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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유관 기관마다 총력 대응에 나선 가운데 의료진의 대응 자세가 5년 전 메르스 사태 때와는 사뭇 다르다. 5일 대구의료원에서 의료진이 고글이 부착된 방호복을 착용한 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해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다.(왼쪽) 2015년 6월8일 같은 장소에서 의료진이 마스크와 장갑만 착용한 채 환자분류소를 찾은 환자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오른쪽)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시각과 전망] 망각된 메르스의 교훈

2015년 5월 말경 중동호흡기증후군, 이른바 메르스(MERS)라는 생소한 이름의 감염병이 우리 사회를 엄습하면서 국민들을 공포 분위기 속으로 몰아넣었다. 관광업계를 비롯한 서비스업이 큰 타격을 받아 그 피해 규모가 20조원을 상회했다는 경제계의 보고서가 있다.5년도 지나지 않아 신종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라는 감염병이 우리 사회를 흔들고 있다. 방역망에 구멍이 뚫리면서 국민들의 일상생활이 크게 움츠러들고 있다. 관광과 외식, 숙박, 유통 등 국내 소비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확진자가 한 번 다녀갔다는 이유로 대형 백화점이 문을 닫는가 하면 손님으로 북적이던 음식점이나 술집, 전통시장을 찾는 발길마저도 뚝 끊겼다.공연시설이나 영화관 등 평소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라면 어느 곳 할 것 없이 가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는 기피 심리가 지배하고 있다.메르스와 작금의 우한 폐렴 사태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가?첫째, 타이밍(timing)의 중요성이다. 아무리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다 하더라도 타이밍을 놓쳐버린 의사결정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이번 우한 폐렴 사태에서도 정부와 보건당국은 초동 단계에서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확진자 정보 공개, 학교 휴업 등 세부 대책에서 부처 간 손발이 맞지 않았다. 중국을 의식해 다른 나라와 달리 감염병 발원지인 우한 지역 방문자만 선별적으로 입국 제한 조치를 뒤늦게 취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우한 폐렴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축구 U-23 남자대표팀 경기 결과를 트위터에 올릴 정도로 정부는 초기에 이번 사태를 안일하게 바라봤다.둘째, 제궤의혈(堤潰蟻穴)이다. '개미구멍이 둑을 무너뜨린다'는 말이다. 사소한 결함이라도 곧 손쓰지 않으면 큰 재난을 당하게 된다는 경고다. 병원에 다녀간 확진자가 입원했을 때 차단했더라면 아마 우한 폐렴이라는 말 자체를 국민들은 모르고 넘어갔을 수도 있다. 그러나 보건당국이 꾸물대고 있는 사이 2차 감염이 일어났다.셋째, 경적필패(輕敵必敗)다. 이는 '적을 가볍게 보면 반드시 패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종종 스포츠 경기에서 최고의 팀이 최하위 팀에게 패하는 걸 본다. 상대 팀을 얕보고 선수들이 경기에 최선을 다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이번 우한 폐렴 사태에서도 보건당국의 태도가 바로 이런 것이었다. 언론이 우한 폐렴을 우려하자 보건당국은 의료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방역시스템이 잘 작동되고 있다며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우한 폐렴을 우습게 보다가 보건당국과 한국은 카운터펀치를 맞고 말았다.넷째, 무신불립(無信不立)이다. '백성이 위정자를 믿지 못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뜻이다. 우한 폐렴이 확산된 것은 보건당국의 정보 차단에 큰 원인이 있다. 초기에 정확한 정보를 공개했더라면 감염 경로와 당사자들을 정확히 파악해 확산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정부와 대통령은 철저히 비밀주의를 고수하면서 가짜뉴스나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자는 엄벌하겠다는 엄포만 놓았다. SNS 시대에 이런 발상을 하다니 참으로 경이롭다. 이러한 이해할 수 없는 행태가 국민들의 불신을 낳고 공포감을 부채질하였다.우한 폐렴은 국가와 사회 그리고 기업과 개인에게 공통적으로 값진 교훈을 남겨주었다. 의사결정과 행동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 극히 조그만 허점이라도 방치하다가는 큰 문제가 된다는 것, 구성원의 신뢰를 잃으면 화가 닥친다는 것이다.

2020-02-11 18:53:22

조두진 편집부국장

[시각과 전망] 문 대통령, 주인인가 객(客)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7일 신년사에서 "지난해 신규 취업자가 28만 명 증가해 역대 최고 고용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연말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는 "11년 연속 무역흑자라는 값진 성과를 이뤘다"고 했다. '국민과의 대화'에서는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확언했다.하지만 진실은 문 대통령의 말과 다르다. 지난해 경제 허리층인 30, 40대의 일자리 감소가 아주 컸다. 그나마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60세 이상의 단기 일자리가 큰 폭으로 늘어 일자리 증가로 나타났을 뿐이다.무역은 수출과 수입이 모두 쪼그라들었다. 교역 규모 감소로 유지한 흑자와 '잘해서 얻은 흑자'는 다른 이야기다. 우리나라 수출은 2018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14개월 연속 하강곡선을 그렸다.문 대통령은 "우리나라 경제가 튼튼하다"고 말했지만,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2%에 턱걸이했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최저치다. 그나마 성장의 4분의 3이 나랏돈(세금)을 퍼부어 견인한 것이다. 2019년 국내총소득(GDI)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21년 만에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집값이 안정화됐다'는 문 대통령의 말도 사실이 아니다.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1천216만원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중위가격이 3억원이나 상승했다.문 대통령이 한두 번도 아니고 끝없이 진실과 다른 이야기를 쏟아내자 세간에서는 '문 대통령의 현실 인식 능력이 떨어진다. 딴 세상에 사는 사람 같다'는 말들이 있었다. 하지만 근래에는 "문 대통령이 고의로 거짓말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16세기 이탈리아 정치가이자 사상가인 프란체스코 귀차르디니는 처세술 책 '리코르디'를 남겼다. 책에서 그는 '잘못을 감추고 싶다면 정면으로 부정하라. 부정한다고 잘못의 증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한테 그 말이 옳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는 있다. 거짓이 들통나더라도 계속 거짓말을 해라. 어떤 자들은 그 거짓말로 얻게 될 물질적, 심리적 이익 때문에 믿고, 또 어떤 자들은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서 믿는다'라고 썼다.들판에 집이 한 채 있다고 하자. 그런데 지붕에 틈이 생겨 빗물이 샌다. 서까래가 썩어가고, 바닥에서는 습기가 올라온다. 집주인이라면 당장 수리에 착수할 것이다. 설령 밤잠을 설치고, 지붕에 올라가 일하느라 비를 맞는 한이 있더라도 상황이 악화하는 걸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며칠 묵다가 떠날 객(客)이라면 지붕 고치고, 습기 잡느라 단잠을 방해받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잠시 묵었다가 떠나면 그만인 그에게는 자기 짐보따리가 중요할 뿐, 장차 집이 허물어지든 말든 관심 밖이다.나라 상황이 더 나빠져도 문 대통령은 진실을 말하지 않을 것이다. "낙관적이다. 많이 좋아졌다"고 일관되게 우기는 한 대깨문들(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라는 사람들)은 심리적 위안을 얻기 위해 그 말을 믿을 것이고, 생업에 바빠 세세한 상황을 파악하기 힘든 국민들은 명색 대통령의 말이니 믿을 것이다.중국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세계가 난리다. 의사협회와 야당이 입국 금지를 확대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는데도 문 정부는 '우한 체류 외국인 봉쇄'라는 뜨뜻미지근한 대책만 내놓았다. 총선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라는 '짐보따리'에만 열중하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그래서 나온다.지붕이 새든 말든, 서까래와 기둥이 썩든 말든 객은 떠나면 그만이다. 집주인이라면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2020-02-04 19:54:02

최정암 서울지사장

[시각과 전망] 조원진·유승민과 보수대통합

우리공화당 공동대표 조원진 국회의원(3선)과 새로운보수당의 창업주 유승민 국회의원(4선). 대구 출신인 두 사람은 우리나라 보수계를 대표하는 정치인이지만 서로 엄청 싫어하는 사이다. 유 의원은 조 의원을 무게감이 떨어지는 데다 '건너야 할 탄핵의 강'을 가로막고 있는 친박 세력의 잔당쯤으로 분류한다. 그는 우리공화당이 포함되는 보수통합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 반면 조 의원은 'TV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치인 중 퇴출돼야 할 3인의 정치인 중 1인으로 유 의원을 꼽았다.조원진 의원은 수구꼴통으로 통했다. 촛불 정국 이후 탄핵은 정당화됐고, 조원진과 태극기부대들은 '교주 박근혜'를 추앙하는 소수 극우집단 취급을 받았다. 일부 참석자들의 적절치 못한 행동이 전체 태극기부대원들을 양식 있는 시민에게서 더 멀어지게도 했다.그러나 요즘 조원진 의원에 대한 평가는 많이 달라졌다. 그는 지역 국회의원들과의 교류를 등한시하지 않는다. 사소한 약속도 지킨다. 지역의 주요 행사도 적극적으로 챙긴다. 집회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던 일부의 행위도 과감하게 정리해버렸다. 문재인 정권의 실정이 계속되면서 태극기부대에 참여하는 인원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당원 증가 속도가 기존 정당 중 최고라고 자평한다. 대구뿐만 아니라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다른 건 몰라도 남자다' '의리가 있다' '만나 보니 괜찮더라'는 얘기가 퍼지면서 그의 주가는 상승 국면이다.유승민 의원은 개혁 보수를 대표한다. 박근혜 정권 때부터 바른말 하는 이미지로 그려졌다. 대학생들을 찾아 특강도 자주 다니고 발언도 개혁적이다. 국회의원 8명에 불과한 '꼬마 정당'의 창업주이지만 그의 파괴력은 상당하다. 그래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에 큰 방점을 둔다. 이를 알기에 유 의원은 자신의 요구 수위를 높여가며 통합을 자신의 의도대로 끌고 가려 한다.하지만 대구경북에서 유 의원은 여전히 심판의 대상자로 찍혀 있다. 어떤 정당의 간판을 달아도 대구경북에서 유승민에게 따라다니는 것은 '배신' 이미지이다. 이 때문에 결국 개혁 이미지가 먹힐 수 있는 수도권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많이 나온다.이는 유 의원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그는 많이 신중하다. 가까이 해야 할 지역 언론과의 접촉은 가능하면 삼간다. 대구경북 국회의원들 중 유 의원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2주 전 저녁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있었던 '재경대구경북민 신년교례회'에도 약속과 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상황이 변했다면 알려주는 것이 도리인 데도 주최 측이 행사 직전 확인 전화를 하자 "다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한다"고 비서진이 알려줬다.유 의원의 불참 소식에 대다수가 "보수통합을 원하면 보수적 유권자가 다수 모이는 자리에 오는 것이 도움이 될 터인데…"라며 많이 아쉽다는 반응들이었다. 이런 모습들이 유 의원의 능력과 진정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지적이 많다.보수 유권자가 절대다수인 대구경북민들은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만이 보수대통합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태극기 집회를 통해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끊임없이 거론하고 마침내 이를 여론화시킨 세력도 보수대통합의 당당한 일원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지금 시점에서 보수 지지층의 목전 바람은 총선 승리이지 대선주자 선출이 아니다.

2020-01-28 18:48:42

김수용 서부지역본부장

[시각과 전망] 무엇을 겨냥한 부동산 정책인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가 초강력 부동산 대책을 잇따라 언급하고 나섰다.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를 9억원 초과 주택으로 대폭 확대하고, 심지어 부동산 매매 허가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집값이 원상회복돼야 한다"면서 강력한 대책을 계속 내놓겠다고 했다.그러나 효과는 미지수다. 새 정책이 나올 때마다 부동산 시장은 한동안 추이를 관망하다가 다시 기승을 부렸고, 정부는 맞대응 정책을 내놓기를 되풀이했다. 집값이 폭등해 시세 차익이 큰 폭으로 커졌을 때 거래세를 인상하는 식이다. 정부는 2021년 이후 양도분부터 2년 미만 보유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율을 인상하기로 하고 법 개정을 추진한다. 세율은 최고 50%다.그런데 정부 정책이 늘 일관성 있었던 것은 아니다. 부동산 시장이 지나치게 가라앉으면 경기 부양을 위해 세율을 조절하기도 한다. 이런 기억이 있는 주택 소유자들은 집을 내놓지 않고 숨죽여 기다린다. 수요는 여전한데 시장에서 매물이 사라지면 특히 학군과 교통까지 갖춘 노른자위 지역은 하루에 1억~2억원씩 오르며 부르는 게 값이 된다.그러자 정부는 거래세가 아닌 보유세를 손대기 시작한다. 비싼 집을 갖고만 있어도 엄청난 세금을 물리겠다는 것이다. 은퇴자가 세금 내려고 재취업한다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그런데 이들은 보유세가 올라도 집을 못 판다. 주변 집값이 다 올라서 내 집을 팔면 상대적으로 자신이 느끼기에 주거 환경이 나쁜 곳으로 이사를 갈 수밖에 없다.그러다가 불황이 닥쳐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집값이 급락하면 정부 정책은 한 걸음 물러서고, 현금 부자들은 집을 사 모은다. 그러자 집값이 다시 꿈틀거리고 투기 세력까지 등장해 하루가 멀다하고 집값을 올린다. 정부는 거래세와 보유세 카드를 번갈아 또는 동시에 꺼내든다. 정권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인 부동산 정책의 기조는 이런 식의 사이클을 되풀이한다.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 실패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는데, 청와대가 나서 '강남, 9억원' 등으로 편을 갈라 '총선 마케팅'을 하려 한다"고 비난한다. 물론 집값 폭등이 이번 정부의 책임만은 아니며, 집값 안정이라는 큰 틀의 목표는 누가 정권을 잡느냐를 떠나서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그러나 정치적 계산이 깔린 부동산 정책이라면 국민들은 용납할 수 없고, 더구나 어설픈 협박으로 국민들을 불안하게 해선 안 된다.부동산 가격 폭등의 원인부터 진단해야 한다. 대입 제도 변화, 과세 형평성 논란, 지역별 인구 추이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대입 제도를 손보겠다며 지난 2018년 공론화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결국 수시모집 비율도 줄어들지 않고 흐지부지 마무리되자 내신 성적 받기에 유리한 지역으로 학생들이 빠져나갔다. 그런데 조국 사태 이후 여론이 들끓자 대입제도 개편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고, 결국 정시모집 비율을 늘렸다. 그러자 강남 8학군과 수성구 등지의 학교가 다시 주목받게 됐고, 해당 지역 집값도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냥 어설프다고 혀만 차기에는 도가 지나치다.정부가 뭘 하려는지 모르겠다는 푸념이 나온다. 보유세가 부담스러워 집을 팔려니 양도소득세가 무섭고, 양도소득세를 내고 나면 근처에 매입할 수 있는 집이 없다. 결론은 어떻게든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평 과세가 이뤄지고 세금이 적재적소에 쓰인다면 그나마 용인할 수 있겠지만 행여 누군가의 우려처럼 총선 마케팅용 푯값으로 쓰일까 봐 걱정스럽다.

2020-01-21 19:09:57

이춘수 동부본부장

[시각과 전망] "바보야, 문제는 문 대통령이야!"

2019년 가을부터 지금까지도 수백 만 국민들이 광화문에 몰려들고 있다. 이들 중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었던 이들도 많다. 모두 '촛불 만능'의 문재인표 국정 파탄에 분노한 이들이다.한겨울에도 쉼없이 광화문에 나서는 이들은 '촛불 민심'이라는 미명하에 초법적인 적폐 청산을 자행하는데 분노했다. 사법부를 친위그룹으로 장악하고 검찰을 압박해 삼권분립과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데 분노했다. 탈원전과 기업 경영 간섭을 통해 나라 경제를 뿌리째 좀먹어 들어가게 하는 문재인 정부의 좌파 포퓰리즘에 분노했다. 안보는 북한 김정은에게 볼모로 잡히고 자유민주적 교육생태계를 무너뜨리는데 분노했다.국민들이 더 절망스러워하는 것은 민심으로 잡은 정권이라면 집권 세력과 대통령이 감당해야 할 일은 다양한 계층의 서로 상충하는 목소리를 정의와 공동선(共同善)의 이름으로 조정해 내는 것일진대 나라와 국민을 지역, 이념, 계층, 세대, 그것도 모자라 코드와 네 편 내 편으로 서로 갈라서고 갈등하게 만든 것이다.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횔덜린은 "국가가 지상 지옥이 된 것은 항상 국가를 천국으로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좌파들의 이상은 아름답다. 그러나 좌파는 현실에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상과 정반대의 길, 즉 마구잡이식 파괴의 길을 걷게 된다.이런 배경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현 정권의 주체들은 공산국가의 몰락과 북한, 중국 등 공산 독재국가의 모습을 보면서도 평등주의니, 종북 주체사상이니 하는 낡은 이념을 버리지 못한 채 21세기 문명대전환 시대에 맞서 시대착오적 행태와 정책을 고집하기 때문이다.무엇보다 결정적이고, 이 정권 들어 생산되고 있는 수많은 역설과 궤변들 중의 압권은 검찰의 정치화에 대한 궤변이다. 국민 앞에 공개된 증거만 해도 청와대와 현 집권층의 불법 선거 개입과 비리가 명백해 검찰의 기소 사안임에도, 온갖 구실로 사실들을 뭉개고 변조시키고 있다. 오히려 검찰을 개혁의 대상이자 적폐로 몰고 있다.심지어 "살아있는 권력에도 칼을 대라"고 주문해 놓고는 뒤로 그 칼을 겨누는 검찰 수사팀을 해체시키는 위선과 독재는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희한한 수사학을 선보였다. 오죽하면 좌파라는 현직 부장판사가 이것은 '헌법위반'이라고 직설적으로 비난했겠나.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치 난맥은 국회 탓, 경제는 언론 탓, 안보는 시간 탓, 심지어 조국 사태는 국민 탓으로 돌렸다. 청와대와 행정부, 여당이 총동원돼 조국 사태와 정권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방해하면서 "윤석열이 검찰 개혁에 앞장서면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궤변으로 진실을 왜곡했다. 남 탓, 왜곡을 넘어 지지자들에게 현 정부의 생각을 주입하고, 세뇌시키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대중들 이른바 '문빠'(문재인 극성 지지층)나 '조국수호' 집단은 궤변을 진실인 양 받아들여서 나라를 망치는 우중(愚衆)으로 추락하고 있다.좌파로 분류되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친문(親文) 세력에 대한 비판은 눈길을 끈다. 그는 검찰 윤석열 사단 해체에 대해 "친문 양아치들의 개그",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는 "실패한 정권, 촛불사기당" "문 대통령은 일국의 대통령보다는 PK 친문 보스에 더 잘 어울린다"고 했다. 축약하면 "바보 국민들아,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야" 하고 일갈하는 듯하다.

2020-01-14 16:54:02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가운데)와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 정운천 정책위의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대표단 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시각과 전망] 유승민 후보, 서울에서 출마하시라

유승민, 하태경 의원을 비롯해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전·현직 의원들이 "무능과 독선, 부패와 불법으로 나라를 망치는 문재인 정권을 제대로 견제하고, 무너진 보수를 재건하겠다"며 5일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했다. 창당에 앞서 유승민 의원은 4·15 총선에서 대구 동구을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대구는 자유한국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고, 자신에게는 험지인 만큼, 험지에서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것이다.유승민 의원은 4·15 총선에서 대구가 아니라 서울에서 출마해야 한다. 그것도 범여권 후보와 박빙의 싸움을 펼치게 될 지역구에 출마해야 한다.유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동참했다. 어떤 의지, 어떤 전망과 기대로 동참했든 결과적으로 국가 경영 능력은 없고, 정파의 이익만 생각하는 몰염치한 집단이 정권을 잡도록 했고, 나라를 수렁에 밀어 넣는데 일조했다.유승민 의원은 책임이 무겁다. 그가 다시 대구 동구을에 출마해 당선된다면, (그의 말대로 험지여서 당선도 어렵겠지만), 유승민 의원 개인에게는 모르겠지만 국민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번 총선에서는 유승민 개인의 당선보다 더 중요한 것이 더불어민주당과 그 2중대 후보를 꺾는 것이다. 그래서 건국 이래 힘겹게 쌓아온 국가 자산을 제멋대로 허무는 문재인 정권을 응징해야 한다. 그것이 유승민이 대구시민과 전국 보수우파 국민의 지지를 되찾는 길이다.당장 보수우파 정당들이 통합하기는 어렵다. 결국 보수우파 가치를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연대해 총선 후보를 배출할 수밖에 없다. 밀고 당기며 시간을 끌다가는 선거연대마저 힘들어질 수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총선 승패를 가르는 가장 큰 변수는 선거 구도다. 범여권이 후보를 단일화하고 보수우파 후보가 난립하면 선거는 해보나 마나다. 유승민의 서울 격전지 출마는 보수우파 정당 간 선거연대의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유승민 의원뿐만 아니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포함한 보수우파의 중견 정치인, 전국적 지명도가 높은 후보들은 모두 격전지에 출마해야 한다. 문 정권을 견제하고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보수우파의 본산인 대구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는 것이 대선가도를 다지는 길'이라고? 한가한 말씀이다. 총선에서 패하면 대선은 무의미해진다. 친위대가 될지도 모를 공수처를 만들고 야합으로 선거법을 개정한 문 정권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무얼 꺼리겠는가? 보수우파 간판 정치인들이 안방에 눌러앉는 것은 자기 특권을 지키기 위해 나라를 저버리는 행위나 다름없다.건국 이래 우리는 잘 해왔다. 위기마다 국민이 스스로 돕고, 하늘이 도와 비교적 바른 선택을 했고 빛나는 역사를 썼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국민은 문재인, 그가 대통령 후보 시절 말했던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와 온몸으로 충돌하고 있다. 고용 참사, 주거·빈부격차 심화, 전년 대비 2019년 수출 10.3% 감소, 수입 6% 감소(수입 감소는 생산·투자 위축을 예고한다), 초유의 저성장, 선거공작 의혹, 북한 위협, 조국 사태로 대표되는 공정사회 붕괴…. 그렇게 엉망을 만들면서 한쪽에서는 해괴한 여론조사 결과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린다.4·15 총선에서 보수우파는 사력을 다해야 한다. 스스로 돕지 않는데, 하늘이 돕겠는가? 유승민과 홍준표는 격전지로 가라. 거기서 더불어민주당과 그 언저리 군소정당 후보를 꺾어 폭주하는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라. 그것이 스스로를 돕는 길이고, 국민을 돕는 길이다.

2020-01-07 17:57:08

최정암 서울지사장

[시각과 전망] 대구경북 행정 통합 성공 조건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연말 대구경북에 매머드급 화두를 던졌다. 대구경북을 행정적으로 통합시키고 2022년 지방선거 때 통합 광역단체장을 뽑자는 것이다.행정 통합을 학계나 연구기관, 시민단체가 아니라 현직 도지사가 제안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상당할 전망이다.이 지사는 대구경북이 과거처럼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는 지역이 되려면 반드시 통합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권영진 대구시장도 같은 날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대구경북 통합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생활권·경제권 통합을 통해 가시적 성과를 시도민들에게 먼저 보여주자는 제안도 했다.두 광역단체장이 통합에 한목소리를 낸 것은 그만큼 행정 통합이 절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대구는 1992년 이래 줄곧 GRDP(지역내총생산)가 전국 꼴찌에 머물고 있다. 3위 도시 자리를 인천에 내준 지 오래. 4위마저 위협받고 있다. 경북 역시 포항, 구미를 두 축으로 한 산업기지가 사양화되면서 경제 상황이 악화일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와 경북은 상생을 위한 협력보다는 경쟁을 하는 관계로 서로를 견제해왔다. 기업 유치나 국책 사업 공모 등에서 지나친 경쟁으로 오히려 다른 시도에 이익을 안기는 사례도 많았다.두 지방자치단체는 시도민들의 비판을 의식, 경제 현안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 '대구경북경제통합추진위원회'를 꾸렸는데 이름뿐이었다. 2014년 당시 권영진 시장과 김관용 지사가 좀 더 효율성을 기하자며 '대구경북 한뿌리상생위원회'로 이름을 바꿔 경제통합기구를 출범시켰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작년 7월 민선 7기부터는 부단체장이 하던 위원장을 권 시장과 이 지사가 공동으로 맡으면서 힘을 실었다.그러나 속 시원한 해결책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현행법상 재정 투입이 불가능하거나 핵심 이익에 대한 양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권영진 시장과 이철우 지사가 의욕을 갖고 추진했던 단일 공무원교육원 운용마저도 이해관계가 상충되면서 흐지부지된 것은 의지만으로는 협력 차원을 넘기 어렵다는 것을 잘 말해준다.두 단체장이 현 상황을 타개할 목표점으로 행정 통합을 제안한 것은 이런 사정 때문일 것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7월 업무를 시작한 이후 매월 한 차례씩 교환 근무를 하면서 통합이 되면 어떤 광역지자체보다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을 절감해왔다.행정 통합을 하는 과정은 험난하다. 매일신문은 경북도청이 안동 예천으로 결정될 당시 도청이전보다 행정 통합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경북 북부권의 큰 반발을 산 적이 있다. 창원 마산 진해 등과 다른 몇몇 도시들이 시너지 효과를 위해 통합을 추진할 때였다.행정 통합을 위해서는 시도민들의 여론 수렴을 통한 공론화 과정이 필수적이지만 무엇보다 단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반발은 불 보듯 뻔한데 이를 돌파하려면 시장과 지사가 정치 생명을 거는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단체장이 화두만 던졌다고 공론화가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행정적 뒷받침이 없는 공론화는 공염불에 불과하다.이 지사가 제안한 대로 2022년 통합단체장을 선출하려면 당장 공론화 기구를 만들고, 통합 과제 등을 선정해야 한다. 이런 일은 대구시와 경북도가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가능하다.통합대구경북 단체장은 지역 정서의 특성상 보수층의 대표 주자로 우뚝 설 수 있다.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의 분발을 기대한다.

2019-12-24 19:23:25

김수용 편집국 부국장

[시각과 전망] 지켜주지 못한 아이들, 통과되지 못한 법안들

죽음을 애통해 하는 까닭은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리라. 실수는 만회할 기회가 있고, 헤어짐은 돌아옴을 기대하지만 죽음은 어떤 대가를 치러도 되돌리지 못한다. 누군가의 죽음은 남은 자의 가슴에 묻히고 기억에 머문다. 그런 통한의 기억도 망각의 치유제를 만나면 조금씩 잦아들게 마련이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 바로 자식의 죽음이다. 먼저 떠난 자식은 가슴에, 기억에 뽑히지 않는 못으로 박힌다. 잠시 죽음을, 아픔을 잊을 수 있겠지만 어느새 다시 살아난 기억은 마치 처음처럼 부모의 가슴을 헤집는다.그처럼 숨 쉬는 것조차 힘겨운 고통 속에 부모들이 용기를 냈다. 돌이킬 수 없는 내 자식의 죽음이 안겨준 고통을 다른 누군가는 결코 겪지 않기를 바라면서, 비통함과 허망함을 부디 티끌만큼이라도 보상받기 바라는 간절함을 담아 목소리를 냈다.그렇게 세상에 나온 결과물이 아이들의 이름을 딴 법안들이다. 재윤이, 민식이, 해인이, 한음이, 하준이, 태호와 유찬이. 먼저 보낸 자식의 이름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조차 고통일 테지만 부모들은 조금 더 나아진 세상을 만들고자 기운을 냈다.2010년 백혈병 치료 중 의료진 실수로 항암제가 교차 투여돼 9세 아동이 목숨을 잃었고, 2017년 12월 한 대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오염된 주사로 신생아가 숨을 거뒀다. 지난 2017년 11월 김재윤(당시 6세) 군은 고열로 입원한 상태에서 무리한 골수검사를 받던 중 숨지고 말았다. 의료진의 과다 약물 투여와 관리 의무 소홀 문제가 논란이 됐고, 앞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아이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중대 의료사고 발생 시 보고를 의무화하는 이른바 '재윤이법'이 지난해 2월 발의됐다.2016년 4월 6일 광주 한 통학 차량 안에서 세상을 떠난 박한음(8) 군의 이름을 딴 '한음이법'은 통학 차량 내 CCTV를 설치하고, 영상정보를 일정 기간 이상 보관하며, 통학 차량 운전자나 교사가 이를 확인토록 하고, 위반 시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2016년 4월 14일 경기도 용인에서 경사로를 따라 내려온 어린이집 차량에 치인 뒤 응급 조치도 제대로 못 받고 이송 도중 숨을 거둔 이해인(5) 양의 이름을 딴 '해인이법'. 13세 미만 어린이가 위급한 상황에 처하면 누구나 응급의료기관에 옮겨 필요한 조치를 다 하도록 하고, 사고 방치 시 1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2017년 10월 1일 경기도 과천 서울랜드 주차장에서 주차 차량이 미끄러져 내려와 세상을 떠난 최하준(4) 군의 이름을 딴 하준이법은 경사진 주차 공간에 미끄럼 주의를 표시하고 미끄럼 방지시설을 설치해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2019년 5월 15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인근 네거리를 지나던 한 축구 클럽 승합차가 과속 운전을 하다가 마주 오던 승합차와 충돌했고, 그 사고로 김태호·정유찬(7) 군이 목숨을 잃었다. '태호·유찬이법'은 어린이 통학 차량의 안전 기준을 강화하고 안전운행 기록 작성을 의무화하는 등 조치를 담고 있다.우리가 지켜주지 못한 아이들은 짧은 세상과의 만남을 뒤로한 채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떠났고, 그들의 이름을 딴 법안들만이 남았다. 물론 입법 과정에서 충분한 토론과 숙의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책임을 다하지 못한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서로의 잇속 챙기기에 급급해 딴청만 피우는 정치 집단의 다툼 속에 아이들의 이름을 딴 법안들이 제대로 된 관심조차 받지 못한 채 폐기되는 일만은 없기 바란다.

2019-12-17 23:29:54

김교성 본사장

[시각과 전망] '컬링 대부'에 대한 탄원

동계 종목 컬링을 우리나라에 안착시킨 사나이가 있다. 레슬링 선수 출신으로 교편을 잡다 1990년대 초반 컬링에 꽂혀 보급에 나선 경북컬링협회 김경두 전 회장이다.그는 2006년 고향 의성에 국내 최초 전용경기장인 의성컬링센터를 건립,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은메달리스트 '팀킴'(경북체육회)을 탄생시켰다.한국 컬링의 대부로 불린 그는 지금 영광을 함께 일궈낸, 자식처럼 여긴 '팀킴'의 호소문 파문에 휩쓸려 사위인 장반석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믹스더블 감독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장 감독의 아내인 김민정 '팀킴' 감독은 소속 팀 경북체육회를 상대로 직권면직처분 소송을 벌였다.이들 가족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영광과 치욕을 맛보며 수난을 겪고 있다.2018년 2월 8일 이들 가족이 이끈 한국 컬링 남자·여자·믹스더블은 전 국민을 광풍 속으로 몰아넣었다. '팀킴'이 일본 팀과의 준결승 리턴매치에서 이기고 2월 25일 결승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이들 가족도 큰 조명을 받았다.그러나 그해 11월 6일 '팀킴'이 지도자의 폭언, 특정 선수 배제, 상금 유용 의혹 등을 담은 호소문을 대한체육회 등에 내면서 이들 가족은 문화체육관광부·경상북도·대한체육회 합동 감사와 경찰·검찰 수사로 만신창이가 됐다.삶의 터전이었던 의성컬링센터를 빼앗기다시피 내줬고 주위 사람들의 외면을 받았다. 얼굴이 많이 알려진 김민정 전 감독은 고개를 들고 길을 다니지 못할 지경이 됐다. 김 전 감독은 잠을 잘 자지 못한다고 한다.애초 장 전 감독은 대구 수성구에서 벌이가 좋은 학원 사업을 했으나 장인 부탁에 영어 통·번역 등 사무 지원을 위해 경북체육회 일원이 됐다.여론몰이식 칭송과 비난이 가라앉은 현 시점에서 보면 이들 가족은 가혹한 벌을 받는 듯하다. 기자는 20여 년에 걸친 이들 가족의 컬링 개척사를 직간접적으로 지켜봤다.합동 감사와 경찰 수사를 통한 검찰의 기소 내용은 '팀킴'의 호소문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호소문은 인권을 포함한 부당한 대우에 대한 감정적인 부분을 담고 있지만 이들 가족은 감사·수사에 따른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을 받을 상황에 놓여 있다.검찰 기소 내용을 보면 김 전 회장은 경북체육회 지원금(5년간 동·하계 훈련비)과 민간기업 후원금 등 9천여만원을 컬링장 사용료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런데 지원금·후원금 전용은 운영비가 따로 없는 자생력 없는 대다수 체육단체의 오랜 관행이다.현재 재판에서 김 전 회장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장 전 감독은 회계 처리가 제대로 안 된 일부만 인정하고 있다.김 전 회장은 "경북체육회와 경북컬링협회 이사회 등 절차를 거쳐 운영비로 사용했다. 재판을 통해 순수한 우리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이들 가족에 대한 죄의 유무는 사법부 판단에 달려 있다. 이 상황에 처한 것도 전적으로 소통이 부족했던 김 전 회장 가족의 잘못이다.그렇지만 김 전 회장이 컬링에 대한 외곬의 삶을 살지 않았다면 한국 체육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팀킴'은 출범할 수 없었다. 김 전 회장이 범죄자가 된다면 평창대회 때 소리 높여 '팀킴'을 응원한 우리 국민의 보람도 사라질 것이다.

2019-12-10 19:11:04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인 2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17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 참석자들이 레드카드와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 퇴장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시각과 전망] 탄핵 평행이론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문서 47건을 유출하고, 최서원(최순실)이 추천한 4명의 공직자(김종덕 문화부 장관 등)를 임명하고, 대기업을 동원해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을 설립했으며, 일부 기업에 특정인 채용을 요구하는 등 사기업 경영에 관여했다"는 것을 탄핵 사유로 삼았다.정유라, 최서원을 위해 문화부 공무원들에게 문책성 인사를 했다거나 한 신문사 사장 해임에 관여하고,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생명권을 침해했다는 등의 사유는 인정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탄핵 사유였던 '미르재단을 통한 뇌물죄'는 이후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었다.돌이켜 보면 일국의 대통령을 탄핵시키기에는 정말 소박한 사유들이다.자칭 '촛불혁명'으로 탄생했다는 문재인 정권은 탄핵 사태 이후 대한민국을 근본에서부터 뒤흔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대한민국 헌법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계속성을 침해하고, 국가안보를 약화시켰다. 또 사법권 독립 침해, 여론조작 및 언론 자유 침해, 반자유주의 경제정책, 블랙리스트 직권남용 행위 등 헌법과 법치를 적극적으로 파괴하고 있다.헌법재판소는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과 특별검사의 조사와 압수수색에 응하지 않는 것으로 '헌법 수호 의지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은 자기들만의 이념에 따라 국가 정체성을 훼손하고 헌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헌법 수호 의지 자체가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국가보안법 폐지와 국정원 해체를 주장했으며 낮은 단계의 연방제 통일과 미·북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했다. 대통령이 된 후에도 국가보안법과 국정원 대공 수사 기능을 무력화시키고, 기무사를 해체했으며, 6·25 남침의 주역 김원봉에 대한 보훈 추서를 추진했다.'적폐 청산'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되는 전 정권 인사 탄압,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코드 인사, 최근 '조국 사태'에서 절정에 이른 인사 참사, 차기 선거를 노린 포퓰리즘 정책으로 경제마저 추락하면서 대한민국호는 목적지 없이 표류하고 있다. 경제·환경을 다 망친 탈원전과 4대강 보 해체 시도, 반기업 정책과 국민연금을 통한 경영 간섭 등 국가경쟁력을 갉아먹는 자해 행위를 노골적으로 시행하고 있다.특히 문 정권은 2018년 초 불과 집권 10개월도 안 돼 울산, 창원 등 야당 시장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정치공작을 했음이 드러나고 있다. 이때는 문 정권이 박근혜 정부에 대한 적폐 청산 광풍을 일으키고 있던 시기였다. 역대 어느 정권도 저지르지 못한 국정농단이다.박근혜 탄핵 사태의 주역들인 현 집권 세력은 정권을 잃으면 보복을 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듯하다. 영구집권과 좌파 연립정권을 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국정농단과 국기문란을 덮기 위한 공수처 설치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은 이 같은 두려움의 산물이지 결코 국가 미래를 위한 것이 아니다.2016년 겨울 왜 국민들은 그렇게 분노했고,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었나? 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두 사람의 운명이 같은 패턴으로 전개된다는 평행이론(Parallel Life)이 동시대를 사는 박근혜, 문재인 두 대통령에게도 적용될 개연성이 높게 됐다.권력의 사유화와 국정농단을 되풀이하고 있는 문 정권이 이전 정부에서 반면교사를 않는다면 탄핵이라는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2019-12-03 18:26:55

최정암 서울지사장

[시각과 전망] 대구에 스포츠영화제가 필요한 이유

'제1회 강릉국제영화제'가 열린 지난 8~14일. 강릉시 공무원 및 강릉문화재단 관계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일부 우려 속에서 영화제를 시작하면서 얼마나 호응을 얻을지 걱정이 태산 같았기 때문이다.일주일 동안 8만245명의 유료 관객이 찾았고 131회 상영 가운데 27회가 매진되면서 좌석 점유율이 83.75%에 이르렀다.고무된 강릉시는 사업비를 올해 18억원에서 내년 28억원으로 늘리고, 국·도비 확보 등을 통해 40억원 규모로 만들기로 했다. 추진 주체도 독립법인으로 만들어 세계 10대 영화제로 키우기로 했다.다수 도시가 영화제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릉시가 국제영화제를 추진한 것은 특화된 영화제로 만들 수만 있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울산시도 2021년부터 국제영화제를 만들기로 했다. 울산시 산하 울주군이 국제산악영화제를 하고 있지만 울산시가 자체 영화제를 추진하는 것이다. 영화제를 통해 산업도시 울산의 면모를 일신하겠다는 것이 울산시의 구상이다.울주군은 영남알프스가 있는 지역에서 '울주 국제산악영화제'를 연다. 순수 군비만 23억원을 투입할 정도다.우리나라 3대 영화제의 하나인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전주. 통상 행사가 열리는 4월 말~5월 초 전주는 영화 열기로 가득 찬다. 올해 유료 관객 수는 전년보다 5천 명이 늘어난 8만5천 명. 이 기간 한옥마을에는 20만 명이 더 찾아왔다. 전주시는 전주 인구가 65만 명인 것을 감안할 때 대부분 외지인들로 추산하고 있다.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릴 때(매년 10월 첫째 주 목요일부터 열흘간) 서울서 부산가는 KTX는 빈자리 찾기가 어렵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2017년부터 전국 영화제가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하지 않고 있지만 부산의 연구기관들은 부산국제영화제(예산 145억원) 파급효과가 6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한다.영화제를 여는 지방자치단체들은 당장의 손익보다는 도시 이미지와 브랜드 때문에 영화제를 하고 있다.대구에서도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의미있는 영화제가 열렸다. 스포츠를 소재로 한 '2019 대구스포츠영화제'가 그것. 대구스포츠영화제추진위원회가 주관한 이 행사는 모두 9편의 스포츠 영화를 상영했다.첫해 민간이 주도한 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두어 편을 제외하곤 관객이 70% 이상 차는 열기가 있었다. 스포츠는 감동, 환희, 용기, 화합, 영광을 상징한다. 그 스포츠가 영화로 만들어져 관객들에게 전해질 때 주는 희열은 상상을 초월한다.이번 영화제에 출품된 9편의 작품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2009년 고 김수철 감독과 13명뿐인 삼례여중 축구부 소녀들이 일궈낸 눈물 겨운 전국대회 우승의 감동 실화를 그린 '슈팅걸스'는 온통 눈물과 감동의 바다였다.테니스 스타인 이형택 감독은 스포츠영화제를 찾아 영화 관람을 하고, 관객과의 대화를 한 후 "내년에는 '뭉쳐야 찬다' 팀을 초청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그만큼 스포츠영화제는 여타 영화제와는 다른 차별성을 갖고 있다. 이번 스포츠영화제도 '또 하나의 영화제'가 아닌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 영화제'였다.스포츠도시 대구의 이미지와 딱 맞아떨어지는 스포츠영화제에 대구시와 시민들의 관심을 당부한다.

2019-11-26 19:26:08

김수용 편집국 부국장

[시각과 전망] '82년생 김지영'과 4차 산업혁명

성(性) 역할과 차별에 대한 논란은 사회적 파장과 영향력에서 크고 작은 차이가 있었을 뿐 늘 존재해 왔다. 역사 속에서 대륙과 국가에 따라 적잖은 편차가 있었지만 약자의 권익을 보장하는 쪽으로 변화를 거듭해왔다. 아울러 그 속도도 암흑의 중세를 거쳐 근대로, 다시 현대로 넘어오면서 엄청나게 빨라지고 있다. 물론 '빨라지고 있다'는 표현조차도 여전히 사회의 약자로 남아 있는 편에선 '강자적 시각'으로 여겨진다.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아울러 그 논쟁과 갈등이 기성세대보다 10대, 20대에서 더 격하다는 사실은 젠더 갈등, 나아가 사회적 약자의 권익 확대가 속도의 문제에서 기울기의 문제로 넘어갔음을 시사한다. '충분히 (여성 쪽으로) 기울었다'와 '여전히 (남성 쪽으로) 기울었다'는 시각 사이의 접점은 보이지 않는다. 무한 경쟁에 내몰린 10, 20대는 이를 기득권 유지와 박탈의 문제로 본다.그런데 이런 논쟁이 한 세대를 지났을 때에도 여전히 의미있을지 의심스럽다. 일자리, 사회적 지위, 경제력 등을 두고 벌이는 성별 간, 세대 간, 국가 간 경쟁은 과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국경이 사라지고 경제 블록으로 묶이나싶더니 브렉시트가 등장했고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다. 국경은 다시 높아지고, 자국 이기주의는 한때의 우방조차 하루아침에 적으로 돌릴 정도다. 공유경제와 블록체인이 가져올 경제의 변화는 자본주의의 격변, 심지어 붕괴를 예언할 정도지만 아직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여기에 정보기술과 생명기술이 힘을 합친 '4차 산업혁명'이 닥쳐왔다. '4차'와 '산업혁명'이 주는 문자적 모호함에 속아서는 안 된다. 이전 산업혁명처럼 급진적 변화인 동시에 훨씬 파괴적이고 무자비하며, 방향성을 가늠하기 힘들다. '알파고'로 널리 알려진 인공지능과 기계학습이 가져올 변혁은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무엇보다 일자리가 사라진다. 인공지능은 인간을 돕거나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인간을 '무용(無用) 계급'으로 전락시킨다. 단순노동은 말할 것도 없고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뿐 아니라 가수, 화가, 작가도 예외가 아니다. 인공지능 시대의 새 일자리는 평생교육, 재교육 따위로는 감당하기 힘든 고도의 전문적 영역일 것이다.일자리가 없는 인간은 경제력을 잃게 된다. 생산자는 물론 소비자의 역할조차 상실한다.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로봇에게서 인간과 일자리를 지키려고 힘겹게 버티며 싸우는 정부도 조만간 손을 들 수밖에 없다. 인류는 자본주의를 대체할 이데올로기를 얻지 못했고, 정부는 기업의 이윤 추구를 가로막거나 늦출 명분을 갖지 못했다.생산자 기능을 잃은 인간에게 소비자 역할만이라도 남겨두기 위해 정부가 나설 수 있다. 다양한 명목의 소득을 주는 것이다. 청년수당, 노인수당 등은 이미 시작됐고, 나중엔 임신과 가사노동 수당이 주어질 수도 있다. 가사와 육아는 당연히 여성 몫이고, 그에 대한 보상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금기처럼 여겨졌던 시대가 있었음을 기억하며 '그때는 참 순진하고 무지했지'라며 쓴웃음을 지을 때가 올 것이다.'82년생 김지영'을 둘러싼 논쟁이 얼마나 감정적이었고, 대입의 정시 확대와 수시 유지를 둘러싼 다툼이 얼마나 유치했으며, 좌우 편가르기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돌이켜볼 때가 오리라. 30년 뒤에 얼마나 많은 직업이 인간의 몫으로 남겨져 있을까. 무지막지한 변화의 속도를 볼 때 '30년 뒤'라는 가정조차 순진하게만 느껴진다.

2019-11-19 20:10:56

김교성 경북본사장

[시각과 전망] 민간인 체육회장의 자격

2020년 1월 16일부터 지방자치단체장이 당연직으로 맡고 있는 체육회장 자리가 민간인에게 돌아간다.이를 위해 전국의 지자체 내 체육회가 체육회장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대구·경북체육회 등 시·도·구·군 체육회는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 늦어도 내년 1월 15일까지 민간인 회장을 뽑는다.이번 체육회장 선거는 오랜 기간 관에 의해 운영된 체육회를 민간체제로 되돌리는 일이다. 역사적으로 지역 체육회는 두 차례 민간체제로 운영됐으나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경상북도체육회(전신 영남체육회 포함)는 발족 당시인 1935년 6월~1945년 10월, 1955년 2월~1961년 5월 두 차례 16년간 민간인 회장 체제를 유지했다. 대구시체육회는 1981년 출범 후 줄곧 대구시의 임의단체로 운영됐다.이 기간을 제외한 58년간 체육회는 관 주도로 운영되면서 부정적 의미로 '행동대장' 비슷한 역할을 해왔다. 1995년 민선 지방정부 출범 후에는 지자체장의 선거 조직으로 전락했다는 얘기를 들어왔다.이런 연유로 체육회장 자리는 국회의원들의 견제를 받았고, '지자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 금지 체육진흥법'의 제정·시행을 가져왔다.오랜 체육담당 기자 경험을 살려 민선 체육회장에 대한 몇 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해본다.민선 체육회장은 무엇보다 선거 도입 취지에 적합한 인물이어야 한다. 정치 조직으로 활용되는 폐단을 없애려면 잠재적인 정치인은 배제되어야 한다. 지자체장이나 국회의원의 대항마를 체육회장으로 뽑아서는 안 된다.경북체육회 전신인 영남체육회는 발족 후 지역 경제인이 회장을 맡아 살림을 꾸렸다. 민간인 체제였던 1955~1961년에도 당시 재력가 김성곤이 제13~18대 회장을 맡았다.따라서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체육회 특성을 고려하면 민선 회장은 경제인이 맡아야 한다.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의 경제인이 기업 이윤의 사회적 환원과 봉사 차원에서 체육회를 이끄는 게 바람직하다.경제인 중심의 회장단이 구성되면 자연스레 체육인이 주도하는 실무 운영진이 짜일 것이고 탈정치화로 선거 도입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지금까지 지역 체육회는 전국체육대회 중심의 성적내기를 위한 국가 체육을 해왔다. 지자체장의 체면을 세우기 위한 성적내기에 골몰, 예산을 집중하면서 시민 건강과 체육 교류를 통한 욕구 충족 등 체육 본연의 역할에는 소홀했다.민선 체육회장은 또 일정 기간 체육단체에 공헌한 사람이어야 한다. 체육회 생리를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과도기의 체육회를 무리 없이 이끌 수 있다. 체육회나 경기단체 임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필요하다.더불어 민선 초대 회장만은 추대할 필요성도 있다. 오랜 기간 양분됐던 엘리트와 생활체육이 통합된 지 2년째인 만큼 양측이 경쟁하면 정치인 선거처럼 혼탁해질 우려가 높다. 선거 후유증 또한 체육회가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현재 회장인 지자체장이 체육인들의 뜻을 수렴해 지역의 신망 높은 경제인을 추대하는 게 좋을 듯하다. 내부적인 선거 절차는 새로 마련된 규정에 따르면 된다.지자체장이 내 사람 심기를 배제하고, 지속적인 예산 지원을 약속하면 민간체제 체육회는 큰 갈등 없이 자리 잡을 수 있다.

2019-11-12 18:13:26

이춘수 동부본부장

[시각과 전망] "야, 너 문재인이냐"

중‧고생들 사이에 떠도는 유행어 한 토막. "야, 너 문재인이냐."중‧고생들은 소통이 다소 부족하거나 이른바 왕따인 동료 학생들에게 "니, 문재인이냐"고 쏘아붙인다. 덧붙여 "A4용지에 적어 주랴"며 문재인 대통령을 빗댄 조롱을 날린다.조국 사태와 몰상식한 좌파들의 망나니 같은 행태를 본 미래 주역인 중‧고생들에게조차 대통령은 조롱거리로 전락했다.정치 풍향에는 관심이 적을 것 같은 중‧고생들이 들고일어날 만큼 현 시국은 비정상이다."학생들은 정치적 노리개가 아니다"며 좌파 교사들의 편향된 의식 주입 교육을 고발할 만큼 '건국 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때묻지 않은 중‧고생들의 눈에도 조국 사태로 초래된 현 상황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모양이다.문재인 정부와 좌파들은 기본적인 법률과 질서조차 자기들 입맛에 맞지 않으면 개혁 대상으로 옭아맨다. 대검찰청이나 법원, 국회 앞을 가리지 않고 홍위병을 동원하는 합법적 폭력을 독점하면서 자신들과 다른 의견을 허용하지 않는다. 문 정부의 국정은 정치 성향이 강한 카페, 팟캐스트, 민노총과 전교조, 문 정부에 부역하는 가짜 지식인 등 '친문 네트워크'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문 정부에겐 이들만이 국민이요, 여론이다.문 대통령과 집권 여당, 친문 좌파 중심의 권력층은 자신들에게 칼을 들이대는 공권력과 사법 권력에 대한 사유화를 시도하고 있다. 조국 집안 수사에서 응당 발부되어야 할 휴대폰과 계좌 압수수색이 어쩐 일인지 계속 거부되고 있다. 인적 물갈이를 통한 좌파 사법 권력 장악이 시스템적 효과를 발하고 있는 셈이다.청와대와 집권 여당, 문재인 정권 나팔수들이 조국 집안 검찰 수사를 집요하게 방해하고 법원마저 여기에 장단 맞추는 것을 보면 조국 사태에 대응하는 범여권의 컨트롤타워가 전방위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가 없다.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법치주의가 가동되지 않고 '네 편, 내 편' 따로 공권력과 사법 권력이 적용된다면 건달‧조폭 집단과 무엇이 다르다는 말인가. 이쯤 되면 문 정부는 '건달‧조폭 정부'라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문 정권이 거슬리는 언론을 통제하거나 어용 언론을 동원하여 국민들이 실체적 진실을 알지 못하도록 하는 것 역시 건달 집단과 닮았다. 또 운동권 정실 관계로 연결된 패거리들이 사회 각 분야의 권력을 장악하고 예산 등 국가의 제반 가치를 사익 극대화에 동원하고 있다. 태양광 복마전이 대표적이다.국민들은 먹고살기가 어렵다고 아우성인데 문 정부와 좌파그룹은 광장의 독점, 여론 조작, 이견에 대한 무관용, 그리고 일부 부패 기업들과의 유착을 통해 자기들만이 배를 불리고 있다.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들은 상식이 깨지고, 양식이 무너지는데 분노하고 있다. 문 정권 지지자 사이에서도 "왜 조국이냐, 인재가 조국밖에 없냐?" "조국은 이미 무능을 드러낸 것 아니냐? 조국과 검찰 개혁을 분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셌다.대다수 국민들은 조국을 임명까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했는데 문 정부는 후폭풍이 얼마나 클지 정말 몰랐던 것일까. 아니면 장기 집권과 남북관계, 문 대통령의 퇴임 후 안위와 관련된 거대한 그림 속의 도구로 조국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속사정이 없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어떤 상황에서도 대통령과 집권 여당은 국정 전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다. 거짓과 기만으로 일순간 국민들을 호도할 수는 있어도 절대 오래갈 수 없다. 상식과 양심, 진실과 공정의 아노미(Anomie) 상태를 빨리 끝내야 한다. 상식, 정의, 진실로의 복귀만이 현 집권 세력의 불행을 막는 길이다.

2019-11-01 23:11:42

최정암 서울지사장

[시각과 전망] 대형마트 영업규제 이대로 좋은가

언론의 가장 큰 사명은 공정 보도다. 하지만 가끔씩 뜻을 굽혀야 할 때가 있다. 집단 반발이 예상되는 보도를 할라치면 뒷골이 댕긴다. 특히 사회적 약자 편에 서지 않는 보도를 할 때 더 그렇다.대형마트 의무휴업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전통시장 영세상인들의 반발이 신경 쓰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대형마트 의무휴업제도는 전통시장과 영세상인을 살리기 위해 2012년 도입됐다. 과연 지난 7년 동안 전통시장의 경쟁력이 커졌을까. 불행하게도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모두 매출이 쪼그라들고 있다는 보고서만 즐비하다. 문제의 원인을 다시 분석하고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다.대형마트 영업 환경은 말이 아니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는 매출이 줄어들다가 지난 2분기에 창사(1993년)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마트도 같은 기간 수백억원대의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 홈플러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홈플러스 대표는 최근 전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매출 감소와 가파른 비용 상승으로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주 '대규모 점포 규제 효과와 정책 개선 방안' 보고서를 통해 대형마트가 마이너스 성장세로 바뀐 현 시점에서 규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대형마트가 한 달에 두 번, 그것도 매출이 최고 높은 일요일에 쉬게 되면서 가장 덕을 보는 것은 중형마트들이다. 식자재마트를 필두로 동네 목 좋은 곳에 자리한 중형마트들은 동네 슈퍼나 문구점 고객까지 싹쓸이하고 있다. 영세상인을 더 힘들게 하는 건 대형마트가 아니라 중형마트인 셈이다.대형마트는 온라인쇼핑 확대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데다 의무휴업을 하면서 중형마트들과의 경쟁에서도 뒤지게 된 것이다.시민들은 잘 모르겠지만 대형마트 의무휴업으로 인해 피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은 바로 마트에 입점해 있는 임대점포 상인들이다. 통상 대형마트 매출의 17~20%를 이 임대점포들이 담당한다. 임대점포 점주들의 수입은 아침 10시부터 밤 11시까지 일하고도 한 달 평균 200만원을 넘기기 힘들다. 그나마 일요일을 포함한 주말에 매출을 높일 수 있는데 한 달에 두 번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그들을 절망하게 만든다.대형마트들은 의무휴업으로 인해 온라인시장에서도 뒤처지고 있다. 일요일 휴무로 주문받은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제때 배송을 못한다. 시간 싸움에서 뒤지는 것이다. 빈곤의 악순환이다.경쟁력을 만회하려고 만드는 신규사업은 상인단체 등의 반대로 관청의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대구에선 이마트가 혁신도시에 출점을 시도한 '노브랜드'(초저가 매장)가 출점 유예 판정을 받았다. 그러던 사이 '다이소' 같은 매장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면서 골목 상권을 초토화하고 있다.무엇보다 이제는 소비자의 권리도 반영해야만 한다. 지난 추석 대목에 낀 일요일(9월 8일)에 대형마트 의무휴무를 해제해달라는 요구가 있었으나 당국은 불허했다. 이로 인해 전통시장에서 장보기가 힘들었던 많은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소비자들은 편리하게 쇼핑하고, 싼값에 믿을 수 있는 상품을 살 권리가 있다.7년 전과 지금의 유통 환경은 천양지차다. 선거 때 표를 의식해 규제에만 몰두하다가는 우리의 유통산업은 몰락할 수밖에 없다.전통시장 영세상인들의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규제폐지 주장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2019-10-02 06:30:00

김수용 편집국 부국장

[시각과 전망] 무너진 코리안 드림

경북 영덕 한 오징어가공업체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지하 폐기물 탱크에 청소하러 들어갔다가 차례로 쓰러져 숨졌다. 이들은 지난 10일 오후 2시 30분쯤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깊이 3m, 가로·세로 3~4m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된 탱크에서 작업을 하다 황화수소 등 유독가스에 의해 질식해 숨졌다.지하 탱크로 처음 내려간 노동자가 갑자기 쓰러졌고, 다른 3명이 황급히 구하러 들어갔지만 현장에 있던 업체 대표는 이를 막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업무상과실치사·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업체 대표를 수사 중이다.대구경북 이주노동자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연대회의는 영덕 사건을 '예고된 살인'이라고 밝혔다. 지하 3m 수산물 폐기물 탱크를 청소하려면 산소포화도를 측정하고 안전보호구를 착용해야 하지만 마스크조차 지급되지 않는 상태에서 작업을 지시받았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16년 고령 제지공장 원료 탱크 질식 사망사고, 2017년 군위와 경기 여주 양돈 농가 사망사고 등 이주노동자 질식 사망사고와 똑같은 모습이다. 이들 사건 모두 밀폐된 공간에 쌓인 황화수소가 사망 원인이었다.유기물이 썩는 과정에서 자연 발생하는 황화수소는 썩은 달걀 냄새처럼 악취를 내뿜고, 공기보다 무거워 밀폐된 공간의 바닥에 쌓인다. 하지만 황화수소가 일정 농도 이상 누출되기 전까지는 냄새를 맡을 수 없고, 임계치를 넘어서면 냄새를 잠시 느꼈더라도 바로 후각신경이 마비된다. 황화수소 농도가 100ppm 이상이면 후각신경이 마비되고, 700ppm 이상에 노출되면 노출 즉시 호흡 정지로 숨질 수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영덕 사고 현장을 감식한 결과 탱크 내부의 황화수소 농도는 3천ppm에 달했다. 갑자기 쓰러진 동료를 구하려다가 '집단 참사'가 벌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슬러지가 쌓여 있고 밀폐된 곳에 무방비로 들어가도록 한 자체가 살인행위라고 말한다. 연대회의는 "이주노동자들의 사망사고가 잇달아 일어나도 사업주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법원, 인력을 핑계로 관리감독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는 고용부, 노동자의 생명보다는 기업의 이윤이 우선이라는 사업주의 생각들이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법무부의 '비전문취업(E-9)자격자 국내 체류 중 사망 현황'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9년 8월까지 비전문취업 이주노동자 1천137명이 숨졌다.한때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은 독일로 중동으로 꿈을 좇아 떠났다. 비록 모든 것이 낯선 타국이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가족을 위해 나 하나쯤 고생해도 괜찮다고 그렇게 위로하고 다짐했다. 독가스에 중독돼 외마디 비명조차 내지르지 못하고 짧은 생을 덧없이 마감한 이주노동자들도 대한민국으로 찾아오면서 그렇게 위로하고 다짐했으리라. 누군가의 아들이었고 딸이었으며, 부모였던 이들에게 대한민국은 자신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삶을 바꿔줄 수 있는 기회의 땅이자 꿈의 발판이었다.하지만 대한민국은 그들을 독가스로 가득 찬 돼지분뇨통으로, 폐기물 탱크로 몰아넣어 한 가족의 유일한 희망을 앗아가 버렸다. 잠시 여론이 들끓겠지만 이내 사그라질 터이다.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둘러싼 다툼이 온 나라를 집어삼켜버렸다. 그렇게 젊은 이주노동자들의 죽음이 잊혀져가는 사이 누군가 다시 꿈을 찾아 대한민국으로 향할 것이다. 최소한의 생존 장비도 없이 독가스 탱크로 내모는 죽음의 나라로.

2019-09-24 18:42:02

김교성 경북본사장

[시각과 전망] 도산대교를 보고 싶다

세계문화유산 도산서원(안동시 도산면 토계리)을 가 본 사람은 시사단(試士壇)의 모습도 눈에 선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도산서원에서 낙동강 건너 서 있는 시사단(도산면 의촌리)은 주변 풍경과 어울려 운치를 뽐낸다. 시사단은 조선 정조 임금이 1792년 퇴계 이황 선생의 학덕을 기리고 지방 선비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도산별과를 시행한 것을 기념해 1796년 세운 비각이다.도산서원에서 시사단에 한번 올라가 보려고 승용차를 타고 나선 적이 있다. 시사단에 대한 내비게이션 안내가 되지 않아 약간의 지리적 지식으로 나섰지만 퇴계종택~이육사박물관~원천교를 지나 원천리를 헤매다 포기하고 돌아선 적이 있다.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도산서원에서 눈앞에 보이는 곳을 내비게이션으로도 못 찾아간단 말인가. 속으로 웃음이 나와 모니터가 큰 데스크톱으로 지도 검색을 하고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됐다.안동시내에서 시사단을 가려면 35번 국도를 따라 와룡면 소재지까지 간 뒤 933번 지방도와 예안면 소재지를 거치는 935번 지방도를 따라 돌고 돌아야 한다.역사적으로 한 몸인 도산서원과 시사단은 1974년 안동댐 준공으로 쉬이 오갈 수 없는 이웃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한때는 물이 빠지면 걸어서 건너갈 수도 있었지만, 안동~임하댐 도수로 연결로 댐의 수위가 안정되면서 이제 배로만 바로 갈 수 있다.시사단 인근인 예안면 부포리에서 끊긴 935번 지방도를 도산면 분천리까지 연장하는 도산대교를 가설하자는 움직임이 다시 일고 있다. 도산대교가 만들어지면 935번 지방도는 강 건너 35번 국도와 연결된다.안동 출신 김명호 경북도의원이 얼마 전 도의회 임시회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안동댐 건설로 갈라진 도산면과 예안면을 잇는 도산대교를 가설하자"고 했다.935번 지방도를 연장하는 도산대교 건설 계획은 경상북도가 이미 2003년 확정한 사업이다. 2009년에는 착공 예산까지 배정된 적이 있다고 한다.어떤 이유로 이 사업이 중단된 채 표류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안동의 빛나는 문화유산을 탐방하는 관광객 입장에서 도산대교의 필요성을 느낀다.하물며 안동 시민들의 불편은 오죽할까. 도산면 의촌리 주민들은 지금도 직선거리 2.72㎞밖에 안 되는 면사무소를 43.8㎞나 돌아가는 불편을 겪고 있다.안동이 지닌 최고의 자산은 문화유산이다. 도산서원 일대에는 유교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한국국학진흥원, 선비문화수련원 등 경북인의 정체성을 배우고 느끼는 현대적인 교육 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다. 더불어 경상북도와 안동시는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과 한국문화테마파크 등 관광 시설을 2020년 준공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기자는 1990년대 초반 취미 삼아 낚시를 다니면서 안동댐 일대의 형편없는 도로 사정을 체험했다. 그때 선착장에서 배로 이동하면서 곧 다리가 놓일 것으로 여겼으나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곳에는 다리가 없다.전라남도 목포시와 신안군, 영암군을 교량으로 잇는 바다 위 도로를 떠올려보며 다시금 경상북도 북부지역의 낙후를 실감한다.안동댐 실향민들의 애환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안동의 문화유산이 바다가 아닌 강물에 단절됐다는 생각에 가슴 아프다.

2019-09-18 06:30:00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현장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조국 법무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시각과 전망] 조국(曺國) 방성대곡(放聲大哭)

조국(曺國)의 주군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祖國)을 삼키니 5천만 형제가 어찌 소리치지 않겠소. 조국(曺國)과 문 대통령을 맹종하는 이도 있소만 양식 있고 소리 없는 다수 국민들은 분노하고 짜증스럽게 되었으니, 어찌 곡하며 분노하지 아니하겠소.다수 국민들이 그렇게 반대하는데도 합법의 탈을 쓰고 사실상 범법자(앞으로 밝혀지겠지만)인 조국을 법무부 장관으로 앉히는 위정자의 뻔뻔함에 아연실색해질 뿐이오.촛불을 들었다는 이유로 일부 극렬층의 맹목적인 지지를 받은 이들이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을 줄 알았소. '옳지 않소' '이쯤에서 제발 접으시오'라고 아무리 소리쳐도 너희들은 떠들어대라며 본체만체하고 지나갔소. 대한의 국민들은 조국(曺國)을 버리지 못하는 이들의 노리개가 되었소.문과 조국 사단은 경제는 거덜내고, 외교는 고립무원시키고, 나라는 양분시켰소. 안보는 무장해제시키고, 야당을 겁박하고, 국민들에겐 여론조사를 핑계로 공갈몰이를 하고 있소.또 자기편이라 여기던 청년학생들의 꿈도 무참히 짓밟아 버렸소. 후진들이여 이제 공부는 하지 마시오. 다음 생에는 조국 같은 부모를 만나 부모가 만들어주는 스펙을 받아먹으면서 손쉽게 원하는 대학을 가시오.이번 조국 사태를 대하는 문 대통령과 호위무사 그룹,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그들의 열성 지지자들이 행한 행동과 말들을 보면서 대한의 국민들은 얼마나 생각 없고, 위험한 집단을 위정자와 국가 운영 패당으로 선택했는지를 뼈저리게 그리고 사무치게 실감해야만 하오.조국에 대한 저들의 '옹호짓거리'를 보노라면 마치 집단 최면에 빠진 사이비 종교 집단의 '광기'를 보는 것 같소.꿈에서 깨어보니 불과 2년 반 만에 문과 조국 사단의 왜곡되고 편협한 운동권식 정치로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은 만신창이가 되었소. 경제, 외교, 국방, 교육 등 어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없소.그러나 대한의 형제들이여 행여 분노를 멈추고 나의 한마디 말을 들어보시오. 대체로 오늘날 나라의 형편이 이와 같이 되었으니 어찌 남 탓만 하겠소.나라가 완전히 거덜나기 전에 저들의 실체가 온 국민에게 알려진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 생각하오. 백번을 생각하여도 우리의 조국을 살리는 방법은 선량한 다수 국민의 지혜로움밖에 없으니, 두 눈을 부릅떠야 하오.국민이 노리갯감으로 전락했는데도 말없이 눈을 감으면 희망이 없소. 혹세무민하는 좌파들의 말솜씨에 놀아나지 말고 그들의 민낯에 침을 뱉는 용기를 가져야 하오. 알고만 있어도 안 되오. 이제는 행동으로 보여야 하오. 위정자들을 향한 포효와 채찍질이 긴요한 것이오.현란한 화술을 구사하던 좌파 위선자들의 가면(假面)도 이번에 함께 벗겨졌소. 그들을 추종했던 청년 세대는 그들이 얼마나 이중적인 인간인지 알게 됐소. 품성이 바르지 못한 인간에게 지식인이란 한낱 사악한 흉기와 같음을 국민들에게 깨우쳐 주었소. 정치인들은 그렇다 쳐도, 그동안 정의와 공정을 떠들어대던 작가·지식인들이 조국을 편드는 모습은 한 편의 부조리극을 잘 보여주었소. 그것은 국민의 존재가 아무 의미도, 목적도 없고 모든 소통이 붕괴할 때 일어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었소.통곡하며 일어서지도 못하고, 비분강개하며 돌팔매질을 못해도 좋소. 하지만 이것만은 명심하시오. 후일에 부끄럽지 않게 또 우리 후손들이 고통받지 않는 선택을 해야 하오.그래도 국민들을 믿소. 우리의 양식 있고 현명한 민심은 조국(曺國)은 내팽개쳐도 조국(祖國)을 튼실히 지킬 것이라고.

2019-09-10 18:12:22

매일신문 디지털국 직원들이 네이버 속 매일신문 초기화면을 들고 있다. 김태형 기자 thkim21@imaeil.com

[시각과 전망] 네이버 입점 이후 지역 언론의 과제

지역 언론 최초로 매일신문이 2일부터 네이버 모바일 뉴스 채널에 공식 입점했다. 휴대폰을 가진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든 네이버 앱 또는 웹, 본지 홈페이지(www.imaeil.com)를 통해 구독 버튼만 누르면 매일신문을 무료로 볼 수 있게 됐다. 대구경북민은 물론 우리 지역에 관심 있는 국내외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휴대폰 화면에서 대구경북 소식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뉴스 유통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네이버 모바일에 지역 언론이 불과 3개사(매일신문, 부산일보, 강원일보)만 입점한 것이지만 이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서울 언론사들에게만 문호를 개방하던 슈퍼갑 네이버가 지역과 지역 언론의 중요성을 조금이나마 깨닫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네이버는 지역에서 일어난 일들도 지역 언론의 기사가 아닌 서울 언론이나 인터넷 언론이 짜깁기 한 기사를 실었다. 그래 놓고 전국 뉴스를 차별없이 실었다며 지역 언론의 입점 요구를 거부해왔다. 이제는 적어도 대구경북, 부산, 강원 지역에서의 뉴스는 지역 언론사 기사가 충실히 반영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이번 입점은 국가균형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게 됐다. 지방분권이나 국가균형발전이란 단어를 서울 언론에서 찾기란 불가능했다. 설사 있다고 해도 서울 중심적인 사례가 있을 때만 존재했다. 지역 언론이 줄기차게 보도해온 중심 의제들이 이제는 네이버에 입점한 지역 언론을 통해 전달될 길이 열린 것이다.지역 출신 정치인들의 활동도 더 상세하고 빠르게 전국 뉴스를 탈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지역 국회의원들은 전국적인 지명도가 없으면 네이버에 등장할 기회가 사실상 원천 봉쇄돼 왔다.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역 기업들의 우수한 상품이나 기술이 전국의 독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질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것이다.네이버에 입점하고자 하는 지역 언론의 요구를 네이버는 오래도록 매몰차게 거부해왔다. 심지어 대화 창구조차 제대로 열어주지 않았다. 서울 언론사들과는 다양한 사업까지 공동 추진하면서 지역 언론에겐 빗장을 걸었다.그러다가 올해 3월 지역 언론을 대표하는 한국지방신문협회(한신협),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대신협)가 공동 보조를 통해 네이버를 설득하고, 신문협회, 기자협회가 성명서 발표 등을 통해 힘을 보태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이런 노력이 더해지면서 네이버와 양대 포털(네이버, 카카오)의 입점, 퇴출을 심사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가 결국 기존 PC상에서 제휴를 맺고 있던 3개사에 한해 입점을 결정했다.하지만 지역 언론이 여기에 만족할 순 없다. 반쪽짜리 입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부산, 강원의 뉴스를 전달할 수 있는 창구는 마련됐지만 나머지 지역들은 여전히 네이버에서 소외돼 있다.각 시·도를 대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언론사가 추가돼야 지역에 균등한 기회가 제공된다. 지역 민방이 참여하는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이제 네이버 입점 3개 지역 언론사에는 기회와 함께 큰 과제도 주어졌다. 이들 3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머지 언론사들도 입점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신속하고 정확한 보도로 독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면서 다양한 콘텐츠가 가미된다면 네이버와 제평위도 지역 언론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다.포털에 대한 지속적 압박과 함께 양질의 콘텐츠 생산이 필요한 이유다.

2019-09-04 06:30:00

김수용 편집국 부국장

[시각과 전망] 분노 범죄가 잇따르는 사회

물건을 사다가 매장 직원과 사소한 시비가 붙어 욕설이 오가는 말다툼으로 이어지고 멱살잡이까지 벌어질 수 있다. 수년간 만남을 이어오던 연인과 헤어질 수도 있고, 아이까지 낳고 잘살던 부부가 이혼할 수도 있다. 문제의식 없이 부하 직원에게 허드렛일을 시키거나 함부로 대하는 등 이른바 '갑질'을 저지르기도 한다.그렇다고 해서 다퉜던 매장 직원이, 한때의 연인이, 평생을 함께하자고 약속했던 배우자가, 한솥밥을 먹었던 부하 직원이 어느 날 갑자기 살인마로 돌변해 흉기를 들고 찾아오는 일은 영화에나 등장할 만한 상황일 뿐, 현실에선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런 엽기적인 영화 소재가 일상다반사처럼 벌어지고 있다.서울 구로구 한 모텔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던 장대호(39)는 투숙객(32)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장대호가 경찰 조사에서 밝힌 살해 동기는 섬뜩하다. "나보다 어려 보이는 상대가 '모텔비 얼마야?', '사장 어디 있어?' 같은 반말을 했다. 얼굴을 향해 담배 연기를 내뿜어 모멸감을 느꼈다." 살해 이유가 모멸감이다. 범행 당일 장대호는 마스터 키로 피해자 방을 열고 들어가 살해했다. 사흘간 시신을 방 안에 방치했다가 새벽에 시신을 토막낸 뒤 한강으로 가서 유기했다.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에선 PC방 아르바이트생이 흉기에 수십 차례 찔려 숨진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 조사에서 가해자 김성수는 "자리를 치워달라고 했는데 화장실을 갔다온 사이에도 안 치워져 있어서 화가 났고, 1천원 환불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해 '나만 바보가 됐구나'라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5월 경기 안산 대부도에서 훼손된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 조사에서 가해자 조성호는 "열 살 어리다는 이유로 자주 청소를 시키고, 무시했다"며 함께 살던 선배를 살해한 동기를 밝혔다.사람들은 때론 분노하고 때론 모욕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 감정을 풀어내는 방법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일로 분노를 분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런데 요즘 들어 극히 드물다는 표현이 무색할 지경이 됐다.전문가들은 가해자들이 마음속 화를 적절히 해소하지 못한 것이 범죄를 촉발시켰다고 진단했다. 이른바 분노조절장애(습관 및 충동장애)가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분노조절장애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가 지난 2013년 4천934명에서 2017년 5천986명으로, 4년 만에 20% 넘게 증가했다.인터넷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고민 해결사 역할을 자처했던 장대호는 괴롭힘을 당한다는 학생의 고민에 '싸움을 하지 않는 것은 영원히 괴롭힘을 당하겠다는 계약'이라며 '먼저 때려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유일하다'고 답했다.지독한 경쟁 속에서 수많은 좌절과 실패를 겪고, 그래서 나만의 영역을 만들어 그 속에 웅크려 살고 있는데, 그곳마저 침범당하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아서라도 응징해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사람들이 장대호의 분노 서린 해결책을 보며 '공감'을 누를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제2의 장대호의 희생자가 될 것이다.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우발적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은 2014년 345명, 2015년 344명, 2016년 373명, 2017년 357명에 달했다. 하루 한 건꼴이다. 경쟁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불가피하게 생겨난 부작용쯤으로 여겨야 할까. 무언가 단단히 잘못됐지만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

2019-08-27 2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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