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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소비자의 마음을 훔쳐야 한다. 사진: pixabay 제공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브랜드는 오늘도 소비자와 연애를 한다

성공하는 광고와 실패하는 광고는 한 마디 차이다. 누군가는 한 마디를 해도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한다. 반면 누군가는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을 한다. 이것은 광고뿐 아니라 연애에도 적용된다. 연애가 미숙한 사람은 데이트 내내 자신의 말만 뱉는다. 그리고 실패한다. 하지만 연애의 고수는 다르다. 상대방이 무슨 말을 듣고 싶은지 파악하고 그 말을 해준다. 당연히 좋은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얼마 전 부산의 한 안과에서 광고 의뢰를 받았다. 병원은 안과가 많이 밀집된 곳에 있었고 주변 지하철역 역시 광고의 홍수를 이루고 있었다. 광고판 속 안과 로고를 다른 안과 광고에 바꿔도 모를 만큼 광고는 범람하고 있었다. 메시지의 과잉은 소비자의 소화 불량으로 이어진다. 당연히 기억에 남는 안과 광고는 없었다.하지만 필자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다. 돈을 받고 광고를 만들어주는 만큼 타 병원 광고도 꼼꼼히 살펴봐야 했다. '라식 수술을 하면 정말 좋다'라든지 '노안, 백내장 수술 잘하는 병원'과 같은 카피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환자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는 병원은 한곳도 없었다. 서면역을 가득 채운 광고판 중에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오히려 문제가 쉽게 풀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른 안과들이 브랜드가 하고 싶은 말을 할 때 우리는 환자가 듣고 싶은 말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 말이 무엇일까? 그 문장을 찾아 나섰다. 기본적으로 환자가 병원을 찾을 때는 누구나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내 몸을 생전 처음 보는 의사에게 맡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때 소비자가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일까? 수술이 끝난 후 환자가 듣고 싶은 그 한마디가 무엇일까? 고민했다."수술 잘 끝났습니다" "이제 잘 보이시지요?"와 바로 그런 문장이었다. 이 카피는 자기편에서 하는 말이 아니다. 상대방 편에서 하는 말이다. 수술이 끝나고 결과가 두려운 환자들이 진심으로 듣고 싶은 한 마디다.배려하니 소비자와의 연애가 쉬워졌다. 가장 가치 있는 문장을 찾으니 다른 병원처럼 라식 라섹 기계를 말할 필요가 없었다. 어떤 대학 원장님 초빙이라든지 원장님의 학력 사항을 쓸 필요가 없었다. 그저 그 문장 하나만 두어도 강력한 광고가 되었다.다만, 안과 광고인만큼 시각적인 크리에이티브 한 방울이 필요했다. 카피의 앞 단어들을 의도적으로 흐릿하게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단어는 선명하게 디자인했다. 즉, 처음에는 흐릿하던 단어가 시간이 지나면서 선명하게 보인다는 아이디어를 담은 것이다.브랜드는 오늘도 소비자에게 구애한다. 어떤 브랜드는 소비자의 마음을 얻어 연애에 성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브랜드는 실패하고 만다. 자기중심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소비자와 연애를 하고 싶다면 상대방 편에 서라. 그리고 그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찾아라. 배려 받고 있다고 느낄 때 비로소 소비자는 마음의 문을 연다.㈜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인의 생각 훔치기' 저자. 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7-17 14:25:17

㈜빅아이디어연구소 소장.'광고인의 생각 훔치기' 저자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대구에서 보는 I⦁SEOUL⦁U

서울 브랜드인 I·SEOUL·U에 대해 서울 시민 70%가 호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2015년 10월 서울시가 이 브랜드를 발표했을 때 엄청난 비난이 일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서울의 정체성을 전혀 담고 있지 못하다"는 여론이 대부분이었다. 3년이 지난 지금, 서울 시민의 70%가 이 브랜드를 좋아한다니 참 알 수 없는 결과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당연한 결과다. 브랜딩은 사람과 같아서 성장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의료와 달리 디자인은 누구나 의견을 말하기 쉬운 장르다. 개발된 디자인을 보고 누군가는 빨간색을 파란색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할 수 있다. 브랜드의 서체가 조금 더 굵었으면 좋겠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브랜딩은 수술과 같은 의료행위와 비슷하다. 리브랜딩을 하는 이유는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문제가 있기에 이를 고치고자 함이다. 즉, 브랜딩과 의료행위는 닮았다. 수술실에 들어가는 환자는 의사를 믿고 자신의 몸을 내어 주는 것처럼 브랜딩 개발 역시 그래야 한다.시에서는 도시 브랜딩을 위해 전문 회사에 용역을 맡긴다. 하지만 공무 기관의 특성상 개발된 디자인 본연의 가치를 가지고 세상 빛을 보는 건 정말 힘들다. 우선 실무 부서진을 설득해야 한다. 그다음에는 그들의 상사, 그다음엔 다시 그들의 상사들에게 디자인이 보고된다. 이 과정에서 핵심 아이디어나 디자인 요소가 깎여 버리기도 한다. 클라이언트(광고주)의 성향에 따라서 말이다. 아무래도 실무진은 결재를 해주는 상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그때부터 디자인의 방향이 오직 상사의 취향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결국, 그 디자인을 봐야 할 시민들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이 일이 어떻게 통과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전혀 생산적이지 못한 시간의 낭비이다.브랜딩 회사 차원에서는 오히려 이런 프로세스가 편할 수도 있다. 그 부서의 높은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그 사람의 취향만 맞춰 디자인하면 결재가 빨리 난다. 하지만 이것은 예산 낭비에 불과하다. 브랜딩 회사가 만족시켜야 할 대상은 클라이언트(광고주)의 클라이언트(시민)이다. 즉, 시(市)의 디자인을 보는 시민을 만족시켜야 한다. 하지만 클라이언트 측 상사만 만족시키는 디자인을 만들다 보면 전혀 효과 없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나오고 만다.물론 두렵다. 브랜딩 회사에서 만들어 온 그대로 내보내도 되는지 불안할 것이다. 하지만 앞서 필자가 쓴 것처럼 리브랜딩은 수술과 같다. 수술실에서 의사에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말하지 않는 것처럼 두려워도 맡겨야 한다. 도둑 잡는 일은 경찰에 맡기고, 건축은 건축가에게 맡겨야 가장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필자는 대구시가 조금 더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낯선 것에 대해 마음의 문을 열어주면 좋겠다. 그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면 I·SEOUL·U 같은 도시 브랜딩이 나올 수 없었다. 대구 도시 브랜딩에 관한 어떠한 이미지를 가져와도 낯설 수밖에 없다. 어떠한 문장도 '컬러풀 대구'보다 낯설 수밖에 없다. 브랜딩은 한 도시에 심장을 선물하는 일이다. 심장을 가진 아이가 태어나려면 당연히 산고의 고통이 따른다. 우리는 그 고통을 외면하려 해서는 안 된다.(주)빅아이디어연구소 소장''광고인의 생각 훔치기' 저자

2019-07-08 18:00:00

야심차게 영업을 나갔지만 시장은 차가웠다. 사진 제공: pixabay

[김종섭의 광고이야기] 가장 보수적인 도시에서 아이디어 팔기-2

대구의 한 병원장님과 미팅할 때의 일이다."난 아무나 만나주지 않아. 견적서 보니 황당해서 한번 보자고 했어."처음 본 원장님은 시원하게 말을 놓으셨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당신 같은 사람은 그냥 공짜라도 좋으니 내 광고 한번 걸어주시라고 나한테 부탁해야 해."힘들게 만든 작품을 왜 공짜로 써달라고 부탁해야 하는 건지 의아했다. '광고로 인해 발행하는 매출 상승효과는 그냥 공짜로 가져가겠다는 건가?' 황당해서 다시 물었다."네?""우리 병원 광고하면 다른 병원 광고할 때 이력이 되거든. 당신 보니 이력도 경력도 없는 거 같은데 누가 당신 광고를 써줘?"광고인이 공들여 만든 광고는 그에게 자식이나 다름없다. 누가 자기 자식을 공짜로 주겠나. 공짜라면 내 광고를 쓸지 안 쓸지 고민 정도는 해줄 것이고 아니면 나가라는 식이었다. 이것이 현실이었다. 처음 광고의 매력에 빠졌을 때 느꼈던 설렘은 현실의 벽 앞에서 헌신짝처럼 내팽개쳐졌다.한 번은 돈가스집 사장님과 40만 원짜리 광고를 계약했다. 계약서를 쓸 때의 희열을 잊지 못한다. 맨날 공익 광고만 만들다가 광고로 매출을 올릴 수 있다니! 계약서 도장을 찍자마자 나는 무섭게 작업에 매진했다. 우리나라 돈가스집 중에서 최고로 만들어야지 야심에 가득 찼다. 가슴이 벌렁벌렁 뛰며 잠이 들었다.다음 날 그 사장님께 전화가 왔는데 느낌이 이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계약을 취소하자는 말이었다.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따지고 들었다. 계약은 약속인데 이렇게 쉽게 어기는 게 어디 있냐고. 그랬더니 "그 작은 회사에서 계약서가 뭐가 중요합니까?"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알고 보니 포털사이트에서 우리 회사를 검색하니 가정집이 나왔던 것이다. 제대로 된 회사가 아니라고 판단한 사장님은 다음 날 전화를 걸어 계약을 파기했다."우리가 40만 원 투자할 회사가 아니더군."사장님 말에 나는 이렇게 응수했다."스티브 잡스도 마크 저커버그도 처음엔 자기 집 창고에서 시작했습니다. 광고회사가 아이디어가 중요하지 사무실이 중요하지 않습니다"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자존심도 40만원도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억울해서 가슴이 새까맣게 탔다.나는 세상이 내 아이디어를 봐주길 바랐다. 슬프게도 세상은 그렇지 않았다. 경험이 많아야 했다. 이력이 다양해야 했다. 스펙도 경험도 이력도 없는 사람이 창업했다.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수적인 '대구'라는 곳에서. 심지어 가질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아이디어'를 팔겠다고 말이다. 그러니 문전박대와 사기꾼 소리 그리고 계약 취소까지 감수해야 했다. 뭔가 상황을 반전시킬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광고인이 작품 안에서만 창의적이여서만 되겠는가. 광고란 결국 주어진 문제를 어떻게 창의적으로 푸느냐가 관건이다. 진짜 광고인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할 때와 마주하게 된 것이다.㈜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인의 생각 훔치기' 저자. 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7-03 15:32:55

상황을 반전시키는 것이 슈퍼 빅아이디어이다. 사진 제공: pixabay

[김종섭의 광고이야기] 가장 보수적인 도시에서 아이디어 팔기-1

"대구에서 광고회사 차리면 안 돼!"광고회사 창업한다고 하니 지인들이 극구 반대했다. 왜 그럴까? 나도 창업해서 먹고살겠다는데. 심지어 왜 그런지 이유조차 말해주지 않았다. 무조건 "안 된다"였다. 이유가 궁금했다. 사람들이 만류했던 이유를 처음 영업 나갔을 때 알게 됐다."세상에 아이디어 비용이 어디 있어?"머리가 띵했다. 광고회사는 아이디어가 생명인데 그 비용이 없다니? 알고 보니 대구의 시장 상황은 이랬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는 거의 없었고, 대부분이 매체 회사였다. 쉽게 말해 대부분이 지하철, 버스 광고판을 사두고 거기에 광고를 붙이는 수수료를 받는 회사였던 것이다. 아이디어, 카피, 디자인 비용이 공짜라고? 내가 미국에서 배워온 게 바로 그런 것들인데. 즉, 고향에서 나의 가치는 0원이었다. 하지만 광고인의 재주가 무엇인가? 시선을 바꿔보기다. 부정적이었던 나의 성장 환경을 긍정적으로 보는 연습을 나는 계속하지 않았던가. 0원짜리 인간을 가치 있는 인간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시선만 바뀌어도 문제는 쉽게 풀린다. '대구에 콘텐츠 시장이 없으니 내가 만들면 되겠네'라는 게 그 답이었다. 허망하리만큼 단순한 아이디어였다. (물론 그 답을 이루어가는데 엄청난 고통이 따랐지만). 어차피 망하고 잘되는 건 50 대 50의 확률이다. 잘되면 내가 선구자가 되는 게 아닌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니 대구는 오히려 블루오션이었다.다만 감수해야 할 게 있었다. 사기꾼이라는 시선이었다."이봐, 젊은 양반, 다른 광고회사는 다 공짜로 만들어줘요. 그런데 아이디어 비용이라고?""카피 비용, 디자인 비용? 보아하니 이제 서른 살 정도 된 거 같은데 왜 이렇게 사기를 치고 다니나?"광고주들의 반응은 항상 이랬다. 대구도 예전에는 광고 개발 비용이 있었다고 한다. 다만,돈 되는 매체 시장으로 회사들이 몰리면서 경쟁을 하다 보니 콘텐츠 개발 비용이 떨어진 것이다. 매체를 팔기 위해서 광고, 즉 아이디어는 끼워 팔기식으로 가치가 떨어졌다.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런 피해는 고스란히 광고주가 떠안게 된다. 세상에 싸고 좋은 게 있을까? 공짜로 만들어주는 광고회사들이 과연 광고주의 브랜드에 대해서 얼마나 고민할까? 그거까지도 좋다. 좋은 장소에 광고를 걸면 효과를 보기 마련이니까. 필요한 건 그것과 동시에 브랜드에 대한 고민도 함께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아무런 고민 없이 공짜로 만든 광고로 매체를 쓰고 돈만 날리는 경우가 많다.대구의 한 병원장님과 미팅할 때의 일이다."난 아무나 만나주지 않아. 견적서 보니 황당해서 한번 보자고 했어."처음 본 원장님은 시원하게 말을 놓으셨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당신 같은 사람은 그냥 공짜라도 좋으니 내 광고 한번 걸어주시라고 나한테 부탁해야 해." (다음 편에 계속)㈜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인의 생각 훔치기' 저자. 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6-26 16:26:45

말에는 강력한 힘이 있다. 사진 제공: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의 광고이야기] 대기업 광고 만드는 동네 백수

"10년 고생한 사람은 10년 버틸 힘을 얻고, 20년 고생한 사람은 20년 버틸 힘을 얻습니다."그 말이 나를 버티게 했다. 10년 전 필자는 백수였지만 '10년, 20년 버틸 힘을 얻고 있구나'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돌이켜보면 보이지 않기에 두려워했던 거 같다. 미래에 다가올 행복을 우리는 알 수 없으니 현재의 불행에 두려워했었다. 하지만 문장이 있으면 왠지 두렵지 않았다. 그때부터 문장 수집이 시작되었는데 나중에는 필자의 방이 온통 글로 도배가 되었다. 매일 아침 대구 동성로에 있는 2.28 공원으로 출근했다. 그리고 혼자서 광고를 만들었다. 미국 학교처럼 선생님은 안 계셨지만 혼자서 수업을 이어간 것이다. 매일 브랜드를 정해 새로운 광고를 만들었다. 오늘은 애플, 내일은 나이키, 모레는 삼성. 이런 글로벌 기업의 광고를 만들고 회사에 보내는 일을 반복했다. 대기업 광고를 만들 때는 적어도 백수가 아니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다. 그때는 유학 실패자가 아니었다. 백수 아들이 아니었다. 그렇게 스스로 위로하며 하루하루 버텨나갔다. 연필 한 자루, 노트 한 권만 있으면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광고에 집착했다.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는지 필자의 광고를 본 기업에서 답장이 왔다. 딱 한 번 그런 적이 있었는데 바로 나이키였다. '당신이 만든 광고를 잘 봤지만, 우리는 이미 계약된 광고 에이전시가 있다. 당신의 앞길에 건승을 빈다'라는 내용이었다. 그 짧은 이메일의 감동은 엄청났다. '세상에! 내가 나이키로부터 답장을 받다니! 그것도 내 광고를 봐줬다니!''나는 이미 대기업 광고를 만들고 있구나. 나도 남부럽지 않은 광고인이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서 한국으로 돌아와 처음으로 느껴보는 성취감이었다.나의 현실은 실패한 백수였지만 상황을 반전할 수 있다고 믿었다. 부정적인 상황 속에 긍정을 끌어낼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 거라고. 나이키에서 온 거절 메일 한 통이 내겐 인생의 반전과도 같았다. 내 광고에 반응해주는 사람이 있었고 그것이 거절인지 승낙인지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내가 대기업의 광고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엄청난 반전이었다.'느리게 걷더라도 이렇게 가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수지만 내 삶을 사랑하지 않는 백수는 아니었다. 아침에 눈 떠서 매일 공원으로 출근해서 온종일 광고 만들고 밤이 되어서야 혼자 하는 수업이 끝났으니 충분히 나를 사랑하는 삶이었다.이 글을 읽는 독자도 10년 전 필자만큼 불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업하는 이들은 IMF 이후 체감 경기가 가장 얼어붙어 있다고 한다. 직장인들에겐 월급날은 급여가 잠시 통장을 스쳐 지나가는 날에 불과하다. 너도 나도 어렵다고 아우성이다.이 불경기를 우리는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말과 글의 힘을 믿어보자. 긍정적인 말을 하고 아름다운 글을 쓰자. 그렇게 마음을 토해내자. 가슴이 뻥 뚫리는 것은 물론이요, 언젠가 유능한 카피라이터가 되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인의 생각 훔치기' 저자. 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6-19 14:16:51

스타트업은 가장 작은 존재이지만 가장 힘이 센 집단이다. 사진 제공: pixabay

[김종섭의 광고이야기] 성공한 브랜드의 공통점, 슈퍼 빅아이디어

세상은 사람의 본능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우리가 살아왔던 방식을 보자. 모두가 인간의 본능에 반하는 일들이다. 자정까지 학교에 갇혀 있는 고3 수험생,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뚫기 위해 앉아 있는 공무원 학원, 월요일 출근을 걱정하며 잠 못 드는 일요일 밤. 모두 인간의 본성에 반하는 일들이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세상은 인간의 본성대로 변할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따라 변화할 것이다. 인간은 지식으로 인공지능을 절대 이길 수 없기에 시험 점수로 얻는 타이틀은 무의미해질 것이다. 출근하기 싫은 '회사'라는 개념은 구시대의 유물이 될 것이다. 2016년 한국은 이미 프리랜서 인구 120만명을 돌파했다. 일본의 경우 인구의 6분의 1이 프리랜서로 활동을 하고 있다. 카페에 가면 프리랜서들이 가득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프리랜서, 1인 창업가들에게 사무실을 대여해주는 비즈니스의 인기는 당연해졌다. 더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보며 골머리를 앓는 시대가 아니다. 월요일은 오지 않으면 좋은 요일이 아니라 그저 일요일 다음 날이 될 것이다.똑똑해진 사람들은 의심하기 시작했다. 사회 시스템에 맞춰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지 질문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했다. 나는 그것을 '슈퍼 빅아이디어'(SUPER BIG IDEA)라고 부른다. 시스템에 순응하지 않아도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들이 바로 스타트업(START-UP)이다. 잘 닦여 있는 길을 거부하는 이들은 필자는 '변종'이라 부르고 싶다.기존의 시스템은 열심히 돈을 벌어 소유하라 했다. 열심히 돈 벌면 가질 수 있다고 우리를 채찍질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소유할 수 없다면 공유하게 했다. 제품 없이도 돈을 벌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냈다. 그 결과 쏘카의 이재웅 대표는 소유의 개념이던 차를 공유의 대상으로 바꿔 놓았다. 굳이 좋은 차를 타기 위해 차를 소유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었다.스타일쉐어의 윤자영 대표는 자신의 패션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1천200억 원 매출을 만들어냈다. 하루 평균 25만 명이 스타일쉐어에서 자신의 패션을 공유한다. 공유된 패션을 검색하고 바로 살 수 있는 쇼핑 비즈니스로 사람들을 모은 것이다.토스의 이승건 대표는 지긋지긋한 공인인증서로부터 사람들을 해방시켰다. 돈을 주고받는 방식이 한국만큼 보수적인 국가도 드물었다. 특히 어르신들은 ATM기를 가지 않고 송금하는 일이 보통 고역이 아니었다. 공인인증서를 집어삼킨 토스는 시장을 파괴했다. 더치페이 문화가 만연해진 직장인들은 토스로 밥값을 해결했다.기존의 시스템에 불응하고 슈퍼 빅아이디어를 낸 이들에겐 공통된 특징이 있다. 바로 경쟁하려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비즈니스는 늘 제품에 집중했다. "우리 브랜드의 자동차가 타사보다 좋습니다" "우리 옷은 다른 브랜드가 흉내 낼 수 없습니다"라고 광고했다.하지만 이들은 달랐다. 제품의 질에 대해서 강조한 적이 없다. 아이템에 집중하는 대신 어떻게 사람들이 편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 결과 그들은 플랫폼이 되었다.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구글은 광고보다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찾아준다는 본질에 집중했다. 그런 철학으로 구글은 플랫폼이 되어 100조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페이스북은 콘텐츠 없이도 22억 명의 가입자를 만들어냈다. 세상 모든 사람을 연결한다는 철학 아래 가입자들이 알아서 콘텐츠를 생산해낸 것이다.경쟁하면 할수록 비즈니스의 실패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그래서 변종들은 경쟁에서 살아남으라는 기존 시스템에 반기를 들었다. 변종들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변화시킨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의 혜택은 그대로 인류에게 전해졌다. 공유형 숙박 비즈니스 덕분에 해외여행도 편해졌다. 호텔 부킹 플랫폼은 뉴욕 여행 시 펜 스테이션에서 가장 값싼 호텔을 순서대로 나열해준다. 그들은 상품 하나 없이 돈을 번다. 상품 판매로 수익을 내는 시스템을 파괴한 것이다.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인의 생각 훔치기' 저자. 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6-12 12:02:24

K팝스타 역사상 한국에서 정규 교육을 받은 우승자가 탄생한 건 단 한 차례이다. 사진: 유튜브 영상 캡쳐

[김종섭의 광고이야기] 한국에서 정규 교육을 받은 학생이 뛰어난 광고인이 될 수 있을까?

한국 사회는 늘 정답이 있다. 정답을 찾기 위해 수많은 학생이 학교라는 상자 안으로 들어간다. 상자 안은 이미 경쟁자로 포화 상태다. 모두 다르게 생긴 아이들이 똑같은 정답을 좇아 경쟁한다. 자신의 정체성이 가진 매력은 중요하지 않다. 정답을 찾는 아이와 못 찾는 아이로 구분된다.문제는 수능 시험지 밖의 재능을 가진 친구들이다. 정말 뛰어난 재능을 가졌음에도 학교 성적이 부진하면 자존감을 잃는다. 문제는 반대편에도 존재한다. 뛰어난 성적으로 명문대에 진학했지만 대학 졸업 후 사회에 던져졌을 때 비로소 어려움을 만난다. 정답을 찾는 것엔 익숙하지만 사회생활은 그렇지 않다. 회사는 사회 트렌드에 따라 먹거리가 늘 변하며 직원에게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대한다.취업이 아닌 창업의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하다. 창업은 아무것도 없는 사막에 나무를 심어 열매를 맺게 하는 일이다. 그 열매가 없다면 굶어 죽는다. 생각하는 힘이 없다면 생존조차 할 수 없다. 그 힘이 부족한 친구들은 여기서 큰 좌절감을 맛보게 된다. 시험지는 잘 푸는데 시험지 밖의 문제에는 해결 능력이 없는 것이다.오바마 대통령의 기자 회견을 통해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다른 나라 기자들이 질문을 하도 많이 하자 오바마는 특별히 한국 기자에게 질문할 기회를 준다. 하지만 한국 기자들은 묵묵부답이었다. 결국 한국 기자의 질문 없이 기자회견은 마무리되었다.한국에서 정규 교육을 받은 학생이 뛰어난 광고인이 될 수 있을까? 물론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대나무처럼 곧게 자라는 예도 있다. SBS 'K팝스타' 오디션 마지막 회에 박진영이 했던 말이 인상 깊다. 당시 보이프랜드라는 초등학생 2인조 듀오가 우승을 차지한 날이었다. (공교롭게도 듀오 중 한 명이 필자랑 이름이 같다.)"K팝스타 역사상 한국에서 정규 교육을 받은 친구가 우승을 한 건 처음입니다"박지민, 악동뮤지션, 버나드박, 케이티 김, 이수정. 정말 그랬다. 그들의 무대는 상자 안에 있지 않았다. 그들은 남들과 경쟁하며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자신만의 고유한 매력이 무엇일까 생각했고 그것을 무대 위로 끌어 올렸다. 어려움에 빠졌을 때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뛰어났다."이제 곧 있으면 한국은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하게 됩니다. 어떤 분이 대통령이 될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도 이런 창의적인 친구들이 탄생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박진영은 인터뷰를 마쳤다. 벌써 2년 전 일이다.사실 나는 필자가 운영하는 광고 아카데미의 수업 준비를 거의 하지 않는다. 가끔 이론 수업이 있을 때 미리 만들어둔 내용을 훑어보는 정도다. 수업 준비는 대부분 학생이 해온다. 아이들이 일주일 동안 생각한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방향 제시를 해주는 게 내 몫이기 때문이다.좋은 아이디어를 매번 가져올 수는 없다. 다만, 크리에이티브 수준을 떠나 '이 친구가 얼마나 생각해봤을까. 이 문제를 얼마나 고민해봤을까'하는 생각의 길이를 확인한다. 그렇게 되면 생각의 근육이 발달한다. (엉덩이 근육 강화는 덤이다.)취업이나 창업은 문제 해결을 하는 과정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논하는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은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인공지능이 우리 삶 속에 들어올수록 사람의 창의성은 더욱 중요해진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창의성이 박스에 갇혀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박스 밖으로 훨훨 날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왜 한국에서는 창의적인 인재가 나오지 않느냐?'고 불만을 터트리지 말자. 그들이 한국에서 재미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보자.㈜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광고인의 생각 훔치기' 저자. 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6-05 09:57:38

홈쇼핑에서 CD를 파는 기획으로 음반을 이슈화시킨 유세윤. 사진: 유튜브 캡쳐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모난 돌이 꽃 맞는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우리 삶이 그랬다. 남들과 달라지는 것을 두려워했다. '다름'이 인정받지 못하고 '틀림'으로 받아들여 졌다. 하지만 지구가 오늘도 발전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인류의 창의성 덕분이다.◇금기의 영역에서 상품을 팔아라개그맨 유세윤은 가장 창의적인 아티스트이다. 그래서 개그맨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아티스트' 정도로 정의하면 되겠다. UV라는 그룹을 결성해 '쿨하지 못해 미안해'라는 노래를 들고 왔을 때는 굉장한 충격이었다. B급 감성의 가사가 음악을 계속 듣게 했다. 그가 흑인음악을 들고 가수 데뷔를 한다는 것도 새로웠는데 더 충격인 건 마케팅 방식이었다. 케이블 홈쇼핑에서 음반을 판매한 것이다. 케이블에선 안 파는 게 없다지만 음악 CD를 파는 건 상당히 창의적인 시도였다.우는 연기가 장기인 유상무를 전면에 배치하고 장동민에게 주문 접수를 맡긴 건 창의성의 절정이었다. 하지만 더 큰 반전은 실제로는 음반을 팔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람들에게 더욱 음반을 가지고 싶게 만들었다. 홈쇼핑은 판매량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음반을 파는 시늉만 했다니.워낙 아이디어가 좋아서 언젠가 광고회사를 차리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광고 에이전시의 대표가 되어 있다. 창업 초반 소상공인에 한해 100만원에 광고를 만들어주는 마케팅을 펼쳤다. 물론 광고는 B급이다. 하지만 유세윤이 만들어줬다는 사실만으로 소상공인은 가치 있는 광고를 얻어가는 셈이다. 아무도 유세윤을 '예쁜 돌'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모난 돌'이다. 하지만 대중들은 그에게 돌이 아닌 꽃을 던진다.자신이 모난 돌이라 걱정한 적이 있는가? 일반적인 사람들과 달라서 염려한 적이 있는가? 혹은 사회생활에 적응을 못 해 고통받은 적이 있나? 그럼 지금 자신의 모습을 보자. 누군가는 성격적인 결함 있다. 누군가는 난독증에 시달린다. 누군가는 말을 더듬어 고통받는다.자, 이제 이것을 긍정적인 시선과 연결해보자. 참고로 미국의 최고 보험 영업 사원은 말을 더듬는 사람이었다. 고객들은 그가 유창한 언변의 소유자였다면 문전박대했을 것이다. 말을 더듬었기 때문에 그의 말에 사람들은 더욱 귀를 기울였다. 그런 핸디캡이 그를 영업왕으로 만들었다.난독증을 살펴보자. 브룩 이둑 박사는 '난독증이 주는 이점'이라는 책에서 백만장자 중 난독증을 가진 사람이 30%나 된다는 점을 밝혔다. 난독증과 같은 학습장애를 가진 사람의 뇌세포는 가까운 뇌세포와 연결이 적다. 하지만 떨어진 뇌세포와 연결이 많은 장점이 있다. 이것은 작은 것을 잘 챙기지 못하지만, 큰 그림을 그리거나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연결하는 데는 도움을 준다며 그들이 창의적인 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당신은 예쁜 돌인가? 모난 돌인가? 예쁜 돌이라면 짧은 시간에 사람의 호감을 살 순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당신과 다른 사람을 헷갈릴 것이다. 신인 걸그룹 멤버를 보라. 엄청나게 아름답지만 그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들 중에 특정 인물을 구별해내지 못한다. 당신이 모난 돌이라면 첫인상에서 호감을 주는 데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특징은 세상이 당신을 기억하게 만든다. 그리고 당신을 찾게 할 것이다.모난 돌들이여. 그러니 걱정하지 마라. 당신들이 인정받는 시대가 왔다.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5-29 09:53:12

뇌에 새로운 자극을 줘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날 것이다. 사진: pixabay 제공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아이디어를 잘 내는 사람은 따로 있다

가수 임창정이 이런 인터뷰를 한 적 있다. "열심히 노래 연습하면 98점까지 부를 수 있어요. 그런데 노래를 타고 난 사람은 99점에서 시작합니다."이 얼마나 좌절감을 주는 말인가. 우리는 노력하면 안 되는 것이 없다고 배웠다. 그러나 이 말은 노력을 부정하는 말인 것 같아 허탈함을 준다. 사실, 우리는 노력의 힘을 믿으면서 동시에 그것의 한계를 인정하며 살아간다. 야구 선수들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모두가 류현진 선수처럼 될 수 없다는 것을 안다.그럼 아이디어는 어떨까? 10년 가까이 광고 회사를 운영하며 필자가 느끼는 건 이 분야에도 분명 타고난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지난 5년간 아카데미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꼈던 점이기도 하다.그렇다면 지금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난 타고난 아이디어 뱅크가 아니니 노력해도 안되겠다'인가? '타고난 것이 없으니 노력이라도 하자'인가? 필자의 경우는 타고난 재능도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머릿속에 새로운 인풋을 넣지 않고 신선한 아웃풋을 기대할 수 없더라. 그래서 아이디어를 내기 위한 필자만의 노력이 존재했다. 오늘 독자들과 그 방식에 대해 공유하고 싶다.첫째,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라.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방법을 적용하기 위해서 최소한 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을 위한 표를 그려보고 카테고리를 요일, 시간, 장소, 날씨, 기분, 행동, 집중도, 바쁜 정도로 나누어 보자.이 표를 그려보고 체크하면 아이디어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본인이 아이디어를 낼 때마다 이 표를 체크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화창한 토요일 아침 10시, 카페에서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아이디어 표에 아래와 같이 체크할 수 있을 것이다.이렇게 최소한 달 정도 기록하다보면 자신에 대해 파악하게 된다. '아, 나는 바쁠 때보다는 여유로울 때, 흐린 날보다는 맑은 날, 회사보다는 카페에서 넋 놓을 때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그럼 의도적으로 아이디어가 잘 나오는 장소, 시간을 자신을 밀어 넣자. 광고를 만들다가 막힐 때는 의식적으로 카페를 찾고 여유를 만들고 화창한 날씨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럼 당신은 좋은 아이디어를 낼 가능성이 아주 높아졌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당신이 탁월한 재능을 타고 나지 않아도 상관없다. 이 표가 있으면 당신은 늘 아이디어 곁에 있다는 말이다. 아이디어를 만나려면 먼저 나 자신을 알자.둘째, 뇌에 새로운 자극을 줘라. 매일 가는 장소에 매일 똑같은 사람을 만나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대하기 힘들다. 그래서 필자는 새로운 인풋을 계속 머릿속에 담으려고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장소에 가보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광고 회사 창업을 하고 참 가족들과 여행을 갈 시간이 부족했다. 일에 쫓겨 살았고 작업 때문에 가족 여행을 엄두도 못 냈다. 그러니 작업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가족에게는 0점 아빠를 넘어 마이너스 아빠가 되고 있었다.그래서 아이디어를 냈다. 먼 출장이 잡힐 때는 가족과 함께 다녀오자는 것이다. 그럴 때는 일부러 금요일로 출장일을 잡아 2박 3일 일정으로 가족들과 제주도, 일본을 다녀왔다. 클라이언트 미팅을 마치고 가족들과 함께 새로운 곳을 여행하는 것이다. 묘하게도 클라이언트로부터 받은 숙제를 여행을 하면서 풀리는 경우가 많았다.셋째, 낯선 사람과 대화하라. 한 사람이 가진 생각의 크기는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 첫 번째 사람이 부모님이고 형제, 자매이다. 세상에 태어나 남들과 소통을 두려워하고 혼자만의 세계에 사는 사람이라면 어떨까? 그의 세계는 깊을 수는 있겠지만 넓을 수는 없다. 그러니 닥치는 대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자. 낯선 사람과 소통하고 토론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자. 그 낯선 사람이 우리 브랜드의 고객이라는 생각으로 대화해보자. 어떻게 우리 브랜드를 알려야 할지 감이 올 것이다.㈜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5-22 09:36:51

글을 잘 쓰고 싶지만 지름길이 보이지 않는다. 연필을 괴롭히는 수밖에. 사진: pixabay 제공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SNS에서 광고 카피 쓰는 6가지 방법-2

지난주 칼럼에서 광고 카피 쓰는 세 가지 방법을 공개했다. 오늘 나머지 세 가지 방법도 독자와 공유하려 한다.넷째, 글에도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카피 쓰는 재능이 없는 사람이라도 따라 할 수 있다. 당신의 글이 무미건조하고 재미가 없는 이유는 글 속에 별다른 아이디어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필자는 부동산 공인중개소를 지나칠 때마다 글의 무미건조함을 느낀다. 24평이 몇억, 35평이 몇억, 전세, 월세, 매매 이 단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여기에 아이디어를 넣어보면 글이 재밌게 바뀐다.'장미꽃을 사세요. 집은 공짜로 드립니다'집은 항상 억대에 거래되고, 장미꽃은 싸다는 인식을 뒤엎는 것이다. 아파트 상가의 공인중개소들이 열이면 열 똑같은 카피를 쓰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 장미꽃을 파는 공인중개소가 있으면 어떨까? 게다가 집은 공짜로 준다니. 필자도 언젠가 책에서 읽었던 사례였는데 실제로 일본에 있었던 마케팅이라고 한다. 글을 잘 쓰는 재주가 없다면 글 속에 아이디어를 담아보자. 당신의 카피 한 줄로 시장의 강자와 약자가 바뀔 것이다.다섯째, 당연한 것의 순서를 바꿔 써라. 사람들이 당연한 순서로 받아들이는 말들이 있다. 예를 들어 성경의 데살로니가후서 3장 10절에 이런 구절이 있다. '일하지 않는 자여, 먹지도 마라' 하지만 이 문장의 순서를 바꾸면 음식점의 멋진 카피가 탄생한다. '먹지 않는 자여, 일하지도 마라' 순서만 바꿨을 뿐인데 굉장히 새롭게 느껴진다.당연하게 인지했던 인과 관계를 뒤집었기 때문에 우리 뇌는 이것을 색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해장국을 맛있게 먹기 위해 술을 마신다'라는 카피도 마찬가지다. 이미 음식점에서는 이런 법칙을 잘 활용하고 있다. 당신의 업계에서도 자주 쓰이는 카피가 무엇인지 찾아보라. 그리고 그 인과관계를 뒤집어 봐라. 독특한 카피가 나올 것이다. 여섯째, 속담을 활용하라. 속담은 그 문장을 인지시키기 위해 광고를 한 적이 없다. 사람들에게 속담을 외우도록 전광판, 신문, 버스 광고를 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속담을 외운다. 그 이유는 속담엔 조상들의 엄청난 통찰력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 통찰력에 공감해 후대들에 전달한다.좋은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데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모를 때는 속담을 가져와라. 예를 들어 소상공인이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대학생들에게 할인 이벤트의 포스터를 올렸다고 가정하자. 이때 '가재는 게 편이다'라는 카피를 써보면 어떨까? 마치 "학생들이 무슨 돈이 있어…. 우리 같은 소상공인은 늘 너희 편이야"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그리고 속담을 센스 있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의 브랜드명이 속담에 들어가 있는 운 좋은 경우(?)도 있다. 당신의 브랜드 네임이 '태산만두'라고 가정하자. 그런데 이 태산이라는 단어는 속담에도 자주 등장하는 단어다. 바로 그 점을 활용하는 것이다.'갈수록 태산'즉, 태산 만두에 오면 올수록 태산 만두밖에 없다는 걸 센스 있게 활용하는 것이다. 속담을 잘 이용하면 마치 그 카피가 진리인 듯 느껴진다. 우리 조상의 지혜가 담긴 카피를 공짜로 쓰는 것이다.좋은 글을 쓰고 싶은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생각은 버리자. 그것은 신의 영역이다. 우리는 이미 있는 것을 잘 발견하면 된다. 그리고 종이로 옮겨 적으면 된다. 쓴다는 생각을 버리고 발견한다는 생각을 가지자. 그럼 당신도 어느새 훌륭한 광고 카피라이터가 되어 있을 것이다.㈜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5-16 11:21:21

광고 카피 한 줄이 상품의 매출을 좌지우지한다. 사진: pixabay 제공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SNS에서 광고 카피 쓰는 6가지 방법-1

우리의 하루는 글쓰기로 가득 차 있다. 회사에 가면 기획서를, 학교에 가면 과제를 쓰며 하루를 시작한다. 영업직이나 자영업 종사자들도 마찬가지다. 고객에게 메일을 쓰며, SNS로 홍보를 하며 글을 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말은 '쓰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말로 바뀌어야 할 것 같다.그렇다면 글쓰기 능력만 좋아져도 우리의 하루가 바뀔 수 있다는 결론이 난다. 필자는 대기업, 중소기업부터 소상공인까지 강의를 다니며 '광고 카피 잘 쓰는 법'에 대한 질문을 157회 정도 들었다. SNS의 카피 한 줄이 상품 매출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숱한 질문에 대한 대답인 만큼 필자는 다음 주까지 2회 분량으로 카피 쓰는 법을 설명하려 한다.첫째, SNS의 사람들은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 이 사실을 먼저 인지해야 한다. 그들은 철저하게 당신의 브랜드에 관심이 없다. 그런 관계는 당신 역시 마찬가지다. 당신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를 볼 때 관심 있게 혹은 진지하게 보는가? 그렇지 않다. 게시물을 넘기는 손가락이 바쁘기만 하다. 그중 아주 자극적인 이미지나 문장을 봤을 때 멈추게 된다. 그리고 의무적으로 라이크를 누르고 또 다른 게시물을 찾아 떠난다. SNS는 이런 패턴의 반복이다. SNS는 매우 바쁜 공간이다. 친절하지 않은 사람들의 장이다. SNS에 글을 쓰려면 이 사실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사람들은 당신과 당신의 브랜드에 전혀 관심이 없다.둘째, 숫자의 활용은 가독률이 높인다. 예를 들어 '소상공인 매출을 올리는 방법들'이라는 글은 위험하다. 그 방법들이 몇 가지인지 알 수 없다. 사람들은 내 시간을 오랫동안 빼앗기기 싫어한다. 숫자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소상공인 매출을 올리는 7가지 방법'이 훨씬 가독률이 높다. 좋은 글은 이미지로 그려지며 예측 가능하다. 7가지 방법이라고 하면 우리의 뇌는 7장의 카드뉴스의 이미지를 그린다. 그리고 뇌는 안심한다.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마찬가지로 '명함 한장으로 대박 매출 올리기'보다 '100원짜리 명함으로 1,000만원 매출 올리기'가 훨씬 더 읽고 싶다. 이미지가 그려지고 측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SNS 마케터가 자주 쓰는 카피라이팅 기술이 있다. 카드 뉴스를 포스팅한 후 "8번째 방법은 정말 팩트 폭행! 7번은 실화냐?" 같은 형식으로 콘텐츠를 읽게 한다. 하지만 너도나도 이런 글을 쓰니 너무 식상해져버렸다. 이제는 이런 방법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 숫자를 활용하되 담백하게 쓰자.셋째, 타깃을 명확하게 밝힌다. 광고 카피라이팅에는 이런 법칙이 있다. '당신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문장과 아닌 문장은 천지 차이라고. 예를 들어 '누구나 좋아할 법한 레스토랑'이라는 카피보다 '당신이 좋아할 맛집'이라는 카피가 훨씬 좋다는 것이다. 이유는 바로 '지목 효과'에 있다. 이 지목 효과는 응급처치에서도 빛을 발한다. 길 가다 쓰러진 사람을 만났을 때 "누가 119에 전화 좀 해주세요!"라는 말보다 "파란 티셔츠 입으신 분이 119 불러주세요. 그리고 흰색 남방 입으신 분은 물 좀 가져와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말이다.카피에서도 마찬가지다. '당신이'라는 단어는 나를 지목하는 것 같다. 더 나아가 '당신'이라는 단어도 좋지만, 더 구체적으로 지목해보자. 예를 들어, '미용사라면 꼭 알아야 할 트리트먼트'라든지 '스타트업 대표라면 꼭 알아야 할 세무 법칙'이라고 쓰는 것이다. 당신이 미용사라면, 스타트업 대표라면 이 글을 지나칠 수 있겠는가? 그렇지 않다. 대상층이 명확할수록 메시지의 흡수율은 높다. (2편에서 계속)㈜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5-08 15:48:27

사람들의 비난을 이끌어 낸 억만장자의 발언. 사진: 유튜브 캡처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벤틀리를 땅에 묻은 남자의 비밀

"저는 내일 벤틀리를 땅에 묻을 거예요"누군가가 당신에게 이렇게 말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이 무슨 염장질이냐. 나는 하루 먹고 살기도 바쁜데 돈 자랑을 해도 유분수"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벤틀리가 걱정된다. 나와 전혀 상관없는 남의 재산이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벤틀리는 우리 집보다 비싸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실제 이 말을 한 사람은 '치퀴노 스카르파(Chiquinho Scarpa)'라는 브라질의 한 부자였다. 그는 2015년 어느 날 SNS에 글을 올려 50만 달러(약 5억 7천만원)의 벤틀리를 땅에 묻겠다고 선언했다. "돈 많은 것 자랑하냐?" "그 돈으로 불우이웃이나 도와라"는 비판이 쏟아졌다.그는 포크레인으로 땅을 판 사진으로 게재해 비난에 기름을 부었다. 하지만 비난은 관심과 함께 왔다. 비난한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관심을 가졌다. 마침내 벤틀리를 땅에 묻겠다는 날이 왔다. 사람들의 관심 덕분에 방송사에서는 헬리콥터까지 동원했다. 그리고 무덤으로 들어가는 벤틀리의 모습을 생중계했다. 방송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마치 자신의 차가 묻히는 것처럼 안절부절못했다. 그때 치퀴노 스카르파는 손에 든 삽을 놓고 취재진을 자신의 집안으로 초대했다. 차분해진 분위기에서 그는 묵직한 인터뷰를 시작했다."벤틀리를 땅에 묻는 건 말도 안 된다고 하면서 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장기를 땅에 묻어버리나요?"이는 장기 기증을 유도하는 강력한 퍼포먼스였다. 메시지의 힘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는 그동안의 비난을 감수했다. 역발상 마케팅의 효과는 엄청났다. 불과 한 달 사이에 브라질의 장기기증은 31.5%나 상승했다.바이럴 광고를 하고 싶다면 건강하게 뒤통수를 쳐라. 치퀴노 스카르파는 그 법칙을 잘 활용했다. 만약 그의 퍼포먼스가 건강한 의도가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만약 벤틀리 차의 성능이라든지, 차를 파는 마케팅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이디어의 크리에이티브는 인정받았을지언정 좋은 마케팅으로 기억되지 못했을 것이다. 악랄한 뒤통수는 지양하자. 어설픈 뒤통수는 당신의 브랜드를 몰락으로 이끈다. 건강하게 타인의 뒤통수를 치자.나쁜 소문이 좋은 소문보다 네 배 더 빠르다. 실험에 따르면 부정적인 소문은 100명 속에서 빠르게 퍼져 81%가 소문을 들었고 무려 86%가 소문을 전했다. 반면 긍정적인 소문은 불과 18%만이 소문을 들었고, 고작 4%만이 소문을 전파했다. 인간은 나쁜 소식에 더 반응하고 확산시킨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이 장기기증 퍼포먼스 팀은 이 법칙을 기가 막히게 이용했다. 나쁜 소문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바이럴이 되도록 설정한 것이다. 그 팀은 사람들의 비난이 감사했을 것이다. 비난이 커질수록 반전의 임팩트가 커져 버렸다.㈜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5-01 09:54:56

신용카드로 광고판을 긁으면 마치 빵 조각을 자르는 듯한 인터렉티브 광고. 사진: 유튜브 캡처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광고는 어떻게 변화할까?

9시 뉴스 앞에 나와야 광고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연예인은 광고의 필수였다. 9시 뉴스 앞에 연예인이 제품을 들고 웃는 것이 그 시대의 광고였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더 이상 뉴스 앞에 광고할 필요가 없어졌다. 네이버, 다음에 가면 광고가 넘쳐났다. 포털사이트는 광고비로 엄청난 매출을 이어갔다.2009년 스마트폰 출시와 함께 광고는 또 달라졌다. 더 이상 PC 화면에 나오는 광고에 목맬 필요가 없었다. 어딜 가나 사람들이 핸드폰만 쳐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SNS의 등장으로 광고 제작을 위해 굳이 광고회사에 의뢰해야 한다는 인식이 없어졌다. 광고 전문가가 아니어도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의 음식 사진과 글 한 줄이 광고가 되어 버렸다. 본의 아니게 전 국민이 광고인이 되었다.광고의 태생부터 2010년까지 우리는 보는 광고에 익숙했다. 하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광고는 또다시 변화하시 시작했다. 우리 뇌는 더 이상 시각 자극만으로 메시지를 기억하지 못했다. 시각적 충격을 넘어 광고를 경험했을 때 비로소 메시지가 뇌에 달라붙었다. 사람들이 똑똑해질수록 광고인은 더 똑똑해져야 했다. 그렇게 광고는 사람을 따라 변했다. 사람들의 행동을 유발해 광고를 경험하게 하는 '인터렉티브 광고(interactive advertising)'가 탄생한 것이다.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광고는 어떻게 변화할까? 4차 산업의 핵심 키워드는 역시 '인공지능'이다. 그렇다. 앞으로 광고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기술'이다. 광고와 기술이 만나 당신에게 파고들 것이다. 더 나아가 광고는 이미 당신이 누군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을 위한 맞춤형 광고로 당신을 유혹할 것이다.2002년에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의 를 보면 미래 광고에 대해 잠시 맛볼 수 있다. 톰 크루즈가 광고판 앞을 지나가면 그의 동체를 인식해 그의 상황을 파악한다. 모든 사람의 정보는 ID화되고 그것으로 성별, 나이, 경제 상황 등을 파악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 그에게 필요한 상품을 추천한다. 만약 금요일 밤 퇴근 시간이라면, 또 당신이 매주 금요일 밤 치킨을 시킨다는 데이터가 있다면 광고판은 그에 맞는 카피로 유혹할 것이다. "김종섭 씨, 오늘 불금인데 치킨에 생맥주 한잔 어때요? 당신이 좋아하는 간장치킨 집이 100m 앞에 있습니다"라고 유혹할 것이다.독일의 공익단체인 미제레오르(MISEREOR)는 'the social swipe'라는 캠페인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디지털 광고판에는 빵이 놓여 있고 그 중간에는 신용카드를 긁을 수 있게 제작했다. 기부자가 신용카드를 긁으면 2유로(약 3,000원)가 기부되면서 빵이 잘린다. 그리고 한 사람이 잘라진 빵을 가져간다. 기부하면 빈민국의 아이들에게 전달된다는 것을 표현했다. 즉, 기부하는 즉시 자신의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 캠페인은 재미있는 경험과 좋은 일을 하는 공익성을 동시에 잡았다. 기술을 입힌 '인터렉티브 광고'의 효과는 대단했다. 공항에 설치된 한 달 동안 기부된 금액만 3,000유로였다. 전년 대비 3개월 이상 정기 기부자들의 비율이 23%나 증가했다. 기부한 후에는 카드 청구서로 지속적인 후원을 권하고, 기부금의 사용처를 알려주었다. 새로운 기법의 마케팅이 탄생한 순간이었다.4차 산업 혁명 시대의 광고는 더 이상 광고가 아니다. 우리의 삶의 일부분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삶 자체가 광고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광고로 소비자들과 소통해야 하는지 답이 나온다. 광고를 만들지 마라. 대신 우리 삶 속에 녹여진 이야기를 말하라. 광고인지 몰랐지만 광고였던 것. 광고의 냄새는 아주 약하도록 만들고 우리 삶의 향기를 강하게 풍기도록 하라. 그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은 광고가 될 것이다.㈜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4-25 10:21:39

아이디어를 내는 것만큼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진: pixabay 제공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광고 아이디어를 기록하는 세 가지 방법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를 당신은 어떻게 기록하는가? 필자는 아이디어를 적어둔 쪽지를 잃어버려 낭패를 경험한 적이 많다. 그럴 때는 마치 적금 통장이 날아간 것처럼 마음이 아프다. 아이디어를 내는 것만큼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다. 필자는 아이디어를 기록하는 다양한 방법을 경험했는데 그 노하우를 독자와 공유하려고 한다.첫째, 디지털 기계를 아날로그 방식으로 이용하라. 필자는 학생 시절, 아날로그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기록했다.예를 들어 학교에서 생각난 아이디어라면 노트에 적어두었다가 이면지에 그림을 그려서 보관했다. 하지만 이면지는 묶음이 되지 않아 보관의 어려움이 있었다. 더군다나 언제 낸 아이디어인지 알 방법이 없었다.그때부터 아이디어 노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니 시간의 흐름이 보였고 2권, 3권 쌓아가는 맛이 있었다. 무엇보다 아이디어가 좋아지는 것이 눈에 보여 좋았다. 하지만 이 방법도 휴대전화가 나오면서 실효성이 없어졌다. 생각나면 전화기에 바로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필자는 아이디어를 기록하는 방법으로 여러 앱을 사용해봤다. 그중 최고의 앱은 바로 에버노트다. 에버노트의 장점은 연동 기능에 있다. 휴대전화에서든 회사 PC든 연동되기 때문에 기기에 따라서 데이터를 옮길 필요가 없다. 비밀번호 잠금장치도 있어 아이디어 노출 확률도 낮다.하지만 이렇게 휴대전화 타자기만 치니 쓰는 맛이 없었다. 그때부터 의도적으로 펜이 있는 휴대전화를 구입했다. 그리고 펜으로 그림을 그리고 글로 써 기록했다. 즉, 디지털 기계에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기록한 것이다. 둘째, 미팅 때 수첩보다 노트북을 활용하라. 대개 클라이언트 미팅은 수첩이나 다이어리를 활용한다.하지만 이 경우는 고객의 요구 사항을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 노트북은 조금 다르다. 양손으로 컴퓨터 자판을 치는 것이 훨씬 빠르고 편리하다. 고객의 니즈를 기록하는데 더 수월하다.지금 독자는 조금의 의문이 들 것이다. 아이디어를 기록하는 방법에 얘기하는데 왜 고객과의 대화를 적으라고 하지? 고객과의 대화에 많은 아이디어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그렇다. 광고주와 얘기할 때 사실 많은 아이디어를 얻는다. 고객과 대화를 하며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민하게 기록해라. 의외로 괜찮은 아이디어를 만나게 된다.셋째, 기록할 것이 없을 때는 주변 사물을 활용하라.필자에게 아이디어가 우르르 쏟아지는 시간이 있는데 바로 아침에 샤워 시간이다. 이럴 때는 참 난감하다. 하루 중 인간이 유일하게 휴대전화와 떨어지는 시간이 아닌가. 그럴 때는 주변 사물을 이용해 기록하곤 했었다.필자의 경우 습기가 찬 유리에 아이디어의 키워드를 써서 기억을 도왔다. 예를 들어, 신호등에 아이스크림을 합성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신호등 아이스크림'이라고 적어두는 것이다. 그리고 샤워가 끝나면 휴대전화로 달려가 에버노트에 아이디어를 기록한다.하지만 얼마 전부터는 아이디어 상품을 이용하고 있다. 물어 젖지 않는 종이와 펜을 구입해 샤워기 옆에 비치해두었다. 아이디어가 쏟아지는 시간에 이것보다 좋은 상품이 없다.아이디어를 잘 내는 재능은 누구에게나 큰 축복이다. 하지만 그런 재능이 없다고 해서 실망하지 마라. 아이디어를 잘 기록하는 것으로 좋은 아이디어에 근접할 수 있다. 기록하는 것에 부지런하라. 탁월한 아이디어가 아니어도 생각나는 대로 기록하고 표현하라. 좋은 광고가 될 씨앗이 쌓여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4-17 10:32:53

사랑하면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진 빅아이디어연구소 제공

[김종섭의 광고이야기] 아이디어는 사랑하는 사람 앞에 나타난다

'아이디어를 가르쳐주는 학원이 있으면 좋겠다.'기업 홍보 담당자, 브랜드 광고 책임자의 머릿속은 이런 생각으로 가득하다. 구글에서 '기발한 광고'라고 검색해보면 상상치 못한 광고들이 쏟아져 나온다. 과연 이런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오는지 미치도록 알고 싶다. 광고인의 머릿속에는 과연 무엇이 들었길래 이런 생각이 가능한지 따지고 싶다. 어떻게 하면 아이디어 뱅크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남들이 아이디어 때문에 머리를 쥐어짤 때 무심한 척 아이디어를 던져 길고 지루한 회의 시간을 끝낼 수 있을까? 필자의 경험을 써본다.아이디어는 사랑할 수 있는 사람에게 온다. 믿음, 소망, 사랑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이라는 말은 비단 성경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아이디어를 낼 때도 마찬가지다.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좋은 아이디어를 만나게 된다.필자가 창업하기 전, 광고주를 구하지 못해 공익 광고만 만들던 시절이 있었다. 돈 주는 광고주에게는 늘 거절만 당하니, 거절할 수 없는 광고주를 구하자는 생각이었다. 세상을 광고주로 삼아 공익 광고를 만들면 거절당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던 중 건축 현장을 지나가게 되었다. 높은 건물 사이를 얇은 사다리로 건너는 모습, 안전장치도 없이 난간에서 작업하는 모습이 한눈에 봐도 위험해 보였다. 사람의 목숨을 의지하기엔 너무 부실한 현장이었다. 순간 광고인의 끼가 발동했다. 나의 재능으로 건설현장의 소중한 생명을 구해보자는 생각이 스쳤다. 그때부터 자료 수집을 시작했다. 우리나라 건설현장의 안전 상태는 어떤지, 하루 몇 명이 사고를 당하는지 통계를 살펴봤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무려 하루 6명의 인부가 건설현장에서 추락사고를 당하고 있었다. 맙소사. 저들도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버지일 것이다. 가장이 죽고 나면 남겨진 가족이 감당해야 할 몫은 뻔하다.자료 수집이 끝난 후 관찰이 시작되었다. 그들이 공사판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관찰했다. 노동자의 행동을 잘 파악하면 그 속에 아이디어가 있을 것 같았다. 그들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는데 쉬는 시간에 꼭 담배를 빼 물고 자판기 커피를 마셨다. 즉, 몸에 나쁜 걸 둘 다 했다. 아마 고된 노동의 스트레스를 그렇게 푼 것이 아니었을까.'자판기 종이컵에 안전에 대한 광고를 그려 넣자!'아이디어가 스쳤다. 쉬는 시간마다 커피를 마시니 계속 광고를 노출해 경각심을 일깨우자는 전략이었다. 우리는 흔히 '가까이 있다'라는 표현을 '코앞에 있다'라고 얘기한다. 자판기 커피를 마실 때 종이컵에 가려 코가 보이지 않았다. 거기에 코를 합성하고 맞은편에 다친 코를 그려 넣어 '사고는 늘 당신 코앞에 있습니다'라는 카피를 썼다. 늘 당신 가까이에 위험이 도사리니 조심하라는 공익 광고였다. 광고가 그려진 종이컵을 들고 무작정 현장소장님을 찾아갔다. 처음에 부동산 영업인 줄 알고 피하던 소장님을 붙잡고 아이디어를 설명했다. 소장님 입장에서는 종이컵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현장에서 사고가 나면 소장의 책임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명을 살리는 종이컵은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그 뒤로 현장에서 사고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필자는 진심으로 그 문제를 사랑했다는 사실이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었던 사람이고 생명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순간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리고 돕고 싶었다. 그 결과 저런 아이디어를 만날 수 있었다고 믿는다.부정적이고 염세적인 사람들은 아이디어를 낼 수 없다. 내더라도 누군가의 삶을 이롭게 하는 아이디어는 낼 수 없다. 옛말에 '씨도둑은 못 한다'라는 말이 있다. 아이디어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디어는 그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을 닮기 마련이다. 그러니 사랑하라. 사랑스러운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다.㈜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4-10 15:11:52

루틴(routine)이 있는 삶과 없는 삶은 결과물이 다르다. 사진: pixabay 제공

[김종섭의 광고이야기] 루틴(routine)이 창의성을 만든다

"원래 아이디어는 번쩍하고 나오는 것 아닌가요?"광고 의뢰를 받을 때 광고주한테서 종종 듣는 말이다. 작업 시간을 얼마 줄 수 없으니 번쩍하고 아이디어를 빨리 가져와달라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 의자에 오래 앉아 있다고 아이디어가 나오는 건 아니지만, 작업 시간이 짧으면 아이디어를 낼 가능성은 거의 없어진다.필자에겐 아이디어 강박증이 있다. 백지를 앞에 둔 화가가 그림을 그리기 전 두려움을 갖는 것처럼 말이다. 돈을 받고 하는 일인데 광고주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그저 그런 아이디어를 내면 어떻게 될까? 아이디어를 보고 실망한 광고주의 표정은 상상하기도 싫다. 그럴 땐 마치 수술을 실패한 의사가 환자에게 따귀를 맞는 듯한 기분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디어 공포증이 생겼다.'이렇게 살 수 없겠다' 싶어 묘책을 마련했다. 자기 분야에서 경지에 이른 사람들을 연구한 것이다. 그들을 공부하면 벤치마킹할 수 있는 성공 요인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것은 바로 '루틴(routine)'이었다. 일정한 생활 습관을 그들은 마치 종교처럼 믿었다.얼마 전 은퇴 선언을 한 이치로는 혹독한 루틴으로 유명했다. 이치로의 생활 습관은 다음 날의 게임 시간을 역산으로 계산해 정해진다. 취침 시간, 기상 시간, 식사 시간, 운동 시간 등 모든 패턴이 경기를 중심으로 계산된다. 그렇게 한 달, 1년의 계획표가 나오고 이치로는 철저히 거기에 맞추어 움직인다. 아마 그는 정해진 생활 방식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추구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안정감으로 성적 향상을 꾀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루틴의 힘은 강했다. 18년간의 메이저리그 생활 동안 그는 통산 타율 0.311, 3,089안타, 117홈런, 780타점, 1420득점, 509도루라는 믿을 수 없는 성적을 냈다. 철저한 생활 패턴이 엄청난 결과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JYP 박진영 프로듀서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일의 순서와 잠자기 전에 하는 일의 순서가 철저히 정해져 있었다. 그중에는 견과류를 몇 개 먹고, 몇 분 동안 발성 연습을 한다는 것까지 있었다. 심지어 화장실 가는 순서까지 말이다. 밤낮이 바뀌어 자유롭게 살아갈 것 같은 사람들의 루틴이라 더욱 신기하게 느껴졌다.그때부터 필자만의 루틴을 만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따뜻한 물 한잔을 마시고 체중계에 올라간다. 자칫 살이 많이 찌거나 뱃살이 나오면 아이디어 내는 것에 방해가 된다(앉아서 작업하는 시간이 많으므로). 따뜻한 물에 샤워한 후 회사로 출근한다. 간단히 아침을 먹으며 신문을 본다. 오전 업무를 보고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약간의 독서를 한다. 필자는 하루 100페이지의 독서를 가장 중요한 루틴으로 두고 있다. 아웃풋을 만들어 내기 위해 머릿속에 인풋을 넣는 것이다.오후 업무를 보고 되도록 정시 퇴근을 하려고 한다. 퇴근할 시간쯤이면 집중도가 낮아져 더 회사에 머무는 것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칼퇴근은 저녁을 일찍 먹는 것에 도움을 준다. 저녁이 늦을수록 몸에 좋지 않다. 회사 근처 도서관에서 남은 독서로 100페이지를 완성한 후 카페에 가서 남은 작업을 마무리한다. 집에 가서는 절대 회사 업무를 하지 않고 유튜브와 영화를 보며 머리를 식힌다. 그리고 되도록 밤 10시 50분에는 잠자리에 들려고 노력한다. 자정이 넘어 자는 것과 그 전에 자는 것은 다음 달 컨디션에 큰 영향을 미친다.필자가 루틴에서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부분은 '체중'과 '독서'다. 뱃살이 들어가고 몸이 가벼우면 아이디어도 잘 나온다. 이 부분은 물리적인 부분이고 독서는 보이지 않는 지식적인 면이다. 독서를 하며 좋은 광고 카피를 발견하기도 하고 아이디어도 얻을 수도 있다.이런 루틴을 지키니 건강이 좋아지고 컨디션이 유지되었다. 매일 반복되는 루틴을 통해 아이디어 앞에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독자분들도 두렵고 힘든 일이 있다면 루틴으로 이겨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마지막으로 루틴이 창작가인 필자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준 부분이 있다. 바로 '긍정적인 생각'이다. 건강이 좋아지고 컨디션을 유지되니 머리가 맑아졌다. 그것들이 필자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다준 것이다.빅아이디어는 내고 싶다면 먼저 자신을 사랑하는 법부터 알아야 한다. 자신만의 일정한 루틴을 만들어서 지켜보자. 그런 일정한 루틴이 당신의 삶을 창의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4-03 09:48:58

화난 위인들의 모습을 직관적으로 표현해 강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룸살롱 다니는 세종대왕 때문에 울다

"시청 감사실입니다. 광고 의뢰 건으로 전화했습니다."순간 의아했다. 감사실에서 광고를 한다고? 반면 시청 감사실도 광고하는 시대가 온 건가? 설레기도 한 전화였다. 알고 보니 상황은 이랬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공직자의 청렴 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포커스가 공직자들에게만 맞춰져 있다는 점이었다. 받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곧 주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공직자의 청렴과 시민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광고 의뢰였다. 순간 이 광고가 내게 제대로 걸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뇌물에 대해 한이 맺힌 사람이기 때문이다. 바로 룸살롱 영업이 그 골칫거리였다. 우리는 클라이언트와 미팅할 때 늘 반응은 좋았다. 광고제 수상작과 공익광고 등을 신선하게 봐주셨다. 활짝 웃는 광고주의 모습을 보고 이번에는 계약할 수 있겠거니 설렜다. 그러나 막상 계약할 때가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상황이 달라졌다.알고 보니 상황은 이랬다. 다른 회사들은 룸살롱에 데려가서 몇백씩 써가며 광고주의 비위를 맞춰 광고 계약에 성공했다. 즉, 큰 광고 계약은 로비의 산물이었다. 나처럼 작품 몇 점을 보여주고 광고를 따려 해도 계약이 될 리가 없었다.그때 룸살롱 영업에 대해 알게 되었다. 광고주 유치를 위해서 실력보다 영업력이 더 중요한 시장이었다. 주와 객이 전도된 시장이었다.'아이고 진짜 더럽다. 이력도 경력도 없다고 하길래 광고제에서 상도 받아왔는데…. 근데 이제 또 딴 걸 달라고 하네.'이런 문제로 고민할 때쯤 시청 감사실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뒷돈 주고 룸살롱 영업하는 사람들에게 드디어 한 방 날릴 기회가 왔다. 필자에겐 가장 직관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무엇을 보여주면 그 사람들이 쫄까? 보기만 해도 경외감이 드는 사람. 그분들이 말하면 절로 고개가 숙어지는 사람이 누굴까 고민했다.'우리나라 최고의 어르신들'이 필자가 찾은 답이었다. 바로 세종대왕, 신사임당, 퇴계 이황 선생님이었다. 위인들이 화난 모습과 돈을 그대로 보여주자는 아이디어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가지 얘기를 따로 보여줄 필요가 없었다. 실제로 그분들이 지폐 안에 계시기 때문이었다. 빅아이디어는 이렇게 연결고리가 딱 맞아 떨어진다.전광판에서 화난 위인들의 표정을 보여주면 임팩트 있겠다고 생각했다. 지폐 속 위인들의 온화한 표정이 줌인 되며 눈썹이 구겨진다. 위인들이 인상을 쓰니 일반인보다 훨씬 무서운 느낌이었다. 그리고 카피로 메시지를 정박시켰다.'공직자는 받지 않고, 시민은 주지 않습니다.'문제는 광고주인 시청 감사관님의 컨펌을 받을 수 있냐는 것이었다. 감사관님도 공직 생활을 오래 하신 분이라 공무원다운, 즉 자극적인 메시지보다 안정적인 아이디어 시안을 원하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실제로 내가 공무원에게 제안한 많은 아이디어가 너무 튄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그래도 이 광고는 꼭 하고 싶었기에 시안을 들고 감사실로 갔다. 한껏 심호흡하고 발표를 시작했고, 감사관님의 피드백은 1초 만에 날아왔다."좋습니다. 이 시안으로 갑시다."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감사관님과 필자는 뇌물 문제의 심각성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광고로 공무원과 이렇게 손발이 잘 맞았던 적은 처음이었다. 뒷돈 거래, 룸살롱 영업을 뿌리 뽑겠단 의지가 우리 모두 강했다. 더 놀라운 건 시청의 반응이었다. 자극적인 메시지를 꺼리는 시청 공무원들도 이 광고를 칭찬하고 나섰다."이번 감사관실 광고가 아주 좋더라고. 공무원들 사이에 소문이 좀 났어! 김 소장."결국, 이 작품을 통해서 시청의 다른 과와도 인연이 생겼고, 더 많은 광고를 만들게 되었다.광고인과 공무원이 통한 이 작업의 결과는 어땠을까? 3년이 지난 지금, 큰 변화가 생겼다. 우리 회사는 더 룸살롱 영업 때문에 일을 못 따는 경우는 없어졌다. 물론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어떤 로비가 벌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많이 없어진 것만은 틀림없다. 사회 공익적인 차원에서 만든 광고의 최대 수혜자가 바로 내가 되어 버렸다.㈜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3-27 09:40:17

실직자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담은 공익 광고. 빅아이디어 아카데미 수료생의 작품이다. 빅아이디어연구소 제공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나의 꿈을 이루어 준 제자들

"소장님 저 BBDO 코리아에 합격했어요!"제자의 전화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미국 유학 시절, 광고대행 전문업체 BBDO 애틀랜타에 입사하는 것이 필자의 꿈이었기 때문이다. 필자의 꿈을 제자가 대신 이루어주었다. BBDO는 한국에도 지사가 있었고 빅아이디어 아카데미 1기 수료생인 친구가 입사한 것이다.BBDO는 필자에게 꿈같은 회사였다. 유명 광고제에서 상을 휩쓸다시피 했고 JWT, 오길비와 같은 대형 광고 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정말 가고 싶었던 회사라 자전거를 타고 무작정 찾아갔던 적도 있다. 회사 건물에 들어가 우연히 마주친 비서 앞에서 더듬거리며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My dream is to work for here. Can I look around?" (여기에서 일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좀 돌아봐도 될까요?) 짧은 영어를 더듬거리며 허락을 구했다. 비서는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약간의 시간을 허락해주었다.잠깐의 시간이 필자에게는 더 짧은 시간이었다.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그들의 모습을 눈에 담으려 노력했다. 그들의 근무 환경은 역시 자유분방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있었고, 열심히 노는 사람도 있었다. 한쪽에선 광고를 만들고, 한쪽에선 탁구를 치고 있었다. 거기서 일하면 아이디어가 절로 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필자는 BBDO에 입사하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한국에 돌아와서는 백수 생활이 시작되었다. 정체성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시간이 계속되었다. 영어 학원 강사, 자동차 영업 사원 등의 일을 했지만 이내 그만두고 말았다. 결국 돌고 돌아 다시 광고를 하게 되었다. 광고회사를 창업하며 광고 아카데미까지 열게 되었다. 백수 시절의 필자처럼 돈은 없어도 광고 공부를 하고 싶은 친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시작은 소박했다. 대구 내 대학교를 돌며 교수님들을 만났고 학생들을 구했다. 그렇게 여섯 명의 학생을 모집했고 빅아이디어 아카데미 1기가 탄생했다.그때는 몰랐다. 학생들을 위한 무료 교육 활동의 보답이 이렇게 클 줄은. 아카데미 2기는 미국 Creativity International Awards에서 26개의 상을 휩쓸어 전 세계 광고 교육 기관 중 최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4개를 수상한 뉴욕의 한 광고 아카데미를 제친 기록이었다. 또 어떤 수료생은 서울의 유명 디지털 광고회사에 입사하기도 했다. 필자의 노력에 비해 제자들은 훨씬 큰 선물로 보답했다.빅아이디어 아카데미 설립 5년이 지난 지금, 수료한 친구들은 80여명에 달하고 그들은 전국에 진출해있다. 서울 출장이 잡힐 때면 꼭 수료생 중 한 친구를 만나고 내려온다. 그 재미가 쏠쏠하다. 대구에 있는 필자에 비해 서울의 제자들은 트렌드에 더 밝다. 빠르게 변화하는 광고 시장에 변화에도 잘 대처한다. 그래서 이제는 스승과 제자가 바뀌어 오히려 필자가 배우게 된다.필자는 창업한 이후 가장 잘 한 것이 빅아이디어 아카데미의 설립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좋은 인연도 많이 만났고, 그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큰 기쁨이었다. 하지만 막연한 두려움도 든다. 나이가 들수록 꼰대가 되어 가는 게 아니겠느냔 두려움, 일에 투자하는 시간을 줄여 광고 공부를 더 해야 된다는 부담감이 그것이다. '광고에는 정답이 없어'라는 말로 자신을 위로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으려면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끝으로 아카데미 교육을 함께하며 학생들이 만든 작품 몇 개 더 올리며 글을 마무리한다.

2019-03-20 10:02:43

사회 이슈를 활용해 바이럴 광고를 만든 기발한 치킨. 유튜브 영상 캡처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가난한 스타트업은 어떻게 광고해야 하나?

"저희같이 돈 없는 스타트업은 어떻게 광고해야 하나요?"막 창업을 시작한 대표의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들 중엔 가난을 벗어나고 싶어 창업한 사람, 대기업을 퇴사하고 창업 전선에 뛰어든 사람도 있다. 그들의 절박한 상황을 알기에 저런 질문을 받으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래서 모두가 볼 수 있는 이 칼럼을 통해서 스타트업의 광고 전략을 공유하려 한다.결론부터 말하자면 광고에는 돈이 필요하다. 당연한 사실이다. 작은 스티커를 붙이는 광고에도 소액이지만 제작비가 든다. 블로그나 SNS는 돈이 들지 않을 것 같지만 우리는 매월 꼬박꼬박 통신비를 내고 있다. 그렇다면 최대한 적은 예산으로 효과적인 광고를 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어떻게 할 수 있을까?첫째, 사회 이슈에 자신의 브랜드를 올려 태워라. 2015년 3월 MBC 프로그램 녹화를 하던 두 연예인의 반말로 인한 다툼이 이슈가 되었다. '기발한 치킨'이라는 브랜드는 이 이슈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다. '너, 어디서 반말이니?'라는 영상 속의 말을 '너, 어디서 반 마리니?'라는 말로 바꾼 패러디 광고를 제작한 것이다.해당 영상은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졌고 4년이 지난 지금 150만이 넘는 유튜브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패러디 영상을 찍은 제작비는 고작 50만 원 선이었다고 한다. 유명한 치킨 브랜드들은 인지도와 매출 상승을 위해 1년의 수십억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한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기발한 치킨은 적은 예산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것이다. 사회 이슈를 예민하게 캐치하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덕분이었다.하지만 위의 법칙에 중요한 단서를 붙이고 싶다. 이슈를 활용할 때 적당한 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패러디를 당하는 사람도, 패러디하는 사람도, 그것을 보는 사람도 '허허'하고 웃을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타인의 고통을 지나치게 희화화한다든지 사익을 위해 악용한다면 그 브랜드의 호감도는 오히려 떨어진다. 소비자들에게 역풍을 받게 되는 것이다.둘째, 영혼 없는 광고는 안 하는 것이 좋다. 당신이 음식점을 개업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당신의 머릿속엔 이런 생각이 가득할 것이다.'동성로 맛집을 검색했을 때 우리 집이 나와야 해! 당장 온라인 광고회사 불러!'그렇게 당신은 블로그 체험단을 부르는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당신의 브랜드는 다른 식당과 무엇하나 다른 것 없는 음식점이 되어 버린다. Only one(단 하나뿐인) 브랜드가 아니라 one of them(그들 중의 하나)이 되어 버린다. 모두가 그런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남들이 가는 길에서 돌아서서 오히려 반대 길로 전진하라. 남들이 체험단에, 검색 광고에 열을 올릴 때 묵묵하게 음식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라. 당신의 영혼을 인위적인 광고에 쏟지 말고 음식에 쏟아라. 고객은 진심을 알아차리게 마련이다.셋째, 상업성을 오른손에, 공익성을 왼손에 두어라. 모든 스타트업은 돈을 벌어야 한다. 이것은 불멸의 진리다. 피가 없으면 사람이 죽어버리듯 스타트업도 돈이 없으면 죽게 된다.상업성과 공익성의 균형을 잘 맞춘 Toms라는 신발 브랜드가 있다. 신발 한 켤레가 팔리면 또 다른 한 켤레를 기부하는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런 착한 마케팅은 입소문을 빨리 탄다. 많은 소비자의 참여로 6개월 만에 아르헨티나로 1만 켤레를 기부하게 된 것이다. 남의 지갑을 여는 일은 정말 힘들다. 하지만 지갑을 열도록 하는 아주 쉬운 방법이 있다. 내가 먼저 주는 것이다. 내가 먼저 베풀면 사람들은 마음의 문을 연다. Toms는 그것을 잘 아는 브랜드이다.이 외에도 여러 가지 법칙들이 있는데 여기서 마무리하려고 한다. 나머지는 스타트업 대표들이 시장에서 몸으로 부딪혀가며 배워보길 바란다.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대표들이 실패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실패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실패가 끝이 아니다. 실제로 실리콘 밸리의 창업 실패율은 80%가 넘는다. 야심 차게 창업했지만 10팀 중 8, 9팀은 사라지고 없는 것이다.하지만 그들은 실패를 부끄러운 결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성장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인식한다. 광고 역시 마찬가지다. 광고가 결과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하나의 광고로 대박을 친다는 생각보다 꾸준히 고객들과 소통한다는 생각으로 광고해야 한다. 창업자의 진심을 고객들에게 알린다는 마음으로 광고해야 한다.㈜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3-13 09:36:00

독도를 위해 자발적으로 캠페인에 참여한 아이들. ㈜빅아이디어연구소 제공

[김종섭의 광고이야기] 메시지와 아이디어를 가깝게 하라

글의 제목이 어렵다. 메시지와 아이디어를 가깝게 하라니. 메시지와 아이디어 둘 다 똑같은 말이 아닌가? 개념도 헷갈리는데 이 둘을 가깝게 두라고 한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필자와 함께 알아보자.메시지는 하고 싶은 말을 뜻한다. 즉, 행위의 의도이다. 예를 들어 매일신문을 가장 발 빠른 신문사로 인식시키고 싶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메시지는 "매일신문은 가장 빠른 언론사입니다"가 메시지가 된다.그렇다면 이 메시지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바로 여기에서 아이디어의 힘이 필요하다. 표현의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발 빠르다'라는 메시지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일신문에 과속딱지 과태료 스티커를 붙여 보자. 너무 빨리 뉴스를 전하려다 보니 딱지가 끊겼다는 것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할 수 있다. 또는 신문을 손으로 집었는데 잉크가 묻어 있는 것처럼 표현해보자. 활자의 잉크가 마르기 전에 독자들에게 찾아간다는 아이디어가 성립된다.이렇듯 하나의 메시지를 표현하는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좋은 광고와 나쁜 광고의 성패는 여기서 차이가 난다. 좋은 광고일수록 메시지와 아이디어의 거리가 가깝다. 나쁜 광고는 두 개념이 한없이 멀어서 부작용을 낳는다. 즉, 사람들이 광고를 이해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다.삼일절을 맞이해서 매일신문과 ㈜빅아이디어 연구소는 독도 수호 게릴라 캠페인을 펼쳤다. 여기서 메시지란 '독도를 수호하자'로 설정했다. 그렇다면 이 메시지를 표현하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필자는 또다시 메시지와 아이디어를 가깝게 두는 방법을 고민했다. 사실, 대구에서는 독도가 보이지도 않는다. 지역에서 볼 수도 없는 독도의 수호를 표현을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생각의 꼬리는 이렇게 이어졌다.수호하자. 〉 지켜보자. 〉 지켜보는 것은 눈. 〉 눈 옆에 독도를 두자. 〉 눈 옆에 작은 점 하나를 찍자.'눈 옆에 독도를 상징하는 작은 점을 찍자'라는 아이디어는 이렇게 탄생했다. 아이디어가 잘 빠졌을 때는 카피도 쉽게 써진다. "독도에서 눈 떼지 않겠습니다."사실 이 캠페인을 준비하는 데에는 1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워낙 급작스럽게 진행된 캠페인이라 크게 기대하지도 않았다. 심지어 캠페인 시작 시간도 유동인구가 적은 오전이었다. 하지만 필자의 예상은 빗나갔다. 메시지와 아이디어를 가깝게 두다 보니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참여하기 시작했다. 광고에 친절하지 않은 시대에 광고가 살아남는 법칙이 통한 것이다.오늘도 자신의 브랜드를 알려야 사람들은 여전히 광고를 어려워하고 아이디어를 두려워한다. 아이디어 노트를 채울 때 떠오르는 것이 없어 지레 겁먹기도 한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선 우선 펜을 들어야 하는 것처럼 아이디어도 마찬가지다.광고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종이에 말하고 싶은 내용을 써봐라(메시지). 그 다음에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지 끄적여봐라(아이디어). 그리고 그 둘의 개념을 조금씩 가깝게 두는 연습을 해봐라. 그런 훈련을 할수록 빅아이디어는 당신 앞에 나타날 것이다. 메시지와 아이디어를 가깝게 한 광고는 십중팔구 상대방의 가슴에 꽂힌다.㈜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19-03-05 11: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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