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도 '잘' 할 수 있어요…영천 산자연중 사례

쌍방향 온라인 화상 수업은 일종의 온라인 교과교실제
한 수업당 20명 내외는 쌍방향 온라인 수업 가능
도입 전 교사, 학부모에 이해 구하는 게 먼저
수업 시나리오 갖추고 서로 마음도 열어야
피로도 고려하면 길어도 3주 정도 운영하는 게 적당

'온라인 개학'은 사상 처음이다. 코로나19 여파로 9일부터 시차를 두고 각급 학교가 온라인으로 개학한다. 이 방식이 얼마나 제대로 운영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쌍방향 온라인 화상 수업을 잘 활용하고 있는 영천 산자연중의 수업 모습. 산자연중 제공 '온라인 개학'은 사상 처음이다. 코로나19 여파로 9일부터 시차를 두고 각급 학교가 온라인으로 개학한다. 이 방식이 얼마나 제대로 운영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쌍방향 온라인 화상 수업을 잘 활용하고 있는 영천 산자연중의 수업 모습. 산자연중 제공

개학을 마냥 미루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학교 문을 열기엔 부담스러웠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우려된 탓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온라인 개학'. 교육부는 9일 고3과 중3부터 온라인으로 개학한다. 일부 '원격 수업'을 시범 실시해온 곳도 있지만 그것으론 부족하다. 교육 현장이 당분간 혼란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영천 산자연중학교(교장 이영동 신부)는 학생 수가 50명 정도인 소규모 학교다. 전국 단위 모집 학교인 까닭에 다른 지역 학생도 적지 않다. 지난달 9일부터 '쌍방향 온라인 화상 수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이곳 교사들로부터 산자연중이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이 수업 방식을 정착시켰는지 들어봤다.

-실시 중인 원격 수업 유형과 실시 이유는

▶2월 셋째 주부터 준비해 지난달 9일 시작했다. 첫째 주는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과 과제 수행 중심 수업을 병행해 실시했다. 하지만 이는 학생들의 자율에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라 학습 효과면에선 의문이 적지 않았다. 둘째 주부터 쌍방향 온라인 대면 화상 수업을 진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쌍방향 온라인 대면 화상 수업은 온라인 교과 교실제라 할 수 있다. 교사는 현실 속 한 교실을 계속 이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온라인상에서 퇴장한 뒤 다음 시간 교과목 방에 '온라인' 입실하는 식이다.

-이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갖춘 인프라는

▶웹캠과 마이크가 설치된 노트북이 있으니 충분하다. 미술, 요리 수업 등 장면을 확대해 보여줘야 할 경우에 대비 전용 웹캠도 구입해 활용 중이다. 수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활용하는 건 자제하도록 했다. 2월 마지막 주에 학생들의 화상 수업 환경을 조사해 웹캠 등이 없는 경우 학교에서 일괄적으로 구입해줬다.

학교 자체 서버가 없어 외부 서버를 사용한다. 교육청에 서버가 마련된다면 그것을 사용해도 무방할 것이다. 규모가 큰 학교는 교육청 서버, 규모가 작은 학교라면 외부 업체 서버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영천 산자연중학교는 지난달 9일부터 쌍방향 온라인 화상 수업을 운영 중이다. 이 방식으로 전 과목 수업을 진행한다. 이곳의 쌍방향 온라인 요가 수업 장면. 산자연중 제공 영천 산자연중학교는 지난달 9일부터 쌍방향 온라인 화상 수업을 운영 중이다. 이 방식으로 전 과목 수업을 진행한다. 이곳의 쌍방향 온라인 요가 수업 장면. 산자연중 제공

-적정 수강 인원과 가능한 수업 형태는

▶한 수업당 10명 내외의 학생이 수강 중이다. 수업당 적정 인원은 수업 플랫폼에 따라 다를 것이다. 다만 20명 내외까지는 충분히 대면 수업처럼 진행할 수 있다.

이 방식을 통해 강의식 수업은 물론 체육, 음악, 미술 교과의 활동 수업도 가능하다. 현재 국어, 영어, 수학부터 예체능까지 전 교과 수업을 하고 있다. 학생 건강과 문화 감수성 향상을 위해 요가, 요리 특강도 실시한다.

-화상 수업 도입 시 어려움과 극복 방법은

▶기술적인 면은 큰 걸림돌이 아니었다. 교사들의 인식이 가장 큰 문제였다. 수업이 온라인을 통해 공개된다는 것과 학생 가족들이 본다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과 부담감을 갖고 있었다.

수업 전 교사 연수를 여러 번 진행했다. 연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화상 수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었다.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교사들이 처한 힘든 상황을 학부모들에게 전하고, 이해를 구했다. 학부모들의 응원을 보면서 교사들이 힘을 냈다.

수업 시나리오도 강조했다. 현장 수업과는 달리 이 수업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모든 교사가 분 단위로 수업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연습을 함께했다.

-쌍방향 화상 수업을 도입하기 전 학교와 교육당국이 챙겨야 할 사항은

▶이건 보충 학습이 아니다. 정규 수업이라는 걸 학부모, 학생에게 정확히 인지시켜주는 게 중요하다. 이 수업을 진행하기 전 다양한 통로로 수업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등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개학이 미뤄지면서 학생들의 생활 습관이 규칙적이지 않을 거라는 걸 감안해야 할 것이다. 산자연중 경우도 처음엔 학생들이 제 시간에 맞춰 조회 방에 입장하지 못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담임교사들이 입장하지 않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일일이 전화를 했다.

교육당국은 원격 화상 수업을 도입하기 전에 서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그 서버에는 수업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탑재돼 있어야 한다.

영천 산자연중의 쌍방향 온라인 음악 수업 모습. 학생, 교사, 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들의 마음이 모여야 원격 수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 영천 산자연중이 이 방식을 도입하기 전 학부모, 교사의 이해를 구하는 작업에 신경을 쓴 것도 그 때문이다. 산자연중 제공 영천 산자연중의 쌍방향 온라인 음악 수업 모습. 학생, 교사, 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들의 마음이 모여야 원격 수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 영천 산자연중이 이 방식을 도입하기 전 학부모, 교사의 이해를 구하는 작업에 신경을 쓴 것도 그 때문이다. 산자연중 제공

-쌍방향 화상 수업의 학습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산자연중은 교과 진도에 맞춰 정규 교과 수업으로 쌍방향 온라인 화상 수업 방식을 도입했다. 그래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자세도 진지하다. 수업 후 학생들은 반드시 복습 노트를 작성해 담임교사에게 전송한다.

물론 모든 학생이 완벽히 학교 시스템에 녹아드는 건 아니다. 하지만 많은 학생이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 만족도도 매우 높다. 교실에서 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게 가장 좋긴 하다. 하지만 화상 수업 또한 그에 못지 않은 결과를 내고 있다.

-이같은 수업의 기간은 어느 정도가 효율적인가

▶최대한 길게 잡더라도 3주 정도가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 3주째부터 교사와 학생들에게서 '화면 피로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4주째는 눈이 피곤해진다는 말도 많아졌다.

교실에서 대면하는 것과 온라인으로 대면 수업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 교실 대면 수업은 교육활동 사이에 여백이 있다. 그 여백을 통해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이 소통하며 모두 에너지를 재충전한다. 하지만 온라인 대면 수업은 교사와 학생, 학생 간 물리적 거리가 생긴다. 그 거리를 메우려고 애쓰기 때문에 교실 수업보다 몇 배로 힘들다.

-화상 수업을 처음 진행하는 교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많은 교사들은 와이파이(Wi-Fi·무선 데이터 전송 시스템)가 설치돼 있지 않아 화상 수업이 어렵다고들 한다. 그런데 화상 수업을 수 주째 진행해보니 와이파이는 중간에 끊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 때문에 산자연중은 교내 인터넷 선을 이용해 화상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화상 수업에 있어 방송 장비, 인터넷 설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사의 마음이라는 걸 다시금 느낀다. 화상 수업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다는 걸 꼭 얘기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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