻어맞고도 금방 좋다고 꼬리 치는 충견의 모습이라고나 할까.남북 관계가 '화해'냐 '긴장'이냐를 결정하는 상수(常數)는 '북핵'이다. 북핵이 존재하는 한 '종전선언'도 '항구적 평화 시대'도 '대북 제재 완화'도 잠꼬대이다. 자명한 사실이고 기본 상식이다. 문 정권 사람들에게는 이런 상식을 찾을 수 없다. 어리석거나 '종북'-기분 나쁘다면 '친북'이라고 해주겠다-이거나. 대통령도 다르지 않다. 6·25전쟁 70주년 기념사에서 '종전'을 강조하면서도 북핵에 대해서는 함구했다.국내외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의 핵무장은 사실상 완성됐다. 남은 것은 탐지와 요격이 어려운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인데 이것의 완성도 임박했다고 한다. 그리고 북한은 "비핵화는 개소리"라고 한다.현실이 이런데도 예고한 도발을 '철회'도 아닌 고작 '보류'한다는 김정은의 말에 감읍(感泣)했다는 듯 종전과 평화 체제로 가자고 하는 것은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표현을 빌리자면 '조현병'이다. 볼턴은 회고록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를 불가역적 비핵화의 첫 단계라는 문 대통령의 주장을 '조현병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조현병은 '정신분열증'을 순화한 표현이다.영화 '다키스트 아워'에서 처칠은 나치와 협상을 강요하는 전시 내각 각료들에게 이렇게 일갈한다. "호랑이 아가리에 머리를 처넣고 어떻게 호랑이와 대화를 하라고 하나!" 문 정권이 바로 그렇게 하려고 안달하고 있다.

2020-06-30 06:30:00

[관풍루] 국회 예산정책처가 정부·여당의 추경안에 대한 비판적 보고서 내놓자 여당, ‘지적을 위한 지적’ 한다 맹비난

○…국회 예산정책처가 정부·여당의 추경안에 대한 비판적 보고서 내놓자 여당, '지적을 위한 지적' 한다 맹비난. 아무리 훑어봐도 무엇이 지적을 위한 지적인지 숨은 그림 찾기.○…인천공항 사태로 분노 빗발치자 청와대, "논란이 가짜 뉴스로 촉발된 측면 있다"며 언론 탓. 집권 3년 내내 '내 탓' 할 거리는 찾기 어렵고, '네 탓' 할 거리는 천지삐까리.○…문재인 대통령, 아직 국회 원 구성도 못 했는데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해 달라는 공문 보내. 우물에 가서 숭늉부터 찾는 진짜 이유가 뭐요.

2020-06-30 06:30:00

[야고부] ‘친문의 나라’

[야고부] ‘친문의 나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친문(親文) 패밀리의 집사(執事) 같다"고 했다. '추다르크'가 어쩌다 '친문 집사' 소리를 듣는 처지로 전락했는지 안타깝다.논란은 추 장관이 자초(自招)했다.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내 지시를 어기고 절반을 잘라 먹었다" "새삼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 "이런 총장 처음" 등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야당에서 "인성(人性)의 문제" "꼰대 발언" "해임하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조차 "삼십 년 가까이 법조 부근에 머무르면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낯선 광경" "당혹스럽기까지 하여 말문을 잃을 정도"라고 했다.추 장관의 도를 넘은 '윤석열 때리기'는 친문의 호감을 사기 위해서라는 게 중론(衆論)이다. 차기 서울시장이나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친문 지지를 얻으려 무리수를 둔다는 것이다. 추 장관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전력 때문에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의심'을 받는 처지다. 친문들의 "추느님" "추 장관이 인사권자(문재인 대통령)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 "(윤 총장을) 작살내라" 등의 지지 글을 보며 미소를 지을지도 모를 일이다.4·15 총선을 통해 민주당은 친문이 장악했다.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데 있어 친문 지지가 결정적 요인이 되는 구조가 됐다. 추 장관을 비롯해 민주당 대권 주자들이 '친문바라기'가 될 수밖에 없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아널드 토인비는 저서 '역사의 연구'에서 "창조적 소수자가 사명감을 잃고 지배적 소수자로 전락하는 순간 문명은 쇠망의 길을 걷는다"고 했다. 친문 전신(前身)인 친노는 일정 부분 '창조적 소수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친노에 의해 잘못된 인습이나 가치관이 깨어졌고 과거와는 다른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그러나 지금 친문은 힘에 의해 대중을 통치하는 '지배적 소수자'를 방불케 한다. 여야 합의를 주문한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문자·전화 테러를 한 친문에게서 김어준식(式)으로 표현하면 지배적 소수자의 냄새가 물씬 난다. 스토커를 방불케 하는 친문의 '윤석열 찍어내기' 시도 역시 마찬가지다. 화석(化石)처럼 변한 머리로 권력 지키기에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친문이 장악한 '친문의 나라'. 이 나라 앞날이 걱정이다.

2020-06-29 20:57:38

[야고부] 치킨 호크

[야고부] 치킨 호크

대홍수로 세상이 물에 잠기고 50여 일이 지난 어느 날 노아의 방주에 비둘기가 날아들었다. 노아가 날려보낸 비둘기였는데 올리브 잎을 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노아는 세상에 하느님의 축복과 평화가 다시 찾아왔음을 알아차린다. 이처럼 서구권에서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이다. 2차대전 직후 연합군이 추축군 처리를 위해 회의를 열면서 공문서 등에 사용한 심벌도 비둘기였다.평화적 수단으로 국가 간 갈등을 해결하자는 사람들을 '비둘기파'(The Doves)라고 부른다. 비둘기파의 대척점에 있는 사람들 즉, 주전파는 '매파'(The Hawks)라고 불린다. 매가 주전파의 상징이 된 것은 1812년 미국 버지니아주 하원의원 존 랠프가 의회 내 주전파를 '전쟁 매'(War Hawk)라고 부른 것이 연원이 됐다.비둘기도 아니고 매도 아닌, 요상한 생명체도 있다. '치킨 호크'(Chicken hawk)다. 영어권에서 치킨은 겁 많은 사람을 뜻하니 '매 흉내 내는 겁쟁이 닭'이라고 번역할 수 있겠다. 치킨 호크는 군대 복무를 하지 않았거나 전시 상황을 고의로 회피했으면서도, 전쟁을 비롯한 극단적 군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미국의 정치권 용어다. 경상도에서 많이 쓰이는 '구들목 장군'쯤 되겠다.대표적인 치킨 호크로 꼽히는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낸 회고록으로 세상이 시끄럽다. 북한 선제 공격론자로 잘 알려진 그는 UN 회의에서 미국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과 전면전을 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의 초강경론자다. 전쟁이란 말을 입에 달고 다니지만 정작 그는 전장을 피한 겁쟁이다. 베트남 전쟁을 지지했지만 1969년 베트남 징집 명령이 예상되자 메릴랜드 주방위군에 자원 입대하는 수법을 통해 '안전한' 미국 내에서 복무하는 요령을 피웠다.문제는 미국 내에는 볼턴 같은 치킨 호크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 공화당 보수주의자를 일컫는 '네오콘'들 중에는 치킨 호크들이 부지기수다. 북한의 위협에 가장 가까이 그리고 노출돼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참으로 우려스러운 존재들이 아닐 수 없다. 전쟁의 참혹상을 경험한 이들은 전역 후 평화주의자가 된다. 군대도 안 간 '내로남불형' 치킨 호크들이 앞줄에서 전쟁 운운하는 것 자체가 가당찮다.

2020-06-29 06:30:00

[관풍루] 민주당 대구시당 “홍의락 전 의원, 탈당 후 경제부시장직 수행하니 협치나 연정 아니다” 입장 밝혀

○…민주당 대구시당 "홍의락 전 의원, 탈당 후 경제부시장직 수행하니 협치나 연정 아니다" 입장 밝혀. 대구를 위해 일한다는데 굳이 당원 신분 들먹이는 이유가 매우 궁금.○…일본 외무성 산하 연구소 "1905년 이전부터 일본인이 독도서 조업했다" 증언 담긴 동영상 유튜브에 공개. 요즘 중국 어선처럼 남의 땅에서 "불법 조업했다" 실토한 거네.○…코로나 사태로 금지했던 요양병원 및 시설 면회, 7월부터 투명 차단막 설치 등 비접촉 면회는 허용. 손을 못 잡아도 모처럼 부모님 얼굴 볼 수 있다니 천만다행.

2020-06-29 06:30:00

[매일칼럼] 대구경북 하늘길도 위천의 물길처럼

[매일칼럼] 대구경북 하늘길도 위천의 물길처럼

석심산에서 출발해 113㎞를 달려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위천(渭川). 군위 효령들과 소보들, 의성 안계평야를 살찌우는 젖줄이다.군위군 고로면 학암리에서 발원한 이 물줄기는 의흥면과 우보면을 거쳐 효령면에서 남천을 받아들인 뒤 군위읍과 소보면을 지나 의성 땅인 비안면 옥연리로 흘러든다. 의성군 비안면에서 쌍계천을 품은 위천은 남대천, 안평천을 함께 모아 구천면, 안계면, 단북면, 단밀면을 적시며 흘러 상주시 중동면에서 낙동강과 몸을 섞는다.위천은 군위와 의성의 크고 작은 하천 24개를 모아 흘러드는 낙동강 제1지류다. 군위 효령들과 소보들을 기름지게 하고, 의성 안계평야의 '의로운 쌀' '황토쌀'을 잉태하는 모체이기도 하다.이처럼 군위와 의성은 위천을 매개로 한솥밥을 먹는 식구다.인구는 계속 줄면서도 땅 넓이는 군위가 서울 면적과 비슷하고, 의성은 서울의 두 배가량이다. 젊은 층이 먹고살기 위해 빠져나가고 있지만, 사람과 나무, 작물이 자랄 수 있는 땅은 그만큼 넓다.두 지방자치단체장이 이런 여건과 상황을 고려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유치에 목을 매고 있다. 두 단체장 모두 군위를 살리고, 의성을 살리겠다는 좋은 취지의 발로다.단체장이 해당 지역에 한 명의 인구라도, 한 푼의 세금이라도, 한 개의 시설이라도 더 모으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위천을 수변테마파크, 생태하천으로 꾸미기 위해 양 지자체 모두 아름다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공항 유치 경쟁도 이런 차원에서 나무랄 일은 아니다.하지만 10년 건설, 100년 대계를 내다보는 통합신공항 유치는 두 지역의 아귀다툼 대상은 아니다. 공항 건설은 해당 지역은 물론 주변 지역에 미치는 부대 효과가 워낙 막대하기 때문이다.공항과 활주로, 항공클러스터, 진입도로와 부대시설, 인적·물적 흐름 등을 감안하면 한쪽이 하나를 챙기면 다른 쪽이 하나를 잃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하나를 주고 다른 하나를 받을 수 있는 윈윈 게임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두 지자체는 공항 유치 못지않게 오히려 공항이 군위나 의성에 들어온 후 이를 통해 문화·관광·산업적 효과를 어떻게 극대화시킬지에 대한 고민과 노력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두 지자체가 위천 생태하천 꾸미기에 경쟁적으로 나서듯 공항 부대시설과 관광숙박 인프라 조성에 힘을 쏟을 때 향후 군위와 의성이 항공기에서 내린 승객들이 스쳐 지나가는 지역이 아니라 머물고 즐길 수 있는 지역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테다.군위와 의성은 위천이라는 엄마의 젖줄을 함께 받으며 살아온 형제나 다름없다.위천은 통합신공항 후보지인 우보, 소보, 비안을 모두 꿰뚫고 있다. 위천이 군위, 의성을 관통해 강으로 흘러가듯, 통합신공항도 군위나 의성 어느 곳에 있더라도 그 경제적 효과는 군위와 의성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방안이 분명히 있다.이런 점에서 통합신공항의 하늘 길이 위천의 물길처럼 '물 흐르듯' 열릴 수 있도록 두 단체장이 손을 맞잡아야 할 때다. 국방부도 양측이 알아서 합의하라는 식으로 방관하지 말고 공항이 반드시 건립될 수 있는, '되는 방향으로' 양 지자체를 설득할 책무가 있다.두 단체장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신공항 건설을 끝내 무산시킬 경우 대구경북의 하늘길을 막은 당사자로 오롯이 낙인찍힐 수밖에 없다. 통합신공항이 열 미래는 군위와 의성만의 하늘길이 아니라 대구경북, 나아가 한반도 남부권 국민 모두의 하늘길임을 다시금 각인해야 하겠다.

2020-06-28 18:59:45

[야고부] 소셜 믹스

[야고부] 소셜 믹스

특정 계층만 모여 사는 주거 문화나 패턴은 사회통합 차원에서 문제점을 낳을 수 있다. 저소득층의 거주 공간은 슬럼가로 전락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계층 간 불화와 사회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건축가들의 고민은 이런 인식에서 출발한다.'소셜 믹스'(Social Mix)는 경제적·사회적 수준이 다른 계층을 같은 공간에 배치해 함께 살게 하는 사회적 실험이다. 계층 간 갈등이 심했던 19세기 영국 사회의 병폐를 치유할 목적으로 1849년 제임스 버킹엄이 설계한 '빅토리아 모델 타운'이 첫 소셜 믹스 사례다. 버킹엄은 직업과 소득 수준이 다른 1만 명의 주민이 모여 사는 타운을 제안했는데 17~18세기 크리스토퍼 렌의 런던 재건축 계획에도 비슷한 개념이 구체화되어 있다.사회계층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주거 문화 개선 노력에서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03년 서울시는 공공주택 분양에서 소셜 믹스 개념을 도입했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함께 조성하도록 제도화해 계층 혼합을 유도한 것이다.하지만 이런 취지와 달리 실제 현장에서는 새로운 계층 갈등 등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같은 공간에 살면서도 임대주택자에 대한 직간접적인 차별 등 계층 간 단절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최근 세종시 한 아파트단지의 "임대 거주 아동과 학군을 분리해달라"는 주민 게시글 논란이나 대구의 한 재건축 추진 아파트에서 "집값 떨어진다"며 장애인 혐오 표현을 담은 벽보 사례는 소셜 믹스에 대한 우리 사회의 낮은 인식 수준을 보여준다.심지어 분양주택과 임대주택 사이에 아예 높은 외벽을 쌓아 차단하거나 고층(분양)과 저층(임대)으로 아파트 층수를 달리하고, 엘리베이터를 따로 설치하는 등의 사례는 우리 사회에 잠재한 심각한 계층 차별의 현실이다. 소셜 믹스는 단지 개념으로 존재할 뿐 정작 연대의식과 사회통합에 대한 고민은 깊지 않다는 방증이다. 교육을 통한 공동체 의식 강화 등 성찰이 없다면 우리 사회 발전이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때다.

2020-06-26 20:31:23

[야고부] ‘잘린 손가락들’

[야고부] ‘잘린 손가락들’

유권자들이 자신의 선택을 후회할 때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 있다. '강(江)에 잘린 손가락들이 둥둥 떠다닌다'는 말이다. 4·15 총선 후 두 달여가 지난 지금, 손가락을 자르고 싶은 국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176석에 이르는 '공룡 정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오만·폭주 때문이다.민주당이 국회 단독 개원을 밀어붙인 것까지는 '일하는 국회'라는 명분에 그 나름 설득력이 없지 않았다. 야당을 배제하고 법제사법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일방적으로 뽑은 것 역시 조국 사태 때 야당 법사위원장 때문에 워낙 곤욕을 겪어 이해가 가는 면도 있었다.그러나 문재인 정권의 '눈엣가시'인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총공세를 펴고,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까지 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 수수 사건을 뒤집으려는 민주당의 행태는 국민 분노를 사고도 남는다. 정권 관련 의혹들을 엄정 수사한다는 이유만으로 2년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을 물러나라고 압박하는 정당을 민주 정당이라 할 수 있나. '한명숙 구하기'를 위해 사법부를 대놓고 겁박하는 민주당은 법치주의 파괴 집단 아닌가.민주당을 '폭주 기관차'로 만든 책임은 유권자들에게 있다. 대북 문제를 비롯해 안보·외교, 경제와 일자리, 국민 통합 등 국정에서 총체적으로 실패했는데도 유권자들은 민주당에 표를 몰아줬다. 엉망진창 성적표를 받은 자녀에게 부모가 회초리를 들기는커녕 칭찬하고 통닭을 사준 것과 마찬가지다. 정권 심판이 돼야 할 총선이 야당 심판이 됐으니 민주당이 개과천선(改過遷善)할 리가 없다.가정이지만 지금 총선을 한다면 유권자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사태에서 보듯이 툭하면 평등, 공정, 정의를 짓밟는 문 정권에 유권자들이 표를 줄까.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처참하게 무너졌는데도 유권자들은 여당에 표를 던질까. 그토록 자랑했던 코로나 방역이 수도권 집단 감염으로 갈림길에 섰는데도 유권자들은 민주당 후보를 찍을까.대통령 선거가 1년 이상 남아 민주당의 오만·폭주는 더 심해질 것이다. 윤 총장은 쫓겨나고, 한 전 총리는 무죄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에 따라 강에 떠다니는 잘린 손가락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날 것이다.

2020-06-26 06:30:00

[관풍루] 한국은행 보고서 “코로나로 실업 악화하면 6개월 내 28만9천가구, 1년 내 45만8천가구 적자에 허덕” 경고

○…한국은행 보고서 "코로나로 실업 악화하면 6개월 내 28만9천 가구, 1년 내 45만8천 가구 적자에 허덕" 경고. 이런 위기에도 국회는 자리 놓고 싸우느라 국민은 죽든지 말든지.○…러시아 선박 확진자 발생 이전인 4, 5월에도 구멍 숭숭 뚫린 '셀프 검역'으로 부산항 확진 사례 여러 차례. 창문 활짝 열어 놓고 모기 쫓는다며 열심히 부채질한 꼴.○…볼턴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한국 정부의 "사실 왜곡" 비판에 "내 회고록은 진실" 반박. 한몫 잡아보려고 회고록 펴냈는데 어련히 알아서 양념 요리조리 잘 쳤겠어?

2020-06-26 06:30:00

[청라언덕] 누구를 위한 통합신공항인가?

[청라언덕] 누구를 위한 통합신공항인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의성·군위군 간 유치 신청 갈등으로 무산 위기까지 내몰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긋난 걸까? 이달 중순 통합신공항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대구시를 다녀간 국무총리 비서실 관계자들은 "예비이전후보지 선정 때부터"라고 동의했다는 후문이다.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을 둘러싼 숱한 갈등은 결국 최초 결정을 잘못 내렸기 때문이란 게 지역사회의 중론이다. 통합신공항 이전은 법적 절차에 따라 예비이전후보지 선정→이전후보지 선정→주민투표→유치 신청→최종 이전지 선정의 단계를 밟는다. 현재 이전 사업은 올 1월 21일 주민투표 이후 유치 신청 갈등에 발목이 잡혀 5개월째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다음 달 3일 예정의 이전부지 선정위원회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면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은 '제3 이전후보지 재추진'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앞서 국방부는 지난 2017년 2월 통합신공항 예비이전후보지로 의성 비안·군위 소보 공동후보지와 군위 우보 단독후보지를 발표했다. 논란의 중심은 성주·고령 공동후보지 경우 고령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예비이전후보지에서 제외한 반면 의성·군위 공동후보지는 군위군의 반대에도 제외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당시 군위군은 공동후보지에 대한 국방부의 의견 회신 요구에 '공동후보지와 단독후보지 주민 간, 지자체 간 갈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국방부는 공동후보지 선정을 강행했고, 여태 단 한 번도 강행 배경을 공식적으로 설명한 적이 없다.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또 다른 난맥상은 '누구를 위한 통합신공항이냐'는 점이다. 통합신공항 이전 건설 사업의 절대 명제가 대구경북 공동 번영임에도, 정작 공동 번영의 주체인 시도민 여론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지난 22일 대구시의회 통합신공항 건설 특위 결과 보고회에서도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은 진정 반영됐는지, 또 반영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앞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해 10월 15일 대구시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 선정 기준에 주민투표와 함께 시도민 여론조사를 반영하는 안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여론조사 유불리를 따지는 지자체 간 갈등으로 또 무위에 그쳤다.각설하고, 이제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은 '극적 합의냐' '재추진이냐' 중대 기로에 섰다.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여전히 최선은 지자체 합의다. 여기까지 온 이상 공동후보지가 됐든 단독후보지가 됐든 권 시장과 이 도지사가 의성·군위군 간 극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마지막까지 역할을 다해야 한다.그러나 끝내 합의에 실패한다면 더 이상 특정 지자체의 이기주의로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이 표류하게 놔둘 순 없다. 제3 이전후보지,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 재추진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이번에는 반드시 갈등의 여지를 원천 차단하고, 대구경북 시도민 여론을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합의 실패와 재추진에 따른 반대 급부, 이를테면 무책임 행정과 대구경북 리더십 부재에 대한 비판은 권 시장과 이 도지사가 온전히 감내해야 할 몫이다.제3 이전후보지 재추진은 지난 3년 5개월간 군위·의성군 단독·공동후보지 선정에 쏟아부은 시간과 예산, 모든 에너지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일이다. 누군가는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최악의 경우 시장직, 도지사직까지 내려놓겠다는 사생결단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대구경북 리더로서의 올바른 모습이다.

2020-06-25 16:10:24

[야고부] 삼국유사면과 홍익면

[야고부] 삼국유사면과 홍익면

'남한산성과 무릉도원 또 삼국유사.'이들의 공통점은? 먼저 네 글자의 한자다. 또 다른 같은 점도 있다. 바로 지방 행정조직의 하나인 면(面) 이름으로도 쓰이는 사실이다. 물론 앞의 둘은 현재 쓰이는 면 이름인 반면, 뒤는 2021년 1월부터 현재 사용 중인 면 이름을 대신해 공식 명칭으로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2018년 12월 31일 행정안전부 기준으로 전국에는 17개 시·도에 226개 시·군·구가 있고, 그 아래에 3천510개의 읍·면·동이 속한다. 면은 모두 1천184개인데, 면 이름은 저마다 다르지만 같은 이름도 많다. 사연과 특징도 여럿이다.우선 동서남북중(東西南北中)처럼 방향과 위치를 뜻하는 한자를 내세운 한 글자의 면 이름이 숱하다. 경주시와 울릉군의 서면(西面), 울진과 울릉의 북면(北面), 강원도 양구와 전남 화순의 동면(東面), 강원 영월과 충남 부여의 남면(南面), 경기도 연천의 중면(中面)이 그렇다.이런 일부 외글자 면 말고는 사람 이름처럼 대부분 두 글자다. 흔히 두 글자는 면이 위치한 지리와 산세의 자연환경이나 역사적 배경이 바탕이다. 더러는 경북 포항 호미곶면이나 울진 금강송면, 충북 영동의 추풍령면, 강원도 평창의 대관령면처럼 세 글자로 된 면도 있다.이와 달리 드물게 네 글자 면도 생겼다.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면과 강원도 영월군의 무릉도원면처럼 말이다. 2015년 10월 기존 중부면에서 바뀐 남한산성면은 이름과 같이 남한산성(南漢山城)에서 유래한다. 2016년 11월 종전 수주면에서 달라진 무릉도원면(武陵桃源面)은 무릉리와 도원리에서 나왔다.이와 다른 갈래인 삼국유사면은 경북 군위군 고로면을 대체할 새 이름이다. 고려 일연 스님이 편찬한 삼국유사(三國遺事)에서 땄다. 군위 상징인 삼국유사로 면을 알리려는 뜻이다. 최근 주민 조사에서 83.7% 찬성으로 채택될 만큼 압도적이니 면민의 삼국유사 사랑을 알 만하다.특히 군위는 삼국유사를 주제로 한 공원 시설을 지난 10년 세월 동안의 준비를 마치고 다음 달 의흥면에서 개장한다니, 삼국유사 산실인 고로면(삼국유사면) 인각사와 함께 삼국유사를 알릴 호기이다. 바뀔 삼국유사면이 길면, 부르기 좋게 삼국유사에 깃든 홍익(弘益) 정신을 살려 홍익면이라 이칭(異稱)해도 좋으리라.

2020-06-25 06:30:00

[관풍루] 인천공항 비정규직 무더기 정규직 전환에 취준생들 “이런 게 평등이냐”며 부글부글

○…인천공항 비정규직 무더기 정규직 전환에 취준생들 "이런 게 평등이냐"며 부글부글. 알바가 신의 직장 공기업 정규직 되는 지름길로 드러났는데 분노하지 않는 게 이상.○…러시아 선원 무더기 확진으로 항만발 코로나19 유입 비상. 코로나19와의 방역이 육해공 입체 작전이라는 기본적 사실도 모른 채 공항만 틀어막다가 생긴 'K방역' 구멍.○…재건축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집값 떨어지니 장애인 세대 전부 철수하라" 벽보 붙인 아파트 입주민에게 비난 쇄도. 아파트값이 뭐길래 이런 혐오까지.

2020-06-25 06:30:00

[데스크칼럼] 나타난 청중, 돌아온 청중

[데스크칼럼] 나타난 청중, 돌아온 청중

국내 프로야구 중계를 보노라면 안쓰럽다. 힘차게 던지고, 달리는 억대 연봉의 프로야구 선수들 뒤에 텅 빈 관중석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일본 프로야구는 다음 달 10일을 목표로 관중 입장을 허용하는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아마추어 스포츠 경기도 관중 없이 치르는 날이 많아지면 위기라는 말이 나오건만, 하물며 관중이 생명줄이라 할 수 있는 프로경기 스탠드가 비어 있다면 앙꼬 없는 찐빵의 허탈함, 그 이상일 터.프로야구에서도 관중 입장 허용 목소리가 커지고, 공연장·영화관도 거리두기 방역 수칙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 빗장이 조금씩 열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중·청중·관객의 귀환이다.코로나19로 잠시 사라졌던 이들의 재집결 조짐을 보면 막말·독설에다, 우리 쪽으로 삐라 1천200만 장을 날려 보내 '기분 더러운 꼴을 보여 주겠다'고 핏대를 세우는 북한이 떠오른다. 신문·잡지·라디오·TV는 물론, 유튜브·넷플릭스 등의 신흥 미디어까지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삐라'로 겁을 주겠다니, 그들의 화려한 험담 솜씨를 빌려 본다면 삶은 소대가리도 크게 웃을 노릇이다.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더니, 3대 세습의 수령 체제, 강철대오를 자랑하던 지구상 유일의 무소불위 공포정권도 인민이 배고프면 당할 재간이 없고, 인민의 마음을 되돌려낼 '무언가'를 찾아 나서야 한다는 진리를 우리는 요즘 목격하고 있다. 가설을 넘어 이론으로 이미 정립돼 있는 '청중 비용'(audience cost)이다.우상화를 통해 수령을 신격화한 북한은 청중에게 돌려줄 비용을 전혀 계상하지 않는 청중 비용 0의 나라였다. 수령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 주든, 청중인 인민은 묵언수행하는 존재였고 수령의 헛발질에조차 찬사를 보내야 하는 박수 제조기일 뿐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불러온 국경 봉쇄는 자급자족의 지상낙원 지위를 이미 오래전에 잃어 버린 북한을 극심한 위기 상황으로 밀어넣었고, '이밥에 고깃국의 꿈'을 상실한 인민을 각성시켰다. 바야흐로 북한에도 이제 청중이 나타난(emerging) 것이다.청중에게 돌려줘야 할 비용이 생겼음을 뒤늦게 알아차린 김정은 체제는 24일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매체를 총동원해 우리 쪽으로 계산서를 내미는 중이다. 옥류관 주방장을 보니 이미 오래전에 소화됐을 옥류관 냉면값까지 계산서에 들어갔다. 우리나라를 적으로 돌려세우며 삐라 날리기를 통해 총화단결의 나라로 복귀시키려는 시도는 청중 비용을 0으로 재수렴시키려는 북한의 선전선동 전술이다.문재인 정부 간판이었던 대북 유화 정책의 결과물을 목도(目睹)하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이 정부의 대북 유화 정책에 대해 2018년 지방선거 때 '위장 평화 회담'이라고 비판했던 홍준표 무소속 의원(대구 수성을)은 "선거 사흘 전 막말을 했다며 이를 사과하라고 해서 부산까지 가서 시민들에게 사과의 큰절을 했다. 모멸감에 치를 떨었다. 국민을 일시적으로 속일 수는 있어도 영구히 속일 수는 없다"고 했다.'촛불'을 앞세워 거칠 것이 없었던 문재인 정부는 집권 3년여 동안 청중 비용 고지서를 생각이나 했던 것일까? 북한 비핵화는 공염불이었음이 드러난 대북 유화 정책에서는 물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임명 당시는 마치 무관중 경기를 벌이는 듯했다.북한에 청중이 이제야 나타났다면, 촛불 정부 앞에서 형해화(形骸化)했던 우리나라 청중도 대북 유화 정책의 실체를 보면서 이제 돌아오고 있다. 청중 비용을 정산해야 할 결제의 시간도 다가왔는지 모른다.

2020-06-24 14:50:02

[야고부] 황희석의 입방정

[야고부] 황희석의 입방정

일본 패망 후 천황(天皇)의 권위는 땅에 떨어져 무시, 조소, 조롱당하기 일쑤였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자칭 천황'이 속출했다. 오카야마(岡山)현에서는 '사카모토(坂本) 천황', 가고시마(鹿兒島)현에서는 '나가하마(長浜) 천황', 니가타(新潟)현에서는 '사도(佐渡) 천황', 코지(高知)현에서는 '요코쿠라(橫倉) 천황'이 나왔다. 아이치(愛知)현에서는 '도무라(十村) 천황'과 '미우라(三浦) 천황' 등 둘이나 나왔다. 이런 '자칭 천황'은 한때 17명에 달했다고 한다.이들 중 발군(拔群)은 나고야(名古屋)현에서 잡화상을 하는 구마자와 히로미치(熊澤寬道)였다. 그는 자신이 14세기 무로마치(室町) 막부에게 쫓겨나 남조(南朝)를 연 제96대 고다이고(後醍醐) 천황의 직계 후손으로, '진짜 천황'은 히로히토(裕仁)가 아니라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천황가의 정통성은 히로히토가 속한 북조(北朝)가 아니라 자신이 속한 남조에 있다는 것이었다.그는 그 근거로 '족보'를 내세웠다. 그의 주장이 대중들의 관심을 사면서 그는 전국 순회에 나서는 등 '유명 인사'가 됐다. 그는 미군정 사령관 맥아더에게 히로히토가 퇴위하고 자신이 즉각 천황으로 즉위하는 데 협력해 달라는 요청도 보냈다. 이는 일본 점령 정책의 중추로 천황 권위 약화를 추진하던 미군정 사령부의 관심을 끌어 시사잡지 '라이프'와 미군 신문 '성조지'에 '히로미치 천황이 진짜 천황'이라고 보도되기도 했다.하지만 '진짜 천황'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1951년 히로히토를 상대로 천황 부적격 확인 소송도 제기했으나 각하(却下)됐다. 그가 정말로 고다이고의 직계 후손인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남명(南冥) 조식(曺植) 선생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선조라고 했다가 된통 창피를 당했다. 창녕 조씨 족보를 확인해 보지도 않고 조 전 장관을 조식 선생의 후손으로 단정한 탓이다. 가히 '입방정'이라고 하겠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조식 선생의 13대 후손인 조영기 씨가 족보를 확인해 보니 조 전 장관과 조식 선생은 전혀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황 최고위원은 왜 조 전 장관을 조식 선생의 자손으로 만들려 했을까? 조식 선생의 자손이면 평등·공정·정의의 배신도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2020-06-24 06:30:00

[관풍루] 대구시, 코로나 방역 방해했다며 신천지교회와 이만희 총회장 상대 1천억원대 손해배상 소송 제기

○…대구시, 코로나 방역 방해했다며 신천지교회와 이만희 총회장 상대 1천억원대 손해배상 소송 제기. 대규모 집단 감염과 지역 확산 책임 두고 창과 방패의 대결 볼만하겠네.○…북, 대규모 대남 비방 삐라 살포 예고 이어 과거 대표적 대남 심리전 수단이던 확성기 재설치 정황. 삐라를 뿌리든, 확성기를 틀든 정권이 놀랄 일이지 국민이 놀랄 일인가.○…탈원전에 우리 기업 생태계는 무너지고 중국 태양광 생태계는 훨훨. 세계 시장 원전 수주도 중국이 싹쓸이하니 우리는 닭 쫓던 개 신세요, 중국은 꿩 먹고 알 먹고.

2020-06-24 06:30:00

[취재현장] K-방역의 뚫린 구멍

[취재현장] K-방역의 뚫린 구멍

"지금 아프면 정말 큰일인데."대구에서만 하루 확진자가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 명씩 생기던 지난 2월과 3월 대구경북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해본 걱정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병상과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 '확진자가 발생해 상급병원 응급실이 폐쇄됐다'는 보도들이 쏟아지던 때였다.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의료 공백'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더러 나왔지만 중요하게 다뤄지진 않았다. 대부분은 혼란한 시기에 아프지 않았다는 '행운'에 안도할 따름이었다.3월에 들린 고(故) 정유엽 군의 사망 소식은 우리가 그저 안도하고 지나쳤던 의료 공백 문제를 눈앞에 드러내 보였다. 유족들에 따르면 3월 10일 갑작스러운 고열 증세에 시달리던 정 군은 사흘 뒤 인근의 경산중앙병원을 찾았지만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다음 날 오전 다시 병원을 찾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의료 공백 속에서 정 군의 병세는 점차 악화됐고 결국 같은 달 18일 세상을 떠났다. 그 사이 정 군이 10여 차례 받은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왔다. 모두 '음성'이었다.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정 군과 비슷한 일을 겪은 사례는 더러 있었다. 2월 말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대구 남구에 사는 46세 남성 A씨의 글이 올라왔다. 기침과 미열 증세를 보이던 A씨는 보건소에 상황을 설명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신천지 교인도 아니고 해외여행도 다녀오지 않았으니 자가격리하라"는 것이었다.사흘 뒤 열이 더 오르는 등 증세가 심해진 A씨는 보건소에 선별진료소 방문 의사를 전했다. 하지만 보건소는 "체온이 38℃가 넘어야 선별진료소에 갈 수 있다"며 재차 자가격리를 권했다고 한다. 이틀 뒤 A씨는 39도의 고열로 쓰러졌고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폐렴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A씨의 코로나19 검사 결과도 '음성'이었다.한밤중에 맹장염 증세가 나타나 응급실을 찾았지만 체온이 38도까지 올라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할 뻔한 경산의 대학생 이야기도 있다. 지난 3월 그는 자신을 받아주는 병원을 전전하고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오는 걸 기다리느라 수술을 받기까지 14시간을 통증 속에 허비해야 했다. 국가의 지침을 잘 준수한 이들이 이처럼 각자도생의 길로 내몰렸던 것이다.지난 2월과 3월은 비감염병 환자도 위태로운 시기였다. 동시에 이들 모두를 잘 치료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이 우리에겐 없음을 알려준 시기였다. 특히 고 정유엽 군의 사례는 우리에게 국가의 역할이 단순한 치료와 방역 등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보건소와 병원이 명확한 운영 방식과 기능 등을 정립하고 대응 매뉴얼을 만드는 것 역시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고 정유엽 군 유족들이 지난 3개월간 주장한 바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기자는 이달 16일 정 군의 부모와 정유엽사망대책위원회가 청와대로 기자회견을 하러 가는 것을 동행취재했었다. 버스에서 유족과 나눈 대화 중에서 가장 가슴을 후벼팠던 건 "아들의 죽음이 개인의 불행으로 취급당할 때가 가장 힘들다"는 정 군 아버지의 말이었다.이들이 계속 싸우는 건 피해자의 위치에서 동정받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의료 공백의 문제를 드러내고 개선할 수 있다면 "임종조차 지켜주지 못한 아들에게 조금이라도 덜 미안할 것 같기 때문"이었다. 많은 이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K-방역은 이런 의료 공백 문제까지 돌아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되지 않을까.

2020-06-24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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