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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국 사회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기고]한국 사회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가끔 점심시간을 이용해 대구시립 중앙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간다. 그날도 예전처럼 동성로를 지나는데 대구 3·1독립운동기념비가 우뚝 세워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모양이 사람이 만세를 부르는 조각품 같아 신기했다. 잠시 서 있다가 손을 들고 '조선독립만세'를 외쳐 봤다. 그리고 다시 일터로 돌아가는 길, 2·28민주운동 집결지라고 쓰인 표지석이 보였다. 이어지는 길목에는 동학 교조 최제우 선생 순도비도 서 있었다. 1919년 3·1독립운동, 1960년 대구 2·28민주운동, 1894년 동학농민혁명…. 농민이, 청년이 그리고 온 민족 공동체가 함께 일어나 반봉건 반외세, 자주 독립, 민주주의를 위해 소리 높여 함께한 순간들이 대구 도심 곳곳에 새겨져 있었다.최근 100여 년의 우리 역사는 그야말로 투쟁과 전쟁의 역사였다.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김동일 교수는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시장과 국가'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시장을 통해 생산과 성장을 이루고 국가를 통해서는 복지와 분배를 잘함으로써 복지와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 그러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미래를 위한 평화 통일을 꿈꾸는 것은 너무 큰 기대일까?그럼, 새로운 세상에 희망을 거는 보통 사람들이 꿈꾼 이상세계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과거로 돌아가 살펴보자. 먼저, 1919년 3·1만세운동, 1948년 제주 4·3항쟁, 1960년 2·28민주운동과 4·19의거, 1980년 5·18민주화운동, 1987년 6·10민주항쟁 그리고 2016년 촛불혁명까지…. 수많은 침략에 맞서 일어난 의병 활동과 식민지 시대 무장 독립 투쟁도 포함해 생각해 본다면 우리 민족은 시대적 변화에 맞추어 민족 해방을 위해, 사회 혁신과 변화를 위해,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늘 도전해 왔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실천해 온 것이다.하지만 현 상황은 어떠한가?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70년이 지났다. 여전히 남과 북은 갈라져 서로 으르렁거리고, 작년에는 남북 경협을 위해 개성에 세운 건물까지 북한이 폭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지구 곳곳에서는 일자리가 많이 사라졌고, 앞으로 세계 경제가 어떻게 될지 오리무중이다. 그러는 가운데 지구 온난화의 병폐가 세계 여러 곳에서 자연재해를 일으키고 있다. 일본과 한국 사이 긴장도 풀릴 조짐이 없는 데다 중국과 미국의 갈등 속에서 과연 한국이 설자리는 어디일지 가늠을 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미래, 희망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그 비전을 시민과 공동체가 만나고 공동체와 공동체 사이에도 정이 싹트고 미래 산업도 나누는 '마을'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3·1만세운동으로부터 촛불혁명까지 늘 꿈을 꾼 그 변화의 중심에는 사람과 지역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방정부도 마을 만들기를 지원하고, 살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하기에 마을은 숨 쉬고 있음을 다시 느낀다. 코로나19로 비대면 혹은 마을 방송국을 통해 음악회를 열고 전시회와 바자회 등 성금이 나오면 이웃과 함께 나누는 마을 공동체, 그리고 아이들을 살고 있는 동네에서 서로 보살피는 우리 마을 교육 나눔 사업, 주민 참여 예산 제도 등을 통해서도 지역 공동체는 늘 새로운 피를 수혈하듯 활기를 나누고 있다.이제는 깨어 있는 시민들이 서로 만나 소통과 대화를 나누는 마을살이야말로 지역과 사람이 중심 되는 그런 대안이 아닐까. 변화무쌍한 미래를 시민 의식과 마을 공동체의 공공성에서 그 해답을 찾는 하루다.

2021-03-04 12:01:14

[기고]경북의 사회적경제, 新새마을운동 되길

[기고]경북의 사회적경제, 新새마을운동 되길

2020년 2월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한민국은 경제 불황을 겪고 있다. 기업 매출이 줄고 지속적인 고용 유지가 어려워지면서 소비가 침체됐다. 시장은 위축됐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영세한 사회적경제도 경기침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모두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공공의 지원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각 산업 분야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으로 사회적경제의 공동체 정신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유럽에서 산업혁명 등을 거치면서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사람보다 자본을 더 중시하게 됐고 괄목상대한 경제성장의 어두운 부산물로 경제와 사회의 양극화, 환경 파괴, 공동체의 해체 등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대와 협력의 가치를 지닌 사회적경제가 유럽에서 태동됐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하지만 역사를 돌이켜보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경제의 가치는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과거 농업 중심 사회에서는 공동노동체 조직인 두레와 품앗이 정신이 있었다. 300년 전 "주변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면서 나눔의 정신을 실천한 경주 최부자 댁의 육훈(六訓)이 바로 사회적경제가 추구하는 가치와 그 뜻을 같이한다. 1927년 전준한 선생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민간 최초로 설립한 상주 '함창협동조합'은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적경제 발상지로 평가된다.사회적경제가 이루고자 하는 자율적인 협력과 민주적인 자립은 경북에서 시작된 새마을운동의 정신과 일맥상통한다. 새마을운동은 근면, 자조, 협동의 정신 아래 주민 모두가 하나로 뭉쳐 자신이 몸 담고 있는 공동체의 정신과 물질의 모든 면을 변화시키려 했던 운동이다.이와 같은 협력과 자립의 정신을 계승해 코로나를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임에도 경북 사회적경제인들은 힘을 모아 희망꾸러미 상품을 개발했다.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금해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료 기업을 지원하는 등 사회적가치 실천에 솔선수범했다.경북의 사회적경제는 기업과 종사자 수 등 양적 성장뿐 아니라 민간 주도의 연대와 협력을 기반으로 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한 덕분에 코로나로 인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많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경북도는 지난해 5월 사회적기업 성장지원센터를 조성해 초기 사회적경제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사회적경제기업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해 상생 거점 공간인 유통지원센터를 안동에 유치하는 등 성장 단계별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 지역 기업이 다양하고 차별화된 사회적 가치 실현과 능동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20년도 사회적경제 지방자치단체 정책평가'에서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사회적기업의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 전국의 탁월 등급 21개 기업 중 경북의 6개 기업이 선정됐다."모든 기업은 경제적 가치를 넘어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전환돼야 한다."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철학과 함께 사회적경제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가치는 우보만리(牛步萬里)의 마음가짐으로 이어 나가야 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의 연대와 나눔, 그리고 배려의 정신을 토대로 만들어 가는 경북형 사회적경제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21세기형 새마을운동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기를 기대해 본다.

2021-03-03 11:14:46

[기고]구 안동역과 철로에 묻힌 신라 되찾아야

[기고]구 안동역과 철로에 묻힌 신라 되찾아야

안동역사 이전으로 생겨난 철도 역사 부지와 안동 36사단 부지 이전 및 활용과 관련한 뉴스를 얼마 전 접하고, 급히 안동읍지 '영가지'(永嘉誌)를 찾아봤다. 이는 1602년에 시작, 1608년에 완성된 안동의 역사지리지로, 권기(權紀)가 찬술했다. 서애 류성룡의 권유와 안동부사 한강 정구에 힘입었다. 그는 만년에 조정에서 벼슬을 제수하였으나 부모상으로 취임하지 않았다.이러한 '영가지'는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담았다. 고적 조에 법흥사와 법림사를 기록하면서 모두 '지금 세 칸만 남아 있다'고 했다. '법림사에는 흙으로 만든 부처 셋과 흙으로 만든 코끼리와 사자 각 한 개씩 있다' '지당은 길이 36척 너비 10척이다. 못 가운데 돌로 만든 코끼리와 용이 있다. 청련(靑蓮)이 한 그루 있는데 30년 만에 한 번 꽃이 핀다'고 기록됐다. 고탑 조에서 '법흥사 전탑(甎塔)은 부성의 동쪽 5리에 있다. 7층이며, 본부의 대비보이다. 성화 정미년(1487)에 고쳐 쌓았는데 위에는 금동 장식이 있었다. 이고(李股)가 철거하여 관청에 냈는데, 녹여서 객사에 사용하는 집기로 만들었다. 또 법림사 전탑은 부성의 남문 밖에 있으며 7층이다. 본부의 대비보이다. (탑) 위에는 법흥사 탑과 같은 장식이 있다. 만력 무술년(1598) 명나라 장군 양등산의 군인들이 철거했다'고 기록했다.이런 법흥사 절터에는 고성 이씨 탑동파 종택과 중앙선 철도가 놓여 있다. 종택은 탑동파 분파조 증손 후식공이 1708년에 지은 것으로, 2004년 발행 '고성 이씨 안동 전거 연원과 문화유산' 책자 중에는 이런 내용이 실려 있다. "신라시대 거찰인 법흥사 구지를 개기하여 수많은 동자 부처와 16척의 금불상을 낙동강에 버리고 기공함에 노승이 견몽하여 '이 터는 내 터이니 아무도 집을 지을 수 없다' 하여 '기어이 집을 지으면 큰 앙화를 당할 것이다' 하고 위험함이 수차였다. 그 후 어린 두 아들이 요사함에 일시 주저하였으나 망언에 굴함이 없어 사불범정(邪不犯正)의 굳은 신념으로 공사를 강행하여 완성하였다"고 기록됐다.그렇다면 일대 어딘가 동자 부처와 금불상이 묻혔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7층 전탑은 기단부 팔부중상 등 면석 위에서 감실 사이에 시멘트 발린 모습이 안타깝다. 석물이 있었을 것이다. 사찰의 석물과 계단석의 일부 행방을 나 나름 추정한다. 법림사 절터는 역사 부지로 쓰였다. 전탑과 2.6m 높이 당간지주 남쪽은 시멘트 옹벽이고 그 서쪽도 둑이다. 게다가 전탑은 주변 지표보다 40㎝쯤 더 푹 꺼진 자리다. 절터와 전탑 주변을 성토했다는 의미다.필자는 '영가지' 찬술자 권기의 후손이다. 안동 읍내에서 태어나 향리에서 자랐다. 초등학교는 낡고 부족한 교실을 버드나무가 대신한 그늘에서 오전 오후 부제 수업을 받았다. 4학년 때는 두 학반 교실이 임청각 군자정이기도 했다. 중학교 땐 식목일이면 안동 주산 영남산과 벌건 황토가 드러난 36사단 헐벗은 산에 나무를 심었다. 가물 때는 수업을 제친 학교 측의 동원으로 지금의 안동역이 옮겨간 송야천에 하천 굴착으로 물길을 찾아야 했다.앞으로 중앙선 철도와 역사 부지 용역 과정에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리라 여긴다. 중앙선은 지표조사(매일신문 3월 1일 자)와 달리 사역과 사세를 확인하는 등 발굴조사를 실시해 혹시 모를 동자 부처와 금불상을 찾아내고, 법림사에는 연당지라도 만들어 돌 코끼리·석용·토제 부처·토제 코끼리 및 사자를 세워 묻힌 통일신라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찾는 데 시계를 되돌렸으면 한다.

2021-03-01 14:53:59

[기고]이상정 장군의 독립운동 활동과 명예 선양

[기고]이상정 장군의 독립운동 활동과 명예 선양

오늘은 102주년 삼일절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국내외에서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수많은 독립유공자 중 대구 출신으로 대표적인 인물 이상정 장군은 1896년 6월 10일 대구 중구 서문로 2가 12번지에서 출생했고, 호는 청남이다.국가보훈처 공훈록에 의해 독립운동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1921년부터 1923년까지 평안북도 정주(定州)에 있는 오산학교(五山學校) 교사로 근무하면서 지하 조직을 결성해 항일투쟁을 전개하다 만주로 망명했다.1926년부터 1927년까지는 동만주(東滿洲)에서 중국 풍옥상(馮玉祥)의 서북국민부대(西北國民部隊)에서 준장급 참모(准將級參謀)로 활약했고, 장개석의 부대와 통합 후엔 국민정부(國民政府) 정규군 소장(少將)으로 항일전선에서 활동했다.1936년에 중일전쟁(中日戰爭)이 발발하자 중경(重慶)에 있는 임시정부의 의정원 의원에 선출됐으나 중국 육군 참모학교의 교관으로 계속 활동하였고 1940년 9월에 광복군(光復軍) 창설을 적극 지원했다.1941년 10월에는 임시의정원 경상도의원에 다시 선출되었으며, 1942년 제34회 임시의정원 회의에서는 최동오(崔東旿) 등 27명과 함께 연서로 "우리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최단기간 내에 중, 미, 영, 소 등 연합 각국 정부에 정식으로 우리 대한민국 임시정부 승인을 요구할 것"이라는 임시정부 승인에 관한 안을 제안하였다.1942년 8월 시정부에서는 외무부 내에 외교연구위원회를 설치하고 외교 전반에 관한 문제를 연구·제공하도록 하였다. 이에 그는 신익희(申翼熙), 장건상(張建相), 이현수(李顯洙) 등과 함께 연구위원으로 선임되어 그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다.1944년에는 강창제(姜昌濟), 홍진(洪震) 등과 함께 신한민주당(新韓民主黨)을 창당하였으며, 1945년 2월에는 동당 중앙집행위원에 선임되어 활동했다. 광복을 맞이할 때까지 중경(重慶)에서 중국 육군 유격대훈련학교 교관에 취임하여 후진 양성에 노력하였으며, 중국군 중장(中將)으로 진급하여 광복 후에는 북지방면(北支方面) 일본군의 무장해제를 도왔다.이상정 장군은 보훈학적 관점에서 보면 독립운동 명문가 집안으로 국내 최초 여성 전투기 조종사 권기옥 애국지사가 아내이고, 민족저항시인 이상화의 친형으로 평생을 독립운동에 헌신한 대구 출신의 영웅이다. 1947년 10월 27일 뇌일혈로 갑자기 별세하여 10월 29일 계성학교에서 가족사회장으로 하였고, 장지는 대구 달서구 대곡동 소재 상화기념관·이장가 문화관 뒤 선영 가족묘지다. 정부는 고인의 공적을 인정하여 1977년에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하였다.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이상정 장군 등 대구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업적을 시민·학생들에게 널리 알리는 명예 선양 방안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세부적인 강구 방안을 제시하면 첫째, 대구 출신 독립유공자를 한곳에 모아 전시 홍보 및 학생들의 보훈 교육 장소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이 절실히 필요하다. 둘째, 대구시가 주축이 되어 학계, 경제계, 언론계, 시민 등을 중심으로 30인 이내 TF 추진위를 구성해 적극적인 대시민 홍보와 매칭펀드 형태의 예산 지원 등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 접근성이 용이한 곳에 기념관을 짓되, 기념관 내 호국보훈인물 전시관, 학생체험장, 보훈교육 학습장, 보훈영화 상영, 보훈학술 세미나 등 맞춤형 보훈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전국적인 보훈 테마 관광파크 형태의 기념관으로 설립해야 한다.

2021-02-28 15:59:43

[기고]102주년 삼일절을 맞으며

[기고]102주년 삼일절을 맞으며

코로나19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요즈음이다.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코로나와 상관없이 며칠 후면 102주년 3·1절이 된다. 거리엔 벌써 3·1절을 기념하기 위해 태극기가 나부끼고 있다. '기미년 삼월 일일 정오 삼천리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 되어 휘날렸던 태극기가 거리에 걸린 것이다. 1949년 정부는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공포, 삼일절을 국경일로 지정하고 이후로 삼일절을 기념하여 기념식을 열고 순국선열을 애도, 추모하는 묵념을 올리고 민족정신을 앙양하는 각종 행사를 하고 있다.오늘의 시점에서 우리는 3·1운동 정신을 얼마나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는가? 단재 신채호 선생은 그의 역저 '조선상고사'에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갈파하였다. 우리 민족은 찬란한 오천 년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후손들에게 면면히 이어져 미래로 나아갈 것이다. 바로 그 미래가 잊지 않는 역사 속에서 재현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102주년을 맞이하는 3·1절 즈음에 얼마나 잊지 않고 기억하는가를 되새겨 보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기도 하다.이제 며칠 후면 3·1절이다. 1919년 3월 1일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저항하여 방방곡곡 독립운동을 펼쳤던 역사적인 날이다. 3·1운동이 일어나기 전, 이미 곳곳에서 독립운동을 향한 국민들의 염원이 싹트고 있었다. 1919년 2월 8일, 일본 도쿄에서 한국 유학생들이 모여 독립선언문을 발표했으며, 같은 달 독립운동가들과 종교계 지도자들이 뜻을 모아 33인의 민족 대표를 선출하고 독립운동을 준비하여 이윽고 3월 1일 서울 태화관에서 민족 대표가 독립선언문을 낭독하면서 만세운동이 곳곳으로 퍼져나갔다."우리는 이에 우리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3월 1일 시작된 만세시위는 고종 장례식인 3월 4일 이후 전국적으로 빠르게 퍼져나가 민족 대표와 지식인은 물론 일반 국민들까지 참여하게 된 비폭력 저항운동이다.경찰과 군은 총칼을 앞세워 만세운동을 진압했으며,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지만 무력 탄압에도 굴하지 않았던 순국선열들의 의지는 결국 광복의 밑거름이 되었다.우리는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 마침 대구에서 독립운동계승사업회가 만들어져 3·1운동과 같은 독립운동 정신을 후손에게 이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더 구체적으로는 대구독립운동기념관을 건설하자는 운동이 시민의 자발적 운동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이런 즈음에 대구에도 독립운동기념관이 만들어진다면 3·1운동과 같은 독립운동 정신을 되살리고 그 역사적 의의를 재조명하여 나라사랑 정신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런 역사 문제와 역사의식을 시민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 대구에도 독립운동기념관 같은 시설이 반드시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더군다나 자라나는 학생들의 역사의식에 관한 교육의 장으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대구가 독립운동의 성지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독립기념관이 없다는 사실은 대구 시민을 부끄럽게 만든다.독립운동기념관은 3·1운동과 같은 독립 정신을 되살리고 그 역사적 의의를 재조명하여 나라사랑 정신을 시민에게 고취하고, 역사 문제를 시민과 함께 공유함으로서 밝은 미래를 열어 가자는 것이다.

2021-02-25 12:14:21

[기고]다시 기억하는 '대구의 품격'

[기고]다시 기억하는 '대구의 품격'

"대구에는 공황도, 폭동도, 혐오도 없다. 절제와 고요함만 있다."지난해 2월 하순 대구에서 코로나19가 한창 불붙기 시작할 무렵 혼란과 무질서로 가득한 도시를 예상하며 대구에 온 미국 ABC 이안 패널 기자의 취재 일성이다.그는 시민들 모두가 질서를 지키며 침착하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에 놀라면서 "신종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 뉴 노멀이 된 지금 대구는 이제 많은 이들에게 삶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당시 대구의 모습을 전했다.국내 한 언론은 '사람의 인격'이 오히려 위기에서 드러나듯 '도시의 품격' 또한 극한 상황에서 확인된다며 현실에서 그것을 체감할 수 있는 곳이 대구라고 했다. 그러고는 품격 있게 바이러스와 싸우는 대구는 결국 승리할 것이라며 '대구의 품격'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중국 우한에 이어 대구가 두 번째로 코로나19 진앙이 되면서 지난해 봄은 세계의 눈이 24시간 대구를 향했다. 세계인들에게 비친 대구는 특별했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사지나 다름없는 현장에서 몸을 던져 코로나와 싸우는 의료진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세계인들의 가슴을 울렸다. 국내외 모든 언론들이 이러한 모습들을 전하기 위해 취재 경쟁을 벌였고 하나같이 놀라움과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대구 수성구에 있는 한 의원에서 지난해 2월 18일 31번 확진자가 처음 나오면서 대구는 18일 만에 누적 확진자가 5천 명을 넘어서는 팬데믹에 빠졌다. 대구신천지교회가 진원지였다.걷잡을 수 없는 파고였지만 시민들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방역 당국에 귀를 기울이며 거리두기를 하고 이동을 제한했다. 도로와 골목, 거리는 일순간에 적막감이 들 정도로 텅 비워졌다. 정적과 함께 모든 것이 멈추었지만 무질서와 혼란은 어느 곳에서도 발생하지 않았다. 사재기도 없었고 도시를 탈출하는 사람, 두려움에 떠는 사람도 없었다.첫 확진자가 나온 지 52일 되는 4월 10일, 대구에서는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코로나 진원지였던 대구가 다시 신규 확진자 '0명'을 기록한 것이다.이 무렵 대구가 중심이 된 'K방역'은 이미 세계인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K방역을 전수받으려는 나라들이 줄을 서는 모습이었다.K방역의 주역은 역시 시민들이었다.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대구의 품격을 지키며 거리두기와 이동 제한을 실천하고 모든 희생을 묵묵히 감내한 결과물이었다. 물론 전국에서 달려온 의료진과 구급 대원,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쪽잠을 자며 24시간 비상체제를 유지해 온 일선 공무원 등 방역 당국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뤄낼 수 없었을 것이다.코로나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거리두기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봄 K방역을 이뤄낸 성숙한 시민의식은 모두에게 무한한 자부심이며 소중한 자산이다. 1년이 되는 지점에서 우리는 세계인의 주목과 찬사를 받았던 '대구의 품격'을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대구의 정신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한다.2월 21일 대구 시민의 날을 시작으로 대구시민주간이 이어지고 있다. K방역의 중심 '대구의 품격'을 다시 새기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2021-02-24 11:43:05

[기고]한미동맹, 깨지면 어떻게 될까

[기고]한미동맹, 깨지면 어떻게 될까

북한은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당 75주년을 맞아 심야 열병식을 한 데 이어 지난달 14일에도 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을 하면서 수중 탄도미사일 신형 SLBM과 남한 타격용 단거리미사일(사거리 400~600㎞)을 완성했다고 위협하면서 미국에 얽매이지 말고 한미동맹을 깨고 자주적으로 남북대화를 하자고 했다. 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은은 "국가 방위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해야 한다" "핵전쟁 억제력을 강화하면서 최강의 군사력을 키우는 데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도 했다.그러나 우리 대통령은 지난달 신년사에서 북한에 코로나 방역 지원,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가동, 남북 비대면 화상회의 등을 제의했고 지난달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UN 제재는 남북협력의 장애이며 국제적 제약 때문에 4·27판문점선언을 이행 못 한다고 아쉬워했다. 3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북과 협의 후 실시해야 한다고도 했다. 중국과의 3불 정책(사드 추가 배치 반대, 미국 주도 미사일방어체제 편입 불가,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입)이나 한미 연합 훈련 축소 등은 우리의 안보 전략과 배치되는 것이다.최근 중국의 남지나해 인공섬 처리 문제나 중국의 패권을 봉쇄하는 전략으로 미국, 일본, 호주, 인도가 인도태평양사령부를 만들어 항공모함까지 배치, 훈련 중이며 여기에 영국, 독일, 프랑스 등 EU국 군함까지 가세해 중국 봉쇄를 진행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지휘체계도 인도태평양사령부 산하의 지휘체계로 변경한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의 변화에 따라 한반도 상황이 급변하는 현재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동북아시아 정세 변화에 맞지 않는 우리의 안보 태세와 느슨해지는 사회 분위기가 심히 우려된다. 전쟁에서 핵 없는 나라는 핵보유국에 무릎을 꿇게 된다. 한미동맹이 깨지고 미군이 철수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한미동맹의 핵심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이다. 1953년 7월 27일 6·25전쟁을 종식시키는 휴전협정 후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그해 10월 1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었다. 한미동맹은 일방적 시혜가 아니고 상호 방위를 약속하는 군사동맹이다. 70여 년 동안 한미동맹 시대에 살면서 6·25 남침으로 폐허가 된 이 나라를 세계경제 10위권으로 만들었다. 이는 한미동맹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한미동맹이 깨진다면 북한은 적화통일을 시도할 것이다. 또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하는 일본은 "싸우고 빼앗길래 아니면 그냥 내놓을래"라고 할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봉쇄하는 전략에 일본을 핵심축으로 삼고 있다. 한미동맹이 깨지면 중국이 한국을 가만히 놔둘 것인가. 우리는 아시아 강대국인 중국과 관계를 유지하며 버티려고 할 것이다. 그러면 중국은 종주국 행세를 할 것이며 반면 미국과 일본은 우리와 적국이 될 것이다.그뿐만 아니다. 달러가 빠져나가고 외국 기업은 물론 한국 기업, 한국 돈도 빠져나간다. 국제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주식도 폭락할 것이다. 안보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북한은 60만 우리 국군보다 2만8천 명의 주한미군을 더 두려워한다. 한미동맹이 깨지면 불가피하게 우리 국방비는 지금보다 몇 배가 더 소요되며 장병 근무 연한도 북한처럼 10년으로 연장해야 할 것이다. 남북이 통일되고 우리 국력이 세계 4위나 5위가 된다 해도 우리는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다. 이웃에 강대국이 있는 나라는 다른 지역의 강대국과 동맹을 맺어 국방을 하는 것이 상책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상 한미동맹은 필수적이란 것을 명심하자.

2021-02-23 12:02:09

[기고] 신축년, 안전으로 향하는 '황소걸음'

[기고] 신축년, 안전으로 향하는 '황소걸음'

코로나19라는 끔찍한 전염병에 시달린 사이 어느덧 '소의 해'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궁즉변(窮則變), 변즉통(變則通)', 즉 궁하면 변하고 변화는 새로운 길로 통한다고 했던가. 우리 인류의 간절함으로 다행히 백신이 개발되고 우리나라도 곧 접종이 가능해진다고 한다.힘들었던 터널의 끝이 보이는 것 같아 다행이긴 하지만 긴장을 늦추기에는 코로나의 기세가 아직 녹록지 않아 보인다. '느릿느릿 걸어도 황소걸음'과 같이 소처럼 꾸준하고 확실하게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를 생활화해 코로나를 이겨내야 한다.화재도 자나 깨나 방심할 수 없는 생활 속 위험 요소다. 미국 텍사스주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여전히 겨울 추위가 이어지고 있어 화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소방청 국가화재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대구에서 최근 5년(2015~2019년)간 겨울철(12~2월)에 평균 425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일일 평균 화재 발생 건수는 4.7건으로 연중 4.34건에 비해 높다. 인명 피해도 겨울철의 경우 0.31명으로 연중 0.24명보다 많이 발생한다.특히 최근 지어진 건물의 경우 화재가 발생하면 불꽃과 치명적인 유독가스가 빠르게 확산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과거보다 질식에 의한 인명 피해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코로나19는 마스크와 손 씻기 그리고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겨울철 등에 우리를 위협하는 크고 작은 화재를 예방하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화재 발생 원인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부주의이다.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최근 5년간 전체 화재의 52.1%를 차지하는데 그중 담뱃불로 인한 화재가 40.6%를 차지한다.'구우일모'와 같은 작은 담뱃불이지만 화재로 이어지게 되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이처럼 화재는 우리들이 일상에서 '소 닭 보듯' 하는 부주의 속에 발생한다는 것을 통계가 보여주고 있다.대구소방은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각종 캠페인 등 꾸준히 홍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2017년 이후 담뱃불로 인한 화재는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부주의로 인한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관심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최근 5년간 화재 발생 원인을 조금 더 살펴보면 부주의로 인한 화재 원인 외에도 전기적 원인(20.6%)과 기계적 원인(11.5%)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러한 원인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안전 인증이 된 제품인지 확인한 후 사용해야 한다. 또한 문어발식 전기 콘센트 사용도 최대한 자제하고 기기 손상으로 인해 화재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니 난방용품의 제습도 수시로 신경 써야 한다.'바늘구멍에 황소바람'이라는 속담이 있다. 추운 겨울에는 바늘구멍 같은 작은 구멍에도 황소처럼 센 바람이 들어온다는 뜻도 있지만, 작은 것이라도 소홀히 하면 큰일이 생긴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우리 시민들이 지난해부터 황소걸음처럼 묵묵히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라는 작은 실천으로 코로나를 이겨내고 있듯이, 겨울철 바늘구멍 같은 작은 예방법을 실천한다면 황소바람과 같은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지난해 매일매일을 힘들지만 꿋꿋이 버텨낸 모든 분들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번지는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2021-02-22 11:23:54

[기고]Move On

[기고]Move On

20세기 대표적인 조각 작품으로 '걸어가는 사람'이라는 조각이 있다."마침내 나는 일어섰다. 그리고 한 발을 내디뎌 걷는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 끝이 어딘지 알 수는 없지만 그러나 나는 걷는다. 그렇다. 나는 걸어야만 한다."이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실존의 불안을 딛고 당당히 걷는 인간을, 끔찍한 전쟁을 겪은 후 길을 잃어버렸지만 그래도 살아내야만 하기에 부서질 것처럼 앙상한 몸을 이끌고 큰 폭으로 걸어가는, 인간 실존 의지를 형상화한 스위스의 거장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작품이다.올해 2021년 경북경제진흥원의 슬로건을 계속 나아가다, 전진하다는 뜻의 'Move On'으로 정했다.이 슬로건을 정한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우리의 사라진 일상, 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그래도 걸어야 하는 자코메티의 걸어가는 사람이라는 조각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경상북도경제진흥원이 지난해 12월 21~24일 지역 제조 중소기업 366개사를 대상으로 경기 전망을 조사한 경북 제조업 경기지수, 즉 GMI(Gyeongbuk Manufacturing Index)에 의하면 2021년 업황 전망은 기준 100 대비 90.5를 기록, 지역 제조 중소기업 상당수는 올해 체감 경기를 여전히 어둡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규모별로는 50인 이상 기업이 98.1, 50인 미만 90.3, 10인 미만 88.2를 나타내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그럼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변화로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 속을 그래도 걸어야 하는 우리 기업들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첫째, 뒤를 보면 안 된다.온라인 주문만 받아 판매하는 불 꺼진 매장이 성공을 거두며 이를 나타내는 '다크 이코노미'(Dark Economy)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과거의 상식을 깨며, 코로나로 달라진 세상이라는 뉴노멀을 대변하는 일이다. 한 번 변화된 것은 과거로 돌아가기 어렵다. 그래서 뉴노멀이다. 전진하기 위해서는 익숙한 것들과 결별이 필요하다.둘째, 첫걸음을 떼는 데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다.안개 속에서는 누구나 안개가 걷혀 앞이 보일 때까지 기다리고 싶어진다. 그래서 첫걸음을 쉽게 떼지 못한다. 그러나 기다리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 안개는, 모호함은 이제 상수이다. 예측 가능한 미래가 보이는 세상은 끝났다. 담대하게 안개 속에서 첫걸음을 떼보라고 권하고 싶다.셋째, 피보팅(pivoting)이 필요하다.안개 속의 전진은 직진이 아니다. 더듬거리며 나아가야 하고, 길이 보이지 않으면 빨리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코로나 와중에 가장 극적인 반전을 이룬 일 중의 하나가 여객기 좌석에 화물을 실어 나른 대한항공의 변신이라고 한다.이동시킨다는 핵심 역량에 기반한 피보팅이다. 그 결과 대한항공의 국제선 승객은 90% 이상 감소했지만 대한항공은 코로나 와중에 2·3·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코로나로 안개 속처럼 사방은 모호하고 길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일상은, 비즈니스는 계속되어야 한다. 그래서 Move On(계속 전진시키다)이다.

2021-02-21 16:08:44

[기고]코로나 극복의 열쇠는 공동체 의식

[기고]코로나 극복의 열쇠는 공동체 의식

위기에 강한 민족 대한민국. 역사에서 보았듯 우리는 늘 어려움을 이겨 냈고 그 바탕에 특유의 단결력과 연대 의식이 있었다. 코로나19가 만든 깊은 계곡을 지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문화관광 산업에도 함께 살아남기 위한 상생의 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공동체 의식을 통한 위기 극복의 좋은 선례가 있다. 1991년 3월 대구에서는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이 있었다. 구미 두산전자에서 엄청난 양의 페놀 원액이 낙동강으로 유출돼 대구에서 부산까지 낙동강 수계 주민들이 오염된 수돗물로 큰 고통을 겪었다. 필자는 당시 KBS대구방송총국 기자로 재직하며 현장 취재로 페놀 유출을 확인하고 이 사건을 특종 보도했다.여기서 주목할 점은 사회적 위기를 맞닥뜨린 시민들의 하나 된 자세다.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제보가 이를 사회 전체의 문제로 끌어올렸고, 확산과 재발 방지를 위한 참여로 공동체 정신을 발휘한 것이 대한민국 환경운동의 모체가 됐다.이처럼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자 열쇠가 공동체 의식이다. 코로나를 극복해 나가는 문화관광 업계도 현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결속력과 연대 의식을 갖춰 준비해야 한다.경주엑스포공원도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한 다각적인 협력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콘텐츠 혁신을 통한 경쟁력 제고 ▷콘텐츠 교류와 홍보 협력을 통한 네트워크 강화 ▷온라인 채널 상호 활용을 통한 온택트 문화 선점 등이 중심이다.이를 위해 문화엑스포는 지난해 5월 일찌감치 경북도 문화 관련 5대 실무기관 회의를 마련해 협력의 물꼬를 텄다. 문화엑스포와 경북문화관광공사, 경북문화재단, 경북콘텐츠진흥원, 한국국학진흥원 등이 머리를 맞대고 공동체 정신을 기반으로 온·오프라인 협업과 콘텐츠 공동 개발 등에 뜻을 모았다.코로나로 형성된 온택트 관광 수요를 잡기 위한 협업은 한 박자 더 빠르게 진행했다.문화엑스포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글로벌 광고와 유튜브 인플루언서 영상 촬영 장소로 낙점받으며 온라인 관광의 강자로 올라섰다. 올해도 방송과 광고, 뮤직비디오 등 촬영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콘텐츠의 힘을 바탕으로 한국관광공사와 경북도, 경주시 등과 함께한 적극적인 협력이 미래 관광 수요를 선점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네트워크 파트너십을 통한 '합종연횡'(合縱連橫)도 활발하다. 지난해 3월부터 민간기업과 교육기관, 문화 관련 단체 등 13곳과 전략적인 협력 관계를 선언하며 문화관광 부흥을 위한 외실을 다졌다.어려운 상황에도 지역 문화예술인의 활동 위축을 막기 위해 국악 공연과 버스킹, 지역 예술인 지원 사업 등도 아끼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코로나를 피해, 즐기는 힐링 파크'라는 이미지를 다져 2020년 유료 관광객 22만 명이라는 성과를 기록해 냈다.특히 경북도가 새해 들어 포스트 코로나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행정과 대학 간 공동 운영 체제 구축 등 효율적인 협업 방안을 밝힌 만큼 문화엑스포도 민간기업과 제휴를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북형 스마트 뉴딜, 뉴노멀 문화관광 시대 힐링 경북 조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코로나 이후의 문화관광 활성화와 이를 바탕으로 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연대의 길을 모색하는 것을 주안점으로 한다.공동체를 위한 연대와 상생의 정신이야말로 포스트 코로나를 위한 가장 현명하고 적극적인 자세다.

2021-02-18 11:22:04

[기고]대구를 독립운동가가 꿈꾸던 세상으로

[기고]대구를 독립운동가가 꿈꾸던 세상으로

현재 코로나 한가운데에 있다. 사람을 만나고 여행을 하고, 축구장과 야구장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것이 꿈이 돼 버린 힘든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우선 참회를 해야 한다. 이런 세상을 만든 것에 대해 그 책임의 크고 작음은 있을지언정 우리 누구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가까운 거리도 걷지 않고 차를 타고 다니며 환경을 더럽힌 죄, 남을 상생의 대상이 아니라 경쟁의 대상으로 가르친 교육과 이를 당연히 생각해 온 죄, 인간이 만들지도 않은 땅에 대해 절대적 소유권을 주장하며 불로소득을 누렸거나 누리려 해 일하는 사람들의 의욕을 꺾는 데 동참한 죄 등등.우리는 이 코로나 사태를 초래한 공범임을 스스로 자백하고 참회를 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촛불혁명으로 집권한 현 정권에서도 근본적인 사회 개혁은 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값 폭등은 현 정권이 처해 있는 현주소를 무엇보다도 잘 보여 주고 있다.서울이나 수도권이 시대적 사명을 담당하지 못하면 지방이 해야 한다. 원래 혁명은 변방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방 중 대구가 그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대구는 서대문형무소보다 20여 명이 더 많은 독립군 희생자들을 배출한 독립운동의 성지다. 이러한 대구에 독립운동기념관 하나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여기에서 참회를 시작하고 시민의 힘으로 독립운동기념관을 만들어 내야 한다.이 독립운동기념관은 물리적 공간으로서만이 아니라 건설 과정에서 독립운동가들의 꿈을 담아 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독립운동가들이 꿈꾸었던 공동체를 대구에서 실현해야 한다.우리 역사는 관군의 역사가 아니라, 의병의 역사다. 임진왜란과 한국전쟁에서 보듯 관군은 외세가 침략하면 주로 도망을 갔고, 끝까지 남아 싸운 것은 다름 아닌 의병들이다. 대구독립운동기념관도 관이 시작을 한 것이 아니라 독립운동가 후손의 부지 기부라는 첫걸음으로 시작된 것이다.대구시민헌법 우대현 선생 조항은 '대구시민은 1915년 대한광복회가 대구달성공원에서 결성된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대구달성공원을 독립운동정신 함양의 장으로 만들고, 수많은 애국선열들이 순국한 대구형무소지를 복원해 열사관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돼 있다. 독립운동가들이 꿈꾸었던 이런 공동체에 대한 소박한 꿈은 대구에서부터 실현돼야 한다.2021년 1월 8일 서울중앙지법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국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주권면제 이론을 배척하며 중대한 인권침해를 당한 피해자들에게 정의를 회복해 주는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일제 피해자들도 한이 풀리고 독립을 누리게 된 것이다. 그 이후 대구의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일본국을 상대로 배상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죄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일본 정부가 진정한 반성을 한다면 소송을 취하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이것이 대구정신이다. 돈, 명예, 권력이 아니라 정의를 우선하는 것이 대구정신이며, 사랑과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목숨을 걸고 투쟁한 독립운동가 정신이다. 돈과 권력과 명예를 동시에 추구하는 탐욕을 견제하지 못하여 탐욕의 부산물 코로나를 초래한 인류에게 대구는 희망을 주어야 한다. 주권자 한 명 한 명의 꿈이 실명으로 제안되는 공동체의 꿈을 그린 대구시민헌법이 실현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대구독립운동기념관을 대구에 세우는 진정한 의미다.

2021-02-17 11:33:43

[기고]대구지역 공공의료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기고]대구지역 공공의료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소위 공공의료 논쟁이 10여 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와 맥을 같이하는 공공의대 설립은 의료계 파업의 한 가지 이유가 됐다. 대구에 제2의 대구의료원을 건립해야 한다는 논쟁도 뜨겁다.동서양의 역사를 막론하고 공공(公共)은 '공적인 것'과 '공통' '모두에게 해당되는' 등을 의미하는 보편적이고 광범위한 의미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의료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 있어 공공성을 매우 좁은 의미로 해석해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좁은 의미로만 바라봐 공공과 민간을 구분하고, 공공의료 강화 논쟁이 편 가르듯이 진행되는 지금의 상황은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잘못된 논쟁으로 보인다.우리나라의 공공의료를 이렇게 좁은 의미로 해석하게 된 이유는 보건의료 분야의 공공성 개념이 제대로 형성되기도 전에 미국 의료제도의 영향을 받아 소위 민간 중심의 인프라와 기능 확대가 진행된 탓이다. 민간의 역할이 급속히 확장되다 보니 반대로 좁은 의미의 공공의료 규모와 기능은 상대적으로 매우 취약해지면서 의료의 공공성도 지나치게 국가나 지자체 소유의 개념으로 한정적으로 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하지만 취약계층의 건강 보호뿐 아니라 모든 국민의 건강을 보장해야 하는 건강권은 헌법정신 중 기본권으로 명시돼 있다. 건강권은 협의의 공공기관·공공병원만이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민간과 공공 나눌 것 없이 함께(共) 이러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좀 더 상식적인 접근이다. 공공이나 공공성을 소유와 관리주체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 합의·협치의 철학, 행정의 문제로 확대해 보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이제 대구 지역의 공공의료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라는 과제로 다시 돌아와 보자. 공공병원 하나 더 만든다고 해서, 1천 병상을 더 확충한다고 해서 공공의료가 강화될 것인가.공공의료기관 확충은 지금과 같은 감염병 대유행과 같은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시민들의 건강 형평성을 개선하는 방편으로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는 협의의 공공의료기관만으로는 인력과 장비 모두 절대 부족하다는 것을 목도했다.대안은 '지역 보건의료 체계'의 공공성을 높이는 것이다. 모든 의료 서비스는 공공적인 성격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의료계와 지자체·의회가 함께 지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시킬 전략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대구경북에도 암센터, 심뇌혈관질환센터, 호흡기전문질환센터, 류마티스관절염센터, 응급의료센터 등 국가지정 권역센터가 즐비하다. 이런 권역센터는 특정 병원의 센터가 아닌 우리 지역의 '공공' 센터로 지역의 자산이다. 다른 병원들과 힘을 합쳐 각종 중증질환과 감염병으로부터 지역민들의 건강을 함께 지켜내라고 지정된 우리 지역의 센터이다.대구시의 역할은 이 센터들이 협력하도록 상생의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데 있다. 과다한 경쟁을 부추기고 비효율을 증가시키는 방향이 아니라 권역센터를 중심으로 각 병원들이 평소에도 상생·협력하도록 지원해 '대구형 보건의료 협치 모형'이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지금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진일보한 대구형 공공-민간 협치의 공적 지역 보건의료 모형을 만들 수 있다. 그래야 시민들의 안녕과 건강을 보호하는 안전 그물망이 튼튼해질 수 있다.협력(協力)을 한자로 쓰면 '힘 력(力)' 자가 네 개가 들어 있다. 협력을 위해 서로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 그 먼 과거부터 그들도 벌써 알고 있었다.

2021-02-16 13:58:45

[기고] 팔공산을 명품으로 만들자

[기고] 팔공산을 명품으로 만들자

지금 대구 상황은 심각하다. 코로나19의 장기화 때문에 도시 중심 곳곳에 빈 점포가 자리해 거리가 살벌해 보일 정도다. 대구시청 부근에 있던 여행사 50개가 지금 7곳뿐이다. 대구 관광의 불모지 자화상이다.대구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고 모양도 없는 관광업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산 좋고, 물 좋고, 경치 좋은 팔공산을 개발하는 것이 대구가 변하고 대구가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이다.대구시가 팔공산 개발을 위해 '구름다리 사업'을 5년간 추진했지만 흐지부지하다 결국 무산됐다. 무산 요인은 크게 부지 확보 어려움과 시민 혈세 낭비 우려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동화사의 사찰 부지 사용 거부로 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또 일부 시민의 반대도 있었고 코로나19 때문에 생활이 어려운 상황에서 시민 혈세를 들여 만드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컸다.그렇다 하더라도 힘들게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하여 5년간 힘들게 추진한 팔공산 구름다리 사업이 무산돼 충격이 크다. 5년이라는 긴 시간을 허송세월한 무책임한 행정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시민을 기만한 것에 다름 아니다. 조상이 물려준 명산을 관광자원화해 힘들어하는 시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팔공산은 대구 시민에게 황금알을 낳게 하는 보물단지다. 대구의 명산이자 관광 명소, 시민의 삶의 터전이기도 한 팔공산을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관광 명품으로 조성하는 것은 많은 대구 시민들의 바람이자 염원이다.경북은 벌써 팔공산을 명품으로 만들기 위하여 팔공산 능선에 둘레길을 조성하고 있는데, 대구는 구름다리 사업 무산 후 아예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시는 경북도와 같이 팔공산이라는 명품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시간을 허비해선 안 된다. 팔공산 구름다리의 실패를 거울 삼아 최대한 빠르게 대책을 세우고 추진해야 한다. 팔공산은 대구경북의 공동 명산이기에 공동운명체이다. 시도가 함께 보존하고, 개발하고, 보호해 균형 있게 발전시켜야 한다.선진국은 많은 명산을 개발하여 명품으로 만드는 데 열을 올리며 세계적인 관광국으로 도약하고 있는데,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산이 70%나 돼 많은 명산이 있음에도 보존의 제약 때문에 제대로 활용조차 하지 못하고 내버려 두고 있는 실정이다. 보존과 개발을 두고 싸움만 할 것이 아니라, 환경을 가꾸고 관리하는 것이 진정으로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고 또 환경과 인간이 서로 상생하는 과정에서 미래가 있고 발전이 있다는 걸 분명히 새기고 힘을 모아 명품으로 만들어야 한다.우리의 소중한 명산 팔공산을 그대로 버려둬선 안 된다. 갈고닦아 보물로 만들어 후손에게 좋은 유산으로 물려줘야 한다. 이번에 구름다리 조성 사업 실패의 아픈 상처를 회복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더 유명한 관광 명소로 조성하는 데 250만 대구 시민들이 대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우리의 보물이자 명산인 '팔공산을 살리는 길'이 대구가 변하고 대구가 발전하는 일이고, 또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 일인 만큼 우리 모두 힘을 모아 팔공산을 최고의 관광 명소로 조성하는 데 동참해야 한다.

2021-02-15 11:07:29

[기고] 신축 아파트 하자보수, 지자체가 나서야

[기고] 신축 아파트 하자보수, 지자체가 나서야

신축 아파트 입주민들이 건설사에 하자를 신고하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다. 입주민과 시행·시공사의 분쟁은 집계되는 것만 매해 4천 건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신축 아파트 입주민들이 건설사로부터 하자보수를 받을 수 있는 '당연한' 권리는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하자보수의 근거가 되는 공동주택관리법 제37조를 감독기관인 기초 자치단체가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않아서다.최근 대구시를 비롯한 서울, 경기, 인천 등 기초 자치단체에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81개 지자체 중 9개 지자체만 하자보수 미비로 인한 시정명령을 발동했다.9개 지자체 중에서도 하자보수를 이행하지 않는 시행・시공사에 과태료 처분을 한 곳은 1곳뿐이었다. 이 과태료 규정은 입주민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감독기관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들었다.공동주택관리법 제37조 제1항에 따르면 시행·시공사는 담보 책임 기간 내 발생한 하자를 보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법 시행령 제38조에는 하자가 접수될 경우 15일 이내 보수하거나 구체적 보수 방법과 시기가 포함된 하자보수 계획서를 서면으로 통보할 의무가 있다. 또한 제5항에는 1항의 하자보수 청구를 정당한 사유 없이 따르지 않을 때는 시장·군수·구청장이 시정을 명령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다.같은 법 제102조에는 위의 규정에 따른 하자보수에 대한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한다고 규정돼 있고 '별표9'에는 1회 300만원, 2회 400만원, 3회 이상 위반 시 500만원이라는 구체적인 과태료 금액까지 규정돼 있다.하자보수를 해야 한다는 규정은 2015년 8월, 이 법률 제정 당시부터 있었고 이를 지키지 않을 때 시장, 군수, 구청장이 시정을 명령할 수 있다는 규정은 2017년 4월 18일 신설돼 4년이 다 돼가고 있다.하지만 지금도 많은 시행・시공사가 하자보수를 접수하면 15일 이내 보수하거나 '하자보수 계획서'를 접수한 사람에게 주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 인식이다. 법 시행 3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이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다름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주어진 권한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필자는 지난해 12월 서울의 25개 구청과 인천의 10개 구·군, 대구의 8개 구·군, 경기도의 38개 시·구 등 총 81개 지방자치단체에 지난 3년간 이 법에 따른 행정명령 실적을 문의했다.최근 각 지자체로부터 받은 자료를 검토한 결과 경기도의 의왕시, 파주시 등 9개 기초 자치단체가 하자보수 미비를 이유로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 중 오직 의왕시만 과태료까지 부과해 주민 재산을 지키려는 노력을 시행했다. 나머지 72개 자치단체는 시정 명령을 한 실적이 전혀 없다고 통보해 왔다.하자보수는 시행·시공사의 의무이고 하자보수를 받는 것은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다. 그리고 그 권리가 잘 지켜지지 않을 때는 감독관청의 도움이 필요하다. 지금 대부분의 기초 자치단체는 대형 건설사와 상대해야 하는 입주민과 대표회의 그리고 관리사무소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신호등에 적색등이 켜졌음에도 지나간 운전자는 신고됐을 시 100% 벌금이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아파트에도 하자 보증 기간 내 무상 수선을 해주지 않는 업체는 주민 신고가 있을 시 당연히 과태료 처분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시행·시공사는 집을 더 꼼꼼히 지을 것이고 입주민들의 권익도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다.

2021-02-14 15:36:22

[기고]시민들에 화답한 하늘열차 엑스코선

[기고]시민들에 화답한 하늘열차 엑스코선

대구도시철도 3호선 수성구민운동장역과 동구 이시아폴리스를 연결하는 도시철도 엑스코선 건설사업이 최근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모처럼 대구에 전해진 낭보이자 '하늘열차'를 사랑하고 이용한 시민들에 화답한 큰 선물이다. 엑스코선 예타 통과가 갖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개통 후 대구의 교통 지도가 확 바뀔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산업·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안겨줄 것이다.엑스코선은 3호선과 같은 모노레일 방식으로,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지역의 오랜 숙원 핵심 사업이다. 이 노선은 3호선 수성구민운동장역·2호선 범어역·1호선 동대구역에서 환승하게 된다. 엑스코선은 도시철도 사각지대인 동·북 지역의 교통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뿐 아니라 대구의 방사형 도시철도망 구축의 마지막 퍼즐이기도 하다. 종합유통단지와 금호워터폴리스 등 북구 지역 주요 물류·산업단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엑스코와의 연계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다.곳곳에 펼쳐진 '경축 엑스코선 예타 통과'라는 현수막이 보여주듯이 시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대단하다. '모노레일 반대' 머리띠를 두르고 극렬하게 데모를 하고, 플래카드를 걸던 3호선 모노레일 건설 당시의 감회가 '하늘열차의 아빠'로서 새롭다. 벅찬 꿈을 가지고 모노레일 개통식을 한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6년이 지나고 있다. 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는 달리는 전망대와 같은 모노레일을 볼 때마다 아직도 그렇게 설렐 수가 없다.엑스코선을 모노레일로 건설하게 되면 대구는 명실상부 모노레일의 성지로서 이미지를 굳히게 된다. 모노레일은 3호선 건설 당시 도시 미관을 해칠 것이라는 등의 이유로 반대가 극심했다. 막상 개통 후엔 평가가 달라졌다. 3호선 하늘열차는 대구의 랜드마크가 돼 타 도시 경전철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개통 후 역세권 개발과 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역 관광 사업에도 크게 기여하는 대구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하늘열차가 더 달릴 노선을 기대하던 시민들에게 엑스코선 예타 통과는 세계 최고 모노레일 도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완성시켜 나가는 좋은 기회다.벌써 일부 시민들은 역 위치와 동대구로에 식재된 명물 히말라야시더 존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역의 위치는 기본계획 시 수요와 이용 시민들의 접근성, 역 간 거리 등을 고려하고, 역세권 개발, 구조물의 경관성, 효율적인 환승 방안, 진화된 차량 구조, 친환경 시스템, 안전성 등에 대해 전문가 그룹으로 대안과 신기술을 개발하고 접목해야 한다. 또 이용할 시민들과 노선 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설명회와 공청회 등을 통해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 정치권도 모처럼의 기회를 지역 발전을 위한 총력전의 자세로 지원해야 한다. 이제는 준공 목표 연도인 2028년까지 엑스코선을 차질 없이 건설할 수 있도록 시가 행정력을 쏟아붓고 어느 때보다 시민들의 협조와 참여가 있어야 한다.엑스코선은 3호선 건설과 운영 경험을 살려 기술과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물이 되고도 남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최첨단 친환경 모노레일로 건설해야 한다. 국내 최초 모노레일 성지 대구에 건설되는 엑스코선은 빛나는 문화 콘텐츠를 입혀 대중교통수단을 뛰어넘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 이제 하늘열차는 대구 중심을 지나는 역동적인 창조의 상징으로 시민들에게 각인되고 국내외에 잘 알려져 있다. 인구 250만 도시를 가로지르는 도심에 명품 모노레일 건설을 위한 대구 시민들의 더 많은 참여와 응원을 기대해 본다.

2021-02-10 11:35:17

[기고]고속도로 지하화로 토지이용 효율 제고

[기고]고속도로 지하화로 토지이용 효율 제고

역사적으로 대구는 영남 지역의 정치·행정·교통·군사의 중추도시 역할을 해왔다. 현재 대구는 4개 순환선과 8개 방사선 도로, 3개의 도시철도가 거미줄처럼 가로망을 형성하고 있고, 6개의 고속도로, 3개의 철도, 도심공항 등 교통이 발달해 동서남북의 결절지 역할을 하고 있다.그러나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도시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철도와 고속도로, 공항이 오히려 효율적인 토지이용과 사회통합적인 도시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육상교통의 부(負)의 외부효과(negative externality) 개선 사업도 아직 부진하다. 철도의 경우, 경부선 KTX 건설을 계기로 지하화가 추진되었으나, 경부선 선로 환경 정비 사업으로 변경 추진돼 토지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또한 도심 고속도로의 경우, 교통 혼잡과 미세먼지, 도심 단절을 불러오고 토지 이용 계획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도시의 신성장 동력 창출과 사회통합적 도시 발전 측면에서 상습 정체 구간인 중부내륙지선(서대구IC~화원옥포IC, 12.1㎞, 지하화 비용 약 7천억원)과 경부고속도로(북대구IC~숙천동, 공항철도 인입선 시점, 18㎞, 지하화 비용 약 2조원) 구간의 지하화가 시급하다.도심 고속도로 지하화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의 성장잠재력을 극대화할 동력이 될 것이다. 도심 고속도로의 지상 구간을 대규모 녹지공간과 테마파크로 조성한다면 경제 활성화와 함께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또한 대략 3조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중부내륙지선의 지하화는 우선 환경 문제를 개선할 것이다. 중부내륙지선은 서·남부 지역의 관문으로 대구 경제의 심장인 성서산단, 테크노폴리스, 국가산단 물류의 핵심 인프라다. 그러나 주변 지역 도시화에 따라 도심 단절과 교통 혼잡 증가와 함께 많은 환경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따라서 중부내륙지선의 지하화는 첫째, 서부 지역의 사회통합적 도시 발전을 가능하게 하며, 둘째, 도시의 균형발전을 촉진하고, 셋째, 거대 녹색 공간 창출로 성서산단의 어메니티(amenity)를 높이고, 낙동강과 연계한 관광 명소 개발 등으로 낙동강 르네상스를 기대할 수 있다.경부고속도로 구간 지하화는 새로운 성장 동력원이 될 것이다. 경부고속도로는 북부·동부·남부 지역의 관문으로 인적·물적 교류의 핵심 시설이다. 따라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는 불로고분군, 금호워터폴리스, 대구공항, 혁신도시의 활성화와 토지 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고, 지역의 신성장 거점으로서 공항 부지를 개발할 수 있는 입지적 여건을 마련할 수 있다. 그리고 공항 부지의 부가가치를 높인다. 공항 이전 계획에 현 부지 가치(약 9조2천700억원)가 이전 비용(약 8조8천800억원)보다 높게 반영되어 있으나, 예측의 오류에 대비한 가외성(加外性·redundency) 확보가 필요하다. 만일을 대비해 정부 재정 지원 등 다양한 재원 조달 방안을 검토할 수 있으나, 부지의 부가가치와 활용성을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대구의 미래를 위해 고속도로 지하화에 대한 필요성, 경제성, 기술적 현실성 등에 대한 열린 논의를 제안한다. 다행히 정부에서도 고속도로 지하화를 검토하고 있고, 내년에 예정된 대통령 선거가 절호의 기회다. 고속도로 위의 녹색 공간이 인재를 끌어들이고 사람들과 일자리를 연결하며,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여 도시의 혁신과 발전의 플랫폼이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2021-02-09 11:22:52

[기고]학교장 처벌, 이대로 괜찮은가

[기고]학교장 처벌, 이대로 괜찮은가

이번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중대재해처벌법'에 학교장 처벌이 포함돼 일선 학교 현장에서 교육에 전념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기업을 대상으로 출발한 이 법에 교육기관인 학교를 포함한 것은 입법 취지는 물론 일반적인 법 감정과도 많이 벗어난다. 영리를 전제로 하는 기업과 전인적 성장을 전제로 한 총체적 교육기관을 어찌 같은 차원으로 이해할 수 있겠는가.학교장에게는 교육 책임자로서의 역할과 시설 관리자로서의 역할이 함께 주어져 있다.그러나 이 법의 통과로 인해 교육자로서의 역할은 축소되고 시설 관리에만 치중할 위기에 놓여 있다.학교는 이미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교육시설 등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법률' '산업안전보건법' 등 안전에 관한 법이 몇 겹으로 적용되고 있다. 더욱이 학교장은 학교에 근무하는 근로자의 채용과 시설 투자를 위한 실질적인 예산권을 갖고 있지 않다.따라서 기업의 최고 경영자나 사업주에게 적용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실제 결정권이 없는 학교장에게 같은 무게로 차별 없이 적용하는 것은 법에 대한 과잉 해석이라고 본다.심히 우려되는 것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처벌 수위의 하한선(징역 1년)을 정해 놓고 있다는 것이다.형법의 적용 관례에 비춰 보더라도, 일반적으로 처벌의 하한선은 음주운전 사망 사고나 마약과 같은 반사회적이고 비도덕적인 범죄행위의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심지어 운전 중 사망 사고를 낸 운전자에게도 업무상 과실치사로 인정돼 처벌의 상한선만 있지, 하한선은 적용되지 않는다.따라서 실제로 구속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반적인 법의 적용이 이러함에도, 학교 안에서 예측할 수 없이 일어날 수 있는 과실의 책임을 포괄적으로 학교장에게 부과해 징역형에 처하게 하는 것은 형법 정신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법의 모법인 영국의 '법인과실치사법'과 비교해도 매우 가혹하다.당연히 근로자의 생명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의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한다.누구도 이러한 법 취지에 공감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랬으면 좋겠다'는 희망 사항이 곧 법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법 제정으로 처벌을 강화하기에 앞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기업과 국가적인 투자가 우선이다. 그리고 좋은 명분에 기초한 법일수록 완벽한 기준을 추구해 현실과의 괴리가 커지기 쉽다.이 법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학교장은 재임 동안에 구태여 위험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시설 사업을 벌이려 하지 않을 것이다.이에 따라 학교는 꼭 필요한 시설 투자를 하지 않아 점점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비교육적인 시설이 되어갈 것이다. '말년 병장은 떨어지는 낙엽마저도 피한다'는 몸사림의 논리가 어딘들 예외일 수 있겠는가.중대 재해는 사업장에서 발생한 '중대산업재해'와 공중이용시설에서 발생한 '중대시민재해'로 나뉜다. 애초 공중이용시설에 포함됐던 학교는 학교시설을 대여하지 않을 것을 우려해 입법 과정에서 제외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중대산업재해'에서도 제외돼야 한다.평생 교육에 헌신해 온 학교장에게 총체적 책임을 물어 교도소 담장 위를 걷게 하는 것은 법의 취지와도, 그리고 인륜적 가치에도 반하는 것이다.향후 경북교육청은 하위 법령(시행령, 시행규칙)에 학교를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교육기관의 책임은 최소화하는 구체적인 조문을 넣어 학교장으로 하여금 교육 본연의 업무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이를 위해 교육부, 교육감협의회와 유기적으로 협의하여 바람직한 해결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

2021-02-08 11:42:21

[기고]산업단지, 행복 그리고 대구

[기고]산업단지, 행복 그리고 대구

지역에서 작은 제조업체를 경영하는 지인이 "요즘 여러 가지로 상황은 힘든데 문득 '행복'이란 단어를 생각하게 된다"며 난데없는 고백을 하더니, "산업단지를 더 좋게 바꾼다는데 그거 하면 산업단지 사람들 '형편' 좀 나아지겠냐"며 코로나19 때문에 힘든 상황을 토로했다.월급쟁이인 필자의 눈에 비친 그는 경제적인 여유나 자유로운 직장 생활을 누려 늘 부러움의 대상이었는데, 최근 어려워진 회사 사정 탓인지 힘든 얼굴로 그가 불쑥 던진 '행복에 대한 단상'에 잠시 말을 잃었다.산업단지가 좋아지면 우리 주변에 '형편' 좀 나아지는 친구가, 가장이, 기업인이 많아질까?지역 도심 산단을 한번 들여다보자. 매출이나 근로자 수 면에서 규모가 작은 기업이 대부분이고, 도로나 주차장 여건도 좋지 않다. 임차 기업이 증가하는 가운데, 근로자 편의시설은 더 말할 것도 없다.최근 한 산단을 지나다 '○○정밀공업'이란 공장 안에서 노부부가 야간작업을 하는 모습을 봤다. 좁고 어두컴컴한 공장 내부는 '정밀'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그러나 '이 세상에 작은 기업은 없다'는 말처럼 그 노부부의 작은 공장도 수많은 제조업 가치사슬 가운데 빠뜨릴 수 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도시 외곽 대규모 산단은 산단대로, 또 도심 내 산단은 또 그 나름의 역할과 존재 이유가 있으니, 어느 하나를 소홀히 할 수 없다. 도심 산업단지 환경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현재 도심 산단은 위기에 처해 있다. 잘나가는 도소매업, 창고업이 산단을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 이들과의 무한 경쟁을 허용하면 접근성 좋고 인력 구하기 좋은 도심 내 산업용지가 잠식돼 기술력 있는 소규모 기업의 내몰림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지가 상승으로 인한 기업 비용 증가는 제조업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대구에는 21개의 산단이 있고 대구 전체 제조업 생산의 88.5%를 차지하고 있다. 한마디로 대구 경제의 버팀목이다.노후 산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중앙정부 지원으로 진행돼 왔지만 가장 핵심은 2009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산단 재생과 구조 고도화 사업, 그리고 올해부터 4년간 추진될 산단 대개조 사업이다.산단 대개조 사업은 ▷개별 기업의 제조공정 혁신과 기술개발, 산단의 스마트화를 통해 기업 지원과 제조 창업 활성화 ▷근로자 편의시설 확충과 근로 환경 개선으로 청년이 찾는 산단 조성 및 전문인력 양성 ▷도로·주차장, 에너지 등 인프라 확충으로 안전하고 편안한 산단 조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한국산업단지공단이 2011년 성서산단에 대구지사로 둥지를 튼 이후 10년 만에 지난 1월 1일 대구본부로 격상하고 성서스마트산단 사업과 서대구·제3산단 산단 대개조 협력 사업을 본격 시작하게 됐다.이번 달 초에는 대구시와 산단공, 그리고 대구TP 등 기업 지원기관들이 공동으로 인력을 파견해 성서스마트산단 사업을 전담할 사업단을 출범시켰다. 사업단은 성서산단의 산업 인프라와 편의시설 확충은 물론 개별 기업의 제조 혁신을 앞당길 사업들을 추진하고, 새로운 혁신 사업들을 발굴해 나갈 것이다.기업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그리고 대구시의 일련의 노후 산단 경쟁력 강화 사업들을 통해서 노후 산단들이 다시 살아나길 바란다. 근로자와 기업인이 함께 행복하고, 나아가 주변의 친구가, 가장이, 시민 모두가 행복해지는 '행복한 시민, 자랑스러운 대구'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2021-02-07 15:50:59

[기고]언택트 시대, 재택근무와 농촌관광의 조화

[기고]언택트 시대, 재택근무와 농촌관광의 조화

유럽부흥개발은행 총재를 역임한 프랑스 사회경제학자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는 1998년 그의 저서 '21세기 사전'에서 "21세기 사람들은 디지털 장비를 갖고 떠도는 디지털 유목민이 될 것이다"면서 "2030년이 되기 전에 어느 곳에서나 초고속 통신망에 접속하여 일을 하고, 소통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디지털 유목민은 사무실 등 공간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무선 기술을 이용하여 일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 최근 코로나19로 기업체들의 재택근무(홈워킹)가 늘어남에 따라 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좁은 사무실에서 많은 사람들이 근무하거나 대인 접촉이 많은 기업의 경우에는 감염으로부터의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면서도 출퇴근 시간을 줄여 일상에 여유까지 누릴 수 있는 재택근무제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더구나 재택근무지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곳이라면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일의 집중도를 높이면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일본 도쿠시마현 가미야마정 그린밸리 농촌마을은 최근 이곳으로 이주해 오는 도시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어 주목받고 있는 지역이다. 여느 농촌 마을과 다를 것이 없는 이곳은 비어 있는 건물을 시민단체가 매입, 새 단장을 하고 공유사무실을 만들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공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이곳 공유사무실을 찾는 사람들은 일본 IT기업 직원들, 예술가, 창업을 꿈꾸는 청년 등으로 다양하다.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는 사람들과의 비대면(언택트) 문화가 어느덧 일상 속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은 온라인으로 구매하여 사용할 수 있고, 회사의 각종 업무나 회의, 학생들의 수업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하여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 않게 되었다.이로 인해 농촌을 바라보는 시선도 새롭게 변하고 있다. 어디에서나 무선 인터넷이 가능해 일을 할 수 있고, 복잡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여유 있는 생활을 즐기며,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과의 접촉을 줄일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이미 관광 분야는 해외여행 수요가 국내로 눈을 돌리면서 단체보다는 개별 가족 단위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보다는 조용한 농촌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경북도는 이러한 관광 트렌드에 맞춰 '365일 경북에서 놀자' 농촌관광 활성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농업농촌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불편하고 부족한 관광 인프라는 지속적으로 확충하면서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지난해에는 농촌 지역에 무료로 온라인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농촌체험마을을 중심으로 무선 인터넷망을 구축해 편의를 제공하고, 체험·숙박비 50% 할인과 사이소 농특산물 쿠폰(1만~3만원)을 지급하는 '전 국민 기운 up' 프로젝트를 추진해 농촌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올해도 경북도는 농촌 관광지 정보검색에서부터 구매까지 쉽게 할 수 있도록 모바일 홈페이지를 구축,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등 '가고 싶고 찾고 싶고 머무르고 싶은 곳'으로 농촌이 탈바꿈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재택근무가 늘어가고 있는 요즘 편안한 휴식과 따뜻한 정을 느끼면서도 업무의 능률을 높이고, 창조적인 영감도 얻을 수 있는 농촌이 비대면 시대 재택근무의 새로운 장소로 자리매김하면서 농촌관광과 조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해 본다.

2021-02-04 11:28:08

[기고]사각지대, 이웃공동체 회복이 답

[기고]사각지대, 이웃공동체 회복이 답

얼마 전 죽은 엄마를 5개월이 지나도록 방치한 발달장애를 가진 노숙인과 한파 속 내복 차림 아동 방치의 안타까운 뉴스가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한다. 사각지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른바 라면 형제 화재 사건으로 구멍 뚫린 사회안전망의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게 불과 몇 달 전이다.IMF를 전후하여 제기된 위기·사각지대 조기 발견과 지원은 모든 정권이 표방한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였다. 현 정부는 읍면동 단위에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구성, 운영하도록 한 것도 모자라 작게는 50명에서 많게는 150명에 달하는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을 별도로 위촉하여 운영하도록 했다. 나아가 행정안전부는 인적·물적 안전망 구축, 운영과 공공서비스 연계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찾아가는 보건복지 기본계획을 수립, 시행하고 그 계획과 결과를 제출하도록 해 평가하고 있다. 복지시스템으로는 촘촘한 그물망을 설치한 셈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문제가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어쩌면 애초부터 예견된 결과인지도 모른다. 사각지대 문제의 근본적 원인에 대한 반성과 지속가능한 해결 방안에 대한 숙고 없이 단기간의 대증적 처방으로 일관하는 행태의 반복이 그 원인이라 할 것이다. 보여주기식 행사와 정량적인 실적 지상주의가 계속되는 한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주민들이 현실적으로 경험하는 문제보다 전문가, 자원과 권한을 가진 자의 관심사에 초점을 맞춘 제공자 중심의 사업 행태가 계속되는 한 똑같은 문제는 계속해서 생겨날 것이다.'이웃사촌복지', 경북도 민선 7기 이철우 도지사가 야심 차게 도전하는 사회복지 분야 정책 목표다. 이웃사촌복지는 산업화, 도시화의 폐해를 극복하고 공동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경북도의 정책적 노력이다. 이웃이 이웃을 돌보는 공동체적 돌봄 문화를 조성하고, 이웃 간의 친밀한 신뢰 관계를 토대로 제도적 사회보장체계가 가진 한계를 보완해 마을 중심의 평생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다.이를 위해 경북도는 2019년 하반기부터 4개 시군에 중간 지원 조직인 이웃사촌복지센터를 설치해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안동시 이웃사촌복지센터는 농촌 지역 마을을 대상으로 6, 7가구가 서로의 안부와 안전을 확인하고 필요한 도움을 주고받는 '동아줄'이란 이름의 사촌 맺기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함께 시범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공동체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어 주민 중심 공동체 돌봄 문화의 지속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성주군 이웃사촌복지센터의 '두루두루봉사단', 의성군 이웃사촌복지센터의 '정성담아', 해결되지 않은 숙원 민원이었던 무허가 건물을 주민들의 논의와 협력을 바탕으로 소통과 공동체 돌봄공간으로 리모델링한 포항시 이웃사촌복지센터의 '마을관리소, 희망나루터' 등이 그 예이다.이러한 사업들이 더 적극적인 주민 주도의 근린안전망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들과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도시와 농어촌을 불문하고 철저히 주민의 생활과제에서 의제를 찾고, 주민의 뜻과 힘을 모아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며 공동체를 이루고 가꾸는 문화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면 팍팍한 삶이 빚어내는 우리 사회의 비극들을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근본적으로 긴 호흡으로 주거 지역을 중심으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문화, 마을살이 문화를 되살려 놓는 이웃사촌복지, 이웃공동체 회복이야말로 평생 사회안전망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2021-02-03 11: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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