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윤석열 대망론'

윤석열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현 논설위원 이대현 논설위원

'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는데 바람이 그냥 놔두지를 않는다'(樹欲靜而風不止). 윤석열 검찰총장 수족을 잘라낸 '대학살'에 이어 그를 항명(抗命)으로 몰아세워 사퇴를 압박하는 문재인 정권을 보면서 '한시외전'(韓詩外傳)에 나오는 이 구절이 떠올랐다. '나무=윤 총장, 바람=정권'으로 바꿔 읽으면 문 정권의 후안무치한 민낯을 잘 알 수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다 좌천됐을 때, 문 정권 출범 후 앞선 정권에 칼을 휘두를 때만 해도 윤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 등 집권 세력에게 '영웅'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총장 임명장을 주며 "우리 윤 총장"이라고 했고, 정권 사람들은 "진짜 검사"라며 '윤비어천가'를 불렀다. 윤 총장이 조국 전 장관과 가족 비리, 친문(親文) 인사들이 개입한 의혹 등을 모른 척하고 넘어갔으면 정권은 윤 총장에게 계속 훈풍(薰風)을 쏟아냈을 것이다.

지금까지 '검사(檢事) 윤석열'이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 권력 비리를 파헤치는 검사 본연의 역할을 다했을 뿐이다. "살아있는 권력에도 엄정하라"는 문 대통령 지시를 충실히 따랐을 뿐이다. 윤 총장에게 삭풍(朔風)이 닥쳐온 이유는 단 하나. 문 정권을 향해 칼을 들었기 때문이다. 윤 총장을 계속 놔뒀다가는 정권 안위마저 위태롭게 되자 그를 찍어내려 정권이 총동원됐다.

'문재인 대(對) 윤석열 전쟁'에서 문 대통령이 검찰 인사란 칼을 휘둘렀다. 역설적인 것은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더 큰 인물로 키워주는 것은 문 정권이란 사실이다. 윤 총장을 겁박할수록 정권이 얼마나 큰 죄를 지었기에 이렇게까지 무도할까 의문을 품는 국민이 많아질 것이고, 법치에 대한 원칙·소신으로 정권을 수사하는 윤 총장에게 지지를 보내는 국민은 더 늘어날 것이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후 현직 대통령과 대척점(對蹠點)에 선 인사가 대권을 거머쥔 경우가 많았다. 문 대통령이 딱 그렇다. 윤 총장이 정권을 제대로 단죄한다면 대권주자로 '민심의 부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 같은 난세엔 원칙과 정도를 지키는 사람이 필요하다. '윤석열 대망론'이 피어오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자유민주 진영에 마땅한 구심점이 없던 차에 윤 총장을 무럭무럭(?) 키워주는 문 정권에 "땡큐"라고 인사라도 보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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