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영업시간 연장' 철회 후폭풍

지난 23일 오후 대구 수성구 황금동의 유흥 밀집 지역에서 한 유흥업소 주인이 '몰래 영업' 방지를 위해 거리 순찰을 돌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 23일 오후 대구 수성구 황금동의 유흥 밀집 지역에서 한 유흥업소 주인이 '몰래 영업' 방지를 위해 거리 순찰을 돌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김지수 사회부 기자 김지수 사회부 기자

지난 17일 대구 지역 '오후 11시까지 영업시간 연장' 철회 후폭풍은 거셌다. 당초 대구시의 '오후 11시까지 영업' 지침에 맞춰 영업을 준비했던 자영업자들은 허탈함을 호소했고,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소상공인 호소문이 게재되면서 민란 수준으로 번졌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실무자는 대구에 '주의'를 줄 것을 언급했고,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대구시가 중앙정부에 항의를 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대구시는 정부의 '오후 11시까지 영업' 지침 철회 요구에 줄곧 억울함을 내비쳤다. 억울함의 원인은 절차상 잘못된 게 없다는 데 있었다. 당초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별로 완화할 수 없도록 못 박아둔 거리두기 지침 가운데 '영업시간 제한'에 대한 부분은 빠져 있었다. 지자체별로 재량권을 발동해 완화 또는 수정할 수 있었고, 조정 가능한 부분에 대해 대안 마련 시 중앙정부의 사전 허가를 얻어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대구시와 시민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대목이다.

대구시의 자체 지침 발표에 따라 타 지자체 유사업종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영업시간 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었다. 인근 지자체 자영업 종사자들이 해당 지자체에 거리두기 완화 요구를 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커진 것이다. 중앙정부는 대구, 경주 등 일부 지자체가 자체 완화안을 발표한 것을 따라 다른 지자체들 역시 도미노처럼 완화된 지침을 내놓을까 봐 우려했다. 거리두기 실효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부랴부랴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핵심 방역 조치 사항 완화 불가 안내' 공문을 다시 통보해 '시설별 오후 9시 이후 운영 제한‧중단 조치'를 추가했다. 지자체에 권한을 줬던 부분을 다시 중앙정부가 가져간 모양새지만 역시 절차상 잘못된 부분은 없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이유로, 각자의 목소리를 높이는 와중에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 몫이었다. 특히 요식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은 오후 9시와 11시 차이는 크다고 했다. 한 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끼니가 아닌 주류를 위주로 취급하는 업종에 오후 9시 이후 매장 영업금지는 사실상 사형 선고"라고 했다.

'신종' 감염병이라는 특성상 기존에 마련된 절차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행정을 집행하는 실무 담당자들 간의 소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둘 중 어느 쪽이든 지침 발표 이전에 상대의 의중을 묻거나 파악하려는 시도를 했더라면 이런 엇박자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대구시가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중앙정부에 서운함을 내비치는 것은 시민들의 동조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중앙정부도 대구시 자체 완화안이 어느 정도 수준일지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절차만을 언급하며 서로의 의중을 적극적으로 파악하려 들지 않았고, 이는 면책 사항이 되지 않았다.

감염병 사태는 장기전이다. 지난해 2월 대구경북 지역을 위주로 감염세가 거셌지만 곧 수도권발 감염이 2차 대유행을 이끈 바 있다. 지난해 5월 이태원발 클럽 감염은 전국적인 감염 확산세로 번졌다. 지난달 경북 상주에서 시작된 BTJ열방센터 관련 무더기 감염도 곧 전국적인 확산세로 번졌다. 감염병에 맞서 싸우는 일은 중앙정부, 지방정부가 분리돼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신종 감염병 발생 1년이 된 현재, 집행부 간의 한뼘 더 성장한 소통과 공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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