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취재현장] 창업도시, 대구의 미래

[취재현장] 창업도시, 대구의 미래

"대구에 이런 숨은 보석 같은 기업이 있다니 놀랍네요."최근 만난 바이오헬스 분야 모 대구 기업인이 회사를 방문한 중앙 부처 관계자에게 들었다는 말이다. 이 기업인은 기자에게 "보석이 한 종류는 아니잖아요. 돌아보면 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대구에 유망한 기업이 정말 많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자동차 부품 제조업, 섬유업 등 대구 경제를 지탱했던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대구의 기반 산업을 다각화하는 것이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은 모두가 공감하겠지만, '쉽게 되겠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올해 초부터 약 7개월간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 대구에 뿌리를 둔 여러 창업기업을 만났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지방 도시, 그것도 대구에서 되겠냐'는 편견에 맞서 각자의 신념으로 도전을 이어가고 있었다. 관심을 두지 않았을 때는 보이지 않던 사람, 기업들이 분명 대구에서 희망찬 미래를 그리고 있었다.특히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아기유니콘에 선정된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입주 신약 개발 기업 ㈜아스트로젠은 바이오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폐 스펙트럼 장애 치료제 임상 2상 시험계획 승인을 받기도 했다.해당 소식을 접하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 증상을 보이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한 줄기 희망이 보이는 듯하다" "세계적 기업이 되길 기원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창업 3년의 대구 기업이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사실 하나로도 지역의 창업 생태계 변화는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아스트로젠 외에도 최근 코스닥에 상장한 임플란트 등 치과용 기기 제조업체 ㈜덴티스, 대구시 Pre-스타기업으로 선정된 단열재 및 패키징 솔루션 제조기업 에임트㈜,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대표 아기유니콘 ㈜쓰리아이, 영상정보 암호화 전문업체 ㈜우경정보기술 등의 수많은 유망 창업기업이 대구에서 미래를 그리고 있다.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대구는 앞으로 지식, 정보, 기술산업을 특화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하며 "아직 많은 사람의 눈에 띄진 않아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힘주어 말했다.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긍정적인 신호도 감지된다.지난 6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장으로 취임한 이재일 전 삼성전자 상무는 대표적인 스타트업 보육 프로그램인 C-LAB 액셀러레이팅을 만들어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구를 창업도시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대구는 비교적 창업 인프라가 탄탄하고 창업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와 유관 기관의 관심도 많아 긍정적인 조건을 충분히 갖췄다는 것이 이 센터장의 견해다.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대구테크노파크 등 기업 지원사업 담당 기관에 대한 창업기업 관계자들의 좋은 평가도 창업도시 대구의 미래를 그리는 데 중요한 요소다."대구에 남아 있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다수의 창업기업 관계자는 "지원기관이 창업기업에 주는 관심과 혜택이 수도권보다 크다. 소통을 더욱 쉽고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했다.한 가지 과제는 대구 시민을 비롯한 소비자의 관심이다. 창업기업이 아무리 좋은 성과를 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지칠 수밖에 없다. 이들이 꾸준히 도전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역민이 응원과 쓴소리를 마다치 않는다면, 대구는 역동적인 창업도시로의 미래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2020-08-11 14:10:43

[야고부] 정치적 유아(乳兒)

[야고부] 정치적 유아(乳兒)

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취임 이듬해인 2014년 '어떤 제품이든 원가에 30% 이상의 마진을 붙여서는 안 된다'는 '공정가격기본법'을 선포했다. 어기면 최고 징역 14년 형에 처하거나 국가가 기업을 몰수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과 유통업자의 소비자 착취를 근절하고 기업에도 적정 마진을 보장한다는 선한 의도였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3년 만에 기업의 80%가 줄면서 일자리가 사라지고 국민은 극심한 고통에 내몰리게 됐다.'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는 말을 실증하는 대표적인 예다. 이런 예는 숱하다. 서민들의 고금리 고통을 덜어 주려는 법정 금리 인하도 그중 하나다. 오히려 서민들의 돈줄을 끊어 버리는 것이다.일본이 좋은 예다. 2010년 최고 금리를 연 29.2%에서 15∼20%로 낮추자 대부업 대출 잔액은 2006년 20조9천억엔에서 2014년 6조2천억엔으로 70%가량 줄었다. 대부업체의 주 고객인 서민과 중소기업의 대출이 막힌 것이다. 폐업 증가, 비정규직 노동자 양산, 서민 가계 악화, 자살자 증가가 꼬리를 물었다.한국도 다르지 않다. 문재인 정부는 최고 금리를 20%까지 내리겠다는 공약에 따라 2018년 2월 최고 금리를 27.9%에서 24%로 낮췄다. 이 조치가 대부업 시장에 미친 영향을 서민금융연구원이 지난해 조사해 봤더니 대부업 이용 경험자 중 54.9%가 대출을 거절당해 2016년(16.0%)보다 3배가량 늘었다. 서민금융연구원은 이들이 사금융 시장으로 이동했고, 그 규모는 5조7천억∼7조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최고 금리를 내리는 법안을 잇달아 발의했다. 어떤 의원들은 10%로 내리겠다고 하고 또 어떤 의원들은 22.5%, 20%로 낮추겠다고 한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10%로 낮춰 달라는 편지를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보냈다. 고마운 소리지만 최고 금리 인하가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음을 알고는 있는지 모르겠다."(정치인의 행위와 관련해 볼 때) 선한 것이 선한 것을 낳고, 악한 것이 악한 것을 낳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차라리 그 반대의 경우가 더 많다.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자는 실로 정치적 유아에 불과하다." 막스 베버의 말이다. 민주당 의원님들, 공부 좀 하시라!

2020-08-11 06:30:00

[세풍] 정부 손에 쥐여준 취수원 해법

[세풍] 정부 손에 쥐여준 취수원 해법

지난 4월 중순, 뉴욕타임스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도는 메콩강 사태를 집중 보도했다. 동남아시아 최대 젖줄인 메콩강 유역의 심각한 물 부족 상황과 국제분쟁을 다룬 것이다. 신문은 사태의 이면에 도사린 중국의 수자원 무기화 등 패권 야욕을 들춰 내고 중국 정부가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을 경우 메콩강 사태는 모두에게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2000년대 들어 중국은 수자원 개발을 이유로 메콩강 상류 지역에 많은 댐을 짓는 등 물 독점을 노골화했다. 메콩강 상류인 란창강에 11개의 댐을 건설한 것도 모자라 8개를 더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중국의 물 독점이 몰고 온 파장은 컸다. 메콩강의 흐름이 막히자 하류 지역 쌀 수확량과 어획량은 급감했고 역내 국가 간 갈등은 거꾸로 폭증했다.메콩강은 중국을 포함해 미얀마와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 6개 나라 4천880㎞에 걸친 공동의 자산이다. 메콩강 유역 주변의 인구만도 6천만 명이 넘는다. 중국과 미얀마 동부 국경에 이르러 '메'(어머니) '콩'(강)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도 메콩강에 대한 동남아인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풍부한 수량과 식량, 일자리 등을 안겨준 '어머니의 강'이 위기에 처한 것이다.2002년 착공해 8년 만에 완공한 샤오완댐은 동남아시아 각 나라의 저수 시설 용량을 모두 합친 것과 맞먹을 정도다. 그런데도 중국 정부는 "메콩강 유역의 물 부족은 단지 100년 만의 가뭄 때문"이라고 둘러댔다. 그러자 뉴욕타임스는 기후학자들의 보고서를 인용해 "위성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위성이 관찰한 란창강의 수량은 평소와 같은데도 중국이 국제사회를 기만하고 있다는 것이다.물길을 사이에 둔 다툼은 메콩강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대구와 구미는 취수원 이전을 두고 계속 등을 돌리고 있고, 경남도와 거창군은 황강 취수원 선정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운문댐 물 공급을 바라는 울산과 이에 난색인 경북도의 입장도 계속 평행선이다.취수원 해법을 두고 갈팡질팡해 온 환경부는 최근 취수원 다변화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구미경실련도 대구취수원의 구미 이전에 있어 가변식 다변화 방안을 제안했다. 문제를 어떻게든 풀어 보겠다는 시도이나 구미와 안동, 거창 지역 주민들은 크게 반발했다. 여전히 수자원의 공유라는 접근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때문이다.부산 지역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지난 6월 발의한 '낙동강 수계 물관리 및 주민 지원 등에 관한 법' 개정안이 눈에 띈다. 취수원을 제공한 지역에 지원의 길을 열자는 취지다. 취수원을 제공하는 지역 주민에 대한 보상을 제도화한다면 문제 해결이 한결 빨라질 수 있어서다. 지난해 낙동강수계관리기금 지출 금액 2천699억원 중 주민 지원에 고작 234억원(8.7%)이 쓰인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환경부도 일단 긍정적이다. 그러나 물이용부담금 인상이나 수혜 지자체의 상생기금을 통한 보상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지역 자체의 문제 해결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해법이 요구되는 이유다.작가 브라이언 아일러는 '위대한 메콩 최후의 날들'이라는 책에서 "물을 특정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보는 중국 권력 엘리트들의 인식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취수원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는 우리의 현실은 조금 다르다. 물은 함께 공유하는 공공의 자산인 동시에 한정된 자원이라는 점이다. 계산법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이제 국가가 나서야 한다. 지역사회의 대립과 주민 갈등만 키울 게 아니라 국가가 해법 도출에 앞장서야 한다.

2020-08-11 06:30:00

[관풍루] 의사 증원 반대, 전공의 이어 개원의도 집단 휴진

○…날씨 예측 못 하는 기상청에 원망 빗발치자 기상청, 지구온난화로 북극 고온 현상 가속화돼 예측 정확도 떨어졌다고. 그래도 일기 예보가 아니라 일기 생중계한다는 소리 들어서야.○…의사 증원 반대, 전공의 이어 개원의도 집단 휴진. 의사 정원 논란도 문제거니와 '의료진 덕분에' 위기 넘기고선 코로나 끝나기도 전에 뒤통수친 것이 더 큰 문제.○…진중권 전 교수, 검찰이 추미애 라인으로 개혁(?)되면 '범털들에게나 좋지 개털들에게 좋을 건 하나도 없다'며 '대깨문' 직격. 아무리 외쳐봐야 대깨문이 달리 대깨문이겠소.

2020-08-11 06:30:00

[야고부] 절간 같은 청와대

[야고부] 절간 같은 청와대

조선의 유학은 유별났다. 유학의 가치와 가르침보다 입이 앞섰다. 행동은 뒤따르지 못하기 일쑤였다. 특히 불교를 짓누르면서 이용한 사례는 조선 왕조 패망 때까지 이어졌다. 유학을 달고 다닌 이들은 절 억압에 앞서면서 절을 잘(?) 활용했다. 탄압하면서도 스님을 마치 종처럼 부렸다. 한문의 문집이나 글을 남긴 사람들 유산을 뒤지면 쉽게 찾을 만큼 사례가 풍부하다. 사람이 귀하다고 외치면서 스님은 천시했다.산과 사찰 나들이에 스님의 길 안내에다 육체적 노동까지 시켰던 이야기는 숱하다. 스님들의 수행처인 고요한 절간에서 음주가무를 즐기고 기생까지 끼고 놀기도 했다. 사찰에서 기녀와의 동침도 기록으로 남길 정도였다. 이처럼 탄압하던 절을 나들이터 또는 놀이터로 삼았다. 또한 유학으로 부귀와 영달을 바라던 이들의 과거시험 준비 공부터로 절간이 쓰였다. 자연에 묻혀 고요한 분위기 속 부처의 가르침을 배우며 실천하던 사찰이 세속 유림의 유희와 출세 공간으로 둔갑된 셈이다.그나마 절을 세속 번뇌와 속진(俗塵)에서 벗어난 공간으로 읊거나 그린 유림의 작품이 많아 다행이다. 특히 사찰의 종소리, 새벽 저녁 숲속 산사에서 울려 퍼지는 종소리를 배경으로 삼은 시와 글에는 긍정적인 표현이 의외로 많다. 새와 바람, 자연의 흐름 외는 들리지 않는 소리 없는 절간의 그윽하고 고요한 가치만은 유림도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그들 또한 사람의 몸을 타고 난지라 힘들고 지칠 때, 절실한 성취를 위한 공간으로 절간을 외면할 수 없었을 터이니 이해할 만하다.지난 8일 미래통합당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교수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 수석비서관들의 집단 사의에 대해 올린 글이 보도됐다. 김 교수는 "왠지 고요한 절간 같은 청와대, 사람들이 다 떠난 텅 빈 집처럼 느끼는 건 저만의 기우이자 우려겠지요"라고 말했다. 그의 주장처럼 청와대가 텅 비고 절간처럼 될지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인물로 넘치거나 지난날 전방 나들이로 물의를 일으킨 참모가 버틴 청와대보다 차라리 산사처럼,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입니다'라는 기업체 광고처럼, 공정한 세상을 위해 고뇌하는 절간 같은 청와대가 나을지 모를 일이다. 이를 바란다면 꿈일까.

2020-08-10 06:30:00

[관풍루] 47일째 이어진 장마로 전국에서 50명의 사망·실종자 발생, 9년 만에 최대 피해

○…47일째 이어진 장마로 전국에서 50명의 사망·실종자 발생, 9년 만에 최대 피해. 아무리 자연재해가 무섭다지만 부실한 재난 대비와 방심이 부른 인재는 더 무서운 법.○…하태경 의원, 김조원 민정수석 겨냥해 "청와대 사람들, 부동산 문제 터지면 하나같이 아내 핑계" 비판. 부부 일심동체라는데 아내의 재산관리 몰랐다면 딴 주머니 찬 셈.○…'대형 폭발사고'에 성난 레바논 국민들, 베이루트 방문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통치 부탁할 정도. 무능한 총리 탓에 속 부글부글 끓는 어떤 나라도 같은 심정?

2020-08-10 06:30:00

[매일칼럼] 토끼를 버린 잠수함

[매일칼럼] 토끼를 버린 잠수함

토끼를 버린 잠수함이 있었다. 태평양에 잠항 중인 한 잠수함에 탄 토끼가 갑자기 허덕거렸다. 호흡곤란이다. 토끼 관리 사병은 상황을 상관에게 보고했다. 이런 상황이면 함장은 수면 부상을 명령해야 한다. 시간은 흘러가는데, 명령은 지체되고 있다.함장실에서 큰소리가 흘러나왔다. 부함장과 주요 참모들은 토끼의 몸부림을 무시했다. "산소측정기는 정상 신호다. 토끼가 미쳐 날뛰는 것은 다른 병 때문이다"고 했다. 또 "지금 수면으로 올라가면, 적의 초계기와 군함이 공격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임 장교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기계는 아직 성능이 검증되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적을 두려워하면 물고기 밥이 될 수 있다"며 수면 부상을 건의했다. 부함장과 참모들은 "상관의 말에 토를 달지 마라. 군기(軍紀)가 빠져도 한참 빠졌다"며 장교들을 군율(軍律)로 엄히 다스릴 것을 함장에게 요구했다. 또 말썽을 일으킨 '병든 토끼'는 창고에 가둬야 한다고 했다.함장은 고심했다. 그는 선한 눈매를 가졌지만, 카리스마가 없다. 하지만 부하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지휘관이었다. 이번에는 달라져야 했다. 초임 장교들의 충정을 모르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단일 대오! 단호한 모습을 보여야 했다. 부함장과 핵심 참모의 의견에 무게를 둬야 했다. 부함장은 군부 내 인맥이 두텁다. 게다가 '마음의 빚'이 있는 사람이다. '별'을 달려면 앞으로 그의 도움이 필요하다. 함장은 부함장을 따로 불렀다. "임자 하고 싶은 대로 해, 임자 곁엔 내가 있잖아."(영화 '남산의 부장들' 대사).며칠 후 반 잠수 상태로 표류하던 잠수함이 발견됐다. 탑승자 모두 질식사한 상태였다. 당국은 사고 원인을 기계 고장이라고 밝혔다. 사람들은 그 발표를 믿지 않았다.지어낸 이야기다. 그러나 잠수함에 토끼를 태우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잠수함에선 공기 중 산소 농도 유지가 중요하다. 잠수함 내 공기의 질은 승무원의 생명을 좌우한다. 토끼는 공기에 민감한 동물. 산소가 부족하면 사람보다 6~7시간 먼저 죽는다. 잠수함 속 토끼가 이상 행동을 보이면, 잠수함은 수면으로 올라가 산소를 보충했다.소설 '25시'를 쓴 루마니아 작가 게오르규.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잠수함 승무원이었다. 어느 날 잠수함에 있던 토끼가 죽었다. 그러자 함장은 감수성이 예민한 게오르규에게 '토끼 역'을 명령했다. 그는 이 특별한 체험을 하면서 통찰을 얻었다. 작가가 바로 '잠수함의 토끼' 같은 존재라는 점. 토끼가 잠수함 내 위기 상황을 몸으로 알리듯, 작가는 병든 세상을 글로 고발해야 한다는 것이다.'토끼와 잠수함'(박범신 작)이란 소설이 있다. 작가는 무단횡단, 음주 소란, 행상 등으로 경찰 호송버스에 잡힌 시민을 토끼라고 설정했다. 당시는 국민 입을 틀어막던 억압의 시대였다. 무더위 속에 창문마저 닫힌 버스에 갇혀 "우리도 사람이라고, 목이 마르면 물을 마셔야 한다"는 잠수함 속 토끼 같은 절규가 지금도 생경하지 않다.지루하고 음습한 장마처럼 이 나라의 정치와 국정은 지겹고 음험하다. 갈팡질팡하는 부동산 정책, 뜻 모를 사법·검찰개혁, 아리송한 검언(檢言) 유착, 무용지물 인사청문회, 내로남불식 대응. 여기에 다수결의 횡포와 진영 논리까지. 오죽하면 '나라가 니꺼냐'는 문구가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상위를 차지했을까. 내부의 쓴소리에 융단폭격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검찰총장과 감사원장을 쫓아내려고 한다. 쓴웃음이 난다. 안동 외딴 동네의 비 오는 밤도 '광기의 시대'에서 자유롭지 않다.

2020-08-09 15:00:00

[야고부] ‘빽바지’ ‘분홍 원피스’

[야고부] ‘빽바지’ ‘분홍 원피스’

지난 2월 영국 노동당 트레이시 브레이빈 의원이 하원에서 한쪽 어깨를 드러낸 의상을 입고 의사진행발언을 한 것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몇몇 누리꾼들은 "의회에 적합하지 않은 의상" "몸을 파는 여자 같다"고 비난했다. 이에 브레이빈 의원은 "난 '헤픈 여자'도 술 취한 것도 아니다. 고작 어깨 가지고 난리를 칠 줄 몰랐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국회의원 옷차림 논란으로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빼놓을 수 없다. 2003년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그는 흰색에 가까운 바지와 회색 티, 검은 재킷, 노 타이 복장으로 국회에 등원했다. '빽바지' 옷차림에 박관용 국회의장이 난처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의석 곳곳에서 '국회 모독'이란 비난이 일었다. 여야 의원들이 항의하며 퇴장해 의원 선서가 연기됐다. 유 이사장은 정장을 차려입고 다음 날 선서를 했다. 그는 얼마 전 "(당시 복장을) 괜히 입었다. 다른 걸로 해도 되는데"라고 밝혔다.17년 만에 국회의원 옷차림이 다시 화제가 됐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분홍색(정확하게는 빨간색) 원피스 차림으로 국회 본회의장에 나온 것을 두고 온라인 공간에서 논란이 빚어졌다. 친여(親與)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옷차림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넘어 "티켓 다방 생각난다" 등 여성 비하적 댓글까지 달렸다.류 의원 옷차림에 대한 친문들의 도를 넘은 비난은 그녀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조문을 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박 전 시장 건으로 류 의원을 벼르고 있던 친문들이 옷차림을 걸고넘어진 것이다. 만약 류 의원이 박 전 시장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면 친문들은 오히려 칭찬을 쏟아냈을지도 모를 일이다.국회의원 복장 규정은 따로 없다. 국회법 25조는 '의원은 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여야 한다'고 포괄적으로 규정할 뿐이다. 류 의원을 향한 비난은 성차별적인 편견을 담고 있다. 국회의원 복장 단속을 하면서 성희롱까지 하는 친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영국 누리꾼의 글이 있다. "옷차림 가지고 국회의원을 판단하는 일은 그만해야 한다. 우리 모두 어깨를 갖고 있다."

2020-08-08 06:30:00

[석민의News픽] 文정권 '내편' 무죄, 이번엔 성추행 외교관?

[석민의News픽] 文정권 '내편' 무죄, 이번엔 성추행 외교관?

지난 한주도 뉴스가 쏟아졌습니다. 경북 북부를 포함한 중부지역은 사상 유래를 찾기 어려운 물난리를 겪고 있고, 부동산 관련 이슈도 뜨거웠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의 검·언유착 의혹 수사는 '개그콘서트' '봉숭아학당' '조폭영화' 모습을 연출하다가, 마침내 '권(정권)·언(MBC·KBS) 유착 의혹'으로 비화하고 있습니다. 극적인 반전에 들어선 셈이지요. 그 결말이 자뭇 궁금해집니다.우리 옛속담에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는 말이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하는 일이 꼭 그런 것 같습니다. 국제적 망신살이 뻗친 강경화의 외교부 이야기입니다.강경화의 외교부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지난달 말부터입니다. 7월 28일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성추행 한국 외교관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이런 사안은 실무 부처에서 다룰 일이지, 국가 정상간 통화에서 언급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고 합니다. 국격에 관한 문제이니까요.뉴질랜드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8월 1일(현지시간) 윈스턴 피터스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이 현지 방송에 출연해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 한국 외교관이 결백하다면 이곳에 와 사법절차에 따라라."고 또 다시 압박을 했습니다. 뉴질랜드가 한국을 우습게 보고 무례하게 구는 것일까요?.언론에 보도된 외교부의 입장과 해명, 변명을 보면, 마치 뉴질랜드가 '오버'하는 것처럼 생각됩니다. 외교부는 '지금까지 뉴질랜드 측은 정상간 통화나 언론을 통해 한국정부가 관련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면서 불만을 제기했을 뿐 범죄인 인도 요청과 같은 공식적인 사법절차는 제기하지 않았다'고 억울해 했습니다. 범죄인 인도 요청 등 뉴질랜드가 공식적으로 사법절차를 진행하면 당연히 협조할 터인데, 왜 시끄럽게(?) 언론 플레이를 하느냐는 투의 말로 들립니다. '강경화의 외교부는 아무 잘못이 없다',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네편은 무관용, 내편은 인권이 우선!그래서 검색을 통해 '뉴질랜드 한국 외교관 성추행 사건'과 강경화의 외교부가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알아봤습니다.사건은 2017년 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뉴질랜드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참사관으로 근무했던 외교관 A씨가 현지인 남성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 당했습니다. 외교부는 2019년 2월 A씨에게 '감봉1개월'의 경징계를 내렸고, 그후 A씨는 이달 3일 한국으로 소환(귀임 발령)되기 전까지 필리핀 총영사로 근무했습니다. 성추행 피의자가 참사관에서 '총영사'로 승승장구한 것으로 보입니다.'감봉1개월'의 징계는 왜 내렸지요? 성추행 관련 일부 혐의를 인정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외교부는 설명이 없습니다. 이달 초 이루어진 소환(귀임 발령)도 한·뉴질랜드 정상회담에서 일어난 '국제망신'이 언론에 보도되고, 외교부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이 쏟아진 뒤에 미적미적 취해진 조치입니다.입장 바꿔 생각해 봅시다. 자국민을 성추행한 범죄 피의자가 외교관이라는 이유로 2년 넘게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채 본국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면 어느 나라인들 분개하지 않겠습니까. 뉴질랜드가 무례한가요, 아니면 강경화의 외교부가 무례한가요.강경화의 외교부는 변명합니다. A씨에 대한 외교부의 추가적인 조치가 이루어질지 미지수라는 것입니다. A씨가 성추행 사실을 적극 부인하고 있고, 이미 징계가 이뤄진 상황이 부담이라는 설명입니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게 말이 안 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데, 징계는 왜 내리죠? 또 그럼 '감봉1개월' 징계는 성추행 관련 건 때문에 내렸다는 것입니까? 성추행은 없었는데, 징계를 내렸다? 이게 대체 무슨 말입니까? 외교부의 말이 꼬이기 시작합니다.▶말 따로 행동 따로, 강경화 외교부A 외교관 관련, 강경화 외교부의 행태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입니다. A 외교관의 성추행 사건이 터진 2017년 말을 전·후해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살펴보면 기가찹니다.2016년 말 주 칠레한국대사관 외교관 성추행 사건이 터져 국제적 망신을 샀고, 2017년 상반기에는 주 에티오피아한국대사관에서 여직원 성폭행 사건이 터졌습니다. 이 때 강경화의 외교부는 '감사관 실내 감찰담당관실 신설' '외교부 혁신태스크포스 구성' 등 재발 방지책을 내놓았고, 강 장관 자신도 "성비위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 그리고 관련 규정 법령에 따라 엄중조치 하겠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천명했습니다.그런데 이게 뭡니까? 강 장관 자신이 뺃은 말의 침이 채 마르기도 전에 뉴질랜드에서 벌어진 A 외교관의 성추행 고소 사건에 대해 강경화의 외교부는 '그저 그렇게' 처리했습니다.강경화 외교부의 '내로남불' '이중적 태도'는 자신들이 다른 나라 외교관의 성비위에 대해 한 행위를 비교해 봐도 분명해집니다. 한국 외교부는 최근 필리핀 정부에게 "한국에서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전 주한 필리핀 대사를 조속히 한국으로 돌려보내라"고 강력 요청했다고 합니다. 전 주한필리핀 대사는 지난해 12월 주한 대사로 근무하면서 30대 초반의 한국 여성을 성추행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뉴질랜드에서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 외교관 A씨와 한국에서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전 주한 필리핀 대사와 무슨 차이가 있죠?아무리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하지만, 이쯤되면 강경화 외교부의 내로남불은 '글로벌급' 입니다. 이 때문에 많은 국민들은 A 외교관으로 불리는 '000씨(SNS 등에 실명과 사진이 떠돌고 있음)가 현 정권과 어떤 특수관계일까 의구심을 제기합니다. 억측이라고요. 전후 사정을 다시 한 번 찬찬히 살펴보면, 이런 의구심은 합리적 의심입니다. 한국언론을 대표(?)하는 언론인 손석희 JTBC 사장의 말에 따르면 '분명히' 그렇습니다.▶내편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文정권성비위에 대한 '무관용' '원스트라이크 아웃' 등 서슬퍼런 말을 내뺃고 돌아서자마자, 'A 외교관의 성추행 피소 사실'을 마치 '없던 일'처럼 지난 2년을 깔아뭉갠 강경화의 외교부를 보면, 솔직히 문재인 대통령이 오버랩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야당이 그토록 반대하던 윤석열을 검찰총장에 임명하면서 "살아 있는 권력도 철저히 수사하라"는 멋진 말을 던진 뒤, ▷울산시장 부정선거 ▷신라젠 ▷라임 ▷옵티머스 ▷버닝썬·유재수…… 권력 핵심부와 그 측근에 대한 범죄 혐의 수사 중 제대로 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왜 그런지 구태여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요. 전 국민이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기 때문입니다.'내편 앞에선 염치불구하고 철면피가 되고 작아지는 것'은 문재인 정부 각료들의 자질이 된 것 같습니다. 강경화의 외교부와 더불어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그 '문재인 정부의 철학'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이 장관은 최근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사건은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가 맞느냐"는 국회의원의 잇따른 질문에 "아직 수사 중인 사건"이라면서 끝내 입을 다물었습니다.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건 때, 여권이 보여준 모습과는 '많이' '전혀' 다릅니다. 박원순과 오건돈은 '내편'이고, 안희정은 확실히 '네편'인 모양입니다.강경화의 외교부에 "그만하면 (욕) 마이 무따 아니가, 이제 그만해라"고 한마디 조언하고 싶습니다.어쩌면 조만간, 아니면 아주 오랜 시간이 흐린 뒤에 외교관 A씨의 비밀(?)이 드러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네편이면 절대로 그렇게 했을 리가 없는데!"

2020-08-08 06:30:00

[야고부] 공기로 만든 폭탄

[야고부] 공기로 만든 폭탄

질소는 생명체의 단백질을 구성하는 필수 물질이다. 공기 중 78%를 차지할 만큼 흔하지만 기체이기에 땅에 잘 스며들지 않는다. 질소를 얻기 위해 뿌리혹박테리아와의 공생 전략을 쓰는 콩과(科) 식물을 제외하면 모든 식물은 유기화합물을 통해 질소를 얻는다.이 과정에 등장하는 '일등 공신'이 있다. 번개다. 번개가 일으키는 어마어마한 전기는 공기 중의 질소가 땅에 녹아들 수 있게끔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번개가 많이 칠수록 환원되는 질소가 많아져 땅이 비옥해진다. 번개가 없으면 생명체도 살아갈 수 없으니 자연의 섭리가 참 오묘하다.질소는 비료의 주성분이다. 독일의 화학자 프리츠 하버(1868~1934)가 공기 중의 질소를 농축한 뒤 암모니아를 더하는 방법으로 질산암모늄 비료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의 발명 덕분에 농업 생산성이 현격히 높아지면서 1900년대에 16억에 불과하던 인류는 1세기 만에 70억으로 불어났다.질소를 이용해 프리츠 하버는 인류에게 빵을 선사했지만 폭탄도 함께 안겨줬다. 질산암모늄은 폭발물 원료로도 쓰인다. 상당수 화약은 질산암모늄에 경유 등 첨가물을 섞는 방법으로 만들어진다. TNT의 폭발력을 1이라고 치면 질산암모늄의 폭발력은 0.42에 해당된다.소홀히 관리되는 질산암모늄만큼 위험한 물질도 없다. 1947년 미국 남부 항구도시 텍사스시티에서는 질산암모늄을 실은 화물선 화재 폭발 사고로 581명이 숨지고 수천 명이 다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지난 4일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일어난 대참사도 질산암모늄 폭발 사고다. 창고에 보관된 2천750t의 질산암모늄이 터져 100여 명이 숨지고 도시 절반이 피해를 입었다.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15분의 1 수준 폭발이라고 하니 소형 핵탄두가 터진 거나 마찬가지다. 요르단 관측소는 이번 폭발이 리히터 규모 4.5 지진과 맞먹는다고 발표했다.베이루트 폭발 참사도 인재(人災)인 듯하다. 알자지라 방송은 레바논 정부 고위 관료들이 6년 전부터 항구에 보관된 질산암모늄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레바논 정부가 베이루트 항구 보안 및 물류 보관창고 관련 공무원 연루설을 조사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인간의 방심(放心)이 이렇게 무섭다.

2020-08-07 06:30:00

[관풍루] 정의당 심상정 대표, 류호정 의원 옷차림 논란에 “원피스 입고 싶어지는 아침”이라 응원

○…정의당 심상정 대표, 류호정 의원 옷차림 논란에 "원피스 입고 싶어지는 아침"이라 응원. 국민, 여당 홀로 속전속결 법 처리 잘 하는 곳이니 원피스금지법안도 급조해 통과시킬라?○…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 국회의원 4연임 금지 내용 공직선거법 개정안 발의 예정. 이참에 놀고 고액 세비 받는 등의 모든 특권도 몽땅 없애야 진짜 국민과 '더불어'이죠!○…영남권 5개 시·도지사, 5일 경남도청 모임에서 국가균형발전의 맞손 잡고 의기투합. 영남인, 잃어버린 나라 되찾기도 해냈는데 고루 잘살자는 일이니 뭔들 못 하겠소.

2020-08-07 06:30:00

[청라언덕] 진정한 광복을 향해

[청라언덕] 진정한 광복을 향해

그는 독립운동가이자 6·25전쟁의 영웅이다. 한국광복군에 몸담아 일제와 맞서 싸웠다. 6·25전쟁 발발 직후엔 흐트러진 국군 부대를 수습, 한강에서 북한군의 남하를 6일 동안 저지했다. 1980년대 우리 정부는 그를 김종오, 맥아더, 워커 장군과 더불어 6·25전쟁 4대 영웅으로 발표하기도 했다.그는 '항일'에다 '반공'에 앞장섰으니 일부 인물들처럼 논란의 여지도 없다. 군부 독재에도 반대한 인물이다. 5·16 군사 쿠데타 이후 군부가 민정 이양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데 반발, 야당 정치인 대열에 합류했다. 일부에선 그를 '캡틴 코리아'라고도 부른다. 김홍일 장군이 바로 그다.전쟁기념관은 매달 '이달의 호국 인물'을 선정해 발표한다. 대한민국 수호에 기여한 인물을 기린다는 의미가 담겼다. '이달의 독립운동가'는 국가보훈처가 매달 선정해 발표하는 독립운동가 명단. 추모 행사나 전시회 등으로 이들의 공훈을 널리 알린다.'8월의 호국 인물'이 바로 김홍일 장군. 8월은 마침 광복절이 있는 달이기도 하다. 김 장군은 독립운동 경력도 있으니 8월의 호국 인물이란 옷이 더욱 잘 어울린다. 참고로 '8월의 독립운동가'는 이석영 선생. 이회영 등 6형제와 일가족 전체가 만주로 망명, 삶과 전 재산을 독립운동에 쏟아부은 분이다.설사 8월의 독립운동가가 김 장군이라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는 이봉창, 윤봉길 의사에게 의거에 쓸 폭탄을 제공하는 등 임시정부의 의열 투쟁을 지원했다. 중국 국민당의 국민혁명군에서 일본군과 싸우며 소장까지 진급했고, 임시정부의 권유로 한국광복군 참모장에 취임해 광복군을 육성했다. 더구나 이달 8일은 그의 서거 40주기다.김 장군에 대한 얘기가 이리 길어진 건 그럴 만한 시기여서다. 15일은 75번째 맞는 광복절. 독립을 위해 싸운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날이다. 그들을 떠올릴 일은 또 있다. 지금 일본과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나라를 되찾기 위해 선열들이 피눈물로 걸었던 길과는 조금 다를지라도 지금의 우리 또한 위험 부담을 감수한 채 일본과 맞서야 할 상황이다.더구나 최근 일본과의 사이는 더욱 껄끄러워졌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7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종에 대해 전격적으로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한 게 문제. 그들은 지금도 전략 물자의 북한 유입 등 안보상 이유 때문이라 둘러대고 있다. 하지만 그걸 곧이곧대로 믿는 우리 국민은 별로 없다.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우리 대법원이 배상 판결을 내리자 그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벌인 짓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지난해는 3·1운동이 일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 민심은 들끓었고, 자발적인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들불처럼 번져 나갔다. 그 흐름은 1년이 지난 지금도 끊기지 않고 있다. 더구나 한일 간 갈등은 쉽게 숙지지 않을 조짐이다. 일본 강제 징용 기업의 국내 자산 압류 절차, 그에 따를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이슈까지 '산 넘어 산'이다. 우리로서도 쉽지 않은 길이다. 일본은 여전히 힘든 상대다. 그래서 '진정한 광복'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얘기도 나온다.역사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역사 교육은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진단하며,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필수적인 일이다. 마음 편히 세상을 바라보기 힘든 때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잘 벼려야 한다. 교육을 통해 과거사를 잊지 말아야 하고, 김 장군과 같은 선열들을 더욱 잘 기억하며 의지를 다져야 하는 이유다.

2020-08-06 17:36:26

[야고부] 몬순

[야고부] 몬순

계절마다 방향을 바꾸어 일정하게 부는 바람을 기상 용어로 '몬순'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몬순은 '계절풍'이다. 겨울철에는 대륙에서 바다로 바람이 불고, 여름에는 그 반대로 방향이 바뀌는데 바람이 나타나는 위도에 따라 열대 계절풍과 아열대·중위도 계절풍 등으로 구분한다.몬순 현상은 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가장 뚜렷이 나타난다. 몬순은 아랍어로 '계절'을 뜻하는 '마우심'(mausim)이 어원이다. 여기서 영어의 몬순(monsoon), 불어의 무쏭(mousson) 등으로 조금씩 변했다. 몬순은 인도양 북쪽인 아라비아해의 겨울철 대륙 북동풍과 여름철 해양 남서풍을 부르던 것이 그 시작이다. 그러다 같은 패턴으로 나타나는 지구의 모든 계절풍을 일컫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한반도는 중국 동부, 일본 등과 함께 중위도(온대) 계절풍의 영향을 받는 지역이다. 해마다 6, 7월 몬순의 영향으로 무덥고 습한 바다 공기가 대륙으로 밀려오면서 많은 비가 내리는데 이를 우리는 '장마'라고 하고, 한자로 '매우'(梅雨)를 함께 쓰는 중국은 메이유, 일본은 바이우 또는 쓰유라고 부른다.올해 장마가 이례적으로 길어지고 있다. 제주도와 부산 등 남해안 지방과 중부 지방을 오르내리는 장마전선이 국토를 물구덩이로 만들었다. 기상 상황에 따라 8월 하순까지 장마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예보가 나오는데 중부 지방 장마가 가장 오래 이어진 때는 1987년으로 그해 8월 10일, 49일 만에 물러났다. 제주도는 1998년의 47일을 넘어 5일 기준 50일째 장마가 지속되고 있다.올해 동아시아 몬순의 특징은 한마디로 말해 '물난리'다. 중국 남부 지방은 두 달째 계속된 비로 5천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고, 일본도 규슈 지방의 기록적인 폭우 때문에 70명이 넘는 인명 피해를 냈다.전문가들은 올 6월 시베리아의 평균기온 상승이 '고무줄 장마'의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예년보다 10℃ 이상 높은 시베리아의 이상 고온 현상이 북극과 북태평양 고기압에 영향을 주면서 유례없는 기상 재해를 불렀다는 것이다. 이로 보듯 기상 이변의 정도가 심하면 심할수록 재해는 더 빈번해지고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기후 변화에 대한 대비와 이를 바로 돌리려는 노력에 더 속도를 내야 할 때다.

2020-08-06 06:30:00

[관풍루] 당권 도전하는 이낙연 전 총리, 윤석열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 싸잡아 “직분에 충실했으면 좋겠다”고 비판

○…당권 도전하는 이낙연 전 총리, 언론 인터뷰에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 싸잡아 "직분에 충실했으면 좋겠다"고 비판. '대깨문'들 표가 아쉬운 모양이군.○…김진애 의원, "부동산값 올라도 문제없다. 세금만 열심히 내면 된다"는 발언 문제 되자 "통합당 의원들에게 한 말"이라고 해명. 하여튼 이쪽 동네, 둘러대는 데는 선수.○…서울중앙지검, 한동훈 검사장 공모 가담 밝혀내지 못하고 채널A 전 기자만 강요 미수 혐의로 기소. 추미애 장관은 당장 사표 쓰지 않고 무엇 하고 있나.

2020-08-06 06:30:00

[데스크 칼럼] 둠 스피로 스페로(dum spiro spero)

[데스크 칼럼] 둠 스피로 스페로(dum spiro spero)

얼마 전 인생 사진 하나 건지려는 욕심에 경주시 감포읍 전촌리를 찾았다. 한적한 어촌이 나 같은 아재조차 아는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건 해식동굴(海蝕洞窟)인 '용굴' 덕분이다. 날씨 좋은 날에는 촬영 차례를 기다리는 줄까지 늘어서곤 한다.해병대 작전지역이라 일몰 이후에는 출입이 통제되는 이곳은 2015년 개방됐다. 다행히 산책로가 최근 갖춰져 둘러보기에 불편하지도 않다. 인근에 있는 또 다른 바닷가 비경인 양남면 주상절리와 함께 둘러보면 여름휴가지로 제격이다.무엇보다 승용차로 10분 거리인 문무대왕릉과 마찬가지로 용에 얽힌 전설이 감동이다. 옥황상제가 승천을 허락했는데도 네 마리 용은 굴에 남아 왜구로부터 나라와 마을을 지켰다. 임진왜란, 일제강점기 때는 주민들의 피난처이기도 했다고 전해진다.알다시피 문무대왕은 용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다. 호국대룡(護國大龍)을 자처해 바다 가운데 바위에 묻혔다. 또 아들 신문왕이 용을 만났다는 이견대, 용이 드나드는 용혈(龍穴)이 있는 감은사, 용이 줬다는 만파식적(萬波息笛) 설화의 주인공이다.하지만 그가 이룬 삼국 통일은 외세 도움을 받은 데다 만주 영토 상실이라는 한계 탓에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이가 적지 않다. 골품제를 유지하고, 수도를 한 번도 옮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라 전체를 '배타적 보수성'이란 단어로 폄훼하기도 한다. 물론 이는 일본인 연구자들이 골품제를 인도의 카스트 제도에 견줘 이해한 까닭에 빚어진 과도한 결론이다.그럼에도 자칫 이번에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지가 확정되지 않았더라면 그런 비아냥이 또 나왔을 것이란 생각에 머리털이 쭈뼛 선다. 신라의 뿌리인 대구경북을 넘어 국가 백년대계가 걸린 일을 일부의 이기심으로 그르쳤다는 손가락질이 쏟아졌을 테다. '달팽이 뿔 위에서 영토 싸움을 벌이다 수만 명이 죽었다'는 장자(莊子)의 와각지쟁(蝸角之爭) 고사처럼 부질없는 싸움만 일삼는 동네로 비쳐졌을 게다.천신만고 끝에 첫발은 내디뎠지만 통합신공항이 지역의 모든 근심을 사라지게 할 만파식적은 결코 아니다. 솔직히 일부 지주와 건설업체의 배만 불려 주는 최악의 결정이었다는 후대의 평가가 나올까 봐 두렵기조차 하다. 우여곡절 끝에 개항하더라도 다른 국내외 공항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지금 꿈꾸는 장밋빛 미래는 현실이 될 것이다.오히려 앞으로 가야 할 길은 지나온 고비보다 훨씬 험한 여정일 수도 있다. 국비 확보, 각종 SOC 인프라 건설 과정에서 숱한 '님비'(Not in my backyard)와 '핌피'(Please in my frontyard) 갈등이 표출될지 모른다. 이미 공항 이전지 일대에는 부동산 투기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대구경북이 동해의 용처럼 힘차게 비상할 계기가 될 통합신공항은 2028년 개항 예정이다. 현재 대구공항 자리는 그 이후에 개발되니 대구 시민들이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실감하려면 앞으로 10년은 지나야 한다. 하지만 소금밭 영종도에 지은 공항을 기반으로 한 인천의 발전을 보노라면 불평·불만보다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둠 스피로 스페로'(dum spiro spero)란 라틴어 명구(名句)도 있지 않은가. 로마 정치가이자 철학자였던 키케로의 표현처럼 우리가 숨을 쉬는 한 희망은 있다. '희망 고문'이란 시쳇말도 유행하지만 희망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백 배 천 배 낫다.

2020-08-06 06:00:00

[이종민의 나무 오디세이]  먹던 복숭아를 왕에게 준 죄, 여도지죄(餘桃之罪)

[이종민의 나무 오디세이] 먹던 복숭아를 왕에게 준 죄, 여도지죄(餘桃之罪)

◆복사나무=복숭아나무'복사꽃 능금꽃이 피는 내 고향 만나면 즐거웠던 외나무다리.' 작고한 배우 최무룡이 부른 가요 '외나무다리'의 첫 소절이다. 노랫말의 배경이 된 지역은 경북 영덕이다. 노래가 발표됐던 1960년대 오십천 주변에는 복사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복사나무의 꽃이 복사꽃이고 그 열매가 복숭아다. 그래서 배고팠던 시절 어린아이들은 복사나무를 '복숭아가 열리는 나무'라는 의미로 복숭아나무라고 불렀다. 국어사전에는 복사나무와 복숭아나무를 함께 표준어로 하고 있지만 학문적으로 복사나무로 일컫는다.선조들은 복사나무에 벽사(辟邪·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침)의 힘이 있다고 여겼다. 그래서 복숭아를 제사상에 올리지 않았고 집 안에 나무를 심지도 않았다. 민간 신앙에서는 주술적 도구로 복숭아 나뭇가지를 사용했다. 특히 도교에서는 동쪽으로 뻗은 가지, 즉 동도지(東桃枝)가 악귀를 몰아내고 병을 고치는데 효험이 있다고 믿고 있다. ◆복숭아 전설 주렁주렁천도(天桃)는 원래 중국 전설에 나오는 상상의 과일이다. 곤륜산(崑崙山)에 사는 서왕모(西王母'도교의 최고 여신)의 거처 주변에 있는 반도원(蟠桃園)에는 3천 년 만에 한 번 열매를 맺는8 복숭아가 있는데 이를 먹으면 3천 년을 산다고 한다. 서왕모가 한(漢)나라 무제(武帝)에게 선물로 주는 복숭아 3개를 훔쳐 먹은 동방삭(東方朔)은 무려 3천 갑자년(18만년)이나 살았다고 전해진다. 또 서유기의 주인공인 손오공이 100년에 한 번 열리는 천도를 훔쳐 먹고 괴력을 얻었다는 대목이 소설의 흥미를 더한다. 불로장생을 꿈꾸는 인간이 만들어낸 전설 속의 복숭아가 현실적으로 맛있고 사람들의 건강에도 좋아서 장수를 상징하는 과일이 됐다.◆신비복숭아 인기전통적으로 인기를 누리던 복숭아 품종인 황도와 백도는 싱그럽고 달콤하며, 천도는 새콤해 더운 요즘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신비' 라는 품종이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다. 경북 경산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 이윤도 경복육종농원 대표가 20여 년 전에 개발한 품종이다. 복숭아털 알레르기 때문에 복숭아를 먹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신비' 복숭아의 겉모양은 매끈해서 영락없는 천도복숭아지만 속살은 백도처럼 하얗고 달다. 입소문이 나면서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병충해에 약하고 저장이 어려워 출하기간이 보통 6월 말부터 보름 남짓이다. '희소의 가치' 때문에 젊은 엄마들의 '희귀템'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복숭아의 새로운 전설을 만들어지고 있다.◆여도지죄(餘桃之罪)복숭아와 관련해 새겨볼 만한 고사가 있다. 중국 전국시대 위(衛)나라 왕 영공의 총애를 받는 미자하라는 젊은 신하가 있었다. 어느 날 어머니가 병이 났다는 소식을 들은 미자하는 오만하게도 허락 없이 왕의 수레를 타고 집으로 달려갔다. 당시 허락 없이 왕의 수레를 타는 사람은 발뒤꿈치가 잘리는 중벌을 받게 돼 있었다. 그런데 왕은 벌을 내리기는커녕 되레 효심을 칭찬했다. 또 왕과 과원을 거닐던 미자하는 복숭아를 따서 먹어 보니 아주 달고 맛이 있어서 먹던 복숭아를 왕에게 바쳤다. 그때도 왕은 기뻐했다. 세월이 흘러 왕의 총애가 식은 후에 미자하가 작은 잘못을 저지르자 왕은 "이놈은 과인의 수레를 함부로 탔고 게다가 '먹다 남은 복숭아(餘桃)'를 과인에게 준 일도 있다"며 그를 엄벌에 처했다. 한비자(韓非子)의 '세난'(說難) 편에 나오는 이야기다.왕의 총애를 잃어버리자 이전에 칭찬을 받았던 행동이 되레 화근이 됐다. 같은 행동이라도 상황이 바뀌면 판단이 달라지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촛불 민심으로 출범한 현 정부와 국회를 장악한 여당은 국민의 신뢰를 과신한 듯하다. 부동산 문제 처리, 법무부-검찰 갈등,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등을 보면 정의와 공정이 아예 실종된 느낌이다. 정치적 독선과 정책적 과속이 계속되면 민심으로부터 '여도지죄'로 추궁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선임기자 chungham@imaeil.com

2020-08-05 15:27:46

[야고부] 감당할 만능당

[야고부] 감당할 만능당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미래통합당의 회의장 벽면에 내걸린 배경 현수막에 적힌 글이다. 물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협치 강조와 달리 제1야당인 자신들과 '더불어'는커녕 되레 현안 관련 법안을 홀로 밀어붙이는 데 대한 반발, 여당 독주가 빚어낼 실정(失政)에 대한 은근한 기대도 담았으리라.4월 총선 이후 176석 여당과 103석 제1야당의 행태를 보는 시각이 사뭇 다르다. 여당 독주를 독재에 빗대 비판도 하고, 통합당 행태를 무기력으로 표현하며 동정한다. 이를 반영하듯 한때 서울에서의 여론조사에서 여당 지지율이 거의 1년 만에 제1야당에 역전되는 결과도 나왔다.여당 비판과 야당 동조 시각은 그럴 만하다. 총선 투표에서 여당 쪽 38.7%, 제1야당 쪽 33.3%의 득표율과 달리 국회 의석수는 176석(58.7%)과 103석(34.4%)으로 큰 차이다. 게다가 여당은 반대표를 찍었을 61% 국민에도 영향을 줄 법안을 제대로 심의조차 않았으니 말이다.민주와 진보의 가치를 앞세워 보수의 부패와 비리, 부정의 타도를 외치며 공정과 정의의 깃발을 휘날리겠노라며 집권한 여당의 표변을 굳이 나무랄 까닭이 뭔가. 술에 찌든 아버지 뒷모습을 보고 자란 못된 자식의 고약한 주취(酒醉) 버릇을 어떤 이유로, 어느 아버지가 꾸짖을 수 있을지. 그것도 당당하게.더 안타까운 쪽은 제1야당이다. 얼음 가게에서 산 얼음을 깰 때 필요한 도구는 가늘고 작은 바늘 하나면 족하다. 큰 칼이나 톱 같은 날카로운 연장이 없어도 된다. 태산 같은 바위도 작은 정 하나면 충분하다. 굳은 바위의 보이지 않는 틈으로 스민 식물과 나무 뿌리만으로도 돌은 갈라진다. 여당이 비록 결속을 하며 함구령으로 입을 막고 같은 부류 사람의 잘못에 눈과 귀를 닫을 때, 야당은 그들과 달리 가면 된다. 스스로의 흠과 잘못은 없는지, 국민을 위한 봉사 자세는 처음처럼 같은지….지금처럼 한가히 당명 탓하고 바꾸는 데 헛되이 세금 쓸 때가 아니다. 학교 등 '간판'에 목을 거는 사회인지라 당명의 변경도 필요하겠지만 온 나라가 코로나에 홍수로 아우성이지 않은가. 마침 수해 이웃돕기 성금 모금이 시작됐으니 차라리 그 돈을 기부하고, 굳이 바꾸겠다면 뭐든 감당할 '만능당'으로 하든지.

2020-08-05 06:30:00

[관풍루] 강제징용 배상 거부한 일본 기업 자산 강제매각 앞두고 아베 정부 “의연히 대응하면서 보복” 큰 소리

○…강제징용 배상 거부한 일본 기업 자산 강제매각 앞두고 아베 정부 "의연히 대응하면서 보복" 큰소리. 수출규제는 보복 아니라고 그리 거짓말하더니 이제야 드러난 마각.○…대북 제재와 코로나 때문에 북한 주민들 "고난의 행군 때보다 더 굶주릴 것" 수군수군한다고. 남북연락사무소 폭파하던 호기라면 거뜬히 이겨낼 텐데 무슨 걱정.○…대구 모 고교 야구부, 선수 폭행 전력 있는 코치를 감독으로 뽑았다가 말썽. 체육계 잇따른 지도자 비리는 폭력과 성추행, 금품 수수를 마치 훈장으로 착각한 게 근본 원인.

2020-08-05 06:30:00

[시각과 전망] 소명 의식을 돈으로 사려는 정부

[시각과 전망] 소명 의식을 돈으로 사려는 정부

"한 번 방호복을 입으면 화장실을 갈 수 없으므로 대소변이 발생하지 않도록 식사를 하지 않아야 했다. 레벨D 방호복을 30분, 아니 5분만 입고 있어도 땀이 차기 시작한다. N95 마스크를 쓰면 이산화탄소가 마스크 내부에서 재흡입되어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서 뇌혈관 확장에 의한 두통과 졸림이 발생하고 무척이나 지치게 된다. 물도 거의 마시지 못하면서 우리는 주간 10시간, 야간은 14시간을 근무해야 한다. 이렇게 14시간 야간 근무를 하고 나면 마스크와 고글의 압력에 의해 얼굴이 헐고 피부가 벗겨졌다."(김천의료원 응급의학과장 이현희)김천의료원이 코로나19와의 힘겨운 전쟁을 벌인 기록을 담은 책을 펴냈다. '코로나19 사투의 현장에서–집단지성의 승리, 김천의료원 70일간의 기록'이다. 지난 2월 22일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 이후 코로나19 환자 269명을 치료한 후 4월 30일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 해제까지 70일간 벌어진 일들을 의사와 간호사, 지원 부서 담당자들이 담담한 어조로 담아냈다. 전담병원 지정 후 사흘 만에 전체 환자 270여 명을 다른 병의원으로 보내 296병상을 완전히 비운 뒤 이동형 격리음압병상 281병상을 만들고 곳곳에서 밀려드는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했으며, 전담병원 지정 해제 후 일반 환자 진료 시작 한 달 만에 병상 가동률 90%를 이뤄낸 기록이다. 김미경 김천의료원장은 병원을 완전히 비우라는 명령서부터 온갖 세세한 내용까지 SNS로 공유했다. 의료진과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한 번 실수는 치명적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70일간 269명을 치료하면서 400여 직원 중 감염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책은 담백하기 그지없다. 억지로 감동을 자아내려는 클라이맥스도 없고, 미사여구를 동원해 자신들의 노고를 돋보이려는 시도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고, 뜨거운 뭔가가 울컥울컥 치밀어 올랐다. 오히려 덤덤하게 써내려간 글에서 묵직한 진심이 느껴졌고, 미안함과 고마움이 목을 뜨겁게 했다.책을 덮고 난 후 궁금해졌다. 과연 무엇이 이들을 움직이게 했을까. 코로나19는 손 쓸 방도가 없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의료진도 마찬가지였다. 감염될 수 있다는 극도의 두려움 속에서도 환자 곁을 지키고, 피부가 짓무르고 벗겨져도 이튿날 다시 방호복을 입은 이유, 그것은 소명 의식이었다. 의사와 간호사들은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꼈다고 굳이 강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밀려드는 환자 때문에 신경질을 냈던 자신이 밉고 부끄러울 만큼 그들은 어깨에 지워진 책임과 사명을 오롯이 온몸으로 받아냈다.정부와 여당이 의과대학 정원을 앞으로 10년간 4천 명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지역에서 공공의료와 비인기 진료 분야에 헌신할 의료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다. 의대 선발 때부터 사명감이 투철한 사람을 뽑겠다는 뜻인가, 아니면 장학금으로 대학을 다니면서 소명 의식을 갖도록 노력해 보라는 의도인가. 갈수록 인구는 줄어드는 판에 의사만 늘려서 어쩌자는 건가. 불 보듯이 뻔한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 및 건강보험료 인상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도 없다. 부동산이나 입시 정책처럼 한 번 내질러 보고, 아니다 싶으면 번복할 것인가. 의사 한 명을 배출하는 데 10년 이상 걸린다. 의대 시설 확충이나 교수 확보 대책도 본 적이 없다. 의대 정원을 늘려서 무상교육만 제공하면 공공의료에 기꺼이 헌신할 의사들이 저절로 배출되리라는 생각은 도대체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것일까.

2020-08-05 06:30:00

[취재현장] 신뢰 회복이 먼저다

[취재현장] 신뢰 회복이 먼저다

5일 대구 시민들의 먹는 물 문제가 분수령을 맞는다. 이날 환경부가 주관하고 있는 '낙동강 유역 통합 물관리 방안' 연구 용역, '구미산단 폐수 무방류 시스템 실용화 검증 및 적용 방안' 타당성 용역의 중간 결과가 발표되기 때문이다."낙동강 물 문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지난해 6월 대구에서 이같이 언급한 이후 낙동강 수질 개선 대책의 밑그림이 처음으로 나오는 것이다.대구시가 지역 내부 취수원과 외부 취수원을 혼용하는 '다변화' 방식으로 낙동강 물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만큼 중간 결과 역시 '취수원 다변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대구 시민들은 근본적으로 수돗물 불신 문제를 갖고 있다. 대구 식수 문제는 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 사고가 터진 이후 대구 시민 75%가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낙동강 본류 수질 안전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대구 취수원 이전은 2009년 2월 구미산단 유해 화학물질이 대구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매곡·문산취수장 원수를 오염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대구시가 정부에 건의하면서 시작됐으나 구미시와의 갈등으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04년 다이옥산 검출, 2006년 퍼클로레이트 검출, 2009년 다이옥산 가이드라인 초과 배출 사태 등 유해물질 오염 사고가 되풀이되면서 시민들의 수돗물 불신은 쌓이고 쌓여왔다.2018년 6월에는 '대구 수돗물 과불화화합물 검출 사태'가 발생하면서 불신은 폭발했고 시민들이 대거 생수 구입에 나서면서 '생수 대란'까지 빚어졌다. 수년째 이러한 사태를 겪어온 지역사회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먹는 물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중간 결과에 집중하고 있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환경부는 이미 올해 2월부터 '취수원 다변화' 방식을 포함한 복수의 대안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지방자치단체 간 협의를 이유로 대책 발표를 미뤄왔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환경부는 약속한 시점까지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용역 종료 기간을 세 번이나 미뤘다.환경부는 지난해 3월 용역을 발주했으나 애초 그해 12월 종료에서 올해 초, 그리고 7월까지 연장한 데 이어 오는 9월 28일까지 또 미뤘다. 시급한 현안 관련 용역을 세 번이나 연장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지역 환경 전문가들의 설명이다.물 문제로 수년간 애를 태우고 있는 시민들의 심정과 불안감을 한 번만이라도 제대로 고려했는지, 지연된 대책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사과는 있었는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환경부의 이러한 무책임한 태도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감사원은 환경부가 대구 국가 물산업클러스터 위탁운영 기관으로 한국환경공단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위법 사항을 확인하고 환경부 장관에게 주의 조치를 내린 바 있다.선정 과정에서 구체적인 오류가 발견됐고,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는 등 평가 방식 변경과 회의록 작성 부분에서 2건의 위법·부당 사항이 확인됐다. "평가 결과가 변별력을 상실하고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감사원의 지적에도 환경부는 어떠한 사과와 반성도 없었다.환경부는 제대로 된 대책으로 지역민의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 단기적인 대책이 아닌 책임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환경부가 본연의 역할을 방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쳐내야 한다.또한 대책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일지 않도록 지자체 당사자 간 과제로 방치하는 것이 아닌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조정 역할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0-08-04 14:59:28

[야고부] 여당 폭주의 유혹

[야고부] 여당 폭주의 유혹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브레이크가 없는 것 같다. 국민들이 176석을 밀어줬으니 뭐든지 해도 된다고 믿는 것 같다. 위험한 신념이다.국회 재적 의석 가운데 58.7%를 차지한 민주당은 개헌만 빼면 야당 협조 없이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 176석 대 통합당 103석은 승자독식 구조인 우리나라 소선거구제가 만들어낸 일종의 '트레킹 에러'다. 21대 총선에서 정당별 투표율은 민주당계 38.7%, 통합당계 33.3%다. 두 정당 득표율 차는 불과 5.4%포인트다.하지만 민주당은 국민들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법안마저도 밀어붙이고 있다. 부동산규제법 및 임대차보호법을 예로 들자면 자신들의 정책과 노선을 지지하는 국민들 못지않게 반대하는 국민들도 많은데도 일방통행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조급하게.미래통합당은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법안 신속 상정을 막을 수 있는 120석을 확보 못 한 대가를 뼈아프게 치르는 중이다. 의석 분포상 어차피 여당 독주를 막을 수 없다는 '자기 검열'에 빠져 무기력증까지 보이고 있다. 그냥 언성만 높일 뿐 아무것도 해내는 게 없다.민생 현안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여야 협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당은 토론에 부치자는 시늉만 냈고 야당은 어차피 다수결로 밀어붙일 것인데 토론해서 무엇 하냐며 아예 거부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21대 국회 들어서도 민의 수렴 창구로서 국회는 전혀 기능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한숨짓게 만드는 국회 풍경이다.의석수를 믿고 협치 따윈 안드로메다로 보낸다는 생각을 민주당이 갖고 있다면 큰코다칠 수 있다. 다수결은 신성불가침의 원칙일 수 없다. 다수결은 만장일치를 이끌어낼 수 없는 현실적 문제 때문에 현대사회가 받아들인 '차선책'일 뿐이다. 다수결에 대한 맹목적 믿음은 소수자에 대한 폭력을 낳는다. 다수 의견이 소수 의견보다 현명하며 공동의 이익에 부합하리라는 보장도 없다.소수자 권익을 대변하는 정당임을 자처하는 민주당이 첨예하게 이해가 엇갈리는 민생 사안들을 의석수 힘만 믿고 밀어붙이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국민들은 언제든 폭주하는 정치세력을 심판해왔다. 여당은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2020-08-04 06:30:00

[세풍] 더 교활하고 더 위험한 이 땅의 ‘문민 쿠데타’

[세풍] 더 교활하고 더 위험한 이 땅의 ‘문민 쿠데타’

쿠데타는 후진적 민주주의의 증상이다. 쿠데타는 민주주의가 뿌리내릴 시간이 부족하거나 뿌리내리게 할 민도(民度)가 갖춰지지 않은 나라에서만 나타난다. 현대 민주주의 역사는 이를 입증한다. 물론 예외는 있다. 알제리를 독립시키려 한 드골 대통령에게 알제리 주둔 공수부대가 반기를 들었던 프랑스다. 그러나 쿠데타는 실패했다. 반란군은 알제리 수도 알제를 장악한 뒤 프랑스 본토로 진격하려 했지만 여론이 반군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드골은 이를 쿠데타로 인정하지도 않았다. TV 연설에서 군사 반란을 "항명 사건"이라고 낮추면서 "중남미 국가에서 벌어지는 희극 오페라 수준"이라고 조롱했다.이제 민주주의가 뿌리내린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문제는 '이런'이란 단서이다. 바로 무력으로 정부를 전복하는 '고전적' 쿠데타만 그렇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비(非)무력 쿠데타라는 것도 있다는 말인가. 미국 정치학자 낸시 버메오는 그렇다고 한다. 바로 민주주의의 외양을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도 쿠데타라는 것이다.('쿠데타, 대재앙, 정보 권력-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새로운 신호들', 데이비드 런시먼)이런 쿠데타는 민주주의를 한 번에 산산조각 내지 않고 서서히 무너뜨린다. 그래서 국민은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음에도 그것을 쿠데타로 인식하지 못한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민주주의와 그것을 파괴하는 행위 간의 경계가 흐릿하기 때문이다. 머릿수만 많으면 어떤 법이든 만들 수 있는 '다수결 민주주의'가 바로 그렇다. 이를 신봉함에서 문재인 정권과 과거 권위주의 정권은 똑같다. 법안 통과 전 거치도록 한 민주적 절차를 깡그리 무시하고 '임대차 3법'을 '기립 투표'로 통과시켰다.버메오는 이런 행태를 '선거를 통해 통치의 정당성을 부여받은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장악하는 공약성 쿠데타'라고 했는데 여당이 21대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한 것은 이를 압축해 보여줬다. '독식'은 한마디로 말해 '야당의 견제'라는 '민주적 통제' 장치를 없애고 입법부를 통법부(通法府)로 바꾼 것이다. 민주주의를 '장악'한 것이다.이런 '민주주의에 대한 쿠데타'는 '이른바 검찰 개혁'에서 절정을 이룬다. 문 정권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식물'로 만들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사실상 검찰총장을 겸하는 '제왕'으로 만들려고 한다. 검찰을 정권의 사냥개로 만들겠다는 소리다.이와 짝을 이루는 사법부에 대한 쿠데타는 이미 완성됐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코드'가 맞는 사람들로 채워 입맛에 맞는 사법적·헌법적 판결을 준비해 놓았다. 그대로 되고 있다. 대법원은 괴상한 논리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과 도지사를 무죄 방면했다. 민주주의를 야금야금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그뿐인가. 윤미향에 대한 수사는 소식이 없다.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 라임·옵티머스 펀드 의혹,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수사도 마찬가지다. 덮겠다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공정과 정의에 대한 쿠데타라고 하겠다.런시먼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실제 모습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이 아니다. 군사적 전복이 실패했다고 해서 쿠데타의 위협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이는 어쩌면 민주주의가 외부적인 위협에 처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체제의 내부에 진짜 위험이 숨어 있음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했다. 지금 문 정권이 벌이고 있는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점진적인, 그래서 더 교활하고 더 위험한 '문민 쿠데타'는 이 경고가 남의 일이 아님을 일깨운다.

2020-08-04 06:30:00

[관풍루] 경실련,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3년간 서울 전체 주택가격은 34%, 아파트는 50% 올랐다고.

○…경실련,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3년간 서울 전체 주택가격은 34%, 아파트는 50% 올랐다고. 김현미 장관은 집값 상승률 11%라는데 어느 쪽이 문 대통령과 함께 달나라 사시나.○…외교부, 뉴질랜드 근무 당시 현지인 직원 성추행 의혹 받고도 필리핀으로 임지 옮긴 외교관 뒤늦게 귀국 지시. 국격 추락시킨 외교관이 그동안 멀쩡했던 이유나 좀 압시다.○…코로나19 대구 지역사회 감염자 2일로 한 달째 지역 감염 사례 '0'명 행진, 같은 기간 해외 유입 환자는 20명. 해외 유입만 막으면 대구 코로나 청정 지역 선포 머잖았네.

2020-08-04 06:30:00

[야고부] ‘불사파 정권’

[야고부] ‘불사파 정권’

영화 '넘버3'의 한 장면. 송강호가 연기한 불사파 두목 조필이 부하들에게 일장 연설을 한다. "너희들, 한국 복싱이 잘나가다가 요즘 왜 빌빌대는지 아냐? 다 헝그리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옛날엔 다 라면만 먹고도 챔피언 먹었어. 복싱뿐만 아냐. 그 누구야, 현정화도 라면만 먹고 육상에서 금메달을 세 개나 땄다." 한 부하가 겁도 없이 두목의 말에 토를 단다. "임춘앱니다, 형님." 험악한 얼굴이 된 조필이 그 부하를 무자비하게 폭행하고서 말을 이어간다. "내 말 잘 들어! 내가 하늘이 빨간색이다 하면, 그때부터 무조건 빨간색이야. 내가 현정화라면 현정화다. 내 말에 토 다는 사람은 배반형이야, 배신! 앞으로 즉사시키겠어."최재형 감사원장과 윤석열 검찰총장을 두고 문재인 정권 사람들이 가장 하고 싶은 말이 '배신자'가 아닐까 싶다. 감사원장·검찰총장이란 분에 넘치는 자리를 줬더니 정권을 향해 칼을 드는 배신을 했다는 말이 목구멍을 맴돌 것이다. 최 원장과 윤 총장에 대한 집권 세력의 도를 넘은 공격을 보면 배신자에 대한 응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두 사람은 문 대통령이 발탁해 임명장을 줬다.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극찬하고 감사원장·검찰총장으로 책무를 다해 달라고 하명(下命)했다. "스스로 자신을 엄격히 관리해 왔기 때문에 감사원장으로 아주 적격인 분이다. 잘 부탁드린다."(최재형) "우리 윤 총장님!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 여당이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정말 엄정한 자세로 임해 주시길 바란다."(윤석열)최 원장과 윤 총장의 죄(罪)는 문 대통령의 명령을 충실히 따랐을 뿐 그 속뜻을 헤아리지 못한 데 있다. 탈원전 같은 국정 과제를 뒤집으려 하거나 대통령 수족, 나아가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는 용서받을 수 없는 배신이란 것을 깨닫지 못했다.나라가 난장판이 된 지금 '누가 배신자인가'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책무를 충실히 수행한 최 원장과 윤 총장이 배신자인가. 정권이 출범하면서 국민에게 약속한 것과는 정반대 나라를 만든 문 대통령과 정권이 배신자인가. 정권은 불사파 두목 조필처럼 하늘은 빨간색이라며 폭주하고 있다. 이 정권엔 하늘이 빨간색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면서 정권 입맛대로 움직이는 감사원장·검찰총장만 필요할 뿐이다.

2020-08-03 06:30:00

[매일칼럼] 검찰총장·감사원장 대통령이 지켜줘야

[매일칼럼] 검찰총장·감사원장 대통령이 지켜줘야

#1. 불과 1년여 전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며 '우리 윤 총장님'이라 했다. 전직 대통령 2명을 감옥에 보낸 윤 총장에 대한 기대는 그만큼 각별했을 것이다.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권력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그런 자세를 앞으로도 계속해서 끝까지 지켜 달라"고 했다.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도 주문했다. '우리 윤 총장'은 이를 곧이곧대로 들었다. '정무 감각'이 없었다. 기어코 민정수석이던 조국을 정조준하면서 사달이 났다. 대통령이 '마음의 빚이 있다'는 인사를 정조준했으니 예삿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윤 총장은 멈출 줄 몰랐다.결과는 참담하다. 지금 윤 총장은 사면초가다. 수족이 잘려 나가고 조직이 공중분해될 위기다. 울산시장, 윤미향 사건, 라임 펀드, 옵티머스 펀드 등 의혹은 눈덩이인데 수사는 오리무중이다. 공수처까지 곧 더하게 생겼다.이로도 모자라 검찰총장을 조기 강판시키려는 정권 차원의 노력은 집요하다. 검찰 개혁 권고안은 '검찰총장 무력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검찰의 정점인 총장을 수사지휘 라인에서 아예 배제했다. 법무부 장관이 서면으로 고검장들을 지휘한다. 법무부 장관은 정치인이다. 검찰의 생명은 정치 중립성에 있다. 중립적이어야 할 검찰을 정치인 밑으로 밀어 넣으며 개혁이란다. 지켜보는 윤 총장은 참담할 것이다.#2. 문 대통령은 2018년 1월 최재형 감사원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스스로 자신을 엄격히 관리해 오셨기 때문에 감사원장으로 아주 적격인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당시 더불어민주당도 "합리적이며 균형 감각을 갖춘 적임자"라는 논평을 냈다. 이 정권은 그런 최 원장 역시 몰아세운다. 발단은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감사였다. 최 원장은 "외부의 압력이나 회유에 순치된 감사원은 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며 성역 없는 감사를 주문했다. 감사원의 본연의 기능을 강조한 것이다. '대통령이 시킨다고 다 하느냐'는 말도 그렇다. 감사원은 독립된 헌법기관이다. 감사원이 할 일이 있고 대통령이 할 일이 따로 있다. 감사원은 대통령이 시키는 대로 따르는 기관이 아니다. 정부 입맛에 맞는 감사 결과를 내지 않는다고 여당이 떼로 들고 일어나 "대통령 국정 방향과 맞지 않으면 사퇴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그런데도 법으로 보장된 이들의 지위가 마구 흔들린다. 이들을 흔드는 것이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문 정부라는 것이 문제다. 가뜩이나 이 정부 들어 법의 공정성은 껍데기만 남았다. '나라가 니 꺼냐'는 아우성이 나온다. 마음에 안 들면 법도, 사람도 갈아치우면 그만이라는 그들만의 절대 권력은 두렵다. 국민들에게 직접적 영향을 미칠 민감한 법안들이 제대로 된 심의도 없이 여당 의원들만의 기립 표결로 처리된다.이미 사법부와 입법부는 '맛을 잃은 소금'이다. 그나마 검찰총장과 감사원장이 버틴다. 조선 최고의 성군 세종대왕은 자신에게 형 양녕대군의 잘못을 이르고 벌하라며 끊임없이 직언을 한 형조참판 고약해와 모든 신하들이 찬성할 때 홀로 반론을 펼친 이조판서 허조를 버리지 않았다.윤 총장이나 최 원장에게서는 문 대통령이 입이 마르도록 칭찬한 임명 당시와 달라진 점을 찾기 어렵다. 달라진 것은 임명권자의 초심이다. 문 대통령이 이들마저 내친다면 이 땅에 정의는 사라지고 권력의 이익만 남을 것이다. 대통령은 이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 윤 총장님'과 '감사원장으로 적격인 분'을 지켜야 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은 틀린 적이 없다.

2020-08-03 06:30:00

[관풍루]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민 누구나 월세 사는 세상이 다가온다. 전세의 월세 전환은 나쁜 현상이 아니다”라고 강변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민 누구나 월세 사는 세상이 다가온다. 전세의 월세 전환은 나쁜 현상이 아니다"라고 강변. 이 정도면 신발 더 던져 달라는 말로 받아들일 수밖에.○…세종으로 행정수도 이전할 경우 국회 짓는 데 1조원, 고속도로 개통에 10조원 등 막대한 재원 필요. 정권-걱정 마세요, 적자 국채 발행에다 세금 더 걷으면 해결됩니다.○…위안부할매대구시민응원단 목요집회에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퇴와 정의기억연대 해체 촉구. 윤 의원 사퇴해도 민주당 '의회 독재' 하는 데 전혀 지장 없을 듯.

2020-08-03 06:30:00

[야고부] 먹는 샘물

[야고부] 먹는 샘물

지난달 초 인천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처음 발견된 이후 전국적으로 큰 소동이 일었다. 대구경북도 유충 의심 사례가 20여 건 신고됐으나 수돗물에서 발견된 사례는 없고 외부 요인에 의한 5건의 검출 사례가 나왔다.이 때문에 먹는 샘물에 대한 관심이 쏠리면서 생수 판매량이 폭증하고 이물질을 걸러주는 필터 판매도 급증했다는 소식이다. 특히 물 택배가 보편화하면서 온라인 생수 판매량이 1년 전보다 600% 이상 늘었다. 이 추세라면 내년에 국내 음료 시장에서 생수가 커피를 밀어내고 탄산 음료에 이어 두 번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우리 생수 산업의 역사는 수돗물과 깊은 연관이 있다. 국민의 수돗물 인식 악화에 대한 정부의 우려 때문에 생수 시장은 오랫동안 규제를 받았다. 그러다 1994년 '먹는 물' 시판 금지에 대한 위헌 판정이 나오면서 관련 법이 만들어지고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수 시장이 열리게 된 것이다. 1998년 3월 시판을 시작해 20년 넘게 국내 생수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삼다수'의 영광도 알고 보면 수돗물의 풍선 효과다.지난해 우리나라 일반 생수 시장은 약 1조2천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세계 10위권에 근접할 정도로 국내 생수 시장이 급성장했고, 매년 10% 이상 커지고 있다. 대기업들이 앞다퉈 생산과 유통에 뛰어든 것이 국내 시장의 몸집이 커진 원인이다.이렇듯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생수 브랜드도 200종이 넘을 정도다. 하지만 지난해 생수 생산 공장은 전국 66곳에서 61곳으로 오히려 줄었다. 이는 생산지는 같지만 제품 이름은 다른, '한 지붕 다가족'이 많음을 의미한다.이런 생수 시장을 지켜보는 환경론자 등 전문가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정된 자원을 너도나도 뽑아 올리다 보니 샘물 고갈에 직면했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수원지 인근의 농민에게는 더 현실적인 문제다. 이대로라면 과연 지속 가능한 먹는 샘물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앞선다. 수돗물의 불신이 생수로의 엑소더스를 불렀는데 그 생수마저 불신의 대상이 된다면 다음 선택지는 무엇이 될지 생각해볼 일이다.

2020-07-31 20:24:24

[야고부] 코로나 오소리와 원숭이

[야고부] 코로나 오소리와 원숭이

"원숭이골에는 먹을 것이 많다. 봄의 망개와 덩굴딸기, 여름엔 머루와 다래, 가을 잣 등이 풍성했다. 어느 날 오소리가 원숭이에게 오색 꽃신을 그냥 줬다. 처음 어색했던 꽃신은 편하고 걷기도 좋았다. 신이 헤질 때면 또 공짜 신을 받았다. 이러기를 반복했고, 원숭이는 폭신한 신발 없이 맨발로는 아파 걷지도 못했다. 오소리는 잣을 받고 신을 주었고 개수도 늘자 원숭이는 직접 신을 만들려 했지만 끝내 그러지 못했다. 이윽고 원숭이는 1년 네 켤레 신발 값으로 500개 잣을 달라는 오소리에게 가진 300개를 주고 부족한 잣 대신 오소리 집을 쓸고 개울을 업어 건너기로 했다. 오소리를 업고 내를 건너던 원숭이는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기어코 스스로 신발을 만들 것을 다짐한다."코로나19가 덮친 지난 3월 3일 대구에서 세상을 떠난 정휘창 아동문학가가 1968년 펴낸 동화집에 실린 '원숭이 꽃신'의 줄거리로,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여러 차례 소개돼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정 작가가 동화로 어린이와 세상에 말하고자 하는 뜻은 분명하다. 공짜를 조심하라고.실제 우리는 광복 이후 혼란과 한국전쟁의 피해로 미국 원조를 받았다. 특히 미국의 잉여농산물이 쏟아졌고 밀가루가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수입 밀가루로 당장의 허기는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 입맛은 밀가루에 길들여지고 농산물 생산 지도조차 크게 바꿔 놓았다. 값싼 수입 밀가루가 식탁을 점령하면서 우리밀 생산은 사라졌고 미국산 밀가루 수입은 피할 수 없게 됐다.이런 조짐이 코로나 이후 번지고 있다. 대통령이 긴급재난지원금 100만원을 그냥 주자고 결정하고 나서 비슷한 일이 다반사이다. 국가가 앞서고 선거로 뽑힌 지도자가 다퉈 돈 푸는 일에 매달리고 있다. 공짜 돈을 맛본 국민도 이젠 언제 또 나오려나 하고 있고, 돈 준 이를 자식보다 나은 효자로 여긴다. 벌써 2차 재난지원금 소문에 지급 시기 맞추기에 바쁘다.코로나 이후 쏟아지는 온갖 공짜 세례와 급조된 일자리 창출에 세금이 마구 헛되이 쓰이면서 눈먼 나랏돈을 타낸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까지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가 빚어낸 공짜 선물 공세에 대통령부터 단체장에 이르기까지 너도나도이니, 코로나 오소리와 원숭이의 꽃신 놀이의 끝은 과연 무엇일까 궁금하다.

2020-07-31 06:30:00

[관풍루] 국방부, 군복무 중 휴가 미복귀와 관련 특혜 의혹 받는 추미애 장관 아들에 대한 국회의 자료 요청에 17일만에 ‘없다’ 회신

○…국방부, 군복무 중 휴가 미복귀와 관련 특혜 의혹 받는 추미애 장관 아들에 대한 국회의 자료 요청에 17일 만에 '없다' 회신. '아들 건드리지 마라'는 지침(?)에 충실하려다 보니.○…이재명 경기지사, 기본소득 연구포럼 창립총회 참석해 "토지보유세 확 올려 기본소득으로 나눠 주자"고. 일하는 개미 세상 말고 먹고 노는 베짱이 세상 한번 만들어보세.○…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후보지 최종 결정 하루 앞두고 30일 김영만 군위군수, 국방부 등과 조건부 공동후보지 유치 신청에 극적 합의. 김정은 뺨치는 벼랑끝전술의 개가.

2020-07-31 06:30:00

[청라언덕] 자극→변화→발전

[청라언덕] 자극→변화→발전

'자라목'으로 고생하는 현대인들이 적지 않다. 만성 통증에 시달리던 기자는 이처럼 요상한 질병의 기원을 찾아봤다. 여러 설(說) 가운데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호모사피엔스 저자)의 해석이 가장 그렇듯 하다.그는 자라목의 시초를 인류의 직립보행에서 찾았다. 사지(四肢)를 땅에 댄 채 고개를 쳐들고 다니던 유인원 때는 자라목이 없었다는 것이다.직립의 부작용은 여성에게 더 크게 나타났다. 엎드리지 않고 기립 생활을 하면서 골반이 좁아졌고, 이 때문에 출산의 고통과 출산 중 사망률이 증가했다. 임신부는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조산'하게 됐고, 인류의 '아기들'은 지구상 포유류 가운데 가장 미숙한 상태로 태어났다.이같은 부작용 때문에 인류가 직립보행을 포기했다면 어땠을까?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해 도구를 사용할 수 없었으며, 인류 최고의 발명품인 '불'을 다룰 수 없었을 것이다. 불이 없어 생식을 계속했다면 질긴 고기를 소화하느라 뇌로 투입돼야 할 에너지가 낭비됐고, 지금의 기술 발달은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자라목 등의 불편이 따르더라도 직립보행은 인류 문명의 위대한 혁명적 변화로 평가되는 것이다.발전은 그냥 이뤄지지 않는다. 반드시 '변화'를 수반해야 하고, 그 변화는 새로운 '자극'이 선행돼야 가능하다. '발전'이라는 현상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독립적 시공간의 개념이 아니라 '자극→변화→발전'이라는 과정을 필연적으로 거치면서 만들어진 진화된 상태를 일컫는다.지역에는 최근 신선한 자극제가 출현했다. 수십 년 사용한 공항을 이전하는 대형 국책 사업이다. 전투기 소음으로 인한 괴로움과 대형 국책 사업 추진에 목말라 있던 갈증을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여당 중진 의원 출신 대구시 경제부시장 내정도 눈길을 끄는 '자극제'다. 힘없는 야당 소속의 권영진 시장의 '상상력'도 놀랍거니와 고심 끝에 수락한 홍의락 전 의원의 결단도 대단해 보인다. 두 사람의 의기투합은 '신선한 자극제'를 넘어 새로운 발전상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코로나19는 대구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다. 일각에선 코로나가 창궐한 올해 상반기 경제 실적은 대부분 지난해 통계여서, 추락하는 지표는 하반기부터 속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표 변화에 따라 심리가 크게 달라지는 경제 여건상 크게 우려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체감하고 있는 경제 위기는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는 말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대구는 코로나를 이겨낸 성숙 하면서도 따뜻한 시민의식이 있다. 손해 좀 보더라도 대의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려는 'DNA'가 뼛속 깊이 박혀있다. 이를 십분 활용하면 통합신공항 후속조치과 협치행정쯤은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다. 대구 근대사에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하던 자극들을, 반드시 변화'발전 궤도에 까지 끌어 올릴 수 있어 보인다.통합공항 이전지 유치 신청 마감일(31일)이 도래했다. 2만여명의 군위군민들은 물론 550만명의 대구경북 시도민은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 통합공항으로 지역은 최대 경제효과 50조원을 기대한다. 대구시가 전 시민 대상으로 보내주는 긴급재난지원금(2천400억원)의 200배가 넘는 규모다.이제 지역은 통합공항을 통해 세계 일류 도시로 이륙하는 일만 남았다. 코로나19를 저 뒤에 남겨 두고 말이다.

2020-07-30 20: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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