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검찰이 文정부 종복인가?

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일종의 발탁 은혜를 입었는데, 이를 배신하고 야당의 대선 후보가 된다는 것은 도의상 맞지 않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은혜' '배신'이라는 표현에서 '먹이고 입히고 가르쳐 키운 자식이 우리를 배신했다'는 부모의 억울한 심정마저 엿보인다. 자기들 돈으로 먹이고 입힌 것도 아니고, 내쫓지 못해 안달했으면서 '배은망덕'(背恩忘德) 운운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 인사들은 자신들이 '선출된 권력'이라는 이유로 '이 나라 공무원을 자신들의 가신(家臣)'쯤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현 정부에서 고속 승진한 공무원이 야당 입장에 서는 것을 '배신'으로 간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앞서 올 1월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최재형 감사원장을 향해 "주인 의식 갖고 일하라고 했더니 주인 행세 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주인이 하는 일이 옳든 그르든 종복(從僕) 주제에 왜 묻고 따지냐는 식이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지 국민의 주인이 아니다. 투표를 통해 주인(국민)이 한시적으로 위임한 권력을 행사하는 자리에 있을 뿐이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대한 임명권을 갖고 있다고 해서 검찰이 대통령의 용병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검찰은 어디까지나 국민을 위해 정의를 수호하고 법을 집행한다.

문재인 법무부가 '검찰이 6대 범죄를 수사하려면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의 허가를 받으라'는 말을 거리낌 없이 해대는 것도 공권력과 공기관을 '정권을 위한 용병'이라고 생각하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말이다. 송 대표의 '은혜와 배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검찰 수사 허가제'는 봉건사회에서 종복에 대해 주인이나 가질 수 있는 인식이다. 국가를 사유 기관으로, 공무원을 자신이 고용한 일꾼으로 여긴다고 볼 수밖에 없다.

송 대표가 생각하는 '배은망덕'과 국민이 생각하는 '배은망덕'은 간극이 크다. 대다수 국민들은 '대통령으로, 국회의원으로 뽑아 놨더니 일자리 부수고, 부동산값 폭등시키고, 세금 왕창 뜯어서 선심 정책에 왕창 뿌려 국민들에게 빚더미를 안기는 것, 그러고도 반성조차 않는 것'을 '배은망덕'이라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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