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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엔젤 해즈 폴른' 스틸컷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엔젤 해즈 폴른, 좀비랜드:더블 탭, 윤희에게

◆엔젤 해즈 폴른감독 : 릭 로만 워출연 : 제라드 버틀러, 모건 프리먼, 닉 놀테'백악관 최후의 날'(원제 올림푸스 해즈 폴른 2013), '런던 해즈 폴른'(2016)에 이은 세 번째 시리즈. 백악관 공격과 런던 테러 속에서 미국 대통령을 구한 비밀 경호국 요원 배닝(제라드 버틀러 분)이 이번에는 대통령 암살 시도 사건의 테러범으로 몰려 쫓기는 이야기다. 대통령을 구한 천사 같은 경호원의 몰락이다. 결국 배닝은 누명을 벗고 대통령을 진짜 테러범의 위협 속에서 구해낸다. 그 과정에 액션이 이 영화의 포인트. 쉴 새 없는 총격 장면이 관객을 속 후련하게 한다. 배닝은 가공할 위력의 포탄과 총탄 속에서도 살아남아 결국 수호천사의 역할을 다 한다. 명 배우 닉 놀테가 배닝의 아버지로 나오고, 그 동안 하원의장과 부통령 역할을 맡았던 모건 프리먼이 이번에는 대통령으로 나온다. 121분. 15세 이상 관람가◆좀비랜드:더블 탭감독 : 루벤 플레셔출연 : 우디 해럴슨, 제시 아이젠버그, 엠마 스톤좀비를 경쾌하게 비틀어 인기를 끈 '좀비랜드'(2009)의 후속 이야기를 그렸다. 좀비로 세상이 망한지 10년. 여전히 꿋꿋하게 살아남은 네 명의 주인공은 밖은 좀비들로 가득한 세상이지만, 백악관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낸다. 그러다 콜럼버스(제시 아이젠버그 분)와 위치타(엠마 스톤 분)는 결혼 문제로 갈등을 빚고, 리틀록(아비게일 브리슬린 분)은 아버지처럼 사사건건 잔소리하는 탤러해시(우디 해럴슨 분)에게 질린다. 여기 백악관에 새로운 인물 매디슨(조이 도이치 분)이 발을 들여놓는다. B급 감성의 유쾌한 좀비물이다. '더블 탭'(확인 사살)은 좀비는 두 번 죽여야 안심할 수 있다는 규칙. 세월이 흘러 좀비도 더 강력해졌다. 여기에 맞서 전편과 마찬가지로 총이나 각종 무기를 동원해 좀비들을 죽인다. 99분. 15세 이상 관람가◆윤희에게감독 : 임대형출연 : 김희애, 김소혜, 성유빈남편과 이혼하고 홀로 딸을 키우는 윤희(김희애 분)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편지를 몰래 읽어 본 딸 새봄(김소혜 분)은 편지의 내용을 숨긴 채 엄마에게 여행을 제안한다. 새하얀 눈으로 쌓인 곳, 일본 홋카이도 오타루다. 윤희는 비밀스러운 첫사랑의 기억으로 가슴이 뛴다. 새봄과 함께 도착한 윤희는 끝없이 눈이 내리는 그 곳에서 첫사랑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는다. 이와이 슌지 '러브레터'의 공간이 첫 사랑의 안타까운 공간으로 다시 다가온다. 영화는 모녀가 함께 떠나는 일본여행의 로드무비 형식을 띤다. 첫사랑 이야기지만, 동시에 읽어버린 진짜 나를 찾아가는 감성 영화다. 신인 김태형 감독은 "사랑은 나이와 국경, 성별 등 모든 장벽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105분. 12세 이상 관람가

2019-11-13 13:45:16

영화 '블랙 머니' 스틸컷

[김중기의 필름통] 국내 금융위기 실화 바탕 범죄극 '블랙 머니'

영화 '블랙 머니'(감독 정지영)를 보면 현실 고발의 묵직함과 이를 경쾌하게 풀어낸 솜씨가 역시 거장 정지영 감독 작품답다.'남부군'(1990) '하얀전쟁'(1992)의 패기 넘치던 정 감독의 연출력은 73세가 됐지만 여전히 녹슬지 않고, 더 세련된 일면까지 보여줘 반갑기만 하다. '부러진 화살'(2011), '남영동 1985'(2012) 등 사회 고발형 문제작을 연출한 그가 이번에 초점을 맞춘 것은 금융 범죄 실화극이다.거침없는 검사 양민혁(조진웅 분). 그는 자신이 조사하던 뺑소니 사고 피의자가 자살하면서 남긴 문자메시지 하나로 벼랑 끝에 내몰린다. 검사한테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다. 억울한 누명을 벗기 위해 피의자 주변을 파헤치던 중 그녀가 대한은행 헐값 매각 사건의 중요한 증인이었음을 알게 된다.그녀가 금융감독원에 보낸 의문의 팩스 5장. 이로 자산가치 7조원의 은행이 1조 7천억원에 넘어간 희대의 사기사건을 따라간다. 그리고 금융감독원과 대형 로펌, 해외 펀드회사가 뒤얽힌 거대한 금융비리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다.'블랙 머니'는 불법 거래로 벌어들인 검은 돈을 말한다. 대한은행을 헐값에 외국에 팔아 남긴 금은 돈은 다 어디로 갈 것인가. 영화는 이 실체를 따라가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국익마저 내팽개치는 파렴치한 관료들과 검찰, 금융계에 실체를 여지없이 보여준다.이 영화는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1조3천800억원에 인수하면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2012년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에 매각하면서 4조6천600억원의 차익금과 배당금을 챙긴다. 이때 외환은행을 부실 금융기관으로 만들어 헐값에 인수해서 되팔았다는 '먹튀' 논란이 일었다.문제적 시선은 묵직하다. 그러나 톤과 컬러는 경쾌하다. 어려운 경제 용어는 쉽게 풀어내고, 사회적인 문제는 뉴스 영상을 활용하고, 복잡한 관계도는 화이트보드로 대신한다. 이 부분은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얼마나 정교하게 시나리오작업을 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특히 캐릭터의 앙상블이 돋보인다. 우선 양민혁 검사는 거침없이 막나가는 바람에 '막프로'라는 별명의 소유자. 그러나 경제와 금융에 관해서는 문외한이다. 선배와 부장 검사에게 돌직구를 날리고, 친한 선배인 인권변호사에게 묻고, 기자들에게도 자문을 구한다.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사건의 전말을 이해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관객도 사건의 맥락을 이해하게 된다. 설명을 위한 억지 장면이 없다보니 자연스럽고 영리하다.양민혁과 함께 중요한 캐릭터가 국제 통상전문 변호사인 김나리(이하늬 분). 그녀는 경제전문가이자 야심이 있는 인물이다. 소위 모피아(재무부 출신 인사를 뜻하는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와 끈이 연결돼 있다. 그래서 둘의 관계가 진행되면서 사건의 어두운 이면까지 드러나게 된다.'블랙 머니'는 성추행 검사로 낙인찍힌 주인공이 거대한 금융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수사를 시작한 주인공이 사건을 파헤치면서 성장해가는 과정을 잘 그려내고 있다.주제의식을 따르다보면 놓칠 수 있는 것이 영화적 재미다. '블랙 머니'는 가볍고 경쾌한 유머까지 담아 오락영화로 손색이 없다. 거기에 실화를 모티브로 하면서도 스릴러적인 긴장감도 건져 올린다. 전 총리 역의 이경영, 검찰총장 역의 이성민, 국내 최대 로펌의 대표에 문성근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망라돼 이야기를 풍성하면서 극적으로 만들어낸다.특히 조진웅의 연기가 극의 흐름을 유연하게 살려낸다. 양민혁은 불법 감청을 하는 데다 고위 인사들의 파티장에도 거침없이 난입한다. 영장도 없이 긴급 체포하고, 전 총리며 공영방송사 사장 등에게도 주저하지 않고서 하고 싶은 말을 한다. 조진웅은 이런 양민혁을 따스하면서 정의감 넘치는 인물로 연기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무거운 영화가 아니라 재미있는 영화이길 바란다"는 정지영 감독의 의도는 여실히 잘 나타난다. 과거의 이야기지만, 여전히 그 고통은 국민이 안아야 한다는 묵직한 목소리 또한 잘 담겨 있다. '블랙 머니'는 알맹이와 틀이 조화롭게 꽉 찬 영화다. 113분. 12세 이상 관람가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19-11-13 13:42:40

영화 '신의 한 수:귀수편' 스틸컷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신의 한 수:귀수편, 아담스 패밀리, 닥터 슬립

◆신의 한 수:귀수편감독 : 리건출연 : 권상우, 김희원, 김성균정우성 주연 '신의 한 수'(2014)의 후속작. 귀수는 전작에서 이름으로만 소개됐던 인물이다. 태석(정우성 분)이 교도소 독방에 수감돼 있을 때 귀수는 벽 너머에서 그림도 그리지 않은 채 소리만으로 돌의 위치를 파악하며 옆방 태석과 원격으로 바둑을 뒀다. 그러나 태석은 귀수를 단 한 판도 이기지 못했다. 귀수는 맹기바둑(기억으로 두는 바둑)의 고수였던 것. '신의 한 수:귀수편'은 이런 귀수의 15년 전 이야기를 다뤘다. 어린 귀수는 좌절을 맛보고 서울에 도착하지만, 동네 깡패들에게 모든 것을 빼앗긴다. 결국 내기 바둑을 하고, 허일도(김성균 분) 선생과 만난다. 성년으로 자란 귀수(권상우 분)는 내기 바둑의 브로커 똥선생(김희원 분)과 만나 복수를 꿈꾼다. 권상우는 짜릿한 격투 장면을 보여주며 사활을 건 대결을 펼친다. 106분. 15세 이상 관람가◆아담스 패밀리감독 : 그렉 티어넌, 콘래드 버논목소리 출연 : 샤를리즈 테론, 클로이 모레츠'슈렉'과 '마다카스카' 제작진이 새롭게 내놓은 애니메이션. 1930년대 신문 만화가 원작이며 1991년 극영화로 제작돼 속편까지 이어지며 큰 사랑을 받았다. 무섭지만 사랑스러운 괴짜 가족의 어드벤처를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언제나 쿨한 괴짜 엄마 모티시아와 사고치는 아이들이 자랑스러운 아빠 고메즈. 비밀에 싸인 딸 웬즈데이와 폭발물 실험이 취미인 막내 퍽슬리. 평범하지 않은 아담스 패밀리가 평범한 동네에 나타났다. 지금껏 본 적 없는 가족의 등장에 마을 사람들은 아담스 패밀리를 괴물로 몰아가기 시작한다. 가족의 중심인 엄마에 샤를리즈 테론이, 팔불출 아빠에 오스카 아이삭이 목소리 연기를 했다. 딸에 클레이 모레츠가 허스키한 보이스를 잘 살려 연기한다. 87분. 전체 관람가◆닥터 슬립감독 : 마이크 플래너건출연 : 이완 맥그리거, 레베카 퍼거슨잭 니콜슨 주연의 역사적인 공포영화 '샤이닝'(1980)의 후속편. '샤이닝'에서 폭설로 고립된 오버룩 호텔에서 미쳐간 아버지 잭으로부터 살아남은 아들 대니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대니(이완 맥그리거 분)는 어렸을 적 악령 들린 오버룩 호텔에서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알콜 중독자로 살아간다. 그러다 샤이닝(신의 영역에 오른 절대적인 힘) 능력으로 죽음을 앞둔 이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닥터 슬립'이라는 별명을 얻는다. 어느 날 같은 능력을 지닌 소녀 스톤(카일리 커란 분)과 소통하게 된 대니는 최근 아동 실종사건 배후에 '트루 낫'이라는 집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음침한 음향 효과가 긴장감을 더한다. 오버룩 호텔이 다시 등장하고, 이 곳의 악령들도 재등장한다. 152분. 15세 이상 관람가

2019-11-06 13:39:19

영화 '모리스' 스틸컷

[김중기의 필름통] 이색 영국 영화 2선, '더 킹:헨리 5세'와 '모리스'

영국산 영화 2편이 이색 개봉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떠오르는 샛별 티모시 샬라메가 출연한 데이비드 미쇼 감독 작 '더 킹:헨리 5세'(감독 데이비드 미쇼)와 거장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1980년대 작품 '모리스'다.'더 킹:헨리 5세'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와 영화관에서 동시에 공개됐다. 안방에서, 극장에서 동시에 볼 수 있는 방식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멀티플렉스의 벽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또 '모리스'는 20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E.M. 포스터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이 영화의 제작년도는 1987년. 32년 만에 한국 관객에게 정식으로 선보이는 것이다. 전례가 없던 일이다.'더 킹:헨리5세'는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희곡 '헨리 5세'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아버지 헨리 4세와 불화로 궁에서 나와 방탕된 생활을 하던 할(티모시 샬라메)이 왕위를 물려받아 프랑스와의 아쟁쿠르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영화는 어둠 속에 음침한 빛이 감도는 왕궁 내부처럼 음모와 사악함이 가득 찬 권력의 틈바구니에서 자신의 목소리로 자리 잡아가는 헨리 5세의 성장이 잘 담겨져 있다. 특히 역사적 고증을 거친 15세기의 현실적인 배경과 전투 장면이 인상적이다. 역동적이고 스펙터클한 전투가 아닌 진흙 구덩이에서 펼쳐지는 이전투구가 중세 시대의 어두운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헨리 5세는 프랑스의 속국이나 다름없던 잉글랜드를 독립된 국가로 승격시킨 인물이다. 아버지에 이어 영어를 사용한 두 번째 영국 국왕이다. 당시 영국 왕과 귀족들은 모두 프랑스어를 썼다. 프랑스식 기병 전투에서 벗어나 영국식 장궁 전투를 선호했던 것도 그의 자주적 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특히 전투를 앞두고 "그대들이 잉글랜드고, 그대 하나 하나가 잉글랜드고, 잉글랜드는 그대다"라는 연설은 왕권과 가문을 위한 전쟁이 아닌 국가를 위한 전쟁이라는 명분을 잘 전달하고 있다.이 영화는 23세 티모시 샬라메의 매력이 한껏 돋보이는 영화다. 여린 외모 안에 들어차 있는 상처가 강인한 왕권으로 변모해가는 성장담을 잘 보여주고 있다.7일 개봉한 영화 '모리스'는 다른 결을 가진 영화다. 퀴어(동성애) 코드를 내밀하고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원작 소설은 1914년에 완성됐지만 무려 57년이 지난 1971년에야 출간됐다. 이 소설이 완성된 1910년대 영국에선 동성애가 범죄였다. 영국의 동성애 처벌법은 1967년에야 폐기됐고, 그때까지 원고는 작가의 서고에 잠자고 있었다. E.M. 포스터는 이 소설 집필을 마친 후 "내가 죽거나 영국이 죽기 전에는 출간할 수 없다"고 못 박았고, 사후 이듬해 출간된 것이다.영화는 두 청년의 안타까운 사랑을 그려낸다. 20세기 초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우연히 만나게 된 모리스(제임스 윌비 분)와 클라이브(휴 그랜트 분). 따분하고 경직된 일상에서 둘은 해방감을 느끼며 가까워진다. 그리고 우정은 곧 사랑으로 변해간다. 32년 전 휴 그랜트의 앳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전혀 다른 이 두 영화가 이 시기 영화관에서 개봉한 이유는 뭘까.모리스를 만든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은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역대 최고령(90세)으로 한 영화의 각색상을 수상했다. 이 감독은 '전망좋은 방'(1986), '하워즈 엔드'(1992), '남아있는 나날'(1993) 등 소설을 원작으로 한 고전적인 영화들을 꾸준히 만들어온 거장이다.그가 노구를 이끌고 각색한 영화가 바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이었다. '아이 엠 러브'(2009)를 연출한 이탈리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작품으로 17살 소년의 특별한 첫사랑을 그렸다. 이성이 아닌 동성에게 느낀 첫사랑이었다.이 작품에서 17살 소년으로 출연해 지난해 최연소(22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배우가 바로 티모시 샬라메였다. 그는 여린 미소년의 이미지로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신예. 지난 달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한국 여성팬들을 녹이기도 했다.'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32년 전 작품 '모리스'가 재조명됐고, 이 영화를 개봉까지 가능하게 한 데 바로 티모시 샬라메의 인기가 작용한 것이다.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넷플릭스 서비스와 극장 동시 개봉을 추진했다. 그러나 멀티플렉스의 반발로 전국의 멀티플렉스 외 영화관에서만 개봉했다.그랬던 멀티플렉스가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영화인 '더 킹:헨리 5세'에게는 문을 열어줬다. "온라인 서비스 콘텐츠를 더 큰 스크린과 생생한 사운드로 관람하고 싶은 관객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극장측은 밝혔지만, 이 역시 티모시 샬라메의 후광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19-11-06 13:39:01

신카이 마코토 감독 영화 '날씨의 아이'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날씨의 아이, 엔젤 오브 마인, 하이 라이프

◆날씨의 아이감독: 신카이 마코토목소리 출연: 다이고 코타로, 모리 나나'너의 이름은.'(2016)으로 놀라운 흥행을 기록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3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자 그의 7번째 극장용 애니메이션. 고즈섬의 고교 1년생 호다카는 가출해 도쿄로 가지만 돈이 떨어져 잡지 작가 스가에게 의지한다. 거기서 호다카는 숙식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잡지 작가로 일하게 된다. 그 해, 2021년 도쿄에서는 몇 달 동안 맑은 날이 없이 계속 비가 오는 이상기후가 이어지고, 호다카는 맑은 날씨를 부른다는 '맑음 소녀'가 있다는 도시 전설을 듣는다. 어느 날 호다카는 히나 아마노라는 소녀를 만나 그녀가 기도하는 것만으로 맑은 날을 불러들이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신카이 감독은 실사보다 더 정교하고 아름다운 작화와 빛의 흐름, 섬세한 언어로 전 세계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112분. 15세 이상 관람가◆엔젤 오브 마인감독: 킴 패런트출연: 누미 라파스, 이본느 스트라호브스키2018년 신선한 설정의 SF영화 '월요일이 사라졌다'의 누미 라파스가 출연한 스릴러 영화다. 7년 전 화재로 죽은 딸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리지(누미 라파스 분). 그 상처로 그녀는 일과 가족에 전념하지 못하고, 결국 자신마저 돌보지 못하는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이웃집에 사는 롤라를 만나면서 집착을 보이기 시작한다. 가족들은 그녀가 정신 이상이라면서 믿지 못하고, 죽은 자신의 딸임을 확신한 리지의 이상한 행동은 결국 광기로 분출된다. 2004년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다. 세상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가운데 벌어지는 한 엄마의 고군분투가 관객들에게 깊은 몰입감을 안겨준다. 킴 패런트 감독은 니콜 키드먼 주연의 스릴러 '스트레인저 랜드'를 연출했다. 98분. 15세 이상 관람가◆하이 라이프감독: 클레어 드니출연: 로버트 패틴슨, 줄리엣 비노쉬감각적인 스타일의 SF 스릴러. 범죄자들이 태양계 너머 우주 공간에 보내져 모종의 실험대상이 된다. 어느 날 이들은 믿을 수 없는 사실과 마주하면서 혼란에 빠진다. 외딴 우주 속 자신의 운명을 바꿀 선택의 기로가 이들 앞에 던져지고, 이들은 방황과 결단 사이에서 갈등한다. 할리우드의 혜성 로버트 패틴슨과 함께 칸과 베를린,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모두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최초의 대배우 줄리엣 비노쉬가 출연한다. 줄리엣 비노쉬는 태양계를 벗어난 우주선 전체의 실험을 총괄하는 과학자 역을 맡았다. 클레어 드니 감독은 2009년 이자벨 위페르 주연의 '백인의 것'을 연출한 여류 감독. 그녀는 특수효과를 거의 쓰지 않은 미니멀한 환경에서 영화를 촬영, 독특한 미장센을 보여준다. 112분. 청소년 관람 불가

2019-10-30 14:43:27

영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스틸컷

[김중기의 필름통] '터미네이터:다크페이트', 돌아온 터미네이터

'터미네이터'가 돌아왔다.린다 해밀턴과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돌아왔고, 2편 이후 시리즈를 거들떠보지도 않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까지 돌아왔다.'터미네이터:다크 페이트'(감독 팀 밀러)는 1편과 2편을 잇는 타임라인으로 진정한 속편의 형식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1997년 지구 멸망의 심판의 날을 멈춘 전사 린다 해밀턴과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이번에도 가공할 위력의 신형 터미네이터와 맞서 싸우며 지구의 희망을 구한다.영화는 지구 종말의 위기를 넘긴 1998년을 기점으로 시작된다. 평화로운 일상을 즐기던 사라 코너의 눈앞에서, 또다시 찾아온 터미네이터에 의해 존 코너가 살해된다. 그리고 22년 후, 미래는 사이버다인이 아닌 새로운 기계 시스템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새로운 인류의 희망은 대니(나탈리아 레이즈 분). 그를 제거하기 위한 신형 터미네이터(가브리엘 루나 분)와 그를 지키기 위한 강화 인간 그레이스(맥켄지 데이비스 분)가 지구에 도착한다. 그리고 대니를 두고 운명의 격돌을 벌인다.'터미네이터' 시리즈는 1984년 이후 부침을 거듭하며 6편까지 이어졌다. 제임스 카메론이 던져 놓은 1편의 경이로운 설정에 2편이 완벽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면서 이후의 작품들은 지리멸렬했다.3편 '라이즈 오브 머신'(2003)은 여성 터미네이터 T-X를 투입했고, 4편 '미래 전쟁의 시작'은 기계와 인간 저항군의 전투에 집중했다. 5편 '제네시스'(2015)는 1편 이전으로 시간 이동을 하는 등 새로운 타임라인으로 독창적인 이야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터미네이터의 창조자 제임스 카메론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이들 시리즈는 '사생아' 같은 대접을 받았고, 많은 관객들은 2편 '심판의 날'(1991)만을 되새기면서 속편을 고대했다.이번 '다크 페이트'는 2편의 속편임을 전제하며 시작한다. 정신병원에 갇힌 사라 코너가 지구 멸망을 예고하며 오열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어지는 존 코너의 죽음. 2편의 사투로 미래가 바뀌었다고 생각했던 사라 코너는 아들을 지키지 못한 것에 통곡한다. 이 장면은 특수효과로 젊은 린다 해밀턴과 어린 에드워드 펄롱이 등장한다.2편 이후 들쭉날쭉했던 스토리는 '다크 페이트'에서 2편의 형식을 견지한다. 가공할 위력의 터미네이터와 쫓고 쫓기는 추격전으로 일관하는 것이다. 28년 만에 제작자로 참여한 제임스 카메론의 입장 정리(?)인 셈이다. 여기에 린다 해밀턴(63)과 아놀드 슈워제네거(72)가 가세하면서 2편의 팬들은 진정한 속편으로 반가워했다.결과적으로 '다크 페이트'는 제임스 카메론의 '친자'가 맞다. 미래에서 온 아군과 적군이 현재의 지구인을 지키기 위해 피나는 사투를 벌인다는 얼개는 그의 가훈과도 같은 것이다. 이런 서사구조는 1편과 2편에 직선적으로 녹아있고, '다크 페이트'에 고스란히 세습된다. 여기에 다채롭고 화끈한 액션이 뒷받침되면서 '터미네이터' 특유의 스펙터클한 SF 액션 영화의 전통을 잇는다.흥미로운 것은 여성성을 강조한 것이다. 터미네이터를 뺀 주요 인물이 모두 여성이다. 미래의 희망인 대니,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인체를 강력하게 개조한 강화 인간 그레이스, 그리고 둘을 위해 노구(?)를 아끼지 않는 사라 코너 모두 강렬한 여전사의 캐릭터다. 특히 그레이스 역의 맥켄지 데이비스는 우월한 신장과 숏컷으로 슈퍼 우먼의 캐릭터를 인상적으로 보여주면서 젠더 스와핑(성 역할 바꾸기) 시대를 실감케 해준다.액션에 정평이 나 있는 '데드풀'의 팀 밀러 감독은 자동차 추격전, 헬기와 항공기 전투, 총격전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화끈한 액션을 선보인다. 맹렬한 추격 사이에 과거 시점(플래시 백)과 미래 시점(플래시 포워드)의 에피소드를 적재적소에 가미하며 긴장과 이완의 연출을 잘 펼쳐준다.'다크 페이트'는 오랜 만에 화끈한 액션과 서사를 가진 '터미네이터' 시리즈다. 2편 보다 나은 속편을 기대하는 관객들은 과욕이란 점을 분명히 밝힌다. 그렇지만 '터미네이터'의 세계관과 액션은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속편이다.흰 머리와 흰 수염이 덥수룩한 T-800, 얼굴에 주름살이 가득한 사라 코너는 세월의 무상함을 실감하게 한다. 하긴 3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개봉 첫날, 조조 첫 편을 설레면서 보게 해 준 그대들, 고맙다.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19-10-30 14:42:08

영화 '람보:라스트 워' 스틸컷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람보:라스트 워, 82년생 김지영, 경계선

◆람보:라스트 워감독:애드리언 그런버그출연:실베스타 스탤론, 이벳 몬레알11년 만에 돌아온 다섯 번째 '람보' 시리즈. 고향인 애리조나에서 말을 키우며 평온한 노년을 보내던 존 람보(실베스타 스텔론 분). 가브리엘라(이벳 몬레알 분)를 딸처럼 여기며 노후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가브리엘라가 존의 반대에도 어린 시절 헤어진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멕시코로 떠난다. 가브리엘라는 낯선 클럽에서 술을 마시다 정신을 잃고, 집에 돌아오지 않는 가브리엘라를 찾아 나선 존은 그녀가 멕시코 카르텔에게 붙잡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람보는 자신의 전투 본능과 살인 무기를 총동원해서 카르텔과 피도 눈물도 없는 마지막 전쟁을 벌인다. 특유의 람보의 게릴라 전술이 눈길을 끈다. 자신의 애리조나 집 전체에 부비트랩을 설치하고, 장총, 활, 칼 등 고전적인 무기로 악당을 제압한다. 101분. 청소년 관람 불가◆82년생 김지영감독:김도영출연:정유미, 공유2016년 출간해 2년 만에 누적 판매 100만부를 돌파한 김남주 작가의 소설을 영화로 옮겼다. 1982년 봄에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지영(정유미 분). 누군가의 딸이자, 아내, 동료이자 엄마로 살아가지만 어딘가 갇힌 듯 답답함을 느낀다. 남편 대현(공유 분)과 사랑하는 딸, 자주 못 만나지만 든든한 가족들이 지영에게 큰 힘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말하는 지영. 대현은 아내가 상처를 입을까 두려워 그 사실을 털어놓지 못한다. 아빠는 스토킹한 남학생을 비난하는 대신 지영의 치마가 짧다며 나무라고, 여자라서 중요 업무에서 제외되고, 아이를 데리고 커피를 마셨을 뿐인데 팔자 좋다는 말을 듣는다. 지영은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불평등을 겪은 모든 여성들의 보편적인 인물이다. 118분. 12세 이상 관람가◆경계선감독:알리 아바시출연:에바 멜란데르, 에로 밀로노프영화 '렛미인'(2010)의 원작자이자 각본가인 욘 아즈비데 린퀴비스트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우리 사회를 둘러싼 수많은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기이한 설정으로 얘기하는 영화다. 스웨덴 세관 직원인 티나(에바 멜란데르 분)는 남다른 외모에, 후각으로 타인의 감정을 읽어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어느 날 티나 앞에 애벌레를 가지고 다니는 수상한 남자 보레(에로 밀로노프 분)가 나타난다. 그의 강렬한 냄새에 끌리게 되고, 몸의 흉터 등 자신과 외모가 비슷한 점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북유럽의 트롤 설화를 모체로 한 판타지다. 트롤은 인간의 아기를 바꿔치기하는 나쁜 요정으로 묘사된다. 신화의 상상력을 빌려 집의 안과 밖, 인간 세상과 숲, 인간이 구획해 놓은 국경까지 무너뜨린다. 110분. 청소년 관람 불가

2019-10-23 11:10:49

영화 람보 시리즈

[김중기의 필름통] 영화 '람보:라스트 워', 람보 시리즈에 대한 오해와 진실

37년간 지속된 레전드 액션 마스터 람보.이제 시리즈 5편 '람보:라스트 워'가 다음 주 개봉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36세에 첫 편 주연을 맡은 실베스타 스탤론이 이제 73세가 되면서 그의 '인생 영화'가 마지막 전쟁만을 남겨둔 것이다.람보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좋아했고, 북한의 김일성마저 무서워했다는 소문이 나돌 만큼미국 패권주의에 부합하는 영웅주의적 영화 캐릭터였다. 과연 처음부터 그랬을까. 람보의 마지막 전쟁을 앞두고 '람보'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얘기해보자.◆1.'람보'는 영웅이 아니었다.'람보'(1982)에서 람보는 베트남전이 끝난 뒤 사회로부터 냉대 받는 존재였다. 미군이 참전한 전쟁의 모든 병사들은 환영을 받았지만, 가장 혹독했던 베트남전은 미국에게 패전을 안기면서 이에 참전한 람보도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그런 람보가 전우의 집을 찾아간다. 그러나 고엽제 후유증을 앓던 전우는 사망하고, 허탈하게 걸어가던 그에게 시골 보안관이 먼저 시비를 걸어온다. 우리 동네에 들어오지 말라며 구금하고, 구타를 일삼는다. 람보는 전쟁터에서 활약하던 전쟁 기술로 탈출하고, 산 속에 갇혀 생존하다 마을을 공격해서 불바다를 만든다.람보는 상관이었던 트로트만 대령(리처드 크레나) 앞에서 오열한다. "군에서는 수백만 달러 장비도 다뤘지만, 여기서는 주차관리원도 하기 어려워요." 람보는 전쟁을 찬양하는 전쟁광이 아니라 전쟁의 참상과 트라우마를 여실하게 전해준 반전 캐릭터였다.1편에서 사망한 사람은 헬리콥터에서 추락한 경찰 1명뿐이었다. 마지막 자막과 함께 흐르는 댄 힐의 노래 'It's a long road'는 '그것은 먼 길이예요. 그리고 끔찍하고 힘든 길이죠'라고 그들을 위로한다.그런 '람보'가 2편에서는 베트남에 억류된 미군 포로를 구출하는 조건으로 가석방된다. 그리고 58명이나 적을 사살하면서 미국 영웅으로 재탄생한다. 3편에서는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소련군을 상대로 전투를 벌이면서 미국 패권주의의 첨병으로 자리 잡는다. 3편에서는 78명을 죽이고, 4편에서는 83명을 죽인다. 특히 4편은 눈뜨고 못 볼 정도로 잔인하다.◆2. '람보'는 시리즈물로 기획되지 않았다'람보' 1편은 단발성 영화로 기획됐다. 람보가 죽을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초기 각본에서는 경찰과 대치하던 람보가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그러나 이는 기획 초기에 너무 우울한 결말이라는 이유로 결국 자수하는 것으로 선회했다.캐스팅 단계에서 람보 역에 스티브 맥퀸이 고려되기도 했다. 트로트만 대령 역에 커크 더글러스가 캐스팅됐지만 람보가 마지막에 죽는 것을 원하면서 출연을 포기했다고 한다. 당초 예정대로였다면 후속 시리즈도 없었을 것이고, 1편은 액션형 반전영화로 길이 남았을 것이다.◆3. 1편 제목은 '람보'가 아니었다1편의 미국 제목은 '퍼스트 블러드'(First Blood)였다. '먼저 건 시비' 정도로 번역될 의미였다. 일본에서 '람보'로 먼저 개봉했고 1983년 6월 한국에서도 '람보'로 개봉했다. 일본에서는 '람보'가 '난폭(亂暴)'과 비슷한 발음.'람보'의 제목은 이후 우여곡절을 겪었다. 2편(1985)이 만들어지면서 한국에서는 '람보2'로 개봉했지만 미국 제목은 'Rambo:First blood part2'로, 전작의 속편임을 명시하면서 '람보'가 처음 제목으로 등장했다.1988년 '람보 3'에서야 한국과 동일한 'Rambo3'. 그러나 이후 또 꼬이기 시작한다. 2008년 4편의 미국 제목은 그냥 'Rambo'였다. 한국 1편의 제목과 같아진 것. 그래서 한국에서는 4편을 '람보4:라스트 블러드'로 달았다.여기서 또 오류가 발생했다. '라스트 블러드'를 너무 일찍 써 버린 것. 다음 주 개봉하는 5편의 미국 제목은 'Rambo:Last Blood'. '퍼스트 블러드'(First Blood)의 종결임을 의미하는 '라스트 블러드(Last Blood)'로 확정한 것이다.4편에서 '라스트 블러드'를 써 먹었던 한국은 궁여지책으로 5편의 제목을 '람보:라스트 워'로 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미국 제목이 정확하게 넘버링이 되지 못한 것은 해당 영화가 당초 시리즈물로 기획되지 않았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화려하게 등장한 영웅의 퇴장5편에서 람보가 싸우는 적은 멕시코 카르텔이다. 지옥 같은 '피칠갑' 인생을 살았던 람보가 노년을 맞아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잠시. 딸처럼 여겼던 옆집 소녀가 마약 갱들에게 납치되면서 전쟁 본능이 깨어난다. 장총과 단검, 활 등을 활용해 1인 액션 활극을 보여주면서 파란만장(?)한 람보의 마지막 전쟁을 끝낸다.전쟁 상처로 고통 받던 젊은이(1편)가 육해공을 난무하는 전투로 적을 섬멸하며 미국 영웅으로 떠올랐다가(2,3편), 어느 순간 적을 산산조각내면서 살육의 향연을 즐기는 전쟁광으로 전락(4편)하는 희대의 시리즈 '람보'.3편으로 끝났어야 할 시리즈가 처절하게 이어진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것은 물론, 이번 '람보'의 퇴장이 한편으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처럼 아스라한 감정으로까지 다가온다.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19-10-16 11:32:51

영화 '제미니 맨' 스틸컷

[김중기의 필름통] 영화 '제미니 맨' 리뷰

누가 나를 죽이려고 한다. 그런데 그가 바로 나 자신이다. 그것도 51세인 나가 아닌 23세의 나다.'원본인 나를 죽이려는 복제된 나'는 흥미로운 영화 소재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6번째 날'(2000)은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액션영화였다.이안 감독의 '제미니 맨'은 여기에 첨단 CG기술을 더해 1인 2역을 넘어 젊은 나를 탄생시켜 맞대결을 펼친다.2㎞ 앞, 달리는 고속열차 속 인물도 저격할 수 있는 전설의 요원 헨리(윌 스미스 분). 어느 날 그가 제미니 프로젝트의 음모에 빠진 것을 알게 된다. 제미니 프로젝트는 첨단 기술로 전쟁병기를 양성하는 계획. 함께 한 친구들이 모두 목숨을 잃고, 그도 의문의 요원으로부터 맹렬한 추격을 당한다.함께 쫓기던 요원 대니(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분)는 의문의 요원과 헨리가 닮은 것을 알고 정체를 파헤치기 시작하고, 그가 헨리의 DNA를 추출해 탄생시킨 제미니 프로젝트 요원임을 알게 된다. 동일한 DNA를 지녀 상대의 취향과 움직임, 장점과 약점을 너무나 잘 아는 둘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면서 제미니 프로젝트를 파괴하려는 작전을 시작한다.올해는 윌 스미스에게는 '부활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기 데뷔 30주년을 맞았지만 최근 몇 년간은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10년 전만해도 매년 1편씩의 흥행작을 냈지만, 최근에는 두드러진 작품이 없었다.올해 '알라딘'(2019)은 그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 작품. 그가 램프 거인 지니로 캐스팅됐을 때 논란이 있었지만, '따발총' 유머와 친근한 이미지로 '알라딘'의 흥행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제미니 맨'도 윌 스미스만의 따스한 존재감이 묻어난다. 비록 복제된 자신이지만, 대결에서 갈등하고 아들처럼 지켜주려는 부성애를 잘 표현해 내고 있다.'제미니 맨'이 이안 감독의 상업오락 영화라는 것도 흥미롭다. 그의 필모그래피는 '종횡무진' 그 자체다. '결혼피로연'(1993), '음식남녀'(1994)과 같은 가족영화에, '와호장룡'(2000), '헐크'(2003)와 같은 액션, '브로크백 마운틴'(2005), '색,계,'(2007)와 같은 감성 짙은 휴먼스토리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치면 신비롭게 살아난다.특히 '라이프 오브 파이'(2012)는 하이 테크놀로지로 구현된 기술적 감각까지 보여줘 그 만의 진가를 확인했다. '제미니 맨'도 최적의 비주얼을 위해 기술이 총동원됐다.젊은 윌 스미스의 묘사는 '반지의 제왕', '아바타', '혹성탈출'의 웨타 디지털이 맡았다. 윌 스미스가 1인 2역으로 연기하고, 모션 캡처를 통해 젊은 모습을 디지털로 렌더링한 것이다. 이안 감독은 100% 디지털 캐릭터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구현하고자 초당 120프레임(일반적인 영화는 24프레임)으로 촬영해 이를 커버했다고 한다.액션신도 감탄을 자아낸다. 콜롬비아 항구도시 카르타헤나에서 벌이는 모터사이클 체이싱은 박진감이 넘친다. 화려한 카메라 워크와 독창적이고 센스 있는 장면 포착으로 눈을 휘둥그레 만든다. 또 총격신에서는 가슴을 치는 듯한 타격감으로 관객을 휘어잡는다.그러나 초반을 휘어잡는 신선함과 긴장감이 후반으로 들어서면서 맥이 풀리는 것은 아쉽다. 원본인 나와 복제인 나가 일순 유대감이 형성되는 순간부터다. 이안 감독의 성찰적 태도가 잘 나가던 액션의 긴박감에 노이즈로 작용한 듯 하다.그럼에도 '제미니 맨'은 볼 만한 액션 오락영화다. 몇몇 액션 장면은 창의적이고, 비주얼은 유려하다. 촬영기술과 CG, 음향 등 만듦새는 특급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다른 영화가 시도해보지 못한 새로운 메뉴를 극장가에 펼쳐놓는다. 영화관 시설에 맞춰 다양한 포맷으로 개봉하는 것.2D, HFR 3D+, 4D, 4DX, ScreenX, IMAX 등 모두 6가지 스페셜 포맷으로 상영된다. 2D는 전통적인 평편 스크린 형식이고, IMAX는 눈이 볼 수 있는 최대 크기 스크린이다. 4D는 물분사, 바람, 조면, 향기 등의 특수 효과를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포맷이고 4DX는 거기에 모션 체어가 더해져 좌석까지 함께 움직이는 효과다.ScreenX는 기존 화면 외에 양 옆으로 2개의 스크린이 더 열리는 것으로 '제미니 맨'에서 8분간의 모터사이클 체이싱을 압도적으로 즐길 수 있다.HFR 3D+는 초당 120프레임의 고프레임율(High Frame Rate)을 유지하며 첨단 3D 영상기술(3D+)로 촬영된 화면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다.'라이프 오브 파이'로 '아바타' 뺨치는 수준의 3D 영상 혁명을 선보인 이안 감독의 새로운 영상 도전이다.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19-10-09 13:31:27

영화 '판소리 복서' 스틸컷

[김중기의 필름통] 새영화… 판소리 복서, 디어 마이 프렌드,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판소리 복서감독:정혁기출연:엄태구, 혜리, 김희원판소리를 복싱에 접목한 이색 소재의 코믹 드라마. 한때 복싱 챔피언 유망주로 주목받던 전직 프로복서 병구(엄태구 분). 그러나 한 순간의 지울 수 없는 실수로 복싱협회에서 영구제명이 된다. 이후 박 관장(김희원 분)의 배려로 체육관의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설상가상 뇌세포가 손상되는 펀치드렁크 진단까지 받아 새로 시작하기도 어려운 상황. 어느 날 병구가 뿌린 전단지를 들고 체육관을 찾은 민지(이혜리 분)는 복싱에 대한 병구의 순수한 열정을 발견하고 그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다. 한물 간 복서가 자신만의 스타일인 '판소리 복서'를 완성하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하는 이야기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가장 한국적인 판소리를 복싱의 리듬에 담아 따뜻한 웃음을 주는 영화다. 113분. 12세 이상 관람가◆디어 마이 프렌드감독:피터 허칭스출연:에이사 버터필드, 메이지 윌리엄스10대 시한부 청춘을 통해 삶의 소중함을 깨워주는 영화다. 사고로 동생이 죽자 죽음에 극도로 예민해진 캘빈(에이사 버터필드 분)은 암 환자 지원그룹에서 스카이(메이지 윌리엄스 분)를 만난다. 스카이는 죽음을 눈앞에 둔 아이답지 않게 밝고 활동적이다. 자신의 병과 죽음을 소재 삼아 불편한 농담을 하고, 성가신 장난을 치며 캘빈을 괴롭힌다. 처음에 캘빈은 그런 스카이를 피하지만, 엉뚱하고 위험해 보이는 스카이의 '죽음을 앞둔 소망리스트(To Die List)'를 함께 하며 점차 삶에 활력을 찾는다. 물건 훔쳐 달아나기, 테이저건 맞아보기, 감옥에 갇혀보기 등 캘빈은 전혀 다른 성격의 스카이와 함께 하면서 점차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간다. 죽음을 마주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따뜻한 영화다. 97분. 12세 이상 관람가◆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감독:크리스 버틀러목소리 출연:휴 잭맨, 조 샐다나'유령신부' '코렐라인:비밀의 문' 등 디즈니와 다른 결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온 라이카 스튜디오의 신작 애니메이션. 북아메리카 지역에서 주로 목격되는 거대한 유인원처럼 생긴 신비의 동물. 히말라야에 있다고 믿어지는 거대한 설인. 모두 거대한 유인원으로, 빅풋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인 미스터 링크가 바로 그 캐릭터. 유일하게 살아남은 미스터 링크는 지구 반 바퀴 너머에 있는 잃어버린 세계 샹그릴라에서 동족의 흔적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자칭 세계 최고의 탐험가인 라이오넬은 전설의 빅풋이 목격됐다는 북아메리카로 향한다. 거기서 만난 것이 바로 미스터 링크. 둘은 함께 잃어버린 세계로 모험을 떠난다. 배우 휴 잭맨이 라이오넬 목소리를 연기한다. 94분. 전체 관람가

2019-10-09 13:24:55

영화 '조커' 스틸컷

[김중기의 필름통] '조커' 리뷰

'조커'(감독 토드 필립스)는 소름 돋을 정도로 놀라운 영화다.코믹스(만화)에서 나온 캐릭터를 이토록 깊이 있게, 우아하게, 그리고 절절하게 그려낸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조커가 미친 것인지, 세상이 그를 미치게 한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미친 것인지. 영화는 악당 조커의 탄생기를 페이소스 깊은 현대 우화로 그려냈다.고담시의 광대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 분). 코미디언을 꿈꾸는 남자다. 그는 세상 모든 사람을 웃게 하고 싶을 뿐이다. 홀어머니는 그를 '해피'라고 부른다. 그래서 시도 때도 없이 웃음보가 터진다. 그러나 세상은 그를 조롱하고, 학대하고, 비난한다.지하철에서 세 명의 남성이 조커를 폭행한다. 그들은 한 여인을 희롱하던 참이었다. 조커가 웃는 것이 못마땅한 말쑥하게 차려 입은 백인 남성. 세상의 모든 슬픔을 광대 분장으로 감추던 조커는 마침내 분노하고, 세 명을 죽이고 만다. 이를 도화선으로 고담시는 혼란과 분노의 도시로 변해간다.조커는 배트맨 시리즈의 대표 악당이다. 팀 버튼의 '배트맨'(1989)에서는 배우 잭 니콜슨이,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2008)에서는 히스 레저가 조커 역을 맡았다. 잭 니콜슨이 희화화된 전통적 조커 캐릭터였다면 히스 레저는 슬픔이 내재된 기이한 캐릭터로 등장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조커'의 배우 호아킨 피닉스는 이 모든 캐릭터를 흡수한 입체적 조커의 탄생 연대기를 온몸으로 그려낸다.토드 필립스 감독은 이 영화를 "조커가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라고 요약했다. 그래서 나약하고, 연약한 이 남자의 삶을 도화지 전체에 그려 넣는다. 어머니를 돌보는 착한 아들, 동료들에게 따돌림 당하는 직장인, 무대에서 외면 받는 코미디언, 세상을 향한 그의 순박한 몸짓을 웃음거리로 만들어버리는 미디어, 그럼에도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비정한 도시.그가 악을 선택했을 때 비로소 그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서서히 그는 더러운 둥지의 알을 깨고 세상에 발을 내딛는다. 넓은 도화지의 그림들이 점차 압축되면서 조커의 치켜세운 핏빛 입술로 모아진다. 조커의 홀로서기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그러나 영화는 여기에 비루한 현대의 참상들을 갖가지 색깔로 채색한다. 폭력의 일상화, 예의 없는 질서, 빈부의 격차, 메마른 관계, 그럼에도 멀쩡한 것으로 치장된 위선. 영화는 이런 현대의 삶을 조커를 통해 야유하고, 분노한다. 그래서 미국 주류 언론은 마치 시위 유인물을 보듯 '조커'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조커가 악당이라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영화는 그런 캐릭터를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그려낸다.폭력의 아이콘들이 빼곡한 '조커'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는 우아하다. 바로 슬픔이 있기 때문이다. 조커가 춤을 출 때는 숨이 멈춰질 정도로 아름답게 느껴진다. 화장실 안에서 또 계단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그가 추는 춤은 마치 온 세상을 다 감싸는 듯하다. 슬로우 모션이라서 더욱 감상적이다.호아킨 피닉스의 미친 듯한 연기가 이런 서정성을 끌어올린다. 그는 2017년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너는 여기에 없었다'에서 '몸덩이' 중년남을 보여줬다가도 '조커'에서 홀쪽한 남자로 변신했다. 깊은 눈, 살 빠진 뺨, 탁한 웃음과 흔들리는 눈빛. 갈비뼈가 확연한 배와 멍든 등가죽이 조커의 삶을 전율할 정도로 전해준다. 호아킨 피닉스는 요절한 배우 리버 피닉스(1993년 사망)의 동생이기도 하다.찰리 채플린은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곡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다. 이를 조커는 "삶은 멀리서 볼 때는 비극이더니, 가까이서 보니 개떡 같은 코미디"라고 변주한다. 세상에 대한 지극히 조커다운 선전포고다.'조커'는 DC 코믹스의 영화답게 브루스 웨인 가문과의 연결고리를 그려내는 친절함도 있다. 이를 통해 조커의 피맺힌 원한의 실마리도 풀린다. 명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생방송 토크쇼 진행자로 나온다.아날로그같은 콘트라스트 깊은 영상과 짙은 색감도 고담시라는 이질적 도시의 어두운 면을 잘 보여주고, 높은 현악의 음들이 배경에 깔리면서 조커가 성장하며 알을 깰 때의 긴장감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조커'는 히어로물의 캐릭터를 가장 작품성 높게 그려낸 영화다. 각본도 훌륭하고 연출도 짜임새가 있다. 그래서 올해 베니스영화제는 대상인 황금사자상을 안겨주었다. 극장에서 놓치면 아까울 영화다. 되도록 화면은 아이맥스, 음향은 돌비 애트모스로 관람하기를 추천한다.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19-10-02 13:59:40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스틸컷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퍼펙트맨, 가장 보통의 연애, 계절과 계절 사이

◆퍼펙트맨감독:용수출연:설경구, 조진웅끝까지 간 건달과 시한부 인생을 사는 돈 많은 변호사의 우정을 그린 인생 반전 코미디. 퍼펙트한 인생을 위해 한탕을 꿈꾸는 건달 영기(조진웅 분)는 잘못 휘두른 주먹으로 15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고 요양원 봉사활동을 간다. 그곳에서 돈은 많지만 두 달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법률사무소 대표 장수(설경구 분)를 만난다. 영기는 조직 보스 몰래 회삿돈 7억원을 주식에 투자했다 몽땅 날리고, 장수는 자신의 일을 도와주는 조건으로 영기에게 자신의 사망보험금을 내건 거래를 제안한다. 이렇게 죽으면 보험금이 12억원. 그러나 사고로 죽으면 27억. 그의 버킷리스트는 완성될 수 있을까. 설경구와 조진웅의 코믹 휴먼 드라마다. 부산 홈구장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응원하는 등 목숨을 건(?) 행동들이 웃음을 준다. 116분. 15세 이상 관람가◆가장 보통의 연애감독:김한결출연:김래원, 공효진전 여친에게서 상처받은 남자와 전 남친에게 뒤통수를 맞은 여자가 벌이는 솔직하고 거침없는 로맨스. 전 여친과 결혼 직전까지 갔으나 파혼의 상처를 입은 재훈(김래원 분)은 매일 술독에 빠져 산다. 화분은 담배꽁초로 가득차고, 귀갓길에 사온 옥수수가 냉동실을 가득 메운다. 술만 마시면 전 여친에게 카톡을 보내는 찌질함까지. 재훈의 회사 기획실에 새로 들어온 선영(공효진 분)은 그런 재훈이 이해되지 않는다. 만난 지 하루 만에 일보다 서로의 연애사를 더 많이 알게 된 두 사람. 티격태격하면서 어느 덧 묘한 동질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연애를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법한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어리숙한 청년이 잘 어울리는 김래원과 쿨하지만 묘한 매력을 지닌 공효진의 연기 호흡이 잘 맞다. 109분. 15세 이상 관람가 ◆계절과 계절 사이감독:김준식출연:이영진, 윤혜리비밀을 간직한 채 파혼 후 소도시로 내려와 카페를 운영하는 해수(이영진 분)는 타인의 시선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여고생 예진(윤혜리 분)을 만난다. 둘은 같은 공간, 반복되는 만남 속에서 봄 햇살의 온기만큼 따스해지는 감정의 온도를 느낀다. 그녀들의 일상은 기적 같은 행복으로 바뀌고, 나의 존재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기쁨을 알게 된다. 서로에게 한 발자국 더 다가가던 그 때, 새로운 '상처'가 두 사람을 향해 다가온다. 제목은 '계절은 우리가 막을 수 없다'는 뜻. 감독은 "영화 속 설정(성소수자)도 어렵지만, 성인과 미성년자의 사랑, 그런 감정이 일어나는 건 막을 수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다른 사랑의 형태를 통해 한층 성장하는 두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98분. 15세 이상 관람가

2019-10-02 13:59:24

영화 '레플리카'

[김중기의 필름통] 새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감독:쿠엔틴 타란티노출연: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 피트1969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배우 샤론 테이트 살인사건을 타란티노 감독 특유의 재능으로 기발하게 뒤집은 영화다. 왕년의 TV시리즈 주인공이었지만 지금은 한물 간 액션 스타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그의 스턴트 대역에서 매니저까지 성장한 클리프(브래드 피트). 둘은 과거의 영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성과를 얻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릭의 옆집에 할리우드에서 가장 유명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과 배우 샤론 테이트가 이사 온다. 새로운 기회에 기뻐하지만, 인사조차 나누지 못한다. 퇴물 배우를 통해 1960년대 할리우드의 낭만과 감성을 소환했다. 추억의 인물은 물론, 음악과 의상, 소품 등이 생생하게 재현된다. 릭 달튼의 입체적인 매력을 표현한 디카프리오의 연기가 뛰어나다. 161분. 청소년 관람불가 ◆양자물리학감독:이성태출연:박해수, 서예지, 김상호죽은 업소도 살린다는 유흥업계의 화타 이찬우(박해수). 어느 날 유명 연예인이 연루된 마약 파티사건을 눈치 챈다. 평소 알고 지내던 범죄정보과 계장 박기헌(김상호)에게 이 정보를 흘린다. 단순한 사건으로 생각했던 마약 파티가 연예계는 물론 검찰, 정치계까지 연루된 거대한 마약 스캔들임을 알게 된 찬우는 이제 살기 위해 거대 권력과 맞서야 하는 상황을 맞는다. '생각이 현실이 된다'는 양자물리학적 신념을 지난 주인공이 강직한 형사와 유흥업계의 퀸 등 에이스들과 함께 부패권력과 짜릿한 승부를 거는 범죄 오락물. 최근 인기가 급상승중인 배우 김응수가 조폭출신 사업가 정갑택으로, 명배우 변희봉이 대한민국의 검은손 백영감으로 출연한다. 119분. 15세 이상 관람가 ◆레플리카감독:제프리 나흐마노프출연:키아누 리브스, 앨리스 이브생명 공학자 윌(키아누 리브스)은 죽은 사람의 뇌파를 자극하는 인간복제를 시험하지만, 늘 마지막 순간에 실패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순간의 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어버린다. 그는 죽은 아내와 아이들을 합성생물학을 이용해 복제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클론이 된 가족들은 조금씩 이상 징후를 보이기 시작하고, 인간 복제 알고리즘을 노리는 거대 조직으로부터 쫓기게 된다. 합성생물학은 기존의 생명체를 모방하거나, 새로운 인공생명체를 만드는 분야다. 과학자로서 금기를 어기고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선택을 한 주인공을 통해 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미래 과학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 복제된 가족들이 보이는 이상행동과, 거대 조직의 위협 등 서스펜스 넘치는 상황까지 끌고 간다. 107분. 15세 이상 관람가

2019-09-25 13:49:27

영화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

[김중기의 필름통]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 리뷰

무모한 전투였다.군번도 없이 군복과 철모도 지급되지 않은 15살~18살의 학도병. 4~5일 총 쏘는 기초훈련만 받고, 3일간의 식량만 가지고, 군함이 아닌 민간 선박을 타고 상륙작전을 벌였다. 인천상륙작전을 교란시키기 위한 명분 치고는 참으로 허술하기 짝이 없는 작전이었다.'장사리:잊혀진 영웅들'(감독 곽경택, 김태훈)은 그 작전에 투입된 학도병들의 고귀한 용기와 희생을 담은 전쟁영화다.인천상륙작전 하루 전인 1950년 9월 14일. 민간 선박 문산호가 태풍 속을 뚫고 동해안으로 접근한다. 배 안에는 평균 나이 17세의 학도병 772명이 타고 있다. 대부분 대구 학생들이라 처음 타보는 배에 뱃멀미가 심하다.이들의 임무는 장사리에 상륙해서 인천상륙작전을 교란하고, 적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일. 그러나 적보다 그들을 먼저 맞은 것은 거센 풍랑의 태풍이었다. 악조건 속에서 학도병들은 이명준(김명민) 대위가 이끄는 유격대의 지휘로 성공적으로 상륙한다.러닝타임 103분. 영화는 빠른 전개로 스피드 넘치게 그려낸다. 이들이 투입된 전투에 대한 설명과 열악한 학도병의 환경도 짧게 묘사하고, 학도병에게 포커스를 맞춰 지루하지 않게 끌어간다.개봉 전 우려된 점은 소위 '국뽕'(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과장)이었다. 그동안 한국 전쟁영화가 늘 취해온 자세였다. 거기에 신파적인 상황까지 끌어내면 70년대 국책사업으로 만들어진 반공영화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그러나 곽경택 감독은 이를 교묘하게 빗겨가면서 학도병들의 의로운 희생을 그려낸다. 학도병들의 다양한 사연들과 그들의 끈끈한 전우애도 과도하게 묘사하지는 않는다. 이북에서 피난 온 성필(최민호)이 식량을 구하러 나갔다가 인민군이 된 사촌 동생을 만나는 장면이 있지만, 이는 한국전쟁에서 허다한 일. 오히려 이 사건으로 인해 앙숙이었던 하륜(김성철)과 성필이 화해하는 계기가 된다.또 학도병 중에 유일한 여학생인 종려(이호정)의 캐릭터도 억지스럽지 않았다. 이 캐릭터는 곽경택 감독이 탄생시켰다. 이북에 있던 이모부가 7대 독자라 누나가 대신 전쟁에 참여하겠다고 면사무소를 찾았다는 실화를 종려의 캐릭터에 녹여 넣은 것이다.전투 장면은 실감 넘친다. 조선 인민군 제5사단의 2개 연대 규모의 부대가 T-34/85 전차 4대를 앞세우고 북상해서 학도병들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다. 탱크의 발포와 박격포, 함포와 전투기의 폭탄 투하 등 폭발신이 실감난다. 특히 육탄전을 벌일 때 참호 사이를 지나며 찍은 장면이 처참한 당시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이 여느 한국전쟁 영화와 다른 점은 반공의 이데올로기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전쟁의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반전 메시지는 뚜렷하게 드러낸다.학도병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캐릭터들이 단순하고, 스토리가 풍성하지 못한 단점은 있다. 그리고 학도병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은 다소 상투성을 벗어나지 못한다.미국 종군 여기자 매기(메간 폭스)는 학도병들의 활약을 알리고, 그들을 총알받이로 내 몬 미군과 국군에 대한 무책임함을 강조하는 역할이다. 매기는 당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종군 여기자의 실재 인물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그러나 장사리의 참상과는 너무 거리가 멀어 보인다. 또 이명준 대위 역할을 맡은 김명민도 판에 박은 캐릭터를 연기한다.장사 상륙작전은 3일 예정으로 학도병을 투입했지만 전투는 8일간 이어진다. 문산호가 좌초되면서 구출할 함선을 구하는데 시간이 걸렸고, 함선을 호위할 전력도 없어 서둘러 철수하면서 학도병 40여명이 포로가 되기도 했다.조국을 지키기 위해 의연히 일어난 어린 용기는 그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못했다. 군번도 부여받지 못한 이들의 희생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 작전은 기밀로 유지되다가 1990년대 들어 알려지기 시작했다.'장사리:잊혀진 영웅들' 단순한 오락영화가 아닌 그 역사를 세상에 알렸다는 점만으로도 의미있는 영화라 하겠다. 103분. 12세 이상 관람가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19-09-25 13:49:11

영화 '디스트로이어'

[김중기의 필름통] 새영화

◆애드 아스트라감독:제임스 그레이출연:브래드 피트, 토미 리 존스 브래드 피트 주연의 첫 SF. 미 육군 소령 로이(브래드 피트)는 우주의 지적 생명체를 찾기 위한 리마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실종된 아버지를 영웅이라 믿으며 우주 비행사의 꿈을 키웠다. 어느 날 로이는 우주 안테나에서 지구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하고, 인류를 위협할 전류 급증 현상이 자신의 아버지가 벌인 위험한 실험에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아버지가 살아 있을 지도 모른다는 충격적인 사실과 함께 그를 막아야 한다는 임무를 맡게 된 로이는 우주로 향한다. 제목 '애드 아스트라'는 라틴어로 '별을 향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SF 영화지만 배경만 우주일 뿐 인간의 본능과 정의, 가부장적 사고 등 보편적인 가치를 다루고 있다. 우주에서 펼치는 추격신이 인상적이다. 132분. 12세 이상 관람가 ◆디스트로이어감독:캐린 쿠사마출연:니콜 키드먼, 세바스찬 스탠 잠입수사 중 죽은 연인의 복수를 그린 영화. 초보 경찰 에린(니콜 키드먼)은 범죄 조직 잠입 수사 도중 동료이자 연인 크리스(세바스찬 스탠)를 잃는다. 이후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 살아오던 에린 앞에 보라색 염료가 묻은 100달러짜리 지폐가 도착한다. 에린은 직감적으로 조직의 보스 사일러스(토비 켑벨)가 부활했음을 느끼고 크리스의 복수를 위해 17년 전 악몽으로 돌아간다. 니콜 키드먼은 이 작품에서 생기 가득한 30대와 연인을 잃고 후회 속에 살아가는 50대를 오가며 연기한다. 특히 50대의 모습은 파격적인 비주얼로 관객을 놀라게 한다. 거친 피부와 부러진 코, 보형물로 만든 다크 서클 등으로 완전히 망가진 에린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빌 코르소의 작품이다. 121분. 15세 이상 관람가 ◆비뚤어진 집감독:길레스 파켓 브레너출연:글렌 클로즈, 질리언 앤더슨 추리소설의 여왕 아가사 크리스티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옮김 미스터리 추리영화. 대부호 레오니디스가 갑작스럽게 사망한다. 타살을 직감한 손녀 소피아(스테파니 마르티니)는 사립 탐정 찰스(맥스 아이언스)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수사를 위해 대저택에 온 찰스는 가족 모든 구성원에게서 살인 동기를 발견하게 된다. 대부호의 두 번째 부인과 도박으로 파산한 장남,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려는 차남, 사춘기의 예민한 손자 등 모두에게 용의점이 드러난다. 탄탄한 원작에 명품 배우들의 조합으로 관심을 모았다. 아가사 크리스티 작품 특유의 연극적인 느낌과 원작의 고풍적인 느낌을 잘 담고 있다. 최고의 연기파 배우 글렌 클로즈와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질리언 앤더슨 등 배우들도 호연을 펼친다. 115분. 15세 이상 관람가

2019-09-18 14:28:54

영화 '예스터데이'

[김중기의 필름통] 영화 '예스터데이'

비틀즈는 불멸의 아이콘이다.세대를 넘어 사랑받는다면 거기에는 세상 모든 사람을 어루만지는 보편적인 힘이 있다. 비틀즈의 명곡 '예스터데이'가 바로 그렇다. '갑자기 지난날의 추억들이 밀려와/왜 그녀는 내 곁을 떠나야 했을까/도무지 알 수가 없어/...'지금 이 순간, 지난날이 자꾸만 그리워/예전엔 사랑은 아주 쉬운 게임 같았는데/이제 어디든 숨을 곳이 필요해/아! 그때가 좋았지'내 곁을 떠난 그녀를 아쉬워하며 예전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담긴 아주 단순한 가사다. 어디에도 격한 감정이 없이 '내가 뭔가를 잘못했나봐!'라며 자신을 책망하며 어제를 그리워한다. 누구나 공감할 서정성이다. 거기에 아름다운 멜로디까지 더해 상처받은 영혼을 따뜻하게 어루만진다.세계에서 가장 많이 리메이크되며 노인세대부터 아이들에게도 익숙한 유일한 노래. 그래서 영화 '예스터데이'(감독 대니 보일)가 만들어졌다. '예스터데이'는 비틀즈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만든 비틀즈 찬가와 같은 영화다.일단 발상이 기발하다. 세상 모든 사람이 비틀즈와 그의 노래를 기억하지 못하고, 나 혼자만 기억한다면, 천재성을 인정받으며 세계적인 스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상상의 주인공이 무명을 벗어나지 못하는 뮤지션이라면 말이다.영국 동부의 작은 마을. 14살 때 밴드 대회에서 입상하면서 뮤지션을 꿈꾸게 된 잭(히메시 파텔). 바닷가 여름을 소재로 한 야심찬 노래를 부르지만 모두가 외면한다. 운 좋게 음악 페스티벌에 참가해도 관객은 노인과 아이 몇 뿐. 그에게 성공은 너무나 멀고 힘든 길이다.음악을 접고 창고형 할인매장에게 비정규직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그에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 자전거로 귀가하다가 버스와 충돌사고를 당한 것이다. 전 세계에 원인 모를 12초간의 대정전이 일어난 순간이다.병원에서 깨어난 그는 오직 자신만이 비틀즈를 기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비틀즈의 음반과 그 어떤 기록도 사라진 세상. 그는 비틀즈의 명곡을 기억해 사람들에게 노래하기 시작한다.이 영화는 유쾌하고 발랄하다. 피나는 고통도 없고, 무명의 쓰라림도 없다. 그리고 배고픈 영혼도 아니다. '보헤미안 랩소디'와 '로켓맨'처럼 전기물도 아니고, '원스'같은 창작과 무명의 비애도 없다. 첫 사랑을 만나 다시 사랑을 나누듯 레코드의 재생 버튼을 누르고, 안락의자에 앉아 미소 짓게 하는 영화다.그것은 전적으로 비틀즈가 있기 때문이다. 비틀즈를 그리워하고, 그의 노래를 다시 들으며 그들을 떠올리는 것이 이 영화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자존심 대니 보일 감독과 '노팅힐' '러브 액츄얼리'의 각본을 맡은 리처드 커티스, 그리고 '알콩 달콩한 영화'(?)로 정평이 나 있는 제작사 '워킹 타이틀'의 3박자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대니 보일과 리처드 커티스는 둘 다 1956년 생으로 성장기 자신들의 감성 아이콘이 비틀즈였다.비틀즈의 천재성을 찬양하고, 또 재확인하는 장면들이 유쾌하게 그려진다. 퇴원한 잭에게 친구들이 새 기타를 선물하고, 잭은 이럴 때는 위대한 명곡을 들어야 한다면서 '예스터데이'를 부른다.그런데 아무도 모른다. 초등학교 교사로 잭의 매니저를 자처하던 엘리(릴리 제임스)조차 "언제 작곡했냐?고 묻는다. "비틀즈를 모르다니, 장난치지 마!"라는 잭에게 친구들은 "그런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밴드까지 알아야 하느냐?"고 반문한다. 그러면서 '예스터데이' 노래에는 모두 눈물을 글썽거린다. 짧은 시퀀스지만 관객들에게 짜릿함을 주는 장면이다.또 깜짝 캐스팅된 영국의 인기 싱어송 라이터 에드 시런과 작곡 대결에서 "너는 모차르트고 나는 살리에르"라며 패배를 인정하는 장면, 가족에게 처음 '렛 잇 비'(Let it be)를 부르는데 제목을 처음 듣는 가족들이 'Let him be' 'Leave it be'라고 부르고, '헤이 쥬드'(Hey Jude)를 에드 시런이 'Hey Dude'라고 바꾸자고 고집하는 장면 등 관객을 즐겁게 하는 에피소드를 빼곡히 넣어 놓았다.그러면서 잭이 비틀즈의 '엘리노어 릭비'를 기억하기 위해 애쓰고, 또 직접 묘비까지 찾아가는 여정에도 관객을 초대한다.물론 잭과 엘리의 로맨스, 비틀즈의 명성을 갉아 먹는 듯한 잭의 자책 등 다소 상투적인 스토리라인도 있지만, 그 불가피성(?)이 이해될 정도로 영화 속에서 만나는 비틀즈는 반갑고, 즐겁다.비틀즈 멤버와 유족들의 저작권 승인으로 많은 비틀즈 명곡들을 영화 속에서 한 번에 만나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다. OST에 담긴 노래만 20곡이 넘는다. 다만 몇몇 곡은 전곡을 듣고 싶은데, 모두 1절만 들어 아쉽다. 전곡은 엔드 크레딧의 그 노래? 116분, 12세 관람가.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19-09-18 14:28:38

안녕 베일리

[김중기의 필름통] 새영화

◆틴 스피릿감독:맥스 밍겔라출연:엘르 패닝, 아치 마데크위17세 소녀 바이올렛(엘르 패닝)은 어머니와 단 둘이 힘겹게 살지만 가수의 꿈을 버리지 않는다. 세계적인 오디션 프로그램 '틴 스피릿'의 광고를 보고 지원을 결심한다. 하지만 미성년자는 부모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말에 좌절한다. 어머니에게 자신의 꿈을 향한 도전을 밝힐 수 없었던 것이다. 제목처럼 10대가 가진 영혼의 방황과 도전, 열망을 그린 음악 영화다. '라라랜드'의 제작진과 할리우드 스타 제이미 벨이 제작에 참여했다. 거장 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아들 맥스 밍겔라가 연출했다. 여기에 배우 엘르 패닝이 노래와 춤, 모든 열정이 폭발하는 최고의 무대를 선보여 준다. 영화에는 14곡의 팝 음악과 오리지널 송이 등장한다. 엘르 패닝은 오리지널 송 'Wild flowers'를 비롯해 총 7곡을 직접 부른다. 93분. 12세 관람가 ◆그것: 두 번째 이야기감독:안드레스 무시에티출연:빌 스카스가드, 제임스 맥어보이 2017년 '그것'의 속편이다. '그것'은 1986년 출간된 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비의 20배에 달하는 흥행 수익을 얻었다. '그것: 두 번째 이야기'는 루저클럽 회원들이 아이들을 잡아먹는 광대 괴물 페니와이즈와 맞서 싸운 뒤 27년 후를 그린다. 13살 주인공들은 40살이 돼 고향인 미국 메인주의 작은 마을 데리로 돌아온다. 유일하게 고향에 남아 있던 멤버로부터 '그것'이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 모인 것이다. 예전보다 더 황폐해진 고향에서 잊고 있던 과거의 기억과 마주하며 더 큰 공포에 휩싸인다. 제임스 맥어보이, 제시카 차스테인, 빌 헤이더, 제이 라이언 등 성인 배우뿐 아니라 전편의 아역 배우들도 재등장한다. 3년간 성장한 아역배우들을 위해 디지털 기술도 사용됐다. 169분. 15세 관람가 ◆안녕 베일리감독:게일 맨쿠소출연:조시 게드, 데니스 퀘이드 2018년 국내 개봉한 '베일리 어게인'의 후속작이다. '베일리 어게인'은 52주 동안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에 오른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했다. 새로운 강아지로 환생해 오로지 주인만을 위해 삶을 살아가는 강아지 베일리의 이야기였다. '안녕 베일리'는 새로운 미션을 받은 베일리를 그리고 있다. 전편에서 베일리 덕에 사랑을 이룬 이든(데니스 퀘이드)과 한나(마크 헨젤버거)는 미시건 주 한적한 농장에 살고 있다. 아들이 죽은 후 며느리와 손녀 씨제이와 3대 가족을 꾸린다. 오해로 인해 며느리와 손녀는 집을 떠나고, 이든은 베일리에게 다음 생에는 손녀 씨제이를 지켜달라고 부탁한다. 베일리는 태어날 때 마다 다른 견종이지만, 본능적으로 씨제이를 향해 나아간다. 오로지 주인을 위한 베일리의 충성심이 감동을 준다. 109분. 전체 관람가

2019-09-04 12:50:03

영화 '나쁜 녀석들:더 무비'

[김중기의 필름통] 추석 극장가 한국영화 3파전

추석 극장가는 한국영화 3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올해는 예년과 달리 사극이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에는 '물괴, '안시성', '명당' 등 세 편의 역사극이 난타전(?)을 벌인 끝에 '안시성'이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남겼다.사극이 있던 자리에 범죄에 액션,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세 편이 차고앉았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감독 이계백), '타짜:원 아이드 잭'(감독 권오광), '나쁜 녀석들:더 무비'(감독 손용호)이다. 과연 추석 대전의 승자는 누가 될까. ◆웃다고 울고, 감동까지…'힘을 내요, 미스터 리'차승원이 12년 만에 코믹 연기로 돌아왔다. '선생 김봉두', '이장과 군수' 등 우월한 외모에도 능청스러운 연기로 우리를 웃겼던 그다. 이번에는 사고로 정신지체 장애를 갖게 된 철수로 나온다. 철수는 동네에서 제일가는 칼국수 수타 달인이다. 근육질의 몸매에 조폭처럼 문신을 하고 있지만 내면은 순수 그 자체이다.어느 날 갑자기 딸 샛별(엄채영)이 나타나면서 그의 평화롭던 일상이 무너진다. 샛별은 백혈병을 앓고 있는데, 자신처럼 아픈 친구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고 싶어 병원을 몰래 빠져 나온 것이다. 그런 상황을 모르는 철수는 무작정 샛별을 따라나서면서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펼쳐진다.'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유쾌하면서도 뭉클한 부성애를 다룬다. 특히 이 영화의 무대가 대구다. 지난해 여름 40도를 육박하는 무더위 속에서 대구역과 동성로, 중앙로역 등에서 촬영됐다. 철수와 샛별이 대구역에서 동성로까지 한번에 이동하면서 촬영된 장면은 대구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했기에 가능했다. 김정원 촬영감독은 "이렇게 시민들의 협조가 잘 됐던 영화는 처음이었다"면서 대구시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특히 이 영화는 대구시민이라면 잊을 수 없는 반전의 비밀이 있다. 더욱 가슴 먹먹한 감동적인 이야기가 숨어 있는 것이다. 111분. 12세 이상 관람가 ◆포커로 돌아온 타짜…'타짜:원 아이드 잭' '타짜: 원 아이드 잭'은 각각 568만, 401만 관객을 동원한 '타짜'(2006)와 '타짜-신의 손'(2014)에 이은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이번에는 화투가 아닌 포커를 소재로 하고 있다.전설적인 타짜 짝귀의 아들이자 고시생인 일출(박정민). 공부에는 흥미가 없지만 포커판에서는 날고 기는 실력자다. 포커판에서 우연히 알게 된 마돈나(최유화)의 묘한 매력에 빠져든 일출은 그녀의 곁을 지키는 이상무(윤제문)에게 속아 쓴 맛을 본다. 돈도 잃고 자존심마저 무너진 그의 앞에 정체불명의 타짜 애꾸(류승범)가 나타난다.거액이 걸린 판을 설계한 애꾸는 전국에서 타짜들을 불러 모은다. 일출과 함께 까치(이광수), 영미(임지연), 권원장(권해효) 등이 가세해 '원 아이드 잭'팀을 꾸려 인생을 바꿀 새로운 판에 뛰어든다.밑장 빼기 같은 화투의 기술 대신 52장의 카드로 승부를 거는 팀 플레이가 이 영화의 생명이다. 139분.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로 덩치 키운 액션드라마…'나쁜 녀석들:더 무비''나쁜 녀석들'은 2014년 TV 영화채널에서 방영된 액션 드라마다. 나쁜 놈들이 더 나쁜 놈을 잡는 기발한 설정으로 인기를 끌었다. 감옥에 있는 범죄자로 팀을 꾸려 악당을 쳐부수는 내용으로 '특수범죄수사과'의 설계자가 김상중, 28년 형을 복역 중인 전설의 주먹이자 나쁜 녀석들의 행동대장이 마동석이었다. '나쁜 녀석들:더 무비'는 그 설정에 훨씬 더 강력한 액션으로 덩치를 키운 영화 버전이다.교도소 호송차량이 전복되고 최악의 범죄자들이 탈주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한다. 이에 경찰은 '특수범죄수사과'를 다시 소집한다. 우구탁(김상중) 반장은 과거에 함께 했던 박웅철(마동석)을 찾아가고, 감성 사기꾼 곽노순(김아중)과 전직 형사 고유성(장기용)을 영입해 새로운 팀을 구성한다.원작이 색다른 콘셉트의 범죄 스릴러였다면, 영화는 경쾌한 범죄 오락 액션물이다. 114분. 15세 이상 관람가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19-09-04 12:49:47

영화 '아이언 자이언트'

[김중기의 필름통] 재개봉 영화 2편 리뷰

다시 봐도 반갑고, 또 좋은 영화가 있다.신작 영화의 화려함과 신선함을 없지만, 곱씹을수록 낯익은 나만의 영화. 시간이 지나도 잊혀 지지 않는 수작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되고 있다.'쉰들러 리스트', '어둠 속의 댄서', '노팅힐', '그녀'... . 올해 재개봉된 클래식 영화들이다. '타이타닉', '쇼생크 탈출', '양들의 침묵' 등 수없이 TV로도 접했을 영화들이 또다시 극장에서 개봉되는 이유는 뭘까.영화가 가진 클래식의 가치도 있지만, 극장에서 접해보지 못한 세대를 위한 상업적 목적도 있다. 과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 '벤허'(1959) 등이 앵콜 로드쇼라는 이름으로 재개봉된 이유와 같다.그러나 최근에는 '재개봉 열풍'이라고 할 정도로 영화들이 다양하고, 수요층도 넓어졌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충격적인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시계태엽 오렌지', '샤이닝' 등이 마니아들을 위해 재개봉되기도 했다. '재개봉 되었으면 좋을 영화 리스트'가 SNS를 통해 공감을 얻고, 또 판권을 가진 영화사에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등 극장가에 '재개봉 영화'가 자연스러운 추세가 됐다.새 영화만 보던 극장이 이제 신작과 고전을 넘어 영화 자체를 즐기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천문학적인 제작비에 화려한 출연진으로 관객의 호주머니를 터는 신작 영화들 속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두 편의 재개봉 영화를 소개한다.다음 달 5일 재개봉되는 '집으로...'(2002). 세월이 변해도 모두의 정서를 어루만지는, 어린 소년의 투정과 이를 온화하게 받아주는 외가의 온화함 등 누구나 겪었을 유년시절의 추억을 소환하는 영화다.일곱 살 상우(유승호)는 집안 사정 때문에 시골의 외할머니(김을분) 댁에 맡겨진다. 말도 못하고 글도 못 쓰는 외할머니와 함께 생활한다는 것은 도시 소년에게 견디기 힘든 일이다. 치킨도 없고, 배터리가 없어 오락기도 쓸 수 없는, 돌투성이 시골집.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한 따뜻함과 여유에 아이의 마음에도 따스한 햇살이 내린다.'집으로...'는 17년 전 개봉됐다.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 등이 개봉된 해다. '집으로...'는 순제작비 1억 5천만원으로 42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대성공을 거두었다. 단순한 에피소드에 출연배우도 무명이었지만, 관객의 정서를 어루만진 정서적인 힘이 컸던 덕분이다. 과거 부모님의 손을 잡고 극장에서 관람했던 20~30대 관객은 물론, 입소문으로만 접했던 10~20대 세대에게도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는 재개봉이다.미국인들에게 '집으로...'와 유사한 영화가 '아이언 자이언트'(1999)다. 미국 시골 마을의 외톨이 소년이 숲 속에 불시착한 거대 로봇을 만나면서 친구가 되는 줄거리다. 전투용으로 제작됐지만 영혼이 깃든 생명체로 느낀 소년은 국가 음모세력으로부터 로봇을 보호하고, 자이언트도 아버지 없이 자란 소년에게 든든한 보호자 역할을 하면서 둘의 관계는 시작된다.이 애니메이션은 1950년대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미국과 소련의 극한 대립 속에서 태어난 로봇과 모든 것이 불안했던 사람들, 그 속에서 피어나는 로봇과 소년의 우정이 가슴을 따뜻하게 해준다.'라따뚜이'와 '인크레더블'을 연출한 브래드 버드 감독의 애니메이션이다. 1999년 미국 개봉 당시 큰 흥행을 거두지 못했고, 그 바람에 월드 와이드 개봉도 무산됐다.그러나 팬들이 극장이 아닌 DVD로 접하면서 뒤늦게 극찬이 쏟아졌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미국 영화데이타베이스 IMDB 평점이 8.0, 로튼 토마토 관객지수 90%를 기록하며 높은 사랑을 받고 있다.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도 '레디 플레이 원'(2017)에서 이 로봇을 3D로 등장시키기도 했고, 최근에는 피규어로 제작돼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팬들에게도 인기가 높아 영화 평점이 9.32라는 놀라운 스코어를 유지하고 있다.'아이언 자이언트'가 개봉 20주년을 맞아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쳐 오는 10월 세계 개봉에 앞서 한국에서 최초로 선보인다. 팬들은 재개봉 소식에 '20년만의 강제 소환'이라며 환호를 보내고 있다.'집으로...'와 '아이언 자이언트'가 이 가을, 시간을 뛰어넘어 관객의 사랑을 재확인하는 재개봉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19-08-28 14:16:45

영화 '47미터 2'

[김중기의 필름통] 새영화

◆47미터 2감독:요하네스 로버츠출연:시스틴 로즈 스탤론, 소피 넬리스 상어 관광을 나섰다가 47미터 바닥에 갇혀 상어의 공격을 받는 '47미터'(2016)의 속편이다. 물에 잠긴 고대 마야의 수중 도시 시발바를 관광하기 위해 나선 미아(소피 넬리스)와 친구들. 짜릿한 동굴 다이빙을 하던 중 예기치 못한 사고로 동굴 속에 갇힌다. 그러나 오랜 시간 굶주린 동굴 상어와 맞닥뜨리게 된다. 산소도, 탈출구도 없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 갇힌 이들은 눈보다 예민한 제3의 감각으로 좁혀 오는 상어 떼를 피해 목숨을 건 숨바꼭질을 시작한다. 전편이 철창에 갇혀 꼼짝할 수 없는 수직적 공포가 생명이었다면, 속편은 동굴 속에서 상어와 벌이는 익스트림 서바이벌 스릴이 주제다. 전편은 저예산 영화로 제작돼 북미에서만 제작비의 10배가 넘는 수익을 거두어 화제를 모았다. 90분. 15세 이상 관람가 ◆유열의 음악앨범 감독:정지우출연:김고은, 정해인, 박해준1994년 가수 유열이 라디오 DJ를 처음 진행하는 날. 엄마가 남겨준 빵집에서 일하던 미수(김고은)는 우연히 찾아온 현우(정해인)를 만나 설레는 감정을 느끼지만 뜻하지 않은 일로 연락이 끊기게 된다. 다시 기적처럼 만난 두 사람은 설렘과 애틋함을 키워 가지만 서로는 어긋나기만 한다. 과연 둘은 함께 듣던 '유열의 음악앨범'처럼 서로의 주파수를 맞출 수 있을까? '유열의 음악앨범'은 1994년부터 2007년까지 방송된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이를 매개로 애틋한 사랑을 이어가는 두 남녀의 감성을 그린 멜로. 아련한 첫사랑의 그리움을 전해주는 영화다. 특히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숨겨진 명곡과 추억의 노래들을 듣는 즐거움을 준다. 김고은은 '은교'(2012) 이후 7년 만에 정지우 감독을 만났다. 122분. 12세 이상 관람가 ◆안나 감독:뤽 베송출연:사샤 루스, 킬리언 머피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패션 모델로 위장한 스파이 안나(사샤 루스)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미국과 소련의 대립이 심하던 1990년대 초. 파리의 한 모델 에이전시는 러시아의 시장에서 러시아 인형을 파는 여성 안나를 캐스팅해서 파리로 데려온다. 모든 것이 새로운 파리의 환경에 적응해 가는 순진한 소녀 안나. 그러나 그녀는 KGB에 의해 훈련된 킬러다. KGB의 임무를 처리해 가면서 언젠가 벗어날 기회만 노리던 그녀 앞에 미국 CIA 요원 레너드(킬리언 머피)가 나타나면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닥친다. 총, 칼, 접시 등 각종 도구를 이용한 액션이 뤽 베송 영화답다. '니키타', '제5원소', '루시' 등 영화에서 여성 주인공을 즐겨 쓰던 그의 취향이 이번에도 모델 킬러로 이어진다. 119분. 15세 이상 관람가

2019-08-28 14: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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