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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부동산청 신설이 답이다

[기고]부동산청 신설이 답이다

LH 직원 부동산 투기, 부동산 공시가격 급등, 부동산 거래 감독 기구 설치 등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서 26차례의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고 시행했음에도 여전히 부동산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기회에 정확한 현황 분석을 통해 부동산 정책 기구를 혁신할 필요가 있다.우리나라는 그동안 개발 가능한 토지가 부족한 상태에서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면서 특정 부동산의 가격이 급등한 경험이 있다. 문제는 부동산 가격의 급등과 같은 불로소득이 제대로 환수되지 못해 국민의 투기 의식이 만연한 것에 있다. 한편, 부동산 문제의 특징으로 복합성과 지속성을 들 수 있다. 즉, 부동산 문제에는 제도적·경제적·기술적 측면 등이 동시에 포함돼 있고, 시간의 경과와 함께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부동산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다양한 수단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며,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정부조직법'상 부동산 정책의 주무 부처는 국토도시실, 주택토지실 등이 있는 국토교통부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대부분 부동산 정책은 '관계 기관 합동'이란 이름으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표하고 있다. 이는 부동산 정책의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가 미비함을 뜻한다. 부동산 정책은 거래규제·이용규제·정보관리·금융규제·조세제도 등 다양한 수단이 동시에 고려돼야 하므로 어느 한 장관이 아닌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가 직접 총괄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헌법상 대통령은 행정권의 수반이며, 국무총리는 행정에 관해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지휘·조정하므로 다양한 수단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하는 부동산 정책의 특성상 컨트롤 타워로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가 가장 적합하다. 따라서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소속으로 부동산청을 신설해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것이 필요하다.현재처럼 부동산 정책과 부동산 관리를 다양한 부처에서 관장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부동산 문제에 대한 효율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불가능하다. 특히 한시적인 TF 조직이나 일부 분야만 관장하는 기구로는 복합성과 지속성이 특징인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부동산 거래 감독 기구 역시 부동산 문제의 특성상 부적합하며, 행정의 비효율성만 키울 가능성이 높다.우리나라에서 부동산 정책은 이제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지는 핵심 정책이 됐으며, 부동산 문제의 해결 없이는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어렵게 됐다. 지금이야말로 부동산 정책을 혁신할 수 있는 적기라 할 수 있으며, 최근의 문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때다.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소속으로 부동산청을 신설해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게 되면 부동산 문제의 특징인 복합성과 지속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부동산청에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부동산은 국민 삶의 바탕이자 토대이면서 동시에 대표적인 투자재이다. 따라서 강한 공공성을 기반으로 효율적 이용, 투기 차단 및 소유의 형평성 확보를 기함은 물론 건전한 거래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이번 기회에 부동산 정책 기구를 근본적으로 혁신해 부동산청을 신설하고 합리적인 부동산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한다면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나아가 다양한 부동산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2021-04-07 14:17:34

[기고]주·정차 위반 과태료 체납과 가산금

[기고]주·정차 위반 과태료 체납과 가산금

"가산금 좀 빼 주면 안 되겠습니까."주·정차 위반 과태료 등의 세외수입 체납액 징수를 담당하는 팀장으로 발령받아 근무한 지난 1년여 동안 심심찮게 들은 민원인의 요구(?)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런 민원에 대한 답변은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을 수밖에 없다. "민원인의 사정은 이해하나 관련 규정상 가산금을 뺄 방법이 없어 어쩔 수 없습니다."사실, 주·정차 위반의 경우 자동차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두 번, 아니 그 이상 단속돼 과태료를 부과받은 경험이 있을 정도로 흔히 발생하는 위반으로 관련 문의 또한 많다. 이는 세금과 달리 담세력의 유무와 관계없이 부과되는 징벌적 성격이라는 점에서 크고 작은 민원이 발생한다.문제는 부과된 금액이 소액이지만, 체납으로 가산금이 매달 부가(附加)될 때에는 그 액수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하는 데 있다. 더욱이 체납 건수가 누적된 경우 차량 말소나 명의 이전 시 체납 과태료를 납부해야 하므로 체납자는 누증된 체납액에 적잖게 부담을 느껴 가산금이라도 납부하지 않을 방법을 문의하게 되는 것이다.대구 달서구의 경우 주·정차 위반 과세 건을 확인해 본 결과, 대체적으로 사전 통지와 본 부과를 통해 70% 정도가 징수되고, 나머지는 체납되거나 가산금이 붙은 상태로 납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올 1월 31일 기준 차량 관련 체납 과태료(책임보험 미가입, 주·정차 위반, 검사 지연 등) 중에서 주·정차 위반 과태료가 건수에서는 전체의 78%를, 금액에서는 51%를 각각 차지하는 등 주·정차 위반 과태료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체납 정리에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주·정차 위반 과태료는 '도로교통법'과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따라 단속하고 부과와 징수가 이뤄지고 있는데, 본세액에 추가되는 가산금은 납부 기한이 경과한 날부터 체납된 첫 달에는 100분의 3을 가산하고 그다음 달부터 60개월간 매달 1천 분의 12를 가산하는 등 총 75%를 징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승용차의 경우 자진 납부 기간에는 과태료가 3만2천원이지만 가산금이 붙을 경우 최고 7만원까지 늘어난다.게다가, 과태료 체납으로 금액이 늘어나면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의거해 자동차 번호판이 영치돼 운행을 못 하게 되기도 하고, 차량이나 부동산의 압류로 소유 재산의 권리행사에 제한을 받는 등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주·정차 위반으로 단속되면, 담당 부서에서는 의견 제출 기한 내에 자진 납부할 수 있도록 부과될 과태료의 100분의 20이 감경된 '과태료 부과 사전 통지서'를 발송한다.따라서 과태료 납부 의무자는 '과태료 부과 사전 통지서' 납부 기한 내에 납부하는 것이 가장 좋고, 그때 완납하지 못할 경우 적어도 그다음에 발송되는 '과태료 납부 고지서'의 기한 내에 납부하는 게 가산금이 붙지 않은 상태이므로 당연히 유리하다.특히, 지난해 11월 10일 도로교통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6개월이 경과한 오는 5월 11일부터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불법 주·정차할 경우 과태료가 현행 일반 도로의 2배(8만~9만원)에서 3배(12만~13만원)로 상향된 만큼 가산금을 제외한 본세 금액도 만만치 않다.거기에다가 75%의 가산금이 더해진다면 납세자로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앞으로 올바른 주·정차 문화가 정착돼 과태료 부과 건이 대폭 줄어들기를 바라며, 아울러 부과받은 과태료 납부도 통지서의 기한 내에 이뤄져 가산금이라도 빼 달라는 민원 전화를 받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2021-04-06 11:43:32

[기고]40년 전에 사용했던 ‘한반도 비핵화’

[기고]40년 전에 사용했던 ‘한반도 비핵화’

1980년 제6차 당 대회에서 김일성은 세계 전쟁의 위험을 없애고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자 비핵지대, 평화지대를 창설함으로써 평화와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며 조선반도, 즉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지대를 언급했다.세계 모든 지역에서 핵무기 시험 및 생산을 금지하며, 핵무기를 완전히 폐기할 것을 주장했다. 한국전쟁 때 중공군의 반격을 저지하고자 트루먼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을 검토했던 적은 있었지만 실제로 미국의 전술핵무기가 한반도에 처음 배치된 시기는 1958년이었다.이는 1948년 8월 대한민국군 창설 이후 우리 군이 미국에 크게 의존해 왔기에 핵우산이 될 남한과는 달리 북한에는 위협으로 작용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에 김일성으로서는 핵무기 철수를 연계시키는 전략적 발언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들고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그러면서도 북한은 핵 개발을 위해 1947년 구소련의 기술 원조를 바탕으로 우라늄 광맥 탐사를 해서 약 9천t의 우라늄을 소련에 보냈고, 1952년에는 원자력 연구 협약을 체결, 본격적으로 핵 기술과 핵 설비를 도입하여 1956년 영변에 원자로를 설치했다.한국은 박정희 정부 때 자주국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자 비밀리에 연구를 시작했으나 미국의 압박에 따라 핵 개발 정책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미국에 전달했고 노태우 정부 시기였던 1991년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했다. 따라서 미국은 한국에 배치된 전술핵무기를 철수했으며 한반도에서 핵의 불사용을 공포한 것이다.북한은 2003년 1월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선언하고 국제적으로는 연막전술을 펼쳤다.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2016년 1월 4차 핵실험을 한 후 2016년 5월 제7차 당 대회에서는 자위적인 핵 무력을 강화하여 핵 강대국임을 밝혔다. 한편, 2021년 1월 제8차 당 대회에서도 핵보유국을 기정사실로 나타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핵무장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지난달 18일 열린 한미 외교장관과 국방장관의 2+2회담에서 나온 '한반도 비핵화'는 이미 1980년 6차 당 대회에서 김일성이 발언한 것이다. 이는 미국이 남한에 배치했던 전술핵무기를 가리키는 것으로 한국에서는 이미 1991년 철수했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핵은 북한의 핵뿐이다.2009년 1월 국회에서 열린 남북경협특위에 참석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쟁점이 되었던 조선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비핵화의 차이에 대한 국회의원의 질문에 대해 답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조선반도 비핵화와 우리가 목표로 하는 북한의 비핵화는 차이가 있다"고 했으며, 한편 "우리가 생각하는 견해하고도 차이가 있다"고도 밝혔다.따라서 북한이 주장하는 '조선반도 비핵화'와 한국이 사용해 온 '북한의 비핵화'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시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한반도 비핵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북한의 비핵화"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비핵화에 대한 개념은 한반도 비핵화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가 그동안 쟁점으로 다루어졌다.그럼에도 북한이 내세운 한반도 비핵화의 화두는 북미 핵 협상 대결에서 새로운 국면으로 몰고 감으로써 전 세계가 비핵화될 때까지 핵무기를 포기할 수 없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며 세계 비핵화 범주에 진입시키려는 의도로 비치고 있다.

2021-04-04 15:55:39

[기고]민심천심(民心天心)

[기고]민심천심(民心天心)

언제인가 '안보단체 화합한마당 축제'가 있었다. 행사에 참석한 내빈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한 인사가 연단에 올랐다.그는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한 후, "여러분! 야구 경기에서 4번타자에게 거는 관중들의 기대가 대단하죠?" 뜬금없는 야구 얘기에 장내가 잠시 조용해졌다. 그러고는 그를 응시하기 시작했다. 그는 말을 이어갔다."제가 바로 네 번째 축사를 하게 된 4번타자입니다." 그러자 1천여 명의 관중들이 와~ 하고 함성을 질렀다. "따라서 여러분이 저에게 거는 기대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일순간 또 조용해졌다. "제발 좀 짧게 끝내 달라! 그렇죠?" 그러자 장내는 박수와 환호로 뒤덮였다. 잠시 박수 소리가 가라앉자 "그래서 저는 짧게 끝내겠습니다." 또다시 장내는 박수와 환호로 가득 찼다. "우선, 오늘의 화합한마당 축제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는 대한민국 안보 역군인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여러분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을 수립, 추진함으로써 여러분들을 위한 복지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번 축제를 다시 한번 축하드리면서 이만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축사가 끝나자 장내는 온통 환호와 박수 소리로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연단에서 내려와 자리에 앉았지만 박수와 환호는 끊이지 않았다. 그는 다시 일어나 두 팔을 들어 환호에 화답했다.박신한 대구지방보훈청장이 이처럼 열렬한 환호를 받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행사장에 모인 관중들의 마음을 읽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축사를 했기 때문이 아닐까?요즈음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련 땅 투기 논란과 의혹들이 일파만파 거세지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와중에 주무 부처 장관이란 인사는 "LH 직원들이 택지 개발 정보를 모르고 투자했을 것"이라고 두둔하는 발언을 해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어떤 근거에서 그런 말씀을 하느냐'는 국회의원의 질문에 "제 경험상으로 볼 때 그렇다"고 답변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졌다.LH 사장을 역임하고 국토부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는 자가 '투자 가치가 없는 맹지를 구입해서 쪼개기에다 보상가 높은 용버들나무를 촘촘하게 심어둔 현장'을 보고도 그런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걸 보면 과연 정상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사람인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이 인사는 2019년 4월, 제4대 LH 사장에 취임해 1년 4개월간 사장직을 역임했다.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LH 직원들이 광명·시흥 일대 토지를 집단 매입한 시기와 겹친다. 따라서 LH 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편법 투기한 것으로 판명 날 경우 조직 관리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LH는 2019, 2020년 권익위 종합평가에서 모두 4등급을 받았다. 이 또한 그가 재임했던 시기의 평가다. 그런데도 그는 LH 사장 재직 시 청렴을 수도 없이 외쳤다고 한다.'백언불여일행'(百言不如一行)이라 했다. 백 번 말하는 것보다, 한 번의 실천과 확인이 더 필요하다는 말이다. 무릇 공직자라면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를 헤아려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부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논어 안연 편에서 공자는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이라 했다.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얻지 못하는 국가는 존립 자체가 어렵다는 말이다. 모든 공직자와 위정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이 말, 작금의 현실이 암담할 뿐이다.

2021-04-01 12:05:47

[기고] 새마을문고 60주년

[기고] 새마을문고 60주년

전쟁의 포성이 울리던 1951년이었다. 탄약통에 이동문고라 적고 책을 한 가방씩 넣어 농촌을 돌며 독서 활동을 지원했다. 최초의 마을문고 울산 이동문고가 탄생했다. 독서를 통한 계몽 활동에 투신한 엄대섭 선생이 사비를 털어 문고를 만든 지 올해로 60주년이 된다. 한국전쟁 중 폐허 속인지라 도서관 운영에 정부도 손을 놓은 상황이었다. 민간 주도 마을문고 활동의 시작이 오늘날 작은도서관 활동의 효시라 할 수 있다.1960년대는 농촌 자연부락마다 마을문고가 설치되고 독서회가 구성되었다. 4칸짜리 서가에 서랍이 두 개 달린 책장이 전부였지만 마을문고가 설치되는 날은 온 동네의 청년과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어 기념사진을 찍었다. 마을 독서회가 조직되어야 지원받을 수 있는 터라 마을 유지와 청년들이 힘을 모아 학생들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영농 서적을 탐독하는 독서회를 조직했다.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시작되던 시절은 독서의 생활화를 특히 강조해 농어업 관련 새마을 총서와 농업기술 관련 생활교양 아동도서 등 총 59종을 제작해 보급했다. 1980년 마을문고 사업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엄대섭 회장이 아시아의 노벨상이라는 막사이상을 수상해 국내외에 여론을 환기시키게 된다. 1982년도에는 새마을중앙회에 편입돼 새마을문고로 이름을 바꾸고 새마을단체로 거듭나게 된다.새마을문고는 현재 전국 시도에 약 13만 명의 회원과 1천323개의 작은도서관, 찾아가는 새마을 이동도서관 33대를 운영하며 국민 독서 증진에 이바지하고 있다. 올해는 60주년 기념으로 그간의 활동과 새마을문고 작은도서관 운영의 역사를 집대성해 대구 출신 신철원 중앙회장이 도서를 출간, 더욱 뜻깊다.대구 새마을문고의 경우 8개 구·군에 지회를 두고 있고 4천 명의 회원이 산하 동별 새마을문고 활동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하는 문화공동체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회원들의 자발적인 재능 기부와 독서회 구성 등으로 지역의 문화병참기지로 작은도서관을 운영한다. 기본적인 독서 지원 활동뿐 아니라 교육문화예술대학, 독서대학, 한글학교, 취미교실, 생활예술, 과학교실, 역사교실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역의 특성에 맞는 활동으로 축제의 장을 벌이기도 한다. 북구의 북&페스티벌 부키야놀자, 대구 전통활쏘기대회, 국악한마당, 동구의 동촌 천변에서 펼치는 독서감상화대회, 서구의 독서문화한마당, 달성군의 시화배너 쉼터책방, 남구 꿈틀 도서관축제, 수성구 가족 골든벨, 달서구 피서지 독서대회 등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대구시 새마을문고는 올해 '책 읽는 도시 대구 교육문화예술 중심도시 대구 아이들과 함께하는 문화공동체'라는 다소 긴 슬로건으로 시민들과 함께할 계획이다. 우선 대구의 정신을 계승하는 의미에서 국채보상운동기념관과 함께 독서 골든벨, 그림 그리기 등을 코로나 방역 기준에 따라 비대면으로 실시하고 전시회는 예술회관 등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대구문화재단 공모 사업을 통해 대구 성곽길 탐방 행사를 개발하고 대구 역사 유적 사진전 등을 기획하고 있다. 이 밖에도 새마을문고 교육문화예술대학, 영화데이 등을 통해 문화예술 중심도시 대구 만들기에 함께하기로 했다.이러한 지역의 건강한 교육공동체 문화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새마을문고 회원들은 오늘도 도서관을 방역하고 쓸고 닦고 아이들과 시민들을 기다린다. 올해는 60주년이라 새마을문고의 문호를 활짝 열어 대구 문화 전사들을 모시고자 한다. 코로나 시절이지만 문화의 힘으로 역경을 극복하는 대구의 진면목을 보여줄 때다.

2021-03-31 11:40:17

[기고]바이든 정부와 북한인권

[기고]바이든 정부와 북한인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대응 방식은 '전략적 인내'였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톱다운' 방식의 지도자 간 직접 접촉 방식을 취하였다. '전략적 인내'는 소극적 방관에 가까웠고, '톱다운' 방식은 전 세계 언론의 집중적 조명을 받았지만 용두사미로 끝났다. 오바마 정부는 북한 인권 문제를 계속 제기하였지만 뚜렷한 진전이 없었고, 트럼프 정부는 외면하였다.조 바이든 정부는 북한의 핵 문제나 인권 문제에 있어 오바마나 트럼프와는 다른 접근을 시도할 것이다. 바이든이 트럼프와는 다른 방식을 취하겠지만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를 답습하기도 어렵다. ICBM 등 북한의 미국 본토에 대한 핵 공격 능력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는 상황에서 뒷짐을 지고 있을 수는 없으며, 서구 및 일본·호주·인도 등과 연계해 대중 봉쇄 정책을 시도하는 미국은 그 정당성의 근거로 민주적 가치와 인권 문제를 내세울 것이다. 홍콩에 대한 자유 억압과 위구르 주민에 대한 강제적 중국화 등 중국의 인권유린 정책에 대해 고강도의 압박을 가하고 있는 미국이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그냥 있지 않을 것이다.트럼프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에 별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북한 인권 문제나 탈북자 문제 등에 있어서 전 정부의 대응 기조를 바꾸었다. 북한 주민의 인권 보호 및 증진을 목적으로 2016년 제정된 북한인권법에 의해 '북한인권재단'을 설립해야 하지만, 5년이 되도록 출범조차 않고 있다. 여당이 여당 몫 위원을 추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일부는 북한 인권 문제를 입 밖에도 내지 않았으며, 그나마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국가인권위원회도 본질적 문제보다는 여성·장애인 등 소프트한 인권 이슈를 매개로 북한 당국과의 교류·협력 추진에 무게를 두고 있다. 더욱이 작년 말에 서둘러 통과시킨 소위 대북전단금지법은 북한의 인권 의식을 제고할 수 있는 주요 수단을 봉쇄하고 형사처벌 규정까지 두고 있다.한편 독일 정부는 통일 이후 동독의 인권침해 사범에 대해 철저히 단죄하였다. 지난 1989년 동독 청년 크리스 게프로이가 베를린 장벽을 넘다가 동독군의 총격으로 숨진 사건이 발생하였다. 독일 정부는 통일 이후 직접 총을 쏜 병사뿐 아니라 최고지도자, 국방장관까지 모두 기소했다. 서독은 통일 30년 전부터 접경지대에 기록보존소를 설립하고 동독 정권의 인권침해 자료를 수집하고 수많은 인권침해 사례를 조사해 가해자들을 처벌했고, 유럽인권재판소도 인권침해 범죄는 시효가 없다고 판단했다.정부는 유엔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공허하게 들린다. 정부의 태도는 대화와 협력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할 수 있다는 명분으로 진행되어 왔지만 북한의 핵 시계는 빠르게 돌아가고,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미국도 한국도 대화를 포기할 수 없을 것이고, 단계적 접근이든 '스몰 딜'이든 간에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그러나 북한과의 대화를 이유로 북한 인권 문제 거론 자체를 꺼리는 정부의 태도는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타당성을 잃었다. 대북 관계에서나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입지를 좁힐 뿐이다. 국내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북한의 인권침해 사례를 수집해야 하며, 국제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것이 동포인 북한 주민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이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중시하는 한국 정부가 그나마 체면을 지키는 일이다.

2021-03-29 11:38:16

[기고]장관의 소신과 대통령의 결단

[기고]장관의 소신과 대통령의 결단

필자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인 1978년 공무원으로 들어와 40년을 정부에서 일했다. 보람도 있었고, 수많은 사건·사고와 위기를 겪어 고충도 많았다. 가장 어려운 것이 부처 의견과 대통령 뜻이 다를 때의 처신이다. 합리적 정책 결정 과정을 거친 대통령 의사는 거역하기 어렵다. 그러나 청와대 참모 의견, 비선 풍문, 대통령 뜻이라는 비공식적 지시가 내려올 때가 문제다. 노련한 장관은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노하우를 알지만 대부분 갈팡질팡하거나 고민 속에 악수를 두는 경우가 많다. 장관은 소속 부처의 전문성을 토대로 판단하나 대통령은 부처 의견을 뛰어넘는 결정을 할 때가 있다. 국가 차원의 종합적 판단이 필요하거나 때로는 통치행위적 결정도 있기 때문이다.2013년 이명박 대통령 시절이다. 구제역이 발생해 전국 소, 돼지 약 350만 마리를 살처분해 매몰했다. 당시 소, 돼지의 약 20%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였다. 살처분하지 말고 백신을 사용하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농식품부와 전문가들이 완강히 반대했다. 백신을 사용하면 부작용이 우려되고 축산물 수출도 어려우며, 선진국도 살처분 위주로 대응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고민 끝에 백신 사용을 결정했다. 우려와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고 일부 미비 사항은 보완했다. 종전 방식을 계속했으면 엄청난 규모의 살처분과 매몰에 따른 환경오염 등 많은 문제가 추가로 야기됐을 것이다. 정책의 전환은 쉽지 않다. 과거 관행, 선진국 사례, 전문가 의견을 뛰어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코로나19 사태 속에 묻힌 것이 가축 질병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비상이 걸렸다. 높은 치사율을 보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도 종식되지 않고 있다. 바이러스로 인해 가축은 물론 인류 전체가 위기에 직면했다. 사스, 메르스, 에볼라, 지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 사람과 동물에 공통 전염되는 '인수 공통 바이러스'가 우려된다. 조류인플루엔자도 사람에게 옮겨올 가능성이 있다. 지구상에는 약 160만 종의 바이러스가 있으며, 정체가 파악된 것은 3천 종 정도에 불과하다. 조나 마제트 UC데이비스대 감염병학 교수는 야생에서 인간으로 옮겨올 수 있는 인수 공통 감염 바이러스는 50만 종이며, 그중 밝혀낸 것은 0.2%에 불과하다고 한다.지금은 전방위 위기 시대이다. 과거 정책과 제도를 탈피해야 한다. 부처 의견을 넘어서는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가축 질병뿐 아니라 당면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응책에도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경상북도에는 소가 70만 마리, 돼지는 약 150만 마리가 있다. 연간 800만t의 축산 분뇨가 방출된다. 소고기, 돼지고기, 계란 등 축산물 가격 안정에 치중하다 보니 가축 질병과 분뇨 처리에 관심이 적었다. 퇴비나 액비 위주 분뇨 처리에 한계가 왔다.2012년부터 해양투기도 금지됐으며 최근엔 토양의 퇴비 부숙도 규정도 강화됐다. 전국적으로 5천200만t에 이르는 축산 분뇨가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될 전망이다. 분뇨 처리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분뇨를 건조, 고체연료화한 후 펠릿이나 땔감으로 사용하여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방안이다. 냄새와 토양오염을 방지하고 하천 녹조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경상북도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시도하고 있다. 새로운 정책 전환이다. 농식품부, 산자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 협조도 필요하다. 지방행정의 우수 사례로,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꼭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2021-03-28 15:43:07

[기고]돋보기로 본 30년 지방자치의 냉기

[기고]돋보기로 본 30년 지방자치의 냉기

코로나19에 지친 우리들을 위로하는 봄 햇살은 유난히 화사하다. 매화로 시작한 봄꽃들은 지방자치 부활 30주년 오늘을 반겨 주고 있다. 자신이 속한 지역 일을 주민 스스로 처리한다는 지방자치도 역시 민주주의 실현의 꽃이다.이러한 지방자치는 우리나라 제헌헌법에서 도입되었다가 5·16군사정변 후 중단, 그리고 1991년 지방자치법 개정(3.26)으로 지방의회가 부활된 후 30년의 역사를 쌓아 가고 있다.지방자치는 여유적인 장식품이 아니라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시키는 납세자의 의사 표현 장치이다. 중앙정부의 통치 권능을 지방정부에 배분하는 지방분권을 전제로 하는 지방자치는 국민들의 주인 의식과 권력자의 겸손 수준에 비례한다.급작스럽게 부활된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가정에서 돌봄을 잘 받지 못한 아동처럼 30년 방치의 역사이다.지난해(12.9) 지방자치법이 전문 개정 형식으로 다소 변화를 시도했지만 본질적 요소인 자치입법권과 자치재정권에서는 겨울 냉기 그대로다.법령의 범위 내로 한정된 조례제정권은 지방자치의 핵심인 지방재정 확충에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고, 자치단체 업무의 내부 지침 사항들이 조례로 신분 상승하며 업무 집행에 경직성을 안겨 주기도 한다. 법령에 위반되지 않으면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네거티브적 조례제정권'으로 바꾸어 가야 할 것이다.지방자치의 근간인 재정분권에서는 더욱 한겨울이다. 지난 30년 동안 지방세 비중은 겨우 2.7% 증가(20.9%→23.6%)에 그쳐 아직도 2할 자치 수준이다. 그럼에도 중앙 부처는 각종 공모 방식의 국비 지원을 강화하고 국가 책임인 경로연금 등 복지비를 지방에 분담시켜 기초자치단체의 자치 역량을 고갈시키고(달서구 사회복지 비율 69.2%) 있다. 전국 최대 지방공단을 품은 달서구의 지난 20년간 재정자립도는 33.9%에서 21.7%로 뒷걸음쳐 오고 있다. 특히 자치구에서는 의회 구성을 제외하면 그 자치성이 위협받기도 한다. 일부 업무에서는 광역시와 자치구 업무가 미분화된 가운데 지난해 대구시가 구·군을 통해 징수한 시세가 2조1천369억 원이지만 징수 교부율은 33년간 요지부동 3%(641억 원)이다. 자체 세입으로 직원 급여를 감당치 못하는 2개 자치구를 포함한 대구시 7개 구는 상대적으로 세목이 많고 연간 1천300여억 원을 교부받는 이웃 달성군이 부럽고, 부동산 경기로 지난해 취득세 2천748억 원 추가 세입을 가진 대구광역시도 부럽다. 인구 56만9천 명에 예산 8천631억 원인 달서구는 인구 9만8천 명에 예산 1조470억 원인 상주시도 부럽다. '지방의 재정 자립이 실현될 수 있도록 강력한 재정분권을 하겠다'는 정부 공약이 무색하기만 하다.한편 지난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부지 선정 때 의견 제시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대구 자치구민들에게 대구경북 행정통합이라는 이름으로 자치권이 박탈되는 안도 제시되고 있다. 재작년 대구시 신청사 유치에 온 힘을 다한 그 갑갑한 마음에서 테스형을 만나고 싶다. 수도권의 공룡화에 놀란 절박함에 새로운 도약을 꿈꿀 지방자치 부활 30주년에 자치구민들은 자치권 회수라는 벼랑으로 내몰리는 셈이다.지방인구 소멸 위협과 치열한 국제 패권 다툼 앞에서 국가 장래를 고민하며 지방들이 연합으로 머리를 맞대어 중앙권력과 협상을 통해 울림 있는 국가 대개조 차원의 분권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이 솔로몬의 길이 아닌지. 상상력을 키우면 지방자치 강화는 분명 이 시대의 돌파구이자 희망이다.

2021-03-25 14:04:35

[기고]사회의 교육성 회복 운동

[기고]사회의 교육성 회복 운동

최근 어느 뉴스 방송 진행자는 우리의 현실을 '상실의 시대'로 진단했다. 그 상실의 대상으로는 희망, 정의와 공정, 상식, 그리고 염치를 들고 있다.특히 '염치'와 관련해서 우리 사회는 '후흑'(厚黑)이란 말을 익히게 되었다. 후흑은 두꺼운 얼굴을 뜻하는 면후(面厚)와 검은 속마음을 의미하는 심흑(心黑)을 줄인 말이다. 특정 집단이나 개인이 사욕을 채우기 위해 이것을 악용하면 많은 부작용을 낳게 된다.이 후흑의 처세술에는 세 가지가 있다. 공(空)은 상황이 불리하면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하는 것이고, 충(沖)은 호언장담으로 상대에게 엄포를 놓아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며, 농(聾)은 남이 비방하더라도 목표를 위해 못 들은 척 무시하라는 것이다.이러한 처세술로 뭉친 사람들에 대해서 철학자 최진석은 신문 기고 글을 통해 "'우리'에 갇혀 독립적 사유를 할 줄 모르며, 덕(德)이 결여되어 사람으로 살게 해주는 지지대 가운데 하나인 염치가 없다. 염치가 없으니 덕(德)으로 구현되는 인간성도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또한 이들의 이와 같은 집단주의적 연대에 따른 행동은 자신들의 편의에 맞춘 이기적인 법(法) 활용의 사례를 연출하고 있다.이러한 법 활용 의식은 도덕과 윤리를 억누르게 되어, 이런 사람들이 연대를 맺을수록 공동체의 윤리가 약화되는 것이다.이러한 후흑 연대의 문제점 중 필자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후세 교육의 측면이다.근래 우리 사회에 두드러진 이런 현상은 청소년 교육의 관점에서 매우 부정적인 요소라 하지 않을 수 없다.예컨대 최근 임명된 어느 각료의 비윤리적 면모에 대하여 최영미 시인은 "아이들이 뭘 배울까?" 하는 말로 우리의 우려를 대변해 준 바 있다.곧, '사회의 교육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우크라이나의 소크라테스라 불리는 인간교육자 스코보르다는 "인간의 마음에는 선과 악이 공존하고 있다. 교육은 선이 악을 이기기 위해서 있다"고 전제하고, '마음의 교육'을 강조했다.이와 관련하여 주목할 것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바가 '사회를 위한 교육'이 아니라 '교육을 위한 사회'여야 한다는 점이다.세계적 석학 이케다 다이사쿠 박사는 "근래 청소년 문제가 심각해진 배경에는 사회가 본래 갖추어야 할 교육력이 쇠약해진 데 그 원인이 있다"고 전제하고, "어른들이 아이들이라는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바로잡으려는 자성(自省)의 눈길을 갖지 않는 한 아이들의 마음에 드리워진 깊은 그늘을 거둬줄 수 없다"고 경고했다.그것은 어른 사회의 도덕성 저하가 아이들 마음에 그대로 반영되지 않을 리 없기 때문이다.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의 도덕성이 굳건하게 살아 있고, 정의와 공정성이 바로 서며, 상식과 염치와 희망이 공존하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자발적인 '사회의 교육성' 회복 운동이 절실하다.아무쪼록 모든 어른들의 의식이 바르게 깨어, 위에서 말한 덕목과 그 가치가 잘 실현됨으로써 우리 사회가 교육적 청정 지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그리하여 '후흑'이라는 말이 사라지는 사회를 후대에 물려주어야 하는 것은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신성한 책무라 할 것이다.

2021-03-24 11:24:57

[취재현장] 원주민 두 번 울리는 LH

[취재현장] 원주민 두 번 울리는 LH

기자는 지난해 10월 내 집 마련을 했다. 대구 수성구 끝자락의 구축 아파트를 소위 말하는 '영끌'해서 샀다. 그러면서 매일 지나가는 달구벌대로 출근길, 연호동 인근 도로변에 걸린 현수막들을 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연호공공주택지구에 토지를 수용당한 주민들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듣게 됐고, 그들이 본 투기 정황과 의심의 근거들을 가감 없이 들을 수 있었다. 그 이야기 속에서 기자 또한 투기 세력이 될 뻔한 상황이 기억났다.지난해 초봄쯤으로 기억한다. 독립 한번 해보겠노라고 열심히 부동산을 돌아다니던 시기였다. 그러다 한 공인중개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꽤 괜찮은 부동산 투자 정보가 있는데, 한번 오시겠어요?"라기에 찾아갔더니 그 공인중개사는 "어디어디가 아직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대구에서 마지막 남은 개발 가능 지역이다"며 "그곳에 빌라 한 채 사 두면 나중에 돈이 되니 지금 들어가시라"고 했다. 부동산에 'ㅂ'도 모르던 때였고 독립해서 살 곳을 찾던 터라 목적에 맞지 않다고 판단, 듣기만 하고 다른 살 만한 아파트를 찾아 달라고 했던 기억이 났다.연호지구 주민들을 만나 '빌라 쪼개기' 신공(?)을 듣는 순간 그때의 기억이 스쳐 지나가 지도를 다시 살펴봤다. 연호지구와 벗어난 곳이었지만 적어도 주거 목적으로 지어진 듯한 느낌이 아닌, 뭔가 어설프게 지어진 빌라 한 채가 그곳에 있었다. 그때 생각했다. '아, 나도 자칫 투기꾼 기자가 될 뻔했구나.'이 에피소드를 공개할 수 있는 건 결국 '투자'라는 이름으로 곱게 포장된 행위가 누군가에게는 눈물을 쏟게 만드는 '투기'가 될 수 있고, 적어도 나는 그런 함정에서 빠져나왔기 때문이다. 취재 과정에서 많은 연호지구 주민들을 만났는데, 그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은 "적어도 공정하게는 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이었다. 연호지구에서 몇 대 동안 수십 년, 아니 수백 년 이어 산 주민들은 정작 쥐꼬리만 한 보상금을 받고 쫓겨나듯이 나가야 하는 반면 돈 있는 투기꾼들은 아무런 제재 없이 원주민 행세를 하면서 받을 보상 다 받고 심지어 이주자보상택지까지 받느냐는 것이다.게다가 진짜 사람이 사는지 안 사는지 문제가 됐던 빌라에 초인종 한 번 안 눌러보고 거주 여부를 파악한 LH의 탁상행정적 실태 조사에 주민들은 더더욱 LH를 불신하게 됐다. 한 주민은 "LH 직원들조차도 '전기와 수도 요금으로 거주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은 이미 투기꾼들에게 파악이 된 상태'라며 푸념하더라"며 "그렇다면 다른 방식으로 투기 세력을 적발해서 그들에게는 보상을 하지 말아야 했는데 LH는 미동도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연호지구 주민들은 "이런 투기꾼들 때문에 조성 원가가 올라가면 아무리 이주자보상택지를 조성 원가의 80% 가격으로 분양받을 수 있다고 해도 진짜 농사짓고 살던 원주민들은 건드려 보지도 못한다"며 "이런 투기꾼 못 잡아내는 LH를, 거기에 직원들의 투기 의혹까지 드러난 LH를 우리가 어떻게 믿으며 어떻게 그들이 제시한 보상안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라고 하소연했다.자본주의 사회에서 투자는 권장돼야 할 덕목이다. 그리고 자신의 재산을 늘리는 방법이 적법한 방법이라면 욕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방법이 누군가의 눈물을 담보로 한다면 과연 그것이 옳은 투자일까? 적어도 이번 취재를 통해 깨달은 것은 '남의 눈물을 담보로 하는 투자는 나뿐만 아니라 나와 상관없는 사람에게도 죄를 짓는 행위가 된다'는 것이다.

2021-03-23 16:16:16

[기고]SOC 국가계획 반영에 TK패싱 안돼

[기고]SOC 국가계획 반영에 TK패싱 안돼

올 상반기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 제2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 제5차 국도 국지도 5개년 계획 등의 확정을 앞두고 경상북도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이번 계획에는 지역 발전을 앞당길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도로 철도 사업 특히, 경부선과 중앙선(통합신공항) 연결철도와 고속도로가 대거 포함돼 있어 이번 계획에 담기지 못한다면 통합신공항 사업도 그만큼 사업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무엇보다도 대구경북선은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국가철도로 최우선 반영돼야 한다. 이는 통합신공항이 대구경북 내륙뿐 아니라 중부권을 연결하는 거점공항으로 성공하기 위한 핵심 철도망이기 때문이다. 또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된 지 5년이 지났지만 예비타당성조사 지연으로 아직 사업 시기가 정해지지 않은 문경~김천 내륙철도도 반드시 건설돼야 한다. 중부내륙선(수서~문경)과 남부내륙선(김천~거제) 사이의 단절 구간 연결은 수도권과 중・남부 내륙권을 연결하는 산업・관광벨트이자 국가철도망의 효율화 달성의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이에 중앙정부와 국회를 설득하는 등 신규 사업 반영을 위해 관계 공무원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통합신공항 관련 사업을 비롯한 신규 사업들이 국가 계획에 반영되더라도 예타 통과와 국가 예산 확보까지는 갈 길이 멀다. 특히 지방균형발전 차원에서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정부의 예타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2019년 지역에 대한 배점을 달리하여 문턱을 대폭 낮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이는 여전하다. 경제성 분석에 있어 직접 편익뿐 아니라 환경과 지역 등 다양한 간접적 편익도 포함하고 지역균형발전 분석 비중을 현행 30~40%에서 40~50%까지 높여야 한다. SOC 사업에 대한 예타 대상 사업 기준도 총사업비 500억원에서 1천억원 이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수도권에 집중된 공공 인프라를 지방으로 확대해야 한다.지방자치단체가 사업 효과를 주도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지역균형발전과 관련된 사업은 기획재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관, 예를 들어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주관으로 예타를 수행하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국가재정법 제38조 제2항에서 긴급한 경제・사회적 상황 대응 등을 위해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이 필요한 사업에 대해 예타를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정부의 재량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면제 사업에 대한 기준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수도권 과밀을 해소하고 지역균형발전을 꾀하는 정책은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이 가속화한 1960년대부터 일관되게 추진돼 왔지만 수도권 일극주의는 갈수록 심화되고 국가경쟁력 저하마저 가져왔다.최근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간 재난소득에 관한 온라인 설전이 뜨거웠다. 경북도는 예산 상당 부분이 사회간접자본 확충과 고령화에 따른 고정된 복지비에 더 많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어려움을 안고 있어 예산 운용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단순히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동일 잣대로 보고 재난소득을 단체장의 의지로 보는 이재명 지사의 의견에 필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정부도 2019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예타 면제 사업 선정)와 가덕도 공항 특별법에서 보여준 TK 패싱을 생각하면 수도권 단체장의 사고와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여겨진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상대적인 균형을 맞춰 주고 지방도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이번 SOC 계획 반영에서는 국가적인 결단이 필요하다.

2021-03-22 11:46:04

[기고] 세계 물의 날, 물의 가치에 대한 고민

[기고] 세계 물의 날, 물의 가치에 대한 고민

매년 3월 22일은 심각해지는 물 부족과 수질오염을 방지하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하여 1992년 유엔(UN)이 지정·선포한 '세계 물의 날'이며, 우리나라도 1995년부터 매년 정부 차원에서 기념해 오고 있다.올해 우리나라 물의 날 주제는 유엔이 정한 주제(Valuing Water)를 토대로 인간과 자연에 물이 주는 다양한 가치를 이해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 보전하자는 취지에서 '물의 가치, 미래의 가치'로 정했다.최근 발생했던 수돗물 적수 사태와 유충 발생은 국민들에게 상당한 불편과 건강상 위협을 초래했다. 언제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되었던 먹는물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 주는 사건이었다.정부는 이런 소중한 물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통합 물관리 체계 구축 및 하천 관리 일원화 등으로 그간의 지역 간 고질적 물 문제, 물 분배 불균형 문제 해결을 위하여 노력해 왔다. 특히 수돗물 적수 사태, 유충 발생 등 사고 대응 지원을 위한 유역지원센터의 운영, 실시간 수질 감시·사고 대응을 위한 스마트 관망 관리 구축 등 과학적, 체계적 물관리를 위해 다각적인 시도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건강한 물 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할 예정이다.물은 앞서 말한 생활 속 음용수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가정과 공장에 안전한 식수와 공업용수를 제공하는 산업 그 자체로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8년 기준 환경부의 '물 산업 통계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물 산업은 이미 18만 명이 종사하고, 전체 43조 원의 매출액을 내는 거대한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환경부는 이러한 물 산업의 성장 여건 마련을 위하여 대구 물산업클러스터와 같은 인프라 확충, 혁신형 물 기업 발굴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이렇듯 물은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으로는 음용수로서의 역할로 시작하여 농업과 현대 반도체 첨단산업에 이르기까지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인간뿐 아니라 생태계에 있어서 생물 다양성의 가장 중요한 조건인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한편, 1993년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의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1인당 가용한 재생성 가능 수자원량이 1천452㎥인 '물부족국가'로 분류한 이래로 우리나라가 물부족국가라는 인식이 사람들 속에 자리 잡아 왔다. 통상 재생성 가능 수자원량이 1천~1천700㎥이면 물부족국가로 분류된다.그러나 그러한 인식과는 달리 실제 일반 국민들 중 생활 속에서 물 부족을 체감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환경부의 2018년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실제로 우리나라 정수장의 최대 가동률은 71.3%로 생활용수가 공급되고도 남는 상황이므로, 우리나라가 물부족국가라는 말을 일반 국민들이 쉽게 공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우리나라가 물부족국가인지 여부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그간의 인식은 "우리나라는 물부족국가이니 물을 아껴 쓰자"라는 단순한 양적(量的) 구호로만 이어져 왔다. 이제는 마시는 물, 씻는 물, 자원으로서의 물 등 물이 가지는 다양한 질적 가치를 고찰해 볼 시간이다.이번 '세계 물의 날'엔 물의 가치와 그 잠재성에 대해 다 같이 고찰해 보도록 하자. "물을 아껴 쓰자"라는 단순한 구호에서 벗어나 "물은 우리에게 어떤 가치가 있을까?"라는 진정한 물음을 던질 때 물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도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2021-03-21 16:02:20

[기고]대구 생활치료센터, 희망을 심다

[기고]대구 생활치료센터, 희망을 심다

작년 2월 18일 대구 지역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후 확진자는 급격히 늘어나 병실 부족으로 자택에서 입원 대기 중이던 환자가 돌아가시는 안타까운 일까지 발생하는 등 지역 의료 시스템은 그야말로 카오스 직전이었다.전대미문의 사태에 직면한 시민들은 막막하고 암담했지만 결코 침착함을 잃지 않았으며, 대구시와 정부 역시 좌절하지 않았다. 해결책을 찾기 위해 대구시와 전문가가 머리를 맞댄 결과 무증상·경증 환자들이 생활하며 치료받을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 운영을 결정하게 되었다. 이렇게 1년 전, 세계 최초의 생활치료센터가 대구에서 열렸다.하지만 의료시설이 아닌 곳에서 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감염병 관리에 필요한 기준을 충족해야 했고, 생활치료센터 인근 지역민들의 불안감도 불식시켜야 했다.이에, 대구시는 중앙 부처와 한마음 한뜻으로 센터 운영에 적합한 시설을 찾기 위해 2주 동안 밤낮으로 전국 곳곳을 누볐다. 총 이동 거리만 6천450㎞에 이르렀다. 주민 간담회를 개최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면서 주민들의 이해와 협조도 구했다.금석위개(金石爲開)라 했던가. 어떤 일이든 강한 의지로 전력을 다하면 쇠와 돌도 열리게 한다는 말처럼 작년 3월 2일, 대구시는 동구 혁신도시에 소재한 중앙교육연수원에서 생활치료센터 운영을 시작했다.이후 경북, 충남·북, 전북 등 전국 14개소에서 대구 생활치료센터가 60일간 운영되었다. 이 기간 동안 총 3천25명의 무증상·경증 환자가 입소해 2천844명이 완치돼 퇴소하였으며, 완치율은 무려 94%에 달했다. 누적 종사자는 총 1천601명으로 이 중 의료진이 701명, 중앙 부처·군·경찰·소방 등에서 470여 명, 대구시에서 430여 명의 직원이 교대로 파견근무를 하였다.그리고 지난겨울, 3차 대유행이 시작됨에 따라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수도권의 생활치료센터 개소에 노하우를 전수해 주었으며, 지역 환자를 위해 12월 초부터 안동 인문정신연수원, 경주현대자동차연수원, 대구 중앙교육연수원에 차례로 생활치료센터를 개소하였다. 개소 후 현재까지 총 385명의 환자가 입소해 360명이 무사히 완치되었으며, 단 한 건의 사건·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지난 1년간 2차례에 걸쳐 생활치료센터를 준비하여 운영하였고, 아직도 코로나19와의 기나긴 싸움은 완전히 끝나지 않았지만, 다행히 확진자 수가 감소함에 따라 현재는 생활치료센터 운영을 잠시 중단하고 있다.돌이켜 보면,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면서, 힘든 일보다는 감사한 일이 더 많았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선뜻 시설을 내어 주신 기업과 기관 관계자분들과 응원 현수막, 손편지로 환자들의 쾌유를 기원하고 종사자들을 격려해 주셨던 국민들의 따뜻한 마음은 언제까지나 가슴 깊이 남아 있을 것이다.무엇보다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한다고 했을 때 전국에서 한달음에 달려와 주신 의료진과 군인, 소방, 그리고 대구시 공무원들이 흘린 땀과 노력에 너무나 감사드린다.3차 대유행을 끝으로 코로나가 종식되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만약 대유행이 다시 오더라도 우리 대구는 언제나 그래왔듯이 위대한 대구 시민 정신을 바탕으로 철저히 준비하고 대처해 나갈 것이다.우리는 이 싸움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고, K-방역의 핵심으로 굳건히 자리 잡은 생활치료센터가 그 희망의 밑거름이 되리라고 믿는다.

2021-03-18 11:48:15

[기고]4차산업혁명시대 맞춤형 기후변화 대응

[기고]4차산업혁명시대 맞춤형 기후변화 대응

최근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을 활용해 봄꽃 개화 시기를 분석했다.인공지능 기반의 통계 모델인 기계학습 기법을 적용해 관측 지역의 온도, 고도, 강수량, 전년도 단풍 시기는 물론 12년간 축적된 실제 개화 시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개화 시기를 예측했다.올해의 산림 봄꽃 만개는 3월 중순 무렵부터 제주도에서 시작하여 완도를 거쳐 내륙으로 점점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관측 지점의 해발고도가 높은 지리산, 소백산, 속리산에서는 다른 지역보다 봄꽃 만개가 늦을 것으로 알려주고 있다.이러한 인공지능은 1943년 인공지능의 일종인 신경망 모형(Artificial Neural Network)이 제안되면서 시작되었고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는 1956년 존 매카시가 사용하면서 등장하게 되었다.인공지능 기술은 학습을 위한 데이터가 필요했으나 2000년대 이전까지는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에 들어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 그리고 사물인터넷(IoT)의 출현으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정보 수집(인터넷・스마트폰・IoT)-빅데이터-클라우드-AI로 이어지는 산업 플랫폼의 구축과 이를 기반으로 한 산업 환경의 변화는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고 있다.21세기 인류의 최대 난제는 양극화와 기후변화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도 기후변화에 따른 집중호우가 증가하면서 인공지능, 수자원 위성 등 첨단기술로 집중호우와 이에 따른 피해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이를 활용한 선제적 예측・분석 체계, 즉 과학적 홍수 관리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정부 정책에 발맞추어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유역본부에서도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활용하여 댐 운영 고도화 기법을 마련하고, 홍수기 최적의 댐 운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댐 운영 고도화 기법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특히, 정부가 지난 2004년 9월 '치수 능력 증대 기본구상'을 수립하고 전국 24개 댐이 극한홍수 시 댐의 붕괴를 막고 댐 하류 지역민의 소중한 재산과 인명을 지킬 수 있도록 한 '극한홍수 대응사업'과 댐 운영 고도화의 연계 시행은 극한홍수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든 측면에서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최근 지역 의견 수렴이 이루어지고 있는 남강댐 극한홍수 대응사업에 대해서도 댐 시설을 개선하는 구조적 대책과 운영을 고도화하는 비구조적 대책을 병행하여 착실히 추진하고 있다.이에 더하여 물관리 일원화 이후 유역 내 수량-수질-수생태를 연계한 통합 물관리 체계 구축에 착수하고 단계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여 고도화를 추진 중에 있다.댐 운영 시 수량과 수질을 동시에 고려하는 모델링 체계 구축과 인공지능을 이용한 녹조 예측 고도화 등을 동시 추진함으로써 수질사고 및 녹조 발생 등의 이슈 발생 시 적기에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댐 운영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앞으로도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유역본부는 극한홍수 대응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과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기후변화 대응에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댐 운영 기법 고도화 연구를 추진할 것이며, 사후 관리가 아닌 사전 예측 시스템 마련으로 물관리 선진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2021-03-17 11:25:41

[기고]현진건과 이상화를 생각하며

[기고]현진건과 이상화를 생각하며

대구가 낳은 문학가 현진건과 이상화는 꽤나 비슷한 삶을 살았다.1900년에 대구에서 태어난 현진건은 1921년 '빈처'와 '술 권하는 사회', 1924년 '운수 좋은 날', 1926년 '고향'을 발표하며 문단의 총아로 떠오른다. 동아일보에 재직하던 1936년에는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제패를 보도하면서 사진의 일장기를 말소시킨 일로 일제에 구속돼 옥고를 치른다. 현진건은 신문사 강제 퇴사 이후 줄곧 경제적 궁핍에 시달렸지만 끝까지 친일문학을 거부하다 1943년 4월 25일 타계했다.1901년에 대구에서 태어난 이상화는 현진건의 추천으로 동인지 '백조'의 일원이 된 후 1923년 '나의 침실로', 1926년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발표해 한국문학사에 큰 이름을 남긴다. 윤봉길 지사가 '개벽'에 발표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보고 감동해 중국으로 망명한 일화는 유명하다. 3‧1운동과 'ㄱ당' 사건 등 항일운동에 헌신한 독립유공자 이상화는 현진건과 같은 날인 1943년 4월 25일 별세했다.가족사에도 비슷한 점이 있다. 현진건의 형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 현정건이고, 이상화의 형은 중국군 장군으로서 임정을 크게 도운 이상정이다.똑같아서 마음이 아픈 것은 두 분의 삶과 죽음만이 아니다. 걸출한 문학가이자 언행일치를 생의 최고 덕목으로 여긴 선비의 전형을 보여준 두 분을 후대가 제대로 기리지 못하고 있는 점 또한 같아서다.우선 문학관의 부재가 뼈아프다. 친일 행위를 한 유명 문인들을 섬기는 문학관은 전국 방방곡곡에 수없이 많지만 참된 지식인의 면모를 온몸으로 보여준 두 독립지사를 기리는 '이상화 문학관'과 '현진건 문학관'은 없다.문학관에 대해서는 두 분의 옛집이 모두 계산동에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했으면 한다. 자취도 없이 사라졌지만 현진건 생가는 계산동2가 169번지에 있었고, 이상화가 마지막으로 거주했던 집은 현충시설 '상화 고택'으로 변하여 계산동2가 84번지에 남아 있다. 삶의 궤적이 거의 흡사하고, 집도 인근인 만큼 '이상화 현진건 문학관'이라는 공동 이름의 기념 공간이 탄생하면 금세 전국적 지명도를 얻게 될 것이다.이상화 문학상과 현진건 문학상에 대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문학상 대상을 차세대의 주역인 학생들로 했으면 한다. 기성 문인들을 대상으로 하면 문학상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그 분야 전문가들로 제한되지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면 전국의 수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는 장점이 있다.또 하나, 상의 성격과 명칭도 바꿨으면 한다. 두 분은 문학가이자 독립운동가였다. 시인 또는 소설가로만 정체성을 좁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상화 문학상'과 '현진건 문학상'을 '이상화 상'과 '현진건 상'으로 바꾸어 두 분의 정신을 실천하는 사람도 격려하면 더욱 의미 있는 상이 될 것이다.인구 18만 명의 경기도 안성은 향토 출신 박두진 시인 탄생 100주년에 기공해 타계 20주기를 맞아 2018년 '박두진 문학관' 준공식을 가졌다. 인구 250만 명의 대구는 이상화, 현진건 타계 78주기를 넘기고 있다.단재 신채호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했다. 이상화 현진건 두 분을 제대로 현창하지 못하고 있는 현상은 후대인인 우리의 역사 인식이 흐리기 때문이다. 두 분의 기일쯤에 바람직한 대책이 발표되기를 바란다.

2021-03-15 11:41:31

[기고]아동학대신고, 선택 아닌 필수

[기고]아동학대신고, 선택 아닌 필수

아동학대는 아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신체적, 정신적 상처를 남긴다.그동안 우리 사회는 부모의 체벌은 꼭 필요한 훈육이고 집안일이니 부모가 알아서 잘 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수수방관해 왔다. 하지만 최근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을 지켜야 되겠다는 것이다.아동학대 피해자는 대부분 스스로 신고를 못하는 어린아이들이다. 약한 아이들을 상대로 한 폭행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가해자들이 변명한 학대 이유는 참 아이러니하다. "아기가 울어서, 밥을 잘 먹지 않아서, 그냥 기분이 좋지 않아서…" 등이다.이런 이유는 아이들이 "나를 봐 달라"고 하는 의사 표현일 뿐이다. 가해자들에게 무슨 생각으로 아이들을 학대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 아이를 때리고 학대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얼마 전 아동학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적이 있다. 도착한 집은 어두컴컴하고 불결한 환경에 냉기가 가득했다. 좁은 방에는 아버지와 두 아이가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추위에 떨고 있었고 아버지는 술에 취해 아이들에게 연신 폭언을 일삼고 있었다.아이는 술을 마시고 기분에 따라 폭언하고 화를 내는 아버지가 무서워 배가 고파도 '밥 달라'는 말도 못하고 있었다. 아동을 때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방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학대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고 면담조차 강력하게 거부했다.방임도 학대다. 부모들이 간과하는 사실 중 하나가 바로 방임이다. 방임에 대한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아동들을 상대로 한 학대는 계속될 것이다.부모가 된다는 것은 아이가 출생하고 안정된 환경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소한의 의무다. 부모는 신체적 학대나 폭언 등으로 아이의 정서를 해쳐서는 안 된다. 아동을 보호하는 모든 사람들도 마찬가지다.최근 5년간 우리 사회의 아동 수는 줄었지만 아동학대 건수는 122% 증가했다. 최근 양부모의 학대로 사망한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사망 사건을 비롯해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자 국회는 물론 전 국민이 사회안전망 확보에 팔을 걷고 나섰다.국회는 지난달 26일 아동학대 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아동학대처벌법(대안)'을 통과시켰고 이달 1일에는 아동학대 범죄를 조기 발견하는 신고 의무 대상에 어린이집 평가제 현장평가자를 추가해 법적 책임을 강화하는 일부 개정 법률안도 발의했다.신설된 법안은 ▷아동학대 살해죄 신설 ▷아동학대 범죄로 아동 살해 시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 징역형 ▷피해 아동에 대한 국선변호사 및 국선보조인 선정 의무 등을 포함하고 있다.경찰도 아동학대 신고 접수 시부터 이전에 신고 이력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현장 출동 시에는 피해 아동의 보호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판단, 분리 조치한다. 또 증거 자료를 확보,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재발 방지 등에 앞장서는 보호 지원을 마련했다. 그렇지만 법보다는 주변의 무관심이 더 무섭다. 학대로부터 아동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바로 발견 즉시 신고하는 것이다.아이들은 부모의 행동, 말투, 눈빛 하나하나에 행복해 한다. 꾸밈 없는 아이들의 웃음만큼 미소 짓게 하는 것도 없다.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꽃은 인(사람)꽃'이라 했다.아이들이 제대로 꽃을 피워보지도 못한 채 삶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사회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매의 눈으로 살피고 신고에 앞장서야 한다. 아동학대는 신고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2021-03-14 15:47:32

[기고]다시 되살린 거창국제연극제 불씨

[기고]다시 되살린 거창국제연극제 불씨

필자가 지난 2018년 7월 거창군수로 취임할 당시 지역에는 골치 아픈 '3대 난제'가 놓여 있었다. 첫 번째가 거창구치소 건립 문제요, 두 번째가 창원지방법원 거창지원과 창원지방검찰청 거창지청의 법조타운 내 이전 문제, 그리고 세 번째가 바로 거창국제연극제 정상화 문제였다.거창구치소 건립 문제는 주민투표까지 가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현 장소로 확정되었고, 이후 순조롭게 진행되어 내년 8월 완공될 예정이다. 또 거창지원과 지청도 거창구치소 인근으로 옮겨 타운화하는 계획이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인 공문을 받아 매듭이 지어졌다.마지막 남은 게 거창국제연극제 정상화 과제였다. 앞서 거창국제연극제는 불투명한 예산 집행과 상표권 사용 등으로 2016년부터 보조금 지원이 중단되고, 파행 운영으로 거창군의 갈등 요인이 되고 있었다. 이에 필자는 2018년 지방선거에 나서면서 거창국제연극제를 정상화시키겠다고 선거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군수 당선 이후에 수차례 협의를 거친 후 거창국제연극제 상표권을 군으로 이전하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었다. 하지만 양측 평가팀의 감정가격 차이가 워낙 커 집행위원회 측에서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적 분쟁으로 가게 되었다.급기야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거창군이 집행위에 17억3천500여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오면서 거창군과 집행위는 협의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지난해 12월 10억 원에 상표권을 이전한다는 합의서를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이어 올 2월에 집행위원회로부터 상표권 4개를 거창군이 최종 이전받음으로써 그동안 군정의 걸림돌이 되어 왔던 3대 악재가 모두 해결된 셈이다.거창군은 지난 수십 년간 서부 경남의 중심지로 불려 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외부에 이렇다 하게 내세울 만한 문화적 자산이 없다는 점이 군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0여 년을 이끌어 온 거창국제연극제는 그나마 거창의 문화적 자존심을 지켜준 유일한 자산이었다. 그런 국제연극제가 휘청거리게 되자 군정의 책임자인 군수로서는 책임과 부담의 무게로 잠이 오지 않는 날이 계속되었다.얽히고설킨 매듭은 시간이 걸리고 힘이 들어도 차분하게 정공법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과정에서 지역 일각에서 오해를 받기도 하고 문제 해결 노력이 벽에 부딪힐 때는 안타까움과 함께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한번 어그러진 일을 봉합하려면 몇 배의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교훈도 얻었지만 마지막 고비에서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타협의 물꼬를 틀 수 있었던 것은 결국 거창 군민이 뒤에 있었기에 가능했다.한쪽 당사자로서 문제 해결을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려 준 거창국제연극제 집행위를 비롯해 힘을 보태 준 거창군의회와 군민들께 지면을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난산 끝에 옥동자가 나온다고 했다. 30여 년을 이어온 거창국제연극제가 뜻하지 않게 파행을 겪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제는 꺼져가던 불씨를 어떻게 되살리고 어떻게 발전적으로 이어가야 할 것인지에 매달릴 때다.지금부터 알차게 준비해서 올해는 거창국제연극제가 다시 살아나는 부활의 원년으로 만들고 싶다. 때마침 지난해 3월에는 거창연극고등학교도 문을 열었다. 연극도시 거창으로서는 지원군이 또 하나 늘어난 셈이다.이런 기회 요소들을 잘 살려 나간다면 거창국제연극제가 지난 5년 동안의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고 거창의 미래 먹을거리 문화상품으로 더 높이 날아오르게 될 것임을 굳게 믿는다.

2021-03-11 11:44:44

[기고]사중구생, 경북도의 소상공인 살리기

[기고]사중구생, 경북도의 소상공인 살리기

코로나19 상황이 1년 넘게 계속되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가혹하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정지·제한 등 방역 지침을 누구보다 열심히 따랐음에도 너무 큰 피해를 당하고 있어 마음이 무겁다.경북의 소상공업은 도내 사업체의 81.3%(23만2천40개 중 18만8천733개)를 차지하고 있다. 종사자는 36만6천1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32.7%에 이른다. 3명 중 1명이 소상공업 업체에서 일하는 셈이다. 서민 경제의 근간이자 지역 경제에 피를 돌게 하는 모세혈관과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경북도는 민선 7기 이후 소상공인 지원 기반 구축에 최선을 다해 왔다. 지난해 소상공인 전담팀 신설, 포항, 경주, 안동, 구미에 이어 영주에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역센터를 추가 유치함으로써 현장 밀착 지원 체제를 강화했다. 또한 '소상공인 지원에 관한 조례' '상권 활성화를 위한 특화 거리 지정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해 제도적인 지원 기반을 마련하고, 경북도와 12개 시군에서 소상공인연합회를 설립하는 등 조직과 제도를 착실히 정비해 왔다.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돼 추경예산에 240억 원을 확보해 7만여 소상공인에게 카드수수료를 지원했다. 피해 점포 지원을 위해서는 1천151억 원을 확보, 업체별로 50만 원에서 최대 300만 원까지 지급했다. 소상공인 무이자 특별경영자금도 1조 원 규모로 별도 지원했다.하지만 장기적인 코로나19 피해를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경북도는 이에 올해 '민생'을 도정 운영 방향의 핵심으로 정하고, 도지사는 신년사를 통해 죽을 고비에서도 살길을 찾는 사중구생(死中求生)의 정신으로 이 난관을 헤쳐 나가겠다고 밝혔다.더불어 지난 1월 26일에는 도지사 직속으로 '민생 살리기 특별본부'를 구성해 경북형 민생 살리기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기를 살리는 다양한 방안이 포함돼 있다.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200억 원 지원, 폐업 정리를 포함한 소상공인 새바람 체인지업 사업, 소상공인 육성 자금 이차보전 500억 원에서 2천억 원으로 확대 지원, 생계형 차량 취득세 100% 감면과 같은 대책이 추진된다. '지역사랑상품권'도 지난해 7천430억 원을 크게 상회하는 1조 원 규모로 확대 발행해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고 지역에 돈을 돌게 하여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도지사가 직접 '새바람 행복버스'를 타고 민생 현장 곳곳을 방문해 지역 현안을 듣고 해결해 주는 밀착형 민생 탐방도 3월 3일 영천을 시작으로 실시하고 있다.소상공업의 온라인 마케팅 서비스 체계 개편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경북도는 비대면 기반의 소상공인 온라인 판로를 지원하는 온라인희망마켓과 전통시장에 경영 매니저를 지원하는 등 새로운 판매 방식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길어지는 코로나19로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은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벼랑 끝에 몰려 있다. 다행스럽게도 2월 15일부터 우리 지역은 거리두기가 1.5단계로 완화돼 조금은 숨통이 트일 수 있게 됐다.그러나 완전한 피해 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다. 민생 경제를 살리기 위한 모두의 지혜와 힘이 필요하다. 경북도는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의 생존을 위한 절규에 귀를 기울이며 사중구생의 정신으로 기를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하루빨리 이들의 주름이 활짝 펴지고 지역 경제의 든든한 희망의 다리가 돼 도민들의 삶이 안정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2021-03-10 11:32:57

[기고]위치추적장치 사회안전 크게 기여 가능

[기고]위치추적장치 사회안전 크게 기여 가능

지난해 4월 코로나19 자가격리자 무단이탈 사례가 이어지자, 방역 당국이 위치추적(전자감독)이 가능한 '전자 손목 밴드'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가 인권침해라는 거센 논란에 부딪혀 지침 위반자에 한해서 착용시키는 것으로 후퇴했다. 당시 홍콩이나 미국 켄터키 등 미국 일부 주에서는 '손목 밴드'를 도입하였고 대만 등은 검토 중에 있었다. 왜 유독 우리나라에서 도입에 반대하는 여론이 컸을까.우리 국민은 '위치추적'이라는 말에서 성범죄자를 떠올렸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는 2007년 '특정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제일 먼저 위치추적을 실시했다. 그 이후 법률 개정을 통해 미성년자 유괴 범죄, 살인죄, 강도죄 등 강력범죄자들을 대상으로 추가 도입했다.이에 반해 우리보다 앞서 위치추적장치를 도입한 미국과 다른 나라에서는 강력 사범보다는 가택 구금과 결합하여 교도소 과밀 수용 완화와 교정 비용 절감, 대상자의 원활한 재사회 및 낙인 효과 감소에 중점을 두고 재범 위험이 낮은 대상자를 상대로 우선 실시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비해 전자장치 도입에 대한 반감이 적었다.우리나라에서도 전자감독제도를 일반 사범으로 점차 확대해 가고 있다. 2020년 2월 법률안이 개정되어 전자감독(부착) 조건으로 보석이 가능해졌고, 가석방 예정자의 경우에도 범죄 내용, 개별적 특성 등을 고려해 가석방 기간의 전부 또는 일부의 기간을 정하여 전자장치를 부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전자장치 부착 보석이 불구속 재판 확대 및 피고인 방어권 행사 강화, 교정시설 과밀 수용 완화 등 순기능과 함께 허가 대상자의 도주 방지와 출석 담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가석방 출소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이 밖에도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전자 목걸이, 단기자유형의 대체 방안으로 가택 구금 장치, 보호관찰 대상자의 음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음주 감응형 전자장치, 외출제한명령 감독을 위한 스마트워치 등의 전자 부착 장치를 개발 중에 있거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지만 외국의 사례를 보면 최근 스위스 법원이 가정폭력 가해자에게 피해자에 대한 접근금지를 준수 사항으로 부과하면서 그 이행 여부를 감독하기 위해 전자장치 부착을 명하고 있다. 미국 등 많은 나라에서는 가택 구금 제도를 통해 단기자유형의 폐해를 줄이고 있다.또한 AI 전자감독 서비스(범죄 징후 예측) 개발로 전자장치 부착 대상자의 과거 정보와 현재 생활 동태 등의 자료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재범 위험성 정도와 내용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됨으로써 적기에 개입할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성범죄 관리에 있어서도 대상자의 정보통신기기 이용 내역(성 착취물 접근 등)의 차단이 가능한 점검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으로 있다.전자 부착 장치 기술이 점점 진화하여 범법자(가해자)의 관리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서도 활용되고 있다. 이런 전자장치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완화된다면 사회 안전과 공공 복지 증진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2021-03-08 11:31:41

[기고]김치가 억울해서야

[기고]김치가 억울해서야

상고시대부터 우리 조상은 소금절이와 술, 술지게미를 만들어 먹었다. 고구려에서는 술 빚기, 장 담그기 등의 발효성 가공식품을 잘한다고 했다.(삼국지 위서 동이전) 장(醬)과 함께 김치는 무·오이·박·가지 등을 소금에 절여 양념과 젓갈에 버무려 먹는 한국의 원초 음식이다. 신라, 고려 때까지 소금절이·동치미·나박김치 같은 무 김장이 숙달되어 오다가 배추김치는 비교적 후기에 와서 개발되었다고 전한다.(한국민속대사전)15·16세기에 우리 조상들은 절인 남새인 김치를 菹(채소절임 저, 훈몽자회) 또는 葅(저, 구황벽곡방·언해벽온방·구급방·구황촬요·벽온신방 등)라 썼다. 구황(救荒) 또는 구급(救急)은 흉년을 대비하는 비상조치 방법을 뜻했다. 벽온(辟瘟)은 오늘날의 코로나19 같은 급성 유행성 질환을 물리치는 방법을 말한다. 우리 선조들은 절인 남새인 김치를 한자로 菹라 썼다. 오늘날의 한한사전(漢韓辭典)에서도 '菹' 자는 어렵잖게 찾을 수 있다.김치의 한자어 이름은 침채(沈菜)다.(역어유해·동문유해·역어유해보 등) 소금에 절어 갈앉은 채소란 의미다. 소금물에 절어 가라앉은 채소로, 짭조름한 맛과 촉촉한 질감, 시큼한 맛까지 더해질 수 있는 야채 식품이 김치 아닌가. 어감이 썩 내키지는 않지만 우리 선조들은 한자어로 김치를 '沈菜'라 썼다. 17세기부터의 여러 문헌에 나온다.沈菜에서 김치란 말이 생겨났다. 沈菜를 순우리말로는 '팀ㅊ.ㅣ'(소학언해), '딤ㅊ.ㅣ'(훈몽자회·신증유합 등)라 했다. '훈몽자회'(1527년)와 '신증유합'(1576년)은 우리의 한자 입문서로 '천자문'과 함께 한자 학습에 널리 이용하던 책. '딤ㅊ.ㅣ'란 말이 널리 쓰인 것으로 보인다. 이 '딤ㅊ.ㅣ' 가 '짐ㅊ.ㅣ' '짐츼' '짐치'로 쓰이다가 '김치'가 됐다. 평안도 방언에는 '딤치'가 남아 있으며, 지금도 국내의 여러 방언에서는 '짐치'라 쓰고 있다. '짠지'라고도 한다. '딤채'는 '딤ㅊ.ㅣ'를 현대어화한 말이다. 한국 김치냉장고 중 딤채라는 브랜드도 있다.'김치녀'란 파생어도 우리 사회에 나돌고 있다. 본인은 아무것도 안 하면서 오직 남자에게만 의존하며, 남자를 하대하고 도구처럼 생각하는 여자라는 뜻이란다. 왜 '김치'에 '녀'(女) 자를 합성해 한국의 일부 여성을 비하하는 말로 삼았는지 이유는 모르겠다.8년 전에 중국의 쓰찬성에서 '파오차이'(泡菜)를 먹어봤다. 한국의 김치와는 엄연히 달랐다. 피클 같았다. '쇤차이'(酸菜)도 김치와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르다.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 표준인증을 받았다고 해서 한국이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기보단 중국에서 유통, 판매되는 한국의 김치를 '한국 파오차이' 또는 '파오차이'라 부르지 못하게 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기무치'도 우릴 자존심 상하게 하는 이름이다. 근래 국내에서 김치 소비량이 줄곧 감소하는 것은 우리네 식생활 스타일이 변하는 탓, 김치 수입이 많이 증가하는 것은 노동력과 가격에 대한 부담 탓이다. 웬만한 식당에서는 수입 김치가 싸니 우선 사서 쓰고 보는 탓이다.김치의 '菹' '沈菜'와 '딤채'란 이름을 우리의 식생활과 산업 현장에 정착시켜야 한다. 이를 국외에서도 널리 사용, 세계화해야 한국 김치의 정체성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김치가 억울해서야.

2021-03-07 16: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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