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칼럼] TK는 PK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김교영 편집국부국장 김교영 편집국부국장

 

2년이 지난 지금, 그의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2016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A씨를 인터뷰했다. 그는 '동남권 신공항' 가덕도 유치 운동을 주도한 인물이다. A씨는 '박근혜 정부가 신공항을 백지화하고,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한 것은 부산의 판정승 아니냐'는 질문에 'NO'라고 했다. 그는 "신공항 입지는 경제논리로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정치적 결정을 했다. 김해공항 확장 사업은 소음 문제 등 어려움이 적지 않다. 가덕도 신공항 요구가 다시 나올 것이다"고 했다. '적반하장'이다. 이미 끝난 문제인데 왜 미련을 가지냐고 되묻고 싶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인터뷰의 주제가 아니었기에 화제를 돌렸다.

끝난 게 아니었다.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은 국책사업(김해공항 확장) 판을 뒤집으려고 한다. 김해공항 확장을 없던 일로 하고, 부산 가덕도에 관문공항을 유치하려는 전략이다. 영남권 5개 시·도의 합의는 알 바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울경 3개 단체장은 '부울경 민심이 바닥'이라며 당정청을 바짝 죄고 있다. 여당 고위 인사들도 내년 총선을 의식해 부울경에 힘을 싣고 있다. '김해공항 확장 재검증 불가'를 고수하던 국토교통부와 총리실도 부울경의 기세에 눌린 듯하다. 대구경북은 그들의 주장을 현실성 없는 억지 주장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좌시하기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공공기관 추가 이전' 에서도 부울경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IBK기업은행 본점 유치를 1순위로 정한 대구는 부산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 부산은 지난해부터 알짜 금융공기업 유치에 전력을 쏟고 있다. 부산은 혁신도시 중 금융 중심지로 지정돼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부산의 목표는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유치. 전북도 이들 은행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두 지역의 경쟁이 치열하다. 불똥이 대구로 튈지 모른다.

TK는 숙원사업과 관련해 PK와 이해충돌을 겪은 일이 많았다. 삼성자동차 반쪽 유치, 위천국가산업단지 조성 무산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자동차의 경우 당초 승용차, 상용차 생산기지 모두 대구에 설립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권 교체(노태우 정부-김영삼 정부)가 되면서 알짜인 승용차 분야는 부산으로 갔다. 위천국가산단 조성은 부산의 격렬한 반대로 무산됐다.

대구의 한 경제원로는 "경험으로 볼 때 TK는 PK를 따라잡을 수 없다. PK는 지역 이익을 위해 단체장, 정치인, 오피니언 리더들이 잘 뭉치고, 단체행동으로 목소리를 높인다"고 했다.

부산의 기업인 B씨는 이렇게 말했다. "부산은 항구도시의 특징인 개방성, 다양성과 함께 특이한 기질이 있다. 그것은 6·25전쟁 때 전국에서 모인 피란민들이 먹고살기 위해 피나는 경쟁을 하면서 형성된 '억척스러운 생활력'이다. 이것이 부산의 저력이다"고 했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PK는 지역 현안이 있을 때 몇 가지 특징을 보인다. 첫째, 똘똘 뭉친다. 둘째, 저돌적이다. 셋째, 명분보다 실용을 우선한다. 넷째, 남의 눈치 안 본다. 다섯째, 끈질기다. 목적 달성을 위한 최적의 전략으로 꼽을 만하다.

TK는 어떤가? 실용보다 명분에 집착하고, 체면만 차리지 않는지…. 곱씹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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