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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애니멀 크래커' '주식회사 스페셜액터스' '큐리오사'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애니멀 크래커' '주식회사 스페셜액터스' '큐리오사'

◆애니멀 크래커감독: 토니 벤크로포트, 스콧 크리스천 사바목소리 출연: 존 크래신스키, 에밀리 블런트먹으면 동물로 변하는 마법의 과자를 발상으로 한 애니메이션. 수많은 관객이 환호하는 삼촌의 서커스단에서 자란 오웬(존 크래신스키)은 누구보다 서커스를 사랑하는 소년. 그러나 사랑하는 여자 조이(에밀리 블런트)와 결혼하기 위해 서커스단을 떠나 장인의 개 사료 공장에 취직했다. 원하지 않은 일이지만 오웬은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7년간 묵묵히 견딘다. 그러던 어느 날, 서커스단에 불이 나 삼촌이 돌아가고 오웬에게 전해진 것은 삼촌의 유품인 낡은 상자 하나. 그 상자에는 먹는 순간 과자 모양과 똑같은 모습의 동물로 변하는 마법의 과자가 담겨 있다. 조이와 오웬은 마법의 과자를 이용해 서커스 공연을 다시 시작하기로 한다. 방학을 겨냥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즐거운 영화다. 94분. 전체 관람가.◆주식회사 스페셜액터스감독: 우에다 신이치로출연: 오사와 카즈토, 고노 히로키괴짜 저예산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2017)를 연출한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의 코미디 신작. 배우 지망생 카즈토(오사와 가즈토)는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절하는 증상으로 번번이 오디션에서 떨어진다. 일자리마저 잃게 된 그는 5년 만에 만난 동생 히로키(고노 히로키)의 소개로 배우 에이전시 스페셜액터스에 합류한다. 스페셜액터스는 의뢰인의 고민을 소속 배우들이 직접 짠 시나리오와 연기로 해결해주는 곳이다. 어느 날, 사이비 종교 단체에 빠진 언니 때문에 집안의 여관이 통째로 넘어갈 위기에 놓인 고등학생이 고민해결을 의뢰한다. 카즈토를 포함한 스페셜액터스의 배우들은 신도로 위장 잠입해 문제 해결에 나선다. 거듭된 실패로 실의에 빠진 주인공이 재연 배우로 자신감을 찾는 코미디. 110분. 전체 관람가.◆큐리오사감독: 루 주네출연: 노에미 메를랑, 니엘스 슈나이더'큐리오사'는 '외설적인 물건이나 사진, 사진' 등을 말한다. 영화에서는 카메라가 대중화되기 전 외설 사진집을 의미한다. 19세기 파리, 자유로운 영혼의 시인 피에르(니엘스 슈나이더)와 마리(노에미 메를랑)는 서로 사랑하지만, 마리는 부모님의 뜻을 따라 피에르의 친구와 결혼을 한다. 상처받은 피에르는 알제리로 떠나고, 그곳에서 예술적인 영감을 주는 매혹적인 뮤즈 조흐라(카멜리아 조르다나)를 만나 그녀의 누드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1년 후. 애정 없는 결혼생활을 이어가던 마리는 피에르가 조흐라와 함께 파리에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찾아간다. 여전히 서로를 잊지 못하고 있던 마리와 피에르는 은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마리는 피에르의 사진작품들을 보며 자신의 누드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한다. 105분. 청소년 관람불가.

2020-08-05 13:58:18

[김중기의 필름통]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거친 스토리를 살린 연출의 힘

[김중기의 필름통]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거친 스토리를 살린 연출의 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는 빼고 더할 것 없이 깔끔한 하드보일드 범죄영화다. '아저씨'처럼 거침없고, '신세계'처럼 묵직하게 '유혹'과 '악'에 빠진 두 폭주기관차의 질주를 스크린에 담아냈다.두 남자가 있다. 일본에서 살인청부업으로 살아가는 인남(황정민)과 그에 의해 죽은 형의 원수를 갚겠다며 인남을 추격하는 레이(이정재). 둘의 살인은 무자비하다. 인남에게 살인은 일일 뿐이고, 레이에게는 어릴 적 아픈 기억이 담긴 유희일 뿐이다. 킬러 세계에서 고수에 속하던 둘이 어느 순간 피할 수 없는 승부를 벌인다.'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이처럼 단순한 설정을 가진 영화다. 인남에게는 구해야 할 딸이 있어 둘의 폭주를 감상적으로 순화시켜주는 것이 플롯이라면 플롯이다.감독 홍원찬은 '추격자', '황해' 등 명품 액션 스릴러 영화의 각색을 맡았고, '오피스'로 데뷔한 시나리오 작가 겸 감독이다. 이전 영화들에서 체득한 남성적 파워를 이 영화에 다 쏟아 붓고 있다.우선 두 주인공의 캐릭터 묘사가 정교하다. 인남이 '악'에 빠진 것은 후천적이다. 정부기관으로부터 버림받은 요원이 가진 기술이야 살인뿐, 그래서 그 일을 하면서 돈을 모은다. 그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일은 일본에서 악독한 짓을 하는 폭력배. 이 일만 마치면 그는 파나마로 갈 생각이다. 그는 무채색이다. 칙칙한 카키색에 검정과 회색의 옷에, 얼굴 또한 콘트라스트가 짙다.레이는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던 아이였다. 아버지는 백정이고, 그 또한 '백정'이란 별명으로 죽이는 것을 좋아한다. 그에게 살인은 짜릿한 놀이기구 같은 것이다. 그는 밝은 색상의 옷을 입는다. 첫 등장에서는 흰색 롱코트를 입고,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화려한 원색의 옷으로 바뀐다.기도에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앞 구절이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시옵고'다. 레이는 살인과 죽음의 유혹에 빠졌고, 인남은 구원을 받고 싶지만 악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인물이다. 선과 악은 공존하는 것이 아니라, 선이 없는 곳에 바로 악이 있다. 인남은 바로 그런 곳에 있고, 레이는 인간이 가면 안 되는 극지까지 간 악이다.영화는 둘의 서사를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레이가 그렇게 인남을 죽이려는 이유도 명쾌하지는 않다. "이유는 중요한 것이 아니야. 이젠 기억도 안 나네"라고 한다. 이것이 정답일 것이다. 감독은 오로지 둘의 처절하고, 피비린내 나는 대결만 충실히 그려낸다. 마치 하드 보일드는 이런 것이라는 듯이.영화는 한국과 일본, 태국에서 촬영됐다. 태국 로케이션 촬영이 압도적으로 많다. 총기소유가 불법인 한국이 아니어서 총과 수류탄, 폭발 등 장면이 어색해 보이지 않는 선택을 한 것이다.캐릭터들의 의상과 함께 색감과 미장센도 적절하고 효과가 좋다. 액션 촬영의 경우 간간이 고속촬영을 통한 슬로모션을 가미해 비장미를 더했다.특히 사운드는 최근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는 강력한 쾌감을 선사한다. 주먹의 타격감과 칼과 칼이 부딪치는 질감을 소름 돋도록 묘사해냈다. 맨손과 칼뿐 아니라 총격과 폭발신의 음향도 키아누 리브스의 '존 윅'을 연상시킬 만큼 장르적 만족감을 높이고 있다.잔인한 설정은 있지만, 이를 사운드로 묘사하는 바람에 끔찍하고 잔인한 장면을 봐야하는 불편을 줄여주기도 한다. 홍원찬 감독은 인터뷰에서 실제 리얼 액션을 베이스로 타격감을 최대한 살리는 데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이 영화는 '신세계' 이후 7년 만의 배우 황정민과 이정재의 재회로 관심을 끌었다. 워낙 '신세계'에서 '브라더'로 각인된 둘의 호흡이 컸기 때문이다. 다만 이 영화에서 둘은 오로지 격돌만 할 뿐, 둘의 케미(연기 궁합)를 보여주는 장면은 많지 않다.특히 예고편에서도 보여주지 않았던 배우 박정민의 역할이 눈에 띈다. 그는 태국의 나이트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는 한국 성소수자 유이로 나온다. 황정민과 이정재가 미친 듯이 액션만 펼친다면 그는 둘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캐릭터로 100% 역할을 소화한다. 인남의 딸로 나온 아역배우 박소이의 존재감도 높다. 차기작이 기대된다.'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우직하게 밀어붙인 연출의 힘이 남성적 거친 스토리에 잘 부합된 범죄 액션영화다. 108분. 15세 이상 관람가.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8-05 13:54:03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세인트 주디' '소년 아메드' '1942: 언노운 배틀'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세인트 주디' '소년 아메드' '1942: 언노운 배틀'

◆세인트 주디감독: 숀 해니시출연: 미셸 모나한, 림 루바니1994년 소녀들에게 글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탈레반 감옥에 투옥됐던 아프가니스탄의 교사 아세파(림 루바니)는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다. 이민 전문 변호사 주디 우드(미셸 모나한)는 아세파가 명예살인이 비일비재한 본국으로 돌아가는 즉시 살해될 것을 알고 그를 보호하려 하지만, 여성을 약자로 보지 않는 미국 망명법에 따라 아세파는 추방 위기에 놓인다. 미국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프로젝트'를 이끄는 변호사 주디스 우드의 실화를 영화로 옮긴 작품. 아세파 사건은 미국 망명 제도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여성이 망명 제도 안에서 보호받아야 할 대상임을 인정하는 선례가 됐다. 우드의 법률사무소에서 인턴으로 일했던 드미트리 포트노이가 영화 각본을 써 법정 드라마의 힘을 더했다. 106분. 12세 이상 관람가.◆1942: 언노운 배틀감독: 이고르 카피로브출연: 세르게이 자코브, 이반 바타레브제2차 세계대전 중 가장 치열했던 르제프 전투를 담은 러시아 전투영화. 르제프 전투는 1942년 1월부터 1943년 3월까지 이어진 전투로, 독일과 소련의 300만 병력이 격돌해서 100만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판도를 뒤바꾼 승리의 시작, 가장 끔찍했던 전투 속 이름 없는 병사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았다. 1942년, 소련군은 부대원의 70%를 잃는 처절한 전투 끝에 군사적 요충지인 르제프의 한 마을을 점령하는데 성공한다. 마을을 재탈환하기 위한 독일군의 공격은 점점 거세지지만 본대로부터의 지원은 고사하고, 부대 전체가 전멸하더라도 위치를 사수하라는 이해할 수 없는 명령만이 주어진다. 전투 장면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CG를 최소화, 몰입감을 높였다. 117분. 15세 이상 관람가.◆소년 아메드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출연: 이디르 벤 아디, 올리비에 보노지난해 제72회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벨기에의 다르덴 형제 감독작. 한 소년을 통해 유럽 사회의 이슈인 이슬람 극단주의를 다루고 있다. 13세 소년 아메드(이디르 벤 아디)는 어느 순간 집안의 걱정거리가 됐다. 동네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종교지도자 이맘(오스만 모먼)의 영향을 받아 평범했던 소년의 일상이 틀어지기 시작한다. 이맘에 의해 원리주의에 입각한 극단적인 교리에 빠진 아메드는 걱정하는 엄마에게 심한 말을 하는 것도 모자라 어릴 적부터 자신을 보살펴준 이네스(미리암 아케듀) 선생님의 교육 방식에 반기를 든다. 이맘의 만류에도 결국 아메드는 칼을 들고 이네스 선생님의 집을 찾아가기에 이른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소년을 따라가는 카메라에 의해 관객은 스릴러 못지않은 서스펜스를 느낀다. 84분. 12세 이상 관람가.

2020-07-30 14:30:00

[김중기의 필름통] 한반도 슬픈 역사에 더해진 아쉬운 상상력…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김중기의 필름통] 한반도 슬픈 역사에 더해진 아쉬운 상상력…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남북 분단은 이 시대 마지막 냉전의 유산이다. 뒤를 돌아보면 한반도 슬픈 역사의 굴곡에 잠겨 숨이 막혀 온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을 영화로 만드는 것은 한국 영화감독들의 특권과도 같은 것이다. 피부로, 가슴으로 느껴온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그러나 남북을 다룬 영화는 늘 우화처럼 그려지기 일쑤였다. 왜 그럴까? 그 또한 기억이다. 남북을 정면으로 들여다볼 수 없게 훈육됐기에 에둘러 얘기하곤 빠져버리는 것이다. 그것이 손쉬운 일이겠다.'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이 '정상회담'이란 부제를 달고 3년 만에 속편으로 관객을 만난다.엄격하게 말하면 이야기가 이어지는 속편은 아니다. 다만 양우석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와 연출을 했고, 남북의 쿠데타를 소재로 한 스릴러 영화라는 점에서 속편의 틀 속에 넣고 있다.이 영화는 남북과 이해관계에 있는 미중일의 역학에 감독의 상상력을 더해 만든 영화다. 미국과 북한, 그리고 대한민국의 지도자 셋이 평화협정을 앞두고 북한의 일부 군부 세력의 쿠데타로 납치된다는 설정이다.미국은 발칵 뒤집혀 힘을 쓰려고 하고, 남한은 총리체제로 대응에 나서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일본은 이 기회를 틈타 독도 야욕을 불태우고, 중국은 전면에 나서지 않고 조종만 하려고 한다. 이 정도는 누구나 예상하는 이야기다.과연 감독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를 어떤 플롯으로, 어떤 개연성을 주면서 관객에게 자신의 상상력을 풀어낼까.1편에서는 북한에서 일어난 쿠데타로 치명상을 입은 위원장이 남한으로 피신한다는 상상에서 출발했다. 2편은 남북미의 수뇌가 단체로 납치돼 북한의 핵잠수함에 갇힌다는 설정이다. 영화는 남북미 세 국가의 정체성을 세 캐릭터로 상징적으로 표현한다.미국 대통령 스무트(앵거스 맥페이든)는 직설적이며, 호전적이고, 협상의 달인이다. 그 어떤 천박한 행동도 마다하지 않고, 북한 위원장에게 '헤이, 키드(아이)'라 하고, 남한 대통령에게는 '미스터 프레지던트'가 아닌 '미스터 한'이라고 부른다.북한 위원장 조선사(유연석)는 젊고 똑똑하면서 영어도 잘하고, 구글과 유튜브도 하는 신세대 인물이다. 이 둘은 당연히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떠올리게 한다.남한 대통령 한경재(정우성) 또한 온갖 수모를 당하면서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온 몸을 던지는 인물이다. 북미 틈바구니, 평화협정에 사인할 공간도 없지만 이를 성사시켜야 할 책무를 온몸으로 표현한다.여기에 쿠데타를 일으킨 북한 호위총국장 박진우(곽도원), 북한 잠수함 부함장 장기석(신정근) 등의 갈등이 극을 이끌어간다.이 영화를 가능케 한 상상력의 토대는 지극히 평면적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역학과 등장인물의 성격과 태도, 쿠데타의 발생과 과정, 진압 등이 전혀 새롭지도, 힘이 있지도 않다. 상상력은 '어메이징'을 담보로 하지만, 영화는 선실에 갇힌 세 지도자들처럼 답답하기만 하다.테이블에 놓인 답안지(상상력)가 그렇다면, 이를 변주할 힘이라도 있어야 하지만, '강철비2'는 한반도의 갈등을 우화와 블랙 코미디로 쉽게 그려내고, 평화 통일의 당위성을 웅변하는 것으로 '자기만족'한다. 상상력을 밀도 있는 스토리로 응축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가족적이고 교육적이며, 재미있고, 상징적인데다 긴장감도 넘치는 영화는 과욕이다.'강철비2'는 한반도가 처한 상황을 잘 해설한 다이제스트의 장점은 있다. 일본 극우의 발악과 이해관계에 목을 매는 미국 등 한반도 주변 상황을 캐릭터들을 통해 생생하면서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잠수함 내 전투와 일본 소류급 잠수함과의 대치 등은 긴장미가 넘친다. 잠수함 수면 상승과 어뢰의 순항에서 CG는 완성도가 낮아 아쉽지만 독도에서 펼쳐지는 해전이라 비장미까지 느껴진다. 소노부이(음파 탐지 부표) 능동소나(음파 레이더) 기만어뢰 폭뢰 등 실제 전투에 사용되는 무기를 자문을 거쳐 묘사했다고 한다.'강철비2'는 남북의 대의적 미래를 진정성 넘치게 제안해 주는 영화가 되길 바랐는데, 그 또한 필자에게는 과욕이었는지 모르겠다. '변호인'을 만든 그 감독이 맞는지 의문마저 든다.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7-30 14:30:00

[김중기의 필름통] 한동안 그리울 그 이름…고 엔니오 모리꼬네 특별기획전

[김중기의 필름통] 한동안 그리울 그 이름…고 엔니오 모리꼬네 특별기획전

엔니오 모리꼬네.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울린다. 500여 편의 영화에 음악을 녹여 넣은 영화음악가. 그가 지난 6일 91세의 일기로 타계하자 전 세계에는 추모의 물결이 일었다. 그가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음악으로 감동을 전해주었는지 느끼게 해준다.그를 추모하는 특별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굿바이 마에스트로, 엔니오 모리꼬네 추모 기획전'이다. 고인의 대표작 중 '시네마천국'을 비롯해 '미션', '피아니스트의 전설', '베스트 오퍼', '헤이트풀8' 등 5개 작품을 각각 6천원에 관람할 수 있는 기회다.엔니오 모리꼬네. 그의 이름은 몰라도 그의 음악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워낙 드라마와 CF 등에 많이 쓰였기 때문이다.서부영화 '황야의 무법자' 시리즈는 그의 대표작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황야의 무법자'와 '석양의 건맨', '석양의 무법자'는 이탈리아에서 만든 서부극, 마카로니 웨스턴의 결정판이다. 선명한 권선징악, 남성적 감성, 비장미 등으로 미국 서부극과 차별화를 이루며 인기를 끌었다.음악을 맡은 엔니오 모리꼬네는 휘파람과 나무판 부딪치는 소리, 오카리나와 같은 흔치 않은 악기와 음향을 활용해 황야의 비정함과 황량함 등을 더했다. 이 세 편으로 전세계에 그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엔니오 모리꼬네는 1928년 11월 10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났다. 재즈 트럼펫 연주자였던 아버지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트럼펫과 음악 이론을 배울 수 있었다. 아홉 살 때 이미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에서 개인적으로 트럼펫 레슨을 받을 정도였다.20대 후반부터 대중음악 편곡작업에 들어갔는데, 모두 생활고를 타개하기 위한 일이었다. 1964년 셀지오 레오네 감독을 만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그는 '황야의 무법자' 시리즈와 '옛날 옛적 서부에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등에서 함께 작업을 했다.이후 '미션', '언터처블', '러브 어페어', '시네마천국' 등 수많은 영화의 OST를 통해 미국의 존 윌리엄스와 함께 영화음악의 2대 산맥으로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아카데미 영화음악상을 5번이나 받은 존 윌리엄스와 달리 그는 '미션', '언터처블', '말레나', '벅시' 등으로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시네마천국'이나 평론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아예 음악상 후보에 오르지도 못했다. 200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만 받았을 뿐이다.그러던 중 2015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헤이트풀8'로 음악인생 70년 만에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했다.그의 작품 중 '시네마천국'의 OST는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음악 중 하나다.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작품으로 영화에 대한 사랑, 향수, 그리고 영화를 통한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 등이 잘 그려진 영화다. 성공한 영화감독으로 돌아온 주인공 토토가 영사기사 알프레도가 생전에 편집해 둔 키스 영상을 보면서 눈물을 짓던 장면은 최고의 명장면이었다.'시네마 천국'의 사랑의 테마는 이탈리아 시실리 특유의 밝고 낙관적인 멜로디에 감미로운 바이올린 연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영화음악회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레퍼토리가 됐다.롤랑 조페 감독의 '미션'은 1750년 남아메리카를 식민지화 하려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경쟁 속에 과라니족 마을에서 벌어졌던 실화다. 그들을 지키려던 가브리엘 신부의 오보에 연주는 마치 신의 소리처럼 원주민들을 울린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떨리듯 오보에를 꺼내 불던 제레미 아이언스의 파르르 떨리던 눈빛과 젖은 머리카락, 오보에를 연주하던 손. 자신의 신념을 전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오보에 하나만을 들고 찾아간 종교적, 신앙적 신념이 관객들을 감동시켰다.'피아니스트의 전설'은 바다 위에서만 평생을 보낸 천재 피아니스트의 삶과 사랑이 가슴을 울리는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영화다. 태어나 처음으로 선창 밖 여인에게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연주한 'Playing Love'는 그의 안타까운 운명을 절절하게 묘사하고 있다.'베스트 오퍼'는 최고의 미술 경매사가 한 여인을 만나면서 인생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 이야기를 예술적 취향 짙게 그린 미스터리 영화다. 쥬세페 토르나토레의 미학적 연출과 엔니오 모리꼬네의 아름다운 현악기 선율로 품격을 높인다.'헤이트풀8'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서부 영화로 폭설에 갇힌 8명의 방문자가 각각의 비밀을 광기로 풀어낸, 하룻밤의 이야기를 그렸다. 엔니오 모리꼬네의 긴장감 넘치는 음악이 특히 인상적인 작품이다.엔니오 모리꼬네 추모기획전은 CGV 대구점에서 진행되고 있다.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7-23 14:30:00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블루아워' '파리의 인어' '에베레스트'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블루아워' '파리의 인어' '에베레스트'

◆블루 아워감독: 하코타 유코출연: 카호, 심은경, 와타나베 다이치'신문기자'로 일본에 인지도가 높은 한국배우 심은경과 '미래를 걷는 소녀' 등의 작품에 출연한 카호가 함께 출연한 영화.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고향에 자유분방한 성격의 친구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CF 감독 스나다(카호)는 능력도 인정받고 이해심 많은 남편이 있어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있다. '고향집에 오라'는 어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친구 기요우라(심은경)와 함께 길을 떠난다. 오래 머물 생각이 없었지만 스나다는 오랜만에 가족과 자신의 어린 시절을 마주하면서 색다른 정취에 빠진다. 소박한 시골의 싱그러운 배경으로 어른의 성장통을 그린 영화다. 심은경은 이 영화로 카호와 함께 제34회 다카사키 영화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공동수상했다. 92분. 12세 이상 관람가.◆파리의 인어감독: 마티아스 말지우출연: 니콜라스 뒤보셀, 마릴린 리마낭만의 도시 파리를 배경으로 인어와 한 남자의 로맨스를 그린 영화. 가스파르(니콜라스 뒤보셀)는 클럽에서 노래를 하는 가수다. 자신의 심장이 터져버렸다며 사랑에 빠지지 않는 남자다. 세느 강변에서 인어 룰라(마릴린 리마)는 노래로 남자들을 유혹한다. 어느 날 가스파르는 강변에 쓰러져 있는 룰라를 발견한다. 병원에 데려가지만 보험증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된다. 할 수 없이 가스파르는 그녀를 집에 데려와 옷도 입혀주고, 욕조에 물도 채워준다. 상처에 난 꼬리도 치료해 준다. 그리고 한 남자와 마지막 인어와의 동화 같은 사랑이 시작된다. 영화에 자주 등장하던 영원한 상상 속의 인어가 파리를 배경으로 등장하는 판타지. 한국의 걸그룹 바버렛츠가 깜짝 출연해 눈길을 끈다. 102분. 12세 이상 관람가.◆에베레스트감독: 이인항출연: 장쯔이, 오경, 정백연에베레스트 등정을 소재로 한 어드벤처 드라마. 방오주(오경)가 이끄는 등반대는 에베레스트 최정상을 정복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고로 모든 증거를 잃고, 세상은 그들을 외면한다. 모든 걸 걸었지만 동료와 명예 그 무엇도 지켜내지 못했다는 상실감에 방오주(오경)는 삶의 의미를 잃고 방황하게 된다. 그로부터 15년 후, 다시 한번 에베레스트에 오를 등반대 모집 소식에 그는 사랑하는 여인이자 기상학자인 서영(장쯔이)과 함께 참가한다. 그리고 서영의 도움으로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그날의 모든 것을 되돌리기 위한 마지막 도전을 시작하게 된다. 1960년 에베레스트를 등정하고도 국제적 인정을 받지 못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히말라야에 대규모 캠프를 차리고 훈련했다. 115분. 15세 이상 관람가.

2020-07-23 14:30:00

[김중기의 필름통] '비바리움'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 '시라이'

[김중기의 필름통] '비바리움'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 '시라이'

◆비바리움감독: 로르칸 피네간출연: 제시 아이젠버그, 이모겐 푸츠초현실적인 이미지로 꾸며진 완벽한 마을 욘더에 갇힌 커플의 이야기다. 함께 살 곳을 찾던 교사 젬마(이모겐 푸츠)와 정원사 톰(제시 아이젠버그)은 파스텔톤으로 칠해진 똑같은 모양의 주택을 소개받는다. 9호 집은 완벽하게 꾸며져 있지만, 알 수 없는 기묘한 느낌에 사로잡히는 순간 중개인은 사라져버린다. 두 사람은 마을을 벗어나려고 하지만 뱅뱅 돌아 결국 도착한 곳은 다시 9호 집. 차의 기름은 떨어지고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9호 집에 살며 탈출을 도모한다. 어느 날 아이가 들어 있는 상자가 배달되고, 미로에 갇힌 그들은 탈출구 없는 미로에서 아이를 키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유령 부동산 문제에 착안해 단편 '여우들'(2011)을 만들었고, 이 영화는 8년 만에 완성된 확장판이다. 98분. 15세 이상 관람가.◆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감독: 마키타 카오리목소리 출연: 신가키 타루스케, 하타노 와타루청소년 관람불가의 일본 애니메이션. 150만 부 판매기록을 가진 초특급 인기 시리즈 원작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상처 입은 영혼의 보스와 묵묵히 그를 지키는 경호원 부하의 엇갈린 감정과 흔들리는 마음을 그린 러브 스토리이다. 요네다 코우의 대표작으로 작가 특유의 수려한 그림체와 탄탄한 서사, 야시로와 도메키라는 두 주인공의 섬세한 감정 표현이 공감을 이끌어냈다. 동명 원작 중 1, 2권의 주된 내용을 다루고 영화는 주인공들과 더불어 그들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이 대거 등장해 이들의 관계 속에 얽힌 풍성한 이야기 전개를 선보인다. 스고이재팬 어워드 2016년 만화 부분 TOP 5에 오른 원작을 바탕으로 '진격의 거인', '이누야시키'의 각본가가 스토리를 완성했다. 86분. 청소년 관람불가.◆시라이감독: 오츠 이치출연: 이나바 유, 이토요 마리에함께 여행을 떠난 세 명의 친구가 똑같은 사인으로 사망하는 사건을 소재로 한 일본 공포영화. 하루오(이나바 유)는 동생 카즈토가 죽어있는 것을 목격한다. 경찰은 침입의 흔적이 없다는 이유로 자연사라고 하지만 하루오는 동생의 죽음이 의심스럽기만 하다. 또 미즈키(이토요 마리에)는 친구 카나의 죽음을 목격한다. 안구가 파열되면서 자신의 손을 잡았지만 두려움에 뿌리쳤고, 미즈키의 손에는 친구가 상처를 남겼다. 이 역시 안구 파열 후 심부전증이 사망 원인이다. 하루오는 자신의 동생이 죽은 뒤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그보다 3일 전 미즈키의 친구가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일본 미스터리 작가 오츠 이치의 영화감독 데뷔작. 오츠 이치는 소설 '하나와 앨리스 살인 사건' 공동 작가. 98분. 15세 이상 관람가.

2020-07-16 14:30:00

[김중기의 필름통] '인간성 회복' 주제 의식 속  좀비는 거들 뿐…영화 '반도'

[김중기의 필름통] '인간성 회복' 주제 의식 속 좀비는 거들 뿐…영화 '반도'

한국형 좀비 영화 '반도'(감독 연상호)가 더 커진 스케일로 15일 관객을 만났다.'부산행'이 기차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밀도 있는 공포감을 선사했다면, '반도'는 열린 공간에서 맞닥뜨린 좀비와의 대결을 액션과 가족애라는 두 무기로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반도'는 '부산행'의 4년 뒤, 돈을 찾기 위해 다시 폐허가 된 반도에 들어가 좀비와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부산을 통해 가까스로 탈출해 홍콩에서 폐인처럼 살아가는 전직 군인 정석(강동원). 어느 날 거액의 달러가 들어 있는 트럭을 가져오면 250만달러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인천을 통해 반도에 들어온 그는 패잔병들이 된 631부대와 좀비의 습격을 받는다. 다행히 민정(이정현) 가족을 만나면서 위기를 모면하고, 다 함께 반도를 탈출할 기회를 찾는다.'좀비'는 한국 영화에서 대재난 후 세상을 그린 첫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다. 원인불명의 좀비 창궐로 대한민국은 초토화가 됐다. 다리는 무너지고, 건물은 부서지고, 도로에는 낡은 차들만이 즐비한 채 생명체는 보이지도 않는 곳이 됐다.살아남은 몇몇만이 좀비를 피해 간신히 목숨만 연명해가는 땅. 그들마저 인간성이 파괴된 채 좀비와 다름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조지 로메로 감독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 이후 모든 좀비 영화는 인간성 상실이 메인 주제였다. 좀비의 생태가 달라지고, 액션의 강도가 세어질 뿐 좀비는 결국 인간성 상실로 인해 탄생된 상징물이었다.'반도'도 이 상징을 메인 설정으로 잡았다. 거기에 살아남은 631부대마저 인간성을 상실한, 좀비보다 더한 괴물로 묘사하고 있다. 그들은 살아남은 인간을 '들개'로 잡아들여 우리에 넣고 좀비와 '숨바꼭질'을 시키며 유희를 즐긴다.'반도'의 좀비는 소리와 빛에 민감히 반응한다. 빛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빛을 찾아 몰려드는 특질을 보인다. 어두운 밤에만 움직이는 다른 영화의 좀비와는 다른 묘사다. 연상호 감독의 스토리텔러적인 면모가 보이는 설정이다.좀비가 빛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이후 절박한 위기 때마다 빛과 소리로 좀비의 흐름을 바꾸는 기지를 발휘한다. 화려한 불빛의 나이트클럽 광고 차량이나, 원격 조정 미니카 등을 이용하는 장면은 한 순간에 긴박감을 재치와 유머로 이완시킨다.'반도'는 재난 액션영화에 가깝다. 좀비 자체가 재난이지만, 그 재난과 맞붙어 싸우는 것이 아니다. 재난에 살아남은 인간끼리 싸우는 액션영화에 좀비는 그저 거들 뿐이다. 좀비는 그 액션을 위한 재난에 불과한 것이다.재난영화의 키워드는 결국 인간성의 회복과 희망이다. '부산행'이 딸을 위한 부성애의 사투였다면, '반도'는 딸들을 위한 모성애의 사투다. 연약한 주부였던 민정(이정현)은 강한 여전사로 살아남았다. 그녀의 간절한 도움 요청은 31번이나 묵살되고, 그녀는 살아남아 딸만은 살려야 한다는 모성의 화신이 된다.초반 뉴스 장면으로 4년의 시간을 압축해 보여주는 것이나, 가족애와 희망으로 재난을 이겨내는 설정은 철저히 오락영화의 공식을 따른 것이다. 세계적 흥행을 위한 노림수다.좀비와 인간을 우리에 넣어 내기를 거는 장면이나 631부대의 요새 묘사 등은 다소 기시감이 있다. 마치 게임 장면처럼 사실적이지 못한 속도와 거친 CG, 설명이 부족한 극의 성긴 부분이 눈에 거슬리기도 한다. 관객의 감동을 이끌어내기 위한 과도한 '감동코드'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그럼에도 '반도'의 액션은 호쾌하고, 박진감은 살아있다.'반도'가 열린 도시를 무대로 하기 때문에 화려한 액션과 몸집이 커진 스케일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마지막 20분에 걸친 카 체이싱 장면은 쫄깃한 긴장감으로 관객을 몰입시킨다. 정석과 민정 일행을 추격하는 631부대의 차량 도심 질주는 멜 깁슨의 '매드 맥스' 시리즈를 연상시키며, 한국 영화에서 보기 힘든 압도적인 비주얼을 선사한다. 빛과 소리에 따라 몰려드는 좀비떼들은 마치 쓰나미처럼 카 체이싱을 강력하게 떠받는다.몰입감과 시각적 즐거움을 위해 4DX나 ScreenX(일부 장면에서 좌우 스크린을 확대) 버전으로 감상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연상호식(?) K좀비 영화가 기차를 넘어, 반도를 넘어, 세계를 무대로 펼쳐질 차기작이 기대된다. 116분. 15세 이상 관람가.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7-16 14:30:00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딥워터' '그레텔과 헨젤' '소년시절의 너'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딥워터' '그레텔과 헨젤' '소년시절의 너'

◆딥워터감독: 요아힘 헤덴출연: 모아 감멜, 매들린 마틴수심 33m 해저에 갇힌 동생을 구하기 위한 언니의 사투를 그린 재난 스릴러. 어린 시절 추억의 해안으로 겨울 다이빙을 떠난 이다(모아 감멜)와 투바(매들린 마틴) 자매. 겨울 바다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던 중 낙석 사고로 동생 투바가 33m 해저에서 바위에 깔리고 만다. 외부와 연락이 끊기고 공기통 여분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 이다는 제한된 시간 안에 동생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어린 시절 동생이 물에 빠졌던 아픈 기억이 있던 이다는 또 다시 동생이 위험에 빠지자 목숨을 내 던질 만큼 필사적이다. 다이빙에 대한 지식을 활용해 구조 방법을 찾아가는 자매의 사투가 긴장감을 자아낸다. 상어의 공격을 받던 '47미터'의 수중 연출가 이안 크리드가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81분. 12세 이상 관람가.◆그레텔과 헨젤감독: 오즈 퍼킨스출연: 소피아 릴리스, 사무엘 리키그림 형제의 동화 '헨젤과 그레텔'을 원작으로 한 몽환적 비주얼의 미스터리 영화. 어느 먼 옛날, 그레텔과 헨젤은 먹을 것과 일감을 찾기 위해 집을 떠나지만 길을 잃고 만다. 그들은 허기짐에 먹을 것이 풍성하게 차려진 한 오두막에 이끌려 집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 곳에서 집 주인 홀다를 만난다. 그녀의 배려로 두 남매는 풍족한 음식과 따뜻한 잠자리를 제공받으며 점점 안정을 되찾는다. 하지만 매일 밤 반복되는 악몽, 매끼 차려지는 성대한 식사, 벽 너머 발견된 의문의 문고리 등 오두막에서 일어나는 기묘하고 섬뜩한 징조들은 두 남매를 계속해서 어둠 속으로 몰아넣는다. 기존 동화와는 다른 설정들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핑크 드레스를 입은 소녀, 사냥꾼 등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출연한다. 88분. 15세 이상 관람가.◆소년시절의 너감독: 증국상출연: 주동우, 이양천새, 윤방시험만 잘 치면 멋진 인생을 살 수 있다고 가르치는 세상에서 기댈 곳 없이 세상에 내몰린 우등생 소녀 첸니엔(주동우)과 양아치 소년 베이(이양천새). 대입시험을 앞두고 학교 폭력으로 친구가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천니예은 이 사건에 휘말리면서 또 다른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된다. 베이징대에 꼭 입학해야 하는 첸니엔이 뒷골목 소년 베이에게 신변 보호를 요청하며, 두 사람의 불안한 동행이 시작된다. 첸니엔만은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 베이는 그녀의 그림자가 되어 모든 것을 해결하기로 마음먹는다. 제작비 180억원을 들인 이 영화는 지난해 중국에서 2천600억원이 넘는 흥행 수익을 올렸다. 중화권 대표 영화제 중 하나인 금상장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8관왕에 올랐다. 135분. 15세 이상 관람가.

2020-07-09 15:30:00

[김중기의 필름통] 방송국 내 미투를 고발하다…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김중기의 필름통] 방송국 내 미투를 고발하다…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그는 두 번이나 나를 끌어안았어요. 그리고 키스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그가 나에게 물었어요. 계약이 언제 끝나지?"감독(제이 로치)은 미국 최대 방송사의 CEO를 한 방에 무너뜨린 세 여인의 통쾌하면서 용기 있는 결단을 보여주는 영화다.직장 내 최고 실권자이면서, 나의 목숨을 쥐고 있는 직장 상사. 알량한 밥줄을 무기로 여인들을 농락한 그의 이름은 미국 폭스뉴스 회장 겸 CEO 로저 에일스(존 리스고)다. 폭스 뉴스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한 그는 뛰어난 전략으로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폭스뉴스를 거대 TV 채널로 키운 인물이다.2016년 미국 대선 국면. 후보 토론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설전을 벌이는 간판 앵커 메긴 켈리(샤를리즈 테론). 그녀는 트럼프와 '맞장'도 서슴지 않으며 화제의 중심에 선다. 한편 동료 앵커 그레천 칼슨(니콜 키드먼)은 계약이 해지된 후 로저 에일스를 성희롱으로 고소한다.야심 있는 폭스의 새내기 케일라(마고 로비) 또한 묘하게 흐르는 직장 분위기와 회장의 무리한 요구로 충격을 감추지 못한다.'밤쉘'(Bombshell)은 깜짝 놀랄 소식을 뜻하는 말이다. 속된 표현으로는 예쁘고 늘씬한 여인을 뜻하기도 한다. 2차대전 중에 폭탄에 비키니 여성을 그려 넣은 것에서 유래됐다는 말도 있다.'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이라는 한국식 부제를 붙였지만 '밤쉘'은 이 두 가지 뜻을 잘 드러낸 제목이다. 뉴스를 생산하는 방송국과 그 속의 여자 앵커, 그리고 그들의 놀라운 행동을 다의적으로 내포하는 제목이다.로저 에일스는 제왕적 인물이다. TV 방송국은 그의 일터이자, 위안의 장소이기도 했다. 계약을 미끼로, 앵커 발탁을 미끼로 여성들의 노출을 조성한다. "치미가 길다, 치마를 올려 다리를 보여라.", "내가 널 키워줄 수 있어. 그렇지만 너도 뭔가를 해줘야 해. 충성심이지. 어떤 방식으로 충성을 다할지 고민해봐!"불만은 있지만, 아무도 그의 질주를 막을 수 없었다. 그레천 칼슨은 그런 면에서 선구적인 인물이다. 그녀는 2005년 CBS에서 폭스뉴스로 이직했다. 오후 프로그램 '더 리얼 스토리'를 2016년까지 진행하고, 그해 6월 폭스뉴스와 계약이 종료된다. 그리고 며칠 뒤 로저 에일스를 성희롱으로 고소한다.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촉발된 것은 2017년 미국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이 세상에 밝혀지면서부터다. 이 사건은 그 보다 1년 앞서 진행된 일이다.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실제 인물들을 정교하게 묘사하고 있다. 대선 TV토론에서 당시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와 설전을 벌이는 장면 등은 실제 방송과 연출 부분을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따다 붙였고, 당시 켈리와 닮기 위해 샤를리즈 테론은 3D 프린터로 만든 코마개를 끼고 열연한다. 덕분에 이 영화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분장상을 받기도 했다.마고 로비가 연기한 케일라는 가상 캐릭터. 앵커에 대한 열정이 넘치지만 회장의 요구에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녀는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하는 모든 여성의 현실을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당시 로저 에일스와의 소송에 참여한 여직원은 모두 23명. 주인공 칼슨과 켈리 외 21명을 그녀가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로저 에일스 역을 맡은 배우는 존 리스고. 실베스타 스탤론의 '클리프 행어'에서 악당 역으로 잘 알려진 그는 본래 얼굴을 몰라볼 정도로 특수 분장과 뚱뚱한 몸으로 열연한다. 로저의 걸음걸이, 표정 등은 실제 로저의 지인들을 통해 분석했다고 한다.이 실화는 TV 7부작 시리즈 '더 라우디스트 보이스 인 더 룸'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드라마에서는 러셀 크로우가 로저 에일스를, 나오미 왓츠가 그레천 칼슨 역을 맡았다.영화는 TV라는 시각적 매체가 얼마나 여성들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지도 잘 묘사하고 있다. 짧은 원피스만 제공되고, 다리가 잘 보이도록 유리 탁자를 비치하는 등 TV의 오랜 관행들을 고발하고 있다. 영화 '빅쇼트'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각본가 찰스 랜돌프의 사회성 짙은 작가 의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결국 로저 에일스가 물러나는 것으로 끝을 맺지만, 이런 부조리는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미디어는 여전히 남성들의 전유물이고, 여성혐오 발언을 일삼던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로저 에일스를 해고하고 그 자리에 앉았던 언론계의 거물 루퍼트 머독은 "오! 도널드!"라며 반갑게 전화를 받는다.이 소송으로 피해자들이 받은 금액은 5천만달러. 그러나 로저 에일스가 물러나는 조건으로 머독으로부터 받은 위로금이 6천500만달러다.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7-09 15:30:00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소리꾼' '인베이젼 2020' '해피 디 데이'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소리꾼' '인베이젼 2020' '해피 디 데이'

◆소리꾼감독: 조정래출연: 이봉근, 이유리, 김하연눈먼 딸 위한 '심청가'의 탄생 과정을 그린 판소리 영화. 영조 10년, 사라진 아내 간난(이유리)을 찾아 나선 재주 많은 소리꾼 학규(이봉근)는 유일한 조력자인 장단잽이 대봉(박철민)과 함께 아내를 찾아 조선팔도 유랑을 시작한다. 여기에 몰락한 양반(김동완) 등 학규의 소리에 매료된 광대패들이 가세한다. 극중 학규가 인신매매된 아내 간난을 찾아 전국을 헤매는 동안 시력을 잃은 딸 청이에게 심청가를 들려주는 것이 골격이다. 임권택 감독의 기념비적 작품 '서편제'(1993)와 '춘향뎐'(2000)을 비롯해 판소리 영화는 여럿 나왔지만 이들 작품은 출연 배우가 아닌 당대 명창의 녹음을 일부 활용했다. 반면 '소리꾼'은 이봉근의 판소리를 현장 녹음했다. 358만 명을 동원한 '귀향'(2016)의 조정래 감독 작. 119분. 12세 이상 관람가.◆인베이젼 2020감독: 포도르 본다르추크출연: 이리나 스타르셴바움, 알렉산더 페트로프러시아산 SF영화 '어트랙션'의 후속작. 첫 우주 침공으로부터 3년 후. 지구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물을 무기로 삼은 외계 침공에 맞선 인류의 대저항을 담았다. 율리아(이리나 스타르셴바움)는 3년 전 외계의 우주 침공의 상처로부터 점차 벗어나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친한 친구를 잃었던 3년 전 사건은 그에게 큰 트라우마로 남겨져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술에 취해 죽은 줄 알았던 외계인 하콘을 마주한다. 하콘을 다시 만났다는 기쁨도 잠시, 인류가 위협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주 로봇 라에게 추격을 당할 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을 이용해 모든 디지털 기기를 해킹, 군에서조차 율리아와 그의 일행을 공격하게 만든다. 도시 곳곳에 위조 영상들이 방송되고, 가짜 뉴스들이 속보처럼 전해진다. 130분. 12세 이상 관람가.◆해피 디 데이감독: 켄 마리노출연: 바네사 허진스, 핀 울프하드강아지들과 인간들의 이야기를 담은 옴니버스 영화다. 강아지를 매개로 서로 인연을 맺고 행복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을 밝고 유쾌하게 그렸다. 남자친구의 배신에 상처받은 인기 뉴스 캐스터 엘리자베스(니나 도브레브)는 자신의 실연 이후 계속 우울해하는 반려견 샘이 걱정이다. 낯을 가리는 샘에게 마침내 강아지 친구가 나타나고 동시에 엘리자베스에게도 새로운 사랑이 시작된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는 타라(바네사 허진스)는 동네 최고 인기남인 동물병원 수의사를 짝사랑한다. 어느 날 카페 뒤편에서 길을 잃은 강아지를 발견한 타라는 병원 진찰을 받게 해주고 카페 단골손님 개럿(존 바스)이 운영하는 보호소에 맡긴다. 강아지들의 귀여운 모습과 서로 위로를 받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113분. 전체 관람가.

2020-07-02 15:30:00

[김중기의 필름통] 코로나19 개봉작 중 유일 100만 돌파…영화 '살아있다'

[김중기의 필름통] 코로나19 개봉작 중 유일 100만 돌파…영화 '살아있다'

4개월 만에 관객 100만 돌파 영화가 나왔다.'#살아있다'(감독 조일형)가 1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19만4천989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23일 코로나19로 인한 국가 감염병 위기 경보수준이 '심각' 단계로 격상된 이후 개봉작 중 100만 관객을 넘긴 건 처음이다.'#살아있다'가 무서운 흥행세를 타는 가운데 '부산행'의 4년 후를 그린 '반도'(감독 연상호)가 15일 가세한다. K-좀비가 코로나19로 죽어가던 극장가를 살리고 있는 것이다.유아인, 박신혜 주연의 '#살아있다'는 좀비가 사람들을 공격을 시작하는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 통상 미국 좀비 영화들이 거대한 스케일로 무장한 것과 달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국적으로 풀어내 신선함을 더했다.또 시각, 후각, 청각이 똑같은 좀비가 아니라 각자 생전에 가지고 있던 습관과 특기를 활용해 인간을 끊임없이 공격한다는 설정이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현대무용가 예효승씨의 안무로 완성된 좀비들의 몸동작도 주목을 끌고 있다. 초기와 중기, 말기 증상의 단계별로 움직임에 차별화를 뒀다. 현대무용과 발레 경험이 있는 배우들을 캐스팅해 촬영 한 달 전부터 체계적인 트레이닝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살아있다'가 고립된 인간의 생존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15일 개봉하는 '반도'는 블록버스터 좀비 영화로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시킬 전망이다.'부산행' 이후 4년, 대한민국은 폐허가 되고 남겨진 자들은 좀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반도'는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최초로 지구멸망 이후 세계관을 다룬다. '부산행'이 달리는 KTX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였다면 '반도'는 항구, 도심 등 드넓은 공간으로 이야기를 확장했다.K-좀비의 탄생은 연상호 감독의 고집스런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16년 애니메이션 '서울역'은 '부산행'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노숙자와 성매매여성 등 서울역 인근에 기거하는 인간들의 군상을 좀비와 대결시키면서 한국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상징적으로 비유했다.이후 '부산행'이 공개되면서 한국형 좀비는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부산행'은 160여 개국에서 K-좀비 열풍을 일으켰고,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인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면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이전에도 한국영화에서 좀비는 여러 차례 실험됐다. '이웃집 좀비'(2009), '미스터 좀비'(2010) 등이 나왔지만 저예산 영화로 만들어져 유치함만 드러냈을 뿐이었다. 미국 좀비물에 비하면 분장이나 액션, 스토리 등이 부족한 B급. 특히 한국적인 차별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부산행'은 K-좀비의 신호탄과 같은 영화였다. 설정과 스토리, 분장과 특수효과 등을 A급 수준으로 올려놓았다.'반도'는 올해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되면서 K-좀비의 진가를 확인한데 이어 개봉 전 이미 185개국에 선 판매돼 글로벌 프로젝트의 존재감을 보였다. 대만과 싱가포르를 비롯해 홍콩,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일본 등 아시아는 물론이고,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러시아 등 유럽과 북미와 남미, 중동 등 전 세계에 K-좀비가 상영된다.특히 '부산행'이 인기를 끌었던 대만과 홍콩은 한국과 같은 15일 개봉되며 16일에는 말레이시아가 개봉을 확정했다.'반도'는 지금껏 한국 영화에서 본 적 없는 총 20분 규모의 속도감 넘치는 카체이싱 액션이 다양한 특수관에서 더욱 실감나게 표현되어 올여름 무더위를 날려줄 것으로 기대된다.워낙 사운드와 시각적 효과가 도드라지는 영화라 관객의 입맛에 맞게 다양한 버전으로의 상영을 확정했다. IMAX관에서는 압도적인 몰입감과 시각적 즐거움을, ScreenX관에서는 좌, 우 벽면까지 확대한 3면의 스크린을 통해 입체적인 액션과 사방에서 다가오는 좀비들을 더욱 실감나게 그려낸다. 또 4DX는 폐허의 땅 한가운데에 있는 체험을 선사할 예정이다.코로나19로 '만신창이'(?)가 된 극장가를 K-좀비가 살려내고 있다. 역병을 역병으로 이겨내는 모양새가 아이러니하다.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7-02 15:30:00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살아있다' '엔딩스 비기닝스' '1945:포인트 오브 노 리턴'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살아있다' '엔딩스 비기닝스' '1945:포인트 오브 노 리턴'

◆#살아있다감독: 조일형출연: 유아인, 박신혜와이파이, 전화, 문자가 모두 끊긴 아파트에 고립된 남녀의 생존을 그린 스릴러다. 사람들의 공격으로 통제 불능에 빠진 도시. 잠에서 깬 준우(유아인)는 혼자 고립된 것을 알게 된다. 데이터와 전화가 모두 끊긴 상태. 가족들과 연락이 두절된 가운데 이제 식량마저 바닥이 난다. 이때 건너편 아파트에서 누군가 시그널을 보내온다. 또 다른 생존자 유빈(박신혜)이 살아있음을 알게 된 준우는 시시각각 조여오는 외부의 공격에도 함께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찾아 나선다. 드론과 휴대폰 등 디지털 기기와 손도끼, 무전기 등 아놀로그 도구들을 활용해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긴장감을 선사한다. '베테랑' '사도' 등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선보였던 유아인이 친근한 옆집 총각 이미지를 보여준다. 98분. 15세 이상 관람가.◆엔딩스 비기닝스감독: 드레이크 도레무스출연: 쉐일린 우들리, 제이미 도넌한국의 CJ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할리우드 로맨스 드라마. 운명이라 믿었던 남자와의 오랜 연애를 끝낸 다프네(쉐일린 우들리)는 이별 후폭풍으로 술을 끊고 연애도 하지 않겠다며 금욕 생활을 선언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 앞에 잭(제이미 도넌)과 프랭크(세바스찬 스탠) 두 남자가 나타난다. 다프네는 따뜻하게 다가와 안정감을 주는 잭에게 끌리면서도 섹시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프랭크에게 흔들려버린다. 사랑을 다시 시작하긴 두렵지만 외로운 건 싫다는 다프네. 사랑이 실패할까 두려운 다프네와 그녀에게 직진하는 두 남자. 다프네가 두 사람을 받아들일 결심을 하면서 두 가지색 리얼 현실 로맨스가 시작된다. 사랑을 잃어버린 한 여성이 자기를 극복하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이야기다. 110분. 15세 이상 관람가.◆1945:포인트 오브 노 리턴감독: 릭 로버츠출연: 조쉬 하퍼, 닐 워드2차대전 중 가장 치열했던 동부전선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그린 전쟁 영화. 동부전선은 독일군과 러시아군이 엄청난 사상자를 내면서 격돌했던 전선이다. 독일군을 주인공으로 한 영국 영화다. 러시아군과 대치 중 전열에서 낙오된 독일군 부대원들은 아군과 합류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여성 의무병들을 생포하게 된다. 보급이 끊기고 아군과 합류하는데도 시간이 걸리는 상황. 여성 의무병들은 이들의 행군에 방해만 돼 부대원들의 불만은 쌓여간다. 포로가 된 의무병들도 호시탐탐 탈출을 시도하면서 적들과의 불편한 동행은 위험수위를 넘나든다. 퇴로가 막힌 군인들, 다시 되돌아간 지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벌어지는 막막한 상황과 포로로 잡은 적들과의 갈등에 집중한 저예산 전쟁영화. 85분. 15세 이상 관람가.

2020-06-25 15:30:00

[김중기의 필름통] '나는 누구인가'…철학적 질문 던진 신작 '사라진 시간'

[김중기의 필름통] '나는 누구인가'…철학적 질문 던진 신작 '사라진 시간'

시골의 젊은 교사 부부가 화재로 숨진다.수사에 나선 형구(조진웅)는 마을 사람들이 의심스럽다. 계단에 설치된 쇠창살도 그렇고, 화재 현장도 이상하다. 쭈뼛거리는 마을 사람 모두가 공범인 것 같다. 내일 모두 경찰서로 불러 조사해야 할 상황이다.그런데 이날 밤, 형구는 마을 사람들이 권하는 독주를 마시고 만취해 쓰러진다. 그리고 이튿날, 형구는 죽은 교사 부부의 집에서 깨어난다. 화재의 흔적도 없고, 교장 선생님이 전화를 걸어 학교 나오라고 닦달한다. 마을 사람들도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내 집에는 남이 살고 있다. 집도 아내도, 자식들도 사라졌다. 나는 나인데,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바뀌어 있다. 깨지 못한 꿈일까, 지독한 숙취일까, 아니면 망상일까.'사라진 시간'(감독 정진영)의 스토리 라인이다. 설정의 틀은 스릴러다. 그래서 제작사도 스릴러를 표방하며 관객을 현혹시킨다. 제목도 미스터리한 설정과 궁금증을 유발시키기에 충분한 '사라진 시간'. 모두가 스릴러를 꿈꾸고 있었다.그러나 '사라진 시간'은 스릴러로 한정시키기 어려운 영화다. 어쩌면 올해 가장 논쟁적인 영화가 될 지도 모른다.'사라진 시간'은 '왕의 남자' 등 4편의 천만 영화를 비롯해 드라마, 연극으로 활약해 온 연기 경력 33년 차 배우 정진영의 첫 영화 연출작이다. 오랜 꿈을 위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힘든 영화 연출에 도전한 작품이다.그는 "삶의 정체성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 의식을 미스터리 드라마 형식을 빌려 말하고 싶었다"라는 연출 의도를 밝혔다. '사라진 시간'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이면서 철학적인 질문을 전하고 싶었다는 말이다.그의 말대로 영화는 '갈피를 잃은 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내가 아내라고 여겼던 아내는 경찰서장의 아내이고, 아이의 학교에서는 내 아이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 나의 전화번호는 결번이고, 그 번호는 이미 남이 2년 전에 쓰던 번호다.나는 완벽하게 타인이 돼 있었다. 나를 증명하기 위한 모든 노력은 실패로 돌아가고, 이제 나는 낯선 이방인이다. 도대체 '나를 나라고 말하는 나는 누구인가?'영화는 씨를 뿌리고, 결론을 수확하는 작업이다. 관객을 위한 단서들을 곳곳에 배치했다가, 단서들의 얼개를 끼워 맞춰 궁금증 없이 깔끔하게 탈곡해서 수확하는 일이다. 그래서 기승전결이라는 구성이 필요하다.데이빗 린치의 난해한 영화들도 결국은 퍼즐 조각을 어느 정도 맞춰 놓고는 끝을 낸다. 그러나 '사라진 시간'은 이런 규칙과 문법을 비껴나간다. 어떤 설명이나 해석도 달지 않고, 쏜살같이 전단지를 뿌리고 달아나버리는 오토바이같다.초반 교사 부부의 생활 묘사는 판타지에 멜로, 호러를 오가며, 영화가 시작한 지 40분에 시작된 형구의 악몽은 스릴러에 미스터리로 치닫는다. 이야기의 문법은 종잡기 어렵고, 서사는 구멍이 숭숭 나 있고, 배우들의 연기도 빛이 나다 죽었다를 반복한다.그럼에도 '사라진 시간'은 묘한 매력을 주는 영화다.형식적 완성도를 내팽개친 '도도함'(?)이 일단 신선하다. 형식은 내용을 위한 껍질임에도 과즙이 풍부한 알맹이는 놓고 수박껍질에만 매달리는 영화들이 많다. 그래서 판에 박힌 영화들이 즐비한 것이 현실이다. 이전의 영화들을 답습하는 '전형적'인 영화들이다.그런 점에서 '사라진 시간'은 어떻게 보면 '원형적'인 영화에 가깝다고 볼 수도 있다. 우리 속에 존재하는 유전적 한 지점에 대한 각성을 자극하는 것이다.낯선 이방인은 현대인들의 원형적인 상징이다. 영화 속 형구나 교사 부부, 뜨개질 여선생님 등은 낯선 곳에 떨어져 혼란스러운 외지인들이다. 그들은 모두 똑같은 현상을 겪고 있다는 설정은 상당히 상징적이다.그들은 불안한 자신을 껴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상징적인 존재다. 그래서 응급처치로 빗장을 걸기도 한다. 교사 부부가 스스로 창살에 갇힌 것도 그 때문이다.그러나 결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전이되거나, 복제될 뿐이다. 교사 김수혁(배수빈)은 형사 박형구(조진웅)로 복제되고(시뮬라시옹), 뜨개질 선생님 윤이영(차수연)으로 대체(시뮬라크르)된다.배우 정해균만 극중 이름이 정해균이다. 신인 감독 정진영이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의 원본과 모사물의 순환을 관객에게 알려주기 위해 숨겨 놓은 재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내가 나비의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나의 꿈을 꾼 것인지'라는 호접몽은 언제나 흥미로운 질문이다. '사라진 시간'은 이 이야기를 의도적인 '낯설게 하기'로 보여준다. 그렇게 보면 결말을 내지 않은 화법도 다분히 의도적이다.'사라진 시간'은 신인 감독 정진영의 설익었지만 탐구적인 인간 연구가 잘 담겨진 영화다. 이 영화의 원제는 'Me and Me'. 이제 그렇다면 정 감독, 다시 펜을 들어라. 나(Me)를 보여줬으면, 이제 나(Me)를 보여줘야 할 차례다. 결론을 내야 하지 않는가.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6-25 15:30:00

[김중기의 필름통] "왜 흑인은 늘 비극의 주인공이여야 하나"…신작 'Da 5 블러드'

[김중기의 필름통] "왜 흑인은 늘 비극의 주인공이여야 하나"…신작 'Da 5 블러드'

미국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목숨을 잃은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인종 차별문제가 또 다시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주 참으로 시의적절하게 이 문제를 드러낸 한 편의 영화가 전 세계에 공개됐다.미국 스파이크 리 감독의 'Da 5 블러드'다. 12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이 영화는 베트남전쟁을 끌어와 흑인들의 비운의 역사와 이에 맞서 정의를 외치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풀어냈다.이 영화의 설정은 다소 자극적(?)이다. 황금을 찾아 다시 베트남을 찾은 참전 용사들이 주인공이다. 노먼(채드윅 보스만) 분대는 전투 중 금괴를 발견한다. 베트콩에 맞서는 이들에게 지급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용병 자금이었던 것. 흑인 분대원들은 땅 속에 금괴를 묻고 돌아온다. 수십 년이 흐른 뒤 백발이 된 그들이 다시 베트남을 찾는다. 수천만달러에 달하는 황금은 괄시받고 살아온 이들의 고통을 보듬어 주기에 충분한 보상이다.이 정도의 플롯이라면 전쟁 중 황금을 찾기 위한 병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켈리의 영웅들'(1970)이나 '쓰리 킹즈'(1999)를 떠올리는 관객이 많을 것이다. 2차 대전과 걸프전을 배경으로 무의미한 전쟁을 뒤로 하고, 황금을 쫓아 전쟁을 치른다는 통쾌한 영화들이다.그러나 'Da 5 블러드'의 감독은 스파이크 리다. 그는 30년 넘게 미국에서 흑인의 차별과 부조리 등을 영화로 만든 흑인 감독이다. '똑바로 살아라'(1989), '모베터 블루스'(1990), '정글 피버'(1991), '말콤 엑스'(1992) 등 수작을 만들었다.2018년에는 미국 백인우월단체인 KKK단에 잠입한 흑인형사 이야기를 그린 '블랙 클랜스맨'으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각색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의 삶과 필모그래피에서 '블랙'이란 컬러를 지워놓고 얘기할 수 없는 인물이다.그는 'Da 5 블러드'에 흑인의 역사와 운명, 현실과 이상 등을 복합적으로 그려 놓는다. 베트남전은 무책임한 정치인들의 무능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 희생은 모두 젊은, 특히 흑인들이 몫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흑인은 미국 인구의 11%지만 베트남전에 참전한 흑인 병사는 32%"라며 "백인보다 더 헌신하는 것이 정당한가"라고 베트콩 선전방송이 묻고 있다. 또 "당신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이 순간에도 미국 파시스트들은 당신의 종족을 죽이고 있다"며 자극한다.1770년 보스턴학살 사건,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피살 등 일련의 사건은 미국 역사에서 지대한 공헌을 했지만, 늘 비극의 주인공은 흑인이었음을 상기시킨다. 그래서 베트남전을 마치 미국 흑인들의 운명과 같은 것으로 상징한다.피로 맺어진 전우들. 그들의 구호는 '블러드'다. 20대 죽을 고비를 넘긴 4명의 분대원이 노인이 돼 밀림으로 들어간다. 관광객을 위한 작은 배가 수로를 미끄러지듯 지난다. 이때 흐르는 곡이 바그너의 '발퀴레의 기행'. 바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1979)을 오마주한 것이다.이들이 애써 정글을 찾아가는 이유는 황금만이 아니다. 바로 분대장 노먼의 유해를 수습하기 위한 것이다. 노먼은 흑인 분대원들에게 한줄기 빛이었고, 흑인의 운명을 극복하기 위한 희망이었다.노먼은 흑인들에게 이상과도 같은 존재다. '지옥의 묵시록'이 광기에 사로잡힌 커츠 대령(말론 브란도)을 암살하려는 여정이었다면 이들은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가는 여정인 것이다.황금과 노먼은 흑인들의 현실적 욕망과 상실된 이상을 잘 은유하고 있다. 감독은 황금으로 인해 인간성을 상실한 폴(델로이 린도)을 통해 다시 한 번 현실적 벽을 체감하게 한다. 황금의 무게만큼이나 무거운 탐욕에 짓눌린 발걸음, 친구와 자식을 버리는 인간성 상실 등을 통해 흑인의 경제적 처지에 대한 한계를 보여주기도 한다.이 장면은 존 휴스턴이 감독하고 험프리 보가트가 주연한 '시에라 마드레의 보물'(1948)을 떠올리게 한다. 황금으로 인간의 영혼이 황폐화되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스파이크 리 감독은 'Da 5 블러드'에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베트남전의 기록영상과 이 당시 반전 시위와 함께 불거진 흑백갈등에 대한 사진 등을 적절히 섞어 인종적 정의를 요구한다. 영화 마지막에는 현재 전 세계를 달구고 있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문구를 드러내기도 한다.메시지에 비중을 두다보니 드라마는 허술한 단점이 있다. 곁가지 이야기들을 어수선하게 풀어내는 바람에 2시간 35분의 긴 러닝 타임을 쓰고도 드라마의 밀도는 약한 편이다. 미국 연예 매체가 극찬을 했고, 영화 평론 전문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92%의 신선도를 기록했지만, 전후 맥락을 이해하기 어려운 국가의 관객들에게는 낯선 영화로 다가올 수도 있다.그러나 인종 차별에 대한 반대와 반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시점에 나온, 영화 인생 전체를 걸고 줄기차게 문제를 제기해온 흑인 감독의 작가 의식이 돋보이는 역작임에는 틀림없다. 155분. 청소년 관람불가.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6-18 15:30:00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와일드 시티' '야구소녀'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와일드 시티' '야구소녀'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감독: 댄 스캔론목소리 출연: 크리스 프랫, 톰 홀랜드'코코' 이후 처음으로 선 보이는 디즈니 픽사의 애니메이션. 마법이 사라진 세상을 살고 있는 두 형제 이안(톰 홀랜드)과 발리(크리스 프랫). 이안은 태어나서 얼굴도 본 적 없는 아빠를 그리워하는 중 생일선물로 아빠의 마법 지팡이를 받게 된다. 그러나 실수로 아빠의 반쪽만 소환시키는 위기가 발생한다. 완벽한 아빠를 찾는데 주어진 시간은 단 하루. 마법으로 절벽을 건너고, 힘든 관문을 통과하지만 형제는 서로 다른 성격으로 인해 사사건건 부딪친다. 댄 스캔론 감독이 어렸을 적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아버지의 생전 목소리가 담긴 테이프에서 헬로와 굿바이, 딱 두 마디를 말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우리 형제에게는 마법 그 자체였다"고 밝혔다.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애니메이션이다. 102분. 전체 관람가.◆와일드 시티감독: 론 스캘펠로출연: 샘 클래플린, 티모시 스폴오랜 기간 복역 후 출소한 권투 선수 리암(샘 클래플린)이 가족을 둘러싼 거대 조직의 위협에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논스톱 액션물. 무장강도죄로 9년을 복역한 리암은 출소 후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불법자금 세탁 일을 하고 있는 동생 숀과 친구가 수상한 일에 휘말리면서 경찰과 거대한 조직 두 군데에 쫓기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범죄 조직의 보스 클리포드(티모시 스폴)는 리암의 아버지를 살해한 원수. 지금은 부를 축적해 사업가로 변신해 있다. 리암은 사건의 중심에 클리포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추적하고, 형사 닐(노엘 클라크)도 그들의 뒤를 쫓는다. 로맨틱 가이 샘 클래플린이 거친 매력의 복서로 연기 변신에 도전했다. 거친 액션으로 '청불' 영화 등급을 받았다. 103분. 청소년관람불가.◆야구소녀감독: 최윤태출연: 이주영, 이준혁, 염혜란수인(이주영)은 고교 야구팀의 유일한 여자 선수. 최고 구속 134km, 볼 회전력의 강점으로 '천재 야구소녀'라는 별명을 얻으며 주목받았다. 고교 졸업 후 오로지 프로팀에 입단해 계속해서 야구를 하는 것이 꿈이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평가도 기회도 잡지 못한다. 엄마, 친구, 감독까지 모두가 꿈을 포기하라고 할 때, 야구부에 새로운 코치 진태(이준혁)가 부임하고 수인에게도 큰 변화가 찾아온다. 시련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주인공과 그를 지지하는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성장영화. 편견과 조롱, 유리 천장 등 현실의 벽을 돌파하는 과정을 묵묵하게 보여준다. 한국영화아카데미 32기 최윤태 감독의 장편 데뷔작. 제24회 부산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105분. 12세 이상 관람가.

2020-06-18 15:30:00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결백' '에어로너츠' '도미노'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결백' '에어로너츠' '도미노'

◆결백감독: 박상현출연: 신혜선, 배종옥, 허준호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스릴러 영화. 농약 막걸리 살인사건에서 살인 용의자가 된 엄마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한 변호사 딸의 활약을 그렸다. 시골의 한 장례식장. 농약을 탄 막걸리를 마신 마을 주민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중태에 빠지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바로 남편의 장례식장을 지키던 아내 화자(배종옥). 그녀는 급성 치매에 걸려 조문객도 제대로 맞이하지 못했다. 화자는 현장에서 체포되고, 고향에 발길을 끊고 살았던 대형 로펌 에이스 변호사인 딸 정인(신혜선)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엄마의 변호를 맡게 된다. 평범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그 속에 얽힌 이해관계와 비틀어진 욕망들을 보여준다. 허준호를 비롯한 홍경, 태항호, 고창석 등 출연. 110분. 15세 이상 관람가.◆에어로너츠감독: 톰 하퍼출연: 펠리시티 존스, 에디 레드메인날씨를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19세기 영국. 열기구를 타고 하늘에 올라 날씨를 미리 알고 싶어 했던 주인공의 모험을 그린 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리처드 홈스의 소설 '하늘로의 추락'을 각색했다. 기상학자 제임스(에디 레드메인 분)는 열기구를 이용하면 날씨를 예측할 수 있다고 학계에 발표했다가 모두의 비난을 받는다. 그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열기구 조종사 어밀리아(펄리시티 존스)와 함께 비행에 나선다. 이들을 맞이하는 하늘에서는 예측 불가능한 일들이 벌어진다. 열기구가 이륙하자마자 적란운을 만나기도 하고 고도가 올라가면서 저산소증에 걸리기도 한다. 불가능에 도전해 역사를 새로 쓰는 모험가들을 조명한 영화다. 원작과 달리 열기구 조종사를 여성으로 대체했다. 101분. 12세 이상 관람가.◆도미노감독: 브라이언 드 팔마출연: 니콜라이 코스터 왈도, 가이 피어스'미션 임파서블'(1996), '드레스 투 킬'(1980) 등을 만든 스릴러의 거장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신작. 거대한 살인사건에 얽혀버린 세 사람이 단 '하나의 타깃'을 쫓으면서 일생일대 테러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 한 여성이 무고한 시민들을 향해 총을 마구 쏜다. 수십 명이 목숨을 잃은, 아수라장으로 변한 현장에서 그녀는 '알라신은 위대하다'라는 말 한마디를 남긴 뒤 폭탄 조끼의 작동 버튼을 누른다. 이 과정은 곧바로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이를 자행한 테러 조직의 수장은 이 모든 사태를 자신이 주도했다고 자랑스럽게 공표한다. 전직 특수부대 소속인 에즈라(에리크 에부아니)는 아버지가 죽는 장면을 유튜브로 직접 보게 되고 충격에 휩싸인다. 89분. 15세 이상 관람가.

2020-06-11 16:30:00

[김중기의 필름통]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코요테 어글리의 재림

[김중기의 필름통]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코요테 어글리의 재림

아무도 그녀의 음악적 재능을 인정해주지 않는다. 그녀 또한 용기를 내지 못하고 그 바람에 상처도 입는다. 그러다 어떤 남자를 만난다. 둘은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워가며 사랑을 이어간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의 열정과 재능이 빛을 발한다.'코요테 어글리'(2000)가 아니다. 10일 개봉한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감독 니샤 가나트라)의 설정과 줄거리다. 음악을 소재로 한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은 비교적 대동소이하다. 흙 속에 묻힌 재능이 어느 순간 발현되고, 곧 보석이 되는 이야기다.이 스토리는 비단 어느 분야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모든 영웅의 탄생 비화도 그렇다. 무협지만 봐도, 비루한 주인공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동굴에서 비책을 전수받아 무림의 고수가 된다는 이야기가 공식이다.관객들은 이런 스토리에 주인공을 공감하며 대리만족해 왔다.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의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톱스타의 허드렛일을 하는 개인비서다. 괴팍한 성격에 고집도 세고, 남들에게 상처도 많이 주는 슈퍼스타 그레이스 데이비스(트레시 엘리스 로스). 매기(다코다 존슨)는 3년째 그녀를 모시고 있다. 어릴 적 좋아했던 스타였고, 그녀의 노래를 좋아하기 때문이다.그녀의 꿈은 음악 프로듀서다. 퇴근 후 그레이스의 노래를 신세대풍으로 편곡하며 언젠가는 빛을 받을 것이라 꿈을 꾼다. 어느 날 동네 마트에서 재능 있는 무명 가수 데이비드(캘빈 해리슨 주니어)를 만나고, 그의 음악을 프로듀싱한다.한편 그레이스는 슈퍼스타지만 한 가지 흠이 있다. 10년 전 히트곡만 우려먹으며 월드투어를 다니는 것이다. 시카고, 뉴욕, 디트로이트…. 판에 박힌 무대에 염증을 느낀 그녀는 새로운 음악을 갈구한다. 그러나 매니저를 포함해 주변 사람들은 그런 모험을 반대하며 그녀를 라스베이거스 무대에 세우려고 한다.이 영화의 원제는 '하이 노트'(The High Note)이다. '하이 노트'는 최대한 고음을 끌어내 부르는 창법이다. 다섯 옥타브를 넘나드는, 일반적인 인간의 목소리로 내는 것이 힘든 음역이다. 인생에 비유하면 가장 오르고 싶은 정점이랄까. 매기가 오르고 싶은 목표이고 꿈이다. 그렇게 볼 때 한국 제명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는 뜻이나 의도가 모호하다.'어바웃 타임' '러브 액츄얼리'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 로맨스 영화에 특화된 워킹 타이틀사가 만든 영화다. 단맛 나는 영화를 주로 만든 제작사다.그러다보니 이 영화도 쓴맛이 별로 없어 보기에 부담이 없다. 그레이스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미란다(메릴 스트립)처럼 심하지 않고, 매기의 노고도 혼자 치르는 힘든 분투라고 할 정도는 아니다. 매니저가 독한 말을 해 상처를 주지만, 견디기 힘들 정도는 아니다.오히려 매기와 그레이스는 상하관계가 아니라 오래된 친구 같은 사이. 없으면 불편하고, 곁에 있으면 안심이 되는 존재로 그려진다. 이 영화의 차별된 부분이다. 두 여성이 서로 도움을 주며 함께 성장하는 설정이다.서사적인 부분은 아쉽지만 이 영화가 음악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영화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레이스와 데이비드, 그리고 매기는 오로지 음악만을 위해 살아가는 인물들이다. 매기의 아버지는 폴 사이먼의 무대에 섰던 무명가수였고, 데이비드는 어릴 적 자신을 버리고 가수가 된 어머니에 대한 원망에 사무쳐 있다. 좋아하는 가수들의 브로마이드로 가득 채운 어릴 적 꿈이 현실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이들이다.매기와 데이비드의 대화는 모두가 음악에 대한 것이고, 70, 80년대 가수들에 대한 흠모와 칭송으로 가득하다. 아레사 플랭클린, 니나 시몬, 이글스, 게리 무어, 제임스 테일러, 스티브 닉스, 쉐어 등 한 시대를 풍미한 가수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유쾌하다. 스튜디오 녹음할 때 데이비드가 자신 없어 하자 매기는 "이 마이크가 샘 쿡이 쓰던 것"이라며 달래기도 한다. 샘 쿡은 소울 뮤직의 제왕이었던 가수다. 이런 가수들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신세대 관객들은 영화가 주는 맛을 100%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음악 비즈니스 이야기인 만큼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에도 공을 들였다. 음악 프로듀서 다크차일드가 영화의 사운드 트랙 감독을 맡았다.매기 역을 맡은 다코다 존슨은 배우 멜라니 그리피스의 딸이다. 아버지 또한 명배우 돈 존슨. 더 유명한 것은 외할머니가 티피 헤드런이란 점이다. 알프레드 히치콕이 발탁한 스릴러 '새'(1963)의 금발 미녀. 3대째 배우의 피를 이어 받은 명문가 출신이다.거기다 그레이스 역을 맡은 트레시 엘리스 로스는 전설적인 가수 다이애나 로스의 딸이다. 다이애나 로스는 슈프림스의 리드 보컬로 출발해서 70, 80년대 음악과 연기자로 이름을 날렸다. 남동생 에반 로스 또한 배우와 가수로 활동 중이다.배경 중에 LA의 한국 찜질방이 나오는 장면이 있다. 짧은 장면이지만 K팝의 영향이 미친 것은 아닐까 해서 웃음을 자아낸다.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6-11 16:30:00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프랑스 여자' '슈퍼스타 뚜루'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프랑스 여자' '슈퍼스타 뚜루'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

◆프랑스 여자감독: 김희정출연: 김호정, 김지영, 김영민2007년 '열세살 수아'로 데뷔한 김희정 감독의 4번째 영화. 한때 배우를 꿈꿨지만, 파리 유학 후 프랑스인 남편과 결혼해 정착한 미라(김호정 분). 남편과 이혼한 후 오랜만에 한국에 돌아온다. 한국에서 미라는 20년 전 아카데미에서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과 재회한다. 영은(김지영)은 영화감독, 성우(김영민)는 연극 연출가가 돼 있다. 그리고 2년 전 세상을 떠난 후배 해란(류아벨)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려 애쓰지만 어느 것도 선명하지 않다. 미라는 한 순간에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 꿈과 현실이 교차하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아주 특별한 여행을 하게 된다. 프랑스도 한국도, 과거도 현재도 그 어느 것에도 뿌리내리지 못하는 이방인 같은 존재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89분. 15세 이상 관람가.◆슈퍼스타 뚜루감독: 빅토르 모니고테, 에두아르도 곤델목소리 출연: 이다은, 김보나, 서반석스페인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 알을 낳지 못해 놀림 당하던 암탉 뚜루는 이사벨 할머니로부터 노래하는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음악을 배운다. 농장에서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뚜루와 이사벨 할머니.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는 사고로 기억을 잃어버리게 되고 뚜루마저 알아보지 못한다. 할머니의 기억을 찾기 위해 뚜루는 서커스단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고 뛰어난 실력에 단숨에 슈퍼스타가 된다. 하지만 욕심쟁이 단장 트래블리는 뚜루를 차지하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 무시당하던 시골 암탉이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모두가 사랑하는 슈퍼스타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웃음과 감동으로 그려냈다. 춤과 음악이 어우러져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79분. 전체관람가.◆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감독: 데지레 아카반출연: 클로이 모레츠, 제니퍼 엘2018년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작. 평범한 소녀 카메론(클로이 모레츠)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부정하는 학교에서 진짜 자신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소녀 카메론. 자신의 연인 콜리와 아슬아슬한 관계를 이어가지만 보수적인 가족들에 의해 작은 교회가 운영하는 동성애 치료센터에 강제 입소하게 된다. 감정의 획일화를 요구하는 치료센터의 나쁜 수업에 반기를 든 카메론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부정하고 학교에서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기로 한다. 북리스트 에디터스 초이스 청소년 문학상을 받은 소설 '사라지지 않는 여름'을 영화로 옮겼다. 데지레 아카반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 20세기 초반 성소수자들에게 행해졌던 전환치료 행위에 대한 잘못된 교육을 보여준다. 91분. 15세 이상 관람가.

2020-06-04 17:30:00

[김중기의 필름통] 극장가 혹한 끝낼 봄 마중물 될까…신작 '침입자' '결백'

[김중기의 필름통] 극장가 혹한 끝낼 봄 마중물 될까…신작 '침입자' '결백'

코로나19로 개봉이 연기됐던 한국 상업영화들이 6월 들어 속속 개봉된다.'영화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다. 싱싱할 때 흥행을 노려야 한다는 뜻이다. 영화가 완성되자 터진 코로나19. 마치 상 차리자 집에 불이 난 꼴. 두 세 차례 개봉일을 미루며 시점을 노리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마침 상황도 어느 정도 호전됐다. 지난 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5월 극장을 찾은 총 관객수는 152만6천387명이다. 4월 한달 관객수 97만2천576명과 비교하면 50만 명이 늘어난 것이다. 5월초 황금연휴와 추억의 명화 재개봉 등 극장들의 몸부림이 한몫했다.3개월이나 가슴을 졸였던 미스터리 스릴러 '침입자'(감독 손원평)가 드디어 4일 개봉했다. 당초 3월 12일 개봉 예정이었지만 5월 21일로 연기했다가 이태원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연기해 결국 이날 관객을 만났다.'침입자'는 실종됐던 여동생이 2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이 조금씩 변해가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오빠가 동생의 비밀을 쫓다 충격적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는 스릴러.과연 내 여동생이 맞는가. 얼마 전 사고로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져 있는 건축가 서진(김무열). 최면을 통해 범인을 잡아보려고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신경증에 시달린다. 그런 그에게 25년 전 잃어버린 여동생 유진(송지효)이 찾아온다.유진은 첫 만남부터 오빠라고 부르며 친근하게 대하지만, 서진은 오히려 불길함을 느낀다. 그러나 가족들은 빠르게 유진을 맞아준다. 강압적인 성격의 아버지도, 그동안 마음고생을 했던 어머니도 딸 유진을 완전한 가족으로 받아들인다.탐탁찮아 여기던 오빠만 이상해지는 상황. 과연 오빠의 말이 맞을까. 동생과 아내를 잃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그는 최면 치료에 몰두하고 허상을 보기도 한다. 누구의 말이 맞는 걸까. 혹은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걸까. 의심은 자연스럽게 몰입으로 이어진다.'침입자'는 흥미로운 인물설정과 섬세한 심리묘사를 통해 관객의 흥미를 자극한다. 소설 '아몬드' '서른의 반격' 등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손원평 감독의 첫 장편영화 연출 데뷔작이다.손 감독은 "집, 그리고 가족이라는 건 보편적인 개념이지만, 그런 일상적인 소재가 비틀렸을 때 오히려 더 생경하고 무섭고 이상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연출의도를 밝혔다. 그는 소설가라는 이력 이전에 2001년 영화지 씨네21을 통해 데뷔한 영화평론가이자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하며 감독으로서의 커리어를 쌓아왔다.'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2005), '너의 의미'(2007), '좋은 이웃'(2011) 등 다수의 단편영화 각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특히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으로는 제4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제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우수상을 수상하며 연출력까지 인정받은 바 있다.신혜선, 배종옥, 허준호 주연의 '결백'(감독 박상현)이 다음 주 개봉된다. 3월 개봉 예정이었던 것이 3개월 정도 연기돼 이제 극장가에 내걸리는 것이다.농가의 한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농약 막걸리 살인사건에서 살인 용의자가 된 엄마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한 변호사 딸의 활약을 그린 스릴러다. 실재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와 만들었다.시골의 한 장례식장. 농약을 탄 막걸리를 마신 마을 주민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중태에 빠지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바로 남편의 장례식장을 지키던 아내 화자(배종옥). 그녀는 급성 치매에 걸려 조문객도 제대로 맞이하지 못했다.화자는 현장에서 체포되고, 고향에 발길을 끊고 살았던 대형 로펌 에이스 변호사인 딸 정인(신혜선)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엄마의 변호를 맡게 된다.'결백'의 제작진은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을 담은 '재심'(2016)을 제작했다. 실재 사건을 모티브로 부조리한 권력을 향한 묵직한 메시지를 담아내며 당시 240만 명의 관객수를 기록했다.이번에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을 기초로 해서 평범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그 속에 얽힌 이해관계와 비틀어진 욕망들을 보여준다. 마을 권력의 상징인 추 시장을 연기한 허준호를 비롯한 홍경, 태항호, 고창석까지, 조연들의 열연도 관심을 끈다.4개월 가까이 불어온 극장가의 혹한. 극장 문을 걸어 잠그면서 버텨온 코로나19와의 사투. 과연 이들 한국영화들이 끝낼 수 있을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6-04 1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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