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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내실 있는 통합신공항 건설

[기고] 내실 있는 통합신공항 건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잘 건설되고 활성화돼 대구경북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할 때이다.경상북도의회 신공항이전지원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원만한 신공항 건설을 위해 제언을 하고자 한다.첫째, 신공항 건설에 필요한 재원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 현재 9조원으로 예상되는 신공항 건설에 필요한 예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면밀하고 세밀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군사 공항은 국방부 예산으로 건설한다고 하더라도 민간 공항 건설에 필요한 예산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부족하다. 현재 대구시가 기존 대구공항 부지를 매각해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재원을 조달한다고 하지만, 현재의 경제 여건과 대구의 주택 보급률 등을 고려할 때 과연 필요한 만큼의 재원을 조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종합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이 요구된다.둘째, 예비타당성 조사, 농지 전용, 그린벨트 등 행정적인 절차의 면제 또는 간소화 등이 필요하다. 의성 비안면과 군위 소보면은 많은 농지가 있고 그린벨트 지역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게 되면, 경제적 효율성이 낮게 나올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 현재 대구경북의 상황에서 공항 건설이 경제적 효율성이 다소 낮다 하더라도 미래 가치를 위한 투자와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관련 부처와의 신속한 협의와 의성군과 군위군의 신속한 행정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셋째, 경북 도민과 대구 시민들의 신공항 이용을 활성화하고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공항 건설 이후 대구 시민들이 신공항을 이용하기에 편리해야 하고, 경산 시민을 비롯해 영천, 경주, 포항 시민들이 쉽게 신공항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경산 시민과 포항 시민 등이 다른 지역 공항을 이용하게 된다면, 대구경북의 신공항은 운영에 매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지역 공항을 많이 이용하라고 부탁할 것이 아니라, 시·도민이 자연스럽게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통합신공항이 국내의 다른 공항과 차별화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넷째, 항공 물류를 이용할 수 있는 첨단 기업을 경북에 유치해야 한다. 신공항이 위치하는 의성과 군위는 구미공단과 인접해 있다. 그러나 최근 구미공단 내 삼성과 LG 등 첨단 부품을 소재로 하는 기업들이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추세에 있다. 반도체, 휴대폰 등 첨단 산업의 경우 항공 물류를 이용한 신속한 수출이 필수적인 기업들이다. 신속하고 안전한 항공 물류의 강점이 첨단 기업의 수출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첨단 기업이 떠나는 구미공단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기업 유치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다섯째, 의성과 군위만이 아닌 대구경북 전체의 성장 동력이 되어야 한다. 이철우 도지사는 이전 부지를 선정하기 위해 지역 주민들과 약 7조원에 이르는 개발과 지원을 약속했다. 이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아울러, 신공항 건설에 대한 효과가 경북 전체로 확산되어야 한다. 낙후된 북부 지역은 물론 경산을 비롯해 청도, 영천, 경주 등 경북의 다른 시군에까지도 신공항 건설에 따른 성장 동력이 확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시군별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고 필요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과정에서 다양한 대내외적인 어려움이 예상된다. 경상북도의회 신공항이전지원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여러 위원들과 함께 500만 시·도민의 지혜와 역량이 결집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다.

2020-11-26 15:12:49

[기고] 어촌의 미래, 어촌뉴딜 300사업

[기고] 어촌의 미래, 어촌뉴딜 300사업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해외 출입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어촌이 안전한 곳으로 인식돼 새로운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어촌은 바다, 섬, 자연경관, 해양레저, 수산자원 등 다양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지만, 기본적인 인프라와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어촌 지역을 활력이 넘치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어촌뉴딜 300' 사업을 2019년부터 추진하고 있다.한국농어촌공사 경북본부는 2019년 경주시 수렴항 등 3지구에 대해 완성도 높은 사업 계획을 바탕으로 전국 최초로 사업에 착공했고, 2021년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2020년에는 경주시 나정항 등 6지구의 사업 계획을 전국 최초로 승인받고 2021년 초 공사 착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이 사업은 해양관광 활성화와 생활 밀착형 SOC의 현대화를 통한 어촌 주민 삶의 질 제고와 국가 균형발전 실현을 목표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 300개의 항·포구에 대해 총 3조135억원을 투입해 정비할 계획이었으나, 지방자치단체, 지역 주민들의 호응도가 높아 향후 대상지가 확대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새로운 방향으로의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첫째, 지역 특성에 맞게 유형별(어항시설, 어촌마을, 어항시설+어촌마을)로 사업 대상지를 선정하고 지원해야 한다. 사업 대상지가 지방어항, 어촌정주어항, 마을공동어항과 소규모 항·포구로 광역 및 지방정부의 역량과 관심도에 따라 어항 및 마을 기반시설이 잘 정비된 지역이 있는 반면 낙후되고 소외돼 정비가 시급한 지역도 여전히 많이 있다. 즉, 어업 및 수산업 활동을 위한 기반시설이 충분히 갖춰진 지역은 어촌마을 재생이 필요하고, 어촌마을이 잘 정비된 소규모 항·포구인 경우에는 어업활동을 위한 어항 정비가 필요하다.둘째, 무분별한 건축물 신축을 지양하고 마을에 위치한 어촌계회관, 마을회관 등의 기존 시설물을 리모델링해 건축물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기존의 공공 재원이 투입되는 다양한 사업들을 통해 어촌체험관, 어촌계회관 등이 설치되었고, 어촌뉴딜 300 사업 또한 다양한 건축물의 신축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건축물 등기가 어촌계, 마을회로 되어 있는 어촌계회관, 마을회관 등을 리모델링해 사용할 경우 등기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는 효과를 갖게 된다.셋째, 사업 준공 이후 최소 2년간 사업 지속성 확보를 위해 광역 및 지방정부 차원에서 역량 강화 사업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정책 사업이 하드웨어 중심의 가시적인 성과 위주로 진행되면서 마을공동체의 회복과 활성화에 대한 지원이 미흡했다. 따라서 사업 안정기까지 지속적으로 지역공동체의 역량을 향상시키고 운영 조직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광역 및 지방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16지구 어촌뉴딜 300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한국농어촌공사 경북본부는 경북도청 환동해지역본부와 추가적인 지원과 사업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들을 진행하고 있다.포스트 어촌뉴딜 사업은 지역 주민의 니즈를 바탕으로 지역 특성과 정체성을 잘 반영해야 한다. 유형별로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소멸 위기에 처한 어촌의 활성화와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 주민 소득 향상으로 이어져야 한다. 가고 싶고 찾고 싶은 곳으로 재탄생하는 성장의 사다리가 되길 기대한다.

2020-11-25 16:06:48

[기고] 코로나19 확산 속 안동의 적극행정

[기고] 코로나19 확산 속 안동의 적극행정

그동안 공직사회를 둘러싸고 가장 흔하게 들렸던 '복지부동' '기강 해이' 등 부정적 낱말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공직사회나 공직자를 둘러싼 이 같은 부정적 시각들은 주민들이 얼마나 행정을 불신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말들이었다.하지만 정부가 본격적으로 '적극 행정'을 추진하면서 공직사회 전반에 걸친 새로운 바람이 신선하다. 자발적인 자세와 능동적 사고의 바람이 공직사회와 공직자들 사이에 강하다.'적극 행정', 그야말로 공직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지라는 말이다. 지금껏 '혹시 징계받지 않을까?' '욕먹는 게 아닌지?' '귀찮은데 규정대로' 등의 마인드는 '소극 행정'을 넘어 주민들의 삶을 팍팍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다.공직자들의 소극적 마인드가 결국 주민들의 생존권 문제를 벽에 부딪히게 만들고, 창의적이고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일들이 제자리걸음하도록 만들었다.안동시는 그동안 '소극 행정 혁파' '적극 행정 공무원 책임 면책' '우수 공무원 선발 및 인사상 우대 조치' 등 적극 행정이 공직사회의 시대적 소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올 한 해 안동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모든 행정이 방역과 비대면화에 집중되면서 자칫 느슨하고 수동적일 수 있었던 공직사회를 오히려 적극적 마인드로 바꿔나가는 기회로 삼고 있다.안동시는 모든 행정을 코로나19로 인한 주민 삶에 집중해 타 지역과 차별화되고 선제적인 적극 행정 사례 결과를 가져왔다.천주교 신자들의 1차 성지순례단 코로나19 확진 이후 안동시는 2차 성지순례단 입국이 지역사회에 불안감을 확산시키자, 현지 순례단과 끊임없는 소통과 설득으로 입국 이후 곧바로 별도의 생활치료센터 격리가 가능하도록 해 지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도 했다.4월 총선 막바지에 불거진 인근 예천지역 코로나19 확진과 도청신도시로의 확산 등 심각한 위기 상황이 빚어지자 안동시는 특별현장대응팀을 꾸려 예천지역인 경북도서관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안동시민뿐 아니라 예천군민까지 검체를 실시해 확산세를 멈추도록 했다.총선 과정에서 집단 이동과 생활 등 선거운동원들의 확진이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후보별 캠프와 협의해 후보자는 물론 선거운동원 전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기도 했다.코로나19 장기화로 얼어붙은 소상공인과 지역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실시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의 발 빠른 대응을 위해 읍면동사무소에 기간제 인력을 채용해 적극 행정을 추진하기도 했다.관광 거점도시로 선정된 안동시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안동지역 관광지를 찾는 관광객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전국에서 처음으로 '비대면 안심 방역 게이트'를 제작, 주요 관광지와 행사장 입구에 설치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관광지 이미지를 부각시켰다.최근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전 시민 인플루엔자 무료 접종'을 실시하는 등 독감과 코로나19의 유사한 초기 증세로 인한 의료방역체계 혼선을 피하고, 전 시민이 안심하고 겨울철을 날 수 있도록 했다.이 밖에도 숱한 적극 행정의 산물이 지역 주민은 물론 인근에 자리한 도청을 비롯한 도 단위 기관단체 직원, 예천지역 주민들까지 영향을 받으면서 '적극 행정=상생 발전'이라는 등식으로 이어지기도 했다.앞으로 안동시 공직사회는 '적극 행정'을 통한 '행복 안동'을 만드는 데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각오다.

2020-11-23 15:20:27

[기고] IHO결정과 동해운명

[기고] IHO결정과 동해운명

국제수로기구(IHO)가 전 세계 바다를 이름 대신 고유 식별 번호로 표기하기로 잠정 결정했다.IHO가 16, 17일 화상으로 개최된 2차 총회에서 국제 표준 해도집인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를 디지털 시대에 맞춘 새로운 표준(S-130)으로 개정하기로 하며 취한 조치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S-23에 단독 표기되어 왔던 '일본해'(Sea of Japan)란 이름도 고유 식별 번호로 대체되게 되었다. 그러면 IHO의 이번 결정은 그동안 '동해' 표기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한·일 간 갈등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인가? 대답은 '아니오'이다.동해 표기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 갈등은 192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IHO는 1929년 S-23을 발간하며 여기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였다. 1937년 S-23 개정판, 1953년 3판을 발간할 때까지 S-23의 '일본해' 표기는 지속되었다.1965년 한일 어업협정 체결 시 일본에 대해 동해 표기의 당위성을 주장한 적이 있지만,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동해 표기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기 시작한 것은 1991년 유엔 가입 이후이다.유엔 회람 문서에서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것을 발견한 우리 정부는 관계 부처 대책회의를 거쳐 1992년 동해/일본해 병기를 추진하기로 결정한다.1992년 유엔 지명표준화 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처음으로 동해 병기를 주장한 데 이어, 1997년 IHO 총회에서 이 문제를 다시 제기한다.1970년대 이래 20년 이상 S-23 개정판 발간을 준비해 온 IHO는 동해 수역 명칭 문제라는 새로운 복병을 만난 것이다. 이후 동해 수역 명칭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 갈등은 S-23 개정판 발간에 최대의 걸림돌로 작용한다.IHO의 이번 결정은 일본이 2012년 IHO 실무작업반이 제시한 타협안(한 면은 동해로, 또 다른 한 면은 일본해로 표기)을 거부함에 따라 공전하던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그러나 IHO의 이번 결정은 국제적 항해 지침서로 사용되는 S-23 개정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 논란을 종식시킨 것이지, 동해 표기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는 의미는 아니다.이번 결정을 두고서도 한·일 양국은 해석을 달리한다. 일본 정부 측은 "(S-23을) 계속해서 일반적으로 이용 가능하다"는 사무총장 보고서 표현을 들어 "일본해 단독 표기의 정당성이 인정됐다"고 주장한다. 반면, 우리 외교부는 IHO의 이번 합의는 S-23이 표준이 아니라 출판물로서만 남는다는 것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반박한다.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S-23에서 사용되던 '일본해' 명칭이 가치 중립적인 식별 번호로 대체된다는 것은 명확하다. 또한 IHO 사무총장은 보고서에서 S-23은 "디지털 환경에서 사용이 적절하지 않다(not suitable)"고 함으로써 S-23의 유효성을 부인했다. 다만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역사적 변천을 보여주기 위한 기존 IHO 발간물의 일부로 이용 가능하다"고 함으로써 S-23의 사료로서의 가치를 인정하였을 따름이다.IHO의 이번 결정으로 우리가 지난 20여 년간 추구해 온 '동해가 병기된 S-23 개정판' 발간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S-23에 단독 표기되었던 '일본해' 명칭을 지우는 데 성공한 만큼, 이제는 눈을 돌려 종이 및 디지털 지도 생산자, 각국 지리 교사 등 민간 분야를 대상으로 한 동해 병기 노력을 가속화하여야 할 것이다.

2020-11-22 15:47:09

[기고] 새마을 회원들의 코로나 극복기

[기고] 새마을 회원들의 코로나 극복기

6·25전쟁 중에 '대구의 음악감상실 르네상스에서는 바흐의 음악이 흐른다'는 외신이 타전되어 전 세계에 대구가 문화도시로 알려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포탄이 떨어지는 전쟁의 한복판에서도 문화와 예술의 향기를 간직한 문화도시의 참모습을 보여준다.코로나19로 모두가 공포의 시간을 보내고 숨죽여 살아야 했던 시간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대구의 문화 전사들이 있어 소개한다.2020년 2월 코로나 환자가 특정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져나가 대한민국이 패닉에 빠졌다. 발생 초기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팬데믹 상황이었다.대구는 침착한 코로나 전쟁을 진행했다. 질병은 음습하고 집요하였으나 시민은 당당하고 지혜로웠다. 서로 격려하며 코로나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다. 자발적 외출 자제와 마스크 쓰기, 손 씻기는 코로나를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게 했다.윤순미 새마을 대구북구부녀회장은 뉴스에서 코로나 방역에 군 장비가 동원되는 화면을 보면서 "우리 동네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누구도 나서기를 꺼리는 상황에서 마스크와 장갑으로 무장하고 방역통을 둘러멨다. 동네 소공원과 다중이용시설을 정기적으로 순회 방역하고 다녔다. 동회장들과 외로운 이웃들에게 반찬을 만들어 공급했다. 침산동 오봉오거리에서 정기적으로 무료급식을 하던 실력을 발휘했다. 코로나로 꼼짝 못 하고 집에서 숨도 못 쉬던 어르신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선물했다.정선주 새마을문고 북구 부회장은 "회장님, 아이들이 숨도 못 쉬고 방에만 갇혀 있어요. 아이들에게 희망을 만들어 줍시다"고 말했다. 코로나 상황에서 위축될 뻔한 새마을문고 활동이 재개되는 순간이었다. '북 앤 페스티벌 부키야 놀자!'라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문화공동체 활동으로 체험 인원이 6천 명이 넘는 큰 행사로 자리 잡은 만큼 이사들의 만장일치로 올해 행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방역 지침과 내부적으로 더 강력한 기준을 적용했다. 우선 큰 행사를 분과별로 나누어 분산 개최하고 비대면 행사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백일장과 그림 그리기 대회는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심사 후 전시 일정을 잡아 구청 로비에 전시키로 했다.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상태에서는 야외 행사 중심으로 기획했다.시 낭송 대회 장소를 팔공산 송림사 앞에 있는 별서정원 심원정으로 정하고, 조호현 원장과 상의하니 쾌히 승낙해서 자연과 어우러진 고택 시 낭송 대회를 진행했다. 중학생 봉사자들은 자원하여 소독제와 체온측정기로 무장하고 수시로 방역했다. 신라 천년의 향기를 느끼고 체험하는 경주 인문학 여행에서도 방역이 우선이었다. 마지막 남은 행사 대구 전통 활 쏘기는 칠곡향교에서 본선 진출자로 구성, 결선만 치르기로 했다. 야외 활동을 기본으로 하고 단체 급식은 금했다. 소규모 행사를 치러낸 경험을 충분히 살려 참가자 동선 관리도 철저히 했다.코로나는 아직 우리 곁에서 호시탐탐 우리를 노리고 있으나 우리는 문화 전사로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문화공동체 새마을문고 활동을 멈출 수가 없다. 지난해 대통령은 축사에서 "새마을 지도자는 공무원보다 시민에게 더 가까이 있는 봉사자이고 지역사회의 중심에 서 있다"고 격려했다. 코로나 시대에 우리는 희망을 만드는 희망 공작소다. 봉사자들의 열정을 모아 코로나 방역 전쟁에서도 아이들에게 꿈을 선물하는 문화 병참기지다. 방역 지침과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면 겁먹고 주춤거릴 이유가 없다.'강력한 백신 대구 시민'이 항상 함께하기 때문이다.

2020-11-19 14:21:18

[기고] 적극행정의 실천, 역지사지(易地思之)로 부터

[기고] 적극행정의 실천, 역지사지(易地思之)로 부터

최근 공직사회의 화두는 '적극행정'이다. 지난해 정부는 공직사회의 소극행정을 예방·근절하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적극행정 운영규정'을 마련해 적극행정을 독려하고 있다.적극행정이란 공무원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는 등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국세청도 적극행정을 국세행정 전반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지난해부터 세무 애로의 적극 해소, 납세자 권익의 적극 보호, 세법 규정의 적극 안내 등을 적극행정 5대 중점 추진 과제로 선정해 실천하고 있다.올해 초 코로나19라는 경험해보지 못한 감염병은 우리 사회에 '마스크 대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마스크와 마찬가지로 수요가 급증한 방역 물품이 바로 손소독제다. 하지만 손소독제는 마스크와는 달리 품귀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여기에는 국세청의 선제적인 적극행정이 큰 역할을 했다.원래 손소독제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업용 수입 주정으로 만들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수요 급증으로 수입 주정의 공급이 부족해져 국내 업체의 생산이 절실한 상황이었다.국내 업체가 새로이 손소독제용 공업용 주정을 생산하려면 국세청의 허가가 필요하고 통상 30일(제조 방법 승인 및 주질 감정 등)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국세청은 이 허가 과정을 4일로 단축해 손소독제용 주정을 조기에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일조했다.대구지방국세청은 이미 오래전부터 적극행정을 실천해왔다. 2008년 국세청 최초로 서민들과 영세 납세자, 그리고 농·어민들이 세법을 잘 몰라 더 낸 세금을 찾아주는 방안을 마련하고 환급금을 지급했다. 이 방안은 '잠자는 세금 찾아주기'라는 이름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됐으며 납세자 만족도와 국민 신뢰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코로나19의 지역 확산 초기에 납세자단체·세무대리인협회 등과의 긴밀한 소통과 본청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특별재난지역 소재 납세자를 대상으로 한 신고기한 연장, 세무조사 착수 유예, 체납처분 유예 등 긴급 세정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러한 광범위하고 적극적인 세정 지원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어려운 지역 납세자의 애로를 선제적으로 해결한 사례로 호평을 받았다.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이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받기 위해 필요한 각종 국세증명을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일괄 제공함으로써 업무 절차를 간소화하고, 소상공인들이 세무서를 방문해 관련 서류를 발급받아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했다.다산 정약용 선생의 저서 목민심서 율기(律己) 편에 '일을 처리할 때는 언제나 선례만을 좇지 말고 반드시 민(民)을 편안히 하고 이롭게 할 수 있도록 법령과 제도의 범위 안에서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글귀가 있다. 공직자가 명심해야 할 적극행정의 모범으로 모든 공직자들이 가슴에 새기고 업무에 임해야 할 명문장이 아닐까 싶다.세정 업무를 지원하고 집행하는 국세청 직원들 역시 적극행정 문화의 정착과 확산을 위해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 '법령에 금지 규정이 없으면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시민의 필요를 먼저 생각하고, 이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적극 소통해 나가는 대구지방국세청이 되도록 하겠다.

2020-11-18 17:13:00

[취재현장] 대구산업선 유치경쟁, 우선은 힘 뺄 때

[취재현장] 대구산업선 유치경쟁, 우선은 힘 뺄 때

대구 달서구청은 요즘 가칭 대구산업선 성서공단호림역(이하 호림역) 유치에 '올인'하고 있다. 구청 차원에서 호림역 신설 타당성 용역을 실시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지역 주민 단체와 함께 캠페인까지 벌이면서 여론전에도 뛰어들었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외부인과 식사 자리가 있으면 손님 수만큼 호림역사 유치 자료를 인쇄해 들고 다닐 정도다.적극적인 달서구 행보에는 대구산업선 역사 유치에 달성군까지 뛰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치열한 대구시 신청사 유치 경쟁을 벌였던 달서구와 달성군이 또다시 맞붙는 모양새다. 달성군은 호림역 위치와 멀지 않은 곳에 서재·세천역 신설을 주장하고 있다. 두 역사 위치가 워낙 가까워 동시 유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로 민감할 수밖에 없다.유치 경쟁을 벌이는 두 기초자치단체를 바라보는 주변 시선이 마냥 곱지는 않다. 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호림역과 서재·세천역 모두 이미 역사 부지로 예정된 계명대역과의 거리가 각각 1.9㎞, 2.3㎞에 불과해 열차 속도·수요를 감안한 최소 역 간 거리 7㎞에 한참 못 미친다. 호림역이 들어서더라도 역사 규모 등 문제로 대구산업선 목적인 화물 수송은 어려울 것이라는 점도 문제다.현재 달서구가 유치전에 뛰어든 교통 현안은 호림역뿐만이 아니다. 대구시가 도시철도 4호선의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트램도 달서구와 서구를 지날 것이 유력해 두 지역 간 물밑 신경전이 오가고 있다. 달서구에서는 구의회를 중심으로 달서구와 서구를 순환하는 노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서구는 대구 도심과 연결되는 형태의 노선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남구도 도시철도 1호선 안지랑역 인근까지 노선을 연장할 것을 대구시에 요청했다는 얘기도 나온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달서구 정치권 일각에서는 구청 관심이 아쉽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구청이 호림역에 사활을 거는 것에 비하면 트램 유치전에서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시 신청사를 유치해 뒀으니 신청사 인근을 지나게 될 트램은 '잡은 물고기'로 보는 것 같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한 달서구의원은 "구의회 차원에서 지역 국회의원을 초청해 집행부와 함께 트램 유치 관련 간담회를 여는 것도 검토했지만 일정이 안 맞아 무산된 이후 지금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국회의원과 구청장이 모여 호림역사 설치 촉구 간담회가 열린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지역 전문가들은 유치전이 과열될 경우 전액 국비로 진행되는 해당 사업이 아예 무산될 수도 있다고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9월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대구산업선 사업비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당시 1조3천105억원에서 현재 14.4% 증가한 1조5천억원까지 불어난 상태다. 사업비가 15% 이상 늘어날 경우 정부가 사업 적정성 검토에 나서는 점을 감안하면 새 역사 추가가 쉽지 않다.지금은 그동안 선택과 집중에 나섰던 달서구가 잠시 힘을 빼고 다른 현안에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지금처럼 유치 경쟁이 이어진다면, 만에 하나 대구산업선이 예정대로 추진되지 못할 경우 비난의 화살이 역사 신설을 주장한 달서구나 달성군으로 향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역사 유치 경쟁은 우선 사업이 확정된 뒤 시작해도 늦지 않다. 다른 현안도 충분히 많다.

2020-11-18 06:30:00

[기고] 산학협동의 30년 역사를 자축하며

[기고] 산학협동의 30년 역사를 자축하며

산업계 대표와 학계 대표들의 협업의 역사, 즉 산학협동의 역사가 1990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구에서 시작된 이래 어언 30년이 흘렀다. 산업계 대표, 학계 대표, 유관기관 대표 등을 합해서 4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사)산학연구원의 이야기다.1980년대까지 산업계는 산업계대로, 학계는 학계대로 칸막이가 있었는데, 기업의 경영활성화와 지역의 경제발전 촉진을 위해 우리 지역 산업계와 학계의 젊은 지도자들이 산학협동조직을 만들게 되자, 산(産)과 학(學) 사이에 가로놓인 높은 장벽이 무너지고 신뢰 기반이 형성되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산학연구원의 출범은 산학협동이란 개념이 생소하게 느껴지던 1990년대 초의 지역사회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이후 30년 동안 연구원의 대표적인 사업이라 할 수 있는 '월례세미나'는 총 350회를 개최해 국내에서 최장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국내외의 학계, 산업계 저명 인사들의 발표를 통해 산학협동, 기술개발, 지역경제 활성화, 경영혁신, 기업의 국제화에 크게 이바지했다. 당시에는 기업 간 벤치마킹이 생소한 때라 회원 기업사의 현장 탐방을 통한 산업시찰은 학자들뿐만 아니라 이업종 경영자들에게도 멋진 프로그램이었다.게다가 연구원 설립과 동시에 회원들에게 필요한 경영 정보와 기술 정보를 신속히 제공하고 우수 기업 사례를 제공하기 위해 '산학리뷰'도 창간했고, 이 또한 지금까지 330회나 발행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회원 상호 간의 친목과 유대 강화를 위해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 정기 산행을 하는 것인데, 이번 달까지 330회나 거행된 것을 보면 참여도가 매우 높다고 하겠다.산학연구원의 부수적인 효과로 영호남 달빛교류를 꼽을 수 있다. 1990년에 설립된 대구의 산학연구원 창립과 발전상을 보고, 2000년대에 광주에서도 우리와 기능이 똑같은 광주의 산학협동연구원을 발족했다. 이를 계기로 대구와 광주는 현재 '달빛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진행하여 봄에는 합동산행, 여름에는 합동골프, 가을에는 합동산업시찰 및 공동 세미나를 개최한 지 벌써 18년 차에 접어들어 멀기만 하던 영호남이 심리적으로 가까워지는 쾌거를 이루었다.2000년대에 들어서는 회원들의 인문학 소양을 통한 기업경영의 고도화를 위해 '지구인(智求人) 독서회'를 창립하고 매월 2회 새벽에 개최했다. 그동안 총 240회나 진행됐다.가장 최근에 발굴한 사업은 개혁 개방을 한 지 40여 년 만에 G2 국가로 부상한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차이나포럼'을 개설했다는 것이다. 5년 전에 출발한 이 프로그램이 50회 발표를 하는 동안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중국의 문화와 전통, 미국과의 갈등 등 매우 심도 있는 학습을 함으로써 중국과의 먹거리 해결에 일조를 하고 있다.산학연구원 30주년사를 편집하면서 느낀 바는 우리 지역사회가 산업화 사회, 정보화 사회를 거쳐 바야흐로 4차 산업 사회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산학연구원이 선도적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이다. 자부심을 느낀다.아무쪼록 산학연구원이 향후에도 우리 지역사회에서 산학협동의 모범을 보임으로써 지역사회가 세계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했으면 한다. 산학협동의 30년 역사를 진심으로 자축한다.

2020-11-16 15:14:50

[기고] 대구시·경북도 통합, 행안부가 나서라

[기고] 대구시·경북도 통합, 행안부가 나서라

필자는 1978년도에 대구시 소속 공무원에 임용되었다. 당시 대구시는 경상북도 하부기관이었고 경상북도 공무원교육원에서 4주간의 임용 전 합숙교육을 받았다.1981년 대구시는 경상북도에서, 인천은 경기도에서 분리되어 각각 직할시로 승격하였다. 광주시는 1986년 전라남도에서, 대전시는 1989년 충청남도에서 각각 분리되어 직할시로 승격하였다.인천의 경우는 지역여건이나 문화환경 등을 고려할 때 광역자치단체로 분리독립의 필요타당성이 보이지만 여타 직할시(광역시)의 경우는 역사·문화적인 뿌리가 같고 동일생활권의 중심도시를 정무적인 정책에 밀려 도(道)에서 억지로 떼어낸 측면이 있어 언젠가는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예견되었다.2015년 필자가 대구시 정책기획관으로 재직할 때 대구·경북 공무원들의 정서적 통합을 위해서 우선 대구·경북의 공무원교육원을 통합하고자 당시 (김성렬) 행정자치부 지방행정실장을 비롯한 행자부 실무진에 통합 시 최소한의 공무원 감축, 보직자 T/O 유지 등을 요청하여 협조를 얻어내고 대구시장의 의지를 바탕으로 공무원교육원 통합을 추진했었지만 시도 실무관계자의 반대(특히 공무원교육원 반대 극심)로 추진이 쉽지 않았다.대구경북 등에서 시도지사, 학계, 시민단체 등이 나서 행정통합을 추진하고 있지만 나라의 백년대계와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자치를 총괄지원하는 행정안전부가 나설 때가 되었다.영남권신공항(대구공항 통합이전) 추진에서 보았듯이 중앙정부의 관심이 없으면 제대로 굴러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평생을 지방자치 발전에 공헌해 온 존경하는 행정안전부 공무원에게 간청한다.시도 통합으로 부지사, 부시장 등 고위직을 비롯한 다수의 공무원 감축, 정치(중앙, 지방)인 이해충돌, 산하기관 및 관변단체 축소 등에 따른 엄청난 저항과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1990년대, 30년만에 부활된 지방자치시행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겠다. 단체장의 인사권을 가지고 있었고 지방의회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던 내무부의 지방자치 전면시행에 대한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특히 곧 단체장으로 임명될 핵심 간부들의 입장은 이해가 되었다.노태우정부 때인 1988년 전면개정된 지방자치법, 1990년 12월 제정된 지방의회의원선거법에 따라 1991년 지방의원 선거가 있었고 4년 뒤인 1995년 김영삼정부때 단체장 및 지방의원을 뽑는 4대 지방선거가 있었다단체장을 선거로 뽑으면서 지방직이던 부단체장을 국가직으로 전환해 단체장이었던 공무원이 부단체장으로 보임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렇듯 이해당사자들의 불만, 상실감을 최소화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도 먼저 마련하였다.행정통합(인구과소 시군구 통폐합 등) 또는 시도통합에 대한 개념정리도 필요하다고 본다. 행정통합이든 시도통합이든 중앙정부, 특히 행안부의 의지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역사적 고비마다 내무부, 행정자치부, 지금의 행정안전부의 공직자들은 그 사명을 다하고 실력을 발휘해 왔다. 지금이 바로 나라를 위해, 국민을 위해 지방자치가 또 한 단계 도약해야 할 때이고 그 역할을 해야할 때이다.행정(市道)통합을 위해 대구·경북에서는 시도민의 의견수렴 등 제반절차 등을 밟아가고 있는 만큼 지방자치법을 비롯한 관련법의 제·개정 등 큰 그림을 그려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행안부가 되고 귀감이 되는 공직자로서 소임을 다해 주시길 소망해 본다.

2020-11-15 15:00:05

[기고] 삼촌지설(三寸之舌)

[기고] 삼촌지설(三寸之舌)

'삼촌지설'(三寸之舌)은 세 치의 혀가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는 고사성어이다. 원소의 70만 대군이 전략 실패로 조조군에게 대패하자 원소는 피를 토하고 쓰러진다. 유비는 형주유수 유표에게 의탁하기로 하고 책사 손건을 사자(使者)로 보낸다.손건을 맞은 유표는 "자네 목을 조조에게 바치고 화친으로 형주를 지키자고 하는데 자네의 생각은 어떤가?"라고 말했다.손건이 말한다. "소인의 목으로 형주가 태평하다면야 기꺼이 제 목을 바치겠습니다. 그러나 소인이 조조라면 제 목을 보고 크게 웃을 것입니다. 제 목으로 형주도 못 지킬뿐더러 화만 부르지요. 유공, 제 목 하나로 강적을 둘이나 만드시렵니까?"라고 했다."뭐야? 또 다른 강적이 누구지? 조조 말고 또 다른 강적이라니···." 손건이 다시 말한다. "바로 저희 주공 유비이지요. 자신이 보낸 사자를 죽여 모욕을 안겨줬는데 저희 주공께서 가만히 있으시겠습니까?"그러자 유표는 "여봐라! 당장 유황숙을 형주로 모시게 하라, 내가 직접 나가 성대하게 맞이하겠다."생과 사의 기로에서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의연함을 잃지 않고 정연한 논리로 상대를 설득시킨 진정한 힘 '삼촌지설'의 긍정적 사례라 하겠다.월남전이 끝나갈 무렵, 전쟁에 참전했던 아들이 귀국 즉시 어머니가 계시는 캘리포니아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의 기쁨은 말할 수 없었다. 빨리 오라고 보고 싶다며 어머니는 울먹였다. 수화기 너머로 아들이 말했다. "그런데 어머니 문제가 있어요. 지금 제 옆에는 전쟁에 참전했던 동료가 있는데 그는 돌아갈 집도 혈육도 없어요. 게다가 전쟁 중에 팔과 눈을 하나씩 잃었어요. 그와 우리 집에서 함께 살 수 있을까요?""글쎄다. 아들아, 네 마음은 안다만 며칠 정도는 가능하겠지. 어쩌면 몇 달도···그러나 평생 그럴 순 없지 않겠니? 네 마음을 이해하지만 장애인을 언제까지나 함께 데리고 살 수는 없을 거야. 괴로운 짐이란다. 여러 사람을 힘들게 할 거야." 어머니의 이 같은 답변에 아들은 무겁게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며칠 후 어머니 앞으로 급전(急電)이 날아들었다. 아들이 호텔 옥상에서 투신했으니 빨리 시신을 인수해 가라는···.죽은 아들을 만나러 간 어머니는 아들의 주검 앞에서 오열하고 말았다. 팔과 눈을 하나씩 잃은 그 동료가 바로 자신의 아들이었으니. "장애인을 한두 달은 몰라도 평생 같이 살려면 괴로운 짐이 되고 여러 사람이 불편하지 않겠니?" 이 한마디가 아들을 끝내 죽음으로 내몰았던 것이다. 삼촌지설의 무서움이 전율을 느끼게 하는 또 다른 사례다.요즈음 정가에서 '세 치 혀'와 관련된 설화들이 회자된 바 있다. "소설을 쓰네"부터 "공정은 근거 없는 세 치 혀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까지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저 사람, 검사 안 하고 국회의원 한 게 다행이라 생각해. 검사 했더라면 죄 없는 사람 여럿 잡았을 것 같아"라는 대목에 이르면 기가 차다 못해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말이란 그 사람의 품격을 가늠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같은 의미의 말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품이 달리 보이기 때문이다. 선예후학(先禮後學)이라 했다. 먼저 예를 익힌 후 학문을 논하라는 말이다.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공복이 국민을 대신해서 질문하는 국회의원에게 함부로 '세 치 혀'를 놀리는 것은 국민 무시를 넘어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정치인들의 보다 품격 있는 언행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2020-11-12 15:38:21

[기고] 뉴노멀 시대, 경북 관광 새 길 찾아야

[기고] 뉴노멀 시대, 경북 관광 새 길 찾아야

천년 고도 경주에서 청도, 창녕으로 가는 20번 국도변 오봉산 기슭이 요즘 말로 뜨고 있다. 몇십 년 전에 심은 편백나무숲이 언택트 관광지로 선정되면서, 그야말로 코로나 시대 비대면 관광지의 효자로 우뚝 자리를 잡았다.아울러 이 편백나무숲만 아니라 인접한 신라 화랑들이 호연지기를 길렀던 단석산, 사극 촬영지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오봉산 마당바위, 선덕여왕의 전설이 서린 여근곡(女根谷)등이 새롭게 조명되고 각광받고 있는데, 하나의 새로운 관광지가 부각되며 끼치는 파급력은 그 상상을 초월한다 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지난 1년간 우리는 그동안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전 세계적인 팬데믹 속에 전 인류가 방향성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관광객이 함께 모여서, 어울리고, 즐기는 것이 가장 큰 자산인 관광업계는 이동과 모임 자체가 금기시돼 그야말로 패닉 상태에 빠져 그 출구조차 가늠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이러한 사상 초유의 난국을 타개하고자,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지난 5월 경북만이 갖고 있는 백두대간, 낙동강, 동해안 등 경북 23개 시·군의 천혜의 힐링 자연자원을 이용한 새로운 일상, 비대면 시대에 걸맞은 관광 상품인 '언택트 경북 관광 23선'을 선보이고, 언론, 포털사이트, 유튜브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마케팅한 결과, 언택트 관광지 선정 전에 비해 관광객이 적게는 2배, 많게는 5배 이상 늘어나고, 주말에는 주변 도로가 밀려드는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인근에 대형 카페가 새롭게 들어서는 등 놀라운 변화가 연출됐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동네 어귀의 작은 숲, 호젓한 강둑길, 바닷가 해안 산책로, 은행나무 군락지, 오래된 시골 돌담길, 능수버들 늘어진 저수지, 끊임없이 죽 뻗은 농로 등 이 모든 것들이 새로운 일상 비대면 시대에는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코로나가 일상이 되면서 우리 인류의 삶도 획기적인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 곳에서나 사람들과 만나고, 마스크를 쓰지 않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처음 만난 사람과도 악수를 하며, 볼을 비비고 하던 일상은 당분간은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 될 것이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변화의 소용돌이에 가장 먼저 휩쓸리는 것이 관광산업이다. 벌써 관광산업은 여행 패턴이 보고 즐기는 관광에서 휴식하는 관광으로, 해외여행에서 국내여행으로, 단체관광에서 개별관광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패턴의 변화는 우리 경북 관광에는 큰 호재다. 그동안 해외로만 향하던 관광객과, 많은 사람이 북적이는 수도권의 대규모 전시, 공연장으로만 향하던 관광객들이 호젓하고 풍광 수려한 자연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다행스럽게도 우리 경북에는 경주 불국사·석굴암, 산지승원(봉정사·부석사), 서원(도산·소수·병산·옥산), 양동·하회마을 등의 세계문화유산, 주왕산·소백산·가야산·경주 등 4개의 국립공원, 수려한 700리 낙동강, 한반도의 등뼈인 백두대간, 1천300리 청정 동해안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빼어난 문화유산과 수려한 자연 자원을 지닌 청정 관광의 보고다. 이 모든 것들이 앞으로 새로운 관광 트렌드를 선도할 뉴노멀 시대 언택트 관광 자산이다. 하지만 이러한 훌륭한 자원을 가지고도 일부 신규 관광지에는 주차장,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부족해 모처럼 찾아온 관광객들이 불편을 느끼고 되돌아서는 일이 옥에 티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등 발 빠른 대처를 하고 있는 반면, 일부 지자체는 갑자기 찾아온 손님맞이에 어리둥절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시 한번 신발끈을 조여 매자. 조상들이 물려준 수려한 자연자원과 빼어난 문화유산이 넘쳐나는데도 우리의 준비 부족으로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는 일이 없도록 경상북도와 경북문화관광공사, 23개 시군이 삼위일체가 되어 전 세계인이 안심하고 마음껏 힐링할 수 있는 터전을 가꾸고 청정 경북 이미지를 만들어 가자! 물 좋고 산 좋은 힐링 경북으로 어서 오이소!

2020-11-11 16:42:10

[기고] 농가 경영위기, 이 또한 지나가리라!

[기고] 농가 경영위기,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 어느 날 다윗 왕이 반지가 하나 갖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반지 세공사를 불러 승리를 거두고 너무 기쁠 때에는 교만하지 않게 하고, 절망에 빠지고 시련에 처했을 때는 용기를 줄 수 있는 글귀를 넣은 아름다운 반지를 하나 만들라고 했다. 좀처럼 두 가지 의미를 지닌 좋은 글귀가 떠오르지 않은 세공사는 다윗의 아들 지혜의 왕 솔로몬에게 지혜를 구하게 되는데, 솔로몬이 잠시 생각한 후 전한 말이 바로 '이 또한 지나가리라'이다.오곡백과 무르익는 추수의 계절이 왔지만 풍성해야 할 농업인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이상기후로 수확을 앞둔 농가들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긴 장마와 집중호우로 병해충이 늘어 쌀 수확량 감소도 예상된다. 연이은 태풍으로 수확을 앞두고 있던 과수농가는 낙과 피해까지 입어 농가의 시름은 더욱 깊어진 상황이다.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농가 및 어가 경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소득은 4천118만원으로 2018년 4천206만원에 비해 2.1% 감소했다. 농가소득 오름세가 꺾인 것은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농사를 짓기 위해 쓴 돈은 2천417만원으로 2018년보다 5.9% 증가했고, 농가부채도 3천572만원으로 전년 대비 7.4% 증가해 농가의 경제적 어려움은 가중되었다.예상할 수 없는 위기 요인은 늘 우리 농가의 경영을 위협하고 이는 다시 농가부채로 돌아오는 악순환의 반복,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농어촌공사는 경영회생 지원사업을 적극 실시하고 있다.경영회생 지원사업은 자연재해, 부채 등으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부채 농가의 농지를 공사가 매입해 그 매각대금으로 농가부채를 갚도록 하고, 농지를 해당 농가가 임차하여 경작하면서 농가 경영이 정상화될 때 환매해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사업 신청 대상은 최근 3년 이내 한해·수해 등 농업 재해로 인한 연간 피해율이 50% 이상인 농업인과 금융기관 또는 공공기관에 대한 부채가 3천만원 이상인 농업인이다. 지원 한도는 부채 금액 한도 내 매입을 원칙으로 농업인은 10억원, 농업법인은 15억원까지 지원한다. 매입 대상은 공부상 지목이 전, 답, 과수원인 농지와 유리온실, 축사 등 농지에 부속된 농업용 시설이며 감정평가 금액으로 매입한다.또한 공사 농지은행이 매입한 농지는 그 농지를 판 농업인이 7년간 임차할 수 있고 평가를 통해 3년 연장이 가능해 최장 10년간 농업경영을 계속할 수 있다. 임대 기간 만료 후 농업인이 농지를 환매할 때는 감정평가 금액과 연리 3%의 정책 이자율 중 낮은 가격으로 다시 사 갈 수 있어 부채가 많은 농가의 회생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경북지역본부는 2006년부터 시작된 경영회생 지원사업으로 지난해까지 1천666농가에 3천491억원을 지원해 대구경북의 경영 위기 농가의 경영 정상화를 추진해 왔다. 올해는 10월 현재까지 목표 427억원의 91%인 387억원을 집행했으며 연말까지 사업비 전액 집행을 완료할 예정이다.열심히 영농에 종사하다가 예기치 않은 경영 위기를 맞은 농가의 어려움도 경영회생 지원사업과 함께라면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공사가 추진하는 경영회생 지원사업이 더 많은 농가에 꿈과 희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2020-11-09 14:55:54

[기고] '박서보 미술관' 예천 건립 소식을 듣고

[기고] '박서보 미술관' 예천 건립 소식을 듣고

박서보 미술관이 경북 예천에 건립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한국 화단의 거목, 추상미술의 대표 작가 박서보의 미술관을 예천에 짓는다고? 그 가벼운 궁금증은 박서보 화백의 고향이 예천이라는 말에 금세 사그라졌다.이 소식을 듣고 비록 엉뚱한 비약일지라도 그의 작품과 예천 사이 형성되는 묘한 일치감 위에서 설렘과 기대감을 피워낸다.거기에서 어느 농부가 정성스레 갈아 놓은 고랑과 이랑을 발견하고, 긴 세월이 흐르고 흘러 만들어낸 강줄기를 떠올리고, 과녁을 향해 수없이 달려간 활이 가른 공기를 그려 본다.박서보 화백은 1931년 예천군 은풍면에서 태어나 195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작가뿐만 아니라 교육자로, 미술운동가이자 예술행정가로 힘차게 달려왔다. 청년 박서보는 기성 미술계에 저항하는 1956년 반국전 선언과 함께 화단에 데뷔한다. 이듬해 그는 한국현대미술가협회의 전시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사 최초의 표현적 추상회화, 즉 앵포르멜(informal) 양식의 작가로 평가된다.박서보 화백은 20대 초반에 겪은 한국전쟁의 상흔을 내면화하는 앵포르멜 작업의 실험을 이어가며 '원형질' 시리즈와 한국성·민족성을 담은 '유전질' 시리즈를 발표해 한국 화단에 추상미술 운동 바람을 일으킨다. 그는 1967년부터 '그리는 방법'이라는 의미의 '묘법'(描法) 시리즈를 통해 본격적으로 기하학적 추상을 이어 나간다.서구 미술을 모방 수용하지 않고 독자적인 조형언어를 찾고자 했던 박서보 화백은 단색화 태동을 이끈 산파로서 단색화의 원류인 1970년대 초기 '묘법'에서 한국적 모노크롬의 절제와 여백을 실현한다. 이후 1980년대 한지와 모노톤의 색채를 사용하여 화면의 마티에르가 드러났던 '묘법' 시기를 거쳐 1990년대에 손의 흔적 대신 막대기 같은 도구로 한지를 밀어내며 단순화된 직선의 요철을 만들고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박서보 화백의 단색조 묘법은 다채로운 색을 입는다.그가 공기의 색, 자연의 색, 치유의 색이라고 일컫는 색을 입힌 '묘법'은 회화의 색채가 전하는 시각적 즐거움을 통해 작가 자신이 자연으로부터 받은 위안과 감동을 전한다. 방법의 변주가 끊임없이 시도되는 과정에서 세계적으로 한국미술의 단색화 열풍이 불고 이 강렬한 흐름에서 박서보 화백은 한국미술을 그 중심에서 견인한다.미술관을 짓는 것은 멋진 외관을 가진 건물을 하나 세우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과거를 전승하고 현재를 사유하며 미래를 교육하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아주 조심스럽기도 하다.인구 5만5천여 명의 작은 고장인 예천에 박서보 미술관을 짓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묻는다면 한국 현대미술 운동의 선두에서 변화와 정립의 시대를 이끈 박서보 화백의 인생과 화업은 한국미술사의 궤적과 함께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렇기에 박서보 화백을 기록하고 기억하려는 시도는 한 예술가를 에워싸는 의미에서 그치지 않는다.훗날, 박서보 미술관에서 또 다른 미래의 화가나 건축가가 성장하고 그 무엇이 됐든 상상하고 꿈을 꾸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찾아오는 장소로서 미술관,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한다는 의미는 그것을 통해 이뤄질 많은 긍정적 결과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포함한다.더욱이 그 시도가 작가의 고향에서 이뤄진다면 더없이 의미 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어린 박서보가 예술적 감성을 키웠던 곳에서 그가 바라보고 탐구했던 이상의 세계를 작품으로 만나는 경험을 서둘러 하고 싶다.

2020-11-08 16:03:38

[기고]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위한 소고(小考)

[기고]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위한 소고(小考)

인간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으면서 성장한다. 집, 학교, 사무실 등 물리적인 공간은 매우 중요한 환경이다. 학생들의 창의성이 떨어지는 이유를 수십 년 동안 변하지 않은, 감옥과 다름없는 획일적인 학교 건물 때문이라고 역설하는 학자도 있다. 윈스턴 처칠은 일찍이 '인간이 공간을 만들지만 또한 그 공간이 인간을 만든다'고 했다. 도시 또한 인간이 만든 공간이지만 인간은 도시의 자연환경, 시설물, 다양한 활동에 의해 끊임없이 영향을 받는다.도시계획은 인간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도시의 공간계획을 짜는 것이다. 인구, 산업구조, 경제 규모, 사회문화적 요구 등 다양한 변수를 토대로 설계되어진다. 인구수는 가장 중요한 변수이다. 인구가 늘어나면 기본적인 인프라 수요가 증가하고 주택 공급도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지방 중소도시의 인구는 최근 1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산업구조 변화도 중요한 변수이다. 1960년대 이후 제조업 중심으로 대량 고용이 이루어졌으나 2000년대 이후 첨단산업과 서비스 위주 산업이 발전하면서 상대적으로 더 적은 고용, 더 적은 공간을 필요로 하고 있다.하지만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도시계획은 과거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여 수립되는 경우가 많다. 시·군의 인구 추계는 항상 늘어날 뿐 줄어들지 않는다. 엄청난 길이의 도로를 건설해야 하고 새로운 공장과 아파트 건설을 위한 토지개발은 계속 이어진다. 이로 인해 도시 경계는 외곽으로 끊임없이 확산돼 왔으며 상대적으로 원도심은 점점 쇠퇴하고 생활환경은 열악해져 왔다. 예산 사용은 비효율적이고 주민들의 세부담은 증가한다.이제 도시공간의 중장기적인 발전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우선 도시 간, 지역 간 협력과 연대의 틀을 갖추어야 한다. 인구, 노동력, 기반시설, 주력산업, 역사, 문화, 지리적 여건 등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도시를 거점으로 하고 이를 중심으로 주변 도시와의 연계성을 강화하여야 한다. 거점도시들 간에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 최근 대구시와 경상북도의 행정 통합 논의는 이러한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다.다음으로 단일도시 내에서는 물리적인 도시 확장보다는 기존 원도심 활성화에 더 많은 역량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도 이미 매년 10조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도시재생뉴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도시재생이 복잡한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해 물리·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해결책이 망라된 종합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지만 형식적 틀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도시재생의 개념을 정립한 피터 로버츠 교수의 지적처럼 계획은 언제나 수정될 수 있으며, 분야별 전략들을 반드시 한꺼번에 같은 속도로 진행할 필요도 없다. 지역 여건에 따라 도로, 주차장 확보 등 물리적인 환경 개선만을 다룰 수도 있고, 재개발·재건축 중심의 정비사업을 추진할 수도 있으며, 주민 역량 강화 프로그램만을 제공할 수도 있다.마지막으로 도시공간 계획 수립에서도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구축을 제도화해야 한다. 국가, 광역시도, 기초단체 등 각 위계별로 공무원, 전문가, 학계, 지역 주민,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만들고 여기서 결정된 사항이 계획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특정 정치세력이나 자본권력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명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다.

2020-11-05 12:42:00

[기고] ‘한 알’의 민주주의를 위하여

[기고] ‘한 알’의 민주주의를 위하여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에 나오는 시구(詩句)이다. 코로나19와 함께한 2020년도 대추가 붉게 익는 만추(晩秋)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계절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부정선거 의혹'이라는 태풍과 천둥을 여전히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다.제21대 국회의원 선거는 수많은 키워드를 만들어 냈다. 고등학생 유권자의 탄생,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논란과 위성정당의 출현, 48㎝ 비례대표 투표용지, '코로나19 펜데믹' 선포 이후 세계 최초로 전국 단위 선거 실시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논란과 우려 속에서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26.7%)과 28년 만에 총선 최고 투표율(66.2%)을 기록하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선거 관리를 통해 대한민국이 '아시아 민주주의의 등불'이라는 전 세계의 찬사를 받았다.선거관리위원회는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우리 국민의 염원에서 탄생한 중립적인 선거 관리 기관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1960년 3·15 부정선거라는 역사적 아픔에 대한 반성으로 헌법 개정을 통해 1963년도에 창설되었다. 이는 단순히 선거 관리 주체가 행정부에서 선거관리위원회로 변경되었다는 점을 넘어, '선거의 공정'을 하나의 헌법 가치로 정립하고, 이를 행정부와는 독립된 중립적 헌법기관이 관리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창설 이후 그동안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정한 선거 관리와 공직선거법 위반 행위에 대한 엄중한 예방·단속, 선거·정당 및 정치자금법제 연구, 선진 정치 환경 구현을 위한 민주시민 정치교육 등을 통하여 우리나라 선거·정치 문화 개선에 기여해 왔다.그 결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2017년 국가별 민주주의 지수(Index of Democray) 5가지 평가 요소 중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 한국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최상위 그룹인 '온전한 민주주의'(full Democray) 국가에 선정되기도 했다.제21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된 범죄의 공소시효가 지난 10월 15일로 만료되었다. 이번 선거에서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정한 경쟁과 바르고 깨끗한 선거의 실현을 위해 '국회의원 선거'라는 경기장의 심판으로서 여느 선거에서와 같이 '공정성과 중립성'을 기반으로 엄중히 단속을 실시했다. 그 결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체 조사를 통해 934건(고발 258건, 수사의뢰 44건, 이첩 31건, 경고 601건)을 조치하는 성과도 이루었다.공직선거법의 공소시효는 6개월로 다른 법률에 비해 상당히 짧다. 이는 선거가 국민 대표자를 뽑는 기능 못지않게 사회 통합의 기능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선거 사범을 신속하게 처리함으로써 선거 결과를 하루빨리 안정시켜 선거 과정에서 갈라진 민심을 빠른 시일 내에 봉합해 사회 통합을 이루고자 하는 국민적 합의가 반영된 것이다.선거는 끝이 났지만,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선거 소송의 태풍이 대한민국을 덮고 있다.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 위원 및 직원은 대한민국의 튼실한 '한 알의 민주주의'를 수확하기 위해 언제나 변함없이 '엄정 중립'의 자세로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할 것이다. 그리고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의 민주주의도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와 함께 알알이 굵어지는 풍성한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

2020-11-04 15:17:22

[기고] 산업선 '성서공단호림역' 신설해야

[기고] 산업선 '성서공단호림역' 신설해야

지금으로부터 115년 전, 서울과 부산을 잇는 580㎞(현재 441.7㎞) 길이의 경부선이 개통됐다. 대구에도 대구역이 신설돼 지역 발전의 중심축 역할을 해 왔다.최근 대구시민들은 물류, 교통망 구축 관련 기쁜 소식을 많이 듣고 있다. 숙원사업인 대구공항 이전터가 확정됐고, 2021년 6월 서대구 고속철도 역사 준공과 2023년 12월 구미~경산 광역철도 준공을 앞두고 있다. 특히 총 34.2㎞ 구간의 서대구 고속철도 역사와 대구 국가산단을 연결하는 '대구산업선' 건설은 지역 경제 활력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반갑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5.8㎞에 달하는 성서산업단지를 관통하는 산업선임에도 산단 내 역이 없다. 너무 어처구니없고 안타깝다.성서산업단지는 작년 말 기준 전국 최대 규모의 지방산단으로 대구 총생산액의 52.2%를 차지하는 지역 경제의 심장이다. 특히 침체된 산단의 활성화를 위해 내년부터 4년간 8천813억원이 투입되는 산단 대개조 사업에 지역 산단으로서는 유일하게 선정돼 있다. 이렇게 대구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인 성서산단을 관통하는 대구산업선에 사업비 절감 때문에 (가칭)성서공단호림역(이하 호림역)을 설치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치게 된다. 이에 호림역 신설의 필요성을 몇 가지 제시해 본다.첫째는 대구 경제 활성화다. 지역 경제의 심장인 성서산단 가동률이 2018년 말 70.2%에서 지난 6월 60.1%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호림역이 신설된다면 현재 추진 중인 산단 혁신 재생사업, 산단 대개조 사업 등과 연계해서 대구산업선의 효율 극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둘째, 산단 근로자 중심의 출퇴근 등 대구시민의 교통편의 제공이다. 자료에 따르면 대구산업선 주 이용객이 될 수 있는 달성군의 인구는 매년 연평균 4.4% 정도 증가했다. 또한 산단역 신설 시 이용객은 일일 최소 2천540명 이상이 예상되어, 건설비 증가율(3.81% 정도) 대비 이용객 증가율(13.9% 정도)이 훨씬 높아 경제성으로 봐도 호림역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셋째, 효율적인 교통망 구축이다. 대구시에서 계획한 도시철도 4호선 순환선 연장안(당초 성서산단 경유) 폐지에 따른 대안으로 산단역 신설이 최적 대안이며, 4차 순환도로에 신설될 IC(산단역 인근) 주변 공영주차장(689면)을 순환도로와 산업선의 환승역 주차장으로 활용하면 도시 공간 및 교통망 활용도가 매우 효율적일 것이다.끝으로, 관광 및 여가 공간 개발 관련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에 등록된 달성습지와 대규모 맹꽁이 산란지 대명유수지, 성서아울렛 상점가가 산단역 인근에 접해 있어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산단역 신설은 반드시 필요하다.1984년도에 조성된 성서산업단지는 지난해 16조8천억원을 생산하는 등 지역 경제성장의 구심점으로 대구의 젖줄 역할을 해 왔다. 제조, 공정 혁신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산단 대개조 사업이 진행되면 교통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침체 기로에 빠진 대구 경제를 살리고 대구산업선 효율 극대화를 위해 호림역 신설은 대구경제의 희망을 밝히는 길이다. 우리는 어려운 현실일수록 좀 더 멀리 보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

2020-11-02 15:07:04

[기고] 한국산림과학고에서 미래 산림일꾼 키운다

[기고] 한국산림과학고에서 미래 산림일꾼 키운다

"숲은 우리의 미래요 희망이다"라는 슬로건에 걸맞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학교가 있다. 바로 국내 유일의 산림계 특성화고인 한국산림과학고등학교이다.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 위치하고 있는 한국산림과학고는 2012년 춘양상업고등학교에서 교명을 바꿔 새롭게 거듭났으며 현재는 약 140명의 학생들이 산림 전공 분야의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산림청은 한국산림과학고를 산림 분야 특성화고로 지정하여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산림 분야 특성화고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과 현장 간의 연계 강화를 위한 산학겸임교사 채용을 지원하고, 학생들의 현장실무능력 향상과 취·창업 지원을 위한 자격증 취득, 목공·임업 기계장비 교육 등 맞춤형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운영한다. 또한 4차산업 기술 도입에 대비한 드론, GIS, CAD 등의 교육 및 임업 분야 현장실무교육을 위한 기자재 구입을 지원하는 등 특성화고 지원 사업은 산림 분야 인재 양성의 마중물이 되고 있다.수년간 산학겸임교사로 근무하면서 미래목처럼 가능성을 지닌 채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학생들을 보며 가르침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특성화고 지원 사업은 학교와 학생의 성장에 다방면으로 기여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꼽는다면 2019년의 전공 인정도서 개발을 들 수 있겠다. 기존 교재는 대학 교재를 재구성해 사용한 탓에 어려운 한자 용어도 많고 편찬된 지 오래되어 산림 분야 환경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 때문에 환경 변화와 학생 수준을 반영하여 자격증 취득 등 취업역량 향상에 도움이 되는 필수 기초 과목 인정도서인 산림경영, 기초 수목생리학을 개발한 것이다. 전공 인정도서 개발로 산림 분야 젊고 유능한 인재 양성에 한발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되었다.또한 학생들이 직접 산림 현장을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현장 중심 교육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현직자와의 멘토링 프로그램, 체험학습활동, 채용박람회 등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진로탐색 및 취업 안정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현장 중심 교육은 학생과 취업처의 미스 매칭을 줄여주기 때문에 '선 취업 후 진학'을 기조로 삼고 있는 한국산림과학고에 꼭 필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산림청·한국임업진흥원의 산림 분야 특성화고 지원에 힘입어 우리 한국산림과학고의 최근 5년간 취업 통계를 보면 공무원·공공기관에 50여 명, 민간 기업에 70여 명이 취업해 60% 정도의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고, 산림 분야 취업 연계성과 취업 안정성도 우수한 편이다.이러한 성과가 지속적으로 창출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산림계열 전문교사와 실습부지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미래 임업의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산림청 특성화고 지원 사업의 규모 확대 및 관계 부처의 관심과 협조를 통해 배움이 취업까지 연계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코로나19로 한국산림과학고는 물론 국민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국토의 63%를 차지하고 있는 산림은 우리 삶의 터전이자 일터·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고용 잠재력이 풍부한 산림에서 학생들이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산림 분야 특성화고 지원 사업은 유지·확대돼야 한다. 맑은 공기와 신선한 자연이 있는 이 숲에 우리 학생들이 미래와 희망을 심어 이 나라의 동량지재(棟梁之材)가 되기를 기대한다.

2020-10-30 12:32:17

[기고] 영주댐의 비극

[기고] 영주댐의 비극

학교만 갔다 오면 가방을 던져 버리고 강으로 달려갔다. 올갱이 잡고 모래무지, 수수미꾸리, 피라미와 숨바꼭질할 수 있는 '달내'(獺川)는 하늘이 주신 놀이터였다. 내 자식도 누릴 수 있었던 이런 행복한 공간은 충주댐 건설로 영영 사라졌다.언젠가 경북으로 마을 답사를 다니던 때가 있었다. 그러던 중 내성천을 만나게 됐다.나지막한 산 아래 오순도순 모여 있는 아름다운 한옥촌보다도 발길을 먼저 끌어당긴 것이 있었다. 드넓은 황금 모래밭, 잠자듯 흘러가는 '내'(川), 물결에 닿을 듯 말 듯 태극을 그리며 겸손히 놓인 외나무다리였다. 어쩌면 이런 완벽한 조화가 있을까. 천지인(天地人) 삼신합일(三神合一)이 예로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마치 엄니 배 속 양수에 떠 있던 태아의 평온함이 느껴져 오는 듯했다. 댐으로 빼앗긴 달래강의 아름다움이 내성천엔 고스란히 살아 있었다.그런데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영주댐 건설 후 내성천은 옛 모습을 크게 잃었다. 그 많던 고운 황금 모래는 어디로 가고 버드나무와 풀숲이 모래사장을 덮고 있다. 명경지수 같던 내성천은 썩고 악취가 나기까지 한다. 1급수 어종은 사라졌다. 마치 잘 살고 있던 사랑하는 이가 어느 날 느닷없이 괴한에게 납치돼 험한 일을 겪고 눈앞에 서 있는 것 같은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이 가슴을 뒤덮는다.이런 희생을 치르고 세워진 콘크리트 산 영주댐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내성천보존회 자료에 따르면 2016년 7월 시작된 준공검사는 '2017년 1월 준공검사 종료, 19.5% 수위에 그친 채 끝내 방류, 준공검사 불합격'됐다.이어진 2017년 7월 2차 검사는 '2018년 3월 준공검사 종료, 18.8% 수위에 그친 채 끝내 방류, 준공검사 불합격'되었다니 믿기지 않는다. 토목 기술이 세계적인 대한민국에서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왜 지금까지 사회문제화되지 못했는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환경부 '영주댐 처리 방안 마련을 위한 협의체'(이하 협의체)는 지난 15일 방류를 결정했다. 이에 영주 지역 단체들은 천변에 천막을 치고 방류 중단 철야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7일 환경부 국장 등이 현지를 방문해 영주 지역민과 간담회를 가졌다.영주시장은 '영주댐 처리 방안을 위한 협의체'를 재구성할 것과 환경부와 영주시가 '영주댐 관련 용역을 공동으로 발주'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당연한 요구다.환경부 입맛에 맞는 외지인들로 조직을 만들어 영주댐 문제를 결정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 그동안 영주댐 관련 반복된 용역도 정부와 수자원공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진행되었다. 그런 결과를 영주 지역과 내성천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순순히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했는가? 갈등 해결은 그 주체를 중심으로 논의 기구를 만들고 일부 전문가들이 참여해 해결하면 된다. 환경부는 이제라도 지역민 의견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충주댐이 건설될 때 대통령은 '세계적인 호반관광도시'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그 뒤에도 선거 때만 되면 이런 공약은 단골이었다. 35년이 지난 지금 수리권(水利權)은 박탈돼 지역 발전은 후퇴하고 인구도 준 채, 그간 말잔치는 공약(空約)이 되고 말았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댐 때문에 행복해진 곳은 없다. 방류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물이 새고 수없는 균열이 생긴 댐체 안전성 여부다. 왜 두 차례 준공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는지 그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2020-10-29 15:27:02

[기고] 울진 정신

[기고] 울진 정신

필자는 지난 7월 개관한 울진의 국립해양과학관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울진의 매력에 푹 빠졌다. 울진은 금강송 천년대왕송이 우뚝 서 있는 한반도 등줄기의 한가운데 위치해 있고, 독도와 한반도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요즘 관광 레저 교육 시설이 속속 들어서면서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 명승지로 발돋움하고 있다.하지만 과거의 울진은 서울에서 아주 먼, 그것도 높디높은 태백산맥을 넘어야 닿는 한적한 바닷가 오지였다. 이런 지리적 조건이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울진 지역민들의 독특한 정서를 만들어 온 것 같다. 1천 년 이상의 시간을 거쳐 울진 주민들의 의식과 정서에 새겨진 독특한 '울진 정신'은 의리를 중시하는 선비 정신과 강인한 생활력의 보부상 정신으로 집약된다. 선비 정신의 핵심인 의리는 유학에서 말하는 옳은 것, 마땅한 것으로서 선비들의 판단 기준이었다.그리고 울진에는 옳음을 위해 자신을 바친 역사 인물들이 즐비하다. 여말선초 고려 공양왕 복위를 꾀했던 대사간 출신 최복하, 영월에 유폐된 단종 복위에 나섰다가 처형된 최시창 최면 부자는 울진 선비들의 의리를 대표한다. 병자호란 때 인조가 굴욕을 당하자 청 태종을 암살하려고 청나라 수도 심양까지 갔다가 실패하고 목숨을 잃은 장대룡도 있다.울진은 또 구한말 의병운동과 일제강점기하 항일독립운동에 투신한 애국지사들을 많이 배출했다. 영덕 출신 영릉의병장 신돌석 장군의 활동 주무대가 울진이라 울진 사람들이 많이 참여했고, 러일전쟁 때 일본군과 싸우다 전사한 의병 중장군 최경호, 을사조약 이후 강원도 의병총참모장 이강년 휘하 강원도 남부 의병대장으로 활동 중 전사한 김현규, 관동창의군 중장군 전세호 등 수많은 의병장들이 울진 출신이거나 울진을 기반으로 활동했다. 1931년 일본군 군사시설을 폭파한 간도사건 주모자로 서대문 형무소에서 사형당한 권태상 외에 주병웅 황만영 주진수 진규환 곽종목 전영직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도 울진 출신이다.한편 울진은 과거 지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서울에서 가장 먼 오지였기에 귀양 유배지로 유명했다. 한양에서 더 멀어질수록 더 무거운 형벌로 취급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울진으로 유배된 사람들은 당대의 거물이었다. 유자광, 이산해 등 수많은 고관대작과 선비들이 귀양을 왔고, 임유후는 화를 피해 자진 은거하기도 했다. 울진 출신 가운데서도 출세와 벼슬을 멀리한 수많은 선비들이 나왔고, 특히 동양의 노스트라다무스로 알려진 격암 남사고는 울진의 독특한 환경이 낳은 거인이다. 강인한 생활력의 보부상 정신은 울진의 자연환경에 기인한다. 지난 2010년 울진 흥부장에서 봉화의 춘양장으로 넘어가는 보부상길이 발굴되어 십이령 금강소나무숲길로 다시 열렸다. 옛날 울진의 보부상들은 소금과 미역, 염장품과 건어물을 바지게에 지고 태백준령 열두 고개를 넘나들었다.장편소설 '객주'를 9권까지 썼던 소설가 김주영은 십이령길을 넘던 울진 보부상길이 발굴되자 9권을 탈고한 지 30년 만에 마지막 10권을 완성했다. 그는 "보부상 대장 격인 행수의 공덕을 기리는 철비, 주막거리, 서낭당 등 보부상의 다양한 현장이 남아 있는 길은 전국에서 울진이 유일한데, 이런 길도 모르고 객주 9편을 썼다니 자괴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울진 보부상들의 억척같은 생활력은 지금도 울진 사람들의 내면에 깊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울진을 대표하는 두 가지 정신, 곧 의리와 생활력은 울진이 새롭게 도약하는 데 있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

2020-10-28 14:53:15

[기고] 독도사랑운동으로 변경해야

[기고] 독도사랑운동으로 변경해야

올해는 대한제국 칙령 제41호가 반포된 지 120주년이 되는 해이다. 독도의 날인 10월 25일이 바로 칙령 반포일이다. 정확히 120년 전 이맘때 울릉 전도와 죽도, 석도를 관할 구역으로 해서 울도군이란 새 이름으로 개칭한 것이다. 독도가 대한민국 고유 영토임을 세계에 선포했다는 의미를 갖는다.올해는 또한 NGO 단체에 의한 독도수호운동이 본격 시작된 지 15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아쉽게도 코로나19로 인해 독도수호운동이 제한된 원년으로도 불려지게 되었다. 따라서 2020년은 독도수호운동이 많이 감소한 해였다.2008년부터 민간 차원의 독도수호운동을 펼쳐온 필자에게 이러한 시간은 그간의 운동을 회고하고 새 방향을 모색하는 기회가 되었다.첫째, 독도수호운동의 대상을 누구로 하였는가에 대해 심도 있게 성찰해 볼 필요를 느꼈다. 독도수호운동의 대상은 일본이라고 우리는 별다른 의심 없이 말한다. 그런데 십수 년간의 운동에도 불구하고 일본 내 지한파는 오히려 감소했고, 일본 정부는 독도 망언과 왜곡 행위에 더 골몰하고 있다.결과적으로 지금껏 독도운동 단체들이 진행해온 방식으로는 독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독도수호운동이 감정적인 반일운동으로 일본이라는 나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고유 영토를 부정하는 자를 대상으로 해야 함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닐까!일본 내에도 독도 문제에 대해 우리와 생각을 같이하는 일본인이 다수 있었다. 독도 침탈을 자행한 아베 전 정권과 일부 우익을 규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일본인 전부를 대상으로 하는 일장기 태우기나 불특정 한국 방문 여행객들에게 봉변을 주는 행동에는 이들도 동감하지 못한다. 독도수호운동을 주창하는 현수막이나 구호에서 신중한 용어 선택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둘째, 그래서 그간 아베 정권의 주장에 공감하지 않는 다수의 일본 국민을 배려하는 데 소홀했었다는 반성을 해본다. 적극적인 사고와 행동으로 독도수호운동을 전개해왔지만 아베 정권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본 내 지한파를 잃는 결과만 불러왔다.독도수호운동은 일본과 한국이 탁구대 네트를 놓고 핑퐁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다. 탁구대 네트만을 고집하지 않고 네트 넘어 우리와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같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배려가 이제 필요하다.셋째, 앞으로 독도수호운동가는 독도 문제에 대해 더 수준 높은 전문가가 되어야 함을 주창하고 싶다.독도는 우리가 현점하고 있는 고유 영토이다. 국제적으로 소란을 확대하는 것은 현점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독도 현점자로서 우리가 독도수호운동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전개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선제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잘 생각해야 한다. 독도 문제를 국제분쟁화하려는 일본의 속셈에 말려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제 새로운 스가 정권이 일본에서 출범했으므로, 이들이 어떻게 나서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때이다.독도의 고유 영토를 부정하는 자들을 대상으로 독도수호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국적은 다르지만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들조차 배제하는 방식은 자제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독도수호운동 전문가가 갖춰야 할 덕목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2020-10-26 11: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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