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섭의 광고이야기] 관련 기사 목록입니다.
실직자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담은 공익 광고. 빅아이디어 아카데미 수료생의 작품이다. 빅아이디어연구소 제공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나의 꿈을 이루어 준 제자들

"소장님 저 BBDO 코리아에 합격했어요!"제자의 전화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미국 유학 시절, 광고대행 전문업체 BBDO 애틀랜타에 입사하는 것이 필자의 꿈이었기 때문이다. 필자의 꿈을 제자가 대신 이루어주었다. BBDO는 한국에도 지사가 있었고 빅아이디어 아카데미 1기 수료생인 친구가 입사한 것이다.BBDO는 필자에게 꿈같은 회사였다. 유명 광고제에서 상을 휩쓸다시피 했고 JWT, 오길비와 같은 대형 광고 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정말 가고 싶었던 회사라 자전거를 타고 무작정 찾아갔던 적도 있다. 회사 건물에 들어가 우연히 마주친 비서 앞에서 더듬거리며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My dream is to work for here. Can I look around?" (여기에서 일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좀 돌아봐도 될까요?) 짧은 영어를 더듬거리며 허락을 구했다. 비서는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약간의 시간을 허락해주었다.잠깐의 시간이 필자에게는 더 짧은 시간이었다.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그들의 모습을 눈에 담으려 노력했다. 그들의 근무 환경은 역시 자유분방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있었고, 열심히 노는 사람도 있었다. 한쪽에선 광고를 만들고, 한쪽에선 탁구를 치고 있었다. 거기서 일하면 아이디어가 절로 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필자는 BBDO에 입사하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한국에 돌아와서는 백수 생활이 시작되었다. 정체성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시간이 계속되었다. 영어 학원 강사, 자동차 영업 사원 등의 일을 했지만 이내 그만두고 말았다. 결국 돌고 돌아 다시 광고를 하게 되었다. 광고회사를 창업하며 광고 아카데미까지 열게 되었다. 백수 시절의 필자처럼 돈은 없어도 광고 공부를 하고 싶은 친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시작은 소박했다. 대구 내 대학교를 돌며 교수님들을 만났고 학생들을 구했다. 그렇게 여섯 명의 학생을 모집했고 빅아이디어 아카데미 1기가 탄생했다.그때는 몰랐다. 학생들을 위한 무료 교육 활동의 보답이 이렇게 클 줄은. 아카데미 2기는 미국 Creativity International Awards에서 26개의 상을 휩쓸어 전 세계 광고 교육 기관 중 최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4개를 수상한 뉴욕의 한 광고 아카데미를 제친 기록이었다. 또 어떤 수료생은 서울의 유명 디지털 광고회사에 입사하기도 했다. 필자의 노력에 비해 제자들은 훨씬 큰 선물로 보답했다.빅아이디어 아카데미 설립 5년이 지난 지금, 수료한 친구들은 80여명에 달하고 그들은 전국에 진출해있다. 서울 출장이 잡힐 때면 꼭 수료생 중 한 친구를 만나고 내려온다. 그 재미가 쏠쏠하다. 대구에 있는 필자에 비해 서울의 제자들은 트렌드에 더 밝다. 빠르게 변화하는 광고 시장에 변화에도 잘 대처한다. 그래서 이제는 스승과 제자가 바뀌어 오히려 필자가 배우게 된다.필자는 창업한 이후 가장 잘 한 것이 빅아이디어 아카데미의 설립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좋은 인연도 많이 만났고, 그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큰 기쁨이었다. 하지만 막연한 두려움도 든다. 나이가 들수록 꼰대가 되어 가는 게 아니겠느냔 두려움, 일에 투자하는 시간을 줄여 광고 공부를 더 해야 된다는 부담감이 그것이다. '광고에는 정답이 없어'라는 말로 자신을 위로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으려면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끝으로 아카데미 교육을 함께하며 학생들이 만든 작품 몇 개 더 올리며 글을 마무리한다.

2019-03-20 10:02:43

사회 이슈를 활용해 바이럴 광고를 만든 기발한 치킨. 유튜브 영상 캡처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가난한 스타트업은 어떻게 광고해야 하나?

"저희같이 돈 없는 스타트업은 어떻게 광고해야 하나요?"막 창업을 시작한 대표의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들 중엔 가난을 벗어나고 싶어 창업한 사람, 대기업을 퇴사하고 창업 전선에 뛰어든 사람도 있다. 그들의 절박한 상황을 알기에 저런 질문을 받으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래서 모두가 볼 수 있는 이 칼럼을 통해서 스타트업의 광고 전략을 공유하려 한다.결론부터 말하자면 광고에는 돈이 필요하다. 당연한 사실이다. 작은 스티커를 붙이는 광고에도 소액이지만 제작비가 든다. 블로그나 SNS는 돈이 들지 않을 것 같지만 우리는 매월 꼬박꼬박 통신비를 내고 있다. 그렇다면 최대한 적은 예산으로 효과적인 광고를 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어떻게 할 수 있을까?첫째, 사회 이슈에 자신의 브랜드를 올려 태워라. 2015년 3월 MBC 프로그램 녹화를 하던 두 연예인의 반말로 인한 다툼이 이슈가 되었다. '기발한 치킨'이라는 브랜드는 이 이슈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다. '너, 어디서 반말이니?'라는 영상 속의 말을 '너, 어디서 반 마리니?'라는 말로 바꾼 패러디 광고를 제작한 것이다.해당 영상은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졌고 4년이 지난 지금 150만이 넘는 유튜브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패러디 영상을 찍은 제작비는 고작 50만 원 선이었다고 한다. 유명한 치킨 브랜드들은 인지도와 매출 상승을 위해 1년의 수십억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한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기발한 치킨은 적은 예산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것이다. 사회 이슈를 예민하게 캐치하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덕분이었다.하지만 위의 법칙에 중요한 단서를 붙이고 싶다. 이슈를 활용할 때 적당한 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패러디를 당하는 사람도, 패러디하는 사람도, 그것을 보는 사람도 '허허'하고 웃을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타인의 고통을 지나치게 희화화한다든지 사익을 위해 악용한다면 그 브랜드의 호감도는 오히려 떨어진다. 소비자들에게 역풍을 받게 되는 것이다.둘째, 영혼 없는 광고는 안 하는 것이 좋다. 당신이 음식점을 개업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당신의 머릿속엔 이런 생각이 가득할 것이다.'동성로 맛집을 검색했을 때 우리 집이 나와야 해! 당장 온라인 광고회사 불러!'그렇게 당신은 블로그 체험단을 부르는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당신의 브랜드는 다른 식당과 무엇하나 다른 것 없는 음식점이 되어 버린다. Only one(단 하나뿐인) 브랜드가 아니라 one of them(그들 중의 하나)이 되어 버린다. 모두가 그런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남들이 가는 길에서 돌아서서 오히려 반대 길로 전진하라. 남들이 체험단에, 검색 광고에 열을 올릴 때 묵묵하게 음식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라. 당신의 영혼을 인위적인 광고에 쏟지 말고 음식에 쏟아라. 고객은 진심을 알아차리게 마련이다.셋째, 상업성을 오른손에, 공익성을 왼손에 두어라. 모든 스타트업은 돈을 벌어야 한다. 이것은 불멸의 진리다. 피가 없으면 사람이 죽어버리듯 스타트업도 돈이 없으면 죽게 된다.상업성과 공익성의 균형을 잘 맞춘 Toms라는 신발 브랜드가 있다. 신발 한 켤레가 팔리면 또 다른 한 켤레를 기부하는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런 착한 마케팅은 입소문을 빨리 탄다. 많은 소비자의 참여로 6개월 만에 아르헨티나로 1만 켤레를 기부하게 된 것이다. 남의 지갑을 여는 일은 정말 힘들다. 하지만 지갑을 열도록 하는 아주 쉬운 방법이 있다. 내가 먼저 주는 것이다. 내가 먼저 베풀면 사람들은 마음의 문을 연다. Toms는 그것을 잘 아는 브랜드이다.이 외에도 여러 가지 법칙들이 있는데 여기서 마무리하려고 한다. 나머지는 스타트업 대표들이 시장에서 몸으로 부딪혀가며 배워보길 바란다.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대표들이 실패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실패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실패가 끝이 아니다. 실제로 실리콘 밸리의 창업 실패율은 80%가 넘는다. 야심 차게 창업했지만 10팀 중 8, 9팀은 사라지고 없는 것이다.하지만 그들은 실패를 부끄러운 결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성장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인식한다. 광고 역시 마찬가지다. 광고가 결과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하나의 광고로 대박을 친다는 생각보다 꾸준히 고객들과 소통한다는 생각으로 광고해야 한다. 창업자의 진심을 고객들에게 알린다는 마음으로 광고해야 한다.㈜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3-13 09:36:00

독도를 위해 자발적으로 캠페인에 참여한 아이들. ㈜빅아이디어연구소 제공

[김종섭의 광고이야기] 메시지와 아이디어를 가깝게 하라

글의 제목이 어렵다. 메시지와 아이디어를 가깝게 하라니. 메시지와 아이디어 둘 다 똑같은 말이 아닌가? 개념도 헷갈리는데 이 둘을 가깝게 두라고 한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필자와 함께 알아보자.메시지는 하고 싶은 말을 뜻한다. 즉, 행위의 의도이다. 예를 들어 매일신문을 가장 발 빠른 신문사로 인식시키고 싶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메시지는 "매일신문은 가장 빠른 언론사입니다"가 메시지가 된다.그렇다면 이 메시지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바로 여기에서 아이디어의 힘이 필요하다. 표현의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발 빠르다'라는 메시지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일신문에 과속딱지 과태료 스티커를 붙여 보자. 너무 빨리 뉴스를 전하려다 보니 딱지가 끊겼다는 것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할 수 있다. 또는 신문을 손으로 집었는데 잉크가 묻어 있는 것처럼 표현해보자. 활자의 잉크가 마르기 전에 독자들에게 찾아간다는 아이디어가 성립된다.이렇듯 하나의 메시지를 표현하는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좋은 광고와 나쁜 광고의 성패는 여기서 차이가 난다. 좋은 광고일수록 메시지와 아이디어의 거리가 가깝다. 나쁜 광고는 두 개념이 한없이 멀어서 부작용을 낳는다. 즉, 사람들이 광고를 이해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다.삼일절을 맞이해서 매일신문과 ㈜빅아이디어 연구소는 독도 수호 게릴라 캠페인을 펼쳤다. 여기서 메시지란 '독도를 수호하자'로 설정했다. 그렇다면 이 메시지를 표현하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필자는 또다시 메시지와 아이디어를 가깝게 두는 방법을 고민했다. 사실, 대구에서는 독도가 보이지도 않는다. 지역에서 볼 수도 없는 독도의 수호를 표현을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생각의 꼬리는 이렇게 이어졌다.수호하자. 〉 지켜보자. 〉 지켜보는 것은 눈. 〉 눈 옆에 독도를 두자. 〉 눈 옆에 작은 점 하나를 찍자.'눈 옆에 독도를 상징하는 작은 점을 찍자'라는 아이디어는 이렇게 탄생했다. 아이디어가 잘 빠졌을 때는 카피도 쉽게 써진다. "독도에서 눈 떼지 않겠습니다."사실 이 캠페인을 준비하는 데에는 1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워낙 급작스럽게 진행된 캠페인이라 크게 기대하지도 않았다. 심지어 캠페인 시작 시간도 유동인구가 적은 오전이었다. 하지만 필자의 예상은 빗나갔다. 메시지와 아이디어를 가깝게 두다 보니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참여하기 시작했다. 광고에 친절하지 않은 시대에 광고가 살아남는 법칙이 통한 것이다.오늘도 자신의 브랜드를 알려야 사람들은 여전히 광고를 어려워하고 아이디어를 두려워한다. 아이디어 노트를 채울 때 떠오르는 것이 없어 지레 겁먹기도 한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선 우선 펜을 들어야 하는 것처럼 아이디어도 마찬가지다.광고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종이에 말하고 싶은 내용을 써봐라(메시지). 그 다음에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지 끄적여봐라(아이디어). 그리고 그 둘의 개념을 조금씩 가깝게 두는 연습을 해봐라. 그런 훈련을 할수록 빅아이디어는 당신 앞에 나타날 것이다. 메시지와 아이디어를 가깝게 한 광고는 십중팔구 상대방의 가슴에 꽂힌다.㈜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3-05 11:31:30

동성로에서 진행한 독도수호 게릴라 캠페인. 빅아이디어연구소 제공

[김종섭의 광고이야기] 창의성은 15도 비트는 것이다

매년 삼일절만 되면 동성로에서 진행한 '독도 수호 게릴라 캠페인'이 생각난다. 벌써 6년이 지난 작업이다.광고인으로서 삼일절을 뜻깊게 보낼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였다. 그러던 중 독도 광고를 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대단한 애국심이 발동해서 하고자 한 광고는 아니었다. 다만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메시지를 말해주고 싶었다. 그것이 광고인으로서 가장 뜻깊게 삼일절을 보낼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독도가 대한민국 영토라는 것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 자연스럽게 태극기와 일장기가 떠올랐다. 이 두 가지 이미지를 재료로 활용하면 괜찮은 광고가 나올 듯했다. 인내심을 가지고 조금 더 깊이 생각해봤다.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상황이 마치 태극기의 건곤감리 중 하나를 자기들 것이라 우기는 것 같았다. 태극기의 '곤'을 일장기에 붙여봤다. 굉장히 자극적인 이미지가 탄생했다. 태극기에 '곤'이 없어도 마찬가지였다. 고백하자면 필자는 태극기의 '곤'이 의미하는 것이 뭔지 몰랐다. 광고를 만들며 찾아보니 '곤'이 땅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독도가 땅이니 이보다 더 맞아 떨어지는 표현법이 없었다.드디어 찾아온 삼일절, 나는 그 광고를 대형 현수막으로 제작해 동성로로 나갔다. 좋은 취지의 캠페인에 고맙게도 후배들이 힘을 보태주었다. 현수막을 들고 캠페인에 동참해준 것이다.우리는 대구백화점 앞에 태극기와 일장기를 마주 보게 하고 세웠다. 그 순간 공기가 멈춘 것 같은 정적이 흘렀다. 그렇게 큰 현수막을 들고 동성로에서 게릴라 광고를 한 사례도 없었고 더욱이 공익 광고여서 그랬을 것이다.이내 사람들은 휴대전화를 들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아이들은 광고를 배경으로 엄마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조르기도 했다. 광고 기획자로서 가장 뿌듯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 광고가 성공했다고 생각한 순간은 따로 있었다. 바로 현수막 앞에서 사진을 찍는 일본인들을 본 순간이었다. 카피를 영어로도 적어두어서 분명히 이 광고의 의미를 그들은 알았을 것이다. 인터뷰라도 하고 싶어서 나는 그들에게 다가갔다. 소형 마이크를 들고 뛰어오는 내 모습이 부담스러웠던 건지 그들은 더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피했다. 아쉬웠다. 왜 독도수호 광고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지 물어보고 싶었다.4차 산업혁명 시대에 창의성은 더욱 중요한 단어가 되었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여전히 사람들은 창의성을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늘 강조하듯 창의성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없었던 것을 있는 것으로 만드는 건 창조이다. 즉, 신의 영역이다.우리는 세상에 있던 것을 조금 비틀거나 섞어두기만 하면 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필자가 제작한 독도 광고 역시 마찬가지다. 건곤감리 중 '곤' 하나만 일장기에 붙여둔 것이다. 하지만 그 임팩트는 대단했다. 우리가 익숙한 이미지에서 조금만 바뀌었는데도 굉장히 다른 이미지가 탄생한 것이다.6년 전 독도 캠페인을 했던 날, 이 광고를 보며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어이 총각, 왜 김 한장을 일장기에 붙여 놨노?" 창의성은 바로 이런 것이다.㈜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2-27 10:15:51

종이도 돈입니다 라는 카피의 공익 광고. 빅아이디어연구소 제공

[김종섭의 광고이야기] 세상이 정해 놓은 가치를 뒤집어라

당신의 가치는 얼마인가? 사람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다니 질문이 잘못된 것 같다. 당신이 브랜드를 운영하는 창업가라면, 그것의 가치는 얼마일까? 당신이 소속되어 있는 기관, 병원, 회사의 가치는 얼마일까?우리의 하루는 가치를 좇는 일고 가득 차 있다. 조금이라도 좋은 차, 좋은 집을 장만하기 위해 온 힘을 쏟는다. 얼마 전 종영한 JTBC의 'SKY 캐슬' 역시 조금이라도 가치 있는 대학에 자녀를 보내기 위한 이야기였다. 한국의 대학교는 수천 개지만 그들에겐 절대 비슷한 대학이 아니다. 대학 이름에 담겨 있는 브랜드 가치를 따지는 것이다.필자는 궁금했다. 도대체 가치라는 것을 누가 정하는 것인지. 서문에서 사람의 가치를 묻는 말이 잘못되었다 했지만, 실제로 우리는 사람의 가치를 사회적 기준으로 분류한다. 심지어 대놓고 따지는 곳도 있다. 바로 결혼정보업체이다. 그곳에서 사람은 10~15등급까지 나뉘는데 주로 학력과 경제력이 그 기준이 된다.필자의 백수 시절, 친구가 운영하는 카페에서 작업에 몰두하고 있을 때였다. 누군가 테이블 위의 티슈를 뽑아 코를 팽하고 풀어 버리는 게 아닌가. 순간 휴지가 너무 안타깝게 여겨졌다. '하필 티슈로 태어나서 사람의 콧물받이가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반면 어떤 종이는 몸에 위인을 그려 사람에게 사랑받는 돈이 되기도 한다. 너무 억울해 보였다. 같은 종이인데 누구는 콧물 받이, 누구는 사람들이 절대 버리지 않는 돈이 되는 게 참 아이러니했다. 그런 역설을 꼬집는 광고를 만들고 싶었다. 각 티슈에 지갑 스티커를 붙여두고, 티슈를 쓰는 게 마치 돈을 낭비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카피를 썼다. '종이도 돈입니다.' 그러니 낭비하지 말고 아껴 쓰자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티슈 입장에서는 내가 한없이 고마웠을 것이다. 가장 낮은 가치의 종이를 가장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돈과 똑같다고 했으니 말이다.카페를 운영하는 친구에게도 이 광고는 큰 도움을 주었다. 손님들의 휴지 사용량이 많다고 투덜댔지만, 이 스티커로 사용량이 반 이상 줄었다. 스티커 한장의 광고였지만 콘텐츠의 힘을 발휘한 것이다. 나는 그렇게 티슈와 지폐의 본질은 같다고 말했다.세상에는 다양한 브랜드가 있다. 그리고 당신의 브랜드는 그중 하나다. 당신은 오늘도 어떻게 하면 나의 브랜드 가치를 올릴 수 있을지 고민 중일 것이다. 하지만 그 가치는 누가 매기는 것일까? 다시 묻고 싶다.필자는 여름 군번이다. 여름에 입대해 40도가 가까운 날씨가 훈련을 받곤 했다. 몸에 있는 구멍이란 구멍에서 모두 땀이 배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 산에서 훈련을 받고 내려올 때 늘 똑같은 구멍가게를 지나쳐야 했다. 너무 목이 마르니 가게의 문을 박차고 들어가 스포츠음료를 다 마시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 작은 가게가 나에겐 오아시스처럼 보였다. 그 순간 그 구멍가게는 내게 애플, 삼성보다 가치 있는 브랜드였다.기억하라. 당신이 매출 1억이 안 되는 스타트업 대표이든 200억이 넘는 기업의 사장이든 쫄 필요가 없다. 세상 모든 가치가 상대적이듯 당신의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다. 논산의 구멍가게가 내게 오아시스 같았듯, 당신의 고객에게 오아시스 같은 브랜드가 되면 된다.그러기 위해서는 늘 세상이 정해 놓은 가치를 의심해봐야 한다. 작은 차보다는 큰 차가 가치 있고 지방대보다는 서울대가 가치 있다는 건 세상이 규정해놓은 가치다. 하지만 당신의 브랜드를 감히 누가 함부로 평가하겠는가. 대전역 성심당에서 소보루 빵을 먹는 고객에게는 그곳이 뉴욕의 대형 프렌차이즈 빵집보다 가치 있는 브랜드이다.남들이 기준을 만들도록 내버려 두지 마라. 자신만의 룰을 만들어라. 그렇게 세상이 정해 놓은 가치를 뒤집어라.㈜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2-20 09:28:20

창의적인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광고인, 퀸(Queen)

제목이 황당할 수 있다. 세계적인 록 밴드인 퀸(Queen)이 광고인이라니? 퀸의 오랜 팬들에게 욕먹을까 두렵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퀸에 대해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다.2018년, 대한민국 최고의 히트 브랜드는 단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다. 작년 10월 31일 개봉해 현재까지 993만4천881명(2월 10일 기준)의 관객을 모았다. 천만 관객 돌파가 코앞이다. 이 영화는 순식간에 극장을 공연장으로 바꿔버렸다. 극장 측은 퀸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싶은 관객들을 위해 싱어롱(sing along) 상영관을 만들어 큰 재미를 봤다. 싱어롱 상영관이 없는 지방의 팬들은 서울까지 올라와 콘서트(?)를 즐기는 극성을 보였다. 무엇이 이토록 사람들을 열광케 했을까?필자는 영화광이다. 하지만 절대 한 번 본 영화를 다시 보지는 않는다. 새로운 영화를 볼 시간을 버리는 것 같아서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달랐다. 필자를 극장에 세 번이나 오게 했다. 첫 번째는 개봉작이란 이유로, 두 번째는 혹시 놓친 디테일이 있을까 봐 봤다. 마지막엔 광고인으로서 그들의 장인 정신을 배우고 싶어서 봤다.그들은 음악을 허투루 만들지 않았다. 음반 작업을 위해 시골 한적한 마을에 머물며 오로지 녹음에만 몰두했다. 작곡할 때 스치는 작은 영감에도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멤버들끼리 싸우는 순간에도 영감을 얻어 곡으로 만들기도 했다. 특히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는 틀에 박힌 노래를 만드는 걸 거부했다. 록 음악에 오페라를 섞은 장장 6분 길이의 노래 '보헤미안 랩소디'를 세상에 내놓았다. 물론 대중적인 음악으로 배를 불려야 하는 제작사는 기겁했다. 하지만 그는 제작사와 결별할지언정 자신의 소신을 밀어붙였다. 결국, 제작자에겐 퇴짜를 맞았지만 대중들에겐 인정을 받게 된다.퀸은 자신을 노래를 사랑해달라는 광고를 낸 적이 없다. 다만 한 곡 한 곡 내놓을 때마다 크리에이티브로 무장한 노래를 내놓았다. 그들의 음악은 다른 스타들처럼 예쁘지 않았다. 오히려 모난 노래들이 많았다. "엄마, 나 방금 사람을 죽였어요(mama, just killed a man)"라는 가사는 절대 예쁘지 않다. 하지만 그다음 가사가 궁금해서 귀를 스피커에 붙여버리게 된다. 퀸은 강력한 콘텐츠 그 자체였다. 그런 힘으로 전 세계에 퀸 돌풍이 불었고, 사람들이 그들을 찾게 했다. 사달라 하지 않고 팔리게 한 것이다.광고는 이래야 한다. 이 브랜드를 사랑해달라는 말은 한 번으로 충분하다. 두 번, 세 번이 넘어가면 프러포즈가 아니라 구걸이 되고 만다. 광고는 브랜드가 반짝이게 보이는 빛의 역할만 해야 한다. 그다음은 브랜드의 몫이다.필자는 퀸을 통해 장인 정신을 봤다. 그 장인 정신은 필자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곡 하나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며, 작은 아이디어에도 신경이 곤두서있는 모습이 필자를 돌아보게 했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퀸처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이 땅의 광고인들이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퀸을 공부했으면 좋겠다.싱어롱 상영관에서 영화를 본 관객이 뱉은 말이 무척 인상 깊다. "프레디 머큐리, 다시는 죽지 마요."이것이 필자에겐 '강력한 힘을 가진 콘텐츠는 죽지 않는다'는 말처럼 들렸다.우리는 눈만 돌리면 광고를 볼 수 있다. 그만큼 대한민국에 광고인들이 많다는 뜻이다. 광고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잠시 멈춰서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우리는 카피 한 줄에, 디자인 한장에 영혼을 담아 세상에 내놓는지. 우리의 창작물 속에 과연 장인 정신이 담겨 있는지.김종섭 빅아이디어연구소 소장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장이' 김종섭 빅아이디어연구소 소장은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2-13 09:27:24

진심이 담긴 글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한다. 사진 제공 :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가장 좋은 카피는 카피라이터가 쓸 수 없다

"다른 병원에서는 스포츠 스타를 데리고 광고를 하는데 우리는 방법이 없겠습니까?"대구의 한 병원에서 광고 의뢰가 들어왔다. 당시 타 병원에서는 운동선수를 내세워 홍보하고 있었다. 비싼 모델료 없이 효과적인 광고를 하고 싶다는 병원 관계자의 푸념이 이어졌다.순간 이런 의문이 들었다. '과연 저 스포츠 스타가 병원의 의술을 보장해 줄 수 있을까?' 물론 이미지의 힘은 강하다. 운동선수를 모델로 내세우면 강한 이미지가 브랜드에 입혀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달콤한 눈속임에 불과하다. 나에게는 소비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강력한 증거가 필요했다.아이디어라도 구할 수 있을까 해서 늦은 밤 그 병원을 찾았다. 로비에 앉아 있으면서 병원 밖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을 관찰했다. 그러던 중 한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퇴원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대단한 장면은 아니었는데 그 이미지가 강하게 남았다. 아프지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행복해 보였다. 내가 그 할아버지가 되어 봤다. '내가 저 할아버지라면 의사 선생님께 얼마나 감사한 마을이 들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 할아버지의 마음을 찾기로 했다. 그 마음을 담은 문장이 세상에서 가장 진솔한 광고일 것이라 생각했다.병원에 요청해 지금까지 받은 감사 편지들을 모두 모아 달라고 했다. 때마침 미국 애틀랜타 출장이 잡혀 편지를 들고 해외까지 갔다. 애틀랜타 숙소에서 짐을 풀자마자 나는 편지를 찬찬히 살펴봤다. 신기하게도 글을 읽을수록 그 병원을 신뢰하게 되었다. 그 병원에서 병을 고친 생생한 증언이었기 때문이다.여러 사연이 있었지만 할아버지가 쓴 한 편지에 시선이 멈췄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보아 한글을 갓 배우신 분 같았다. 할머니의 허리 수술을 잘 해줘서 고맙다는 내용이었는데 정확한 문장은 이랬다.'아...아내의 허리를 고쳐줘서 고맙...감사합니다.'이 촌스러운 문장에 내 마음이 무너졌다. 어떤 카피라이터도 이렇게는 못 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유능한 카피라이터라도 자신의 아내를 고쳐준 마음을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글씨는 어설펐지만 어떤 문장보다 정성이 느껴졌다. 그것이 나의 마음을 더 움직였다.할아버지의 글을 토시 하나도 빼놓지 않고 그대로 광고판에 올리기로 했다. 그리고 진료 과목, 팔짱을 낀 의사 모습이나 약도까지도 넣지 않았다. 흔히들 떠올리는 병원 광고와는 완전 다르게 기획했다. 광고처럼 보이지 않고 진심처럼 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병원 광고 시장에서 파격적인 시도였다.마침내 아이디어 발표일이 왔다. 잔뜩 기대한 광고주 앞에서 시안을 공개했다. 야심 차게 발표했지만, 병원 측의 반응은 냉담했다. 일반적인 병원 광고와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이게 뭐지?' 하는 표정이었다.우리는 억대 모델이 없이도 아이디어만으로 소비자들에게 통할 수 있다고 어필했다. 이 문제로 병원은 내부적으로도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쳤다. 결국 숱한 진통을 거쳐 이 작품은 광고판에 올라가게 되었다. 진심이 통했는지 병원의 매출이 상승했다. 스포츠 스타와 같은 억대 모델을 기용하지 않고도 진심을 전달한 것이다.진짜 좋은 카피를 쓰고 싶은가? 그렇다면 진심으로 써라. 할아버지의 글을 보는 순간 나는 더 큰 진심을 내 안에서 끌어낼 수 없다는 걸 확신했다. 그래서 발견하고자 했다. 카피를 쓸 때는 기억하라. 진심으로 쓰든가, 발견하든가.김종섭 빅아이디어연구소 소장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장이' 김종섭 빅아이디어연구소 소장은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1-30 06:30:00

어두운 산책길의 불을 밝혀주는 경찰청 광고판 (사진 제공: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좋은 광고 만드는 법은? '광고를 만들지 않기'

광고를 좋아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유튜브에선 광고를 건너뛰기 바쁘다.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다. 전단을 돌리거나 마케팅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애써 피해 다닌다. 조형물 광고는 웬만해선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유도하기 힘들다. 여론이 조금만 부정적이어도 예산 낭비라는 쓴소리가 들려온다. 2년 전 여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계란 프라이 조형물은 대구의 특성을 잘 살린 콘텐츠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보행을 해친다는 민원으로 결국 철거되고 말았다. 광고가 설 곳은 점점 없어지는 듯하다.애석하게도 필자의 직업은 광고인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람들과 소통한다는 것이 정말 멋있게 보였다. 그래서 선택한 직업이다. 내게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왕처럼 보였고 권력자처럼 여겨졌다. 많은 광고인이 아이디어가 주는 카타르시스 때문에 이 직업을 선택한다. 슬프게도 우리가 이토록 사랑하는 광고를 사람들은 싫어한다. 덕분에 나는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과연 무엇이 좋은 광고일까?'◆광고인이여, 광고를 만들지 말라대구지방경찰청에서 광고 의뢰가 들어왔다. 새해를 맞아 열심히 뛰겠다는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싶어 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광고를 만들지 말자.'대신 '시민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을 만들자'라는 아이디어가 스쳤다. 그렇다. 이제는 광고 의뢰를 받으면 어떻게 광고처럼 보이지 않는 메시지를 만들지부터 고민한다. 그것에서 아이디어 작업은 시작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광고를 만들 순 없을까?'광고가 그냥 광고에 머문다면 환경에도, 사람에게도 좋지 않다. 광고판은 결국 쓰레기가 되어 환경오염을 시키고 그 대가는 고스란히 사람들에게 돌아온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요소가 녹여진 광고라면 그것을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예를 들어 어두운 밤 불빛 하나가 있다면 그것이 설령 광고일지라도 사람들은 그것을 쫓아다닐 것이다.조형물을 설치할 곳을 답사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산책로였지만 의외로 밤에는 깜깜했다. 가로수 근처는 밝았지만 유독 가로수 빛이 닿지 않는 곳이 있었다. 그곳에 불빛을 밝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재밌겠단 생각을 했다.대구 경찰은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사람들은 어두운 산책로에 불빛이 필요했다. 그 두 문장을 섞으니 '빛이 나도록 뛰어가는 경찰'의 모습이라는 답이 튀어나왔다. 그렇다면 대구 경찰은 신속출동의 이미지를 가지고, 시민들은 어두운 산책로가 밝아져 서로 원하는 것을 가지게 된다. 아이디어가 나오니 카피도 쉽게 써졌다. '신속출동으로 세상을 밝히겠습니다'셉테드 디자인이라는 용어가 있다. 범죄예방디자인이라는 뜻인데 이번에 나온 작품도 셉테드 디자인에 기반을 둔 작품이다. 지난해 대구의 5대 범죄(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행) 발생 건수는 2만 2천155건으로 전년보다 6.3% 감소했다. 앞으로 많은 공공 디자인과 광고가 우리의 삶을 이롭게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걸 보여준다. 실제 시민들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광고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뒷말도 없고 작품 역시 롱런할 수 있다.'무엇이 좋은 광고일까?'라는 어려운 질문의 답은 의외로 평범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광고가 좋은 광고다. 이 단순한 진리를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당신이 광고인이라면 혹은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고 싶은 창업가라면 이 질문을 잊지 마라.'어떻게 하면 광고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김종섭 빅아이디어연구소 소장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장이' 김종섭 빅아이디어연구소 소장은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1-23 12: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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