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 진실 규명 못 한 경찰 수사

경찰이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을 17일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전 국민을 충격과 분노에 빠뜨린 이 사건에 경찰이 방대한 수사 인력을 투입하는 등 요란을 떨었음에도 불구하고 범죄 실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사건을 검찰에 넘기는 상황에 이를 때까지도 경찰은 아이를 바꿔치기한 경위와 공범 유무 등 중요한 단서를 찾아내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또 하나의 미제 사건이 될 수도 있다. 경찰의 수사 실패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무엇보다도 경찰이 반드시 밝혀내야 할 사안은 사라진 아이의 생사 여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전자 검사 결과, 숨진 채 발견된 아이가 A(48) 씨의 친자인 것으로 드러난 만큼 A씨의 딸 B(22) 씨가 낳은 아이의 행방 파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A씨가 자신이 낳은 아이와 손녀를 바꿔치기한 뒤 어딘가에 입양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것이 아니라면 최악의 경우 영아 살해 피해 아동이 한 명 더 있을 수 있다. 생각조차 하기 끔찍한 반인륜적 범죄다.경찰은 거짓말탐지기와 범죄심리분석 수사관 3명을 동원하고도, "아이를 낳은 적 없다"며 부인(否認)으로 일관한 A씨의 자백을 넘어서지 못했다. 공개 수사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지적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아동 유기·실종 사건의 경우 공개 수사가 일반적이며, 아동 학대가 폐쇄적 가정 상황에서 빈번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숨진 아이가 B씨의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즉시 경찰은 공개 수사로 전환해 주변인 제보 등을 확보했어야 했다.경찰은 피의자 A씨에 대해서는 숨진 아이를 평소에 보호할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범죄 혐의만 입증했을 뿐이다. 이는 실체적 진실 규명도 아니고 사법적 정의도 아니다. 우리는 사건을 검찰에 넘긴 것으로 경찰이 자신의 책무를 다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경찰은 사건의 실체가 규명될 때까지, 밝혀진 범죄 혐의에 대해 상응하는 처벌이 내려질 수 있도록 검찰과 보조를 맞춰 수사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2021-03-18 05:00:00

[사설] LH 사태, 文 대통령은 남의 허물 대신 사과하는 건가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국민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한 마음" "성실하게 살아가는 국민들께 큰 허탈감과 실망을 드렸다"고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우리 정부는 부정부패와 불공정을 혁파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 권력 적폐 청산, 갑질 근절과 불공정 관행 개선, 채용 비리 등 생활 적폐를 일소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우리 사회가 좀 더 공정하고 깨끗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해묵은 과제들이 많다"고 했다.이는 "선량한 우리가 촛불을 들고 마을로 들어와 부정부패와 불공정을 타파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많이 좋아졌는데 아직 나쁜 자들이 남아 나쁜 짓을 저지르고 있다. 할 일이 참 많다"는 식이다. 현 정부에 잘못이 있다면 '적폐'를 더 빨리 타파하지 못했다는 정도다. 이런 사과도 있나?앞서 15일 문 대통령은 "우리 정치가 오랫동안 해결해오지 못한 문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2009년 이명박(MB) 정부가 토지공사·주택공사를 통합한 이후 너무 많은 정보와 권한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전 정부의 잘못을 먼저 지적하고, 하루 뒤 현 정부가 사과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LH 직원 3기 신도시 투기 의혹(내부자 거래) 사건은 문재인 정부에서 발생한 일이다. 게다가 민주당에서 부동산 투기 혐의를 받는 국회의원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현 정부·여당은 본인들이 적폐이면서 불법과 비리가 터질 때마다 적폐 청산을 외친다. 온갖 문제가 드러난 사람을 청문 보고서 채택도 없이 장관 및 장관급에 임명한 것이 수십 명이다. 입만 열면 공정과 정의를 외치지만 공정과 정의의 기준까지 허물어 버린 게 현 정권이다. 멀쩡했던 대한민국을 4년 만에 거덜 낸 게 현 정부·여당이다. 그래 놓고 마치 남의 집 허물을 대신 사과하듯 말한다. 누가 들으면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이 대신 사과하는 줄 알겠다.

2021-03-17 05:00:00

[사설] 낙하산 인사 자행하며 공공기관 개혁 운운은 자가당착일 뿐

직원들의 신도시 예정지 땅 투기 의혹 등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국민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는 물론 일감 몰아주기 전관예우, 겸직 돈벌이 등 온갖 형태의 비리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반성은커녕 국민 속을 뒤집는 LH 일부 직원들의 도덕 불감증 언행까지 되풀이돼 지탄을 받는 상황이다.LH 사태를 가져온 원인이 여럿 있겠으나 문재인 정권의 낙하산 인사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LH 내부 비리를 막아야 할 상임 감사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미디어 특보로 활동한 낙하산 인사였다. LH의 비상임 이사엔 전문성이 떨어지는 시민 단체 출신이 2명이나 들어가 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LH 사장에 임명됐던 것도 낙하산 인사로 보지 않을 수 없다.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들이 포진한 탓에 내부 감시망에 구멍이 뚫렸고, 직원들의 땅 투기 등 비리 차단이 제대로 이뤄질 리 없었다. LH 사태를 두고 예견된 참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문 정권 들어 공공기관에서 어이없는 일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경주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를 위해 원전 전력 판매 단가를 조작하는 사실상의 범죄 행위에 가담했다. 한국전력은 학령인구가 줄어 대학이 남아도는 판에 1조6천억원이 드는 한전공대 설립을 강행했다. 그에 이어 LH 사태까지 터졌다. 전문성이나 경영 능력은 따지지 않고 내 편만 챙기는 정권의 낙하산 인사가 횡행한 결과 공공기관의 불·탈법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문재인 대통령은 LH 사태를 계기로 "공공기관 전체가 공적 책임과 본분을 성찰하며 근본적 개혁의 기회로 삼아야겠다. 그 출발점은 공직 윤리를 확립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부 통제 시스템 구축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공공기관에 대한 정권의 낙하산 인사가 근절되지 않는 한 대통령이 제시한 방안들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공공기관 기관장 4명 중 1명꼴로 낙하산 인사를 자행하고서 공공기관 개혁 운운하는 것은 자가당착일 뿐이다.

2021-03-17 05:00:00

[사설] 국회사무처도 반대하는 수사·기소 분리

여권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에 대해 국회사무처가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실은 최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대한 검토 보고서에서 "수사 검사가 기소·공소 유지를 수행해야 재판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무처는 "검사가 직접 단서를 확보해 수사·기소하는 '인지 사건'은 관련자가 많고 사안이 복잡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런 의견을 국회사무처가 냈다는 사실 말고는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현재 세계 주요국 대부분이 검찰이 수사도 하고 기소도 하는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국가 중 어느 나라도 수사와 기소를 전적으로 분리하는 나라는 없다. 그리고 유럽평의회 소속 46개 국가 중 33개국(72%)이 검찰이 기소권과 직접 수사권을 동시에 갖고 있으며 검찰에 영장 청구권이 부여된 나라도 35개국(76%)이다.그 이유는 분명하다. 국회사무처의 지적대로 수사 검사가 기소와 공소 유지도 맡아야 재판에서 효과적인 대응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력형 범죄나 금융 범죄 등 '특수수사' 분야가 특히 그렇다. 검찰이 없던 영국이 소속 검사가 수사도 하고 기소도 하는 특별수사검찰청(SFO)을 만든 것은 좋은 예다. 뇌물·횡령·시장 교란 등 대규모 부패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그러나 여권은 이런 사실을 숨기고 수사·기소의 완전 분리가 세계 표준인 것처럼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재임 때는 물론 퇴임 후에도 일본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있다는 '가짜 뉴스'를 멈추지 않는다. 관련 법안을 낸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은 한술 더 떠 수사·기소의 분리가 문명국의 척도인 것처럼 '오버'했다.이렇게 대놓고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해 정권의 권력형 비리 수사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속셈일 것이다. 그 수단이 검찰 해체를 뜻하는 중수청 설치이다.

2021-03-17 05:00:00

[속보] 블링컨 美국무 "대북 여러 압력 수단 재검토, 핵미사일·인권 문제 대응"

[속보] 블링컨 美국무 "대북 여러 압력 수단 재검토, 핵미사일·인권 문제 대응"

[속보] 블링컨 美국무 "대북 여러 압력 수단 재검토, 핵미사일·인권 문제 대응"

2021-03-16 17:29:45

[사설] 집값은 정부가 올려놓고 국민에겐 세금 덤터기

정부가 전국 아파트·연립·다세대 등 공동주택 올해 공시가격을 지난해보다 평균 19.08% 올렸다. 작년 상승률 5.98%보다 3배 넘게 상승한 수준이다. 22.7% 오른 2007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이 되고, 건강보험료와 기초연금 산정 등 60개 분야에 활용된다. 공시가격 급상승으로 세금과 건보료 증가 등 국민 부담이 커지게 됐다. 국토교통부의 보유세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작년 공시가격 9억6천만원이던 한 아파트 경우 올해 공시가격이 12억원으로 오른다. 이에 따라 보유세가 302만3천원에서 432만5천원으로 130만2천원(43.1%)이나 오르게 된다. 1가구 1주택 기준 종부세 부과 대상인 공시가격 9억원 초과 아파트가 작년에 비해 70% 가까이 늘어나 종부세 부담 가구도 급증할 전망이다. 또한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127만 가구의 건보료도 오른다.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문 정부 들어 50% 이상 상승할 정도로 집값이 폭등했다. 과세 표준이 되는 공시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잘못이 가져온 집값 폭등 덤터기를 국민이 짊어지는 형국이다. 작년 종부세 수입이 3조6천억원으로 2019년보다 34.8%, 2018년보다 2배, 2016년보다 3배 증가했다. 집값 상승을 막겠다며 조세 정책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른 결과다. 여기에 복지 포퓰리즘에 빠진 정부가 구멍 난 나라 곳간을 채우기 위해 주택 관련 세금을 올리고 있다.우리나라 부동산 관련 세금이 국내총생산(GDP)의 4.05%로 OECD 국가 중 세 번째로 많다. 집 한 채 갖고 있고 연금 외에 소득이 없는 고령 은퇴자들은 종부세를 일컬어 '재산 강탈'이라고 비판한다. 1주택자에 대해서는 재산세율을 낮춰 세금 때문에 고통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보유세를 올린다면 거래세를 낮춰 탈출구를 마련해 줘야 한다. 2030년까지 공시가격을 시가의 90%까지 올리는 방안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

2021-03-16 05:00:00

[사설] LH 수사, 사실을 교묘히 비틀어 국민 속이는 정부·여당

LH 직원들의 신도시 부동산 투기(내부자 거래) 의혹이 여권 인사들 투기 의혹으로 번지는 가운데, 정부·여당 인사들이 진실을 교묘히 비켜가며, 반복적 주장을 펼쳐 국민을 속이는 선전에 나서고 있다.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12일 "지난해 7월 21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에게 부동산 투기 사범의 엄정한 단속과 수사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도 14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부동산 범죄를 수사하라고 검찰에 지시했지만 검찰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추 전 장관 지시를 검찰이 이행하지 않아 LH 사태가 터졌다는 인식을 국민들이 갖도록 한 것이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국민의힘'이 'LH 특검'을 거부한 것은 '도둑이 제 발 저린 격', 고민정 의원은 "무엇을 숨기고 싶어 특검을 거부하는가"라고 했다.과감하게, 반복적으로 저런 주장을 펼치니 국민들 중에는 검찰이 법무부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아 LH 사태가 터졌고, LH 사태가 터지자 정부·여당은 '특검'으로 낱낱이 파헤치자는데 야당이 거부하는 줄 아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다르다.추 전 장관이 검찰에 지시했다는 '투기 엄정 대응'은 사모펀드 세력의 부동산 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등은 제기하지 않았다. '특검하자'는 주장도 마찬가지다. 특검은 구성에만 한 달 이상 걸린다. 이미 정부합동조사니, 전수조사니, 발본색원이니 '쇼'를 하면서 늦어진 수사를 추가로 더 지연시키겠다는 것이다.야당의 주장대로 당장 검찰 수사를 시작하고, 특검도 구성하면 된다. 한 달쯤 뒤에 특검이 구성되면 그때까지 검찰이 확보한 증거를 특검에 넘기면 간단하다. 그럼에도 정부·여당은 검찰을 배제하면서 교묘한 선전으로 국민을 속이려 든다. 현 정부·여당 인사들은 늘 그랬다. '그럴듯하지만 진실이 아닌 주장'을 끊임없이 반복함으로써, 생업에 바빠 내막을 세세히 살필 여유가 없는 국민을 속이는 것이다.

2021-03-16 05:00:00

[사설] 대구의 택지 이은 공단 땅 투기 의혹, 기관 공조로 다 밝혀야

수도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 투기 의혹의 파문이 대구에서는 공공기관 택지 개발 터에 이어 공단 부지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LH와 대구도시공사가 추진한 대구 달성군 국가산업단지(국가산단) 일대에서도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행위로 의심할 만한 수상한 땅 거래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대구시가 이들 투기 의혹 지역에 대한 땅 거래 조사에 나서 공무원과 관련 기관 임직원의 연루를 파악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대구시는 이미 지난주부터 LH가 추진한 대구 수성구 연호공공택지지구 사업에 현직 구청장 부인 연루 가능성 등 공직자 땅 투기 의혹으로 조사에 나섰다. 여기에 달성군 국가산단 조성지의 수상한 땅 거래 소문이 꼬리를 물고, 실제로 특정 기간을 두고 땅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의 조사 대상은 더욱 많아졌다. 앞으로도 추가될 조사 대상을 감안하면 수사권 없는 대구시가 공무원과 관련자들이 차명 등으로 내부 개발 정보를 이용해 투기를 했는지 여부 확인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시민사회단체 주장처럼, 땅 투기의 실체를 가려내려면 현재 검찰 협력은 필수고 경찰의 전문 수사력과 거래 자금 추적에 역할을 할 국세청 등의 노련한 경험의 연계와 활용이 절실하다. 광범위한 대구시의 행정력에 수사, 자금 추적 등의 업무 공조로 땅 투기 조사의 효력을 높이는 일이 이번 조사 성패의 관건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런 공조를 바탕으로 모처럼 맞은 땅 투기 척결은 악화된 민심 회복과 공공 이익을 위해서도 마땅하다.이번 일로 대구시와 검찰, 경찰, 국세청 등 관련 기관은 긴밀한 공조 체계 구축과 함께 땅 투기 관련 자료를 모아 공유하는 분위기를 이어 가야 한다. 단번에 땅 투기가 없어질 수는 없겠지만, 정부 차원이 아닌 지역 단위에서만이라도 정부 교체와 관계없이 이런 공조 흐름이 끊어지지 않으면 땅 투기 열풍을 통한, 만연한 부(富)의 한탕주의 문화를 어느 정도 바로잡을 계기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2021-03-16 05:00:00

[사설] 공직 투기 사과는 않고 사저 의혹 제기에 날 선 반응한 文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필요 없다는 의견의 두 배나 됐다.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가 서울시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 포인트)한 결과 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61.5%에 달한 반면 사과가 필요 없다는 의견은 32.3%에 그쳤다.문 대통령을 향해 대국민 사과 요구 민심(民心)이 폭발한 것은 LH 직원들을 넘어 공무원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에 이르기까지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부동산 투기 근절을 외치면서 뒤로는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투기하고 이익을 챙기는 이중성, 투기 의혹이 제기되자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는 뻔뻔함에 대통령의 직접 사과 촉구 여론이 비등한 것이다. 정권의 불공정과 반칙이 하도 많았던 탓에 대통령 사과로도 국민 분노를 가라앉히기에 턱없이 모자랄 지경이다.하지만 문 대통령의 사태 인식과 대응은 국민 생각과는 동떨어져 있다. 문 대통령은 경남 양산 사저 의혹 제기에 대해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고 했다. LH 투기 의혹으로 국민 분노가 들끓고, 국토교통부 장관은 사표를 쓰고, LH 임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마당에 대통령은 사저 부지에 대한 상식적인 문제 제기에 짜증 섞이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를 통해 해명하면 될 일을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야당을 공격한 것은 갈라치기 시도로 보지 않을 수 없다.문 대통령은 변창흠 국토부 장관의 사의 표명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정작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공급 대책과 관련된 입법 기초 작업까지는 변 장관이 마무리해야 한다고 둘러댔지만 변 장관 경질에 따른 대통령의 인사 책임 논란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악영향을 최소화하려는 꼼수일 것이다. 충격적인 투기 의혹에 실망을 넘어 정권에 배신감까지 느낀 국민의 "이건 나라냐"는 엄중한 물음에 문 대통령은 뭐라고 답할 것인가.

2021-03-15 05:00:00

[사설] LH 사태 수사에 검찰 배제, 무엇을 숨기려고 이러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특별검사를 도입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투기 의혹을 규명하자는 자신의 건의를 국민의힘이 거부하자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고 비난했다. 박 후보는 "야당은 검찰에서만 수사하자고 하는데 검찰에서만 수사하는 그 자체가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앞서 박 후보는 특검 도입을 민주당 지도부에 건의했고 김태년 원내대표는 전격 수용했다.LH 사태의 숨은 진실을 덮으려는 술수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특검은 절차상 몇 달은 걸린다. 아무리 빨라도 한 달은 잡아야 한다. 그 사이 증거는 대거 인멸되면서 '진실'은 실종될 것이다. 정부합동조사단(합수본)의 조사를 보면 그렇다. 합수본은 1차 조사에서 시민단체가 폭로한 13명 외에 고작 7명의 투기 의심 사례를 추가 확인했을 뿐이다.정부는 수사를 당장 검찰에 맡기거나 전문성 있는 검사를 대거 파견해 수사를 맡기라는 요구가 빗발치는데도 수사권 없는 '합수본'에 검사 1명을 파견했을 뿐이다. 이 검사는 수사가 아니라 전수조사 과정에서 법률 지원을 맡는다. 수사에서 검찰을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원칙" 운운하며 "지금 수사는 경찰의 영역"이라고 한다.이렇게 기를 쓰고 검찰에 수사를 맡기지 않으려는 이유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진짜 이유를 가리려는 포장일 뿐이라는 의심을 피하지 못한다. 범죄는 검찰 영역과 경찰 영역으로 두부모 자르듯이 나누기 어렵다. 서로 겹친 경우가 대부분이다. LH 사태도 마찬가지라고 보면 된다. 그런 점에서 수사 능력에서 경찰보다 우위에 있는 검찰에 수사를 맡기는 게 정상이다.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것은 드러나서는 안 될 진실이 LH 사태에 숨겨져 있을 것이란 의심을 갖게 한다. 특검도 그렇다. 검찰이 수사해 미진하면 특검을 도입하는 게 순서다. 그런데도 특검부터 하자고 한다. 무엇을 덮으려고 이러나?

2021-03-15 05:00:00

[사설] 14일 선종한 고 이문희 바울로 대주교의 ‘아름다운 동행’

천주교대구대교구 제8대 교구장을 지낸 이문희 바울로 대주교가 14일 선종(善終)함으로써 한국 천주교회와 지역사회는 '큰 별'을 잃었다. 이 대주교는 이 시대에 보기 드문 참 종교 지도자으로서 가톨릭 신자는 물론이고 대구경북 지역민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은 큰 어른이었다. 그가 성직자로서 한국 천주교회와 대구대교구에 남긴 족적은 너무도 크며, 은퇴 후 성직자로서 보여준 모습 역시 귀감이 되고도 남는다.1972년 37세 나이에 우리나라 최연소 주교로 서품된 고인은 1986년부터 천주교대구대교구 제8대 교구장으로 재임하면서 오늘날의 대구대교구 기틀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5개 대리구 체제를 한국 천주교회 최초로 도입했으며 관덕정 순교자 기념관 건립, 한티순교성지 개발 등 업적을 여럿 남겼고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등을 지냈다. 고인은 교회의 순수 영성 추구를 무엇보다 강조했다. 사회가 물질만능주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성직자와 교회가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늘 강조했고 스스로 이를 엄격히 지켰다.2007년 교구장 직을 사임한 이후 고인이 보여준 삶의 행적은 또 다른 형태의 '깊은 울림'을 지역사회에 줬다. 2008년 암 수술 이후 그는 봉사 활동과 영적 묵상을 담은 시집 등으로 지역민, 소외 계층과 소통했다. "임종을 앞둔 환자들의 친구가 되고 싶다"면서 호스피스 교육을 받고 자원봉사에 나섰다. 삶과 죽음의 마지노선에 서 있는 말기 암 환자들의 벗이 되어주고 이들을 보살폈다. 고인의 호스피스 활동은 '아름다운 동행' 등과 같은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이 대주교의 생전 행보는 사회와 종교가 어떻게 교감하고 교회가 어떤 모습으로 지역사회에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고인은 고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대구경북 지역이 낳은 대표적 '종교 지도자'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이 대주교는 떠났지만 그의 가치관, 삶의 자세를 이어나가는 것은 이제 가톨릭교회와 지역사회의 몫이다.

2021-03-15 05:00:00

[사설] 부동산 투기 근절하려면 대통령부터 모범 보여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정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태산명동서일필' 격이다. 합동조사단이 국토교통부 공무원과 LH 직원 등 총 1만4천여 명을 조사해 추가로 찾아낸 투기 의심 사례는 7건으로, 참여연대 등이 폭로한 13명보다 적다. 대통령과 총리는 '발본색원' '패가망신'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지만 결과는 민망한 수준이다.직원 본인만 대상으로 하고 신도시 예정지로 지역을 국한했으니 결과야 애초부터 뻔했다. 정부도 이를 모르지 않았으리라. 이래서는 보궐선거를 앞두고 초대형 악재가 터지자 정부가 '수박 겉 핥기 쇼'를 했다는 비난이 쇄도할 수밖에 없다. "직원을 조사할 게 아니라 돈 되는 땅 조사하고 매입 자금 따라가야 한다"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훈수는 지극히 타당하다.검찰을 수사에서 패싱하고 국토부를 조사단에 포함시킨 '셀프 조사', 시민단체 폭로 뒤 일주일 가까이 지나 LH 본사 압수수색을 하는 등 늑장 수사를 벌이니 국민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가 하나 마나 한 진상 조사를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통에 수사가 늦어지고 투기꾼들이 증거인멸 시간을 벌었을 수도 있다.정부 여당이 진정 부동산 투기 근절을 원한다면 윗물부터 정화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제기한 문재인 대통령의 양산 사저 취득 관련 농지법 위반 의혹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허위 농업경영계획서를 작성해 3기 신도시 농지를 사들인 LH 직원들의 투기 사례와 대통령 사저 부지 매입 과정이 다를 바 없다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다. 청와대는 부지 매입 과정에서 불법·편법은 없었다고 항변하지만 2009년 이후 국회의원, 야당 대표, 대선 후보를 지냈던 문 대통령이 해당 부지에 유실수를 심어 농사 지을 여력이 있었겠느냐는 의심은 상식적 문제 제기다.시민단체 폭로 후 투기 관련 언론 보도와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광명·시흥 신도시 말고도 공무원들과 정치인, 공기업 직원들의 토착 부동산 투기 비리가 전국에 만연돼 있다고 봐야 한다. 부동산 부패 사슬을 끊어내지 못하면 나라의 장래도 없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은 양산 사저 부지를 이참에 농민들에게 돌려주는 게 옳다. 그래야만 부동산 투기 근절에 대한 현 정부의 의지를 국민들이 그나마 믿어줄 수 있을 것이다.

2021-03-13 05:00:00

[사설] 공직사회 땅 투기 의혹, 줄기라도 자르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시작된 수도권 땅 투기 의혹이 대구에서도 제기되자 대구경찰청은 11일 전담 수사 부서를 만들고 대구시도 자체 조사에 나섰다. 지난 8일 참여연대 등의 기자회견에서 대구 연호지구에 대한 부동산 투기 의혹 제기 이후 유사 사례도 잇따르고 여론도 악화되고 있으니 대구경찰과 대구시의 조치는 마땅하다. 또한 영천·경산시 등 경북 지역의 땅 투기 의혹 역시 만만치 않은 만큼 경북경찰과 경북도도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대구에서는 LH가 추진하던 대구 수성구 연호공공택지지구 사업과 맞물려 그동안 땅 투기 소문이 꾸준히 나돌았는데, 현직 구청장의 부인이 연루된 것으로 언론에 알려지면서 세인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2016년 부구청장 재임 당시, 주말농장용으로 샀던 토지가 택지지구에 포함되고 2020년 LH에 이를 팔아 9천만원의 차익을 남겼으니 의심을 사고도 남을 만하게 됐다. 개발 정보를 모르고 샀다는 해명이지만 공교롭게도 개발지구에 편입되면서 큰 시세 차익까지 얻었으니 진실은 수사로 밝힐 수밖에 없다.대구 인근에서는 LH가 추진하던 경산시 대임공공택지지구 사업에서 경산시 공무원을 비롯한 대구·경산 주민의 투기 의혹이 나돌고 있다. 이들이 LH와 토지 보상 때 현금 보상 외에도 해당 택지지구 내 조성 단독주택용지를 일반 수요자보다 우선 공급받는 혜택을 노린 '쪼개기' 땅 구입에 나섰으니 의혹은 더욱 짙다. 영천에서는 도시계획 관련 업무 위원회 소속 시의원이 대단위 아파트 건립, 도로 확장, 철도 노선 신설 등 개발 진행 또는 예정지 땅을 사고팔아 6억원 이상 수익을 얻는 등 경북 지역 땅 투기 의혹도 만만치 않다.문제는 LH 직원의 수도권 개발 지역 땅 투기 사례처럼 미리 개발 추진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리의 대구경북 공무원과 단체장·지방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의 만연된 땅 투기 의혹도 끊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들 기관 종사자의 땅 투기를 완벽히 근절할 수는 없겠지만 요즘 제기된 의혹만큼이라도 이번 기회에 철저히 밝혀 엄벌에 처할 필요가 절실하다. 뿌리 뽑을 수 있으면 금상첨화겠지만 땅 투기 줄기라도 자를 수 있게 경찰과 행정 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경북의 경찰과 행정 당국도 마찬가지다.

2021-03-13 05:00:00

[사설] 땅 투기 의혹 “제대로 수사하라”는 국민 요구 희화화한 장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내부자 거래) 의혹을 조사하는 정부 합동조사단에 '부동산 투기 수사 경험이 많은 검찰을 투입하라'는 국민적 요구가 거세다. 이 와중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검찰이) 수사권을 가지고 있었을 때는 무엇을 했느냐"고 말했다. "3기 신도시 얘기는 2018년부터 있었고, 부동산이나 아파트 투기는 이미 2, 3년 전부터 문제가 됐는데", '그때 검찰은 뭐 했느냐'고 말한 것이다.공분을 불러온 사건에 장관의 답이 이 모양이다. 박 장관은 저질 답변으로 국민의 합리적 요구를 희화화했다. 검찰이 빠진 정부합동조사단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조사에 대해 국민은 '대응이 잘못됐다. 부동산 투기 수사 전문 검사들을 투입해 초동 수사부터 제대로 하라'고 요청했다. '검경 수사권' 운운하지 말고, 제대로 파헤쳐 엄중하게 벌하라는 요구였다. 그럼에도 사실상 국토부 주도로 조사함으로써 보궐선거 앞 '축소 조사' '졸속 조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렇게 해서 11일 발표한 1차 조사 결과가 "국토교통부와 LH 직원 중 투기 의심자 20명 확인" "청와대 비서관급 고위직 전수조사 결과 투기 의심 사례 전혀 없음"이다. 이에 대해 국민들은 "누가 믿나, 한동훈 검사가 수사하면 믿겠다"고 응수했다. 정부가 자초한 일이다.박 장관은 "3기 신도시 얘기는 2018년부터 있었고, 투기는 이미 2, 3년 전부터 문제가 됐다"고 했다. 그걸 알고도 대통령과 법무장관은 지휘권 발동하지 않고 뭘 했나? 총리는 왜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지 않았나? 문제가 있음을 알고도 신도시 사업을 밀어붙였나?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본질 흐리기와 남 탓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여기에 더해 박 장관의 이번 대응은 저질 중에 저질이다. 부동산 투기는 이미 2, 3년 전부터 문제가 됐는데, 수사권 있던 시절 검찰은 뭘 했냐고? 박범계 장관식으로 답을 드린다. 2, 3년 전에 검찰이 고강도 수사를 진행했다면, 그때 이미 검찰 해체에 나섰겠지.

2021-03-12 05:00:00

[사설] 밥상 물가에 에너지·공공요금까지…물가 상승 심상찮다

곡물값 인상에 따른 '밥상 물가'가 뜀박질하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와 공공요금 인상 조짐마저 일고 있다. 대파 등 농수산물 식자재 가격이 고공 행진을 한 데 이어 국내 휘발유 가격도 지난해 11월 말 이후 15주 내리 올랐다. 문제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물가 인상 압박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이다.요즘 시장 상황을 보면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전혀 과장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액화석유가스(LPG) 가격도 지난해 중반 이후 상승세다. 식당 등 영세업종 연료 및 택시 연료로 많이 사용되는 LPG의 가격 상승은 도소매 물가와 대중교통 요금 상승 압박으로 작용한다. 도시가스(LNG) 도매 요금도 올 들어 오름세를 타고 있는데 이러한 에너지 가격의 인상은 연료비 연동제 시행에 따른 전기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하지만 한국은행은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시점에서 통화 당국이 물가 상승 가능성을 낮게만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세계 각국이 사상 유례없는 통화 팽창 및 돈 풀기에 나선 후유증이 인플레이션 폭발로 되돌아오는 것은 시기상의 문제일 뿐이다. 게다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과 경제활동 정상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충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지금은 인플레이션 초입일 수도 있다.물론, 적정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경기가 불황인 상황에서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면 이보다 나쁜 시나리오도 없다. 자산 가격 폭등 여파로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인플레이션마저 발생할 경우 서민들이 가장 큰 고통을 겪게 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힘든 서민들 가계에 주름이 깊어져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정부는 어디에 신경이 팔려 있는지 그 흔한 물가 관리 대책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경기 부양에만 올인할 것이 아니라, 물가 관리에도 신경을 쓰기를 주문한다.

2021-03-12 05:00:00

[사설] 팔거천 오염원 철저히 조사하고 하천 관리 근본 대책 세워라

지난 8일 발생한 대구 북구 팔거천 물고기 집단 폐사는 대구시의 허술한 하천 관리가 빚은 참사다. 관할 북구청과 대구시는 사고 직후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정밀 조사 중이다. 일단 팔거천 상류 지역에서의 폐수 무단 방류나 도로 공사로 인한 하수관로 파손, 농약 등 화학물질 유입 등이 여러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으나 확실한 것은 조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이번에 물고기가 폐사한 채 발견된 팔거천 구간은 진흥교와 운암교 구간 약 2.7㎞다. 무려 2t에 달하는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해 당국이 서둘러 수거했는데 이런 불상사가 이제까지 한 번도 없었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충격은 크다.하지만 이보다 더 놀라운 점은 허술한 하천 관리 실태다. 칠곡군 동명면과 북구 동호동 등 팔거천 중상류 지역 대부분이 공공 하수관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하수 처리 외 구역'이기 때문이다. 동호동의 경우 13%만 하수 처리 구역에 속한다. 물론 하루 오수 발생량이 2㎥를 넘는 하수 처리 외 구역의 건물과 시설은 자체 오수처리시설을 갖춰야 한다.문제는 이 오수처리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이 제대로 되느냐다. 하천 주변 공장과 주택 등 시설에 대한 당국의 현장 점검이라고 해봐야 1년에 고작 한 번이 전부다. 만약 생활하수가 지속적으로 팔거천에 유입되고 소홀한 감시를 틈타 주변 공장 등에서 오염물질을 몰래 방류한다면 언제든 물고기의 떼죽음이 재발할 수 있다. 팔거천 환경 정비에 아무리 많은 예산을 쏟아부어도 한순간에 자연 생태계가 망가질 수 있음을 이번 사태로 확인한 것이다.시민의 공유 자산인 자연환경을 오염시킨 원인 제공자에 대한 발본색원과 엄한 처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더 시급한 것은 하수관로 증설 등 인프라 확대와 오폐수의 철저한 자체 정화 처리 등 환경에 대한 인식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당국의 엄격한 하천 관리감독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근본 대책을 게을리한다면 팔거천 등 지역 하천은 지속 가능한 수변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없다.

2021-03-12 05:00:00

[사설] LH 직원 땅 투기 의혹 유사 사례, 대구경북이라고 예외일까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8일 기자회견에서 "대구 연호지구에서도 LH 직원들이 사전 개발 정보를 이용해 분양권 사전 취득 등 투기를 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공공개발사업에서 사업 주체의 관계자가 내부 정보를 이용해 투기를 벌인 의혹 사례가 대구에서도 있다는 내용이어서 충격을 금할 수 없다.참여연대·민변의 폭로는 "대구 연호지구는 무조건 오를 것"이라는 글이 LH 내부 메신저 채팅방에 올라갔다는 최근의 한 종편 보도 내용과 맞닿아 있다. 본지 보도에 따르면 연호지구에서는 사람이 살지 않는 다세대주택이 2017~18년 집중적으로 들어섰다는 주민 증언도 있다. 토지 보상 거주 기간 요건 충족을 위한 외지인들의 편법 행위가 있었으며 여기에 개발사업 정보 유출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질 만한 대목이다.경북의 모 개발 지구에서도 토지 보상 비상대책위원회 고위직이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으며, 외지인에게 아파트 당첨 우선권을 편법 배정했다는 주장이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나돌고 있다고 한다. 사실,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가 광명·시흥 신도시에 국한됐으리라 믿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사업 주체의 허술한 감시망을 뚫고 공공개발사업 여기저기서 부당한 사익 추구가 저질러졌으리라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대구경북이라고 예외일 가능성은 낮다.대구경북에서는 지난 십수 년간 금호워터폴리스, 수성의료지구, 대구국가산업단지, 서대구역세권, 안심뉴타운, 대구대공원, 경북도청 신도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등 굵직굵직한 공공개발사업이 추진됐거나 진행 중이다. 여기에 부동산 불법 투기가 개입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참에 확실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LH 직원 투기 의혹 파장이 커지자 지역에서도 대구도시공사와 경북개발공사가 토지 보상 관련 전수조사를 벌이겠다고 나섰는데 '시늉'이 아니길 바란다. '큰비'만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어물쩍 넘겼다가 추후 불법 투기 사실이 드러날 경우 감당할 수 없다.

2021-03-11 05:00:00

[사설] 중국 패권 견제 안보 회의체 ‘쿼드’ 한국도 참여해야

로이터통신이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4자 협의체) 국가'의 첫 정상회의가 12일 또는 13일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쿼드'는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 주도로 만든 비공식 안보 회의체다. 미국은 여기에 한국·베트남·뉴질랜드 3개국이 참여하는 '쿼드 플러스'를 희망한다.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1년 6개월간 공전하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46일 만에 매듭 지은 것도 한국이 '쿼드'에 참여해 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현 단계에서 참여 여부를 밝히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미·중 사이 균형 외교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많이 의존하는 상황에서 어느 편에 서기보다는 사안별로 때로는 미국 편에, 때로는 중국 편에 서자는 것이다. 말은 그럴듯하지만 현실성은 제로다. 상대적 약자가 자기 마음대로 이쪽저쪽에 번갈아 붙는다면 미국이나 중국이 '동지'로 인정할까. 중국에 경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반중국 전선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꿍꿍이를 숨긴 선전에 불과하다. 일본, 인도, 호주는 대중 경제 의존도가 낮아서 반중국 전선에 합류하는가? 중국이 아시아에서 패권을 잡으면 더 큰 피해가 불가피하기에 사전에 이를 막기 위해 손을 잡는 것이다.역사적으로 중국은 우리에게 많은 굴욕과 손해를 끼쳤다. 중국 때문에 우리는 오랜 세월 '독립'할 수도, '부자'가 될 수도 없었다. 역사 이래 우리는 지금 최고의 번영을 구가하고 있다. 국민들의 피땀과 함께, 해양 세력(미국과 일본)과 손잡고 대륙 세력(중국)의 손에서 벗어났기에 가능했다.중국은 남중국해를 자기 영해, 서해를 자기 '내해'라고 우긴다. '이어도'를 자기네 관할권이라고 주장한다. 지금은 '주장'할 뿐이지만, 패권을 잡으면 '점령'하려 들 것이다. '이어도'뿐이겠는가. 한미동맹을 굳건히 함으로써 중국이든 일본이든 러시아든 아시아에서 패권 세력이 등장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우리가 살길이다.

2021-03-11 05:00:00

[사설] 조국 사태 이어 LH 투기 의혹도 제도 탓한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 "공공기관 직원이나 공직자가 관련 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 공정과 신뢰를 바닥에서 무너뜨리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문 정권에서 공정·신뢰가 붕괴하는 일을 하도 많이 봤던 국민은 문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에 어안이 벙벙하다. 사과는커녕 남의 일처럼 치부한 문 대통령 발언은 국민 분노를 누그러뜨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문 대통령은 "과거 김영란법이 부정한 청탁 문화를 깨뜨리는 계기가 됐듯이 이번에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을 제도적으로 마련한다면 우리가 분노를 넘어서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이번 사건을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해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조국 씨 딸의 대학 입시 의혹과 관련 입시 제도 탓으로 돌린 발언과 판에 박은 것처럼 닮았다. 문 대통령은 조국 사태 당시 "가족 논란을 넘어서 대입 제도 전반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제도 탓을 하면서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려는 행태를 여전히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LH 직원들에 이어 공무원들까지 투기 의혹이 확산하는데도 정부 차원의 조사와 경찰 수사는 우왕좌왕하고 있다. LH 직원들과 공무원들이 내부 정부를 활용해 땅 투기를 한 것을 낱낱이 밝히고 엄벌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엉뚱하게도 제도 미비를 들먹이며 사태를 희석하려는 듯한 발언을 했다. 4주 앞으로 다가온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LH 투기 의혹이 악재로 작용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지 않을 수 없다.부동산 투기를 한 공공기관 직원들과 공무원들을 단죄해야 무너진 공정·신뢰를 세울 수 있다. 미비한 제도를 보완하는 것은 그다음 일이다. 정권을 뒤흔드는 사태가 터질 때마다 제도 탓으로 돌리면서 사태의 초점을 흐리려는 문 대통령의 술수에 더는 국민이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2021-03-11 05:00:00

[사설] 불평등·불공정·불의한 정권 민낯 보여준 LH 투기 의혹

문재인 대통령은 4년 전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그러나 조국·윤미향·추미애 사태 등을 거치며 국민은 문 정권의 불평등·불공정·불의에 매우 절망했다. 오죽하면 문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한 윤석열 전 총장이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는 지켜보고 있기 어렵다"며 사표를 던졌겠나.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은 불평등·불공정·불의한 정권의 민낯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부동산 대책을 추진하는 LH 직원들이 3기 신도시 지정을 미리 알고 토지를 매입한 것은 평등·공정·정의와 정면 배치된다. 더군다나 LH 직원 일부는 "우리는 투자도 못 하느냐"고 했고, LH 사장을 지내 책임을 져야 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직원들이 신도시 개발이 안 될 것으로 알고 샀는데 갑자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 같다"고 둘러댔다. 백번 머리를 조아려 사과해도 모자랄 판에 LH 직원들과 장관이 후안무치에다 부패에 무신경한 태도를 보였다.LH 직원들과 변 장관의 뻔뻔함은 문 정권에 만연된 도덕적 해이라는 전염병에 감염된 결과다. 고위 공직자와 권력 실세들이 부동산 투기로 부를 축적하는 것을 자주 봤던 탓에 경각심이 허물어지고 만 것이다. 청와대 대변인은 서울 상가주택에 투자해 1년 만에 수억원에 이르는 수익을 올렸고, 여당 의원은 차명으로 전남 목포 부동산을 매입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민정·인사수석, 인사청문회에서 문제가 됐던 장관들까지 부동산으로 논란을 샀던 인사들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대통령은 '발본색원', 국무총리는 '패가망신' 등 살벌한 용어를 남발하고, 정부는 박근혜 정권까지 조사한다는 등 요란을 떨지만 이미 국민 신뢰를 잃었다.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LH 사태가 악재가 될 것을 막으려는 몸부림이자 전 정권 탓으로 돌리려는 술수로 여길 뿐이다. 불평등·불공정·불의한 문 정권에 국민이 언제까지 절망해야 할지 암담하다,

2021-03-10 05:00:00

[사설] 백신 불신 부추기는 것은 오락가락하는 질병관리청

권영진 대구시장이 8일 오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겠다고 시민들에게 공언했다가 전날 밤 늦게 부랴부랴 계획을 취소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권 시장과 함께 AZ 백신 주사를 맞으려던 대구시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 10여 명의 접종도 함께 무산됐다. 대구시장의 백신 접종 철회 해프닝으로 인해 방역 당국의 백신 정책에 대한 신뢰는 다시 한번 금이 가고 말았다.우리는 이와 관련해 질병관리청의 오락가락 행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권 시장은 얼마 전 위암 수술을 받은 자신이 백신을 맞음으로써 AZ 백신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줄이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구시는 지난 3일 질병관리청에 대구시장 등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의 접종 여부를 질의했고 승낙을 받았다. 심지어 질병관리청은 6일 대구시 간부 공무원들이 맞을 분량까지 백신을 넉넉히 보내기도 했다.그랬던 질병관리청이 며칠 만에 대구시장의 AZ 접종을 늦추라는 공문을 보내 사실상 접종을 막았다. "백신 물량이 충분치 않으며 지자체장은 방역 현장 인력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인데 설득력이 한참 떨어진다. 이와 관련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AZ 백신 접종 논란과 다른 지자체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의식해 질병관리청이 입장을 번복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다.방역 당국의 갈팡질팡 행보는 이번뿐이 아니다. 지난 1월 대구시가 음식점 영업시간 제한을 오후 9시에서 오후 11시로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저지로 철회한 사례도 그렇다. 지자체장이 관련 법에 의해 영업시간 제한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음에도 중대본은 "대구시가 사전 협의 절차를 어겼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백신 물량 확보 실패로 OECD 국가 중 가장 늦게 접종을 시작한 것도 모자라 방역 당국이 고비마다 갈지자 행보를 보이는 것은 보기 딱하다. 이러니 AZ에 대한 국민 불신은 정부가 자초했다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닌가.

2021-03-10 05:00:00

[사설] 날개 달 부산경남에 고달픈 대구경북, 그래도 길 찾자

대통령과 여당이 4월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급히 공약한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을 위해 국토부가 9일 전문 조직 발족에 나서며 당·정·청이 한 몸이다. 이웃 경남도는 최근 경남 창원~부산~울산~경북~대구~창원을 잇는 297.3㎞ 노선의 소위 '동남권 메가시티 급행철도' 건설 구상을 정부에 건의했다. 대통령 애정이 유난한 두 곳의 대형 사업 추진으로 대구경북의 각종 사업은 더 험난하게 됐다.대구경북은 정부·여당의 남다른 지원 아래 특별법 제정 등 마치 번갯불에 콩 볶듯 진행되는 가덕도 신공항 추진과 달리, 국방부 등의 비협조 등이 맞물려 통합신공항 추진 사업을 어렵게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가덕도 특별법을 긴급 처리한 여당에 막혀 통합신공항의 국비 지원을 위한 특별법은 거부되고 있다. 특히 국토부는 대구~신공항 연결 광역철도 건설의 국가 부담을 줄이되 대구경북에 짐을 떠넘길 속셈으로 기존 규정까지 바꿀 참이다.28조원 넘는 국비 사업의 국민 반대 여론도 뭉개는 즈음에 역시 조(兆) 단위 돈이 들 경남도의 광역철도 건설 구상이 정부에 전달됐다. 정부·여당의 특정 지역 편들기와 갈라치기 행태를 보면 이에 대한 결과는 그 나름 짐작할 만하다. 대통령 측근 지도자의 제안이니 정부·여당도 무시하고 소홀히 할 수 없게 됐다. 이미 상식, 합리성 같은 잣대 대신 같은 무리 챙기기에 유별난 정치 흐름과 정부의 이에 맞춘 정책 입안과 집행 모습을 본 터이지 않은가.대구경북은 각종 현안 사업, 특히 부산·경남과 비슷한 사회간접시설 사업 가운데 공항 및 철도 관련 업무에서 정부·여당의 지원은커녕 홀대와 푸대접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렇다고 맥을 놓지 말고 길을 찾아야 한다. 힘들고 고달프겠지만 정부 문턱이 닳도록 설득과 이해를 구하는 헌신 행정을 펴는 수밖에 없다. 부디 여당은 이제라도 편가르기 정치 논리를 접고 다른 색깔의 지역도 국민이 사는 삶터로 보길 바란다. 정부 당국자도 차별의 정치 바람에 기댄 자리 보전에서 벗어나 나라와 앞날을 고민하길 촉구한다.

2021-03-10 05:00:00

[사설] 지금 ‘김명수 사법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의 구속영장에 법원이 '발부' 도장을 찍었다가 지우고 '기각'으로 수정한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을 놓고 의혹이 일고 있다.차 본부장은 2019년 3월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 김규원 검사가 가짜 사건번호를 붙인 긴급 출금 서류를 승인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수원지법 오대석 영장전담 판사는 지난 6일 구속영장을 기각했다.수정된 이유에 대해 수원지검은 도장을 '발부'란에 잘못 찍은 단순한 실수를 바로잡은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다른 시각도 있다. 정권 핵심부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의 핵심 피의자 구속영장 날인을 정반대로 하는 엄청난 실수를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제기되는 의심이 오 판사가 법원 안팎의 압력으로 마음을 바꿨을 가능성이다. 만약 그렇다면 매우 심각한 문제다. 사법부 독립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사법 농단'일 수 있다.이런 이해하기 어려운 '실수'는 지금 '김명수 사법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지게 한다. 김 대법원장은 여당이 판사를 탄핵하려 한다며 사표 수리를 미뤘다. 김 대법원장은 시쳇말로 '알아서 긴' 것인가, 아니면 여당과 의견 조율을 한 것인가.이런 의심은 다른 법원 판결로 확산된다.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관련 자료를 삭제한 실무 공무원 2명은 구속됐으나 조작과 즉시 폐쇄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구속영장은 기각된 것이 그렇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그래서 판사의 독자적 판단이 아닐 수 있다는 의심을 억누르기 어렵다.130여 건의 21대 총선 관련 선거 무효 및 당선 무효 소송 중 단 한 건도 처리하지 않고 있는 대법원의 뭉개기도 마찬가지다. 법정 처리 기한(6개월)은 예전에 넘겼다. 대법원 스스로 직무 유기를 작정한 것인가 아니면 직무 유기를 하라는 외부의 '압력'이나 '청탁' 때문인가.

2021-03-09 05:00:00

[사설] 국가채무 1천조원 앞두고서 퍼주기 경쟁만 하는 나라

기획재정부의 '국가재정 운용계획의 재정총량 효과 및 관리방안'에 따르면 추경으로 올해 국가채무가 965조9천억원까지 늘어난다. 지난해 846조9천억원보다 119조원이나 증가한 수치다. 올해 추경이 더 편성되는 등 34조1천억원 이상 빚을 내면 올해 내에 '나랏빚 1천조원 시대'가 닥쳐올 수도 있다. 국가채무는 매년 125조원 넘게 늘어나 2024년엔 1천347조8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48.2%에서 2024년엔 59.7%로 60%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정부는 지난해 재정준칙 도입 추진 방안을 발표하면서 국가채무비율을 60%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재정건전성의 '암묵적 기준'이 된 국가채무비율 60%가 3년 뒤 닥쳐온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정부가 추산한 것으로도 3년 후면 연간 국고채 이자 비용만 25조원이 넘는다. 재난지원금 한 번 주는 것 이상의 돈이 이자로 빠져나가는 꼴이다.국가채무의 가파른 증가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경고가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는 현실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를 빌미로 재정 확대에만 치중하고 있다. 선거 승리를 노린 여야 간 돈 풀기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대권 주자들이라는 인사들은 퍼주기식 복지 확대 경쟁만 벌일 뿐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 가덕도 신공항, 검찰총장 사퇴 등의 뉴스에 파묻혀 국가채무 급증은 국민으로부터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형편이다.재정 위기가 현실화하면 걷잡을 수 없어 선제 대응이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이 국가채무 속도 조절, 강도 높은 지출 구조 조정, 규제 개혁을 통한 세수 기반 확충을 주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가덕도에 공항 만들고, 북으로 가는 도로를 놓는 불요불급한 일에 수십조원, 수조원의 돈을 뿌리겠다고 한다. 국가채무 1천조원 돌파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나라 곳간 사정은 따지지도 않고 너도나도 퍼주기 경쟁만 하는 국가에 밝은 미래가 있겠나.

2021-03-09 05:00:00

[사설] 도심 속 공원 부지, ‘거점별 도시농업공원’으로 조성하자

2020년 7월 1일 '도시공원 실효제'(일몰제)가 시행되면서 대구시는 전체 공원 160곳 20.3㎢ 면적 중 14.8㎢(73%)를 공원으로 확보했다. 비록 대구시 내 전체 공원 20.3㎢ 중 5.5㎢가 일몰제로 실효됐지만 대구시가 확보한 73%는 상당한 성과다. 사유지를 사들이는 데 따르는 재정 확보를 위해 대규모 지방채 발행, 도심 녹지 보존에 꼭 필요한 지역과 난개발 우려가 적은 지역 선별 등 대구시가 지혜롭게 기획하고, 발 빠르게 대응한 덕분이다.앞으로 과제는 확보한 부지를 어떤 주제가 있는 공원으로 조성할 것인가이다. 여기에는 시민의 건강과 휴식, 행복, 현 세대는 물론 미래 세대도 건강한 도시 환경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토지 매입비 못지않게 큰 부담인 공원 조성비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대구시가 확보한 도심 공원 중 각 구별로 일부 면적을 '도시농업공원'으로 조성할 것을 제안한다. 예전의 도시농업은 개인의 취미 활동, 반찬거리 장만 정도의 의미를 지녔다. 지금은 환경보전, 이웃 간 교류, 체험 교육, 건강 및 복지 활동으로 각광받고 있다. '도시농업공원'이 생기면 환경, 건강, 교육, 농사 체험은 물론 전통문화(우리나라는 농업 기반 사회였기에 전통문화 대부분이 농사와 연결돼 있다), 비전문·작은 생산의 가치(텃밭 농사는 다품종·소량생산이기에 단품종·대량생산하는 전업 농사와는 목표·과정·결과가 다르다) 등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빨리, 많이'라는 현대 생활의 속성을 떨칠 수는 없지만, 도시농업을 통해 '천천히, 적게'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개인이 독점하는 '텃밭'과 달리 '도시농업공원'은 여러 사람이 참여한다는 점이 매력이다. 운영 주체가 있어 어린이들도 농사는 물론이고, 다양한 세시풍속(歲時風俗)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 게다가 시민단체들 조사에 따르면 다른 형태의 공원을 조성하는 데 비해 도시농업공원은 조성비가 약 20%에 불과하다. 도시농업공원은 디즈니랜드처럼 눈에 확 띄지는 않지만 숨은 매력이 많다.

2021-03-09 05:00:00

[사설] LH 직원 신도시 투기 의혹, ‘봐주기식 조사’ 꿈도 꾸지 말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 정부합동조사단(국무조정실·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경찰청·경기도·인천시)이 이번 주 중으로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도 함께 진상 조사에 나섰다.합동조사단의 이 같은 속도전이 '국토부의 제 식구 봐주기식 조사'나 서울 및 부산 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여론 무마용 조사'로 귀결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벌써 '졸속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 투기 사건은 문서 위조, 허위 공문서 작성, 금융실명제법 위반, 농지법 위반, 건축법 위반, 뇌물에 관한 죄, 직권남용, 직무유기 등 다양한 범죄를 수사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수사에 해당 분야 수사 전문가인 검찰과 감사원이 빠진 데다가 조사 대상자가 국토부 공무원 4천 명, LH 직원 1만 명, 8개 지방자치단체의 신도시 담당 직원과 그 가족까지 포함하면 수만 명에 달함에도 서둘러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니 말이다. 조사 대상 지역도 3기 신도시 6곳과 택지 면적이 100만㎡를 넘는 과천 과천지구·안산 장상지구 등으로 광범위하다.과거 1, 2기 신도시 개발 부동산 투기 사건 수사는 검찰이 담당했다. 이번 3기 신도시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에는 검찰과 감사원이 빠졌다. 부장검사 출신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부동산 투기 수사에는 전문적인 수사 기법과 다양한 범죄에 대한 수사 역량이 필요하다"며 "(검찰이 빠진 상황에서) 결국 잔챙이들만 투기 세력으로 몰려 마녀재판을 받고 진짜 괴물들은 다 빠져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3기 신도시 LH 직원 투기 의혹은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LH 사장으로 있던 시절 발생한 일이다. '제 식구 봐주기 조사'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정부합동조사단에서 국토부는 빠져야 한다. 또한 부동산 투기 사건 수사 경험과 전문 지식을 갖춘 검찰이 나서야 한다. 보궐선거를 앞두고 '사건 무마용 결과'를 내놓거나 '제 식구 감싸기'로 흘러갈 경우 감당할 수 없는 후폭풍에 직면할 것이다.

2021-03-08 05:00:00

[사설] 커지는 백신 접종 이상 반응, 불안감 해소에 당국 나서야

지난달 26일 시작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제 열흘을 넘겼다. 휴일인 7일 하루 1만7천131명이 접종하면서 현재까지 누적 접종자 수는 모두 31만4천656명을 기록했다. 시간이 경과할수록 빠르게 늘고는 있으나 접종자 수가 아직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가 채 안 된다는 점에서 백신 접종에 더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그런데 백신 접종 진행과 별개로 1차 접종을 마친 사람들 가운데 보건 당국에 '이상 반응'을 신고한 사례도 덩달아 늘면서 백신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7일 하루에만 806건의 이상 반응 신고가 접수돼 지난 열흘간 전체 이상 반응 의심 신고는 모두 3천689건으로 늘었다. 이는 전체 접종자의 1.17% 수준이다.현재까지 신고된 이상 반응을 유형별로 보면 예방백신 접종 뒤 흔히 나타나는 두통이나 근육통, 발열·발적, 메스꺼움 등 가벼운 증상이 전체의 98.8%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도 33건에 이르고, 경련이나 중환자실 입원을 포함한 중증 의심 사례가 5건, 사망 사례도 8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나필락시스 반응은 항원 항체 면역반응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급격한 전신 반응으로 호흡곤란, 중증 전신 두드러기 등 특이 증상이 수반되는데 의료진의 세심한 관찰과 빠른 치료가 요구된다.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과 중증 이상 반응 간의 인과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 전문가가 참여해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 여부를 계속 추적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불거진 백신 이상 반응이 비록 매우 낮은 비율이나 접종에 불안감을 가진 국민도 적지 않은 만큼 체계적인 조사와 투명한 정보 공개는 매우 중요하다. 국민들도 경미한 이상 증상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거나 백신 안전성에 대한 불신으로 접종을 회피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부와 보건 당국, 국민의 유기적인 협력이 코로나19 사태를 빨리 종식시키는 핵심 열쇠임을 명심해야 한다.

2021-03-08 05:00:00

[사설] 현실로 닥친 대구경북 대학들의 정원 미달 사태

지역 대학들의 2021학년도 신입생 모집 상황이 너무도 심각하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들이 신입생 정원을 채우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진작부터 예상됐지만 4년제 대학교, 전문대학 할 것 없이 대구권 대학들의 최종 등록률이 지난해보다 모두 떨어지는 일이 닥쳤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심지어 어느 4년제 대학교에서는 지난해보다 신입생 등록률이 무려 20%포인트나 떨어지는 통에 총장이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을 정도다.지난달 말 대구권의 대학들이 신입생 추가 모집 및 등록을 마감한 결과 정원을 100% 채운 대학은 단 한 군데도 없다. 대구경북 거점대학인 국립 경북대조차도 98.51%의 최종 등록률을 보이면서 지난해(99.81%)보다 1.3%포인트 떨어진 마당에 다른 대학 상황은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대학가 속설이 대구경북에서 이제 본격적으로 현실이 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덩달아 커지고 있다.대구경북 대학들의 정원 미달 사태는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에다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이 겹친 탓이다. 게다가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학생 모집을 위한 홍보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지방대 정원 미달을 부추겼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앞으로 개선되기는커녕 해마다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학생 모집을 못 하는 대학이 학사를 운영할 수는 없다. 이대로라면 대구경북에서 대학들의 폐교가 도미노처럼 빚어질 게 불 보듯 뻔하다.이런 사태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대학들의 피나는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이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서 대학 자체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운명 공동체이기에 대학의 위기는 곧 해당 지역의 위기다. 따라서 정부와 정치권, 지역 관계·경제계가 함께 나서야 한다. 결국 일자리가 관건이며 지방대생들의 취업률 제고가 유력한 해법이다. 취업 할당제 등 지역 인재 채용 우대 정책의 대폭적인 강화를 촉구한다.

2021-03-08 05:00:00

[사설] 가덕도 공항, 오거돈 일가 투기 의혹부터 밝혀야

지방선거마다 가덕도 공항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 일가가 부산 가덕도와 가덕도 인근, 경남 김해 등에 수만 평의 땅을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부·여당이 급조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의 최대 수혜가 성추행으로 사퇴해 보궐선거의 이유를 제공한 오 전 시장 일가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오 전시장이 경제성 등 평가에서 경쟁 지역 중 꼴찌를 한 가덕도 공항을 그토록 고집한 이유가 땅 투기 때문 아니냐는 의혹은 당연하다.가덕도 주변에 오 전 시장 일가의 땅은 곳곳에 포진해 있다. 조카인 오치훈 대한제강 사장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 부지로 거론되는 강서구 대항동에 토지 1천488㎡를 가지고 있다가 투기 의혹이 제기되자 이를 급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오 전 시장 일가가 경영하는 대한제강은 가덕도 진입 길목인 강서구 송정동 일대 7만289㎡, 자회사인 대한네트웍스는 같은 곳에 6천596㎡를 가지고 있다. 곽상도 의원은 오 전 시장 일가가 가덕도 일대에 약 7만8천300㎡의 땅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KTX진영역이 있는 김해시 진영읍 진례면 일대에도 약 5만9천200평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폭로했다. 이 가운데 오 전 시장의 토지 지분만 1만7천 평이 넘는다고 밝혔다.오 전 시장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주장하기 시작한 것은 2004년 부산시장 권한대행 시절이었다. 이후 시장 선거판에 뛰어든 그는 신공항을 대표 공약으로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고 일가는 꾸준히 공항이 건설될 경우 직접적 상대적 수혜를 누릴 수 있는 토지를 늘려 나간 셈이다. 오 전 시장 측은 가덕도 신공항과 일가가 소유한 땅은 "전혀 무관하다"며 "가덕도 신공항은 부산 발전을 위한 백년대계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그런데도 민주당은 '가덕도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에는 동남권 신공항을 부산시 강서구 가덕도 일원에 건설하는 공항이라는 점을 명기했고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등 온갖 부산을 위한 특혜를 담았다. 경제성과 안전성, 환경성 등 평가에서 꼴찌를 차지한 지역에 굳이 공항을 지으려면 이를 줄기차게 주장해 온 오거돈 일가의 부동산 투기 의혹부터 해명하고 공항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2021-03-06 05:00:00

[사설] 범죄 혐의자들이 법을 주무르는 희한한 나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 다음 날인 5일 현직 대구지검 서부지청 검사가 검찰 내부망에 '법무부 장관님, 살려주십시오'라는 풍자글을 올려 "현재 중대 범죄로 취급하여 수사 중인 월성원전 사건, 라임·옵티머스 사건,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 등에 대한 수사를 전면 중단하고, 현재 재판 중인 조국 전 장관과 그 가족 등 사건, (청와대) 울산시장 하명수사 사건 등에 대해서도 모두 공소를 취소하면, 저희 검찰을 용서해 주시겠느냐"며 여권이 신설을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목적이 정권 관련 수사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역대 정권에서도 검찰은 정권 핵심의 비리를 수사했다. 김영삼 정부 때는 검찰이 대통령 아들 김현철 씨를 구속했다. 김대중 정부 때는 대통령의 셋째 아들 김홍걸 씨를 구속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둘째 아들 김홍업 씨까지 구속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을 구속했다. 비리가 있으면 대통령의 자식이나 대통령의 형도 가리지 않았던 것이다. 전임 대통령들은 '대국민 사과'를 했지, 검찰을 해체하겠다고 덤비지는 않았다. 그 정도의 국정 철학과 원칙, 양심은 있었다.문재인 정권은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 일가 수사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혐의 수사를 시작한 이래 전방위적으로 검찰을 압박했다. 솎아내기 인사, 수사 검사 좌천, 친정권 검사 요직 배치로 수사 방해, 특정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박탈, 검찰총장 직무 정지, 헌정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 등 그야말로 미친 듯이 몰아쳤다. 그뿐만 아니라 검경 수사권 조정, 검찰의 수사와 기소권 분리, 공수처 설치에 이어 검찰에 남은 6대 중대 범죄 수사권까지 박탈하는 중수청을 추진, 사실상 검찰 해체로 나아가고 있다.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법무실장이던 지난해 4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조국 전 장관 일가 수사를 비난하며) (허위) 표창장은 강남에서 돈 몇십만 원 주고 다 사는 건데 그걸 왜 수사했느냐!"고 따졌다. 범죄를 나무라는 게 아니라 수사를 나무란 것이다. 현 정부 여당이 꼭 이렇다. 산 권력의 위법을 비난하는 대신 위법을 수사하는 검찰을 비판한다. 범죄를 덮고 수사를 막기 위해 법까지 마음대로 주무른다. 범죄 혐의로 기소된 자들이 수사 관련 법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나라에 우리가 살고 있다.

2021-03-06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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