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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천 개의 아이디어보다 한 번의 실행

[경제칼럼] 천 개의 아이디어보다 한 번의 실행

옛말에 '관주위보'(貫珠爲寶),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재료가 많아도, 그것을 엮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는 말이다.우리는 종종 소위 '대박'을 터뜨려 돈과 명예를 거머쥔 서비스나 제품을 보며 '아, 나도 상상해 본 적 있는 아이디어였는데!'라고 아쉬워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있을지라도 그것을 머릿속에만 두었느냐, 실행에 옮겼느냐가 결국 혁신이라는 큰 차이를 만든다.많은 이들이 대기업이나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기업)은 세상에 없는 가치를 추구하는 혁신가들에 의해 탄생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외로 혁신은 작고 사소한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탄생하기도 한다.물론 실행이 곧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행하지 않으면 성공할 확률은 0%일 뿐이다. 처음부터 실행이 거창한 행위일 필요는 없다. 매일 아침 컴퓨터를 켜고 무언가를 끄적여 보는 작은 실행에서조차 미래를 바꿀 힘이 나올 수 있다.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자만이 혁신을 쟁취할 수 있다.퍼스트 펭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는가? 세상의 끝, 남극 대륙에 서식하는 펭귄들은 생존을 위해 바다에 뛰어내려야 한다. 수많은 천적이 도사리고 있는 바닷속에 뛰어드는 일은 그들에게 두려움 그 자체이다. 머뭇거리는 펭귄들 사이, 단 한 마리의 펭귄이 과감하게 바다로 뛰어들고 이윽고 다른 펭귄들도 연이어 입수한다. 이때 두려움을 극복하고 위험 속으로 용감하게 뛰어든 펭귄을 퍼스트 펭귄이라 하며, 불확실한 환경을 무릅쓰고 도전을 실행한 이 퍼스트 펭귄은 무리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게 된다.여기 실행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있다. 1949년, 37세의 젊은 무명 작가 잭슨 폴록은 현대미술의 새로운 장르를 창조해 미술사에 대변혁을 일으켰다. 잭슨 폴록 이전에도 그의 '행위'와 비슷한 아이디어들이 있었지만, 그들을 제치고 잭슨 폴록을 특별하게 만든 것은 그의 실행이었다.그는 이젤에서 캔버스를 끌어내렸다. 물감을 붓고, 뿌리고, 튀기며 캔버스라는 대상을 그리는 도구가 아닌 행위의 흔적을 담는 공간으로 여겼다. 그는 말했다. "저는 생각나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냥 해보는 것, 그것이 제 그림의 시작입니다." 이러한 과감한 시도는 그의 작품 'No5'를 1천800억 원이라는 역대 경매가 1위에 낙찰되게끔 했다. 한 번의 실행이 시대를 대표하는 창조의 꽃을 피운 것이다.'나다움'을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과 Z세대를 합친 신조어)는 본인의 아이디어를 펼쳐 보이고 싶은 의욕과 열정이 강하다. 이제까지는 개인이 아이디어가 있어도 아이디어를 펼칠 기회나 제도조차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았다.하지만 최근에는 3D 프린터, 레이저 기기 등을 활용해 개인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메이커스페이스'(Makerspace)와 같은 아이디어의 실현을 위한 지원책이 점점 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에서 혁신이 탄생하기를 기대한다면, 그들에게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주고 그들의 과감한 실행을 뒷받침해 줄 기관들의 노력 또한 필요할 것이다.처음부터 일어나는 혁신은 없다. 아무리 기발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라 하더라도 실행하지 않으면 이는 단순한 아이디어에 그칠 뿐이다. 실행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실패에 대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도전을 위한 용기도 필요하다. 하지만 꾸준한 실행과 성찰의 과정을 통해 아이디어는 조금씩 성장한다. 누구나 머릿속에 한두 개씩 가지고 있는 작은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려고 노력할 때, 그 아이디어의 실행은 혁신의 씨앗이 될 수 있다.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무수히 많다. 하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개인의 용감한 실행이다. 천 개의 아이디어보다 더 가치 있는 한 번의 실행, 지금이 시작해야 할 때이다.

2021-05-11 11:19:14

[경제칼럼]공유대학이 지역혁신의 동력이 되려면

[경제칼럼]공유대학이 지역혁신의 동력이 되려면

둘 이상의 대학이 인프라를 공유하거나, 교육과정 운영에 협력하는 '공유대학'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017년부터 20여 개 서울 지역 대학이 '서울 공유대학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고, 경남에서는 17개 대학이 자원을 공유해 융·복합 과정을 운영하는 '경남형 공유대학'을 올해부터 시작했다. 대구경북에서도 20개 지역 대학이 손잡고 지역 산업에 맞는 혁신 인재 양성을 위한 '대구경북혁신대학'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최근 대학들이 공유대학에 적극적인 것은 대학의 위기와 관련이 깊다. 학령인구 감소, 등록금 동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들이 적은 비용으로 고품질의 교육과정을 제공하고자 협력하게 된 것이다. 공유대학은 제대로 운영된다면 우리 대학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공유대학은 자연스럽게 선의의 경쟁을 촉발할 것이다. 강의 평가 등의 제도가 있다고 하나, 교수 역량을 포함한 교육 품질에 대한 학생들의 직접적 평가는 매우 제한적이다. 학생들이 다른 대학의 수업을 자유롭게 수강하는 공유대학 체계에서는 개별 강의뿐만 아니라 특정 대학 교육 체계 전반에 대한 비교·평가를 피할 수 없기에 대학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혁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또 다른 측면에서는 능동적 협업을 촉진할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외국 대학에 비해 협업 문화가 정착되지 못했다. 공유대학은 서로에 대한 신뢰와 협력이 전제되지 않으면 존재 이유가 없고, 공유대학을 운영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협업의 기반은 마련된 것이기에 대학 내 협업 문화가 확산하는 단초가 될 것이다.공유대학이 성공하려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공유대학 이전에도 다른 대학의 강의를 수강해서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학점교류'가 있었고, 둘 이상 대학의 학위를 동시 취득할 수 있는 '공동학위제'도 있었다. 이런 시도들이 좋은 취지에도 큰 성과를 내지 못했던 점을 반면교사해 공유대학의 성공을 위해서는 유의할 점도 많다.우선 자유로운 경쟁이 생겨야 한다. 대학 간 역할 분담과 주고받기식 협력에 집착하다 보면 경쟁을 통한 혁신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할 수 있다. 경쟁은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의 자유로운 선택을 보장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하고, 학생들의 선택을 반영해 교육 품질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공유대학 내 경쟁을 제한하면 위기에 처한 대학끼리만 협업하는 마이너리그가 될 것이다.둘째, 공유의 깊이와 폭을 확장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공유대학은 교육 콘텐츠 공유에 머물고 있다. 대학의 시설, 교원, 교육과정, 심지어 학위 등으로 공유를 확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학점교류를 공유대학으로 이름만 바꿔 흉내 낼 것이 아니라 공유하려면 제대로 해야 성공할 수 있다.셋째, 상호 협력이 돼야 한다. 잘나가는 대학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공유대학에 참여하는 모든 대학이 일정 역할을 하는 적극적이고 진정한 협업이 필요하다. 외국 대학의 명성을 빌려 학생 모집에 활용했던 공동학위제가 수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마지막으로 공유대학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되며 지역혁신과 같은 더 큰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 대학의 자원을 공유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지역의 가치를 대학이 함께 공유할 때, 기업들은 지긋지긋한 대학 서열화를 벗어나 학생의 능력에 따라 취업자를 선발하고, 지역사회도 공유대학 성공을 지원하는 등 선순환 체계가 형성될 것이기 때문이다.이런 의미에서 비록 교육부가 추진하는 '지자체-대학 협력 기반 지역혁신 사업'에 응모하기 위한 것이 계기가 되었지만, 대구경북이 추진하는 대구경북혁신대학에 대한 기대가 크다. 대학의 시설·인프라, 교원, 학생, 교과과정도 공유하고, 타 대학 재학생 절반 의무 선발, 참여 대학 간 특화 및 경쟁 체제 도입 등은 공유대학 성공 방정식에 충실히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지난 2년간 휴스타 프로젝트를 통해 지자체, 대학, 기업이 혁신 인재 양성을 위해 협업한 경험까지 있어 어느 지역보다 공유대학 성공을 위한 여건은 완비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왕 대학들이 협업하기로 한 이상, 교육부 사업 선정 여부와 관계없이 대구경북혁신대학이 지역 대학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혁신의 새로운 동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특히, 지난 2년간 휴스타 프로젝트를 통해 지자체, 대학, 기업이 혁신인재 양성을 위한 협업한 경험까지 있어 어느 지역보다 공유대학 성공을 위한 여건은 완비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왕 대학들이 협업하기로 한 이상, 교육부 사업 선정 여부와 관계없이 대구경북혁신대학이 지역 대학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혁신의 새로운 동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21-05-04 13:28:56

[경제칼럼]당신은 어디에 사십니까?

[경제칼럼]당신은 어디에 사십니까?

"어디 사십니까?" "어느 아파트죠?" "우와, 좋은 데 사시네요."…. 사는 집이 경제적 지위를 말해 주는 시대가 됐다. 값비싼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자랑스러운 대답이 기다리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어디 사느냐'는 질문은 차라리 도발적이고 무례한 질문이다.물질만능주의 속에 사는 우리는 누군가의 능력을 가늠할 때 쉽게 경제적인 척도를 들이민다. 고급 자동차와 비싼 주택에 명품까지 두른 사람이라면 마치 대단한 능력자처럼 비친다.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우리는 더 우월한 관계를 위해 끊임없이 경쟁한다.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고,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는 인간의 욕망을 잘 표현하고 있다.'우리 농부들은 땅만 넉넉하다면 악마나 다른 그 누구도 무서워할 것이 없다'는 말을 듣고 악마는 화가 치밀어, 땅을 넉넉히 주고 그 땅으로 농부를 미혹에 빠지게 하리라 결심했다.어느 날 누군가 소유한 대지를 내놓자, 농부는 그동안 저축한 돈과 친척들에게 빌린 돈으로 대지를 사들여 그토록 소원하던 땅 주인이 된다. 처음에는 그저 행복했지만 오래가지 못해 고민이 생겼다. 다른 농부들의 가축이 땅을 침범해 농작물이 피해를 입고 잡음이 생기자 그는 이 땅이 좁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해마다 풍년이 되는 비옥한 넓은 땅을 찾아 고향을 떠나 이주했다. 그가 가진 땅은 이전의 세 배가 되었고, 살림은 열 배나 나아졌다. 생활은 풍요롭고 살림이 늘어나자 이곳 역시 좁게 느껴졌다. 더 넓은 땅을 소유하고 싶어졌다.그러던 중 그는 적은 돈으로 아주 넓은 땅을 살 수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곳은 문명이 닿지 않는 원주민이 사는 땅으로, 땅을 얻는 방법도 간단했다. 시작점에서 출발해 원하는 땅을 괭이로 표기하고, 해가 지기 전에 시작점으로 돌아오면, 표기한 모든 땅을 소유할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그는 시작점에서 출발해 마음에 드는 땅을 표기하며 걸어갔다. 출발점으로 돌아가려고 할 때마다 놓치기 아쉬운 땅들이 있어 포기할 수 없었다. 정신을 차려 보니 이미 해가 지고 있었고, 그는 죽을 힘을 다해 달렸다. 힘들어서 땅을 포기할까 생각도 했지만, 언덕만 넘으면 된다는 생각에 고통을 참고 계속 뛰었다.드디어, 고꾸라지며 극적으로 도착점에 다다랐지만 그는 숨을 거두었다. 악마는 미혹의 덫에 빠져 숨을 거둔 그를 보며 키득키득 웃었다. 결국 그는 머리에서 발끝까지의 땅만 갖게 되었다.백 년 전, 나라의 모든 근간은 유교였다. 유교는 인간의 삶을 충실하게 하는 데 힘쓰기를 강조한다. 인간의 삶이 얼마나 실존적 깊이를 가지며, 어떠한 의미를 가지느냐가 중요한 관심사였다. 인간이 마땅히 가야 할 길을 도(道)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침에 도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인간의 인간다움, 성찰과 깨달음으로 인격적인 성취를 이루는 것에 인생의 의미를 두었다. 인간성을 수양하는 목표를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누군가 어디 사느냐고 물어올 때, 우리는 답하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무슨 아파트라고 답하면, 몇 평에 거주하느냐고 물어볼 것이다. 더 나아가서 어느 동네에 살고, 지은 지 몇 년 되었느냐고 또 물어온다면, 집은 한 채만 있는지 다른 몇 채가 있는지, 분양권 투자해 둔 것은 없는지…. 아파트가 의인화돼 나의 주체가 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다.집은 사람이 사는 곳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인간 욕망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조선 유학자 송순의 시조를 음미해 보자. '십년을 계획해 초간삼간 지어내니/ 나 한 칸, 달 한 칸, 청풍(淸風) 한 칸 맡겨두고/ 강산(江山)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두고 보리다.'얼마나 절제된 마음인가. 십 년 동안 준비해 집 하나 마련했는데 달에게도 바람에게도 한 칸씩 내어 주고, 강산은 들일 곳 없으니 혼자가 아니라 함께 보자고 한다. 물질이 미혹에 빠지게 하더라도 인간 본성의 인간다움으로 지켜 내야 할 우리 내면의 성찰이 요구되는 시절이다.

2021-04-27 09:50:31

[경제칼럼] 인구 감소 시대 ‘두 지역 살기’

[경제칼럼] 인구 감소 시대 ‘두 지역 살기’

제주도나 울릉도에서 1주일 혹은 한 달 살아 보기가 유행이다. 인구 감소 시대 듀얼 라이프(dual life)인 '두 지역 살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두 지역 살기는 지자체 간 인구 유입의 출혈경쟁을 피하고, 지자체가 주민등록을 옮기는 것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유동 혹은 관계인구를 증가시키는 전략이다. 지역의 매력도를 증진해 지역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 보조금 지원 대책의 제도 개편도 포함한다. 지자체의 인구 유입 경쟁은 국가 측면에서는 제로섬(zero sum) 게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2020년 우리나라 인구는 처음으로 전년 대비 2만838명 감소했다. 노동인구가 2040년까지 17%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있고,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은 데드 크로스(dead cross)를 경험했다. 이에 정부는 인구절벽 충격 완화, 축소 사회 시대 지역 소멸 대응, 사회의 지속가능발전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현재 삶의 질을 유지하거나 개선하기 위해서는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최대한 완화하면서 인적 자원 축적의 고도화와 혁신 기술을 접목하는 효과적인 인구 관리 및 일자리 정책이 필요하다.단기간 내 인구 감소와 고령화 진행의 추세를 반전시키기 어렵다는 것이 우려된다. 인구 감소는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까지 많은 예산의 투입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향상되지 않고 지역 인구의 자연 감소와 사회적 감소가 계속되고 있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최근 통계를 보면 주민등록 변경은 하지 않으면서 행정 경계를 넘어 경제활동은 하는 인구가 많아지고 있다. 정보통신과 도로교통 등 사회 인프라가 개선되고 그 비용이 감소할수록 증가할 것이다. 한 예로 수도권의 주거 비용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많은 근로자가 생활(주거)은 도심 주변의 보다 쾌적하고 생활 비용이 저렴한 지역에서 하면서 수도권으로 통근을 하거나, 두 집 살림살이를 하는 것이다.지방 대도시는 반대로 거주는 지방 대도시에서 하고 경제활동은 중소 도시에서 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언택산업 활성화, 재택근무와 주4일 근무의 일상화 등 근무 환경이 변화되면 이러한 추세는 보다 증가할 것이다. 코로나 시기 미국의 일부 업종에서는 재택근무의 생산성이 높고 효율적이라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정부와 지자체가 고민해야 할 두 지역 살기 사례가 많아질 수 있다. 환경과 공간구조 및 삶의 패턴 변화를 고려한 지자체의 관계인구 정책은 다음의 방향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첫째, 단기간 체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단기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지원은 행정과 관계인구 모두에게 이주에 대한 부담감을 낮추고, 해당 지역으로 이주 또는 두 지역 살기를 추진할 시 거래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둘째, 지역과 관계인구를 연결하는 매개체(예를 들어 고향)가 필요하다. 먼저 정착한 사람의 경험을 나누고, 지역 자원에 대한 이해도를 높임으로써 향후 지역에 정착할 수 있다.셋째, 단순 주거 공간 제공에 머무르지 않고, 교육·문화·커뮤니티를 연계하고 구심점이 되는 중심인물이나 중간 지원 조직을 발굴 및 양성하는 것이다.국가 차원에서는 새로운 인구 관리 정책으로 복수 주소지(second address)에 대한 제도 개편 방향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주민이 자신의 고향 혹은 은퇴 후 살고 싶은 지역이나 실제 생활하고 있는 지역을 복수 주소지로 선택할 수 있게 해 급속한 인구 감소에 대처하는 것이다.이는 지방세와 지방교부세 배분의 합리적 근거를 제공하고 지역 간 재정 격차 완화와 지역 균형발전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지자체 간 주민등록인구 유치의 출혈경쟁에서 벗어나 유동 및 관계인구 정책을 진행할 경우 지역의 경제 및 산업과 문화 영토는 확장될 수 있다.그간 주민등록상 거주인구 기준의 양적 인구 확대 정책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미래에는 인구의 이동성을 반영할 수 있는 인구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 미래 사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개별 지자체는 외부 주민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2021-04-20 09:57:39

[경제 칼럼] 동선이 겹치면 혁신은 절로 일어난다

[경제 칼럼] 동선이 겹치면 혁신은 절로 일어난다

"동선이 겹치면 혁신은 절로 일어난다."이는 혁신적 기업 문화로 잘 알려진 온라인 쇼핑몰 자포스(Zappos)를 창업하고 얼마 전 작고한 젊은 창업가 토니 셰이가 한 말이다.창의와 혁신의 열쇠로 '우연한 만남'이라는 개념을 제기한 토니 셰이는 "사람들이 더 자주 마주치고 한마디라도 더 나누어 서로 배우고 연결된다면, 그들은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혁신이라는 기적은 저절로 일어난다"며, 혁신을 위한 다양성의 중요함을 강조했다.우연한 만남의 효과는 실제로도 입증이 됐다. 미시간주립대 연구진이 과학자 172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연구실이나 화장실, 엘리베이터 등으로 가는 동선이 겹칠 때 협업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선이 3m 겹칠 때마다 협업이 최대 20%까지 늘어났다. 혁신은 협업에서 나오고, 협업은 동선이 겹쳐야 나온다. 경험과 역량, 분야가 다른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과 고민을 자연스레 토론하며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미국이 세계의 산업을 이끌어가는 초강대국이 된 배경에는 다양성이 그 중심에 있다. 미국 뉴욕주 5개 자치구 중 가장 변방이자 면적이 큰 동부에 위치한 퀸즈(Queens)구는 미국의 다양성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곳이다. 저렴한 물가와 낮은 진입 장벽으로 세계 전역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어, 약 160개 인종과 130여 개의 언어가 존재하는 그야말로 인종과 언어의 멜팅팟(Melting Pot)을 이루고 있다.이민자와 빈곤층이 많아 과거 저소득층 구역이라는 인식이 컸던 퀸즈구는,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바탕으로 최근 다양한 산업이 활성화되는 등 놀라운 경제 발전을 이루며 급속도로 변하는 지역 중 하나다.비즈니스와 일자리의 수가 크게 증가했고 아마존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본사를 이전하며, 퓨전 문화의 근원지이자 미국 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다.우리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다. 바야흐로 제조업을 포함한 전통 산업들이 변화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성이 필요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기존 산업의 개념에 인공지능, 가상현실, 사물인터넷 등의 IT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단순히 패션 소품으로 사용되던 허리띠에 디지털 센서를 삽입해 허리 치수, 활동량, 과식 여부까지 체크할 수 있도록 만든 스마트 벨트 '웰트'는 패션에 IT 기술을 접목한 좋은 사례이다. 전혀 다른 분야의 아이디어가 만나 창의적인 결과를 도출한 것이다.대구는 전통 제조업을 중심으로 발전해 온 도시로, 기존 산업이 쇠퇴하고 있는 지금 혁신을 통한 새로운 도약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섬유나 안경 등 대구의 강점 산업을 중심으로 이종 업종과의 만남과 교류를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한층 더 필요하다.미국이 퓨전 문화를 바탕으로 눈부신 발전의 역사를 쓴 것처럼 산업의 퓨전, 즉 이종 업종 간의 만남이 융·복합적 시너지를 창출할 때 새로운 혁신, 신산업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우연히 동선이 겹친 상대와의 대화에서 내가 모르는 분야의 지식이나 아이디어를 접하게 될 때 혁신은 시작될 수 있다. 특히 청년들이 가진 아이디어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아이디어로 발전할 수 있다. 청년들이 경험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설 때, 우연한 만남의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기관들의 역할이다.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도 청년들을 위한 만남의 장을 마련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클러치(Clutch)와 대시(Dash)라는 온·오프라인 모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우리 청년들이 자연스레 만나 이야기하고, 놀며, 서로 다른 의견들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하리라 기대한다.

2021-04-13 14:02:47

[경제 칼럼] 기술 발전이 가져다줄 새로운 기회

[경제 칼럼] 기술 발전이 가져다줄 새로운 기회

LG전자가 26년 동안 키워 왔던 휴대폰 사업에서 손을 뗀다. 아무리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적자가 누적되는 사업을 지속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 이해하면서도 한때 세계 3대 휴대폰 제조사였던 LG전자의 쓸쓸한 퇴장이 안타깝다. 우리나라 제품이 세계시장에서 가격만이 아니라 기술과 기능으로 충분히 승부할 수 있음을 사실상 처음 입증한 것이 휴대폰이었고, 휴대폰을 둘러싼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치열한 경쟁이 두 회사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자양분이 됐기에 더욱 안타깝다.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기인 휴대폰 시장은 1990년부터 본격 성장하기 시작, 현재도 매년 10억 대 이상의 휴대폰이 판매되고 있다. 시장 성장 과정에서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했고, 수많은 기업들이 흥망성쇠를 거쳤다. 1973년 세계 최초로 휴대전화라는 개념을 만들어 휴대폰 종가라고 불렸던 모토로라도, 한때 세계시장 점유율 40%를 넘어 '넘사벽'으로 불렸던 노키아도 시장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수요가 줄거나 대체품이 갑자기 등장하는 등 시장 자체의 큰 위기가 없었음에도 불과 10년 전 휴대폰 시장을 주름잡던 기업들 중, 이제 삼성전자와 애플만 남았다.어느 산업에서나 시장 주도 기업은 변할 수 있고, 시기별 시장 점유율 변동도 당연한 것이지만, 휴대폰 시장에서 기업의 존망은 일차적으로 기술 발전에 대한 대응 태도에 따라 엇갈렸다. 휴대폰에 적용되는 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1세대에서 2세대로 이동통신 서비스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노키아가 모토로라를 제치고, 노키아는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와 스마트폰의 등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삼성전자와 애플에 밀려 시장에서 퇴출됐다. 즉, 현재 제품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적극 도입하여 제품을 개선한 기업만이 살아남았으며, 첨단 제품은 마케팅 등 다른 요인보다 기술이 시장 성패를 결정 짓는 요인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노키아나 모토로라와 같이 휴대폰 시장에서 연간 수십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들은 충분한 투자 여력과 막강한 기술적 인재를 가지고 있었다. 신기술 도입에 더 유리한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왜 후발 주자나 신생 기업에 밀린 것일까?여기에 답하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의 다른 속성을 살펴봐야 한다. 즉, 언뜻 보기에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면 그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이 아니면 수용하기 어려워 진입 장벽이 높아질 것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실상은 기술 발전은 언제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피처폰으로 불리던 1세대 또는 2세대 휴대폰은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제품이 아니었다. 피처폰을 개발하기 위해 수십억에 달하는 라이선스를 구입하더라도 개별 기업이 모든 기능 구현을 위한 소프트웨어와 부품을 자체적으로 별도로 구현해야 했기에 대규모 인력 확보와 투자가 필요했다. 하지만, 기능과 성능이 더 발전한 스마트폰에서는 개별 회사가 개발할 업무가 오히려 줄어들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피처폰을 한 번도 만든 적 없는 중국 기업들이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해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이처럼 기술 발전이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오히려 기업이나 개인의 역량 차이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현재, 개인이 부품을 사서 PC를 조립해서 사용해도 성능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PC 관련 기술이 그만큼 발전해 있기 때문이다.전 산업에서 첨단기술 적용과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이런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변화의 방향을 읽고, 적절한 시점에 과감히 도전해야 한다. 애플, 구글 등 미국 기업들이 이루어 놓은 스마트폰 기술의 최대 수혜자가 2010년 전후로 시장에 뛰어든 중국 기업들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과감한 도전이 있었기 때문이다.전기차로의 전환과 기술 발전 추세 등을 고려하면 다음 변동의 무대는 자동차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작은 기업이 자동차를 쉽게 만드는 시대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고, 이미 전 세계적으로 그런 시도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기술 발전 열매를 우리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조금 더 과감히 도전해 볼 필요가 있다.

2021-04-06 15:39:29

[경제칼럼]정치는 부동산에 관여치 말라

[경제칼럼]정치는 부동산에 관여치 말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동산정책이 바뀌고, 그때마다 실수요자만 아픔을 겪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역대 정권별 부동산정책을 살펴보자."김대중 대통령님, 나라 경제가 큰일입니다. IMF 외환위기 상황이라 어떻게든 나라부터 구하고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부동산은 전방위 산업으로 건설 경기를 부양시켜 내수를 증진할 수 있습니다. 모든 부동산 규제를 완화해야 합니다.""아파트 공급을 증가시키려면 공급자의 충분한 이윤이 보장되도록 분양가격을 완전 자율화해야 합니다. 청약통장 가입은 1세대 1구좌가 아니라 성인 누구라도 가입할 수 있도록 청약 자격을 완화해 능력만 있으면 누구라도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게 해 줍시다."당시 정부는 이 같은 주장을 반영해 분양권 전매 허용, 재당첨 금지 폐지, 양도세 한시 면제, 취득세 감면 등의 정책을 펼쳤다. 경제위기는 극복했지만,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다음 정부에 모든 부담을 떠안겼다.다음 정부는 다른 상황을 맞았다. "노무현 대통령님, 투기에 가까운 이상 급등으로 서민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분배와 형평성을 추구해야 하는 정부로서 부동산 투기는 참여정부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부동산 규제를 강화해야 합니다."이에 따라 재건축아파트 안전진단 강화와 후분양 정책이 발표됐고, 소형 평형 및 임대주택 의무비율 도입과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양도소득세 실거래가 과세, 종합부동산세 시행 등의 정책이 이어졌지만 백약이 무효했다. 이때 우리는 정부 대책이 나오는 날을 기점으로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더 상승하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했다.다음 정권은 어땠을까? "이명박 대통령님, 리먼 브라더스 파산과 함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화로 세계가 금융위기를 맞았습니다. 앞선 정부와 반대되는 정책을 내놓으면 주택시장은 회복됩니다. 주택의 수급 문제는 시장에 맡기고, 정부는 무주택자에 대한 주택공급 정책에 신경 써야 합니다."이에 따라 보금자리주택 70만 호, 장기임대주택 80만 호 발표가 이어졌다. 더불어 정부는 양도세 한시 면제, 취득세 등록세 50% 감면, 상속·증여세율 인하,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 해제 등을 잇따라 도입했지만 앞선 정부의 강력한 규제 탓에 주택시장 회복에는 실패했다.미분양을 떠안은 다음 정권은 완화정책을 이어갔다. "박근혜 대통령님, 경제가 위기입니다. 수출이 감소하고 내수가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을 생각해서라도 경제는 살리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수도권의 미분양 아파트 어떻게 해결하시겠습니까. 빚을 내 집을 사게 하면 됩니다."이 같은 주장에 따라 금리가 인하됐다. 양도세 5년간 면제, 생애 최초 취득세 면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해제, 행복주택 뉴스테이 공급 등의 부양책이 이어졌다. 마지막 임기 1년 부동산 경기 부양에는 성공했지만, 영어(囹圄)의 몸이 되었다.현 정권은 또 다른 입장이 됐다. 앞선 정부가 미분양 해결책으로 다주택자를 양산했다면, 현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 잇단 규제정책을 발표했지만 역대 가장 높은 부동산 가격 상승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오로지 수요 억제와 규제를 강화하면서 서민의 내 집 마련을 단절시키고 벽을 더 굳건히 했다.정치는 임기가 있지만, 국민은 집이라는 굴레에서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도 이해관계에 따라 바뀌어 왔다. 지난 50년 동안 부동산정책은 빈부격차와 소득격차의 벽을 높이 세우고, 열심히 노력해도 내 집 하나 마련할 수 없는 세상을 만들었다. 결혼을 포기하게 만들고, 출산율 최저 기록을 경신하는 정책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미래 세대의 신음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정치는 부동산을 해결하지 못했다. 이제부터라도 정치는 부동산에 관여치 말고, 국무총리 산하의,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정책을 펴는 '주택청'을 신설하기를 강력히 호소한다. 그리하여 정부 임기제에 따른 냉온탕식의 부동산정책이 아니라, 국민과 평생을 함께하는 주거 안정 대책이 수립되기를 바란다.

2021-03-30 13:27:16

[경제칼럼] 왜 대구경북 행정통합인가?

[경제칼럼] 왜 대구경북 행정통합인가?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한 찬반 양론이 비등하다. 주장이야 어떠하든 모두 지역 발전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지역의 위기는 코로나19 이전인 글로벌 금융위기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내륙과 해양 도시를 중심으로 발달했던 대한민국의 주력 제조업인 철강, 조선, 기계, 전자 등 중후장대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구조 전환기를 맞아 경쟁력이 점차 약화되었다.지역 주력 산업의 쇠퇴는 지역 경제와 일자리 붕괴를 가져왔고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그런데 정부의 위기 극복 방식은 지역균형발전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보다는 수도권 규제완화 카드에 방점을 두고 있다. 지역 소재 주력 기업과 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데 해결책은 대기업 공장의 수도권 이전 등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이었다. 국가균형발전에 지역의 역할이 강조되는 새로운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그나마 괜찮았던 대구경북의 경제성장률이 이제는 전국 수준보다 낮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취업자 등 일자리도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외부적 충격에 의한 생산성이나 취업자가 감소하였던 것이, 이제는 내부적 구조 변화 실패와 비효율로 생산성이 떨어지고 취업자도 하락 추세로 접어들었다.이러한 시점에서 고령화 저출산 등 생산인구 감소는 미래 지역 경제의 어려움과 주민 삶의 질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미 일부 시군 지역의 경우 내부적 역량으로 새로운 발전의 틀을 만들기는 힘든 상태이다. 몇 년 내 소멸될 지방자치단체가 실제로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언급되었던 지방행정제도 개편도 저출산과 인구 감소의 원인과 무관치 않다. 시간의 문제이지 어떤 형태로든 머지않은 시점에 지방행정제도 개편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내부적으로 준비가 필요하다.지역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지표인 생산성과 일자리(실업률) 지표에서 데이터 기반 정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대구의 1인당 생산성이 수십 년간 전국 지자체 중 꼴찌라고 하고, 청년실업률도 높은 축에 들어가는데 현재의 공간구조와 산업 및 일자리 정책을 통해 이를 개선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위 지표들은 행정 경계를 중심으로 생성되지만, 실질적 생산과 구직 활동은 생활권 혹은 경제권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지역내총생산(GRDP)은 지역 경계 내에서 창출된 최종생산물 가치의 합으로 대구 거주 근로자가 구미 소재 직장에서 생산하면 경북(구미)의 생산으로 집계되고, 대구에 거주하면서 경북 소재 대학을 다니는 청년들이 구직 활동을 하면 대구 실업률로 집계된다.이는 거주 지역과 생산 및 경제활동 지역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통계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경제와 산업 및 일자리 정책 수립과 집행의 중요한 한계이다. 데이터 기반 정책을 통한 성과 확보가 사실상 어려운 구조인 것이다.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대구 취업자 중 10.8%인 12만3천 명이 경북 지역에 일자리가 있고, 경북의 취업자 중 2.8%인 3만9천500여 명이 대구에 일자리가 있다. 대구 거주 근로자 중 경북 지역에 일자리가 있는 근로자의 임금은 대구 평균임금보다 1.3배 높다. 구미 지역은 1.7배 정도 높다. 대구의 좋은 일자리는 대구 인근 경북 지역에 많다는 것인데, 1인당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업 성장 전략과 일자리 정책 수립 및 성과 관리는 현재의 행정 경계 구분으로는 한계가 있다. 문화관광 분야나 각종 SOC 유치, 고급 인재 양성과 활용의 정책 수립에서도 다르지 않다.생산가능인구는 앞으로도 감소할 것이며, 축소사회로 진행될 것이다. 행정 경계로 인한 정책의 비효율성은 개선되어야 한다. 행정통합이 미래에 다가올 위기의 완벽한 대응책은 될 수 없지만 차선책은 될 수 있다.행정통합 과정에서 많은 현실적 문제와 갈등이 있을 것이다. 이의 원만한 해결이 지역의 미래 발전 틀을 만들 수 있다. 행정 서비스는 광역화하면서 효율화, 구체화되어야 한다. 행정이 효율성만을 추구할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발전을 위한 큰 변화가 필요하다. 민간 분야의 세계적 자동차 회사나 보험 및 항공 회사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통합하여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2021-03-23 14:06:43

[경제칼럼] 실패율 90%에 도전하라

[경제칼럼] 실패율 90%에 도전하라

"우리는 실패율 90%에 도전한다."이는 필자가 2017년 국내 대기업 재직 시절 도입했던 사내 벤처 스핀오프 프로그램인 'C랩'의 성과를 공유하기 위한 기자 간담회에서 최종 목표로 내세웠던 말이다. 당시, 다수의 기자가 "실패율 90%에 도전이라니, 성공률에 대한 오타가 아닌가?" 하며 의아해했다. 하지만, 실패율에 도전하자는 것이 맞다. 이는 10%의 낮은 확률로 성공할지라도,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패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의지인 것이다.이처럼 실패가 예측되는 높은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부딪히고 깨지며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는, 비록 실패할지라도 이는 성공보다 가치 있는 경험임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높이뛰기 1m라는 비교적 쉬운 목표를 100번 달성하는 것보다, 높이뛰기 2m라는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에 100번 실패하더라도 결국에는 1m 50㎝의 높이뛰기에 성공하게 되는 것이 훨씬 가치 있는 일인 것이다. 다시 말해,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어 또다시 도전하는 일은 창조를 위한 건설적인 실패일 수 있다.빌 게이츠는 실패 기업에 몸담았던 간부를 의도적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우주 비행사를 뽑을 때 실패 경험이 없는 사람은 채용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실패를 겪지 않은 사람을 선발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이나, NASA는 실패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선발했다.여기에서 분명한 전제는 실패를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사람보다 실패를 경험하고 다시 일어선 사람이 더 강하고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이다. 우주여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들을 극복할 충분한 능력을 갖춘 사람을 채용하기 위해서는 실패 경험이 필수라고 판단한 것이다.학생들에게 실패 이력서를 쓰도록 권한 스탠퍼드대학의 티나 실리그 교수는 "실패는 미래의 같은 실수를 피하게 한다. 이따금 실패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당신의 도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실패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 성공으로 가는 길목에는 반드시 실패가 있음을 받아들이고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우리 사회는 실패를 권장하면서도 정작 실패하게 되면 오롯이 개인에게 그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곤 한다. 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하려면 사회의 여러 부분에서 시스템과 실패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미국, 일본 등의 국가에서는 일찍이 실패를 통한 배움을 연구하고자 실패학을 창시하고, 실패에 담긴 성공 법칙을 발굴해 활용하고 있다. 805번의 실패 끝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의 비행, 그리고 1만여 번의 도전 끝에 이루어진 에디슨의 전구 발명은 실패에 대한 정의와 가치를 재조명하게 한다.'실패는 도전의 역사'라는 인식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충분히 노력했음에도 마주하게 된 실패의 결과를 용인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가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성공으로 가는 길에서는 무수히 많은 장애물을 만나 실패를 경험하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그 실패를 받아들이고, 실패의 무대를 떠나지 않는 것이다. 수많은 성공 창업자들을 배출하고 있는 미국은 실패자들의 풀(Pool)을 관리해 실패한 이들이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결국, 그 안에서 연쇄 창업이 일어나게 되고 성공 창업자들을 배출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도 실패자들에 대한 비난이나 낙인이 아닌, 실패를 격려하는 분위기를 통해 그들이 도전의 풀(Pool)을 떠나지 않게끔 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마지막으로 우리 청년들에게 말하고 싶다. 적당한 성공을 꿈꾸지 말고, 장엄한 실패에 도전하라. 성공률을 지나치게 높게 잡아 단순한 목표만을 추구하는 안일한 태도보다, 무조건 부딪히고 깨지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를 지향해야 한다. 청년들의 실패를 경험과 자산으로 인정하는 창업 생태계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와 법적·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90%의 실패율도 두려워하지 않을 청년들의 도전을 응원한다.

2021-03-16 13:11:51

[경제칼럼] 디지털 전환의 새로운 단계 '제조-서비스 융합'

[경제칼럼] 디지털 전환의 새로운 단계 '제조-서비스 융합'

제조 현장의 디지털화 바람이 거세다. 컴퓨터 기반 설계(CAD) 기술 활용, 수치 제어 장치나 3D프린터 같은 디지털 제조 장비의 도입, 센서를 이용한 생산 관리 등은 이제 흔한 것이 됐다.최근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다양한 디지털 기술들을 종합적으로 도입해 생산 체계 전반을 혁신하는 스마트팩토리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도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마트팩토리 도입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데, 정부 계획대로 라면 2022년까지 전국 중소·중견 제조기업의 50%인 3만 개가 스마트팩토리로 변하고, 대구도 1천700개의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할 전망이다.스마트팩토리 같은 디지털 기술의 도입은 생산성 증가, 품질 향상, 원가 감소, 납기 준수율 증가 등 제조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어 전환기를 맞고 있는 우리나라 제조기업의 새로운 활로를 열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스마트팩토리가 생산 현장의 디지털 전환과 관련이 있다면 공장을 넘어 사회 전반적인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제조기업이 놓치지 말아야 할 추세가 바로 제조-서비스 융합 또는 제조업의 서비스화이다.기존에는 제조와 유통·판매를 분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인식됐고, 제조기업이 담당해야 하는 서비스라는 것이 하자 보수나 고장 수리 즉, 애프터서비스(AS)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제 제조기업이 직접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이것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영역 파괴의 결과이며, 플랫폼 중심으로 경제가 움직이는 시대에 맞춘 제조기업의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이러한 제조-서비스 융합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데, 애플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의 모바일 기기만 판매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앱이나 콘텐츠를 제공하여 매출액을 올리고 있으며, 실제 앱과 콘텐츠 등 서비스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의 20%를 넘고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용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겠다고 나서고 있는데, 매달 사용료를 받고 자율주행 기능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형태로 제조-서비스 융합을 추진하고 있다.이러한 제조-서비스 융합이 단순히 몇몇 기업이 주도하는 사업 전략이 아니라 전 세계 제조기업이 직면한 메가 트렌트가 된 이유가 있다.먼저, 제조업만으로는 기업가치를 떠받쳐 줄 이익률을 창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정 분야에서 원천기술이나 엄청난 제조 역량을 가지고 있어도 제조기업은 영업이익률 20%를 넘기 어렵고, 대부분 한 자릿수에 머무는 반면, 서비스를 결합해 쉽게 이익률을 높일 수 있다.다음으로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문제다. 제품의 뛰어난 기능은 어렵지 않게 복제할 수 있지만, 익숙한 것을 다시 찾게 되는 사용자의 경험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서비스가 필요해서다. 같은 기능의 자동차라도 왼쪽 운전석에 익숙한 사용자에게는 오른쪽 운전석이 있으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과 같이 사용자 경험은 재구매율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고, 그 중심에 서비스가 있다.마지막으로 고객을 장악하고 있는 서비스 기업들의 공략 때문이다. 플랫폼을 가진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PB(Private Brand) 제품을 쏟아 낼 시기가 머지않았고, 이제 제조기업들은 거대한 공룡과의 싸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협력사도 아닌 전자상거래 기업의 단순 하청으로 전략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고객을 모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제품과 함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제조-서비스 융합의 중요성을 인식하더라도 인력 구성이나 투자 여력 측면에서 개별 중소기업이 대응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제조에 능통한 인력만 가진 기업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어렵고, 거래선 관리나 영업에만 익숙한 인력으로는 마케팅이나 고객 발굴이 쉽지 않을 수 있다.하지만,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못 할 것은 없다. 공기청정기 제품에 앱을 결합하여 필터 판매나 통합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교구와 함께 교육용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 등 다양한 성공 사례도 있다. 특히, 정부나 지자체에서 제조-서비스 융합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스마트팩토리가 디지털 전환의 기초였다면 제조-서비스 융합은 제조기업의 지속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임을 명심하고,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2021-03-09 14:30:22

[경제칼럼]성공할 수 있는 부동산 대책은 없나?

[경제칼럼]성공할 수 있는 부동산 대책은 없나?

정부가 발표한 스물다섯 번째 부동산 대책이 성공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반신반의하고 있다. 이번 대책이 성공할 것이라고 보는 측면은 '엄청난 공급 물량'이다. 계획한 대로 분양만 한다면 주택시장이 안정되고, 오히려 공급과잉을 염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또 다른 측면은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다. 도심 역세권 공급의 경우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데다 상당수 사업지가 지정도 되지 않아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공 주도 사업이 과연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는 주장이다.두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먼저 주택 공급부터 살펴보자. 2018~2020년 지난 3년간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서를 발행한 신규 아파트 공급은 서울 3만7천 가구, 부산 3만4천 가구, 대구 5만7천 가구 수준이다. 대구의 경우 재건축 및 LH 사업까지 더하면 실질적으로 3년간 8만5천 가구를 공급하고도 주택가격 상승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서울 지역에 공급을 증대하면 반드시 집값이 안정될까? 대구를 보면서 의문이 든다.두 번째 무주택 가구수를 보자. 주택 소유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무주택 가구는 전국에 888만 가구가 있으며 서울에는 200만이 무주택 가구다. 서울의 일반 가구 중 자가 보유 비율은 49%, 무주택 가구는 51%이다. 이번 2·4 대책에서 서울에 32만 가구를 공급한다는데 과연 이번 대책으로 서울의 주택난이 얼마나 해소될까?세 번째 공급 시기를 짚어 보자. 정부는 대도시권 공공택지 조성을 통해 공급 가구수를 확대하겠다고 하면서, 첫 분양을 2025년으로 밝혔다. 입주는 빨라야 2028년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지금 당장 서울의 공급 부족이 심각한데 7년 이후의 공급으로 주택가격이 안정될까? 오히려 분양이 진행되면 토지 보상이 진행될 것이고, 이는 단기적으로 인근 부동산가격을 상승시키는 역효과가 나타날 것이다.안타깝지만, 이번 공급 확대 정책으로도 주택가격 안정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심리적인 안정은 일시적이고, 집값은 공급 부족으로 언제라도 급등하게 될 개연성은 충분하다.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다주택자의 출구전략이 동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2019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주택을 소유한 가구는 1천145만 가구이다. 이 중 1주택을 소유한 가구는 828만 가구(72.3%), 2주택 이상 소유한 가구는 316만 가구(27.7%)다. 이 가운데 서울은 2주택 이상 보유자가 52만 가구이다.정부 의도와는 반대로 다주택자들의 보유 주택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또한 다주택자들의 증가를 막고자 취득세를 중과하고, 팔지 않고 보유할 경우를 대비해 재산세와 종부세도 대폭 인상했지만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정권 초기 수요 억제와 더불어 공급을 확대했다면 부동산시장은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부동산가격이 급등했다.다주택자들의 시세차익이 수억원에 이르면서 납부해야 할 양도소득세도 50%에 이르다 보니, 오히려 매도하기보다는 버텨 보겠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른 한편에는 증여 거래가 급증하며 부의 대물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들은 말한다. 집값을 자기들이 올린 게 아니라고, 또한 투자해서 손해를 봤다면 정부에서 지원해 주느냐고.현 법제도에서 다주택 보유자들은 매도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어떤 정책이 매매를 유도해 2·4 부동산 정책의 입주 공백기에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을까? 이번 대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주택자들이 매매를 할 수 있게 출구전략을 열어 주어야 한다.첫째 부동산 중과세를 폐지하거나 한시적으로 완화해 일반적인 거래가 이루어지게 하자. 둘째 다주택자가 무주택자(조건 부합)에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양도할 경우 누진세를 완화해 가격 안정을 도모하자. 셋째 정부에서 추천하는 취약계층에 저가로 장기 임대하는 다주택자에게는 보유세를 낮춰 주자.정부는 더 이상 전국 316만 다주택 가구들을 사회적 부도덕자로 몰아세워서는 안 된다. 이들이 지금 보유하지 않고 매도할 수 있도록 출구를 열어 주고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게 했을 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2021-03-02 14:07:27

[경제칼럼] K자 양극화 해결책은?

[경제칼럼] K자 양극화 해결책은?

지난해 대구경북의 취업자는 4만7천여 명이 감소했다. 전국 취업자 감소의 21.3%를 차지한다. 올해 1월의 일자리 고용 지표 또한 상당히 악화돼 취업자 증감과 실업자 지표만 보면 IMF 때와 비슷하거나 더 어려운 상황이다.코로나19가 원인이라고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이미 여러 구조적인 문제로 일자리를 포함한 지표들은 약화되었고, 코로나19 팬데믹이 지표 약화를 가속화했다.하지만 최근 정부와 지자체의 코로나19 대응 정책은 여전히 '방역' 자체 현안에만 몰입되어 있다. 급하니까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방역과 경제 사이 정부의 깊은 정책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 현재 상황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초기에 보여준 대응과 별반 차이가 없다. 단기 지원 사업은 있는데 중장기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코로나 이후 우리 경제의 회복 경로가 V자인지 L자인지를 두고 논쟁이 있었지만 현실에서는 이미 K(K-shaped Economic Recovery)자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도 'K자 양극화'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대책과 고민은 보이지 않고 뚜렷한 정책적 방향성도 없다.코로나 블루 혹은 코로나 블랙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일상의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도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계층 간, 지역 간, 업종과 직종 간 양극화를 극복할 수 있는 경제 회복 방안과 정책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또한,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 자산, 소득, 교육 측면에서 양극화는 보다 심화되고 있다. 계층 간 양극화는 단기에 완화되지 않고, 중장기적인 경로 의존성을 가지고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벼락거지 신조어를 탄생시킨 자산 격차의 발생은 그 격차를 줄이기 어려운 상황으로 진전될 것이다. 1분위 소득계층과 5분위 소득계층 간의 격차가 심화될 것이지만 보다 우려되는 것은 소득 2분위와 3분위 소득계층의 하향평준화로 중산층인 허리 계층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초중등 학생과 대학생 등 청소년 세대는 동일 교육을 받은 여타 세대와 비교해 교육 수준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 중간층 학력을 가진 학생들이 줄어들어 교육에서도 세대 간 양극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완화할 수 있는 정책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정부와 지자체는 양극화 극복과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자유시장경제의 기본 원리에 충실하면서 혁신 성장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비상시국일수록 공공은 시장원리의 기본 원칙을 따르면서 최소한의 정책 개입과 조율이 중요하다. 정부 주도의 개인과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규제하는 것은 최소화되어야 한다.성장이냐 분배냐는 정책 논쟁에서 성장과 분배가 모두 중요하듯이, 서로 상반된 것으로 보이는 경제와 방역 사이 극단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중도 정책에 대해 시장에서의 신뢰 확보를 항상 고민할 필요가 있다.혁신성장은 산업구조 조정과 규제 혁파 및 기업가정신을 발현하는 전략으로 지역 일자리나 경제 활성화 대책과 연동될 수 있다. 생산성 증대나 일자리 창출의 긍정적 외부효과(External Effects)를 이끌어 내는 혁신 지표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혁신성장 성과가 실제 생산성 증대나 일자리 창출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대구경북 지역의 소득 및 일자리 모두에 플러스 외부효과를 미치는 혁신지표는 특허 수, 지식제조산업 비율, 기업 집적 활성화로 분석됐다. 포스트 코로나19 시기 기업가정신을 일깨우는 정책과 기업 성장을 반영하는 제조업 분야 지역 혁신 일자리 모델 정립의 필요성을 시사한다.소득 및 일자리 증가를 위한 직접적인 지원 대책도 중요하지만 이에 영향을 주는 혁신지표를 발굴하고, 혁신지표의 긍정적 외부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정책 마련이 보다 중요하다. 또한 금융과 노동 관련 규제로 기업을 옥죄는 것이 아닌 기업이 혁신성장에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2021-02-23 14:02:05

[경제칼럼] 창업 권하는 사회

[경제칼럼] 창업 권하는 사회

1921년, 일제의 탄압으로 많은 지성인과 오피니언 리더들이 술 없이는 하루하루 견디기 힘들었던 시대를 소설가 현진건은 '술 권하는 사회'로 표현한 바 있다. 그로부터 100여 년이 지난 2021년, 현재 대한민국은 4차 산업혁명의 흐름 및 경제적 위기의 돌파구로 창업이 미래를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 즉 창업 권하는 사회를 맞이했다.소니, 노키아와 같이 세계 시장을 호령했던 20세기 대표 기업들이 몰락하고 전통산업의 가치는 급속히 하락했다. 그에 비해 애플, 구글과 같은 IT 기업들이 이전에 없던 산업 생태계를 만들며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기존 산업의 지각변동에서 생존을 위한 변화를 택한 기업들이 혁신을 일으키며, 글로벌 창업 붐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중국은 경제 활성화와 청년 취업난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리커창 국무원 총리가 지난 2015년 범국민적 창업을 강조한 이래로 창업가를 이르는 '촹커' 1억 명 육성을 위해 중관촌을 중심으로 청년창업 육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서울의 노량진이 공시촌이라면 베이징의 중관촌은 청년창업의 메카이다. 한국의 청년들이 공무원을 꿈꿀 때, 중국의 청년들은 IT 창업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그 영향으로 중국의 하루 평균 신생 기업 수는 2017년 1만6천600개에서 지난해 2만2천 개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0년 5월 기준 전 세계 436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중 미국(214개)에 이어 중국(107개)이 2위를 차지한 데 비해, 한국의 유니콘 기업은 12개에 불과했다. 중국 대학가를 점령한 창업 열풍에 중국 대학생의 90%는 창업을 생각하고, 20%는 창업을 준비한다고 한다. 인구 1만 명당 신설 기업의 수가 한국은 15개인 데 반해 중국은 32개로, 창업 생태계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핀란드 정부는 노키아 사태를 통해 특정 대기업에 의존한 산업 구조의 위험성을 깨닫고 청년들의 혁신 창업에 대대적으로 지원한 결과, 대구경북 인구와 유사한 인구 550만의 작은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4천여 개의 스타트업이 탄생하며 세계에서 인구당 스타트업이 가장 많은 스타트업 선도 국가로 손꼽히게 됐다. 프랑스는 마크롱 대통령 취임 후, 프랑스를 창업의 나라로 만들기 위한 정책을 펼쳐 나가고 있다. 세계 최대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스타시옹 F' 및 창업을 희망하는 외국인 취·창업자를 위한 '프렌치 테크 비자' 등 정부 주도의 창업 지원 정책을 펼치며 창업 붐을 조성하고 있다.다행히 한국도 민간뿐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창업 생태계가 점진적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2000년대 초 법적, 제도적 기반이 미비한 상황에서 투자 주도로 일어났던 1차 벤처 붐은 닷컴 버블과 함께 붕괴되며 주가 폭락과 수많은 벤처기업의 파산을 야기했다. 하지만 네이버, 카카오, 넥슨과 같이 닷컴 버블에도 살아남은 잔류 IT 기업들이 도약해 대한민국 IT 강국의 근간을 이룰 수 있었다.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19라는 전무후무한 상황으로 인해 경제와 산업 구조 전반에 급격한 변화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민국은 그 대응 방안으로 한국형 뉴딜정책을 제시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중심으로 제2의 창업 붐이 조성되고 있다.세계 어디에도 서울과 같이 상위 10%의 대학생들이 모여 있는 도시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 생태계 평가 지수 세계 20위 도시 가운데 서울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중국의 중관촌 같은 창업의 메카도, 핀란드와 같은 창업 환경도 아직은 없다.국가의 운명을 위해 창업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하는 이 사회에서, 청년들이 수없이 넘어지고 실패하더라도 포기하기 않고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실패에 따른 위험을 정부와 사회가 함께 분담하는 창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 청년들이 100번의 이력서보다 1번의 창업을 시도할 수 있도록 창업 활성화를 위한 인식의 개선과 탄탄한 사회 안전망이 뒷받침될 때, 진정으로 창업을 권할 수 있는 사회, 혁신 창업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사회가 될 것이다.

2021-02-16 14:02:38

[경제칼럼] 애플카와 파이어족

[경제칼럼] 애플카와 파이어족

애플이 만들 것이라고 예상되는 자동차, 소위 애플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벌써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의 주가가 갑자기 폭락하고, 애플카 수혜주로 지목되어 주가가 들썩인 기업도 있다. 지난해는 테슬라가 가장 주목받는 자동차 기업이었다면 금년은 확실히 애플이 뉴스의 중심이 된 것이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기업이 즐비한 자동차산업에서 정보통신(ICT) 기업이 이렇게 시장을 흔들어 놓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다시 한번, 애플과 테슬라가 탄생한 실리콘밸리의 저력에 감탄하면서 도대체 무엇이 이런 일들을 가능하게 하는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실리콘밸리는 엄청난 투자금과 첨단기술로 상징된다. 투자금을 받아 첨단기술과 좋은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은 모두 인재 확보로 귀결된다. 따라서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인재를 중심에 두는 기업 문화가 있고, 이것이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이 점을 고려하여 우리의 현실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자.첫째, 실리콘밸리는 제도보다 사람을 믿는다. 실리콘밸리 기업의 개발책임자는 업무에 대해 사실상 무제한의 권한을 갖는다. 인재 채용, 조직 구성, 자금 사용 등에 대해 전권을 가지도록 지원하기에 개발책임자는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이에 비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고도 인재의 활동을 기존 관습이나 사규로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혁신은 원래 이질적인 기술과 문화가 만나야 성공하는데, 아무리 우수한 인재라도 기존 체제에 순응하는 것부터 배워야 한다면 혁신이 발생하기 어렵다. 결국 사람을 믿지 못하고 제도로 관리하는 문화에 적응하느라 어렵게 유치한 우수한 인재는 진이 빠진다.둘째, 실리콘밸리는 수많은 스타 개발자가 기업의 중심이 된다. 개발책임자는 개발에 성공하면 그 제품을 대표하는 스타 개발자가 돼 대중의 주목을 받는다. 실리콘밸리에는 유명한 기업만큼 더 많은 스타 개발자들이 존재한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은 파격적인 스톡옵션까지 제시하며 스타 개발자를 '모시기' 위해 모든 것을 투자한다.우리는 어떤가? 논문을 잘 써서 스타 과학자가 된 사람은 있어도 스타 개발자는 찾기 어렵다. 인재를 뺏기기 싫어 감추는 경우도 있겠지만 개발자에게 그만큼 합당한 대우를 해 주고 있는지 의문이다. 기업의 여력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기존 기업은 물론이고 스타트업까지 지분에 따른 경영권 유지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결코 좋은 개발자를 모실 수 없다.셋째, 실리콘밸리는 경쟁을 즐긴다. 지금은 애플과 테슬라만 주목받고 있지만, 5년 뒤, 10년 뒤, 이들과 견줄 좋은 기업들이 실리콘밸리에는 즐비하다. 왜 그럴까? 몇 년 전 발표된 미국 10대 ICT 기업 직원 평균 근속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위를 차지한 페이스북이 2년 조금 넘고, 꿈의 직장이라는 구글도 2년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것은 실리콘밸리의 개발자들이 끊임없이 옮겨 다니면서 개별 기업의 역량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기 때문이다. 애플카를 주도하고 있는 인사들의 상당수는 테슬라에서 옮겨온 직원들이다. 1, 2년 걸리는 업무를 완료하면 더 좋은 조건으로 끊임없이 이직하면서 경쟁하는 실리콘밸리의 개발자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우리가 좀 더 도전적이야 한다.요즘,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30, 40대에 조기 은퇴한다는 '파이어족'(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이라는 신조어가 국내에서도 유행하고 있다. 테슬라 주식을 산 소위 '서학개미'와 애플카 이슈에 올라탄 사람들 중에는 파이어족이 되기를 꿈꾼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실리콘밸리에도 개발자 출신 파이어족 성공 스토리가 종종 회자된다. 실리콘밸리의 파이어족은 꿈을 실현하는 사람이고, 주식 투자에 집중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이룬 성과를 쫓아가는 사람이라면 우리는 늘 실리콘밸리의 종속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대한민국에도 실리콘밸리 사람들처럼 꿈을 이뤄 파이어족이 된 사람이 더 많아지도록 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그것이 기업이 사는 길이고, 가까운 미래에 애플과 같은 국내 기업이 탄생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2021-02-09 14:49:54

[경제칼럼] 집 값 올리는 부동산 대책 내지마라

[경제칼럼] 집 값 올리는 부동산 대책 내지마라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더 강력한 (부동산) 대책도 주머니 속에 많이 넣어두고 있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지난 정부 동안 우리 서민들을 괴롭혔던 미친 전세 미친 월세, 이런 높은 임대료의 부담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라도 부동산 가격 안정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이 역대에 없던 강력한 대책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부동산 가격을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결과는 암담했다. 현 정부는 지금까지 24번의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지만 효력은 없었다. 최근 경실련 자료에 의하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무려 82% 상승했다. 공동주택 실거래가 지수로도 60% 이상 상승했다.이러한 상황에도 현 정부는 매번 대국민 메시지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자신 있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다. 투기는 근절하겠다는 것이 확고한 원칙이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결과적으로,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초저금리(기준금리 0.5%)를 단기간에 실행해 다주택자의 부를 증식시키고, 세금으로 일부를 환수해 가겠다는 정책으로 전락했다.그렇다면, 왜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이 나올 때마다 집값이 올랐을까?첫째, 공급을 억제하면 집값이 상승한다. 현 정부 들어 '분양가상한제'와 '고분양가관리지역 지정'으로 공급이 감소한 것이다. 3년 전 분양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라고 하면 누가 사업을 할 수 있겠는가. 공급이 감소하면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둘째, 전매를 제한하면 집값이 상승한다.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의 분양권 전매 제한은 5~10년, 지방의 투기과열지구는 5년이다. 조정대상지역은 소유권 이전 등기일까지 매매할 수 없다.새집이 귀하니 매매 가능한 새 집값은 천정부지로 오른다. 주변 새 아파트 시세 대비 신규 분양가는 턱없이 저렴하니, 당첨만 되면 로또다. 공급을 하면 뭐하나. 전매를 제한한 신규 공급 물건은 회전되지 않으니 일부 공급은 언 발에 오줌 누기다.셋째, 취득세율을 인상하면 집값이 상승한다. 거래세인 취득세는 과거 취·등록세로, 매매가의 5%를 납부했다. 거래세는 가격을 상승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1%까지 인하되었지만, 현 정부가 대폭 인상했다. 6억원 이상 주택에 대해서 단계별로 3%,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게는 8%, 3주택자에게는 12%를 부과했다.거래를 못 하게 막는 데는 성공했지만, 종국에는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취득세뿐만 아니라 공시가격 현실화 90%가 되면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이 모두 거래세로 이전돼 매매가격 상승을 가져올 것이 자명하다.넷째, 양도소득세율을 인상하면 매매 거래가 위축돼 집값이 상승한다. 오는 6월부터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20% 할증으로, 58~62%의 양도소득세를 부담하게 된다. 매도자가 "세금 다 내고 나면 남는 것도 없다"며 물건을 거두어들이면, 부동산 물건이 줄고 거래가 위축되니 자연스럽게 집값은 상승한다.다섯째, 임대차보호법에 정부가 개입하면 집값은 상승한다. 임차인을 보호하는 법 개정으로 임차인의 임차 갱신율은 당연히 높아졌다. 2년 전 가격을 더 보장받게 됐으니 그대로 눌러사는 것이다. 형편이 좋아서 더 좋은 집으로 옮겨 갈 수도 있고 줄여 가야 할 상황이 될 수도 있지만, 전세 구하기가 힘들고 새로 전세를 구하자면 가격이 너무 올라 우선 눌러앉고 본다.갱신율은 높아졌으나 시장에 나오는 거래 물건은 줄어들게 되고, 임대가 만료되는 물건은 4년 기간을 반영해 임대가격이 급상승했다. 전세를 못 구한 세입자들이 어쩔 수 없이 집을 사려는 매수자로 돌아서면서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서민과 젊은이들을 위한다는 부동산 정책이 집값 올리는 정책이 돼 오히려 서민과 젊은이들을 울리는 부메랑이 됐다. 규제 일변도의 정책은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미래 세대의 희망을 앗아갔으며, 세대 간의 장벽을 더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이제는 결자해지(結者解之)로 반시장적인 규제의 벽을 허무는 부동산 정책을 부탁한다.

2021-02-02 14:01:15

[경제칼럼] 하찮은 아이디어는 없다

[경제칼럼] 하찮은 아이디어는 없다

'크게 될 작은 아이디어를 알아보지 못하는 하찮은 안목만이 있을 뿐'. '2019 기업가 정신 실태조사'에서 대구경북 청년들의 창업 의지가 전국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대구경북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해 처음으로 던진 구호이다.이는 삼성전자 재직 당시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을 운영하며 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격려할 때 하곤 했던 말이기도 하다.처음에는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작은 아이디어도, 도전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혁신 아이디어로 진화하고 발전해 나가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 여기 교훈이 되는 몇 가지 사례가 있어 소개해 보려 한다.C랩 과제를 선정할 때 있었던 일이다. 3D 프린팅 산업 육성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던 때였는데, '음식을 프린팅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푸드 프린터'를 과제로 도전한 팀이 있었다.불과 2주 만에 만들어낸 푸드 프린터 프로토타입 카트리지를 통해 나오던 피자 반죽을 처음 봤을 때의 생경함이란! 누구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참신하고 생소한 아이디어였지만 '누가 프린팅된 음식을 먹겠어?' '시장의 수요가 있겠어?'라는 회의적인 평이 지배적이었고 결국 그 아이디어는 최종 과제로 선정되지 못했다.하지만 머지않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2013년,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식 개발을 위해 3D 푸드 프린터 분야에 12만5천달러를 투자한 것이다. NASA는 푸드 프린터로 만들어낸 음식은 폐기물이 없다는 점, 고체 형태의 음식을 만들 수 있어 우주인들의 저작 운동과 위장관 운동에 도움이 된다는 점, 필수 영양 성분을 쉽게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후 푸드 프린터 분야에 관심과 투자가 증가했고, 이를 시작으로 푸드 프린터는 미래의 생활상을 바꾸어 놓을 대표적인 기술 중 하나로 평가되기 시작해, 현재는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10대 유망 기술로 지정되는 등 촉망받는 산업으로 성장했다.또 하나의 사례로 지난 2013년, 직접 끌지 않아도 주인을 인식해 따라오는 캐리어 제작을 목표로 C랩에 선정되었던 아이디어가 있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겨울 왕국의 눈사람 모형에, 소형 UWB 레이더를 장착해 연동된 휴대폰을 졸졸 따라오게 만든 모델을 구현하는 데 성공해 생소하고 기발하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이 신선한 아이디어는 초기 기술 구현 및 비즈니스 미팅까지 추진되었지만, '과연 그게 되겠어?'라는 다수의 부정적 평가들에 결국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데 실패했다.그러나 이듬해인 2014년 레이더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와의 거리를 감지해 이동하는 데 성공한 스마트 캐리어가 해외에서 처음 출시됐다. 크게 될 기회를 놓친 작은 아이디어는 이후 스마트 캐리어, 자율주행 캐리어, 로봇 캐리어 등의 이름으로 AI(인공지능) 센서, GPS(위성항법장치) 등의 다양한 기능을 탑재해 고도화되기 시작했다.현재는 오프라 윈프리, 제시카 알바, 토리 버치 등 유명 셀럽들이 앞다투어 구매하며 대기 명단에 1만 명 이상을 올릴 만큼 주목받는 아이템이 되었다.위의 사례들이 주는 교훈은 처음부터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작은 아이디어라도 비난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격려하며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최초의 자동차는 시속 5㎞/h의 속도로 경쟁 상대인 마차보다도 느렸고, 라이트 형제가 만든 최초의 비행기 플라이어호는 고작 12초에 40m를 비행했다.이들의 시작은 비록 형편없었지만 그 시작이 미약하다는 이유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면 현재와 같은 눈부신 발전은 결코 불가능했을 것이다.이처럼 위대한 창업의 시작은 아주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한다. 기발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정부와 지자체에서 아이디어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는 창업 환경이 조성될 때 비로소 작은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찮은 아이디어란 없다. 숨은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하찮은 안목만 있을 뿐.

2021-01-19 14:14:59

[경제칼럼]코로나 팬데믹이 일깨워 준 제조업의 중요성과 과제

[경제칼럼]코로나 팬데믹이 일깨워 준 제조업의 중요성과 과제

1년 전 이맘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으로 소위 마스크 대란이 시작됐다. 마스크 가격이 폭등하고, 요일을 정해 마스크를 사야 하는 낯선 상황을 우리는 맞이했었다. 다행히 이런 비극적 상황이 여름이 끝나기 전 해소됐는데 3, 4개월 만에 국내 마스크 생산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하지만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 저개발 국가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도 아직까지 마스크를 비롯한 의료용품 부족에 시달린다.전 세계 의료용 마스크 생산량 1, 2위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이 코로나 팬데믹 초기부터 지금까지 의료용 마스크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일까? 비행기와 인공위성까지 만드는 미국은 왜 우리처럼 빨리 마스크 생산량을 늘릴 수 없었을까?참고할 만한 하나의 사례가 있다. 세계 최대 정보통신 기업 애플은 2010년대 들어,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PC와 스마트폰을 생산하기 위해 상당한 투자를 해 왔다. CEO인 팀 쿡이 직접 생방송에 출연해 중국에서 위탁 생산하던 대당 3천달러짜리 최고급 PC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서 생산한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공장을 세우고, 생산 시설을 갖춘 후, 본격 양산에 돌입하는 과정에서 애플은 큰 난관에 봉착했다.PC 부품으로 특수한 모양의 나사가 사용되는데, 미국 오스틴시에서는 이를 구할 수 없었다. 오스틴에 있는 모든 공장을 다 뒤졌지만, 적정 수량을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애플은 손실을 감수하고 생산 일정을 미뤄야 했고, 중국에서 나사를 수입한 후에야 생산을 시작할 수 있었다.최근 미국은 중국과 그야말로 무역 전쟁을 불사하면서까지 해외 공장을 미국으로 다시 끌어들이고, 제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애플의 사례는 아무리 미국이라도 그런 노력이 쉽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이것은 제조업의 핵심에 공급사슬(supply chain)이 자리 잡고 있어서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고, 막대한 자금 투자 능력이 있더라도 공급사슬이 무너지면 제조가 불가능하고, 공급사슬을 구축하는 것은 단기간에 가능한 게 아니기에 미국은 우리와 달리 빠르게 마스크 생산량을 늘릴 수 없었던 것이다.지난 수십 년간 대구경북은 제조업 공급사슬이 잘 갖춰진 지역 중 하나였다. 섬유산업과 전자산업이 지역에서 성장한 것도, 완성차 기업은 없지만 수많은 자동차부품 기업이 존재할 수 있는 것도 지역에 제조업 공급사슬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최근 지역의 제조업 공급사슬은 여러 측면에서 큰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공급사슬 경쟁력의 핵심인 기술과 인재의 재생산과 혁신이 지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조업 공급사슬은 외형적으로는 부품과 부분품의 수요-공급 관계 또는 원청-하청 관계로 표현되지만, 그 속에는 기술과 인재가 숨어 있다. 지역의 장인급 소공인들은 점차 은퇴하고 있으나 이를 메울 사람은 부족하다. 심지어 있는 기술조차 전수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제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가 제조업 분야 전문 인력 양성을 게을리해 온 영향이 적지 않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소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 필요성이 대두되기 전까지, 적어도 지난 20년간 정부의 소재, 부품, 장비 분야 고급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은 손에 꼽을 정도다.나사 하나 때문에 난관에 봉착했던 애플의 사례처럼 한 번 무너진 제조업 공급사슬을 다시 세우는 것은 아주 어렵다. 지역에 존재하는 제조업 공급사슬이 와해되기 전에 체계적인 정책을 세워 빨리 움직일 필요성이 있다.대구시와 경상북도가 자동차, 로봇 등 지역 핵심 제조업과 관련된 인력을 양성하는 '휴스타 프로젝트' 같은 사업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기존 세계적 제조업 분업 체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대구경북이 이러한 전환기에 세계적인 제조업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2021-01-12 14:14:04

[경제 칼럼] 집, 팔라는 거야? 팔지 말라는 거야?

[경제 칼럼] 집, 팔라는 거야? 팔지 말라는 거야?

지난해 정부가 스물네 번의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지만, 시장은 냉담했다. 결국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 채 새해가 밝았다. 올해도 부동산은 문제성 많은 화젯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내 집 하나 있는 사람과 집 하나 없는 사람, 엄청나게 오른 집과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집, 강남에 수십억원짜리 집을 가진 사람과 지방 중소도시에 집을 가진 사람, 영혼까지 끌어다 집을 사는 20·30대와 대출을 낼 수 없어 내 집 마련의 꿈마저 꿀 수 없는 사람까지…. 오늘날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부동산에 매몰되어 있다.대한민국 전체가 왜 부동산이라는 단일 재화에 이렇게 매몰돼 있는 것일까? 무엇보다 자고 나면 폭등하는 집값이 가장 큰 원인이다. 저금리에 갈 데 없는 돈이 부동산에 몰리면서 이제 집은 쏠쏠한 재미를 주던 소박한 재화가 아니라, 로또 같은 투기의 수단이 되고 있다.가만 있으면 뒤처질 것 같고, 한번 나서자니 영혼까지 끌어와야 할 판이니, 부동산에 매몰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가격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정부 대책마저 발표할 때마다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집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경제활동을 하면서 집이 가장 좋은 재테크 수단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내 집 하나쯤은 가져야 행복할 거라는 믿음 역시 우리를 지탱해 온 기본 가치다. 집은 그랬다. 가정의 행복을 담보하면서 쏠쏠히 재산을 불려가는 자유시장경제에서 독특한 재화였다. 그래서 집은 우리에게 비바람을 막아주는 주거 개념 이상의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부동산 광풍으로 집이 있어도, 집이 없어도 고통받고 있으며, 계층 간의 상대적 박탈감으로 삶의 의욕마저 상실되어가고 있다.지금껏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보면, 무엇보다 시장에 바탕을 두지 않고, 장기적이지도 않다. 발표되는 부동산 대책마다 일시적 응급 처방에 급급한 모양새다. 실제로 정부는 장기적으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공급 확대보다는 단기적으로 효과가 날 수 있는 수요 억제를 고집하고 있다. 최근에도 조정대상지역과 고분양관리지역을 대폭 확대 지정하는 등 주택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지금껏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없다. 오히려 현금 부자들의 기회만 키웠고, 서민을 위한다는 '임대차3법'은 전세금 폭등, 전세 매물 실종을 가져왔으며, 고분양가관리지역(분양가 제한) 지정은 로또 분양을 유발하는 등 정책의 엇박자를 보여줄 뿐이었다. 임대사업자 장려책으로 부동산 매물은 엉뚱한 곳으로 흘러들어 매물 품귀 현상에 집값 급등을 자초했다. 정부는 팔라고 하지만, "팔고 나면 세금 다 내고 남는 게 없다"며 매도자들은 여전히 지켜보고 있다.급등하는 주택가격을 억제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은 공급 확대일 것이다. 하지만 현 정부는 임기 내 대량 공급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자 주택가격 안정화 실패 이유를 다주택자 탓으로 돌리고 있다. 다주택자는 부정(不正)으로 부를 축적하는 사람으로 치부하고, 국무위원과 고위 공무원들에게는 직을 유지하려면 집을 팔라고 강요하고, 개인들에겐 집을 팔지 않으면 징벌적인 세금을 매기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현 정부가 집권하고 있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집을 팔고 나서 후회했을까. 매도하자마자 매일 상승하는 집값을 보면서 버티지 못한 자신을 얼마나 원망했을까. '지금 팔아야 하나?' '후회 안 할 자신은 있나?' 묻지 않을 수 없다.다시 새해다. 오늘 떠오른 태양이 지난해 빛나던 그 태양과 다를 바 없지만, 우리는 새것에 대해 유독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옷장에 옷이 많아도 또 새 옷을 사고, 몇 년 타지 않은 자동차가 잘 굴러가지만 신차에 마음이 쏠린다. 집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오래된 집보다는 새집에 살고 싶어 한다. 인간의 욕망은 잠시 묻어둘 수는 있어도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경제활동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이다.주택을 신규 취득하면 취득세를 중과세하고, 매도하지 않고 보유하면 보유세를 중과세하고, 양도하면 양도소득세를 중과세하는 법 안에서 도대체 집을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팔라는 것인가, 팔지 말라는 것인가? 국민들은 오늘도 헛갈린다. 앞뒤 안 맞는 정책으로 주택시장 안정화는 요원하지 않을까, 오늘도 염려스럽다.

2021-01-05 15:28:18

[경제 칼럼] 중소기업 백서

[경제 칼럼] 중소기업 백서

1년 동안 매일신문에 경제칼럼을 연재한 것이 필자에게는 그동안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정리할 시간을 주었으며 주변 기업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해주었다.이제 마지막 경제칼럼을 쓰면서 어떤 주제로 할지 고민하다 그동안 적은 칼럼들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 보기로 마음먹었다.먼저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기업의 역할은 노력하여 얻은 이익을 통해 고용과 납세의 의무를 성실히 하는 것이 사회적 역할의 기본이다.그러나 요즘 사회와 언론은 높은 연봉과 좋은 복지 혜택을 주는 소수의 특별한 기업에 너무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보통의 중소기업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곤 한다.필자도 물론 이런 기업을 만들고 싶고 이들이 좋은 기업으로 홍보되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기업이 주목받는 만큼 묵묵히 최선을 다하며 고용과 세금 납부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보통의 기업들도 함께 재조명되어 기업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으면 한다. 마치 우리의 부모님이 성실히 일하고 법과 질서를 잘 지키며 자녀를 최선을 다해 키운 것만으로도 훌륭하시고 존경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는 것처럼 말이다.둘째 중소기업 구직난 해결을 위해서는 장기근속자에 대한 지원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 정부는 중소기업 구직난을 해결하기 위해 청년이 중소기업에 취직할 때 일정 기간 동안 다양한 재정적 지원을 해주고 있다. 분명 이 지원 제도가 중소기업 구직난 해결에 도움을 주지만 3년 정도의 지원 사업이 끝났을 때 더 이상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고, 불안정한 미래와 근무할수록 커지는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라는 숙제는 해결할 수 없다.그래서 우리나라도 유럽의 일부 국가처럼 중소기업에 오랫동안 근무한 근로자에게 대기업의 80% 수준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재정적 지원 정책을 펴거나 또는 주택청약이나 자녀 학교 배정에서 우선권을 주는 것과 같은 장기적 지원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급여 및 복지의 차이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많은 청년들이 장기적인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중소기업 입사를 망설이고 있는 현실에서 청년 입사자에 대한 지원 정책에다가 이런 장기근속자 지원 정책이 동반된다면 더 많은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에 종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마지막으로 중소기업은 힘든 시기라도 미래에 대한 투자와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과거 우리의 많은 조부모 및 부모 세대들이 어려운 생계 속에서도 가정의 미래인 자녀 교육에 투자하고 헌신하셨다. 만약 그때 우리 부모님들이 먹고살기 어렵다는 이유로 자녀의 교육 대신 당장 생계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였더라면 과연 지금의 대한민국이 가능했을까?물론 지금의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많은 중소기업이 미래를 생각할 여력이 없다는 것을 같은 중소기업인으로서 너무나 잘 안다. 그럼에도 기업은 미래를 위한 투자와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기업은 당장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미래가 없다면 희망이 없는 것이고 그것은 결국 조직의 활기가 사라지면서 훌륭한 인재들이 기업을 떠나는 악순환의 고리로 접어들기 때문이다.2020년은 많은 이들에게 힘든 시기였으며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분들에게는 회사를 더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며 절망 속을 걸었던 한 해였을 것이다. 그분들에게 전해드리고 싶은 말로 배달의 민족 경영 자문인 신병철 박사가 강연에서 한 말인 "성공하지 못한 것을 걱정하지 말고 실력 없이 성공한 것을 걱정하라. 실력 없이 성공하면 오래가지 못하고 실력이 있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성공한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이 말처럼 지금 어려운 시기에 고군분투하는 중소기업인들이 우리 기업의 저력을 믿고 실력을 키우면 반드시 성공하는 날이 올 것이다. 대한민국의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가지고 이 시기를 잘 이겨낸다면 또 한 번 도약할 날이 곧 올 것이라 믿는다.

2020-12-29 11:25:57

[경제칼럼] 임대차 3법과 민간주택 임대 시장의 변화

[경제칼럼] 임대차 3법과 민간주택 임대 시장의 변화

정부는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임대차 3법을 도입했다. 임대차 3법이란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추가하는 '임대차보호법' 개정안과 전월세신고제를 의무화하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지칭한다.임대차보호법에서 새로이 추가된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는 임차인의 법적 지위와 권리를 크게 향상시켰다. 그러나 개정된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지 5개월이 경과하였으나,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비정상으로 변동하고 있으며 임차인의 주거는 더 불안정해진 것 같다.개정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는 전세 물건 품귀로 인한 전세가격 상승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세가격 상승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근 지역의 주택가격을 상승시키는 풍선효과를 유발하고 있다.정부는 이 같은 풍선효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달 19일 대구시 수성구를 포함한 7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그 후 한 달도 경과하지 않은 12월 17일에 또다시 대구시 전 지역, 경산시와 포항시 남구를 포함한 전국 36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그러나 현 정부의 핵심 부동산 정책인 일련의 핀셋 규제 효력은 이미 무력해진 느낌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부동산 문제는 특정 지역에 국한돼 발생하는 국지적인 사회질병(Social Disease)이 아니다. 부동산 광풍은 전국으로 확산돼 다른 문제와 복잡하게 얽혀진 고약한 난제로 변모하고 있다. 부동산 문제의 발생 지역을 정확하게 탐색해 표적 치료하는 핀셋 처방은 여전히 증상(현상) 처방이지 문제의 발생 원인을 치료하는 원인 처방이 될 수 없다.임대차 3법 도입 이후, 전세 물건의 품귀 현상과 부동산 가격 상승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조정대상지역을 확대하는 핀셋 규제는 단편적이고 사후적인 현상 처방인 듯싶다. 현재의 전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분석해야 한다.개정 임대차보호법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의 소급 적용을 허용했다. 기존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청구권을 소급 적용해 줌으로써, 전세 물건의 품귀 현상은 심화됐다. 기존 임차인에게는 계약갱신권에 의한 재계약이 신규 전세계약보다 훨씬 저렴하다.대부분의 기존 임차인이 계약갱신권을 통한 재계약에 나서면서 부동산 시장의 신규 전세 물건은 대폭 감소했다. 또한 가격상한제를 적용받는 계약갱신권에 의한 전세가격은 신규 전세가격보다 저렴하다. 이에 따라 동일한 주택에 대해 계약 유형(계약갱신계약 혹은 신규 전세계약)에 따라 이중 가격이 형성됐다.계약갱신청구권이 소멸되는 2년 후의 전세가격은 대폭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계약갱신권이 종료된 2년 후 재계약시, 임대인은 시장가격에 계약갱신권으로 인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임대소득을 추가한 금액으로 신규 전세계약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인상된 전세가격을 감당할 수 없는 임차인은 저렴한 주택으로 어쩔 수 없이 이사하는 주거 하향 이동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전월세상한제는 임대주택의 질을 저하시키고 편법 거래를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 전월세 상한가격이 시장가격보다 낮으면, 임대인은 시설 유지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그 비용을 임차인에게 전가시킬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면 도배, 장판 및 싱크대 수리와 같은 비용을 임차인이 부담하는 조건으로 거래하는 것이다. 또한 임대인은 특정 임차인만을 선별해 계약하는 임차인 차별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민간 임대 시장에 대한 과다한 규제는 편법 거래를 조장하고 시장 기능을 마비시키며 나아가서 임대주택 공급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우리 나라의 공공임대주택 공급 수준은 10% 이하로서, 다른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높은 공공임대주택 보급률(20~40%)을 지닌 선진국에서 적용하는 임대주택의 공공성 기준을 민간 임대 시장에 강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정부는 민간 임대 시장의 규제 강화보다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공공임대주택의 공급 확대에 최우선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도심 지역에 공공 참여형 재건축 및 재개발 사업의 활성화를 통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2020-12-22 09:5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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