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칼럼] 사회주의 체제로 가려 하는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설 민심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영선 서울시장 예비후보, 이 대표, 우상호 서울시장 예비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설 민심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영선 서울시장 예비후보, 이 대표, 우상호 서울시장 예비후보. 연합뉴스
정창룡 논설주간 정창룡 논설주간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은 권력을 비판하고 견제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 점에서 사회주의 국가의 관영 언론과 명확히 구분된다. 헌법에 언론의 자유를 명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존재의 이유를 잊고 권력에 기생하는 언론은 더 이상 언론이라 할 수 없다. 그저 권력의 홍보 수단일 뿐이다.

절대 권력일수록 오만해지고 타락하기 쉽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제왕적 대통령제 국가라면 더욱 그렇다. 이런 정치 권력은 언론의 견제에 혐오에 가까운 감정을 드러내며 재갈을 물리려 든다. 하지만 언론 자유가 꽃핀 나라일수록 민주주의는 더 크게 꽃을 피웠다는 것은 시사적이다. 정치 권력이 언론을 장악한 나라는 대개 망했고 언론 자유가 무르익은 나라는 흥했다.

작금 미국은 반면교사다.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적대적 언론관을 지닌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자신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에 거침없이 '가짜 뉴스' 딱지를 붙였다.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언론은 '국민의 적'이라 몰아붙였다. '실질적 반역 행위'라고까지 했다. 그를 신랄하게 비판했던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언론 매체들을 국민의 적으로 몰아갔다. 지지자들 역시 이를 맹목적으로 추종했다. 결과는 드러난 대로다. 트럼프는 재선에 실패했고 탄핵을 가까스로 모면했다. 이제 그는 미국 역사상 민주주의를 가장 후퇴시킨 대통령이 됐다.

반면 언론과 스스럼없이 접촉했던 대통령도 적지 않다. 미국 유일 4선인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압도적이다. 그는 첫 임기 4년 동안 337회, 두 번째 때는 384차례, 세 번째는 277회 기자회견을 가졌다. 4선 후 사망할 때까지 늘 기자회견을 가지며 노변정담을 나눴다. 12년 임기를 언론과 동반한 그는 오늘날 미국을 세계 최강대국으로 이끈 역사적인 정치인으로 남았다.

'검찰 개혁'에 이어 '사법 개혁'을 외치던 더불어민주당이 마침내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들고나왔다. 거짓·불법 정보로 명예훼손 등 피해를 준 언론 매체·포털사이트에 손해액의 3배까지 물리는 것을 제도화하려는 것이다. 지금도 언론의 오보와 명예훼손 관련한 장치들은 널려 있다. '가짜 뉴스'를 내세웠지만 실은 비판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인 것이다. 그동안 정권에 불리한 의혹 보도가 나오면 '가짜 뉴스' 딱지를 붙이고, 우호적 매체의 가짜 뉴스 보도엔 침묵하거나 오히려 조장해 온 정치 권력의 행태가 잘 보여준다. 검찰을 몰아세우기 위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검찰의 계좌 사찰'이란 가짜 뉴스를 생산했다. 교통방송 김어준 씨 역시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배후가 있다는 가짜 뉴스를 내보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북한 원전 건설 문건이 논란을 빚자 박근혜 정부 시절 작성했다는 가짜 뉴스를 들고나왔다. 이들은 아직 멀쩡하다. 반면 정부 비판 목소리를 냈다가 UBC울산방송서 하차했던 JK 김동욱은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냐"고 묻고 있다.

오죽하면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언론 개혁을 주문했더니 언론 검열로 답하는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며 성명을 냈다. 언론노조조차 징벌적 손해배상을 언론 검열로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언론 검열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있을 일이다. 정녕 사회주의로 가려는 것이 아니라면 비판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정권의 시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트루먼의 언론관은 이랬다. "언론이 나에 대한 비판을 멈출 때는 내가 잘 못 가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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