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총선 관전 포인트] 통합당 몰표냐 분산이냐…

통합당 "정부 불만 팽배…전통 지지층 결집"
민주·무소속 "지역 일꾼 강조…막판 상승세"
"당선 땐 핵심 당직" TK 정치 위상 쑥 오른다

박형준(가운데) 미래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4일 오후 대구 수성구 용지아파트에서 수성을에 출마한 이인선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왼쪽은 주호영 수성갑 후보.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박형준(가운데) 미래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4일 오후 대구 수성구 용지아파트에서 수성을에 출마한 이인선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왼쪽은 주호영 수성갑 후보.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4월 15일은 대구경북의 4년간 청사진을 짊어질 선량들을 선출하는 날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민심의 풍향계를 읽을 수 있고 특정 정당에 힘이 실릴 수도 있어 어느 때보다 선거 결과에 주목하는 시선들이 늘고 있다. 투표를 앞두고 전통적 지지기반의 관성적 행태가 이어질지, 이번에는 비(非)미래통합당 표심으로 큰 변화를 이룰지, 주요 관심사로 부상했다. 통합당의 전승, 비통합당의 선전 여부 등 이번 선거에서 TK의 주목되는 사안들을 짚어봤다.

◆TK 전승 여부에 따른 지역 손실 셈법

미래통합당 대구시당의 이번 총선 슬로건은 '대구 전승, 가즈아!'이다. 일부 선거구에서 경합이거나 혼전 양상을 보이지만 단 한 석도 내줄 수 없다는 절박감이 배어 있다. 경북도 비슷한 스탠스를 취하면서 전 선거구 석권을 예상했다. 대구 12, 경북 13석 등 TK에서 전승으로 반문재인 전선의 첨병이 돼야 한다는 게 지역 통합당의 입장이다.

대구에서는 각축이 예상되는 수성을을 제외하고는 낙승이라는 게 통합당의 자체 분석이다. 하지만 수성을도 마지막 전통적 지지층이 응집할 경우 의외로 무난한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경북은 포항 등 일부 지역이 '경합'이라는 비통합당 측 주장에 통합당 도당은 '끄떡없음'을 강조한다. 일부 선거구에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 집결해 있고, 정치 신인의 등장과 공천 과정의 잡음도 있었으나, 코로나19 사태와 지역 경제 악화로 정부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기 때문에 '강둑에 실금가는 일은 없을 것'이란 주장이다.

통합당의 자체 분석이 현실화될 경우 대구경북은 이번에도 관성적 투표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일부에선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 현상이 더욱 굳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총선에서는 무소속(주호영·유승민·홍의락)과 민주당(김부겸) 등 통합당의 전신인 비(非)새누리당 후보들이 4명이나 당선됐기 때문이다.

통합당 후보들의 '싹쓸이' 여부가 주목되는 이유는 중앙 정치권에서의 TK 위상 변화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 권력과 지방 권력이 대거 민주당으로 기운 상황에서 TK만 통합당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중앙에서의 기세는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거 막판 대다수 국민이 '견제심리'를 가동해 통합당의 손을 들어줄 경우에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 TK 표심이 전국적 국민의 의식과 흐름을 같이하면서 또다시 새로운 대안 세력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선거 결과를 속단할 수 없으나 통합당의 기대처럼 TK 전승을 이뤄낸다 하더라도 그것은 양날의 칼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TK가 중앙 정치 무대의 중심에 다시 서기 위해선 전국적으로 통합당 바람이 불어 대역전승을 거둬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3일 경북 구미 인동파출소 앞에서 구미갑 김철호, 구미을 김현권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왼쪽은 고령·성주·칠곡에 출마한 장세호 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3일 경북 구미 인동파출소 앞에서 구미갑 김철호, 구미을 김현권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왼쪽은 고령·성주·칠곡에 출마한 장세호 후보. 연합뉴스

◆민주·무소속 후보들 '이번엔 해볼 만'

비(非)미래통합당 주자들은 통합당의 대구경북 전승 목표는 장밋빛 희망에 불과하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한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선거 막판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이번 선거는 다를 것"이라고 했고, 보수성향 무소속 후보들도 "인물론이 먹혀들어 해볼 만한 선거"라고 자신했다.

민주당에선 최근 TK 일부 선거구가 '경합열세'를 넘어 '경합'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대구에선 수성갑·을과 북갑·을을 해볼 만한 선거로 규정한 데 이어 달서구 일부와 중남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했다. 경북에서는 포항북·포항남울릉, 구미을, 안동예천 등이 경합열세나 열세로 분류되다가 선거 막판 경합 지역으로 상승했다는 자체 분석 결과도 내놨다.

대구시 민주당 주자들은 '힘 있는 후보론'을 내세우며 ▷'20조원 신 TK 뉴딜 정책'을 위한 재원 투입 현실화 ▷여권과의 창구 역할론이 시간이 흐를수록 먹혀들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북은 경제실정에 대한 비난 여론이 많았으나 최근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정책이 호평 쪽으로 돌아서면서 도민들의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인식이 적지 않게 바뀌었다고 전했다.

무소속 후보 대부분은 통합당의 공천 결과에 반발한 인사들이거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서가 깊은 인물(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이다. 따라서 이들은 한결같이 '지역 일꾼론'을 강조하면서 당선된 뒤 통합당과 합치겠다는 점을 공언했다.

'막장공천 불복파'는 전직 의원들이 주를 이룬다. 대구 수성을 홍준표, 북갑 정태옥, 달서갑 곽대훈, 달성 서상기, 경북 경주 정종복·김일윤, 영주영양봉화울진 장윤석, 안동예천 권오을·권택기, 상주문경 이한성 등이 해당한다. 또 박승호(포항남울릉), 김장주(영천청도), 이권우(경산), 김현기(고령성주칠곡) 등 고위공직자 출신도 대거 포진해 있다.

무소속 후보들이 선전할 경우 통합당의 리더십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공천 잡음에 대해 지역민의 심판이 드러나면서 어떤 식으로든 공천 주도층들의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무소속 후보들이 당선되더라도 '탈당 후 출마자에 대한 복당 불허 방침'이라는 중앙당의 엄포가 있었던 만큼 당분간 중앙 보수 세력과 거리두기는 불가피할 것이란 일각의 해석도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구 수성갑 김부겸 후보, 미래통합당 대구 수성갑 주호영 후보, 무소속 수성을 홍준표 후보.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구 수성갑 김부겸 후보, 미래통합당 대구 수성갑 주호영 후보, 무소속 수성을 홍준표 후보.

◆TK 리더십 새판 짜나

대구경북의 총선 결과가 정치적 제 세력들의 갖가지 희망대로 어떤 식으로 나오더라도, 21대 국회는 지난 20대와는 조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의 기대대로 TK 전승을 이끌어낼 경우 가장 큰 변화는 중량급 인사들의 대거 보강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공천으로 당선된 인사들 가운데 초선 의원은 무려 12명에 달했다. 하지만 통합당이 전승으로 총선을 치르면 21대 TK 정치권은 재선 급이 9명에 달한다. 이들은 원내수석부대표 등 핵심당직에 등용될 수 있고, 국회 상임위 야당 간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어 지역 현안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윤재옥 두 명의 3선 의원 탄생 여부도 주목된다. 당선되면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하거나 상임위원장 자리도 꿰찰 수 있는 중진 반열에 오르기 때문이다.

통합당 전승 결과가 주목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김정재·임이자·양금희 등 여성 의원들과 김형동·정희용·김병욱 등 40대 젊은 주자들이 지역 정치권에 대거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한 번의 총선에서 대구경북 정치권에 여성 의원이 3명이나 배출한 적은 없었다. 또 3명의 40대 주자를 포함해 50대 인사들까지 합해 모두 16명의 상대적으로 젊은 주자들이 지역에 포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민주당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더라도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 희망대로 소속 당 후보들이 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될 경우 현 정권에서의 TK 위상은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문재인 정권과의 통로가 확대될 뿐 아니라 이를 활용한 지역 발전 계획이 탄력받는데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민주당 후보가 낙선하더라도 이번 선거에서 '20%대인 지역 내 민주당 박스권 지지율'을 선회하는 유의미한 득표율을 기록할 경우 중앙 요직에 천거되는 길이 열린다. 이들을 통한 지역 민원 해결도 수월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각 정당과 비례대표 정당들에 포진된 TK 인사들의 당선 규모도 관심 있게 지켜볼 대목이다. 이들도 재선을 위해선 지역에 올인해야 하는 만큼 중앙에서 든든한 우군으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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