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대기업 중고차, 공정경쟁 담보돼야

13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장한평 중고차 시장. 연합뉴스 13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장한평 중고차 시장. 연합뉴스
김윤기 경제부 기자 김윤기 경제부 기자

최근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움직임을 두고 관련 논란이 뜨거워지는 모양새다.

중고차매매업은 2013년 정부의 '중소기업 적합 업종' 지정으로 대기업 진출이 막혔으나 지난해 시효가 끝나 울타리가 사라졌다. 현대차나 쏘카 같은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려 하고 있다.

대기업은 중고차 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인증 중고차'를 판매해 소비자 편익을 재고하고 중고차 시장의 병폐로부터 안전한 시장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은 이미 중고차 시장에 진출해 자사 중고차 가격 하락을 막아주고 있다고도 지적한다.

소비자들도 대체로 대기업의 시장 진출을 반기는 모양새다. 지난해 11월 한국경제연구원의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51.6%가 중고차 시장 대기업 진입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23.1%에 그쳤다.

이 같은 응답에는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허위, 미끼 매물이나 침수, 사고 차량의 정상 매물 둔갑 등에 대한 소비자 피해 사례가 생소하지 않다.

반면 관련 취재에서 만난 중고차 업계 관계자들은 대다수의 사업자들이 소비자에게 양질의 중고차를 판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에 서운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실제 통계적으로 나타나는 중고차 시장 소비자 민원 발생률은 신차 시장에 견줘 봐도 결코 나쁘지 않은데 일부 문제 사례가 대기업의 시장 진출 논리로 활용되는 게 억울하다는 것.

소비자 인식은 차치하고서도, 이들이 가장 걱정하는 점은 현재 시장구조에서 대기업과 기존 소상공인의 공정한 경쟁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이었다. 특히 완성차 업체 진출은 일반적인 대기업의 시장 진출과는 차원이 다른 '게임 체인저'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고품질 정비 서비스, 차량 품질 인증, 신차 판매와 연계한 판촉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소비자 대다수가 신차 판매점에서 중고차를 처분하는 관행도 불공정 경쟁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중고차 매매 사업자들은 이미 신차 영업점 판매사원들로부터 중고차를 확보하기 위해 '영업'을 해야 좋은 매물을 확보할 수 있는데, 이들이 직접 중고차 사업을 한다면 좋은 매물을 독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 내 국산 브랜드 승용차 시장점유율이 80%를 넘나드는 가운데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지 못해 외국산 차 브랜드에 비해 '가격 방어'가 되지 않아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식의 주장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고차 업계 또한 신차 구매자가 기존 차량을 처분할 수 있게 해주면서 완성차 업체가 계속해서 새 차를 팔 수 있게 도왔는데, 큰 틀에서 보면 동료인 자신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완성차 업계가 야속하다는 심정도 털어놨다.

이처럼 중고차 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중고차 시장 진출 의지를 밝힌 대기업에 중고차매매사업자단체와의 상생협약과 관련한 의견 추가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이라 해서 반드시 보호받아야 할 절대 선도 아니고, 대기업이라고 해서 신규 시장 진출에 제약을 받아야 할 당위성도 없다.

다만 기존 사업자들이 적어도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여건은 보장돼야 한다. 정부가 적절한 소상공인 보호 대책을 마련하고, 완성차 업계도 기존 사업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상생 방안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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