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조국 의혹 정조준한 檢, 면죄부 수사 소리 안 들어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가족의 각종 의혹에 대해 검찰이 칼을 빼들었다. 검찰은 27일 고려대와 서울대 환경대학원,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부산의료원, 웅동학원, 사모펀드사 등에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국민적 관심이 큰 공적 사안으로 사실 규명 필요가 크고, 만약 자료 확보가 늦어지면 사실 확인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압수수색 이유를 설명했다.조 후보자 관련 의혹은 도덕적 파탄은 물론이고 이미 불법·탈법이 의심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검찰의 압수수색은 늑장을 부렸다는 따가운 눈길을 피할 수 없다. 게다가 조 후보자가 문재인 정권의 핵심 중 핵심 인사이고, '윤석열 검찰'이 문 정권을 떠받치는 주요 기둥임을 감안할 때 검찰 수사가 제대로 될까라는 소리까지 나온다.그런 점에서 조 후보자 수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평등, 공정, 정의'를 실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무지막지한 '적폐수사'로 윤석열 검찰에 붙은 '권력의 충견'이란 오명을 씻는 길이기도 하다. 이번 수사를 통해 '정권의 검찰'에서 '국민의 검찰'로 제자리를 찾으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도 윤 총장을 임명하면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적폐청산과 같은) 똑같은 자세"를 당부했다.조 후보자도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즉각 사퇴해 자연인으로 수사를 받으라는 것이다. 검찰을 지휘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검찰의 수사를 받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야당의 지적대로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이후 수사는 보나 마나다. '털어 보니 아무것도 없더라' 식의 면죄부 수사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사퇴해야 할 이유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조 후보자 자신을 위해서도 사퇴해야 한다. 지금까지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가짜 뉴스'라거나 '불법은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그게 진실이라면 '계급장 떼고' 수사를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그렇게 하는 게 수사에 확고한 신뢰도를 부여한다. 사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2019-08-28 06:30:00

[사설] 원전 수출로 국부 쌓을 기회를 탈원전으로 걷어차는 나라

한국의 원자력발전 안전성·우수성을 세계로부터 인정받은 낭보(朗報)가 잇따르고 있다. 신형 경수로 APR1400 원전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을 최종 취득했다. 설계인증은 미국 정부가 APR1400의 미국 내 건설·운영을 허가하는 안전 확인 증명서다. 이 원전을 미국에서 건설·운영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또 두산중공업은 미국에서 처음 건설되는 소형모듈원전(SMR) 프로젝트에 12억달러 규모의 주기기를 제작·공급하기로 했다.역대 정부의 의지와 연구자·산업계의 노력으로 한국은 세계 최고의 원전산업 생태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수십 년에 걸쳐 쌓은 원전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원전 업체들의 줄 이은 도산과 원전 인력의 급격한 유출로 내년부터 자력(自力)으로 원전을 짓지 못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현재 건설 중이거나 발주를 앞둔 원전은 210기로 시장 규모가 600조원에 달한다. 원전은 전력 생산 비용을 낮은 상태로 유지하면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어서 세계적으로 원전 건설이 증가하는 추세다. 원전 건설 경험을 풍부하게 축적했고 기술·가격 경쟁력을 갖춘 한국으로서는 원전시장 석권을 통해 국부(國富)를 축적할 절호의 기회다.하지만 문 정부의 탈원전이 세계 원전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고 있다. 국내에서는 탈원전을 하면서 해외에는 원전을 수출하겠다는 모순된 정책을 고집하는 한국을 이해할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탈원전을 하게 되면 원전 산업이 망가지고 경쟁력도 저하할 것이 뻔한데 앞으로 수십 년의 원전 유지보수를 고려하면 한국에 원전 건설을 맡길 나라가 있을 리 만무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원전 해외 세일즈에 나서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빈손일 수밖에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현재는 물론 미래 세대의 먹을거리인 원전산업을 탈원전으로 망가뜨려 나라의 부를 쌓을 기회를 제 발로 걷어차는 어리석은 짓을 언제 멈출 것인가.

2019-08-28 06:30:00

[사설] 경북 오지 주민들의 서러움에 주목해야

경북 영양·청송 사람들은 명절 차례상 장보기를 위해 안동에 나가거나, 급한 환자가 있어 규모 있는 병원을 찾기 위해서는 청송 진보와 안동을 잇는 34번 국도를 많이 이용한다. 기차를 타기 위해 안동역에 가기 위해서도 이 길은 필수 코스이다. 그러나 여러 개의 재를 넘고 임하호를 따라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가려면 1시간은 족히 걸린다. 추월이 불가능한 편도 1차로 도로여서 교통사고의 위험도 높다.영양 사람들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영양읍과 청송 진보면을 잇는 국도 31호선 16㎞ 구간이 아직도 편도 1차로이기 때문이다. 이 구간은 영양의 관문길로 생명줄과도 같다. 안동으로 연결되는 34번 국도로 나가거나 상주~영덕 고속도로 구간을 이용하기 위한 유일한 통로이다. 낙석과 선형 불량 등으로 늘 위협받는 길이다.여론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거주환경이 나쁜 가장 큰 이유로 주민들은 '도로 불량'과 '교통 불편'을 꼽았다. 그리고 시급한 현안으로 왕복 2차로인 국도 31호선을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그래서 관계 요로에 도로 확장을 호소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유동 인구가 적고 경제성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참다 못한 영양 군민들이 들고일어났다. 영양의 79개 시민·사회단체들이 '국도 31호선 확장 및 선형 개량' 추진을 요구하며 팔을 걷어붙였다. 주민들은 '영양군민통곡위원회'를 결성하고 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다음 호소문을 청와대와 국회 그리고 정부 관계기관에 전달했다. 오죽하면 위원회 이름에 통곡(痛哭)이라는 단어까지 넣었을까.주민들은 국도 31호선이 하루빨리 개선될 수 있도록 정치권과 정부가 힘을 모아달라고 거듭 호소한다. 주민들은 반문한다. "오지 사람들은 국민이 아니냐"고. 봉화군의 경우도 주요 진입도로인 지방도 915, 918호선의 선형 개량이 시급하다고 한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중앙정부는 육지의 섬으로 불리는 경북의 내륙 오지 주민들의 불편과 서러움을 주목해야 한다.

2019-08-28 06:30:00

[사설] 후배·제자 사퇴 요구 뭉개며 장관하겠다는 조국, 부끄럽지 않나

서울대 총학생회가 딸의 입시 부정 의혹 등 여러 의혹들을 비판하면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서울대는 조 후보자가 교수로 재직 중인 학교이자 모교(母校)다. 제자·후배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은 조 후보자는 지난번처럼 "서울대 학생사회가 보수화·우경화됐기 때문"이라고 강변하지 말고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까닭을 먼저 자신에게서 찾아야 할 것이다.조 후보자와 인연이 많은 서울대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비판·반발이 전방위로 확산 중이다. 조 후보자와 가족 관련 의혹들이 터져 나온데다 정의·공정을 앞세운 조 후보자에 대한 실망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총학생회는 입장문에서 "제기된 의혹들에 서울대를 비롯한 청년 대학생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며 "배신감을 느끼는 국민의 목소리를 뒤로한 채 조 후보자는 명확한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적 문제는 없다며 후안무치의 태도로 일관하는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돼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크다"며 "원칙과 상식이 지켜지는 나라, 정의가 살아 있는 사회를 위해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했다. 총학생회가 주관하는 조 후보자 사퇴 요구 2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고, 촛불집회에 학교 동문 후원금도 쇄도하고 있다.청년들이 조 후보자를 향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숱한 의혹들이 쏟아진 것도 문제이거니와 정의·공정을 부르짖던 조 후보자의 실상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의혹들을 '가짜뉴스'로 몰아붙이는 조 후보자의 대처도 분노를 샀다.대학에서 촛불집회가 잇따라 열리고, 대통령에 부담이 되는 상황에 대해 조 후보자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경 수사권 조정의 법제화 등 정책 구상을 발표하는 등 자진 사퇴를 바라는 국민 여론에 맞서고 있다. 제기된 의혹들만으로도 조 후보자는 이미 장관 자격을 잃었다. 제자·후배들의 사퇴 요구를 뭉개면서, 스승·선배로서의 자존심까지 팽개치면서 장관이 돼야 하는가를 조 후보자는 진지하게 성찰하기 바란다.

2019-08-27 06:30:00

[사설] 소각장 굴뚝이 도청 신도시 랜드마크는 아니다

경북도청 신도시 쓰레기 소각장에 준공을 앞둔 100m 높이의 전망대가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의 대상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이 전망대는 경북 북부권 환경에너지종합타운 즉 쓰레기 소각장의 굴뚝이다. 여기에 108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역 홍보관과 별자리 관측시설, 북카페 등을 갖춘 전망대를 만들고 있다.따라서 환경에너지종합타운 오른쪽에 우뚝 선 이 구조물의 전망대는 도청 신도시와 인근 자연 풍광을 조망하는 명소가 될 전망이다. 그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휴식 공간과 학생들의 친환경 교육 장소로도 활용할 방침이라고 한다. 나아가 2021년 말 환경에너지타운에 들어설 수영장, 찜질방, 헬스장, 암벽등반장 등 편익 시설과도 시너지 효과를 내며 명물 콘텐츠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이다.쓰레기 소각장 굴뚝을 전망대로 활용하려는 역발상이다. 경북도 관계자의 말마따나 '굴뚝의 대변신이자 발상의 전환'이다. 공감한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이것을 경북도청 신도시의 랜드마크로까지 확대 해석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도청 신도시의 랜드마크는 웅도 경북의 새 시대 개막에 부응하고 명품 신도시를 지향하는 경상북도의 문화적 특성과도 상응해야 한다. 굴뚝 하나 세워 놓고 랜드마크 운운하는 것은 촌극에 다름 아니다.중국 상하이의 동방명주탑은 도시의 상징 타워로 내·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가 되었다.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과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도 그렇다. 건립 당시 흉물스러운 탑이라는 조롱을 받았던 파리의 에펠탑이 후일 프랑스를 상징하는 철탑이 된 사례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에펠탑은 현대성의 아이콘으로 우아하고 단순한 미학적 가치가 시대적인 감각과 일치했기 때문이다.경북도청 이전과 신도시 조성은 웅도 경북의 새 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과업이다. 신도시의 상징물은 경북의 정체성과 경북민의 자존심을 담은 규모 있고 예술성 있는 건축물이어야 한다. 서둘러 규정할 일이 아니다.

2019-08-27 06:30:00

[사설] '한국대표 문화상품' 기대 모으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28일 개막해 47일간의 대장정에 오른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 최고의 오페라축제를 지향하며 올해로 17년이라는 연륜을 쌓아온 국제오페라축제는 이제 대구의 대표 문화상품으로 성장했다. 이는 지역 문화계의 응집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예술인들의 미래 비전과 역량의 결정체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하고도 남을 일이다.올해 축제 프로그램에서 특기할 것은 국제 오페라 콩쿠르 형식의 '대구국제오페라어워즈'다. 아시아권에서 처음 마련된 이 경연 무대는 앞으로 세계 오페라계를 이끌어갈 새 얼굴, 새로운 스타를 발굴·육성하는 '아티스트 마켓'이라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 서울과 비교해 문화 예술 인프라 등 여건이 열세인 지방도시에서 국제 오페라 경연 무대를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지난 4, 5월 빈과 베를린, 대구에서 치러진 예선에는 15개국 35세 이하 젊은 성악가 92명이 참가했고, 이 중 8개국 20명이 대구 본선에 올랐다. 내일부터 이틀간 본선 경연을 통해 영예의 주인공들이 탄생하며 갈라콘서트 축제 무대로 이어진다. 또 독일·오스트리아 유수의 오페라극장과 미국·중국·일본 등 각국 오페라 전문가들이 심사위원으로 대거 참석한 것은 대구오페라계가 긴 시간 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해외 교류와 협업 노력이 낳은 결실이다. 무엇보다 본선에 오른 젊은 성악가들이 각국 오페라극장 시즌 무대에 주·조역으로 나설 기회도 얻게 된 것은 '아티스트 마켓'의 의미와 가치를 배가한다.소극장오페라 작품도 시민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4개의 작품이 공연되는데 달서구 웃는얼굴아트센터와 서구문화회관, 중구 청라언덕 챔니스 선교사주택이 오페라 무대로 변신한다. 가까운 공연장을 찾아 오페라의 흥취를 느낄 수 있도록 무대를 분산한 것은 오페라 대중화를 위한 배려와 기획 방향을 엿보게 한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이번 축제 성공을 발판으로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해 한국의 대표 문화상품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2019-08-27 06:30:00

[사설] '짊어진 짐 내려놓을 수 없다'는 조국, 국민은 짐을 지운 적 없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5일 "저와 제 가족이 고통스럽다 해서 제가 짊어진 짐을 함부로 내려놓을 수 없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하면서 "많은 국민들께서 제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부족하다고 느끼시는 점, 뼈아프게 받아들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빗발치는 사퇴 여론에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국민의 뜻이 무엇이든 신경 쓰지 않겠다는 오만, 자신의 딸이 받은 특혜와 특전이 이 땅의 모든 '붕어와 개구리와 가재'에게 입힌 상처가 어떤 것인지 체감하지 못하는 '공감 능력 부재'를 그대로 보여준다.조 후보자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고통스럽다고 했다. 무엇이 고통스럽다는 것인가? 입만 떼면 '정의'를 외쳤지만 정작 자신과 그 가족의 행위는 '정의'와는 거리가 멀었던 비밀이 탄로 난 것이 고통스럽다는 것인가 아니면 그런 부정의한 행위를 한 것 자체가 고통스럽다는 것인가.정말 고통스러운 사람들은 조 후보자와 그 가족이 아니라 그로 인해 박탈감과 상실감, 배신감을 갖게 된 모든 보통 사람들이다. '붕어와 개구리와 가재'들은 조 후보자 같은 아버지를 두지 못해 고통스럽고, 조 후보자와 같은 '능력'을 갖지 못한 아버지와 어머니들은 자식을 '용'으로 만드는 '그들만의 비밀 통로'에 접근조차 못 해 고통스럽다. 이들 앞에서 어떻게 고통스럽다는 말이 나오는지 아연할 따름이다.조 후보자는 자신이 진 짐을 내려놓을 수 없다고 했지만, 국민은 그런 짐을 지우지 않았다. 내려놓지 말라고도 하지 않는다. 아니 당장 그 짐을 내려놓으라고 한다. 조 후보자는 사퇴 여부를 묻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성찰하겠다"고 했다. 이날도 "성찰하고 또 성찰해서 저의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국민의 목소리를 새겨듣고 저 자신을 채찍질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은 '물러나지 않겠다'이다.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제대로 성찰하지 못했거나 입으로만 성찰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2019-08-26 06:30:00

[사설] 법에도 없는 국민청문회, 치졸한 꼼수일 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둘러싼 갈등이 한심하다. 지난 9일 개각 이후 7명의 장관·장관급 후보자 가운데 5명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29일~9월 2일로 잡혔지만 조 후보자 등 2명의 청문회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후보자에 대해 '국민청문회'를 주장하는 한편, 자유한국당은 조 후보자에 대한 3일간의 청문회를 내세워 여야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조 후보자의 청문회 방식과 일정을 두고 여야가 벌이는 대결을 보면 특히 여당의 초조함을 읽을 수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지난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법률로 제정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동안 인사청문회의 원만하지 못한 운영은 이미 정평이 났지만 이번처럼 국회를 벗어나 정체를 알 수 없는 국민청문회를 갖겠다는 발상은 없었다. 한마디로 '창조적인 방법'일 수는 있지만 스스로 정한 법을 뭉개는 일로 볼 수밖에 없는, 꼼수와 같아 치졸하다.방법의 '창조성'과는 달리, 민주당의 국정 운영 능력은 의심받을 만하다. 여당은 국정 운영에 무한 책임을 진 집권 정당이다. 불법도 아닌 제1야당의 제안 거절은 국정 운영에 대한 자신감의 상실이자,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함의 결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자유한국당이 제시한 3일의 청문회 기간 역시 이미 인사청문회법(9조)에 규정된 만큼 마다할 까닭이 없지 않은가. 뭇 의혹은 차라리 기간을 늘려 여당이 먼저 따지자고 역제안을 해도 될 만하다.법을 만드는 집권 여당이 법 밖의 국민청문회를 외치고, 나라 법을 엄정히 다룰 법무부의 수장이 되려는 조 후보자 역시 여당 뜻을 따르겠다는 의사를 밝히니, 두 쪽 모두 처음부터 법을 지킬 마음은 추호도 없었는지 모를 일이다. 국민 눈에는 조 후보자를 내정한 대통령이나 그 둘을 지키려는 여당, 조 후보자 모두 도긴개긴인 셈이다. 여당은 야당의 적법한 주장을 내치기보다 당당히 수용하는 등 청문회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 지금 나라 꼴을 보라. '조국' 말고도 야당 손을 잡고 할 일이 차고도 넘치지 않은가.

2019-08-26 06:30:00

[사설] 옛 경북도청 공관, 역사적 가치에도 주목하자

경북도청 안동·예천 신도시 이전 이후 대구 북구 산격동 옛 도청 부지에 방치해오던 도지사 관사(공관)를 대구경북상생본부로 활용한다는 소식이다. 산격동의 옛 공관은 경북도가 대구시에 매각하기로 한 대상에서 제외된 곳이어서 그 이용 방안을 두고 이런저런 논의가 제기되었던 것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경북도는 빈 공관을 더 이상 내버려 둘 수도 없는 현실을 감안, 차제에 대구경북상생본부로 활용키로 한 것이다.경북도는 따라서 공관 1, 2층을 사무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내부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으며, 다음 달 중순경 공사가 마무리되면 대구경북상생본부와 더불어 대한노인회 경북연합회 등도 입주를 한다고 한다. 또한 도지사가 손님을 맞이할 수 있는 조그마한 접견 공간도 꾸미고 있다. 리모델링 또한 내부 마감재와 조명 등에 국한하는 최소한으로 진행할 계획이다.비워 놓았던 공관 건물을 대구경북의 상생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나아가 장기적인 안목에서 공관 내부 변경을 가급적 자제한다는 방침 또한 합당한 처사로 본다. 현재 상당수의 광역자치단체장 관사는 권위주의 상징이라는 지적과 함께 다양한 용도로 일반에 개방하고 있는 추세이다.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옛 충북지사 관사는 문화갤러리와 북카페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경기도지사 옛 관사도 유사한 경우이다.오랜 세월 도정을 총괄하던 도지사가 거주했던 공관은 당대의 고급 건축 양식을 지니고 있는 것만으로도 보존의 가치가 있다. 게다가 산업화 시대를 견인하던 도백들의 체취가 남아 있는 역사적 공간이기도 하다. 반세기의 산격동 시대를 지켜온 옛 공관도 마찬가지이다. 기왕에 경북역사박물관으로 바꾸는 방안도 논의된 적이 있다. 적정한 공간을 확보해서 역대 경북도지사의 업적과 행적을 보여주면서 생생한 역사적 공간으로 활용한다면, 시도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2019-08-26 06:30:00

[사설] 민주당만의 시·도지사 회의, 우려스럽다

전국 17개 광역 시·도의 단체장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만 참석하는 여당 대표와의 간담회가 22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사정으로 빠진 경남·충남도지사 외 12명은 이해찬 대표와의 만남을 통해 내년의 각종 사업에 대한 지원과 민원을 쏟아냈고, 이 대표는 예산 반영 등을 약속한 모양이다. 초청받지 못한 자유한국당 소속의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무소속 제주도지사는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민주당 추천으로 뽑힌 시·도지사와 여당 대표와의 만남은 걱정거리다. 같은 당 소속인 만큼 모이는 일은 막을 수도 없다. 이미 지난해 10월 이후 올 1월에 이어 이번까지 1년 사이 같은 당 소속 시·도지사들은 3차례나 만남을 가진 셈이다. 올 상반기 이 대표가 17개 시·도에 들러 만난 사례까지 따지면 네 번에 이른다. 이러니 대구경북과 제주도의 시장·도지사로서는 간담회가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22일 간담회에서 이뤄진 사업 지원 요청과 반영 약속은 세금 분배의 편중을 결정짓는 자리가 되기 마련이다. 화수분처럼 쏟지 않을 예산이라면 서로 밀고 당기는 사이인 자기편에게 몰아주는 일은 물론, 다른 곳으로 가야 할 돈조차 끌어다 주는 일도 마다 않는 게 정치권의 다반사가 아니던가. 또 있다. 다른 지역과 경쟁적인 사업은 자기 당 소속에 유리하게 방향을 틀어 관철시키는 사례 역시 숱하지 않은가.부산·울산·경남도의 김해신공항 재검증 요구와 총리실 수용으로 영남권 5개 시·도의 미래 운명이 걸린 국가 정책마저 손바닥처럼 뒤집은 정부·여당의 행적에 비춰 이런 모임을 보는 대구경북 사람의 마음은 더욱 불편하다. 이런 대구경북 사람 심기를 알아줄 까닭도, 헤아릴 배려의 기대 역시 힘든 만큼 남다른 각오가 절실하다. 내년 4월 총선이 다가올수록 정부·여당의 편향은 여전하거나 강화될지 모른다.이제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는 지역 정치권과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 힘든 난국을 헤쳐 나갈 수밖에 없게 됐다. 아울러 여당 소속 대구경북 정치인의 적극적인 활약을 끌어내는 설득 활동이 더욱 필요할 때다. 지역민을 위한 정책의 정부 반영과 예산 확보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지상 과제이다. 또한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는 대구경북의 33개 지자체 역량을 하나로 모아 결집시키는 노력도 소홀히 할 수 없다.

2019-08-24 06:30:00

[사설] 오직 '조국'을 위해 나라를 이토록 흔드나

문재인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하자 미국 정부가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했다. '미국 정부도 이해했고 한미동맹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던 정부 발표를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미 국무부는 "미국과 우리 동맹의 안보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우려했다. 대한민국 안보의 근간인 한미 동맹에 심각한 균열을 가져올 수 있는 결정이 갑작스레 이뤄진 배경을 두고 국민들은 경악한다.지소미아를 두고선 그동안 미국과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북 미사일 궤적 등 취약한 정보 취득을 위해서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다. 실제로 문 정부가 돌연 파기를 발표하기 전까지는 그런 분위기였다. 그런 분위기가 마지막 순간에 뒤집어졌다면 한미 동맹에 금이 가더라도 파기해야 할 정도로 다급했다는 뜻이다.무엇이 문 정부를 그리 다급하게 만들었는가. 정부는 "(지소미아가)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댔지만 궁색하다. 그런 이유라면 굳이 마지막 순간까지 유지할 것처럼 위장할 이유가 없었다. 공개적으로 '국익 합치' 여부를 논의해야 했고,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도 없다.문 정부를 진짜 다급하게 만든 것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여론 악화와 친일 반일 프레임 속에서 치르려는 내년 총선 전략으로 읽힌다. 한일 경제전쟁 속에 죽창가를 불렀던 조 후보자는 문 정부가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친일 프레임에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인물이다. 무리수를 둔 것이 국민 분노가 폭발하며 자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 후보자를 보호하기 위한 꼼수라는 해석은 자연스럽다.조 후보자는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만으로도 보호할 가치가 없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의혹은 불거지는데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나기 일쑤다. 의혹은 구체적인데 이를 두고 '가짜 뉴스'니 '허위 사실' '의혹 부풀리기'라며 조국 구하기에 나선 청와대와 여당의 해명은 어느 것도 구체적이지 않다.문재인 대통령이 '아무도 흔들지 못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역설한 지 한 달도 안 됐다. 지금 나라는 마구 흔들린다. 한미 동맹까지 훼손되게 생겼다. 이토록 나라를 흔들면서까지 조국 후보자를 구할 가치가 있는지, 아니면 이왕 흔들릴 나라, 끝까지 가보자는 오기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19-08-24 06:30:00

[사설] 靑·與의 도 넘은 조국 감싸기, 국민은 분노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가족 관련 의혹이 연일 쏟아지면서 국민의 '분노지수'가 치솟고 있다. 의혹 하나하나가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도 남는다. 더 국민을 화나게 하는 것은 구체적 해명은커녕 의혹을 '가짜뉴스'로 치부하는 조 후보자의 태도다. 청와대·여당까지 "의혹 부풀리기"라며 '조국 비호'에 나선 것도 국민 부아를 치밀게 한다.청와대는 조 후보자의 딸이 고려대에서 받은 학사 학위를 취소시켜 달라는 국민청원 2건을 돌연 비공개로 전환했다. 청와대는 비공개 처리 이유를 '부정 입학'과 같은 허위 사실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 후보자의 딸은 대학 입학 과정에서 자기소개서에 제1저자로 논문에 등재된 사실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에 따라 부정 입학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는 사안인 데도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허위 사실로 규정하고 국민청원을 비공개로 돌렸다. 조 후보자에 대한 비판 여론을 막으려는 조치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일부 언론은 사실과 전혀 다르게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며 야당을 향해 조속한 국회 인사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청문회 당일만 어물쩍 넘겨 '조국 사태'를 모면하려는 심산임이 분명하다.더불어민주당의 '조국 비호'는 꼴불견 수준이다. 이해찬 대표는 의혹 제기를 '정권을 흔들려는 의도'로 몰아세웠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가족에 대한 인권침해"라 하고, 안민석 의원은 "한국당이 최순실의 은닉 재산을 밝혀내는 게 두려워 조국을 반대한다"고 했다. 청문회에 나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누구나 노력하면 접근할 수 있는 보편적 기회"라며 국민 정서에 동떨어진 발언을 했다. '삶은 소대가리가 웃을 발언'이자 도를 넘은 조 후보자 감싸기다.조 후보자는 제기된 의혹들만으로도 법무부 장관 자격을 잃었다. 설령 문재인 대통령이 그를 장관에 임명한다고 해도 사법 개혁 등을 추진하기 어려울 정도로 국민 신뢰를 상실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조국 비호'에 열을 올리지 말고 문 대통령과 조 후보자에게 '결단'을 촉구하기 바란다.

2019-08-23 06:30:00

[사설] 총리실의 김해신공항 재검증, 역사에 오점 남기는 일은 없어야

국무총리실이 21일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의 정치적 압박에 굴복한 결과물인 김해신공항 재검증이란 '희대'의 작업에 들어갔다. 재검증 여정은 총리실이 이날 대구경북과 부울경,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비공개' 설명회를 가지며 시작됐지만 대구경북으로서는 과연 총리실이 공정하고 투명한 잣대로 재검증에 나설지 걱정거리다.이런 걱정은 합리적이고 마땅하다. 재검증은 처음부터 부울경이 과거 영남권 5개 시·도지사의 합의를 뭉개고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기대 정치적으로 시작한 '비정상'의 일이었다. 총리실도 담당 부처인 국토부의 강한 반대를 누르고 전례없이 재검증에 나서니 더욱 그렇다.정부가 맡긴 국제 공인 기관의 오랜 작업 끝에 내린 결정을 스스로 부인한 꼴인 총리실 재검증 수용으로 비롯된 재검증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총리실과 부울경이 막무가내로 강행하는 만큼 총리실은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어떤 부끄러운 행위도 않기를 엄중 촉구한다. 힘의 논리에 따른 정치적 판단이 개입돼선 안 된다는 뜻이다.앞으로 영남권 5개 시·도와 국토부 실국장급이 참여해 꾸릴 실무협의회를 통한 검증위원회 구성은 중립적이고 공정성을 보장할 만한 인물로 이뤄져야 한다. 재검증 과정에서 논의된 결과는 반드시 공개하여 의혹이 없도록 하고 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 나라 안팎 전문가가 참여할 검증위원회의 구성 시한 역시 내년 총선에서의 정치적 유불리만을 따져 결코 졸속적으로 결정할 일은 아니다.대구시와 경북도는 물론, 지역 정치권은 부울경의 속셈이 이번 재검증을 통해 김해신공항의 문제점을 집중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어 부울경은 이를 바탕으로 결국 자신들이 바라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노리는 만큼, 일각에서 나오는 "가덕도 일체 배제 방침"이란 겉 소문에 안심하여 경계를 소홀히 하는 어리석음은 말아야 한다. 대구경북 모두 긴장을 늦추지 말고 지금부터 총리실과 부울경을 주시해야 한다.

2019-08-23 06:30:00

[사설] 업체 담합과 부실 공사에 놀아난 대구도시철도공사

대구도시철도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 공사와 관련한 부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5년 12월 대구도시철도 2호선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서로 짜고 사전에 투찰 가격을 알려주는 수법으로 담합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 업체에 과징금을 물렸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 입찰 과정의 의심스러운 정황을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3년 만에 그 실체가 확인된 것이다.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와 삼중테크는 상습적으로 가격을 담합했다. 대구도시철도 외에도 스크린도어 관련 4건의 입찰에서 담합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서울메트로·광주도시철도공사 등이 발주한 용역에서 입찰 가격 정보를 주고받아 번갈아가며 공사를 따내다 꼬리가 밟힌 것이다.조사 결과 이 두 업체는 도시철도 2호선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용역에 참여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가 낙찰받도록 공모했다. 한 업체가 다른 업체에 미리 투찰 가격을 알려준 뒤 들러리를 서는 방식이다. 이들은 앞서 대구도시철도 스크린도어 개량을 위한 비상문 설치 공사 입찰에도 담합했다가 공정위 조사에서 발각됐다. 한마디로 서로 짜고 공사를 도맡아 혈세로 제 배를 채운 꼴이다.이런 비리가 되풀이되는 것은 도시철도공사의 부실한 관리감독도 한몫했다. 도시철도공사는 2016년 발주한 2호선 스크린도어 설치 공사에서 비규격 앵커볼트가 전체의 85%나 쓰였는데도 이를 감독하지 못했다. 당시 공사를 맡은 현대로템은 233억원에 입찰받아 하청업체에 일괄 하도급을 주면서 결국 부실 공사를 불렀다. 지난해 3월 7㎝ 강설에 3호선이 멈춰서는 사태 때도 부적정 핑거플레이트 사용과 볼트 용접 불량 등이 밝혀져 관리 미숙을 드러내기도 했다.이런 입찰 부정과 부실 공사는 단순히 시민 불편으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작은 오류나 실수 하나가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최악의 경우 인명 피해마저 부르기 때문이다. 도시철도공사는 감독 소홀에 대해 깊이 각성하고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

2019-08-23 06:30:00

[사설]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 돌입, 총리실·부울경 움직임 주시해야

국무총리실이 21일 부산·울산·경남도(부울경)의 정치적 압박에 굴복한 결과물인 김해신공항 재검증이란 '희대'의 작업에 들어갔다. 재검증 여정은 총리실이 이날 대구경북과 부울경,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비공개' 설명회를 갖고 시작됐지만 과연 총리실이 공정하고 투명한 잣대로 제대로 재검증에 나설지 큰 걱정이다.대구경북으로서는 이런 걱정은 합리적이고 마땅하다. 재검증은 처음부터 부울경이 과거 영남권 5개 시·도지사의 합의에 바탕을 둔 국가적 정책 결정을 뭉개고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기대 정치적으로 시작한 '비정상'의 일이었다. 총리실도 담당 부처인 국토부의 강력한 반대를 누르고 전례없이 재검증에 나서니 더욱 그렇다.정부가 맡긴 국제 공인 기관의 오랜 작업 끝에 내린 결정을 정부 스스로 부인한 꼴인 총리실 재검증 수용으로 비롯된 재검증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총리실과 부울경이 막무가내로 강행하는 만큼 총리실은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부끄러운 행위를 않을 것을 엄중 촉구한다. 어떠한 정치적 판단도 개입되선 안 된다는 뜻이다. 앞으로 영남권 5개 시·도와 국토부 실국장급이 참여해 꾸릴 실무협의회를 통한 검증위원회 구성은 중립적이고 공정성을 보장할 만한 인물로 이뤄져야 한다. 재검증 과정에서 논의된 결과는 반드시 공개하여 의혹이 없도록 하고 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 나라 안팎 전문가의 검증위원회의 구성 시한 역시 내년 총선에서의 정치적 유불리만을 따져 결코 졸속적으로 결정할 일은 아니다.대구시와 경북도는 물론, 지역 정치권은 부울경의 속셈이 이번 재검증을 통해 김해신공항의 문제점을 집중 부각시키는데 촛점을 맞추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어 불울경은 이를 바탕으로 결국 자신들이 바라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노리는 만큼, 일각에서 나오는 "가덕도 일제 배제 방침"이란 겉 소문에 안심하여 경계를 소홀히 하는 어리석음은 말아야 한다. 대구경북 모두 긴장을 늦추지 말고 지금부터 총리실과 부울경을 주시해야 한다.

2019-08-22 18:15:41

[사설] 통합신공항 마지막 난제 시도지사가 풀어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를 유치 지역 주민 투표 찬성률로만 결정할 것이라는 국방부의 지침에 찬동한다는 뜻은 이미 밝힌 바 있다. 선정 기준에 관한 유치 지역 간의 이견 최소화로 사업 추진에 한결 탄력성이 생길 것을 예상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난제가 또 남아 있다. '공동 유치 신청'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 해결이 그것이다.관련 특별법에 따르면 국방부 장관이 이전 부지 선정 계획을 공고하면, 해당 자치단체장이 주민투표 결과를 반영해 유치 신청을 하고, 선정위원회가 최종 이전 부지를 정하게 된다. 문제는 공동 후보지이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에는 군위 우보면 단독 후보지와 함께, 군위 소보면과 의성 비안면의 공동 후보지가 있다. 그런데 공동 후보지의 경우 군위군수와 의성군수가 함께 신청해야 한다는 것이다.이것이 난제이다. 의성군의 경우 군위군수가 공동 유치 신청을 거부할 경우 자동 탈락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의 실무협의회에도 군위군과 의성군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제 남은 일은 정치적·전략적 협상과 조율뿐이다.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나서야 한다. 그러잖아도 시장과 지사는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단체장들의 부산 가덕도 신공항 추진과 김해신공항 백지화 획책에 빌미를 줬다는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다. '통합신공항을 이전하면 가덕도를 용인할 수 있다'고 한 뉘앙스의 발언이 부울경의 김해신공항 합의 파기와 가덕도 신공항 일방 추진을 도와준 격이 되었다는 지적이었다.모처럼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느낌이다. 이제야말로 시장과 지사가 적극 나서서 지자체 간 이견을 조정하고 갈등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군위·의성군수도 소탐대실의 회한을 남겨서는 안 된다. 지역 정치권도 긴장해야 한다. 부울경은 '안 되는 일도 밀어붙이고' 있는 판국에 대구경북 자치단체장과 정치권은 '뭘하고 있나'라는 지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2019-08-22 06:30:00

[사설] '조국 사태' 불러온 文대통령이 장관 지명 철회해야 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의혹들이 하루가 멀다고 터져 나오고 있다. 조 후보자 딸의 논문·장학금 의혹을 비롯해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의혹들이 꼬리를 무는 실정이다. 검찰을 지휘할 법무부 장관은 고사하고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사람이란 비판까지 나온다. 국민은 실망·분노를 넘어 참담한 심정이다.'조국(曺國) 사태'를 불러온 근본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 조 후보자는 문 대통령이 가장 아끼던 참모이고 '죽창가'를 비롯해 대국민 메시지를 내온 사람이다. 민정수석을 그만두기도 전에 법무부 장관 기용설이 나왔고 아니나 다를까 문 대통령은 그를 장관으로 발탁했다. 일찌감치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장관으로 낙점한 탓에 그에 대한 청와대 검증이 철저하게 이뤄지지 않았을 개연성이 있다. 아니면 검증에서 여러 의혹들이 드러났는데도 문 대통령이 이를 무시하거나 가볍게 치부하고 인사를 했을 수도 있다. 여권의 대선주자로 키우려는 욕심에 검증을 소홀히 했거나 의혹들을 깔아뭉갰을지도 모를 일이다. 조 후보자의 '셀프 검증'에 문 대통령이 속았을 수도 있다.국민 분노가 폭발하는 데도 조 후보자는 자진 사퇴에 선을 긋고 있고 문 대통령은 계속 묵묵부답이다. 조 후보자는 "국회 청문회에서 정확히 밝히겠다"며 의혹들에 대해 구체적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어떻게든 청문회까지 갈 것이고 청문회 당일만 버티면 장관이 될 것이란 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청와대는 의혹 규명과 관련 "국회 청문 과정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조 후보자를 엄호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물론 문 대통령까지 청문회만 넘기면 된다는 그릇된 계산을 하는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문 대통령은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다. 조 후보자와 가족 관련 의혹들이 대통령 통치 철학에 배치되기에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 아니면 조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것이 '조국 사태' 해결책이다.

2019-08-22 06:30:00

[사설] 선거 비용 부담 키우는 무더기 재보궐선거, 두고볼 건가

최근 지역 지방의회 의원들이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잇따라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피선거권 상실이나 당선무효, 사퇴 등으로 자리가 비면서 내년 4월 재보궐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어 의정 활동의 차질과 재선거에 따른 혈세 낭비 등 비판 여론도 높다. 갖가지 불미스러운 일로 중도 하차하면서 지방의회에 대한 신뢰 추락은 물론 선거 비용 부담까지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서 제도 보완이 급하다.대법원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경선 과정에서 이재만 전 최고위원의 여론 조작에 가담한 김병태·서호영 대구시의원 등 5명의 광역·기초의원에 대해 20일 당선무효형을 확정했다. 이로써 대구 지방의원 6명이 불과 1년여 만에 의원 신분을 잃게 됐다. 또 북구와 달서구 의원 2명이 선거법 위반과 뇌물공여 혐의로 각각 재판 중이어서 빈 의석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선거법 규정상 공석이 생기면 잔여 임기를 따져 재보궐선거를 하도록 되어 있다. 내년 4월 재보궐선거 실시가 확정된 곳은 전국에서 모두 16곳, 의원 수로는 17명이다. 중앙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내년 4월 15일 총선 때 대구경북에서 재보궐선거가 확정된 곳은 대구 북구와 포항시 남구, 구미시, 울진군 등 4곳이다. 여기에다 이번에 확정 판결이 난 대구 광역·기초의원 5명과 재판 계류 중인 상주시, 대구 북구·달서구 등을 포함하면 재보궐선거구는 훨씬 더 늘어난다.문제가 된 의원들은 지방의회의 명예를 떨어뜨리고 유권자 부담을 키웠다는 점에서 지탄받아 마땅하다. 매 선거 때마다 의원들이 잘못을 저질러 피선거권을 상실하거나 당선무효가 되면서 유권자를 실망시키고 재보궐선거 등 부작용을 키워왔다. 이 때문에 당사자에게 재선거 비용을 전액 부담시켜야 한다는 여론 또한 높지만 아직 이렇다할 개선책은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계속 방관할 경우 그 부작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지방의회의 신뢰도 회복을 위해서라도 선거 제도 개선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때다.

2019-08-22 06:30:00

[사설] 통합신공항 부지 선정 절차 간소화 환영한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 선정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이르면 연내 이전지 선정을 완료하고 공사를 위한 첫 삽을 뜰 수도 있다는 낭보가 들려온다. 국방부의 '대구 군 공항 이전 부지 선정 절차·기준 수립 방안'에 따르면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를 별도의 정성평가 없이 유치 지역 주민 투표 찬성률로만 결정할 예정'이라는 것이다.국무총리실은 이미 올 상반기에 '연내 최종 이전 부지 선정'을 공식화한 바 있다. 그 후 국방부와 대구시, 경북도, 군위·의성군 관계자들이 다섯 차례에 걸쳐 통합신공항 최종 후보지 선정 기준 및 절차 마련을 위한 실무협의회를 진행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선정 기준을 둘러싸고 합의가 무산되면서 협의회가 중단되었던 게 주지의 사실이다.협의 과정에서 실무진들은 최종 후보지 선정 기준에 주민 찬성률뿐만 아니라 사업비와 작전성 그리고 상생발전 등 정성평가를 도입하느냐 여부를 두고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그런데 이번 주민 투표 방안은 평가 기준 논란에 따른 유치 지역 간 이견을 최소화하고 선정 절차 추진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어 답보 상태에 놓인 공항 이전 사업에 탄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대구시도 '주민 찬성률만 반영해야 한다'는 이번 국방부 지침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 통합신공항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경북 군위와 의성 지역은 지자체 간 유불리를 두고 심사숙고를 하며 때에 따라서는 이견이 노출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이라는 대역사가 아직도 넘어야 할 고개가 숱한데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그동안 국방부와 대구시의 사업비 승강이에 이어 부지 선정을 둘러싸고 또다시 시간을 허비하다가는 통합신공항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대내외적인 여건도 결코 유리하지 않다. 가뜩이나 부산·울산·경남이 김해신공항 재검증 요구로 딴지를 걸고 있고, 부산은 심심하면 가덕도 신공항을 들고 나서고 있다. 소탐대실을 초래하지 않기 위해서는 해당 자치단체와 지역민들의 대승적인 결단이 절실한 때이다.

2019-08-21 06:30:00

[사설] 일자리 같지도 않은 '가짜 일자리'에 세금 펑펑 쓰는 정부

정부가 지난해 연말 1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 '맞춤형 일자리' 사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맞춤형 일자리 사업이 1, 2개월의 단기 일자리 중심으로 진행돼 재정 투입 대비 효과가 크지 않았다. 세금을 쏟아붓고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국민 혈세(血稅)만 축내는 문재인 정부의 고질병이 또 한 번 확인된 것이다.애초부터 이 사업은 실패가 예견됐다. 정부는 1천55억원을 들여 맞춤형 일자리 5만1천106개를 마련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예산정책처 조사 결과 맞춤형 일자리 대부분은 지난해 11, 12월 진행된 단기 일자리인 데다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실태 조사, 홍보 등 단순 업무에 치중됐다. 단기 일자리로는 취약계층 취업 지원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것은 물론 재정 투입이 취약계층 지원 효과가 있었는지 파악하기도 곤란하다는 게 예산정책처 진단이다. 예산의 76%인 799억원을 예비비에서 끌어와 불·편법 논란까지 샀다.고용지표가 악화해 '일자리 정부'라는 국정 지표가 무색해지자 정부는 세금을 퍼부어 일자리를 만드는 데 혈안이다. 그러나 세금을 들여 만든 일자리 중 상당수를 맞춤형 일자리처럼 저질(低質)·가짜 일자리가 차지하는 실정이다. 빈 강의실 전등을 끄는 일을 하거나 조끼 입고 놀이터에 앉아 있는 등 효과가 없는 세금 나눠주기 단기 일자리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런 까닭에 일주일에 17시간 미만만 일하는 초단기 취업자가 전체 취업 증가의 94%에 달한다. 세금으로 지탱되는 초단기 아르바이트나 노인 일자리를 빼면 고용 증가는 빈껍데기라는 말이다.올해도 정부는 일자리 예산으로 22조9천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민간 고용 창출을 뒷받침하는 데 쓰여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든다면 나무랄 일이 아니지만 눈가림식 고용지표 향상을 노린 단기 공공 일자리 만들기에 예산 대부분이 들어가고 있다. 국민 세금을 펑펑 쓰고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못 만드는 어리석은 짓을 정부는 언제까지 자행할 텐가.

2019-08-21 06:30:00

[사설] 높은 사회적 관심과 제도 개선으로 '학교폭력' 줄여야

2학기부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권한이 개별 학교에서 교육지원청으로 위임되는 등 바뀐 '학교폭력예방법'이 적용된다. 이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의 결과이지만 근본 해결책에 대한 사회적 고민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현재 대책과 해법이 실효성이 있는지, 처벌과 징계 위주의 관리가 우리 교육이 지향하는 교육적 관점과 견줘 타당한지 의문을 갖는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19일 대구지법에서 열린 '학교폭력 예방' 대책 콘퍼런스는 학교폭력을 보는 우리 사회의 이 같은 고민을 반영한다. 법원과 학교, 교육행정 당국이 머리를 맞대 학교폭력의 현실과 문제점을 논의한 자리였다는 점에서 뜻깊다. 구성원들이 학교폭력을 철저히 진단하고 근본 해결책을 서둘러 찾아내지 못한다면 갈등과 상처가 계속될 수밖에 없어서다.그동안 학폭위 처분이 부당하다며 재심을 요구하거나 행정소송을 내는 등 갈등이 끊이지 않는 현실은 현재 학교폭력 대책이 갖고 있는 한계점을 말해준다. 대구 450여 곳 초중고교 자치위원회의 학교폭력 심의는 연평균 1천 건이 넘는다. 이 가운데 학폭위 처분에 맞서 재심을 청구한 사례는 144건, 교육청을 상대로 법원에 징계처분 취소·무효 소송을 제기한 경우도 10건에 이른다.이런 갈등은 '학교폭력'이라는 문제점을 제도라는 그릇에 다 담아낼 수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법이 개정되면서 경미한 사례를 제외한 대다수 학교폭력 사례는 교육지원청에서 심의하도록 되어 있다. 이 경우 심의 전문성이 높아지고 불필요한 소송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예상된다.하지만 기존 방식대로 징계·처벌에 초점이 맞춰질 경우 학교 학폭위의 연장선이 될 수밖에 없다. 드러난 문제점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지 않는다면 학교폭력 예방과 근본 해법은 점점 더 멀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이제라도 학교와 행정당국의 책임 의식, 전문가의 참여, 또래 집단에 대한 교육 강화 등 학교폭력이 발붙일 수 없는 환경 조성을 위해 함께 노력할 때다.

2019-08-21 06:30:00

[사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 내려 놓고 검찰 수사 받아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대부분이 도덕적 지탄을 받을 수준을 넘어 불법과 탈법의 가능성을 농후하게 품고 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모든 게 적법하게 이뤄졌다"며 구체적인 것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밝히겠다고 한다.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사건 연루 사실에 대해 "자랑스러워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고 하고 '폴리페서' 논란에는 "법률과 서울대 학칙에 따른 것"이라며 '소신'있게 대응했던 것과 전혀 다른 태도이다. 이로 미뤄 정말로 '적법'했다면 이렇게 침묵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제기된 의혹들의 중심에는 '재산' 문제가 있다. 조 후보 부친이 재단이사장이었고 조 후보는 이사였던 웅동학원을 둘러싼 '위장 소송' 의혹, 조 후보자 부인이 2017년 11월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를 조 후보자 동생의 전 부인에게 판 뒤 임대차 계약을 맺으면서 집주인인 조 후보자 동생의 전 부인이 '임차인'으로, 조 후보자 부인이 '임대인'으로 뒤바뀐 사실, 조 후보자 가족이 74억원을 약정하고 10억5천만원을 납입한 사모펀드 투자 등이 모두 그렇다.웅동학원 관련 소송에서 웅동학원은 변론을 하지 않아 패소를 자초하는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졌다. 조 후보자가 학원 이사였던 사실을 감안하면 가족 간 '짜고 치기'로 의심된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바뀐 해운대 아파트에는 조 후보자의 어머니가 살고 있었다. 이 집이 조 후보자 부부의 차명 재산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실이면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이다. 사모펀드 투자는 증여세를 내지 않고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위한 것이란 의심을 받는다.이것도 모자라 조 후보자의 딸이 두 차례나 낙제를 하고도 3년간 1천만원이 넘는 장학금을 받았으며, 장학금을 준 지도교수는 부산의료원장에 취임한 사실도 드러났다. 하나같이 일반인의 상식을 벗어난 '사건'들이다. 불법이면 수사 대상이고 도덕적 흠결이라도 자진 사퇴감이다. 이런 인사가 법무부 장관이 되는 것은 양심과 국격(國格)의 모욕이다.

2019-08-20 06:30:00

[사설] 안전 관리 등한시해온 놀이공원의 예견된 참사

대구 이월드에서 16일 발생한 아르바이트 직원의 다리 절단 사고는 놀이공원의 허술한 안전 관리와 안전 불감증이 부른 참사다. 기계 장비나 안전 관리 업무에 익숙지 않은 비전문가들이 안전 수칙도 지키지 않은 채 기구를 조작하는 일이 일상화된 데다 근무자 관리감독마저 소홀히 하다 끔찍한 사고를 부른 것이다. 이번 사고는 피해자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긴 불행한 일이다. 동시에 예견된 인재라는 점에서 진상 조사 등 철저한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이월드는 지난 2017년 놀이기구 4종을 새롭게 도입한 이후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만 세 차례나 놀이기구와 케이블카가 오작동하거나 운행 도중 멈춰 구조대가 긴급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용자에게 큰 불안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안전 점검 등 개선 노력 없이 여전히 아르바이트 근무자 등 비정규직 직원이 놀이기구를 조작하고 안전 관리를 등한시하다 결국 이번의 참사를 부른 것이다.무엇보다 놀이공원을 운영하면서 안전 수칙 준수와 근무자 관리감독은 직원 안전뿐 아니라 이용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이월드는 직원들이 업무에서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그들의 잘못된 행동을 제지하지도 않는 등 대충대충 넘겨왔다. 이로 볼 때 이월드가 이번 참사와 같은 사고 발생 가능성을 계속 키워왔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특히 2017년 이후 최근 2년 새 이월드의 비정규직 직원과 단시간 근로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과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깊이 따져볼 문제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비정규직 직원에게 일을 맡기고 제대로 관리감독도 하지 않다가 이번에 무방비 상태로 참사를 당했다는 점에서 이월드가 사실상 안전 관리에 신경을 기울이지 않고 큰 비중도 두지 않았다는 소리다. 당국은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해 이월드에 책임을 묻고 이런 일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엄중히 경고할 필요가 있다.

2019-08-20 06:30:00

[사설] 다시 국회 밖 투쟁 외친 자유한국당, 비판도 만만찮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동시다발 전방위적 구국 투쟁으로 문재인 정권의 좌파 폭정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오는 24일 서울 광화문 집회부터 대정부 투쟁을 선언한 황 대표는 대통령에게 직접 국민의 경고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4, 5월 6차례 대여 투쟁의 마지막 5월 25일 집회 이후 3개월 만에 재연될 장외 투쟁이지만 비판도 만만찮게 됐다.먼저 시기의 적절성이다. 지금은 한·일 경제 전쟁이 한창이다. 어느 때보다 여야의 힘을 모으는 게 절실하다. 일본의 경제 보복을 헤쳐나갈 지혜를 찾아도 모자랄 판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도 계속이다. 노골적인 미국의 방위비 분담 확대 압박에다 중국과 러시아의 하늘 침범 등 주변 강국은 피아(彼我) 구분 없이 우리를 옥죄는 엄중한 날들이다. 이런 우려스러운 일이 넘치고 주변 분위기는 나쁘기만 한 탓에 국민 불안은 심각하고 깊어지고 있다. 굳이 이럴 때 장외 투쟁이 과연 마땅한지 의문스럽다.방법도 문제다. 황 대표는 "장외 투쟁으로 국민 분노를 모아가고, 원내 투쟁으로 이 정권의 실정을 파헤치며, 정책 투쟁으로 새 길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특히 황 대표는 지난 7월 18일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만남에서 일본의 경제 보복에 "정부가 별다른 대책 없이 국민 감정에 호소한다"며 비판했다. 이는 지금 황 대표에게 꼭 적용할 만하다. 문재인 정부가 부족한 '별다른 대책'을 갖고 원내의 정책 투쟁으로 정부를 추궁할 생각은 않고 장외 투쟁에 나서니 황 대표 스스로 정부·여당처럼 무능함을 고백한 꼴이다.지금은 위기를 이길 정책 대안과 활동이 돋보일 때이다. 그런 만큼 황 대표와 한국당의 장외 투쟁은 진정성이 약하다. 차라리 정치 투쟁 성격이다. 올 2월 전당대회 대표 선출 이후 지속되던 황 대표의 지지율이 최근 떨어지고 한국당도 30% 밑 지지율 답보를 보면 그렇다. 이런 배경에서 장외 투쟁의 명분은 더욱 공허하다. 나라와 국민보다 당 대표와 당을 먼저 걱정한 결정인 만큼 비난받을 만하다.

2019-08-20 06:30:00

[사설] 직장 내 괴롭힘 문화, 성숙한 대응이 필요하다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시행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상사의 갑질 등 직장 내 괴롭힘 사례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개정안 시행 후 대구고용노동청에 접수된 상사의 욕설과 담당 업무 외 지시 등은 16건에 불과했지만, 시민단체인 '직장갑질119'에 접수된 전국의 건수는 모두 1천743건에 이른다고 한다.칠곡경북대병원의 수간호사가 부서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직장 내 괴롭힘'을 사유로 보직해임 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문제가 또다시 세간의 화제로 떠올랐다. 피해자인 간호사들의 주장에 따르면 신생아집중치료실 소속 수간호사가 지난 1년 7개월 동안 상사라는 직위를 이용해 폭언과 협박 등 갑질을 일삼아왔다는 것이다.그러나 문제를 제기한 간호사들에 대한 다른 의견도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이들 역시 타 간호사들에게 또 다른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자세한 경위는 병원 측이 조사를 해보면 밝혀지겠지만, 문제는 이번 사례에서 보듯이 직장 내 괴롭힘이 상사에 의한 것만이 아닌 부하 직원들이나 동료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데에 있다.이 법은 직장 내 상하 동료 직원들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이를 악용해서 특정인을 공격하거나 조직 내 화합과 소통을 저해하는 사례 또한 없지 않다. 위계질서만 앞세우는 경직된 조직문화가 당연한 우선적 현안이겠지만, 직장 안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업무성 스트레스나 상사의 업무 지시를 이겨내지 못하거나 왜곡하는 일 또한 좌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법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성의 문제이다. 인격적인 품성을 갖춘 사람이라면 시비에 휘말릴 까닭이 없다. 직장은 생업을 위한 공간으로 직장인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공동체이기도 하다. 그러잖아도 사회적·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중되는 시기이다. 직장 내 신체적·정신적 폭력과 인격적인 모욕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반사회적인 언행에 다름 아니다. 모두의 성숙한 대응이 절실한 시기이다.

2019-08-19 06:30:00

[사설] 대일(對日) 경제 전쟁…대통령과 정부는 지피지기는 했나

우리나라 제조업 중 품질경쟁력이 우위(優位)에 있는 상품군 숫자가 일본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제조업 수출경쟁력 점검과 국제비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1천대 제조 수출 상품군 가운데 품질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제품 수가 일본의 절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품질경쟁력 우위를 가진 상품군 숫자가 156개로 301개인 일본의 51.8%에 그쳤다.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서 더욱 관심이 가는 대목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대상인 소재·부품·기초장비 부문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사실이다. 전자공업에 쓰이는 화학품, 정밀공작기계, 반도체 장비 및 부품, 기계부품, 광학기기, 정밀측정기기 등 중요 상품군에서 우리나라가 품질경쟁력은 물론 가격경쟁력에서 열위(劣位)인 반면 일본은 이들 품목에서 대부분 품질경쟁력 우위 또는 가격경쟁력 우위의 수출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독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7년 동안 약 7조8천억원을 들여 이들 분야에 대한 대규모 연구 개발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가마우지 경제' 구조를 깨고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함께 키우는 '펠리컨 경제'로 가겠다는 등 정부·여당에서 말의 성찬이 쏟아지고 있다. 모든 소재·부품·장비를 국산화할 수 없는 일인 데도 단기간에 국내에서 1부터 100까지 다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처럼 장밋빛 목표와 청사진들이 난무한다.하지만 소재산업 경우 개발에만 10~15년이 걸리는 게 다반사여서 그야말로 '인내의 산업'이다. 당장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는 데 익숙한 한국으로서는 이 분야에 진입해 성과를 내려면 장기적 안목과 철저한 전략이 중요하다. 전쟁에서 이기려면 지피지기(知彼知己)가 핵심인데 우리가 일본 특히 우리 자신을 얼마나 잘 아는지를 냉철하게 따져야 한다. 자신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거나 상대방을 업신여기면 일본을 상대로 한 경제 전쟁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다.

2019-08-19 06:30:00

[사설] 북한 미사일 도발에 지방에서 휴가 보낸 국군통수권자

문재인 대통령의 요즘 행적을 보면 이해하지 못할 게 한둘이 아니다. 과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최고 책임자가 맞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6일부터 18일까지의 행적이 바로 그렇다. 북한은 16일 새벽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날 하루 연차 휴가를 내고 자택이 있는 경남 양산에 머물고 있었다. 안보 위기 상황에서 국군통수권자가 위기관리 현장을 비운 것이다.문제는 문 대통령이 청와대를 비운 것이 아니라 미사일 도발을 보고받고도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발사 직후부터 문 대통령에게 보고됐으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결과도 자세히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양산에 그대로 머물다 18일 오후에야 청와대로 복귀했다.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채 일반인들처럼 휴일을 보낸 것이다.청와대의 설명은 문 대통령의 행적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보고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보고를 받았으면 양산에 머물 게 아니라 청와대로 급히 돌아와 NSC를 직접 주재하고 상황 점검에 들어가야 했다.문 대통령과 여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사고 때 7시간 동안 관저에 머물면서 사고 처리를 직접 지휘하지 않았다고 집요하게 비판하고 매도했다. 사안의 위중함을 따지자면 이번 문 대통령의 16~18일 행적은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과 비교 자체가 안 된다. 세월호 침몰은 불행한 사고이지만 국가 안보의 문제는 아니다.북한은 지난달 25일 이후 지금까지 6차례나 미사일 도발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한 번도 NSC를 주재하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 급기야는 미사일 도발 보고를 받고도 지방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 대통령이 안보를 나 몰라라 하는 기막힌 현실이다.

2019-08-19 06:30:00

[사설] 문 대통령이야말로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경제론'이 북한에 또 조롱당했다.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평화경제에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한 데 대해 북한은 16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쏘아 올리고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일"이라고 조롱하는 것으로 '화답'했다.조평통의 조롱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을 향해 "웃겨도 세게 웃기는 사람" "아래 사람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읽는" "북쪽에서 사냥총 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기는 주제에" 등 욕설이나 다름없는 막말을 쏟아냈다. 이에 앞서 지난 6일에도 북한은 "남북 간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일본 경제를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다"는 문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겨냥해 "남조선은 맞을 짓을 하지 않는 게 현명한 처사"라며 미사일을 발사했다.이런 모욕에도 문 대통령이 또 평화경제를 들고나온 것을 보면 북한에 대한 문 대통령의 구애(求愛)는 정도를 벗어났다고 할 수밖에 없다. 사인(私人) 간의 구애도 지나치면 '집착'이 된다. 집착은 정상적인 판단을 그르치게 하고 결국 자신을 불행에 빠뜨린다. 문제는 대통령의 집착과 판단 착오는 대통령 자신에 그치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위험으로 내몬다는 점이다. '평화경제' 구상이 바로 그런 위험성을 안고 있다.북한의 거부를 떠나 평화경제는 그 자체로 난센스다. 문 대통령은 "평화경제를 통해 경제의 신성장동력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없다. 신성장동력은 거칠게 말해 첨단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의 개발과 생산 능력이다. 그러나 북한이 가진 기술이라고는 핵·미사일 기술뿐이다. 무슨 수로 신성장동력을 만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북한의 끝도 없는 금전 요구로 국민 세금만 탕진할 것이다.신성장동력의 창출 여부를 떠나 평화경제가 가능하려면 북핵 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그럴 생각이 없다. 오히려 핵 능력 강화에 더 힘을 쏟으며 연이은 미사일 도발로 남한을 위협한다.이런 지적을 하는 사람들을 문 대통령은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라고 비판했다. 과연 누가 외톨이인가. 모두가 아는 사실을 혼자만 모르는 체하는 대통령이야말로 '평화경제=만능열쇠'라는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가 아닌가.

2019-08-17 06:30:00

[사설] 질 나쁜 일자리의 함정에 빠진 대구

대구에서 주 36시간 미만을 일하는 시간제 근무 취업자 수가 1년 사이 크게 늘었다. 반면 주 36시간 이상을 일하는 반듯한 일자리 취업자는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대구 취업자의 일자리 질이 급격히 나빠진 것이다. 시간제 근로자는 늘고 풀타임 근로자가 줄어드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 쪼개기가 늘고 저소득 근로자 비중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이는 대구가 질 낮은 일자리의 함정에 빠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리되면 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7월 기준 대구에서 주 36시간 이상 일한 취업자 수는 95만3천 명으로 1년 전보다 6.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가 1.1%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부산(1.3%), 울산(2.3%), 대전(0.1%) 등은 늘었는데 대구는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대구 다음으로 취업자 수가 많이 줄어든 인천은 3.7% 감소했다.더 나쁜 점은 같은 기간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 수가 도리어 늘었다는 점이다. 대구의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25만5천 명)는 16.7% 늘어 전국 평균 10.8%를 훌쩍 넘겼다. 대전(17.0%)에 이어 가장 나쁜 지표다. 서울(8.2%), 부산(9.3%), 광주(6.1%) 등 도시가 두 자릿수 밑으로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대구에서만 일자리 질이 매우 나빠진 것이다.대구가 질 나쁜 일자리의 함정에 빠진 것은 근본적으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 정책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그 부작용을 자영업자 등 서비스업 비중이 특히 높은 대구가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인건비 상승을 견디기 어려운 자영업자나 영세 업체들은 공장을 자동화하고 일자리 쪼개기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탄력근로제를 확대하는 등 경제 현장의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먼저다. '경제 기초가 튼튼하다' '고용 상황이 개선됐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해서야 답이 나올 리 없다. 그렇다고 대구시로서도 정부만 쳐다보며 손 놓고 있다면 질 나쁜 일자리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지표가 괜찮은 도시를 벤치마킹하든, 정부에 읍소를 하든 대구시는 일자리 질을 높이기 위해 몸부림을 쳐야 한다.

2019-08-17 06:30:00

[사설] 평화경제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만들 수 있겠나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로 요약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아직 이루지 못했다"며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이며 아직도 우리가 분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평화경제를 들고나왔다.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데 무슨 평화경제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북한과 동요 없이 대화를 계속하고 일본 역시 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며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북한과의 평화경제로 일본을 단숨에 뛰어넘자던 종전 발언을 되풀이한 것을 넘어 평화경제의 비현실성, 허구성을 비판한 이들을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규정했다. 북한 도발과 대남 비난 와중에 뜬금없이 나온 평화경제에 대한 합리적이고 근거 있는 비판을 대결주의적 냉전 사고로 몰아붙인 것이다.북한의 무력 도발을 문 대통령이 '우려스러운 행동'으로 가볍게 치부하고 "대화 분위기가 흔들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큰 성과"라고 자화자찬한 것 역시 국민 생각과는 크게 동떨어졌다. 문 대통령은 "이 고비를 넘어서면 한반도 비핵화가 성큼 다가올 것이며 남북 관계도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이 낙관론에 지나치게 빠져 있다는 비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모든 국민이 바라는 나라다. 그러나 우리가 직면한 것은 일본의 경제 보복, 북한 도발, 중국·러시아의 위협 등 '아무나 흔들 수 있는 나라'로 전락했다는 사실이다. 문 대통령이 이달 초 평화경제를 밝힌 다음 날 북한은 "맞을 짓 말라"며 미사일을 쐈는데 이번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당사자인 북한이 호응은커녕 도발하고 조롱하는 것을 고려하면 평화경제는 헛된 꿈일 수밖에 없다. 북한 핵 폐기, 안보 강화, 경제 살리기, 국민 통합 등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드는 진정한 길이다.

2019-08-16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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