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칼럼] 지역균형발전은 생태백신이다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 선언 16주년 기념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 선언 16주년 기념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교영 경북본사 본사장 김교영 경북본사 본사장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추석을 보냈다. 정부는 추석 귀향을 자제하라고 했다. 겁먹은 부모님들은 자식들에게 '오지 마라'고 전화를 돌렸다. '불효자는 옵니다' '코로나 몰고 오지 말고 용돈만 보내라'란 황당한 현수막 앞에서 무기력했다. 어렵사리 부모님 댁에 간 자식들은 차례가 끝나자 휑하니 발길을 돌려야 했다. 깊은 주름에 고인 어머니의 눈물을 애써 외면하면서.

코로나19는 언제쯤 종식될까. 언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까. 모두가 지난날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전'은 잊으라고 못 박는다. 냉혹한 현실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예전과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

'흩어져야 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 제1원칙이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 3밀'의 위험을 강조했다. 밀폐, 밀접, 밀집. 3밀은 감염병에 취약하다. 도시화와 집중화는 대표적인 3밀 환경.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정부는 코로나19의 수도권 유행은 신천지교회 확산 때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모든 게 집중된 수도권은 전염의 온상이 될 수 있다.

수도권은 사람과 권력,정보와 돈이 몰려 있는 곳이다. 국토 면적의 11.8%인 수도권에는 국내 인구의 절반이 산다. 어디 사람뿐인가. 상장회사의 72%, 예금의 70%, 입법부, 사법부, 대기업, 금융사, 방송사, 대학들이 서울에 포진하고 있다. 밀집된 고층 건물로 숨이 막힐 지경이다. 출퇴근 지하철에서는 숨쉬기조차 힘들다. 사람들은 과잉과 욕망에 지쳐 있다. 하지만 헤어나지 못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존 제1원칙에 위배되는 환경이다.

뉴노멀(new normal)이 화두다. 감염병 시대에 맞게 사회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그 핵심은 지역균형발전이다. 코로나 사태는 지역균형발전의 절실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 시대는 분산이 필요하다. 흩어져야 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균형을 맞춰 인구 밀집을 해소하고, 수도권 집중화를 해소하려고 하는 것들이 필요하다. 생태학적으로 보면 분산의 의미다"라고 했다.

지역균형발전은 서울의 과잉과 지방의 결핍을 해결한다. 하지만 정권마다 이에 대해 온도와 시각 차이를 보여왔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지방분권 관련 법률 중 상당수가 번번이 무산됐다. 좁은 나라에서 지방분권은 국가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것이란 반대론이 들끓었다. 나라 걱정보다 기득권 유지를 위한 앙버팀이다. 한국보다 국토가 훨씬 좁은 오스트리아, 스위스, 벨기에 등은 지방분권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이뤘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을 주요 국정 과제로 설정했다. 하지만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최근 부동산 문제로 여론이 들끓자 문 정부와 여당은 국가균형발전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국회, 청와대, 정부 부처를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는 얘기도 했다. 또 한국판 뉴딜 정책을 지역균형발전과 연계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한 말의 성찬이 아니길 바란다.

생태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충언을 곱씹어 본다. "전례 없는 인류의 자연 침범, 바이러스에 역대 최고의 전성기를 제공하는 공장식 축산과 인구 밀집, 지구온난화. 이 모든 것은 인간이 만들어냈다. 이를 반성하고 고치는 것이 생태백신이다. 그리고 코로나19 사태 앞에서 지금까지 삶의 자세를 성찰하고 자연과 공존하며, 기후 변화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행동백신이다. 생태백신과 행동백신 없이는 어떤 방역체계와 화학백신도 바이러스 팬데믹의 재발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

지역균형발전은 생태백신이며 행동백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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