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조국은 피해자 연기, 여당은 추임새, 이런 꼴 언제까지

조국 장관과 여당이 '조국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난하는 것을 보면 이 정권에 '법치'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누구든 그 앞에서 평등해야 한다는 절대 원칙이 아니라 불리하면 무시해도 되는 액세서리일 뿐이다. 조 장관은 자택 압수수색에 대해 "강제수사를 경험한 국민 심정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했다. 검찰이 불법적이고 강압적인 수사를 하고 있으며 자신은 그 희생자라는 투다.추하다는 소리밖에 안 나오는 말장난이다. 검찰은 세 차례의 신청 끝에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규정대로 집행했다. 입회한 변호사가 수색 범위를 꼼꼼하게 따져 검찰은 추가로 영장을 신청해 받기도 했다. 압수수색에 11시간이 소요된 이유다. 모두 정당한 법 집행이다. 이를 강제수사라고 하는 것은 무지(無知)의 극치다. 우리 사법행정이 강제·강압수사를 제도화하고 있다는 소리이기 때문이다.조 장관의 피해자 행세는 영장을 발부한 법원에 대한 모욕이기도 하다. 법원은 자택 압수수색 영장은 다른 영장보다 까다롭게 심사한다. 가장 내밀한 사적 공간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직 법무부 장관의 자택이니 심사는 더 세심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영장을 내준 것은 그만큼 조 장관 일가(一家)의 불법 혐의가 움직일 수 없음을 법원이 인정했다는 뜻이다.여당의 조국 역성들기는 더 추하다. 여당 대표는 검찰 수사를 "먼지털기식 수사"라며 "검찰 개혁을 막기 위한 총력 수사가 아니라 진실을 밝히기 위한 수사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수석대변인이라는 사람은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수사팀보다 더 많은 특수부 검찰 인력을 투입해 한 달 내내 수사했음에도 조 장관에 대한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검찰이 또다시 무리한 압수수색을 했다"고 했다. 대놓고 수사를 하지 말라는 소리다.법무부 장관과 여당이 이렇게 한통속이 돼 법치를 능멸하는 이 부조리극을 지켜보는 국민의 심경은 참담하다는 말로는 다하기 어렵다. 쥐꼬리만큼이라도 양심과 염치(廉恥)가 남았다면 이런 웃지 못할 코미디는 당장 멈춰야 한다.

2019-09-25 06:30:00

[사설] 확산 기미 보이는 '돼지열병' 철저한 방역과 경계 급하다

지난 18일 이후 발병 소식이 끊겼던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 다시 확산하고 있어 엄중 경계가 요구된다. 23일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의 한 양돈농장에서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돼지 전염병이 번지는 분위기다. 아직은 발병 지역이 중점관리지역(6개 시·군) 안에 있지만 언제 어디서 추가로 확진 판정이 나올지 모른다는 점에서 대응 태세가 급해졌다.파주시에서 17일 국내 처음 확진된 돼지열병은 18일 연천군 사례 이후 5일간 더 이상의 확진은 없었다. 하지만 23일 김포에 이어 24일 파주시 양돈농장에서 또다시 발병하면서 네 번째 확진 사례가 나왔다. 발병 지역이 아직은 경기도에 국한돼 있으나 전국적인 확산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돼지열병이 잠복기를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확산 시점에 이른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무엇보다 염려스러운 것은 김포시 사례에서 보듯 채혈 정밀조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3일 만에 확진으로 판정이 번복된 점이다. 방역 당국은 "농가의 돼지를 전수조사하지 않고 샘플만 조사하다보니 감염 사례를 미처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또 잠복기 초기에는 검사를 해도 음성 반응이 나올 수 있는 점도 변수다. 이런 허점을 보완하지 않으면 돼지열병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점에서 보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앞서 올해 봄부터 돼지열병이 크게 휩쓴 북한의 경우 "평안북도 돼지가 전멸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게 국정원의 보고다. 국내에서도 경계의 고삐를 바짝 당겨야 할 때다. 이낙연 총리가 24일 국무회의에서 "부실한 방역보다는 과잉 방역이 더 낫다"며 철저한 방역을 당부한 것도 돼지열병의 위험성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대구경북 각 지자체와 양돈농가도 사람과 가축, 차량이 접근하지 못하게 철저히 통제해 바이러스 유입을 막아야 한다. 의심 증상이 생기면 빨리 당국에 신고해 전수조사를 벌이고, 긴급 소독 등 총력전으로 나서는 것만이 피해를 줄이는 유일한 방법이다.

2019-09-25 06:30:00

[사설] 통합신공항 후보지 선정 방안 합의 존중한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이 희망의 날개를 달았다. 신공항 이전 후보지 선정 기준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던 지역 갈등이 막판 접점을 찾은 것이다.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그리고 의성군수와 군위군수가 머리를 맞대고 마라톤 회의를 한 결과이다. 그렇게 신공항 이전 후보지 연내 신청을 위한 마지노선에서 극적인 반전을 이루어냈다.문제는 주민투표 찬성률 선정 기준이었다. 통합신공항 후보지는 군위군 우보면 단독 후보와 의성군 비안면-군위군 소보면 공동 후보 두 곳이었는데, 공동 후보지를 가진 의성군의 이견이 있었던 것이다. 의성 입장에서는 의성 군민은 물론 군위 군민에게도 의견을 물어야 했는데, 군위 군민에게만 의견을 묻는 단독 후보지를 가진 군위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을 가졌던 것이다.따라서 시도지사와 양 지역 군수가 모인 자리에서 의성군수가 군위와 의성 지역에 공항이 들어오는데 대한 주민 찬반투표를 각각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투표 결과 군위군의 찬성률이 높으면 군위 우보로, 의성군의 찬성률이 높으면 의성 비안-군위 소보 공동 후보지로 정하자는 것이었다. 군위군수 또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이 같은 주민투표안 합의에 따라 통합신공항 후보지 연내 선정을 위한 골든타임은 놓치지 않게 되었다. 4개 단체장의 이 합의 사항을 국방부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여서 모처럼 신공항 이전 사업이 순풍을 단 형세이다. 사실 이 같은 합의안이 도출될 것이라는 기대는 미약했다. 경북도지사도 "역사적 책무감이 무거웠다"고 했다.통합신공항 건설사업이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래서 신공항 사업의 장기 표류는 커다란 악재였고, 후보지 연내 선정이 무산될 경우 낭패감과 좌절감에 빠진 민심의 역풍도 우려되었다. 지역의 정치·경제적 상황이 어려운 시기에 소지역주의를 극복하고 대구경북 재도약의 큰 틀을 마련한 것은 그나마 위안이다. 시도지사의 중재 노력과 양 군수의 대승적 합의를 존중한다.

2019-09-24 06:30:00

[사설] 사상 초유의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 부끄럽지 않나

검찰이 23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조 장관을 둘러싸고 그동안 제기된 사모펀드 의혹과 딸의 서울대 법대 인턴 활동증명서 허위발급 의혹 등을 밝히기 위한 것으로, 조 장관 부부와 자녀를 상대로 강제 수사에 들어간 셈이다. 압수수색 결과에 따라서는 조 장관에 대한 직접 조사도 이뤄질 수 있어 '조국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조국 정국'에 이해득실 계산이 한창일 정치권도 관심일 수밖에 없다.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갈수록 증폭되는 조 장관을 둘러싼 의혹을 밝히는 것이 큰 목적인 만큼 국민적 기대는 자명하다. 검찰 역시 수사 결과, 조 장관의 법적 책임을 물을 만한 확실한 혐의를 밝히지 못하거나 의혹 해소가 두루뭉술하면 엄청난 후폭풍은 분명하다. 어떤 외부 영향에도 흔들리지 않고 윤석열 검찰총장 특유의 끝장 수사로 의혹의 진실을 낱낱이 밝혀 이번만큼은 온 국민의 궁금증을 시원스럽게 풀어줘야 하는 까닭이다. 책무이기도 하다.그런데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과 관련, 여야 정치권의 반응이 흥미롭다. 특히 조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격렬한 말로 강도 높게 비난했던 여당이 그렇다.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무총리에다 같은 진영의 인사까지 동원돼 조 장관 수사에 나선 검찰을 직접 겨냥해 '자기들이 정치를 하겠다고 덤비는 것'이라고 몰아붙이거나 '나라를 어지럽히는 행위'라는 등 공격하기 바빴다. 말하자면 '조국 구하기'에 다걸기를 하는 모양으로 '단합'을 과시했다.그러나 여당은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것처럼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지지도와 조 장관에 대한 반대 민심을 확인한 탓인지 압수수색을 폄하하되 전처럼 딴지를 걸지 않았다. 뒤늦게 무서운 민심을 느낀 모양이라 다행스럽다. 여당은 내년 총선을 위해서라도 같은 오류를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 자유한국당 역시 아전인수격으로 수사에 영향을 미칠 정치적 발언과 행동은 안 된다. 이제 여야는 오직 국민을 위해 의혹을 밝힐 검찰을 지켜만 보면 된다.

2019-09-24 06:30:00

[사설] 대구시 '중화권 관광객 유치 올인' 전략, 과연 바람직한가

대구시가 내년 '대구경북 관광의 해'를 맞아 '중화권 관광객 유치'에 올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그동안 시가 강조해온 '해외 관광시장 다양화 전략'의 변화나 수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대만·중국 관광객을 겨냥한 시의 전방위적인 마케팅 활동은 대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약 55%가 중화권임을 감안할 때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기는 하다. 하지만 사드(THAAD) 배치를 둘러싸고 한·중 관계 악화로 2017년 3월 중국이 자국민 단체 관광객의 방한을 전면 금지한 이후 지난 2년여간 지역 관광산업이 크게 위축된 점을 고려할 때 섣부른 전략 수정은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올 들어 대구경북을 방문하는 대만·중국 등 중화권 관광객이 급증세인 것은 분명하다. 7월 말 기준 대구 방문 중화권 관광객은 대만이 18만219명, 중국이 4만1천684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외국인 관광객 40만9천994명 중 각각 44%와 10.2% 비중이다. 특히 대만인 관광객은 지난해와 비교해 55.5%나 증가하며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많다.중국 역시 지난해 2만786명에서 올해 4만1천684명으로 53.9% 늘었지만 규모로는 대만·일본·동남아에 이어 네 번째다. 중국 정부가 2017년 11월부터 중국인 단체관광객 한국 방문 규제 조치를 풀고 한국 관광을 재개했으나 아직도 금지 조치 이전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등 양국 교류가 좀체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대구시가 또다시 중화권 관광객 유치 카드를 꺼내든 것은 자칫 동남아·중동지역 관광객 유치 등 해외 관광시장 다변화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드 갈등뿐 아니라 최근 한·일 무역 갈등에서 보듯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관광시장 변동성이 매우 크고 예측하기도 힘들다. 유사시 시장에 미칠 충격과 피해를 최소화하는 안전판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당장 급하다고 중장기 전략을 도외시하는 것은 자칫 더 큰 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2019-09-24 06:30:00

[사설] '조국 경질' 민심 눈감으면 文대통령 지지율 더 추락할 것

한국갤럽이 전국 유권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를 한 결과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인 40%를 기록했다. 지난 대선 때 득표율 41.1%보다 낮은 수준이다. 그 반면 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는 53%를 기록해 한국갤럽 조사에서 처음으로 50%를 넘었다.문 대통령 지지율이 지난 대선 득표율 아래로 떨어진 것은 무엇보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한 때문이다.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 이유로 인사 문제가 2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검찰 수사에서 조 장관과 가족을 둘러싼 의혹들이 계속 드러나 '조국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문 대통령 지지율은 30%대로 추락할 수도 있다. 장관 한 명 탓에 핵심 지지층까지 이탈하는 등 문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 기반마저 허물어지고 말았다.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청와대 대변인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국정을 또박또박 해나가겠다"고 했다. 지지율 하락을 가져온 조 장관에 대한 경질 등 인사나 정책 수정 없이 기존 인사·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말이다. 지지율 추이에 국정이 흔들려서는 안 될 일이지만 성난 국민 여론을 나 몰라라 외면한 채 계속 독선을 부리겠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문 대통령 국정 수행 부정 평가 이유로 독단적·일방적·편파적이란 지적이 10%에 달한 것을 보면 독선적인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국민은 격앙돼 있다.문 대통령은 조 장관을 앞세운 검찰 개혁이 속도를 내면 민심이 돌아오리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얻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조 장관은 검찰 개혁 적임자이기는커녕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아야 할 처지에 몰렸다. 법무부 장관 부적격자라는 여론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장관 자격을 잃고 문 대통령과 정권에 암초가 된 조 장관을 하루빨리 경질하는 것이 지지율 회복과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는 길이다. 문 대통령이 결단해야 할 때다.

2019-09-23 06:30:00

[사설] 심상정의 때늦은 사과, '정의' 없는 정의당의 기회주의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장관 임명 강행을 찬성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심 대표는 21일 "정의당의 결정이 국민적 기대에 못 미쳤던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 사회의 특권과 차별에 좌절하고 상처받은 청년들과 당의 일관성 결여를 지적하는 국민께 매우 송구스럽다"고 했다. 가증스럽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기회주의적 표변(豹變)이다. 그 얄팍함이 국민을 더욱 화나게 한다.조 장관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 심 대표는 "20·30세대는 상실감과 분노를, 40·50세대는 상대적 박탈감을, 60·70세대는 진보 진영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고 있다. 버틸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러나 정의당이 가장 큰 이득을 본다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선거법 개정안을 민주당이 밀어붙이자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조 장관 의혹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 수사 착수를 "명백한 정치 행위"라고도 했다. 당명에서 '정의'를 빼라는 비판이 빗발치는 것은 당연했다.그러나 심 대표는 꿈쩍도 않았다. 그랬던 심 대표가 '사과'한 것은 민심 이반 때문일 것이다. 지난 19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정의당 지지율은 5.2%까지 떨어지며 바른미래당(6.0%)에 정당 지지도 3위 자리마저 내줬다.심 대표는 사과하면서 조 장관 임명 강행이 잘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 조 장관 임명에 지금이라도 반대한다는 것인지 분명하게 밝히지도 않았다. 이런 식으로 어물쩍 사과하는 것으로 돌아선 민심을 되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참으로 오산이다. 조국 사태에 대한 말 바꾸기로 이미 국민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정의'쯤은 간단히 내팽개치는 정의당의 '민얼굴'을 봤다.심 대표는 사과에 이어 "기필코 사법 개혁과 정치 개혁을 완수해 근본적인 사회 개혁으로 응답하겠다"고 했다. 조국 임명 찬성으로 도덕적으로 파탄 난 당사자가 어떻게 개혁이란 말을 버젓이 입에 올릴 수 있는지 그 후안무치(厚顔無恥)가 보는 사람을 질리게 한다.

2019-09-23 06:30:00

[사설] 구미공단 50주년 홍보 영상에서 박정희를 빼다니…

구미공단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조성된 공업단지이다. 구미공단은 산업화시대에 부응하며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했다. 구미공단의 수출액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 흑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기도 했다. 중국의 지도자였던 덩샤오핑이 경제 발전의 모델로 삼을 정도였다.이 구미공단을 설계한 사람이 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었다. 그뿐만 아니다. 구미에 국가산업단지를 지정한 사람도 대통령 시절의 박정희였고, 그 기공식장에 직접 내려와 첫 삽을 뜬 사람도 박정희이다.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다. 생가가 있고 선영이 있다. 생가 옆에 민족중흥관이 있고 새마을운동 테마공원도 있다.이 때문에 연간 30만 명이 구미를 찾는다. 구미에는 '박정희로'도 있고 '새마을로'도 있다. 구미 시가지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산업화의 대동맥 경부고속도로도 박정희의 작품이다. 구미와 박정희는 이렇게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그런 구미시가 올해 공단 설립 50주년을 맞아 제작한 홍보 영상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 내용을 모조리 빼버렸다고 한다.그 대신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현직 대통령의 구미공단 기공식이나 기념식 또는 일자리 협약식 참석 장면을 넣었다는 것이다.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지역의 야당 정치권에서는 "구미공단을 설계하고 만든 대통령을 50주년 기념 홍보 영상에서 쏙 빼버리다니 치졸하기 그지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고, 지역 주민들도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실소를 금치 못하는 분위기이다.아무리 더불어민주당 시장이 당선되고 민주당 소속 도의원과 시의원도 여럿 나왔다고 해도 이럴 수는 없다. 박정희 탄신 행사를 축소하고 박정희 역사자료관에서 박정희 이름을 빼려 들더니, 급기야 이런 일까지 벌어졌다. 어쩌면 그렇게도 협량인가. 구미의 현대사에서 박정희를 지우는 게 가능하다고 보는가. 한때의 비정상적인 정치 바람으로 도도한 역사의 흐름을 왜곡할 수는 없을 것이다.

2019-09-23 06:30:00

[사설] 30년 미제 개구리소년 수사, 이젠 중단 없어야

경찰 총수로는 처음으로 민갑룡 경찰청장이 20일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성서 개구리소년 사건'의 발생 현장을 찾아 "사건을 원점에서 재수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사건이 일어난 지난 1991년 3월 26일부터 28년의 세월이 흘렀고, 5명 어린이 유골이 발견된 2002년 9월 26일부터 17년이 흐른 시점에서 나온 경찰청장의 약속이라 기대를 걸지 않을 수 없다.무엇보다 이번 재수사 약속에 희망을 거는 것은 경찰이 지난 18일 영원한 미제로 빠질 뻔한 1980년대 세상을 놀라게 한 경기도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를 밝혀낸 때문이다. 범인은 1986년 첫 살인 사건에 이어 1991년 4월까지 9차례 범행에도 잡히지 않아 지난 2006년 4월 공소시효가 만료됐지만 사건 발생 33년이 지나 꼬리가 밟혔다. 그런 만큼 경찰청장의 개구리소년 실종 사건 재수사 약속에 기대를 걸 만하다.개구리소년 사건도 화성 사건처럼 지난 2006년 3월 공소시효가 끝났다. 경찰은 한때 수사를 이어갔지만 지난 2015년 내사 중지가 되는 바람에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약속으로 다시 본격 수사를 기대하게 됐으니 다행스럽다. 물론 재수사 과정에서 만날 난제는 많을 것이다. 세월이 흐른 탓에 결정적 물증과 증언 확보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화성 사건에서처럼 경찰의 의지와 포기하지 않는 수사가 더욱 필요함을 드러냈다.경찰은 그동안 쌓인 자료 외에 새 단서를 찾는 일도 마땅하지만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유골 조사에 대한 경북대 법의학팀의 최종 결과보고서도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유골 근처 10여 개 탄두 발견과 인근 군부대 사격장 관련 제기된 의혹 등에 대한 정밀한 접근 역시 검토해야 한다. 어린이들이 탄피를 줍기 위해 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건 당시 국군 또는 외국군의 사격 훈련 여부에 대해서도 살펴볼 만하다.개구리소년 사건 재수사는 평생 가슴에 아픔을 품고 살아갈 유족에게는 실낱 같은 희망일 수 있다. 경찰청장의 약속을 반기면서 경찰의 사건 해결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수사를 기대한다. 경찰이 최근 화성 사건에서처럼 끈질긴 수사 의지와 첨단 과학적 수사로 개구리소년 사건 수사에서도 걸맞은 결과를 거둬 달라진 경찰 수사력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2019-09-21 06:30:00

[사설] '평등, 공정, 정의' 외침 안 들리나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사퇴 요구가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전국 290개 대 전·현직 대학교수 3천여 명이 시국선언에서 임명을 철회해 '사회정의와 윤리를 세우라'고 촉구했다. 지난 2016년 11월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시국선언에 참여했던 교수·연구자 2천234명보다 훨씬 많은 교수들이 동참했다. 의사들도 나섰다. '조국의 퇴진과 그 딸의 퇴교를 촉구'하는 대한민국 의사들의 선언 성명서에 의사 3천여 명이 합류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학생 1천여 명도 동시에 조국 반대 촛불 집회를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임명에 대한민국의 지성들이 연일 들고 일어선 것이다.대한민국 지성의 요구가 문재인 정부가 강조해온 '평등, 공정, 정의'라는 점은 희극이다. 촛불을 든 대학생들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취임사를 그대로 외치고 있다. 교수 시국선언을 주도한 모임 이름도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 교수 모임'이었다. 이들은 가족이 표창장과 경력을 위조하는 사람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는 사회가 과연 공정한 사회인가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의사들이 내놓은 성명서 명의자 역시 '정의가 구현되고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원하는 대한민국 의사들 일동'이었다. 지성인들은 '위선'과 '표리부동' 언행으로 물의를 빚은 조국은 정의를 수호하는 법무부 장관 부적격자로 보고 있다.그럼에도 문 대통령이나 집권 여당이 요지부동인 점은 의문이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 정권의 핵심부와 관련이 있다는 합리적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조국 사태를 희석하려는 의도로 읽힐 수 있는 정책 발표를 남발하는 것도 의심스럽다. 뜬금없이 벌금을 재산에 비례해 물리자고 하더니, 검찰 개혁을 논의한다며 모인 자리에서 불쑥 전월세 기간 연장안을 발표했다. 반일을 주장하며 일본식 계속고용제도의 시행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이런 꼼수로는 여론을 이길 수 없다. 문 대통령 스스로 두려운 것, 감출 것이 없다면 조 장관은 사퇴시키고, 그 자신과 일가가 엄정한 검찰 수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이야말로 문 대통령이 강조해 온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고 뒤집어진 민심을 다소나마 되돌릴 방안이다.

2019-09-21 06:30:00

대구 수성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설] 난데없는 전·월세 대책, 비루한 '조국 보호' 꼼수

국민의 관심을 '조국 의혹'에서 떼놓으려는 문재인 정권의 꼼수가 혀를 차게 한다. 18일 더불어민주당과 법무부가 당정협의에서 세입자를 보호한다며 현재 2년까지 보장되는 주택 전·월세 거주 기간을 세입자가 원하면 4~6년까지 늘릴 수 있도록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기로 전격 합의한 것이 그렇다. 당초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을 논의하는 회의였는데 난데없이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것이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사전 협의도 없었다.주택 전·월세 기간을 최장 6년까지 늘리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임대인에게 원하지 않는 계약을 법으로 강제하기 때문이다. 세입자 보호가 중요한 것과 똑같이 임대인의 '계약의 자유'도 중요하다. 계약 자유는 자본주의 기본 원칙의 하나이다. 그런 점에서 당정의 결정은 위헌 가능성을 무릅쓴 것이다. 이렇게 민감한 사안을 주무 부처와 협의도 없이 전격 합의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다른 이유가 있다고 봐야 한다.그것은 조 장관이 취임 이후 윤석열 검찰총장 수사 배제 시도, 피의사실 공표 금지 추진 등 조국 일가(一家)에 대한 검찰 수사 방해로 의심받는 조치들을 추진한 것과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렵다.이러한 '직접적' 수사 방해 시도가 좌절되자 국민의 관심을 아예 다른 데로 돌리는 수법으로 조국 수사에 '물타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여론의 반발로 윤 총장 수사 배제는 '아이디어'로 끝났고, 피의사실 공표 금지도 조 장관 가족의 수사가 마무리된 이후 시행하는 것으로 정리됐다.검찰 수사 결과 조 장관과 가족의 비리 의혹은 이제 확인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조 장관의 피의자 전환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국민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 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조 장관 의혹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같은 '꼼수'로 국민의 눈을 가릴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 점에서 '조국 보호' 꼼수는 문 정권을 더욱 비루(鄙陋)하게 만들 뿐이다.

2019-09-20 06:30:00

[사설] 애물단지 상리음식물처리장, 이전 앞서 당장 대책 마련 먼저

무려 1천256억원의 공사비를 들이고도 악취와 고장 등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애물단지로 전락한 대구 서구 상리음식물폐기물처리장의 이전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상리처리장은 지난 2013년 6월 준공됐으나 최근에도 50t의 음식물쓰레기 유출 사고에 시달리는 등 제 기능을 잃은 데다 인근 주민 민원까지 겹치자 대구시가 오는 2030년까지 옮기는 쪽으로 해결 방향을 잡은 모양이다. 그렇더라도 풀어야 할 난제는 여럿이다.대구시는 대우건설의 특허공법만 믿고 국·시비 686억원을 넣어 지은 상리처리장에서 대구의 일일 음식물쓰레기 생산량 600t 중 300t을 처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준공 뒤 실제 처리는 절반에 그치자 대우건설은 570억원을 투입, 보수를 했지만 지금도 일일 100t만 처리할 뿐이다. 이처럼 정상적인 가동은 멀기만 하고 여전한 악취로 극심한 주민 불만에다 폐쇄 요구까지 터져 나오니 이전을 통해 민원을 해결하려는 대구시 입장은 나름 이해할 만하다.그러나 이는 장기적인 추진 과제로는 맞을지 모르지만 지금으로서는 할 일이 따로 있다. 준공 6년이 넘도록 골칫거리가 된 잦은 고장과 처리 용량 부족, 성능 저하, 악취 문제부터 푸는 데 먼저 신경을 쏟아야 한다. 특히 2030년까지 이전이 되더라도 그때까지 상리처리장 주변을 떠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악취 속에서 삶을 이어가야만 하는 주민들 고통만큼은 덜어줘야 한다. 이는 이전에 앞서 대구시가 소홀하거나 미룰 수 없는 급선무이다.대구시로서는 또한 새롭게 옮겨갈 이전터 마련 등의 문제도 난관일 것이다. 이미 상리처리장에서 빚어진 갖가지 사고나 후유증으로 음식물처리장에 대한 나쁘고 부정적인 모습을 드러냈으니 말이다. 이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업체의 특허만 믿고 추진한 대구시가 자초한 결과나 다름없다. 그런 만큼 대구시는 이제부터라도 이전을 통한 문제 해결에 앞서 현재 상리처리장이 안고 있는 악취 등 당장의 고질적인 문제를 푸는데 행정력을 쏟는 게 맞다.

2019-09-20 06:30:00

[사설] 최저치 기록한 文대통령 지지율…국민이 보낸 경고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반면에 부정 평가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전국 성인 2천7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를 물은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포인트) 응답자의 43.8%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주 대비 3.4%포인트 내린 것으로 취임 후 최저치다. 그에 반해 '잘못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3%포인트 오른 53.0%로 취임 후 최고치로 치솟았다.문 대통령 지지율이 최저치로 떨어진 직접적 원인은 민심을 거슬러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탓이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 세력은 조 장관 임명 후폭풍이 시간이 지나면 잦아들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조국 사태'로 말미암은 민심 이반이 가속하고 있다. 검찰 수사를 통해 조 장관 가족의 구체적 혐의들이 속속 드러난 것은 물론 조 장관이 거짓말을 한 정황들도 쌓이고 있다. 검찰 개혁 부적격자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문 대통령의 장관 임명 강행 당위성이 뿌리째 흔들리고 말았다. 조 장관을 무조건 감싸는 여권의 볼썽사나운 행태도 민심 이반을 촉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정의당 지지율이 하락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조 장관 임명 강행은 문 대통령의 '마이웨이 국정 운영'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숱한 부작용과 폐해가 누적됐는데도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북한 문제 등 국정 전반에서 고집을 버리지 않았다.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최저치로 하락한 것은 이런 독선적인 국정 운영에 대해 국민이 보낸 '경고장'이라 할 수 있다.임기 반환점을 앞둔 문 대통령은 갈림길에 섰다. 국정 운영 기조를 대전환해 남은 임기 동안 원활하게 나라를 이끌어 가느냐, 레임덕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느냐는 두 길이 앞에 놓여 있다. 얼토당토않은 꼼수로는 민심을 되돌리기 어렵다. 마이웨이 국정 운영 방식을 버리지 않는 한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조 장관을 경질하고 국정 운영을 혁신하는 것만이 민심을 붙잡는 길이다.

2019-09-20 06:30:00

[사설] 파국적 사태 맞기 전 文대통령·曺장관 결단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사태'가 조만간 잠잠해지리라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생각은 오판(誤判)이었다. 조국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져 정권을 흔들고 있다. 검찰 수사에서 조국 장관 가족 관련 혐의들이 속속 드러난 것은 물론 현직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소환될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조 장관 퇴진을 요구하며 야권이 삭발 투쟁까지 감행하고 대학생 촛불집회, 교수들의 시국선언 등 조 장관 퇴진을 넘어 문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장관 임명을 두고 고민했던 문 대통령이 이젠 장관 경질을 두고 고민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렸다.검찰 수사는 가족을 넘어 조 장관 본인을 향하고 있다. 검찰은 조 장관을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피의자로 보고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과 자녀 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PE의 투자 내용을 조 장관이 미리 알고 있었고 이는 사실상 직접투자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검찰이 조 장관에 대한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정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조 장관이 의혹들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조 장관은 딸이 고려대 진학 과정에서 1저자로 등재된 단국대 의학논문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검찰 수사 결과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사모펀드가 뭔지도 몰랐다"던 조 장관의 해명 역시 5촌 조카가 사실상 펀드 운영자였고, 부인이 펀드 운용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설득력을 잃었다.조 장관 퇴진을 촉구하는 대학생들의 촛불집회가 19일 열릴 예정이고, 시국선언에 동참한 전국 대학교수가 2천300명을 돌파했다. 3년 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시국선언 이후 처음 이뤄진 대규모 교수 선언이라는 점에서 정권으로서는 부담스럽다.조 장관은 이제 검찰 개혁의 걸림돌로 전락하고 말았다. 오죽하면 야당 대표가 조 장관 면전에서 자진 사퇴를 요구했겠나. 국민에 맞선 정권은 결국 몰락하고 말았다. 파국적 사태를 맞기 전에 문 대통령·조 장관이 결단하기 바란다.

2019-09-19 06:30:03

[사설] 엑스코 신임 사장 내정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엑스코 신임 사장 공모 과정을 두고 안팎에서 말들이 많다. 특히 이번 사장 선임은 엑스코의 제2전시장 건립과 2021년 세계가스총회 개최라는 유례없이 굵직한 현안을 두고 참신한 리더십이 절실한 때여서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제는 엑스코 사장 자리도 더 이상 공직자의 낙하산 인사나 특정기관 출신 간부들의 나눠먹기 대상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의 반영일 수도 있다.엑스코 사장 공모에 지원했던 사람들 중에는 "서류 접수가 마감되기도 전에 특정인 내정설이 흘러나왔다"고 했다. "나름대로는 마이스(MICE) 산업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고 자부했는데, 서류 심사에서 탈락했다"는 사람도 있다. "전시컨벤션 관련 경력이 없는 사람이 면접까지 올라간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사람도 있다.물론 이 같은 얘기를 탈락자들의 항변으로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특정인 내정설이 흘러나오는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엑스코는 대구시가 8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사실상 인사권을 틀어쥐고 있는 것이다. 임원추천위원회도 위원 7명 가운데 4명이 엑스코 이사와 대구시 담당국장이라고 한다. 독립성 보장이 어려울 수도 있다.전시컨벤션 관련 교수들은 "이제는 경험 없는 비전문가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제 엑스코는 행사 유치만이 능사가 아니고, 전시공간 임대업도 아니라는 것이다. 기업과 시민을 아우르며 도시 마케팅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융복합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엑스코는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새 사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그러잖아도 조국 사태로 온 나라가 뒤숭숭한데, 대구시정마저 불공정하고 불투명하다면 시민들의 상실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뚜껑이 열리면 특정인 내정설의 진위가 드러날 것이다. 차제에 엑스코 지배구조와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방식 개선은 물론 경영 성과에 대한 중간 평가 요구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2019-09-19 06:30:03

[사설] 고령자 계속고용제 도입, 부작용 줄이고 효과는 높여야

인구 고령화로 생산연령인구가 빠르게 감소하자 정부가 '계속고용제도' 도입 등을 통해 정년 연장을 유도하기로 했다. 고령자의 은퇴 시기를 더 늦춰 생산인구 감소를 보완하고 경제성장을 일정하게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본격적인 논의를 거쳐 이르면 2022년 계속고용제도 도입을 계기로 정부는 사실상 '65세 정년 의무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우선 내년부터 정년을 맞는 근로자를 자발적으로 계속 고용하는 중소·중견기업에 '계속고용장려금'을 지급한다. 약 300억원의 예산도 배정했다. 이는 정년 연장 효과까지 감안한 것으로 재고용과 정년 연장, 정년 폐지 등 선택지를 기업에 주고 기업이 동의할 경우 장려금 지급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다.통계청의 '장래인구특별추계'를 보면 저출산 심화와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2029년부터는 인구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다. 이 추세라면 2065년에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생산연령인구(15~64세)보다 더 많아진다. 노인 인구가 더 많아진다는 것은 단지 인구구조 변화의 차원이 아니다. 경제성장이 멈추고 정치·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활력이 떨어져 지방 소멸 등 국가 자체가 위태롭게 되는 것이다.현행 60세 정년제에서 우리의 고령자 고용률은 66.8%에 이른다. 사실상 65세 정년제인 일본은 고령자 재고용률이 79.3%다. 노인 인구가 더 가파르게 증가하는 한국이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성장률을 유지하려면 고령자의 노동시장 참여율을 더 높이는 쪽으로 가야 한다.새 정책 도입에 따른 부작용 등 우려되는 대목도 있다. 계속고용제가 청년 일자리난과 서로 충돌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급격한 인구 고령화를 감안하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계속고용제도는 올바른 방향이다. 정부는 세대 간 갈등 등 부작용을 충분히 따져보고 고령자 일자리 정책을 더 세밀하게 조정해 국민을 설득해나가야 한다.

2019-09-19 06:30:02

[사설] 조국 일가에 대한 수사망 좁혀오는데, 검사와 대화하겠다니

조국 법무부 장관이 이르면 19~20일 '검사와의 대화' 자리를 갖는다고 한다. 검찰 조직문화 개선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듣는다는 취지다. 다만 조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제외된다.조 장관 일가(一家)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이 시점에 이런 '이벤트'를 벌이는 것은 순수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겉으로는 검찰 조직문화 개선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계산이 아니냐는 것이다.조 장관이 '검찰 개혁'과 관련해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를 구체적으로 지목한 것은 이런 의심을 뒷받침한다. 임 검사는 "검찰의 선택적 신속한 수사는 명백한 정치 개입"이라며 조 장관과 부인에 대한 검찰 수사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검찰 내부에서 '검사와의 대화'가 임 검사와 동일한 목소리를 듣는 자리에 그칠 것이란 불만이 나오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대화의 주제를 '검찰 조직문화 개선'으로 한정한 것도 불순하다. 지금 가장 첨예한 관심사인 조 장관에 대한 수사와 조 장관의 '수사 방해' 움직임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의견 개진을 원천 봉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대화'의 범위를 넓히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지지와 조 장관의 수사 방해 시도를 비판하는 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조 장관의 처지는 더욱 궁색해진다.물론 조 장관이 검찰 인사권자임을 감안하면 그런 '용감한' 발언이 나올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검사와의 대화'를 상기하면 그런 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무엇보다 조 장관 가족이 범죄 혐의로 구속되거나 범죄 혐의가 부정할 수 없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사와 대화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짓이다. 어떻게 포장하든 검찰 압박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검사와의 대화는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안 되는 화급한 과제도 아니다. 그런데도 지금 하겠다고 한다. 그 검은 속내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2019-09-18 06:30:00

[사설] 대구시 퇴직 공무원 재취업 문제 있다

대구시청 공무원 재직 당시 북구 매천동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관련 업무를 맡았던 전직 공무원들이 퇴직 후 같은 시장 업체에 재취업한 사실이 드러났다. 대구시는 이에 따른 공직자윤리위원회를 개최하고 이들을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한다. 대구경실련은 이와 관련 대구시가 퇴직 공무원 취업 실태에 대해 전면적으로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을 것을 촉구했다.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사무소 소장과 관리과장으로 근무했던 대구시의 전직 간부 공무원들이 같은 시장 수산부류 시장도매인 업체 사장으로 취업한 것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었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도 적발이 되지 않았다는 것은 대구시가 알고도 눈을 감았다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또한 뒤늦게 제재에 나선 것은 대구시의 늑장 대응이자 무딘 반부패 감수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경실련의 지적이다. 따라서 이들을 둘러싼 업체와 관리사무소 간 유착 의혹에 대한 감사도 요청하고 나섰다. 이는 공직자윤리에 관한 속칭 '관피아방지법' 관련 사안이기 때문이다. 공무원들과 민간의 유착을 뜻하는 관피아는 세월호 참사 원인의 하나로 지목된 우리 사회의 적폐였다.그래서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재취업 심사를 강화하고 공직자윤리법의 기준을 엄격하게 규정한 것이다. 하지만 당국이 관피아를 척결하겠다는 단호한 자세를 보이지 않는 한 제도의 허술한 틈을 노린 일탈 행위는 빈발하기 마련이다.선배 공직자가 관련 업체의 사장으로 버티고 앉았는데 해당 부서가 어떻게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이는 관피아 폐해의 재현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규정에 위배되지만 않는다면 공직 경험을 사회에 나와서 재활용하는 것도 유익하다. 그러나 철밥통 신분을 보장받은 것도 모자라 또다시 관련 업체에 편법으로 재취업하는 것은 일반 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더하는 것은 물론 전문 인력 활용의 기회도 앗아가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2019-09-18 06:30:00

[사설] 자금 사정 곤란한 자동차부품 업체에 우산 빼앗는 게 옳나

최근 2년 동안 대구경북 자동차부품 업체들은 극심한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외 완성차 판매 부진의 파장이 지역 업계에 고스란히 미치고 있는 데다 최저임금 인상 등 경영 여건이 크게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기관마저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부품 업종을 중점관리 대상으로 분류해 금리를 올리거나 자금 상환을 독촉하면서 돈줄이 거의 마르다시피 했다. 심지어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체마저 신규 대출을 제한받는 현실이다.지역 자동차부품 기업들이 겪고 있는 이런 삼중고는 단순히 기업인의 경영 의욕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실적 악화에 자금난까지 겹치면 수많은 직원 생계가 위협받는 것은 뻔한 일이다. 게다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적지 않다. 지역 제조업에서 자동차부품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액 기준으로 29.7%, 종사자 수로는 22.5%, 사업체 수는 7.1%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업계의 자금난은 지역 경제에 치명적이다.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주력 업종에 가해지는 이런 무차별적 대출 제한은 가뜩이나 어려운 처지인 대구경북에는 설상가상이다. 이는 비 오는데 우산을 빼앗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횡포다. 경기가 좋을 때는 마치 선심 쓰듯 대출을 권하고는 막상 기업이 어려워지자 돈주머니를 닫는 것은 올바른 금융 관행이 아니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2017년 2분기 이후 최근 2년 새 지역 자동차부품 업종에 대한 대출이 거의 10% 가까이 감소했다.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 운영자금 부족은 말할 것도 없고 설비투자가 줄고 일자리가 감소하는 등 부작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기관이 위험 부담을 줄이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자동차부품 업종이라는 이유로 까다로운 금융 조건을 감수해야 하고 대출마저 제한받는다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다. 금융계가 마른 땅만 골라 딛거나 '땅 짚고 헤엄치기식' 경영에서 빨리 벗어나지 못한다면 한국 금융의 발전과 선진 금융은 영원히 불가능한 과제다.

2019-09-18 06:30:00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 해도 해도 너무한 민주당의 '조국 구하기' 꼼수

더불어민주당과 법무부가 18일 당정협의회를 갖고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를 제한하는 법무부 훈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 과정에서 검찰이 정치적 의도로 수사 기밀을 언론에 유출했다며 민주당이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후속 조치로 훈령 개정에 나선 것이다. 뜬금없이 민생을 들고나와 '조국 정국'을 무마하려는 데 이어 조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에 영향을 주려 꼼수를 부리는 민주당 행태에 대한 비판이 무성하다.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는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조 장관 가족이 검찰 수사를 한창 받는 와중에 민주당과 법무부가 피의사실 공표를 제한하는 방안을 들고나온 것은 그 의도가 불순하다. 수사를 하는 검찰을 옥죄려는 속셈이 깔렸기 때문이다. 훈령 개정을 통해 조 장관은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검사 감찰권을 발동해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검찰 수사를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나오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민주당은 적폐청산 수사 당시 국민의 알 권리를 내세워 피의사실 공표를 통해 정치적 이득을 봤던 전력이 있다. 이에 대한 반성 없이 피의사실 공표 제한에 나선 것은 또 하나의 내로남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조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어떻게든 영향을 미치려는 꼼수다. 피의자 공개소환은 물론 수사 상황 브리핑도 여의치 않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포토라인에 서는 조 장관 배우자를 못 보게 하겠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검찰에서 피의사실 공표를 공론화화고 연구해 관련자들을 입건했던 송인택 전 울산지검장은 피의사실 공표 제한 추진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검사 탄압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게 그 이유다. 그러면서 조 장관은 이 문제에서 빠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족이 수사받는 상황에서 관련자라고 할 수 있는 조 장관이 이를 다루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검찰 수사로 위기로 내몰리는 조 장관을 구하려는 민주당의 도를 넘은 행태를 국민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2019-09-17 06:30:00

[사설] 외국인 노동자 관리 근본대책이 필요하다

농촌 일손을 대신하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갑자기 자취를 감추면서 가을철 농어업 인력 대란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경북 영덕 수산물가공공장의 외국인 노동자 가스 질식 사고와 관련 불법 취업 단속이 대폭 강화될 것이라는 소문의 확산되면서 생긴 일이라고 한다.실제 외국인 불법체류와 불법 취업 단속이 현실화될 경우 경북지역의 농수산업 전반에 불어닥칠 가을철 일손 대란은 심각할 전망이다. 농촌 인구 고령화로 경북지역은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가 특별하기 때문이다. 경북도 내 각 시군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가 없을 경우 당장 과일과 고추, 벼 등 농산물 수확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이번 영덕 사고에 앞선 지난 7월에는 충남 홍성에서 경북 봉화로 고랭지 채소 작업을 하러 가던 외국인 근로자를 태운 승합차가 전복돼 여러 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또한 불법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까지 불러 작업을 해야 하는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농촌 인력 부족이 빚은 인재(人災)에 다름 아니다. 농촌 공동화와 고령화에 따라 일손 부족 사태는 갈수록 더할 것이다.현재 우리 농촌 인력은 고령의 내국인 여성 노동자와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가 두 축을 형성하며 간신히 지탱해나가고 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전국의 농촌에서 일하는 등록 외국인은 모두 3만600여 명이다. 하지만 농가 일손에 턱없이 모자라는 숫자이다. 사설 용역업체를 통한 외국인 노동자 불법체류자가 양산되는 이유이다.이에 대한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대안이 90일 단기비자를 받는 '외국인 계절노동자' 제도이다. 올 상반기 전국 41개 기초자치단체에 배정된 계절노동자는 2천600명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공급 부족과 불법 취업, 숙련도 미숙, 산재보험 미적용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상존한다. 장시간 노동과 낮은 임금, 취약한 주거 환경 등도 문제이다. 이제는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2019-09-17 06:30:00

[사설] 황 대표의 삭발 투쟁, 한국당 '야성' 회복 계기로

조국 법무부 장관 주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오후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 중단과 조국 파면"을 촉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삭발을 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우리 투쟁의 비장함을 표시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으나 이 정도로 국민이 그 '비장함'을 인정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문 대통령의 조 장관 임명 강행은 한국당이 민심을 되잡을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한국당은 이를 허무하게 날리고 있다. 추석 연휴 전 실시된 여론조사는 이를 잘 보여준다.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내려갔지만 한국당 지지율 역시 올라가지 않고 정체했다. 실망스럽기는 여권이나 한국당이나 마찬가지라는 메시지이다.이는 '조국 정국' 내내 이렇다 할 전략·전술도, 결기도 보여주지 못한 한국당의 '무기력'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을 임명한 날 한국당 지도부는 서울 광화문에서 시위를 하겠다고 했지만, 사전 신고가 안 돼 1인 피케팅 시위라는 코미디로 끝났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과 한국당 박인숙 의원, 같은 당 김숙향 동작갑 당협위원장 등 여성 의원이 삭발을 했는데도 당 지도부는 물론 남성 의원들도 보고만 있었다.조 장관 가족 증인이 없는 '맹탕 청문회' 합의는 더 한심했다. 조 장관 의혹의 확인과 진실 규명을 위해서는 가족을 반드시 증인으로 세웠어야 했다. 한국당은 처음에는 가족 증인을 고수했으나 언제 그랬느냐는 듯 가족 증인 없는 하루짜리 청문회로 여당과 합의했다. 사실상 '야합'이었다. '역시 웰빙 체질은 못 속여' '그러면 그렇지!'라는 소리가 국민에게서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이런 사실을 감안할 때 황 대표의 삭발 투쟁만으로는 부족하다. '웰빙 체질'을 벗었음을 보여주는, 더 결기 있는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그것은 당 소속 의원 전원의 삭발이 될 수도 있고, 이미 단식투쟁을 시작한 한 의원을 따라 릴레이 단식에 돌입하거나 의원직 총사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2019-09-17 06:30:00

[사설] 무더기 비위 적발된 DIP, 20년 세월 걸맞게 새 길 찾을 때

대구시가 지난 5월 진행한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무려 11건의 부정 사례를 적발했다. 감사에서는 재단운영비 4억7천여만원을 214차례에 걸쳐 멋대로 입출금한 전 직원의 비위를 비롯해 잘못 지급된 1억원이 넘는 비용을 환수조차 않은 일, 직원의 기관 직인 부정 사용을 통한 퇴직금 수령의 사문서 위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리가 드러났다. 이는 언론 지적처럼 비리 백화점과도 같은 모습이어서 할 말을 잃게 한다.이번 감사를 보면 과연 세금을 지원하는 각종 산하 기관에 대한 대구시의 감시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부터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감사에서 밝혀진 각종 문제점의 보완과 비위 관련자의 자체 징계는 물론, 중대 범죄 혐의자의 검찰 고소 등 엄중한 조치도 반드시 이뤄지겠지만 무엇보다 대구시가 할 일은 정기 감사와 감시·관리 기능 강화이다. 아울러 이런 비위의 재발 방지를 위한 진흥원의 자체 감시 체제 구축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특히 진흥원 구성원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는 경계할 일이다. 자정(自淨) 능력 회복 역시 과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1997년 전신으로 출발한 대구소프트웨어지원센터 개소와 2001년 진흥원 정식 설립 역사를 따지면 20년 세월이지 않은가. 대구 지역의 정보화와 첨단기업 창업 지원 등을 위해 설립된 당초의 취지를 생각하면 이번 감사에서 확인된 숱한 비위는 진흥원의 존재에 대한 회의마저 들게 한다. 구성원 모두 스스로 돌아보고 반성할 일이다.지난해 11월 공모를 거쳐 뽑혀 올 1월 취임한 진흥원의 신임 이승협 원장은 대구시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그동안 쌓인 환부를 도려내고 재발을 막기 위한 조직 개편에 나선 만큼 제대로 조직을 짜야 한다. 설립 취지대로 제 기능을 발휘하여 대구에 도움 되는 진흥원을 꾸려 가뜩이나 말썽 많은 다른 일부 대구 산하 기관에도 모범이 될 만한 길을 찾으면 금상첨화이다. 이참에 과거 저질러진 비위와 부정의 백서라도 만들면 거울이 될 만할 것이다.

2019-09-16 06:30:00

[사설] '조국 블랙홀', 넘어설 방법은 조국 사퇴뿐이다

'조국 사태'에 대한 여권의 유체 이탈 화법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어떻게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국민의 화를 돋우는 말을 그렇게 태연하게 뱉어내는지, 그 후안(厚顔)이 놀라울 따름이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 말이 바로 그렇다. 그는 '추석 민심' 이라며 "국민의 관심은 오직 민생을 향했고, '민생 먼저'가 절대명령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은 (법무)장관이, 정치와 민생은 국회가 (성실히 담당해) '조국 블랙홀'을 넘어서길 희망한다고 했다"고 말했다.'국민'을 이렇게 함부로 팔아도 되나? 이 원내대표가 말한 '국민'이 어떤 국민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희망'은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희망일 뿐이다. 이 원내대표의 표현대로 '조국 블랙홀'은 온 국민의 관심을 빨아들이고 있다. 그 중력이 얼마나 강한지 국민 대다수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조국 사태를 문재인 정권이 어떻게 처리하는지만 주시하고 있다. '민생' '민심' 같은 단어를 아무리 주워섬긴들 다른 데로 돌려질 관심이 아니다.이런 '조국 블랙홀'을 누가 만들었나? 언론과 야당의 검증에서 조 장관은 '법과 정의'를 수호하는 법무부 장관 자격이 없음이 드러났음에도 임명을 강행한 문 대통령과 그런 '민심 배반'을 부추기고 옹호한 여당이 아닌가. 그래 놓고 '조국 블랙홀'을 넘어서자니, 도대체 누구에게 할 말을 누구에게 하는지 모르겠다. '조국 블랙홀을 넘어서자'는 국민이 아니라 문 대통령에게 할 소리 아닌가.'조국 블랙홀'을 넘어서는 방법은 간단하다. 결자해지(結者解之)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조 장관을 사퇴시키고 '자연인'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하면 될 일이다. 그게 바로 문 정권이 입만 떼면 외치는 '평등, 공정, 정의'이다. 어쩌면 문 정권의 명운도 여기에 달렸을지도 모른다. '사법 개혁'을 한답시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수사에서 배제하려는 시도나 법무장관의 '검찰 인사권'으로 수사팀을 압박하는 것은 '조국 블랙홀'의 에너지를 더욱 키울 뿐이다.

2019-09-16 06:30:00

[사설] 장관 한 명 탓에 끝없는 위기에 내몰린 문재인 정권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대한 국민 여론이 싸늘했다. SBS·KBS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조 장관 임명을 두고 '잘못했다'는 응답이 '잘했다'는 응답보다 10%포인트가량 많았다. 또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문 대통령과 정권에 조 장관이 암초가 된 것으로 드러났다.문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 세력은 하루빨리 '조국 정국'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사태가 길어질수록 공정·정의에 배치되는 정권의 민낯이 드러나 점수를 잃기 때문이다. 장관에 취임하자마자 조 장관은 검찰개혁추진지원단 구성, 감찰 활성화 천명에 이어 상관 폭언과 과다한 업무 등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검사의 묘소를 참배했다. 윤석열 총장이 이끄는 검찰이 문제가 많은 조직이고, 자신의 가족을 향한 검찰 수사가 부당하다는 여론을 조성하려는 속셈이다. 자신은 선(善), 상대방을 악(惡)으로 몰아세우는 조 장관 특유의 프레임 만들기로 봐야 한다.조 장관 행보에 맞춰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한·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조국 정국' 탈출을 도모하고 나섰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이달 하순 유엔총회에 참석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추석 연휴에 전격 발표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과 한·미 동맹 재확인 등 현안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줘 장관 임명 강행 비판 여론을 잠재우고 국정 동력 회복을 꾀하려는 것이다.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조 장관은 '검찰 개혁'으로 위기를 벗어나려 하겠지만 국민 대다수가 북한의 속셈은 물론 문 정권의 본질을 파악한 만큼 두 사람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검찰 수사에서 조 장관과 관련된 의혹이 하나라도 나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되고 정권은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장관 임명 강행으로 문 대통령과 정권이 위험을 떠안고 가게 된 것이다. 박근혜 정권은 측근 한 사람 때문에 정권이 몰락했는데 이 정권은 장관 한 사람 때문에 누란(累卵)의 위기에 내몰리고 말았다.

2019-09-16 06:30:00

[사설] 불법 취업 외국인 질식 사망 사고, 허술한 관리가 빚은 참사

경북 영덕군 축산면의 수산물가공공장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추석을 앞둔 10일 가스 질식 사고로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이들 외국인 노동자 모두 불법 취업을 한 것으로 드러나 불법 체류자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특히 4명 가운데 3명은 불법 체류자였고, 1명은 입국 목적(방문)과 달리 불법으로 취업한 것으로 밝혀져 보험 적용도 이뤄지지 않아 보상 문제가 불거지는 등 후유증이 적잖을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우리나라에 장·단기 머무는 외국인이 지난해 말로 236만 명을 넘어서는 등 증가세를 보이면서 불법 체류자도 덩달아 늘어 올 들어 2월 말 현재 35만9천여 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불어난 불법 체류자에다 입국 목적과 달리 취업을 노리는 외국인의 국내 노동시장으로의 유입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특히 국내 일손을 구하지 못하거나 값싼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업체나 사업주일수록 이들의 불법적인 고용 유혹에 빠지기 마련이다.이번 영덕 수산물가공공장 가스 질식 사고에서처럼 불법 체류자나 입국 목적 외 활동 외국인의 불법 취업으로 인한 문제점과 부작용은 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사망한 외국인에 대한 보험 적용과 보상 문제가 그렇다. 또한 국내 노동시장 잠식에 따른 갈등과 사후 처리를 둘러싼 책임 소재 등으로 불법 고용 업체로서도 법규 위반에 따른 책임 등 치명적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당국은 불법 취업과 불법 고용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를 밝혀 재발을 막아야 한다.당국은 자유로운 국내 입국 정책과 함께 입국한 외국인에 대한 관리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불법 체류자의 범죄 예방과 불법 취업으로 인한 사고 방지 등을 위해서도 그렇다. 영덕 사고도 불법 체류자 관리와 불법 취업을 막을 제도적 장치만 작동했더라면 미연에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사업주의 불법 체류자 등의 불법 고용에 대한 유혹도 경계할 일이다. 당장은 도움이 되겠지만 예고없는 사건과 사고는 모든 것을 앗아갈 것이 틀림없다.

2019-09-12 06:30:00

[사설] 문재인·조국의 '모르쇠', 국민이 그토록 어리석어 보이나

국가기록원이 세금 172억원을 들여 문재인 대통령의 개별 대통령기록관 설립을 추진한 것과 관련 문 대통령은 "지시하지도 않았으며 배경은 이해하지만 왜 우리 정부에서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기록관 설립 백지화를 지시했다. 세금으로 별도의 대통령기록관을 짓는 데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황급히 조치를 취한 것이다.문 대통령은 기록관 건립을 모르겠다고 밝혔지만 국민은 정권 차원에서 추진된 사안을 대통령이 몰랐을리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예산안에 부지 매입비 등 32억원이 편성됐고 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을 비롯해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부근 등 기록관 부지 물색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정권 차원의 개입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커 문 대통령의 모르겠다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문 대통령이 기록관 건립에 불같이 화를 냈다는데 대통령에게 보고조차 않고 국민 세금을 들여 기록관 건립을 추진했다면 국가기록원 원장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조국 법무부 장관은 자신의 일가 수사와 관련 법무부 고위 간부들이 대검찰청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제외한 특별수사팀을 구성하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 "몰랐다"고 밝혔다. 장관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법무부 차관, 검찰국장이 동시에 이런 제안을 한 것을 우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청와대와 코드를 맞춰 두 사람이 사전에 검토·모의하고 역할을 나눠 제안했을 개연성이 크다. 이를 조 장관이 과연 몰랐는지도 의문이다. 의심을 해소하려면 조 장관은 직권 남용, 수사 개입을 한 법무부 차관·검찰국장부터 인사조치 해야 한다.기자간담회와 청문회에서 조 장관은 의혹들에 대해 "몰랐다"는 변명으로 일관했다. 그의 모르쇠 화법을 이젠 문 대통령이 같이 구사하고 있다. "모르겠다" "몰랐다"는 변명으로 순간의 위기를 모면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결국 진실은 드러나게 돼 있고 그 뒷감당은 오로지 본인들의 몫이다. '하늘의 그물은 빈틈이 없어 그 무엇도 놓치지 않는다'는 경구를 문 대통령과 조 장관은 유념하기 바란다.

2019-09-12 06:30:00

[사설]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 골든타임을 놓치지 마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사업이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50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대구경북연구원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물론 공항의 연결 교통망이나 배후 도시 규모 등이 미정이어서 긍정적인 희망치이기는 하지만, 취업유발 인원만 보더라도 40만 명에 이른다니 가히 혁명적이다. 그러나 아직은 장밋빛 청사진일 뿐이다.군위군과 의성군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후보지 선정을 두고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경북도가 양 지역의 상생을 위한 최종 중재안을 내놓았다. 통합신공항 건설에 따른 다양한 배후시설이 들어설 항공클러스터의 70%가량을 공항 이전 후보지 중 탈락지에 조성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경북도는 이와 함께 추석 연휴 이후가 통합신공항 이전 후보지 연내 신청을 위한 골든타임인 것은 물론 마지노선임을 분명히 밝혔다. 현재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후보지는 군위 우보와 의성 비안-군위 소보 두 개의 지역이다. 따라서 신공항 건설이 어느 지역으로 결정이 되든 신공항 미선정 지역에는 항공클러스터가 함께 조성되므로 군위와 의성이 함께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그러잖아도 김해신공항 재검증 작업을 둘러싼 부산·울산·경남의 행태가 갈수록 억지를 더하고 있다. 지난 정부의 결정을 뒤집고 재검증 요구안을 다시 총리실에 떠넘긴 것도 모자라 이제는 '기술적 쟁점' 외에 '정무적 판단'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결국은 현 정권의 레임덕이 오기 전에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수면 위로 올리려는 술책이다.작금의 국내 상황은 조국 사태에 따른 국정 혼란에다 신공항을 둘러싼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간 갈등까지 불거진 형국이다. 여기에다 우리 경북에서 소지역주의마저 극복하지 못한다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진로는 암울하다. 대승적 차원의 합의로 상생을 추구하느냐, 소탐대실로 공멸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추석 연휴가 분수령이다. 죽 쒀서 남 주는 꼴이 되어서는 안 된다.

2019-09-12 06:30:00

[사설] 조국 장관 뒤에 대통령 있고, 윤석열 검찰 뒤에 국민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으로 검찰 수사가 제대로 될지가 최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검찰을 지휘하는 자리에 피의자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이 앉아 있으니 수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추측은 합리적이다. 조 장관이 검찰 수사에 직접 '개입'하지 않더라도 수사를 무력화할 수 있다. 법무부 장관의 권한인 '검찰 인사권'만으로도 충분하다. 검찰에 대한 인사권 행사를 강화하겠다는 조 장관의 취임 일성은 이를 예고하는 듯하다.조 장관 취임 이후 가족들의 태도 변화도 검찰 수사에 불안감을 드리운다. 동양대 총장 표창 부정발급 혐의로 기소된 조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조 장관 취임 당일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해 자신에 대한 모든 의혹을 부인하며 "모든 진실은 검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검찰에게 알아서 하라는 '신호'로 들린다.'가족펀드'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된 조 장관의 5촌 조카는 지난달 해외로 도피했다가 한동안 검찰과 연락을 유지했으나 조 장관 취임을 전후해 연락을 끊어버렸다. 검찰 수사는 당연히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당숙이 법무부 장관이 됐으니 버티면 된다고 생각한 것인가. 그의 '입'에 절체절명의 이해관계가 걸린 '세력'들이 그러라고 시킨 건가.총장 표창 위조 여부와 관련해 동양대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동양대는 진실을 밝혀줄 것으로 기대됐지만 당시 근무한 직원이 퇴직해 조사하지 못했다고 했다. 표창장 일련번호 등 '스모킹 건'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없었다.가장 결정적인 것은 "조 장관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단정'이다. '조 장관을 건드리지 마라'는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로 읽을 수밖에 없다.이런 전방위적 압력에 검찰은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검찰 뒤에는 국민이 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국민은 영원하다. 오직 국민만 보고 수사하기 바란다.

2019-09-11 06:30:00

[사설] 서대구 역세권 개발 프로젝트, 현실화가 문제

대구시가 '서대구 역세권 대개발 미래비전'을 발표하고 나서면서 대구의 최대 현안 중 하나였던 서대구 역세권 개발 프로젝트의 막이 올랐다. 대구시는 2030년까지 공공 및 민간 투자를 포함한 총사업비 14조4천여억원을 들여 서대구 고속철도 역세권 98만8천㎡(30만 평)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서대구 역세권을 첨단 경제와 문화, 스마트 교통과 환경이 어우러진 미래 경제도시로 도약시킨다는 것이다.따라서 이곳을 민관공동투자개발구역과 자력개발유도구역, 친환경정비구역으로 구분해 단계별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2016년 서대구역 건설 확정으로 추진 중인 고속철도(KTX·SRT) 등 6개 광역철도망 사업과 이를 도시철도와 연결하는 트램 건설에도 속도를 낸다고 한다.이를 바탕으로 복합환승센터와 공연·문화시설을 집적하는 민간투자를 유치하고, 북부하수처리장 부지 위에 친환경생태문화공원을 조성하며, 하·폐수처리장을 옮긴 터에는 첨단벤처밸리와 돔형 종합스포츠타운, 주상복합타운 등을 지을 계획이다. 자력개발유도구역과 친환경정비구역에도 생활 여가·주거 기능 공간 등도 개발할 방침이다.서대구 역세권 개발은 대구시내 동서 지역 간 불균형 발전을 완화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주지하다시피 대구는 수성구에 우수 학군이 형성되어 있고, 중구와 동구에 현대, 롯데, 신세계백화점 등 대형 쇼핑몰이 몰려 있다. 고속철도역사 주변에 상권이 형성되면 개발 낙후 지역이자 유통 사각지대였던 서대구의 환골탈태로 대구 균형 발전의 추동력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관건은 복합환승센터 등 민간투자 유치이다. 여기에 프로젝트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은 대구시의 행정력 집중과 지역의 정치력 발휘에 달려 있다. 특히 현 정권 들어 대구는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모처럼 균형 있는 경제적 지형 구축으로 대구의 재도약을 모색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장밋빛 청사진으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

2019-09-1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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