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읽는스포츠] 대구FC 정승원 연봉 얼마길래 ?

미계약 정승원 이탈로 대구FC 홍역
선수 연봉 공개로 불투명성 제거해야

대구FC 정승원이 지난 4일 프로축구연맹 사무실에서 열린 K리그 조정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FC 정승원이 지난 4일 프로축구연맹 사무실에서 열린 K리그 조정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교성 디지털 논설위원 김교성 디지털 논설위원

대구FC가 2021 시즌 초반 그라운드 안팎에서 시련을 겪고 있다.

악재의 징조는 지난달 27일 열린 대구FC 홈 개막전에서 드러났다. '꽃미남 축구선수'로 많은 팬을 둔 미드필더 정승원이 엔트리(18명)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아 의문을 낳았다.

정승원은 구단과의 이견으로 올해 연봉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 4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조정위원회를 통해 구단 제시 금액으로 정승원의 연봉을 확정했다.

문제는 정승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언론을 통해 부상관리 등 구단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표시하면서 진실 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대구FC는 주축 선수의 대거 이적에다 정승원까지 빠지면서 시즌 초반을 힘겹게 보내고 있다.

그런데 들여다보면 이번 사태의 본질은 따로 있다. K리그를 운영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폐쇄성이다. 프로축구연맹은 각 구단 소속 선수들의 연봉을 공개하지 않는다. 구단별 총액과 일부 최고 연봉 선수만 밝히고 있다.

따라서 정승원의 지난해 연봉이 얼마인지, 올해는 얼마를 요구했는지 공식적으론 알 수 없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조정위원회를 열고도 정승원의 연봉에 대해 '구단이 제시한 금액'이라고 했고 대구FC는 비공개 방침에 따르고 있다고 했다.

간접 취재 결과 정승원은 지난해 연봉으로 1억5천만원 이상을 받았다. 승리수당을 포함하면 2억원 이상을 벌었다. 그는 올해 전년도 연봉의 100% 인상을 요구했고 구단은 약 50% 인상을 제시했다. 정승원이 올 시즌 지난해와 비슷한 활약을 하면 총연봉은 3억원 정도이다.

대구FC 관계자는 정승원의 연봉이 일부 다른 팀의 기여도가 비슷한 또래 선수들에 비해 많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시민구단 운영 특성상 구단 내 동료와의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K리그 조정위원회가 구단의 손을 들어준 것도 정승원을 적절하게 대우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프로축구가 프로야구의 인기를 넘어서지 못하는 이유는 불투명성 등 시장경제 논리를 외면하기 때문이다. 프로야구는 초창기부터 선수 연봉을 공개, 팬들의 반응 등을 고려한 시장경제 논리를 적용하고 있다. 어떤 선수가 적절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는 동료 선수들과 팬들이 가장 적절하게 판단할 수 있다.

프로축구는 연봉 협상과 트레이드 등 선수 수급의 어려움을 이유로 연봉 공개에 반대하는데, 거꾸로 보면 이는 각종 비리의 온상이 되는 등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연봉 공개로 계약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프로야구에서도 프런트, 선수단 사이의 비리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데, 프로축구는 비리 행위의 유혹을 더 크게 받고 있다. 프로축구 무대에서 불투명한 계약으로 말썽이 되거나 관계자들이 처벌받은 일은 한두 차례가 아니다.

기자는 대구FC가 K리그에 참여한 첫해인 2003년 매일신문을 통해 선수들의 연봉을 모두 공개한 적이 있다. 외국인 선수 포함 창단 멤버 25명의 계약금·연봉·이적료를 정리해 신문에 실었다.

전례 없는 일에 선수 계약을 맡은 에이전트와 논문을 준비하는 대학원생들로부터 다른 구단의 연봉 자료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았다. 당시에는 시민구단인 만큼 구단 측에 정보 공개를 강하게 주장했지만, 이후 특정 선수가 아닌 선수단 전체 연봉을 밝히지는 않았다.

프로배구에서도 연봉 공개 논란이 있었다. 지난해 11월 한국전력은 신영석 등의 트레이드를 마무리하면서 남자부 최초로 선수단 연봉과 옵션을 공개했다. 프로배구연맹은 이사회 의결로 2022-2023 시즌부터 남자부 연봉을 공개하기로 했지만, 한국전력이 먼저 약속을 깬 것이다.

당시 한국전력 관계자는 "연봉 계약의 투명화를 선도하려는 구단의 강한 의지와 팬들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선수단 연봉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잘못된 실태를 꼬집은 의미심장한 발언이다.

프로 스포츠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기에 팬들은 호주머니를 털어 경기장을 찾아 관람하거나 중계를 보며 대리 만족 등 욕구를 해소한다. 프로축구도 선수단 연봉 공개로 팬들의 더 적극적인 반응을 끌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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