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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슬개골 조기진단과 예방법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슬개골 조기진단과 예방법

세상 귀여운 모습의 우박이(5개월. 포메라니언,1.7㎏)가 내원하였다.낯선 진료실에서의 첫 만남에도 불구하고 나를 향해 달려와서는 콧등을 핥아주기에 여념이 없었다. 쾌활한 성격만큼이나 가족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사랑스러운 강아지였다.보호자는 "우박이가 어제 밤 우다다하며 뛰다가 갑자기 쿵 넘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했고 "이후 왼쪽 뒷다리를 들고 다녔다"고 말했다. 아침에는 밥도 잘 먹었고 활달한 편이지만, 왼쪽 뒷다리를 바깥 쪽으로 살짝 내밀며 디디는 것 같고, 어딘가 불편해 보인다며 안스러워 했다.우박이 보호자의 관찰은 섬세했고 좌측 다리의 불편함을 정확하게 감지했다. 우박이처럼 성격이 밝은 어린 강아지는 통증을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걷는 모습으로 불편함을 감지하기는 오랜 경력의 훈련사들도 쉽지 않다. 이 경우 개를 책상 위에 올려두고 걷는 모습을 낮은 눈높이로 관찰해보면 보행의 이상을 보다 쉽게 관찰할 수 있다. 발의 발바닥 패드를 지면에 충분히 밀착시키지 못하거나 바깥쪽으로 발을 내밀고 디디는 경향이 관찰된다면 그 다리는 통증이 있음을 의미한다.가벼운 불편함이더라도 뒷다리의 불편함을 3일 이상 호소한다면 동물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동물병원에서는 신경계 검사를 통해 다양한 자세에서의 운동 반응들을 관찰하며 통증 부위를 찾아낸다. X-ray(엑스레이) 검사는 탈구와 골절, 근육과 인대의 손상을 진단할 수 있다.우박이는 신경계검사와 X-ray검사를 통해 양측성 슬개골 탈구가 진행 단계임을 확인했다. 특히 오른쪽 뒷다리에 비해 왼쪽 뒷다리의 무릎 관절의 변형이 더 빨리 진행되고 있었다. 어제밤 우박이는 달리다가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 과정에서 무릎뼈가 안쪽으로 심하게 탈구되며 관절낭 주변 인대에 통증을 유발한 것으로 추정됐다.보호자에게 현재의 왼쪽 뒷다리의 무릎 통증은 약물 처방 없이도 좋아질 것이라 말씀드렸다. 하지만 우박이가 성장하면서 우박이의 대퇴골(윗다리뼈)과 경골(아랫다리뼈)의 변형이 심해지면서 슬개골 탈구가 악화될 여지가 높음을 설명드려야 했다.소형견의 슬개골 탈구는 선천적인 원인인 경우가 많다. 체형을 소형화시키려 혈통을 단기간에 개량하려던 탓에 슬개골 탈구와 고관절형성부전증이 다발한다. 작은 티컵사이즈의 반려견을 입양하지도 번식시키지도 말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우박이 보호자는 우박이가 슬개골 탈구 소인을 가졌다면 진행 초기에 수술적인 교정을 받는 것이 유리하지 않을까 질문했다. 하지만 1년 미만의 성장기 강아지가 관절 수술을 받게되면 뼈의 정상적인 발육이 방해될 수 있다. 특히 성장기 편측 다리에 수술이 이루어 질 경우 두 다리의 길이가 달라질 수도 있다. 그래서 관절 수술은 뼈가 단단하게 골화되고 성장이 완료되는 2살령 이후에 수술을 권장드린다.하지만 성장기 골변형이 심하여 통증으로 인해 보행이 곤란해지는 경우에는 성장기에도 수술을 권하기도 한다. 이 경우 개가 성장 후 교정수술이 필요할 수 있음을 사전에 공지해드린다. 사람의 경우와 비교하자면 소아마비처럼 심한 골변형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성장기 부터 단계적으로 교정 수술을 해주는 이치와 비슷하다.우박이 보호자에게는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몇 가지 관리를 당부했다. 첫째, 5개월령, 현재 체중이 1.7㎏인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체중의 과도한 증가는 성장기 다리뼈의 변형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경고드렸다. 슬개골의 탈구 소인이 있는 소형견일수록 체중을 가볍게 관리해야 한다.둘째, 빠른 걸음의 산책운동은 권장하되, 반복적인 점프와 흥분상태에서의 방향전환은 자제시켜야 한다. 슬개골 탈구가 심해질 수록 십자인대 손상이 잘 발생하기 때문이다.셋째, 실내 바닥재는 애견용 미끄럼 방지용 매트를 추천했다. 푹신한 재질은 오히려 해가 된다. 발바닥 패드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발바닥 털이 길어지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넷째, 관절이 염려되어 칼슘영양제와 관절영양제를 자주 주는 것은 크게 도움되지 않는다. 슬개골 탈구는 영양부족에 의해 생기는 질병이 아니라 오히려 과영양화와 급속한 성장, 체중 증가가 골변형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므로 과잉 영양 공급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꼭 먹이고 싶다면 체중을 고려하여 최소량을 제공한다.마지막으로 노령견의 뒷다리 불편함도 눈높이를 낮추어 개의 뒷모습을 관찰하면 보다 쉽게 확인된다. 뒷다리의 불편함이 관찰되는 즉시 곧바로 수의사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 아픈 다리도 염려되지만 현재 체중을 버티고 있는 다리가 급속히 관절염이 악화되거나, 갑작스럽게 십자인대가 곧잘 파열되기 때문이다. 주인의 애정이 깊을 수 록 반려견을 대하는 보호자의 눈높이가 낮아져야 하는 이유이다. 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하고 있음을 양지부탁드립니다)

2020-08-11 18:30:00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고양이공장서 구조된 고양이 '심심이'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고양이공장서 구조된 고양이 '심심이'

출근할 때마다 반가운 동물병원 고양이 친구들이 있다.해리, 샤베트, 탄야, 다비, 챠샤, 그리고 오늘부터 심심이가 합류했다. 다들 이런 저런 사정으로 버려졌거나 구조돼 동물병원에 정착한 고양이들이다. 사연은 각각 다르고 적응하는 기간도 달랐지만 이제는 각자 자기만의 자리를 차지하며 내원하는 고객들이랑 환자 친구들을 위로하고 있다. 참 신기하게도 동물병원에 오시는 고객들이나 환자 친구들을 전혀 불편하게 하지 않는다. 그래서 동물병원 고양이 스탭들로 인정해주고 있다.병원 생활 7년 차 이상인 터줏대감 '해리'와 '샤베트', TV동물농장에서 구조되어 한쪽 앞다리를 절단했지만 온 병원을 헤집고 다니는 '탄야', 경남 창녕 하천가에 버려진 품종묘 중 한마리인 '다비', 냥줍(길거리 새끼 고양이를 입양한 경우를 표현하는 말) 되어 온 노랭이 '챠샤', 다섯마리의 고양이들이 자기들의 공간에서 내원하는 고객들과 동물 환자들을 맞이한다.오늘 아침에는 진료실에 들어서자 소파 아래서 고개를 내미는 낯선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다. 처음엔 검진 받으러 온 고양이 환자겠지 생각하며 손을 내밀었다. 그런데 피하지 않고 자기 몸을 비비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심심이임을 눈치챘다. 털을 깎아서 더 몰라봤지만 입원실 밖에서는 처음 마주하는 경우라 무척이나 생소하면서도 대견스러웠다. 아팠던 동물이 건강을 회복하고 나를 신뢰하고 마음을 열어줄 때가 수의사로서 가장 보람차다.심심이는 유난히 애틋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지난 5월 김해 고양이공장에서 구조되어 본원으로 위탁 입원된 두 마리 중 한 마리였다. 구조하러 가신 분들의 말로는 고양이공장의 고양이들은 뜬장에 갇혀진 채 전염병과 피부병이 만연되어 있었으며, 분양 시기에 질병으로 가치가 없어진 고양이들이 천덕 꾸러기 취급받으며 뜬창 한 켠에 나눠져 있었다고 했다. 심심이 주변에는 죽은 고양이 사체가 놓여있었다고 했다.심심이와 함께 입원한 동그리는 지난 달 입양됐다. 동그리는 구조 당시 눈병이 심해 각막이 뿌옇게 변해있었으며 눈주변 피부는 심하게 짓물러 있었다. 피부병도 심했다. 두달여 치료를 받은 후에야 호전되어 지난 달 새 가족에게 입양되었다. 입양하신 분은 달서구의회 의원이셨다. 본인도 시각 장애를 가지고 계신 터라 동그리가 더 마음에 쓰였던 모양이다.그 분은 동그리를 몇 번 더 보러 오신 후에야 입양을 결정하셨다. 만성적으로 바이러스성 질환에 노출된 고양이는 평생 그 질병으로부터 완치되기 어려우며, 면역이 약해지면 곧 잘 증상이 반복된다는 설명을 들으셨기 때문이다. 넉넉하지 않은 처지에 병원비 부담을 걱정하셔야 했다. 유기냥이, 구조냥이, 길냥이를 잘 보살피겠다는 의지만으로 입양해서는 곤란하다. 치료와 건강 관리를 위한 경제적인 여건도 충분히 고려해야 했다.심심이는 동그리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었다. 피가 섞인 콧물이 딱지져 입주변이 짓물러 있었고 재채기를 할 때마다 핏물이 주변으로 튈 정도였다. 몸도 말라있었고 피부병도 만연해있었다.심심이는 동그리가 떠나간 후에도 오랫동안 치료를 받아야 했으며 서서히 건강이 회복되었다. 여전히 만성 바이러스 질환이 언제라도 재발될 수 있는 처지지만 동물병원을 활보하며 동료 고양이들과 어울려 지내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피부병이 있고 털도 듬성듬성 깎여있어 이쁜 모습은 아니지만 스탭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묘한 매력이 있다수익증대를 목적으로 고양이를 뜬창에 가두어 밀집 사육하는 생산업을 고양이공장이라 부른다. 고양이공장을 강아지공장 이상으로 동물을 학대하는 행위라고 비난하는 이유가 있다. 좁은 공간에서 많은 수의 고양이들을 키우면 전염성질환들이 만연해질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고양이 바이러스성 전염성 질환은 완치가 어렵고 평생 잠복 상태로 유지되며 바이러스를 재확산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분양된 새끼 고양이들은 겉으로는 건강해 보이더라도 이미 다양한 바이러스들이 잠복되어 있으므로 면역이 약해지는 시기에 질병화될 가능성이 높다.고양이 사육 환경은 개보다 더 넓고 높은 공간이 필요하며 전염성 질병이 의심되는 개체는 반드시 격리해 보살필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반려묘 붐이 일고 있다. 누구나 이쁘고 사랑스러운 고양이의 집사가 되고 싶어한다. 사랑스러운 새끼 고양이를 사고자 결정하기 전에 한번 쯤은 심심이를 떠올려보자. 귀여운 새끼고양이의 탄생을 위해 수 많은 고양이들이 희생 당하지 있지는 않았을까 고민해야 한다. 사지말고 입양하자는 취지이다. 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하고 있음을 양지부탁드립니다)

2020-08-04 18:30:00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달성공원 53살 코순이를 아시나요?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달성공원 53살 코순이를 아시나요?

마하트마 간디는 동물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보면 그 나라의 국민성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인권이 보호받는 사회일수록 동물의 권리도 배려받는다. 약자를 배려하는 시민 정서가 바탕되어 있기 때문이다.초복이었던 지난 16일, 대구시청에서 칠성시장 개고기골목 폐쇄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마치고 달성공원을 들렀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칠성시장 개고기골목이나 국내에서 가장 열악한 동물원으로 지탄받는 달성공원이나 둘다 대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지난해 여름 동물보호단체들이 대구로 집결했었다. 칠성시장과 대구시청, 시내를 돌며 개식용철폐와 칠성시장 개고기골목 폐쇄를 주장하였다. 경기 성남 모란개시장, 서울 경동개시장, 부산 구포개시장이 연달아 페쇄 조치되면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구 칠성개시장만 개고기 도축·유통 업소가 성업 중에 있었기 때문이었다.전통 문화라고 주장하기엔 이미 시대 정서가 개고기 식용을 혐오 하고 있으며 국민 건강과 가축 관련 법규에도 개고기 도축이 위배되기 때문에 대구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칠성시장 개고기시장 골목을 폐쇄해주기를 요구했다. 그리고 일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칠성시장 개고기시장은 잡혀온 개들이 갇힌 채 보신탕집과 중탕원들이 성업 중에 있다.지난해 대구시와 북구청은 칠성시장 내 개고기시장 골목을 칠성시장 재개발·정비사업과 연계하여 자연히 폐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정비사업은 난항을 겪고 있는데다 상인들 간의 이해관계까지 얽히며 칠성시장 개고기시장 골목의 폐쇄는 더더욱 요원해졌다. 2019년 부산시와 동물보호단체, 구포시장내 개고기 사업장 대표들이 협의체를 구성하여 시의 지원을 바탕으로 관련 사업장들이 자발적으로 전업을 했던 사례와는 확연히 비교되는 대목이다.지난 16일 권영진 대구시장은 다시 한번 동물보호단체 대표들에게 칠성시장 개고기골목 페쇄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시장이 직접 약속한 만큼 그 기대가 크다.씁슬한 마음을 달래며 오후에는 달성공원을 들렀다. 코순이를 보러왔다.코순이 공식 나이는 52살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이 많은 코끼리 중 하나이다. 1971년 무역업자에 의해 달성공원에 입사되었을 당시 1969년 출생으로 신고되어있다. 하지만 당시 코순이가 2살 짜리 새끼 코끼리가 아니었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 나이는 53살 이상으로 추정된다.야생에서 서식하는 코기리의 평균 수명이 40년 정도임을 감안하면 열악한 동물원 환경에도 참 잘 견뎌주고 있다. 아마도 열악한 환경을 보완하는 사육사들의 노고가 대단했을 것이다.1970년 개장한 달성공원은 좁은 부지에 각 대륙별 희귀 동물들을 구색 갖춰 전시하려던 전형적인 전시형 동물원이다. 개장 당시에는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지만, 시대 정서가 바뀐 지금은 시민들은 협소한 우리 안에 갇혀진 코순이와 전시동물들이 왜 이렇게 학대당하고 있어야 하나 불편해 하고 있다.코순이를 바라보던 어린 여자아이가 엄마에게 물었다. "왜 TV에 나오던 코끼리와 달라?" 아이의 느닷없는 질문에 곁에 있던 나도 당황스러웠다. 코도 길고 상아도 있는데 아이의 눈에는 뭐가 달라보인다는 거지? 아이와 엄마의 이어지는 대화들을 듣고는 슬그머니 그 자리를 피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의 눈에는 왜소한 몸에 정형행동(우리에 갇힌 동물이 무의식적으로 이상행동을 반복하는 일종의 정신질환)을 반복하는 코순이가 슬퍼보였으며 자신이 상상해 온 동물의 제왕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최근 파키스탄의 정부와 법원이 30년 동안 열악한 동물원에서 살며 정형행동을 보여온 카아반(Kaavan)이란 이름의 수컷 코끼리를 동물원에서 구조하여 캄보디아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이주시키기로 결정하였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다른나라 대통령이 파키스탄 대통령에게 선물한 코끼리 였지만 열악한 관리환경 탓에 코끼리가 학대 받는 상황을 안타까워 한 시민들이 5년 이상 동물보호 캠페인을 벌여온 성과였다.한국에서 태어난 코순이도 지금보다 더 어리고 건강하다면 동남아 코끼리 보호구역으로 이주시키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 하지만 이미 고령의 나이에 장거리 이동과 새로운 환경의 적응 과정이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다. 대구가 코순이의 노후를 보살펴 줘야할 의무도 있다.최근 수성구 대구 대공원이 정부의 인가를 받아 달성공원 이전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이 반갑다. 새 동물원이 마련된다면 국제 동물원 복지 시설 규정에 의거하여 동물들이 제대로 보살핌 받을 수 있는 시설과 시스템이 갖추어지길 기대한다. 하지만 현재 알려진 이 계획안의 예산과 공간의 한계는 그 기대를 충족할 수 없을 듯하다. 코순이처럼 고령이라 대구가 당연히 보살펴야 하는 개체들은 최대한 배려하여야 한다. 반면 한국의 사계절 환경에 생활하기 힘든 타 대륙 야생동물들은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원 서식지 보호소로 이주시키는 방안들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동물원이 꼭 살아있는 동물을 전시한다는 고정관념은 바뀌어야 한다. 이미 서울대공원동물원은 한국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을 중심으로 생태동물원으로 변모를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첨단 IT기술을 접목하면 동물의 희생 없이 야생동물들을 간접 체험시킬 수 있으며, 야생 동물의 생태와 환경 문제를 현실감있게 설명해주는 시스템이 현대인의 정서에 부합하면서도 경영적으로 열악한 대구시 재정에 도움되는 동물원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구시의 현실적인 재정 상황 때문에 더 이상 동물들이 학대받는 상황이 방조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칠성시장 개고기시장 골목과 대구 달성공원이 더 이상 대구 시민의 부끄러운 민낯으로 소개되지 않도록 대구시의 노력을 부탁드린다. 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하고 있음을 양지부탁드립니다)

2020-07-21 18:30:00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장마철, 비를 무서워하는 반려견들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장마철, 비를 무서워하는 반려견들

하루종일 비가 내린다. 장마철이면 유난히 무서움을 호소하는 반려견이 많다.비를 무서워하는 페니(발발이·2살)가 병원을 찾았다. 사교적인 페니는 동물병원에 오면 간호사들이랑 입 맞추기 바쁜 애교쟁이였다. 하지만 오늘은 우울한 눈빛으로 혀만 날름거리며 주변 눈치만 보고 있었다. 보호자는 페니가 평상시에도 흐린날은 울적해 한다 생각했는데, 요 며칠 비가 오며 천둥이 치자 도통 먹지도 않고 잠도 못이루더니 지난 밤에는 경련을 했다고 말했다. 페니에게 질병이나 통증이 있는지 검사해봤지만 경미한 탈수 증상 외에는 건강의 이상을 찾을 수 없었다.보호자와의 더 깊은 상담을 통해 페니가 비오는 날 침울해하는 경향 외에도 맑은 날에도 갑자기 놀란듯이 보호자 품을 파고들며 오늘 처럼 혀를 날름거리며 두려워하는 경우들이 있어왔음을 확인했다.개의 청력과 진동음을 감지하는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자연계에서 발생하는 지진파, 천둥, 비바람 소리를 아주 멀리서도 감지할 수 있다. 이러한 울림들은 주파수 음역대가 낮아 멀리까지 진동으로 전파된다. 이러한 울림들은 모든 동물들을 두렵게 만든다. 사람이 천둥이나 지진을 두려워하는 본능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동물들은 이러한 울림들을 멀리서부터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두려움은 사람에 비해 훨씬 이전부터 형성되며 울림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두려움의 강도는 높아지게 된다.반려견은 성장하며 경험을 통해 그 두려움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지만 상당수의 반려견은 그 두려움이 오히려 강화되어 극도의 불안 증세로 발전하기도 한다. 여기에 더하여 비행기나 오토바이의 굉음, 공사 소음, 폭죽 소리 등을 자연의 천둥이나 지진의 울림처럼 인식해 버리기도 한다. 페니가 맑은날 갑작스러운 무서움을 호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개가 두려움을 느끼면 구석으로 숨거나 몸을 떠는 행동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플로리다 주립 수의과 대학의 테리 커티스(Terry Curtis)는 개가 귀를 뒤로 접고 꼬리를 내리며, 눈이 커지며. 헐떡 거리거나, 입술을 핥고 하품하는 행동들도 두려움의 표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때로는 창문 밖을 향해 짖거나 안절부절못하고 폭력적인 경향을 보이는 개들도 있다.비바람과 천둥, 도심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울림 소리를 두려워하는 반려견에게 두려움을 완화시키는 방법들을 소개한다.첫째. 개가 두려울 때 숨을 공간을 마련해두자.개가 아프거나 외로울 때 위안이 될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 어릴적 하우스 훈련이 정서적으로 도움되는 이유와 같다. 두려운 상황에서 자신의 몸을 숨길 수 있는 피난처에 자리하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될 수 있다. 피신처는 보호자가 정해서는 안되며 반려견이 스스로 선택하도록 지켜보고 존중해 주어야 한다.둘째. 두려운 울림 소리는 백색소음이나 음악으로 상쇄시킬 수 있다.TV, 라디오의 볼륨을 높이거나 음악을 틀어주면 외부의 두려운 울림들을 상쇄시킬 수 있다. 볼륨을 높이면서 장난감을 던지고 물고 오기, 노즈 워커로 간식 찾기 등의 긍정적인 인식을 심겨준다. 반려견에 따라서는 첼로 음악이나 클래식음악에 더 쉽게 안정을 찾는 경우들도 있다.셋째. Anti -Anxiety wrap(불안감을 줄이는 붕대매듭)를 적용해보자보호자를 의지하는 반려견은 보호자가 안아주면 큰 위로가 되겠지만, 지나친 의존은 보호자가 함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더 난감해질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누구나 쉽게 개의 불안감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Anti -Anxiety wrap(불안감을 줄이는 붕대매듭)을 추천드린다.탄력붕대나 머플러 등을 이용하여 누구나 쉽게 적용할 수 있다. 새끼 때 어미개와 밀착되면 정서적 안정을 느끼듯이 적당한 압박감을 유지하며 붕대로 가슴과 배를 감아주면 반려견은 불안감이 줄어든다.같은 목적으로 몸이 약간 쪼이는 듯한 조끼 형태로 제작된 상품들도 적용할 수 있다.페니처럼 불안감이 고조되어 이미 건강에 이상을 초래할 정도라면 적극적인 약물 처방이 병행되어야 한다. 페니에게는 신경안정제와 멜라토닌을 처방했으며, 탈수 증상 완화를 위한 식이관리를 당부드렸다. 더불어 앞서 언급한 두려움을 완화시키기 위한 방법들을 알려드렸다.내 개가 들을 수 있는 소리는 보호자가 인지하는 소리보다 훨씬 다양하며 멀리서부터 듣게 된다. 보호자는 반려견의 행동을 통해 반려견이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인지를 관찰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장마철 천둥과 비바람에 대한 두려움을 반려견이 느낀다고 의심되는 즉시 두려움을 완화시키는 노력들을 적용해주시기 바란다. 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하고 있음을 양지부탁드립니다)

2020-07-14 18:00:00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심장에 암이 전이된 반려견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심장에 암이 전이된 반려견

테리(비글·13살)가 병원을 찾았다. 배를 늘어뜨린 채 터벅터벅 걷는 걸음걸이가 어딘가 불편해보였다. 보호자는 "이전에 비해 기력이 못해지며 최근 들어 목이 붓고 설사를 자주 한다"고 말했다.테리는 혈액검사와 X-ray, 초음파 검사를 실시했다. 초음파 검사에서 복수와 담낭의 확장,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심낭에도 물이 차 있음이 확인됐다. 테리에게서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들이 별개의 질병이 아니라 악성 종양의 전이를 의심할 수 있었다.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하여 CT검사가 필요했다.동물병원에는 혈액검사와 X-ray. 초음파 검사가 보편화되어 있다. 대다수 질병들이 이러한 검사를 통해 확진되고 약물 처방과 수술이 결정된다. 하지만 복합적인 질병을 가지거나 종양환자들은 적합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기 위해 CT검사가 필요하다.사람의 경우라면 교통사고, 종양, 뇌혈관 질환이 의심되면 CT와 MRI 검사가 보편적으로 이루어진다. 심지어 건강 검진에도 CT와 MRI가 포함되기도 한다. 국민건강보험 혜택으로 검진받는 사람이 부담하는 개인분담금은 저렴하며 검사 과정도 간단하다.반면에 동물의 CT와 MRI 검사는 신중하게 선택된다. 동물의 CT와 MRI 검사는 전신 호흡마취를 하고 검사가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움직이지 않고 촬영에 협조할 수 있지만 동물은 검사에 필요한 자세를 취하기도 어렵다. 만약 혈관조영제가 각 장기에 도달하는 중요한 촬영 타이밍에 조금이라도 움직여 버리면 검사 결과는 부정확해질 수밖에 없다. 동물의 CT와 MRI 검사를 위해 전신호흡마취가 이루어지는 이유다.동물의 CT와 MRI 검사비가 사람에 비해 비싼 이유는 전신호흡마취를 위해 마취 전 혈액검사가 이뤄져야 하고, 마취 유지에 더 많은 의료진이 참여해야 하며, 검사 후에도 마취 회복 과정까지 동물환자를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동물의 CT와 MRI 검사는 사람에 비해 평균 3배 이상의 검사 시간이 소요된다.동물의 CT와 MRI 검사를 주치 수의사가 우선적으로 추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검사 과정에서의 마취에 대한 위험성과 검사비 부담 때문이다.테리의 경우 수술이 적절한 선택인지, 항암 치료가 선택되어야 하는지, 앞으로의 질병의 예후는 어떠한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CT검사가 필요했다. 보호자에게는 CT 검사의 필요성과 함께 동물은 CT 검사를 위해 전신호흡마취가 이뤄져야 하며 그 위험성과 검사비용에 대하여 설명드려야 했다. 테리는 보호자의 동의 하에 전신 CT 검사가 진행됐다.테리의 검사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심장에도 종양이 증식되어 중요한 혈관으로 침습되어 있었고, 폐에는 20여개의 크고 작은 종양들이 관찰되었다. 담낭의 비대도 종양으로 확인됐으며, 난소 주변에도 종양이 관찰되었다. 경부임파절의 부종도 종양 전이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담낭이나 난소에서 유래된 악성 종양이 폐와 심장, 임파절로 전이되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보호자는 상심이 크셨다. 수술을 해서라도 건강해지기를 고대했건만 정작 수술조차 할 수 없는 말기암 상태라는 설명에 어쩔 줄 몰라하셨다. 테리는 노령의 나이에 암이 심장과 폐, 임파절로 확연히 전이된 경우에는 항암 치료도 도움되기 어려우며, 심장과 혈관에 침습한 종양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심정지가 발생 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임을 보호자에게 설명해 드려야 했다.보호자와의 상의 끝에 테리는 가정에서의 호스피스 관리를 결정하셨다. 테리의 남겨진 삶을 가족들이 함께 하며 고통을 경감시킬 수 있는 최소한의 약물 처방을 요청하셨다.며칠 뒤 보호자와의 전화 상담을 통해 테리가 야간에 통증 때문인지 소리를 지르는 경우가 있으며, 어제는 실신하듯 잠시 쓰러진 적도 있음을 설명하셨다. 그나마 아프지 않을 때는 유동식을 먹으며 가벼운 산책 정도는 즐기는 편이라 추가적인 약물 처방없이 경과를 지켜보기로 협의했다. 수의사로서 동물환자에게 도움주지 못하는 경우는 참 난감하다. 그저 보호자의 애로점을 들어주고 안타까움을 공감해드리는 수 밖에 없다.반려동물의 CT 검사는 점차 보편화 될 것 같다. 반려동물의 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종양 발생도 증가하는데 종양을 조기 진단하는 가장 유용한 방법이 CT검사이기 때문이다.종양을 조기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반려동물을 위한 의료복지이자, 반려인의 동물의료비 부담을 경감시키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하고 있음을 양지부탁드립니다)

2020-07-08 07:19:47

[박순석의 동물병원24시] 여름철 위험한 유혹, 자두씨

[박순석의 동물병원24시] 여름철 위험한 유혹, 자두씨

여름이 다가오면서 상큼한 제철 과일들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살구는 6월 중순, 자두는 6월 말 부터 출하되기 시작하고, 복숭아는 7월 초 부터 출하되어 여름내내 다양한 품종의 복숭아를 맛볼 수 있다.반려동물 건강 스토리에 과일이 소개되는 이유가 뭘까? 복숭아, 살구, 자두가 의외로 반려견에게는 매우 위험한 유혹이기 때문이다.터키(포메라니언·10살·3㎏)가 동물병원을 방문한 시기는 지난 2월 이었다. 보호자는 터키가 2주 가량 먹지를 못하고 체중이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했다. 1년 전 디스크질환으로 고생한 적이 있어서 인근 병원에서 관련된 치료를 받았으나 호전이 되질 않아 우리 병원으로 의뢰된 케이스였다.터키의 혈액검사 결과는 심한 전신염증 소견이 관찰되었고, 초음파 검사에서는 소장의 장염 소견과 장관내 내용물 정체가 두드러져 있었다. 의외로 대장은 정상적인 소견으로 관찰되었다. 이러한 증상은 종양 또는 이물에 의해 장이 불통(장폐색)되었을 가능성을 의심한다.기본 X-ray(엑스레이) 상에서는 복강 내 종양이나 이물질은 확인되지 않았다. 뼈, 돌, 단단한 이물질, 거대한 종양은 X-ray 상에서 그 윤곽이 구분되는 편이지만 작은 종양, 비닐, 천, 목재, 과일씨 등은 복강 내 장기와 대변에 가려져서 구분이 쉽지 않다.그래서 장폐색과 관련된 검사에는 X-ray 조영 촬영이 이용된다. X-ray 조영 촬영은 액체 조영제를 먹인 후 조영제가 위-소장-대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시간차를 두면서 반복 촬영하는 검사법이다. 촬영 각도를 다르게 하면 장의 구조를 입체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터키의 경우 X-ray 조영 촬영을 통해 장폐색과 그 부위를 진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장을 막고 있는 이물질의 정체는 여전히 불명확했다. 크기와 형태로 보아서는 자두씨가 의심스러웠지만 터키가 내원한 시기가 한 겨울이고, 자두를 먹인 적이 없다는 보호자의 주장에 나로서도 확신할 수는 없었다.수술이 진행되었고 예상되로 소장 말단 부위가 막혀 있음이 확인되었다. 소장의 안쪽 지름보다 3배나 큰 이물질이 소장을 이동하며 장내 점막층을 찢어 충혈된 흔적이 길게 연속적으로 나 있었다. 자칫 소장이 일부라도 구멍이 뚫려버렸다면 심각한 복강 오염이 발생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물이 제거되고 괴사된 폐색부위는 절제한 후 건강한 장관을 연결해주는 장문합술이 이루어졌다. 소장을 폐색시킨 이물의 정체는 자두씨였다.수술을 마치고 터키의 장에서 제거한 자두씨를 보호자에게 보여드렸다. 그제서야 작년 여름에 자두를 먹은 사실을 떠올리시며 황당해 했다. 터키는 4일 후 건강하게 퇴원하였고 장문합술을 받은 만큼 1주 정도는 정해진 처방식을 잘 지켜주실 것을 가족들에게 당부드렸다.여러 정황 상 터키를 괴롭힌 자두씨는 수 개월 전에 먹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동물의 사망원인을 분석하고자 시행되는 부검에서 사망의 원인과는 관련없이 위 내에 자두씨를 비롯한 각종 이물들이 발견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공간이 넓은 위 내에서는 자두씨가 불편을 초래하지 않지만, 위액에 의해 소화되면서 거친 표면이 부드러워지고 크기가 작아져 소장으로 넘어가는 순간부터 응급상황이 발생한다. 소장의 안쪽 지름보다 자두씨나 복숭아씨가 월등히 크기 때문이다.살구씨, 자두씨, 복숭아씨는 여름철 반려견에게 위험한 유혹이다. 과일을 먹고 무심결에 버린 씨를 반려견은 뛰어난 후각으로 금방 찾아낸다. 과육이 붙어있는 상태의 씨는 미끄러워 삼키기 쉽지만 위액에 의해 과육이 소화되면 거친 표면이 드러나 구토를 하더라도 제거되기 어려워진다.체중 5㎏ 이하의 소형견은 살구씨와 자두씨에 의해서도 곧잘 장폐색이 발생한다. 중형견도 복숭아씨가 장페색을 유발한 사례들이 많으므로 반려견에게 복숭아씨는 반드시 피해야 할 위험한 존재인 셈이다.무심결에 길거리에 내 뱉는 자두와 복숭아씨는 이웃 반려견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위험한 행동임을 명심하고 주의하자. 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하고 있음을 양지부탁드립니다)

2020-06-23 18:30:00

[박순석의 동물병원24시] 내 반려견의 시크한 미소? 안면마비일수도…

[박순석의 동물병원24시] 내 반려견의 시크한 미소? 안면마비일수도…

콩이(포메라니언·12살)가 보호자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원장님, 콩이가 입이 돌아갔어요!"익살스러운 송이의 표정을 즐겁게 쳐다보는 주변 이들의 마음과는 달리 송이 보호자는 걱정이 가득하다.3일전 부터 콩이의 왼쪽 아랫입술이 쳐지며 침이 거품처럼 입안에 고인다고 했다. 가끔 그 침이 코로 들이켜져 재채기 할 때는 안쓰러워 지켜보기 어려울 정도라 했다. 왼쪽 눈의 눈꺼풀도 닫혀지지 않고 있었다. 콩이는 2년 전 부터 기관지협착증과 심장질환으로 매일 약을 먹어야 하는데 최근 기침이 심해지면서 편히 자지도 못하고 밥도 덜 먹는다 했다.소형견이 한쪽 입꼬리가 치켜올려지며 익살스러운 미소를 짓는 듯한 표정으로 내원하는 경우들이 가끔 있다. 스파니엘이나 레트리버처럼 대형견들은 눈꺼풀과 아랫입술이 축 늘어져 우울한 표정으로 관찰되기도 한다. 둘 다 안면신경과 삼차신경의 마비에 의한 증상이다.사람의 경우 안면 마비로 인해 눈꺼풀과 입술이 쳐지는 증상이 두드러진다. 웃을 때는 마비되지 않은 쪽으로 얼굴 근육들이 확 당겨지면서 익살스러운 표정이 연출되기도 한다. 눈과 입술이 삐뚤어진다하여 구안와사(口眼喎斜)라 불려지기도 한다.'차가운데 얼굴을 대고 자면 입 돌아간다' 는 옛말이 있다. 심신이 피로하고 잠자리도 편치 못할 때 잘 발생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원인은 말초 신경계의 바이러스감염이나 신경염 등으로 추정하며 스트레스와 피로 등 명확하지 않은 원인에 의한 특발성 질환이다. 다행인 점은 4~8주 사이에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평생 경미한 휴유증이 남기도 한다.구안와사는 뇌출혈, 뇌종양 등의 중추성 뇌질환과의 구분이 필요하다. 눈 주변의 마비 없이 코와 입술 부위에만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면 뇌출혈, 뇌종양 등의 중추성 뇌병변을 의심해 볼 여지가 높다. 중추성 뇌병변은 MRI검사를 통해 확진이 가능하지만 예후는 매우 불량하다.안면신경 마비의 치료는 휴식과 안정이 최우선이다. 심리적으로 배려받는 동물환자의 회복이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을 보였다. 동물환자 중에는 음식을 씹을 때의 불편함, 시각적인 이상, 감각 상실에 따른 심리적 불안감이 고조되는 경우도 있다. 보호자는 동물환자의 불안감을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함께 놀아주는 시간이 많을수록 안정감을 찾고 회복에도 도움이 되었던 것으로 평가된다.특발성 안면마비 증상을 보이는 동물환자들은 고령이거나 대사성질환을 가지고있는 경우들이 많았다. 건강검진 차원에서 혈액검사와 종양검사가 추천되며 귀질환을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만성외이도염, 중이염, 내이염이 안면신경과 삼차신경 마비를 유발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치료는 면역을 증강시킬 수 있는 다양한 대증요법이 적용되며 전침치료, 레이저 재활치료도 신경 회복에 도움된다.개와 고양이에게 안면신경 마비가 발생하면 보호자의 역할이 중요해진다.사람의 경우 침흘림, 음식물 저작 불편, 안구건조증을 스스로가 인지하고 대처한다. 하지만 동물은 보호자가 그 역할을 대신해줘야 한다. 콩이처럼 구강 내에 침이 진득하게 고일 경우 가제를 이용해 자주 닦아 줘야 한다. 호흡하다 침이 기도나 비강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눈꺼풀을 닫지 못하기 때문에 안구건조증과 각막손상이 함께 발생할 수 있다. 동물병원에서 눈물대용제와 각막질환 예방에 도움되는 안약들을 처방받고 자주 넣어 주셔야 한다. 각막이 혼탁해지거나 결막 부종이 심해질 경우 지체없이 수의사의 진찰을 받으셔야 한다.사람이나 반려동물이나 질병의 발생과 증상은 비슷하다. 하지만 동물이기 때문에 특별한 증상이 두드러지기도 하고 보호자의 관리가 요구되기도 한다. 개와 고양이의 안면신경 마비는 신경 회복을 위한 동물병원 치료 이상으로 2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안구 손상을 예방하고 심리적 불안감을 다독여주는 보호자의 노력이 중요하다.인간과 반려동물이 같은 질병이더라도 그 치료와 관리에 있어서는 적잖은 차이가 있음을 명심하자. 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하고 있음을 양지부탁드립니다)

2020-06-16 18:30:00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반려견의 뼈가 골절되면 깁스할까? 수술할까?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반려견의 뼈가 골절되면 깁스할까? 수술할까?

깁스(gips)는 정형외과 교정에 이용되며 독일어로 석고를 의미한다. 과거 석고를 붕대에 발라 외과 교정에 애용되었지만 최근에는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재질의 다양한 깁스 재료들이 이용되고 있다.사람은 팔뼈에 금이 가면 깁스를 한다. 깁스는 어지간한 충격이나 움직임에도 골절 부위를 단단하게 고정해준다. 뼈가 붙는 4~6주 정도 동안 착용하며 치료 효과도 좋다. 골절 수술을 받은 후에도 완벽한 회복을 위해 깁스를 착용한다.하지만 반려견에게 골절이 발생할 경우 깁스 적용은 고민이 된다.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수술하지 않고 깁스로 치료되기를 희망한다. 사실, 동물에게 깁스는 사람에게만큼 효과적이지 못하며 오히려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동물에게 적용되는 깁스는 가벼우면서 견고해야 한다. 골절부위를 견고하게 유지하려면 피부와 밀착되어야 하는데 자칫 압박이 강해지면 혈액 순환을 방해하여 다리가 괴사하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사람이라면 깁스 후의 불편함이나 통증을 곧바로 표현하지만 동물은 서서히 진행되는 혈행 장애나 통증을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깁스를 여유롭게 장착하면 골절 부위가 움직이면서 골유합이 방해되기도 한다.우유(포메라니언·1.3㎏)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우유는 45일 전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다 왼쪽 앞다리 발목(경골)뼈가 골절되었다. 보호자는 인근의 동물병원을 방문하여 엑스레이(X-ray)를 찍을 당시에는 골절된 뼈의 변위가 심하지 않아 깁스 치료를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시간이 경과할수록 깁스한 다리가 가늘어지면서 깁스가 처음처럼 골절된 부위를 견고하게 받쳐주질 못했다. 골절된 골단면이 흔들릴수록 뼈의 유합은 지연되고 염증이 발생하여 비정상적인 골단부 변형이 이루어진다. 그러다 어느 순간 심하게 어긋나 버린다.우유가 본원에 찾아왔을 때는 이미 외관상으로도 앞다리뼈가 심하게 꺾여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우유가 다시 걸으려면 염증화되고 웃자란 골조직들을 제거하고 다듬어 골단면을 최대한 밀착시킨 상태로 플레이트를 시술해야 했다. 처음 골절 상태의 수술에 비해 몇 배나 오래걸리고 힘든 수술이 되어버렸다. 우유의 앞다리에는 견고한 플레이트가 장착되었으며 6개의 스크류가 경골에 박혀졌다.6주 이상 깁스를 하고 있었던 우유의 다리는 심하게 위축되어 있었다. 입원 기간 동안 혈관 재생과 골유합 촉진을 위한 레이저 재활치료를 집중적으로 실시했다. 다리 근육도 심하게 위축되었기 때문에 수술 후에는 깁스를 하지 않고 오히려 앞발을 디디도록 유도했다. 수술 후 2주 뒤부터 우유는 앞다리를 스스로 딛기 시작했고 골단부에도 예쁘게 뼈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앞으로 4주 정도는 걷기 운동을 권장하고 재활 치료는 꾸준히 받아야 한다.소형견들에게 골절이 잘 일어나는 이유는 말 그대로 약해서이다. 왜소할수록 뼈와 치아는 약하고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이 쉽게 발생한다. '유리 강아지'란 표현이 어울린다.개의 품종 중에는 오랜 기간 환경에 적응하며 서서히 체형이 작아진 품종들이 있다. 하지만 펫샵에서 거래되는 미니사이즈 반려견은 생산자의 의도가 개입돼 있다. 품종 개량이라는 명분으로 왜소증을 고의적으로 유발시키기도 한다. 단시간에 체형을 소형화시키려다 보니 왜소하게 태어난 개체들끼리 교배가 반복되어지고 유전학적 결함들이 빈발한다. 골절, 슬개골 탈구, 고관절이형성, 소간증, 심장병, 선청성 신경병이 이에 해당한다. 왜소한 반려견을 보살피는 가족들이 감수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소형견의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두가지를 당부드린다. 먼저 성장기 과체중을 주의하자. 더 잘 먹여 건강하게 키우고 싶은 마음이 급속한 과체중을 부추긴다. 성장기 다리뼈는 길이는 길어지는데 단단함이 부족하여 오히려 골절이 다발하는 경향이 있다. 높은 곳에서 뛰어 내릴 때의 충격은 몸무게의 수십 배에 해당된다. 착지하려던 앞다리가 잘 부러지는 이유이다. 두번째로 미끄럽지 않은 바닥이 도움된다. 미끄러지지 않는 바닥을 맘껏 달리다보면 성장판이 자극되어 뼈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 성장기일수록 몸을 가볍게 유지하면서 달리는 놀이를 권장하는 이유이다.미니사이즈, 미니컵, 초소형견이 등장하는 이면에는 작은개를 선호하는 수요가 있다. 이미 초소형견을 입양한 상황이라면 유리 강아지 다루듯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한 순간의 방심으로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경우들을 자주 경험하기 때문이다.아직 입양을 고려 중이라면 소형견보다는 튼실한 반려견을 권해드리고 싶다. 진료비 부담도 만만찮지만 아픈 동물을 보살피는 보호자의 안타까움은 아픈 자식을 돌보는 부모의 마음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하고 있음을 양지부탁드립니다)

2020-06-09 18:30:00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잘 먹어서 위험한 질병. 담낭질환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잘 먹어서 위험한 질병. 담낭질환

또야(포메라니언·10살)가 애잔한 눈빛으로 힘없이 내원했다. 평상시 활달하고 항상 웃는 표정의 또야였는데 병원에 온 당일은 한 없이 슬퍼보였다. "10년 평생 이렇게 아픈 적은 처음이예요."보호자는 또야가 잘못먹어 탈이 났나 의심했지만 검사 결과는 의외로 심각했다. 담즙성 복막염이었다. 담낭점액종(Gallblader mucocele)이 만성화되면서 담낭벽이 두터워지고 변성돼 담즙이 누출되면서 주변 간조직을 손상시키며 담즙성 복막염이 진행되고 있었다.또야는 수술 후 입원기간 동안 저혈압관리, 집중 산소공급, 항생제 처방, 전해질 교정, 통증관리가 이루어졌다. 8일 간의 집중 입원 치료를 받은 후에야 퇴원할 수 있었다. 퇴원 당일 보호자 품에 안기며 해맑게 웃는 또야를 잠시 떼어두고, 보호자분들에게 가정관리와 앞으로의 예후에 대하여 진지하게 설명을 드려야했다.또야는 앞으로 많이 먹어선 곤란하다. 탄수화물, 당도가 있는 과일, 지방이 많은 음식, 개껌과 간식은 피하여야 한다. 배변의 상태를 매일 관찰하셔서 소화상태를 체크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소화제를 처방받아야 한다. 체중을 줄여야 하고 수분섭취를 늘려 맑은 소변을 보게해야 한다.담낭은 간에 위치하며 지방을 소화시키는 소화액(담즙)을 저장했다가 필요시 십이지장으로 담즙 분비를 조절하며 지방 소화를 도와주는 기능을 맡고 있다. 담즙은 소량이라도 복강으로 누출되면 주변 장기를 녹이고 심각한 담즙성 복막염을 유발하기 때문에 담낭 벽은 매우 치밀하고 탄력있는 조직으로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고콜레스테롤혈증, 고지혈증, 과영양화 등으로 답즙이 농축되고 침전화되어 담낭슬러지(찌거기)가 형성되면 이것이 굳어져 담석으로 발전하거나, 일부가 십이지장으로 나가는 도관을 막거나, 담낭벽이 변성되고 두터위지는 담낭점액종으로 악화될 수 있다. 초기 증상으로는 소화불량, 구토, 복통, 설사 등이 자주 관찰된다. 보호자가 구토와 설사 증상을 문의하며 내원하지만 이미 담낭질환이 악화되어 췌장염과 복막염이 진행된 경우가 자주 있다.동물병원에서는 혈액검사, Xray, 초음파,CT 검사 등을 통해 감별 진단이 이루어지며 담낭파열, 담낭점액종, 담즙 누출로 인한 복막염이 확인될 경우 담낭적출과 복강 세척을 위한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담즙이 지방을 소화시키는 소화액이기 때문에 복강으로 누출될 경우 단시간에 광범위한 복강내 조직들을 괴사시키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회복이 힘든 경우들이 많다.사람의 경우는 담석증이나 담즙성 복막염으로 인한 통증을 출산의 고통에 비유한다. 그 만큼 통증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물들은 통증을 호소하기 보다는 위축되어 몸을 웅크리며 숨으려는 경향이 많다. 보호자가 조기에 그 심각성을 인지 못하는 이유다.담낭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식이에 대한 전문가의 상담이 중요하다.간식과 개껌, 과일, 탄수화물(고구마, 밥, 빵)을 자주 주는 것은 반려견의 영양과잉을 초래하는 주 원인이다. 영양이 충분히 공급되지만 활동량이 줄어드는 2살 부터 담낭슬러지 형성이 시작될 수 있다. 사람의 40대에 해당되는 6살 정도의 반려견에서도 건강검진을 통해 담낭슬러지가 발견되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 활동에너지가 줄어든 만큼 사료만 먹어도 체증이 증가하는 경향과 비례한다.이미 형성된 담낭슬러지를 약으로 배출시키기는 쉽지 않다. 검진을 통해 담낭슬러지, 담낭확장, 단도관염, 담낭점액종이 진단되었다면 식사는 감량시키고 물섭취는 증가시키는 것이 가장 유효한 관리법이다. 사람의 혈전 환자나 고지혈증 환자들이 식이관리를 중요 시 여기는 이유와 같다.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는다는 마음을 가지고 3~6개월 간격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하지만 언제라도 담낭 내 슬러지가 담도관을 막거나, 담낭파열과 담즙누출로 인한 담즙성 복막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를 받은 반려견은 식욕부진, 구토, 소화불량 증상을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앞서 설명한 또야의 경우 처럼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보호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살찐 반려견, 고기나 간식을 편식하는 반려견, 구토가 자주 관찰되는 반려견, 헛배가 부르고 방귀를 자주 끼는 반려견일 수록 주의를 요한다. 또 6세 이상의 반려견은 1년마다 정기검진을 통해 담낭질환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사람이나 동물이나 많이 먹어서 생기는 질병이 많아졌다. 식사는 가난하게 물은 충분히 섭취시키는 식단이 반려견 건강에 도움되는 시대다. 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하고 있음을 양지부탁드립니다)

2020-06-02 18:30:00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6월. 야생진드기 위험 최고조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6월. 야생진드기 위험 최고조

온난화 영향으로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화 되면서 반려동물 건강 관리에 주의해야할 부분이 하나 더 추가됐다. 바로 야생진드기다.풀이 자라는 토양 속에서는 어디서나 야생진드기가 발견된다. 지역에 따라 겨울철에도 진드기가 발견된다. 특히 5월부터 10월까지는 야생진드기가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이므로 풀밭을 드나드는 반려견과 외출하는 고양이들의 건강이 염려스럽다.진드기는 습도가 높은 흙속에 살다가 풀 위로 올라와 지나가는 동물이나 사람에게 숨어들어 흡혈하며 성장한다. 건조된 환경에서는 오래 살지 못하기 때문에 풀이나 흙에 적절한 습도가 있을 때만 지면 위로 올라오는 특성이 있다. 새끼진드기는 작지만 민첩하게 지나가는 동물의 털 속으로 숨어들어 모세혈관이 잘 노출되는 피부에 주둥이를 박고 흡혈하며 급속히 성장한다.동물에게 숨어드는 새끼진드기의 크기가 불과 1mm 정도의 작은 점에 불과해 보호자의 눈에는 관찰되지 않는다. 새끼진드기는 신체의 높은 부위로 이동하며 귀 주변과 같이 모세혈관이 피부 표면에 잘 드러나는 부위에 주둥이를 박고 흡혈을 시작한다. 일단 흡혈이 시작되면 진드기는 급속히 성장, 불과 2-3일 사이에 팥알 크기로 성장한다. 보호자가 반려동물에게서 진드기를 발견할 때는 이미 5mm 정도로 성장한 진드기를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충분히 성장한 진드기는 다시 흙 속으로 들어가 산란을 하는데 그 개체 수는 상상을 초월한다. 진드기를 피할 수 있는 풀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진드기로 인한 동물의 피해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일차적으로 진드기 흡혈로 인한 국소적인 피부염이 발생한다. 진드기는 흡혈을 용이하게 하려고 혈액 응고를 방해하는 타액을 피부에 주입한다. 이러한 물질은 진드기가 제거된 이후에도 국소 피부염증을 유발한다.동물의 몸에서 진드기가 발견되었다고 하여 진드기를 떼어내기에 급급하다 보면 주둥이가 피부 속에 박힌채로 진드기를 떼어내게 된다. 진드기의 흡혈주둥이가 피부 속에 남겨지면 이물성 피부염이 심해지고 육아종성 궤양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그래서 흡혈 중인 진드기를 떼어낼 때는 진드기 리무버나 가는 핀셋을 이용하여 천천히 주둥이를 좌우로 회전시키며 분리시켜야 한다. 주둥이에 해당하는 하얀 투명막이 충분히 제거될수록 이물성 염증은 완화된다.많은 수의 진드기가 동물의 몸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급성 빈혈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경우 한 마리 한 마리 진드기를 떼어내는 방법보다는 동물병원을 방문해 수의사의 판단에 의해 약물도포를 통해 자연 탈락시키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진드기 매개 질환의 감염을 의심해야 하고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동물의 상태를 신중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진드기가 매개되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진드기가 보균하고 있던 세균이나 바이러스, 혈액 원충이 동물이나 사람에게 감염되는 경우이다. 대부분 인수공통전염성 질환들이다. 라임병, 에를리키아병, 아나플라즈마병이 진드기가 동물에게 옮기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혈구 세포에 기생하는 혈액원충성 질환의 특성상 빠르게 전신 염증을 유발하며 면역반응을 동반한 만성 소모성질환으로 악화된다. 보호자가 반려동물의 식욕부진, 기력저하, 체중감소, 혈뇨, 피부염 등의 증상을 인지할 때는 이미 질병이 악화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진드기매개질환의 치료 과정이 오래걸리고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유이기도 하다.진드기 매개질환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 조기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일년마다 정기건강검진 시에 진드기 매개질환 진단 검사가 필요해진 이유다.개와 고양이에게 진드기 접촉을 피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생겼다. 근년들어 국내에서 증가하고 있는 작은소참진드기에 의해 전파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때문이다. 일명 살인진드기라 부릴 정도로 사망률이 매우 높은 질병이므로 반려동물의 몸 속에 숨어있던 진드기가 실내로 옮겨져 가족들에게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반려동물에게도 치명적이므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족 모두의 안전을 고려하여 진드기 접촉을 피해야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안타깝게도 야생 진드기를 예방하는 완벽한 방법은 없다. 매달 목덜미에 바르는 외부기생충 구제약도 진드기의 흡혈을 통한 성장은 방해할 수는 있지만 즉각적인 살충 효과는 없다. 그나마 반려동물을 위한 살충목걸이를 추천드린다. 하지만 이것 역시 진드기의 접촉 자체를 완벽히 차단할 수는 없으며, 살충향 성분이 목걸이에 고농도로 함축되어 있기 때문에 장기간 착용하는 것은 동물의 건강에도 해가 되므로 외출시에만 착용하실 것을 권장드린다. 그 외 천연성분의 진드기 기피제는 그 효과는 일시적이었고 효력은 미약했다.개와 고양이가 야생진드기 접촉이 의심될 경우 집에 들어서기 전 현관 밖에서 새끼진드기를 털어낼려는 노력이 필요할 수 있다. 눈꼽빗을 이용하여 털을 섬세하게 벗겨내거나, 드라이어를 이용하여 미지근한 온풍으로 털을 건조시키며 먼지를 털어내는 방법도 권할만하다. 진드기가 잘 숨어있는 발바닥 사이나 귀 주변은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반려동물이 발열이 반복되거나, 무기력, 체중감소, 혈뇨, 만성피부염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면 진드기 매개 질환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또, 외출이 잦아서 야생진드기 접촉이 의심되는 반려동물은 1년마다 진드기매개질병 진단 검사를 받으실 것을 권장드린다.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하고 있음을 양지부탁드립니다)

2020-05-26 18:30:00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내 개가 물건이라고?" 반려동물의 법적 지위는?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내 개가 물건이라고?" 반려동물의 법적 지위는?

체리(푸들·2살)가 교통사고로 병원을 찾았다. 다행히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대기실이 소란스러워서 나와보니 사고를 낸 운전자와 보호자 간에 고성으로 언쟁이 오가고 있었다. "치료비를 다 보상할 수 없다"는 운전자의 주장과 "아이가 다쳤는데 빠져나갈 궁리 만 한다"는 보호자의 주장이 맞부딪혔다.급기야 경찰이 왔고 서로의 입장을 확인한 후에야 소동은 가라앉았다. 보호자는 개가 다쳐서 황망스러운 상황에 운전자가 위로는 커녕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말한 탓에 더 화가 치밀었다 하셨다.경찰의 판단은 냉정했다. 개 교통사고는 인명사고가 아니라 대물사고니까 보호자는 운전자에게 요구할 것이 아니라 운전자가 가입해둔 보험사와 협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보호자는 크게 낙담했다. "내 개가 물건이라니…."우리나라 민법은 동물을 물건으로 규정한다. 개와 고양이를 가족이라 부르며 동물보호가 시대 정서로 공감을 얻고 있지만 여전히 법과 현실 사이엔 괴리가 있다. 반려동물 문화가 확산되는 이면에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는 원인이기도 하다.체리의 경우를 법리적으로 해석해보면 운전자가 누군가의 물건을 손상시켰으니 보험사는 운전자의 과실을 대신하여 동물 치료비, 즉 물건을 수리하는데 해당하는 비용을 보상해주어야 한다. 반려동물의료보험이 생명보험사가 아닌 손해보험사에서 취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동물을 개인의 소유물로 여길 경우 생명을 경시하고 학대하는 행위가 얼마나 죄의식 없이 행해지는지 그 사례를 소개한다.2016년 SBS 'TV 동물농장'을 통해 고발된 '강아지 공장'은 동물이 돈벌이에 눈이 먼 인간들에 의해 얼마나 잔혹하게 학대받을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 사례이다. 뜰창에서 살아가는 번식견의 처참한 모습, 불법 마약류를 투약하며 이뤄진 잔혹한 제왕절개수술, 호르몬과 항생제를 남용하는 불법진료 행위들이 만연해 있었다.국민들을 공분케 했던 사건의 학대 당사자는 의외로 가벼운 처벌에 그쳤다. 당시 동물학대죄에 대한 판례는 대부분 경미한 벌금형에 불과했으며, 불법 수술과 자가진료 행위들은 명백한 수의사법 위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농장주들을 배려한 '동물에 대한 자가진료 허용 규정'을 면죄부 삼아 처벌을 피할 수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동물권 단체는 불법자가진료를 또 다른 형태의 동물학대로 규정하고 제도의 개선을 요구하게 되었다.여론이 들끓고 나서야 농식품부는 2017년 7월 동물학대 처벌을 강화하고, 수의사법 개정을 통해 수의사가 아닌 사람이 진료할 수 범위를 기존 '동물'에서 '가축'(소, 돼지, 닭, 오리, 말, 염소, 당나귀, 토끼 등)으로 제한시켜, 반려동물에 대한 자가진료 행위는 불법자가진료 행위로 규정하고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게 했다. 동물학대와 불법자가진료에 대한 처벌 형량이 동일하다.하지만 처벌 형량이 강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3년 뒤인 올해 2월 부산 수영구에서 고발된 '고양이공장 사건'을 들여다 보면 여전히 동물을 돈벌이 수단으로 취급하는 사람들에 의한 동물학대와 불법자가진료 행위는 여전히 만연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이처럼 동물을 소유물로 이해하다보면 동물에 대한 치료 행위를 가볍게 여길 수 있다. 동물약국에서는 소비자가 편하고 비용이 절감된다며 백신을 구입하여 개와 고양이에게 직접 주사하라고 권장한다. 약국에서 아이에게 맞추는 백신을 부모에게 판매하지 않는 상식과 배치되는 주장이다.수의사인 나는 예방접종이 늘 조심스럽다. 백신을 주사한 반려동물의 10% 정도가 발열과 설사, 구토, 두드러기 등의 접종앓이를 호소한다. 생명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예방주사를 편의와 비용 절감을 위해 반려인에게 권장하는 이면에는 생명을 경시하는 풍토가 담겨져 있다. 시간과 비용이 덜더라도 윤리적으로 예방주사는 수의사의 검진에 의해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할 의료 행위이다.생물학적 주사제재를 일반 가정으로 유통시키는 것은 공중보건 측면에서도 위험하다. 백신은 바이러스를 약독화하거나 사독화시킨 생물학 제재이다. 동물병원에서도 생물학적 감염물질이 묻어있는 주사바늘과 폐백신은 의료폐기물 중에서도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위해성 의료폐기물로 분류되어 별도로 분류하여 지정된 의료폐기물 위탁업체가 처리한다. 위해성 의료폐기물이 생활쓰레기로 버려져서는 곤란하다.헌법에 동물보호를 명시한 나라는 오스트리아, 독일, 스위스, 인도, 브라질, 룩셈부르크, 이집트 등이있다. 오스트리아는 1988년, 독일은 1990년, 스위스는 2002년 동물은 물건이 아니며 생명은 보호하여야 할 대상임을 법으로 규정했다.영국은 2016년 개와 고양이를 상업적으로 유통하는 행위를 금지시켰으며, 2017년 부터는 동물학대 처벌을 징역 5년으로 강화시켰다. 미국은 2017년 부터 동물학대 행위자를 반사회적 범죄자로 이어질 위험성을 인정하여 모든 주 정부에 동물학대 사건 가해자를 반드시 FBI에 보고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2019년 에는 연방정부가 동물학대범을 처벌하는 팩트법(PACT Act·Preventing Animal Cruelty and Torture)을 통과시켜 동물을 압사시키거나 태우는 일, 익사 또는 질식시키는 행위 등의 폭력적인 행위를 할 경우 최대 지역 7년형에 처하도록 명시하였다.2019년 농축식품부의 통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30%에 해당되는 591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고 한다. 반려인구가 증가하는 만큼 동물을 즉흥적으로 입양하거나 개인의 소유물 정도로 다루는 반려인도 많음을 예상할 수 있다.반려동물 입양은 동물의 한 평생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이다. 생명은 누구나 나이가 들고 아플 수 있다. 동물이 아플 때를 대비하지 않고 입양이 결정되어서는 안되며 동물의료보험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사람의료는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정착돼 소득이 낮은 국민일수록 개인 부담금은 줄고 보험혜택은 많이 받는다. 반면에 소득이 많은 국민들이 더 많은 보험료를 납부하는 공익적인 구조이다. 반면에 동물의료는 의무화되어 있지 않다보니 반려인이 개별적으로 동물의료보험에 가입해 보험료를 납부하는 만큼 보험혜택도 비례하여 보상받는다. 동물의료보험에 가입하기 어려운 저소득층일수록 동물의료비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지는 이유다.동물 등록시 기본적인 반려동물 의료보험 가입을 의무화시킬 필요가 있다. 최소한의 동물의료가 반려인의 경제적 부담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될 수 있다. 또한 동물을 즉흥적으로 입양하거나 개인의 소유물 정도로 여길려는 사람들을 걸러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동물은 물건이 아닌 생명으로 존중받아야할 대상임을 법에 명시하여 국가가 보다 더 적극적으로 동물의료보험 확산에 기여해주길 소망해본다. 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하고 있음을 양지부탁드립니다)

2020-05-19 18:30:00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기침하는데 심장병이라고요?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기침하는데 심장병이라고요?

루(10살, 푸들)가 기침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가까운 동물병원에서 감기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검사를 다시 했더니 심장병이 의심된다며 본원으로 의뢰된 경우였다. 보호자는 루가 산책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 편이라며 심장질환이 있다고는 믿지 않았다. 상담 중에도 애꿎은 검사비와 개만 고생시킬까 걱정이었다.심장의 기능 평가는 X-ray(엑스레이)와 심장초음파 검사가 주로 활용된다. 체형이 다양한 개와 고양이는 X-ray 상의 심장의 크기를 흉추뼈의 갯수로 환산하여 평가한다. 심장의 긴축과 잛은 축의 길이를 흉추뼈의 갯수로 환산한 수치를 VHS라 부른다. 개의 정상적인 VHS는 8.5~10.5 이다. 루의 경우는 VHS가 13.2로 심비대가 심각한 경우였다. 다행히 루는 흉곽이 넓고 기관지협착이 없어서 심비대가 심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기침 증상이 덜한 편이었다.심장초음파는 심장 질환을 구분하고 기능을 평가하는 가장 정확한 검사다. 심장 내 심방과 심실, 대동맥과 폐동맥의 직경을 비교하면 어떠한 부위에 질병이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혈액의 흐름을 영상으로 평가하여 판막의 기능 이상을 진단하기도 하며, 때로는 종양이나 선천성 질병을 진단하기도 한다.루는 좌측 심장에 있는 이첨판이 두꺼워져 변형이 심했으며 그로인해 혈액의 역류가 심한 상태였다. 우측 심장에 있는 삼천판도 기능부전으로 혈액이 역류되고 있었다. 대동맥 직경과 좌심실의 직경을 비교한 LA/AO수치는 2.75로 평가됐다.반려동물의 심장초음파는 사람에 비해 검사하기가 훨씬 어렵다. 흉곽 안에 위치한 심장의 특성 상 갈비뼈 사이로 초음파를 밀착시켜야 심장을 관찰할 수 있다. 동물을 두 명의 간호사가 검사용 베드에 눕혀 30분 이상 달래가며 검사가 이루어진다. 심장초음파 전문의는 동물이 뒤척이거나 호흡하는 틈을 노려 심장의 운동 영상을 확보하고 평가한다. 체형이 작은 만큼 심장의 크기도 성인의 1/20에 불과하기 때문에 매우 정밀한 검진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루의 검사 결과들을 자세히 듣고 나서야 보호자는 루의 심장질환을 인정했다. 루가 복용하는 심장약은 기침증상을 줄여주고, 폐부종과 흉복수(가슴과 배에 물이 차는 것)를 예방하기 위해 꾸준히 먹으며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루 처럼 심장질환이 있는 반려동물의 식이 관리와 관리법을 소개한다. 동물이 과체중이라면 먼저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 심장의 혈액 방출력이 약해진 만큼 체형이 가벼워야 심장의 부담이 준다. 먼저 먹는량을 감량하여 체중을 줄이자. 체중을 10% 정도 줄인 후 가벼운 산책부터 운동량을 증가시켜 나갈 것을 권한다. 심장질환이 있는 반려동물에게 무리한 운동을 통한 체중 감량은 매우 위험하다.고체온은 심장에 해롭다. 더위 노출로 인한 체열 상승, 가둬두거나 묶어두는 개의 햇빛 노출, 실내 난방 등으로 반려견의 체온상승은 과호흡과 혈압상승을 동반할 수 있다. 개와 고양이는 체온이 상승하면 호흡을 통해 열을 발산시키려 하는데 이러한 과호흡이 오래되면 고체온증이 유발되면서 탈수와 혈압이 급상승해져 심장에 매우 위험하다. 추위를 느끼지 않을 정도의 환기가 잘되는 환경이 유리하다.수분은 충분히 공급한다. 탈수는 혈액의 점도를 높여 말초혈액 순환을 방해하며 혈압이 상승되어 심장에 부담을 준다. 넉넉하게 수분을 섭취하여 소변색이 맑아지는 것이 유리하다. 반려동물이 스스로 물을 잘먹지 않는 경우라면 사료를 물에 불려 먹일 수도 있다. 야채(브로컬리, 토마토 등) 를 잘 먹는 반려견이라면 익힌야채를 이용한 간식이나 스프를 제공할 수 있다. 과일은 당도가 높아 권장하지 않는다.가벼운 산책이나 놀이 운동은 권장한다. 산책 자체가 힘들정도로 심부전이 악화된 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적당히 심장에 부담주는 정도의 가벼운 산책이나 놀이운동은 심장에 이롭다. 심장도 근육이기 때문이다. 근육은 사용이 줄면 위축되며, 일정 정도 이상의 부담을 가하는 운동을 할 때 신진대사와 면역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동물이 행복해 하는 정도의 운동량이 적합하다. 내원하신 보호자분들에게 동물이 언제부터 아팠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최근이라고 답한다. 하지만 검사를 해보면 의외로 경과가 오래된 질병들이 많다. 검진 결과를 들으신 후에야 눈여겨 보지 못했던 증상들이 이전부터 관찰되어 왔음을 인정한다. 기침으로 내원한 루가 심장질환으로 밝혀지듯이 동물의 질병은 보이는 증상 만이 다가 아니다. 사람의 40대에 해당되는 6세 이후의 개와 고양이에게 건강 검진을 권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하고 있음을 양지부탁드립니다)

2020-05-06 07:22:55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고양이가 옮기는 질병, 알고보니 인간 책임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고양이가 옮기는 질병, 알고보니 인간 책임

나비(코숏·7살) 보호자가 첫 아이를 임신하여 축복받는 와중에 인터넷에 고양이를 멀리하라는 내용을 접하고 걱정스러워 병원을 방문했다. 검사 결과 나비는 지극히 건강했으며 임산부와 태아에 끼칠 염려는 전혀 없다고 설명드렸다.고양이가 인간에게 전파시키는 몇가지 질병들이 있다. 톡소플라즈마, 묘조병, 피부병이 잘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SFTS)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질병들의 공통점은 고양이가 병원체를 옮기는 매개 역활을 한다는 점이다. 역설적으로 고양이가 깨끗한 환경에서 지내면 인간에게 질병을 전파할 가능성은 희박해진다.톡소플라즈마는 임신 초기의 여성분들이 염려하는 질병이다. 쥐를 생식하는 고양이의 1% 정도가 분변으로 충란을 배출되며, 그 분변을 임신 초기의 여성이 만졌을 때 감염될 수 있다. 쥐를 먹지않는 반려고양이가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국내 여성들이 톡소플라즈마에 노출될 가능성은 고기를 덜 익혀 먹거나 농사와 야외 활동 시에 흙 속에 포함된 충란을 접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를 통한 톡소플라즈마 감염이 염려스럽다면 입자가 고운 벤토나이트 고양이 모래를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고양이가 변을 배설하면 마치 '맛동산' 과자처럼 표면에 붙어 변을 말려버리기 때문에 위생적이다. 그리고 화장실 청소는 매일 치워줘야 한다.묘조병은 고양이에게 할퀴거나 물렸을 때 바르토넬라 헨셀라(bartonella henselae) 균이 상처에 감염돼 상처부위가 잘 낫지않고 임파절이 붓고 열을 동반하는 질병이다. 이 균은 벼룩을 통해 감염되었거나 벼룩 배설물을 접촉한 고양이에게 잠복되어 있을 수 있다.. 위생적이지 못한 공간을 배회하는 집고양이의 10% 정도에서 이 균이 발견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예방은 쉽다. 중성화수술을 시켜주고 고양이가 외출하지 않도록 하면 된다. 혹여 낯선 고양이에게 할퀴었다면 경미한 상처라도 깨끗이 소독할 필요가 있다. 길냥이를 보살피는 캣맘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질병이다.고양이 피부사상균은 곧잘 사람에게 전파된다. 캣맘이나 보호소에서 봉사하시던 분이면 한 번쯤 경험하셨을 것이다. 공장식 사육 환경에서 자란 어린고양이에게 잠복돼 있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 감염되면 고양이를 자주 안는 팔이나 목부위에 특유의 원형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고양이가 치료되면 가족들의 증상도 자연히 호전되는 편이다. 새로 입양한 고양이는 수의사에게 검진받을 것을 권장한다. 피부검사와 곰팡이 배양검사를 통해 진단받을 수 있다. 의심되는 고양이에게는 약용샴푸를 처방되기도 한다.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SFTS)은 풀에 존재하는 작은소참진드기가 원인이다. 인간에게도 치명적인 질병인 만큼 고양이에게도 위험하다. 외출한 고양이 몸에 진드기가 숨어 옮겨올 수 있다. 진드기가 출몰하는 3월부터 11월 사이에는 고양이의 외출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외출해야 한다면 외부기생충예방용 목걸이 착용을 권장한다.고양이 카페 처럼 많은 수의 고양이가 어울리는 공간일수록 위생 관리는 더 철저해야 한다. 눈이 닿지않는 구석구석을 매일 청소하고 소독할 필요가 있다. 가정이라 하더라도 고양이 수가 많아지면 질병의 잠재 요인들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한다.고양이 공장식 사육은 여러 측면에서 금지돼야 한다. 뜰창에 가두어 키우는 밀집 사육은 그 자체가 고양이 학대이며 질병의 온상이기 때문이다. 생명을 경시하다보니 불법적인 자가치료와 약물 오남용이 빈번해진다. 이러한 행위들은 고양이를 입양하는 가족들의 건강 마저 위협한다.고양이를 사육하는 직업인이라 해서 고양이를 물건인양 취급해서는 안된다. 경제적인 논리와 사육자의 편의성을 고려하여 자가치료가 만연해져서도 곤란하다. 고양이와 개는 가축 이상으로 수 만년을 인류와 함께 동거동락해 온 반려동물로서 존중받고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 이제 국민 정서는 반려동물을 보살피고 배려하는 행동을 정의롭다고 인식한다. 우리가 아이들을 보살피며 행복해하는 이유와 같다.동물을 다루거나, 동물과 관련된 먹거리와 용품, 약품을 취급하는 모든 사람들이 동물복지와 관련된 소양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하고 있음을 양지부탁드립니다)

2020-04-28 18:30:00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동물병원의 동물스태프 이야기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동물병원의 동물스태프 이야기

우리 동물병원에는 동물들도 스태프 마냥 각각의 부서에서 자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해리(터키쉬앙고라, 7살)는 원장 대행이다. 접수대나 진료실 의자에 앉아서 내원하신 고객들과 동물환자들을 지켜보곤 한다. 은근히 수의사와 간호사들이 일 잘하나 감시하는 듯하다. 내가 진료 상담을 하면 곧잘 맞은편 쇼파에 앉아서는 상담 잘하나 지켜보곤 한다. 원장실이 비면 원장실 테이블을 차지하고 주인인양 행세하는 도도함이 있다.샤벳(친칠라, 7살)은 고객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천사 고양이다. 울적한 보호자에게 다가가 꾹꾹이를 해준다. 낯선 고양이가 자신을 위로해주는듯한 행동에 보호자는 엄청 감동받게 된다. 세면대에 앉아서 스태프들에게 "나 물 틀어줘"하며 기다리는 모습에 고양이가 맞나 의심해보기도 한다. 착하고 이뻐서 동물건강정보 팜플렛을 제작할 때는 모델 섭외 일순위다.이쁜 모습들과는 다르게 해리는 미용실에 맡긴 후 버려졌었고, 샤벳은 공영주차장을 배회하던 유기묘 시절이 있었다.다비(아비시니안, 2살)는 SBS 'TV동물농장'에 방송되었던 하천변에 버려진 10마리 품종묘들 중 마지막에 구조되었던 고양이었다. 높은 나무를 오르내리던 날쌘돌이라 자기가 기분내키지 않으면 만질 수가 없다. 가끔 진료실 문틈으로 빼꼼히 고개를 내밀며 "들어가도 되나?"라며 물어보는 듯할때가 제일 귀엽다. 의외로 병원을 방문한 고양이 환자들 곁에 다가가 위로해주는 재주가 있다.탄야(코숏, 4살)는 온몸이 까만 고양이다. 탄야도 'TV동물농장' 주인공이었다. 올무에 걸려 다리가 썩은 상태로 구조되었고 어쩔수 없이 한쪽 앞다리를 절단해야만 했다. 더군다나 탄야는 난치성 면역질환을 가지고 있다. 두 번이나 집중 치료로 고비는 넘겼지만 언제든 다시 재발할 수 있다. 뚱냥이에 한쪽팔은 없지만 날렵하게 뛰어따니며 가출이 특기다. 터줏대감인 해리랑 샤벳을 괴롭히는 악동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태프들은 유난히 탄야에게 너그럽다. 탄야의 천연덕스러움이 심각한 질병이 있다는 사실을 잊게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의외로 골수 팬들이 많은 이유이다.깜순이(잡종견, 5살)는 조제실 담당이다. 깜순이도 'TV동물농장' 주인공이였다. 폐가에 방치된 유기견 깜순이를 이웃 할머니가 보살펴주던 사연이었다. 하지만 깜순이는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극도로 높은 탓에 누구의 손길도 허용하지 않았다. 할머니가 키우기로 하셔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불과 한 달 뒤 다급하게 연락이 오셨다. 날쌔고 경계심 높은 깜순이를 도저히 감당못해 차라리 집 밖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했더니 어느날 항문이 탈장된 처참한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하셨다. 두차례에 걸친 큰 수술이 이루어졌다. 다행히 건강은 회복되었지만 마땅한 입양처를 찾을 수 없었다. 1층 입원실 한칸을 잠자리로 정해주고 자유롭게 다니도록 하였다. 병원 스태프들은 깜순이를 그냥 두었다. 깜순이는 간호사들이 자신을 괴롭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진 뒤에야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하였다. 아직도 반기지는 않지만 이젠 수의사와 간호사들의 손길 정도는 허용한다. 이제는 조제실과 처치실을 오가며 좋아하는 간호사 주변을 껌딱지 마냥 따라다닌다. 깜순이가 일을 도와주진 않치만 곁에 얌전히 있어주는 것 만으로도 간호사들은 대견해하고 즐거워한다. 여기까지 5개월이 걸렸다.동물병원 식구가 되어버린 유기견 유기냥이들이 스태프 마냥 동물병원에 기여하는 모습들이 신기하고 즐겁다.개와 고양이는 사람을 신뢰하면서 똑똑해지고 착해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해리와 샤벳, 다미, 탄야, 깜순이가 그 증거인 셈이다. 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하고 있음을 양지부탁드립니다)

2020-04-14 18:30:00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성장기 강아지의 갑작스런 통증과 마비(AAI)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성장기 강아지의 갑작스런 통증과 마비(AAI)

아름이(그레이하운드·5개월)가 갑작스럽게 통증을 느끼고 걷지를 못하여 내원했다. 보호자는 3일 전 어미견과 함께 산책하다가 갑자기 깨깽거리며 몸이 불편한 기색을 보이더니 서서히 보행이 불가능해지고 네 다리를 뻗는 마비증상이 나타났다고 했다.아름이에 대한 신경계 검사(neurological examination)를 우선 실시했다. 신경계 검사란 동물의 행동을 관찰하고 신체 각 부위를 촉진하며 감각의 인지 정도와 운동반응 정도를 평가해 신경의 이상 부위와 정도를 예측하는 검사 과정이다. 이러한 검사 과정을 통해 신경계와 관련된 증상인지를 감별하여 추가적으로 필요한 진단 검사를 선택하게 된다.아름이는 네 다리의 발목이 꺾여 발등으로 디디는 너클링(Knuckling)소견이 확연하였다. 이 증상은 가장 확인하기 쉬운 반응 검사로 자신의 몸의 감각을 느끼는 고유수용감각(Proprioception)이 약화되었기 때문에 발등이 바닥에 끌려도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네 다리의 보행 자세와 힘을 디디는 정도, 대칭성에 대한 평가를 위해 앞발로만 걷는 휠 배로잉(Wheel barrowing)검사와 뒷다리를 평가하는 익스텐셜 포스쳐 스러스트(Extential posture Thrust) 검사를 실시했다. 그 외 50여 항목의 신경계 평가 검사를 종합하여 아름이는 경추 디스크질환을 의심할 수 있었다.신경계 질병을 확진하기 위해서는 MRI검사가 가장 정확하다. 하지만 동물을 위한 MRI검사는 마취가 이루어져야 하며 높은 검사 비용이 부담되므로 보호자의 선택이 있어야 한다.아름이는 경추에 대한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첫 번째 경추(Atlas)와의 연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두 번째 경추(Axis)의 전방으로 길게 돌출된 뼈(Dens)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하여 발생한 성장기 경추디스크(AAI, Atalo-Axis Intaybility, 환축추아탈구)로 진단됐다.아름이는 2번 경추의 형성장애로 인해 디스크 소인이 잠재되어 있던 상황에서 충격이 가해져 척수신경의 압박이 현저해진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제서야 보호자분들도 아름이가 간헐적으로 깨갱거리며 소릴내었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으셨다.아름이 보호자에게는 몇가지 주의를 드렸다. 과체중, 무리한 운동은 당분간 피하고, 함께 지내는 개들로인한 갑작스러운 충격을 겪지 않도록 당부드렸다. 아름이가 통증이 줄어들고 보행이 가능해지면 서서히 가벼운 산책부터 가볍게 달리는 운동은 허용해 주실 것을 당부드렸다. 성장기 강아지는 걷고 달리는 과정이 뼈의 성장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아름이는 약물 복용과 목 보호를 위한 가벼운 목부목을 착용하였으며 나날이 호전되어 한달 뒤 예방접종을 하러 온 아름이는 늠름한 그레이하운드로 변해있었다.성장기 강아지가 뼈의 형성 장애로 유발되는 질병이 많다. 슬개골탈구, 경추 디스크, 관절 이형성증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렇듯 다양한 선천성 골관절 질환들은 걸음걸이의 이상이나 통증을 유발시킨다. 성장기 강아지가 통증이나 보행이상을 호소한다면 신경계검사를 우선 받으실 것을 권장드리는 이유이다. 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하고 있음을 양지부탁드립니다)

2020-03-31 18:00:00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개 목줄과 주인의 방임이 빚어낸 잔인함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개 목줄과 주인의 방임이 빚어낸 잔인함

3월 말, 대구경북의 코로나19의 기세는 여전하다.전화가 왔다. 상주에서 공장 주변을 배회하는 유기견 두 마리가 있는데 목줄이 살을 파고 들어가 고통스러워 하고있다는 상담이였다. SBS 'TV 동물농장'에서 자주 방영되던 안타까운 구조 상황이었지만 당장 외부의 동물보호단체들의 도움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다행히 의뢰인이 유기견들을 달래어 구조하고 인근 동물병원에서 목줄을 제거하는 응급 수술은 받았지만 그 상처가 너무 심각하여 필자가 운영하는 동물병원으로 재차 이송하게 되었다.병원에 도착하자 살 썩는 냄새가 진동하는 심각한 상황에서 잠시 해프닝이 있엇다. 의뢰인이 유기견의 이름을 코로와 로나로 등록하셨기 때문이다. 위트있는 호칭에 예민해져있던 스텝들도 웃으며 코로와 로나를 더 애틋하게 돌볼 수 있었다.둘다 같은 종류의 목줄에 의해 유사한 상처가 발생한 것으로 보아 코로와 로나는 한배 강아지로 추정된다. 강아지 때 주인이 목줄을 묶어 두었다가 방치된 것이었다. 주인의 방임이 얼마나 잔인한 결과를 초래 할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였다.목줄이 옥죄어져 살을 파들어가며 형성된 넓은 피부 괴사 부위는 한번의 수술로 완치가 어려웠다. 감염을 방지하며 살이 차오를 때 까지 하루 2번 아픈 상처를 소독하고 재생 붕대를 교체해야 했다. 목줄로 인한 아픔 만큼이나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높았었던 코로와 로나도 치료가 반복되자 이제는 수의사들에 대한 경계심이 누그러지며 상처를 내어주는 모습이 대견스러웠다.어릴 적 내 기억 속의 개를 떠올려보았다. 흰둥이, 뽀삐라 부르며 마당을 뛰어다니던 모습이 그려지더니 이내 마음이 아려진다. 그 개들의 마지막 모습들이 기억나지 않기 때문이다. 먹고 살기 힘든 시절 개는 아이들의 노리개이자 집지킴이었고 어느 순간 경제적으로 도움되는 가축이었던 것이었다. 2020년, 선진국이라 자부하는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40년 전에 개를 가축으로 대하던 관습이 남아있다는 현실이 부끄러워진다마당에 묶여진 개는 좁은 철장에 갇힌 개들 만큼이나 불안해한다. 묶어둔 개가 자신을 반긴다고 개를 잘 보살피고 있다는 생각은 큰 착각이다.자녀를 자신의 소유물처럼 취급하고 인격체로 대하지 않는 부모는 처벌받는다. 개를 묶거나 가두어 최소한의 권리마저 제한하는 소유주는 동물학대 행위로 처벌받아야 한다. 과거의 보편적인 관습이라 하더라도 사회적 공감대를 통해 인간답지 않은 행동들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이유는 명백하다. 생명에 대한 배려가 인간다움이기 때문이다.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이 잠재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해치는 반사회적 범죄자로 발전할 경향이 높다는 미국 FBI의 지침도 과거보다 더 엄격하게 동물을 학대하는 관습들을 개선시켜 나갈 근거라 할 수 있다.개를 묶어 키우는 관습이 더 이상 보편화 되어서는 안되며, 본의 아니게 개를 학대하는 소유주로 비난받을 수 있음을 명심하자.

2020-03-24 18:00:00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간암 수술 받는 반려동물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간암 수술 받는 반려동물

통이(말티즈·10세)가 산책 중에 갑자기 주저 앉으며 헥헥거리기 사작하더니 밤사이 약한 경련이 있었다며 병원을 방문했다. 매우 건강하고 활동적인 반려견이었기에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에 가족들도 많이 놀랐다. 통이의 혈액검사 결과는 간수치가 심각했였고, 담관과 췌장 주변으로 급성 염증이 진행된 상태였다.통이의 X-ray(엑스레이) 검사에서는 간의 비대가 관찰됐으며, 초음파 검사에서는 좌측 간엽에 거대한 간종양(5×6cm)이 발견되었다. 그 외에도 담낭에는 슬러지가 과형성되어 있었으며 비장에도 작은 종양이 발견되었다. 통이는 간종양이 과성장하면서 주변 간조직을 압박하고 담도관과 췌장 등의 주변 장기에 염증을 유발, 그로 인한 통증으로 인해 경련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간종양 수술이 적합한지를 검토하기 위해 CT검사가 이루어졌다. 다행히 통이의 경우 간종양이 좌측 간엽에 국한되어 있었으며, 주변의 임파절로 전이된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 간암 수술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에게도 매우 위험한 수술이기에 보호자와 충분한 상의와 동의 후 수술이 결정됐다. 간종양외에도 담낭과 비장이 적출되는 큰 수술이었지만 다행히 통이는 힘든 수술을 잘 버텨주었고 수술 후에는 빠르게 회복돼 일주일 후 퇴원할 수 있었다.통이의 종양 조직검사 결과는 간세포암(HCC, Hepatocellular carcinoma)으로 진단됐다. 다행히 임파절로 전이가 관찰되지 않았을 때 광범위한 간엽 절제술을 실시하면 비교적 예후가 좋은 간암으로 평가됐다. 물론 정기적으로 암 추적 검사는 필요하다.암은 사람이나 동물에게서나 여전히 난치성 질환이다. 사람은 자신이 불편함을 인지하고 병원을 찾기 때문에 비교적 빠른 시기에 암 진단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동물이 암으로 인한 증상을 호소할 때는 안타깝게도 심각한 단계가 대부분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정기검진이 암 조기진단에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이유이다.6세령 이상의 반려동물은 매년 정기검진을 권장한다. 사람으로 비교하자면 50대 이후 5-7년마다 정기검진을 받는 셈이다. 10세령 이상의 반려동물은 6개월마다 정기검진을 권장한다. 사람으로 비교하자면 70대 이후 어르신이 3년마다 정기검진을 받는 것과 유사하다.노령동물의 정기검진은 혈액검사, Xray검사, 초음파검사가 기본적으로 이루어진다. 기본 건강 검진에서 이상이 의심될 경우 호르몬 검사, 심장검사, CT/MRI검사 등이 추가될 수 있다.반려동물의 수명이 늘수록 동물의 질병도 인간의 질병을 닮아가고 있다. 더 정확한 예후 판단을 위한 검사들은 더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 노령동물을 위한 정기검진과 종양질환을 대비하는 동물의료보험이 하루빨리 보편화되기를 소망해 본다.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 동물농장 수의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고양이,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동물병원 24'를 연재한다.

2020-03-17 18:00:00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코로나19, 반려견에게 마스크 착용은 스트레스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코로나19, 반려견에게 마스크 착용은 스트레스

하니(푸들·4년) 보호자분이 물으셨다. "홍콩에서 확잔자 가족의 반려견에게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던데 반려동물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되나요?"나는 "아니요"라고 답변드렸다.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까지 반려동물에게서 코로나19가 전파되어 증상을 유발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홍콩에서 확진자가 돌보던 개의 입, 코, 항문 등에서 샘플을 수집해 검사한 결과 코로나19에 대한 약한 양성(weak positive) 반응이 나왔다는 보도는 있있다. 하지만 이는 확진 사례가 아니며, WHO는 반려동물이 확진자와의 접촉을 통해 바이러스를 재전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조사중이라고 밝히고, 지나친 불안감을 가지지 말라고 충고했다.두부(닥스훈트·6년) 보호자분이 물으셨다. "산책할 때 반려견 마스크를 해줘야 하나요?"역시 "아니요"라고 답변드렸다.뉴스에서 반려견에게 마스크를 착용 시킨 이미지들은 코로나19 와 반려견의 연관성을 설명하고자 연출된 이미지들이 대부분이다. 개가 산책하는 과정에서 운동량이 증가하면 체온이 상승하는데 호흡을 통해 열을 발산한다. 사람들이 땀을 흘려 체온을 낮추는 것처럼 개는 혀를 길게 내밀고 빠른 호흡을 통해 체열을 방출시킨다. 그래서 산책을 하거나 움직이는 반려견에게 마스크 착용시키는 것은 호흡 곤란과 고체온증을 유발하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대구시는 3월 현재, 인구대비 코로나19 확진자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시 중의 하나가 되었다. 확진자들의 발생이 높은 구역에서는 반려견의 산책이 조심스러워지게 마련이다.WHO, 세계소동물병원협회(WSAVA), 한국동물병원협회(KAHA) 모두 반려견을 통한 인체 감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누구든 반려동물을 만지고 난 후에는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반려견이 산책을 마친 후에는 발바닥을 소독제가 포함된 물수건으로 깨끗이 닦아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세계소동물수의사협회(WSABA)는 확진자와 함께 있었던 반려동물이 아프다면 먼저 보건당국에 신고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보건당국(질병관리본부)의 허가없이 동물병원을 먼저 방문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한다. 치료에 급급하여 동물병원을 먼저 내원하게 되면 동물병원의 수의사와 의료 스태프들의 진료 업무가 중단되고 다른 반려동물들이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가 확진자가 돌보는 반려동물의 관리와 치료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시급히 마련되어야 하는 이유이다.과거에는 반려동물에 대한 막연한 편견으로 인해 반려동물들이 집단 유기되는 사태들이 있었다. 반려동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수록 반려동물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를 줄이고 산책 전 후 위생관리에 더 많은 배려를 할 필요가 있다. 반려동물을 포함한 우리 가족의 건강 뿐 아니라 이웃의 건강도 배려하는 사회적 의무라 할 수 있다.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 동물농장 수의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고양이,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동물병원 24'를 연재한다.

2020-03-10 18:00:00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코로나19로 외출 어려운 반려견 건강관리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코로나19로 외출 어려운 반려견 건강관리

내가 근무하는 동물병원은 대구에 있다. 2월 말 현재 대구는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해 있으며 외출 자제령이 내려져 있다.창이(포메라니언, 8년생) 보호자한테 전화가 왔다. 보호자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되어 가정에서 2주간 자가 격리되어 있는 처지였다. 창이가 곁에 있어 위안이 되고 왔지만 하루 2회 이상 외출을 하던 창이가 실내에만 갇혀있다 보니 4일째 먹지도 않고 배변도 보지 않으며 몸을 떨고 있다며 걱정하셨다. 실외에서 규칙적으로 배변하는 반려견이 갑자기 외출을 멈추게 되면 실내에서 대소변을 참으려는 경향이있다. 심지어는 창이의 경우처럼 물과 음식물을 거부하기도 한다.창이 보호자는 지인분을 통해 창이를 동물병원으로 보내야할 지, 창이를 보내면 병원에서 진료가 가능한지를 물어보셨다. 난감했다.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하는 격리 가족의 반려견을 진료할 경우 동물병원에서 바이러스 확산 예방을 어떻게 해야할 지, 위급하게 진료를 했다면 다른 동물환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난감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동물병원의 대응메뉴얼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창이 보호자에게는 전화 상담을 통해 건강 관리 방법을 조언드리고 창이에게 필요한 약물을 처방하여 대리인이 받아가시도록 권해드렸다. 다행히 창이는 다음날부터 대소변을 보기 시작하며 안정을 찾았다지만 상황이 나빠졌더라면 어떻게 대응했어야 할지 여전히 난감스럽다.코로나19로 인해 반려견에게 외출을 못시키는 가족들에게 반려견의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 관리에 도움될 수있는 실내 건강관리 방법들을 소개해볼까 한다.1. 식사량 감량과 체중 유지외출이 제한된 반려견에게는 평상 시 식사량의 20%는 감량시킬 것을 권장한다. 실내 반려견의 활동대사량이 20% 이상 감소하기 때문이다. 평상 시 식사량의 50%만 식기에 제공하고 30%는 탐색놀이(노즈워커)를 통해 제공한다.2. 탐색놀이(노즈워커)평상시 식사량의 30%는 탐색놀이(노즈워커)를 통해 제공하는 것이 좋다. 식사량이 줄어들면 반려견은 후각을 이용한 먹이 탐색 본능이 발달한다. 이럴 때 사료를 한 알 씩 마치 보물찾기하듯이 숨겨두자. 수건 아래나 쇼파 틈새에 사료를 한 알 씩 숨겨두는데도 반려견은 쉽게 사료를 찾아낸다. 서서히 난이도를 높여보자. 수건을 서너 겹 접어서 사료를 숨기기도 하고 수건을 묶어서 숨겨보기도 한다. 반려견이 5분이던 10분이던 집요하게 사료를 꺼내려 애쓰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난이도가 높은 다양한 노즈워커 장남감을 활용할 수 도있다. 난이도가 높아질 수록 반려견의 호기심과 집중력이 증가하며 이 과정 자체가 반려견에게는 사냥 탐색놀이 운동이 된다.3. 교감놀이"기다려" 라는 명령어를 따르면 극소량의 사료나 간식을 보상한다. "손" "앉아" "엎드려" 정도의 명령어는 대부분의 반려견이 보상을 통해 쉽게 습득할 수 있다. 어느 정도 명령어에 대한 교감이 이루어진다면 이제는 목소리 대신 손짓이나 몸짓으로 교감되도록 유도하자. 다음단계는 손짓을 줄이고 눈빛이나 표정으로 교감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자. 반려견 마다 집중력의 차이는 있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반려인과 더 많이 교감하는 반려견은 행복하다.4. 마사지와 관절운동실외 운동이 줄어들면 반려견의 허리와 다리, 엉덩이 근육이 위축된다. 근육의 위축은 반려견 건강의 위험 지표라 할 수 있다. 장남감을 던지고 물고, 당기기 등을 통해 근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운동량이 적은 실내 반려견이라면 관절의 이완과 수축운동(MOM)을 반복해 주실 것을 권고드린다. 마사지와 관절운동은 반려견의 혈액순환과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5. 수분섭취 늘리기익힌 야채샐러드를 먹이로 주면 좋다. 익힌 야채(브로컬리, 양배추, 당근 등)를 소량의 습식캔에 버무려 셀러드처럼 제공할 수 있다. 수분섭취가 목적이지 체중 증가가 유발할 정도로 열량을 높여서는 안된다. 수분 섭취의 증가는 소변을 희석시키고 배뇨를 촉진시킨다. 또한 먹지 않더라도 야채를 씹는 과정 만으로도 스트레스 해소와 치아 위생에 도움이 된다.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 동물농장 수의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고양이,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동물병원 24'를 연재한다.

2020-02-25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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