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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과 전망] BTS의 선한 영향력, 문 정권의 나쁜 영향력

[시각과 전망] BTS의 선한 영향력, 문 정권의 나쁜 영향력

방탄소년단(BTS)은 미국 학부모들에게도 인기다. 기존 미국 가수들의 노래는 마약, 폭력, 섹스가 들어간 가사와 내용이 많다. 반면 BTS의 노래는 자신에 대한 사랑, 희망과 위로, 용기, 타자에 대한 다름 인정하기 등 긍정 메시지로 꽉 찼다.전신에 화상을 입고 삶을 포기하려던 남아공의 10대 소녀,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삶이 지옥이었던 일본의 40대 여성, 특이한 외모로 자신감이 없었던 독일 청년, 희귀난치병으로 언제 세상을 등질지 모르는 미국의 꼬마 숙녀.이들은 유튜브에서 BTS의 음악을 통해 "나의 삶을 찾았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했다.BTS의 선한 영향력(good influence)은 팬덤인 아미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아미는 선행을 가장 많이 하는 팬덤으로 꼽힌다. BTS가 기부를 할 때마다 아프리카를 비롯한 6개 대륙의 아미는 기부 릴레이를 펼친다. 아미 대다수는 BTS의 음악을 통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됐고,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됐다"고 뿌듯해 한다.BTS는 또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공정의 아이콘'이다. 그들은 온갖 차별과 불공정을 딛고 부단한 노력 끝에 세계 정상에 올랐다. 작은 소속사 가수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야 했고, 아이돌이 쉽게 하지 않는 힙합 장르에 도전하면서 비아냥과 조롱을 들어야 했다. 그럼에도 지금의 BTS를 있게 만든 것은 그들이 가진 열정과 도전 정신, 팬들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BTS는 그들의 열망과 고민을 털어놓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에 전 세계 팬들은 당당하고 멋진 모습으로 자신들을 대변하는 BTS에 주목하고 인정해 주었다.이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선한 영향력을 가진 이들과 나쁜 영향력(bad influence)을 가진 이들이다.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BTS가 청와대에서 만났다. BTS와는 대조적으로 문재인 정권은 나쁜 영향력의 대표군이다. 문 정권은 역대 정부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쁜 영향력으로만 국가를 운영하며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최근 여당 대변인은 탈영 논란을 빚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비유했다. 추 장관의 아들 서 일병은 어머니의 정치가도에 행여 흠집이 생길까 봐 군복무를 한 것은 아닌가. 애국선열에 대한 모독이다.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해 문 정권은 극찬하면서 임명해 놓고 정권 눈치보지 않는 엄격한 감사로 공직자의 본분을 다하려는 그에 대해 "자신들을 따르지 않으면 그만둘 줄 알라"고 겁박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판박이다.문 정권은 또 한통속인 환경 좌파들에 휘둘려 탈원전 정책으로 국부(國富)를 줄줄 새게 하고 있다. 원자력 정책을 다루는 공무원, 장관, 대통령까지 원자력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며 억지 탈원전 논리를 만들어 세계 조류와는 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이 와중에 두산중공업 등 원자력 산업체와 수많은 협력업체들은 망해가고, 원자력 전공 대학생들과 창원을 비롯한 동남권 기계공업 벨트 주민들도 고통받고 있다.문 정권 사람들은 계층·지역·세대·빈부·성별 간 갈등을 부추기는 데도 선수다. 그들은 '자기 편은 항상 옳고 남의 편은 언제나 틀리다'는 착란에 빠져 있다. 편을 나눠 정권 수호에 도움이 되는 한쪽과만 같이 가려 한다. 대통령과 집권 여당이 앞장서 국민통합이 아닌 국민분열을 견인하는 나라가 되고 말았다.나쁜 영향력으로만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문 정권이 언젠가는 민심의 회오리 바다에 빠지게 될 것이다.

2020-09-22 18:32:09

[시각과 전망] 극렬 지지를 먹고 자라는 나쁜 정치

[시각과 전망] 극렬 지지를 먹고 자라는 나쁜 정치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 씨의 군복무 시절 '특혜 휴가' 논란에 대해 국방부는 규정상 문제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서 씨와 관련한 핵심 쟁점은 그의 휴가 연장과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에 '외압'이 있었느냐는 것이다. ▷서 씨의 의료 및 병가기록 증발 경위 ▷추미애 의원실 보좌관이 해당 부대에 전화한 경위 ▷당직병과 서 씨의 통화 여부 ▷복귀하지 않은 서 씨를 휴가로 처리하라고 했다는 상급 부대 대위의 실체와 역할 등을 밝히면 된다. 하지만 국방부는 침묵하고 검찰 수사는 8개월 동안 지지부진했다.수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군 관계자들의 증언과 야권의 공세가 이어졌다. 구체적 증언에 추 장관은 "거짓과 왜곡, 검찰 개혁 기필코 완수"라는 엉뚱한 대답을 했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근혜를 사랑하는 이들이 만들어낸 정치 공작"이라고 했다.이른바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을 지지한다는 사람)들은 "(조국에 이어) 왜 법무부 장관만 이렇게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까. 수구세력이 검찰 개혁을 거부하기 때문" "가짜 뉴스로 정치질하는 언론이 문제"라고 목청을 높인다.조국 전 장관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 지지자들은 조 전 장관이 '검찰 개혁의 적임자'이기에 개혁을 거부하는 검찰이 먼지떨이식 수사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조국 전 장관이 기소된 것은 그에게 잘못이 있어서가 아니라 검찰의 부당한 수사 때문이다. 따라서 잘못도 없는 사람을 털고 기소한 검찰을 때려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그것을 '검찰 개혁'이라고 믿는다.조 전 장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수사가 상당히 진행된 점에 비추어 볼 때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없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죄질이 나쁘다"는 말도 했다.조 전 장관이 12개 혐의로 기소돼 있음에도 청와대는 "(검찰이) 야단법석을 떨더니 나온 것은 생쥐 한 마리"라며 별거 아니라고 했고, 지지자들은 "조국의 죄가 하나라도 있느냐?"고 핏대를 올린다.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건은 대통령비서실 조직이 총동원돼 대통령이 형이라고 부르는 사람의 당선을 도왔다는 혐의를 받는 사건이다. 여기에 송철호 울산시장, 황운하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당시 청와대 수석 등 13명이 기소돼 있다. 이게 박근혜 정부 사건이었다면 탄핵되었을 거다.지금 돌아가는 꼴을 보면 이 사건은 공소 유지조차 될까 의심스럽다. 법무부는 8월 27일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울산시장 선거 사건의 유무죄를 직접 다툴 주축 검사들을 국민권익위원회로 빼버리거나 지방 곳곳으로 흩어 놓았다.어떤 사건에 대해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면, 범죄사실 입증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울산시장 선거 사건 수사를 담당하던 주축 검사들을 모두 빼버렸으니, 이 재판은 이제 신뢰하기 어렵다.두 청년이 한창 씨름 중인데, 상대편 선수를 유치원 아이로 바꿔버린 격이다. 이처럼 수사를 방해하는 검찰 인사에 분노해야 상식적이지만, 대깨문들은 "추미애 장관 짱!!"이라며 환호작약한다.문 정부와 여당 인사들은 사실이냐 아니냐는 질문에 진영논리로 답하고, '명사와 동사'로 제기된 의혹을 '형용사와 부사'로 뭉갠다. 나아가 개혁이라는 '주술'로 검찰 인사권을 휘둘러 수사를 방해하고 실체를 가린다. 이 '주술'에 대깨문들은 "믿습니다!"를 외치며 사이비 피안의 세계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이 사람들에게는 팩트가 무의미하다. 오직 '믿음'만을 숭배할 뿐이다. 그 결과는 나쁜 정치다.

2020-09-15 16:01:18

[시각과 전망]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

[시각과 전망]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

국민들의 청와대‧정부‧여당에 대한 불만이 확산일로다. 부동산 정책이 정점일 줄 알았는데 의사들의 의료 파업 사태에 이르러서는 거의 절망적이다. 과연 우리 국민을 이끄는 정부가 맞는지 의문스럽다.돈 잘 벌고 사회적 강자인 의사들의 파업에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맞다. 제 밥그릇 뺏기지 않기 위해 환자들을 볼모로 잡았다는 비판도 많다.그런데 왜 하필 이 시기에 의사들과 의대생들을 파업‧시험 거부란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지금은 어느 때보다 의료진의 협조와 희생이 절실한 시기이다. 1차 대유행을 견뎌내고 전 세계에 'K방역'을 자랑한 것도 의료진의 헌신 덕분이었다.광복절을 전후해 수도권에서부터 2차 대유행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정부는 이런 와중에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정책을 발표했다.정부의 고민을 이해 못하는 바가 아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특히 지방에서 근무할 의사가 모자란다는 것을 실감한 상태였다.그러나 정책 발표도 타이밍이 있다. 이해관계인과 공감을 이루지 못한 정책을 의료진의 협조가 절실한 이때 발표한 것은 한마디로 '뇌가 없는' 정책 행위이다.이해당사자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한 일.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은 파업과 국가시험 거부라는 예상된 강수로 맞섰다. 정부는 원칙대로 한다고 했다가 이내 꼬리를 내렸다. 의사들이 불법 파업을 했으면 처벌이 따라야 하는데 총리까지 나서서 "단 한 명의 의료인도 처벌받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달래기에만 급급했다.급기야 정부 여당과 의사협회는 지난 주말 "코로나가 안정될 때까지 의대 정원 확대·공공의대 설립 관련 논의를 중단한다. 코로나가 안정되면 협의체를 구성해 원점에서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재논의한다. 논의 중에는 관련 입법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고 합의했다.도대체 '누가' '왜' 이런 정책을 발표해서 이 난리를 피웠는지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중환자들과 국민들 피해는 어디서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답도 없다.힘 있는 집단 앞에서 정부 여당은 맥없이 물러섰다. 당연히 이럴 거면 왜 추진했느냐는 비판이 거세다. 의사들이 아니고, 다른 힘없는 단체가 반발했다면 정부가 이랬을까. 불가피한 정책이라면 이해당사자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실행을 해야 한다. 공권력이 무너지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평지풍파를 일으켜 놓고는 꼬리를 내려버렸다. 이 정도 반발도 예상 못했단 말인가.더 가관인 건 청와대다. 대통령까지 나서 의사들의 속을 뒤엎어버렸다. 대통령이 SNS를 통해 의사와 간호사들을 갈라치기하고는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일개 비서관이 한 일이라고 발뺌을 했다. 치졸하기 그지없다.이런 와중에 법무부 장관의 아들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코로나와 태풍으로 지쳐 있는 국민들의 마음에 갖가지 생채기를 내고 있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법무장관이 직접 나서서 특임검사 도입을 검찰에 지시하면 되는 일이다. 이러면 끝날 일을 가지고 무엇이 두려워서인지 정쟁으로만 몰고 간다.180석에 이르는 거대 의석을 차지했다고 국회에서 전횡을 휘두르는 여당도 꼴불견이다. 소선거구제 특성 때문에 의석을 주워간 것이지 국민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것은 절대 아니다. 지난 총선에서 야당과의 지지율 격차는 불과 10%포인트 내외였다. 그런데도 국민들이 절대적 지지를 보냈다며 오만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이게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의 실체다.

2020-09-09 06:30:00

[시각과 전망] 우울한 편 가르기 시대

[시각과 전망] 우울한 편 가르기 시대

'정의롭고 공평한 사회를 만들자'는 대명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마치 운전할 때 양보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말과 같다.그런데 일상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질 수 있다. 네거리에서 우회전할 때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가 켜진 경우를 떠올려보자.길을 건너려는 사람이 없다면 운전자는 뒤따르는 차량 흐름을 감안해 조심스레 통과할 수 있다. 또는 만에 하나 발생할 위험을 고려해 가만히 기다릴 수도 있다.그런데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던 횡단보도에 누군가 갑자기 뛰어든다면, 신호를 지키겠다고 멈춰 있는데 다급한 일로 길을 서두르는 차량이 뒤에 있다면 어떻게 될까. 네거리 모퉁이에서조차 경우의 수에 따라 양보와 배려에 대한 단순한 판단마저 달라질 수 있다.국민들이 혼란에 빠졌다. 대북정책, 탈원전, 대입 공정성, 부동산 안정화 등을 지켜보면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잣대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니 그런 판단의 잣대를 갖는 것조차 두려울 지경이 됐다.옳고 그름이 중요한 게 아니라 네 편이냐 내 편이냐가 기준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이 두 손을 맞잡을 때 환호했던 국민들은 개성의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되는 장면을 보면서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탈원전의 방향성과 의미에는 공감하지만 그 과정에서 벌어진 문제점을 제기한 감사원장을 찍어내려는 모습은 수긍하기 어려웠다. 정권이 바뀌고 나서 대입이 더 공정해졌다고 보는 사람은 없고, 목이 터져라 외쳐 대던 부동산 안정화 역시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편 가르기는 일상이 됐고, 다수의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과연 이들은 어느 편일까를 살핀 뒤 조심스레 말을 꺼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상대방이 집을 한 채 갖고 있는지 여러 채를 갖고 있는지 알아야 대화를 이어갈 수 있고, 현 정권을 싸잡아 욕하고 보는 사람인지 정책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사람인지 파악해야 속내를 드러낼 수 있다.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은 이전 정권의 실정을 심판하기 위해 광장에 모였고 거리를 행진했던 것이지 모두 다 현 정부 여당을 지지하려던 것은 아니었다.촛불을 든 사람 중에도 보수가 있었고, 다주택자도 있으며, 원자력 지지자도 있었다. 지난 총선도 마찬가지였다. 선거제도 때문에 한 표라도 더 얻은 곳에서 여당 국회의원이 당선됐을 뿐 모든 선거구의 절대 다수 민심이 여당을 지지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마치 촛불 민심과 총선 결과를 '내 편'이 보여준 절대적 힘의 승리로 해석하고 있다.의사들의 파업을 불러온 이번 의료 정책도 편 가르기의 결정판이다. 코로나19와의 사투에서 목숨을 아끼지 않고 뛰어들었던 의료진들을 추켜세우던 때가 바로 어제였는데 오늘은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부도덕하고 몰상식한 이기적 집단으로 몰아세우고 있다.의사가 늘어난다고 해서 국민 건강이 증진되는 것은 아니며, 한시적 지역 의사를 만든다고 해서 농어촌 오지의 의료 서비스가 획기적으로 나아지지 않는다.이런 사실을 정부와 여당이 모를 리가 없다. 만약 정말 모른다면 더 큰 문제다. 정책이 무조건 옳다고 우기며 반대하는 사람은 나쁘다고 욕할 것이 아니라 반대하는 이유라도 들어봐야 한다.정의와 공평은 지향점이 돼야 할 뿐 아니라 추구하는 과정에도 적용돼야 한다. 옳고 그름은 이처럼 정의롭고 공평한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판단할 수 있다. '내 편이니까 무조건 옳다'고 외치는 지지자들만 바라보는 정치는 결국 배척당한다. 아니 그것은 정치가 아니라 편 가르기의 산물인 야합일 뿐이다.

2020-09-02 06:30:00

[시각과 전망] 묻지마 지지 VS 묻지마 지지

[시각과 전망] 묻지마 지지 VS 묻지마 지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국회의원이 지난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금은 영남의 정치 성향이 문제"라며 "보수당이 무슨 짓을 해도 영남은 '묻지마 지지'를 한다. 그러면 그 정당은 시민 위에 군림하게 된다"고 말했다.전국 어디나 '묻지마 지지자'는 있고, 영남에도 있다. 그러나 '영남의 정치 성향이 문제'라는 그의 말은 사실이 아니라 그의 기울어진 시각일 뿐이다.김부겸 전 의원은 올해 4월 15일 치른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대구시 수성구갑 후보로 출마해 39.29%를 얻어 낙선했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62.3%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했다. 그에 앞서 2014년 6월 치른 지방선거에서는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해 40.33%를, 2012년 4월 치른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대구시 수성구갑)에서는 40.42%를 얻었다.김부겸 전 의원의 대구 득표율만 보아도 '영남이 묻지마 보수당 지지를 한다'는 그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당락만을 기준으로 본다면 '영남이 보수당 일색'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소선거구제(小選擧區制), 즉 하나의 선거구에서 1명의 당선인을 선출하는 제도의 산물이다.현행 자치구·시·군 의회 지역구 선거처럼 한 선거구에서 2~4명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中選擧區制)를 국회의원 선거에 채택하고 있었다면 김부겸 후보는 대구에서 출마했던 모든 총선에서 당선했을 것이다. 적어도 2등은 했으니 말이다.실제로 중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는 지방의회 선거의 경우 대구시 의회와 대구시 각 구군 의회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두룩하다. 그러니 '묻지마 보수당 지지'라는 김부겸 전 의원의 발언은 제도의 맹점을 영남 지역민의 '정치 성향 문제'로 왜곡한 것이다.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영남에서 패한 것은 상식과 합리에 부합하는 결과라고 본다. 대통령이 워낙 호남을 우대했으니 호남에서 여당이 승리한 것은 예상 범위 안이다. 하지만 여당이 전국적으로 승리했다는 것은 기이하다.내 편이냐 네 편이냐로만 평가하는 이중성, 정권 비리 수사하는 검사들을 줄줄이 좌천시키고 정권 비리 수사 뭉개는 검사들을 중용하는 국정 농단급 인사,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조직 7곳이 동원된 울산 시장 선거 개입 사건, 선거 개입 혐의로 기소돼 있는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제21대 국회의원 공천, 조국 사태, 위헌 논란에다 정권 친위대가 될 공수처 밀어붙이기, 부동산값 폭등, 최악의 실업 사태, 유례없이 저조한 공장 가동률, 끝없는 국민 편 가르기, 빚더미 나라 경제….이 지경에도 정부 여당을 지지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묻지마 지지'일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 여당 사람들은 자기네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은 '깨어 있는 시민', 비판하는 사람은 '적폐'이자 '정치 성향이 문제'라고 간주한다. 자기네가 무슨 짓을 해도 지지하는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을 지지한다는 사람)들을 '균형 잡힌 시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아니, 사실은 정부 여당 인사들도 '대깨문'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어리석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격려함으로써 어리석은 짓을 계속하도록 꼬드기고, 그 위에 군림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문재인 정부가 시종일관 나라를 망치려 들고, 그처럼 대구경북을 홀대하는데, 거기다 표를 준다면 그것이야말로 '묻지마 지지'일 것이다. 영남은 '묻지마 지지'를 한 게 아니라, 주권자로서 준엄한 평가를 내리고 차선을 택했을 뿐이다.

2020-08-18 16:13:35

[시각과 전망] 통합당에도 감동 이벤트가 필요하다

[시각과 전망] 통합당에도 감동 이벤트가 필요하다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던 새천년민주당. 이인제의 독주로 인해 후보 선출 전당대회가 주목받지 못할 것을 우려한 당 지도부는 국민경선 방식으로 바꾸고, 권역별 투표제를 도입했다. 권역을 순회하며 대권 후보들의 정견 발표가 이어지고, 경선 결과가 순차적으로 발표되면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다.그동안 국민들에게 과포장됐던 후보와 숨겨진 장기가 드러나던 후보들의 명암이 엇갈렸다. 결국 첫 경선지 제주에서 바람을 일으킨 노무현이 다수 예상을 깨고 당 후보가 됐다.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당 지도부의 국민경선 결정이 없었다면 '대통령 노무현'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이벤트의 승리였다.TV조선이 바람을 일으킨 '미스터트롯'도 TOP7을 선발하는 과정에 국민들의 참여가 있었기에 흥행이 가능했다. 단계별 통과 인원을 추리면서 심사위원단이나 방송국만의 평가가 아닌 일반인 참여의 길을 열었다.그 전에도 존재해 왔던 트로트를 '미스터트롯'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국민들 앞으로 이끌어낸 덕분에 아이돌 열풍을 뛰어넘는 인기 장르가 된 것이다. 상당수 출연자가 신인이 아니라 기존 무대에서 활동하던 가수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이벤트를 거친다면 이들도 인기 스타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해 준 무대였다.최근 미래통합당 지지도가 더불어민주당을 앞지를 기세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통합당의 인기라기보다는 청와대, 정부 여당의 잇단 실책과 정책 무능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마냥 반길 일은 아니지만 보수층에겐 고무적인 현상이다.이렇게 가면 내년 재보궐선거에서 부산시장은 물론 서울시장마저 되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서울시장을 찾아오면 이듬해 대선에서 승리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불가능해 보였던 정권 재창출이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합당의 고민은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데 있다. 현재 거론되는 보수층 대선 후보군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제외하면 존재감이 없다. 지지도 5%를 넘는 사람이 전무하다. 치고 올라올 기미조차 없다.외국에서 수입해 올 수 있는 상품이 아닌 이상 내부에서 적합한 인물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이벤트가 필요하다. 미스터트롯 선발전 같은 흥행 방식을 도입하면 보수에서도 스타가 탄생할 수 있다.실력은 있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작은 시골 장터도 마다 않던 무명 가수들이 미스터트롯 경선 같은 이벤트를 통해 날개를 달았듯이 보수에도 분명 사람은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뛰어놀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기존에 거론되던 인물들도 자신들의 내공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장이 마련된다면 다른 양상이 전개될 수 있다.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의 진가가 드러날 수 있고, 과거 노무현처럼 의외의 인물이 혜성처럼 등장할 수도 있다.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같이 보수를 대표하는 광역단체장이 우뚝 솟을 수도 있다.최근 만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다행히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미스터트롯 제작진을 찾아 경선 방식에 대한 조언을 구할 생각까지 하고 있으니 현실화될 수도 있다. 문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다.본인이 직접 나서서 내년 재보선이나 2022년 대선 후보를 지명하겠다는 생각을 고수한다면 통합당은 정권 재창출 기회를 잃을 수 있다.반면 국민적 관심을 집중시키는 후보 선출 방식을 만들어낸다면 현 정권과 민주당의 행태로 볼 때 정권 획득은 의외로 쉬울 수도 있다.

2020-08-12 06:30:00

[시각과 전망] 소명 의식을 돈으로 사려는 정부

[시각과 전망] 소명 의식을 돈으로 사려는 정부

"한 번 방호복을 입으면 화장실을 갈 수 없으므로 대소변이 발생하지 않도록 식사를 하지 않아야 했다. 레벨D 방호복을 30분, 아니 5분만 입고 있어도 땀이 차기 시작한다. N95 마스크를 쓰면 이산화탄소가 마스크 내부에서 재흡입되어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서 뇌혈관 확장에 의한 두통과 졸림이 발생하고 무척이나 지치게 된다. 물도 거의 마시지 못하면서 우리는 주간 10시간, 야간은 14시간을 근무해야 한다. 이렇게 14시간 야간 근무를 하고 나면 마스크와 고글의 압력에 의해 얼굴이 헐고 피부가 벗겨졌다."(김천의료원 응급의학과장 이현희)김천의료원이 코로나19와의 힘겨운 전쟁을 벌인 기록을 담은 책을 펴냈다. '코로나19 사투의 현장에서–집단지성의 승리, 김천의료원 70일간의 기록'이다. 지난 2월 22일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 이후 코로나19 환자 269명을 치료한 후 4월 30일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 해제까지 70일간 벌어진 일들을 의사와 간호사, 지원 부서 담당자들이 담담한 어조로 담아냈다. 전담병원 지정 후 사흘 만에 전체 환자 270여 명을 다른 병의원으로 보내 296병상을 완전히 비운 뒤 이동형 격리음압병상 281병상을 만들고 곳곳에서 밀려드는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했으며, 전담병원 지정 해제 후 일반 환자 진료 시작 한 달 만에 병상 가동률 90%를 이뤄낸 기록이다. 김미경 김천의료원장은 병원을 완전히 비우라는 명령서부터 온갖 세세한 내용까지 SNS로 공유했다. 의료진과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한 번 실수는 치명적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70일간 269명을 치료하면서 400여 직원 중 감염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책은 담백하기 그지없다. 억지로 감동을 자아내려는 클라이맥스도 없고, 미사여구를 동원해 자신들의 노고를 돋보이려는 시도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고, 뜨거운 뭔가가 울컥울컥 치밀어 올랐다. 오히려 덤덤하게 써내려간 글에서 묵직한 진심이 느껴졌고, 미안함과 고마움이 목을 뜨겁게 했다.책을 덮고 난 후 궁금해졌다. 과연 무엇이 이들을 움직이게 했을까. 코로나19는 손 쓸 방도가 없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의료진도 마찬가지였다. 감염될 수 있다는 극도의 두려움 속에서도 환자 곁을 지키고, 피부가 짓무르고 벗겨져도 이튿날 다시 방호복을 입은 이유, 그것은 소명 의식이었다. 의사와 간호사들은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꼈다고 굳이 강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밀려드는 환자 때문에 신경질을 냈던 자신이 밉고 부끄러울 만큼 그들은 어깨에 지워진 책임과 사명을 오롯이 온몸으로 받아냈다.정부와 여당이 의과대학 정원을 앞으로 10년간 4천 명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지역에서 공공의료와 비인기 진료 분야에 헌신할 의료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다. 의대 선발 때부터 사명감이 투철한 사람을 뽑겠다는 뜻인가, 아니면 장학금으로 대학을 다니면서 소명 의식을 갖도록 노력해 보라는 의도인가. 갈수록 인구는 줄어드는 판에 의사만 늘려서 어쩌자는 건가. 불 보듯이 뻔한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 및 건강보험료 인상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도 없다. 부동산이나 입시 정책처럼 한 번 내질러 보고, 아니다 싶으면 번복할 것인가. 의사 한 명을 배출하는 데 10년 이상 걸린다. 의대 시설 확충이나 교수 확보 대책도 본 적이 없다. 의대 정원을 늘려서 무상교육만 제공하면 공공의료에 기꺼이 헌신할 의사들이 저절로 배출되리라는 생각은 도대체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것일까.

2020-08-05 06:30:00

[시각과 전망] 늑대왕국, 양들의 반란

[시각과 전망] 늑대왕국, 양들의 반란

'양공화국'의 국민들은 목적지도 없이 막무가내로 움직이다 늑대에게 몰이를 당하기 일쑤다. 양들은 비옥한 풀밭이 있는데도 풀 한 포기 없는 황량한 곳에서 자주 헤매다 길을 잃는다.​양은 위험한 곳을 맞닥뜨려도 본능적으로 피하려 하지 않는다. 양은 숲속을 헤매다 골짜기로 들어가서 결국 늑대의 입속으로 들어간다. 동료 양이 늑대에게 잡아먹혀도 저항할 줄도, 도와주지도 못한다.반면 '늑대왕국'의 늑대 무리는 뚜렷한 서열을 가지고 있다. 일사불란하다. 최고 서열 수컷 늑대가 모든 것을 지배하고 무리의 다른 늑대들은 모두 복종한다. 이런 충성의 구도는 무리를 결속시키며, 모든 늑대에게는 전리품 고기가 돌아간다. 늑대왕국은 오로지 늑대 무리의 이해관계와 보신만 신봉한다.늑대는 양을 사냥할 때 치밀한 계획을 갖고 진행한다. 리더 늑대가 달리기 시작하면 나머지 늑대들은 더 공격적으로 양을 향해 달린다. 양들은 같은 공간에 있는 늑대 무리로부터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지만 이를 잘 모른다.이런 순하고 미련한 양들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이제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양들은 자신들의 '우리'를 빼앗기게 생겼다며 광장으로 나와 늑대를 향해 신발을 던졌다. 그러나 늑대 무리는 본체만체 "양들의 우리가 너무 넓고, 많으니 비우라"고 겁박하고 있다. 졸개 늑대들도 리더의 지시에 따라 먼 곳의 우리는 팔고 있지만 서울 강남의 우리는 굳건히 지킨다.졸개 늑대들은 '양치기 개'를 쫓아내기 위해서도 혈안이다. 양치기 개가 있어 맘껏 먹이 사냥을 못 하고, 자신들이 다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사냥에는 나팔수 늑대, 사법 늑대, 의사당 늑대들이 총동원되고 있다. 하지만 양들은 늑대보다는 양치기 개가 더 자기편이라는 것을 알아 가고 있다.양들은 늑대 무리로부터 성희롱을 당해도 하소연할 곳이 없다. 늑대들은 적반하장으로 "양들의 몸가짐이 바르지 못해서다"며 생트집이다. 양들이 실수이더라도 늑대들을 희롱하면 잡아먹을 듯이 할퀸다.늑대들은 공산주의 적화와 맞서 싸워 양공화국을 지켜 낸 노장군의 마지막 가는 길도 모욕했다. 침략전쟁의 원흉들인데도 같은 민족에게 총부리를 겨눴다는 게 그 이유다. 늑대 무리들은 조문소를 불법으로 설치했다며 과징금을 물리기도 했다. "이건 아니다"며 노장군의 마지막 가는 길은 어린 양들이 지켰다.늑대들의 잘못된 정치, 잘못된 정책, 잘못된 행정으로 양들의 공화국에는 풀밭이 사라져 가고 있다. 양들은 이제야 먹고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늑대들은 오로지 자신들의 승리만을 위해, 자기편들의 자리와 먹이와 전리품을 챙기기 위해 양들을 내몰고 있다.늑대들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공화국을 만들겠다는 약속과는 딴판으로 순한 양들을 갈기갈기 분열시키고, 경제는 끝없이 추락시키고, 자신들에게 도전하는 양들은 가차없이 물어뜯는다.제임스 스콧은 '지배와 저항의 기술'에서 권력자가 피권력자를 강력히 지배할 경우 그 저항이 공개적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주장한다. 이어 스콧은 '권력이 위협적일수록 가면은 두꺼워진다'고 썼다. 그러나 가면 뒤에 있는 진실은 비밀리에 저항 활동으로 서서히 드러난다고 했다. 약자의 개인적 저항 활동은 궁극적으로 '공공의 저항'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권력의 횡포 앞에 양은 한때 침묵하겠지만 그 침묵이 생존과 평화를 보장할 수 없을 때는 공개 저항으로 변한다. 아무리 순한 양이라도 다른 길이 보이지 않을 때는 행동하는 양심이 표출되기 마련이다.

2020-07-28 17:54:20

[시각과 전망] 통합신공항, 먼저 군위군에 사과와 경의를 표하라

[시각과 전망] 통합신공항, 먼저 군위군에 사과와 경의를 표하라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을 놓고 군위군에 대한 압박이 거세다. 7월 3일 국방부 '대구 군 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가 군위군이 신청한 단독후보지(군위 우보)에 대해 '부적합' 결정을 내리고, 이달 31일까지 의성군과 군위군이 공동후보지(군위 소보·의성 비안)에 대해 유치 신청하라고 요구했다. 시한 내 신청하지 않으면 '자동 부적합' 결정이 난다고 덧붙였다. 대구시와 경상북도, 대구시의회, 경상북도의회 등도 한목소리로 군위군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그러나 '결단 요구'에 앞서 대구경북은 지금까지 군위 군민과 김영만 군수가 '사활을 걸고' 추진해 온 공항 이전 노력에 경의를 표해야 한다. 국방부는 자신들의 '엉성한 일 처리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 한다.4년 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정책이 발표된 뒤 모두들 관망하고 있을 때 김 군수는 가장 먼저 손을 번쩍 들었다. 이것이 통합신공항 이전사업 진척에 커다란 동력이었음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군위군의 담대한 도전이 없었다면 통합신공항 이전사업은 여기까지 이르지도 못했을 것이다.김 군수는 사람이 늘어나는 군위, 살기 좋은 군위를 건설하기 위해 통합신공항 유치에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다시피 했다.우여곡절도 많았다. 무엇보다 주민 반대가 극심했다. 모두 기피하는 시설을 왜 받느냐고 했다. 허수아비 화형식이 열렸고, 김 군수에 대한 주민소환까지 시도됐다.그렇게 반대가 심했지만 김 군수는 군위를 살리고 키우겠다는 소신과 뚝심으로 군민들을 설득했다. 군민들과 함께 타 지역 부대 시설, 공항 주변 농축산 시설 등을 숱하게 방문했고 공항 이전에 대한 주민 참여 용역도 실시했다. 그렇게 조금씩 군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군위군이 우보 단독후보지를 고집하자 사람들은 '군위가 합의를 어겼다' '억지를 쓴다' 심지어 '(김 군수가) 우보에 땅을 갖고 있어서 우보를 고집한다'는 애먼 소리까지 한다.군위군은 처음부터 일관되게 우보를 희망했다. 군위군이 우보 단독후보지를 희망했던 것은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었다. 군위군 소보-의성군 비안 공동후보지보다는 군위군 우보 단독후보지가 입지 면에서 낫고, 공항 주 이용객인 대구 시민들한테도 유리하다는 판단에서였다.'군위군이 합의를 어겼다'는 비난 역시 틀린 말이다.애초 국방부는 주민투표에 따른다는 합의 기준보다 유치 신청이 먼저라고, 유치 신청권은 지자체장에게 있다고 말했다. 김 군수와 군위군은 그 말을 믿고, 이전사업 절차 진행에 협력했을 뿐이다.이번 후보지 선정이 무산되면 다음 기회는 우리라며 기다리는 지자체가 두세 곳은 될 것이라고 한다. 이 점은 4년 전 아무도 관심을 표시하지 않았을 때 선뜻 '손을 든' 김 군수의 혜안을 역설적으로 보여 준다.군위군은 '국방부 선정위의 우보 부적합' 결정에 대한 취소 소송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승소할 가능성은 잘해야 반반이다. 재판에서 이기더라도 그것이 곧 우보 선정은 아니다. '국방부가 다시 선정위를 열어 우보를 선정해야 한다'는 더 험한 산과 부딪혀야 한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마지막으로 김영만 군수께 군위를 넘어 대구경북, 나아가 대한민국을 위한 자기희생과 결단을 부탁드린다.아울러 대구경북민은 군위군에 대한 비난을 멈춰야 한다. 사고를 낸 쪽은 군위군이 아니라 국방부다. 대구경북민은 다만 군위군이 '대승적 결단'을 내릴 때 '깊은 감사의 마음'을 표할 수 있을 뿐이다.

2020-07-21 16:39:38

[시각과 전망] 부동산 가격 폭등과 국가균형발전

[시각과 전망] 부동산 가격 폭등과 국가균형발전

경매로 주택을 매입한 뒤 리모델링 등 손을 봐 되파는 주택 매매 사업을 하는 A씨의 하소연. 7‧10 부동산 정책이 발표된 날로부터 사흘 동안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기 위해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 관련 부서에 100여 통에 달하는 전화를 했지만 통화를 하지 못했단다.하도 안타까워 하길래 기자가 정부 보도 자료에 명기된 3개 부처의 담당 부서로 전화를 해봤으나 역시 통화 중이거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단체로 수화기를 내려놓았는지 전화를 안 받는 건지 알 수 없지만 민원인 입장에선 울화통이 치밀 만했다.현 정권 들어 22번째인 7‧10 부동산 대책에서도 제대로 된 후속 조치 없이 시장 질서만 교란시켰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에 부동산업계나 관련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대목은 '취득세 적용 시점'. 발표대로라면 1주택자가 한 채를 더 사서 2주택자가 되는 경우 취득세를 현행 1%에서 8%를 내야 한다. 5억원짜리 집이면 취득세가 500만원에서 4천만원으로 뛴다. A씨처럼 3주택 이상 소유한 주택 매매업 경우 4%에서 12%로 오른다. 그래서 적용 날짜가 중요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적용 시점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다. 당사자에겐 엄청난 재산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이 정권의 목표지향점은 국민들이 2주택 이상을 가지는 것을 죄악시하는 데 있다. 그러다 보니 청와대 참모들과 정부 각료, 여당 국회의원, 고위 공무원들은 어쩔 수 없이 주택 처분 대열에 동참하고 있는데 부작용이 만만찮다.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경우가 대표적이다. 청주 지역구 집을 팔고 똘똘한 강남 한 채를 소유한 게 '꼼수'라는 비판을 받자 결국 강남 집마저 매물로 내놓고 무주택자 신세가 됐다. 그럼 내 집이 없는 노 실장은 어디서 거주해야 하는가. 전세나 월세로 살 수밖에 없다. 노 실장이 살아야 할 그 집은 누군가의 2주택일 가능성이 크다. 2주택자가 때려죽일 사람은 아니라는 게 입증된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강제 1주택' 정책을 "반헌법적 발상"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것은 여권에서도 상당한 설득력이 있었다.우리에겐 전‧월세로 입주할 집이 있는 게 다행인 셈이다. '정상이 참작되는 1가구 2주택'은 인정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 정부 의도대로 간다면 향후 전월세 대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정부 대책이 지속된다면 가까운 시일 내 건설 경기는 급랭할 가능성이 크다. 취득세 등 부동산세제에 의존하는 지방자치단체로선 치명적이다. 결국은 박근혜 정권 때와 같은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다시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부동산 가격 폭등의 주무대는 서울이다. 하루 이틀 새 몇천만원씩 뛰다 보니 평범한 주부와 청년들까지 부동산시장으로 몰리고 있다.하지만 이 정부 들어 22번이나 나온 부동산 정책에서 알 수 있듯이 세금으로 수요를 억제하는 방법은 효과가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 공급을 무한정 늘리는 것도 답이 아니다. 올해 서울에 공급되는 물량이 역대 최다인 5만 가구에 달하지만 수요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집값 안정이 안 되는 것이다.결국 서울과 수도권의 수요를 줄여야 한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지방을 살리는 것 외는 답이 없다. 지방에서도 삶을 영위하는 데 문제가 없다면 서울로 몰릴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권은 3기 신도시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수도권에 대기업 공장 증설을 못 하게 하는 규정도 사문화시키고 있다. 이래서는 절대 부동산 가격 못 잡는다.

2020-07-15 06:30:00

[시각과 전망] 좌절감을 읽지 못하는 정치

[시각과 전망] 좌절감을 읽지 못하는 정치

세상사를 비판하면서 가장 쉬운 방법이 정부와 대통령을 욕하는 것이다. 물론 틀린 것은 아니다. 그들이 결정권을 쥐고 있으니 벌어진 결과를 두고 그들을 욕하는 것이 비이성적이지는 않다. 다만 역대 어느 정부나 대통령도 이런 류의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음을 감안할 때 현 정권이 무능하고 부패해서 작금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식의 단정적 비판은 그다지 슬기롭지 못해 보인다. 어느 대통령을 막론하고 5년 재임 기간은 짧게만 느껴졌을 것이고, 뭔가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 조바심을 냈을 것이다.하지만 방향이 옳고 지향점이 선명할수록 과정은 투명하고 철저해야 한다. 과정에는 여론 수렴이 필수다. 다만 여론이 정론은 아님도 명심해야 한다. 여론은 수렴 방식에 따라 특정 계층이나 집단 이기심이 발현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다양한 소수 의견도 청취해 정론에 가깝게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기에 5년은 짧다. 국가 대사라면 준비 5년, 숙성 5년, 결과 5년 정도가 필요하겠지만 내리 세 번씩 정권을 맡는다는 보장도 없거니와 당장 결과물에 급급한 정권이 그렇게 여유롭지도 않다.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 논란도 그렇다. 청와대와 정부가 해명에 나섰고, 오해에서 불거진 지나친 반응도 많았다. 하지만 청년들 마음의 상처를 보듬는 데는 실패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전체 정규직 규모가 커진다는 식의 해명은 정작 청년들이 분노한 이유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한 오답이다. 애초에 취업 준비생들이 공항 보안 검색 요원을 꿈꾼 것은 아니었지 않느냐고 타박하는 것은 이른바 꼰대적 변명에 불과하다.2020년 코로나19가 창궐한 시대의 대한민국 청년들은 어느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암담한 현실에 살고 있다. 청년들은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오죽하면 주식 투자 초보를 어린이와 합성한 '주린이', 부동산을 시작하는 '부린이', 금 투자에 나선 '금린이'라는 말이 등장할까. 주식 투자 앱을 새로 깐 사람들 중 절반이 청년들이고, 월급 받아 집 사기는 틀린 마당에 전세금을 끼고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고 보자는 30대가 늘고 있다.시중에 돈이 넘쳐난다고 한다. 사상 최대 수준의 시중 유동성이 갈 곳을 찾고 있다. 현금과 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예금에다 만기 2년 미만 예적금·금융채 등 금융상품 잔액을 합친 돈이 올해 4월 기준 3천18조5천550억원에 달한다. 이런 대기 자금이 3천조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그런데 내 주머니에는 돈이 없다. 주식도 돈을 빌려서 투자하고, 부동산도 전세금을 끼고 신용대출을 받아서 근근이 마련해 볼 생각이다. 그런데 정부는 지금부터 막겠다고 한다. 청년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정의롭지 못하거나 방향이 틀려서가 아니라 정권이 보여주는 조바심에 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정치는 '사람들 사이의 의견 차이나 이해관계를 둘러싼 다툼을 해결하는 과정'이다. 초등학교 사회 과목에 나오는 정치의 의미다. 공정한 과정을 통해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 정부와 정치의 지향점이 될 수는 있을지언정 정치 그 자체는 아니다. 옳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옳은 방향으로 가려고 사람들을 다독이는 것이 정치다. 똑같은 일을 하면서 차별 대우를 받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자는, 어찌 보면 너무도 정의로운 결정에 대해 분노하고 절망하는 이유는 그것이 불의여서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예기치 못한 불이익을 당할 수 있음을 철저히 무시하거나 모른 척했기 때문이다.

2020-07-08 06:30:00

[시각과 전망] 해오름동맹, 아시안게임 유치하자

[시각과 전망] 해오름동맹, 아시안게임 유치하자

울산~포항~영덕 구간 고속도로는 포항 구간(영일만 횡단 구간)이 단절돼 있다. 현재 대체 활용 중인 우회도로의 교통량도 포화 상태다.동해안 전체가 고속도로로 연결되려면 포항~울산고속도로, 포항~영덕고속도로(건설 중)의 단절 구간인 영일만 횡단대교가 건설되어야 한다.포항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은 경북도와 포항, 환동해권의 숙원 사업이다. 영일만 횡단대교는 흥해에서 포항신항 인근 인공섬까지 바다 위 3.59㎞ 구간에 다리를 놓고, 인공섬에서 포항 동해면까지 4.12㎞ 구간에 해저 터널을 뚫는 사업이다. 바다뿐 아니라 육지 연결도로를 포함한 전체 구간은 18.0㎞, 사업비는 1조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송철호 울산시장이 포항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송 시장은 문재인 정부 핵심 인사들과 가깝다. 포항과 인접한 울산 입장에서도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은 환동해 광역경제권 구축에 도움이 돼서다.송 시장은 최근 기획재정부에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사업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는 점을 적극 설명했다고 한다. 이는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송 시장에게 "영일만 횡단대교는 울산에도 꼭 필요한 사업인 만큼 힘을 보태 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울산시장이 포항시의 현안에 협조적인 것은 포항‧경주‧울산이 맺은 '해오름동맹'도 밑거름이 됐다. 이 동맹은 2016년 6월 울산~경주~포항 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3개 시가 체결한 협약이다. 일출 명소가 있는 지역인 관계로 해오름이라는 이름을 지었다.포항, 경주, 울산은 신라 이래로 동해남부 거점도시라는 역사적, 지리적 공통점이 있다. 울산이라는 지명은 우시산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시산국(于尸山國)은 신라 초기 울주에 자리 잡은 독립국가였다. 울릉은 우산국(于山國), 영덕 영해에는 우시국(于尸國)이라는 소국이 자리했던 것으로 사료는 전한다. 고대에 울산, 포항영덕, 울릉은 동해 바다를 낀 역사문화공동체였던 셈이다.3개 도시가 제대로 힘을 합치면 인구는 200만 명에 육박하고, 경제 규모도 95조원에 이르는 메가시티(Megacity)로 도약할 수 있다. 포항은 철강을 가장 많이 생산하고, 울산은 철강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공업도시다. 포항의 소재, 경주의 부품, 울산의 완제품 생산으로 이어지는 보완적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다.또 3곳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녀 울산-경북 연계 관광상품 개발이 가능하다. 특히 코로나19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행업체를 위해 울산·포항·경주를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하면 여행업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지방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한 광역경제권을 형성해야 한다. 포항, 경주, 울산 어느 한 도시의 역량만으로는 세계적인 산업·문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3개 도시가 함께 움직이면 대형 국책사업 유치에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인적 자본과 산업 생태계가 결합돼 남부권 최대의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다.이 여세를 몰아 2030년, 2034년 아시안게임 유치에 도전해 보자. 3개 도시가 공동으로 아시안게임 유치에 나서면 숙박과 경기장 등 기존 시설을 최대로 활용하면서 대회 경비 최소화가 가능하다. 또 경주의 역사문화 유산과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포항, 울산의 산업 인프라를 아시아 각국에 자랑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아시안게임 유치 과정에서 3개 도시의 공동 사업 창출과 협력 체계 구축으로 남부권의 새로운 도시 발전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해오름동맹이 환동해권의 희망이다.

2020-06-30 18:01:51

[시각과 전망] 야당은 없다

[시각과 전망] 야당은 없다

집값 상승은 전 정부 탓, 박살 난 경제는 코로나19 탓, 일자리 감소는 기업 탓,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은 우파 정부 교육 탓, 북한 문제 실패는 탈북민 전단 탓, 조국 사태는 검찰 탓, 윤미향 사태는 언론 탓, 비판 여론은 가짜뉴스 탓….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남 탓'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오죽하면 '탓재인 정부'라고 부르는 사람들까지 있을까. 하지만 이처럼 '남 탓' 하기 좋아하는 문 정부도 웬만해서 야당 탓은 안 한다. 딱히 원망할 게 없기 때문이다. '탓'은커녕 문 정부가 야당 복은 타고났다고들 한다.더불어민주당은 '의회 독재'라는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국회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꿰찼다. 총선 승리에다 법사위까지 차지함으로써,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관련된 대선 여론 조작 사건 등 정권 관련 범죄는 모조리 축소되거나 뭉개질 가능성이 높아졌다.여당이 말로는 검찰 개혁을 한다면서 실제로는 임기가 보장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대놓고 사퇴를 종용함으로써, 검찰 개혁의 핵심인 사법 독립을 무참히 훼손해도 야당은 눈만 끔뻑거릴 뿐이다. 이제 공수처까지 출범하면 정권에 불리한 수사나 재판을 진행하는 검사나 판사를 겁박하는 건 일도 아니다. 정권 관련 수사 건을 공수처가 아예 빼앗아가 뭉개버릴 수도 있다.이 지경이 되도록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속수무책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이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하고, 사법 근간을 송두리째 흔들고, 나라를 통째로 말아먹어도 야당은 싸우려 들지 않는다.야당의 이 무기력함이 겉보기에는 총선 패배 때문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소명 의식,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의지, 전투력이 없기 때문이다. 총선에서 패했기 때문에 무기력한 것이 아니라 정부 여당의 독재와 부정을 막을 의지와 전투력이 없기 때문에 '총선 패배'라는 결과를 떠안은 것이다.제21대 국회의원선거와 관련해 숱한 부정 의혹이 쏟아졌다.선거 부정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을 속이는 범죄이며, 국헌 문란이다. 지금처럼 많은 의혹에도 선관위는 보여주기식 개표 시현으로 '문제없다'고 하고, 사법 당국은 제대로 된 수사는커녕 증거 보전 범위를 줄이려고 한다. 선관위, 법원, 검찰, 경찰, 감사원 등 어느 누구도 의혹을 밝히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정권 눈치를 살피는 사법 당국, 일말의 양심도 정의감도 없는 어용 언론은 그렇다 치자. 정권을 잡겠다는 정치집단이자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쏟아지는 의혹 앞에 팔짱을 끼는 것은 해괴한 일이다. 평범한 국민들, 과학자들, 통계학자들이 찾아낸 정황증거와 의문에 대해 '검증'할 의지조차 없다.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고, 단독으로 법사위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자, 미래통합당은 '모든 상임위원장을 여당에 주고 국회에 복귀해 죽기살기로 싸우겠다'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내 머리가 터지더라도 국민에게 경종을 울리겠다'고 했다. 어이가 없다. 정부 여당의 막가파식 독재와 부정에 눈감은 정당이 다른 무슨 싸움을 한다는 말인가? 국민이 머리 터지게 경종을 울리는데도 귀를 닫고 있는 야당이 국민을 향해 무슨 경종을 울린다는 말인가?현 정권도 결국 권력을 내놓게 된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이 제1 야당으로 수권 정당을 추구하는 한, 현 정부 여당이 권력을 잃을 일은 없을 것 같다. 명색 제1 야당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이 소명 의식도 통찰력도 전투력도 없이, 오직 일신의 안위(安危)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2020-06-23 16:53:02

[시각과 전망] 북한에 쩔쩔매는 한심한 정부 여당

[시각과 전망] 북한에 쩔쩔매는 한심한 정부 여당

기자 생활 10년 차 때였던 2000년 이맘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 통치권자로는 처음으로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6월 13일. 평양 순안공항에 내릴 때까지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접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였지만 공항에 첫발을 딛고서 감개가 무량하다는 듯 하늘을 올려다보는 김 대통령의 모습.이어서 깜짝 등장한 김 위원장과의 감격적인 포옹. 이틀 뒤 한반도 평화를 보장할 것처럼 보인 역사적인 '6‧15 남북공동선언'. 편집국에서 TV를 통해 이 장면을 지켜보면서 내심 이날을 국가 기념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순진하게도 통일이 바로 다가오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이로부터 7년 뒤 노무현 대통령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걸어서 넘어 방북(2007년 10월 2일)할 때나,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2018년 4월 27일, 5월 26일)과 평양(2018년 9월 17~19일)에서 연쇄 정상회담을 할 때는 20년 전만큼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6‧15 선언 이후 북한의 행태들이 고맙게도 북한의 정체를 알게 해준 계기가 됐다.6‧15 선언 20주년을 전후해 북한의 대남 공세가 거세다. 김여정과 당 간부들이 잇따라 대북 전단 문제를 갖고 나서더니 이제는 옥류관 주방장까지 등장했다. 주방장이야 어차피 북한 권부가 시켜서 나선 인물이겠지만 듣는 우리 국민 입장에선 너무 기분 나쁘다. 60%에 육박하는 국민이 지지하는 대통령에게 '처먹는다'는 표현을 쓰다니.우리 정부가 대북 전단 살포를 적극 막겠다며 행동에 나선 것을 모르지 않는 저들이 이렇게 나선 이유는 자명하다. 미국에서 냉대받고 온갖 화풀이는 우리에게 해대는 것.여기에 대한 우리 정부와 집권 여당의 대응은 오히려 대다수 국민들의 화를 돋우고 있다. 의석 177석의 집권 여당 원내대표는 종전 촉구 결의안을 앞장서서 내겠다고 한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도 조속히 가동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단다.이를 깔아뭉개기라도 하듯 북한은 어제(16일) "남북 합의로 군부대를 철수시켰던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구에 다시 요새를 짓겠다"고 발표하더니 급기야 이날 오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전격 폭파해 버렸다. 중단했던 대남 삐라도 정권 차원에서 적극 개입하겠다며 재개를 공언했다.주권국가로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향해 쌍욕을 해대는데도 청와대 참모들, 정부 각료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아니 오히려 달래기에 급급하다. 심지어 북한의 저따위 막말과 행동에 쫄아서 혈맹인 미국에 화풀이를 하려는 여당 지도부도 있다. 북한의 급변이 미국의 대북 제재 유지로 인한 것이니 미국이 책임지라는 것이다.일본이 이랬으면 벌써 범국가적 궐기대회가 벌어졌을 것이다. 경제가 엉망이 되건 말건 일본과 사생결단이 일어났을 터이다.국민들은 자존심을 먹고 산다. 오죽하면 미래통합당 의원이 나서서 북한에 대해 "대한민국 대통령은 민주적 절차에 따라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므로 세계적 세습 독재자들의 후예들이 폄훼할 자리가 아니다"라고 일갈했겠는가.한반도 평화는 절대 선(善)이다. 남북 합의는 준수되고 이행해야 하지만 국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면서 일방적으로 양보만 하면 곤란하다.가진 것 없으니 잃을 것도 없고, 오로지 깡다구만 있는 상대에게 만만하게 보이면 그날부터 괴롭힘은 배가 된다. 매번 호주머니 털리고 비위 맞추기 급급하다가 결국은 골병들고 조롱거리가 된다는 것은 익히 습득한 바가 아니던가.

2020-06-17 06:30:00

[시각과 전망] 지방 무시한 유턴 기업 정책

[시각과 전망] 지방 무시한 유턴 기업 정책

코로나19 이후 찾아올 극심한 경기침체를 선제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특히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근 유턴 기업(리쇼어링: 외국에 투자한 자국 기업의 국내 복귀)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수년 전부터 제조업 기반 강화 및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유턴 기업 지원 정책을 시작했다. 하지만 수천억원을 들여 외국에 공장을 지었는데 해외 시장을 포기하면서 돌아오려는 기업은 아직까지 많지 않다.이런 상황에서 구자근 국회의원(미래통합당·구미갑)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1호 법안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김영식 국회의원(미래통합당·구미을)은 한국형 리쇼어링을 추진한다. 김 의원은 "지방 산단으로 돌아오는 기업에 더 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K-리쇼어링 정책 입법화를 위해 지역구 의원들과 손잡고 정책 연대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번에 국회에 처음 입성한 구미 지역 국회의원 2명이 유턴 기업과 관련해 한목소리를 내는 배경에는 구미가 처한 어려움이 있다. LG전자는 최근 구미 TV 생산 라인 일부를 인도네시아 TV 공장으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이런 와중에 구미에 있는 대기업 계열사가 수도권으로 옮긴다는 소문도 솔솔 풍겨 나오고 있다. 해당 기업은 부인하지만 이미 그룹 차원에서 내부적으로 결정이 내려졌다는 말도 나온다.다소 희망적인 소식도 들려온다. 구미산단 내 IT·가전용 소재 개발업체 아주스틸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국내 복귀 기업 인증을 완료했다. 신규 투자 지역은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주스틸은 임직원 290명, 매출 4천500억원 규모의 글로벌 강소기업이다. 회사 관계자는 "필리핀 공장을 철수해 국내로 유턴하는 건축물 내장재 생산 공장은 스마트팩토리를 90% 정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했다.아주스틸처럼 중국·베트남에 생산공장을 둔 구미산단 내 상당수 기업들도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있다면 국내 유턴을 안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과감한 인센티브와 획기적인 규제 개선, 노동시장 유연화 등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기업들이 유턴의 어려움 중 하나로 인건비 부담을 들고 있는데, 아주스틸처럼 스마트팩토리를 지원하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그러나 최근 정부가 발표한 유턴 기업 지원책은 기업 유치의 작은 불씨나마 지피려는 비수도권 지역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었다. 국내 유턴 기업에 대한 입지·시설투자·이전비용 보조금을 비수도권은 200억원으로 확대하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수도권은 첨단산업이나 연구·개발(R&D)센터에 한정해 150억원을 신설하겠다는 내용이다.김영식 의원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첨단산업과 연구·개발 영역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조차 "비수도권을 더욱 소외시키고, 수도권을 더욱 살찌게 하는 리쇼어링 정책은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며 소신 발언을 했다.비수도권 지역들이 한목소리로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지만 정부와 여당 어디에서도 이를 바로잡겠다는 분위기는 보이지 않는다. 더 가관은 정부가 유턴 기업 지원을 명분으로 사실상 공장총량제 해제 등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을 만지작거리고, 유턴 기업을 수도권에 우선 배정하겠다는 언급까지 한 것이다. 게다가 공공기관 추가 이전이라는 알맹이는 쏙 뺀 채 진행 중인 '혁신도시 시즌 2'에 대해선 묵묵부답이다. 정부와 여당에 과연 지방은 어떤 의미일까. 국가 균형발전은 책상 밑에 붙여둔 씹다 버린 껌인가.

2020-06-10 06:30:00

[시각과 전망] 대구경북특별자치도로 가자

[시각과 전망] 대구경북특별자치도로 가자

통계청에 따르면 경북 인구는 올해 5월까지만 지난해보다 1만5천명 줄었다. 2018년 269만여 명, 2019년엔 266만5천명이었다. 경북 인구는 2015년에 27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줄고 있다.대구의 인구 감소추세도 확연하다. 2018년 말 247만5천 명, 2019년 말 243만8천 명이었다. 대구의 총인구수는 지난 2010년 251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5월 현재 대구와 경북의 인구를 합치면 508만여 명이다. 이 추세라면 5년내 500만명 선이 붕괴된다.10년 뒤 인구감소에 의한 대구와 경북도의 쇠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20년 내에 대구경북(TK) 인구는 450만 명에 수렴할 것으로 예측된다.TK 인구가 500만 명을 넘지 않고 나아가 400만 명대 진입이 눈 앞일 진대, 대구가 광역시로 독립해 따로 갈 필요가 있을까. 힘을 합쳐도 부족할 판에 쪼개어져 있다.관광 등의 분야에서 대구와 경북이 경제통합이란 이름아래 협력하고 있지만 정작 함께 해야 할 핵심적인 사업은 하지도 못하고 있다.대구경북은 좋은 일자리와 핵심인재 부족에다 지역브랜드의 경쟁력 약하고, 지리적으로 불리한 입지를 갖고 있다. 2000년대 들면서 대구경북의 선도산업이었던 철강, 모바일, 디스플레이 생산공장이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로 이전했다.뿐만 아니라 지역은 글로벌 접근성이 취약하고 관광지로서의 선호도도 감소하고 있다. 포항·경주 지진, 지하철·서문시장 화재, 구미 불산사고 등으로 지역 이미지와 브랜드도 매력적이지 못하다.그러나 다른 지역은 수도권, 충청권, 강원권이 초광역 수도권화하고, 부산, 울산, 경남이 부·울·경 경제권을 구축하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호남권도 중국을 염두에 둔 서해안 시대를 열고 있다.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한 광역경제권이 아니고서는 국내 경쟁에서는 물론 글로벌 경쟁에서 설자리가 없다.대구경북 두 지역이 딴 살림으로는 10년 뒤, 20년 뒤에는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다.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대구경북특별자치도가 대안이다. 대구의 중추도시 파워와 경북의 산업인프라와 문화관광·생태자원을 유기적으로 결합시켜야 대구경북의 에너지가 폭발하도록 해야 한다. 답보상태인 대구공항 이전 문제를 완결지어 신공항 경제권을 구축하기 위해서도 대구, 경북이 통합돼야 한다.이에 더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롭게 부상하는 경제적 표준과 4차산업 발전을 주도하기 위해서도 대구경북이 특별자치도란 우산아래 함께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지방 권역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분야별로 수도권 특히 서울과 버금가는 거점도시, 종주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특정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는 거점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제조업의 4차 산업 진화와 선도 역할은 대구-포항-구미가 서울수도권과 강력하게 경쟁하고 문화예술은 광주가, 금융·무역은 부산이 서울과 이원적 쌍두마차의 거점이 되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대구경북의 경쟁력을 위해 2006년 특별자치도가 된 제주도 모델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제주도는 자치입법권을 비롯해 자치행정권, 자치재정권 등 자치권이 강화되고 교육자치도 일반 자치에 통합됐다. 또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관광·교육·의료·청정산업, 그리고 IT·BT 등 첨단 산업을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는 '국제자유도시'로서의 발전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정치권, 자치단체장, 지역 리더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구경북특별자치도를 향해 분연히 일어설 때다.

2020-06-02 18:07:23

[시각과 전망] 4·15 총선 부정 의혹 말끔히 해소하라

[시각과 전망] 4·15 총선 부정 의혹 말끔히 해소하라

기독자유통일당이 이달 14일 대법원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기독자유통일당은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공정하게 관리되지 못했다"고 소송 이유를 밝혔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해 지금까지 제기된 무효 소송은 기독자유통일당 건을 비롯해 139건으로 20대 총선(13건)의 10배가 넘는다.통계학자들은 4·15 총선 개표 결과 통계에 대해 "동전 1천 개를 동시에 던져 모두 앞면이 나올 확률" "신(神)이 미리 그렇게 해주려고 작정하지 않고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통계학자들이 제기하는 의혹은 단순히 '후보 간 지지율 차이가 너무 난다'는 것이 아니다.4·15 총선에서는 서울·인천·경기 지역 사전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후보들만 계산한 평균 득표율은 서울 63.95%대 36.05%, 인천 63.43%대 36.57%, 경기 63.58%대 36.42%이다. 그러나 당일투표에서는 이들 대부분 선거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통합당 후보에 오히려 뒤지거나 엇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같은 지역구 수만 명의 유권자가 사전 및 당일투표를 했는데, 사전투표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압도적으로 앞서고, 당일투표에서는 엇비슷하거나 오히려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이다.4·15 총선 전국 사전투표 참여 유권자는 1천174만여 명, 당일투표 참여자는 1천730만여 명으로 전체 투표자의 약 40%가 사전투표를 했다. 4%도 아니고, 40%의 흐름은 당일투표 60%의 흐름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매우 낮다. 그럼에도 4·15 총선에서 서울·경기·인천의 사전투표와 당일투표 지지 양상엔 커다란 차이가 발생했다.우리나라 선거 출구조사는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방송사 공동예측조사위원회는 제21대 총선에서 전국 253개 선거구별로 투표자 1천700~2천 명을 대상으로 출구조사를 시행했다. 2천 명 이하를 대상으로 한 출구조사가 전체 투표 결과와 일치하거나 오차가 발생해도 1~3% 정도인데, 선거구별로 수만 명이 참여한 사전투표 결과와 전체 결과가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면, 투개표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었다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사전투표제가 도입된 이후 역대 선거에서 현 민주당 계열 정당은 사전투표 득표율이 당일투표 득표율보다 2~5% 높았다. 하지만 올해 4·15 총선에서는 서울·경기·인천과 전국의 몇몇 격전지에서 10~13%를 더 얻었다.의혹이 잇달아 터져 나오는데도 '문제없다'는 말만 되풀이해 온 선관위는 의혹이 계속 확산되자, 사상 처음으로 개표 과정 '공개 시연'을 통해 논란을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시연으로 현재 제기되는 의혹이 어떻게 해소되나? 코끼리 몸통은 가리고 꼬리만 보여주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간단하다. 이미 나와 있는 투표함을 재검하면 의혹은 일소된다. 서울·경기·인천 지역 선거구 중 2, 3개 선거구의 사전투표함을 수(手)재검표하고, 사전투표함에 든 투표지와 사전투표에 참가한 선거인 명부의 숫자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면 된다.법원과 선관위는 이미 제기된 소송에 대해 적극적으로 응해야 한다. 법원이 이런저런 이유로 '증거보전 절차'를 각하할 사안이 아니다.어떤 이들은 '부정선거 의혹' 제기를 '민주주의 성역'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한다. '자유당 시절도 아니고…, 부정선거라니?'라는 식이다. 투개표는 성역이 아니다. 의혹이 짙은 선거 결과를 성역으로 만들어 재검조차 못 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다.

2020-05-26 17:09:59

[시각과 전망] 주호영, 통합당, 보수

[시각과 전망] 주호영, 통합당, 보수

요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행보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가 떠오른다. 전임자와 달리 회의, 일정 등을 공개하고, 국민들에게 소통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자 그를 반대했던 다수도 박수를 보냈다. 지지율은 날로 고공행진을 했다. 광주서 5·18 행사를 마치고 서울로 온 주 원내대표에게 이 말을 했더니 비슷한 얘기를 제법 듣는단다.의원들의 압도적 지지 속에 출발한 주 원내대표의 취임 초 인기 역시 연일 상한가다. 통합당에서 반대가 심하던 과거사법 등을 20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질질 끌며 반대하던 과거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5·18에 대한 명쾌한 정리는 그를 5·18 관련 뉴스의 중심인물로 부상시켰다. 원내대표 취임 이후 일성(一聲)이 당의 5·18 폄훼에 대한 '진솔한 참회'였다. 여기다 18일 광주 행사에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주먹까지 불끈 쥐고 부르자 5·18 관련 3단체를 비롯해 호남이 환호를 보냈다. 주 원내대표는 "이왕 부를 거 진정성을 보이는 게 맞다는 생각에서 열심히 불렀다"고 했다.꼼수 정당이란 이미지를 벗고 국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그는 미래한국당과의 통합도 서두르는 중이다. 미적거리는 한국당을 압박하기 위해 통합당만이라도 29일쯤 전국위원회를 열어서 합당을 선언할 계획도 갖고 있다. '꼼수를 동원해서라도 원내교섭단체를 만들어 보겠다'는 한국당에 끌려다닌다는 인상을 주면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지금까지 통합당은 '대안 없는 비판' '발목 잡기' '반대를 위한 반대' '종북좌파로 매도' 등에만 집중해 왔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 결과가 20대 총선(2016년)·19대 대선(2017년)·제7회 동시지방선거(2018년) 패배에다 21대 총선 참패이다.이것이 끝이 아니다. 통합당의 미디어특별위원회 의뢰로 국가경영연구원이 실시한 조사에서 '2022년 대선 때도 유권자의 70%가 보수에 비호감을 느낀다'는 결과가 나와 있을 정도로 미래마저 암울하다. 정당의 생명력은 집권 가능성에서 나오는데 희망이 없으니 사람도, 돈도 모일 까닭이 없는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경북은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대구경북만이라도 보수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감에서다. 김부겸·홍의락 같은 중량감 있는 여권 인사를 뽑는 것이 지역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20대 때 경험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고립'이라는 불이익을 감내하고서라도 보수 부활을 위한 희생적 투표를 한 것이다.총선 결과를 두고 '일본으로 가 버려라'는 일부 급진 세력의 악담 속에 가슴앓이를 하던 대구경북에 주 원내대표의 일련의 행동은 '보수 재건'이라는 희망의 불씨를 보여준다. 보수도 리더의 역할에 따라서는 가능성이 있음을 느끼게 한다.이제 정권 창출을 위한 보수의 길은 자명해졌다. 지금까지 행태를 과감하게 버리는 것.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주 원내대표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의혹 부풀리기식이 아닌 '팩트와 대안'에 근거한 대여 공세. 중도 어필을 위한 '종북좌파'라는 단어 배제(상대를 빨갱이로 매도하려다가 오히려 집안 망한다). 정부여당의 정책에 무조건 반대만이 아닌 통합당만의 '설득력 있는 정책' 제시.2004년 17대 국회 때 폭망한 한나라당이 천막당사, 도덕성 회복 등을 통해 진정성을 인정받아 3년 만에 정권 재창출, 4년 후 과반수 의석 확보를 한 전례가 있다.국민들에게 인정받으려면 우선 이미지 개선이 중요하다. 첫 1년의 이미지가 21대 국회 내내 지속된다. 주호영의 역할에 보수의 미래가 달려 있다.

2020-05-20 06:30:00

[시각과 전망] 대입 정시 확대 속 흔들리는 학교

[시각과 전망] 대입 정시 확대 속 흔들리는 학교

2022학년도 대입 전형이 발표됐다. 수능 위주의 정시 인원 확대가 가장 큰 특징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정시 비율은 24.3%로, 2021학년도에 비해 불과 1.3%포인트 정도 증가한 듯 보인다. 하지만 정시 확대 권고를 받은 서울 소재 16개 대학의 정시 비율은 37.6%로 대폭 상승했다. 16개 대학 중 9개 대학은 정시 비율을 40% 이상으로 정했다. 수시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해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까지 감안한다면 실제 정시 비율은 40%를 훨씬 웃돌 전망이다.전반적인 입시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특히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준비 중인 고등학교 2학년생들은 정시 준비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 코로나19로 등교 개학이 계속 늦춰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정시 준비의 일반적인 방법은 선행학습과 반복학습이다. 수능에서 재수생들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 현재로선 이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것이 사교육이다. 정시 확대가 공교육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게다가 현재 고등학교들은 수시모집에 대비한 교육과정을 위주로 운영한다. 내신 필기시험부터 수행평가, 교내 활동까지 학생부종합전형 및 학생부교과전형에 맞춰 진행된다. 내신 성적은 한번 실수로 등급이 내려가면 좀처럼 만회하기 힘들다. 과목마다 쏟아지는 수행평가를 쳐내기도 버겁고, 교내 대회 수상 실적까지 쌓으려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2020학년도 기준으로 전체 대입 정원의 77.3%를 수시로 뽑았으니 아무리 힘들어도 수시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 그것도 갑자기 바뀐 것이다. 정시 비중이 크게 늘었으니 번거로운 수시 준비에 매달리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게 됐다.문제는 학교다. 종전에도 내놓고 "저는 정시 준비할 거예요"라며 내신 성적을 팽개쳤던 학생들이 있었는데, 이젠 그런 학생이 훨씬 늘어날 상황이 됐다. 3학년 1학기 성적까지만 내신에 들어가다 보니 1학기가 끝난 3학년 교실은 예전 '교실 붕괴'를 방불케 할 만큼 엉망인 경우도 많다. 이젠 그런 상황이 1학년 때부터 벌어질 수도 있다.대입은 정시 위주로 넘어가는데 고등학교는 여전히 수시 중심이라면 학생들이 어떻게 대처할지 안 봐도 뻔하다. 학교 생활을 포기하거나 아예 학교를 포기하는 것이다. 고등학생들이 자퇴한 뒤 검정고시를 치고, 수능을 준비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 서울대가 발표한 2020학년도 정시 합격자 통계(최초 합격 기준)를 보면 검정고시 출신 비율이 1년 만에 1.4%에서 3.5%로 크게 늘었다. 최근 몇 년간 고졸 검정고시 응시자 중 10대 비율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2015년 10대 응시자 비율이 50%를 넘겼고, 지난해는 전체 응시자(4만3천816명) 중 68%(2만9천659명)가 10대였다.어떤 정책보다 교육 정책은 일관성이 중요하다. 심지어 초등학교 때부터 대입을 염두에 두고 준비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불과 1, 2년을 남겨두고 대입 제도를 바꾸는 것은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대입의 공정성 확보는 무엇보다 우선시해야 하지만 급작스러운 변화가 가져올 파장을 감안하지 않은 정책 변화는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킨다. 학생부종합전형의 문제점은 수차례 지적했지만 학생 선발권을 둘러싼 힘겨루기 속에 지금껏 땜질식 수정만 이뤄져 왔다. 정부의 요구에 못 이겨 대학들이 정시 확대를 발표했지만 그로 인해 벌어질 입시 지도의 혼란은 오롯이 고등학교 몫으로 남게 됐다.

2020-05-12 18:28:17

[시각과 전망] 국책사업, 정치 논리 안 된다

[시각과 전망] 국책사업, 정치 논리 안 된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4·15 총선으로 지역민들의 관심이 덜했던 국책 연구시설 사업이 진행 중이다. '4세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 사업'이다. 평소 같았으면 대대적인 유치운동이 벌어졌을 터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일 이 사업의 부지를 결정한다. 현재 경북 포항을 비롯해 강원 춘천, 전남 나주, 충북 청주가 유치 의향서를 냈다.이 사업은 1조원 규모의 연구시설로 산업 지원과 선도적 기초 원천 연구 지원을 위한 것이다.4세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는 기초과학부터 응용과학, 산업 발전에 이르기까지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생명공학, 반도체, IT, 그린에너지, 나노소자 및 신소재 등 신산업의 원천기술 연구에 필수적인 시설이다.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구조 분석의 성과였다. 세계 1위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는 연간 1천 시간 이상 EUV(극자외선) 빔라인을 활용하고 있어 방사광가속기는 산업 측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거대 연구시설이다.이 때문에 과학자들과 산업현장에서는 우리 나라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곳에 다목적 방사광가속기가 설치돼야 한다고 주문한다.그러나 여당 대표가 4·15 총선 기간 특정 지역 유치를 약속하며 선거운동에 활용했다. 대형 국책사업이 정치권의 입김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정부는 정치적 고려를 배제하고 과학적 논리와 기존 사업과의 연계성, 파급효과와 효율성을 고려해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경북 포항권과 구미권은 SK실트론, KEC, 예스파워테크닉스, 매그나칩 등 다양한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있다.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 엘앤에프, 씨아이에스, 삼성SDI, GS건설, SK이노베이션 등 이차전지 소재기업들도 풍부하다. 이들 기업은 포항의 기존 가속기 활용에 아주 적극적이다.경북도와 포항시는 방사광가속기의 산업적 활용 촉진을 위해 가속기 기반의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세포막단백질연구소, 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센터 등을 구축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을 위한 전용 빔라인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가속기를 활용한 산업 발전도 선도하고 있다.이에 더해 대구경북은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한국뇌연구원, 세포막단백질연구소 등 바이오 신약 개발 관련 연구기관, 시설 및 기업 등이 집적되어 있는 곳이다.포항권에는 제3세대 원형방사광가속기, 제4세대 선형방사광가속기 등 기존 대형 연구시설이 집약되어 있고, 과학기술특성화 대학인 포스텍과 울산과학기술원이 있어 기초·원천 연구에도 가장 적합한 지역이다.따라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는 정부가 당초 의도한 기초·원천 연구 및 산업체 지원이라는 목적에 부합할 수 있는 최적지인 포항에 건설되어야 한다.포항은 포스코, 포스텍과 함께 우리나라 최초로 민간 주도의 방사광가속기 건설을 추진, 우리나라 가속기 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3·4세대 가속기를 건설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 특히 가속기 준공 이후 25년간 운영해 온 전문 인력이 풍부해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다.포항에 차세대 방사광가속기가 들어설 경우 기존 방사광가속기와 경주의 양성자가속기와 연계한 가속기타운 건설로 프랑스 그르노블과 같은 비즈니스타운 조성도 기대된다.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건설은 방사광가속기 집적을 통한 국가 과학기술 발전과 국가 전체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책 프로젝트가 특정 지역 달래기를 위한 선심성 사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책사업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

2020-05-05 14: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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