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sight] 가덕도 잊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에 집중하자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추진으로 영남 민심 또 갈라져…대구경북 실리 챙기는 방안 필요

지난 24일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김해 신공항 백지화 규탄대회'에 참가한 관계자들이 가덕도 신공항 절대 불가를 외치고 있다. 매일신문 DB 지난 24일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김해 신공항 백지화 규탄대회'에 참가한 관계자들이 가덕도 신공항 절대 불가를 외치고 있다. 매일신문 DB
김교성 디지털 논설위원 김교성 디지털 논설위원

무소속 홍준표 국회의원의 말에는 가시가 있다. 가시에 찔리면 아프고 불편하기에 그의 말은 진위 파악에 앞서 부정당하기 일쑤다.

정치인의 말은 검증하기에 시간이 걸리고 용두사미 되는 경우가 많아 관심을 두지 않으려 하는데, 홍 의원의 말에 솔깃할 때가 가끔 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 나섰고 아직 꿈이 있는 정치인이기에 그의 말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홍 의원이 얼마 전 페이스북을 통해 부산 가덕도 신공항 관련, 가시 있는 발언을 또 했다. 그는 "가덕신공항 건설로 부산이 명실상부한 동북아시아의 물류 거점이 될 수 있다, 가덕신공항 폄하론은 부산 시민들의 열망을 무시하는 단견에 불과하고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명제에도 맞지 않는 몽니다"고 했다.

이는 국회의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추진에 반대하는 대구경북 대다수 지역민의 정서에 맞지 않는 목소리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지역 국회의원, 대구시·경상북도 입장과도 역행하는 내용이다.

대구 수성구를 지역구로 둔 홍 의원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찬성하는 것이 지역 민심과 역행하는 허튼소리일까. 이를 달리 볼 수는 없을까.

홍 의원은 알다시피 경남 창녕이 고향으로 대구 영남고를 나왔으며 대구에 앞서 서울에서 국회의원을, 경남에서 자치단체장을 역임했다. 따라서 대구와 경남, 서울에서 두루 활동한 경험을 살린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볼 수도 있다.

먼저 전제하면, 영남권 5개 자치단체장이 합의한 김해공항 확장안을 백지화하고 특별법을 만들어 가덕도 신공항을 국비로 건설하는 데 대해 대구경북민들은 허탈할 수밖에 없다. 지역민들이 염원한 밀양 신공항이 무산된 데 대한 반감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경북 군위·의성에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건설되는 상황에서 현 정권과 부산·울산·경남이 추진하는 가덕도 신공항에 반대하는 것은 현실적인 도움이 안 된다. 차라리 특별법을 통해 가덕도 신공항이 얻는 특혜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도 얻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좋지 않을까.

애초 대구국제공항을 민간공항으로 남겨두고 국비 사업으로 군사공항 건설을 추진하지 못한 점도 현시점에서 보면 아쉽다. 상당수 대구시민은 도심 민간공항의 이전에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정권에 따라 지역의 이해관계가 크게 다른 점을 고려하면, 박근혜 대통령 때 밀양 신공항을 확정하지 못한 것 자체가 대구경북으로서는 정치적인 실패다. 대구 출신 대통령 아래에서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지역 국회의원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밀양 신공항을 확정했어야 했다. 당시 지역민들은 더 죽기 살기로 나서야 했다.

정권이 바뀐 상황에서 지역 정치인들이 가덕도 신공항 추진의 부당함을 지적한들 달라질 것은 없어 보인다. 지역의 평판만 나빠지고 시도민 자존심만 더 상할 뿐이다.

부산·울산·경남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12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 제정의 신속한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 부산일보 제공 부산·울산·경남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12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 제정의 신속한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 부산일보 제공

근본적으로 대구경북은 부산경남에 피해 의식을 지니고 있다.

대구경북민들은 지역 출신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이 부산경남을 크게 차별하지 않은 데 반해 부산경남 출신의 김영삼,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은 대구경북을 홀대했다고 믿고 있다. 이는 대규모 국비가 투입되는 국책 사업에서 확연하다.

대구경북이 부산경남과 대립하는 계기가 된 건 1991년 구미공단에서 벌어진 낙동강 페놀 오염사태다. 대구시가 가장 치명타를 입었지만 이후 낙동강 오염 문제를 놓고 양측은 수시로 대립했다. 이 여파로 대구는 1990년대 중반 숙원 사업이었던 위천 국가산업단지 조성에 실패했다.

삼성자동차 유치 때도 발목이 잡혀 승용차는 부산으로 갔고 대구에 남은 상용차는 결국 무산됐다. 부산이 2002년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면서 조 단위 국비를 지원받아 경기장 등 다양한 인프라를 조성한 데 비해 대구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열고도 정부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이 모든 것은 김영삼, 노무현 정권 때의 일로 대구경북민에게 쓰라린 상처로 남아 있으며 문재인 정권 들어서는 김해 신공항 백지화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제정으로 양측이 맞서고 있다. 이번에도 대구경북이 어쩔 수 없는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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