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달해의 엔터인사이트] 관련 기사 목록입니다.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라미 말렉'. 아카데미시상식 홈페이지

[정달해의 엔터인사이트] 고지식했던 아카데미 시상식, 다양성 존중 의지 보여

국내 극장가를 뒤흔들며 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의 영예를 누리며 화려하게 대미를 장식했다. 프레디 머큐리 역을 소화한 주연배우 라미 말렉은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오스카 수상 배우'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됐다. 세계적으로 얼굴과 이름을 알리게 된 첫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까지 수상하는 행운의 주인공이 된 셈이다. 마블의 블록버스터 슈퍼히어로물 '블랙팬서'도 이 장르의 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작품상 후보에 오른 데 이어 무려 3개 부문의 상을 휩쓸어 눈길을 끌었다. 영화 '로마'도 감독 알폰소 쿠아론에 안겨준 감독상을 비롯해 총 3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그린북' 역시 작품상과 남우조연상, 각본상을 휩쓸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수년에 걸쳐 불거진 인종차별 논란을 의식한 듯 흑인과 백인이 조화롭게 무대에 올랐으며, 수상자와 수상작 선정에 있어서도 특유의 보수적인 아카데미 취향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존중하려 노력한 흔적을 보여줬다. ◆'보헤미안 랩소디', 아카데미 다관왕 등극지난 25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작품은 단연 '보헤미안 랩소디'였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9천5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인 이 영화는 국내에서도 관객수 1천만 돌파를 목전에 뒀을 정도로 크게 성공하며 그룹 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감독 브라이언 싱어가 성추문에 휘말려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그 외에 이 영화를 둘러싼 부정적인 요인은 없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보헤미안 랩소디'는 남우주연상, 음향편집상, 음향효과상, 편집상을 수상하며 4관왕이자 제91회 행사 최다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라미 말렉은 무대에 올라 "이 자리에 와주신 어머니에게 감사드린다. 돌아가신 아버지도 제 모습을 보고 계실 것 같다"면서 "제게 기회를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룹 퀸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전설의 작은 부분에 동참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어린 시절 내게 이런 일이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이민자 출신으로 절대 포기하지 않고 앞길을 개척했던 프레디 머큐리처럼 나 역시 이집트 이민지 출신으로 이 이야기에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했다"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또한, "루시 보인턴이 이 영화의 중심에 있었고 나를 사로잡았다"면서 실제 자신의 여자친구인 배우 루시 보인턴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루시 보인턴은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라미 말렉이 연기한 프레디 머큐리의 연인 메리 오스틴을 연기했다. 라미 말렉과 루시 보인턴은 극중 연인관계를 연기하다 실제 커플로 발전했다. 라미 말렉은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자신이 호명되자 옆자리에 있던 루시 보인턴에게 입을 맞추며 연인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특히 이날 라미 말렉의 남우주연상 수상은 '바이스'의 크리스천 베일, '스타 이즈 본'의 브래들리 쿠퍼, '그린북'의 비고 모텐슨, '앳 이터너티스 게이트'의 월렘 대포 등 쟁쟁한 명배우들과의 경합에서 이긴 결과라 더욱 화제가 됐다. 2005년 '워 앳 홈'으로 데뷔한 라미 말렉은 '보헤미안 랩소디' 한 편으로 전 세계 관객들에게 이름과 얼굴을 명확히 각인 시킨 것은 물론, 배우로서 최정상 위치에 오르며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2005년 '워 앳 홈'으로 데뷔해 주로 조연 캐릭터를 연기하던 라미 말렉은 '미스터 로봇' 등의 드라마의 주연급 캐릭터를 맡으며 미국 내에서 입지를 다졌다. 2017년작 '빠삐용'에서 주연급 캐릭터 드가를 연기했고 북미를 넘어 아시아권에서까지 성공한 영화의 주연으로 나서 자신을 알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톱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네 번이나 노미네이트에 그쳤다가 다섯 번 만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쥘 수 있었다. 그 정도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받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그 어려운 걸 라미 말렉이 단번에 해냈다. ◆인종차별 논란 의식한 듯 다양성에 중점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특히 다양한 인종과 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에 주목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백인 위주의 시상식이라고 비난 속에 급기야 흑인 영화인들이 보이콧까지 선언하던 아카데미의 바뀐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 주력하는 듯 했다.일단 수상작과 수상자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의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뒀는지 잘 알 수 있다. 먼저 작품상을 수상한 '그린북'은 천재 피아니스트로 알려진 흑인 음악가 돈 셜리와 허세로 똘똘 뭉친 운전기사 토니의 우정을 그린 영화다. 흑인이 백인 주류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다뤘으며 무엇보다 실화를 영화화해 눈길을 끌었다. 4관왕의 영광을 누린 '보헤미안 랩소디'도 이민자 출신 프레디 머큐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다. 3개 부문의 상을 받은 '로마' 역시 멕시코 출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멕시코 배우들과 멕시코 로케이션을 통해 완성시킨 작품이다. 게다가 '로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으로 극장 개봉을 우선시해 만들어진 타 영화와 궤를 달리했다는 차원에서 노미네이트됐을 때부터 자격 요건에 대한 찬반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어찌됐든 '로마'에 주요 3개 부문 상을 몰아주며 가치를 평가했다는 것은, 아카데미가 그들만의 고지식한 주관을 버리고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받아들이려 노력했다는 차원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이라 부를 만 하다. 인종 문제를 벗어나 또 다른 의미에서 다양성을 추구했다는 흔적을 남긴 셈이다.같은 맥락에서, 흑인 슈퍼히어로를 내세운 '블랙팬서'의 3개 부문 수상 역시 짚고 넘어갈 만하다. 이 영화는 작품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가 의상상, 미술상, 음악상 등 3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비록 작품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슈퍼 히어로를 등장시킨 블록버스터 영화로 이 부문 후보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완성도 면에서 인정받았음을 입증한 셈이다. 슈퍼히어로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에 오른 것 자체가 처음이다. 게다가 흑인 캐릭터들을 부각시킨 영화로 의상상, 미술상, 또 흑인들의 전통적인 리듬을 가미한 사운드로 음악상을 받았다는 것 역시 아카데미의 다양성 존중에 대한 취지가 적절히 반영된 결과로 해석가능하다.그 외에도 이번 시상식에서는 남녀조연상도 흑인배우들에게 주어졌다. 남우조연상이 '그린북'의 마허샬라 알리에게, 여우조연상은 '이프 빌스트리트 쿠드 토크'의 레지나 킹에게 돌아갔다. 각색상을 받은 스파이크 리 감독의 '블랙클랜스맨'도 흑인 인종차별 문제를 다룬 영화다.또한, 전체 시상자의 절반을 흑인 배우들과 영화인들로 채운 시도 역시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주목할만한 작품이나 배우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각 부문 노미네이트 대상에 백인들만 내세워 비난받던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로 처음 후보에 오른 배우 올리비아 콜맨의 여우주연상 수상도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국내에는 물론이고 미국 내에서도 인기나 유명세와 거리가 있는 배우였지만 이번 영화로 단번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손에 쥐며 주목받게 됐다. 콜맨은 이 영화로 베니스국제영화제와 영국 아카데미, 미국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까지 휩쓸었다. 아카데미 역시 콜맨의 손을 들어줬다.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이례적으로 MC 없이 진행됐다. 여러모로 변화의 의지를 보여준 대목이었다. '스타 이즈 본'의 감독이자 주연배우로 1인 2역을 해낸 브래들리 쿠퍼와 이 영화의 여주인공을 맡은 가수 레이디 가가의 축하무대 또한 시상식을 빛나게 만들어주기에 충분했다.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2019-02-27 11:15:32

SBS '황후의 품격'

[정달해의 엔터인사이트] '황후의 품격' '조들호2', 문제적 드라마의 문제점은?

KBS 2TV '동네변호사 조들호2 : 죄와 벌'과 SBS '황후의 품격'이 각종 논란에 휘말리며 '문제적 드라마'로 낙인찍혔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비정상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전개와 이를 둘러싸고 촬영 현장에서부터 들려온 애매모호한 소문 때문이다. 그 소문 중에서는 실제로 확인된 '팩트'도 있다. 내용상의 문제는 KBS의 주말극 '하나뿐인 내 편' 역시 마찬가지다. 갈수록 '막장 지수'가 높아지고 있는 전개 때문에 시청자 게시판이 비난으로 도배되고 있다. 촬영 현장의 여건이 어느 정도 개선되면서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 쏟아지며, '막장극의 소재'로 전락할 수 있었을법한 내용도 연출자의 적절한 손재주에 의해 그럴싸한 완성품으로 가공되고 있는 것이 현 드라마계의 현실이다. 그저 뻔한 시청률 올리기를 위해 막장극을 만드는 경우가 드물고 이젠 노력 여하에 따라 좋은 작품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완성도 떨어지는 드라마가 나오거나 방영 중 갖가지 부정적인 이슈가 외부로 알려지는 건 현장에서 그만큼 갖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조들호2', 제작 과정에서 갖은 잡음 발생KBS 월화극으로 편성된 '조들호2'는 주목도 높은 배우 박신양과 고현정이 투톱으로 나서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됐던 드라마다. 방영 초기에만 해도 6%대 시청률로 상승세를 보이고 배우들의 연기력에 대한 호평을 끌어내며 선전하는 듯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엉성한 스토리로 도마 위에 오르더니 시청률이 5% 아래로 떨어졌다.심지어 주연배우 박신양의 허리부상으로 촬영이 중단되더니 이어 주요 조연 라인이었던 조달환과 이미도가 돌연 하차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됐다. 제작진은 스토리상 예정된 하차일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막상 두 배우 측에서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달환과 이미도 뿐 아니라 원로배우 변희봉 역시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역시 제작진은 흐름상 자연스러운 퇴장이며 갑작스럽게 진행된 중도하차가 아니라는 설명을 내놨다.그런데 배우들의 돌연 하차 소식이나 박신양의 허리부상으로 인한 2주간의 결방 등 이미 일어난 사건보다 더 문제가 되는 건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와 재미에 대한 부분이다. 앞서 '조들호' 시즌1은 능글능글하면서도 매력적인 주인공 캐릭터의 특징을 강조해 시선을 끌고 명확한 권선징악 스토리로 통쾌함을 안겨줬다. 이에 비해 시즌2는 내러티브 자체가 애매하게 진행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고현정과 박신양을 투 톱으로 내세운 건 좋은 카드였지만 이들이 연기하는 캐릭터들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 개별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시키지 못하고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도 못한다. 어딘가에는 그 이유가 있다.일단, 이 드라마는 극 전체를 책임지고 끌고 가는 메인작가가 없다. 최근 산으로 가는 내용과 관련해 작가가 교체됐다는 말이 돌았는데도 제작진은 '원래 여러 작가가 팀을 이뤄 집필하고 있으며 메인작가는 없다'라는 답을 내놓으며 상황을 무마했다. 연출은 '적도의 남자', '흑기사' 등을 연출한 한상우 PD가 맡고 있다. 스타급 연출자는 아니지만 전작을 살펴보면 극을 이끌고 가는 솜씨나 캐릭터를 다듬는 능력에 모자람은 없다. 에피소드 위주로 스토리를 짜고 있는 '조들호2'의 독특한 집필방식은, 사실 연출자가 이 부분을 수용하고 아우르겠다고 마음먹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로 요즘은 몇몇 작품에서 드라마 연출자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각본을 짜기 위해 신인급 작가를 기용하는 경우가 있고 이런 방식의 성공 케이스도 이미 나왔다.그런데, 결과적으로 '조들호2'는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 외에도 현장에서 일어난 불화에 대한 소문 등 잡음에 휩싸이며 기존 드라마 팬들의 외면까지 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배우와 작가, 연출자가 서로 융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치열하게 각자의 분야에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다 이견이 생겨 대치할 순 있겠지만 아예 섞이지 못해 불협화음을 낸다면 큰 문제다. 튀는 음을 잡아내고 듣기 좋게 화음을 만들어내는 지휘자 역할을 할 사람이 어떠한 이유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면 더 큰 문제다.참고로 박신양은 실력 면에서 필자가 굉장히 좋아하는 배우다. 지금도 허리 수술 후 목발을 짚은 채 촬영을 강행하고 있는 프로페셔널이다. 다만, 능력에 비해 박신양이 출연하는 작품 촬영장에서는 유독 작품 외적으로 갖은 잡음이 많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것도 꽤나 비슷한 상황이 데자뷰처럼 반복된다. 고현정은 지난번 드라마 '리턴'의 주인공 캐릭터를 놓고 돌연 하차해 논란의 중심에 섰는데 차기작인 '조들호2'가 또 다시 부정적인 이슈로 허덕이고 있다. 어쨌든 '조들호2'가 봉착한 문제의 원인이 뭔지는 알 것 같다. 하지만 더 이상의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더 이상 언급은 하지 않으려 한다. ◆'황후의 품격', 결국 막장의 정석 보여줘사실 '황후의 품격'은 초반부만 해도 꽤 신선한 시도로 보였던 드라마다. '아내의 유혹',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언니는 살아있다' 등 소위 연속극 형태의 '막장드라마'의 대모로 불리는 김순옥 작가가 집필한 최초의 미니시리즈로 기존의 김작가 스타일에 세련미를 더해 은근히 매력적인 작품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물론, 설정 자체가 과한 면이 있었고 요즘 어떤 미니시리즈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방식의 파격적인 전개를 보여주긴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김순옥 작가 특유의 단순명료한 캐릭터들과 사건들로 몰입도를 높였고 장나라와 최진혁 등 미니리시즈 주연급 배우들을 투입해 전반적인 이미지를 고급스럽게 포장하는 전략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기도 했다. 극 중간에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재미를 높이는 등 새로운 시도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그런데 결국은 중반부에 이르면서 '막장드라마' 특유의 뻔한 전개가 고스란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연출 역시 마찬가지다. 초반에만 해도 톤 자체를 세련되게 끌고 가려는 느낌을 주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케케묵은 연속극 촬영방식을 사용해 고민없이 찍어내는 듯한 뉘앙스를 남기기 시작했다. 시청률은 일찌감치 15%에 육박하며 최근 지상파 미니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평가 면에서 '결국은 시청률 때문에 찍어낸 막장극일 뿐'이란 비난을 받기에 적합하다. '막장드라마'에 쓰일 법한 파격적인 설정을 가져가면서도 치밀하게 완성도를 끌어올려 좋은 평가를 받아낸 '품위있는 그녀' 등의 작품과 완벽하게 다른 노선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욕 먹을 걸 각오하면서도 김순옥이나 임성한 작가 등을 기용해 '막장드라마'를 내보내 시청률을 잡던 과거 지상파의 진부한 전략일 뿐 별 다를 것이 없었다는 말이다.최근에는 4회 연장을 확정지으면서 남자주인공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최진혁을 특별한 설정도 없이 돌연 하차시키는 기괴한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최진혁이 이미 예정된 스케줄 때문에 연장 촬영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남자 주인공 없는 연장방송을 포기하는 것이 맞는데, 오히려 제작진과 방송사는 시청률 높은 드라마를 더 길게 방송해 광고수익을 올리는 방향을 택했다. 욕 먹는 대신 돈은 벌고 '우리가 만든 건 막장드라마가 아니다'라고 '정신승리'하는 전략. SBS가 꽤 오랫동안 활용했던 위기극복 대책이다.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소재와 설정도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해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데 그런 노력을 아예 하지 않았다는 자체가 아쉽다. 그런데도 '황후의 품격' 팀은 드라마의 성공을 자축하며 포상휴가를 떠난다.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2019-02-20 12:19:01

MBC 드라마 '아이템'

[정달해의 엔터인사이트] 2월 월화드라마 신작 맞대결, 승자는?

SBS와 MBC, 그리고 JTBC가 지난 11일 동시에 새 월화극을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다. 이미 10% 돌파를 앞두고 있는 tvN '왕이 된 남자', 그리고 주연배우 박신양의 허리부상으로 촬영이 중단됐다가 최근 방송 재개된 KBS 2TV '동네 변호사 조들호2'와 맞붙는 상황이다. tvN과 JTBC가 9시 30분, 그리고 지상파 3사는 10시에 일제히 월화극이 방영돼 총 방영시간 중 30분 동안은 방송 5사의 드라마 시간대가 겹친다. 완벽한 동시간대 경쟁은 아니지만 서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SBS의 월화극 타이틀은 사극 '해치', MBC는 스케일 있는 판타지 소재 '아이템'이다. JTBC는 타임루프 설정을 활용한 '눈이 부시게'를 새 월화극으로 내놨다. 새 월화극 세 편 중 일단 먼저 승기를 잡은 건 '해치'다. 충성도 높은 고정 시청자층을 거느린 사극 장르답게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재미와 완성도 면에서 '눈이 부시게'에 대한 평가가 좋아 향후 만만찮은 승부가 예상된다. '아이템'은 세 편의 신작 중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SBS '해치', 정통사극 표방하며 시청자 모아'해치'는 미니시리즈 시간대에 방송되는 드라마 중에서는 오랜만에 만나보는 정통사극이다. 최근에는 대개 젊은 배우들을 기용해 재기발랄한 스토리를 다루던 퓨전사극이 대세였지만, '해치'는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을 기반으로 내러티브를 풀어낸다. '이산'과 '마의' '동이' 등 특히 정통사극에서 남다른 필력을 보여줬던 김이영 작가가 '해치'의 각본을 집필한다.내용도 매력적이다. 조선 임금 계보에서 가장 많은 스토리를 가진 인물 중 한 명인 영조를 중심에 내세운다. 물론 그동안 수많은 사극에서 영조를 보여주고 다각도의 해석을 내놨던 건 사실이다. 그래서 영조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을 때 특별할 게 없는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유달리 학문에 집착했던 인물, 탕평책을 실시하며 왕권강화를 도모했던 왕, 그리고 훗날 자신의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인 비정한 아버지 등 영조를 말할 때 흔히 떠오르는 내용들이 이미 드라마와 영화 및 각종 저서 등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는 상황이다.하지만 이번에 '해치'는 좀 다른 쪽에 시선을 둔다. 영조가 왕이 되기 전, 즉 연잉군으로 불리던 왕자 시절을 다루며 그가 난관을 뚫고 왕위에 오르는 과정에 집중한다. 애초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나 왕이 될 수 없는 신분을 가진 연잉군이 온갖 장애물을 넘어서며 왕이 되기까지의 험난한 역경을 스펙타클하게 그려내고 있다.KBS의 대하사극이 보여주던 정통적인 사극 톤이 아니라 젊은 층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센스있는 연출을 가미했다. 젊은 연기자들로 주요 출연진을 구성한 것 역시 눈에 띄는 부분이다. 주인공 캐릭터인 연잉군 이금 역에 정일우를, 조력자 박문수 역에 권율, 그리고 또 다른 조력자인 다모 여지 캐릭터에 고아라를 캐스팅했다. 사극 경험이 많거나 혹은 적당히 무게감 있는 배우를 중심에 세우던 기존의 사극 캐스팅 방식에서 벗어난 행보다. 종종 발성에 대한 지적을 받았던 정일우에게 메인 캐릭터를 주고 역시 정통사극이나 무술의 달인 캐릭터에 어울리지 않을 듯한 고아라를 데려온 것 때문에 우려의 시선을 받기도 하는 상황이다. 초반부에 미스 캐스팅 논란이 불거지진 않았으니 안정적으로 극에 녹아들면 자연스레 해결될 일이다.역사교육과 출신으로 조선 역사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김이영 작가의 몰입도 높은 필력과 함께 '해치'는 1회 6%(닐슨코리아 전국), 2회 7.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사극에 충성도 높은 중장년층을 끌어들이면서 젊은 층까지 포용하는 데에 일단은 성공했다. ◆MBC '아이템', 판타지 블록버스터로 젊은 층 공략'아이템'은 '해치'에 비해 좀 더 젊은 시청자 층의 눈높이를 맞춘다. 동명웹툰을 드라마화했으며 첨단 무기와 초능력 등의 설정이 등장하는데다 전반적인 액션의 스케일도 큰 편이다. 촬영과정에서는 물론이고 꽤 많은 분량의 CG까지 포함해 적지 않은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최근 '신과 함께' 시리즈는 물론이고 '공작' 암수살인'에 '킹덤'까지 최근 출연작을 줄줄이 히트시키며 주가를 올리고 있는 주지훈을 주연으로 캐스팅해 주목도를 높였다. 트렌디한 장르물을 만들어 어필하려 한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인다.다만, 여러 설정과 물량에 비해 특별할 것 없는 내용이 은근히 발목을 잡는다. 이 드라마를 구성하는 메인 줄거리는 나쁜 짓을 일삼는 소시오패스 기업인과 이에 맞서는 '꼴통검사', 그리고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프로파일러의 한판 승부다. 검사 역을 주지훈이 맡았고 프로파일러는 진세연이 연기한다. 김강우가 비뚤어진 인성을 가진 젊은 기업인을 연기하며 악역으로 나섰다. 흔히 그렇듯 권력을 가진 악에 맞서기 위해 반대 진영의 인물들이 서로 손을 잡고 팀워크를 과시하며 싸움을 하게 된다. 굉장히 흔한 내용에 흔한 캐릭터다.메인 줄거리나 캐릭터 설정이 뻔해 보인다면 여기에 디테일을 추가해야 하는데 아쉽게도 '아이템'의 초반부에서는 그런 섬세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개의 장르물이 극 초반부에 물량은 물론이고 몰입도 높은 에피소드로 시선을 잡아끄는 전략을 펼치는데, '아이템'은 전반적으로 전개가 느린데다 각 캐릭터들에 대한 묘사도 굉장히 전형적인 방식으로 풀어내 '새로울 게 없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특히 드라마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 캐릭터 표현인데 이 드라마는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부족해 보인다. 그래서 요즘 잘 나가는 배우 주지훈이 투입됐는데도 기대에 부응하는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하고 있다. 시청률은 4%대, 화제성은 세 편의 신작 중 가장 떨어지는 편이다. ◆JTBC '눈이 부시게', 호평 일색'눈이 부시게'는 세 편의 신작 드라마 중 호감도 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확보하고 순조롭게 일단 이 드라마의 설정이 상당히 신선하다. 시간을 되돌려주는 시계를 손에 넣게 된 주인공 혜자(한지민과 김혜자의 2인 1역 설정)가 이 능력을 사용한 부작용으로 노인의 외모를 가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기본 설정은 이러한데 사실 이 특별한 능력은 유사소재의 타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굉장히 소소한 일상의 흐름에 잘 녹아들어 절대 튀지 않는다. 그저 평범한 소시민인 혜자가 자신의 일상에 약간의 트릭을 가미하기 위해 타임루프 능력을 사용하고 나중에는 교통사고로 사망한 아버지를 되살리기 위해 과도하게 시간을 되돌리다 자신이 써야할 시간을 잃어버리게 된다. 판타지 설정은 딱 이 정도에 그친다. 그리고는 오히려 휴머니즘을 부각시킨다. 또 적절한 코미디와 로맨스로 몰입도를 높인다.불과 이틀 치 방송 분량에서 이 설정들이 두루 쓰였는데, 주목해야할 부분은 이 다양한 코드를 수시로 바꿔 꺼내드는데도 그 배합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자칫하면 서로 섞이지 않을 것 같은 맛을 일종의 '만능간장'으로 버무려 하나의 맛으로 완성시키는 방식이며 이 '만능간장'의 역할은 결국 연출자인 김석윤 감독(현 JTBC 드라마 본부장)이 해내고 있다.실제로 이 드라마에는 '송곳'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올드 미스 다이어리'를 비롯해 '조선명탐정' 시리즈 등의 히트작을 내놨던 김석윤 감독의 연출 노하우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김석윤 감독은 예능 PD로 출발해 시트콤을 만들고, 정통 드라마와 영화까지 발을 넓히며 장르를 변주했던 인물이다. 특히 경쾌하고 간결한 연출로 몰입도를 끌어올리는데 능하다. 캐릭터의 인간미를 강조하는 것도 김석윤 감독의 전매특허다. 눈물을 쏙 뽑아내는 내용을 직접적으로 보여준 건 이번이 처음인데 매력적인 캐릭터를 구축해놓고 디테일을 가미하기 위한 기술적 요소로 쓰여 부담스럽지 않았다. 각본은 그동안 김석윤 감독과 예능, 드라마를 함께 작업했던 이남규 작가가 맡아 또 한번 팀워크를 과시하고 있다.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2019-02-13 12:06:42

마약반 형사들이 잠복근무를 위해 치킨집을 운영하는 내용의 영화 '극한직업'에서 '고반장을 역을 맡은 류승룡.

[정달해의 엔터인사이트] '킹덤' '극한직업' 류승룡의 화려한 부활

한동안 침체기에 빠져있던 배우 류승룡이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그리고 영화 '극한직업'의 성공과 함께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 1월 25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6부작 드라마 '킹덤'은 탄탄한 각본과 연출력, 그리고 국내 방송사 플랫폼에서는 선보일 수 없던 수위까지 더해 '영화같은 드라마'로 호평을 끌어냈다. 한국의 제작진과 배우가 투입됐지만 제작비는 넷플릭스가 지원한 해외자본으로 조달했다. 같은 달 23일에 개봉된 영화 '극한직업'은 개봉 14일 만에 관객 수 900만 명 선을 넘어서며 '2019년 첫 1천만 영화'라는 타이틀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류승룡은 이 두 작품에서 각각 주인공 캐릭터를 연기하며 극의 성공을 이끈 공신으로 인정받고 있다. 꽤 오랫동안 출연하는 작품마다 부진한 성적을 거둔데다 의도치 않게 '인성논란' 등 구설에 시달리며 힘든 시기를 겪었던 배우다. 하지만 동시에 두 편의 출연작이 흥행과 평가 양 면에서 성공을 거두며 류승룡의 위치 또한 달라졌다. #'킹덤' 호평과 함께 존재감 재조명'킹덤'은 국내에서 제작된 장편 드라마로서는 처음으로 좀비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게다가 시대배경이 조선이라 더욱 새롭게 느껴진다. 지난해 말 '조선시대 좀비'를 다룬 영화 '창궐'이 개봉되긴 했지만 워낙 형편없는 만듦새로 비난받으며 흥행에서도 크게 실패해 괜히 '킹덤'의 장애물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킹덤'은 '창궐'과 달리 완성도에 대한 호평을 끌어내며 이미 예고된 시즌2에 대한 큰 기대를 얻는 데 성공했다.아이디어도 참신하다. 궁 안에서 실질적인 권력을 거머쥐고 있는 조씨 가문의 세력이 아예 왕권까지 자신들의 뜻대로 휘두르고자 죽은 왕을 억지로 살려내 큰 문제를 야기한다. 어린 중전이 잉태한 아들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한 달 동안 왕을 살려둬야 정식으로 세자 책봉이 가능하며 그래야 이들 세력이 나라를 좌지우지할 권력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상황이다. 동시에 이들 조씨 일가는 기존의 세자를 역모를 꾸민 죄를 추궁하며 궁지에 몰아넣는다. 여기에서 재미있는 설정은 죽은 왕을 살려내는 과정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건들이다. 죽은 왕을 억지로 살려내기 위해 특수한 약초를 사용하는데, 이 약초로 인해 살아난 왕은 말 그대로 좀비가 된 상태로 그저 움직일 수만 있는 시체가 된다. 그리고 좀비가 된 왕으로부터 의도치 않게 살해된 시체가 '고깃국'이 돼 굶주리던 백성들의 입 안으로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바이러스 전파가 시작된다. 다소 자극적이라고 느껴질 수 있는 설정인데 그래서 넷플릭스라는 플랫폼과 잘 어울리는 것도 사실이다.류승룡은 이 드라마에서 영의정 조학주 역을 맡았다. 조선에서 누릴 수 있는 권력의 최극단까지 가보겠다는, 야심으로 똘똘 뭉친 악의 축이다. 전작인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나 '남한산성' 등 사극에서 보여줬던 기운 넘치는 캐릭터와 이미지 상으로는 유사해보이지만 이번에는 오로지 자기 욕심 때문에 일을 벌이는 '철저한 악역'이란 점에서 그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광해'나 '남한산성'에서 보여주던 인간미나 고뇌하는 모습을 배재하고 야망을 실현시키고자 애쓰는 과정을 주로 보여준다. 무게감 넘치는 기존의 이미지를 사수하면서도 수시로 그보다 더 강한 눈빛과 어조로 대사를 쳐낸다. 이 때 화면을 압도하는 류승룡의 기운은 보는 이를 섬뜩하게 만들 정도다. 오랜만에 류승룡의 존재감이 제대로 드러난 작품이라는 것은 절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극한직업' 성공으로 충무로 영향력 확장영화 '극한직업'은 '스물' '바람바람바람' 등 재기 넘치는 작품을 만들었던 이병헌 감독의 신작이다. 이 감독의 재치는 이번에 특히 빛을 발했다. 실적이 부진해 해체 위기에 몰린 마약반 형사들이 잠복근무를 위해 임시 운영하게 된 치킨집이 맛집으로 떠오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대박 맛집'이 된 치킨집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본업이 충실하며 힘들게 범인 검거에 열을 올릴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인물들. 단 한줄 분량의 짧은 내용 설명 만으로 예비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놀라운 소재다. 완성도 역시 이병헌 감독이 전작에서 보여준 것처럼 꽤 튼실하다. 무엇보다 "그저 관객을 웃기고 싶었다"라는 연출의도 만큼이나 신나게 웃겨준다. 오랜만에 나온 코미디영화이고, 무엇보다 한국 코미디 영화로서도 오랜만에 나온 빅히트작이다.류승룡은 이 영화에서 마약반을 이끄는 고반장을 연기했다. 해체 위기에 몰린 자신의 팀을 지키고자 물불 가리지 않고 범인 검거에 나서다 의도치 않게 맛집으로 터져버린 치킨집 때문에 괜한 갈등을 하게 된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이나 '7번방의 비밀'에서 보여준 것처럼 잔뜩 망가지며 큰 웃음을 주는데 류승룡의 코믹연기 자체가 워낙 오랜만이라 그 자체만으로도 반갑다. '배달의 민족' CF에서 보여준 그 능청스러운 모습을 다시 보여주니 상당한 친근감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류승룡이 그저 무게만 잡는 것이 아니라 코믹연기가 되는 배우라는 사실을 관객으로 하여금 다시 깨닫게 만들어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여러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또 꺼내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란 사실을 알리는 것은 대중 매체에 몸을 싣고 있는 배우의 입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극한직업'의 성공은 류승룡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충무로에서 다시 한번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킹덤'과는 또 다른 큰 의미가 있다. '킹덤'이 호응을 얻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이 국내 대다수 한국 대중을 감싸 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워낙 빠르게 영향력을 넓히고 있어 머지 않아 한국 대중문화 콘텐트 시장이 넷플릭스에 잠식당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하지만, 어쨌든 아직까지는 넷플릭스를 사용하는 연령대가 젊은 층에 한정된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그래서 국내 방송 플랫폼을 통해 방송되는 드라마나 극장가에서 히트치는 영화에 비해 입소문 등에 의해 퍼져나가는 화제성이나 '체감시청률'을 직접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지 않다. 류승룡처럼 영화 출연작의 성공을 기반으로 인기를 얻은 배우에게는 특히 이런 부분이 아쉬울 법 하다. 그런데 이번에 류승룡은 유난히 운이 좋았다. '킹덤'으로 세계 시장에 자신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넷플릭스를 주로 이용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동시에 영화 '극한직업'이 '대박'을 터트리면서 한국 대중문화 시장 전반에서 또 한번 '히트메이커'라 불리게 되는 영광까지 누릴 수 있게 됐다. '내 아내의 모든 것'과 '7번방의 선물' '광해, 왕이 된 남자'로 3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제49회 백상예술대상 대상까지 거머쥐었던 그 때의 입지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실로 오랜만에 잡게 됐다는 말이다. '손님' '도리화가' '염력' '7년의 밤' 등 출연작의 연이은 참패를 겪으며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슬럼프를 겪었던 류승룡이 결국은 실력 하나로 재기했다. 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2019-02-06 13:11:38

JTBC 드라마 'SKY 캐슬'

[정달해의 엔터인사이트] 'SKY 캐슬' 인기에 배우들도 함박웃음

화제의 드라마 'SKY 캐슬'의 치솟는 인기와 함께 이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드라마 한 편의 성공 여부에 따라 출연자들이 화제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JTBC 'SKY 캐슬'의 경우 극중 캐릭터들의 개성이 뚜렷한 덕분에 배우 개개인이 각각 인지도를 높이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과거 '응답하라' 시리즈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출연자들의 인기를 상종가까지 끌어올렸던 케이스와 유사하다. 앞서 'SKY 캐슬'은 지난 19회에서 전국 23.2%, 수도권 24.6%(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미 18회에서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기록을 가지고 있던 tvN '도깨비'를 따라잡았는데 또 한번 기록을 경신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지막 회인 20회까지 촬영을 마쳤으며 지난 26일 제작진과 배우들이 모여 종방연까지 마친 상태다. 2월 1일 최종회 방송을 앞두고 배우들은 밀려오는 광고 및 방송 출연 제의를 받으며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염정아-김서형, 광고 모델 제안 넘쳐나'SKY 캐슬'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배우는 역시 염정아와 김서형 등 주연급 캐릭터 라인이다. 염정아는 극중 딸을 서울대 의대에 진학시켜 의사 3대 명문가를 만들겠다는 욕심에 사로잡힌 한서진을 연기했다. 서울대 진학이란 목표 하나에 매달려 딸과 함께 치열하게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고 전문 입시 코디네이터까지 섭외하다가 예상치 못한 사건을 만나 자신의 잘못된 욕망의 문제점을 각성하게 된다. 2011년 드라마 '로열 패밀리'로 정상급 인기를 얻은 뒤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꾸준히 좋은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다. 다만, '로열 패밀리'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긴 출연작을 만나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개봉된 영화 '완벽한 타인'이 흥행에 성공하고 이어 'SKY 캐슬'까지 '대박'을 터트리면서 또 한번의 전성기를 만났다. 영화 '완벽한 타인'도 JTBC의 계열사 드라마하우스가 제작에 참여한 작품으로, 결국 염정아는 JTBC와 두 작품을 작업하며 차례로 성공사례를 만들어냈다.최근 염정아는 'SKY 캐슬'의 인기와 함께 '드라마 배우 브랜드 평판'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여자 광고모델 브랜드 평판' 조사에서도 1위에 올랐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진행하는 브랜드 평판 지수는 브랜드 빅데이터를 추출하고 소비자 행동 분석을 통해 산출하는 지표다. 현 드라마 시장에서 가장 '핫'한 콘텐트인 'SKY 캐슬'의 주연배우로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인 만큼 광고 시장에서도 가장 좋은 효과를 거둬들일 수 있는 인물로 꼽힌 셈이다. 실제로 염정아는 'SKY 캐슬'의 캐릭터 이미지를 살려 학습지 브랜드 웅진씽크빅 광고모델로 활동하게 됐다. 그 외에도 뷰티 마스크 셀리턴, 또 아웃도어와 식품 및 가전제품 등 각종 광고 출연 제안을 받고 협의 중인 상태로 전해진다.'SKY 캐슬'의 서슬 퍼런 악역 김주영 역을 소화한 김서형도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입시 코디네이터로 극중 깔끔하게 빗어넘긴 머리에 검은 의상을 입고 나와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 배우다. 캐릭터의 이미지 하나만으로 화면을 압도하며 극 전반에 긴장감을 불어넣었고, 'SKY 캐슬'이란 드라마의 색깔을 알리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쓰앵님', "전적으로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등 각종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드라마 인기를 견인한 배우이기도 하다. 캐릭터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 배우 김서형의 표현력에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매년 신작을 내놓으며 꾸준히 활동했던 것에 비해 김서형 본인이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지만 'SKY 캐슬'로 단번에 주목도를 높이며 전성기를 맞이하게 됐다. 극중 보여준 전문가의 모습, 딱딱하지만 깔끔하게 정리된 이미지를 자사 제품 홍보에 활용하려는 광고주들의 제안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정준호-윤세아 등 중견배우들 오랜만의 잭팟윤세아는 극중 가장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이미지의 캐릭터 노승혜를 연기했다. 딸 하나에 아들 쌍둥이를 키우며 동시에 속물근성으로 똘똘 뭉친 남편과 기 싸움을 펼치던 인물이다. 극중 성인 여자 캐릭터 중 유일하게 사랑스러운 매력을 부각시킨 덕분에 드라마 종영 전부터 각종 광고 출연 제안이 밀려와 이미 여러 건의 촬영까지 마친 상태다. 계약을 마친 광고 외에도 지속적으로 제의가 들어오고 있어 'SKY 캐슬'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현 상태의 인지도를 유지하며 차기작을 고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 이후 출연작의 흥행성과와 무관하게 윤세아 본인이 크게 주목받은 적이 없었지만 'SKY 캐슬'을 통해 또 한번 매력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게 됐다.남자 배우 중에서는 염정아의 남편 강준상을 연기한 정준호에 시선이 쏠린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연기보다도 사업 쪽에 집중하며 배우로서는 대중에 뚜렷하게 각인될 만한 캐릭터를 보여주지 못했는데 'SKY 캐슬'의 성공과 함께 대표작 타이틀을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됐다. 드라마 중반부까지는 세상 둘도 없는 '찌질남'을 연기했지만, 후반으로 들어와 자신에게 혼외자식이 있었고 그의 죽음에 본인이 일조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큰 충격을 받고 확연히 다른 사람으로 바뀌어버린다. 오직 성공만 바라보고 인간미 없이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반성하며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의 좋은 자리만이 전부가 아니라며 'SKY 캐슬'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직접 전한다. 내내 웃음을 주고 짜증을 유발하다 후반부에 좋은 이미지를 남긴 캐릭터를 연기해 배우 정준호에 대한 대중의 인상 역시 긍정적으로 돌아선 상태다.극중 윤세아의 남편 차민혁을 연기한 김병철은 '도깨비'에 이어 'SKY 캐슬'까지, 비지상파 역대 드라마 시청률 최고 기록을 세운 작품에 연이어 출연하는 행운을 누렸다. '도깨비'에서 구천을 떠돌며 공유를 괴롭히던 귀신 박중헌을 연기하며 '파국 아저씨'라는 별명까지 얻은 덕에 'SKY 캐슬'이 방영되는 동안에도 차민혁이란 캐릭터 이름 대신 '차파국'이란 닉네임으로 불리며 인기를 얻었다. 김병철이 연기한 차민혁은 뛰어난 두뇌와 승부욕을 가지고 자수성가해 성공가도에 오른 인물로 자식들까지 명문대에 보내 로열패밀리를 만들겠단 욕망에 사로잡힌 인물. 자신의 욕심 때문에 온 가족을 압박하다 결국은 홀로 '왕따'가 된 후에 잘못을 각성한다. 드라마 안에서 주로 코믹 에피소드를 소화하며 개성 넘치는 연기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오나라도 극의 분위기 메이커 진진희 역을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염정아와 대립하고 몸싸움까지 펼치는가하면 '깨방정 연기'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태란은 'SKY 캐슬'에서 일어난 비극을 글로 남겨 세상에 알리는 인물 이수임을 연기했다. 오로지 성공이란 단어만 머릿속에 넣고 사는 이기적인 인물들 속에서 유일하게 소탈하고 서민적인 사고를 가진 캐릭터다. 초반부에는 욕심많은 염정아에 맞서며 보는 이들의 속을 후련하게 해줬고 후반부에는 모성애를 드러내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그 외 조재윤과 최원영 등 주요 캐릭터를 소화한 배우들도 속속 차기작 출연계획을 발표하며 쉼 없는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그리고 아역을 소화한 젊은 연기자들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정준호와 염정아의 딸 예서를 연기한 김혜윤, 정준호의 혼외 딸 혜나 역을 소화한 김보라, 황우주 역의 찬희, 쌍둥이 차서준-차기준 역을 각각 맡았던 김동희-조병규도 'SKY 캐슬' 촬영 종료와 함께 각종 미디어의 부름에 응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염정아-김서형 등 대선배급 배우들과 마주하면서도 천연덕스럽게 캐릭터를 소화한 김보라에 대한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2019-01-30 12:59:39

국내 최초 좀비 소재 드라마인 넷플릭스 '킹덤' 한 장면

[정달해의 인사이트] 좀비의 놀라운 해외 진출 성과, 미국에서 조선까지

'서양귀신'의 대표적인 모델로 알려진 '좀비'가 바다 건너 아시아 전역에, 이젠 대한민국까지 널리 서식지를 넓히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대중문화 콘텐트의 소재로 쓰이다가 일본 시장에도 진출한 것이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이어 국내에서도 2016년작 '부산행'을 기점으로 좀비를 소재로 한 영화와 웹툰 등 대중문화 콘텐트가 자주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부산행'이 나오기 전에도 좀비를 등장시킨 콘텐트가 만들어진 적은 있지만 대중적으로 크게 성공한 경우는 없었다. 이제는 넷플릭스와 한국 제작진이 손을 잡고 좀비 드라마까지 만들어내니 '부산행' 이후 국내에도 이 소재에 대한 수요층이 탄탄해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스크린을 벗어나 1차적으로 국내 시장을 겨냥해 만든 드라마에 좀비를 등장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라 성공 여부에 유독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킹덤', 국내 최초 좀비 소재 드라마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좀비 드라마 '킹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국내 콘텐트 시장은 들썩이기 시작했다. 글로벌 거대 OTT 넷플릭스가 만들고 그들의 플랫폼에서 공개되는 한국 드라마, '시그널' 등을 집필하며 국내 톱 클래스로 들어간 작가 김은희의 존재감, 충무로에서 히트작 '끝까지 간다'를 연출한 김성훈 감독, 그리고 류승룡-주지훈-배두나 등으로 이어지는 스타급 출연진 등 주목받을 요소가 다분한 작품이다. 첫 시즌 공개 전부터 시즌2 제작을 확정했으며, 6부작으로 기획된 시즌1에만 무려 200여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국내 뿐 아니라 넷플릭스가 공략하는 글로벌 시장에도 공개되는 만큼 한국 콘텐트의 경쟁력을 살펴볼 수 있으며 동시에 넷플릭스의 저력을 다시 한번 평가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 와중에 콘텐트 제작자나 평자들의 시선을 끄는 요소가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이 드라마의 소재인 조선판 좀비다.'킹덤'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나라 곳곳에 퍼져나가는 좀비 바이러스와 이에 맞서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조선 왕실 내에서 펼쳐지는 음모 등 한국 사극의 기본적인 흥행요소에 '서양귀신' 좀비를 더해 폭넓은 세대를 끌어안겠다는 야심을 보여준다. 양경일-윤인환 작가의 만화 '버닝헬 신의 나라'를 원작으로 했으며, 이미 이 만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영상화를 염두에 두고 김은희 작가가 함께 작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지난해 말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만든 좀비 액션영화 '창궐'이 처참하게 흥행에 실패한 터라 유사한 느낌의 '킹덤'이 공개 직전부터 우려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창궐'의 패인은 분명 미약한 완성도 문제였을 뿐 소재 이슈는 아니다. 오히려 소재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첫 번째 한국판 좀비물'로 충분히 화제성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반면, '킹덤'은 이미 필력이 증명된 작가를 비롯해 믿을만한 제작진과 출연자들로 진용을 꾸려 '창궐'과는 다른 길을 걷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얻고 있다.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의 특성상 안방극장용 드라마라고 부르기에는 애매한 면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한국 드라마로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좀비물인데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택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킹덤'의 시도는 장르 확장 차원에서 가치가 있다. 국내 방송사 채널을 통해 안방극장에 공개되는 드라마가 아니라는 점에서 평가의 관점을 달리해야 한다. 그러나 어쨌든 '킹덤'의 흥행 결과는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어떤 쪽이든 한국 드라마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좀비, 서양에서 아시아권까지 장악'부산행'이 충무로 메이저 영화 중에서는 처음으로 좀비를 내세워 흥행에 성공한 케이스였지만, 그 전에도 독립영화 진영에서는 좀비를 소재로 택하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띄었다. 부천국제 판타스틱영화제 등에 상영돼 화제가 됐던 2010년작 '이웃집 좀비'가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좀 다른 느낌이긴 하지만 2008년작 'GP506'도 넓은 의미로 봤을 때는 좀비영화의 일종이다. 죽지는 않았지만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산 자들을 향해 무차별 공격을 퍼붓는 괴물들의 모습은 분명 좀비와 유사했다.웹툰 쪽에서는 이미 많은 좀비물이 만들어졌고 또 지금도 새로운 좀비물이 나오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보다 비용 대비 흥행성과에 대한 부담이 덜하고 폭넓은 표현 영역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학교는', '당신의 모든 순간', '데드 데이즈', '좀비 신드롬', '죽은 자들의 도시에서', '좀비딸', '데드 라이프', '사람냄새'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편수가 많다. 수가 많은 만큼 제각각 다양한 설정을 동원해 좀비를 다루고 있다. 좀비라는 등장 캐릭터를 제외하고 본다면 성장드라마, 휴먼 드라마, 하드보일드 액션, 코믹, 사회 비판물 등 장르도 여러 종류로 분류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내용이 다양하다. 좀비를 등장시킨다는 이유 만으로 유사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풀어놓는 것이 아니라 장르적 느낌까지 달리 할 만큼 다방면으로 변주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좀비라는 캐릭터가 단순히 서양의 B급 호러영화 소재로 활용되던 차원에서 벗어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실제로 좀비는 본토에서 이미 온갖 장르를 넘나들며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좀비라는 캐릭터가 널리 알려진 건 조지 로메로 감독의 1969년작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이 흥행에 성공하면서부터다. 죽은 시체가 갑자기 살아나 사람들을 공격하고 이 시체의 공격에게 물리거나 한 사람들이 바이러스로 인해 같은 괴물로 변해 아수라장이 된다는 설정으로 모든 좀비물의 기초적인 베이스를 제공한 작품이다. 그 뒤로 이탈리아에서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을 재편집해 '좀비'라는 타이틀을 붙여 개봉했고 이듬해 '좀비2'까지 나오면서 사람들을 공격해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시체 캐릭터가 좀비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초기에 영화에 등장한 좀비들은 강한 공격성을 띄고 있지만 움직이는 속도가 느려 적당히 피해갈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이후 대니 보일 감독의 2002년작 '28일 후'에 놀라운 속도로 뛰어다니는 좀비가 등장하면서 판이 바뀌었다. 뛰어다니는 좀비를 보여준 콘텐트는 그 전에도 나오긴 했지만 '28일 후' 만큼이나 영향력이나 파급력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뛰는 좀비를 세상에 내보낸 건 '28일 후'라고 봐야 한다.그 뒤로 좀비는 놀라운 속도감까지 갖추게 됐다. 그리고 괴력을 지닌 좀비나 지각 능력을 갖춘 좀비, 연애 감정을 가진 좀비, 죽기 전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좀비 등 폭 넓게 변주되기 시작했다. 할리우드의 2013년작 '웜바디스'는 한 여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좀비의 순애보를 보여줬고, 현재 네이버에 연재되고 있는 '데드 라이프'는 죽어서 좀비가 된 인물이 인간의 마인드를 잃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액션을 강조하기 위해 좀비를 등장시키는 콘텐트의 경우 이 황당한 바이러스로 인해 시작된 재난 자체에 초점을 맞춰 보는 이들의 공포심리를 자극한다.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전파된 좀비 바이러스의 무서움을 보여준 '월드워 Z'의 에피소드, 그리고 기차를 배경으로 한 '부산행' 등을 떠올리면 된다. 이처럼 좀비가 뱀파이어와 더불어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캐릭터로서의 탁월한 매력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원한 풀이에 집착하는 국산 처녀귀신이나 한때 중화권과 한국시장에서 인기를 끌던 강시가 활동 영역을 확장하지 못했던 것은 타 문화권에 수요층을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의 매력과 설득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의 동명히트작을 리메이크한 2018년작 '여곡성'을 보면 이제 한국 관객에게도 시들해진 원한 풀이를 언제까지 원안 그대로만 사용하려는지 안타깝기만 하다.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2019-01-23 11:34:24

인기 유투버 박막례 할머니의 'SKY 캐슬' 김서형 패러디 장면.

[정달해의 엔터인사이트] 'SKY캐슬', 연초 대한민국 강타!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이 연일 치솟는 인기를 과시하며 2019년 초 방송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된 16회가 21%(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웠고, 2049타깃 시청률 역시 11.2%까지 치솟았다. 이미 JTBC 역대 드라마 최고 기록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아직 4회 분량이 남아있는 데다 화제성이 연일 치솟고 있어 이대로라면 역대 비지상파 시청률 2위에 해당하는 tvN '미스터 션샤인'과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도깨비'까지 넘어설 가능성이 다분하다. 화제성 역시 주간 단위로 정상에서 내려올 줄을 모른다. 각종 패러디물이 범람하고 드라마 내용과 관련된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단순히 시청률만 높은 드라마가 아니라 각종 이슈를 생산하며 '체감 시청률'까지 끌어올리고 있다는 말이다. 이만큼 뜨거운 화제성을 자랑하는 드라마가 나온 건 '태양의 후예'나 '도깨비' 이후 실로 오랜만의 일이다. #세련된 연출, 촘촘한 전개 눈길'SKY 캐슬'은 강남의 호화로운 빌라를 배경으로 상류층의 욕망을 집중적으로 파헤쳐보는 드라마다. 이미 가진 것이 넘쳐나는데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위 계급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특히 자식들을 'S.K.Y', 말 그대로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명문대에 입학시키기 위한 부모들의 고군분투가 잘 묘사돼 이목을 집중시킨다. 그 중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자녀를 입학시키고자 전문 코디네이터를 고용하고 포트폴리오 관리에 치중하는 과정이 그려져 극 초반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어떻게든 자식들을 명문대에 보내 집안을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가로 만들려는 부모들의 욕심과 이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지는 아이들의 모습이 서로 충돌하며 극 전반에 강한 파장을 일으킨다. 고급을 지향하며 실제로는 그저 자신들의 상승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저렴하기 짝이 없는 행동을 일삼는, 부모들의 속물근성이 큰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여기에 등장인물이 가진 출생의 비밀과 죽음 등의 비밀을 풀어가는 미스터리 요소까지 포함돼 보는 재미는 최대치로 올라간다. 염정아-김서형-윤세아-이태란-오나라 등 주요 여자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 그리고 정준호-최원영-김병철-조재윤 등으로 이어지는 남자 배우 라인이 각각 뚜렷한 개성을 드러내며 자신들의 분량을 누수 없이 철저히 살려낸다. 여기에 김보라, 김혜윤, 찬희 등 아역들이 가세해 선배 연기자들과의 사이에서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낸다.상류층의 속물근성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흔히 말하는 '막장극의 재미요소'가 드러나기도 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세련된 연출과 편집 방식은 이 드라마를 '막장극'이란 틀 안에 머물도록 놔두지 않는다. 빛과 명암을 활용해 캐릭터의 특징과 심리상태를 보여주고 화면을 크게 2분할한 뒤 시선의 반대 진영에 여백을 두는 등, 조현탁 PD는 시청자가 몇 개의 커트만 보고서도 시청자가 이 드라마에 시선을 돌릴 수 있도록 강렬한 연출법을 선보인다. 앞서 '각시탈' '골든 크로스' 등 탄탄한 드라마를 집필했던 베테랑 유현미 작가는 이번 드라마에서 비로소 그동안 쌓아둔 대중 드라마 작법 노하우를 대방출한다. 강한 인상을 남긴 1회부터 시작해 지금껏 16회가 방영되는 동안 어느 한 회차도 늘어짐 없이 몰입도 넘치는 전개를 보여주며 안방극장을 완벽하게 사로잡았다. 자극적인 요소를 나열하거나 뻔한 궁금증을 해소시켜주지 질질 끌고 가는 식의 전개는 이 드라마에서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좀 더 가지고 가도 될 법한 이목집중용 소재를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털어버리고 또 다른 재미요소를 투척해 시청자들의 혼을 빼놓는다. 물론, 전체 사건 전개 과정에서 완벽하다고 말할 정도의 개연성이 부여된 건 아니다. 그러나 한번 이 드라마에 발을 들여놓은 이들은 절대 놓치지 않을 정도의 몰입도를 자랑한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굳이 인과 관계를 생각할 여유도 주지 않는다. 대중의 취향을 잘 아는, 작가의 노련미가 돋보이는 대목이다.트렌디한 느낌의 미니시리즈가 아닌데도, 또 지금 젊은 층에 어필하는 톱스타가 등장하는 드라마가 아닌데도 'SKY 캐슬'은 그저 내용 하나 만으로 화제성 1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남은 4회 분량이 방송되는 동안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우는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화제성 상승, 패러디물도 범람'SKY 캐슬'의 화제성이 연일 상승하면서 명문대 입시 관련 이슈가 토론 소재로 부각되기도 했다. 방송사 메인뉴스와 유력 신문에서 드라마에 등장한 고액 명문대 입시 코디네이터의 실체에 대한 기사를 내보냈으며, 명문대에 집착하는 부모들의 심리와 현 대한민국 입시 제도의 문제점을 살펴보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도 입시 코디네이터와 관련된 제보를 받는다는 글을 공식 SNS에 올렸다. 인성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성공 가도에 오르기만을 강조하고, 이 과정을 거쳐 상류층에 진입한 이들이 실제로 얼마나 사회 전반에서 그릇된 판단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이 새롭게 논쟁의 소재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 드라마가 단순히 재미를 주는 것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다각도의 논의를 이끌어내고 있을 정도로 많은 이슈를 내포하고 있다는 말이다.앞서 대한의사협회는 'SKY캐슬'에 등장하는 정준호의 캐릭터와 이 캐릭터를 중심으로 벌어진 극중 사건들을 두고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의사와 환자 사이의 갈등과 폭력을 희화화해 의료기관 내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동조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 의사협회의 주장이다. 드라마 상에서 수술 결과에 불만을 품은 환자가 칼을 들고 의사의 뒤를 쫓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했는데 의사협회는 이 장면을 꼬집으며 의료진에게 폭언이나 욕설을 하거나 진료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폭력을 동반해 항의해도 된다는 그릇된 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일어난 유사 사건과 드라마 내용을 은근히 연결시켜 여론몰이를 시도하기도 했다. 종종 드라마가 인기를 얻을 때면 불거지는 일인데, 앞서 '힘쎈여자 도봉순'의 경우에도 서울 도봉구청이 극중 배경이 된 도봉구 이미지가 나빠진다며 격렬하게 항의하는 일이 벌어진 적이 있다. 드라마의 창작의도와 극중 거론된 직업군, 또는 극중 등장한 지역 지자체의 이해관계와 해석이 엇갈려 벌어진 일이다. 어쨌든 해석은 어떤 시점을 가졌는가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며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은 드라마의 화제성이 높다는 사실의 입증이기도 하다.최근에는 'SKY캐슬'의 전개를 미리 점쳐 실제 극의 내용과 맞어떨어진 글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스포일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된 상태에서 주말 내내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정상에 'SKY캐슬 스포'라는 문장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제작진이 화제성을 위해 일부러 스포일러를 유출한 게 아니냐는 사실상 앞뒤가 맞지 않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이다.극이 후반으로 가는 동안 캐릭터들의 주요 대사가 유행어로 떠오르고 각종 패러디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갈머리를 찢어버릴라"라는 염정아의 대사가 화제가 되고 있으며,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라는 김서형의 단호한 대사도 각종 패러디물에 활용되고 있다. 인기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의 김서형 패러디 영상도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KBS 2TV '개그콘서트'는 아예 '스카이캔슬'이라는 패러디 코너를 내놓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기도 했다. 신봉선, 송준근, 김민경 등 개그맨들이 대거 출연해 드라마 내용을 패러디하는 코너다.정달해(대중문화 칼럼니스트)

2019-01-16 11:25:11

김보성은 아버지의 빚때문에 논란에 휘말렸지만, 가정사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여론이 호의적으로 돌아섰다. 사진은 김보성이 출연한 영화 '사랑은 없다'의 한 장면.

[정달해의 엔터인사이트] 김보성-신동욱-설리-하연수, 연초 이슈메이커로 부각

새해 초부터 연예계는 시끌시끌하다. 김보성과 신동욱이 가족의 빚 문제로 인해 구설에 오르는 소위 '빚투' 논란에 휩싸였고, 가수 설리는 또 다시 SNS에 눈에 띄는 사진들을 올려 괜한 논란을 부추겼다. 연기자 하연수는 영화 홍보 과정에서 지난해 SNS에 게재했다가 문제가 됐던 욱일기 연상 이미지에 대해 해명을 해 다시 한번 이슈로 떠올랐다. 이 와중에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연말을 넘어 연초까지 무려 960만 명의 관객을 모으고 1천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반면, 연말에 개봉됐던 한국영화 기대작들은 하나같이 저조한 성적을 내며 일제히 망했다. 방송계에서는 JTBC 금토드라마 'SKY캐슬'이 무려 17%를 넘어서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해당 채널 역대 드라마 최고 성적을 갈아치우며 화제가 됐다. 연초를 들썩이게 만든 연예계 주요 이슈들을 모아봤다. #김보성-신동욱, '빚투' 논란에 휘말려'의리'를 외치던 김보성은 친아버지가 갚지 않은 빚 때에 생각지도 못한 '빚투'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 매체의 보도로 김보성의 친아버지가 지인으로부터 5천만원 가량을 빌린 후 10년 넘게 갚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마이크로닷을 비롯해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연예인 가족의 채무 이슈, 즉 '빚투'의 일환으로 불리며 화제가 됐다. 이에 김보성은 매체와 인터뷰를 하며 자신의 가족사까지 밝혀야 했다. 김보성에 따르면, 이미 김보성과 친 아버지 허모씨는 30여년 전 사실상 의절한 상태다. 김보성은 자신의 친아버지가 이미 오래 전부터 자신의 가정 외 사실혼 관계의 또 다른 가정을 가지고 있었으며 2008년께 김보성의 친어머니와 정식 이혼절차까지 밟았다고 밝혔다. 이미 오래 전에 친아버지가 집을 나가 또 다른 가정에 정을 붙였고 그 동안 한 번씩 김보성에게 연락을 해 사업자금을 요구했던 것 외엔 특별한 교류가 없었다는 전언이다. 그럼에도 이번 논란으로 인해 사안과 무관한 김보성의 친어머니가 거론되자 김보성 스스로 어쩔 수없이 가정사까지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김보성의 인터뷰에는 가식이 보이지 않았고 또 그 내용이 절절했으며, 심지어 본인에게 직접 연락을 취했다면 최대한 도의적 책임을 다했을 것이란 말까지 덧붙이는 등 채권자에게도 정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인터뷰 이후 여론은 김보성 쪽으로 완벽히 돌아섰다. 빚을 지면서까지 기부를 하고 어떤 일이든 진심을 다해 접근하던 기존의 이미지가 겹쳤기 때문이며 상황을 설명하는 김보성의 태도까지 여론을 움직이는 데에 한 몫을 해 선순환이 이뤄졌다.반면, 신동욱의 '빚투' 논란은 다소 애매한 형태로 흘러가고 있다. 신동욱은 난치성 복합부위통증 증후군을 앓으며 6년 여 기간 동안 활동을 하지 못하다 최근 어렵게 연기자로 복귀한 인물이다. 희귀병을 이겨낸 과정, 그리고 성실한 이미지가 겹치며 다시 인기를 얻고 있었는데 최근 신동욱의 친할아버지가 손자를 향해 '효도사기'라고 말하며 소송까지 제기해 문제가 불거졌다. 몸이 아픈 자신을 돌봐달라며 효도를 조건으로 토지 1만 5천평 중 2천500평을 주기로 했지만 손자가 자신을 속이고 토지 전부를 가져갔다는 주장이다. 이어 신동욱이 토지 명의를 자신의 여자친구로 바꾼데다 이 여자친구가 신동욱의 친할아버지에게 퇴거 통지서까지 보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이후 신동욱 측에서는 법률 대리인은 물론이고 아버지와 작은 아버지까지 직접 얼굴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사건에 대응했다. 신동욱 측은 신동욱의 할아버지가 자신의 아내, 아들, 손자까지 3대에 걸쳐 지속적인 폭력과 폭언을 행사했으며 끊임없이 소송을 제기하며 가족 전원을 괴롭혔다고 전했다. 그래서 자식들과 11년 이상 떨어져 살고 있으며 뒤늦게 몸이 아프니 손자 신동욱에게 보살펴달라고 했다는 주장이다. 신동욱의 할아버지가 재산을 받지 않겠다는 손자에게 '그렇다면 절로 들어가겠다'는 말까지 해 신동욱도 어쩔 수 없이 땅을 증여받았다는 설명이다. 또한, 평소에도 할아버지를 정성껏 챙기다 촬영 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틈이 생긴 것을 두고 할아버지가 문제 제기를 했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이어 신동욱 측은 할아버지가 꾸준히 소송을 하고 돈을 쓰는 등 문제될 만한 행동을 해 요양시설에 모시고자 퇴거 명령을 보냈고, 증여받은 토지 명의를 여자친구로 바꾼 것도 할아버지의 소송 대상이 이름이 알려진 신동욱으로 설정되는 걸 막아 논란을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한 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여러 상황을 따져보면 신동욱의 친할아버지가 분명 가족과의 관계에서 큰 문제점을 안고 살았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래서 신동욱과 할아버지를 제외한 가족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동욱이 증여받은 토지 명의를 굳이 여자친구로 바꿨다는 것, 또 최근 이 여자친구가 신동욱의 팬들을 상대로 문제를 일으켰던 사건들을 꼬집으며 부정적인 해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신동욱은 이번 논란으로 준비중이던 드라마에서도 자진하차했다. #설리, SNS 사진으로 또 한번 구설수그룹 에프엑스 출신으로 '자유분방'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설리는 연초부터 자신의 SNS에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의 사진을 올려 구설에 올랐다. 이미 설리는 속옷차림의 홈파티, 또는 휘핑크림을 입 안에 가득 머금고 있거나 연인과의 애정행각을 찍어 올리는 등 SNS를 통해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 스스로 논란을 부추기곤 했다. 중요한 제작발표회 현장에 선배 연기자보다 늦게 나와 물의를 일으키는 등 돋보이는 외모와 끼를 갖추고도 제 자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온라인 콘텐트 '진리상점'에 출연하며 자신의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바뀐 모습을 보여주는가 싶었는데, 이번에 또 다시 애매한 행동을 해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들었다. SNS에 올라온 설리의 사진들은 지인들과 홈파티를 즐기며 찍은 것들이다. 그런데, 이 사진들을 찍으며 재미있게 놀았다고 한들 굳이 주목도 높은 자신의 SNS에 게재한 이유는 이해가 안 간다. 배를 불룩하게 만들어 임산부 흉내를 내는 컷이나 자신이 지인의 아래에 깔려있고 또는 남자 지인이 자신을 껴안아 들어 올리고 있는 컷, 겨드랑이를 들어 보여주는 포즈 등 술이 취한 상태에서도 어지간해서는 하지 않는 행동들을 담아낸 엽기사진들이다. 자기 관리가 치밀해야하는 연예인으로 살아가기엔 여전히 부족한 부분 투성이다. 보기에 불쾌하다며 지적하는 댓글에 설리는 '내가 왜?'라며 오히려 발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하연수는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 홍보를 위한 기자들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지난해 불거진 '욱일기 논란'에 대해 해명하다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앞서 하연수는 러시아 서커스 공연장 포토존에서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포토월의 문양 때문에 '욱일기 문양도 모르고 올린 것 아니냐'란 비난을 받았다. 문양 자체가 가운데 원을 중심으로 붉은 선들이 집중되는 패턴이라 일본 전범기인 욱일기를 연상시킨다. 이런 문양 앞에서 당당하게 사진을 찍어 SNS에 공개한다는 건 특히 이 문제에 민감한 국내 정서를 고려할 때 지적받을 수 밖에 없는 행동이다. 그런데도 하연수는 '나 역시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 채도까지 낮췄다'고 오히려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이번 인터뷰에서도 입장은 마찬가지였다. 그 문양이 욱일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숨거나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하연수가 밝힌 입장이다. 스스로 기본적인 소양은 갖추고 있으며 기부도 하고 한국을 좋아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앞서 하연수는 SNS에 '하프의 대중화'와 관련된 소감을 남겼다가 '대중화를 하기에 하프 가격이 비싸다'는 내용의 댓글이 올라오자, 하프의 가격대가 다양하다는 말과 함께 '잘 모르면 센스있게 검색을 해본 후 댓글을 써야 다른 분에게 혼선을 주지 않는다'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그 외에도 화가 지기스문트 리히니의 작품 사진을 올린 게시물 아래에 '가운데 작품이 뭔지 알고 싶다'는 댓글이 달리자 작품 아래 화가 이름을 이미 올려놨음을 강조하며 '태그해놨는데 구글링하실 용의가 없어보여 답변 드린다'라고 무시하는 듯한 뉘앙스를 남겨 '인성에 문제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2019-01-09 11:50:49

지난해 예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이영자가 MBC와 KBS 두곳에서 연예대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MBC 연예대상 수상 후 예능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한 매니저 송성호 씨와의 기념촬영. MBC 제공

[정달해의 엔터인사이트] 男 중심 예능계, 女 예능인 위주 재편

강호동과 유재석 등 남자 예능인 중심으로 돌아가던 예능계 경쟁구도가 싹 바뀌었다. 지난 2018년 연말 지상파 예능 시상식에서 입증된 것처럼, 분위기는 여자 예능인 위주로 재편됐다. 이영자가 KBS와 MBC 연예대상을 휩쓸며 2관왕이 됐고, 아쉽게 대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박나래가 이영자의 뒤를 바짝 쫓았다. 사실 MBC의 경우 박나래가 대상을 받아도 무관했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둘의 경합이 치열했다. 두 사람 외에도 김숙, 안영미, 송은이 등 2018년은 유독 여자 예능인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반면, 강호동과 유재석을 비롯해 김구라-김성주-전현무 등으로 이어지는 주요 남자 예능인 라인은 여자 예능인들의 상승세에 슬쩍 자리를 비켜주는 모양새를 보였다. 물론 아직까지는 이 남자 MC들이 여전히 예능계에서 많은 '일자리'를 차지하며 강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수년에 걸쳐 꾸준히 이어지던 여자 예능인들의 상승세가 2018년 말에 최고점에 달하면서 더 이상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영자, MBC-KBS 연예대상 2관왕2018년 지상파 연예대상은 과거에 비해 긴장감 없는 상태에서 진행됐다. JTBC와 tvN 등 비지상파의 기세에 눌려 히트작 수가 드물었고, 당연히 상을 줄만한 예능인의 수도 제한적이었던 상황이다. 게다가 가장 잘 된 프로그램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 예능인이 아닐 경우엔 상을 수여하는 방송사의 입장이 더 난감해질 수 밖에 없다.SBS가 딱 이와 같은 경우였다. 지난 한 해 동안 SBS에서 가장 화제가 된 예능 프로그램은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미운 우리 새끼'다. 그중에서도 화제성은 단연 '골목식당'이 뛰어났다. 골목 상권을 살리겠다는 취지 하에 백종원의 리얼한 식당 갱생 프로젝트가 진행됐고, 식당 주인의 태도와 음식의 맛까지 바꿔 '경쟁력 있는 업체'로 거듭나게 만드는 과정이 매번 숱한 이슈를 만들어냈다. 애청자들 사이에서 이 프로그램에 나온 식당들을 직접 돌아보는 트렌드가 만들어졌을 만큼 큰 인기를 얻었다. 그렇다면 SBS의 연예대상은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잘 된 '골목식당'의 '원톱' 백종원에게 돌아가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미 수년 전부터 자신이 연예인은 아니라는 이유로 연말 시상식 무대에 오르는 걸 고사했던 백종원에게 상을 준다는 것이 쉽진 않았을 터. 그래서 결국은 앞으로 인연을 이어가야 할 스타에게 상을 주는 고전적인 방식을 택했고 대상을 '집사부일체'의 이승기에게 수여했다. 그리고 이 선택은 이승기 본인이나 SBS 양 쪽에 독이 됐다. 논란을 예상하면서도 진행한 건이겠지만 실제로 '집사부일체'는 시청률이나 화제성 양 면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던 프로그램인데다 이승기의 존재감 역시 크게 눈에 띄지 않았기에 대중의 반발이 컸다. 심지어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승기의 대상을 박탈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올 정도로 '오버'하는 이들까지 눈에 띄었다.상대적으로 KBS나 MBC는 이영자에게 대상을 안겨주면서 '그래도 이해할만한 수상'이란 말을 들을 수 있었다. MBC 연예대상이 끝난 이후 박나래를 대상감으로 지지했던 일각의 반발이 일어나긴 했지만 그만큼 이영자를 두둔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만큼 지난 한 해 동안 두 사람이 두각을 보였다는 말이다. 실제로 이영자는 박나래에 비해 대선배인데다 '전지적 참견시점'을 MBC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띄워 놓은 일등공신이라 대상 수상자로 손색이 없다. 오랜 시간 침체기를 가지다 다시 예능계 주류로 올라섰으니 대상 수상의 의미를 받쳐줄만한 '스토리'까지 갖춘 셈이다. 이영자는 MBC 뿐 아니라 KBS에서도 8년 간 진행했던 '안녕하세요'로 대상을 받았다. 여자 예능인으로 한 해 연예대상 2관왕을 휩쓴 건 이영자가 처음이다. #박나래-김숙 등 여자 예능인 전성시대이영자가 지상파 연예대상 2관왕을 차지하는 동안 박나래는 MBC에서 올해의 예능인상을, 송은이는 같은 방송사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김숙도 KBS에서 최우수상을, SBS에서 베스트 MC상을 받았다. 김신영과 안영미도 각각 MBC 연예대상 라디오 부문 최우수상과 신인상을 거머쥐었다.한 방송사에서 두 명의 여자 예능인이 유력한 대상 후보로 경쟁구도를 갖췄다는 것, 또 그 외에도 많은 여자 예능인들이 각각의 분야에서 두각을 보였다는 건 그만큼 예능계 전반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다.불과 2년 전만 해도 예능계는 남자 예능인들의 세상이었다. 꽤 오래 지속됐던 강호동과 유재석의 양강 구도가 흐트러진 후에도 이경규-김구라-신동엽-전현무-김성주 등 남자들의 강세가 여전했다. 이후 박수홍이 다시 한번 떠오르는 계기를 마련했고 윤정수-이휘재 등 베테랑급 남자 예능인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그 뒤로도 김준현-양세형 등 여전히 남자 예능인들의 활동이 두드러졌으며, 전업 예능인이 아니더라도 예능계에서 메이저 급으로 부상한 인물은 안정환과 백종원 등의 인물로 역시 남자들이었다.여자 예능인들이 프로그램의 메인의 위치에 설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조성되지 않았다고 봐야 맞겠다. 다행히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약 2년 여 기간에 걸쳐 상승기류에 올라서는 여자 예능인들이 종종 눈에 띄었는데, 그들이 안영미와 박나래-장도연-이국주 등 주로 콩트 무대에 오르던 개그우먼들이었다. 개그우먼들은 콩트 쇼에서 벗어나 차츰 스튜디오형 예능과 리얼리티까지 장악하며 활동 폭을 넓혔다. 여기에 대선배급 이영자가 합류하며 여자 예능인 물살이 거세게 변하기 시작했다.이영자의 대상 수상을, 특히 박나래를 제치고 MBC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이유로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이 있지만 분명 이영자는 대상을 받을 만 했다. '전지적 참견시점'이 초반 인기를 견인한 인물이 오롯이 이영자 한 명 뿐이었고, 이후 이 프로그램이 세월호 이미지를 부적절하게 사용하다 폐지 위기에 처한 뒤 되살아나기까지의 과정에서도 이영자가 견인차 노릇을 했다. 게다가 '전지적 참견시점'은 MBC가 2018년에 내놓은 신작 중 유일한 히트작으로 그나마 방송사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마지노선이 됐다. 이영자는 그 뒤로도 올리브 채널의 '밥블레스유', JTBC '랜선라이프', KBS 2TV '볼 빨간 당신' 등의 프로그램의 메인MC로 나서며 여자 예능인 중심의 프로그램을 확장시키는데 주효한 인물로 활동했다.박나래 역시 마찬가지다. MBC '나 혼자 산다'와 tvN '짠내투어' '놀라운 토요일'의 핵심 인물로 활동중이며 그 외에도 올해에만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2', JTBC4 '마이 매드 뷰티2' 등 각 방송사의 주요 프로그램 제작진으로부터 출연요청이 쇄도했다. 이번에는 이영자에게 밀렸지만 이대로 활동을 이어갈 경우 대상 수상은 따놓은 당상이다.김신영도 라디오를 중심으로 TV까지 활동 폭을 넓히며 예능계 메인으로 진입중이다. 안영미-송은이-신봉선과 함께 프로젝트 그룹 셀럽파이브를 만들어 큰 재미를 주기도 했다. 신봉선 역시 KBS 연예대상에서 코미디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메이저 급으로 떠오르는 여자 예능인들이 많아지면서 여자 예능인이 진행석의 중심에 서거나 혹은 여자 예능인들로만 채워진 프로그램들도 늘고 있다. JTBC4 '비밀언니'나 tvN '주말사용설명서' 등의 프로그램이 그 예다. 한차례 흐름이 잡힌 이상 당분간 여자 예능인 중심의 프로그램이 연이어 만들어질 확률도 크다. 더 이상 예능계는 남자 예능인 세상이 아니다.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2019-01-02 10:04:06

[정달해의 엔터인사이트] 2018년 연예계 화제의 인물들

2018년 한 해 동안 연예계에는 어떤 이슈들이 있었을까. 먼저, 방송계는 단순 채널 경쟁 시대를 넘어 콘텐트 경쟁 체제로의 전환이 시작됐다. 몇 안 되는 지상파가 헤게모니를 가지고 업계에서 우위를 차지했던 과거의 채널경쟁 체제가 유력 채널의 기준이 바뀜과 동시에 무의미해졌고, 이제는 우수한 콘텐트를 생산해 국내 뿐 아니라 해외까지 공략해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전략적 접근법에 방송계 전반이 공감하게 됐다. 영화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신과 함께' 후속편이 천만 관객을 모으며 시리즈 영화로 국내 첫 '쌍천만' 스코어를 기록하는 사례를 남겼다. 저예산 공포영화 '곤지암'의 성공과 함께 비용 대비 영리한 기획에 대해 환기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어나기도 했다. 또한, '보헤미안 랩소디'가 830만 관객을 모으며 한국 관객의 취향과 콘텐트 선택 흐름에 대한 분석이 다양하게 흘러나왔다. 가요계에서는 방탄소년단이 또 한 번 장외홈런을 날리면서 '적수가 없는 아이돌 그룹'으로 떠올랐다. 짚고 넘어갈 부분은 많지만 이번 지면에서는 2018년에 화제가 됐던 '인물'을 중심으로 연예계를 돌아보기로 한다. #정해인-박서준-이병헌 등 돋보인 남자스타들2018년, 가장 독보적인 인기를 얻은 남자스타를 꼽아보라면 단연 정해인이다. 상반기 JTBC의 히트작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남자 주연으로 나서 단번에 '원톱 급 주연배우' 대열에 합류했다. 이 드라마 이전에는 '가능성 있는 유망주' 정도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제 정해인을 두고 유망주라는 단어를 쓰는 이는 없다. 명실상부한 톱스타다. 멜로 드라마의 주연으로 나선 것이 처음이라 방영 전에는 우려의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드라마 첫 회가 방송된 직후부터 '딱 들어맞는 캐스팅'이란 호평을 자아내며 승승장구했다. 대선배 손예진의 상대역으로 나서면서도 천연덕스럽게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으며, '연하남' 캐릭터에 어울리는 참신한 외모까지 한 몫을 해 차세대 청춘스타로 손색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지난해 영화 '청년경찰'로 연기력과 인기를 입증했던 박서준은 2018년 한 해 동안 예능과 드라마를 오가며 특히 안방극장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연초에 방영된 tvN '윤식당2'에서 세련된 매너와 성실한 태도를 보여줘 대중 호감도를 높였으며, 이어 같은 채널의 로맨틱코미디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주연으로 나서 또 한번 홈런을 쳤다. 특히 주목해야할 점은 성비나 연령대 면에서 팬 층의 폭이 넓다는 사실이다. 리얼리티 예능에서 자연스러운 매력이을 드러내고 드라마의 캐릭터를 통해 천연덕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는가 하면, 그러면서도 여성들의 마음을 자극할만한 로맨틱한 눈빛을 동시에 보여줬다. 과장된 코믹 연기와 진지함을 무난하게 넘나들 수 있는 배우로 각인되면서 활동 폭 역시 넓어진 만큼 향후에도 더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평가된다.이병헌 역시 2018년 연예계에서 화제가 된 남자스타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김은숙 작가의 화제작 '미스터 션샤인'의 남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후 과거의 스캔들 때문에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지만, 결과적으로 이 모든 단점을 연기력 하나로 커버하며 안방극장에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불미스러운 스캔들 이후에도 영화계에서는 여전히 톱배우의 자리를 유지하며 연기력으로 호평을 끌어냈는데 안방극장용 드라마에서 로맨스 연기를 펼친다는 건 사실 전혀 다른 얘기다. 이 때문에 '이병헌이 주연을 맡으면 드라마를 보지 않겠다'는 반응까지 속출했으나 이병헌이란 배우의 존재감은 사생활의 문제점까지 덮어버릴 정도로 강렬했다.방탄소년단은 2018년을 가장 뜨겁게 달군 보이그룹이다.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 빌보드 뮤직 어워드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했고, 제32회 골든디스크 어워즈 음반 부문 대상, 아메리칸 뮤직어워드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상, 멜론뮤직어워드 올해의 아티스트상 등 국내외 주요 시상식을 휩쓸며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애초 빌보트 차트를 석권했을 때 '반짝 스타'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말을 듣기도 했지만 또 한번 정상에 오르며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었다. 멤버들 역시 2017년의 큰 성공 이후 부담감이 컸다고 고백했을 정도로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멋지게 극복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K-팝 그룹으로 탄탄하게 입지를 다졌다. #손예진-김태리-김남주 등 존재감으로 압도2018년 드라마-예능계에는 돋보이는 여자스타들이 많았다. 특히 오랜만에 드라마에 모습을 보인 톱스타들의 존재감이 눈에 띄었는데, 대표적인 예가 손예진과 김남주다. 손예진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타이틀롤을 맡아 5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해 여전한 미모와 탄탄한 연기력으로 화제몰이를 했다. 남자배우 위주로 돌아가는 영화계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몇 안 되는 여배우인데 로맨스 드라마는 꽤나 오랜만의 선택이기도 했다. 게다가 연하의 남자와 펼치는 사랑 이야기라 적당히 부담이 될 법도 했을 터. 하지만 데뷔 후 시간이 꽤나 지났음에도 사랑스러운 매력은 여전했고 세월 만큼 쌓인 연기력이 빛을 발해 드라마를 성공으로 이끈 공신으로 활약할 수 있었다.JTBC '미스티'로 6년 만에 연기 활동을 재개한 김남주는 극중 압도적인 눈빛과 목소리로 화면을 장악하며 단번에 정상의 자리를 되찾았다. 야망으로 똘똘 뭉친 앵커 고혜란을 연기하며 실제 뉴스 앵커 못지 않은 발음과 몸짓을 보여줘 몰입도를 높였으며 미세한 감정의 변화까지 능숙하게 표현해 베테랑 답다는 호평을 끌어냈다. 김남주가 입고 나온 의상이나 헤어스타일까지 화제가 됐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영화계에서 존재감을 알렸던 배우 김태리도 2018년에는 드라마로 안방극장 진출에 성공했다. 데뷔 후 첫 드라마였는데, 마침 이 작품이 이병헌과 함께 한 김은숙 작가의 '미스터 션샤인'이었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감독 박찬욱의 '아가씨'로 영화계에 데뷔하더니 업계 최고의 작가 김은숙의 작품으로 드라마계에 발을 디뎠다. 이 정도면 '운이 좋다'고 표현하기에는 한없이 부족하다. 주인공을 연기하기에 손색이 없는 외모와 연기력을 갖춘, 거기에다 트렌드에 적합한 이미지까지 가졌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봐야 한다.아이유는 음악과 연기 두 개 부문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으며 여전한 정상급 스타의 위치를 사수했다. 데뷔 10주년 발매곡 '삐삐'를 내놓고 차트 1위를 휩쓸며 '음원 강자'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위상을 과시했으며, 이선균과 함께 출연한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화제작으로 만들어 연기자로서도 한층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최근 tvN '남자친구'로 복귀한 송혜교와 JTBC 'SKY캐슬'의 염정아도 2018년 연예계를 말할 때 후미에 세울 수 없는 여자스타들이다. '연하의 남자' 박보검의 상대역을 맡아 로맨스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송혜교는 결혼 후에도 여전히 귀엽고 여성스러운 외모로 매력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염정아는 사회적 지위를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리고자 안간힘을 쓰는, 야망으로 똘똘 뭉친 캐릭터를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꽉 묶어두고 있다. 'SKY 캐슬'이 화제성 순위 1위를 차지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정상에 오른 데다 회를 거듭하면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어 염정아의 인기도 신년 초까지 상승세를 탈 것이라 예상된다.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2018-12-26 11:22:54

[정달해의 엔터인사이트] 대본과 연출, 드라마 성공에 있어 중요한 것은?

소위 '쪽대본'이 날아다니고 '생방송'을 하듯 바쁘게 찍어내기에 급급하던 시절, 드라마 시장에서는 연출자의 역량보다 작가의 필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연출자가 자신의 생각대로 현장을 지휘하기엔 여유가 없었고 그저 작가의 대본에 맞춰 빠르게 촬영을 마쳐야만 원활한 방송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사전제작 형태의 작업이 이뤄지고 제작 시스템도 정교해진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자연스레 드라마 연출자가 실력을 드러낼 수 있는 환경이 과거 대비 어느 정도는 만들어졌고, 기획과 진행 과정을 컨트롤하는 프로듀서 등 주요 스태프들의 역량도 크게 부각되고 있다. 물론 여전히 드라마 시장에서 스타작가의 필력은 업계 관계자들이 꼽는 최우선 사항이다. 하지만 이제는 스타작가 한 명에 의존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볼 수 있겠다. 연출자와 작가의 합이 얼마나 잘 맞아떨어지는가에 따라 드라마의 완성도가 결정되는 분위기다. 그래서, 간혹 작가의 존재감이 크지 않더라도 연출자의 역량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기도 한다. 2018년 한 해 동안 히트작 대열에 오른 작품을 살펴보면 연출자와 작가의 콜라보가 어떤 방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냈는지 알 수 있다.#김은숙 작가 + 이응복 PD, 업계 최고 콤비로 부각돼연출자의 역량이 눈에 들어온다고 해서 작가들의 비중이 줄어든 건 절대 아니다. 올해도 신작을 성공시키며 이름 값을 톡톡히 한 작가들이 많았다.대표적인 케이스는 역시 김은숙이다. 지난해 '도깨비'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더니 올해는 '미스터 션샤인'으로 또 한번 역량을 과시했다. '미스터 션사인'은 주력 장르를 버리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입지를 넓혔다는 이유로, 또 그러면서도 성공을 거뒀다는 차원에서 김은숙 작가의 경력 상에서 '터닝 포인트'라 부를 수 밖에 없는 작품이 됐다. 말 그대로 '미스터 션샤인'은 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집중했던 김은숙 작가의 첫 시대극이었으며 스케일 또한 최대라고 부를 만한 수준이었다. '시크릿 가든'에서 판타지를 도입하고 '도깨비'에 이르러 사극을 접목시키는 등의 시도를 성공시켰는데 본격적으로 작품 전반에 걸쳐 시대 배경을 현대가 아닌 조선으로 설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배경설정이 이렇게 되면 당시 벌어진 사건과 인물에 대한 고증이 스트레스로 다가올 것이며 그래서 작가 또한 발목을 잡혀 자유로운 필력 구사가 쉽지 않게 된다. 그런데도 김은숙 작가는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삼아 자신의 주특기인 로맨스를 적당 비율로 버무려 시청자를 휘어잡는 데에 성공했다. 정통 시대극이라고 하기엔 결이 다르지만 이로써 김은숙 작가는 '로맨틱 코미디 외에도 잘 할 수 있는 장르가 많다'는 사실을 입증하며 또 한번 실력을 인정받았다.그리고 그 옆에는 '도깨비'에서 함께 했던 연출자 이응복 PD가 있었다. '태양의 후예'부터 벌서 세 편의 드라마를 함께 했는데 잘 알려진 것처럼 이 작품들이 하나같이 '대박'을 터트리며 두 사람을 업계 최고의 명콤비로 떠오르게 만들었다. 이응복 PD는 대형 스크린에서 봐도 만족스러울 법한 영상미와 리듬감 있는 편집감을 보여주며 김은숙 작가의 대본을 적절히 잘 살려냈다. 세 작품 모두 공통적으로 진행된 해외 로케이션에서도 현지의 풍광을 멋지게 살려내 현지 촬영에 들어간 제작비를 아깝지 않게 만들어냈으며, 무엇보다 주요 등장인물의 성격과 이미지를 매력적으로 완성시켜 몰입도를 높였다. 김은숙 작가와 함께 세 편의 드라마를 내놓는 동안 이응복 PD 역시 업계 최고의 연출가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이름값 톡톡히 해낸 스타작가들작가 개인으로만 봐도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 케이스가 많았다. 최근 SBS 수목극 '황후의 품격'을 집필한 김순옥 작가가 대표적인 예다. 지상파 미니시리즈 중 10%의 벽을 넘어서는 드라마가 드문 현 경쟁 환경 속에서 '황후의 품격'은 15%에 육박하는 기록을 세우며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작가 김순옥이 '막장극 전문'이라는 자신의 장기를 절묘하게 활용해 안방극장 흥행에 성공을 거두고 있어 드라마 시장 내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말 그대로 김순옥 작가는 '아내의 유혹'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등 일일극과 주말극 등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연속극으로 스타 작가 대열에 오른 인물이다. 주로 자극적인 설정과 우연에 의지한 전개 등으로 복수극을 펼치며 '막장 드라마'라는 단어를 널리 알린 '공신'이기도 하다. 트렌디한 느낌이 강하고 완성도까지 남달라야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미니시리즈 시간대에서는 단 한번도 작품을 내놓은 적이 없었지만 이번에 '황후의 품격'을 인기작으로 만들어내면서 작가 인생에 있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중이다. 이 드라마에서 김순옥 작가는 굳이 자신의 주특기를 숨기지 않는다. 연속극 시절에 비해 '막장' 설정이 줄었지만 여전히 자극적인 내용이 많다. 다만, 황당한 내용을 풀어놓으면서도 스스로 자제하며 미니시리즈 시간대에 어울리는 전개를 펼치고 있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막장극'을 떠올릴 정도의 설정인데도 적정 수위를 지키니 몰입도는 높아지고 보는 이들도 '막장 드라마 마니아'라고 스스로를 폄훼하지 않아도 돼 좋다.tvN 주말극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내놓은 송재정 역시 2016년 'W'로 상당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작가다. 웹툰과 현실 세계를 접목시킨 'W'로 상상력과 이를 대사와 지문으로 풀어내는 필력을 인정받았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도 게임과 현실을 오가며 펼쳐지는 극중 내용을 절묘하게 묘사해 호평받고 있다. 중장년 층에게는 어렵게 느껴지는 면이 없지 않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지지를 얻고 있다. 1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순항 중이다.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의 유현미 작가도 주목할 만하다. 트렌디한 작품으로 젊은 층의 지지를 얻었던 작가는 아니지만 앞서 '각시탈' '골든 크로스' 등 완성도 높은 드라마로 필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서울대-고대-연대를 의미한 'SKY'를 타이틀로 삼아 자녀의 명문대 진학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강남 상류층의 모습을 그려 큰 인기를 얻고 있다. 10%를 넘는 시청률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의 토요일 동시간대 맞대결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오롯이 연출의 힘으로 정면승부상반기 히트작인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예쁜 누나')는 연출자 안판석의 실력이 돋보인 드라마다. '아내의 자격'부터 '밀회' '풍문으로 들었소'까지 정성주 작가와 콤비 플레이를 펼치다 '예쁜 누나'에서는 알려져 있지 않은 김은 작가와 호흡을 맞췄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가 바로 이 지점이다. 베테랑 정성주 작가와 함께 작업하다 신인급 작가와 손을 잡았다는 것은 드라마 연출자에게 있어 약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오히려 안판석 PD는 자신이 연출의도를 마음껏 풀어낼 수 있는 기회로 삼아 반전을 꾀했다. 인물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도록 롱테이크에 가까운 긴 호흡의 테이크를 사용했고, 컷 수를 최소화해 마치 극장에서 잘 연출된 예술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여기에 올드팝을 OST로 사용해 한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려주는 식으로 현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연출을 시도했다. 기존 드라마 업계의 관행에 비춰본다면 제작자를 비롯해 출연자들까지 모두 우려하며 반기를 들었을 법 하다. 실제로 이 드라마 현장에서도 걱정 섞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없지 않았을 텐데 다행히도 안판석 PD의 연출은 극중 남녀 주인공의 감정을 고스란히 안방극장으로 전달하는 매력적인 수단으로 쓰이며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다. 작가의 필력에 의지하지 않고 오롯이 자신이 연출력 만으로 승부수를 띄워 성공한 케이스다.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2018-12-19 12:59:56

JTBC 드라마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정달해의 엔터인사이트] tvN vs JTBC, 지상파 약세 속에 드라마 강자 입지 굳혀

연말 안방극장 드라마 시장은 여전히 비지상파의 강세가 뚜렷하다. 특히 화제성 면에서는 월등하다. 그중 tvN이 드라마 강국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있으며 여기에 JTBC가 맞불작전을 펼치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미 화제성 면에서 우위를 빼앗긴 지상파 중에서는 그나마 SBS가 몇 편의 드라마로 적당 수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체면치례를 하고 있다. 이종석을 내세운 SBS의 6부작 월화극 '사의 찬미'가 8%대에 육박하는 시청률과 꽤 높은 화제성을 보였으며, 동 채널 수목극 '황후의 품격'이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중이다. 그 외 KBS와 MBC의 드라마는 경쟁력을 잃어버리고 자주 최저점을 경신하고 있다.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만 20%대를 넘어서야 성공이라 부르던 과거 지상파 미니시리즈 시간대는 비지상파 tvN과 JTBC의 공세 속에서 기운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MBC가 '나쁜 형사'를 내세워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확보해 눈길을 끈다. 오랜 동안 쌓인 지상파에 대한 주목도가 상당해 좋은 콘텐트만 들어오면 부활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이야기다. #지상파 드라마, SBS만 체면 유지지상파 드라마는 사실 과거에 비해 형편없는 성적이라고 봐야 한다. SBS의 경우에도 그나마 잘 되고 있다는 드라마의 시청률이 10%에 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무조건 방영하기만 하면 15%대를 넘나들던 과거에 비해 형편없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래도 SBS는 자체 드라마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 꾸준히 노력하며 재미와 완성도를 갖춘 작품을 기획해 tvN과 JTBC에 맞서고 있는 유일한 지상파 채널이다. 그에 비해 MBC와 KBS의 상황은 안타깝다. 중장년층을 공략하는 주말극 시간대와 저녁 일일극이 그나마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10%에 육박하거나 겨우 넘어서는 미니시리즈는 가뭄에 콩 나듯 종종 한 편씩 나오는 수준이다.현재 MBC 드라마 중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작품은 저녁 시간대 일일극 '비밀과 거짓말', 그리고 주말극 '신과의 약속' '내 사랑 치유기'다. 트렌디한 미니시리즈가 아니라 긴 호흡으로 장기전을 펼치는 연속극이다. 과거 이 시간대의 히트작들이 보여준 성과에 비해 낮지만 그래도 세 편 모두 11%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그나마도 다행'이란 말을 듣고 있다. 하지만 요즘 방송계에서 중요한 데이터로 취급하는 화제성 부분은, 언급할 수 없을 정도로 수치가 낮다.미니시리즈는 특히 문제가 되고 있다. 김선아가 캐스팅된 수목극 '붉은 달 푸른 해'는 4%대의 시청률에 머물고 있다. 화제성도 순위 10위권에 겨우 턱걸이한 상태다. 예능 드라마를 표방한 '대장금이 보고 있다'는 1%대의 시청률로 실패한 기획이란 평가를 듣고 있다. 신하균 주연의 월화극 '나쁜 형사'가 다행히도 10%에 육박하는 성적으로 MBC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있다. 단, 이 성적 역시 과거에 비하면 아쉽다. 이미 MBC 미니시리즈 방송 시간대에 대한 인식이 과거 전성기 시절에 비해 초라한 수준이라, 수 년 단위의 강력한 라인업을 기획하고 철저한 관리를 통해 우수한 콘텐트를 차례로 내놓는 등의 노력이 있어야 반등이 가능할 듯 하다.KBS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미니시리즈 시간대는 사실상 죽어버렸고 일일극과 주말극 만으로 지탱하고 있다. 가장 힘을 줘 채널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광고 판매에 있어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미니시리즈가 힘을 잃어버렸다는 건 드라마 시장에서 채널 경쟁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말과 같다. 현재 KBS의 수목 미니시리즈 '죽어도 좋아'는 3%대의 시청률에서 고전하고 있으며, 최근 종영한 월화극 '최고의 이혼'도 4%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차태현과 배두나 정도의 스타들이 나왔는데도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지금 KBS 드라마국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있는 건 주말극 '하나뿐인 내 편'이다. 전통적으로 으레 시청률 30%대는 나온다던 KBS 주말극 라인업으로 현재 40%에 육박하는 성적으로 호응을 얻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화제성 수치 상으로는 10위 권 밖에서 상위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일일극 '비켜라 운명아'도 18%대까지 시청률이 올랐다. 다만, 2049세대보다 더 높은 고연령대를 타깃으로 하는 만큼 광고시장에서 채널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tvN-JTBC, 현 드라마 시장 양대 산맥반면, tvN과 JTBC는 현 드라마 시장에서 두 개의 큰 축을 형성하며 이 분야 강자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그중 현 상황에서 우위에 있는 채널은 tvN이다. 자사 계열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이 김은숙과 박지은 등 국내 톱 클래스에 속하는 작가와 연출자들을 싹쓸이해 계약을 맺어둔 상태로, 작품 경쟁력 면에서 어떤 방송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탄탄한 진용을 꾸려 맹공을 펼치고 있다. 이미 '도깨비'를 거쳐 '비밀의 숲'까지 오는 동안 막강한 파워를 과시했고, 올 상반기에는 잠시 주춤하다가 '미스터 션샤인'을 위시해 '라이브' '아는 와이프' '백일의 낭군님' 등 히트작을 줄줄이 내놓고 우수한 성과를 거둬들이고 있다. 최근 송혜교와 박보검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남자친구'를 수목극으로, 박신혜-현빈을 내세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주말에 편성해 또 한번 드라마 강국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그 중 '남자친구'는 첫 회 방송 내용을 두고 혹평이 나오기도 했다. 진부한 클리셰가 작렬하는데다 두 주연배우의 연기에 대해서도 시청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런데도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첫 회부터 10%대를 넘어서는 시청률과 함께 놀라운 화제성을 과시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역시 첫 방송부터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드라마의 경우 완성도에 대해서도 호평이 쏟아졌다. 게임과 현실세계를 오가는 내러티브 구성으로 중장년층이 소화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향후 상승세를 짐작케 했다. 'W'의 작가 송재정, 그리고 '비밀의 숲'을 연출한 안길호 PD의 조합으로 탄탄한 만듦새를 보여주며 방송 초반 시청층을 확보했다. 아무리 tvN이 '센 콘텐트'를 내놓는다고 해도 과거에는 '텐트폴'에 해당하는 경쟁력 강한 작품에 한해 초반부터 고공 시청률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젠 tvN 드라마에 대한 신뢰가 커지면서 채널에 대한 시청자 충성도까지 높아져 일단 신작 방영을 시작하면 6~7% 이상의 성적 확보가 무난히 이뤄지고 있다. 지상파 드라마를 압도한 건 이미 오래 전 일이고 사실상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가장 압도적인 힘을 가진 채널로 성장했다고 말해도 무방하다.지상파가 무너진 상황에서 그래도 tvN과 드라마 시장에서 힘 겨루기를 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는 채널을 꼽으라면 JTBC 밖에 없다. JTBC는 올해 '미스티'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라이프' '뷰티 인사이드' 등의 작품을 차례로 히트시키며 드라마 시장에서 눈에 띄게 성장했다. 7~8%, 많게는 10%대의 시청률을 올린데다 무엇보다 화제성 면에서 우위를 차지하며 2049 타깃 시청층의 지지를 얻었다.CJ E&M이 스튜디오 드래곤을 만들어 tvN과 OCN 등 자사 채널 드라마를 만들고 해외 수출을 통해 더욱 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내는 가운데 이미 SBS도 드라마 본부를 자사 계열사로 분사해 스튜디오 드래곤처럼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SBS의 경우 휘청거리고 있는 지상파의 카테고리에 묶여 참신하지는 않다는 이미지에 휩싸여 있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반면 JTBC는 한창 성장하는 채널의 이미지를 가지고 tvN과 스튜디오 드래곤에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채널이란 인식을 주고 있다. 드라마 콘텐트 전문 제작을 위한 전략을 수립중이며 실제로 방송계를 중심으로 JTBC의 드라마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이들이 줄 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새롭게 방영을 시작한 월화극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와 'SKY 캐슬'도 호응을 얻고 있는 중이다. 'SKY 캐슬'은 방송 4회 만에 8%대 시청률 벽을 넘어섰으며 최근 경쟁작인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까지 넘어서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고 있다.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2018-12-12 11:18:16

[정달해의 엔터인사이트] '보헤미안 랩소디', 한국인이 사랑한 그 시절의 음악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폭발적인 흥행돌풍을 일으키면서 퀸의 히트곡들이 다시 울려퍼지고, 보컬 프레디 머큐리 역시 생전의 인기를 되찾았다. 영국 록 밴드 퀸과 프레디 머큐리의 일대기를 다룬 이 영화는 이미 북미에서 음악 전기영화로선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웠다. 한국 내에서도 지난 3일 누적관객수 604만 명을 넘어서면서 국내 개봉된 음악영화 중 최고 히트작이 됐다. 앞서 음악영화 중 국내 극장에 소개돼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작품은 592만 명을 동원한 '레미제라블'이었다. 600만 명 돌파 이후에도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가도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이미 영화를 본 이들이 다시 극장을 찾는 재관람 열기가 고조돼 누적관객수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 아이맥스관, 스크린X관에서 영화를 본 이들은 시설이 뒷받침되는 곳에서 봐야 '보헤미안 랩소디'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며 재관람을 부추기고 있으며 퀸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4050세대들 역시 추억을 향유하고자 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노래를 따라부르며 즐길 수 있는 '싱어롱 상영회'도 '보헤미안 랩소디'의 인기와 함께 부각되고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어떻게 북미를 넘어 한국 관객까지 사로잡았을까. #한국 관객 정서에 부응하는 영화'보헤미안 랩소디'는 이미 12월 초까지 북미 지역에서 1억6천442만 달러, 북미 외 국가에서 3억7천514달러를 벌어들였다. 이 영화의 제작비를 약 5천200만 달러로 추산하고 있으니 이미 들어간 돈의 10배에 해당하는 성과를 거둬들인 셈이다. 국내에서도 '마약왕' '스윙키즈' 등 연말 기대작들이 개봉되는 12월 셋째주가 되기 전까지는 '보헤미안 랩소디'의 장기 흥행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특히 한국 시장에서의 폭발적인 인기는 북미와 유럽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특이현상이다. 실제로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성적은 그룹 퀸의 본 고장인 영국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로 높은 편이다.달아오르는 속도 뿐 아니라 확산력까지 좋은 한국 영화시장의 특징은 이미 할리우드 영화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북미 외 지역 중 한국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얻었던 케이스가 수차례 발견됐고, 한국 총 인구수에 대비해 생각해보면 영화와 극장 사업이 이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는 국가가 드문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과거 국민 상당수가 지적 허영심에 사로잡힌 채 살아가던 90년대에는 전문가들도 분석하기 쉽지 않은 예술영화가 '꼭 봐야할 작품'이란 타이틀과 함께 국내 대중에 널리 유통돼 화제가 된 적도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1995년 단관 개봉돼 10만 관객을 모았던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희생'이다. 관련 공부를 좀 했다는 사람들이 아니면 쉽게 이해하기 힘든 작품인데도 한번쯤 봐야 잘난 척을 할 수 있다는 분위기 때문에 극장에 관객이 꽤나 몰려들었다. 참고로 필자 역시 대학생에 불과했던 당시 오만가지 책을 다 찾아읽고 나서야 '희생'을 이해할 수 있었다.'달아오르는 속도'와 '확산력'이란 표현을 쓴 것도 이 때문인데, 그만큼 한국 관객은 '분위기'에 민감하다. 주변에서 쏟아지는 호평을 고려해 봐야 할 영화를 고르고 또 그렇게 관람한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는 사람이란 사실을 입증하려 한다. 그리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일단 화제가 된 작품에 대해서는 궁금증을 쉽게 참지 못하고 뚜껑을 열어보고 싶어하는 습성도 분명 있다. 또 한 편의 영화로 인해 논란이 불거질 경우 본인의 사고가 찬성과 반대 어떤 진영에 위치하는가에 따라 극장 표 결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기도 한다. 소위 '화제성'이 한국 관객의 표심을 자극하는 주요한 지표가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어쨌든 한국 관객의 이런 특성 때문에 종종 큰 기대를 얻지 못했던 작품이 '대박'을 터트리기도 한다. 그러나 뭐가 됐든 한국 관객을 움직이는 영화는 분명 국내 정서를 건드릴만한 명확한 무기가 있어 시장에서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한국 내 흥행 비결은 그룹 퀸의 익숙한 음악, 그리고 그로 인해 소환된 과거의 향수다. #음악과 함께 시절의 향수 공유프레디 머큐리와 퀸이 전성기를 누리던 70년대부터 80년대까지는 팝과 록 음악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었다. 그 시절 국내 분위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라디오에서는 미국과 영국 팝 음악과 록 밴드의 히트곡들이 흘러나왔고 매주 빌보드 차트 순위를 점검하는 시간이 고정적으로 마련돼 해외 음악의 트렌드를 알 수 있게 해줬다. 지금이야 K-POP의 인기와 함께 한국 음악이 세계로 알려지는 수준이 됐지만 90년대까지도 음악 좀 듣는다는 마니아들의 이어폰에서는 항상 영어로 된 가사가 흘러나오곤 했다.'보헤미안 랩소디'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 '위 윌 록 유' '크레이지 리틀 싱 콜드 러브' 등 퀸의 히트 넘버들은 그 당시 젊은 층을 중심으로 꼭 알고 있어야 할 필수 청취곡 리스트에 들어가 있었던 노래들이었다. 특히나 퀸의 넘버들은 단순히 록 넘버의 개념에서 벗어나 대중이 쉽게 듣고 즐길 수 있는 곡들이 많아 밴드 전성기 이후에도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등의 공식 또는 비공식 모음집에서 자주 접할 수 있었다. CM송으로 쓰인 곡도 다수였고 영화음악이나 그 외에도 각종 영상물의 BGM으로 사용돼 4050세대보다 더 젊은 층까지 확산된 상태다. 앞서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가 국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때도 극중 사용된 그룹 아바의 친숙한 히트곡들이 흥행에 주요한 역할을 했었다는 평가가 나왔었는데, '보헤미안 랩소디'의 경우 음악이 결정적인 흥행성공 요인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국내에서 '위 윌 록 유'나 '보헤미안 랩소디'의 멜로디를 모르는 이를 찾아보는 것이 오히려 힘들지 않을까 싶을 정도니 영화를 보는 관객이라면, 혹 나이가 어려 퀸이라는 밴드를 모른다고 할지라도 친숙하고 반가운 마음이 드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사실 이 영화의 내러티브는 굉장히 단순하고 촘촘한 구석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런데도 이 영화가 한국 관객의 마음을 흔들 수 있었던 건 80% 이상이 음악의 힘 때문이었다고 봐야 한다. 내러티브는 아쉽지만 퀸의 공연 장면은 실황 중계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멋지게 재연해냈다. 또 멀티플렉스의 값비싼 영사 및 사운드 장비가 제 몫을 톡톡히 해낸 덕분에 관객은 마치 퀸의 콘서트를 눈 앞에서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프레디 머큐리의 죽음과 함께 전설이 된 밴드 퀸 완전체의 공연을 다시 볼 수 있다니 이건 그 시절을 기억하는 4050세대에겐 마치 폴 매카트니의 내한공연을 저렴한 가격에 즐기며 그 때를 떠올려보는 좋은 기회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물론, 폴 매카트니 라이브 공연과 배우의 연기를 통해 재연되는 '보헤미안 랩소디'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다만 관객이 스스로 그 정도의 착각 속에 빠져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말을 하기 위한 비교다. 4050 타깃층은 물론이고 젊은 층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음악의 힘을 갖췄으니 음악영화 좋아하는 한국 관객이 열광하는 것도 전혀 이상해보이지 않는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마냥 실존인물과 흡사하게 잘 재연된 극중 밴드 퀸 멤버들의 모습도 눈길을 끈다.'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 성공과 함께 극중 등장한 최대 규모의 자선 공연 라이브 에이드에 대한 관심도 새삼 커지고 있다. 영국과 미국에서 각각 7만 2000명과 9만명의 관객을 모아두고 각국의 A급 뮤지션을 총출동시켜 펼친 역사적인 공연으로, 당시 전 세계에 위성 중계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공연이다. 지난 2일 MBC가 다시 라이브 에이드 공연 녹화본을 방송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폴 매카트니, 믹 재거, 에릭 클랩튼, 레드 제플린 등 당대 최고의 뮤지션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다시 커지고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만들어낸 현상들이다.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2018-12-05 11:21:36

[정달해의 엔터인사이트] 하정우-송강호, 연말 극장가 격돌

영화계가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주력작품을 한 편씩 꺼내 홍보전에 돌입했다. 김혜수와 유아인이 주연으로 출연한 '국가부도의 날'이 12월의 초입, 11월 마지막 주에 먼저 관객맞이를 했다. 이어 송강호 주연작 '마약왕'과 하정우가 주연으로 출연한 'PMC : 더 벙커'가 개봉일을 확정한 후 예고편 등을 공개하며 벌써부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현재 가장 큰 관심을 얻고 있는 두 편의 기대작이다. 그 외에도 장이모우 감독의 '삼국-무영자', 아이돌스타 도경수가 출연하는 '스윙키즈', 공효진을 내세운 스릴러 '도어락', DC코믹스 라인의 슈퍼히어로물 '아쿠아맨' 등이 이미 대기표를 뽑아들고 스크린에 올라갈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다. 톱스타 송강호와 하정우의 격돌만으로도 오랜만에 극장가 분위기가 뜨거워지는데 그 사이에 투입되는 작품들도 경쟁력이 만만치가 않다. 모처럼 극장을 찾는 관객의 영화 선택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격돌! 송강호 vs 하정우가장 눈길을 끄는 건 송강호와 하정우, 충무로를 대표하는 A급 남자배우들의 대결이다. 다행히도 개봉일을 다르게 맞춰 정면충돌로 인해 서로 심각한 부상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껏해야 1주일의 간격이 전부라 결국은 같은 시기 맞대결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먼저 스크린을 찾게 된 영화는 송강호의 '마약왕'이다. 12월 19일 수요일에 개봉된다. 이 영화는 우민호 감독을 위시한 '내부자들'의 제작진이 의기투합했다는 이유만으로 기획 당시부터 화제가 됐다. 여기에 송강호가 들어오면서 쉽게 넘볼 수 없는 탄탄한 진용이 갖춰졌다. 송강호 외에도 '마약왕'의 화력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배우들이 즐비하다. '관상'에서 송강호와 찰떡같이 척척 들어맞는 호흡을 보여줬던 조정석, 역시 '괴물'에서 송강호와 연기했던 배두나가 투입돼 힘을 보탠다. 송강호를 중심으로 양 날개를 형성하고 삼각 편대를 이뤄 관객몰이를 한다. 후방은 김대명, 이희준, 조우진, 유재명, 최귀화 등 신 스틸러들이 담당한다.내용도 흥미롭다. 경제성장을 도모하던 1970년대를 배경으로 우연히 마약밀수에 가담했다가 마약 제조 및 유통의 달인으로 거듭나는 하급 밀수상인의 이야기를 다룬다. 극중 송강호가 연기하는 밀수업자 이두삼은 우연히 마약제조 및 유통과정을 지켜본 후 뛰어난 눈썰미와 위기대처 능력을 발휘하며 이 사업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한다. 그리고 차츰 영역을 넓혀 해외로 세력을 확장한다. 재미있는 건 주인공 캐릭터가 가진 가치관이다. 불법적으로 마약을 만들어 팔아먹으면서도 '일본에다 마약 팔면 그것도 애국'이란 소신을 가진다. 급격하게 변하던 당시 대한민국의 상황,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던 한국인들의 애환까지 잘 담아낸 작품으로 영화계 내에 잘 알려져 있다.하정우의 'PMC : 더 벙커'는 '마약왕' 개봉 일주일 뒤인 12월 26일에 극장에 공개된다. 이 영화 역시 '마약왕'에 밀리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인 요소가 다분하다. 우선 감독이 눈길을 끈다. 하정우를 내세워 모노드라마에 가까운 연출로 긴박감 넘치는 스릴러를 보여줬던 '더 테러 라이브' 김병우 감독이다. 또 한번 하정우와 손을 잡고 '더 테러 라이브' 이후 5년 만에 신작을 내놓게 됐다. 하정우 옆에는 이선균이 함께 한다. 또 다른 주연급 캐릭터를 맡아 힘을 보탠다.공개된 스토리라인은 짧은 설명 만으로도 꽤나 강렬하다. 글로벌 군사기업이 DMZ 지하 30미터에 위치한 비밀벙커에서 벌이다 뜻밖의 상황에 직면한 뒤 생존을 위해 싸우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하정우는 군사기업의 한 팀을 끌고 가는 캡틴 에이헵을 연기했다. 타깃을 따라 작전을 수행하다 함정에 빠져 팀원들과 함께 살아남기 위한 또 다른 싸움을 벌이게 된다. 이선균은 하정우가 이끄는 팀에 인질로 잡혀있다가 도움을 주게 되는 북한 엘리트 의사 윤지의를 연기했다. 이미 공개된 예고 영상 속에서 하정우는 군복 차림으로 거친 매력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외국인 용병 역의 배우들과 나란히 서 있어도 밀리지 않는 남성미를 보여주며 관객을 극장으로 찾아오라고 유혹한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펼치는 스릴러에 특히 발군의 재능을 보여줬던 김병우 감독과 하정우가 보여주는 액션, 이것만으로도 화력은 충분해 보인다. #'스윙키즈', 다크호스로 떠오를까송강호와 하정우라는 두 거물의 존재감 때문에 '마약왕'과 'PMC : 더 벙커'를 먼저 소개했지만, 사실 이 두 작품 사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다크호스가 따로 있다. 도경수 주연작 '스윙키즈'다.이 영화는 하필 '마약왕'과 같은 12월 19일로 개봉일을 잡아 첫 주간부터 만만찮은 레이스를 펼치게 됐다. 둘째 주로 들어가면 'PMC : 더 벙커'까지 상대해야 하니 벅찬 대결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두 편의 '센 경쟁자'들에 못지 않게 '스윙키즈' 역시 흥행대결에서 쉽게 밀릴 상대가 아니다. 소재나 연출, 출연자들의 능력 등을 따져볼 때 이 작품 역시 12월 극장가의 1위 예상 후보로 손색이 없다.우선 감독부터 살펴봐야 된다. '스윙키즈'의 연출은 '과속스캔들'과 '써니'로 히트메이커로 불리게 된 강형철 감독이 맡았다. 두 작품 모두 각각 820만 명, 730만 명의 관객을 모았으며, 무엇보다 톱스타 캐스팅 등 흥행성공을 위한 기본적인 요소를 제외하고도 내용과 완성도 면에서 큰 호응을 얻어 화제가 됐다. 자신이 보여주고픈 이야기와 영상, 그리고 가시적으로 내용을 표현해낼 배우를 소신껏 선택해 결과적으로 탄탄한 경쟁력을 갖추는 감독이 강형철이다. 이번에도 강감독은 영화계의 대형스타보다 발전가능성이 농후한 루키를 골랐다. 엑소 활동 외에도 연기 쪽으로 발을 넓히고 있는 도경수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했고, 드라마 '청춘시대'로 인지도를 높인 박혜수를 도경수 옆에 세웠다. 마침 도경수가 tvN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을 성공시키면서 연기자로 주가를 높이고 있어 '스윙키즈'에도 호재가 될 듯 하다.시대배경은 한국전쟁이 치열하던 1951년, 소재는 거제 포로수용소의 댄스단 결성 프로젝트다. 전쟁통에 포로가 된 각국의 인물들이 모여 댄스단의 멤버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캐릭터 별로 각자의 사연을 부각시키고 차츰 춤을 익히며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웃음과 감동을 끌어내는 형식이다. 큰 틀은 어디서 봤음직한 오합지졸들의 성장기인데, 시대배경이 절묘해 중장년층의 시선까지 잡아끈다. 한국전쟁 당시 종군기자로 활동했던 베르너 비숍이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겪은 실화와 복면을 쓰고 춤을 추고 있는 포로들이 찍힌 사진 한 장에서 비롯된 창작뮤지컬 '로기수'를 모티프 삼아 만들어졌다.'마약왕' 'PMC : 더 벙커' '스윙키즈' 등 기대작 3편 외에도 틈새시장 공략에 한창인 작품들이 여럿 있다. 12월 5일에 개봉되는 '도어락'은 겨울철에 보기 드문 스릴러 영화라 이 장르 팬들의 관심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싱글라이더' '미씽 사라진 여자' 등 스릴러 색깔의 영화를 섭렵한 공효진이 이번엔 좀 더 본격적인 스릴러에 도전한다. 개봉을 앞두고 홈쇼핑에 출연해 직접 티켓 판매를 하는 이색마케팅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그 외 중국의 거장 장이모우 감독이 연출한 '삼국-무영자'가 12월 13일에, 슈퍼히어로물 '아쿠아맨'이 12월 19일에 개봉된다. '삼국-무영자'는 이미 대만 금마장 영화상을 휩쓸며 중화권에서 화제가 된 작품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소개됐다. '아쿠아맨'은 지난해 '저스티스 리그'에 등장했던 캐릭터 아쿠아맨을 단독으로 내세운 영화다. '컨저링' 시리즈의 제임스 완 감독이 연출했다. 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2018-11-28 11:49:05

주연보다 돋보이는 조연, '신스틸러'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 진선규(왼쪽). 사진은 영화 '범죄도시' 중 한 장면.

[정달해의 엔터인사이트] 진서연-조우진-진선규, 눈길 끄는 뉴 신스틸러

신스틸러(scene-stealer).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단어다. 말 그대로 극 중 등장하는 신을 훔쳐 자기 것으로 만드는 사람, 발군의 캐릭터 소화력을 자랑하며 주연이 아닌데도 매 장면마다 주연보다 더 돋보이는 배우를 일컫는 말이다. 대부분 조연급 배우 중 특정 작품에서 유독 눈에 띄는 활약을 했을 경우 신스틸러라는 별명을 얻는다. 그리고 신스틸러라고 불리는 순간부터 배우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고 활동 폭을 넓히게 된다. 그만큼 신스틸러라는 별명은 배우에게 있어 존재감과 연기력을 입증할 수 있는 명예로운 수식어다. 지금은 주연급으로 발돋움한 유해진과 마동석도 조연배우로 활동하던 시절 신스틸러라고 불렸던 배우들이다. 오달수 역시 마찬가지. 그리고 조진웅과 라미란도 주연급으로 떠오르기 전 조연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해냈던 신스틸러였다. 최근에는 영화 '범죄도시'의 진선규, 그리고 '내부자들' 이후로 줄곧 승승장구하는 조우진 등이 대표적인 신스틸러로 주목받고 있다. 배우 진서연도 영화 '독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단번에 충무로의 신스틸러 대열에 합류했다. #진서연, '독전'으로 강렬한 인상최근 가장 돋보이는 신스틸러를 꼽으라면 단연 '독전'의 진서연이다. 극중 고(故) 김주혁의 파트너 보령 역을 맡아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던 배우다. 날렵하고 마른 근육질의 체구에 흐트러진 단발머리, 여기에 초점없는 눈빛으로 휘청거리는 걸음걸이까지 더해 마약에 찌든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비주얼은 물론이고 위압적인 표정이나 목소리에 날카로운 손짓까지, 완벽하다 싶을 정도로 캐릭터에 동화된 상태에서 나온 연기를 보여주며 관객을 압도했다. '독전'은 특히나 연기력 좋은 배우들이 만들어낸 강렬한 캐릭터들이 즐비했던 영화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개봉된 뒤 진서연이 연기한 보령은 그 쟁쟁한 캐릭터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그리고 대종상 조연상을 비롯해 각 시상식 조연상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사실 '독전' 개봉 전의 진서연을 기억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2007년께 데뷔해 11년째 활동하고 있는 중견배우이고 드라마에 주로 모습을 보였지만 활동 경력에 비해 출연작 편수가 많지 않고 그중 눈에 띄는 히트작도 없다. 큰 키에 시원시원한 이목구비를 가진데다 연기력까지 뛰어난 배우지만 소위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맡기에는 강하고 센 느낌이 있었고 그렇다고 영화 쪽으로 가자니 최근 10여 년간 여자 캐릭터가 중심에 선 작품이 극히 드물어 기회가 없었다. 본인이 가진 이미지와 연기력을 적절하게 보여줄 기회를 오랜 기다림 끝에 '독전'을 통해 만나게 된 셈이다. '독전'을 연출한 이해영 감독은 오디션을 통해 수많은 배우를 만나보면서도 보령이란 캐릭터에 적합한 인물을 찾지 못해 결국 캐릭터를 수정할 생각까지 했다. 그러다 배우 한효주의 추천으로 알게 된 진서연의 즉흥연기를 보고 캐스팅을 확정할 수 있었다. 진서연이 보령 캐릭터에 딱 들어맞는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적역을 만나 빛을 발하게 된 케이스다. #진선규, '범죄도시' 이후 승승장구'범죄도시'의 진선규도 요즘 신스틸러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배우다. 마침 진서연과 같은 진 씨인 데다 진서연이 '독전'으로 떠오르기 직전에 '범죄도시'로 이름과 얼굴을 알렸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진선규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를 나와 주로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던 배우다. 2004년에 무대에 데뷔했으며 2010년께 '로드 넘버 원' 등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활동 폭을 넓혔다. 출연작을 살펴보면 드라마 '무신' '육룡이 나르샤', 영화 '화차' 등 인기작들이 눈에 띈다. 그중 드라마 '쓰리데이즈'와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꽤 비중있는 조연을 맡아 잠시 주목도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 사실상 진선규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여전히 '무명배우'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연극무대에서 기본기를 다져 카메라 앞까지 온 이 배우의 연기력에 기대를 거는 이들도 있었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이 '범죄도시'의 장첸 캐릭터를 연기한 윤계상이다. 드라마 '로드 넘버 원'의 주연으로 출연할 당시 연극을 하다 드라마에 발을 디딘 진선규를 만났고 당시 윤계상은 진선규의 연기에 반해 각별히 따르며 절친한 사이가 됐다. '범죄도시' 캐스팅이 진행되고 있을 당시 진선규는 오디션에 탈락했지만 다시 재오디션 신청을 해 감독을 만났고 절치부심 끝에 위성락 캐릭터를 따내 윤계상과 주연과 조연으로 재회했다. 극중 위성락은 윤계상이 연기한 장첸의 심복으로 잔인하고 악독한 조선족 깡패다. 그리고 이 영화로 진선규는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배우로서 입지를 확실히 다지게 됐으며, 윤계상 역시 진선규와 함께 하며 연기 인생에 있어 첫 악역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소화했다는 평가를 끌어냈다.'범죄도시' 촬영 당시 윤계상이 진선규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자신의 촬영분량 일부분을 협의 하에 진선규에게 넘기기도 했다는 후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어 진선규가 '범죄도시'로 청룡영화상 조연상을 수상했을 때 윤계상이 전화를 걸어와 펑펑 울며 축하해주기도 했다. 잘 생긴 외모와 인기를 기반 삼아 주연급 배우로 활동했던 윤계상은 자신보다 연기력이 뛰어난 진선규의 실력을 흠모했고, 주연을 맡기엔 부족한 외모를 가졌지만 연기력이 뛰어난 진선규는 윤계상의 응원 속에 유명배우로 발돋움했다. '범죄도시' 이후 '암수살인' '완벽한 타인' '동네 사람들' '출국' 등의 영화에 모습을 보였고 이어 '극한직업' '암전' 등의 작품에 주연급 캐릭터로 캐스팅된 상태다. 머지 않아 신 스틸러라는 수식어를 쓰기에 민망한 주연급 스타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조우진, 드라마-영화 오가며 맹활약영화 '내부자들'을 떠올릴 때 주로 거론되는 건 이병헌의 명연기, 그리고 "대중은 개, 돼지" 등 백윤식이 남긴 대사들이다. 그리고 여기서 몇 발자국을 더 들어가면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다. 이병헌과 백윤식의 강한 이미지를 지우고 나면 보이는 또 한 명의 배우, 조승우가 아니라 조우진이다. 유독 뇌리에 박혀 없어지지 않는 비쩍 마른 남자 조우진은 극중 조상무 역을 맡아 흔히 볼 수 없었던 악당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단정한 정장 차림에 반듯하게 빗어넘긴 머리, 힘이라곤 쓰지 못할 것처럼 생긴 호리호리한 남자가 표정 한번 바꾸지 않고 톱으로 사람의 신체를 잘라낸다. 사무실에서 팀원들에게 업무지시를 하는 팀장처럼 아무렇지 않게 "여기, 여기"를 잘라내라며 톱을 들고 신체 부위를 지정해주기도 한다. 이런 싸늘한 느낌이 근육 하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조우진을 무서운 악당으로 보이게 만들어준다. 캐릭터의 이미지를 잘 표현해낸 조우진의 연기력이 있어 가능했던 일이다.이 독특한 이미지의 악당을 만들어낸 조우진은 '내부자들' 이후 줄곧 꽃길을 걸었다. 드라마 '38사기동대'에서 세금징수국장 안태욱 역을 맡아 마동석과 격돌했고, 빅히트작 '도깨비'에도 육성재의 비서 역을 맡아 모습을 보였다. 최근에는 김은숙 작가의 '미스터 션샤인'에도 출연했다. 또 '리얼', '보안관', '브이아이피', '남한산성', '강철비', '1987', '창궐' 등의 영화에 이어 신작 '국가부도의 날'에서 비중있는 역할을 소화했다. 송강호 주연작 '마약왕'에도 캐스팅됐으며, 이후에도 줄줄이 출연예정작의 크랭크인 일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때 한국영화를 '이경영이 출연하는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 또는 '오달수가 출연하는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로 구분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 두 배우가 다작을 했다는 말이고 그만큼 많은 작품에서 러브콜을 받을만큼 뛰어난 실력을 가졌다는 뜻이다. 이제 조금 더 지나면 한국영화를 '조우진이 출연한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로 구분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2018-11-21 11:16:27

정규방송 콘텐트로도 무난했던 OTT 콘텐트 '범인은 바로 너'. 넷플렉스 제공

[정달해의 엔터인사이트] '신서유기'가 판 깔고 '와썹맨'이 키우고, 웹 예능 영역 확장

TV용 예능 콘텐트의 활동영역이 대폭 확장됐다. 더 이상 TV에 국한되지 않고 인터넷망을 통해 전파되는 OTT(Over The Top) 방식으로 서비스돼 업계에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단순히 각 방송사 채널을 플랫폼 삼아 방송돼 시청률 경쟁을 벌이던 과거에 비해 디지털 웹 예능은 세계 각국에 어필하며 팬들을 모은다. 지금은 TV용 콘텐트로 방송되고 있는 tvN 나영석 PD의 '신서유기'가 이와 같은 방식으로 시작된 케이스. 그리고 JTBC 디지털스튜디오 룰루랄라의 '와썹맨'이 디지털에 최적화된 포맷을 개발해 유튜브에서만 150만 명에 육박하는 구독자를 불러모으며 웹 예능 전성시절의 포문을 열어젖혔다. 유재석이 출연한 '범인은 바로 너' 역시 미국의 OTT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트로 개발돼 주목받았다. 그중 '와썹맨'은 TV 방송보다 디지털에 딱 들어맞는 내용으로 새로움을 찾는 젊은 층에 크게 어필하고 있는 중이다. 1인 방송 등 디지털 영상 콘텐트에 익숙한 현 세대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개발과 함께 다양한 콘텐트 등장과거 예능 콘텐트와 시청자를 이어주는 접점은 '채널'이 유일했다. 각 방송사는 자사 채널의 성격에 어울리는 예능 콘텐트를 개발해 경쟁사와 광고 선점 경쟁을 벌였다. 예능 제작진은 온갖 규제 속에서 '착하고 욕먹지 않으면서도 즐겁고 웃기는' 예능 콘텐트를 만들어내느라 진땀을 흘렸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TV만 틀면 볼 수 있다는 방송 플랫폼의 특성 때문에 예능 콘텐트는 유쾌하게 상대를 웃겨주면서 나름의 주제의식을 가져야 했고 폭소를 유발할 수 있는 소재라고 해도 사회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만 했다.'국민MC' 반열에 오른 유재석이야말로 이런 환경에 최적화된 예능인이었다. 착하고 선한 이미지에 성실한 면모가 돋보이고, 웃음을 끌어낼 때도 동반 출연자의 기분을 생각하며, 무엇보다 시청자로 하여금 거부감 없이 자신의 액션에 공감하게 만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지상파 예능 콘텐트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이다. 반면 장동민 등 '옹달샘' 트리오는 팟캐스트 등 온라인 환경에서 거리낌 없이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며 팬 층을 확보하고 승승장구했지만 방송 채널에서는 역량의 반도 드러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심지어 디지털 포맷에서 규제 걱정없이 내뱉은 말들이 화살이 돼 본인에게 돌아왔다. 어찌보면 카메라 없는 공연장 무대나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예능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위 예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착하면서도 재미있는' 방송용 콘텐트와 '세고 독하면서 재미있는' 디지털 콘텐트는 결국 섞이지 못하고 각자의 세상에서만 생존할 수 있었다. 보이지 않는 담벼락이 있었다고 봐도 좋겠다. 그런데, 그 보이지 않는 담벼락 사이에 큰 구멍이 뚫리면서 교류가 시작됐고 이제 두 세상이 서로 섞여 문화를 공유하는 상황이 도래했다. 디지털 콘텐트가 TV용으로 재편집돼 방송되고, 혹은 디지털 환경 하에서 이뤄진 실험을 토대로 TV용 콘텐트를 제작하는 등의 시도다. 또 특정 콘텐트의 경우 순전히 디지털 플랫폼에서만 놀라운 파급력과 화제성을 과시하며 승승장구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디지털 플랫폼에서 얻은 인기를 토대로 방송용 광고를 찍고 또는 방송용 콘텐트를 통해 언급되기도 한다. 성공을 위한 필수요소는 정확한 타깃 설정, 그리고 특정 플랫폼의 특성을 잘 고려한 전략적 콘텐트 제작일 뿐. TV 메인 채널 진입이 쉽지 않아 울며 겨자먹기로 웹예능이란 이름을 달고 시작하던 방식은 이제 옛말일 뿐이다.#'와썹맨'이 열어젖힌 웹예능 전성시대2015년 디지털 플랫폼에서 공개된 '신서유기'는 당시 4천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웹 예능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남았다. 강호동, 은지원, 이수근 등 나영석 PD가 '1박2일'에서 함께 했던 멤버들을 불러모았고, '1박2일'의 또 다른 스타 이승기까지 합류해 화제가 됐다. 디지털 환경의 특성에 걸맞게 이혼과 도박 등 출연자들의 어두운 과거사를 거침없이 들춰내는 등 방송 메인 채널 콘텐트에서는 볼 수 없던 재미로 시청자들에 어필했다. 지상파 방식의 예능에 익숙했던 출연자들이 카메라 앞에서 대화하면서 대화 소재 때문에 움찔하던 모습이 드러났을 정도로 나름 파격적인 재미였다. 이후 '신서유기'는 거친 유머를 줄이고 포맷을 정교하게 다듬어 방송 채널에 적합한 콘텐트로 변신했다. 현재 시즌6가 tvN에서 방송되고 있다.유재석의 '범인은 바로 너'는 사실 시작 당시의 '신서유기'와는 성격이 다른 콘텐트다. 바로 정규방송용 콘텐트로 편성됐어도 무난할 정도의 일반적인 예능프로그램이었다. 다만, 세계적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는 OTT기업 넷플릭스가 한국과 작업한 첫 오리지널 예능콘텐트였다는 사실 만으로도 충분히 화제가 될 만했다. 웹 말고도 해외 OTT 플랫폼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입증됐기 때문이다.이에 반해 '와썹맨'은 오롯이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승부해 성공한 콘텐트다. 한편으로 디지털 공간이기 때문에 이 정도의 성과가 가능했던 콘텐트이기도 하다.'와썹맨'은 JTBC의 디지털 스튜디오 룰루랄라에서 내놓은 프로그램이다. 이곳저곳을 다니며 물건을 파는 컨셉트였으며 당시 god의 리더 박준형이 여러 출연진 중 한명이었다. '사서고생' 이후 제작진이 박준형을 내세운 일종의 스핀오프 버전을 기획했는데 이 콘텐트가 바로 '와썹맨'이다. 포맷이라고는 박준형이 요즘 '핫'하다고 소문난 장소를 직접 찾아가 현장을 살펴보고 그 곳에 있는 사람들도 만나본다는 정도가 전부다. 전개가 어찌될지 모를 정도로 '열린 포맷'이고 사실상 박준형의 개인기에 의존한다는 인상까지 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린 뒤 나온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뜨거웠다. 시청자들은 '와썹맨'의 재기 넘치는 편집방식에 열광했다. 특정 장소를 찾아가 현장 리뷰를 하고 만나는 사람들과의 돌발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이 지루할 틈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며, 랩을 하듯 시끌벅적하게 떠들어대는 박준형의 진행방식도 BGM을 섞어 리듬감 있게 보여준다. 편당 10분 남짓한 러닝타임 동안 찾아간 장소에 대해 은근히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무엇보다 쉴 틈 없이 웃게 만들어 예능 콘텐트로서 '할 일'을 다해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박준형이 현장에 있는 일반인들과 함께 만들어내는 시너지 효과도 최상급이다. 화면 속 일반인들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 정신을 쏙 빼놓는 박준형을 바라보며 어색한 리액션으로 화답한다. 깊이 있는 대화는 아니지만 현장성이 부각돼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그저 이 어색한 조합 만으로도 상당한 양의 웃음이 터져나온다.지금까지 업데이트된 콘텐트 수가 45편 정도인데 유튜브에서만 구독자 150만명 돌파를 바라보고 있으며 전체 영상 재생 횟수 역시 6천 718만 회에 육박한다. 웹 예능 단일 콘텐트가 이 정도의 반향을 불러일으킨 건 '와썹맨'이 처음이다. 뜨거운 인기와 함께 '와썹맨' 촬영 유치 경쟁도 치열해졌다. 핫플레이스를 소개하는 '와썹맨'의 컨셉트에 맞춰 '우리 플레이스에도 찾아와달라'는 협찬 제안이 넘쳐난다. 단순히 즐거움만 주는 것이 아니라 수익구조를 만들어내면서 웹 예능 콘텐트의 항로를 확보한 셈이다.'와썹맨'의 경우 '신서유기'와 달리 아예 TV방영을 염두에 두지 않고 오직 디지털 플랫폼에서만 승부를 걸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디지털 플랫폼의 특성에 딱 들어맞는 콘텐트라 TV 방영용으로 제작됐을 때 오히려 보는 재미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2018-11-14 11:51:50

55회 대종상 포스터

[정달해의 엔터인사이트]포복절도 대종상 코미디쇼, 이젠 그만둘 때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10월 22일에 열린 제55회 대종상 시상식이 또 한번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연출하며 놀림거리로 전락했다. 장기간에 걸친 부정부패를 청산하고 공정한 시상식을 진행하겠다고, 그것도 매년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하지만 결과는 항상 다를 바 없었다. 사고만 안 터져도 그저 다행이라고 부를만한 수준이다. 권위의식에 찌든 영화계 원로들이 시상식을 장악하고 제 밥 그릇 챙길 생각만 하고 있으니 행사가 제대로 진행될 리가 만무하다. 해마다 대종상을 소재로 한 비난성 글들이 시상식 전후로 우후죽순 쏟아지는데도 주최 측은 정확히 뭐가 잘못돼 욕을 먹는지 도무지 알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 말이 맞다. 세상이 대종상을 향해 "잘못했다"고 꾸짖는데 주최 측은 왜, 어떤 이유로 얻어맞는지 모르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주최 측이 자신들의 문제점을 인지하면서도 애써 잘못이 아니라고 외면하고 있다. 그러니 더 난감하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이 문제적 시상식을 이젠 없애야 한다. ◇올해 시상식도 코미디쇼로 전락매년 마찬가지였지만 올해도 대종상 주최 측은 공정하고 체계적인 시상식을 만들겠다고 공언하며 영화계 전반의 협조를 요청했다. 간단히 줄이면 '이번에는 제대로 할테니 제발 시상식에 좀 참여해달라'는 말이다.하지만 이번에도 시상식장은 텅텅 비었다. 청룡영화상이나 백상예술대상 등 국내 주요 시상식에 각 부문별 후보들이 대거 참석하는 것과 달리 대종상 시상식에는 수상이 확실한 후보 한 명이라도 모습을 보이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번에도 그랬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성민과 신인상 수상자 이가섭-김다미만 무대에 올라 직접 소감을 전했다. 이성민과 공동 남우주연상 수상자가 된 황정민은 이날 현장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여우주연상 수상자가 된 나문희 역시 불참했다. 여우조연상을 받은 진서연은 데뷔 후 첫 영화 연기 관련 상인데도 참석하지 않았다.대거 불참은 배우 진영 뿐만이 아니었다. 스태프 진영에서도 당연한 듯 대리수상이 이어졌다. 심지어 대리수상자마저 나오지 않은 경우에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MC 신현준이 대신 상을 받고 "잘 전해드리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MC가 수차례 시상대에서 대신 상을 받아 챙기는 모습은 대종상에만 특화된 '신기한 볼거리'다.끊임없는 대리수상 퍼레이드 중 사고까지 터졌다. 이날 시상식의 음악상이 '남한산성'의 류이치 사카모토에게 돌아갔는데, 인지도 없는 트로트 가수가 화려한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라 대리수상했다. 본인을 '가수 겸 배우 한사랑'이라고 소개하면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현장에는 '남한산성'의 제작사 싸이런픽처스의 김지연 대표가 나와 있었으며, 대리수상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무대에 올라간 가수 한사랑을 보고 당황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TV를 통해 중계됐다. 이후 김지연 대표는 촬영상을 수상한 김지용 촬영감독을 대신해 무대에 올라 음악상 대리수상에 대해 "진행에 차질이 있었던 것 같다"라며 영화제 측에 이의를 제기했다. '남한산성'은 물론이고 영화 시상식과 무관한 인물을 수상자 측과 상의도 없이 무대에 올린 대종상 측은 오히려 김지연 대표의 태도를 지적하고 나섰다. 제작사와 연락이 닿지 않아 한국영화음악협회와 한국촬영감독협회의 추천을 받아 대리수상자를 선정했으며 김지연 대표의 태도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는 내용이다. 음악상 대리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가수 한사랑은 다음날 자신이 논란이 되자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류이치 사카모토가 누군지 잘 모르며 대종상 간부의 연락을 받고 무대에 올랐다"고 황당한 대답을 내놨다.지난해 TV조선을 통해 방송된 대종상은 중계 과정에서 현장 스태프들의 막말이 그대로 노출돼 문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 역시 음향 등 방송 기술적 문제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건 총체적인 문제다.◇국내 최고 권위의 '꼰대 시상식'지속적으로 매를 맞다보면 맷집이 좋아지고 욕도 자꾸 먹다보면 내성이 생긴다. 운동선수나 자수성가형 기업가라면 이런 상황도 긍정적인 케이스로 활용될 수도 있겠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발전적인 방향을 찾아가는 그런 식의 전개다. 그런데 매와 욕에 내성이 생기고 맷집이 좋아진 상태에서 옳은 길을 찾지 못한다면 이제 문제가 커진다. 눈 감고 귀 닫고 남 탓하며 살아가는, 합리적으로 답을 찾아내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논리를 잃어버린 상태에서 자기 말만 하는 그런 '꼰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이 포인트가 바로 대종상이 가진 총체적 문제의 시발점이다. 영화계에서 사실상 은퇴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원로들이 시상식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그저 조직을 유지하는 데에만 혈안이 돼 매년 행사를 그르치고 있다. 그러면서도 비난을 받으면 당장 이 상황을 모면하느라 애쓰고 결국은 문제의 원인은 제거하지 못한다.분명 대종상은 긴 시간에 걸쳐 국내 영화계에 큰 영향을 끼친 시상식이다. 하지만 국가의 지원을 받는 이 행사가 어느 순간부터 각종 부정부패의 온상이 됐으며 심지어 불공정한 심사와 졸속 진행으로 매년 비난 받았다.사실 좀 더 적나라하게 속을 뒤집어보자면 대종상이 영화계 대표 시상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건 당시 경쟁할 수 있었던 행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청룡영화상은 대종상 이후로 한참이 지나 세상에 나왔고, 백상예술대상이 영화를 아우르며 대종상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냈던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 외에도 방송 등을 수상 부문에 포함했다는 이유로 '영화 전문'이란 타이틀이 대종상에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은 지원금도 거의 끊어졌지만 출발 단계에서는 정부 주도 시상식이었기 때문에 정권의 눈치를 봐야했고 당연히 영화의 작품성에 대한 공정한 시상이 이뤄지지 못했다. 그나마 80년대까지는 어영부영 명맥을 유지했지만 9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 무렵 대놓고 불공정한 심사를 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종상에 대한 영화인들의 불신이 심해졌고 2000년대로 접어들 무렵에는 대규모 보이콧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여기서 중요한 건, 영화인들의 단체행동이 대종상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한국영화계 발전에 저해되는 등의 요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건 그동안 대종상을 끌고 온 한국영화인총연합회 등 주최 측의 부실운영에 대한 불만 제기 차원에서의 정당한 시위다. 과거 대종상은 수상후보작 선정 범위에 들어가지도 못했던 미개봉작에 주요 상을 몰아주거나 흥행과 평가 양 면에서 크게 실패한 영화의 주연배우에게 주연상을 주기도 했다.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이들에게는 상을 주지 않겠다고 공개석상에서 자랑스럽게 떠들고 대종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영화인에게는 눈에 불을 켜고 맞대응하기 바빴다. 대체로 이 경우 대종상 주최 측은 자신들이 영화계 원로라는 이유로 대우받길 원했으며 그래서 후배 잘못을 지적하듯 권위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오래 전부터 대종상은 이 행사를 이끌고 가는 이들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수단, 그리고 영화계에서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편으로 사용됐으며 이미 이들의 행태가 드러나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인들이 대종상의 한심한 장난질에 장난 맞춰줄 이유가 없다.무려 55년에 걸쳐 이어온 대종상의 역사는 사실 그중 절반 이상이 부정부패 및 부실운영 등의 키워드로 설명되는 암흑기다. 주최 측을 사리 분별 능력 갖춘 이들로 갈아치우든지 버티고 있는 이들 때문에 물갈이가 불가능하다면, 이제 대종상의 역사를 여기에서 끝내는 것이 맞다.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2018-10-31 14:32:49

최근 영화 '완벽한 타인'의 홍보 인터뷰 자리에 만취 상태로 나타나 물의를 빚었던 배우 김지수.

[정달해의 엔터인사이트] 김지수-윤제문 "술이 원수네"

배우는 감정노동자다. 주어진 역할에 따라 매번 새로운 인생을 연기하고 다른 성격과 표정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다보면 역할에 지나치게 몰입해 힘든 상황에 처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연기라는 배우의 직접적 노동 그 자체만 해도 이 정도로 감정 소비가 크게 이뤄지는데 매번 타인(제작자나 감독 등)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부담감도 만만치가 않다. 그러다보니 배우 본인도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힘든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곤 한다. 이를테면, 순간의 기분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다거나 책임지지 못할 말을 내뱉고 후회하는 등의 케이스다. 더 나아가 술기운 때문에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고 사고를 치기도 한다. 감정노동을 하므로 어떻게 보면 술과 더 가까울 수 있는 직업. 하지만, 술버릇 관리 잘 못하다가는 금세 나락으로 떨어지기 마련이다. 얼굴을 드러내고 살아가는 직업을 가진 것도 어차피 본인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것일테고 그렇다면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프로페셔널의 모습을 보여주는 쪽이 더 현명하다. # 김지수, 그놈의 술이 문제최근 배우 김지수는 영화 '완벽한 타인'의 홍보를 위해 마련된 매체 기자들과의 인터뷰 자리에 만취 상태로 나타나 물의를 빚었다. 약 40분 가량 지각한 상태에서 자리에 앉자마자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혀가 꼬여 제대로 대화가 진행되지 못했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이 인터뷰 진행이 힘들 것 같다고 말하자 "기분 나쁘냐?"라고 맞받아쳐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들었다. 결국 인터뷰는 무산됐고, 김지수는 관계자들에 이끌려 현장을 떠났다. 앞서 김지수 측은 '현장 매니저가 연락 두절돼 김지수가 직접 택시를 타고 오고 있다' 등의 변명으로 일단 상황을 무마하려 했지만 김지수가 심각한 수준으로 취해있어 결국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김지수 소속사 측은 약 7시간 여 만에 사과문을 내놨는데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보면 이렇다. '완벽한 타인'의 시사회 이후 좋은 평이 많이 나와 기분 좋게 뒷풀이 자리까지 갔으며 이 자리에서 술을 마시다 컨디션이 나빠져 문제가 발생했다는 말이다.술자리 자체도 '오랜만'이라고 표현했는데 이건 앞서 김지수가 저지른 두 차례의 음주운전 사건을 의식한 듯 보인다. 김지수는 지난 2000년 무면허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인도 경계석을 들이받고 경찰에 걸려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리고 2010년에는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를 들이받고는 자리를 떠나 또 한번 비난의 대상이 됐다. 말 그대로 음주 뺑소니 사건이다. 단아하고 차분한 이미지와 달리 의외로 음주운전 사고로 두 번이나 문제를 일으켰으니 소속사 입장에서 어쩔수 없이 '오랜만'의 술자리였다는 말까지 썼는데 결국은 이 변명이 상황을 더 구차하게 만들었다.이후 김지수는 '완벽한 타인'의 모든 홍보 스케줄에서 제외됐다. 물론 '완벽한 타인'이란 영화는 김지수 한 명 때문에 이미 부정적 이미지가 생겨버린 뒤다. 이서진과 조진웅, 유해진, 염정아 등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눈길을 끄는데다 독특한 소재와 꽤 탄탄한 내러티브로 호평을 끌어내고 있던 가운데 발생한 일이다. 자신의 출연작 홍보를 스스로 망쳐버리는 주연배우라, 흔치 않은 일이다. 사실상 쓰리아웃 상황인데 어쨌든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케이스가 아니라서 활동에 큰 지장은 없을 듯 예상된다. 다만 앞으로 매체 기자들이 좋은 기사를 써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 같다. 김지수가 발군의 연기를 보여주지 않는 한. # 윤제문, 음주운전에 음주 인터뷰김지수에 앞서 윤제문도 술 때문에 여러 사람 힘들게 만들고 그 스스로 나락으로 떨어졌던 인물이다. 본인이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있는지는 물론 모르는 일이다.윤제문이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사례만 3건. 2010년, 2013년, 2016년에 걸쳐 세 차례 음주운전으로 문제를 일으켰다. 음주운전으로 수차례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도 꾸준히 연기활동을 하긴 했는데, 주연급으로 나선 경우에는 매체와의 접촉을 피할 수 없으니 이런 문제적 인물에게 있어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결국엔 지난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아빠는 딸'의 개봉 전 언론 시사회에서 검은 정장 차림으로 90도 인사를 하며 사죄의 말을 남겼다. 세 번째 음주운전 사고 이후 9개월 정도가 지난 시점이었다.그런데 꽤나 진심이 느껴지는 듯 보였던 이날의 사과는 얼마 지나지 않아 수포로 돌아갔다. 윤제문이 인터뷰 자리에 만취 상태로 나타나 기자들과 실랑이를 벌인 게 문제였다. 술 냄새를 풍기며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인터뷰 석상에 앉은 윤제문은 만사가 귀찮은 듯 단답식으로 질문에 답했고 무성의한 태도에 쉬는 게 좋겠다고 권유한 기자들 앞에서 "그만 합시다"라고 소리 높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버렸다. 그러고는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에게 인터뷰 모두 취소하라고 소리 지르고 기자들을 보며 "기사 쓰라고 해"라며 시비 거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연기 잘 하는 배우라고 해서 술 먹고 저지르는 실수가 모두 용납되는 건 아니다. 사석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이나 술버릇까지 문제삼을 건 아니지만, 이렇게 대놓고 공식석상에서 문제를 일으키면 말이 달라진다. 또 하나 안타까운 일은 마침 술 하나로 번번이 문제 일으키는 김지수, 윤제문 두 배우의 소속사가 같다는 사실이다. 소속사 관계자들이 무슨 죄인가. # 자기 관리 철저해야 배우 생명 지속돼프로페셔널이 '꼭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할 일'을 구분 못하고, 또는 '센 척' 해도 될 때와 그렇지 못할 때를 혼돈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기 잘난 덕분도 있겠지만 결국엔 대중의 지지를 등에 업은 채 하고 싶은 일을 지속하고 부를 축적하는 배우들은 특히나 자기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물론 인간적인 관점에서 술주정 정도는 이해해 줄 수 있겠지만 술 먹고 운전대를 잡는다거나 공식석상에서 사고를 치는 등의 행위를 저지르고 자비를 바라는 건 망종의 극치다.술버릇 고약한 배우들은 사실 연예계에 즐비하다. 이름만 들어도 놀랄만한 톱스타급도 여럿인데 그중에서는 취하면 마주 앉은 대상에게 시비를 걸고 주먹다짐하는 술주정으로 유명한 인물도 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매번 술자리에서 주먹질을 하거나 얻어맞는 일이 생기는데도 일에 있어서는 철저해 적어도 공식석상에서는 완벽한 프로페셔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한 여배우는 술에 절어 꼭 가야할 공식행사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는데, 당시 소속사에서 임기응변을 발휘해 이 여배우를 아픈 사람으로 둔갑시켰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도 극히 드물었으며 또 일부 매체에 알려진 뒤에도 기사화되진 않았다.김지수 역시 소속사에서 미리 빼돌려 차라리 인터뷰 현장에 나타나지 못하게 잘 막았더라면 최소한 난감한 술버릇으로 인해 비난을 듣진 않았을 것이다. 술 덜 깬 김지수를 막지 못한 소속사 관계자들을 탓하는 게 아니다. 다행히도 술에 취해 행사를 펑크내고도 무사했던 모 여배우, 그리고 술자리에서 주먹질을 하면서도 알려지지 않은 그 톱스타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사석에서 술을 먹고 성질을 부리는 것까지야 어떻게 하겠냐마는 공식석상에서까지 물의를 일으켜선 안 된다는 말이다. 주연급 배우가 홍보의 의무를 저버리고 자신의 출연작에 찬물을 끼얹는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는 건 프로답지 못하다는 말이다. 차라리 술 때문에 행사에 못 가겠다고, 소속사 관계자들에게 둘러대고 알아서 막아달라고 했던 그 여배우가 차라리 낫다. 앞서 얘기한 그 여배우와 술 먹고 주먹 잘 쓰는 그 톱스타는 최소한 음주운전은 안 했다.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2018-10-24 10:44:01

H.O.T 콘서트장

[정달해의 엔터인사이트]신화부터 젝스키스까지

신화부터 젝스키스까지. 10월의 시작과 함께 1세대 아이돌 그룹들이 차례로 콘서트를 열거나 방송활동을 재개하며 팬들을 들뜨게 만들었다. 신화와 H.O.T-젝스키스는 단독 콘서트를 통해 팬들을 만났고 god는 JTBC 새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 '같이 걸을까'에 모습을 보였다. 멤버 강성훈을 제외하고 4인 체제로 무대에 오른 젝스키스를 제외하면, 나머지 세 팀은 오롯이 '완전체'의 모습으로 팬들 앞에 나섰다. 신화가 데뷔 20년, H.O.T는 22년, 젝스키스 역시 21주년을 맞이한 그룹이다. god도 내년 1월이면 20년차 그룹이 된다. 신화는 데뷔 후 줄곧 그룹명을 유지하며 멤버들이 함께 했고, 해체 선언을 하지 않고 팀 활동을 중단했던 god는 2014년 전 멤버들이 모여 활동재개 소식을 알렸다. 공식적으로 그룹 해체 선언을 했던 젝스키스와 H.O.T는 각각 2016년과 2018년에 MBC '무한도전-토토가'를 통해 재결성됐다. # 신화, 20년에 걸쳐 그룹 생활 유지90년대 중반, H.O.T를 기점으로 차례로 데뷔한 아이돌 그룹들이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며 가요계의 흐름은 '댄스 음악 강세'로 싹 바뀌었다. 신승훈-이승환-김현철-신해철 등 '싱어 송 라이터' 계열과 또는 연주 실력을 주무기로 내세워 노래까지 부르던 뮤지션보다 아이돌 댄스 그룹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이 시기를 거치며 가요 산업 역시 '돈이 되는' 아이돌 위주로 재편됐다. 현재 국내 가요계에서 가장 영향력을 가진 기획사들도 어느 하나 할 것 없이 인기 아이돌 그룹을 거느리고 있다. 작사-작곡 및 프로듀싱 능력을 갖추고 악기까지 다루는 뮤지션들이 여전히 가요계를 이끌고 있지만, 이런 활동을 하고 있는 뮤지션 중에서도 아이돌로 데뷔해 입지를 굳힌 케이스가 많아졌다. 재능있는 10대 가수 지망생이 기획사에 들어가 트레이닝 과정을 거친 후 아이돌의 이미지로 데뷔하고, 젊은 층에 어필해 활동 기반을 다진 후 개인의 음악적 역량이 단순 아이돌 스타 이상일 경우 뮤지션으로 발전하는 식이다. 결국 현재 대한민국 가요계는 아이돌 가수 위주의 산업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의 태동은 90년대 중반, 소위 1세대 아이돌 그룹들의 탄생과 함께 시작됐다.신화는 그 시기에 데뷔한 남성 댄스 그룹 중 거의 유일하게 해체 과정을 겪지 않고 현 시점까지 온 팀이다. 여러 그룹이 팀 내부 및 기획사와의 갈등 또는 인기 하락 등의 이유로 해체 수순을 밟고 팀 활동을 중단할 때, 신화는 오히려 "전 멤버가 끝까지 함께 하겠다"며 그룹 활동을 고수했다. 나이가 들면서 팔팔하고 산뜻한 후배 그룹과 맞대결을 벌여야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파워 넘치는 댄스 실력과 세련된 음악을 선보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물론, 활동을 이어오는 동안 특정 멤버가 구설에 올라 문제가 되기도 했고 각자 개인 활동에 매진하고 입대 등의 이유 등으로 팀 활동을 하지 못했던 기간도 있었다. 그 시기에도 이 팀은 멤버 간의 의리와 우정을 내세우며 '함께 간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멤버들도 개별 활동을 하며 각자 성패를 고루 맛봤는데, 결과적으로 신화라는 그룹 활동을 이어온 덕에 연예계에서 자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다섯 명의 멤버가 20년을 함께 하며 팀을 유지한다는 건 단순히 비즈니스 마인드만 가지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이 팀이 참 대단하다.최근 신화는 20주년을 기념해 스페셜 앨범 '하트 HEART'를 발매했으며, 지난 10월 6일과 7일 이틀에 걸쳐 서울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콘서트도 무사히 마쳤다. 이민우-에릭-김동완-전진-신혜성-앤디 등 여섯 명의 정규 멤버가 함께 했다. # H.O.T-젝스키스, 같은 날 콘서트 개최전성기에 가요계 인기를 절반으로 나눠가졌다고 일컬어지는 두 그룹, H.O.T와 젝스키스는 지난 13일과 14일 양일에 걸쳐 나란히 단독 콘서트를 가졌다. H.O.T는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젝스키스는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진행했다. 전성기 시절에도 볼 수 없었던 두 그룹의 콘서트 맞대결이 2018년 10월에 이뤄져 화제가 됐다.콘서트를 열기까지 두 그룹 모두 난관이 있었다. H.O.T는 그룹명 사용과 관련해 구설에 올랐다. H.O.T라는 타이틀의 상표권을 가진 씽엔터테인먼트 측이 타이틀 사용과 관련해 합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공연기획사에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문제가 됐다. 결국 이번 콘서트 전체 타이틀이 바뀌어 H.O.T라는 그룹명 대신 이 그룹명을 풀어 쓴 'High-five of Teenagers'를 내세울 수밖에 없었다. 다만, 논란과 무관하게 강타-문희준-장우혁-토니안-이재원 다섯 멤버가 함께 무대에 올라 기대에 부응했으며 이틀치 티켓 8만장을 매진시키는 등 놀라운 인기를 증명했다.잭스키스는 멤버 중 메인 보컬 강성 훈이 사기-횡령 혐의 및 전 매니저와의 송사 등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결국 콘서트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됐다. 강성 훈은 개별 활동 중에도 수차례 유사한 내용으로 구설에 올랐던 멤버다. 강성훈 본인이 자필 사과문까지 공개하며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지만,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해명하지 못하고 감성에 호소하는 차원에 그쳐 논란만 더욱 커졌다. 결국 젝스키스는 강성훈을 제외하고 은지원-이재진-김재덕-장수원 등 네 명의 멤버만 무대에 올랐다. 강성훈의 보컬 파트는 은지원-김재덕-장수원이 나눠 불렀다. 이미 기존 멤버 장수원이 빠진 상태에서 5인 체제로 재결성됐는데 강성훈까지 빠져 사실상 불완전한 상태의 그룹이 됐다. 익숙한 강성훈의 목소리로 젝스키스의 원곡을 들려주지 못한다는 건 이 팀의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성훈 없이 4인 체제로 공연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함으로써 향후 젝스키스가 또 다른 형태로 살아남을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다. # god, 17년 만에 완전체 방송활동사실 god는 공식적으로 그룹 해체를 인정한 적이 없다. 윤계상이 연기활동을 이유로 팀에서 탈퇴한 후에도 네 명의 멤버 만으로 7집 음반을 내고 콘서트를 열었으며, 이후 해체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연스레 멤버들의 개별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다 2014년 데뷔 15주년을 맞아 윤계상을 포함해 박준형-데니안-손호영-김태우 다섯 멤버 전원이 모여 팀을 재정비한 후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1월 30일부터 12월 2일까지 20주년 기념 콘서트가 예정된 상태다.콘서트를 준비하던 god는 무대에 앞서 '같이 걸을까'에 전 멤버가 동반 출연하며 안방극장에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지난 11일에 첫방송된 '같이 걸을까'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른 god 다섯 멤버의 모습을 보여준다. 과거 god라는 팀의 인지도를 높여준 예능 '육아일기' 이후 17년 만에 전 멤버가 함께 출연하는 첫 예능이다. 최근 디지털 콘텐트 '와썹맨'으로 인기가 급상승한 박준형과 배우로 입지를 탄탄하게 굳힌 윤계상이 함께 하면서 한 자리에서 보기 드문 영상이 만들어지고 있다.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2018-10-17 11:36:01

영화 '디 워'

[정달해의 엔터인사이트] 심형래의 '디워 2' 성공 가능성은?

심형래가 자신이 제작하고 연출했던 화제작 '디 워'의 속편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이미 수차례 다수 매체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디 워2'의 제작 소식을 알렸고, 2020년 개봉을 목표로 프리프로덕션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물론, 프리 프로덕션이 이뤄지고 있다고 해서 실제로 촬영에 들어갈 수 있는지는 모르는 일이고, 촬영을 마쳤다고 해서 편집이나 배급과정에 문제가 생기지 말란 보장도 없다. 심지어 완성본에 문제가 생기거나 배급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져 개봉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이건 영화산업이 필연적으로 안고 갈 수밖에 없는 리스크다. 그래서 대개 영화계에서는 한 편의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작업이 진척돼 안정권에 접어들었을 때에야 제작 관련 사실을 인정하거나 슬슬 홍보를 진행하곤 한다. 섣불리 자신감을 보이다 덧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심형래가 '디 워2'의 제작 사실을 벌써부터 알리고 다니는 건 성급한 면이 없지 않다. 심형래는 '디 워2'로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 '디 워2' 할리우드에서 작업 진행 중심형래가 밝힌 바에 따르면 '디 워2'는 현재 할리우드 배급 시스템 안에서 제작이 이뤄지고 있다. 투자는 중국 쪽에서 상당 부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에서는 CJ엔터테인먼트가 이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다만 CJ엔터테인먼트 측은 개발비 지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투자와 배급 결정 여부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몸을 사렸다. 심형래는 프로젝트의 총괄 프로듀서 격으로 일하고 있으며, 연출은 할리우드 감독이 맡기로 했다.위 사실은 모두 2014년부터 현재까지 심형래의 입을 통해 외부로 알려졌다. 심형래가 영구아트무비 직원들과의 송사에 휘말려 논란의 중심에 서고 결국 회사를 정리하는 등의 과정을 겪고 난 뒤다.앞서 전문에서 얘기한 것처럼 한 편의 영화가, 특히나 거대예산의 블록버스터급 영화가 만들어져 세상에 나오는 과정은 극히 지난하고 완성품과 흥행성과에 대한 보장을 할 수 없다. 그래서 개발 과정에서 프로젝트에 관련된 이들은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가속도가 붙기 전까지 결정을 유보하고 상황을 지켜본다.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으므로 당연히 입조심을 한다. 그런 와중에 심형래가 먼저 '디 워2'에 대해 언급하고 다녔다는 건 관심을 집중시켜 투자를 끌어내고 파트너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인 행보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특히나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섰던 심형래인데다 개봉 당시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린 '디 워'의 속편이라 개발비를 내놓은 CJ엔터테인먼트 측에서도 '확실하게 밀어주기로 했다'고 말하기 어려웠을 게 분명하다. 그래야 문제가 생겼을 때 발을 뺄 수 있으니까.어쨌든 다행스러운 건 2014년쯤 시작된 이 프로젝트가 여전히 진행 중이란 사실이다. 물론 순조로운 진행인지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 프로젝트가 수년에 걸쳐 무산되지 않고 있다는 건 어느 정도 제작 기반이 다져지고 있다는 말로 해석 가능하다. # '디 워2'의 성공 가능성은?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장점은 '심형래가 연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앞서 심형래는 할리우드와 손잡고 '디 워'(2007)와 '라스트 갓 파더'(2010) 등의 영화를 제작 및 연출했다. 당시만 해도 중화권과 할리우드와 공동작업을 하거나 현지 배급을 통해 와이드릴리즈 하는 식의 대대적인 작업이 드물었는데, 그럼에도 심형래는 꽤나 저돌적인 추진력을 발휘하며 국내 영화인들이 손대지 못했던 영역에 과감하게 뛰어들었다.하지만 이 영화들이 공통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받은 부분이 있는데 그게 바로 심형래의 어설픈 연출력이다. 충무로의 베테랑급 영화 전문 인력들이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사업의 폭을 넓힌 꽤 뛰어난 프로듀서였지만, 연출은 들어서지 말아야할 영역이었다. 기본적으로 심형래의 연출작은 서사구조가 심하게 망가져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으며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솜씨도 수준 이하였다. 신과 신을 연결하는 과정이나 컷을 배치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기본기가 갖춰져 있지 않았던, 연출이란 개념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감독으로 나서 보는 이들까지 부끄러움을 느끼게 만들었다.'디 워' 개봉 전 내놨던 심형래의 연출작 '용가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흐트러진 내러티브, 정리되지 않은 캐릭터에 초라한 완성도에도 그저 '국내에서 보기 드문 CG기술'만 내세워 홍보했다. 그리고는 '신지식인 1호'로 선정되는 등 심각하게 과대포장된 이미지 때문에 '밀어줘야 할 한국인'으로 알려져 소위 '국뽕스타'로 떠올랐다. 따져보면 이 때부터 '디 워' '라스트 갓 파더' 등의 작업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영화 연출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심형래 본인이었다. 그럼에도 앞뒤 가리지 않고 밀어붙이는 추진력과 결과적으로 파트너를 설득시켜 투자를 끌어내는 사업가의 기질은 충분히 높이 살 만 했다. 그래서 심형래가 연출에서 손을 떼고(그렇다면 당연히 각본 작업에서도 목소리가 작아질 수밖에) 전체적인 틀을 잡아주는 프로듀서 역할을 하고 있는 '디 워2'는 전작보다 훨씬 완성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디 워2'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리스크가 제거된 셈이다. 지난 2016년에는 한 재일교포 여성의 폭로로 '심형래가 파친코에 중독됐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 내용에 대해서는 심형래 본인이 아니라고 해명을 한 상태다. 그러나 파친코 중독설로 인해 투자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연출력 뿐 아니라 결국은 '디 워2' 프로젝트의 중심에 서 있는 심형래 본인이 사생활까지 잘 간수하며 리스크가 아닌 성공요인으로 활동해야만 한다.불가능한 일이지만 심형래를 완전히 지우고 '디 워2'를 생각해보자. 그렇다고 해도 사실 이 영화는 안고 가야 할 장애요소가 뚜렷이 드러난다. '디 워'가 북미 개봉 당시 흥행에 성공한 것도 아니고 국내에서도 논란으로 인해 화제가 돼 840만 명 돌파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을 뿐,호불호는 명확히 엇갈렸다. 그나마 개봉 시기에는 애국심 마케팅으로 인해 대중의 지지를 얻었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이 영화를 두고 '수작'이란 평가를 내놓는 이는 사실상 없다. 북미 지역 흥행은 실패나 마찬가진데 이 영화의 후속작을 내놓는다니, 이건 현지 기준에서 봤을 때도 상당한 모험이다. 전편 개봉 당시 심형래가 그렇게도 내세웠던 '국내 기술로 이뤄낸 놀라운 CG'도 이젠 흔한 기술이 됐다. 그 자체만으로 대중에 어필할 수 없다는 말이다.여기까지만 살펴봐도 '디 워2'는 여러모로 부정적인 요소가 산재된 프로젝트다. 지금도 심형래가 재기를 노리고 지나치게 큰일을 벌이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화제작을 내세워 위기 상황을 정면돌파하는 우직함에 점수를 주지 않을 순 없다. '디 워2'가 완성도 면에서나 흥행 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거란 기대가 들지 않는 게 사실이나 적어도 심형래가 이번 프로젝트를 끌고 가면서 프로듀서로서의 능력은 인정받았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욕심이 지나쳤던 데다 방식도 잘못되긴 했지만 타인이 가지 않은 길을 가며 혁신을 추구했던 건 분명한 사실이다.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2018-10-10 11:23:46

기획 & 시리즈 기사

[매일TV] 협찬해주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