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칼럼]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이나 보라니

정의기억연대 출신 더불어시민당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수요집회 기부금과 한일 위안부 합의 관련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10일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빗물이 맺혀 있다. 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 출신 더불어시민당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수요집회 기부금과 한일 위안부 합의 관련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10일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빗물이 맺혀 있다. 연합뉴스
정창룡 논설주간 정창룡 논설주간

이명박 정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대일 교섭을 맡았던 천영우의 언급은 많은 것을 함축한다. 그가 밝힌 당시 한·일 교섭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이던 윤미향 당선인(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의 반응은 이렇다.

"(2012년 봄) 일본 특사가 위안부 문제 해법을 가지고 한국을 찾았다. 거기엔 주한일본대사가 위안부 피해 생존 할머니를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일본 총리의 사과 친서와 일본 정부 보상금을 전달한다는 아이디어가 담겨 있었다." 천 전 수석은 윤미향 당시 정대협 대표를 만나 설명했다 "정대협이 지지는 못하더라도 극렬한 반대는 하지 말아 달라. 위안부 할머니가 살아계시는 동안 이보다 나은 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때 "윤 대표 얼굴에 아주 곤혹스러운 표정이 가득했다. 그 표정을 보고서야 '정대협과 할머니들의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1990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단체들이 모여 만든 것이 정대협이다. 하지만 20년이 넘도록 문제 해결은 여전히 지지부진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특사가 해법을 들고 왔는데 이를 전해 들은 윤 대표가 곤혹스러워 했다는 것이다.

"30년간 속을 만큼 속았고, 이용당할 만큼 당했다"는 이용수 할머니의 내부고발은 충격이었다. 윤 당선인을 둘러싼 온갖 의혹은 이후 불거졌다. 천 전 수석의 발언에 현재의 상황들을 오버랩하면 의문을 풀기가 어렵지 않다.

정대협(현 정의기억연대)은 일찍부터 윤 당선인 가족의 자금줄이자, 놀이터였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녀는 1992년부터 정대협 간사, 사무총장을 거쳐 2005년부터 상임대표를 지냈다. 한·일 위안부 협상 타결이 이런 놀이터의 소멸로 다가왔을 수 있다.

무엇보다 윤 당선인은 법인이 아닌 개인 계좌로 수시로 모금을 했다. 모금액이 얼마이고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알 수 없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역사의 무대에 앵벌이로 팔아 배를 불려온 악당"이라 말한 피해 할머니도 있다.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는 이들이 국세청 공시에 빠뜨린 국민 기부금과 정부 보조금이 37억여원에 이른다고 했다. 7억5천만원을 들여 '위안부 쉼터'라며 마련한 집에서 정작 할머니들은 쉰 적이 없다. 대신 6년간 7천500만원이 그 집 관리비 명목으로 윤 당선인 아버지에게 건너갔다. 7년 후 그 집은 4억2천만원에 팔렸다. 제값에 샀고 제값에 팔았다고 한다.

정의기억연대가 지정기부금을 받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쉼터로 운영하다 지난달 23일 건물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반납 절차가 진행 중인 경기도 안성시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문이 17일 굳게 닫혀 있다. 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가 지정기부금을 받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쉼터로 운영하다 지난달 23일 건물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반납 절차가 진행 중인 경기도 안성시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문이 17일 굳게 닫혀 있다. 연합뉴스

정의연엔 정부 보조금, 기업 후원금, 시민 기부금이 쏟아졌다. 이 돈이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쓰일 것이라고 모두가 믿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이제 국민들은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윤 당선인이나 민주당은 이를 친일·반일 프레임으로 덮으려 든다. 윤 당선인은 의혹을 캐는 언론에 "일제에 빌붙었던 노예근성을 버리지 못한 친일 언론"이라 쏘아붙였다. 반면 기부금 사용 내역 공개에 대해선 "세상 어느 시민단체가 기부금 내역을 샅샅이 공개하느냐"며 거부했다. 압수수색에 나선 검찰을 두고 "위안부 피해자 모독이며 인권 침해"라는 반발도 나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친일 반인권 반평화 세력이 역사의 진실을 바로 세우려는 운동을 폄하하려는 공세"로 몰아간다.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손가락을 쳐다보라고 우기는 꼴이다.

윤 당선인은 "6개월간 가족과 지인들의 숨소리까지 탈탈 털린 조국 전 법무장관이 생각난다"고 했다. 궁금한 점은 조국 전 장관이 소식을 접하고 화를 냈을까 동병상련을 느꼈을까다.

관련기사

AD

오피니언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