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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코로나19에서 식량안보를 본다

[기고]코로나19에서 식량안보를 본다

코로나19가 지구촌을 마비시키고 있다. 발생국이 178개 국가에 이르고, 누적 사망자 수는 6만여 명을 넘어섰고, 기세 또한 가파르다. 이로 인한 피해는 경제, 종교, 사회, 문화, 스포츠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먹거리 문제도 마찬가지다. 강력한 이동 제한과 봉쇄 조치에 따른 불안감으로 일부 국가에서 식료품을 위시한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이에 자국 내 식량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까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이미 쌀 수출 3위국인 베트남 정부는 3월 24일부터 수출 중단을 결정했고, 러시아 또한 밀, 콩을 비롯한 모든 곡물에 대해 수출을 중단하고 있는 등 여러 국가들에서 자국산 농산물에 대한 자물쇠를 준비 중이다.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유럽과 미국 등에서도 외국인 노동자 수급과 공급망의 불안정 확산으로 자국 내 식량 생산과 공급 부족 현상이 우려됨에 따라 주요 농산물에 대한 대외 유출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예상된다. 쌀, 밀을 비롯해 축산물 등 주요 생산국이자 수출국의 생산 차질과 공급 제한 조치에 따라 국제 식량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코로나19 사태의 이면에는 세계적 먹거리 공급 쇼크 사태라는 강력한 폭탄이 존재하고 있다. 식량전쟁, 식량안보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님을 다시 한번 각인할 때다.코로나19 상황이 전시 상태를 방불케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가 유연하고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은 농업·농촌이 국가 수호의 안전핀으로 우리의 먹거리를 굳건히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후(戰後)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하며 식량 원조를 받았고, 1970, 80년대 두 차례에 걸친 석유파동과 1997년 IMF 사태 등 대내외적으로 수없는 국가 위기 상황에서 굳건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해 온 것은 오롯이 농업·농촌이다. 농도(農道) 경북이 그 중심에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코로나19 사태에서 보듯 자국민을 보호하고, 자국 이익을 위해서는 언제든지 문을 닫을 수 있는 식량전쟁이라는 냉혹한 국제 생태계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3% 정도에 불과하다. 사료용을 제외한 식량자급률 또한 50%에 미치지 못한다. 밀, 콩, 옥수수를 비롯해 주요 곡물의 7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자급 가능한 쌀과 감자, 고구마 등을 제외하면 사정은 더 좋지 않다.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식량자급률은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기후변화에 따른 대체작물 재배 및 품종 개발과 안정적 농업용수 공급 시스템 확충, 외적 요인에 상대적으로 강한 스마트 팜 확대, 노동력 절감을 위한 밭작물 기계화 촉진은 물론 식용 곤충산업 육성, 축산물 대체 배양육 개발 등 모든 지혜와 역량을 모아 미래 후손들에게 물려줄 먹거리 창고를 꾸준히 키워나가야 한다.아울러 이와 같은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곤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에 국가 먹거리 공급망을 더욱 공고히 하고, 로컬푸드 시스템에 의한 '국내산 농산물 입맛 들이기'에도 한층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독립운동가이자, 농민운동가인 매헌(梅軒) 윤봉길 의사가 농민독본(農民讀本)에 남긴 "우리나라가 돌연히 상공업 나라로 변하여 하루아침에 농업이 그 자취를 잃어버렸다 하더라도, 이 변치 못할 생명 창고의 열쇠는 의연히 지구상 어느 나라의 농민이 잡고 있을 것입니다"라는 말씀을 빌려 먹거리를 지키는 농업인이 있기에 코로나19의 빠른 종식과 대한민국의 희망을 말하고 싶다.

2020-04-06 13:52:10

[기고] 코로나19 대응과 지원책의 우선순위

[기고] 코로나19 대응과 지원책의 우선순위

산불도, 응급환자도, 감염병도 대응 조치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하지만 모든 위기상황에서 우선 빠른 초동 대응은 시작이고 과정과 끝맺음, 사후 조치까지 모든 과정과 단계마다 적절하고 충분한 조치가 중요하다.재난관리는 재난의 예방·대비·대응 및 복구를 위하여 단계별로 이루어진다. 특히 감염병 재난은 다른 종류의 재난과 달리 사회관계망을 타고 상당한 기간 지속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피해가 증폭되는 경향이 있어 단계별로 차별화된 대응과 지원정책이 필요하다.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위기 대응도 발병·확산·회복 3단계로 구분하여 대응해야 한다. 현재 코로나19는 미국과 대부분 유럽 국가가 한가운데 속해 있는 확산단계에 있다. 지금 한국도 확산단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으며, 안정화된 회복단계의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일상)은 아직 멀리 있다.우선 확산단계에서는 중증환자에 대한 응급의료지원으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경증환자의 격리·돌봄을 위한 생활치료센터 운영,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확산단계를 진정 국면으로 전환시켜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돌봄 사각지대에 놓여 있고, 재난에 취약한 홀몸노인, 장애인에 대한 긴급복지가 병행되어야 한다. 대구사회서비스원의 '코로나19 긴급돌봄서비스'와 민간의 자율적인 봉사활동 등이 그 예다.둘째, 일상적인 생활과 방역을 함께 할 수 있는 진정 국면으로 전환되면,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지원정책을 본격 시행해야 한다. '위험사회'(1986)의 저자 울리히 벡(Ulrich Beck)은 "빈곤은 위계적이지만 스모그는 민주적이다"라고 표현하면서 재난은 근본적으로 사회 구성원 누구에게나 공유되는 평등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각종 재난의 피해 규모는 지역, 계층, 소득 등에 따라 불평등하다. 따라서 코로나19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지역, 계층, 소득, 업종에 대한 선별적, 지속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피해가 연쇄적으로 증폭되지 않도록 고용 기반과 생산 기반의 붕괴를 막는 데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셋째, 회복단계에서는 개인의 삶과 지역사회, 지역경제를 재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지역사회가 재난에 대응하고 재난 이후 회복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자원, 사회자본, 정보와 소통, 지역 역량을 동원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이 중요하고, 이의 강화를 위한 프로젝트가 요구된다. 특히 회복단계에서는 재난불평등과 재난갈등을 해소하고, 사회통합을 위한 시민들의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며, 재난 이후의 새로운 다음 사회로 이행하기 위한 공동 의사결정을 위한 사회적 네트워크와 역량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감염병 재난상황에서는 섣부른 '낙관주의자'가 아니라 때론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장기전도 대비하는 '건강한 비관주의자'가 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공무원 등 방역당국은 과부하 상태에 있고, 시민들도 힘겹게 견디고 있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와 피해 확산 경로를 예의 주시하면서 감염병의 진행단계에 따라 적절하고 충분한 재난관리를 할 수 있도록 마라톤 선수의 심정으로 안정적으로 대응 속도를 조절하고 유지해야 한다.

2020-04-02 13:39:55

[기고] 경북대병원장 정호영 선배님께

[기고] 경북대병원장 정호영 선배님께

저는 85년부터 92년까지 경북의대를 다닌 김흥규입니다. 교정이나 병원에서 우연히 스쳤거나 5월의 축제를 함께 즐겼을 거라는 생각에, 직접 인사드리지 못하였으나, 동문의 인연으로 선배님께 짧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2020년 1, 2, 3월은 날짜를 세는 것이 아니라 COVID19 확진자를 세며 지내는 중이고, 대구에서 확진자가 집중되어 시민들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 터널 속을 헤매는 스트레스를 견디는 중입니다.저는 대구에서 모 종교의 신자들로부터 수천명의 COVID19 확진자가 발견되었을 때, 고향에서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 안타까웠지만, 다행히 대구는 현대의학의 역사가 100년이 넘었고 최상급의 의학교육과 진료능력을 갖춘 4개 의과대학이 있고 1980년대부터 많은 수로 배출된 의학자들이 수만명이며 대구에 6000명 가까운 의사들이 살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며 모 종교와 연관되어 대구에 대한 지역혐오가 조장되었으나 중앙정부가 이에 대처하지 못하는 등, 지원과 감독을 하지 못하는 와중에도 대구시의사회, 예방의학회, 지자체(대구의료원)와 5개 상급종합병원(경북대병원, 영남대의료원, 계명대 동산의료원, 대구가톨릭의료원, 파티마의료원)은 경북의 환자까지 수용하며 7000명 이상의 환자를 치료하고 있습니다. 대구시의사회가 중앙정부나 지자체보다 먼저 지역의 의사들에게 호소하며 자원봉사를 조직하고 이에 고향을 떠났던 의사들과 다른 지역 출신의 의사들이 대구로 찾아와 자원봉사가 COVID19 방역의 중심으로 나타났습니다.대구에서 COVID19가 폭발적으로 나타났을 때, 전 세계에서는 한국을 'COVID19를 겪는 최악의 국가'로 말했으나 대구에서 확진자가 폭발한 것이 수습의 실패로 되지 않았고 COVID19의 확진자가 감소하고 대구 주변으로 확대되는 것이 지체된 후에는, 한국이 'COVID19방역의 최고 모범국가'라고 평가하는 빅 뉴스가 있었습니다.그런데 중앙정부와 정치인들은 대구에서 이루어 낸 성과가 마치 그들의 역량으로 한 것처럼 사방으로 선전하였고 대구에 대한 지역혐오가 만연한 것은 여전하였고 '대구'라는 단어를 말하는 게 부끄럽도록 여론을 조장하거나 방치하였습니다.한국에서 검사가 많았던 것이 세계적인 뉴스가 되었고 외국 COVID19 대응의료팀이 한국의 사례를 분석하였으며, 대구에서 매일 수천건의 검사가 확진자로 진단될 때, 5개 상급종합병원에서 450명의 자원봉사한 은퇴의사들이 검진하고 임상병리사들이 24시간 검사했다는 것을 전세계에서 알게 되었습니다.전문가의 희생과 전문가들이 내놓은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캠페인을 시민들이 일상활동을 포기하며 지킴으로써, COVID19 폭발이 수습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마치 '낙동강전선'을 대구에서 버텨낸 것 같은 상황입니다. 1950년에는 목숨을 던져 낙동강전선을 지켰으나 2020년에는 시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전문가들이 희생하고 가용할 자원들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였고 시민들은 불안하지만 동요하지 않음으로써 사태를 수습했습니다.현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동산동)에 COVID19 중환자실을 운영하는 '중환자의학회'의 자원봉사 의사와 간호사들이 곧 본래 근무하던 직장으로 복귀할 시점이 다가왔고 대구 전지역 70여명의 중환자들이 매우 위중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고 염려한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그리고 한 전국 일간지의 'TK 코로나 중환자 치료 사실상 마비'라는 기사에 대해 대구의 각 대학병원에서 의견을 내셨고 매일신문을 통해 선배님(경북대병원 정호영 병원장)께서 "대구 전체 음압병상 108개 중 여유 병상이 다수 있고, 병원마다 에크모 및 인공호흡기도 여분이 있다"며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씀하신 것을 읽었습니다.제가 그동안의 상황을 직접 겪은 바가 없으나 정확한 소식을 알아내려고 애쓰고 살펴본 바가 있어서,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선배님의 말씀은 맞는 점과 틀린 점도 있다고 감히 말씀드리려고 합니다.대구에서 COVID19확진자가 폭발하기 전에 한국의 치사율은 2.6%였는데, 1.4%로 낮아진 것은, 대부분의 중환자가 대구에서 치료 중인 상황을 감안하면, 5개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실과 동산병원의 중환자실이 매우 성공적으로 치료하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COVID19의 치료제가 나타난다 하더라도 치사율을 1.4%로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듯 싶습니다.동산병원에 중환자의학회 소속 전문의 6명과 간호사 11명이 20병상 규모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 하는데, 현재 COVID19의 한국의 치사율이 1.4%인 점을 감안하면 20병상은 거의 2000명 이상의 확진자로부터 발생하는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만약 20병상이 없어진다면 치사율은 얼마간 올라갈 것이고 2000명 이상의 확진자 중에서 일부의 중환자가 발생하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태가 됩니다.더구나 중환자는 신규확진자의 숫자보다는 나이와 기저질환의 유무에 따라 발생하므로 요양시설 또는 최악의 경우에 학교에서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이 계속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중환자병상은 더 확보되어야 합니다.그러나 정부와 대구시가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으므로 중환자의학회의 일부에서 '대구동산병원이 무너진다'는 표현으로 다급함을 말하며 그 여파가 5개 상급종합병원으로 확대되는 것을 예상하여 "대구의 COVID19 중환자 진료체계가 위태롭게 된다"고 말한 듯 싶습니다.그들이 우려한 것은 동산병원의 20병상이 없어지는 것이 단순한 숫자놀음이 아니고 치사율이 높아지고 5개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실이 한계에 부딪히고, 그 상황에서 의사가 중환자에게 집중되면 다른 질환의 환자가 악화됨을 경고하여 정부와 대구시를 일깨워주려고 했을 것입니다. 서로의 노력을 폄하하거나 능력을 과소평가한 것이 아닙니다.그리고 더 나쁜 것은, 지금 국민들이 일상생활을 포기했기 때문에 COVID19가 주춤한 것일 뿐, '전문의료인의 자원봉사, 임상병리사의 24시간 검사, 국민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피로현상이 발생하면 다시 COVID19 확진자가 증가하고 한국의 의료시스템의 대응능력의 실상이 드러납니다.선배님께서도 아시다시피 대구를 제외한 한국의 전 지역은 대구 만큼의 의료인프라가 없습니다. 서울의 의과대학, 상급종합병원이 대구보다 3~4곳이 많은데 인구는 5배입니다. 치사율이 낮아진 것에 대구의 중환자실이 기여한 바가 크다면, 다수의 중환자들을 대구에서 수용해야 합니다. 그것이 '의료인격자'가 따라야 할 진정한 '의학의 道'가 아니겠습니까?이 COVID19의 시련이 얼마나 더 악화될 지 가늠하기 어려운 데, 한국에서 믿을 것은 정부와 정치인이 아니라 시민과 의료전문가라는 것은 이제 분명해졌습니다.공손하지 않은 글을 지면으로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아무쪼록 동문을 위시한 의사와 간호사 등의 연대와 결의를 잘 유지하여 이 상황을 극복하는 중심체로서 대구의 능력을 잘 이끌어주십시오. 건강히 훌륭한 역할을 유지해주실 것을 온 국민과 함께 믿겠습니다.김흥규 씨앤앰 바이오(C&M Bio) 이사 겸 의학자문

2020-03-30 17:20:18

[기고] 스쿨존 역사 25년,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에 획기적 노력을

[기고] 스쿨존 역사 25년,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에 획기적 노력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은 중상해나 주요 교통법규 위반 외의 교통사고는 보험 가입 시 형사처벌을 면제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회적 분쟁을 조기에 매듭짓고 의무적 보험 가입을 통해 보상을 담보하자는 취지이다. 하지만 이는 사회 전반에 교통법규 위반을 상대적으로 가볍게 여기는 인식과 교통사고는 보험처리만 하면 된다는 도덕적 해이를 초래했다.이미 1995년부터 초등학교 등의 정문 주변 반경 300m에 스쿨존이 도입되어 전국적으로 1만6천912곳, 대구는 797곳이 지정'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교통사고에 대한 그릇된 풍조와 사회적 인식들은 어린이 안전에 있어서는 치명적 위협이 되고 있다.경찰청의 최근 3년(2016~2018년)간 통계에 따르면 스쿨존 교통사고는 총 1천384건, 그중 사망 19명, 부상 1천460명에 이른다. 대구에서는 총 73건이 발생해 76명이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도 사망자는 없었다.어린이의 교통사망사고는 화목한 가정을 산산조각 내고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후유증을 남긴다. 교통사고로 희생된 어린이 이름에서 비롯된 한음이법, 하준이법, 민식이법은 모두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해 개정된 법률들의 약칭이다. 사회 곳곳의 교통안전 위협 요소에 국가의 책임 있는 대책과 보호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강한 법적 강제력을 부여한 것이다.어린이들은 성인에 비해 주의력과 상황 대처 능력 등 모든 면에서 뒤처진다. 그렇기에 운전자들은 스쿨존에서 어린이 무단횡단 가능성까지 대비해서 규정 속도인 시속 30㎞ 이하로 서행해야 한다. 또한 시야를 가려 치명적 사고 원인이 되는 불법 주정차도 스쿨존에서는 잠시라도 허용될 수 없다.'민식이법'으로 일컬어지는 개정 도로교통법이 3월 25일부터 발효되었다. 2022년까지 전국의 스쿨존에 무인 교통단속 장비와 신호등이 설치되고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의 일시 정지가 의무화된다.대구경찰청은 올해 스쿨존에 무인교통 단속장비(98대)와 신호기(167대)를 추가로 설치하고, 도로 폭이 좁은 이면도로같이 신호기 설치가 어려운 구역에서는 과속방지턱, 안전 펜스 또는 시선 유도봉과 같은 안전 시설물을 자치단체와 협조하여 대폭 확충하는 한편 횡단보도 앞에 노란 발자국(100개소), 옐로 카펫(30개소)을 보강할 계획이다.아울러 어린이 등하굣길에 경찰력을 집중 배치하여 보행자 보호 위반, 불법 주정차와 과속·신호 위반 등을 집중적으로 단속하여 어린이 보호와 안전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오늘 아침까지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등교하던 우리의 자녀, 조카, 손자, 손녀가 처참한 모습으로 돌아와 가족들에게 평생의 상처와 죄책감을 남기는 것이 어린이 교통사망사고이다. 하지만 대부분 나에게 닥칠 수 있는 불행으로 생각하지 못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어린이에 대한 각별한 보호 노력과 인식의 획기적 전환을 하지 않는다면 가상의 불행은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현실로 다가온다.지금 대구는 전대미문의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를 맞아 힘겹지만 모두가 뜻을 한데 모아 극복해 나가고 있다. 오히려 심각한 재난 상황에서도 질서 정연한 모습과 성숙된 시민 의식은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위기 속에서 빛나는 대구의 저력과 시민 의식을 재확인하고 있다. 25년을 넘어서고 있는 스쿨존 제도, 이제는 명실상부한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자리매김할 때가 되었다. 시민들의 적극적 동참과 실천을 기대한다.

2020-03-30 15:01:10

[기고] 대구의 품격, 한달만 더 감동을!

[기고] 대구의 품격, 한달만 더 감동을!

자랑스러운 시민 여러분! 앞으로 한 달은 대구의 위상을 가늠하게 될 중요한 분수령입니다.코로나19 사태는 중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확진자 2위를 기록할 때만 해도 세계 각국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남의 일로만 치부했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이 아시아를 넘어서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을 잠식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을 것입니다.하지만 21세기 글로벌 세계에서는 '남의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자유민주주의 맏형이자 초강대국인 미국의 상징적 도시 뉴욕도, 보석 같은 아름다움과 전통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이태리 교황청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습니다. 중국 베이징과 일본 도쿄가 앞다투어 봉쇄를 언급하는 실정입니다.그러나 이제 세계인 어느 누구도 대한민국, 그리고 대구를 위험한 도시라 매도하거나 왜곡하지 않습니다.우리 대구는 코로나19 발생 초기만 해도 마스크를 구입해 광주로 보내면서 다른 지역을 배려했던 청정지역이었습니다. 그러나 한 종교 단체의 감염 사태가 시작되면서 일순간에 무너졌습니다. 또한 정치인들의 가벼운 입 때문에 '강제 봉쇄'가 거론되는 혐오의 도시로 탈바꿈했었습니다.그러나 우려와 달리 대구는 시민들 스스로가 자가격리와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 예방 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며 셀프 봉쇄로 위기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마치 도시 전체가 스마트하게 훈련된 군대 조직을 방불케 할 정도라는 평을 들을 정도였습니다.중국 우한이나 다른 지역처럼 공포로 짓눌린 회색 도시를 연상하고 대구를 찾은 미국 ABC 기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구는 놀랍게도 공황도, 폭동도, 혐오도 없는, 그저 고요함으로 절제의 극치를 보여준, 이해조차 쉽지 않은 질서 있는 도시의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에 일부 언론에서는 '대구의 품격'이라는 찬사를 쏟아내며 응원도 해주었습니다. 이러한 소식은 세계로 퍼져나가 선진국들로부터도 감탄과 존경 그리고 찬사를 받았습니다.사재기조차 없는 침착하고 질서 있는 행복의 도시 대구는 이제 우리의 자긍심입니다. 37일간 집무실 야전침대 생활로 한계에 달한 체력 때문에 결국 혼절까지 한 권영진 대구시장, 그리고 박애정신 하나로 초인적으로 견디고 이겨낸 의료진 등 이러한 숭고한 정신의 숨은 전국 봉사자들이 대구를 지키며 세계를 울리는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코로나19와의 사투로 도시 전체가 피로감이 쌓이고 있지만 지금까지 잘 견뎌온 우리가 조금 더 못 버틸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앞으로 한 달을 버티고, 확진자 한 명 없는 5월을 맞이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도 함께해왔고, 앞으로도 함께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자랑스러운 대구시민 여러분! 앞으로 한 달간의 자가격리와 예방 수칙 준수를 계속해 대구를 구해 주시기를 소망합니다.끝으로 국가 경제는 먹고사는 문제로 당장은 어렵더라도 회복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국민안전은 죽고 사는 생존의 문제로 공기와 같은 것이므로 반드시 함께 지켜내야 합니다.대구경북 파이팅! 대한민국 파이팅! 여러분이 영웅입니다.

2020-03-29 16:31:22

[기고] 농업인 삶의 동행, 농지은행과 함께

[기고] 농업인 삶의 동행, 농지은행과 함께

'초(超)시대, 생활이 되다.'우리 시대는 지금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산업의 진보를 뛰어넘어 초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초시대는 초지능, 초융합, 초연결이라는 3대 핵심 키워드를 바탕으로 사회, 문화, 교육, 산업 등 삶의 전반에 걸친 혁신적 변화를 의미한다.우리 농업도 예외일 수가 없다. 주곡자급화를 위한 쌀 생산 중심의 농업에서 시설재배로 확대돼 농산물 생산과 소비 등 모든 측면에서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또 농업 데이터를 분석해 자동화, 원격화하는 스마트 농업이 확대돼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한국농어촌공사는 그동안 급변하는 농업환경 변화에 맞춰 농업인의 안정적인 영농지원, 농업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1990년 시작한 영농 규모화 사업은 농업인의 영농 규모 확대, 농지 집단화로 생산비 절감·경쟁력 제고에 앞장서 왔으며 전업 농업인 육성에도 이바지했다.2005년부터는 대내외적 농업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농지은행 사업을 시작했다. 경영위기의 농가 지원을 위한 경영회생지원 사업, 농지 임차인의 안정적 영농을 보장할 수 있는 농지 임대수위탁 사업, 고령이나 질병으로 영농 은퇴를 하는 농업인의 농지를 매입하는 농지매입비축 사업, 농업인이 농지를 담보로 안정적 노후 생활과 영농을 할 수 있는 농지연금 사업 등을 추진해 농업인의 안정적 영농 지원과 노후생활 보장, 농업 구조 개선 등에 힘써왔다. 아울러 기존 농업인의 농업에 대한 현장 경험과 연륜에서 만들어진 노하우를 전수하고 젊은 농업인의 농업 진입 장벽을 줄여 기성세대와 신세대 농업인이 함께하는 '상생의 농업·농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8년부터 농지은행 사업을 맞춤형 농지지원 사업, 농가 경영회생지원 사업, 농지연금 사업, 과원 규모화 사업, 임대수탁 사업으로 구분해 신·구세대 농업인의 농촌 정착과 육성에 힘쓰고 있다.2020년 한국농어촌공사 경북지역본부는 2019년 대비 362억원이 증가한 1천654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농업인 지원에 힘쓸 예정이다. 세부 사업을 보면 맞춤형 농지지원 사업 968억원, 농가 경영회생지원 사업 423억원, 농지연금 사업 148억원, 과원 규모화 사업 115억원이 지원된다.맞춤형 농지지원 사업은 전업 농업인으로 육성하기 위해 청년 창업형 후계 농업인, 2030세대, 후계 농업경영인, 귀농인, 일반 농업인으로 구분하는 '전업농육성대상자'를 신청, 등록해 농업·농촌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성장 단계별로 최대 6㏊까지 농지 매매와 임대를 지원하고 있다.농가 경영회생지원 사업은 자연재해, 부채 증가 등으로 일시적인 경영 위기에 처한 농업인에게 농지의 장기 임대와 환매권을 보장해 경영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도모하고 있다. 2011년부터 시행한 고령 농업인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지원을 위한 농지연금 사업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어류종 중에 연어는 모천회귀(母川回歸) 본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연어가 바다에서 자란 후 알을 낳기 위하여 자기가 태어난 강으로 돌아온다는 의미이다.우리의 농지은행과 농업·농촌도 연어와 같이 모천회귀의 특성을 지닌 것일지도 모른다. 4차 산업혁명, 초시대로 발전하고 있지만, 이런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는 농업이 지금까지 잘 지켜져 왔기 때문이다. 농어촌공사는 100여 년을 농업인과 함께해 왔고 그 속에서 농지은행도 함께해 왔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농업과 농촌을 생각하며 농업인과 함께 성장하는 공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2020-03-26 15:38:43

 [기고] 대구시민이어서 자랑스럽습니다!

 [기고] 대구시민이어서 자랑스럽습니다!

'대구시민이어서 자랑스럽습니다!'는 대구시민주간의 슬로건이다. 대구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운동을 기념해 대구시는 해마다 2월 21일부터 28일까지를 대구시민주간으로 정해 다양한 기념행사들을 갖는다.올해는 코로나19가 엄습하는 바람에 그냥 지나쳤지만 그 슬로건의 외침은 어느 때보다 더 큰 울림으로 가슴에 메아리친다. 대구시민들의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지만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대구시민인 것이 자랑스럽다.달이 바뀌고 계절이 변해도 흔들림 없는 대구시민들의 강인함과 품격에 가슴 뿌듯한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 평생을 대구에서 살고 있지만 이토록 대구시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게 느껴진 적도 없었다. 참모습은 위기에서 드러난다고 했던가! 250만 대구시민은 들불처럼 번지는 코로나19의 확산에서도 어떤 선진국 유명도시들도 보여주지 못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고 있다.확진자가 하루 700명을 넘어서고 수백 명이던 환자가 며칠 만에 수천 명으로 급증하는 위기의 순간에도 시민들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침묵하고 차분해지면서 너나없이 무질서와 혼란을 경계했다. 이웃과 약자를 배려하며 공동체의 안전을 먼저 떠올렸다.특히, 자발적으로 집 안에 머물며 이동을 제한함으로써 한순간에 거리를 통제라도 한듯 비워내는 모습은 국내외 언론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뿐만 아니라 어떤 곳에서도 사재기나 무질서로 혼란이 일어나지도 않았다. 일부 언론과 SNS들이 공포를 과장하며 마치 사재기나 도시탈출과 같은 혼란이 대구에서 곧 일어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기도 했지만 시민들은 결코 흔들림이 없었다. 놀랄 만큼 의연했다. 대구와 연결된 모든 길은 열려 있었지만 두려움으로 도시를 떠나는 이는 없었다. 오히려 외지에 나간 자식들이나 손님들이 찾아올까봐 손사래 치기에 바빴다.자신과 이웃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묵묵히 실천하며 난무하는 온갖 소문과 가짜뉴스에 휘둘리지도 않았다. 앙상했던 가로수와 나무들이 이제는 봄꽃을 피우고 있지만 시민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더 강인한 인내와 이성으로 스스로를 무장해가는 모습이다.대구는 6·25때 낙동강 방어선을 끝까지 지켜냄으로써 나라를 구했듯이 이번에도 대구시민들은 혼연일체가 되어 '코로나19 대구방어선'을 지켜내고 있다. 어떻게든 확진자를 줄여 신규 발생자가 없어지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대구시민들의 피에는 위기 때 더 강해지는 DNA가 흐르고 있는가! 시민들은 기필코 이 국면을 이겨내야만 한다는 무언의 연대감이 강력한 스크럼처럼 짜여진 느낌이다. 그것이 곧 대구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 대구의 품격으로 지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가능했던 것은 전국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단숨에 달려온 수많은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등의 헌신과 희생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250만 대구시민들은 그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대구는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제 대구의 극복은 세계의 극복모델이 될 것이다. 코로나19를 이겨 대구의 품격이 한국의 품격, 한국의 힘으로 승화되길 빌어본다.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지만 대구시민이어서 자랑스럽다!

2020-03-25 18:57:20

[기고]미래통합당 공천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유감

[기고]미래통합당 공천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유감

국민주권의 원리를 대의민주주의 방식으로 실현하는 우리나라에서 선거는 주권자가 자신의 통치기관을 결정·구성하고 선출된 대표자에게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게 된다.더욱이 우리 헌법은 유럽의 선진 민주국가와 달리 선거 이후에는 주권자인 국민이 선출된 정치권력에 대하여 국민소환과 같은 사후 통제제도를 전혀 두지 않는 '백지위임'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선거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우리 헌법이 일반 결사와 달리 정당활동의 자유를 더욱 특별히 보호하는 이유는 정당의 정치독점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정당제도의 투명하고 민주적인 운영을 통하여 국민주권의 원리를 가장 효율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우리 헌법 제8조 제2항도 "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고 규정하여 이러한 취지를 확인하고 있다.구체적으로는 공직선거법 제47조 제2항에서 정당이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민주적 절차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6장의2에서는 일반국민도 특정 정당의 당내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국민참여 경선까지 허용하고 있다.그런데 오늘날 지역주의가 만연된 정치현실 속에서 영남과 호남지역에서 치러지는 공직선거는 특정 정당의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선거가 형식적 절차로 전락되고 국민주권의 원리가 정당주권으로 대체되는 현실을 부인하기 어렵다.실례로 경북지역 선거구민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야당 후보들은 본선거 보다 정당 내부의 경쟁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따라서 본선거가 요식행위에 불과한 경북지역에서 진정한 국민주권이 실현되려면 미래통합당의 후보공천은 타 지역의 본 선거에 버금가는 민주적 절차에 의한 공정한 경선이 이루어져만 한다.그러나 경북 안동예천 선거구에서는 경선 등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유권자들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은 특정인을 갑자기 후보자로 공천한 행위는 유권자가 뽑아야할 국민의 대표를 사실상 정당이 지명하려는 것으로서 국민주권의 원리에 위배되는 반헌법적 발상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일찍이 사회계약론자 루소는 "법을 지배하는 자는 사람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법을 지배하는 자가 사람마저 지배하려 할 경우 부정이나 기득권을 영속화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안동예천 선거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이 바로 법을 지배하는 정치세력이 비민주적인 방법의 후보자 공천을 통하여 사람마저 지배하려 하는 것은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거두기 어려운 이유다.이는 정당의 목적과 활동이 민주적일 것을 요구하는 헌법에 위반되고, 국민주권의 원리를 침해하는 행위임은 물론, 민주공화국에 대한 배신이고 특히, 안동지역의 선비정신에 대한 모독이다.이에 대한 반발로 경선의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한 정치신인들은 눈물을 머금고 몸담았던 정당을 탈당하여 단일화를 위한 시민경선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비록 이번 선거에서는 이를 바로잡기가 어려워 선거가 진행된다 하더라도 정당이 선거에서 후보자를 추천함에 있어 오만과 독선에 치우치거나 사익을 추구하는 방법까지 용인하는 의미가 결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정신문화의 수도이자 선비정신이 살아 숨 쉬는 안동과 예천의 선거구민의 상처받은 자존심을 보듬는 길이다.

2020-03-25 14:28:24

[기고] 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기고] 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코로나19로 촉발된 국민들의 불안감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을 체험한 세대로서 이번 사태를 겪으며 느낀 점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전문적 해법은 제시하지 못하지만 국가적 위기에 대응하는 지혜를 나누어 보고 싶어서다.코로나19 국면에서 우리 사회가 보여주는 모습은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하나는 여전히 미성숙함을 보여주는 정부 관계부처 등 공공 영역의 대응이고 하나는 성숙함을 보여준 국민들의 대처다.공공 영역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겠지만 여전히 미성숙함을 노출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듯 사태 초기 안일하게 대응한 것은 대표적 사례다. 또 마스크 공급을 둘러싸고 보여준 좌충우돌 양상도 미성숙한 대응의 전형이었다. 공급량이 충분하다고 보고했는데 현실은 반대로 흘러가자 문재인 대통령이 철저한 대책 마련을 지시하며 진화에 나서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그래도 마스크가 모자라자 위험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거나 면 마스크 사용하기를 권하는 등 수정 발표하면서 혼란을 부추겼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공공 영역의 탁상행정은 그들의 판단 기준이 현장과는 거리가 있음을 보여준다.가장 수준이 낮은 것은 일부 정치인들이 코로나19 사태를 정략적으로 이용한 것이다. "대구가 미래통합당 지역이니 손절해도 된다"는 발언이 전형적이다. 이는 3주 동안 대구에 머무르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지휘한 정세균 국무총리 등 정부의 노력이나 사태 초기부터 현장에서 비상근무를 하고 있는 질병관리본부와 대구시, 경상북도 공무원 등 공무원들의 노고에 찬물을 끼얹었다.이에 견줘 국민들이 보여준 공동체 의식은 해외에서도 부러워할 만큼의 성숙함을 보여준다. 대구행을 자원한 전국의 의료진은 고군분투하며 바이러스 확산과 싸우고 있다. 자신의 위험도 아랑곳하지 않고 생업도 마다하고 대구를 찾은 그들의 고귀한 정신은 시민 사회의 성숙함을 방증한다. 전국에서 답지하고 있는 시민사회의 기부금품도 공동체 정신을 잘 보여준다.이번 코로나19 사태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철저한 대처, 성숙한 국민들의 노력이 이어진다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민족은 위기 때마다 늘 특유의 저력을 발휘했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비롯, 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사태 등 현대사의 고비마다 단결해 난국을 이겨냈다. 특히 대구경북은 국채보상운동, 독립운동 산실 등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위기에 처한 국가를 구하는 데 앞장섰다. 이런 사실은 대구경북 지원의 당위성에 힘을 실어준다.이번 사태의 후유증은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죽고 사는 문제가 해결된 뒤에도 먹고사는 문제가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북적이던 대구 동성로의 상가 3분의 2가 문을 닫고 많은 식당이 휴업 안내문을 내건 모습은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겪는 고충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맞아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이어 지난 15일 대구경북 일부에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하면서 강력한 지원책을 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정부의 이런 노력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그러나 지원을 더 늘려서 피해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를 희망한다. 국가 경제에 위협이 되지 않는 범위에서 더 촘촘한 대책을 마련해 대구경북을 비롯, 전국의 피해 지역에 보상이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또 공공 영역은 현장에서 해답을 찾는 발상과 행동의 전환을 보여주기 바란다.

2020-03-23 15:23:55

[기고] 코로나 춘래불사춘

[기고] 코로나 춘래불사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집 안에 갇혀 창살 없는 감옥살이를 하고 있는 나 같은 범부는 온갖 생각이 다 난다. 가고 싶은 곳 못 가고, 하고 싶은 것 못하는 심정이 미칠 것만 같다. 옛날 선비들의 귀양살이가 이랬을까. 이제는 너무 지쳐서 하나님의 시련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본다.이번 일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위로가 된다. 바다에 큰 풍랑이 일 때 난파되는 배도 있지만, 풍랑을 이용해 더 빨리 항해하는 배도 있지 않은가.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여러 가지 작은 행복을 누리면서 살아온 것이 큰 즐거움이었구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국가가 있다는 것, 부모 형제, 스승, 치안을 담당하는 기관 등 이 모두가 우리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요인들인데 그것을 잊어 버리고, 아니 모르고 살아왔다. 이것이 인간의 과한 욕심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하니 부끄럽다.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모두가 행복의 조건이 아닌 것이 없다. 요사이 집 안에 박혀 있으니 작은 행복을 잊어버리고 지낸 것이 무척 후회스럽다. 친구들과 어울려 포장마차에 모여 앉아 인생을 논하던 때나, 미세 먼지가 있다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시내를 활보하다 점심 먹을 걱정을 하던 그때가 그립다. 맑은 하늘을 쳐다보며 즐길 줄도 몰랐다. 노인복지관에 모여 수다를 떨면서 시간 보내다가 1천500원짜리 밥을 먹겠다고 줄을 서서 지루함도 참으면서 보낸 시간들, 추억이자 작은 행복이었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다.집 안에 들어 앉아 TV를 보면 온 세상이 코로나19로 난리법석이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이 또한 지나가면 추억이 되겠지 하면서 마음을 토닥인다.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사람들, 자영업자들, 일용 근로자들 등 고통받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환자들을 구하겠다고 발 벗고 나서는 의료인들과 봉사자들의 노고는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다. 코로나19 국난 와중에 제2, 제3의 이태석 신부님 같은 분이 나오고 있다. 자기들의 생명을 돌보지 않고 뛰어든 그 희생정신은 두고두고 존경받을 만하다.이 사태가 지나가고 나면 그분들도 작은 행복을 누렸으면 좋겠다. 이번 사태로 특별히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힘내시기 부탁드린다. 희비가 있고, 행·불행이 교차되는 것이 인생살이다. 인생은 고행이라 했지 않은가. 행복이 온다는 희망을 갖고 적극적으로 헤쳐나가는 것은 자신에게 달려 있다. 낙심하지 말고 굳세게 살아가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것이고, 그것이 행복으로 이어질 것이다.프랑스 철학자 샤르트르는 이 세상에서 한 사람의 불행한 자가 있다면 그 또한 나의 책임도 있다고 했다. 그 말을 잊지 말고 오늘의 이 어려움을 서로가 자신의 책임으로 받아들이자. 서로 탓할 것이 아니라 서로가 위로하고, 모두가 겪을 교훈이라 생각하자. 이번 사태를 통해서 바이러스 연구의 단초가 되고, 전염병에 대한 대처 요령을 터득하는 방법도 익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국민들도 정부 시책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요령도 알았다. 하루속히 평온을 되찾아 이번 코로나19 정복이 전 세계에 모범 사례로 남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왔건만 봄같지 않음)이란 말은 지금을 두고 한 말 같다. 언젠가는 따뜻한 봄바람이 불고 꽃이 피면 우리 모두 고생한 것, 보람을 느끼면서 작은 행복 아니, 보람찬 큰 행복을 즐기면서 코로나19 극복이 후세에 좋은 업적으로 전해졌으면 좋겠다.

2020-03-22 15:38:54

[기고] 세상을 걱정하는 교회, 교회를 걱정하는 세상

[기고] 세상을 걱정하는 교회, 교회를 걱정하는 세상

저는 모태신앙입니다.그래서 거의 50년간 손꼽을 수 있는 몇 번을 제하고는 교회에 가서 직접 예배를 드려왔습니다.그런데 여지껏 한 번도 겪지 못한 비상사태로 지난 몇 주는 집에서 예배를 드려야만 했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기도 하고, 죄책감 비슷한 감정이 들어 TV를 통해 설교를 듣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고 했습니다.빨리 교회에 모여서 찬양과 예배를 드리고 싶은 마음은 기독교 신자라면 누구나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얼마 전 경기도에서 있었던 교회집단감염사건으로 개신교계 전체가 세상의 지탄을 받는 상황에 처했습니다.같은 교인으로 아주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이런 상황에서 공동체에 심각한 위해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예배를 드려야만 했는지 아쉬움이 남습니다.헌법 20조 1항에서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내심의 영역인 신앙의 자유는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절대적 기본권으로 보호됩니다. 그러나 그것이 외부로 표현될 때 즉 종교적 결사의 자유, 집회의 자유 등은 헌법 37조 2항에 의해 공공의 복리, 질서유지를 위해 제한이 가능합니다.어쩌다보니 몇 년 전부터 대구시 법률자문을 맡고 있습니다. 이 번 코로나사태로 인해 시로부터 다수의 자문을 받았고, 특히 신천지와 관련해 받은 자문이 몇 개 있었습니다.그럴 때마다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의 제한이 가능하다고 회신을 하였습니다(물론 대구시의 자문 변호사님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저의 의견이 반영이 되었는지는 의문입니다).이번 주부터 대구의 많은 교회들이 다시 정상적으로 예배를 드린다고 합니다.믿음이 적은 저는 걱정이 앞섭니다교회가 세상을 걱정하기보다, 세상이 교회를 걱정해야 되는 시간이 다가올까 두렵습니다.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 (마태복음 22: 37-40)어떻게 하는 것이 '내가 내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것일까?"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지금 이 상황이 숙지고 난 후,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교회에 모여서 예전처럼 예배를 드리는게 어떨까 제안합니다.김영민 변호사(법무법인 반석)

2020-03-20 09:28:02

[기고] 코로나 도전을 멋지게 응전하는 시민의 지혜

[기고] 코로나 도전을 멋지게 응전하는 시민의 지혜

코로나19로 지금까지 겪어 보지 못한 경험을 하고 있다. 생명줄과 같은 마스크 1장을 구입하기 위해 1, 2시간씩 기다려야 했다. 사투의 연속이다. 이같이 힘든 현장을 지켜본 외국 언론들은 우리 의료팀과 시민들을 극찬했다. 난관을 극복해야겠다는 의지가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시민들은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외출을 못 해서 '답답해 죽을 지경이다'고 하소연했다. 비상시국이다. 외출을 못 하는 대신 나와 우리의 경쟁력을 키우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몫이다.세계 인구의 0.2%(1천500만 명)밖에 안 되는 이스라엘 국민은 그동안 노벨상을 200명이나 수상했다. 인구가 5배나 되는 우리는 노벨상 수상자가 1명이다. 그들의 경쟁력을 키우는 키워드는 독서 교육이다. 유대인 어머니는 아이가 2, 3세 때부터 책을 읽어 주기 시작하여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1만여 권의 독서를 하도록 도와주고 함께 독서한다. 출퇴근 시간, 퇴근 이후 휴식 시간, 여행할 때도 독서는 그들의 필수 생활이다. 다음은 토론식 교육과 경제 교육이다. 토론 교육은 생각하는 머리를 만드는 교육 즉 짝을 지어 질문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학습 방법이다. 우리의 교육열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이스라엘을 앞선다. '기러기 아빠'까지 될 정도다. 그렇다면 세계적인 인물이 어느 정도 나와야 하고 특히 노벨상 같은 상도 많이 받아야 하는데 현실은 다르다. 이와 같은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우리는 주입식 교육, 토론보다는 암기하는 입시 위주의 교육이므로 경쟁력 있는 교육이 될 수 없다. 유대인은 자녀들에게 경제 교육을 시키는 것을 신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버는 목적이 공동체에 헌신하고 기부하여 사회 공동체로부터 인정받고 큰사람이 되기 위해서라고 한다. 스스로 리더십 훈련까지 한다.유대인은 자녀들의 용돈을 공짜로 주지 않는다. 불로소득으로 얻은 돈은 그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어 양팔 저울 한쪽에 돈을 놓고 반대쪽에 인생의 모든 걱정을 올려놓았을 때 돈 쪽으로 기운다는 것이다. 우리는 속으로는 많은 돈을 벌고 싶어 하는데 '돈' '돈' 하면 격이 없는 사람처럼 인정한다. 우리의 전통문화인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영향이 크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우리는 지금 유아원 자녀부터 대학생 자녀까지 코로나19에 붙잡혀 재택 생활을 하고 있다. 인간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이다. 우리에게 닥친 도전을 잘 극복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 기회에 코로나의 도전에 응전하는 멋진 독서 문화를 키워보자. 기회가 좋다. 이런 분위기에서 우리에게 가장 현명한 방법은 자녀들에게 독서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닐까.부모가 어린 자녀에게 책을 읽어 주자. 독서하는 습관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독서하고 토론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출퇴근 시간, 퇴근 이후 휴식 시간을 이용해 자녀와 독서를 생활화하자. 책을 읽은 다음에는 자녀와 토론하는 시간도 갖자. 산과 들에는 이름 모를 생명들이 눈을 뜨기 시작한다. 새봄의 기운이 충만한 계절이다. 가정마다 독서의 아이콘을 키우는 기회를 만들면 코로나19에 대한 멋진 응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2020-03-19 15:46:25

[기고] 선거권에 목숨을 건 사람들

[기고] 선거권에 목숨을 건 사람들

우리가 선거 때 행사하는 한 표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어떤 이는 선거 관리 경비 3천284억원을 유권자 4천380만 명으로 나눈 7천497원이라 하고, 또 어떤 이는 국회의원 임기 4년 동안의 정부 예산에 비춰 4천700만원이라는 금액을 이야기한다. 지난 2014년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투표사무원의 착오로 투표를 하지 못한 유권자에 대해 대법원에서는 3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하기도 했다. 어찌 보면 적은 돈일 수 있겠지만, 이 한 표가 우리에게 주어지기까지의 지난한 역사를 생각해 보면 그리 가볍게 볼 수만은 없을 것 같다.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선거권이 주어지기까지 많은 선각자들의 희생이 있었다.먼저 여성 참정권 운동의 선구자 에밀리 데이비슨(Emily Davison)이다. 영국에서는 19세기 말부터 여성 참정권 운동이 시작되었는데, 1903년 '여성사회정치동맹'이 결성되면서 본격화됐다. 열혈 운동가인 데이비슨은 아홉 차례나 수감됐고, 감옥에서도 단식투쟁을 벌였다. 1913년 데이비슨은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많은 관중이 운집한 경주마 대회의 트랙에 난입해 "여성에게 투표권을"이라고 외치며 국왕 조지 5세 소유의 말과 충돌해 사망했다. 분노한 여성들은 그녀의 장례식을 거대한 시위 행렬로 만들었고 투쟁의 결과로 1918년 30세 이상의 여성에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부여한 '국민대표법'이 제정됐다.다음은 미국의 흑인 참정권 운동가 아멜리아 로빈슨(Amelia Robinson)이다. 1865년 남북전쟁 종전 후 흑인들은 국민으로서의 자격은 얻었으나 참정권은 얻지 못했다. 백인들의 위협과 방해 때문에 유권자 등록을 하는 일 자체가 힘들었으며, 남부주에서는 투표세를 납부해야 하고, 문맹 검사를 통과해야 하는 등 선거권 행사를 제한하는 장치들이 있었다.로빈슨은 '댈러스카운티 유권자연맹'을 결성하고 유권자 등록 운동을 펼쳤으나, 백인들이 장악한 의회와 경찰의 방해는 집요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1965년 3월 7일 로빈슨은 마틴 루터 킹 목사 등과 함께 셀마에서 주의회가 있던 몽고메리까지 86㎞의 평화 행진에 나섰다. 경찰은 곤봉과 최루탄으로 무자비하게 진압했고, 역사는 이날을 '피의 일요일'로 기록했다. 시위대를 이끌던 로빈슨은 경찰의 곤봉에 맞아 쓰러져 의식을 잃게 되고, 이 사진이 신문에 실리자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고 흑인 참정권 쟁취 운동에 불을 댕겨 결국 그해 존슨 대통령으로 하여금 '투표권법'을 발의하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이렇듯 오랜 시간과 무수한 희생을 딛고 어렵게 쟁취한 선거권이건만 현대 민주주의는 투표율 하락이라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우리나라도 1948년 제헌 국회의원선거에서는 95.5%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는데, 2000년대 들어서는 50%대에 머물러 있다가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46.1%로 추락했다.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사전투표제를 도입해 투표일을 이틀 늘리는 한편, 상향식 공천제의 확대 등 국민의 정치적 관심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고 있으나 아직 그 효과는 크지 않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어느 한순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듯 투표율도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며,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데이비슨과 로빈슨이 목숨을 걸고 우리에게 준 한 표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2020-03-18 16:06:48

[기고] 마스크 대란

[기고] 마스크 대란

마스크가 일상에 등장한 것은 변장의 목적이나 방한의 목적이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존재의 가치가 별로 없던 마스크가 대구 시민들의 생명줄이 되면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다. 사람과의 대화 주제가 마스크로 시작해서 마스크로 끝나고, 타지에 살고 있는 친인척들은 스스럼없이 마스크를 보내주기도 하고, 손재주 있는 사람은 재봉틀을 돌려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 나누기도 한다. '왜 중앙정부는 처음부터 중국인을 전면 차단하지 않았느냐?' '왜 대구시는 처음부터 신천지를 전격 조사하지 않았느냐?' 시민들은 중앙정부, 지방정부 가릴 것 없이 분노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절박한 심정은 이해하지만 결과를 가지고 과정을 비판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초기부터 과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하더라도 미처 닿지 못한 가정의 오류도 있을 수 있겠고 정무적 판단도 있을 수 있다. 통치행위를 인정하지 않으면 정치의 영역이 사라지고 정치의 영역이 사라지면 즉시적 대응이 힘들어진다. 통치행위의 잘잘못은 투표를 통해서 결정되는 것이 민주주의의 일반적 원리이다.지방정부든 중앙정부든 시민들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 주는 데는 실패한 듯하다. 시민들이 정부를 믿지 못하는 사이에 가짜 뉴스는 안방을 점령하고 마구 쏟아져 나왔다. 마스크 대란은 이 과정에서 태동하고 전파되었다. 정부에 대한 비난과 불신까지는 괜찮았는데 이 불안과 공포의 시기에 시민들이 믿을 곳을 잃게 된 것이다. 코로나19의 위험에서 나와 내 가족을 지킬 유일한 무기로 마스크를 믿기 시작한 것이다.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는 순간 우리 가족은 코로나19 전염으로 죽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마스크를 졸지에 신격화하고 말았다.물론 마스크가 전쟁을 치르는 종족들 사이에 좀 더 위협적으로 보이기 위해 사용된 시절이 있었다. 아주 오래전 원시시대의 이야기다. 현대에 와서 전투에서 마스크를 사용한 예는 없다. 가스전을 대비해 방독면을 사용한 정도가 전부이다. 그만큼 이번 코로나19와의 전투는 원시적인 싸움이다. 물론 전염병 창궐로 몇천만 명이 죽었다는 기록도 있고 공동체가 몰살당한 예도 있고 왕조가 사라진 예도 있었을 것이다.현대에 와서 전염병으로 공동체 사회가 붕괴된 예는 없다. 공포의 재생산과 확산이 사회를 마비시키고 공동체를 파멸로 몰고 가는 것이다. 잘 진화된 도시의 허점을 파고든 감염병과의 힘든 싸움 과정에 마스크를 정부보다 더 신뢰하게 된 작금의 현실이 참으로 슬프고 안타깝다.이번 마스크 대란이 끝나면 어떤 방향으로든 이 사회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거라는 사실만은 분명한 것 같다. 이 난국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함께'라는 공동체 의식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나 때문에 더 위급한 이웃이 곤경에 처하지 않는지 살펴야 한다. 혼자만 살아남을 재간이 없고 혼자만 전염병의 전파에서 안전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늘 재난영화에는 영웅이 등장한다. 하지만 진짜 영웅은 공동체 의식으로 뭉친 조연들이고 영화가 끝나는 순간의 환호는 조연들의 몫이다. 하지만 재난영화를 보면 혼자 살겠다는 욕심으로 자신의 수명을 단축시키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는 등장인물을 발견할 수 있다. 지금의 시점에서 어떤 배역을 맡을지는 전적으로 우리들의 몫이고, 얼마나 열연할지 또한 전적으로 출연진인 우리 시민들의 몫이다.

2020-03-16 15:25:02

[기고] '함께'라는 마법을 걸자

[기고] '함께'라는 마법을 걸자

중학교 때 '나의 연대기 쓰기'라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나는 아버지의 아들이고 할아버지의 손자이며 형의 아우 등을 써 내려가다가 깜짝 놀랐습니다.'나'는 한 개인이지만 개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나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로서 서로 연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나의 불행이 나만의 불행으로 끝나지 않고 나의 행복이 나에게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불행하게도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더욱 깨닫게 됐습니다. 이웃과 이웃, 학생과 선생님, 대구와 전국, 더 나아가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하루하루 새로운 확진자 중에서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몇 명인지를 챙기는 경북교육청의 시계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경북교육청도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우리 지역의 아이들만큼은 우리 손으로 살피고 챙겨야 한다는 공감대가 경북 교육 가족들의 지갑을 열게 했습니다. 이미 아이들이 없는 개학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버린 슬픔이, 한 아이의 불행은 우리 모두의 출구 없는 불행이라는 마음이 함께했기 때문일 것입니다.20여 년 이어온 '난치병 학생 돕기 캠페인' 경험도 한몫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경북의 교육계와 학생들이 백혈병이나 심장병 등 희귀 질환을 앓는 도내 저소득가정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랑의 온도계입니다.경북교육청은 우리 아이들의 아픔뿐 아니라 교육적 소외 국가의 아픔도 보듬고자 했습니다. 2006년부터 시작된 마야문명이 있는 과테말라공화국과의 정보통신기술(ICT) 우정이 그것입니다. 정보화 관련 인프라 기술과 기자재 활용, 현지 교원 연수 등 이러닝(E-Learning)과 ICT 분야의 멘토 역할을 하는 것도 피부색이 다르고 말도 다르지만 서로 아름다운 배움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해야 더 행복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었습니다.미래 인재에 필요한 것은 로봇과 차별화되는 사람의 역량입니다. 감성과 인성, 협력과 협업, 배려와 공감과 같은 인간의 영역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경북 교육은 코로나19 극복이나 난치병 학생 돕기와 같은 캠페인 활동과 해외 지원 사업을 통해 '함께'의 저변에 배려와 존중도 심으려 합니다. 서로 다른 빛깔을 존중하고 서로 다른 성장의 시간을 배려해서 가장 빛나고 아름다운 성장과 결실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경북 교육의 희망입니다.잔디 씨앗은 듬성듬성 뿌려지면 잘 자라지 못합니다. 씨앗이 서로 오밀조밀하게 붙어 있을 때 더 잘 자랍니다. 오밀조밀 붙은 씨앗이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양분을 나눠 가지며 더불어 자라야 더 튼실해진다는 것을, 공존의 반대는 경쟁이 아니라 공멸이라는 것을 아는 듯합니다.그러고 보면 잔디가 자라는 모습이 사람살이와 똑 닮았습니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듯 힘든 이웃을 방치하면 곧 그 어려움이 나에게로 되돌아옵니다.인류는 세균과 바이러스 전쟁을 여러 번 겪으면서 피해를 보기도 했지만 한 번도 굴복한 적이 없습니다. 어떠한 방법으로든 퇴치했고 이겨냈습니다. 모여 자라는 잔디처럼 공존하려면 모두가 함께 더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코로나19 최전선에서 대구경북이, 대한민국이 승리하는 그날까지 조금만 더 '함께'의 마법을 걸어 봅시다.함께 이겨낸 이번 봄에는 봄꽃들도 더 향기로울 것입니다.

2020-03-15 16:28:57

[제주도지사 특별기고] 원희룡 지사, '힘내라, 대구경북'

[제주도지사 특별기고] 원희룡 지사, '힘내라, 대구경북'

친애하고 존경하는 대구·경북민들께!제주의 상황을 챙기는 와중에도 날마다 대구·경북을 봅니다. 스스로에게 감옥 같은 격리생활을 강요해야 하는 시민들, 자신의 안위는 아랑곳 않고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다 쪽잠을 청하는 의료진들, 활기를 잃고 텅 빈 거리…그 얼마나 힘이 드십니까? 또 얼마나 외로우십니까?제주에서 네 분만 아파도 이토록 긴장되고 속이 타들어가는데, 대구·경북민들이 겪는 그 고난에 얼마나 큰 상처가 남았을지 가늠하기조차 어렵습니다. 대구시장님 말씀대로 이렇게 사면이 초가지만, 이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대구·경북민들의 절제되고 결연한 모습이 바다를 건너 전해집니다. 제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그저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뿐입니다.부디 힘을 내십시오. 여러분 곁에는 우리 모두의 존재이유이자 희망인 가족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을 걱정하며 함께 싸우겠다는 대한민국이 있습니다. 늘 그러했듯이 대구·경북은 지금 당당하고 용감하게 어려움을 이겨내고 계십니다. 대구·경북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열어왔습니다. 암울한 일제강점기, 애국독립운동의 불꽃이었습니다. 1960년 2월 28일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화운동으로 나라의 운명을 개척하기도 했습니다. 산업화의 위대한 성취, 그 또렷한 주역이 대구의 시민, 경북의 도민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런 힘으로 자신과 타인을 지키는 성숙함을 빚어내고 있습니다. 이 고통과 슬픔을 이겨낸 대구·경북의 용기는 대한민국 재도약의 든든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대구·경북민들의 분투를 보며 저도 용기를 내고 우리 도민들도 힘을 냅니다. 안부가 걱정되고 또 조금이라도 응원이 될까하여 대구의 지인에게 가끔 전화를 합니다. 그 지인 또한 스스로 자가격리 하여 2주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좀 답답하기는 하지만 잘 이겨낼 것이라고 오히려 저와 제주를 걱정해 줍니다. 애써 쾌활한 웃음을 제게 보내줍니다.아무리 어둡고 기나긴 터널에도 반드시 끝은 있기 마련입니다.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시면 곧 그 터널의 끝이 보일 겁니다. 더 안전하고 나은 내일에 대한 희망은 언제나 대구·경북민 여러분과 함께 합니다. 희망은 태양과도 같습니다. 눈에 보일 때만 태양을 믿으면, 밤을 견디기 어려운 법입니다. 이 밤을 견뎌내고 내일의 태양을 맞이하는 대구·경북은 어느새 더 성숙하고 강한 대구·경북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봄이 왔습니다. 빼앗긴 들에도 어김없이 왔던 그 봄이 성큼 찾아들었습니다. 봄 햇살은 대지의 응원가입니다. 한라산에 쏟아지는 햇살을 70만 제주도민의 마음을 담아 보냅니다. 대구·경북의 전쟁은 승리할 것입니다. 그 걸음걸음, 대구·경북의 동맹군, 우리 제주가 할 수 있는 모든 마음을 다하겠습니다.힘내라 대구·경북! 힘내라 대한민국!제주에서 원희룡 드림.

2020-03-12 18:09:32

[기고] 인증제와 배급제 유감(遺憾)

[기고] 인증제와 배급제 유감(遺憾)

지난 2월 22일 이스라엘이 한국 관광객의 입국 금지를 발표한 후 14일 만에 한국발(發) 여행 제한 국가는 102개를 넘어섰다. 이에 당황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해외 입국을 돕겠다는 취지로 '무감염 인증제' 검토를 발표하였다. 이후 여러 가지 문제가 지적되어 도입을 보류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듯하다. 미증유의 국가적 재난을 맞이하여 책임지고 관리해야 할 당국자들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고,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되는 제도를 즉흥적으로 제기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고려했다는 정책치고는 너무나도 허술하고 문제가 많다. 우선 '무증상 인증제'와 '무감염 인증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무증상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주관적인 표현인데,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무감염 인증제'도 바이러스 감염이 없다는 사실을 객관적인 방법으로 증명하기 어렵다. 현행 RT-PCT 방식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의 민감도와 특이도는 각각 99%인데, 검사의 정확도가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1%의 검사 오류가 존재한다는 말이다. 즉, 10만 명을 검사했을 때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는데도 검사상 음성으로 나올 확률이 1천 명이나 된다. 이 중에 실제로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무감염 인증을 거쳐 외국을 방문하는 경우, 감염원이 될 수도 있고 이에 대한 책임 소재도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마스크 배급제' 혹은 '마스크 5부제'도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현재 전국의 2만4천 개 약국 대부분이 약사 1, 2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루 250장 정도의 마스크를 판매하기 위하여 약 125명의 주민등록증과 공인신분증을 확인해야 하고, 중복 구매를 막기 위해 약국 간 정보망인 의약품 안전 사용 서비스와 요양기관 업무 포털까지도 확인해야 한다.공인인증서 로그인을 해야 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이트에 이용자가 폭주하여 접속이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약사들은 이러한 수고 말고도 대기자들에 대한 관리와 질서 유지 등의 업무까지 감안하면 복약 지도와 약품 조제 업무는 뒷전으로 미룰 수밖에 없다. 환자들이 정확한 복약 지도를 받지 못해 부작용이 야기될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환자의 복약 정보와 주민등록번호 등이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현재 본인 여부 확인이 가능한 전국의 무인 인터넷 민원 발급기가 4천160대 있고,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쉽게 본인 인증도 가능하다. 이러한 시스템을 이용하여 개인이 직접 접속하여 본인 인증 후 마스크 구입 쿠폰을 발급받아 가까운 편의점이나 동사무소, 보건소, 은행, 우체국 등에서 편한 시간에 구입할 수 있다.전국의 동사무소는 약 2천700곳이 있고, 전국의 보건소 254곳, 보건지소 1천332곳, 보건진료소 1천905곳이 있다. 이들 국가 시설과 공무원들을 활용하여 마스크를 배부하거나 판매할 수도 있다. 대한민국은 인터넷 강국이다. 국민들은 비효율적인 정책으로 인해 더 이상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다.

2020-03-12 14:47:26

[기고]'일류시민'의 품격과 긍지로!

[기고]'일류시민'의 품격과 긍지로!

그리 짧지 않은 세월을 살아왔지만, 지금 겪고 있는 상황은 여전히 낯설다. 한산한 도로, 문을 닫은 식당, 개학을 연기하고 집에만 머물러 있는 학생들, 약국 앞 마스크를 사기 위해 늘어선 줄까지….발병 초기만 해도 사스나 신종 플루, 메르스 등 유사한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에도 대처할 것이라 믿었는데,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코로나19를 보면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허술한 국가였나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그러나 우리가 누구인가? 어려울 때마다 위기 극복의 DNA로 어려움의 최전선에서 맞섰던 대구경북인이다. "공황은 없다. 폭동도 없고, 두려워하는 군중도 없다. 절제심 강한 침착함과 고요함만이 버티고 있을 뿐이다." 미국 ABC방송 이언 패널 특파원이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대구에서 현장 취재 후 보도한 기사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혼란을 겪고 있는 외국과 대비해 너무도 차분한 대구의 대응 모습에 세계도 놀라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바로 우리, 일류 대구 시민이 있다. 국채보상운동이 펼쳐졌을 때 일반 백성은 물론 기생, 노비, 걸인에 이르기까지 온 국민이 하나였고, 2·28민주운동을 이끈 주체도 대구 지역의 고등학교 학생이었다. 항상 위기 극복의 중심은 백성과 민초였다.그리고 그 전통을 고스란히 지금의 대구 시민이 계승하고 있다. 시민들이 앞장서 자신의 고통보다는 주위의 어려움을 먼저 살피고, '일류 시민'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자기도 부족한 마스크를 택배기사와 어르신들께 먼저 나눠 주고, 감염과 과로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대구를 찾아준 의료인들에게 보답하고자 숙박업소들이 자진해서 무료로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코로나19로 자신들도 영업을 못 하는 상황임에도 사랑의 도시락을 만들어 의료진들에게 전달한 칠성시장 상인들의 이야기가 우리 가슴을 뜨겁게 한다. 건물주들이 먼저 나서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임대료를 할인해 주면서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준비한 음식을 미처 다 팔지 못한 식당들을 위해 SNS나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필요한 사람에게 연계시켜 주는 시민들도 늘고 있다.이러한 선진 시민의식이 바로 오늘날 OECD 회원국이자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을 있게 한 저력이다.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은 냉정하게 말해서 세계 100여 개 나라에서 입국이 금지되거나 제한되고 있는 기피 국가다. 더 자존심이 상하는 것은 키리바시, 모리셔스 같은 이름조차 생소한 나라들로부터도 거부당하고 있다는 현실이다.더 걱정스러운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해결되고 나서의 우리나라 위상이다. 국가 신인도라는 것은 그 나라의 정치, 외교뿐만 아니라 국민의 품격, 기업 신뢰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지금처럼 대한민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IT 강국' '한류' '한강의 기적'이 아니라 앞으로는 '코로나19의 국가'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 이러한 걱정을 한낱 기우(杞憂)로 끝내기 위해서는 너무나 당연하겠지만 조속히 코로나19를 박멸하는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움츠리지 말고 대구경북이 중심이 되어 '일류 국가' 대한민국의 위상을 다시 세우자.우리는 이미 세계가 극찬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라는 기발한 생각과 뛰어난 진단 기술로 새로운 대응법을 제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의 중심지가 아니라 위기 극복의 모범 해법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혁신적인 생각과 뛰어난 기술로 대구와 대한민국을 결코 만만히 볼 수 없음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자. 전 세계에 '대구'라는 이름이 가지는 무게를 느끼게 해주자! '일류 대구 시민'의 긍지로!

2020-03-11 15:33:55

[기고] 코로나19 과도한 공포 백해무익

[기고] 코로나19 과도한 공포 백해무익

청도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이비인후과를 개원하고 있는 의사입니다.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산자수명의 아름다운 고향 청도가 좀비 도시 취급을 받고, 대구를 다녀오면 2주간 격리되며 서울의 대학병원에서는 대구 환자를 받지도 않는다는 어처구니없는 사실에 화를 참지 못합니다.과연 이러한 일련의 상황이 정상적인 것인지, 아니면 공포에 의한 과민 반응인지 생각해 봅니다.청도에서 환자가 집단적으로 발병하고, 사망자도 많이 나온 것은 대남병원의 정신병동에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정신병동의 특성상 전국 각지의 환자들이 5~20년씩 장기 입원한 경우가 많고, 이에 따른 기저 질환으로 면역이 떨어진 상태에서 바이러스 감염이 치명타를 날린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신병동의 특성상 집단 폐쇄된 환경도 한몫을 하겠지요.청도는 코로나19 공포로 인하여 도시의 기능이 올스톱되고 텅 빈 유령 도시가 되었다고 합니다.대구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보입니다. 식당가는 대부분 문을 닫고, 자영업자들은 종업원을 내보내며 처절한 생존 몸부림을 칩니다. 모든 정상적인 일상생활은 사라졌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죽는 게 아니라 굶어 죽게 생겼다고 자조하십니다. 과연 이러한 일련의 행동들이 옳은지 반문하게 됩니다.대구가 이렇게 코로나19의 집단 발병지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 것은 신천지 발병자에 의한 급속한 전파가 주원인인 듯합니다. 그러나 다시 돌이켜보면 이것이 전부는 아닐 겁니다. 신천지 신자 전수조사, 무증상자에게도 검사 실시, 그리고 대량의 검사가 가능한 대구의 첨단 의료와 이를 가능케 한 헌신적인 의료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난 결과라 생각됩니다. 전 세계에서 단시간 내 이렇게 코로나19 검사가 가능한 나라는 오로지 대한민국 우리나라뿐이라고 확신합니다. 또한 너무나 투명한 검사 결과 공개 등도 확진자가 많은 이유지만 그러나 또한 우리의 자랑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일본이나 미국에서 이런 대량 검사와 신속한 결과 공개가 가능한지, 혹시 의도적으로 검사를 실시하지 않아서 확진 환자가 적은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저는 이비인후과 의사로서 하루에도 수많은 감기 몸살 환자의 입과 코를 들여다보고 치료를 합니다. 그러나 개인위생 수칙을 잘 지킴으로써 수차례 감기에 걸린 적은 있지만, 개원 20년간 단 한 번도 독감에 걸린 적이 없습니다. 물론 행운이 따라서 그렇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감기나 독감,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등이 모두 전염성 질환이며,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환임을 방증하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손 씻기와 마스크 사용,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킨다면, 코로나19에 걸리지도 않겠지만, 설령 걸린다 해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모든 자영업자들이 몰락하기 전에, 시민들이 너무 떨지 말고 대범하게 대처하여 불황에 죽어가는 시민들부터 살립시다.병에 대한 적절한 경각심은 이 엄중한 시기에 꼭 필요한 습관이겠지만, 지나친 공포심은 오히려 공멸의 길이 된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우리 대구경북 사람들은 마치 세균 덩어리 취급을 받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 대량의 검사, 빠른 검사 속도, 투명한 환자 공개, 뛰어난 의료 시설과 헌신적인 의료진, 시민들의 의연한 대처 등으로 세계인의 칭송을 받는 메디시티의 시민으로 거듭날 것을 믿습니다.대구경북의 위대한 시민들은 이 위기를 반드시 극복하고 자랑스러운 대구경북을 다시 빛낼 것입니다.

2020-03-09 18:53:45

[부산시장 특별기고] 오히려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대구경북

[부산시장 특별기고] 오히려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대구경북

"오히려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대구경북입니다."대한민국 전체가 두 달 가까이 코로나19에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소중한 일상이 무너졌습니다. 아직도 하루하루 늘어나는 확진자 수에 마음은 무겁고 불안과 고통은 커집니다. 전국의 산과 들엔 봄꽃이 피었건만 지하철과 거리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굳게 입을 다문 침묵이 무겁게 흐릅니다.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 토닥토닥하는 즐거운 시끄러움이 소망스럽고 그리워집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하루하루 늘어가는 확진자 수를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저의 뿌리가 경북 의성이라서 더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구 서문시장이 사상 처음 문을 닫았다는 소식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자가 격리되는 바람에 노모의 임종을 못 지켰다는 어느 분의 소식엔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습니다. 왜 하필이면 대구경북인가 하고 안타까웠습니다.그렇지만 대구경북 분들의 대처는 남달랐습니다.마스크 공급이 타 지역보다 절박한 상황이면서도 참을성 있게 줄을 서고, 수많은 감염 환자들을 수용하고 치료하는 데 반대하며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없다고, 대구를 취재했던 미국 ABC방송의 이언 패널(Ian Pannell) 기자는 전하고 있습니다. 그는 또 대구경북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절제심 강한 침착함과 고요함이 버티고 있다. 많은 이들에게 대구경북인들은 삶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구에 계신 부모님을 걱정해 타 지역에 사는 자녀들이 자기 집으로 모시려 해도 "대구에는 얼씬도 하지 마래이. 나도 안간데이"라며 묵묵히 대구를 지키는 분들…. 기사를 읽고 마음속이 뜨거워졌습니다. 우리가 "대구경북 힘내라!"고 응원하고 있다 생각했는데 오히려 대구경북이 부산을, 대한민국을 온 몸으로 응원하고 있었던 것입니다.별은 밤이 깊고 어두울수록 비로소 더 밝게 빛난다고 했던가요? 대구경북은 6·25때 낙동강 전선의 보루였고, 조국 근대화를 이끈 인재들을 많이 배출한 대한민국의 저력이 있는 고장입니다. 그런 자존심과 자부심, 문화적 저력이 이런 시련기에 더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지요. 대구경북 분들이 큰 고통 속에서 미국의 언론도 감동할 정도로 의연하게 잘 버텨 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다행히 대구경북에서 서서히 안정화되고 있다는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대구에 상주하며 코로나19 대응 지휘를 하고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전국에서 대구로 달려가 주신 의료진들, 대구경북 힘내라고 많은 성원을 해주신 국민께 감사의 박수를 보냅니다.부산시민들도 대구경북이 외롭지 않도록 그 고통을 모두의 아픔으로 품어 안았습니다. 대구의 중증 환자들을 수용하여 치료했습니다. 병상 부족 문제를 겪는 대구에 병상을 제공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안전과 생명에는 경계가 없다고 믿습니다.눈을 감고 깊이 숨을 들여 마셔봅니다. 깨끗하고 맑은 시원한 공기가 폐 깊숙이 들어옵니다. 온 국민이 마스크를 벗고 맑은 공기를 함께 호흡하면서 거리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시장과 동네 가게마다 웃음꽃을 피우는 소중한 일상을 하루라도 빨리 되돌려 드리겠습니다.대구경북민 여러분, 오히려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그리고 조금만 더 힘내세요. 부산이 함께 하겠습니다.

2020-03-09 18: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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