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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조국 사태'는 우리 시대의 불행

[기고]'조국 사태'는 우리 시대의 불행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과 그에 관해 얽힌 온갖 의혹들이 많은 사람들의 입을 타고 현재진행형이다. 검찰이 마침내 현직 법무부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일이 이쯤 되니 여론을 무시하고 조국 장관 임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강력히 추천했던 여당 지도부가 다급해지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검찰을 맹비난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임명될 때만 해도 개혁의 적임자라며 정의와 공정의 잣대로 대한민국의 부정부패에 철퇴를 가하라는 주문까지 했던 여당이 아닌가.검찰의 칼끝이 의혹이 한두 건이 아닌 여권의 실세에게 바짝 조여오자 그간에 추켜세웠던 말과는 다르게 검찰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검찰이 압수수색하면서 '사전에 통지하지 않았다'는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는가 하면, 사실과 다른 말들을 퍼트렸다. 장관 집을 11시간 압수수색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압수수색 당일 자장면을 주문해 시간을 때우고 휴지통까지 뒤졌다는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퍼트렸는데, 검찰에서도 어이없고 답답한지 조목조목 반론했다.통상적으로 주택 압수수색의 경우 서너 시간이면 충분하나 정경심 교수가 변호사를 입회시키는 데 시간이 걸렸고, 변호사 입회 후에는 압수수색 내용에 일일이 이의를 달아 이와 관련해서 두 번의 영장을 추가로 신청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점심을 자장면으로 시킨 것도 점심식사를 하지 않고 압수수색을 끝내겠다는 말에 "그렇게 하면 (나도) 점심식사를 못하겠다"는 정 교수의 말에 점심을 시켜 먹었고, 수사진의 식사 비용은 검찰이 별도로 지불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 가짜 뉴스까지 흘리면서 불평을 해댔다.'조국 사태'를 보는 입장은 정치 진영에 따라 두 갈래로 상반되고 있다. 한편은 의혹투성이 속, 그것도 배우자가 피소돼 재판을 받아야 할 입장에서 조국은 부적격자이며,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것은 문재인 정부의 독선이라는 것이다.또 다른 입장은 의혹만 있지 아직까지 혐의가 드러나지 않은 자에 대해 대통령의 임명은 당연하며, 검찰 개혁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이런 논란에도 분명한 것은 조국 장관과 그 가족이 국민이 의심하는 각종 의혹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라는 점이고, 또 언론 보도에 따르면 관계인들이 그 의혹을 감추려 한 사실들이 하나둘 나타나는 것이다. 누구든 권력을 등에 업고 두 손으로 하늘을 가리려 해도 실체적 진실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아닌 것은 분명 아닌 것이다.'문재인 정부가 핵심으로 꼽고 있는 검찰 개혁을 통해 정치 검찰이 아니라 국민의 검찰로 태어나야 하는 당위성에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그렇더라도 각종 의혹에 휩싸여 대한민국의 여론을 양분시키고 갈등을 유발케 하고 있는 조국 장관 건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더욱이 그 가족이 피의자 입장에 선 마당에서도 흔들림 없는 조국 수호에 안달하는 정부여당과 당사자의 모습을 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

2019-09-30 11:13:27

[기고] 극일(克日)의 시작은 뿌리산업 육성부터

[기고] 극일(克日)의 시작은 뿌리산업 육성부터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조치로 일본이 가하는 위협은 그간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기초소재·부품을 납품받으며 국내 부품산업 육성을 위한 뿌리산업 기술 개발 및 지원을 등한시한 것이 하나의 원인이라 볼 수 있다.물론, 글로벌 전문화·분업 시대에 모든 부품·소재를 국산화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일이지만 이번 일련의 사태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핵심 부품·소재에 대한 기술력 확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반일(反日)이 아닌 극일(克日)을 위해 일본이 어떻게 부품·소재 강국이 됐는지 살펴보고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성이 있다.일본 제조업의 특징은 '모노즈쿠리'란 단어로 가장 잘 설명된다. 물건을 뜻하는 '모노'와 만들기를 뜻하는 '즈쿠리'가 합성된 이 용어는 '혼신의 힘을 쏟아 최고의 물건을 만든다'는 뜻이다.일본은 모노즈쿠리를 통해 소재 부품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반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인재 확보와 고용 안정, 직업 능력 개발·향상, 노동 능력 평가와 노동 조건 확보, 산업 집적 유지, 중소기업 육성 등에 힘을 쏟았다. 자율주행자동차·로봇 등 전략 분야 육성, 학교 육성, 생애학습 진흥, 국제협력 등의 분야도 체계적으로 나눠 자금·제도·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우리가 이에 대응하려면 '뿌리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대구지역의 주력산업인 자동차부품 및 기계부품과 안경산업 등의 성공은 뿌리산업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 지역의 미래먹거리인 로봇산업, 첨단의료기기산업, 신재생 에너지산업, 미래형 자동차산업 또한 뿌리기술의 첨단화와 융·복합화를 통한 기술력을 구현하지 않고서는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하지만, 지역의 뿌리산업은 '3D 업종'으로 인식돼 그 역할의 중요성에 비해 저평가돼 제조산업 발전에 기여하지 못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또한 낮은 임금과 영세성을 극복하지 못해 인력 확보의 문제 및 자금 확보, 기술개발 등에도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게다가 기업 지원 기반이 취약하고 생산 현장 인력의 고령화, 인력난 심화, 소규모·영세기업의 비중까지 높은 실정이다.따라서, 극일(克日)을 위해 국가 차원의 정책적 관심과 관련 예산이 수립되는 시점에서 대구 지역 뿌리산업의 근본적 체질을 변화시킬 수 있는 3가지 제안을 대구시에 주문한다.첫째, 기술경쟁력 확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뒤처진 지역 뿌리기업의 부가가치 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뛰어난 기술경쟁력이 필요하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지역 학계·연구소·지원기관 등과 연계한 기술 지원 및 특허 공유 등이 이뤄져야 한다.둘째, 근로 환경의 개선이 시급하다. 근로자의 임금 수준은 최저 수준이나 산재율은 높아 3D 산업 이미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셋째, 체계적인 인력 수급 시스템이 지원돼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은 증가하고 기술·기능직 인력은 감소 및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체계적으로 관련 인력이 충원될 수 있고 뿌리기술이 지역에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한다. 현재 일본의 소재 부품산업을 통해 시작된 위기가 뿌리산업 활성화를 통해 대구시 지역 경제 활성화의 기회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19-09-29 15:39:02

[기고] 행복한 노후 멀기만 할까

[기고] 행복한 노후 멀기만 할까

장수(長壽)는 축복일까? 나이가 들어 늙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장수는 분명 축복이다. 그러나 노년에 건강을 잃을 때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 심리적, 경제적 부담 등으로 가족 간의 불화와 갈등, 고통을 겪는 것을 우리는 자주 목격한다. 행복한 노후는 멀기만 한 것일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들은 약(藥)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 한의사로서 마음이 무겁다. 마음먹고 생활습관만 바꾸면 질병 예방이 가능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데, 실천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약의 오남용이 심각한 수준인 것을 알게 된다. 건보공단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2년 한 해 동안 270일 이상 약물 처방을 받고 입원 경력이 없는 65세 이상 노인 환자 300만7천620명을 2013년부터 5년간 추적 조사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질병 치료를 위해 5개 이상 약물을 처방받은 노인은 4개 이하를 처방받은 노인보다 입원 및 사망 위험이 각각 18%와 25% 높게 나왔다. 이러한 결과는 할 말을 잃게 한다. 대상자 가운데 5개 이상 약물(다제약물)을 처방받은 노인은 46.6%, 이 중 '부적절 처방'을 받은 비율이 47.1%로 4개 이하의 약물을 처방받은 노인보다 33.2%포인트 높은 것이다. 고령화로 다제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환자가 증가하는 현실에서 건강한 삶은 힘들기만 한 것일까? 약이 없는 건강한 사회가 요원하게만 느껴지는 현실이 안타깝다.그리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사망 전 10년간 요양시설 이용자의 1인당 평균 입원 일수와 비용을 발표했다. 노인들의 요양시설 이용 인원과 기간을 살펴보면 2016년 11만2천554명이 593일, 2017년 12만2천531명이 661일, 지난해는 13만1천802명이 707일(약 1년 11개월)을 요양시설에서 보냈다.요양시설에서 생애 마지막 2년의 삶을 마감하는 사회. 어떻게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 이는 가족은 물론이고 국가가 부담해야 할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요양시설 이용 기간이 길수록 삶의 질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행복한 말년을 위해선 요양시설 이용 대신 다양한 재가서비스가 필요하다. 하지만 '방문 진료와 방문 간호, 방문 재활 등 의료 서비스가 부족한 것'도 시설로 향하는 주요한 원인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지난해 정부는 2026년부터 '커뮤니티케어'(지역사회 통합돌봄)를 보편화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 영국 등에서 실시하는 모델이다. 커뮤니티케어는 노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자신의 집이나 동네에서 계속 살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다양한 의료·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행복한 노후는 살던 곳에서 편안히 여생을 마치며 자녀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삶이 최선의 길이라 여겨진다. 또한 약물의 심각한 의존을 피하는 안정된 방법은 섭생에 유의하는 것이다. 과식, 과음을 피하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잘 극복하는 등 양생의 지혜를 따르는 것이다. 물론 정신적·육체적 과로를 피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는 신체의 밸런스를 유지하며 건강한 삶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2019-09-26 10:23:28

[기고] 변호사 세무대리업무, 정당한가?

[기고] 변호사 세무대리업무, 정당한가?

세무사 자격이 부여된 변호사에게 세무 대리업무 일체를 금지하거나 법령의 해석. 적용의 업무인 세무조정을 금지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의 변호사 세무대리 전면금지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로 기획재정부에서는 최근 세무사법 개정 법률안의 입법예고를 마친 상태이다.개정 법률안의 요지는 2004년부터 2017년까지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변호사가 일정한 교육을 이수하면 세무대리 업무를 일체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이 법률안이 정식으로 입법화하게 되면 앞으로 세무사 자격이 있는 변호사도 회계 및 세무 관련 교육을 수료하는 경우 일반 세무사와 마찬가지로 모든 세무대리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세무대리 업무 중 기본인 장부작성 대리 및 성실신고 확인 업무는 회계와 세법 분야의 전문지식이 뒷받침되어야 처리할 수 있는 업무 영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검증되지 않은 변호사에게 단순 교육 이수만으로 모든 세무대리 업무를 허용한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변호사 중 조세법을 선택하여 시험에 합격한 자는 2%도 안 되며 회계학을 전공하지 않은 자가 대다수이다.이번 세무사법 개정이 전문 자격사들의 밥그릇 싸움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또한, 힘의 논리로 가서는 더욱 안 될 일이다. 정부는 세금 문제로 국민의 재산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신중히 판단해야 할 것이다.변호사 자격증 하나로 세무사, 변리사, 노무사 등 많은 전문자격사 자격을 자동으로 취득해 그 직무를 수행하였을 때 과연 그 피해는 누구에게 돌아갈지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어느 누구도 시험을 치르지 않고 자동자격을 취득하는 것은 헌법 취지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2017년도 말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를 폐지하는 세무사법이 국회 통과되어 2018년부터는 세무사 시험에 합격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자동으로 세무사 자격을 취득할 수 없도록 하였다. 그러나 변호사에게 세무사 업무를 금지하는 세무사법에 대해 헌법소원으로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세무사법을 개정하여 세무 대리업무를 전면 허용하고자 하는 것은 변호사에게 과도한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세무사법 개정안은 헌법불합치 대상 변호사에게 세무조정계산서 작성, 회계 장부작성 대리, 성실신고 확인 등의 모든 세무업무를 허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세무사법 개정의 부당성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자 청와대 게시판에 "변호사의 세무대리업무, 과연 정당한 일일까요?" 라는 제목으로 국민청원이 진행 중에 있다. 현재 수만 명이 이에 동의하고 있는 실정이다.이번 세무사법 개정은 변호사에게 세무대리업무의 허용범위를 정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 부합하는 세무조정 업무만 허용하되, 세무회계 업무의 전문성을 고려하여 장부작성 대리 및 성실신고업무를 제외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이와는 별도로 국민이 양질의 조세법률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세무사에게도 조세소송대리권을 함께 부여하여야 할 것이다. 분야별 전문성을 고려하여 과거의 잘못된 제도와 권위주의가 당연시 되어서는 안 될 것이므로 납세자의 권익보호를 위하는 방향으로 세무사법이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구광회(대구지방세무사회장)

2019-09-25 13:15:48

[기고]의전 공화국

[기고]의전 공화국

인간은 제식과 의례의 동물이다. 인간은 제식과 의례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사회적 지위를 확인한다.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에서 행해지는 거의 모든 행사에 '의전'이라는 거추장스러운 장식이 붙기 시작했다. 심지어 장식 정도가 아니라 본 행사보다 의전이 더 중요한, 주객과 본말이 전도되는 현상을 자주 목격한다.각종 행사에 내빈석을 따로 두고 많게는 수십 명에 이르는 내빈 소개 후 각 기관장 및 의원님들의 비슷비슷한 축사 또는 격려사를 대여섯 번 들어야 겨우 목적한 행사의 입구에 도달할 수 있다.행여 행사 주최 측에서 내빈 서열 순서를 바꿔 부르거나 호명이라도 빼먹으면 '사람 불러놓고 뭐 하는 거냐'는 항의가 쏟아진다. 또 자신이 축사에서 빠졌을 경우 마이크도 안 주면서 왜 불렀느냐는 불쾌한 심사를 드러내기 일쑤다. 전체 행사시간의 절반이 의전에 투입되는 과례(過禮)가 일반적인 현상이 됐다.내빈으로 소개되지 못하고 축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보통사람들이 느끼는 소외감과 피로감은 극심하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이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급의 인사가 행사에 참석하느냐를 두고 행사 며칠 전부터 각 기관 간 치열한 눈치작전이 벌어지기도 하고 행사장에 다른 인사들보다 늦게 도착하기 위해 일부러 차 타고 행사장 주변을 빙빙 도는 웃지 못 할 촌극을 벌이기도 한다. 대한민국 공직사회 주요 업무 중의 하나가 의전이라는 말은 절대 과언이 아니다. 과잉 의전은 상급자의 허영심과 하급자의 과잉 충성이 결합한 결과다. 상급자의 허영심은 권력 남용의 심리에서 발생하고 하급자의 과잉 충성은 사익 도모를 위한 간심(奸心)에서 발생한다. 과잉 의전은 결코 올바른 것이 아니지만 과잉 의전에 능숙한 사람은 '사회생활을 할 줄 아는' 사람으로 인정받기도 한다.과잉 의전은 데이터로 측정할 수 없지만 그 폐해에 대해서 누구나 문제 의식을 가진다는 점과 공직사회와 민간기업을 불문하고 하나의 문화처럼 퍼져 있어 극복하기 어려운 난제라는 점에 특징이 있다.이 때문에 과잉 의전은 보이지 않는 갑질의 또 다른 모습이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행정력의 낭비는 국민 전체의 부담으로 다가온다. 과잉 의전의 문제는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구·경북의 의전 문화가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요즘 대구·경북의 '탈꼰대화'가 지역 발전의 화두가 되고 있다. 보수적인 꼰대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시·도민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다.대구·경북이 먼저 선도해 내빈 소개와 축사가 없는 '행사의례준칙'이라도 만들어 실천한다면 대한민국은 의전공화국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제고하는, 작지만 큰 발걸음이 될 것이다. 민주주의란 공허한 이념이 아니라 실천적 삶이다.대한민국이 오랫동안 꿈꾸었던 대동(大同)의 세상은 거대담론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작은 파편으로부터 시작된다.

2019-09-23 11:09:21

[기고] 경주, 세계적 R&D 도시로 거듭난다

[기고] 경주, 세계적 R&D 도시로 거듭난다

인구 150만 명의 거대한 대전시가 만들어진 데에는 대덕연구단지가 중심에 있다. 하지만 대덕연구단지의 모태가 1959년 설립된 원자력연구소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 대덕연구단지에는 1천876개 연구기관과 기업이 입주해 있다. 전문직만 7만2천671명이고 연구개발(R&D) 사업비는 8조원에 이른다.핵심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전문직 1천200여 명을 포함해 2천여 명, 예산은 6천억원, R&D 예산만 4천억원이다. 이 중 인건비 2천억원을 포함해 4천억원 정도는 지역에서 소비된다.이런 맥락에서 보면 그토록 염원해오던 혁신원자력기술연구원을 경주에 유치하게 된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다. 2028년까지 국비, 지방비, 출연금 등 7천210억원을 투입해 경주 감포 일대의 360만㎡ 부지에 연구원을 건립하고 차세대 미래 원자력 관련 연구를 수행한다. 경주시가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하지만 일부에서는 협약 내용에도 없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처리라든가, 허구성 사업에 선지원을 한다는 등 사실과 동떨어진 얘기를 한다. 단언컨대 혁신 원자력기술연구원에서 중점 수행할 연구 분야는 명확하다.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는 미래 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 초소형 원전인 SMR(Small Modula Reactor) 개발이고, 둘째는 자연재난 등 각종 재난으로부터의 안전관리이다. 셋째는 방사성폐기물의 관리와 원전해체를 위한 핵심 기술연구 등이다.SMR은 1천㎿ 이상의 대형 원전에 상대적인 개념으로 통상 300㎿ 이하의 원전을 일컫는다. 소형화일체화모듈화의 특성이 있는데 친환경적이고 안전을 담보하는 장점이 있다.대형 원전은 300만 개 부품이 연결돼 있는데 대부분 사고가 배관 등 연결 부위에서 발생한다. 반면, SMR은 모듈화로 부품이 1만 개로 확 줄어든다. 배관은 거의 없다. 자동차 부품이 2만5천 개인 점을 감안하면 가히 혁신적이다.그래서 SMR은 사고가 없다. 설령 사고를 가정하더라도 워낙 작아 원자로 내에서 국한한다. 적은 건설 비용도 이점이다. 대형 원전은 1기당 최대 5조원의 투자 비용이 들어가고, 1㎞당 54억원이 소요되는 송전선로 비용이 또 발생한다.반면 SMR은 3천억원에서 7천억원 정도의 건설비가 소요된다. 송전선로 비용은 없다. 활용성도 다양하다. 극지 탐사, 쇄빙선, 우주선 등에 사용이 가능하다.SMR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50년까지 1천 기가 설치될 것으로 보고 3천500억달러(한화 420조원)의 시장 규모를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상의 화력발전소 1만8천400곳이 결국은 SMR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미래 세대 SMR 원전을 연구하는 곳이 바로 혁신 원자력기술연구원이다. 경주시와 경북도가 그동안 많은 공을 들여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하지만 연구원을 어떻게 잘 가꾸어 나가야 할 것인가는 어디까지나 경주시민의 몫이다. 정주 지원은 물론, 연구원을 지역 발전과 어떻게 접목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성공하는 자는 방법부터 찾고 실패하는 자는 핑계부터 찾는다는 말이 있다. 지난 4월 중수로해체기술원만 유치해 얼마나 아쉬워했는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그 후 절치부심 끝에 경북도와 경주시는 경북도지사, 시장부터 담당 직원에 이르기까지 첩보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힘겹게 연구원을 유치했다.이제 경주가 세계 속의 R&D 연구도시로 거듭날 수 있느냐의 여부는 다시 우리 손에 달려 있다.

2019-09-22 15:34:59

[기고]사기 범죄를 예방하자

[기고]사기 범죄를 예방하자

최근 사기 범죄의 증가로 인해 서민경제가 악화되고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가 파괴돼 국민들의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사기 범죄는 피싱 사기(보이스'메신저 피싱)와 생활 사기(인터넷·취업'전세 사기), 금융 사기(유사 수신·불법 다단계·불법 대부업·보험 사기) 등으로 나뉜다. 지난해 발생한 사기 범죄는 27만29건으로 2017년 대비 16.6%나 증가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특히 피싱 사기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인데 이 중 보이스 피싱 사기는 올해 상반기에만 1만9천92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1% 증가했고 메신저 피싱 사기는 2천432건으로 전년 대비 271%나 증가했다. 피싱 사기는 범행 대상자에게 전화나 메신저 등으로 허위 사실을 이야기하고, 송금을 요구하거나 특정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사기 수법을 말한다.사기범들은 예전에 주로 가족이 납치를 당한 것처럼 가장하는 수법이 많았지만 현재는 국민연금공단, 법원, 우체국, 경찰, 은행 등을 사칭해 세금 환급과 신용카드 대금 연체, 은행 예금 인출 등 다소 구체적이고 교묘한 수법으로 급박한 상황을 연출해 피해자에게 범행을 꾀한다. 또한 '○○은행의 현금카드에서 돈이 인출되었습니다'라는 문구나 우편물 미수령, 법원 출석 요구, 연금 환급 등 마치 공공기관이 발송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피해자들에게 알리면서 송금을 유도하거나 개인 정보와 금융 정보를 수집하기도 한다.이에 경찰은 이달부터 11월 말까지 피싱 조직원과 가짜 앱 개발자, 개인 정보 유통업자, 대포폰'대포통장 판매책, 인터넷을 활용한 인터넷 사기, 취업을 미끼로 돈을 뜯어내는 취업 사기, 허위 서류를 꾸며 보증금을 가로채는 전세 사기, 유사 수신, 불법 대부업 등의 사기 범죄에 대해 대대적인 집중 단속을 실시한다.국민 여러분도 '나는 아닐 거야'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사기 범죄를 예방해야 한다. 범죄 피해자는 통상적으로 어르신들이 많지만 의외로 젊은 층을 포함해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사기 범죄를 예방하려면 최소한 몇 가지를 주의해야 한다.▷자동 응답 시스템(ARS)을 이용한 사기 전화를 주의해야 한다. 전화를 이용해 계좌번호나 카드번호, 주민등록번호 등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 일절 대응하지 않는다.▷현금 자동 입출금기(ATM)를 이용해 세금 또는 보험료 환급, 등록금 납부 등을 해준다는 안내에 일절 대응하지 않는다.▷만일 전화 사기범들의 계좌에 자금을 이체한 경우, 즉시 거래 은행에 지급 정지 신청을 하고 112 또는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한다.▷개인 정보를 알려준 경우, 즉시 주거래은행이나 금융감독원에 신고한다.▷자신의 동창생 또는 종친 회원 등 긴밀하게 연락을 하지 않는 관계에서 송금을 요구하는 경우 반드시 사실 관계를 재확인해야 한다.▷자녀를 납치한 것처럼 가장해 부모에게 전화해 송금을 요구할 경우, 섣불리 돈을 송금하거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말고 반드시 사실 관계를 재확인 후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풍성한 한가위 연휴가 끝나고 수확의 계절이 다가왔다. 농가마다 가을걷이로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사기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기 범죄는 한순간,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범죄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2019-09-19 12:04:31

[특별기고]'가혹한 세금'은 국민저항 부른다

[특별기고]'가혹한 세금'은 국민저항 부른다

정부가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9.3% 늘어난 513조5천억원으로 편성했다. 2017년 사상 첫 400조원 예산을 돌파한 지 3년 만에 정부 제출 예산 500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역대 최대 규모인 초(超)슈퍼 예산이다.문재인 정부 출범 3년 만에 100조원 이상이 늘어난 액수다. 이 정도면 중증(重症) 재정중독이다. 국가의 씀씀이는 커졌지만, 세입은 늘지 않아 적자 국채 발행이 작년과 올해 30조원대에서 내년 60조2천억원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 수준은 올해 37.2%에서 내년 39.8%로 이미 위험 수준이다. 재정건전성 악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통계청에 따르면, 7월 실업자 수는 109만7천 명으로 7월 기준 IMF 사태 이후 가장 많았다. 일자리 정부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문제는 내년 법인세 수입이 올해보다 14조8천억원 이상 줄어든 64조4천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법인세 수입 감소는 기업의 경영활동 위축의 지표라는 점에서 내년도에 천문학적인 국가 예산을 편성했지만 일자리 증가를 기대하기는 애당초 글렀다고 볼 수 있다.최근 해외 이민 열풍이 불고 있다. 주변에서도 심심찮게 대한민국을 탈출해 해외로 떠났다는 소식을 듣는다. 증여나 상속을 목적으로, 높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투자이민을 고려하는 사람도 늘고 있는 것이다.통계청이 운영하는 'e-나라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해외이주자는 6천257명으로 2017년 1천443명과 비교해 4배 이상 증가했다.옛말에 가혹한 세금은 호랑이보다 무섭다고 했다. 바로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이다. 유래는 다음과 같다. 중국 춘추시대 말 공자가 노나라의 혼란 상태에 환멸을 느끼고 제나라로 가던 중 무덤 앞에서 슬피 우는 여인을 만난다. 사연을 물어보니 시아버지, 남편, 아들이 모두 호랑이에게 잡아먹혔다는 것이다. 공자가 이곳을 떠나지 않는 이유를 묻자, 여인은 "다른 곳으로 가면 무거운 세금 때문에 그나마 살 수가 없다. 차라리 여기서 사는 것이 더 낫다"고 대답한다. 이에 공자가 제자들에게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는 것을 알려주는 말이다"고 했다.즉, 공자가 살던 춘추시대처럼 현대판 가렴주구(苛斂誅求)를 피해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탈출하고 있는 것이다.동학혁명의 원인도 가혹한 세금 때문이었다. 1892년 말 전라도 고부(현 정읍)군수로 부임해 온 조병갑은 온갖 명목으로 농민들에게 수탈을 자행한 것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탐관오리의 전형적인 인물인 셈이다.당시 농민들은 조병갑이 개인적으로 착복한 사건이 일어나자 관찰사에게 이 사실을 호소했다. 하지만 관찰사는 오히려 농민들을 탄압했다. 이에 전봉준과 1천여 명의 농민들은 1894년 2월 만석보를 파괴하고 고부군 관아를 점령하게 된다. 이들은 관아에 있던 불법적인 세금으로 징수한 곡식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려줬다. 즉, 동학혁명의 원인은 가혹한 세금에 대한 성난 민심 때문이었다.호질기의(護疾忌醫)라는 말이 있다. 병을 숨기고 의원에게 보이기를 꺼린다는 의미이다. 이 말은 자신의 결점을 감추고 남의 충고를 듣지 않음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된다. 현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에 꼭 어울리는 말이다.문재인 정부는 이미 실패한 소득주도성장(소주성) 정책을 폐기하지 않고 고집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포장지로 포장을 한다고 해도, 추락하는 경제상황을 감출 수는 없다. 아집으로 경제가 성장한다면 세상에 못사는 나라는 하나도 없을 것이다. 당장 소주성 정책을 폐기해야 하는 이유다.일자리 정부를 강조한 문재인 정부가 세금 착취에, 빚더미까지 떠넘기겠다는 것은 몰염치의 극치다. 국민 입장에서는 수탈(收奪)일 뿐이다. 일자리를 갉아먹고, 국민을 해외로 떠나버리게 하는 가혹한 세금은 국민과 나라를 병들게 한다. 동학혁명처럼 수탈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일어날 수 있음을 깊이 새겨야 한다.

2019-09-18 20:01:23

[기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은 '하늘길'

[기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은 '하늘길'

역사적으로 경상북도는 대한민국의 중심에 있었다. 민족사적으로 볼 때 전국 독립지사 중 가장 많은 14%가 경북의 선열이었을 만큼 경북은 항상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해 왔다. 산업국가 시대에도 새마을운동과 경부고속도로를 축으로 국가 발전의 중추에 있었으며, 구미의 전자 산업과 포항의 철강 산업으로 국가의 산업을 대표했다.하지만 글로벌 시대에 접어들며 경북은 약해지고, 힘겨워졌다. 글로벌 경쟁력 약화, 수도권 집중, 세계 경제 위기 등 여러 원인이 있었지만, 그중 대표적인 원인을 '길'에서 찾아보고자 한다.1970년 경부고속도로는 당시 15시간 걸리던 서울과 부산을 5시간으로 단축했고, 한강의 기적을 만들며 한국 경제의 대동맥으로 자리매김했다. 2004년 KTX 개통은 시간 절감을 통한 속도 경쟁의 시대를 열었고, 교통 혼잡비를 줄이면서 수송량을 증가시켰다. 새로운 '길' 하나가 놓일 때마다 우리는 완전히 달라진 삶과 경제를 체험해 왔다.2019년, 우리는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일본의 전략물자 수출규제와 백색국가 제외라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지정학적으로 볼 때 4대 강국에 둘러싸인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또한 현실적으로 북한에 가로막혀 대륙으로 진출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하늘로 날아가는 것이 유일한 길이다. 특히 우리 지역에는 더욱 절실하다.생산·소비·고용 등 지난해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한 각종 경제지표는 지역 경제의 힘든 상황을 말해준다. 실업률은 지난 2000년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여기에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구까지 줄어드는 이중고도 겪고 있다, 미주·유럽 등 전 세계와 통하는 문마저 400㎞나 떨어진 인천공항이 대신하고 있어 성장 동력의 힘이 점점 빠지고 있다.반면, 2001년 영종도에 새로운 '하늘길'을 연 인천은 300만 도시로 재탄생하며 지역총생산 등 주요 경제지표에서 서울 다음의 2위 도시로 성장했다. 우리 지역이 세계와 연결된 '하늘길'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로 충분하다.새로운 '하늘길'은 우리 지역의 미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도를 단번에 바꿀 수 있는 초유의 역사임이 분명하다. 공항과 배후 도시 조성 등에 투입되는 건설 비용만 수십조원이다. 지역 단일 사업으로 이 정도 규모의 사업은 없었다. 전 세계와 지역을 잇는 '직통 라인'이 생기며, 지역 반도체·휴대전화 등의 주력 산업은 활력을 되찾고,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은 획기적으로 늘어나며, 항공·물류 산업단지가 새로 만들어져 일자리도 대폭 생겨날 것이다.이러한 역사적 과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려면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과거 국내외 사례에서 보면 사업 진행에서 불거진 갈등은 수많은 갈등 비용을 유발하고, 지역의 성장을 더디게 하는 것을 경험했다. 이제 지역의 미래가 걸려 있는 '하늘길' 마련에 지역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변해야 산다. 알아야 면장한다'면서 스탠딩 회의와 평상복으로 외형을 바꾸고, 화공(화요일에 공부하자) 특강 등 내용의 변화도 끊임없이 강조한다. '지역의 경쟁력 강화', 더 나아가 '생존'을 위한 변화의 절박함을 이야기한다. 이제 큰 이변이 없는 한 연내에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가 선정될 예정이다. 변화의 계기가 될 '하늘길'은 우리에게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절호의 기회다.

2019-09-18 15:33:02

[기고]'대구시민의 날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

[기고]'대구시민의 날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

도시는 거의 예외 없이 시민의 날을 두고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지역 정체성을 상기하는 날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시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한양 천도일을 서울 시민의 날로 정했고, 부산시는 충무공의 부산포대첩 날짜에 의미를 부여했다. 인천과 광주에서는 직할시 승격일을 시민의 날이라 하여 기념하다가 각각 '인천'이란 지명이 처음 등장하고 시민군이 전남도청에 입성한 월일로 바꿨다.대구 시민의 날은 10월 8일이다. 1981년에 직할시로 승격한 때가 7월 1일이니까 그로부터 꼭 100일째 되는 날이다. 100이라는 숫자가 아주 풍성한 느낌인 데다 10월에 축제가 많고 8이 팔공산을 연상케 해서 그리 잡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어딘가 허전하다. 뜻풀이도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시민의 날 관련 조례를 제정해서 운영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으나, 여전히 대내외적 관심과 인지도가 낮다. 이런 이유 때문에 보다 뜻 깊고 지역 연관성이 강한 쪽으로 시민의 날을 재선정하자는 요청이 있어 왔다.대구시가 문제점을 모를 리 없어서 다양한 방식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수차례에 걸쳐 설문조사하고 계층별 집단토론, 전문가포럼, 시민토론회, 시민원탁회의 등을 실시한 바 있다. 대구시의회에서도 각계각층의 생각을 확인하는 논의 과정을 통해 날짜 변경과 운영 개선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처럼 대구시와 대구시의회가 시민의 날에 대한 수정 보완 의지를 상당히 적극적으로 드러내면서 대안 모색이 힘을 얻을 수 있었다.그동안 이루어진 각종 조사와 토론회 결과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새로운 시민의 날로는 국채보상운동기념일인 2월 21일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얻었다.대구시에서는 2017년부터 해마다 전국 유일의 소통형 문화행사로 시민주간을 개최해오고 있는데, 그 기간은 대구 출신의 선각자들이 국채보상운동을 제창했던 2월 21일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던 2월 28일까지이다. 이 가운데 시민주간의 마지막 날에 해당하는 2·28 대구민주운동 거사일은 이미 국가기념일이 되었으니 국채보상운동기념일을 시민의 날로 지정하는 게 좋겠다는 것이다. 아주 합리적이고 논리적이고 타당한 얘기다. 대구 정신의 표상이라 할 수 있는 날에 시작해 또 하나의 위대한 상징성을 지닌 날에 시민주간을 마무리함으로써 250만 구성원들의 기상과 자긍심을 드높이기에도 최선으로 보인다.이제 서두를 것은 조례 개정이다. 기존의 '대구광역시 시민의 날 조례'를 (가칭)'대구광역시 시민의 날 및 시민주간 운영에 관한 조례'로 개정해 소통하는 문화마당이 깊이 뿌리내리게 해야 한다. 시민의 날과 시민주간에 축제 분위기가 도시 전체를 뒤흔들 정도로 내외부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안정적인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시급한 과제이다. 그렇게 대구 색채를 강화할 때 지역 정신의 공유·확산과 재도약의 추동력 확보가 가능해진다.

2019-09-17 10:23:40

[기고]주민참여예산, 참여를 넘어 자치로

[기고]주민참여예산, 참여를 넘어 자치로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 그 총회가 지난 2일 주민참여예산위원, 시민, 청소년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시청에서 열렸다. 주민참여예산총회는 시민들이 제안한 사업을 숙의와 심사 과정을 거쳐 2020년 예산으로 편성할 사업을 확정하고, 지난 3년간 시행한 사업과 청소년들이 제안한 사업 중 우수 사업을 선정하는 등 시민과 청소년,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이 모여 한마당 축제를 여는 자리다.올해 총회에서 결정한 2020년 사업은 시정참여형사업(市) 90억원이며, 지역참여형사업(區·郡) 40억원과 읍면동지역회의지원사업 20억원은 구·군 참여예산총회와 읍면동지역회의 총회에서 결정해서 상정한 사업을 시 총회에서 승인함으로써 구·군의 심의권과 자율성을 보장하였다.우수사업경진대회에서는 1차 심사를 통해 선정된 16개 사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결과 공모사업 분야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남구의 '고산골 입구 계단환경 개선사업'을 비롯한 3개 사업이 선정되었다. 또한 지역회의사업 분야에서는 최우수상을 수상한 남구 이천동의 '보이는 소화기사업' 등 역시 3개 사업을 선발하였고, 청소년들이 그들에게 필요한 사업을 직접 발굴하고 제안하는 청소년 참여예산 제안대회도 1차 심사를 거쳐 본선에 오른 12개 동아리 중 대상을 수상한 강북고 경세제민팀을 비롯하여 5개 팀을 선정하였다.2015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는 그동안 규모가 2배 이상 증가하였고 사업 내용도 공동체 활성화나 사회적 여건을 개선하는 사업이 증가하는 등 양적 성장은 물론 질적 수준도 날로 발전하고 있다.대구시는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한 시민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온·오프라인을 통한 홍보는 물론 지난 4년간의 발자취를 담은 백서와 청소년들을 위한 만화 '우리 동네 행복 프로젝트 알기 쉬운 주민참여예산제'를 발간하여 도서관, 청소년 단체, 지역아동센터 등에 배부하는 등 다양하게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주민참여예산제는 주민의 권리와 책임감을 높이는 한층 성숙된 풀뿌리 민주주의이며 이 제도의 성패는 시민들의 참여와 역량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내 주변과 마을에 관심을 가지고 지역공동체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함께 고민할 때 마을과 지역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다행히 공모사업 건수가 증가하고 제안 사업의 수준이 성숙하는 것을 보면 시민들의 대구 사랑과 주민참여예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에 주민참여예산위원으로 참여하면서 공무원에 대하여 가졌던 권위적이고 공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나의 편견과 부정적 시각이 말끔히 해소됐다. 주말인데도 메시지가 왔다. 정중한 인사로 시작된 담당 주무관의 메시지는 주민참여예산제의 업무 처리와 일정, 진행 결과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알려주었다.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업무에 대한 자긍심과 열정으로 휴일도 잊은 듯했다. 이래서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가 전국에서 우수 사업으로 선정되었나 보다.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는 늘 시민들의 관심과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 제5기 주민참여예산위원 공모와 내년 주민참여예산사업 공모에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리며 우리 모두 대구 행복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내 주변과 이웃을 돌아보고,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함께 가길 기대해 본다.

2019-09-15 15:35:27

[기고]세계의 변화, 일본의 변화

[기고]세계의 변화, 일본의 변화

미국 중심 자유민주주의와 소련 중심 공산주의가 펼친 70여 년 동안의 전쟁과 반목은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로 끝났다. 한 시대는 종언되었다.반면 미국과 치열하게 패권 경쟁을 하고 있는 중국(Rise China)은 세계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은 14억 인구를 바탕으로 20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해에는 정치 군사대국이 되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독재, 전체주의가 미국을 제치고 세계 패권을 차지하겠다는 것이다.중국의 주요 전략은 베이징에서 중앙아시아 대륙을 관통하여 유럽까지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상하이로부터 남지나해를 거쳐 인도양으로 관통, 아프리카까지 해로를 장악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남지나해 공해상 암석에 시멘트와 자갈을 깔고 쇠말뚝을 박아 인공섬 7개를 만들어 군을 요새화했다. 인공섬에 영해를 선포한 후 이 영해를 통과하는 모든 선박은 허락을 받으라는 것이다.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인근 나라는 물론 한국 일본 미국까지 중동에서 수입하는 원유 등 무역 항로가 중국에 의해 큰 장애를 받게 되었다.미국의 대응은 중국 주변 14개국과 동맹을 맺어 중국을 봉쇄하는 것이다. 가장 큰 전략으로 북한을 미국 편으로 만드는 전략이다. 지금 트럼프와 김정은의 밀월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것도 그 전략이다. 또한 태평양 방어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 태평양방위사령부에 인도를 포함시켜 '인도 태평양방위사령부'로 확대했다.그러는 한편 5G시대 IT기술, 무역, 환율 등으로 중국을 제재 내지 봉쇄하면서 일본을 키우고 있다. 미국은 일본 자위대를 정규군으로 만들어 중국을 봉쇄하는 전략이다. 미국 조야에서 '한국은 아니다 일본을 키워야 한다, 일본이 약하면 미국이 위험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왜 한국은 아닌가? 한국과 미국은 동맹국인데 깊이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일본의 경제력은 세계 3위인 데다 해군력은 미국 다음으로 강한 나라다. 일본은 2차 대전 중 1941년 11월 하와이 진주만을 공격하기 위해 일본 전투기를 싣고 간 항공모함은 물론 전투기도 당시 미국의 전투기보다 성능이 우수했다는 평이다.일본은 물리, 화학, 생명공학 등 2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일본은 강대국 반열에 올라 있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이념전쟁 때는 공산군과 대치하고 있어 미국의 도움도 받았지만 대변혁기인 지금은 한국이 약자이니 봐주자라는 온정은 없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국이 잘살고 못사는 것이 문제 아니다. 걸림돌이 되면 외면해 버릴 것이다. 북한이 미국 편이 되어 중국을 봉쇄하는 데 유리하면 그 방법을 심각하게 고려할 상황이다.국제정치는 정글이라고 했다. 약육강식 시대에 약하면 잡아먹힌다.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산다. '강한 대한민국'은 말로 되는 것이 아니다. 강한 의지와 피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지도자의 그럴듯한 선언과 선동으로 강해질 수 있다면 세상에 강하지 않을 나라가 없을 것이다.지금 북한과의 민족 경제는 기대할 수 없다. 세계는 대변혁기이다. 우리는 한미일 등 우방과 협력하고 대변혁기의 물결을 함께 타야 한다. 변화하는 국제 정세를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아야 하며, 적절하게 동참해야 우리가 생존할 수 있다.

2019-09-11 11:11:26

[기고] 휘청거리는 지방재정과 자치단체의 고뇌

[기고] 휘청거리는 지방재정과 자치단체의 고뇌

모기 입도 비뚤어진다는 처서(處暑)를 지나 무더운 열기로 타오르던 대지도 흐르는 시간에 밀려나고 구름 사이로 내비치는 청명한 가을 하늘은 마음을 설레게 하며, 결실을 위한 농부의 손길이 바쁜 올가을은 어느 해보다 풍성했으면 좋겠다.8월을 시작으로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들은 내년도 살림살이를 위한 예산 편성 시즌에 본격적으로 접어들었다.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세입 재원은 한정적이나 주민 숙원 사업은 산적해 고민이 깊다. 특히 2020년은 보다 강화되는 일자리 정책과 기초연금 지원 대상 확대로 이에 따른 지자체의 재정적 부담은 피할 수 없는 멍에로, 그 무거움을 극복해 나가려는 지자체들의 힘겨움이 벌써 느껴지는 듯하다.일반적으로 지자체의 재정 역량은 재정적 체력 척도라 할 수 있는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 지표를 통해 가늠하고 있다.금년도 대구 동구의 재정자립도, 즉 예산 총액에서 스스로 벌어들일 수 있는 자체 수입 비율은 16.9%로 전체 예산 5천870억원 중 지방세와 세외수입은 불과 991억원에 불과해 69개 자치구의 평균인 23.8%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있다.아울러 세입 재원의 사용 측면에서 자주권과 자율권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인 재정자주도는 29.8%로 자치구 평균 40.0%를 밑도는 실정이다.이는 사용 목적이 지정된 국·시비 보조금이 전체 예산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반면, 재원의 실질적 예산 편성 운용 권한은 30% 이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특히 기초생활보장, 보육 및 여성, 청소년 건전 육성 등 사회복지 분야는 전체 예산의 67%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전국 자치구 평균이 57%, 광역시 평균도 38% 정도로 가파른 증가 추이와 그에 따른 지방비 부담 가중은 지방재정을 더욱 휘청거리게 하며 힘들게 하고 있다. 많은 지자체는 자체 재원에 의한 신규 사업 추진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러한 지방정부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중앙정부는 '지방재정 자립을 위한 강력한 재정분권'을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지방재정 확충 및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먼저 1단계로 2020년까지 지방소비세율(부가가치세수의 11→21%)을 확대하고 균특회계 포괄보조사업의 3조5천억원 내외를 지방사업으로 기능을 이양해 자치권을 강화했다.또한 2단계로 2022년까지는 국세와 지방세의 비중을 70대 30으로 개선해 나간다고 밝혔으나, 지난 7월 24일 부산에서 열린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총회에서는 정부의 2단계 재정분권 방안에 지방소득세율 2배 인상(10→20%), 지방교부세율 2%포인트 인상(19.24→21.24%), 무상보육·기초연금·무상급식·누리과정 전액 국비 부담 등 추가 반영의 건을 정부에 강력히 요청하기도 하였다.각 지자체들도 2020년도 예산 편성을 준비하는 이 시점, 은닉 세원 발굴과 강력한 체납세 징수 활동을 통해 세입 확충과 예산 낭비 방지 및 효율적 재정 운용으로 한정된 재원 범위 내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나,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중앙정부가 지방재정분권을 통한 진정한 지방자치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한 골든타임의 시점에 와 있음을 인식하고 신속한 국정과제 이행은 물론 지자체의 간곡한 목소리를 과감히 수용할 때가 왔다는 것이다. 2020년도 예산 편성을 맞아 자치단체들의 깊은 고뇌와 그 소임을 다해 나가고자 하는 대구시 공직자들의 헌신과 열정이 뜨겁다.

2019-09-10 11:15:23

[기고] 어린이 교통안전 지키는 옐로카펫

[기고] 어린이 교통안전 지키는 옐로카펫

'옐로카펫'은 보행자, 특히 어린이들의 안전한 보행을 돕기 위해 주민참여를 통해 국제아동인권센터가 개발한 어린이 안전보호구역을 말한다.옐로카펫은 2015년 국제아동인권센터가 지역주민, 전문가들과 함께한 '아동이 안전한 마을 만들기' 사업에서 어린이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횡단보도가 지목되면서 탄생했다.옐로카펫 사업은 노란색 시설물과 표지판을 만들어 부드럽게 개입해 선택을 유도한다는 뜻을 지닌 '넛지 효과'를 활용해 횡단보도 보행자의 안전한 대기공간을 조성한다. 또한 색 대비 효과를 활용해 운전자에게 아이들이 잘 보이게 함으로써 교통사고를 예방한다.2015년 어린이 안전을 위한 최초의 옐로카펫이 서울시 성북구 길원초등학교 앞에 설치된 이래로 현재까지 전국 900여 장소에 옐로카펫이 설치돼 어린이의 횡단 중 교통사고 예방에 도움을 주고 있다.서울시의 경우 2015년 처음으로 18개소를 설치해 사고 감소의 정량적인 효과에 대한 명확한 검증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옐로카펫의 설치 효과를 검증한 바 있으며 올해 현재 370여 곳을 운영하고 있다.세계 최초의 어린이 안전보장 시도가 한국에서 처음 도입됐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2017년 국립재난안전연구원과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옐로카펫 설치 효과에 따르면 91%의 운전자가 운전 중 옐로카펫이 설치된 구간을 지날 때 감속 및 일시정지 후 주행한다고 대답했다.또, 운전자와 보행자의 시선집중도가 20~40%에서 60~90%로 증가해 시인성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실제로 2016년 20개 서울시 초등학교 앞에 옐로카펫 사업을 실시한 자치구를 중심으로 횡단 중 교통사고 발생률을 보면 최대 40%의 교통사고가 감소했다.옐로카펫의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결과들이 공개되면서 행정안전부 산하 재난연구원은 2018년 6월 '옐로카펫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했다.국토교통부도 올해 2월 도시지역 설계 가이드라인에 차량방호 안전시설 중 하나로 옐로카펫, 어린이 횡단보도 대기소를 올렸다. 필자는 어릴 때부터 "차 조심하라"는 부모님 말씀을 들으면서 자랐고 부모가 돼서는 어린 자녀에게 똑같은 말을 하곤 했다.요즘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 사람들이 늘면서 전방 주시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2015년 이후로 어린이의 횡단보도 내 사고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시의 경우 2014~2018년 발생한 횡단 중 교통사고 발생건수를 보면 전체 비율이 10%인 데 반해 어린이 횡단 중 교통사고의 비율은 22%로 2배가 넘는다.대구시의 슬로건인 '행복한 시민' 속에는 어린이도 포함된다. 안전한 스쿨존, 통학로 조성은 대구시장의 공약사항이다.대구시는 아직 한 곳에 불과한 옐로카펫 사업을 과감하게 확대 실시하기를 바란다. 옐로카펫은 아동의 교통안전을 위한 작은 축제이기도 하다.어린이 교통사고가 가장 많은 5월 5일을 '옐로카펫 데이'로 정해 옐로카펫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소중한 아이들의 안전도 지킬 수 있으면 좋겠다.

2019-09-09 10:28:31

[기고]추석 연휴, 가스안전과 함께

[기고]추석 연휴, 가스안전과 함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핵가족화의 진전으로 가족 친지가 한데 모이는 자리가 드물어 가는 상황에서, 오랜만에 가족 친지가 한자리에 모여 따뜻한 정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조금이나마 삶의 위안과 기대를 안겨준다.이처럼 좋은 명절, 그 행복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기억하고 실천해야 할 게 있다. 바로 나와 가족의 행복을 위한 가스 안전 실천이다.최근 5년간 추석 연휴와 앞뒤 각 3일을 포함한 기간에 발생한 가스 사고는 모두 11건으로 13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용자가 직접 LPG 용기를 교체하거나 과대 불판을 사용하는 등 사용자 취급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45.4%(5건)로 가장 많았고, 시설 미비가 27.3%(3건)로 뒤를 이었다.사고는 설마 하는 방심 속에 발생한다. 가스 안전은 바로 나와 우리 가족, 이웃을 위해 실천해야 하는 사회규범이다. 추석 연휴 꼭 지켜야 할 가스 안전 수칙은 어떤 것이 있을까?먼저, 귀향길에 오르기 전에는 가정 내 가스레인지 콕과 중간 밸브, 메인 밸브(LP가스는 용기 밸브)가 잠겨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만큼 연휴기간 중에는 음식 준비 등으로 평소보다 가스 기기 사용이 늘어나므로 미리 가스 시설을 점검하고 사용하는 것이 필수다.연로하신 부모님의 안전을 위해 고향집에 가스안전장치를 설치하고, 낡은 가스용품은 교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가스 타이머콕은 사용자가 임의로 시간을 설정하면 그 시간에 맞춰 가스를 자동으로 차단해 주는 안전장치다.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놓고 외출하거나 잠들어도 과열로 인한 화재 사고를 예방할 수 있어 부모님의 안전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특히 추석에는 많은 음식 장만을 위해 각 가정마다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어느 때보다 많이 써, 안전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작년 휴대용 가스레인지로 인한 사고는 총 24건으로 전체 사고의 16.7%를 차지한다. 우선 휴대용 가스레인지의 불판보다 더 큰 조리기구를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지나치게 큰 조리기구(냄비, 불판)를 사용하면 휴대용 가스 용기에 복사열이 전달되어 내부 압력 상승으로 폭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석쇠에 쿠킹포일을 감아 사용하면 포일이 더 많은 양의 복사열을 휴대용 용기에 전달하기 때문에 위험하다.사용 후 남은 휴대용 용기는 휴대용 가스레인지에서 분리해 화기가 없는 곳에 보관하고, 다 쓴 휴대용 용기는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바람을 등지고 용기를 뒤집어 노즐이 바닥에 닿은 상태로 세워 눌러 잔류 가스를 방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용기에 구멍을 뚫어 분리 배출하면 된다. 잔류 가스를 빼지 않은 상태에서 용기에 구멍을 뚫으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어 반드시 지켜야 할 안전수칙이다.연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고, 혹시 가스 누출이 의심되면 관할 도시가스사나 LPG 판매점 등에 연락해 안전점검을 받은 뒤 사용해야 한다.흔히 우리 주변에서 '이 정도면 되겠지?' '대충대충, 빨리빨리' 등의 말에서도 잘 나타나듯이 철저하지 못한 면과 조급성은 안전관리 관점에서 볼 때 가장 큰 문제다. 이런 습관들은 안전관리의 최대 적으로 볼 수 있다.안전에는 왕도가 없다. 생활 속 작은 실천이 큰 재난을 막는 가장 쉽고도 확실한 방법이다. 가스 안전 실천과 함께 가스 사고 없는 즐겁고 풍요로운 추석 명절을 보내시길 기대한다.

2019-09-08 14:45:43

[기고]추락재해, 이제는 마침표를!

[기고]추락재해, 이제는 마침표를!

5G 시대를 사는 21세기 대한민국에 참 믿기지 않는 실상이 하나 있다.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 971명 가운데 절반인 485명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하였으며, 이 가운데 추락사고 사망자가 60%인 290명을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부끄러운 민낯이 아닐 수 없다.문제는 추락재해가 작업환경에 대한 관심과 주의, 그리고 작은 노력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한 매우 원시적 인재(人災)라는 점이다. 추락재해 발생위험 상황은 누구나 쉽게 발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현장에 만연한 안전불감증과 설마 괜찮겠지 하는 안이한 태도가 죽음을 부르는 화근이 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실상이 아닐 수 없다.작업현장의 추락재해 예방방법은 상식적일 만큼 아주 단순하다. 특수한 기술이나 장비가 필요한 일이 아니다. 작업자는 안전모, 안전대를 반드시 착용하고 현장에는 작업발판, 안전난간, 안전망, 개구부 덮개를 철저히 설치하면 추락사고는 발생하지 않는다.추락 위험이 있는 장소에 작업발판이 설치되어 있는지, 작업발판이나 개구부 덮개를 설치한 경우 충분한 강도를 가진 재료로 튼튼하게 설치되어 있는지, 작업발판과 통로의 끝 그리고 개구부의 추락 위험이 있는 장소에 안전난간이 설치되어 있는지를 살펴보고, 만일 미흡하다면 필요한 발판과 난간을 설치하면 된다.철골 등 고소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작업자의 주요 이동통로에 안전대 부착 설비를 설치하고 혹시 모를 추락 방지를 위해 안전망을 설치하면 된다. 안전대 부착 설비를 설치한 경우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안전대와 부착 설비가 처지거나 풀림 없이 제대로 고정되어 있는지 점검해야 하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안전난간 설치와 안전대 사용이 곤란한 추락 위험 장소에는 안전망이 설치되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 밖에 선라이트 등 강도가 약한 지붕 위의 작업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을 경우 발판 혹은 안전망을 설치하고, 작업자는 안전모와 안전대 등 개인보호구를 올바르게 착용했는지 스스로 체크하면 된다.정부는 추락사고를 줄이기 위해 지난 4월 '추락사고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공공공사는 안전성이 검증된 일체형 작업발판(시스템비계) 사용을 의무화하고, 민간공사는 일체형 작업발판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설치비 등 금융지원사업(국토교통부)과 국고지원사업(고용노동부)을 5월부터 시작했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설현장의 시공사, 감리사, 발주청 등 사망사고 다발 건설주체 명단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지난해 22개 현장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불시점검을 올해는 200개 이상 현장으로 확대하기도 했다.특히 7월부터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고는 국토부로 반드시 신고하고 공공공사 발주청은 공사 착공 전에 감리 배치계획 등을 포함한 건설사업관리계획을 수립하도록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7월 1일 시행에 들어갔다. 우리 협회도 정부 추락사고 방지대책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 '추락사고 예방대책 TF'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협회는 '소규모 건설공사 안전관리 가이드 라인' 리플릿을 제작해 전문건설 회원사와 현장에 배포하는 한편 현장방문 홍보를 펼치고 회원사와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폭넓은 교육활동을 전개하는 등 추락재해 예방을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는 추락재해라는 원시적 인재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건설업체와 근로자, 그리고 발주기관 등 건설주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2019-09-05 11:14:34

[기고]가 봤나! 대구경북

[기고]가 봤나! 대구경북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ce·지혜로운 인간)만큼 알려져 있지 않지만 호모루덴스(Homo ludence·놀이하는 인간)가 문화관광 분야에선 훨씬 더 가깝게 다가온다.호모루덴스의 저자 요한 호이징하이(Johan Huizingga)는 "놀이는 문화의 한 요소가 아니라, 문화 그 자체가 놀이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 친구들이 우리 집 대문 앞에서 "◯◯야 놀자"라고 부르면 먹던 밥 숫가락도 내던지고 뛰쳐나가던 때를 생각해 보면 놀이와 인간은 뗄 수 없는 관계다.수많은 놀이 중에서 관광·여행은 쉬우면서도 매력적이다.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걸어 다니는 독서다"라는 말이나 "인생이 한 권의 책이라면 여행을 하지 않은 자는 첫 장을 넘기지 않은 것과 같다"는 이탈리아 속담이 잘 말해주고 있다.최근 소득의 증대, 교통의 발달, 가치관의 변화, 풍부한 정보 등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관광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요즘 신세대들은 내 집 마련, 내 차 구입만큼이나 나만의 여행을 선호하는 것만 봐도 관광이 대세인 듯하다.이러한 때에 경상북도가 '민선 7기 출범'과 더불어 문화관광 산업을 주요 관심 분야로 선택한 것은 시의적절했다. 경북이 가진 백두대간, 강·바다 등 천혜의 자연환경과 타 시도와 견줄 수 없는 다양하고 빼어난 문화유산을 고려할 때 필연의 선택인 듯하다.요즈음 관광의 또 다른 트렌드는 광장(廣場)이다. 뉴욕 센트럴파크, 파리 콩코드광장, 런던 트라팔가광장, 북경 천안문광장 등 세계 관광의 중심에는 어김없이 광장이 자리한다. 이 광장에는 늘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로 넘쳐난다.우리 경북에는 오직 우리만이 지니고 있는 수많은 전통적인 문화광장(文化廣場)이 있다. ▷수천 년간 치열한 구도(求道)의 광장인 불국사, 부석사, 봉정사 ▷선비들의 학문 연구와 사교의 광장인 소수'도산'옥산'병산서원 ▷양반과 평민이 함께 어우러져 살았던 삶의 광장인 양동'하회마을 등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빼어난 광장들이 경북에 자리한다. 앞으로 이들이 경북 관광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2020년은 대구경북 관광의 해이다. 대구경북 관광 산업의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 대구경북은 인적, 물적 교류를 통해 상생의 힘을 보태고 있다.경북문화관광공사는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이웃 나라를 대상으로 해외 홍보 사무소 개소, 스포츠, 문화 등 특수목적관광객(SIT)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변화하는 관광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한 개별관광객(FIT) 맞춤형 상품 개발, 생활 패턴 변화에 맞춘 수용 태세 개선 사업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각 시군마다 다양하고 독특한 축제가 있으나 홍보 부족 등으로 그 지방만의 축제로 전락하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축제에 상호 교환 방문하여 활성화시키는 축제 품앗이 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특히 이러한 대구경북 관광 활성화 여건을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해 '내 고장 바로알기 운동'은 경북문화관광공사가 범도민적으로 펼치는 대표적인 사업이다.'내 고장 바로알기 운동'은 대구경북 시도민이 해외나 타 시도를 방문하기 전에 우선적으로 내 고장을 먼저 둘러보자는 것이다.우리 지역을 관광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다. 대구경북 구석구석을 잘 알게 되고, 우수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에 대해 자긍심을 느끼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다. 그리하여 500만 시도민이 우리 지역의 자발적 홍보맨이 될 때 상승효과가 기대된다. 사시사철 관광객이 넘쳐나는 대구경북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내 고장 우선 관광'을 다시 한 번 강조해 본다. 가 봤나 경북! 가 보자 경북!

2019-09-04 11:22:47

[기고] 교수인 것이 부끄럽습니다

[기고] 교수인 것이 부끄럽습니다

며칠 전 나는 대형 TV가 설치된 시내의 한 광장에서 지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대학교수인 어느 장관 후보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서로 쑥덕거렸다. 나도 그것을 보고 있었기에 기다리던 지인이 멀리서 다가오는데도 미처 알아보지 못했다. 그 지인은 날 향해 '교수님'이라고 크게 불렀고, 주변 사람들은 동시에 고개를 돌려 모두 나를 쳐다봤다. 그 순간 나는 웬일인지 교수라고 불리는 나 자신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고개를 숙여버렸다.나는 일평생 스스로 떳떳하게 생각하던 교수라는 내 직업이 이렇게 힘없이 느껴질 때가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교수의 논문이 고교생의 대입 준비물로 전락하고, 교수의 연구실이 어린 학생의 현장실습장으로 둔갑해 버리는 모습을 이 땅의 교수들은 지금 어떤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을까.영어로 교수는 professor이며 논문은 thesis이다. 즉 교수는 고백하는 사람, 논문은 가설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교수가 수행하는 연구의 결과물은 새로운 사항들이 많기 때문에 감히 완벽한 사실이라고 주장하기 보다는 이럴 것이라고 사료된다는 식으로 타인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이런 출판물을 가설, 즉 논문이라 부른다. 이러한 교수의 논문은 시간이 가면서 대중에게 회자되고 검증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리고 그 가설이 진실로 되기도 하고 가설로만 남기도 한다. 교수의 논문에는 진실, 시행착오, 오류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며, 시행착오와 오류가 무엇인지는 그 논문을 쓴 교수는 이미 짐작하고 있을 수도 있다.그러므로 교수는 늘 부끄러움을 한 몸에 지니고 사는 사람들이다. 교수는 행여나 자기가 고백한 것들이 오류로 판명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를 짊어지고 산다. 교수가 발표하는 논문은 자신의 피부에 새겨진 아물지 않은 상처와 같고, 행여나 이 상처를 누군가 건드리기도 한다면 아픈 곳을 때리는 일이 되기 때문에 사람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교수가 논문의 표절, 부정 등의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면, 그 사람이 겪는 상실감은 그 누구보다 커진다.하지만 이러한 교수의 논문이 사회적 애물로 전락해 버렸다. 저자의 자격은 고사하고라도, 대학에서 생산되는 논문이라는 것의 기능과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혼돈마저 온다.지금 TV에 나오는 한 사람의 장관 후보자를 가장 원망하는 사람은 수험생과 그 부모들일 것이다. 또한 그에 못지않게 분노하는 사람은 자신의 연구결과를 논문을 통해 어렵게 발표한 다음, 그 논문에 대해 숙고하고 검증을 거듭하는 교수들일 것이다. 교수에게 권력이 주어지면 그 순간 교수로서의 기능은 종료된다. 지적 부끄러움을 안고 살아야 하는 교수에게 권력이 주어지면, 그 부끄러움은 당연히 만용으로 돌변하게 된다.어느 일간지에서 '교수 카르텔'이라는 말도 했다. 대학입시에 목을 매는 우리나라에서 대학을 이끌어가는 교수들마저 지탄의 대상이 된다면 이 사회가 도대체 어떻게 될 것인가. 정말이지 참담한 심정이다. 지적 부끄러움과 세속적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껴야 하는 요즘의 교수들은 약간의 우울한 감정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여상도 경북대 교수(화학공학과)

2019-09-03 02:30:00

[기고] 일본 수출규제의 도전과 기회

[기고] 일본 수출규제의 도전과 기회

일본 수출규제 상황에 국가경제는 물론 지역경제의 어려움도 더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민선 7기 새로운 도정이 출발한 이후 어려울 때마다 역사의 중심에 섰던 경북의 자존과 정체성을 되살려 경제의 활력과 희망을 되찾는 것이 무엇보다 지역의 우선 과제이자 국가적인 사명이 되고 있다.새벽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발로 뛰며 국비예산을 확보하고 강소형 연구개발특구와 규제자유특구 선정, 구미형 일자리 모델 투자 유치, 5G 국가 테스트베드와 홀로그램 사업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등으로 포항, 구미를 중심으로 경북 경제의 양 엔진이 다시 힘차게 가동되려고 하는 중요한 전환점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는 우리에게 또 하나의 새로운 과제이자 큰 도전이 되고 있다.경상북도의 경우 2018년 기준 대일본 수입액은 22억달러 정도로 지역 총수입 152억달러의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순위로는 중국, 호주에 이어 제3위의 수입국이다.무엇보다 수입업체의 현황도 전체 1천601개 기업으로 구미시가 392개사로 가장 많고 포항 263개사, 경산 210개사에 이어서 칠곡, 경주 등에 집중돼 있다.품목별로는 기계류, 철강금속, 화학공업 제품, 전기전자부품 등 주요 품목이 전체 대일본 수입의 90% 이상에 달한다. 특히 7월 이후 수출규제 중인 전자전기 및 반도체보다 기계부품류 수입이 가장 많은 9억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41%를 차지하고 있어 앞으로 부품소재 분야로 규제가 확대될 경우의 영향과 피해에 대해 더욱 긴밀히 대응하고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현실적인 사정상 개별적인 기업 정보를 공유, 파악하는 데 어려움과 한계도 있지만 다행히도 아직 우리 지역 기업들의 구체적인 피해 사례는 접수, 파악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앞으로 발생할 수 있을 이들 기업의 피해 상황을 사전에 예방하거나 사후적으로 확인, 지원하는 대응 체계 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도정의 행정력을 집중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지난 7월 초 일본이 3개 반도체 품목 수출규제 발표 직후 구미에서 현장대책회의를 바로 개최했으며 이후 전우헌 경제부지사를 반장으로 수출입 유관기관 전체와 협력해 상황대응팀, 정책대응팀, 기업지원팀으로 구성된 종합대응반 체제를 계속 유지, 운영하고 있다.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결정 당일에는 이철우 도지사가 휴가까지 취소하고 복귀해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상황 점검과 피해 기업 확인과 지원 대책, 추경예산 편성 등을 직접 꼼꼼하게 챙기고 지시했다.경북도는 위기와 도전 앞에서 항상 당당히 맨 앞에 서 왔다. 우리는 이미 일본 수출규제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응 전략과 병행해 전자, 철강, 자동차와 기계부품 등 지역 주력산업들을 공격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세부 전략을 함께 보완하고 있다. 정부의 기술개발과 국산화, 자립화 정책 대응에도 신속히 맞춰 부품소재 분야 전략사업들을 선도적으로 정부사업화하기 위해 10여 건의 예타사업 대상 대규모 전략사업과 70여 건의 개별사업을 정비, 발굴해 정부와 적극 협의, 건의하고 있다.비상한 각오와 최선의 노력으로 이러한 대응과 준비를 하면서 현재의 힘든 경제 상황과 앞으로의 더 큰 도전과 어려움을 절대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하지만 그렇다고 두려워하거나 머뭇거릴 생각도 결단코 없다. 경북도는 새로운 위기와 도전을 맞아 다시 한 번 가장 앞에서 더욱 밝은 불꽃으로 길을 밝힐 것이다.

2019-09-01 15: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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