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정창룡 논설주간

[매일칼럼] 어설픈 경제 낙관론이 나라를 망친다

국민은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낀다. 거리마다 빈 점포를 보기가 어렵지 않다. 텅 빈 가게엔 어김없이 임대를 알리는 쪽지나 현수막이 붙어 있다. 그 빛이 바래도록 가게는 새 주인을 찾지 못한다. 영업하는 가게들도 손님이 줄었다고 아우성이다. 한때 잘나가던 상권이라고 다르지 않다. 내수 부진에다 높은 임대료, 최저임금 인상을 견디지 못한 자영업자들은 매일매일 폐업을 고민한다. 이들의 몰락은 수치로 확인된다. 가장 소득이 높은 5분위(소득 상위 20%)에서 자영업자는 지난해 5만700가구가 줄었다. 반면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소득 하위 20%)는 6만6천400가구가 늘었다. 소득이 한두 단계씩 내려앉으면서 자영업자들이 빈곤층으로 추락하고 있다.청년들은 '일자리 정부'가 만들어 낸 고용절벽에 허우적대고 있다. 직업도 없는데 결혼은 언감생심이다. 어쩌다 결혼해도 아이 낳기가 겁난다. 합계출산율은 세계 최저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3%다. 청년 4, 5명 중 한 명꼴로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나라가 됐다. 2016년 이후 내리 4년째 실업자 수는 100만 명 이상이다. 경제 활동의 허리인 40대는 민간 일자리에서 밀려나고, 은퇴한 60대를 세금으로 유혹해 일자리 머릿수를 채우고 있다. 경제는 어렵고 국민은 걱정이 많다.거시경제라고 다를 바 없다. 경제성장률은 바닥을 긴다. 한국은행은 지난 한 해 동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네 번이나 낮췄다. 그렇게 낮춘 목표가 2%다. 정부는 이나마 달성할 수 있기를 학수고대 한다. 그래도 한국의 잠재성장률 2.5%에는 한참을 못 미친다. 잠재성장률은 한 국가의 노동과 자본을 최대로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이다. 이의 하락은 경제성장의 둔화를 뜻한다. 한국은 2년 연속 성장률도 떨어지고 잠재성장률도 하락했다. 반면 미국, 프랑스 같은 나라들은 잠재성장률이 올랐다. 최근 2년간 한국보다 잠재성장률이 떨어진 나라는 OECD 국가 중 터키와 아일랜드뿐이다.수출로 일으킨 나라에서 수출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2018년 6천억달러를 달성했던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0%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세계와 함께'라면 좋겠지만 지난해 전 세계 10대 수출국 중 한국의 수출 감소폭이 가장 컸다. 한국이 경제 대국에서 탈락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지금 한국은 절벽에 서 있다. 떨어지지 않으려면 우리가 처한 경제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처방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경기가 바닥을 찍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거시경제가 좋아진다'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고용지표가 브이(V)자 반등에 성공했다'고 한다. 한국개발연구원은 매달 발행하는 'KDI 경제 동향'에서 '경기 부진'이란 표현을 '낮은 성장세'로 바꿨다. 대통령과 관료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제 낙관론을 펼친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늘 높은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하고 시간이 흐르면 하향 조정하는 것을 반복해 왔다. 고성장을 말하고 저성장에 그치는 정부는 양치기 소년일 뿐이다. 낙관론의 근거 역시 지난해 고용이건, 수출이건 워낙 부진했던 데 대한 기저효과일 가능성이 크다.어설픈 경제 낙관론은 나라를 망친다. 여기에 기대다 보면 대책을 내놓을 수 없고, 대책을 내놓아도 현실과 동떨어지기 쉽다. 핑크빛 경제 전망에 민심이 차가운 이유다. 그런데도 대통령과 청와대, 그 주변 관료들의 부창부수는 계속된다. 아! 그러고 보니 4월 선거가 코앞이다.

2020-01-19 19:57:52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국민이 암행어사'

치솟는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던가. 지난 13일 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축하 파티를 열었다. 서울 한 남도 음식점에서 '2020 신년 만찬'이란 명분으로 열린 파티엔 여당 지도부와 의원 50여 명이 모여 "검찰 개혁" "총선 압승"을 소리 높여 외쳤다. 한 의원은 "총선에서 우리가 다 당선돼서 17개 시·도에서 맛있는 것을 다 가져오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기염을 토했다.민주당이 파티를 연 2020년 1월 13일은 문재인 정권엔 '환희의 날'로 기록될 것이다. 여당과 위성 야당들은 이날 국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들을 통과시켰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정권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 지휘부 대학살에 이어 이날 검찰 수사 조직을 대거 폐지하는 직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정권 심장부를 향해 칼을 겨눈 검찰의 힘을 빼는 데 성공한 정권으로서는 축배의 잔을 들기에 충분했다.여당의 축하 파티 소식을 듣고 춘향전에 나오는 변사또 잔치를 떠올린 사람이 많았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저들이 변사또처럼 잔치를 벌이며 웃음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그들의 눈에서 피눈물이 흐를 날이 도래하고 말 것"이라며 변사또 잔치에서 암행어사 이몽룡이 지은 한시를 인용해 민주당에 경고장을 날렸다.'금준미주천인혈(金樽美酒天人血·금잔에 담긴 향기로운 술은 천 사람의 피요) 옥반가효만성고(玉盤佳肴萬姓膏·옥쟁반에 담긴 맛있는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 촉루락시민루락(燭淚落時民淚落·촛대에 촛물 떨어질 때 백성의 눈물 떨어지고) 가성고처원성고(歌聲高處怨聲高·노랫소리 높은 곳에 백성의 원망 소리 드높도다)'. 국민은 눈물, 원성을 쏟아내는데 교만한 정권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잔치판을 벌이는 현실. 참담 그 자체다.이몽룡은 암행어사 출두로 춘향을 구해내고, 변사또를 엄벌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 이 나라엔 암행어사가 보이지 않는다. 사분오열된 야당들은 정권 폭주를 견제하지 못하고 검찰은 손발이 잘렸다. 4월 총선에서 표를 가진 국민이 암행어사가 돼 정권을 치죄(治罪)해야 하는 지경이다.

2020-01-17 19:47:19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노인과 시니어

며칠 전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읽은 글이다. 젊은 회사원인 글쓴이가 지하철을 탔는데 마침 자리가 하나 비면서 옆에 서 계시던 노인에게 양보했더니 "일하느라 고생하고 힘든 사람이 앉아야지, 나 같은 사람은 조금 서서 가도 된다"며 되레 자리를 권하더라는 사연이다. 글쓴이는 이 경험을 계기로 그동안 노인에 대해 가졌던 편견을 되돌아보게 됐고, 젊은이를 배려하고 포용하는 '어르신'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하지만 세대 간 벽을 뛰어넘는 이런 훈훈한 사연은 가물에 콩 나듯 접하는 사례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노인 이미지는 이와는 정반대다. 무례하고 시끄러운 철면피의 인상이 더 강하다. 이런 노인의 공통점은 나이를 마치 훈장으로 여기거나 주변 사람과의 공감 능력이 한참 떨어지는 '밉상' 노인들이라는 점이다.최근 통계를 보면 국내 65세 이상 노년 인구는 800만 명 정도로 전체 인구의 15.4%다. 문제는 올해부터다. 앞으로 10년간 베이비부머(1955~1964년생) 세대가 노인 인구에 계속 합류하는데 그 수가 무려 805만 명이다. 연평균 80만 명꼴로 그동안 한 해 40만~50만 명씩 늘던 것이 올해부터는 두 배씩 늘어나는 '노인 인구붐 시대'로 접어드는 것이다. 베이비부머의 고령화는 2025년 65세 이상 인구 1천50만 명, 전체 인구의 20%가 노인인 '초고령화사회' 진입을 의미한다.이런 현실에서 노인에 대한 사회적 평가나 이미지 제고를 통한 세대 간 '격차'나 '불화' 해소가 시급하다는 여론이다. 호칭을 둘러싼 고민도 그중 하나다. 법적·행정적 용어로 만 65세 이상 연령층을 흔히 '노인'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말 그대로 '늙은이'를 뜻하는 이 용어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다. 더러 '어르신'으로 부르는 경우도 있지만 높임말이 불편하다는 반응도 많다.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고령자' '시니어' 같은 의미 중립적인 용어다. 알게 모르게 특정 용어나 호칭이 주는 선입견과 차별 의식 등 부작용을 감안하면 노인에 대한 호칭은 신중할수록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변 사람에게서 존경받을 만한 따뜻한 심성의 노인, 즉 시니어가 되는 길이다. 노인도 이제 연습이 필요한 때다.

2020-01-17 06:30:00

[관풍루] 이해찬 민주당 대표, 선천적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한 비판에 "의도하지 않은 무의식적 발언"이라고 해명.

○…이해찬 민주당 대표, 선천적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한 비판에 "의도하지 않은 무의식적 발언"이라고 해명. 무의식적 행동은 의식의 누적적 결과라고들 하지.○…리얼미터,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부정평가 51.2% 긍정평가 45.1%로, 부정평가가 8주만에 과반 넘었다고 발표. 51.2%? 역시 '구라미터' 답군.○…감사원, 16일 공금으로 선박 관광 등 33건 해외 주재 공관 관리 부실 적발. 너도나도 나랏돈 빼먹는데 혈안이니 곳간 거덜나는 것은 시간문제.

2020-01-17 06:30:00

장성현 경제부 차장

[청라언덕] CES, 참가만이 능사는 아니다

지난 8일(현지시간) 'CES 2020'이 한창이던 미국 라스베이거스 테크 이스트(Tech East) 내 사우스플라자(South Plaza). 18만 명이 몰려드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IT 박람회'답지 않게 전시장 안은 꽤 한산했다.주로 디자인과 조달 분야 업체들이 배치되는 사우스플라자는 가건물에 테크 이스트 내에서도 외곽에 있어 관람객들의 발길이 뜸한 편이었다.이곳에 마련된 대구경북공동관을 찾는 해외 바이어들도 기대만큼 많지 않았다. 스타트업이나 아직 해외 시장 인지도가 높지 않은 업체들이 다수인 점도 이유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역시 중견·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밀집한 '테크 웨스트'(Tech West) 내 샌즈 엑스포로 들어서자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전시장은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통로를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인파가 붐볐다.이곳에는 3D 프린팅과 무선 디바이스, 드론, 건강, 웨어러블, 피트니스, 센서, 스마트홈, 수면 분야 업체들이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 중견기업인 바디프렌드와 코웨이가 전시장을 꾸렸고, 대구테크노파크 스포츠융복합산업지원센터가 마련한 홍보관에도 10개 업체가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설립 5년 미만의 스타트업 기업들로 구성된 '유레카관'도 인산인해였다. 올해 처음 CES에 참가한 서울시는 '스마트시티, 스마트라이프'를 주제로 공동관을 차리고 수많은 관람객을 맞았다.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KICTA)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국제협력단(KOICA). 삼성전자 C-랩,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의 지원을 받은 국내 업체들도 'KOREA'라는 이름 아래 유레카관에서 기술을 선보이고 있었다.그렇다면 대구경북공동관은 왜 한산한 사우스플라자에 자리를 잡았을까. CES를 주최하는 CTA(전미소비자기술협회)가 대구경북공동관을 사우스플라자에 배정한 건 공동관의 참가 주체가 지방정부이기 때문이다.CES는 철저하게 기업과 기술 위주의 전시다. 분야별 참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 전시는 주요 전시장에 들어가기 어렵다. 서울시가 '유레카관'에 공동관을 차린 건 설립 5년 미만의 스타트업만 모은 덕분이다.공동관에 참가한 대구 기업 25곳 중 10곳은 설립 5년 이하의 스타트업이었다. 제품과 기술도 AI와 진단 및 의료기기, 스마트도시, 드론, 사물인터넷, AR 등 분야별로 다양했다.대구경북이 만약 분야별로 기업들을 모아 여러 곳의 공동관을 마련했다면 사우스플라자가 아닌 본 전시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국내 지자체 중 가장 일찍부터 CES에 참가했지만, 성과를 거둘 전략은 부실했다는 뜻이 된다.다행히 'CES 2021'에서는 대구경북공동관이 가건물 신세를 면할 가능성이 높다. CTA는 내년 CES에서 국가관을 사우스플라자 대신 테크 이스트 내 사우스홀로 옮기기로 정책을 수정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안심할 건 아니다. 사우스홀 역시 관람객들의 주목도가 떨어지는 전시장 중 하나다. CES 2021은 전체 부스 중 절반 이상이 이미 자리 배치도 끝난 상태다.대구시는 벌써 3회째 CES에 참가했다. 참가에 의의를 둘 시기는 지났다.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전략 수립이 절실하다. 대구경북공동관을 분야별·주제별로 묶어서 참가하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다.목 좋은 자리는 참가 횟수가 늘어날수록 차지할 가능성도 커진다. 내년 CES에서는 대구경북 기업들의 전시장이 관람객들로 붐비길 기대한다.

2020-01-16 17:29:47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억울한 옥살이

프랑스 왕정복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정치적 음모에 휘말린 한 사나이의 억울한 옥살이와 기적적인 탈옥 그리고 통쾌한 복수를 그린 작품이다. 스티브 맥퀸과 더스틴 호프만의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 '빠삐용'도 억울한 옥살이가 모티브이다. 살인죄 누명을 쓰고 악명 높은 감옥에서 인간 이하의 취급을 감내하다가 끝내 탈출에 성공한 어느 종신수의 이야기이다.아내를 살해했다는 죄를 뒤집어쓰고 지옥 같은 감옥에 갇혀 있다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탈출해 자유의 몸이 되는 줄거리의 영화 '쇼생크 탈출'도 억울한 옥살이를 전제로 하고 있다. 현대의 사법체계와 교정시설에서 탈옥(脫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일어나서도 안 될 일이다. 그러나 억울한 옥살이의 사연은 국내외를 불문하고 잊을만하면 한번씩 불거진다.화성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죄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20년간 옥살이를 했던 윤모(53) 씨의 경우도 그렇다. 그가 이춘재의 자백을 계기로 무죄를 주장하며 법원에 청구한 재심 개시가 지난 14일 결정되었다고 한다. 몇 해 전에는 수사기관의 짜맞추기 조사로 연쇄 성폭행범으로 몰려 27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캐나다의 60대 남성이 당국을 상대로 배상 소송에 나섰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예나 지금이나 재력과 권력이 옥살이의 유무와 경중을 좌우하는 행태는 여전한 듯하다. 탈옥 후 도심 한복판에서 인질극을 벌였던 지강헌이 남긴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라는 말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이제는 '유력무죄 무력유죄'(有力無罪 無力有罪)가 더 통용되는 시대이다. 특히 정치적인 성향을 지닌 사안의 유무죄(有無罪)는 권력의 향배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2015년 한명숙 전 총리의 뇌물혐의 사건에 대해 대법원의 징역형이 확정되자 당시 야당이던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치 보복'이라 억울해하며 사법부를 '권력의 시녀'로 치부했다. 그 정당이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으로 바꾸고 촛불 시위에 힘입어 권력을 거머쥐자 소위 '적폐 청산' 명목으로 숱한 반대 세력들을 감옥으로 보냈다. '억울한 옥살이'의 개념을 스스로 흔들어 놓았다.

2020-01-16 06:30:00

[관풍루] 김부겸 민주당 의원, 윤석열 검찰총장 향해 "대통령, 국민, 법무부 장관과 쓸데없는 갈등 일으킬 필요없다"고 말해.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문 대통령의 '조국 고초' 운운에 대해 "인간적 미안함을 솔직하게 얘기한 것"이라고 해설. 조국에게 상처받은 국민에겐 미안하지 않고?○…김부겸 민주당 의원, 윤석열 검찰총장 향해 "대통령, 국민, 법무부 장관과 쓸데없는 갈등 일으킬 필요없다"고 말해. 쓸데없는 갈등은 대통령이 유발했지.○…'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 황운하 경찰인재개발원장, "정의롭고 공정한 세상 만들겠다"며 총선 출마 선언. 그 놈의 세상 참으로 정의롭고 공정하기도 하겠다!

2020-01-16 06:30:00

[데스크 칼럼] 우리는 우리의 정원을 가꿔야 한다

늘 놀라운 소신 발언으로 국민들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보면서 떠오른 건 아쉽게도 펭수가 아니라 팽글로스였다. 그는 18세기 프랑스 작가 볼테르가 쓴 소설 '캉디드'에 나오는 세상 둘도 없는 낙천주의자다. 'Panglossian'(근거 없이 낙천적인 사람)이라는 영어 단어도 그의 이름에서 유래됐다.세상을 밝게 보는 게 뭐 나쁘냐고? 귀족 가문의 가정교사로서 순박한 청년 하인 캉디드에게 사상적 영향을 미치는 정도라면 괜찮다. 하지만 행정 수반으로서 다수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긍정론을 고집한다면 국가적 불행이다.대통령은 그제 회견에서 남북 관계, 경제 문제를 언급할 때 '낙관' '긍정' 같은 단어를 자주 썼다. 공교롭게도 각종 설문조사에서 시민들이 가장 자주 꼽는 대통령의 실책 분야다. '모든 것은 최선의 상태에 있다'는 팽글로스의 가르침과 달리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불행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대통령의 발언 중 그나마 주목할 만한 대목은 수도권 집중 해소였다. 그러나 대안으로 제시한 혁신도시 추가 지정 및 공공기관 이전도 행간에선 총선용, 특히 스윙 보터(swing voter)로 분류되는 충청권을 겨냥한 포석으로 읽힌다.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과정에서 저지른 인권침해를 조사해달라'고 독립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를 겁박하는 청와대이니 억측은 아닐 테다.사실 오늘부터 사전투표가 진행되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또한 수도권의 일방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장치다. 제대로 된 국제공항만이 떠나간 인재와 기업을 다시 불러들여 고사 위기에 놓인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다. 과열 유치 경쟁 탓에 나온 잡음은 안타깝지만,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우리가 식사를 할 수 있는 건 푸줏간·술도가·빵집 주인의 애타심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에 대한 그들의 관심 덕분"이라고 갈파한 걸 떠올리면 이해 못할 일도 아니다.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최근 목소리를 높이는 대구경북 행정통합 역시 '지방도 먹고살자'란 의미에서 같은 맥락이다. 두 지역을 하나의 광역행정권으로 묶어야 수도권은 물론 세계와 경쟁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그는 14일 매일신문이 주최한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선 "대구와 경북이 통합되면 인구 550만 명의 핀란드, 530만 명의 노르웨이 등 선진국과 경쟁 가능하다"고 주장했다.우려하는 점은 구체적 비전이 있느냐다. 뭉치면 뭐라도 낫겠지 하는 기대감만 줘서는 부족하다. 2018년 기준 지역별 경제성장률이 제주와 함께 전국에서 유이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한 경북이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만년 꼴찌인 대구와 물리적으로 결합한다고 해서 엄청난 반전이 있으리라곤 생각하기 어렵다.만약 그렇지 않다면 대통령의 대전·충남 혁신도시 추진처럼 정치적 포석으로 받아들여지기 십상이다. 가뜩이나 경북도가 행정통합 시기로 내심 목표하는 2022년에는 대선(3월)과 지방선거(6월)가 연달아 치러진다. 이번 총선이 지나면 그해 양대 선거를 동시에 치러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질 테고, 이 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 입장에선 행정통합 이슈만 잘 마무리한다면 인물 없는 보수 진영의 대권 카드로 떠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혹여 진정 지역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에서라면 권 시장과 이 도지사는 라스베이거스 CES 전시회를 갈 게 아니다. 이미 상용화된 기술이 아니라 막 잉태되고 있는 아이디어를 찾아 연구실에 가야 한다. 미망(迷妄)에서 깨어난 캉디드가 말한대로 우리는 우리의 정원을 가꾸어야 하기 때문이다.

2020-01-15 19:40:33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 달나라 사람의 헛소리

프랑스의 시인으로 공산주의자였던 폴 엘뤼아르는 1948년 10월 스탈린주의 정권의 루마니아를 방문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제는 누구도 웃지 않는 나라에서 왔다. 그곳에서는 아무도 노래하지 않는다. 프랑스는 어둠 속에 있다. 그러나 당신들은 행복의 빛을 발견했다." 이를 두고 2010년 타계한 영국 역사학자 토니 주트는 "청중은 분명히 망연자실했을 것이다"라고 평했다."소련과 우호 관계를 맺는 데 단서는 없다. 러시아 국민의 희생은 그 지도자들이 국민의 희망을 체현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소련을 무조건 옹호했던 사르트르 유(類)의 좌파 지식인인 시몬 드 보부아르가 회고록에서 한 말이다. '반동'으로 몰려 처형되거나 시베리아 유형에 처해진 수많은 러시아 국민을 망연자실케 하는 헛소리라고 할 수밖에 없다.1960년대 서독 학생운동의 지도자 루디 두치케도 마찬가지다. 그는 체코 민주화운동이 절정에 달했던 1968년 봄 프라하를 방문해 현지 학생들에게 "다원적 민주주의가 진짜 적"이라는 주장을 폈다. 체코 학생들은 당황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이 '다원적 민주주의'였기 때문이다.세계적인 역사학자로 공산권 붕괴에도 마르크스주의자로 남았던 에릭 홉스봄의 헛소리도 가히 압권이다. 그는 1994년 BBC방송 인터뷰에서 "스탈린 치하에서 수백만 명의 시민이 사망했더라도 진정한 공산사회 건설로 이어졌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소련의 붕괴를 안타까워하면서 "이 세계는 사회주의인가 야만인가라는 로자 룩셈부르크가 제시한 양자택일에 직면하여 사회주의를 반대하기로 결정했던 것을 조만간 후회할지 모른다"고도 했다.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많은 말을 쏟아냈다. 듣는 것 자체가 고역인, 국민을 망연자실케 하는 헛소리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검찰 인사는 (청와대) 수사와 별개로 이뤄진 것"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에게 인사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줬다" 등등. 특히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조국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 그것만으로도 아주 큰 마음의 빚을 졌다"는 대목은 역시 '달나라 사람'답다고 할 만하다. 이번 기자회견 뒤 사이다 판매량이 급증했을 것이란 생각은 기자만이 아닐 것이다.

2020-01-15 06:30:00

[관풍루] 한 해 국내 사기 범죄 27만 건 중 대구가 1만5천건으로 매년 증가세에 수법도 날로 진화.

○…한국당·새보수당 보수대통합 공식 대화 착수, 총론은 공감하고 세부 사항에서는 아직 엇박자. 차가운 머리, 뜨거운 가슴보다 세치 혀가 앞서는 통합 논의는 실패의 지름길.○…한 해 국내 사기 범죄 27만 건 중 대구가 1만5천건으로 매년 증가세에 수법도 날로 진화. 먹고 튀면 그만, 잡혀도 솜방망이 처벌이니 남는 장사 마다할 이유 있겠나.○…봉준호 감독 '기생충' 아카데미상 작품·감독·각본상 등 6개 부문 최종 후보에 지명. 뚜껑 열어봐야 알 일이나 전세계가 엄지 세울 정도라면 반타작은 가능할 듯.

2020-01-15 06:30:00

이춘수 동부본부장

[시각과 전망] "바보야, 문제는 문 대통령이야!"

2019년 가을부터 지금까지도 수백 만 국민들이 광화문에 몰려들고 있다. 이들 중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었던 이들도 많다. 모두 '촛불 만능'의 문재인표 국정 파탄에 분노한 이들이다.한겨울에도 쉼없이 광화문에 나서는 이들은 '촛불 민심'이라는 미명하에 초법적인 적폐 청산을 자행하는데 분노했다. 사법부를 친위그룹으로 장악하고 검찰을 압박해 삼권분립과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데 분노했다. 탈원전과 기업 경영 간섭을 통해 나라 경제를 뿌리째 좀먹어 들어가게 하는 문재인 정부의 좌파 포퓰리즘에 분노했다. 안보는 북한 김정은에게 볼모로 잡히고 자유민주적 교육생태계를 무너뜨리는데 분노했다.국민들이 더 절망스러워하는 것은 민심으로 잡은 정권이라면 집권 세력과 대통령이 감당해야 할 일은 다양한 계층의 서로 상충하는 목소리를 정의와 공동선(共同善)의 이름으로 조정해 내는 것일진대 나라와 국민을 지역, 이념, 계층, 세대, 그것도 모자라 코드와 네 편 내 편으로 서로 갈라서고 갈등하게 만든 것이다.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횔덜린은 "국가가 지상 지옥이 된 것은 항상 국가를 천국으로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좌파들의 이상은 아름답다. 그러나 좌파는 현실에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상과 정반대의 길, 즉 마구잡이식 파괴의 길을 걷게 된다.이런 배경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현 정권의 주체들은 공산국가의 몰락과 북한, 중국 등 공산 독재국가의 모습을 보면서도 평등주의니, 종북 주체사상이니 하는 낡은 이념을 버리지 못한 채 21세기 문명대전환 시대에 맞서 시대착오적 행태와 정책을 고집하기 때문이다.무엇보다 결정적이고, 이 정권 들어 생산되고 있는 수많은 역설과 궤변들 중의 압권은 검찰의 정치화에 대한 궤변이다. 국민 앞에 공개된 증거만 해도 청와대와 현 집권층의 불법 선거 개입과 비리가 명백해 검찰의 기소 사안임에도, 온갖 구실로 사실들을 뭉개고 변조시키고 있다. 오히려 검찰을 개혁의 대상이자 적폐로 몰고 있다.심지어 "살아있는 권력에도 칼을 대라"고 주문해 놓고는 뒤로 그 칼을 겨누는 검찰 수사팀을 해체시키는 위선과 독재는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희한한 수사학을 선보였다. 오죽하면 좌파라는 현직 부장판사가 이것은 '헌법위반'이라고 직설적으로 비난했겠나.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치 난맥은 국회 탓, 경제는 언론 탓, 안보는 시간 탓, 심지어 조국 사태는 국민 탓으로 돌렸다. 청와대와 행정부, 여당이 총동원돼 조국 사태와 정권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방해하면서 "윤석열이 검찰 개혁에 앞장서면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궤변으로 진실을 왜곡했다. 남 탓, 왜곡을 넘어 지지자들에게 현 정부의 생각을 주입하고, 세뇌시키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대중들 이른바 '문빠'(문재인 극성 지지층)나 '조국수호' 집단은 궤변을 진실인 양 받아들여서 나라를 망치는 우중(愚衆)으로 추락하고 있다.좌파로 분류되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친문(親文) 세력에 대한 비판은 눈길을 끈다. 그는 검찰 윤석열 사단 해체에 대해 "친문 양아치들의 개그",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는 "실패한 정권, 촛불사기당" "문 대통령은 일국의 대통령보다는 PK 친문 보스에 더 잘 어울린다"고 했다. 축약하면 "바보 국민들아,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야" 하고 일갈하는 듯하다.

2020-01-14 16:54:02

윤영민 기자

[취재현장] '빙공영사' 유해조수 포수들?

'빙공영사'(憑公營私)는 '공적인 일을 빙자해 개인의 사적인 이익을 꾀한다'는 뜻이다. 최근 경북 예천군에서 일부 포수들이 유해조수 포획포상금을 부정하게 수령했다는 논란에 어울리는 사자성어다.공익과 사익, 무엇이 우선이고 중요한가에 대한 답은 없지만 유해조수 포획포상금 부정 수령 논란이 사실로 드러나면 이는 그야말로 범죄다. 유해조수 포획이라는 명분 뒤에 숨어 포획 수를 부풀리고 사익(포상금)을 챙긴 범죄, 공익을 가장해 사익을 챙긴 사기에 가깝다.현재 경찰은 부정행위를 저지른 포수를 찾는 조사를 벌이는 등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경북도도 15일까지 울릉도를 제외한 22개 시·군에 대해 유해조수 포획포상금 지급 실태를 파악하는 전수조사에 나섰다.전수조사는 예천군에서 발생한 포획포상금 부정 수령 사례가 다른 시·군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면서 시작됐다. 특히 이번 부정 수령 행위는 제도적 허점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커 전수조사가 불가피했던 측면도 있다.매일신문 보도(1월 4일 자 6면 등) 이후 유해조수 포획포상금 지급 관련 문제는 '불 보듯 뻔한 결과였다'는 말이 많았다. 포수의 비도덕적 양심도 문제지만 지방자치단체별 유해조수 포획포상금 지급 지침이 제각각이고 허술했기 때문이다.전국 각 지자체는 포수가 포획한 유해조수 사체 사진을 제출하거나, 사진과 함께 위치를 전송하는 등 증거 자료를 근거로 포상금을 지급한다. 문제는 사체 처리는 포획한 당사자가 주민과 협의해 알아서 소각하거나 매립하도록 규정해 사체 실물이 필요 없었던 점이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다.이를 악용한 사례도 물론 있었다. 2017년 부산시 기장군에서 다른 사람이 잡은 멧돼지를 본인이 잡은 것처럼 사진만 찍어 보내 포상금을 타낸 일이 발생했다. 준비된 멧돼지 사체 사진 한 장만으로 포상금을 받는 데 문제가 없었다.유해조수를 1마리만 잡고 여러 장소를 옮겨 다니며 포획 인증사진만 찍으면 손쉽게 더 많은 포상금을 타낼 수 있다는 소문도 무성했다.그나마 예천군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사체 사진과 위치 전송은 물론 군이 지정한 냉동창고로 사체를 가져와 환경감시원의 감독하에 사체 숫자를 확인·기록한 후 입고하도록 했지만, 이마저도 무용지물이 돼 포획 수가 부풀려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환경부는 포수들에게 더 큰 복마전을 제공했다. 지난해 11월 1일부터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예방 차원에서 멧돼지 1마리당 포획포상금을 기존 5만원에서 20만원으로 인상하고 포획 수 제한을 없앤 게 화근이었다.경북 지역에서 지난해 포획한 멧돼지는 울릉도를 제외한 22개 시·군에서만 무려 2만2천847마리에 달한다. 그중 멧돼지 포획포상금이 오른 지난 두 달간 1만186마리가 잡혔다. 10개월 동안 포획한 멧돼지 수와 맞먹는다.예천군과 부산시의 사례 등을 보면 이 수치를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부 포수가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포획 수를 부풀린 만큼 전국에서 얼마나 이런 일이 벌어졌을지 가늠하기 어렵다.물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속이는 포수가 나쁜 놈'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 정직한 포수들은 구멍이 숭숭 난 현재 시스템이 모든 포수를 부정한 집단으로 만들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할 수도 있다. 더 많은 비도덕적 포수가 양산되기 전에 정부는 구멍난 시스템을 개선해 의혹을 씻어야 한다.

2020-01-14 14:27:58

김해용 논설실장

[야고부] 기후 악당

요즘 호주에서는 붉은 하늘에서 날벼락이 떨어진다고 한다. 지난해 9월 이후 다섯 달째 이어지고 있는 대화마(火魔) 때문이다. 전대미문의 초대형 산불로 뜨거운 열·공기가 상승하면서 형성된 화재적란운(火災積亂雲) 때문에 마른 붉은 하늘에 번개가 치는 현상이 빈번하다는 것이다.호주 산불의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남한 면적의 107%에 해당하는 지역이 산불에 휩싸이면서 5억~10억 마리로 추산되는 야생동물이 희생됐고, 호주 대륙에만 서식하는 코알라도 8천 마리가 피해를 입어 멸종을 우려해야 할 지경이라고 한다. 호주 대륙은 다른 대륙에서 볼 수 없는 240여 종의 포유류가 서식하는 생태계 보고다. 하지만 이번 참화로 호주 대륙 생태계가 회복 불능의 상황을 맞을지 모른다는 비관론마저 나오고 있다.기후학자들은 호주 산불 사태 원인으로 '인도양 쌍극' 현상을 지목하고 있다. 인도양 동쪽과 서쪽 바다의 수온 차가 심해지면서 인도양 서쪽 지역에는 비가 많이 내리고 동쪽 지역 즉, 호주 대륙에는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남극 진동의 반경 약화(남극 상공의 기류 약화)도 원인 중 하나다. 두 현상이 겹쳐지면서 시드니 서부 기온이 48.9℃까지 치솟는 등 호주 대륙은 유례없이 뜨거워지고 건조해졌다.씁쓸한 것은 호주 산불 대재앙의 원인 중 상당 부분이 인간에게 있다는 점이다. 인도양 쌍극과 남극 진동 약화는 지구온난화의 파생 현상인 탓이다. 사실, 지구온난화에 관해서 호주는 할 말이 없는 나라다. 청정국가라는 세간의 이미지와 달리 호주는 화석 연료를 가장 많이 쓰는 나라 중 하나다. 지난해 말 발표된 '기후변화대응지수'(CCPI) 순위를 봐도 58개국 중 53번째 나라다. 비영리단체들로부터는 2016년 '기후 악당 4개국'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이때 우리나라도 기후 악당국 중 한 곳으로 함께 지목됐다. 지난해 말 CCPI에서도 한국은 58개국 중 55번째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래서 유례없이 따뜻한 올겨울 날씨를 마냥 좋다고만 할 수 없다. 북극 진동 약화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이라서 그렇다. 호주의 일은 결코 '바다 건너 불 구경거리'가 아닌 듯하다. 당장 올봄 산불 걱정부터 앞선다.

2020-01-14 06:30:00

[관풍루]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취임사에서 "절제와 자제를 거듭하는 검찰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밝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취임사에서 "절제와 자제를 거듭하는 검찰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밝혀. '문 정권은 건드리지 마!'라는 소리로 들림은 어쩔 수 없군.○…청와대, 조국과 그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에서 인권침해 있었는지 조사해달라고 국가인권위에 진정. 참 여러가지 골고루 하시네.○…'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 관련 검찰 수사받고 있는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총선 출마설. 청와대가 '걱정 말라'고 옆구리 찔렀나?

2020-01-14 06:30:00

정인열 논설위원

[세풍] 뒷날이 두렵다

1907년 3월 2일 만세보에는 '여론이 들끓다'는 제목으로 이런 글이 실렸다."요사이 국채를 보상하려고 서울과 시골에서 백성들 가운데 남녀노소 막론하고 의연금을 떠들썩하게 모집하여 지금 모집한 금액만 해도 적지 않은데, 정부 각 대신은 그 차관을 갚기를 강구하지 않는 것은 고사하고, 도리어 그 빌린 자금 가운데에서 교접비(交接費)라 명목을 정하여 매월 200환씩 태연하게 받아가니…여론이 시끄럽다더라."뭇 백성이 나서 일제에 진 빚 1천300만원을 갚자며 어린아이의 코 묻은 세뱃돈까지 모으던 시절이다. 그런 엄중한 때에 나라 관리, 그것도 대신들이 빚더미에서 떡고물이나 뒷주머니 사례금(리베이트)처럼 '마음에 불안하지도 않은지' 달마다 꼬박 챙기는 꼴을 폭로한 글이다. 대신이 이러니 나라 꼴은 뒷날 우리가 아는 역사 그대로다.이런 자료는 110년 지나 2017년 10월 31일, 세계기록유산(세계의 기억)으로 선택돼 세계인도 우리 옛 치부를 알게 됐다. 이는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의 세계기록물유산등재추진위원회에 의한 국채보상운동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로 이뤄졌다. 지난 1997년, 훈민정음(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이 나라의 첫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되고 20년 만이니 경사스러운 일이다.물론 이런 부끄러운 모습만 등재된 것은 아니다. 모두 2천475건인 기록물 속에 포함된 하나일 뿐이다. 그 속에는 최소한 120건이 넘는 감동적이고 가슴 아린 사연도 있다. 즉 6세 어린이부터 해외 유학생에 이르기까지, 남의 집 밥상(床)이나 나르던 종(奴)노릇의 소년과 바느질 품삯을 내놓은 소녀 등 아이와 청소년 기부 자료가 그렇다.이 밖에 우리의 세계기록유산에는 14가지가 더 있다. 직지심체요절, 승정원일기, 조선왕조의궤, 팔만대장경판·제경판, 동의보감, 일성록, 5·18민주화운동기록물, 난중일기, 새마을운동기록물, 한국의 유교책판, KBS이산가족찾기기록물, 조선왕조어보·어책, 조선통신사기록물이다. 어디 내놓아도 손색없이 '기억'할 만한 가치를 가진 까닭에 세계기록유산이 됐다.이런 '세계의 기억'인 기록 유산의 나라지만 정치만은 탈(脫)기억이다. 지난날의 기록과 기억을 통한 반성과 새로운 길을 내는 창조적 활용은 뒷걸음질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나라의 최고 지도자 행적을 보면 더욱 그렇다. 과연 그런 가치를 실현하려는 국정 철학을 갖고 있는지조차도 의심스럽다. 지금까지 물러난 11명 대통령 가운데 여럿이 남긴 오욕(汚辱)으로 점철된 부끄러운 역사는 좋은 증거다.이들 오욕의 기억과 기록을 남긴 대통령들과 달리, '가보지 않은 길'을 장담하고 그럴듯한 행보였던 문재인 정부가 요즘 걱정스럽다. 분명 공정과 통합, 국민 모두를 위한 지도자가 되겠노라 외쳤던 그였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출범 당시 장밋빛 약속 이행은커녕이다. 앞선 여러 오욕의 지도자들이 권력에 취해 엇길로 빠졌다가 추락한 과거를 기억조차 못하고 되레 그런 길로 접어드는 듯하니 말이다.특히 조국 사태 이후 청와대와 대통령 친위 세력의 모양새가 고약하다. 청와대 관련 의혹을 캐려는 검찰과의 싸움이 그렇다. '다르겠지' 했던 진보에 대한 기대를 접게 할 만하다. 청와대를 향한 검찰 칼날에, 총장을 차마 바꿀 수 없으니 장관을 앞세워 손발을 자르고 청와대는 법원 발부 영장 집행조차 거부하며 검찰을 뭉갰다. 사관(史官)이 없으니 대통령과 청와대가 뭘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대로면 불안하다. 자칫 잘못되면 뒷사람이 또 하나의 '세계의 기억'으로 한국 역대 대통령 기록물을 등재하려 달려들까 두렵다.

2020-01-13 21:13:56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윤석열 대망론'

'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는데 바람이 그냥 놔두지를 않는다'(樹欲靜而風不止). 윤석열 검찰총장 수족을 잘라낸 '대학살'에 이어 그를 항명(抗命)으로 몰아세워 사퇴를 압박하는 문재인 정권을 보면서 '한시외전'(韓詩外傳)에 나오는 이 구절이 떠올랐다. '나무=윤 총장, 바람=정권'으로 바꿔 읽으면 문 정권의 후안무치한 민낯을 잘 알 수 있다.박근혜 정부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다 좌천됐을 때, 문 정권 출범 후 앞선 정권에 칼을 휘두를 때만 해도 윤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 등 집권 세력에게 '영웅'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총장 임명장을 주며 "우리 윤 총장"이라고 했고, 정권 사람들은 "진짜 검사"라며 '윤비어천가'를 불렀다. 윤 총장이 조국 전 장관과 가족 비리, 친문(親文) 인사들이 개입한 의혹 등을 모른 척하고 넘어갔으면 정권은 윤 총장에게 계속 훈풍(薰風)을 쏟아냈을 것이다.지금까지 '검사(檢事) 윤석열'이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 권력 비리를 파헤치는 검사 본연의 역할을 다했을 뿐이다. "살아있는 권력에도 엄정하라"는 문 대통령 지시를 충실히 따랐을 뿐이다. 윤 총장에게 삭풍(朔風)이 닥쳐온 이유는 단 하나. 문 정권을 향해 칼을 들었기 때문이다. 윤 총장을 계속 놔뒀다가는 정권 안위마저 위태롭게 되자 그를 찍어내려 정권이 총동원됐다.'문재인 대(對) 윤석열 전쟁'에서 문 대통령이 검찰 인사란 칼을 휘둘렀다. 역설적인 것은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더 큰 인물로 키워주는 것은 문 정권이란 사실이다. 윤 총장을 겁박할수록 정권이 얼마나 큰 죄를 지었기에 이렇게까지 무도할까 의문을 품는 국민이 많아질 것이고, 법치에 대한 원칙·소신으로 정권을 수사하는 윤 총장에게 지지를 보내는 국민은 더 늘어날 것이다.1987년 대통령 직선제 후 현직 대통령과 대척점(對蹠點)에 선 인사가 대권을 거머쥔 경우가 많았다. 문 대통령이 딱 그렇다. 윤 총장이 정권을 제대로 단죄한다면 대권주자로 '민심의 부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 같은 난세엔 원칙과 정도를 지키는 사람이 필요하다. '윤석열 대망론'이 피어오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자유민주 진영에 마땅한 구심점이 없던 차에 윤 총장을 무럭무럭(?) 키워주는 문 정권에 "땡큐"라고 인사라도 보내야 할 것 같다.

2020-01-13 06:30:00

[관풍루] 북한, "남조선 당국은 허망한 꿈 꾸지 말고 바보 신세 되지 않으려거든 자중"하라 비판

○…북한, 11일 "남조선 당국은 허망한 꿈꾸지 말고 바보 신세 되지 않으려거든 자중"하라고 비판. 외국인, 백두산도 같이 오르내린 남북 두 정상의 알다 모를 사이는 세계적 불가사의!○…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 12일 "당 지도급 인사들이 수도권 험지로 나와줄 것"을 부탁. 국민, 당 위해 희생할 줄 아는 몇만 모였더라면 바닥 인기는 벌써 하늘 찔렀겠죠?○…한국패션산업연구원 노조, 산자부가 대기업 출신 인사의 원장 내정에 절차 하자라며 반발. 시민, 회의 공개 등 규정조차 어겼다면 뭘 위한 내정인지 굳이 말 안 해도 뻔하지요.

2020-01-13 06:30:00

김병구 편집국 부국장

[매일칼럼] 퍼져라, 공동체 바이러스

겨울에 씨게토(썰매) 타고, 여름엔 멱을 감았다. 동네 배꾸마당(바깥마당)에 아이들이 모이면 어김없이 마때치기(자치기)나 오징어가생 진용을 꾸렸다. (나무)칼싸움, 솔방울 던지기, 딱지치기, 구슬치기 하느라 하루가 어떻게 가는 줄도 몰랐다. 엄마가 저녁에 "밥 무러(먹으러) 안 오나"라고 할 때가 제일 싫었다.1970년대 중반까지 대다수 시골 아이들은 학원을 몰랐다. 하루 종일 심심하거나 따분할 겨를이 없었다.어른들은 설날 차례 지낸 뒤 배꾸마당에 모여 새끼줄 쳐놓고 윷을 놀았다. 정월대보름, 어른들은 달집을 태우고 아이들은 쥐불놀이를 즐겼다. 모내기와 벼 베기 철에는 품앗이가 대세였다. 새참으로 막걸리를 마시며 시끌벅적했다. 조상 제사를 지낸 뒤에도 음식은 이웃과 나눴다. 어느 집 묘사든 동네 아이들에겐 잔치나 다름없었다.마을 공동체는 어른이나 아이들에게 고독이나 외로움의 시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배고팠던 시절 마음의 풍요를 잉태했다.하지만 산업화와 도시화는 공동체를 해체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배꾸마당이나 놀이터 대신 학원으로 향했다. 청년들은 산업현장을 찾아 도시로 뿔뿔이 흩어졌다. 옛 공동체 놀이문화는 그렇게 사라졌다.시골에는 노인들만, 도시에는 그 아들 딸, 손주들이 둥지를 틀면서 '대가족'이란 단어는 생소해졌다.산업화에 이어 1980년대부터 번진 공동주택(아파트, 다세대주택·오피스텔), 특히 아파트는 공동체의 분화를 더 가속했다.대구 남구 대명동 공무원아파트(1966년), 공·시영아파트(1970년대 초반)를 거쳐 1980년대부터 아파트는 단독주택을 넘보기 시작했다. 2005년 대구 모든 주거 건물의 60%를 아파트가 차지했다.산업화와 공동주택의 성행은 마을 공동체의 붕괴로 이어졌다. 이웃 단절과 고독사(死)를 부르기도 했다.2018년 경북 구미 한 원룸의 30대 아버지와 2살 아들의 죽음은 월세 체납 쪽지, 단전 통지서와 함께 1주일 뒤에 알려졌다. 2015년 2월 대구 대명동 한 빌라에서는 아내와 사별한 뒤 홀로 살던 이모(61) 씨가 숨진 지 20여 일 만에 발견됐다. 같은 해 11월 대구 한 원룸의 68세 할아버지의 주검이 발견된 것은 두 달여나 지난 뒤였다.마을 공동체가 제대로 작동했던 시절이라면 이 같은 죽음과 단절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공동체의 부활이 다시 얘기되고 있다. 의식(衣食)이 아니라 삶의 풍요를 위해 더 절실해지고 있다.희망도 있다. 마을 공동체의 부활, 아파트 공동체의 활성화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대구 만촌동 주민들로 뭉친 '만촌백인회'."앞으로 주민 백 명을 모으면서 동네 이웃을 돕는 좋은 일을 하자"고 2007년 10명이 첫 모임을 가졌다. 그늘진 이웃을 찾아 십시일반 모은 돈을 전하고 노력봉사를 했다. 13년이 흐른 2020년 현재 70여 명이 돈과 몸을 보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이혼한 할아버지와 손주 3남매, 홀몸할머니, 소년소녀가장, 장애가정 등이 모두 만촌백인회가 살피는 이웃이다.대구 봉덕동 '할벤져스'.봉덕동 효성백년가약아파트 경로당 회원들이다. 이들 할벤져스는 눈비를 개의치 않고 8년 동안 폐지를 모아 마련한 돈(1천만원)을 지난해 7월 아동시설에 오롯이 내놓았다. 서영자(79) 경로당 총무는 "회원들이 폐지를 계속 모은다. 언젠가 어느 정도 돈이 모이면 또 좋은 일에 써야지"라고 했다.이 같은 공동체·나눔 바이러스가 유행처럼 번져나가길 기대해 본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2020-01-12 22:45:25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미드웨이 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이번 주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해 큰 화제를 모았다. 한국 영화로는 첫 골든글로브 수상인 탓에 국내 팬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을 수밖에 없고, 다음 달 9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상 수상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생충'에 쏠리는 관심은 자연스럽다.하늘을 찌를 듯한 '기생충'의 기세와 달리 조용히 팬들의 발길을 당기는 영화가 있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미드웨이'(Midway)다. 독일 출신 로란트 에머리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상영 열흘째인 9일 현재 누적 관객 수 78만 명을 기록했다. 2001년 국내에서 약 100만 명의 관객을 모은 '진주만'과 비교해 '미드웨이'의 속도가 훨씬 빨라 앞으로의 흥행 예측이 쉽지는 않다.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지만 마이클 필립스 감독의 '불굴의 미드웨이'도 1일 미국에서 개봉했다. 무엇보다 국내 팬들의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 미드웨이 해전 영화를 꼽자면 1976년 잭 스마이트 감독의 '미드웨이'다. 헨리 폰다, 찰턴 헤스턴, 제임스 코번 등 당대 유명 배우들이 총출동한 이 영화가 들어오자 대구 각 중·고교마다 문화교실 작품으로 단체 관람을 했는데 칠성시장 부근의 신성극장에서 이 영화를 본 기억이 생생하다.이런 '미드웨이 붐'은 최근 '노 재팬' 등 높은 반일 정서와 맞물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영화는 말할 것도 없고 미드웨이 해전의 전모를 '학습'하는 분위기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크게 일고 있는 상황이다.매주 유튜브에 연재돼 높은 조회수를 기록 중인 미드웨이 해전 리뷰 '불타는 하늘'은 이런 분위기를 잘 반영한다. 지난 2012년 미드웨이 해전의 전모를 56편으로 나눠 상세히 분석한 '대사의 태평양전쟁 이야기' 블로그에 대한 재조명 열기도 뜨겁다. 진주만은 일본의 성공, 미국의 상처로 귀결되는데 반해 미드웨이는 미국의 굴기, 일본 패망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한국인의 기대심리를 잘 반영한다. 단순히 '미드웨이'를 즐기고 넘기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교훈을 얻으려는 요즘 트렌드가 듬직하다.

2020-01-10 18:44:05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풍선 유감

'휘파람을 불지마 그건 너무 쓸쓸해. 촛불을 끄지마 어두운 건 싫어. 너와 나 빨간 풍선 하늘 높이 날아. 가슴 깊이 묻어 둬 너의 슬픔이랑….' 1970년대 중반 혜성처럼 등장해 파격적인 음악으로 선풍을 일으켰던 삼형제 록 밴드 '산울림'의 노래 '빨간풍선'이다. 그런데 바보같이도 느껴졌던 무미건조한 가수의 목소리에는 당대 청년들이 갈망했던 자유의 의지가 담겨 있었다.날아오르는 풍선의 속성에 구속을 싫어하는 인간의 해방감을 담은 것일까. 형형색색의 풍선들은 눈에 띄기 쉽고 보기도 좋아 선전용이나 야외 행사용으로도 두루 쓰인다. 분위기가 절정에 이르면 풍선을 하늘로 날려 보내는 이벤트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1986년 미국 클리블랜드의 풍선 사고도 그렇게 일어났다.어떤 단체가 기네스 세계 기록에 도전하기 위해 풍선 150만 개를 하늘에 띄웠다. 두둥실 떠오른 각양각색의 풍선들은 장관을 연출했고 사람들은 넋을 잃고 하늘을 쳐다봤다. 그러나 그것은 곧 재앙으로 돌아왔다. 활주로에 바람 빠진 풍선이 나뒹굴며 공항이 마비되었고, 온 도시가 풍선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지구상에서 풍선의 역사는 수백 년이 되었다. 원시적인 풍선은 동물의 창자로 만들었는데 중세 유럽에서는 궁정의 광대들이 다양한 형태의 풍선을 만들어 막대기에 매달고 다녔다. 1960, 70년대 우리 농촌에서도 경조사를 위해 돼지를 도축하고 난 부산물인 방광에 바람을 불어넣어 어린이들이 축구공처럼 가지고 놀기도 했다.오늘날의 풍선을 발명한 것은 19세기 영국의 물리학자 페러데이였다. 그는 화학실험을 하면서 두 겹의 고무를 용접해 가방 모양으로 만든 후 수소를 채워 넣고 공중으로 띄우며 기체의 성질을 관찰한 것이다. 풍선이 상업화된 것은 그로부터 얼마 후 고무 생산업자인 토머스 핸콕에 의해서라고 한다.2020년에도 전국에서 새해맞이 풍선 날리기 행사가 열렸지만, 이제는 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떨어진 풍선 조각을 먹이로 착각한 야생동물과 해양생물의 목숨을 위협하며, 미세플라스틱 오염원 증가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인류가 멋모르고 누리는 문명의 이기에는 늘 이렇게 반대급부가 도사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2020-01-10 06:30:00

[관풍루] 청와대, 8일 단행된 법무부 검찰 간부 인사에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갈등에 유감 뜻 표명.

○…청와대, 8일 단행된 법무부 검찰 간부 인사에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갈등에 유감 뜻 표명. 반대파, 새로 내려보낸 장관이 청와대 뜻 관철시켰으니 되레 '감사한 일'이지요!○…문재인 대통령, 14일 신년 기자회견 갖고 새해 국정 구상 문답으로 공개 예정. 국민, 설마 지난 세월 경제가 좋아졌다거나 '가보지 않은 길' 해설은 아니겠지요?○…대구경북 고시 출신 공직자들, 4월 총선 향해 줄줄이 출마 준비. 시도민, 혹시 공부로 공직 차지하듯 여의도 국회 금배지도 그렇게 달 것이라고 착각하지 말아야 할텐데….

2020-01-10 06:30:00

정치부 차장 이창환

[청라언덕] 보수대통합을 바라보며

4·15 총선을 앞두고 대통합이 보수 진영의 화두로 떠올랐다. 대한민국 보수를 대표하는 지역인 대구경북(TK) 유권자들도 보수대통합 성공 여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보수 진영의 큰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갈지자 행보로 인해 우여곡절을 겪은 보수대통합은 선거일 97일을 남기고서야 혁신통합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보수대통합을 향한 첫걸음을 겨우 내디딘 셈이다.분열된 채 치른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보수는 참패했다. 이대로 총선을 치른다면 보수의 패배는 불 보듯 뻔하다. 대선의 전초전인 총선에서 완패한다면 정권 교체도 물 건너갈 공산이 크다. 범여권으로 일방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그나마 균형을 맞추게 할 최소한의 장치가 보수대통합이다.최근 일부 서울 언론이 TK 정치권을 '반(反)통합 진원지'로 지목하는 것은 우려할 일이다. TK 정치권이 "영남권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다면 (수도권을 일부 잃어도) 총선에서 자력으로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라고 전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이 주도하는 새로운보수당에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기도 한다는 것이다.이 보도를 접하면서 4년 전인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불거졌던 '존영 파동'이 떠올랐다. 당시 유승민·주호영·류성걸·권은희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선거전이 가열되던 3월 28일 새누리당 대구시당은 이들 의원 당원협의회 사무실에 걸린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을 철거해 반납해 달라고 요구했다. 당의 예산으로 제작해 배포한 사진은 정당 자산이라는 이유에서다.이날 오전 대구시당 관계자가 전화를 걸어 사진 철거를 요구한 데 이어 오후 관계자가 직접 공문을 들고 당협 사무실을 찾아갔다. 권은희 의원 측 관계자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유치하고 치사하다"며 울분을 토하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존영 파동의 후유증은 컸다. TK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엄청난 역풍이 불었고, 특히 수도권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새누리당 내부에서조차 "4석을 얻으려다 수도권에서 20석 이상 날아갔다"며 자조했다. 취재기자로서도 낯뜨거웠던 기억이다. 비상이 걸린 TK 의원들은 두류공원에 모여 '한 번만 살려달라'며 무릎 꿇고 읍소했지만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TK 보수 정치권은 지역 정서에 의지해 꽃길을 걸어왔다. 꽃길에 취해 변화와 혁신을 거부하고 반통합 세력으로 비치면 TK 정치권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TK 탓에 통합이 되지 못하고 총선에서 패했다는 평가가 나와선 안 된다.TK는 보수 진영의 본진이다. 보수 정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도덕적 해이에 빠질 때 회초리를 들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오히려 TK에서 보수 정당의 혁신과 변화의 바람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참신하면서 보수의 가치에 동의하는 젊은 층이 선거에 많이 나와야 한다. 중앙당은 파격적인 공천으로 이들에게 힘을 실어야 한다. 그래야 TK 정치권에 미래가 있고 보수도 살아남을 수 있다.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민주주의를 보편화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제도가 선거라는 의미다. 정당 입장에서 선거는 총성 없는 전쟁이다. 승리를 위해서는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정당이 가진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해야 한다. 보수대통합은 보수 진영이 완패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TK 정치권이 앞장서지는 못하더라도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

2020-01-09 18:41:59

국채보상운동 당시 성금 모금 조형물. 국채보상운동기념관

[야고부] 아이, 어른의 거울답다

'…14세 상노(床奴) 김육봉 구화 1원, 9살 이용봉 세뱃돈 신화 4원 90전, 9살 이덕봉 세뱃돈 1환과 용돈 1환, 10세 김쾌문 신화 50전, 10세 김홍동 학자금 500냥, 9세 방경룡 1원, 인력거군 정화선의 10세 딸 구화 15전, 품팔이 과부의 10세 딸 구화 20전, 김치홍의 14세 딸 바느질 품삯 1원, 박처간의 8세 여종 시월이 60전, 이주현의 6세 딸 세뱃돈 3환, 수원 6세 어린이 신천동 세뱃돈 50전, 서울의 10세 김갑경이 9세 안옥남·김병돌과 함께 각 20전씩….'과연 놀랄 만하다. 우리 역사에서 나라 언론이 이처럼 어린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미주알고주알 나날이 드러내 알린 일이 있었던가. 또 이렇게 어린이들이 세상과 어른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적이 있었던가. 무엇보다 이리도 어린아이들이 나라의 어려움에 보탬이 되겠다면서 고사리손으로 소중한 돈을 모아 바친 일이 세상 어디에 있었던가.그러나 모두 사실이다. 1907년 3월부터, 당시 발간된 신문 여기저기에는 자고 나면 새로운 어린이 이름이 숱하게 등장했고, 그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바로 온 백성을 들끓게 만든, 일제에 진 나라의 빚 1천300만원을 갚자는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한 이 나라 어린이들의 상상하지 못한 기부였다. 드러난 신분과 행적을 보면 가슴이 아린다.역사에 길이 남을 옛 아이들의 기부 행렬은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의 세계기록유산등재추진위원회에 의해 지난 201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2천475건의 국채보상운동기록물에서 확인됐다. 사업회 김지욱 전문위원에 따르면, 특히 이들 아이를 포함한 학생·청소년의 기부만 최소 120건이 넘어 전체의 5%여서 더욱 놀라울 뿐이다.지난달 경북도와 한국국학진흥원이 한국 보유 16종의 세계기록유산에 대해 소개한 책 '이야기로 보는 한국의 세계기록유산'에 처음 공개된 김 위원의 분석 자료는 '아이는 어른의 거울'임을 더욱 실감하게 한다. 특히 현재의 인색한 기부 문화를 살피면 100년 전 한국 어린이들의 기부는 오늘날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어른들의 알량한 기부가 판을 치는 오늘, 옛 어린이들의 때묻지 않고, 신분과 빈부 등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은 의젓함이 그저 경이로울 따름이다. 새해 벽두 확인한 옛 아이들의 일, 널리 알릴 만하지 않은가.

2020-01-09 06:30:00

[관풍루]심상정 정의당 대표, 청년 대상 총선 공약으로 20세 청년에게 5천만원 기초자산 지급하겠다고 약속.

○…심상정 정의당 대표, 청년 대상 총선 공약으로 20세 청년에게 5천만원 기초자산 지급하겠다고 약속. 민주화 투쟁했다는 분이 돈도 이렇게 많을 줄이야.○…정세균 총리 후보자, 자녀 결혼 축의금 3억원 세금 안냈다는 야당 비판에 "40년 넘게 낸 것의 품앗이"라고 대답. 그런 품앗이 안 한 공직자들만 바보됐군.○…유은혜 교육부장관, 올해 교육정책으로 '만 18세 선거권 시행'에 맞춰 "민주시민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혀. 서울 인헌고 사태 떠올리는 학부모 많겠네.

2020-01-09 06:30:00

정욱진 정치부장.

[데스크칼럼] 이제 좀 내려놓읍시다

#자유한국당이 지난 연말 실시한 당무감사 결과 '대구경북(TK)은 100% 갈아야 한다'는 소식이 지난 3일 알려졌다. 한국당 고위 당직자에 따르면 TK 현역 의원 중 한 명도 정당 지지도를 넘어서는 지지율을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진은 물론 초·재선까지 다 갈아도 괜찮다는 결론의 성적표였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TK 의원들은 "황교안 대표의 정치적 의도"라고 발끈했다. "TK를 우습게 알고 하는 헛소리"라는 말까지 나왔다.#황 대표는 같은 날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 중진들도 험한 길로 함께 나가줬으면 좋겠다"고 승부수를 던졌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리더십 위기론을 봉쇄할 험지 출마 카드였다. 하지만 약발은 먹히지 않았다. 홍준표 전 대표는 "그게(험지 출마) 무슨 큰 희생이라고 다른 사람들까지 끌고 들어가냐"고 날을 세웠다. 다른 중진들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도입을 주장하며 맞섰다. 황 대표 체제에서는 야권 통합을 기대하기 어려우니 황 대표 대신 비대위 체제로 가자는 주장이다.#7일 황 대표와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가 만났다. 그동안 사분오열됐던 보수 진영의 대통합을 위한 큰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전날 황 대표가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제안한 '보수재건 3원칙'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보수 통합 논의를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했던 메시지는 없었다. 밤 사이 당내 최대 세력인 친박계 의원들이 황 대표에게 집중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이에 밀려 황 대표가 수용 선언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총선이 9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한국당의 이런 행보를 보면 과연 총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의문부터 든다. 뭉쳐도 시원찮을 판에 대표와 중진들이 따로따로, 내홍만 거듭하면서 혼란스러움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지역 정치권은 "총선과 관련해 모든 면에서 여당에 밀리고 있는 한국당이 극심한 당내 갈등으로 '콩가루' 분위기만 보이고 있다. 그나마 돌파구로 보이는 보수 통합에도 손발이 맞지 않아 코앞에 다가온 총선에서 힘이나 제대로 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한다.다른 보수 인사는 "정치권에선 구도, 인물, 정책(공약)을 선거의 승패를 가를 3대 변수로 꼽는다. 한국당은 이 중에서 어느 하나도 경쟁 정당을 앞서는 게 없다. 그런데도 당내 기반이 약한 대표가 공천 권한을 지렛대 삼아 마구 휘두르려고 하고, 이에 중진들은 집단적으로 저항하는 모습을 되풀이한다. 이런 내분이 계속되면 총선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고 혀를 찼다.모두 내려놓아야 다 같이 산다. 수도권이나 부산·경남에선 현역 의원의 4·15 총선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반면, 19명(대구 8명, 경북 11명)의 현역 의원이 있는 TK는 아직 불출마 선언 무풍지대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잘나갔던 TK 한국당 의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정권 재창출 실패, 두 전직 대통령 구속, 지방선거 완패 등 보수의 잇따른 참사에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것에 대해 TK를 바라보는 다른 지역의 시선은 곱지 않다.보수대통합을 위해서도 그렇다.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통합 논의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노선 문제, 지분 이야기가 나올 테고 그 순간 협상은 결렬될 수밖에 없다. 모든 협상 주체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보수는 물론 중도까지 아우르는 '빅텐트'가 쳐질 수 있다. 그래야 등 돌린 민심을 안을 수 있다.

2020-01-08 16:55:37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신년 전야 미사를 앞두고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한 여성 신도가 손을 세게 잡아당기자 얼굴을 찡그리며 화를 내고 있다. 연합뉴스

[야고부] 아시시의 장미

아시시의 성(聖) 프란치스코(1181~1226)는 '빈자(貧者)의 성인'이라 불린다. 이탈리아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방탕한 10대 시절을 지낸 그는 수도자가 된 이후 온 생애를 철저한 금욕과 절제, 청빈 속에서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했다. 마하트마 간디가 "백 년마다 한 번 성 프란치스코가 태어난다면 세상의 구원은 보장될 것"이라고 말한 것만 봐도 그의 생애가 어떠했는지 짐작할 만하다.그런 성 프란치스코도 사람인지라 성욕 때문에 괴로워했다. 성욕이 일 때마다 그는 하느님에게 자신의 음욕을 없애달라고 기도하며 피투성이가 되도록 장미 덤불 위를 뒹굴었다. 프란치스코 사후 아시시의 성당 마당의 장미들은 가시가 없다고 전해진다. 아시시의 장미를 다른 곳에 심으면 가시가 생겨나고, 아시시에다 옮겨 심으면 가시가 없어진다고 하니 신기한 일이다.현 교황의 이름은 바로 이 성 프란치스코에서 딴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콘클라베(교황 선거)에서 3분의 2 이상 표를 얻었을 때 옆자리에 있던 클라우디오 우메스 추기경이 "가난한 사람을 잊지 마십시오"라고 말하며 자신을 껴안는 순간 성 프란치스코가 떠올랐다고 한다. 즉위 이후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몸에 밴 겸손과 탈권위적인 행보를 보이며 역대 여느 교황들이 경험치 못한 큰 사랑을 대중들로부터 받고 있다.그런데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크게 화를 내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됐다. 한 여성이 자신의 팔을 확 잡아당기자 여성의 팔을 두 번 내리치는 모습이었다. 평소 인자한 이미지와 상반된 모습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논란이 일었고, 교황이 순간적으로 인내심을 잃었다고 공식 사과하기에 이르렀다.가톨릭계에서는 '교황 무오류설'이라는 용어가 있다. 신앙과 도덕에 관한 교황의 공식적 선언에는 오류가 없다는 시각인데, 교황도 사람일진대 모든 언행이 완전무결할 수는 없다. 누가 신체적 고통을 갑자기 가하면 '억!' 소리가 나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다. 성 프란치스코조차도 음욕과 싸웠듯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버럭 화내는 모습이 오히려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2020-01-08 06:30:00

[관풍루] 민주당 박주민 의원, "검사들이 법무부 요직 차지, 사실상 검찰이 법무부 통제해왔다"고.

○…민주당 박주민 의원, "검사들이 법무부 요직 차지, 사실상 검찰이 법무부 통제해왔다"고. 보수파, 옛날 그냥 뒀던 검찰을 이제와 바꾸려는 까닭을 우린 알지!○…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 "문재인 청와대 인사들의 총선 출마 러시는 바보들 행진"이라 공세. 국민, 여당처럼 바보 행진 말고 똑똑한 인물 출마시켜 반면교사 삼을 만하군.○…대구 출신 봉준호 감독, '기생충' 영화로 한국 영화 첫 미국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비수도권 주민, 서울 밖 지방을 '촌'으로 깔보는 '기생충' 같은 사람은 없어지거라~.

2020-01-08 06:30:00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가운데)와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 정운천 정책위의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대표단 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시각과 전망] 유승민 후보, 서울에서 출마하시라

유승민, 하태경 의원을 비롯해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전·현직 의원들이 "무능과 독선, 부패와 불법으로 나라를 망치는 문재인 정권을 제대로 견제하고, 무너진 보수를 재건하겠다"며 5일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했다. 창당에 앞서 유승민 의원은 4·15 총선에서 대구 동구을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대구는 자유한국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고, 자신에게는 험지인 만큼, 험지에서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것이다.유승민 의원은 4·15 총선에서 대구가 아니라 서울에서 출마해야 한다. 그것도 범여권 후보와 박빙의 싸움을 펼치게 될 지역구에 출마해야 한다.유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동참했다. 어떤 의지, 어떤 전망과 기대로 동참했든 결과적으로 국가 경영 능력은 없고, 정파의 이익만 생각하는 몰염치한 집단이 정권을 잡도록 했고, 나라를 수렁에 밀어 넣는데 일조했다.유승민 의원은 책임이 무겁다. 그가 다시 대구 동구을에 출마해 당선된다면, (그의 말대로 험지여서 당선도 어렵겠지만), 유승민 의원 개인에게는 모르겠지만 국민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번 총선에서는 유승민 개인의 당선보다 더 중요한 것이 더불어민주당과 그 2중대 후보를 꺾는 것이다. 그래서 건국 이래 힘겹게 쌓아온 국가 자산을 제멋대로 허무는 문재인 정권을 응징해야 한다. 그것이 유승민이 대구시민과 전국 보수우파 국민의 지지를 되찾는 길이다.당장 보수우파 정당들이 통합하기는 어렵다. 결국 보수우파 가치를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연대해 총선 후보를 배출할 수밖에 없다. 밀고 당기며 시간을 끌다가는 선거연대마저 힘들어질 수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총선 승패를 가르는 가장 큰 변수는 선거 구도다. 범여권이 후보를 단일화하고 보수우파 후보가 난립하면 선거는 해보나 마나다. 유승민의 서울 격전지 출마는 보수우파 정당 간 선거연대의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유승민 의원뿐만 아니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포함한 보수우파의 중견 정치인, 전국적 지명도가 높은 후보들은 모두 격전지에 출마해야 한다. 문 정권을 견제하고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보수우파의 본산인 대구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는 것이 대선가도를 다지는 길'이라고? 한가한 말씀이다. 총선에서 패하면 대선은 무의미해진다. 친위대가 될지도 모를 공수처를 만들고 야합으로 선거법을 개정한 문 정권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무얼 꺼리겠는가? 보수우파 간판 정치인들이 안방에 눌러앉는 것은 자기 특권을 지키기 위해 나라를 저버리는 행위나 다름없다.건국 이래 우리는 잘 해왔다. 위기마다 국민이 스스로 돕고, 하늘이 도와 비교적 바른 선택을 했고 빛나는 역사를 썼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국민은 문재인, 그가 대통령 후보 시절 말했던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와 온몸으로 충돌하고 있다. 고용 참사, 주거·빈부격차 심화, 전년 대비 2019년 수출 10.3% 감소, 수입 6% 감소(수입 감소는 생산·투자 위축을 예고한다), 초유의 저성장, 선거공작 의혹, 북한 위협, 조국 사태로 대표되는 공정사회 붕괴…. 그렇게 엉망을 만들면서 한쪽에서는 해괴한 여론조사 결과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린다.4·15 총선에서 보수우파는 사력을 다해야 한다. 스스로 돕지 않는데, 하늘이 돕겠는가? 유승민과 홍준표는 격전지로 가라. 거기서 더불어민주당과 그 언저리 군소정당 후보를 꺾어 폭주하는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라. 그것이 스스로를 돕는 길이고, 국민을 돕는 길이다.

2020-01-07 17:57:08

이주형 사회부 기자.

[취재현장] 재윤이법(환자안전법 개정안) 국회 통과 기다리며

재윤이는 2017년 11월 고열 증세로 평소 다니던 대학병원을 찾았다. 생사의 촉각을 다투는 응급상황이 아닌 일상적인 치료를 위해서였다.그러나 백혈병 재발을 의심한 의료진은 수면진정제와 진통제를 과다하게 투여했다. 무리한 골수검사에 호흡곤란 등 부작용이 잇따랐지만 응급처치 기구가 하나도 없는 일반 주사실이었다. 의료진의 환자 상태 확인마저 늦었다.재윤이는 그 후 24시간이 안 돼 사망하게 된다. 3년간 백혈병 치료를 씩씩하게 견디던 아이의 허망한 죽음이었다.재윤이 어머니 허희정(42) 씨는 병원 측에 환자안전사고를 보고했는지 물었고 병원은 "보고할 계획이 없으니 원하면 직접 하라"고 답했다. 환자안전사고 보고가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보건복지부는 재윤이 사망 후 1년이 지나서야 가족이 직접 신고한 내용을 분석해 '진정약물 투여 후 환자 감시 미흡 관련 주의경보'를 내렸다. 환자안전사고 의무보고를 골자로 하는 환자안전법 개정안이 '재윤이법'으로 불리게 된 이유다.개정안은 2018년 발의돼 그동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더디게나마 통과했다. 국회 본회의를 남겨뒀지만, 지난해 11월 여야 정쟁으로 본회의가 계속해서 취소돼 아직 계류 중이다. 재윤이 죽음의 진상 규명 도돌이표에 갇혀 수사만 번복되고 있다.2018년부터 2019년 또 2020년. 두 해가 지나도록 재윤이 가족과 함께 취재에 매달리고 있다. 병원 압수수색, 세 차례에 걸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감정의뢰 결과가 나오는 동안 재윤이의 의료사고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증거가 나왔다.당시 의료진이 재윤이에게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을 과다 사용했다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약물 투여와 급격한 호흡곤란에는 연관성이 있었다. 시술자와는 별도로 책임 의료진이 감시·감독 의무도 수행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는 중재원의 더욱 자세한 답변도 나왔다. 사건은 돌고 돌아 검찰에서 다시 경찰로 내려와 현재 3개월째 재수사가 진행 중이다.여섯 살 아이는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갔다. 엄마와 아빠는 이 어린 희생의 의미를 찾으려고 세 번의 겨울이 지나도록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재윤이의 부모를 처음 본 2018년 어느 여름날이 아직 생생하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너무나 서럽게 우는 이들을 보며 가슴속이 찜통이 된 것처럼 답답했다.옛말에 부모는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했다. 이들은 아직 재윤이를 가슴에조차 묻지 못하고 있다. 가족들은 아직 재윤이와 살고 있다. 엄마 허 씨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면 누워 있던 재윤이의 살냄새가 코끝에 와 닿는다고 한다. 허 씨는 2년이 넘게 더위와 추위를 가리지 않고 대구와 서울을 오가며 법안 통과를 호소하고 있다.아빠는 어린이날마다 아들이 좋아하던 새 자동차 장난감을 재윤이 방에 슬며시 가져다 놓는다. 미세먼지를 처음 본 재윤이의 동생은 "하늘에 미세먼지가 많아서 하늘나라에 있는 오빠가 힘들겠다"며 걱정한다.여야는 지루한 싸움을 중단하고 9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민생법을 심의하기로 다시 결정했다. 의료사고는 쉬쉬하고 비밀리에 합의하는 것이 아니다. 알리고 드러내 재윤이 같은 피해자를 막아야 한다. 환자안전법 개정이 꼭 필요하다는 재윤이 엄마의 외침이 이번에는 허공에 뿌려지지 않길 바란다.

2020-01-07 16:58:50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 문 정권의 입법독재

1951년 수정헌법 제22조가 발효되기 전까지 미국 헌법은 대통령의 연임 제한 규정이 없었다. 이를 축자적(逐字的)으로 해석하면 무한정 연임해도 헌법 위반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 등 후임 대통령들이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연임하고 물러난 선례를 존중하고 따른 것이다.제퍼슨은 그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의 임기가)헌법에 의해, 혹은 관습에 의해 제한받지 않는다면 명목상 4년 임기는 종신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나는 훌륭한 전임자가 남긴 선례를 무시하면서까지 두 번의 임기를 연장한 첫 사례가 되고 싶지 않다."이런 연임 제한 전통은 남북전쟁의 전쟁 영웅으로 인기가 높았던 제18대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 때 재확인됐다. 그랜트의 측근들이 3연임을 주장하면서 의회에서 찬반 논쟁이 일자 하원은 이렇게 결의했다. "워싱턴을 비롯한 미국 대통령이 남긴…두 번의 임기 후 물러났던 선례는 미국 공화국 시스템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이 유서 깊은 전통을 무시하는 것은 어리석고 비애국적인 행위가 될 것이며, 미국 자유주의에 대한 위협이 될 것이다."역설적이게도 이런 전통을 위반한 첫 대통령이 미국 민주주의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으로, 4연임했다. 이는-이런 표현이 가능하다면-헌법의 맹점을 파고든 '내용적 위헌'이었다. 이에 민주·공화 양당은 1947년 대통령 임기를 4년씩 2연임으로 제한하는 수정헌법 제22조를 합의 통과시켰다.이런 사실은 의회의 법률 제정권에 시사하는 바 크다. 헌법의 맹점을 이용한 '내용적 위헌'은 민주주의의 보전과 발전에 더 큰 위험이라는 것이다. 위헌 소지가 있다는 비판에도 공수처법을 강행 처리한 데 이어 민변, 참여연대 등 친여 인사들이 법관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까지 발의한 문재인 정권의 '입법 독재'는 그런 위험이 눈 앞의 현실임을 잘 보여준다.이런 입법 독재를 자유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무법적 공권력 행사'로 규정했다. "입법부가 정한 법이면 무엇이든, 이런 법 아래서 정부가 내리는 결정은 무엇이든, 이를 법이라고 부르는 것, 이런 것만큼 웃기는 코미디가 없다. 이는 무법적 공권력 행사다."

2020-01-07 06:30:00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기획 & 시리즈 기사

[매일TV] 협찬해주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